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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8일 금요일

시장이 폭락해도 고통, 상승해도 고통이라는 이야기들에 대해..

날고 기어 봤자 다 똑같은 개인투자자 입장입니다. 시장에 고수가 어딨고, 하수가 어딨나 싶습니다. 그래서 저도 감히 다른 분들께 잔소리 할 자격도 없고, 그럴 입장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콘텐츠는 제 스스로에게 리마인드 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구독자 분들 중에서 포모 때문에 마음이 어렵다는 분들이 좀 계셨습니다. 특히, 투자관이 이미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고 생각되는 형님들 중에서도 '요즘 뭔가 마음이 불편했는데, 그게 나는 현금화를 많이 해두었는데 시장은 끝없이 올라서 그런 것 같다'는 말씀도 솔직하게 해주셨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꼭 우리 구독자형 누구를 특정하는 이야기도 아니고 제가 저에게 리마인드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앞으로 죽을 때 까지 수십년간 투자를 해야 할텐데, 어떻게 해야 더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롱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입니다. 과거부터 늘상 하던 이야기라 새로울 건 별로 없을 거지만 이런 이야기는 시기에 따라서 주기적으로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듯 합니다.

현금이 많아서 포모가 오고, 화가 나고, 마음속에 우울함이 가득한 분들께....

사실 이 콘텐츠는 지난 26년 3월 2일 연휴 때, 제 유튜브 라이브에서 먼저 진행했던 내용입니다. 해당 내용을 텍스트로 전하려고 옮기던 주중에 시장 폭락이 있었습니다. 너무 공교롭기는 했지만 라이브야 시장 폭락전에 했어서 문제가 안되지만 이런 이야기를 시장이 폭락하고 나서 쓰는 게 가뜩이나 마음이 어려운 분들이 계실 공간에 쓰는 게 맞나 싶어서. 일단 글 업로드를 미뤘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에도 또 시장이 폭락했습니다. 시장이 그동안 미쳤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올라왔습니다. 시장이 폭락하든 급등하든 한쪽으로 실컷 움직인 뒤에 반대방향으로 급격하게 움직인다면, 한동안은 급등락이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시장 급락 후 사흘이 지났으니 이제 슬슬 글을 올려 봐도 되겠다 싶어서 글을 올려 봅니다.


사실 주식투자를 보면 아쉬울 때야 항상 있겠습니다만은, 그런 것으로 안타까워 하자면 제가 제일 마음 아프고 속쓰리고 어려워해야 하는 사람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챗GPT가 출시되자마자 챗GPT에 대한 영상을 유튜브 라이브로 만들어서 올렸습니다. 그리고 얼마후에 그 영상을 잘라서 공개 영상으로 올렸습니다. 제가 챗GPT의 기본적인 원리와 이것이 미칠 파급력을 설명하는 영상을 만들어 올릴 때, 주변 투자자들은 '챗GPT가 뭐야', '(코 파면서)그게 뭔데?'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라이브에서 분명히 말했습니다 '앞으로 막대한 학습을 해야하고 엔비디아의 H100이 엄청나게 더 필요하다'고요. 그때 엔비디아에 단독 1억만 넣었어도 아주 엄청난 결과를 냈을텐데, 저는 그걸 말하고 파급력은 머리로 알면서도 가슴이 원치 않아서 엔비디아를 못 샀습니다. 이런 바보가 또 있습니까? 테크긱이면서 보수적 가치투자자인 부분이 이럴 때 충돌이 많이 생깁니다. 그렇게 저는 엔비디아라는 일생일대의 어마어마한 사이클을 놓치고 맙니다.

그리고 또 하나 빅사이클을 놓쳤는데, 그게 반도체입니다. 생전 반도체 주식은 잘 거들떠도 안 보지만 작년 6월에는 뭐에 홀린 듯 AI AGENT를 공부했고 벡터DB와 SSD라는 아이디어까지 연결을 했습니다. 실제 키옥시아 투자까지 이어졌지만 빅사이클인 걸 알면서도 겁이나서 일찍 내려버렸습니다. 이렇게 저는 AI열풍으로 인한 SSD 텐베거라는 빅사이클 하나를 또 놓치고 맙니다. 아까 말씀드렸지만 투자를 제외한 일상은 테크긱이면서도 투자에서만큼은 고루할 정도로 할아버지 스타일이다 보니 이런 일이 빈번합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그것들을 놓쳐서 아깝지 않냐고 물으시면 저도 인간인데 아까운 마음이야 왜 없겠습니까, 물론 아깝습니다. 그러나, 고통스럽냐 물으시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차피 투자를 하루 이틀할 것도 아니고 평생 해야하는 일입니다.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꾸준히 따박따박 무미건조하고 재미없게 오래오래 할 생각입니다. 최근 AI열풍으로 이런 몇번의 좋은 기회와 이벤트가 있었지만 이걸 다 놓친 건 그냥 저의 투자성향과 기질 문제이지, 놓쳐서 고통스럽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반도체도 없고, 현금 비중도 높여놔서 상승장에 포모를 느끼시는 분들은 일단 저를 보고 힘을 내시길 바랍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고요. 다음 이야기로 계속 넘어가 보겠습니다.

얼마전에 이부진 사장님의 아드님이 서울대에 입학했다고 해서 온 나라가 축하를 해주던 분위기가 생각납니다. 최근에 평택 공장에서는 팹 건설을 위해 전국에서 6만 여명의 노동자가 몰려 들었다고 합니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이재용 회장님의 재산이 40조를 넘었고, 이제 배당도 몇 천억 단위를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돕니다.

이런 이야기에 포모를 느끼시나요? 더러 느끼는 분이 계실수도 있겠습니다만은 대부분 포모를 느끼시지 않을 것입니다. 나와 다른 세상 사람 이야기 정도로 치부하고 말 것입니다. 우리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것이기 때문에 고3이나 대학 새내기때 서울대 들어간 친구에게 포모 느끼셨나요. '조금만 더 잘 했으면 서울대 경영학과 정도는 갔을건데'하시는 분 많이 계신거요? 더러 계시겠지만 대부분은 아닐 것입니다. 재벌 아들에게 포모느끼시는 분도 안 계실거구요. 일론머스크의 성공이나 정주영 회장님의 성공에 포모 느끼시는 분들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유독자산 시장에서는 포모를 쉽게 느낍니다. 부동산, 주식이 오른다고 하면 참다참다 거의 끝물에서 빚을 왕창 내서 들어오는 사람들도 반복적으로 봅니다. 왜 이렇게 자산투자에 대해서는 쉽게 생각하고 덤비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그것이 접근성이 쉽고, 허들이 낮고, 누구나 클릭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자산운용 역시 위 슬라이드 3개를 나란히 놓아도 될 정도의 난이도를 가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을 덤덤히 대하냐, 오버하며 열정적으로 어렵게 대하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자산운용도 아주 고도화 된 전문 영역인데 사람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왜 쉽게 생각하고, 쉽게 덤비고, 포모를 느낄까요?

사기 화식열전의 이야기는 시장에서도 종종 돕니다.

사람들은 자신보다 10배 잘나면 시기질투하여 헐뜯어 끌어 내리려고 합니다. 100배 잘 나면 그를 두려워 하고 10,000배 잘나면 그의 노예가 됩니다.

인플루언서나, 자산 시장에서 성공한 사람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마음이 딱 저 10배 잘난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뭔가 허들도 낮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같으니 괜히 얕잡아 보고 낮춰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스킨인더게임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세상에 호락호락한 일도 없고 요행으로 앞서가는 길도 없습니다. 투자를 마음 편하게 하려면 한 없이 그렇게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탐욕이 가득한 마음으로 어렵게 가고자 한다면 한 없이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지식과 기교는 누구나 공부하면 다 상향 평준화가 됩니다. 넘을 수 없는 한 끗은 마음을 다스리는데서 갈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마천의 사기를 읽은 기억이 오래되어 가물가물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떠오릅니다.

"귀한 것은 곧 천해지고, 천한 것은 곧 귀해진다."
"시장에 물건이 넘쳐 흐르면 그것을 사들이고, 시장에 물건이 부족하면 내다 팔아 물가를 안정 시켜라."

가치투자자들 중에서도 순환론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일맥상통합니다. 수천년간 기술과 문명은 발전했지만 사람의 마음은 크게 발전한 게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고전에 답이 있고, 인간들 행태에 답이 다 있습니다.


지나 온 차트를 보면 다 쉬워 보입니다. 한참 오른 차트를 보고 사람들은 으레 생각합니다.

"아 저기서 샀어야 되는데."
"아 저기서 내가 이 종목 생각했었는데.."

그런 심리도 포모 심리를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참 오른 종목을 보고) "나도 저거 저 가격에서 봤었는데, 생각했었는데.. 하는 건 의미가 없고 "왕창 샀어야"됩니다. 그거 아니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심각한 인지편향도 있습니다. 소위 "우리가 봤던" 종목들을 솔직하게 나열해보면 그때보다 떨어진 기업들도 한둘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유독 당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의 차트만 보고 "그때 봤었는데.." 하면서 아쉬워합니다. 투자할 때 하등 도움 안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자산시장에서 유독 포모를 쉽게 느끼는 이유?


