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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28일 토요일

피팅산업, 물 들어 오나? 한 때 반짝인가? (feat. 성광벤드, 태광)

오랜만에 피팅 섹터를 팔로업 합니다. 피팅 섹터는 전방의 씨클리컬, 중후장대 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그리고 그 보다 더 앞단에 있는 업스트림 부분과도 연동되어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중후장대 산업이 활기를 띄면 동 섹터에 속한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세계 구석구석의 플랜트 건설 계획과 업체별 수주 상황과 수주 목표를 디테일 하게 팔로업 했습니다. 그러나 장기화 되는 저유가 기조에 마이크로 한 분석은 의미가 퇴색하였습니다. 일단 이 포스팅에서는 조금 큰 관점에서만 피팅 섹터 업황 상황을 체크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매크로에 집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씨클리컬 섹터도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피팅업체들을 보려면 어쩔 수 없이 매크로를 잘 보는 분들이 조금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방의 중후장대 기업들의 업황이 호조세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그 후방 섹터인 피팅섹터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가 아직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서 쉬엄쉬엄 분위기 체크를 한 번 해보았습니다.

자료 : 유튜브 재간둥이 송선생(송종식)

피팅은 파이프를 통해서 흐르는 유체의 방향을 바꾸거나 양을 조절하는 등의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뭔가 유체가 흐르는 곳, 파이프가 잔뜩 쓰이는 곳이라면 당연히 피팅 부품도 많이 필요하겠죠?

피팅 수요가 많은 곳은 조선, 발전, 석유화학 등의 분야입니다. 요약하면 배나 플랜트 만들 때 잔뜩 들어가는 부품입니다.

높은 품질과 신뢰가 필요한데다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나름의 진입 장벽이 있습니다. 플랜트 건설비의 8%~12% 정도를 피팅이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정말 오래전에 탐방 가서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저 정도를 차지 하는지 여부는 팔로업 하지 않았습니다. 추후, 팔로업이 되면 업데이트를 하겠습니다.

자료 : 유튜브 '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성광벤드의 경우에는 석유화학향 매출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수주 상황에 따라 약간의 부침은 있지만 매출의 7할을 차지합니다.

지역은 과거 5년 전 까지는 중동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현재는 북미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자료 : 유튜브 <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태광의 경우에는 성광벤드 보다는 조금 더 매출처인 전방 섹터가 다변화 돼 있습니다. 자동화율도 태광이 성광벤드 보다 조금 더 잘 돼 있다고 하는데, 업황 전체가 좋거나 나쁜 것의 영향을 더 받기 때문에 아주 큰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출처 : 네이버 증권

2007년 쯤 유가가 급등해서 떠들썩 했던 기억이 떠 오릅니다. 리먼 사태를 겪으면서 급락했던 유가는 이후 회복하여, 그 이후에도 한 동안 고유가 시대를 보냈습니다. 2014년 부터는 미국의 셰일혁명 덕분에 급격히 저유가 시대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후폭풍으로 크게는 러시아나 베네수엘라 같은 국가들이 경제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작게는 잘 나가던 우리나라의 중후장대 산업들도 박살이 나면서 희망이 없어지기 시작한 시대가 시작됐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2000년대의 배럴 당 유가 100불과 현재 유가 100불의 의미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20년 전 과 대비해서 지금 구매력이 훨씬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누려 오던 저유가 시대가 종말을 고하면서 유가 상승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엄청나게 풀어놨던 돈들)

자료 : 유튜브 <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2000년 부터 국제유가의 큰 흐름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2000년대는 중국이 꿈틀거리던 시기였습니다. 후진국이었던 중국의 경제가 급성장 하면서 글로벌 전면에 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때, 중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에너지 수요도 급증했습니다. 덕분에 2000년대 내내 유가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2007~2008년 까지 배럴 당 120불 까지 터치 한 유가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겪으면서 수직 하강합니다. 그 이후에 세계 경제는 다시 회복 되면서 유가도 오름세를 유지합니다. 이 시기, OPEC 감산으로 당분간 고유가 시대를 유지합니다.

2014년 부터는 미국이 셰일오일을 퍼내기 시작합니다. 미국발 셰일 물량 폭탄으로 중동의 산유국들도 기름 퍼내기 치킨 게임에 돌입합니다.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저유가 시대에 접어 듭니다. 이 때 상당수 국가들의 에너지 판매액이 BEP 아래로 떨어 지면서 일부 산유국들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2000년대에 초호황을 구가하던 한국의 중후장대 산업들도 본격적으로 어려움에 빠지던 시기가 이 때입니다.

