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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30일 화요일

주린이 분들의 나쁜 투자(매매)습관


개인적으로 '주린이'라는 단어를 호감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를 깔보는 느낌도 있고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보통명사처럼 쓰이고 있기에 그냥 편안하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알고 계시겠지만 작년 3월 이후로 주린이분들이 정말 많이 늘어났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도 느끼고 피부로도 느끼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가끔 주린이분들의 질문에 대응을 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얼마전에 잠시 즐겁게 시간을 보냈던 클럽하우스에서부터, 이메일, 텔레그램, 그리고 지인의 지인들까지..

아무래도 갓 입문을 하셨으니 모르는 것 투성이인 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투자관이 만들어지기 전이니 시행착오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입문하던 시절에는 그랬구요. 

어쨌든 여러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질문은 정말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공통적인 질문들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그런 것들은 따로 블로그나 유튜브에 컨텐츠로 만들어서 올려 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포스팅으로 작성할 내용은 매매습관? 투자습관에 관한 것입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와 같은 실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흔히 폭락장에 용기를 내서 주식을 매수하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미 가지고 있는 주식이 폭락하면 버티다버티다 바닥에서 공포에 못 이기고 팔아버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오다가다 만난 많은 주린이분들은 의외로 다른 행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작년 3월에 보았듯이 폭락장에도 용감하게 주식을 척척 잘 산다고 했습니다. 폭락장 같은 것은 무섭지도 않다고 했습니다. 평가 손실은 평가 손실일 뿐 좋은 기업을 사서 갖고 있으면 언젠가는 수익이 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의외였고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이들이 이런 투자관을 형성하게 된데에는 유튜브와 책, 블로그 같은 것들의 힘이 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삼프로TV를 잘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끔 가치투자 대가들이 나올 때는 즐겨봅니다. 그런 대형채널에서 투자관이 훌륭한 분들을 모시고 진행하는 방송은 분명히 사회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대형 투자채널에서 투자관에 대한 교육을 자주 하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관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나쁜 투자패턴 혹은 매매패턴이 공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평가 손실 구간에서는 기업을 믿고 엉덩이를 잘 붙이고 있었습니다. 마구잡이로 매수한 기업들이 아니라면 아주 잘 하는 것이죠. 성장성도 좋은 기업을 합리적인 가치보다 싸거나 좋은 가격에 샀다면 나무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수익이 날 때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습니다. 수익도 길게 잘 끌고 가는 특출난 주린이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러나 많은 주린이 분들이 아주 작은 수익에도 그 수익이 없어질까 전전긍긍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3% 내지는 10~20% 정도의 수익을 내고 수익을 실현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추세추종을 하는 트레이더이든 가치투자를 하는 가치투자자이든, 데이나 스캘핑을 하는 단타매매자이든 누구에게도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왜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평가손실은 잘 보유하고 기다렸으면서 평가수익은 짧게 끊어치고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큰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수익을 길게 끌고 갈 수 있어야 투자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산술적으로,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세요. 1년여간 -50%까지도 버텼으면서 잠깐 +3%가 되었다고 홀라당 팔아버리면 좋은습관이 아닙니다.

레버리지를 쓰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주식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파지티브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투자한 1000원이 망해서 홀라당 사라지면 0원이 됩니다. 그걸로 끝입니다. 그러나 투자한 회사가 잘 성장하면 투자금 1000원은 2000원이 될수도 있고 3000원이 될수도 있고 10000원 또는 100000원이 될수도 있습니다. 

네거티브보다 파지티브 쪽의 기대값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정상적인 기업은 인플레이션에 적극 대응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며 열심히 일을 하고 성장하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주식투자자들은 주식투자자가 되는 순간 유리한 게임에 발을 담그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장 잠재력이 큰 회사의 주식에 투자했고, 종목을 잘 구성하고 있다면 시간에 몸을 맡기고 기다리는 쪽의 승산이 더 높은 것입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어느 정도의 손질은 필요하겠죠.

반면에 평가손실 상태를 무한으로 기다리고 +3%나 +10%쯤 되면 팔아버리는 행위를 반복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음의 기대값을 가지고 게임에 참여하는 것이 되므로 큰 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수익은 빨리 끊어버리고, 평가 손실중인 회사만 계좌에 득실대는 상태가 됩니다. 그 중 몇개는 잘못되어 영원히 손실 회복이 안되거나 정말 운이 나빠서 상장폐지의 길을 간다면 나머지 자금의 회전율을 높여서 손실분을 만회해야 하는데 이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손실회피 성향은 주린이 분들이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심리적 장벽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이것을 극복하는 데에는 많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나쁜 매매습관을 갖고 있으면 복리의 기적을 누리기도 힘듭니다. 누군가는 계속 샀다 팔았다 하면서 +3%씩 수익을 내면 그것도 장기적으로 복리 효과를 누리는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틀린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투자하고 있는 회사의 평가수익률이 100%, 200%, 300%를 넘어가면 알게 됩니다. 그 수준에서의 하루 등락이 내가 투자한 원금대비 얼마나 크게 움직이는 지를요. 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력해집니다.

기업에 대한 팔로업만 꾸준히 하고 가급적 매매를 지양했을 뿐인데도, 나중에는 종목이 하루에 1%만 움직여도 내 계좌는 원금대비 10%~20%, 나아가 몇 배씩 움직인다고 생각해보세요. 복리의 파워는 그렇게 누리는 것입니다.

매번 3% 수익낼 종목을 찾아 헤매다가 지뢰 하나를 밟으면 끝장입니다. 그것을 반복하는 것은 굉장한 노동력과 행운이 필요하며 생각보다 리턴도 크지 않습니다.

물론 회사에 따라서 적정 보유 기간이나 매매 기술을 달리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때에 따라서 어떤 회사는 담배 한모금만 빨고 재빨리 매도를 해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회사는 산업의 사이클이 너무나 극명해서 찌들려 있을 때 사서 턴어라운드 할 때 힘껏 한싸이클을 누리고 바로 빠져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것이 어렵다면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했고, 앞으로도 뻔하게 성장할 회사에 오래도록 동행하는 투자를 해보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만일 어떤 기업에 투자해서 +300%까지 평가 수익이 났다가 다시 0으로 돌아오고, 심지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에 대응하는 방법은 번뜩 생각 나는 게 두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우선은 포트폴리오 전체가 우상향 하도록 디자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정 종목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무시하고 모든 종목이 조화되어 포트폴리오 규모가 우상향 하도록 잘 가꾸어 나가는 것입니다. 어떤 종목은 +300%까지 갔다가 다시 0%가 되기도 하고, 어떤 종목은 +200% 상태에서 +800%로 올라가기도 하고 어떤 종목은 계속 -10%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종목을 잘 구성해서 포트폴리오 자체의 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커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약간의 트레이딩을 가미하는 것입니다. 보유종목이 꽤 고평가 상태까지 올라온데다 평가 수익이 너무 비대해졌다면 이 종목의 아주 일부분만 수익실현을 하는 것입니다. 보유중인 수량으로는 복리의 위력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일부 현금화 한 것을 위안 삼아서, 나중에 주가가 조금 내려오더라도 어느 정도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수준이면 됩니다.

이때 그 종목이 계속 올라가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잘 되니까 좋고, 주가가 다시 크게 조정을 받으면 조금 확보한 현금으로 주식 수량을 늘리는 전략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잘 만들어 나가면 되겠습니다. 근본적인 몇가지 원칙은 존재하지만 실전에서는 절대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자기에게 잘 맞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매수도 기다림, 매도도 기다림, 보유도 기다림..

2021년 3월 30일
송종식 드림


2021년 1월 28일 목요일

망할 회사 다니느니 전업투자 한다고?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살면 회사보다 먼저 망합니다.


어제 이와 같은 제목을 가진 신문기사를 보았습니다. 인터뷰이 중 한 분은 10억 원 정도를 들고 전업투자를 하신답니다. 나이에 비해 운용하는 금액이 큰 금액이니만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기대하고 기사를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저의 기대와는 달리 상당한 우려를 안고 기사를 읽어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일부의 이야기로 전체를 일반화 할 수는 없습니다만 여기에 나오는 분들이 2030 동학개미 상당수가 갖고 있는 생각이라면 곳곳에 위험한 인식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부분을 조금 지적하고 정리해 보았습니다.

투자 철학이나 방법론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모두의 철학과 방법론을 존중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방법론과 철학을 망라하고 공통적으로 중요한 기저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꼭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아래는 신문 기사에 나온 이야기를 발췌하였으며, 그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문체는 평어체이니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아 : 처음 주식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코로나19(COVID-19)로 상승장과 하락장을 피부에 와닿게 경험했다. 어린 나이에 굉장히 좋은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 증시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학교 커뮤니티에서도 글 하나 안 올라오던 게시판에 수익 자랑글이 부쩍 늘었다.
종식 :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굴하지 않고 평생에 걸쳐서 투자를 하겠다 하면 작년의 증시 급등락이 '좋은 경험', '좋은 자양분'으로 작용한다는데 동의한다. 다만 그것이 진정한 투자자로서의 경험인지 그냥 일시적 겜블의 즐거움인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금이야 지수가 역사상 최고가에 위치해 있는 강세장이다. 강세장의 한복판에서는 저런 변동성이 경험으로 여겨지고 즐거움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가 변해도 과연 그러할지는 의문이다. 아마 투자자의 자질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학교 커뮤니티에 주식글을 쏟아내는 사람들 대부분이 '역시 주식시장은 사기판이네'하면서 사라져 있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어 왔다. 작년의 폭락장은 역대급이었지만 회복도 굉장히 빨랐다. 이후 유동성에 의한 1년여간의 상승장은 새로이 증시에 입성한 투자자들이 시장을 만만하게 볼만한 여러가지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시장은 만만하지 않다. 1년이나 2년 동안 시장이 매일 피를 뽑듯이 야금야금 빠지는 그런 지루한 하락장이 지속한다면 과연 이를 버틸 수 있는 투자자는 얼마나 될까? 그런 장세를 겪어봐야, 자신이 진짜 투자자의 자질이 있는지, 아니면 그냥 겜블에 잠깐 빠져들었다가 스쳐갈 그저 그런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성효 : 개인적으로 개인이 주식을 해서 수익을 못 내는 이유는 공매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종식 : 개인이 주식 투자를 통해서 수익을 못 내는 것은 잘못된 투자 습관 때문이지 공매도 때문은 아니다. 훌륭한 투자자가 되려면 남 탓을 하면 안된다. 공매도가 활발한 시장에서도 롱 온리 포지션으로 수익을 잘 내는 사람들은 꾸준히 잘 냈다. 개인투자자들 중에 꾸준히 잘 하시는 분들도 많다. 공매도가 없어도 손실을 내는 사람은 낼 것이다. 그때는 무엇을 탓 할것인가?

성효 : 비슷한 질문을 종종 받는데 당연히 직장을 포기하고 주식을 하라고 대답한다.
종식 : 상승장이라서 시장을 만만하게 봐서 나오는 소리다. 절대 안된다. 사람마다 모두가 처한 상황이 다르다. 그리고 투자 실력도 다르고, 소비하는 생활비도 다르다. 수용 가능한 리스크의 크기와 목표 수익률의 크기도 다르다. 하여튼 모두가 다 다르다. 일란성 쌍둥이라도 다를것이다. 만인이 보는 언론에, 그리고 자기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투자를 하라'고 일률적으로 조언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조언이다. 주장자의 말대로 국민 대부분이 대기업이 아닌 회사에 다니고 있겠지만 그래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온다. 회사가 망해서 없어지더라도 밥벌이를 할 수 있는 몸값을 키우는게 먼저다. 특히, 20~30대라면 자신의 가치를 키우는게 먼저지 절대 주식투자가 먼저가 돼서는 안된다. 물론 투자는 일찍 시작해야한다. 자산이 별로 없는 사회 초년생이라도 그렇다. 다만, 그렇기에 사회 초년생때는 노동으로 얻는 수입의 크기를 절대로 무시 못한다. 사업이든 자영업이든 직장이든 부지런히 다니면서 노동 소득을 얻고 그것을 절약하여 주식 등 자산으로 전환시켜 모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얻을 수 있는 현금흐름을 포기하고 곧장 주식투자에 뛰어들어 전념하라는 것은 너무 리스크가 높고 무모한 조언이다. 그것이야 말로 잘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망하는 사람은 대부분이다. 직장, 자영업, 사업, 사이드잡, 부업 등 현금흐름이 들어오는 구멍을 다양하게 구축하고 그것을 통해서 구축한 자산의 규모가 직장 급여를 압도적으로 능가할 때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추천한다. 현금흐름은 흘러서 들어오는 물이고, 자산은 고여서 쌓아두는 물이다. 흘러들어오는 물이 적은데 어찌 고인물이 많아지나.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다.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무제한의 자유를 가진 사람들 중에는 출퇴근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미디어에 매일 노출되는 기업 회장님들도 그렇고,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놀고 먹는 것도 좋고 경제적 자유도 좋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삶을 사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나의 자유 다음에는 세상에 대한 기여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꼭 그렇게 거창하지 않더라도 평생에 걸친 소일거리를 해나가는 것은 우리 삶을 매우 소중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주식투자도 그런 범주에 들어가지만 거기에 더해 플러스 알파, 베타, 감마, 세타가 필요하다. 단순히 출근이 싫어서 이직이나 퇴사를 하고 후회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현금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이든 독자 생존 능력이든 뒷배를 갖추고 전략적으로 해야 하는것이 퇴사다. 회사 다니기 싫고 그냥 놀고 먹으려고 퇴사하는 사람들은 머잖아 서울역 앞 노숙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배수진과 절박함이 있어야 한다. 혹시 못 보신분들을 위해서 자세한 생각을 담은 영상을 하나 첨부한다.