- 뭔가 쉬워 보이고, 내 또래들도 잘 되는 사람이 있다고 하니까 우스워보임 
- 공부, 사업, 전문직군의 일은 전문성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투자는 매수/매도 버튼만 누르면 되니 전문분야로 생각안 함 
-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끊임없이 잘 된다는 이야기가 들려옴, 주도주, 주도섹터는 끝없이 새롭게 튀어나옴 
- 나와 상관없는 인생, 나와 상관관계가 전혀 없는 것들을 보고 내 정신과 삶을 피폐하게 만들지 말자

트레이딩, 인베스팅 할 때 곱씹어 볼 이야기


- ‘손실은 짧게 끊어내고, 수익은 길게 가져가라’, '하방은 단단하게 상방은 크게' 이런 말들은 당연하고 오래된 격언이다. 한편으로는 강세장과 함께 더욱 유행이 되었다, 말은 뭐든 쉽다. 그리고 아래의 말들과 비슷하다.

예: ‘맥주는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마시면 시원합니다’ 같은 당연한 이야기다. 여기에 어떤 인사이트가 있나?

- 시장에는 수 많은 주도 종목과 주도 섹터가 나온다, 그걸 매번 딱딱 짚어서 다 발라 먹을 수 있는가? 
- 어떤 자산의 꼭지에서 기막히게 전량매도를 하고, 최저점에서 기막히게 전량매수를 하는 것이 가능한가? 
- 그런 것들이 가능하다면 당신은? 우리는? 나는? 왜 아직 Forbes 부호랭킹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는가? 
- 그게 가능했다면 젠슨황 치맥회동엔 이재용이 아니라 여러분이나 내가 초대를 받았겠지. 복리의 힘은 위대하고 우리를 흥분되게 하지만 사실은 많은 시간과 인내가 들어가는 것이고, 대부분은 우리 이상에 도달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삶의 지장 없을 정도만 도달하고 삶에 더 집중하고 행복하게 살아도 충분하다. 
- 이미 한참 오른 차트를 보면서 ‘좋네’라고 뒷북치는 것은 지양하자. 지나고나서 결과론적으론 다 좋아 보인다. 
- 지금 용감하게 사서, 3년 후를 기약할 수 있는가? (자신있다면 지금 삼전, 하이닉스 풀매수하여 3년 후를 기약하면 되고, 자신 없다면 안 쳐다보고 신경을 안 쓰면 된다.)

우리를 지켜주는 것들


- 남들을 왜 이겨야 하는가? -> 이길 필요도 없고 의식하거나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원주에 사는 김씨형이 거제에 사는 얼굴모를 박씨형하고 겨뤄 이겨서 뭐할까요. 
- 시장 벤치마크 생각을 왜 하는가 -> 우리가 기관도 아닌데요. 그저 따박따박 꾸준히 성장하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면 됩니다. 삶의 평온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을 왜 의식하는가 -> 이부진 아들내미가 서울대에 들어갔든 말든 우리하고 상관없듯이 시장에 수 없이 등장하는 주도주도 우리와 상관없고, 그걸로 단기간에 돈 벌었다는 사람들도 우리와 상관없습니다. 예쁜 연예인들이 내 여자가 아니듯이 내꺼 아닌거에 에너지 쓰지말고 내꺼에 집중합시다. 
-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다는 구루들도 장기 성과는 대부분 연평균 13~20%선 사이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사는 평범한 개인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연평균 수익률 100%, 200%를 꿈꿉니다. 허황된 꿈입니다. 간혹 초단기간에 폭발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사람이 있더라도 1) 확률상 나올 수 있는 어떤 우연이거나, 2) 그 사람은 나하고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니 의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속 편합니다. 과거 내 인생을 돌아 봤을 때, 재벌집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세계 최고 미녀를 만나 결혼한 것도 아니며, 어느 날 갑자기 온 세상 복이 다 쏟아져 들어오는 삶을 산 것도 아닌데 유독 주식투자를 할 때만 내가 우리나라 2,000만 투자자를 다 이기고 유일하게 복받을거라고 착각하고 욕심 부리면 사고는 시작됩니다. 
- 밸류에이션, 안전마진, 상식, 분할매수와 분할매도, 특정 자산에 과도한 비중 싣지 않기… 이런 마인드와 테크니컬한 겸손이 우리를 장기간 지켜줄 것입니다.

근 몇년 간의 강세장에 현금비중이 높아서 고통이라면,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사람 중 한명은 워런버핏 할배가 아닐까요?

버핏은 최근 보고서에서도 밝혔듯 전체 자산에서 현금비중을 꾸준히 높이고 있습니다. 이걸 언제부터 높였나 보니까, 대략 2023년부터 현금을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다시피 그 시기에 시장은 정말 많이 올랐어요.

제가 버핏의 추종자이다보니 버핏의 행태를 많이 모방했고, 덕분에 제 삶과 투자에 많은 도움을 받아서 버핏 이야기를 안하고 지나칠 수 없는데요.

버핏은 원칙대로합니다. 살만한 기업이 없는데 대중들이 너무 열광하면 현금을 늘리면서 조심하고, 시장이 무너졌거나 대중들이 고통에 빠져 있거나 기계적으로 배당수익률이 잘 나오면서도 capex가 덜 들어가고 bm이 고급진 회사에 기계적으로 매수합니다. 근 몇년간은 버핏이 현금을 늘릴 시기가 맞았고, 다음 시장 붕괴 때 현금을 좀 쓰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투자는 이처럼 자신이 만들어 둔 간단한 원칙위에 기계적으로 하는 사람이 꾸준히 롱런하는 듯 합니다.

첨언으로 버핏은 시세등락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현금흐름 창출에 중점을 두는 투자자입니다. 현금흐름이 그의 투자 인생을 관통하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그가 통으로 가진 기업에서는 영업과 배당을 통해서 현금이 끝없이 들어옵니다. 그러니 주식 매수를 조금만 멈춰도 현금이 쌓입니다. 게다가 최근같이 시장이 많이 올라왔을 때는 고평가 되었거나 비중이 너무 높아진 주식을 조금만 줄여도 거기서 또 매도대금이 들어옵니다. 그런식으로 시장이 과열되면 현금을 늘리고, 시장이 약하면 주식을 늘리는 것을 반복해왔고 현금흐름이 꾸준히 커지는 기업은 장기투자하는 식으로 버텨 온 할아버지입니다.

프로게이머들의 손놀림은 따라하기 어렵지만 버핏 할아버지의 원칙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습니다. 기질이 문제라하면 또 할말은 없지만요.

아마 현금 비중이 역대급으로 높아진 버핏 할아버지는 최근 몇년간 시장이 폭등했다고 해서 별다른 마음의 동요는 없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케어 관련해서는 과거에 제 유튜브 채널에 올려 둔 영상이 많습니다. 마음 케어가 필요하신 분들은 한번씩 들러서 보셔도 좋으실 듯 합니다. 요즘 같은 장세에는 개인적으로 위의 썸네일 중에, '지금 힘드신가요?', '까치밥이론' 정도 보시면 좋으실 듯 합니다.

그리고 썸네일 고르다보니 약 3년 전에 국장은 폭망이라고 조롱하던 분위기였네요. 국장은 저때가 진입할 때 였고 저때 사신 분들이 지금 돈 많이 벌고 계시겠습니다.

시장 변동성이 큽니다. 폭등장이든 폭락장이든 변동성이 클 때는 크게, 길게 보고 잡거나 청산하는 포지션 아니면 쉽게 매수매도에 가담을 안하시는 게 좋습니다. 밖에 날씨가 좋으니 잠시 시장을 잊고 산책을 즐기셔도 좋으실 듯 합니다.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항상 화이팅입니다.

2026년 3월 2일 유튜브에서 방송했던 내용을,
2026년 3월 5일 텔레그램에 텍스트로 썼다가,
그 내용을 2026년 8월 28일에 가감없이 가져와서 옮김

송종식 드림


2026년 3월 14일 토요일

미국회사 온라인 의결권 행사

증권사 HTS로, MTS로 그리고 이메일로 알림이 부지런히 옵니다.

제가 갖고 있는 기업에 대해 애널리스트가 의견을 바꾼 경우, 가지고 있는 기업이 배당을 준 경우 등 통상적으로 필요한 경우의 알림들이 부지런히 옵니다.

이런 알림들 중에서는 우리나라에도 보편적으로 꼭 도입되었으면 하는 알림이 있습니다.
자료 : 송종식

MTS, HTS, 이메일로 주총 알림이 계속옵니다. UI/UX가 안 볼 수 없게 설계 되어 있습니다. 위의 알림은 제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패스널의 주총 관련 메일입니다. 그리고 중간에 지금 의결권을 행사하라는 투표버튼이 딱 보입니다.