속 된 말로 중동 산유국들은 파이프만 꽂으면 기름이 펑펑 쏟아지는 반면,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은 생산 BEP 수준이 중동 산유국 보다 높았습니다. 채산성이 떨어지자 끝을 모르고 늘어나던 Shale rig들이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 부터 유가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섭니다.

그 이후,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밸류체인이 재편되기 시작하면서 고유가 시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건설 수주액과 플랜트 발주 추이, 에너지 운반용 선박 발주 추이를 보면 국제 유가의 흐름과 미묘하게 발걸음을 맞춰 나갑니다.

자료 :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글로벌 피팅 시장 규모도 글로벌 건설 수주액, 플랜트 수주액, 유가의 흐름과 궤를 맞춰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피팅 점유율은 10~12% 내외입니다. 최근 매출 기준으로 국내 2위 업체는 태광입니다. 하이록코리아는 계장용 밸브 사업도 함께 하기 때문에 오직 피팅 사업만 하는 회사는 태광과 성광벤드를 봐야 합니다.

자료 :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네이버 증권

피팅 상위 2개 사의 주가 흐름과 국제 유가의 흐름입니다. 2016-2018년 무언가 문제가 있었던 시기 이전에는 연동돼서 움직입니다. 피팅 제조사들의 실적과 주가 그리고 국제 유가의 흐름이 발 맞춰 움직이니 약간의 매크로만 체크해 주면 투자하기 편했던 시기였습니다.

다만, 2016년 부터 약간의 디커플링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2018년 부터는 국제 유가가 본격적으로 반등을 하는데도 국내 피팅사들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방 고객사들의 수주 문제도 있습니다만, 가장 큰 문제는 '고유가는 일시적이고 금방 끝나겠지'라는 시장의 컨센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유가가 오르면 미국의 셰일릭들이 다시 돌기 시작할 것이고 마음만 먹으면 셰일 물량 공세로 유가가 다시 하향 안정화 될 것이라는 무언의 공포가 중후장대 산업 투자자들과 이해 관계자들 마음 속에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과거에 '유가 흐름이 피팅사들의 주가 흐름과 일치했으니 지금도 그래야 한다'는 논리는 근거가 조금 빈약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러-우 전쟁과 그 이후 재편 중인 에너지 밸류 체인, 금융 산업 밸류 체인의 추이를 지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판단은 각자가 해야 합니다. 유럽의 에너지 공급망 변화는 어떠할지, 미국의 스탠스는 어떨지 등 필요한 매크로 지표를 참고하면서 투자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현재는 과거와 달리 유가의 흐름과 피팅사들의 주가 흐름의 괴리율이 상당히 벌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자료 :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지나가는 여담입니다. 피팅 섹터가 한 때 시총 최상위권을 차지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현재는 많이 고꾸라 져서 얼마 전에는 상장폐지 이야기까지 나왔던 태웅이 한 때 코스닥 시가총액 1위였습니다. 태광이 시가총액 7위, 성광벤드가 5위를 하던 시절입니다. 제가 이름 붙이길 '중후장대 산업이 행복하던 시기'였습니다. 피크는 유가가 최고치를 찍었던 2008년 5월 즈음이었습니다.

자료 : 송종식, 성광벤드

성광벤드의 수주잔액에서 기납품액을 뺀 차액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노란색 막대). 해당 지표가 동사의 실적에 6개월~1년 가량 선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이 수치가 가파르게 턴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본격적인 실적 턴의 시작인지를 조금 더 면밀하게 들여다 보면 좋겠습니다.

자료 : 버틀러,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태광의 경우 근래 흑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서서히 고개를 트는 모습이 보입니다. 성광벤드는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가 최근에 조금 의미 있게 방향을 트는 데 성공했습니다. 매출도 의미 있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화진피에프와 신평 공장을 매각한 것으로 일회성 이익입니다.