박모씨 : 회사 사람이나 주변만 봐도 노동의 가치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봤자 연봉은 거의 똑같고 오히려 몇 년차 더 높다는 이유로 일 못하는 사람이 연봉은 더 많이 받는다. 그런데 투자 활동은 실력 대비 평가를 그대로 받는다.
종식 : 연공서열 제도는 나도 반대한다. 그러나 남이 일을 잘한다 못한다 함부로 평가하는 사람치고 일 잘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본인이 가치있으면 남이 먼저 알아봐준다. 당연히 몸값도 올라 있을것이다. 남을 끌어내리기 보다는 본인의 가치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투자활동은 실력 대비 평가를 받는 곳은 맞는데 박모씨가 시작한 시기가 좋았다. 상승장이 주는 수익을 본인 실력으로 착각하면 안된다. 최소 10년 이상 해보고, 지금 굴리는 1억원이 최소 다섯배 이상 투자로 불려져 있을 때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본다.

현아 : 회사를 아직 안 다녀봤지만 비슷한 고민을 한다면 퇴사할 것 같다. 주식을 하면서 어린 나이에 돈을 많이 벌어보기도 하고 잃어보기도 했다. 이것도 꾸준히 하다 보면 죽을 때까지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굳이 취업하지 않아도 '자본소득으로 먹고 살수 있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종식 : 투자가 꾸준히 죽을 때 까지 써 먹을 수 있는 기술이라는데는 동의한다. 그런데 취업하지 않고 자본소득을 얻으려면 시드머니가 필요한데, 시드머니는 어디서 만들건지? 취업이 싫은 사람이 창업이 좋을리는 없고, 부모님 등골 브레이킹? 시드머니를 힘겹게 모아 본 경험이 투자할 때도 도움이 된다. 나아가 돈을 다루는 태도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모씨 : 저는 퇴사를 고민하면서 노동 소득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내 월급만 동결이더라. 삶에 한계가 오더라. 노동 외에 다른 소득이 필요하다는 점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굉장히 공감한다.
종식 : 급여보다 물가 특히, 자산의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공감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회사를 그만 둘 사유가 되지는 못한다. 장중에 공을 들여서 확실하게 급여보다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다년간 입증이 되었던가, 아니면 회사를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사업에 집중한다던가 하지 않는 이상은 회사에 발을 걸치고 있는 것이 좋다. 말 그대로 노동외에 다른 소득을 만들어서 소득원을 늘려 나가야지, 무산계급에게 가장 큰 소득원인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나쁜 의사결정이다. 어정쩡한 실력과 돈으로 전업투자를 시작하면 장기 횡보장이나 장기 하락장이 오면 월급이 절실해 질 것이다.

박모씨 : 소위 전문가들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예측이 틀릴 수는 있는데 분석 결과에 대해 검증 체계가 없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이 리포트를 쓰면 이 사람은 '몇 번은 맞고 몇 번은 틀리더라' 이렇게 검증해주는 체계가 있으면 좋겠다.
종식 : 내가 늘 하는 이야기지만 투자가 수능 문제 맞히기나 로또 번호 맞추기도 아닌데 뭘 맨날 그리 맞추냐 못 맞추냐 타령들을 하시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맞추고 못 맞추고의 개념은 뭔가? 오늘 하루 장대양봉 나오면 그것이 맞춘 것인가? 시세 발현을 3개월로 볼것인가 1년으로 볼 것인가? 10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에서 10배 이상 수익을 낸 투자자가 과거에 그 종목을 좋게 보고 투자했으니 훗날 그 회사가 상장폐지되어 사라지면 이것은 못 맞춘것인가 맞춘것인가? 10년, 20년 시간이 흘러갈수록 시장에서 퇴출되는 회사는 늘어나고 과거 시총 상위주들도 망하거나 규모가 줄어 들어있는 사례는 수두룩하다. 뭘 어떻게 해야 맞추는 것이고, 뭘 어떻게 해야 틀리는 것인가? 족집게처럼 주가 상승을 탁탁 짚어내야 하나? 세상에 그런 사람이 존재하긴하나? 뭘 맞춘다 못 맞춘다 이런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같은 종목에 투자하더라도 누구는 수익을 내고 누구는 손실을 내거나 상장폐지도 당할 수 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에는 한 종목만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동일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사람마다 갖고 있는 종목별 비중이 다르고 비중조절을 하는 타이밍과 시기도 모두 다르다. 궁극적으로는 시계열을 길게 잡고 꾸준히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우상향 하는 것을 목표로 계좌를 운용해야한다. 지엽적으로 뭐 하나를 맞췄다 안 맞췄다 이런 개념은 버려야 할 쓸데 없는 개념이다.

동원 : 많은 전문가들이 언론에 나와서 책임지지 않는 말을 남발한다. 개인투자자는 필터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많지 않다 보니 '나보다 전문가니까 저 사람이 하는 말이 맞겠지' 하고 투자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종식 : 나는 의료, 기계, 과학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신뢰한다. 그리고 국가에서도 그런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투자분야는 좀 모호하다. 투자전문가라는 말을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사업과 투자는 비슷한 면이 있는데, 사업을 통해서 돈을 많이 벌고 성공했으면 그 사람을 사업 전문가라고 부르나? 투자 분야는 더욱 모호하다. 전문가? 누구를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증권사에서 일하면 전문가인가? 펀드매니저가 전문가인가? 애널리스트? 아니면 전업투자로 성공한 재야고수? 그것도 아니면 수만명의 회원을 몰고 다니면서 리딩 회비로 일가를 이룬 유사투자자문업자들? 이론은 없고 실전 배팅만 잘 하는 사람들? 실전은 못하면서 이론만 빠삭한 사람들? 누가 전문가인가? 애초에 이 바닥에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있기는 한건가? 나는 늘 그런 의문을 달고 있다. 나보다 앞서간 선배 투자자들은 많다. 그들 중 올바른 철학과 가치관을 갖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갓 입문한 사람들은 누가 그런 사람이고 아닌지 분간이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결국은 계좌인증 따위에 넘어가서 전재산을 사기 당하게 되거나, 누가 잘 찍나 못 찍나 이런 것만 좇아다니면서 자기 생각은 거세 당한채로 시장에 임하는 것이다. 전문가라는 환상을 좇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 이야기에 나의 정신과 행동과 돈이 움직이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귀와 마음을 열고 듣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다만 본인의 사고관이나 철학을 점점 튼튼하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서서히 눈이 떠지고 귀가 열릴 것이다. 옳은 철학은 흡수하고 그른 것은 흘려버리면 된다.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흡수해서 나만의 방법으로 프로세싱하여 취할 것은 취하고 거를 것은 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종국에는 무조건 독립적 사고와 독자적 행동을 해야한다. 이 바닥은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물론 송종식이도 믿으면 안된다. 투자란 절대적으로 고독한 길이며 혼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결정해야 하는 작업이다.

성효 : 전문가보다는 언론이 문제다. 어느 전문가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주느냐에 따라 대중들은 움직인다. 전문가라면 지난해 수익률이 코스피 지수(시장) 상승률의 최소한 2배 돼야 한다고 본다. 레버리지ETF(상장지수펀드) 사면 코스피 상승률의 2배는 되는데, 그것보단 높아야 하지 않나.
종식 : 투자에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작년에 지수를 이기기는 커녕 진 사람이 몇 트럭이다. 작년에 지수에 두배이상 이기지 못했으면 전문가가 아니라는 발언은 치기 어린 발언이다. 그렇다면 1970년대 초에 3년 연속으로 지수에 이기기는 커녕 어려움을 겪었던 버핏은 투자 초보인가? 버핏은 그 이후에도 연간 기준으로 지수에 뒤진적이 몇번 있다. 버핏 뿐만 아니다. 우리가 아는 대가들 대부분이 지수에 뒤진적이 많다. 그런데 시계열을 왜 그렇게 잡는가? 시계열을 길게 봐야한다. 10년이나 20년.. 30년 이상으로 시계열을 늘어뜨리면 버핏의 수익률은 지수를 압도한다. 투자를 1년만 하고 끝낼것인가? 꾸준히 자산을 키우고 꾸준히 지수를 이길 생각을 해야지 특정 구간에서 이기고 지고는 의미도 없다. 애초에 투자란 내 자산을 키우기 위해 하는 것이지 다른 것을 이기고 지고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벤치마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작년과 같은 폭발적인 상승장에서 지수 대비 두배 이상 수익을 내셨다면 성효님은 투자가 아니라 겜블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락장에는 지수대비 두배를 잃거나 그 이상의 리스크에 노출되실지도 모르겠다. 하락장에 덜 잃고, 횡보장과 상승장에서 수익을 꾸준히 누적하면 지수를 압도하는 것은 물론 돈도 벌고 삶의 질도 좋아질 것이다. 물론 시장에 상관없이 꾸준히 수익을 누적해 나간다면 그것이 가장 좋겠지만.

종식 : 아래는 신문사가 질문한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에 대한 대답들이다.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이라고 내놓은 이야기들이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수준이다.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고 주변에 흔들리는 점, 투자의 본질에 접근하지 않고 쓸데없는데 집중하는 점이 안타깝다.

현아 : 해외 증권사에서는 'SELL(매도)' 의견을 내는데 우리나라는 매도 의견 내는 리포트가 거의 없지 않나. 안 좋은 것은 안 좋다고 내는 리포트도 있으면 좋겠다.
종식 :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특성도 이해를 해주어야 한다. 애널리스트라고 왜 매도의견이 없겠나? 가슴속에 다 있겠지. 중립리포트가 나오거나 커버리지가 중단되면 눈치껏 매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리고 요즘은 매도 리포트가 과거보다는 많이 올라오는 편이다. 그런데 이게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인가?

동원 : 빚투, 영끌 등 신조어만 봐도 주식투자 행위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은 그렇지 않은데 주식의 '빚투'와 '영끌'은 마치 하면 안되는 행위처럼 말한다. 부정적 표현 때문에 '주식은 도박이고, 하면 망하니까 안 되겠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본다.
종식 : 선배들이 위험하다고 조언하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원로들의 이야기를 아주 무시해서는 안된다. 주식투자는 부동산투자보다 MDD가 훨씬 크다. 일정 수준 이상의 레버리지를 사용하면 한번은 반대매매를 당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반대매매를 당하지 않더라도 횡보장에서 이자를 내면서 버티기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 부동산은 실사용 개념이라도 있지. 그런데 이게 왜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인가? 본인이 당당하면 신경 안 쓰면 되지.

김모씨 : 최근 리딩방 피해를 봤는데 저도 주식을 잘 아는 지인이 있지 않았으면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어볼 곳도 없고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니까.
종식 : 서점에 가면 투자 대가들의 고전서를 단돈 몇만원에 읽을 수 있다. 그 책들의 가치는 책값의 수천배, 수만배다. 치킨 한 마리 가격에 대가들의 뇌 깊숙한 곳에 있는 지식과 세월이 묻어있는 경험을 압축해서 내것으로 빨아들일 수 있다. 왜 그런 것은 선택을 안하고 리딩방 같은데서 피해를 당하나. 그것은 주식을 잘 하는 지인이 있고 없고와는 관련 없는 문제인 것 같다. 투자를 시작하면서 옳은 길로 착실하게 잘 가는 젊은 친구들도 많다. 자꾸 문제를 본인에게서 찾지 않고 남에게서 주변에게서 찾으려고 한다. 이런 태도는 매우 나쁘다.

정리하며


이상 코멘트 작업을 마칩니다. 경제적 자유니, 시간적 자유니 하는 허상들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망쳐놓고 있습니다. 적어도 기사에서 인터뷰 하신 이분들은 철학과 사고 구조를 근본부터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꽤나 고생을 할 것 같습니다. 이분들이 싫어서 악담 같은 것을 하는 것이 절대로 아님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2021년 1월 28일
송종식 드림


2021년 1월 22일 금요일

지금 쓰레기 취급 당하는 것은 무엇일까?