자료 : 송종식

연차보고서와 주주레터 등을 읽어볼 수 있도록 링크가 제공됩니다. 패스널은 주주친화적인 회사입니다. 전성기 시절 버크셔 해서웨이만큼 언어유희가 넘치지는 않지만 나름 읽어볼만합니다.

자료 : 송종식

각 안건에 대해서 투표를 하면 됩니다. 이사 선임의 건, PwC 감사인 선임의 건, 직원 RSU 플랜, EEO-1 이슈 등이 올라와 있습니다.

자료 : 송종식

투표를 마쳤습니다.

화면 : 송종식

의결권 행사가 간단하게 끝납니다. 미국 회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한국 가정집 방구석 안에서 편리하게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주총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반강제적으로 투표에 참여토록 하는 문화는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예탁결제원이 2010년에 전자투표를 도입했고, 이후 2015년에 연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서비스 K-Vote, 그리고 삼성증권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주총장 서비스도 있습니다.

다만, 미국의 증권사들처럼 접근성을 높이고 있는 증권사들은 아직 소수에 그치는 듯 합니다. 거의 반강제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도록 MTS, HTS 로그인 시 공지를 띄워 투표를 유도하는 방식(재차 로그인도 필요없이)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시장환경도 빠르게 선진화 되고 있어서 이런 소소한 부분은 더 나아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기업은 그렇다 치고 해외기업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우리나라 증권사를 통해서 미국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이들이 투자중인 미국 회사에 대해서 의결권을 잘 행사하고 있는지도 문득 궁금해 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할 때 보다 의결권 행사 장벽이 더 높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2026년 3월 14일
송종식 드림


* 해당 연도 매월 말일 중 어느 하루라도 해외의 금융 계좌 잔액 합계가 5억 원을 초과한 경우에는, 매해 6월에 계좌 보유 사실을 우리나라 국세청에 신고해야 합니다. 한국법에 따른 양도세, 배당소득세 발생 시 이를 제대로 신고해야 합니다.



2025년 6월 27일 금요일

각자의 색을 가지고 뚜벅뚜벅 나아가자 (feat. 뚜벅이투자, 디피)

뚜벅이투자


얼마전 투자 모임에서 재미있는 투자자분을 알게 되었습니다(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닙니다).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최근에 투자 뿐 아니라 사업을 하시는 분들을 만날 기회도 많습니다. 온라인이나 세상에 일절 알려져 있지 않지만, 겸손하시면서도 날고 기는 부자들과 고수분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투자쪽도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오늘 알게 된 분은 원래 여기저기 노출되는 분은 아니었던 듯 합니다. 하지만 이제 하시는 사업규모가 커진 듯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사업내용을 공시하고 있습니다. 공시 사항들은 제 블로그에서 소개를 드려도 큰 문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투자자 이야기는 다루기도 조심스럽고, 저도 원래 다른 투자자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시는 분도 있다'는 스터디 차원에서 남기는 글이니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자료 : 유한회사 뚜벅이투자

주식투자를 업으로 하는 1인 법인으로 보입니다. 투자자문사나 운용사가 아닙니다. 그냥 강 선생님 자기 돈 굴리는 법인입니다. 법인형태는 유한회사입니다. 지분은 강영만 선생님이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제출한 감사보고서가 제16기입니다. 법인을 낸 게 벌써 16년차나 되셨네요. 그러면 개인투자를 시작하신 건 그보다 훨씬 더 오래전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자료 : 유한회사 뚜벅이투자

작년 매출은 137억 원, 영업이익은 103억 원입니다.

자료 : 유한회사 뚜벅이투자

작년 매출 구성을 보면 주식을 매도해서 확정지은 수익금이 24억 원입니다. 그리고 아직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의 평가이익이 YoY로 68억 원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연간 배당금수익이 무려 45억 원입니다. 배당수익이 어마어마합니다. 아마도 배당투자를 하시는 분으로 추정합니다. 정말 그런지는 뒤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자료 : 유한회사 뚜벅이투자

자본금이 9억 9000만 원입니다. 현재 운용하는 자산은 무려 781억 원입니다. 이 중에서 403억 원이 자본총계이고, 378억 원이 부채총계입니다. 이 법인을 통해서 주식투자로 번 돈은 매매차익과 배당을 모두 합해서 393억 원 정도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채비율이 대략 100%쯤 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이자는 아마도 배당으로 감당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 부분도 뒤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자료 : 유한회사 뚜벅이투자

차입금 규모를 보니 344억 원입니다.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 300억 원은 이자율이 5.04%이니 연간 이자는 15억 1200만 원입니다. 그리고 NH투자증권에서 빌린 44억원에 대한 연 이자는 2억 5800만 원입니다. 합해서 연 이자가 17억 7000만 원이 나가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 보았듯이 작년 배당수익은 45억 원입니다. 여기서 이자 17.7억 원을 빼면 회사의 이익이 됩니다.

아마도 배당이 성장하고 있거나, 적어도 꾸준히 배당을 해줄만한 회사에 투자하시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회사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빠지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배당수익률이 높아질 때 주식을 대거 매수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적어도 빌린 돈은 연 5% 이상의 배당 수익을 얻어야 포트폴리오가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몇몇 고배당주들은 시장이 폭락할 때, 일시적으로 세전 배당수익률이 10%를 넘어가기도 합니다. 이런 시기를 잘 노려서 매수하시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료 : 유한회사 뚜벅이투자, 단위 : 천 원

현재 보유 기업들을 보면 금융사, 우선주 그리고 전반적으로는 고배당주가 많은 게 확인됩니다. 대신증권2우B를 129억 원 어치, 미래에셋대우2우B를 231억 원 어치를 갖고 계시네요.

포트폴리오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요즘 유행하는 엔터, 방산, 화장품, 원자력, 조선 관련 기업은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미국 MZ가 열광하는 미국판 밈주식이나 테크주식도 없습니다. 그저 배당주의 배당수익률이 높아졌을 때 진입해서 장기 보유하는 스타일로 보입니다. 이 방법은 당장은 느려 보일지 몰라도, 길게 보면 강력한 전략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급받는 배당금액이 늘어납니다. 주가가 아무리 떨어져도 배당금으로 주가하락이 상쇄가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는 망할 회사가 아니라, 그래도 성장을 하는 회사라면 배당성장 뿐만 아니라 평가금액도 점점 불어나서 시세차익 가능성도 커집니다. 진정한 복리효과를 맛볼 수 있는 투자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9억여 원의 자본금으로 10여 년 남짓한 기간동안 순자산 400억, 총자산 780억을 일구어 내셨습니다. 모멘텀 투자를 하지도 않고, 요행을 바라지도 않았다는 것이 한눈에 보입니다. 철저히 계산되고 잘 설계된 틀과 시간이라는 긴 지평위에서 지속가능성이 높은 스노볼을 굴리고 계시는 모습입니다.

이 사례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유행하는 주식을 따라서 이리저리 쓸려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을 몸소 보여주고 계시네요. 일면식은 없지만 정말 법인명 그대로 뚜벅이처럼 자신만의 길을 뚜벅뚜벅 나아가는 뚝심있고 멋진 투자자 선배님이신 것 같습니다. 사업보고서의 짧은 내용만으로도 새삼 많이 배웠습니다. 이미 아는 내용이라고 해도 무시하지 않고, 곱씹고 배워봅니다.

디피


뚜벅이투자 선생님의 글을 쓰다가 갑자기 디피가 떠올랐습니다. 네 그 디피 맞습니다. 가치투자자이면서 유튜버이기도 하고 사업가이기도 한 친구입니다. 신사임당 채널을 인수하면서 세간에 이름을 더 알렸죠.

갑자기 디피 생각이 난 건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크든 작든 자기만의 영역에서 성장한 투자자들은 자기만의 색이 있습니다. 앞서 뚜벅이투자 선생님의 사례를 보았지만, 그렇다고 또 무조건 배당투자가 누구한테나 맞는 답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좀 다른 방법으로 성과를 내고 젊은 나이에 일찌감치 은퇴한 디피가 생각났습니다.

디피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만 투자합니다. 웹/앱 시장을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여 이 분야에 있는 회사들만 집중적으로 투자합니다. 역시 시장 주도주, 시장 테마에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제조업에는 잘 투자를 안합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에 대한 성공적인 투자로 구독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런 철학을 가지고도 계좌를 잘 키워왔습니다. 디피의 투자여정은 디피의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 디피의 유튜브 채널

재미있는 점은 앞에서 소개드린 뚜벅이투자 선생님도 가치투자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디피도 가치투자자입니다. 그리고 저도 가치투자자입니다. 가치투자의 범주는 넓습니다. 가치투자자들끼리도 다양한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가치투자의 범주를 넘어가면 더욱 더 다양한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누구의 방법이 절대적인 답이랄 것도 없고, 무조건 정답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기에게 맞는 색은 확실하게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메타인지 해서 나만의 투자 스타일을 뚝심있게 고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색 없이 이리저리 쓸려 다니면 성과없이 시간만 허비하게 됩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뷰는 참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참고만 해야합니다. 시류에 휘둘리지 말고 나만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장기간 뚜벅뚜벅 나아가야 합니다. 원래 투자는 혼자하는 것 입니다.