자료 : 네이버 증권, 유튜브<재간둥이 송선생>, 송종식

태광과 성광벤드의 주가 흐름입니다. 10년치 흐름을 보면 2014년 저유가의 유탄을 맞으며 주가와 실적 모두 회복이 요원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 흐름을 1년치로 압축하면 최근에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에너지,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물 들어 온 중후장대 산업의 후발주자로 피팅 기업들도 예전의 영광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알림 : 이 글은 종목 추천글이 아닙니다. 기업분석 공부를 하면서 기록을 위해 남기게 된 단순 공유글이니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컨텐츠 작성일 : 2022년 5월 16일에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내용 중 일부
송종식 드림




2015년 12월 9일 수요일

성광벤드의 끝없는 추락, 2008년 금융위기 때 최저점을 갱신하다

피팅(fittings, 관이음쇠) 제조 기업인 성광벤드의 실적과 주가가 박살이 나고 있습니다. 회사의 자세한 소개와 업황 분위기에 대한 부분은 예전에 올려드린 글이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를 잘 모르시는 분들께서는  그 글을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성광벤드의 주간 주가 흐름 <출처 : 네이버 금융>

주봉 추세 입니다. 완전한 역배열입니다. 어려운 업황과 회사의 경영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쉴틈없이 내리고 있습니다. 2013년 가을의 최고점 31,500원 대비 75%가 넘는 주가 하락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도 오늘까지 수익률이 -40%를 넘었는데, 다행히 비중을 늘리지 않고 지켜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 계좌 전체에 타격은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성광벤드의 월간 주가 흐름 <출처 : 네이버 금융>

월간 주가 흐름입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금융시장 붕괴가 최고조에 달하던 2008년 10월의 최저점 7,850원이 오늘 깨졌습니다. 오늘 종가는 7,830원입니다. 주가만 보면 상황이 2008년 금융위기때보다 더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그런지 몇가지 간략한 지표만 비교를 해 보겠습니다.

2008.10 2015.12
WTI Crude(배럴당) $84.24 $37.51
과거 4개분기 EPS 2,298원 826원
BPS 9,423원 16,167원
수주잔고 956억원 1,200억원
PER 3.41배 9.48배
PBR 0.83배 0.48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현재의 지표 비교 <자료:송종식, CME, 전자공시>

단순 지표만 몇개 비교를 해보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2008년보다 현재가 더 어려운 상황으로 보입니다. 현재 수주잔고는 3년 연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작년 증권가에서는 2015년 상반기에는 수주 잔고가 다시 증가할거라는 기대를 했지만,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영업 환경은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습니다.

2008년 당시에는 BPS기준으로도 주가가 쌌지만, EPS 기준으로도 주가가 싸서 주가가 위로 튕겨 올라갈 여지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유가도 겨울 들어 급락하기는 했지만 다시 회복이 되었구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국제 정치적 문제로 저유가는 장기간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배럴당 30달러 시대까지 시작되고 있습니다. 수주잔고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회사에서는 수주 공백 공포에 늘 우려를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EPS 기준으로 현 주가도 전혀 싸지 않습니다.

따라서, 밸류에이션 툴을 EPS 상승에 따른 상방에 기대하기 보다는 싸지는 PBR 기준의 하방경직을 보고 조심스럽게 투자를 해야하는 단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제는 PBR도 0.4x대에 진입하였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 PBR이 0.2x 대까지 간다고 하면 용기를 내 볼 구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0.2x대 PBR까지 갈지는 의문입니다.

내년에도 저유가로 인해 영업 환경은 어렵겠지만, 인간이 살아가야 하는 이상 피팅 부품들이 아예 안 쓰일수는 없습니다. 또, 국제 정세 급변동으로 저유가 상황이 언제 갑자기 끝날지도 모르고요. 배는 어쨌든 만들어야 하고, 플랜트도 어쨌든 만들긴 해야할거라 생각합니다. 수주액이 많이 감소는 하더라도 0원이 될수는 없지 않나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또, 지금처럼 앞이 안 보이는 대악재에 짓눌린 종목은 작은 트리거나 모멘텀 하나에도 주가가 급반등 할 여지가 많아집니다. 고성장주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다가 작은 실망에 폭락하는 것과 반대의 경우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장기적인 업황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도 사실이고, 시세도 장기간 역배열 상태이기 때문에, 아주 큰 실적 회복이나 업황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 않는 이상 주가가 회복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국제유가와 성광벤드 주가의 상관관계 <출처:네이버 금융>

동사의 주가 흐름과 국제 유가의 흐름간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전에 성광벤드를 분석할때도 말씀드렸지만, 동사의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에너지 가격, 그 중에서도 유가에 달렸습니다.