모처럼 현투모 시절에 함께 스터디를 하던 형님 한분과 수다를 떨었습니다. 직장인 투자자인데 제가 아는 한 투자관과 종목선정 능력이 한손에 꼽을 정도로 탁월한 투자자 형님입니다.

종종 통화를 하면서 서로가 가진 투자 아이디어와 종목들을 교류합니다. 작년에 어느 날에도 모처럼 대화를 나누면서 시장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과 좋게 보는 기업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당시에 형님이 선정했던 기업들이 일본 넥슨, 코미코, 한양증권, 컴투스 딱 네 종목이었습니다. 지금 제가 이 종목들을 여러분들께 추천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이 중 몇몇 종목은 현재 수익실현 중에 있습니다. 그 당시에 그 형님이 비중을 실어서 갖고 있던 종목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 형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사람이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투자관이 저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고 기업을 선정할 때도 상당한 논리와 근거를 갖고 하기 때문에 논리적인 것을 좋아하는 저와 죽이 잘 맞습니다.

오늘은 몇달만에 제가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형님이 선정하신 종목들을 보니 상당히 좋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형님 작년에 말씀하셨던 종목들 퍼포먼스가 좋네요. 역시 형님입니다!" 하면서 덕담을 한마디 드렸는데, 진짜 실력있는 형님이 의례 그렇듯 "아니야. 실력은 무슨 그냥 운이지." 하는 겸손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모처럼 형님과 이런 저런 즐거운 이야기를 짤막하게 나눴습니다.

아, 제가 이 포스팅을 쓰는 것은 형님이 좋은 종목을 골라서 수익을 냈다는 식의 무용담이나 그저 자랑질 따위를 쓰려던 것은 아닙니다. 형님이 이야기 말미에 남겨주신 말 한마디가 너무나 가슴에 팍 꽂혔고, 그 글귀가 하루 종일 제 머리에 맴돌아서 블로그에 기록도 남길겸 여러분들과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같은 사람은 반대로 하잖아"
"남들이 쓰레기라고 할 때 그거 사두는거"
"우린 청소부잖어"
"쓰레기를 사서 보석이 되면 파는게 우리 할 일"

여기서 쓰레기라 함은 실제로 쓰레기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쓰레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인식이 한쪽으로 쏠려 있어서 쓰레기 취급 당하는 값지고 저평가 된 자산들을 의미합니다. (현재는 사람들의 인식이 미래차, 우주 이런 곳에 쏠려 있죠. 자동차는 작년까지만 해도 쓰레기 취급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쓰레기 취급 당하던 많은 자산들이 사람들의 순간적인 인식 변화로 튀어올라 보석이 되는 사례는 정말 끝도 없이 많습니다. 똑똑한 소수의 시장 참여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가격이 실컷 오르고 나면 좋게 보고, 가격이 한참 내리고 나면 나쁘게 봅니다. 

가격이 처참하게 폭락하여 있거나, 수년을 횡보하는 기업에 의미있는 비중을 투자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그 자산의 펀더멘털이 좋든 나쁘든 말이죠. 설령 비중을 실어도 기다리질 못합니다. 누구 말마따나 좋은 자산을 샀다면 변태적으로 기다려서 승부를 보고 나와야합니다.

당연히 그런 것을 찾아서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를 반복적으로 해야지 자산이 크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쓰레기로 오해 받아 저평가 된 자산을 사서  오해가 풀리고 보석이 한 껏 부풀어 오를 때 팔기, 그리고 이것을 반복)

물론, 성장하는 기업을 영구적으로 보유하는 방법도 있고, 벤처기업 100개를 동일하게 사서 90개는 망하고, 5개는 똔똔치고, 4개는 그럭저럭 수익을 내고, 1개가 대히트를 치는 VC 스타일의 투자 방법도 있겠죠. 

또, 기술적분석으로 매매를 해서 버는 방법도 있겠구요. 투자와 매매를 통해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말 그대로 무한가지가 있고 어떤것이 옳다 그르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각자의 성격과 취향에 맞게 하면 됩니다. 

제가 청소부 투자법을 좋아하는 이유는 제 성향과 잘 맞기 때문입니다. 저는 휴가를 갈 때도 사람들이 몰리면 여행 일정을 취소합니다. 거의 병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투자를 할 때도, 그 성격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을 좋아해서 주변에 지인들이 북적거리는 것은 좋아합니다. 대중들이 만든 실체없는 유행에 부화뇌동해서 이끌려 다니는 것을 주의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이 바닥일 때 사서, 사람들이 열광할 때 팔고 나오는 것. 그것이 아마 이데올로기가 변하고 시대가 변해도 영원히 변치 않을 기본중에 기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몇천년이 흘러도 아직까지 고전 역사서들이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인간의 생활 양식은 변해도 인간 본연의 심리나 본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년 가까이 진행되는 강세장 속에서 자칫 중심을 잃을수도 있었습니다. 형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정신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특히 말미에 툭툭 던진 멋진 문장들을 상기하며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는 것을 재차 생각하였습니다.

덧. 2005년 주린이 때 부터 추구하던 것. 하방은 막혀있고 상방은 열려 있는 것 찾기.

2021년 1월 22일
송종식 드림


2020년 11월 10일 화요일

화이자발 낭보와 한국(특히 코스닥)시장 하락

어젯밤에 화이자발 낭보가 전세계를 휩쓸었습니다. 세계의 자본들 역시 통신망을 타고 그 무엇보다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밤새 유럽 각국의 주식시장은 폭등을 거듭하며 들썩였습니다.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저도 기뻤습니다. 투자는 둘째치고 잃어버린 우리의 일상을 곧 찾으리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잠들었습니다.

9시. 우리 시장도 개장했습니다. 우리 시장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깊은 조정을 받았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차익실현 매물이 많았습니다. 이는 전날밤 나스닥이 힌트를 주어서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화이자 백신으로 전세계가 들썩이던 날 밤, 스터디 멤버들과의 대화 중 일부

그간 우리의 코스닥 시장 상승을 이끈것도 언택트로 대변되는 인터넷/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들과 바이오 기업들이었습니다. MAGA니 FAANG이니 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소수 테크 기업들처럼, 우리에게도 코스닥 지수 상승을 견인한 소수 테크기업과 바이오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특히 부각을 받았던 섹터이자 기업들입니다. 이들 기업들 중 다수는 밸류에이션을 무시하면서 상승했습니다. 심지어는 PDR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 내게 만든 주역입니다. 인류 전체에게 있어 이들의 영향력이 막대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터무니 없는 시가총액을 합리화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동안은 이들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 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PDR이라는 해괴한 지표가 등장했습니다. 더욱이 이들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터무니 없음을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사실 주가가 하락할 유인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어제 발표된 '화이자 백신의 코로나 예방 효과 90%' 소식은 이들의 주가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한 트리거가 되어 주었습니다.

시장의 하락과 상승에는 항상 후속 이유가 따라 붙습니다. 주식을 십수년째 하고 있지만 지금도 지수의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라고 하면 저는 하지 못합니다. 

다만, 언제나 그랬듯이 사람들은 시장의 상승과 하락에 그럴듯한 이유를 갖다 붙입니다. 대부분은 이래도 맞고, 저래도 맞는 말 수준입니다. 똑같이 금리를 올려도 어떤 때는 지수 상승의 이유가 되고, 또 어떤 때는 지수 하락의 근거가 됩니다. 끼워 맞추기 나름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시장 하락은 그런 상황들과는 결이 좀 다릅니다. 충분히 이유가 있었고 또 예견된 하락이었습니다. 지수의 거품을 코로나 수혜 업종들이 만들었고, 화이자의 백신은 그런 거품을 꺼트리는 트리거가 되기에 충분한 재료였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서구 사회가 초토화 되는 동안 우리나라는 비교적 평안했습니다. 여러 선진국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을 법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슈가 종료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한국을 찾았던 많은 돈들이 다시 원래 매력이 더 높았던 나라들로 돌아갈 여지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앞으로 추가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낮아진 상태입니다. 환율 또한 중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어오기에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를 끌어 올리고 환차익 까지 누릴 수 있으니 좋을지 몰라도요.

다만 꼭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 이틀, 길어야 일주일이나 한두달의 시장 분위기는 그다지 지속되기 힘듭니다.

컨택트 시대가 돌아온다고 해서 구글과 네이버를 안 쓸 수는 없습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언택트 경제를 이끌어 간다고 해서 우리는 밥을 안 먹고 살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은 공존하는 것이며 양측의 파급력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시장은 말 만들어 내기를 좋아합니다. 언택/컨택은 시장이 만든 말장난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둘을 양분해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기간의 수급 변동에 따른 출렁임은 있더라도, 언택이든 컨택이든 돈을 잘 벌고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의 주가도 그에 맞춰서 우상향 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호들갑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런 조울증을 이용만 하면 됩니다. 끌려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택이든 컨택이든 열심히 일하고 돈을 잘 벌며,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골라서 마음 편하게 투자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날을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가 조금 변할 여지는 있습니다. 가령, 올해 주식 투자를 시작하신 분들이 '가즈아'를 외쳤던 묻지마 고밸류 종목들의 상승 종료 후 쉬어가기, 정상적인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었거나 저평가를 받고 있던 돈 잘 버는 기업들의 재조명 등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하루만 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헤지를 위한 코스닥 인버스 일부 + 통상 가치주(성장주, 가치주 구분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라고 불리는 돈 잘벌고 저평가 된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사람들은 이제 조금씩 숨통을 터나갈 희망이 보인 하루였습니다.

2020년 11월 10일
송종식 드림


2020년 9월 13일 일요일

조심해야 할 징후일까? 시장의 체질이 변한 것일까?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죠?

매수 관점의 글은 어디서나 환영받습니다. 그러나 그 반대 관점의 글은 어디를 가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파티를 즐기고 있습니다. 물론 모두가 파티를 즐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부섹터와 종목에서는 거품이라고 할 만한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런 때, 브레이크를 거는 글을 쓰면 별로 환영받지 못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씁니다. 이 공간은 저의 개인적인 글쓰기 공간입니다. 그러므로 저의 자유로운 생각을 개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언제나 주지하듯 고점과 저점은 그 누구도 모릅니다. 지나봐야 아는 것이죠. 그렇지만 지금 시장이 냉각되어 있어서 주식을 사기 좋은 시절인지? 반대로 시장이 과열되어 있어서 조심해야 하는 시절인지? 그 정도의 느낌은 가져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시장에 참여한지 오래된 분들은 누구나 갖고 계실 그런 감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3월 폭락장 이후 곧장 폭등장, 격변의 2020년


올해 1월에 주식투자를 시작한 분들은 몇년치 경험을 압축해서 하신 것입니다. 몇년에 걸쳐서 벌어질 기이한 일들이 짧은 몇달동안 벌어진 신기한 해였습니다.

3월에는 '기록적인 폭락의 한 가운데에서'라는 글을 썼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줄 압니다. 극단적인 폭락장을 겪은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시장의 분위기가 정반대로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시장이 펄펄 끓어 오릅니다.

기록적인 폭락을 기록한 3월
3월을 기점으로 100% 이상 오른 코스닥 지수
<자료 : 네이버 증권>

미중패권 경쟁이니, 한일 경제 전쟁이니, 코로나 공포니 하는 소리들은 쏙 들어갔습니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은 날로 더 격화되고 있습니다. 남중국해에서는 미중이 언제 충돌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작년 이맘 때 까지만 해도 미중패권 경쟁 이슈는 시장을 짓누르는 커다란 부담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이야기가 쏙 들어갔습니다.

3월에 '이 정도면 시장이 충분히 싸다'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바닥이 정확히 어디다'라는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시장 변곡의 타이밍은 못 잡기 때문입니다. 워런버핏 할아버지가 와도 못 잡습니다. 예수님, 부처님이 와도 못 잡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이 포스팅의 제목을 '고점징후일까? 시장 체질이 변했을까?'로 지었습니다. 다소 과격한 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금 시장의 일부 자산들이 상당히 과대평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가의 상승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상승이 끝나는 꼭지가 어딘지도 예견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하나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과대평가된 시장, 과대평가된 자산, 과대평가된 펀더멘털과 과열된 센티멘트에는 소중한 돈을 태우지 않는 것입니다. 기 보유자들은 홀딩을 하거나 알아서 잘 팔고 나오면 됩니다. 그러나 현금을 갖고 있는 사람은 입장이 다릅니다. 연일 쏟아지는 상승 기사에 넘어가면 안됩니다. 도취된 사람들의 패닉 바잉에 분별없이 합류해도 안됩니다. 과대평가 된 자산은 순식간에 폭락합니다. 소중한 현금을 그런 곳에 함부로 버리면 안됩니다.