부록: 배당투자를 위한 기초지식
https://www.youtube.com/watch?v=07KeJEEXVq4

2025년 6월 27일
송종식 드림


2022년 12월 15일 목요일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통찰 vs. 상식)

사진 : 유튜브 '인문학 TV 고경'님

'사회의 구성원이 공유하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가치관, 일반적인 견문, 이해력, 판단력, 사리 분별'. 상식에 대한 위키피디아의 정의다. 이 정도면 깔끔한 정의라고 생각한다.

통찰(인사이트)도 상식과 크게 다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앞선 정의 중 단 하나에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사회 구성원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상식과 통찰을 가르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통찰을 현재시점과 미래시점으로 나누어 보고 싶다. 

현재 시점의 통찰은 '사물과 상황의 본질'을 꿰뚫어 볼 줄 아는 능력이다. 미래 시점의 통찰은 남들보다 눈과 귀가 밝아서 좀 더 미래를 잘 내다 볼 줄 아는 능력이다.

많은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동의하는 이야기는 현재 시점에서의 '상식적인 주장'이다. 하지만 통찰은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인사이트가 담긴 이야기 중 어떤 것은 많은 비난, 조롱, 멸시, 무시를 동원하기도 한다. 특히, 이면을 정확하게 꿰뚫어 봐야만 이해를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구성원 대부분으로부터 비난, 조롱, 멸시, 무시를 당하는 주장이 먼 훗날 언젠가 현실이 되었을 때, 그리고 그것을 주장한 사람을 우리는 '인사이트가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번은 맞다. 어떤 난무하는 주장 중 몇개는 실제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통찰이 지속해서 시현된다면 그 사람을 우리는 '통찰력 있는 사람', '현자'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뛰어난 전략가, 인사이트 있는 의사 결정자에게 왜 조롱을 던지는가. 대부분의 범인들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찰력이 있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이 있다. 우리 세상은 수면 아래에서 돌아가는 엔진, 이면에서 벌어지는 일이 실로 많다. 그리고 그 힘도 어마어마하다.

그것은 왜 그런가? 간단한 인간관계만 참고해 봐도 이 부분을 이해하기 쉽다. 인간은 자신의 모든 것을 꺼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한다. 굳이 우리 사생활 모든 것을 남에게 꺼내놓지 않는다. 그것이 모여 세상의 거대한 '이면'이 된다.

카메라에 노출된 정치인의 언행 보다, 카메라 뒤편 술자리에서 오가는 정치인들의 거래가 실제 세상을 움직인다. 언론 보도자료로 나타난 기업의 말과 글보다, 회장과 의사 결정자 측근에서 오가는 적나라한 이야기가 그 회사 힘의 실체이며 진실이다.

세상은 평화롭게 돌아가는 듯 하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남들에게 말 못할 고통과 근심을 안고 살아간다. 우리가 길거리에서 보는 남녀 상당수는 불륜 커플이다(불륜자 통계 636만 명, 2015년 서울신문). 겉으로 쉬쉬하고 '나는 깨끗한 척' 비난하는 껍데기는 그냥 눈에 보이는 단편일 뿐이다. 되레 그런 사람들이 더 호박씨를 까고 뒤로는 애인 하나쯤 두고 있는 것이 '이면'이다.

우리가 투자나 사업으로 성공을 하려면 반드시 이면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이는 결국 통찰력 보유의 여부로 귀결된다.

만약 인사이트가 없는 사람이라면 지극히 상식적이면 된다. 다만, 눈에 보이는 것만 믿어야 하므로 그것이 이면에서 돌아가는 힘보다 확실하고 강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상식적인 의사 결정의 뒤에는 반드시 엉덩이의 힘이 뒤따라야 한다. 

상식은 이미 남들도 다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시세에 반영이 되었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시간의 힘을 빌려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에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극히 상식적인 힘으로만 투자를 하려면 엉덩이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범인들은 10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얘가 그려 놓은 설계도의 극히 일부조차 이해 못함. 무엇보다 자기는 세상에 기여하는 것도 일절 없으면서 남이 하는 일에 죄다 토달고 조롱하는 인간들이 잘 사는 건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함. 나보다 압도적으로 잘 사는 사람을 상대로 뒷다리 잡을 시간에 '마 내 앞가림이나 잘 하자'. 몇 글자 쓰고, 몇 마디 하고 나면 현타는 안 올까?
<자료 : 유튜버 디피>

얼마전에 유튜버 디피가 신사임당 채널을 20억 원 현금을 주고 인수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신사임당은 고점에 매도를 잘 했다.", "신사임당 채널은 조회수를 보니까 망했다.", "디피는 고점에 매수해서 실수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바로 그런 관점이 이면을 볼 줄 모르는 범인들의 관점인 것이다. 이면을 파고 들어가면 전혀 다른 과정과 결과를 볼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유튜버 디피의 천재적인 전략과 신사임당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 알게 되고 깜짝 놀랄 것이다.

제갈량, 사마의, 장량이 왜 역사적인 천재 전략가인가. 당시 사람들은 이해도 하지 못할 전략들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 그 결과들은 모두 어땠나?

잠시 이야기가 겉돌았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는 태도를 경계하자. 이면을 보는 눈을 기르자. 거기서 실력이 벌어진다. 만일, 보이는 대로만 믿는 사람이고, 이면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지극히 상식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엉덩이를 붙이고 인내하는 힘을 기르자. 둘 중 하나만 잘 하면 먹고 사는 것은 충분하다.

2022년 12월 15일
송종식


2022년 12월 12일 월요일

지금도 누군가는 영웅을 꿈꾸고, 난세는 현재진행형이다

자료 : SBS

행적이 묘연하던 빌라왕의 근황이 보도되었다. 그 빌라왕은 사망했다. 빌라 1,139채를 무자본으로 매입하여 언론으로부터 '빌라왕'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전세금으로 투자하고, 다시 그것을 레버리지 삼아 다음 주택을 매입하는 식의 연쇄갭투자로 빌라를 매입하였다.

이것은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레버리지 사용행태이다. 이 사람이 빌라와 오피스텔 한 채당 1,000만 원씩 남기고 모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고 가정하면 순자산 100억 원이 넘는 자산가가 되었을 것이다.

반대로 주택경기가 냉각되어 집값이 떨어지면 이 사람의 인생은 정확히 그 반대가 된다. 집값이 하락하고 중간에 현금흐름이 막혔다. 국세도 미납되기 시작했다. 계약이 끝난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다. 한동안 잠적했다. 그 결과로 이 사람은 죽음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피해자에게 살해를 당한 것인지, 신변을 비관하여 자살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40대의 젊고 건강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둘 중 하나로 사망하였으리라.

한편, 경찰은 804명의 전세금 갭투자 사기꾼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피소를 당했다. 집이든 뭐든 자산 가격은 언제든지 하락할 수 있다. 이들은 그것을 망각했다. 무자본으로 무리하게 갭투자하여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다. 오늘 검거된 사람 중에서는 자기 돈을 한푼도 들이지 않고 3,493채의 빌라를 매입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 사람도 한채당 1,000만 원만 남기고 되팔기 한 사이클을 성공했다고 가정하면 순자산 300억 원대의 자산가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의 결말도 교도소행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출소하면 이 사람이 가진 3,493채의 주택은 모두 경매를 통해 다른 사람의 손으로 넘어가 있을것이다. 인생지사 새옹지마이다.

자료 : 삼국지 전략판

조조가 원소 진영의 오소를 불태우러 갔던 도박은 대성공했다. 하지만 적벽대전 도박은 80만 대군을 거의 잃을 정도로 실패했다.

일개 백수였던 유방은 진시황의 명령으로 장정들을 이끌고 수도 함양으로 가던 중 진시황의 명령을 거부하고 도주하는 도박을 선택한다. 

"어차피 진나라의 법이 엄격하니 이렇게 함양에 가봐야 개죽음 밖에 더 당하겠냐. 거기서 죽나 여기서 죽나 똑같다. 관리들을 죽이고 우리는 각자의 갈길로 흩어지자!" 

이 작은 도박을 시발점으로 유방은 훗날 한나라를 건국하는 초대 황제가 된다.

인생을 건 도박의 결과가 몇 번만 성공하면 황제가 탄생한다.

반면에, 이릉대전에서 주력군을 붙에 타 죽게 만든 유비처럼 실패한 도박의 결과는 처참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이 시대에도 우리는 수 많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어떤 사람은 장사로, 또 어떤 사람은 투자로, 또 어떤 사람은 사업으로, 그리고 정치분야에서, 과학분야에서, 체육분야에서..

앞선 갭투자자들도 원대한 꿈을 안고 도박을 하였으리라.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서. 그것이 잘 되면 소황제가 되어 멋진 인생을 살았을것이다. 하지만 실패하였을 때는 죽음과 교도소 뿐이다!

수 많은 타인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저들을 옹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금같은 난세가 아닌 듯 난세인 시대. 기득권의 패권이 공고한 시대에, 왕후장상의 씨를 물려 받지 못한 사내들이 원대한 꿈을 품고 위로 올라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 가면 강남 부자집 자제들을 이길 수 있는가? 정석으로만 간다고 중산층 이상의 풍요로운 사람들의 삶을 추월하고 꺾어낼 수 있는가? 

빈민들의 출세 전략은 어찌보면 단순하다. 살찐 상류층의 허를 찔러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변칙술을 잘 쓰던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도박을 걸어 승부를 보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그런 숱한 시도를 하다가 피흘리고 쓰러져간 모든 사람들의 최후에 숙연한 마음이 든다.

한편, 그런 술법으로 빠르게 기득권을 무너뜨리며 치고 올라간 사람들도 있다. 김범수, 권혁빈, 서정진, 고 김정주 회장님 같은 분들이다.

지금도 수 많은 사내들은 영웅이 되는 것을 꿈꾸고, 지금보다 잘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난세는 지금도 조용히 진행중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얻기 위해 나는 무엇을 희생하고 있는가? 현재 속도로 가면 안락하기는 하다만, 목표로 한 고지에 도달할 수는 있겠는가? 자문자답을 해본다.

2022년 12월 12일
송종식


2022년 9월 18일 일요일

IMF도, 내수 작음도 극복해 왔듯

인구위기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이제는 어린 아이들도 인구위기를 이야기 할 정도가 되었다. 저출산과 인구축소, 그리고 그로 인해서 파생되어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이제는 없다.

이미 가임기 여성의 숫자는 빠르게 줄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 모든 가임기 여성이 일제히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줄어드는 인구 트렌드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인구가 줄어 든다고 주저 앉아서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 민족은 지금까지 많은 위기를 잘 극복해 온 유전자가 있다.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역발상 능력도 가진 민족이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가장 빨리 IMF 구제금융 상황을 벗어난 것은 이제 두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우리 민족의 자존심으로 남아있다.

인구 문제에서 한 때 일본을 부러워 하면서 항상 나오던 '1억 내수론'이야기가 있다. 인구가 1억은 넘어야 내수에서 생산과 소비가 잘 돌고 내수만으로 경제가 돌아갈 수 있다는 논리이다.

우리나라는 내수가 작아서 경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상당히 많았다. 우리나라의 내수 시장이 작은 것을 이유로 들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학자들과 경제 전문가들도 많았다.

실제 일본에 여행을 가면 보기 좋았던 모습들이 있다. 일본은 작은 점포들도 구석구석 사람들로 북적이는 경우가 많았다. 파리 날리는 우리나라의 점포들과 대조적인 기억이 참 많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내수가 작은 것을 기회로 만들었다. 오히려 수출에 강한 산업과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스타트업들 조차도 서비스 기획이나 창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다.

'1억 내수론'을 통해 우리의 부러움을 샀던 일본은 오히려 이것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이 작은 내수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혁신하고 성장하는 동안, 일본은 갈라파고스화가 되었다.

실제 일본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제대로 된 경제 성장을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동안 우리나라 경제는 빠르게 성장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국이 일본을 역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불과 20~30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 

구매력 기준 한국인의 1인당 소득은 이미 일본을 앞질렀거나 앞지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실제 가파른 엔저로 일본인들의 구매력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이제는 한국인들이 일본인 아내를 맞이 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도쿄에서는 한국인 투자자들이 부동산 쇼핑을 즐기고 있다. 격세지감이다.

자료 : 연합뉴스

1960~1990년대 한국과 일본의 경제력 격차는 컸다. 개인 소득 기준으로 줄곧 6~10배 정도의 소득 격차를 유지하며 두 국가는 성장했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에 고점을 찍고 방향타를 잃어버렸고, 한국은 지속해서 고성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도 저성장 국면에 접어 들면서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늘었다.

자료 : 구글 퍼블릭 데이터 익스플로러

과거 한국과 일본의 개인소득은 10배 정도 차이가 났다. 덕분에 일본의 남성들은 한국에 내집 드나들 듯 기생관광을 왔다. 심지어 일본의 평범한 샐러리맨들 조차 한국에 첩을 두고 여러집 살림을 했다는 우스갯 소리도 돌았다. 이것은 사회문제로 비화되어 국가에서 이를 통제하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했다. 어쨌든 이제는 일본 국민들 보다 한국 국민들이 더 부유한 삶을 산다.

자료 : 1973년 동아일보 사회면 <네이버 옛날 신문 아카이브>

극복하기 힘들 정도의 격차를 보였던 한국과 일본의 경제력. 덕분에 일본인 남성들은 저렴한 한국에서 기생관광을 실컷 즐겼다. 이 문제는 1970년대부터1990년대까지 한국의 암적인 문제였다. 기생관광의 절정은 역시 일본 경제 리즈시절이었던 1980년대였다.

자료 : 1995년 한겨레신문 사회면 <네이버 옛날 신문 아카이브>

물론, 일본은 여전히 기초과학 강국이다. 또한, 순채권국으로서 그 동안 벌어 놓은 돈으로 막대한 자산을 사들였고 이를 통해 나오는 이자 규모도 상당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리는 컨텐츠 IP 최상위권에 아직도 일본산 컨텐츠들이 똬리를 트고 있다. 과거 명성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일본은 여전히 강대국임은 틀림없다. 우리도 현재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계속 긴장하고 나아가야 한다. 상황은 언제든 다시 뒤집힐 수 있다.

어쨌든 한국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혁신의 결과였다.

현재의 인구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이 인구문제를 극복할 키는 크게 4가지 정도로 생각된다. 1) 외국의 노동력 수입, 2) 로봇 등 자동화 시스템 혁신과 확산, 3) 통일, 4) 초고부가가치 산업 육성과 이들의 해외 진출

일단 통일을 제외하면 이미 상당 부분 현실화 되었고 갈수록 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다.

통일은 우리가 하자고 해서 되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정치적 문제가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 있다. 통일 논의가 진지하게 진행되는 것 만으로도 자칫 사회의 대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우리의 기득권층 뿐 아니라 주변 강대국의 입김도 중요하다. 아주 민감한 문제이고 난이도도 높다. 

북한도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출산율 저하가 한국처럼 심각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자료 : populationpyramid.net

또한, 설사 통일이 된다고 해서 인구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도 상당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 북한의 인구피라미드가 정석적인 삼각형 피라미드 형태를 띤다고 해도 통일 이후에 들어갈 막대한 통일 비용이 문제다. 먼 미래의 인구 문제가 터지기 전에 코 앞에 경제 문제와 사회 소요사태가 먼저 터질 가능성이 높다.

거의 확실한 대안으로 가고 있는 이민자 문제도 민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적지 않은 국민들이 노동력 부족분을 이민자로 채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서적으로 이를 용인하기를 어려워 한다. 그동안 우리는 '한민족, 한 핏줄'이라는 교육을 받으며 자라 온 영향이 큰 것이다.

고급인력이 유입되는 것이야 다들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은 한국인이 하기 싫어하는 3D 업종이나 단순 업무를 위해 들어오는 노동자들이 많다 보니, 이들에 대한 공포증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중국화 되는 것 아니냐, 무슬림들의 성지가 되는 것 아니냐, 치안이 불안해 지는 것 아니냐와 같은 걱정도 뒤따른다.

지금 시골의 초등학교는 이미 다문화가 상당히 진행되었다. 심지어 학교에 따라서는 다문화 학생들이 토종 한국인 학생을 따돌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문화로 나아가는 방향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사람들이 싫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수준은 이미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문화와 관련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리고 투자자로서 앞으로 마음을 열고 더욱 많은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단순히 '다문화를 찬성한다' 또는 '반대한다' 정도의 시선을 갖고서는 아무것도 대비를 하지 못할 듯 하다.

제조업 경쟁력, 스마트팩토리, 로봇 등 인간 노동력을 자동화 하는 부분도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 최정상에 위치하는 국가다. 

하지만 경제활동인구가 앞으로 아주 가파르게 감소할 예정이므로 제조/SW/HW 부문 모두 더욱 많은 투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끝으로, 기업들의 해외진출. 이 부분도 이미 회사들이 아주 잘 해 나가고 있다. '회사니까 뭐라도 하겠지'라는 말이 정말 맞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회사라는 집단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생존 더듬이가 잘 발달한 집단이 아니던가. 기업을 공부하다 보면 의외로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많이 진행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오리온 매출 중 수출 비중

자료 : 오리온, 송종식

경동나비엔 매출 중 수출 비중

자료 : 경동나비엔, 송종식

라면 회사들 매출 중 수출 비중

자료 : 각 사, 송종식

사실 기업들의 본사만 한국에 위치하고, 돈을 해외에서 벌어 온다면 내수 인구가 줄어들든 말든 큰 상관은 없다. 물론, 고령화로 조세 압박은 조금 있을 수 있겠다.