시장이 어디까지 오를지는 알 수 없다


정확하게 저점과 고점을 찍어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기꾼입니다.

지금 시장은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광기의 구간에 들어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어디까지 오를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당장 내일 폭락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만, 반대로 몇년을 더 올라도 이상하지 않겠죠. 시장이란 원래 그런것이니. 그러나 저는 과감했던 3월과 달리 지금은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투자는 멀티플의 게임입니다. 충분히 잘 해나가다도 마지막에 곱하기 0 한방을 맞으면 그것으로 시장에서 아웃됩니다. 그래서 때에 따라 과감해질 때가 있는가 하면 요즘처럼 몸을 사리기도 합니다.

PDR은 태어나고, PER, PBR은 죽었다고?


어느 정도의 고평가 상태는 조금 과장된 펀더멘털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평가 수준을 넘어선 광기의 상태는 그 어떤 논리로도 설명하기가 힘듭니다. 다만 주가가 올라주면 '뭔가 이유가 있나 보구나', '뭐 시장이 옳겠지'라고 여길 뿐입니다. 

연이은 상승장에 기존의 밸류에이션 도구로 설명할 수 없는 고평가 주식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PDR(Price to Dream Ratio)라는 괴상한 논리까지 만들어서 고평가를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고평가 된 기업들 중 극소수는 먼 훗날 정말로 세상을 바꾸긴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나고보면 고평가 된 지금 주가도 그때는 쌌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10년 전 아마존이 그랬고, 구글이 그랬던 것 처럼요. 그러나 뭐든지 과하면 체합니다. 적당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 자신이 장량이나 제갈량급 인사이트가 있다고 믿어서 PER 1만 배짜리, PBR 500배짜리 주식만 찾아 다닌다면 머지 않아 화를 자초하게 됩니다.

PDR 논리가 나오면서 그 반대에는 이런 논리도 나옵니다. 'PER과 PBR은 이제 죽었다.', '그딴걸 왜보냐'. 이 정도면 정말 시장이 갈 때까지 가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깊게 들어가면 확인해야 할 디테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크게 보면 투자는 심플한 활동입니다. 기업이 돈을 잘 벌고(EPS),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이 회사에 쌓이면(BPS) 됩니다. 그렇다면 회사가 돈을 잘 버는지, 벌어 놓은 돈에 비해서는 얼마나 고평가 됐는지,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법은 PER, PBR 밖에 없습니다.

물론 PER과 PBR에 매몰되어야 한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리서치 과정에서 다양한 양적, 질적 분석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통찰력도 동원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P-멀티플 지표는 회사의 현재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시장은 한번씩 극도로 저평가 되거나, 극도로 고평가 됩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해당 지표가 무용지물이 됩니다. 지난 3월 시장 폭락때는 PER, PBR 볼 것도 없이 시장이 폭락했습니다. 이번에는 그 반대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PER, PBR은 현재 시장이나 기업의 주가가 고평가 되어  있는지, 저평가 되어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입니다. 시장의 향후 실적을 내다 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이 도구의 활용도는 더욱 강력해집니다.

PER과 PBR이 죽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분들은 위험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주린이가 버핏 되고, 버핏이 주린이 되는 상승장


이런 모습은 매번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를 오래하셨던 분들에겐 익숙한 모습입니다. 제 블로그를 통해서도 이 이야기는 수 차례 했습니다. 비트코인이 2천만 원을 넘던 시절에는 비트코인을 투자하지 않으면 바보 취급을 당했습니다. 비트코인에 묻지마 투자하던 사람들은 현자 행세를 하였습니다. 폭발적인 강세장이 장기간 연출되면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 유입됩니다. 이들은 빠르게 워런버핏 행세를 합니다. 그리고 경력이 오래되고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투자자들을 '한물갔다'거나 '틀딱'이라고 하면서 조롱하기도 합니다.

물론, 경력의 길고 짧음이 투자를 잘 해내고 말고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빠르게 배워나가는 사람들도 물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현명하고 겸손한 태도까지 갖춘 슈퍼 주린이분들도 많이 봅니다. 그러나 그들은 소수고 대다수 시장의 분위기가 이렇다 하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강세장 때 벌어지는 주린이들의 훈수와, 조롱은 오랜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익숙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별로 개의치는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비숫자적 지표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신규상장 기업의 수


강세장 때는 신규 상장 기업의 숫자가 늘어납니다. 폭락장이나 약세장 때는 그 반대입니다.


IPO 실적 <자료 : 통계청>

가장 최근의 통계를 보면 2017년 연말까지 기업공개실적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8년에는 급감합니다. 2017년 연말까지 상승하던 주가지수가 2018년부터 약세장으로 돌입한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추정합니다.

올해는 상반기와 하반기의 기업공개실적이 완전히 다릅니다. 3월 시장 폭락 전후로 공모시장은 얼어 붙었었습니다. 올 상반기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12개사입니다. 작년 동기에는 18개사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시장에 불이 붙은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공모시장 역시 불이 붙었습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굵직한 기업들이 상장했습니다. 또 다른 대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올해 8월의 기업공개실적은 1조 26억 원입니다. 이는 대한민국 증시 역사상 월 기준 최대실적입니다. 이를 통해서 볼 때 확실히 지금 시장에 부는 열기는 뜨겁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업공개실적을 통해서 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방법은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에서도 잠깐 다루는 고전적인 방법입니다.

하반기 신규 상장 열풍 <자료 : 38.co.kr>

7월 1일부터 9월 말까지 3개월 간 상장하는 기업의 수가 올해 상반기에 상장한 기업보다 두배 이상 많은 상황입니다.

'주식투자'에 대한 언급량


요즘 어디를 가나 주식 이야기가 들립니다. '주식 투자는 도박' 정도로 치부하던 사회의 분위기가 급반전되었습니다. 카페에 앉아 있어도, 기업체에 탐방이나 놀러를 다녀도, 그리고 주위에 재테크를 하지 않던 지인들도 모두 주식 이야기를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피부로는 확실히 주식 이야기가 늘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것을 숫자로 확인할 방법은 없을지 궁금합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는 검색엔진의 검색량, 소셜미디어의 컨텐츠 발행 통계, 예탁금과 주식 거래대금 등을 살펴보면 되지 싶습니다.

2016년부터 4년간 '주식' 키워드 검색량
<자료 : 네이버 데이터랩>

'주식' 키워드 검색량도 2020년 들어서 폭증하였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3월 시장 폭락 이후에 수 많은 개인투자자가 유입되었습니다. 그것은 검색엔진의 검색량을 통해서도 확실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4년 간의 검색량을 보면 검색량 트렌드는 박스권을 탈피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냈습니다.

2020년 이전에는 2018년 10월에 검색량이 튀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 8월에도 검색량이 한번 튀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 구간은 지수가 급락하던 구간이었습니다. 확실히 사람들은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주식을 사야 돼'라고 하는 마인드를 강화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올해 3월에 정점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엔 주식에 대한 검색량 자체가 2~3배 이상 늘어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이 아니라 조금 더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부동산 시장을 옥죄니 반사효과가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출판가의 경제/경영 서적 최상위 베스트셀러들도 주식책이 대부분입니다. 부동산 책은 랭킹 50위 아래로 내려가야 한 두권 보일 정도입니다. 부동산 공화국 대한민국에서는 대단한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시장 밸류에이션 수준


PER을 통해서 현재 시장의 밸류에이션 수준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료 : 통계청, 송종식

먼저 코스피의 연말 시총과 이익 기준 PER입니다. 상승장이 지속하던 7월에 PER은 26배 수준입니다.

자료 : 통계청, 송종식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의 PER은 65배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글을 쓰는 현재 코스닥 시장의 PER은 84배까지 올라왔습니다.

FY0으로 산출한 PER이라고 해도 현재 밸류에이션은 매우 부담스럽습니다. 이듬해 시장의 이익이 두배로 증가한다고 해도 여전히 PER은 42배 수준입니다. 물론, 시장 전체의 이익이 두배로 증가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밸류에이션 수준만 보면 분명히 경계를 해야하는 수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장의 유동성이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풀렸든, 기업의 체질이 이전과 다른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든 이 정도 밸류에이션은 합리화 하기는 힘듭니다.

시장 유동성과 신용잔고


시장의 과열 수준을 논할 때 많은 이가 신용잔고를 체크합니다. 그러나 신용잔고는 대폭락 후, 폭락이 폭락을 부르는 트리거가 될 때 무서운 것입니다. 신용잔고 그 자체 때문에 시장이 붕괴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시장 자체가 -7%나, -8%쯤 하루에 빠진다면 신용잔고는 시장 대폭락을 부르는 무서운 지뢰밭이 됩니다. 그런 의미를 갖고 신용잔고를 가끔 체크하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자료 : KRX, 금융투자협회, 송종식

코스닥 시가총액이 340조를 돌파했습니다. 양시장 시가총액을 합산하면 2,000조 원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양시장 합산 신용잔고율 역시 0.8%대를 돌파하면서 근래 사상 최대치를 계속 갱신하고 있습니다.

자료 : KRX, 금융투자협회, 송종식

3월에 시장이 폭락하면서 신용잔고는 대거 반대매매로 쓸려나갔습니다. 덕분에 시총대비 6.6%까지 떨어졌던 신용잔고 총액은 15~16조 수준가지 올라왔습니다.

시총규모대비 신용잔고 절대금액을 놓고 보더라도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도 보실 수 있듯이 코스닥의 신용잔고율은 꾸준히 2%대를 상회합니다. 반면에, 코스피의 신용잔고율은 1%를 넘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코스닥에 투자되는 자금들이 조금 더 공격적인 수익률을 추구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이 하나 발견됩니다. 올해 3월 이후에 시장의 체질이 변한 것일까요? 코스닥의 신용잔고율은 직전 수준과 비교하여 별다른 특이점이 없습니다. 그런데, 코스피의 신용잔고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위의 그래프에서 조사한 2019년 3월 이후에는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주식 투자를 하지 않던 사람들의 유입, 그리고 부동산 시장에서의 자금 유입이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미미하게 코스피 시장도 코스닥 시장처럼 투기적인 성향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스피의 신용잔고율이 지금처럼 꾸준히 증가한다는 가정을 두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자료 : KRX, 금융투자협회, 송종식

투자자 예탁금 규모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시가총액 대비 예탁금 비율은 앞서 보았던 네이버에서 '주식'키워드 검색량과 거의 일치합니다. 3월 시장 폭락 이후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금은 시장이 올라왔다고 빠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예탁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6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1) 시중에 풀리고 있는 어마어마한 유동성, 2) 부동산 시장 규제로 인한 부동산 자금의 유입, 3) 저금리로 인해서 갈 곳을 찾지 못하는 돈들, 4) 자영업과 사업을 하기 힘들어진 토양, 5) 주식 유튜브를 비롯한 수 많은 투자 교육 컨텐츠의 난립 등과 같은 이유가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해외 시장에 원정을 나가 있는 돈 까지 포함하면 시중에 떠도는 자금이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감이 안 올 정도입니다.

어차피 시장 폭락이 오면 사람들은 또 다시 주식 시장이 사기판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시장의 체질이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전과 달라졌습니다. 변했습니다. 시장 폭락이 오더라도 욕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확실히 전보다 적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락을 매수 기회로 삼고, 상승을 누리는 무서운 개인투자자들이 등장한 이상, 주식 시장이 부침을 겪더라도 장기간 우상향 할 수 있는 토대가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일말의 기대를 가져봅니다.

모든 것이 팽창중이며 부채도 팽창 중


자료 : 한국은행

은행의 2019년 8월말 가계대출 잔액은 450조 원이었습니다. 1년만에 금액이 두배로 불었습니다. 시장의 넘치는 유동성에는 상당액의 부채도 섞여있습니다. 팽창하는 자산은 붕괴되고, 붕괴된 후 옥석을 가려 다시 팽창을 반복하는 것이 금융 시장의 속성인 걸 생각하면 조심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원한 하락도, 영원한 상승도 없다


달은 차면 기울게 되어 있습니다. 상승속에 하락이 숨어있고 하락안에 상승이 숨어있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미국 주식시장을 예로 들어서 영원히 상승하는 시장도 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약한 인플레이션을 먹고 성장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성장의 거울로 미국 주식시장은 꾸준히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분명히 부침은 있었습니다.

당연히 마켓타이밍은 못 잡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시기를 따지지 말고 무조건 주식을 매입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이왕이면 사람들의 관심이 덜하고 밸류에이션이 쌀 때 주식 매입량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오래도록 보유할 회사도 있지만 싸이클에 따라서 비중을 늘리고 줄여야 할 주식도 분명히 있습니다.

상승속에는 하락의 씨앗이 싹트고, 하락중에는 상승의 씨앗이 싹튼다는 점을 잊으면 안됩니다. 그 어떤 회사도 세상의 모든 돈을 빨아들여 영원히 성장할 수는 없습니다.