오래전에 작성한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1) 전 국민이 투자자/사업가가 되고, 2) 각자가 막대한 고부가가치를 올리는 역군이 되어, 3) 해외에서 돈을 벌어오는 방법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기업 뿐 아니라 개인들 사이에서도 그런 기류는 분명히 감지되고 있다.

상장사에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수출'에 대한 부분을 더욱 중요하게 볼 수 밖에 없다. 내수에만 집착하는 회사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시기가 머잖아 닥칠 것이다. 물론 이 경우도 1) 내수에서 Q나 P가 꾸준히 상승하거나, 2) 아직 규모가 작아서 내수에서도 당분간 성장할 여지가 많고, 내수를 다 채운 이후에는 해외로 나갈 여지가 많은 회사 정도는 들여다 봐도 좋을 것이다.

글이 중구난방이 되었다. 어쨌든 인구감소를 기회로 잘 활용한다면 1) 더욱 많은 글로벌 기업 배출, 2)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체질 전환, 3) 자동화 부문에서 세계 최강국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또한, 연간 수백 조 원에 달하는 시니어 시장에서의 경험을 해외로 수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22년 9월 17일
송종식


2022년 9월 9일 금요일

가치투자 vs. 추세추종 해묵은 논쟁이 아직도...


가치투자가 우월하냐, 추세추종이 우월하냐. 아무 의미도 없는 논쟁입니다. 돌아 다니다 보니 이 해묵은 논쟁이 또 눈에 보이네요.

그만큼 시장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끝없이 유입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죽은 사람은 시장에서 퇴출돼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해묵은 논쟁에 가담할 이유를 별로 느끼지 못합니다. 이런류의 주장을 토대로 한 논쟁은 이미 오래전에 목에 피가 튀어라 해봤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치투자가 우월해!', '아니야! 추세추종이 우월해', 자기 밥벌이 잘 하고 있는 사람들은 저런 목소리 내는데 에너지를 쓰지도 않습니다. 이제 막 어떤 투자 방법론에 눈을 뜨기 시작했거나, 아직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경우에 저런 논쟁거리를 놓고 싸울 확률이 높지 않나 생각합니다.

권투같은 격투 종목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수련을 오래하신 분들은 어딜가도 여유가 있고 겸손합니다. 가급적 싸우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막 수련을 시작한 사람은 자신감이 생겨서 어디 가서든 주먹을 한번 써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시비를 걸고 다닙니다.

어떤 방법론을 사용하는 사람이건 구루들이 입모아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너 자신을 먼저 알라"

어떤 투자 방법론에 대해 다루기 전에, 먼저 나에 대해 심연 깊은 곳 까지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 가장 최우선입니다. 내 취향과 기질과 성격이 어느 쪽인지를 먼저 알아야 됩니다.

내 기질이 가치투자쪽이 맞으면 가치투자자의 길을 걸으면 됩니다. 내 기질이 추세추종이 더 잘 맞으면 추세추종가의 길을 걸으면 됩니다. 그 뿐입니다.

내 기질이 가치투자자인데 추세추종을 붙들고 있거나, 내 기질이 추세추종가인데 가치투자를 붙들고 있으면 그만한 비극도 없습니다. 물론, 어느 쪽이든 수십년 간의 노하우가 쌓이면 정통의 길에서 나만의 테크닉이 덧붙여 집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같은 가치투자자여도 다양한 방법론을 가진 가치투자자들이 생기게 되고, 같은 추세추종가여도 다양한 방법론을 가진 추세추종가들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투자는 철저히 혼자하는 것입니다. 남의 포트폴리오, 남의 매매방법, 남의 투자방법, 남의 철학을 100% 복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나를 먼저 알아야 하고 내게 맞는 옷을 먼저 찾아야 됩니다.

여기서 비극적인 것은 '자기 주장이 쎈 주린이', '영어를 섞어 쓰면서 있어 보이는 척 하는 그저그런 사람들', '고개를 덜 숙인 덜 영근 짧은 경력자들이 갈겨쓰는 글'이 너무 쉽게 유통된다는 점입니다.

게임처럼 글쓴이 옆에 레벨이라도 붙어 있으면 분간이라도 쉬울텐데 말입니다. 버핏과 같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투자 성과가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은 누가 쓰는 글이든, 누가 하는 말이든 문장력이 있다면 대개 그럴싸 해보이는 게 큰 함정입니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자기 주장만 하면 되는데 꼭 누군가를 끌어 내린다는데 있습니다. 나한테는 추세추종이 맞는 옷이어도 누군가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치투자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데, '가치투자를 하지 않으면 전부 하수'라거나, '추세추종만이 답이다. 얼치기 가치투자자들은 전부 주린이나 마찬가지다'와 같은 말을 내뱉는 순간, 아직 시장에서의 경험이 미천한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꼴이 되고 맙니다. 어느 정도 이상의 경력이 있고, 자기 밥벌이 잘 하는 투자자들을 함부로 깔보아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투자대회 같은 것의 함정은 너무 많습니다. 일단 1) 시계열이 너무 짧습니다. 2) 외부변수 투입 가능성도 큽니다. 투자대회 입상자와 투자고수는 절대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없는 단어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식투자 대회는 더욱 그렇습니다. 랜덤워크에 가까운 결과를 내는 투자대회가 실력을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인냥 가지고 와서도 안됩니다.

2019~2021년에는 가치투자자들의 성과가 저조했던 해였습니다. 반대로 추세추종가들의 계좌는 뚜렷한 추세가 발현되지 않는 박스권 장세에서는 녹아나갑니다. 어떤 투자 방법론이든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좋은 시기가 있다면 또 어려운 시기가 있게 마련입니다. 

특정 시기마다 사람들은 특정 방법론을 조롱합니다. 유동성 파티를 벌이던 시절에는 가치투자자들이 조롱을 당했습니다. 박스권 장세에서는 추세추종가들이 조롱을 당하지요.

모두 쓸데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특정 시계열 구간 안에서만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치투자자들은 어려운 시기에 지분을 사모읍니다. 그리고 아주 장기간 회사가 성장할 것을 감안하면 어려운 시기에 더욱 욕심을 냅니다. 그리고 끝내 기업의 성장 과실을 누리며 부자가 되어갑니다.

추세추종가들의 계좌는 박스권 장세에서는 거듭되는 손절매로 녹습니다. 그러나 한번 대시세에 올라타면 어마어마한 수익을 얻습니다. 손절에 손절을 거듭하지만 대시세를 포착하면 그들은 쉽게 추세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해외에서 활동하는 추세추종가들의 기업분석 리포트들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추세추종가들은 기업분석도 정말 잘 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치투자자든 추세추종가든 투자할 대상에 대한 펀더멘털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은 공통적인 부분이지 싶습니다.

물론 추세추종가들은 꼭 기업이 아니라 원자재, 환, 코인 등 다양한 부분에서 활약할 수 있습니다. 펀더멘털을 조금 덜 보고 기술적분석에 비중을 더 두는 추세추종가의 경우는 활동반경이 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가치투자자와 추세추종가의 하나의 공통점은 '이왕이면 수익을 길게 끌고 간다는 점'입니다. 가치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할 때 기계적으로 손절하기 보다는 펀더멘털과 가격의 괴리가 커지면 수량을 모으고, 추세추종가들은 일정 수준이상 주가가 하락하면 칼손절을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다만 수익은 길게 끌고 가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대체로 의견 일치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가치투자자들은 너무 빨리 판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지만 요즘 가치투자자들은 그 부분에 대한 약점을 많이 보완하였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예전에는 매도 시 단순한 '가격-가치'의 괴리를 많이 생각하였지만 이제는 매도할 때는 '추세추종' 방법론에 대해서도 일정부분 참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에 덧붙여 회사의 조금 더 장기적인 성장도 내다 보고 있습니다. 너무 빨리 팔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가치투자와 추세추종에 대한 최고 구루들을 보면 보유-매도에 대한 방법론도 다르기는 합니다. 워런버핏의 경우 대체로 비지니스가 잘 굴러가는 한 보유하는 방법을 쓰지만, 추세추종 대가들의 경우 고점에서 일정 수준이상 주가가 하락하거나 ATR, ADL 등의 기술적 지표를 참고하여 매도를 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정통 가치투자자와는 다른 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가치투자자들은 그레이엄이나 버핏의 가르침을 토대로 내 방법을 만들어 나가면 됩니다. 추세추종가들은 제시리버모어나 리처드데니스의 가르침을 토대로 자기 방법을 만들어 나가면 되겠지요.

투자, 재테크는 내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내 계좌 운용을 잘 해서 나부터 일단 잘 먹고 잘 살면 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경쟁하거나 논쟁을 하는 순간 삶의 질은 나락으로 갑니다. 재테크를 하는 이유와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투자가 수능은 아닙니다. 정보올림피아드 대회도 아니죠. '누구보다 내가 더 잘 한다', '누구보다 내가 더 많이 안다', '내 방법이 훨씬 낫다', '나만 정답이다. 제발 내 방법을 좀 따라해라'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남들과 경쟁할 필요도 없고, 내 몸에 맞는 옷이라고 남들에게 입어보라고 강요할 필요도 없습니다. 재테크를 남들 이기려고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남들이사 단숨에 돈을 벌어서 페라리를 타든, 포르쉐를 타든 그건 그 사람들 인생이고 우리는 우리 인생에 집중하고 잘 살면 그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돈을 너무 많이 벌어서 에너지와 시간이 남는다면 남들을 헐 뜯는데 쓰기 보다는 사회에 봉사하는데 쓰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22년 9월 9일
송종식 드림



2022년 7월 8일 금요일

TP설정과 TP를 다루는 법


최근에 TP(목표가) 설정과 관련한 질문들이 있어서 커뮤니티에 글을 남깁니다.

1) 투자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 사람의 이야기도 맞는 것 같고, 저 사람의 이야기도 맞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투자 방법론과 철학은 다양하다는 방증입니다. 그 안에서 내 몸에 맞고, 필요한 것들만 쏙쏙 빼서 내 것으로 만들면 됩니다. 다만, '겸손한 사람의 이야기를 평가절하 해서 듣지 말 것', '지나치게 자신감 있게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맹신하지 말 것', '남의 이야기에 팔랑거리지 말 것' 정도는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2) 자주 말씀을 드리듯이 삶을 대할 때, 이분법적인 것을 싫어합니다. 어느 분야든 무림최고수는 강하고 딱딱함을 추구하며 어느 하나의 기술에 매몰된 사람이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좋은 건 수용할 줄 아는 부드럽고 유연한 사람입니다. 저는 회사의 근본은 돈을 잘 버는 것이고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치투자 베이스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치투자만이 최고의 투자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촉매를 찾는 트레이더나, 추세를 좇는 추세추종가들로 부터도 좋은 점은 배우고 취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림최고수가 되고 싶습니다.

3) '나는 TP를 사용해', '나는 안해', '나는 PER를 안 봐', '나는 PER를 봐'와 같은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실로 위험합니다. 때에 따라서 TP를 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PER를 볼 수도 있고, 안 볼 수도 있습니다. PER를 보더라도 당연히 PER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참고하는 여러 지표 중 하나인 것이죠. 그것만 맹신해서도 안됩니다.

4) TP를 좀 중점적으로 보면서 트레이딩을 하는 기업도 있을 수 있고, TP를 희미하게 여기면서 기업과 동행하는 투자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기업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이지 천편일률적으로 '나는 TP를 무조건 맹신한다', '나는 TP를 사용하지 않는다' 단언하는 것은 좋은습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5) TP는 가격의 어느 한 지점이 아닙니다. 밸류에이션을 하다보면 내 가슴속에 ‘이 회사는 이 정도면 성장의 정점을 찍겠구나', ‘이 정도면 적정한 수준의 시총이겠구나', ‘이 정도면 내가 살만한 가격이겠구나' 싶은 가격의 밴드가 생깁니다. 그 희미한 ‘밴드보다 확실히 싼가?’, ‘확실히 비싼가?’ 이런 것들을 판단하는 것이지, 콕 찍어서 ‘이 회사의 TP는 14,425원 이니까 그 가격을 사수한다!’ 이런 개념은 아닙니다.

6) 내외부의 상황을 무시하고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라면 TP의 개념은 희미해집니다. 이런 회사는 성장이 멈출 때 까지 보유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이 회사가 언제쯤 성장을 멈출지, 그리고 그때쯤이면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얼마쯤 되는 것이 맞을지를 판단은 해두어야 합니다. 지금 시총 3000억 짜리 회사를 투자하는데, 이 회사가 영위하는 시장이 얼마쯤 커지고, 시장을 이 회사가 얼마나 장악할지 판단해서 목표 시총을 30조로 설정했다면 이 회사가 성장하는 동안은 보유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렇게 설정한 시총 30조가 일종의 TP가 되는 것입니다. 아주 희미한 TP일 것입니다. 그러나 경영환경은 순식간에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회사와 산업에 대한 팔로업을 하는 것입니다.

7) 앞의 6번 상황의 맹점은 ‘분기실적이나 연간실적이 삐끗해도 홀딩할 수 있는가?’입니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믿음'이라는 개념이며, 여기서 믿음을 공고히 하는 것은 다시 ‘가치평가'이고 그 결과물로 얻어지는 TP(희미하나마)입니다. 성장이 멈출 때 까지 보유한다는 개념이 사실 실행하기 매우 어려운 개념이고, 제가 그래서 필립피셔와 워런버핏을 좋아합니다.

8) 꾸준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회사지만 일시적으로 너무 싸지거나, 일시적으로 강력한 상승 촉매나 모멘텀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TP의 역할이 조금 더 선명해집니다. 이런 회사들과 동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TP를 기준으로 미련없이 매도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에 주가가 더 오르든 말든 그것은 과감하게 잊어야 됩니다.

2022년 봄 유튜브에 작성한 글을 옮겨 옴


2022년 5월 28일 토요일

피팅산업, 물 들어 오나? 한 때 반짝인가? (feat. 성광벤드, 태광)

오랜만에 피팅 섹터를 팔로업 합니다. 피팅 섹터는 전방의 씨클리컬, 중후장대 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그리고 그 보다 더 앞단에 있는 업스트림 부분과도 연동되어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중후장대 산업이 활기를 띄면 동 섹터에 속한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세계 구석구석의 플랜트 건설 계획과 업체별 수주 상황과 수주 목표를 디테일 하게 팔로업 했습니다. 그러나 장기화 되는 저유가 기조에 마이크로 한 분석은 의미가 퇴색하였습니다. 일단 이 포스팅에서는 조금 큰 관점에서만 피팅 섹터 업황 상황을 체크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매크로에 집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씨클리컬 섹터도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피팅업체들을 보려면 어쩔 수 없이 매크로를 잘 보는 분들이 조금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방의 중후장대 기업들의 업황이 호조세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그 후방 섹터인 피팅섹터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가 아직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서 쉬엄쉬엄 분위기 체크를 한 번 해보았습니다.

자료 : 유튜브 재간둥이 송선생(송종식)

피팅은 파이프를 통해서 흐르는 유체의 방향을 바꾸거나 양을 조절하는 등의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뭔가 유체가 흐르는 곳, 파이프가 잔뜩 쓰이는 곳이라면 당연히 피팅 부품도 많이 필요하겠죠?

피팅 수요가 많은 곳은 조선, 발전, 석유화학 등의 분야입니다. 요약하면 배나 플랜트 만들 때 잔뜩 들어가는 부품입니다.

높은 품질과 신뢰가 필요한데다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나름의 진입 장벽이 있습니다. 플랜트 건설비의 8%~12% 정도를 피팅이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정말 오래전에 탐방 가서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저 정도를 차지 하는지 여부는 팔로업 하지 않았습니다. 추후, 팔로업이 되면 업데이트를 하겠습니다.

자료 : 유튜브 '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성광벤드의 경우에는 석유화학향 매출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수주 상황에 따라 약간의 부침은 있지만 매출의 7할을 차지합니다.

지역은 과거 5년 전 까지는 중동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현재는 북미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자료 : 유튜브 <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태광의 경우에는 성광벤드 보다는 조금 더 매출처인 전방 섹터가 다변화 돼 있습니다. 자동화율도 태광이 성광벤드 보다 조금 더 잘 돼 있다고 하는데, 업황 전체가 좋거나 나쁜 것의 영향을 더 받기 때문에 아주 큰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출처 : 네이버 증권

2007년 쯤 유가가 급등해서 떠들썩 했던 기억이 떠 오릅니다. 리먼 사태를 겪으면서 급락했던 유가는 이후 회복하여, 그 이후에도 한 동안 고유가 시대를 보냈습니다. 2014년 부터는 미국의 셰일혁명 덕분에 급격히 저유가 시대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후폭풍으로 크게는 러시아나 베네수엘라 같은 국가들이 경제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작게는 잘 나가던 우리나라의 중후장대 산업들도 박살이 나면서 희망이 없어지기 시작한 시대가 시작됐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2000년대의 배럴 당 유가 100불과 현재 유가 100불의 의미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20년 전 과 대비해서 지금 구매력이 훨씬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누려 오던 저유가 시대가 종말을 고하면서 유가 상승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엄청나게 풀어놨던 돈들)

자료 : 유튜브 <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2000년 부터 국제유가의 큰 흐름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2000년대는 중국이 꿈틀거리던 시기였습니다. 후진국이었던 중국의 경제가 급성장 하면서 글로벌 전면에 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때, 중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에너지 수요도 급증했습니다. 덕분에 2000년대 내내 유가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2007~2008년 까지 배럴 당 120불 까지 터치 한 유가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겪으면서 수직 하강합니다. 그 이후에 세계 경제는 다시 회복 되면서 유가도 오름세를 유지합니다. 이 시기, OPEC 감산으로 당분간 고유가 시대를 유지합니다.