오를때는 상승논리, 내릴때는 하락논리


지난 3월만 봐도 그렇습니다. "이제 충분히 싸니까 주식을 조금씩 사도 된다"라고 말했던 사람들을 대다수가 바보 취급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다들 말을 바꿨을 뿐입니다. 그레이엄도드 마을의 소수 현명한 투자자들이 3월 폭락에 주식을 용감하게 매수하였습니다.

그리고 부동산에서 넘어 온 큰 손들의 뭉텅이 자금이 매수세에 가담했습니다. 당시 주요 주식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대부분 이랬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1,000포인트를 깨고, 어디까지 떨어질지 모르니 섣불리 매수에 가담하지 마라"

그리고 제가 있던 몇몇 단톡방에서는 당시 지수 1,600 아래에서 대규모로 삼성전자를 매수하던 자금에다 대고 "돈만 많고 멍청한 사람들"이라는 표현까지 쓰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금은 정확히 그 반대입니다. 소수의 현명한투자자들이 시장에 경계심을 갖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무조건 GO"를 외치고 있습니다. PER, PBR도 필요없고, 꿈에다 투자하면 되고, 주식이 너무 쉽고, 전통회사는 버리고 고성장하는 회사에 가격 묻지말고 매수하면 된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이를 부추기듯 언론에서는 연일 동학개미에 대한 찬사가 이어집니다.

지금 사람들은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를 갈 것이다, 5,000포인트를 갈 것이다하면서 저마다 지속적 강세장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반복되는 시장의 흔한 반응입니다.

시장이 역대급 강세장의 한 가운데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눈높이를 끝없이 높입니다. 반대로 시장이 조금이라도 폭락하면 눈높이는 그새 코스피 지수 1,000포인트 붕괴니 하면서 낮아집니다. 제 블로그의 글을 보는 분들은 현명하시니 안 그러실 줄 압니다. 그러나 많은 시장 참여자가 현재 좋은 건 좋게보고, 현재 나쁜 건 나쁘게 봅니다. 가격과 가치의 관계나 미래에 생길 변고에 대해서는 생각하려 하지 않습니다.

시장이 극단적일 때, 그 반대에 서십시오. 언제나 그렇게하면 중간 이상은 간다고 생각합니다.

상승장, 포트폴리오가 지수에 뒤진다면


주도 종목에 주식 100% 비중으로 투자가 되어 있거나 상승장에 풀 레버리지를 쓰지 않는 이상 지금과 같은 상승장에서는 포트폴리오가 지수를 이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조급해집니다. 이럴 때 패닉 바잉이니 뭐니 하면서 무리한 수를 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투자는 어느 한 국면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승장, 하락장, 보합장이 알게 모르게 찾아오며 우리는 그런 국면을 수 없이 겪으면서 평생을 투자해야 합니다.

투자자마다 전략이 다를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그렇습니다. 지금과 같은 대세 상승장 때 수익을 바짝 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훌륭한 기업을 좋은 가격에 샀다면 진득하게 보유하여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가치투자자들이 지수에 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보합장과 하락장도 있습니다. 상승장 때 지수보다 조금 뒤쳐지더라도 하락장에서 월등하게 덜 잃으면 됩니다. 그것이 누적되면 장기적으로는 지수를 이기게 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지수를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계좌 규모가 점진적으로 우상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복리로 불어납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시장, 특히 소수의 섹터가 멱살잡고 지수를 끌어올리는 시장을 보고 조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급해하면 반드시 일을 그르칩니다.

제 스스로의 무지함에 대해서도 인정합니다


저도 숫자 너머의 미래 가치를 놓치지 않으려고 항상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상식을 벗어난 고평가 종목은 도저히 그림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에 저는 모르는 것에는 접근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고평가를 형성하는 해당 종목 주주분들을 폄훼할 마음은 없습니다.

저는 마음 속 한 구석에 저의 부족함과 눈 어두움을 잘 알고 살아갑니다. 제가 못 보는 것을 그 회사 주주들은 보고 있을테니까요. 거품을 만드는 주체 모두를 '불나방'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거품은 많은 투자자들의 희생을 부릅니다. 그러나 그들 중 일부는 살아남아 정말로 세상을 바꾸기는 합니다. 저는 그 거품에 도전한 많은 투자자들을 경외합니다. 그러나 저는 제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거품 근처에는 가지 않습니다.

오르면 팔아야 할까?


요즘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올까빠사'가 유행입니다. 소위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산다라고 하는 말의 줄임말입니다.

이것은 종목에 따라, 상황에 따라, 가격에 따라 다 다릅니다. 어떤 종목은 오르면 팔아야 합니다. 곡식이 익으면 추수를 해야 하듯이 때에 따라 추수를 해야하는 종목이 있습니다. 이때, 매도를 전량할 것인지, 조금만 할 것인지, 또 한다면 얼마나 할 것인지, 나눠서 할 것인지 등에 관한 것은 모두 자금 관리에 관한 내용입니다.

또 어떤 종목은 매도하지 않고 거의 반영구적으로 보유해야 하기도 합니다. 영구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은 일시적으로 실적에 부침이 있다고 해도 팔면 안됩니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 약간의 비중조절은 할 수 있지만 꾸준히 보유해야합니다.

이처럼 오르면 팔지 말지, 지속해서 보유할지 말지에 대해서는 수 많은 변수와 투자자의 자질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모든 것은 유동적입니다. 투자를 하면서 절대적인 답을 찾으려고 하시면 안됩니다. 절대적인 답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2020년 9월 12일
송종식 드림


2020년 6월 5일 금요일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이유

시장이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근에 주식 비중을 조금 줄였습니다. 현재는 주식 비중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텔레그램과 유튜브를 통해서 밝혔습니다.

주식 비중을 줄였다고 밝히니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냐?'하고 되묻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저는 시장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제가 팔고 나서도 시장은 한동안 한참 더 오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팔아버린 종목 역시도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저의 영역이 아닙니다. 

최근 몇몇 종목이 제가 설정한 적정가보다 훨씬 더 많이 급등했습니다. 단지 그래서 비중을 줄인 것입니다. 여기서 더 올라가도 배아프거나 아쉽거나 하는 감정은 크게 없을 것입니다. 원칙대로 하고 있으니까요.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매도하는 것. 그리고 회사의 밸류에이션이 비싸져서 매도하는 것. 얼핏 별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미묘한 차이처럼 보이지만 이 두가지 사고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하나는 예측이고 다른 하나는 대응입니다.

사실 주식-현금 비중 변동이 대단한 이벤트는 아닙니다. 주식 비중은 끊임없이 변동하기 때문입니다. 싸고 좋은 회사가 있다면 조금씩 매수합니다. 반대로 비싼 종목은 조금씩 줄일테구요. 그래서 투자자의 주식 비중은 상시적으로 변동합니다. 물론 한동안 매매가 멈출수도 있기는 합니다. 사고 싶은 종목도, 팔고 싶은 종목도 없는 경우입니다.

최근, 코스피 지수는 2,200선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이보다 더 뜨겁습니다. 그러나 시장 폭락전 대비 지수가 아주 극적으로 오른 것도 아닙니다. 겨우 연초 수준으로의 회복 수준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운이 좀 좋았습니다. 이번 반등장에서 오버슈팅이 나온 종목이 많았습니다. 3월 폭락 이후 지수 회복 수준이 아닙니다. 지수 회복도 폭발적이지만, 제가 보유한 몇몇 종목은 그것을 넘어 선 수준의 상승이 나왔습니다. 오버슈팅인지 아닌지는 오롯이 제 개인의 판단입니다. 제가 평가한 가치를 넘어섰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할매도로 대응하였습니다.

3월 시장 폭락전 지수 2,100포인트와 지금의 2,100포인트는 다가오는 느낌이 다릅니다. 그때는 싼 종목이 여기저기 널려있었습니다. 제 계좌에는 현금도 조금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수 1,680 포인트까지 조금이나마 분할매수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후 3월 19일까지는 손도 못 쓰고 두들겨 맞으면서 버텼습니다.

시장이 반등할 때는 주식 비중이 그대로 100%였습니다. 그리고 시장이 쎄게 반등하면서 몇몇 개별 종목은 폭등했습니다. 보유하고 있던 종목들 중 몇몇 종목이 이 폭등 분위기에 편승되었습니다. 

그래서 시장 붕괴 전 2,000포인트와 지금의 2,000포인트는 느낌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그때는 쌌던 종목들이 지금은 비싸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개인적 편향일 수도 있습니다. 또, 저는 코스닥 소속 종목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엄밀히는 코스피 지수보다 코스닥 지수를 말해야 하기는 합니다. 다만, 독자분들의 편의성을 위해 코스피 지수를 기준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상승추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저도 모릅니다. 시세를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바닥과 꼭지를 잡으려는 시도도 실패합니다. 제가 늘상 드리는 말씀입니다. 다른 가치투자자들께서도 항상 하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생각한 적정가를 넘어서는 종목들은 분할매도로 기계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주식은 꼭 쥐고 간다


주식 비중을 줄인다고 해서 모든 주식을 파는 것은 아닙니다. 비싼 주식이 있으면 비중을 줄여나갑니다. 그 돈으로 싸다고 생각하는 종목을 조금씩 삽니다. 그래서 현금이 있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현금 비중을 조금 높여 둔 상태입니다. 아직 살 만한 종목을 찾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최근에 제가 게을러진 탓도 있습니다. 시장이 아무리 비싸져도 주식 비중이 0%까지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펀더멘털과 상관없는 유동성 파티


현재 상승 동력은 유동성의 힘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펀더멘털 이슈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상장사들의 이익과 체력은 전년 동기 대비 약해졌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물론이고 코스피 지수도 이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생기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시장에는 여전히 싼 주식들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시장 전체적으로는 분명히 지표상 과열 구간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의 PER은 20배, 코스닥 지수는 60배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주변에서도 주식 투자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도 주식 종목들로 도배가 되고 있습니다. 펀더멘털, 센티멘트, 각종 지표상으로 이제는 조심해야 할 구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테마를 타서 과도하게 오른 종목, 미래 가치가 과도하게 반영된 종목은 비중을 조금씩 줄이고 있습니다. 가치투자자라면 지금 그러고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미 주식 비중을 꽤 줄였습니다.

그러나 지수가 어디까지 오를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로 3,000포인트까지 한번에 오를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분들의 말마따나 5,000포인트까지 오르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물론, 오늘 당장 정점을 찍고 고꾸라질 수도 있습니다. 시장 고점이 어디쯤 찍힐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하나는 있습니다. 저는 펀더멘털 플레이를 합니다. 따라서, 펀더멘털에 대비해서 기업의 시가총액이 싸거나 매력적이면 매수합니다. 반대로 그것을 상쇄할 정도로 주식이 비싸지면 비중을 줄입니다. 그 뿐입니다. 펀더멘털의 영역을 넘어서면 그것은 제것이 아닙니다. 버블은 상당히 오랜기간 지속되기도 합니다. 그 동안엔 인내를 해야합니다. 저희는 폭락장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인내합니다. 그 반대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비중을 들고 상승을 즐기면 됩니다. 비중을 줄인 종목의 경우에는 아쉬워하거나 조급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유동성으로, 모멘텀으로, 광기로 끌어 올리는 시장은 '내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초연해져야 합니다. 인간인 이상 아쉬움이 아주 없을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바닥과 꼭지는 못 맞춘다', '생각한 아이디어대로만 실행한다', '내가 계획한 범위를 넘어가면 내 것이 아니다'라는 확고한 원칙을 지킨다면, 투자는 생각보다 쉬울 수 있습니다. 조급함, 아쉬움, 탐욕, 공포, 환희, 괴로움 따위의 잡스러운 감정이 발생하면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독립적으로 판단하세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참고 사항일 뿐입니다.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는 수준에 그쳐야 합니다. 그도 아니라면 그저 재미로만 듣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타인의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나아가 타인이 하는대로 따라서 사고파는 것은 절대로 금물입니다. 시장에서는 늘 혼자여야 합니다. 독립적으로 사고하세요.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독립적으로 행동하셔야 합니다. 누군가가 사고 파는 것은 각자의 사정에 따르는 것입니다. 모두가 처한 상황이 다릅니다. 각자의 사정과 처한 상황에 맞게, 자신의 투자관과 가치관에 맞게 투자하시길 부탁드립니다.

2020년 6월 5일
송종식 드림






2020년 1월 11일 토요일

매수를 위한 매수, 낙찰을 위한 낙찰

출처 : http://quarizmi.com/blog


1년에 한건만 낙찰받아도 충분하다


2000년대 중반에 한창 부동산 경매에 빠져 있던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만났던 고수들 중 한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낙찰은 1년에 한건만 받아도 충분하다. 낙찰을 위한 낙찰을 주의해라."

법원 경매장에 가면 어쩐지 모르게 기분이 좋습니다. 심장도 두근거리고 벌써부터 내가 부동산 소유주가 된 냥 떨립니다. 그래서인지 충분히 권리분석과 시장분석을 해서 적정가를 산정하지 않고 고가 낙찰을 받는 사람들이 한두명이 아닙니다.

물론, 고가 낙찰을 받았다고 해도 긴 시간이 흐른뒤에 보면 가격이 훨씬 올라서 이익을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가 낙찰을 받아서 돈이 묶이고, 이자 부담과 청산시 손실을 보면서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이런 간단한 원칙을 모를리 없지만 '일단 낙찰은 받고 봐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고가 낙찰을 받습니다. 한마디로 돈을 벌기 위해 낙찰을 받는건지, '낙찰을 위한 낙찰'을 받는건지 망각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부동산 경매 시장은 어지간한 하자가 있는 물건이 아니면 안전마진을 확보하기는 커녕 거의 대부분 고가 낙찰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부동산 경매는 주식투자와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충분히 안전마진이 있는 가격에서 사야지 추후 발생할 여러가지 변수로 부터 타격을 줄 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사야 적어도 안전마진 만큼은 수익을 낼 확률이 올라갑니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누구나 만나게 되는 워런버핏은 '내가 원하는 공이 들어올 때만 배트를 휘둘러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버핏을 알기전부터 이미 경매 고수들은 '내가 원하는 가격대로 내려 온 물건'에만 고집스럽게 낙찰가를 써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응찰하면 대부분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러나 간간히 원하는 가격에 물건을 낙찰받게 되면 낙찰받는 순간 돈을 벌며, 이기고 들어가는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안전마진과 가치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배움은 부동산 경매를 하면서 배웠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위험 물건이 아니면 고가 낙찰이 속출하는 경매 시장에서는 제 실력으로 먹을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하여 주식투자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동산은 누구나 고수인 반면에 주식투자는 문외한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주식시장에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헐값에 굴러다니는 주식이 많았습니다. 주식시장에 기회가 많았다고 보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것이 제가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본격적으로 넘어 온 이유입니다.

매수에도 인내심이 필요하다


주식 투자자들은 죽은 돈 들고 있는 걸 매우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투자로 수 십억, 수백억을 번 투자자들 중에서도 집을 사지 않고 전월세로 사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집값이 아무리 올라봤자 집에 깔고 있는 돈은 죽은 돈이라고 인식하는 것이죠.

그만큼 주식투자자들은 돈이 있으면 당장 주식을 사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시장에는 항상 주도주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주도주들이 시원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면 나만 뒤쳐진다는 느낌을 받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또, 돈을 가만히 들고 있는 동안 우리는 인플레와 싸울 수 없고 인플레는 우리의 자산을 갉아먹는다는 공포도 그런 강박관념에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주식투자는 다양한 지식과 기질이 필요하지만 종국에 가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다림과 겸손'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식을 보유하고 나서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수를 위해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ㄱ'형님은 우리나라 가치투자계의 거목입니다. 가치투자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형님이고 가치투자 저변 확대와 후배 양성에도 많은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 형님과 운 좋게 1년여의 기간동안 동고동락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형님에게서 다양한 것을 배웠습니다. 나중에 그것과 관련해서 글을 쓰겠습니다. 오늘은 '매수를 위한 기다림'에 대해서만 간단히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그분은 현재 업황이 망가져 있거나 위기에 처한 회사 중 향후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하는데 달인이었습니다. 그 형님은 언제나 신고가 종목보다는 신저가 기업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시장이 관심도 없고, 사람들이 모두 부정적으로 보는 회사가 향후 오해를 깨고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회사를 골라 투자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형님의 매수 방식에서 인내심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역사상 최저 PBR 그 이하로 깨고 내려 간 상태이고, 시장에서 회사에 거는 희망도 더는 없고, 차트도 몇년 동안 흘러내려서 바닥에 바닥을 기고 있는 그런 종목. 제 기준으로는 턴어라운드 또는 업황 개선이 기대된다면 사도 된다 싶은 그런 종목을 형은 쉽사리 매수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제는 살만 하지 않을까요?' 라고 여쭈면 그 형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아직 멀었어."

저는 독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인내심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 정도면 됐다'라고 생각하는 수준이 저PBR 가치투자 원리주의자인 제가 보기에도 혀를 내두를 만한 수준 그 이상이었습니다.

기다리다가 놓쳐버린 종목은 내것이 아니라 생각하였습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지만 형이 매수를 한다면 틀림없이 수익을 내고 나오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주 싸게 사니 주가가 반등하면 수익률도 남들보다 월등히 좋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운용자금이 크시다보니 매수를 시작하면 시장에 머리 일부는 떼어줘야 했고, 매도를 시작하면 시장에 꼬리 일부를 떼어주는 출혈은 어느 정도 감수하였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도 있을 줄 압니다. 성장 가치주 투자자분들은 반문할 것입니다.

'미래에 회사가 지금보다 더 성장해 있으면 언제 사도 상관없다'

그렇습니다. 그분들의 의견도 존중합니다. 저PBR + 턴어라운드 투자를 좋아하는 저도 포트의 일정 부분은 성장가치주에 투자를 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이런 의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매수를 기다리는 것, 그것 또한 마켓타이밍을 재는 것이 아니냐?'

그렇게 오해를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켓타이밍을 재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버핏이 '내가 원하는 영역에 들어 온 공만 친다'고 말한 것, 위의 부동산 경매 고수 형님이 '내가 원하는 가격대로 내려오는 물건만 응찰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시면 됩니다. 마켓타이밍을 예측할 순 없지만 현재 위치는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위치가 내가 배트를 휘둘러야 하는 위치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배트를 휘두른다고해서 한번에 투자자금을 다 밀어넣는 것이 아니라 길고 긴 분할매수의 여정을 시작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매수를 위한 매수'보다는 '하나를 사더라도 더 좋은 가격에 잘 사자'하는게 이번글의 취지입니다.

2020년 1월 11일
송종식 드림


2019년 12월 7일 토요일

지금 한국주식 비싼가? 싼가?

애플사의 시가총액이 한국 코스피 시장을 추월했습니다. 한 국가의 주식시장 규모가 단일 기업 하나보다 작은 수준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추월했습니다. 한쪽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터질 듯 팽창중인데,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은 계속 쪼그라들며 빙하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거래대금 / 시가총액 -
사람들은 한국 주식시장에 관심이 없고 거래량은 말라 붙었다
<자료 : 송종식, 클릭하면 커집니다>

시장 하방을 가늠하기 위해 무의미한 숫자놀이에 가담하다


최근 한국 시장을 버리고 떠난 다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저는 그럴수록 한국 시장에 더 애착이 생깁니다. 남들이 열광하면 떠나고 싶고, 남들이 침을 뱉고 떠나면 사고 싶습니다. 아마 많은 가치투자자께서 저와 비슷한 심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래 시장은 잘 안 봅니다. 다만 요즘 한국 시장이 욕을 워낙 많이 먹다보니 한국 시장의 위치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몇가지 숫자들만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뉴스와 사람들의 뷰는 시시각각 변합니다. 오르면 오르는 논리와 이유가 뒤따라 붙습니다. 내리면 내리는 이유가 뒤따라 붙고요.

시장의 배당수익률 추이


2002년 봄 ~ 2019년 겨울까지 한국 시장 배당수익률 추이
<자료 : 송종식, 클릭하면 커집니다>

주가를 방어하는 '최후의 보루'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배당수익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배당수익률은 '연간배당금/현재주가'로 계산합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배당수익률이 높아집니다. 가령 매해 주당 1,000원씩 배당을 주는 기업이 있다고 합시다. 이 회사의 주가는 연초에 50,000원이었습니다. 세금을 감안하지 않은 배당수익률은 2%입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슬금슬금 떨어져서 지금은 10,0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외부 요인을 감안해야겠지만 외부 요인의 변동은 전혀 없다고 치고 계산하면 배당수익률은 무려 10%가 됩니다. 현재 금융권의 예금 이자를 생각해보면 어마어마한 배당수익률입니다.

따라서, 회사의 실적과 배당정책에 큰 변화가 없다면 주가가 낮아질수록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므로 매력적이게 됩니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우리나라 시장은 배당수익률 3% 선이 최후 방어선으로 작동돼 왔습니다. 2000년대 초반이 그랬고,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붕괴될때도 그랬습니다. 물론 개별주로 들어가면 일시적으로 배당수익률이 10%를 넘는 종목들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시장의 배당수익률을 체크해보니 현재 2019년 겨울의 시장이 어느 정도에 위치해 있는지 대충 가늠이 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그리고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배당수익률이 슬금슬금 떨어집니다. 그것은 그 시기에 주식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통해서 돈을 벌기 쉬웠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주식이 생각보다 잘 올랐던 시기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가치투자 베이스의 슈퍼개미들은 2002~2004년 사이부터 시작한 사람들중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2008년~2015년 사이에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이 돈을 좀 벌었습니다. 쓸모없는 거시에 대한 소식이나 뉴스로 인한 소음은 되도록 무시해야 하지만 밸류에이션 수준으로 가늠해봤을 때 분명히 투자를 하기에 좋은 시기가 있는 것은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시장의 배당수익률은 2.5% 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배당수익률만으로 보면 매력적인 국면에 오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회사들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면 배당수익률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2019년 온기 실적들을 체크하고 그것과 비교해서 확인해야 하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시장의 PBR 추이


2002년 봄 ~ 2019년 겨울까지 한국 시장 PBR 추이
<자료 : 송종식, 클릭하면 커집니다>

PBR밴드는 배당수익률과 역으로 움직입니다.

지나간 길을 결과론적으로 이야기 해 보자면 2003년, 2008년이 시장 바닥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시장은 PBR 1배를 잘 깨지 않고 움직이는 편이었습니다. PBR 1배를 깰때는 가파르게 깹니다. 그리고 곧장 다시 PBR 1배를 회복해왔습니다. 물론, 훨씬 이전의 데이터도 봐야겠지만 과거 20년을 놓고 보면 그렇습니다.

현재는 과거와 약간 다른 모습이기는 합니다. PBR1배가 깨진게 2018년 여름입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PBR 1배 회복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PBR 1배를 깰 때, 시장이 급락한게 아닙니다. 2011년을 기점으로 시장 PBR 밸류에이션이 슬금슬금 낮아져 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시장의 급락은 실물 경제보다는 금융 시장 자체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장기간 밸류에이션이 빠지는 건 마치 서서히 침몰하는 타이타닉을 보는 것 같아서 으스스합니다.

그리고 논외로 PBR 밸류에이션의 흐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역시 2002~2003년부터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08년까지 강세장의 수혜를 받으며 막대한 돈을 벌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2008년 이후 시장이 회복되면서 기회가 한번 더 나타났습니다.

PER을 주가 상방을 보는 도구로, PBR을 하방을 보는 도구로 많이들 활용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PBR이 주가 하락을 방어해주는 절대적 보루라고는 또 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시장 PBR위치는 시장이 고평가 구간 보다는 저평가 구간에 있음을 말해줍니다. 시장이 기록을 갱신하고 계속 빠질지 PBR 0.6~0.7배 수준에서 하락을 멈추어 줄지가 궁금합니다.

시장의 PER 추이


2002년 봄 ~ 2019년 겨울까지 한국 시장 PER 추이
<자료 : 송종식, 클릭하면 커집니다>

이 그래프가 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서 배당수익률, PBR 지표로는 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내려 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익단을 확인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PBR기준으로 시장은 점점 싸졌는데, PER은 높아지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기업들이 돈을 잘 못번다는 이야기입니다. 2019년 들어서 기업들은 돈을 더욱 못 벌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2019년 연간배당수익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니 배당수익만으로 시장의 하방을 찾기도 무리가 생깁니다.

기업을 힘들게 만드는 정책 기조들과 주변국의 대국굴기


다음부터 할 이야기는 절대로 정치 이야기가 아니니, 송구스럽지만 정치적인 논쟁은 사양하겠습니다. 저는 정치를 잘 모릅니다.

저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력이 약해진데에 3가지 정도의 큰 이유를 꼽고 싶습니다. 1) 중국이 급부상 하면서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을 잠식해왔습니다, 2) 아베노믹스로 돈 풀기에 성공한 일본이 가격 경쟁력으로 국제 무대에서 한국 산업을 짓눌러 왔습니다, 3) 2018년 들어서 한국의 법인세율이 3%p 상승하였습니다. 손익계산서에서 당기순이익을 갉아먹는 요소가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1)번과 2)번 문제는 사실 우리 내부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니 간접적 대응과 준비는 할 수 있지만 우리가 직접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3)번은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승승장구 하고 있다면 조금 이해할 법도 합니다. 그러나, 사면초가에 몰린 우리 기업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고, 규제를 풀어줘도 모자란 마당에 법인세율을 올려버리는 오판을 하였습니다.