2014년 부터는 미국이 셰일오일을 퍼내기 시작합니다. 미국발 셰일 물량 폭탄으로 중동의 산유국들도 기름 퍼내기 치킨 게임에 돌입합니다.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저유가 시대에 접어 듭니다. 이 때 상당수 국가들의 에너지 판매액이 BEP 아래로 떨어 지면서 일부 산유국들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2000년대에 초호황을 구가하던 한국의 중후장대 산업들도 본격적으로 어려움에 빠지던 시기가 이 때입니다.

속 된 말로 중동 산유국들은 파이프만 꽂으면 기름이 펑펑 쏟아지는 반면,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은 생산 BEP 수준이 중동 산유국 보다 높았습니다. 채산성이 떨어지자 끝을 모르고 늘어나던 Shale rig들이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 부터 유가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섭니다.

그 이후,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밸류체인이 재편되기 시작하면서 고유가 시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건설 수주액과 플랜트 발주 추이, 에너지 운반용 선박 발주 추이를 보면 국제 유가의 흐름과 미묘하게 발걸음을 맞춰 나갑니다.

자료 :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글로벌 피팅 시장 규모도 글로벌 건설 수주액, 플랜트 수주액, 유가의 흐름과 궤를 맞춰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피팅 점유율은 10~12% 내외입니다. 최근 매출 기준으로 국내 2위 업체는 태광입니다. 하이록코리아는 계장용 밸브 사업도 함께 하기 때문에 오직 피팅 사업만 하는 회사는 태광과 성광벤드를 봐야 합니다.

자료 :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네이버 증권

피팅 상위 2개 사의 주가 흐름과 국제 유가의 흐름입니다. 2016-2018년 무언가 문제가 있었던 시기 이전에는 연동돼서 움직입니다. 피팅 제조사들의 실적과 주가 그리고 국제 유가의 흐름이 발 맞춰 움직이니 약간의 매크로만 체크해 주면 투자하기 편했던 시기였습니다.

다만, 2016년 부터 약간의 디커플링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2018년 부터는 국제 유가가 본격적으로 반등을 하는데도 국내 피팅사들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방 고객사들의 수주 문제도 있습니다만, 가장 큰 문제는 '고유가는 일시적이고 금방 끝나겠지'라는 시장의 컨센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유가가 오르면 미국의 셰일릭들이 다시 돌기 시작할 것이고 마음만 먹으면 셰일 물량 공세로 유가가 다시 하향 안정화 될 것이라는 무언의 공포가 중후장대 산업 투자자들과 이해 관계자들 마음 속에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과거에 '유가 흐름이 피팅사들의 주가 흐름과 일치했으니 지금도 그래야 한다'는 논리는 근거가 조금 빈약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러-우 전쟁과 그 이후 재편 중인 에너지 밸류 체인, 금융 산업 밸류 체인의 추이를 지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판단은 각자가 해야 합니다. 유럽의 에너지 공급망 변화는 어떠할지, 미국의 스탠스는 어떨지 등 필요한 매크로 지표를 참고하면서 투자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현재는 과거와 달리 유가의 흐름과 피팅사들의 주가 흐름의 괴리율이 상당히 벌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자료 :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지나가는 여담입니다. 피팅 섹터가 한 때 시총 최상위권을 차지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현재는 많이 고꾸라 져서 얼마 전에는 상장폐지 이야기까지 나왔던 태웅이 한 때 코스닥 시가총액 1위였습니다. 태광이 시가총액 7위, 성광벤드가 5위를 하던 시절입니다. 제가 이름 붙이길 '중후장대 산업이 행복하던 시기'였습니다. 피크는 유가가 최고치를 찍었던 2008년 5월 즈음이었습니다.

자료 : 송종식, 성광벤드

성광벤드의 수주잔액에서 기납품액을 뺀 차액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노란색 막대). 해당 지표가 동사의 실적에 6개월~1년 가량 선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이 수치가 가파르게 턴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본격적인 실적 턴의 시작인지를 조금 더 면밀하게 들여다 보면 좋겠습니다.

자료 : 버틀러,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태광의 경우 근래 흑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서서히 고개를 트는 모습이 보입니다. 성광벤드는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가 최근에 조금 의미 있게 방향을 트는 데 성공했습니다. 매출도 의미 있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화진피에프와 신평 공장을 매각한 것으로 일회성 이익입니다.

자료 : 네이버 증권,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태광과 성광벤드의 주가 흐름입니다. 10년치 흐름을 보면 2014년 저유가의 유탄을 맞으며 주가와 실적 모두 회복이 요원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 흐름을 1년치로 압축하면 최근에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에너지,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물 들어 온 중후장대 산업의 후발주자로 피팅 기업들도 예전의 영광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알림 : 이 글은 종목 추천글이 아닙니다. 기업분석 공부를 하면서 기록을 위해 남기게 된 단순 공유글이니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컨텐츠 작성일 : 2022년 5월 16일에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내용 중 일부
송종식 드림




2022년 3월 22일 화요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2021년 4분기 실적 팔로업

2022년 2월 15일(21년 1분기 실적 팔로업)


자료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송종식
<단위 : 억 원>

분기실적과 온기 실적 모두 매출은 제 예상치보다 조금 더 많이 나왔습니다. 반면에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하회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단 외형 성장은 잘 하고 있으나,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체크하면서 4분기 실적을 팔로업하겠습니다.

실적 발생 사유


회사 측 주장 : 주력사업 매출 확대, 광고선전비 효율화, 마르시오디에고 사업 중단

4Q21 매출 <자료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젝시믹스의 성장이 매출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이 개인적인 추정치보다 30억 정도 덜 나온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젝시믹스를 중심으로 하는 별도법인은 흑자전환(+40억) 하였습니다. 그러나, 자회사들이 영업이익을 까먹고 있습니다.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플랫폼에 대한 신규투자, 2) 플랫폼 R&D 비용 투자, 3) 전사차원의 물류인프라 외주용역비 6억 원(일회성), 4) 젤라또랩 일본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비 7억 원 정도 증가( YoY +717%), 5) 금리인상으로 인한 파생상품 손실 12억 원과 기부금 15억 원 반영

그리고, 4분기 영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광고비는 추정치 대로 잘 줄었음 (yoy -32%, 126억 → 86억)

광고비를 줄여도 영업에 지장이 없다는 전략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데, 광고비 지출은 4분기에도 추정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잘 줄었습니다. (30여 억 원 감소)

4분기 전사 매출 성장치는 yoy +12.82%, 젝시믹스 매출 성장치는 +26%를 달성하였습니다. 4분기 매출 실적 중 젝시믹스의 비중은 88%에 육박합니다. 품목으로 따지면 레깅스의 비중은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브랜드로 따지면 젝시믹스의 매출 비중은 더 많이 늘어서,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이 성공하지 않는 이상 젝시믹스 브랜드가 동사에 미치는 영향은 당분간 절대적일 것으로 판단합니다.

4Q21 매출 <자료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매출액 성장률 : +886.48(2018년), +162.31%, +145.45%, +23.52%(2021년)

팔로업 결론


  • 젝시믹스에 집중하는 게 좋을까?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다각화 하는 게 좋을까?
  • 매출 성장세는 내 추정치 보다는 좋았지만 몇 가지 추동력이 더 붙어주지 않는다면 당분간 상장 전 보여줬던 폭발적 성장세는 기대하기 힘들지 않을까?
    • 해외 진출, 플랫폼 사업의 향방이 향후 성장률을 좌우할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판단
      • 1~2년 정도 더 믿어주고 기다려 볼지, 2022년 1분기 실적을 보고 판단할지는 각자 몫으로
  • 4분기 영업이익률에 생채기가 났고,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못 맞춘것을 들여다 보면 자회사 R&D투자, 물류인프라 투자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 개념으로 봐야 하는 부분도 존재함. 반면, 파생상품손실과 기부금 지출의 경우에는 회사가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업무처리가 미숙한 것으로 판단됨
  • 갈수록 낮아지는 성장률과 컨센서스 대비 영업이익 미달은 시장의 신뢰를 일정 부분 잃고 있는 것으로도 보이는데, 시장의 강력한 신뢰를 다시 찾기 위해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포인트
  • 관건은 2022년 1분기 부터는 영업이익률 회복이 가능할지, 2022년 온기 실적으로 매출 성장세를 최소한 2021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영업이익률을 10% 초중반대로 회복할 수 있을지가 투자포인트가 될 것으로 판단됨
  • 젝시믹스의 성장세와 대주주들의 지속적인 주식 매입은 긍정적인 부분
  • 당장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하는 것은 부정적인 부분
    • 동사의 경쟁력 재점검 ⇒ 젝시믹스 브랜드 해자, 제품의 품질과 경쟁사 대비 경쟁력, 신규사업들은 정말 돈이 될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투자판단 근거가 될 것으로 생각됨


알림 : 이 글은 종목 추천글이 아닙니다. 기업분석 공부를 하면서 기록을 위해 남기게 된 단순 공유글이니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컨텐츠 작성일 : 유튜브에 2022년 2월 22일에 선공개 한 것을 옮겨옴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