물론 정부의 입장도 이해는 됩니다. 고령 인구는 늘어나고 국민 부양에 들어가는 지출은 커지는데 딱히 세수를 더 걷을데는 없는 상황이니, 법인세를 올렸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법인세를 올리는 판단보다는 내리는 판단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법인세율이 3%p 오른 것은 얼핏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손익계산서 단에서는 EPS를 크게 갉아먹습니다. 3%p 그 몇배이죠. 게다가 우리와 경쟁하는 위치에 있는 주변국은 일제히 법인세를 내리고 있습니다. 각 국가들이 자본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죠. 우리가 3%p의 법인세율을 올리고, 경쟁국에서 10%p의 법인세를 내리면, 각 국가별 기업들의 EPS는 압도적으로 벌어지게 됩니다. EPS는 기업 펀더멘털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해보면 현재 주식 시장의 움직임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시장의 센티멘트는 펀더멘털보다 더 과격하게 움직입니다. 돈은 겁이 많습니다. 조금만 매력이 떨어지거나, 이런 저런 사항으로 겁을 먹으면 돈은 빠르게 도망갑니다. 돈은 국가와 국가를 넘나듭니다. 더 매력적인 나라, 더 매력적인 기업으로 순식간에 이동합니다.

법인세를 내리고 기업을 하는데 장애가 되는 규제 몇개만 풀어줘도 국내로 들어오는 자본이 늘어날 건 자명한 이치입니다. 자본이 들어오면 국내에서 활동하는 기업도 늘어날테고, 그것은 오히려 법인세수가 늘어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럴때 일수록 더 강력하게 기업 우호적 정책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정책이 바뀐다면 시장 분위기 반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변 주요국의 최근 시장 움직임과 법인세율 변동 추이
- 위에서 부터 대만, 일본, 미국, 한국 -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정책들과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과 투자자들의 센티먼트가 모두 훼손되고 있는 상황
<출처 : Trading Economics, 클릭하면 커집니다>

한 국가의 주식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복잡계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몇가지 이유 한두개로 움직이진 않는 다는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법인세율 변동추이와 지수 차트를 올려두었다고 혼내는 분들도 계실텐데,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는 상징적 의미로써 올려둔 것이니 단순히 참고만 하여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시장 불신의 원흉, 일부 부패한 기업가와 최대주주들의 문제


그리고 정책이 지원은 커녕 기업들을 궁지로 내모는 것 외에 기업들도 문제가 많습니다.

저희는 분명히 '주식을 1주라도 가지고 있으면 그 회사의 주인이다'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한국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회사는 최대주주 일가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오너들이 많습니다.

주식시장은 다른 사람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서 고통분담을 하는 용도로만 사용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나오는 과실은 최대주주일가끼리 나눕니다. 이것은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모럴헤저드입니다. 최대주주 또는 오너 일가가 회사의 이익을 다른 주주와 나누지 않고 빼돌리는 방법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런 것들에 대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또한, 경제 사범은 미국처럼 다시는 사회에 발 붙이지 못할 정도로 엄하게 처벌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경제 사범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합니다. 그들이 사회와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죄를 짓는것에 비해 처벌은 미약하니 당연히 사기를 치거나, 모럴헤저드를 범할 유인이 더 큰 상황입니다.

이번글은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문제점에서 대해서 다루는 글이 아니니 이런 이야기는 대충 이 정도선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이유는 갖다 붙이기 나름, 역발상 투자자와 청개구리들의 기회


요즘 돈은 클릭 한번으로 쉽게 국가를 넘나듭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은 해저를 관통하는 비트의 움직임 만큼이나 빨리 변합니다. 오늘의 루저가 내일의 위너가 되고, 오늘의 위너가 내일의 루저가 된다는 말은 요즘은 그 텀이 더 짧아졌습니다. 몇몇 기업들은 어제까지만 해도 망한다 소리가 나오다가도 주가가 조금만 반등하면 금세 그런 이야기는 사라집니다. 사람들의 인식은 더욱 극단적이고, 단기적으로 변했습니다. 이럴때 일수록 청개구리적인 태도가 투자에는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침체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나 인구 5,000만의 이 나라는 한편으로는 그렇게 만만한 나라도 아닙니다. 1) 몇가지 정책적인 리스크가 걷히고, 2) 과도하게 낮아진 밸류에이션이 주가를 위로 튀어 오르게 할만한 요소로 기대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국가의 뿌리와 틀이 바뀌어야 될만큼 어려운 시기는 맞다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지금은 유명한 몇몇 골수 가치투자자들 마저도 한국 시장은 답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들마저도 힘들다고 한국 시장에서 떠나는 시국이라서 저는 반대로 한국 시장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됩니다. 남들이 좋다고 말하면서 인식이 개선되면 지금처럼 싸게 사기가 힘듭니다. 항상 남들의 인식이 바닥일 때 사야합니다.

- 12월 7일 현재 각 나라의 GDP 대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비중 -
미국 시장은 현재 GDP대비 시장 시가총액의 비중이 역사상 최고 수준인 149%를 찍고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반면에,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든 나라들도 보인다. 무엇이 이런 결과와 차이를 낳았을까?
<출처 : Trading Economics, 클릭하면 커집니다>

마켓타이밍은 누구도 잴 수 없습니다. 얼마간은 지금과 같은 추세가 유지될 수도 있습니다. 오르는 미국 시장이 계속 오르고, 한국 시장은 계속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다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기조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뒤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9년 12월 7일
송종식 드림


2019년 11월 16일 토요일

대한약품, 2019년 3분기 실적 팔로업

최근 주가 조정의 원인 요약

  • 단기 센티멘트의 악화
    • 1분기 실적의 미미한 역성장(yoy)
      • 매출액
        • 1Q18: 395억 -> 1Q19: 390억
        • 성장세가 꺾였냐는 사람들의 우려
          • 2분기 매출이 다시 성장세를 회복
      • 영업이익
        • 성장세가 소폭 꺾이고, 이익률이 소폭 감소
          • 주 52시간제 때문
            • 계약직 직원의 대규모 충원
            • 재고가 늘어난 것도 이것과 연관
          • 2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회복 안정세
            • 1Q18: 88억 -> 1Q19: 84억
  •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센티멘트
    • CJ헬스케어(한국콜마)의 수액 공장 증설
      • 2020년 완공, 2021년 시제품 생산 예정
      • 1,000억 투자, 1만평
      • 5,500만개의 Bag 생산
        • 완공되면 1억개의 수액백 생산
          • 기존 4,500만 Bag + 신규 5,500만 Bag
          • 아직 기초, 영양, 특수 수액 비중은 미지수
        • 2017년 기초수액제 국내 시장 점유율
          • JW생명과학 : 41.8%
          • CJ헬스케어 : 31.9%
          • 대한약품 : 24.8%
  • 관전 포인트
    • 3, 4분기 매출 성장세 유지 가능성 여부 체크(3Q 실적 확인 완료)
    • CJ헬스케어 신공장 증설
      • 신공장에서 기초수액제 생산 비중 확인
      • 증설 이후 기초 수액 시장 점유율 변동 가능성 체크
      • 대한약품 성장세 유지 가능성 여부 체크

3분기 실적 간단한 팔로업


3분기 실적을 간단하게 체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대한약품의 2019년 3분기 요약 손익계산서 <출처 : 대한약품>

먼저, 매출단입니다. 2분기에 이어서 3분기도 매출 성장세를 확인시켜주는 모습입니다.

영업이익단 역시 이익률 20%를 회복하는 모습과 yoy로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1분기의 일시적 역성장과 주 52시간 근무제 여파 등을 잘 이겨내고 있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다만, 3분기 순이익은 조금 감소했습니다. 금융비용이나 동사의 체질적 문제가 아니라 법인세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3분기 법인세는 작년보다 8억 원 정도 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EPS는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모습입니다. 이는 1분기 역성장의 여파 때문입니다. 다만, 2분기와 3분기에 실적이 다시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으므로 내년에는 기저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와, 그런데 56기 재무제표네요. 새삼 동사의 업력 앞에서 숙연해집니다.

고점찍고 9개월의 기간 조정, 추가 1년의 가격 조정


대한약품의 주가가 워낙에 하락한 상태라서 이제는 한번쯤 블로그에 팔로업을 해봐도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주가 하락을 주도한 몇가지 센티가 걷히는 모습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3분기 실적이 발표되었기 오랜만에 대한약품에 대한 팔로업을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대한약품의 최근 2년간 주가 흐름 <출처 : 네이버 증권>

부침없이 성장하던 대한약품은 주가도 꾸준히 올라왔습니다. 2018년 1분기에 피크를 찍은 주가는 2018년 3분기까지 횡보를 거듭하였습니다. 기간 조정을 끝낸 주가는 2018년 4분기 들어서 내려앉기 시작하였습니다. 2019년 초부터 가격 조정을 받고 있는 주가는 글을 쓰는 초겨울 현재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부분의 주주분들이 생각하는 적정주가 밴드 수준까지 주가가 올랐습니다. 그러면 주주들의 눈높이에 맞는 추가적 성장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런데 그 즈음 회사의 성장성이 주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연히 이익실현을 하는 주주들의 물량 공세에 주가는 하락세를 피할 수 없게 된것입니다.

직전의 팔로업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최근들어서 더 가파르게 대한약품의 주가가 내리막을 타게 된 것은 표면적으로는 1) 분기 매출 상승세의 둔화, 2) 영업이익률의 감소에 있었습니다. 약간만 더 깊게 들어가면 1) 한국콜마의 증설에 대한 우려, 2) 주 52시간제로 인한 계약직 사원의 증가, 3) 그로 인한 인건비 증가와 이익률 감소, 그리고 재고 증가등의 부담 등을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충분한 시간이 흐른 지금은 대한약품의 그런 개별적 요인을 떠나서, 일부 바이오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약주의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태입니다. 제약주 섹터 자체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 3분기 매출 성장세 회복 확인


대한약품의 최근 30개분기 실적 추이
1분기 매출 부침 이후 다시 매출 성장세가 회복된 모습
 <출처 : 대한약품, 송종식>

올해 1분기 매출액이 yoy나 qoq로 다소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이익률이 극히 미미하게 감소하였습니다. 주가는 즉시 반응하였습니다. 실적이 발표되자마자 급락을 시작한 주가는 글을 쓰는 현재까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동사의 꾸준한 성장성에 의문을 구하는 주주분들도 계시겠지만 제약주 섹터 자체의 약세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위의 그림에서 보시다시피 올해 2분기와 3분기에는 다시 매출이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주 미미한 부침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성장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장의 센티멘트가 일단 약간이라도 개선되려면 3, 4분기 매출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일단 2분기와 3분기에는 매출 성장세가 회복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4분기에도 매출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고 유지된다면, 느리지만 꾸준한 동사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다시 의심의 여지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급적인 부분에서는 건설, 지주, 금융사들과 함께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제약주의 투심이 개선돼야 제약주들의 주가도 어느 정도는 돌아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수급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어서 이 부분은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 여파에서 벗어나다


계약직 직원의 급증, 재고자산의 증가 등 동사는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직원수 변동 추이 <출처 : 대한약품, 송종식>

이번 분기보고서를 읽어보니 주 52시간 근무제의 여파는 완전히 벗어났거나 확실하게 적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단, 계약직 직원의 숫자가 더 이상은 증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체 직원 증가 속도도 과거처럼 다시 안정을 찾은 모습입니다.

재고자산도 200억 수준에서 더 늘지 않고 있고, 영업이익률도 20%대를 다시 회복한 모습이 확인되었습니다. 물론 매출 원가가 조금 상승하였고 감가상각비 조정이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콜마 증설 관련 우려에 대해


예전에 관련해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나 올린적도 있습니다.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인수했고, 콜마는 1,000억 원을 투자해서 수액 공장을 짓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CJ헬스케어는 1만평 정도 되는 공장을 증설중입니다. 공장이 완공되면 한국콜마(CJ헬스케어)는 연간 1억개의 수액백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게 됩니다. 기존 4,500만 Bag에 추가로 5,500만개의 Bag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현재 기초수액시장은 JW생명과학이 41.8% 정도, CJ헬스케어가 31.9% 정도, 그리고 끝으로 대한약품이 24.8%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CJ헬스케어가 기초수액 생산량을 늘린다면 JW생명과학의 점유율이 조금 줄어서 CJ헬스케어와 비슷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한약품의 점유율은 20% 초반대나 10% 후반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CJ헬스케어에서 증설한 공장에서 기초 수액을 얼마나 생산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기초수액보다 영양수액이나 특수수액의 수익성이 더 좋습니다. 그래서 현재도 치열한 영양 수액 시장에서 조금 더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콜마의 관계자는 CJ헬스케어의 증설이 기존 시장의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보다는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공헌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두고봐야 하겠지만 타당한 부분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굳이 막대한 자본을 들여서 치킨 게임을 할 필요가 없는데다, 전방의 수요 자체도 꾸준히 증가중이라서 일시적으로 과잉 공급이 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괜찮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초수액제의 경우에는 현재도 병원에 쌓아 둔 재고가 얼마 없는데다 필요하면 바로바로 기초수액 3사에서 공급을 해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대한약품의 공장 가동률은 100%에 육박합니다.

일전에 썼던 글의 제목에서는 '치킨게임'이라는 과격한 단어를 사용했습니다만, 사실 수액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일개 개인투자자인 제 입장에서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대한약품 측에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이고요. 주총에서도 그렇게 말이 나왔다고 하고, 실제로 이승영 부회장님도 꾸준히 회사의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것을 보면 콜마의 증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회사는 꾸준히 성장하리라 보고 현재 주가는 저평가 구간이라고 믿고 계시니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콜마가 증설한 신공장에서 전량 기초수액을 생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초수액제만 생산하는데다 기초수액 3사 중 가장 적은 점유율을 갖고 있는 동사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점유율은 더 쪼그라들테구요. 그런데,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렇게 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물론 꾸준히 주시는 해야합니다.

투자포인트 및 리스크


  • 거시적 투자 아이디어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
    • 고령환자 증가, 입원일수 증가, 요양병원 환자 수 증가 트렌드는 유지 중
  • 작년 4분기 이후 대규모 CAPEX 투입은 종료된 상황
    • 그러나, 분기당 40억 정도의 꾸준한 CAPEX는 발생
    • 손익단에 비해서 FCF는 다소 불안한 부분이 혼재함
  • 3, 4분기 매출 성장세 회복 확인
    • 3분기 매출 성장세는 확인됨
    • 4분기 까지 매출 성장세 확인된다면 약간의 부정적 센티멘트는 개선 가능
  • 2021년 CJ헬스케어(한국콜마)의 증설 이후
    • 치킨게임 비슷한 양상이 시작된다면 동사에게 부정적일수도
      • 기초수액은 상한금액의 91% 미만으로 판매는 불가하므로 가격 경쟁은 치열하지 않을 듯
      • 병원 입장에서는 가격이 기초수액제를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
      • 기초수액제 품질과 가격은 거기서 거기이며 생산설비와 영업의 싸움인데, 동사의 장점은 오랜 업력
    • 의외로 CJ헬케 증설이 미치는 영향이 별로 없다면, 시장의 우려는 대폭 걷힐 것으로 생각됨
      • CJ가 신규  증설된 공장에서 capa의 100%를 기초 수액 생산 용도로 활용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음
      • 콜마(CJ헬케)측에서는 기초, 영양, 특수 수액을 골고루 생산한다 하였고 기존 시장 제 살 깎기식 경쟁보다는 수액 시장 규모 확대에 방점을 두는 전략을 사용한다 하였으니, 시장이 우려하는 것보다 동사에 미치는 영향은 의외로 없거나 적을수도 있음
      • 덕분에 기초 수액 시장에 콜마 이외에 신규 자본이 시장 진입할 가능성은 줄어들었음
  •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영익단의 사소한 부담은 더 이상 가중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
  • 퇴방약 원가보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

밸류에이션


늘 그렇듯이 별다른 변화는 없습니다. 느리지만 꾸준히 걸어가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밸류에이션도 간단하게만 점검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대한약품 약식 밸류에이션 <자료 : 대한약품, 송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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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 3 분기에 매출 성장세는 다시 회복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1분기에 역성장을 해서 연간 실적은 다소 부진합니다. 별 다른 일이 없다면 내년에는 원래대로 성장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아주 약간의 기저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익 성장은 주춤하지만 여전히 높은 ROE를 내고 있습니다. 주당 300원 이상의 배당도 주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배당성향을 6.5~7% 정도의 기조는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적정주가는 위의 엑셀에서는 49,000원이라고 썼습니다만, 대략 45,000~55,000원 정도가 동사의 적정주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는 회사에 별다른 일이 없다고 가정한 경우입니다.

동사는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는 아닙니다. 그래서 빠른 성장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기업은 아닙니다. 그저 꾸준히 따박따박 성장하는 회사입니다. 이상으로 대한약품의 팔로업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11월 16일
송종식 드림


대한약품 기존 분석글 목록


알림 : 저는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9년 11월 11일 월요일

재테크 유튜버를 바라보는 시선들에 대해

재테크 유튜버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유튜브 하는 사람을 뭔가 '다르게' 정의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예를들면, 재테크 유튜브만 봐도 그렇습니다. '유튜브에서 재테크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전부 사기꾼이다', '유튜브에서 주식 이야기 하는 사람은 거른다'와 같은 인식이 팽배한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경계심을 갖고 있는 것을 일정 부분 이해는 합니다. 우리나라가 워낙 사기 범죄율이 높은 나라인데다, 조금만 정신을 놓으면 주머니를 탈탈 털리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투자 관련 유튜브를 많이 돌아다닙니다. 정말 사람들 말마따나 문제점이 많이 보이기는 합니다. 1) 사기꾼이 아니면서, 2) 남들에게 투자 이야기를 해도 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3) 다른 음흉한 이유없이 정말로 좋아서 투자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보입니다.

적지 않은 채널이 1) 투자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면서 운영하는 채널이거나, 2) 남들의 글과 영상을 짜깁기 해서 자기 생각인 것 처럼 말하거나, 3) 자극적이고 위험한 언행으로 사람들을 유혹하거나, 4) 유료로 회원을 모집하거나, 투자로 돈을 벌지 못하니 손쉽게 다른 돈벌이를 만들기 위해서 운영되는 채널들로 보입니다.

정말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출중한 채널들도 많지만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운영하거나, 있지도 않은 실력으로 목에 힘만 잔뜩 들어가서 차트를 펼쳐놓고 선 그어가며 종목 리딩을 하는 채널들도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가치투자'를 팔아먹는 사기꾼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런 채널들을 보니 사람들의 우려도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유튜브는 퍼블릭 플랫폼


"한국인은 모두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남자는 모두 박력있다." 이는 명백한 일반화의 오류를 갖고 있는 문장들입니다.

한국인이지만 매운 음식을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남자라고 모두 박력있지는 않습니다. 한국인들 중에는 착한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습니다. 범죄자도 있고 법 없이도 살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한국인을 사기꾼이라고 말한다면 그것 또한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5,000만 명 모두는 각자의 색이 있습니다.

"투자 유튜버는 모두 사기꾼이다. 믿고 거른다." 이와 같은 논리도 비슷한 오류를 갖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이제 한정된 소수들만의 플랫폼이 아닙니다. 전국민이 애용하는 범용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다루기 어려워 하시는 50세 이상 인구에서도 유튜브 이용자는 1천만 명을 돌파한지 오래입니다.

특별히 "유튜브를 하는 사람은 어떠어떠하다"라고 말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거의 누구나 자신의 블로그와 SNS 계정, 그리고 카카오톡의 계정을 갖고 있듯이 이제 누구나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특정하기 힘든 거대한 플랫폼, 그리고 그 플랫폼의 이용자들을 특정한 하나의 키워드로 규정짓기엔 무리가 따릅니다. 그렇게 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무지일 수도 있고, 오만일 수도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투자 분야의 많은 구루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브이아이피자산운용의 최준철 대표님과 같은 투자 구루들께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테크 유튜브는 무조건 거른다."와 같은 마인드를 갖고 있다면 또 하나의 훌륭한 배움의 창구를 스스로 잃게 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컨텐츠 선별 안목을 기르는 건 시청자들의 몫


이제 막 투자를 배우는 분들은 좋은 컨텐츠와 나쁜 컨텐츠, 도움되는 컨텐츠와 아닌 컨텐츠의 구분이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어떤 책을 봐야 할지, 무엇부터 공부해야 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의문 투성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정 정도 이상의 경험과 실력이 있으면 상관없습니다. 그렇다면 스스로 좋은 컨텐츠를 선별할 능력도 생긴다고 봅니다. 워런버핏도 하워드막스 등 다른 투자자의 의견에 늘 귀를 기울입니다. 투자를 하면서 타인의 이야기를 아예 무시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야기는 귀 기울여서 듣고, 어떤 이야기는 걸러야 하는지.. 이건 순전히 경험의 양과 공부의 양에 일정 정도 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무리 경험을 쌓고 공부를 해도 안되는 분들도 종종 봤습니다. 투자 경력이 20년이 넘으시는데도 여전히 초보딱지도 못 떼신 분들도 보았습니다. 어떤 철학의 토대를 갖고, 어떤 방향성을 향해서 공부를 해야하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만, 유튜브든, 사람이든, 투자명인이든, 책이든, 기사든, 로우데이터든 좋고 나쁨, 도움이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거를 수 있는 판단력과 눈은 결국은 일정 정도 투자판에서 짬밥을 채워야 생긴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아주 초보 투자자라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먼저 듣는 것은 위험합니다. 1) 소액이라도 시장에서 깨지고 벌어가면서 실전 경험을 쌓고, 동시에 2) 투자 고전서로 인정받는 오래되고 좋은 책들을 읽으며 투자 마인드와 이론적 토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가치투자 대가들이 남긴 고전서를 많이 탐독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시대가 지나도 변치 않는 철학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을 꾸준히 단단하게 해 나가다 보면 어느 정도는 진짜와 사짜를 거를 수 있는 안목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기꾼들은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다


사실 플랫폼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입니다. 유튜브도 플랫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도 플랫폼입니다. 플랫폼은 잘못이 없습니다. 그 안에는 선량한 사람도 있고 범죄자도 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 자체가 문제이지 선량한 사람들까지 싸잡아서 명예를 훼손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사기꾼들은 플랫폼을 가리지 않습니다. 언론사를 끼고 있는 유명 경제방송에서도 많이 보이고,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운영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보이고 또, 유튜브나 아프리카TV에서도 보입니다.

특히, 유튜브는 아직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보니 자극적이고 거친 문구로 초보자들을 현혹 시키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는 합니다. 이런 사기꾼들에게 걸려들지 않는 방법은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스스로 공부하여 안목을 키우고, 그런 질 낮은 사람들에게 걸려들지 않는 방법 뿐입니다.

그리고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해결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아마 이 판에서 호구는 영원히 생성될 것이고 호구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사람들도 끝없이 생성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아예 박멸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들 스스로 공부하고 똑똑해지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모든 의사결정과 그 결과에 따르는 인생의 등락은, 내 스스로의 안목대로 가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첨언) 나대는 것의 힘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서는 걸 굉장히 부담스러워합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잘 나서면 남들보다 빨리 성공할 방법이 많이 생기기도 합니다.

애초에 물려받을 집안 자산이 많은 분들은 예외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남들앞에 많이 나설수록, 소위 많이 나댈수록 더 빨리 성공가도를 탈 방법도 많아집니다.

유튜브가 전국민적인(세계적인) 플랫폼이 되면서 이런 현상은 더 심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딴따라도 아니고 쪽팔리게 유튜브는 무슨 유튜브야?" 하던 전문직 종사자들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내걸고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남들이 긴가민가 할 때 시작하신 분들은 적게는 1만에서 많게는 10만이 넘는 구독자와 팬덤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자신들이 하고 있는 본업에 큰 보탬이 됩니다. 변호사라면 의뢰건수가 늘어날 것이고, 의사라면 병원 홍보에 큰 도움이 될것입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생기는 기회들도 한두개가 아닙니다.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드는 사람은 한명이지만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은 수천 ~ 수만 명입니다.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은 스스로 만든 무대위에 올라가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합니다. 스스로 나대면서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다 보면, 누군가의 눈에 띄어 인생을 바꿔 줄 많은 기회를 만나게 됩니다.

부끄럽다고 숨지 말고 열심히 나대는 것도 끼가 많은 분들이 끼를 표출할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훌륭한 투자 채널을 운영하고 계시는 알머리 제이슨님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아래와 같은 의견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출처 : 알머리 제이슨님의 블로그 '북회귀선'>

"방구석에 앉아 남 험담이나 하는 인간에게 행운이 먼저 다가오지 않는다." 명언입니다. 적극 공감합니다.

만약, 자신이 누군가를 험담하고 다니고 그 사람이 잘 되는 것이 불편하다면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안에도 성공 욕구가 꿈틀대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나도 저 사람처럼 할 수 있는데, 할 수 있는데.. 할 수 있는데..... 용기는 안나고 험담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일을 잘 하고 있는 타인을 험담하거나 배 아파하는데 에너지를 쓰기 보다는, '나도 직접' 그 일을 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건전한 지식을 전파하는 가치투자자들의 유튜브 채널이 더 많이 늘어나길 기원합니다.

2019년 11월 11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