"국제유가의 하락 -> 조선, 플랜드 발주의 감소 -> 피팅 수요의 감소 -> 동사 실적의 타격" 패턴으로 현재 동사의 상황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유가가 올라줘야 동사의 실적도 좋아지고 주가도 턴어라운드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을 붕괴시키면서 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는데는 몇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존재합니다.

1)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붐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의 하락
:: 미국의 달러 패권 유지 (위안화 대비)
2) 그런 가운데, 산유국간의 M/S 방어와 정치적 공세를 위한 감산 결정의 거부
3) 공급이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의 감소
4)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이유가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유가가 오르려면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면서 늘어나거나,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해야 할텐데요.

미국의 가스 Rig수 추이 <출처 : www.bakerhughes.com>

음. 이상하네요. 미국의 경우만 놓고보면 가스를 채취하는 Rig의 개수는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앞서서 유가가 하락하는 원인으로 제시한 1)번이 논리적으로 앞뒤가 안 맞게 되는데요. 다른 자료 하나를 더 구해보았습니다.

미국의 셰일가스 하루 생산량, 단위 : 10억 세제곱피트/일 <출처:SBS 뉴스, EIA>

미국 EIA자료를 보면 앞서 1) 번이 유가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 맞는 것을 재차 확인할 수 있습니다. 셰일가스의 생산량이 정말 엄청납니다. 이러니 유가가 하락할 수 밖에 없겠네요. 이 두가지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셰일 리그의 개수보다는 실제로 셰일가스의 생산량 자체를 트래킹하는게 더 옳겠다는 생각입니다. 미국이 생산하는 셰일가스의 양을 볼 때, 당분간 생산량을 줄일 생각이 있을까 싶습니다.

채산성 문제로 일부 Rig이 가동했다 안했다 할 수는 있지만 미국은 지금 셰일가스 생산을 정치적,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셰일가스를 계속 퍼올려서, 중동과 러시아 길도 들이고 세계 패권도 유지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는 것 같구요.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면 성광벤드는 계속 암울할 가능성이 높죠.

원유 생산 단가에 따른 국가별 BEP <출처:한겨레 신문>

각국 BEP를 보면 원유나 가스를 팔아서 먹고 사는 모든 나라들이 현재 재정적자 상황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OPEC 최대 산유국이며 BEP 수준도 낮은축에 들어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으며 올해 예상 재정 적자액은 151조원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GDP의 20% 수준입니다. 사우디는 무세금 정책을 철회하고 세금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디폴트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의 경우에는 총 수출액 중 90%가 원유이며 국제 유가 하락으로 화폐 가치는 1/7 수준으로 폭락하고 올해 물가는 159% 상승했습니다.

디폴트 가능성이 높은 또 하나의 나라는 러시아입니다. 미국의 집중 타겟이 되고 있는 대표적 반미 국가인데요. 러시아 역시 국제 유가 하락으로 재정 적자 상황을 모면하지 못하고 있으며 루블화의 가치는 올해들어서 22% 이상 급락하였습니다.

역시 대표적인 원자재 수출국이자 신흥국인 브라질의 경우 헤알화의 가치가 절반 가까이 폭락하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가장 안 좋은 상황은 원자재를 팔아서 먹고 사는 신흥국들이 국가 부도 사태를 맞는 것인데요. 이렇게 되면 공급자가 줄어서 국제 유가가 오를수도 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을 몰고 올 수도 있어서, 성광벤드 하나 투자하자고 그런 상황까지 바래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현재 가장 좋은 상황은 미국이 셰일가스의 생산량을 줄이거나 OPEC이 원유 생산 감산에 합의하는 것이지 싶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국은 자국의 패권 유지와 각 지역에서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서 감산하지 않을 것이고, 사우디 역시 M/S를 유지하고 셰일가스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감산에는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혹시라도 OPEC에서 감산 소식이 뜨면 성광벤드가 상한가로 직행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지금으로선 가능성이..

참 어려운 상황입니다. 누구 하나가 죽어나가야 끝날 싸움 같아 보입니다. 원유를 생산하는 나라들이 죽어나가도 그 후폭풍은 거셀것으로 생각됩니다. 중동에서의 무력 분쟁 증가가 이 추세를 쉽사리 돌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동사에게는 매우 힘든 시간임은 확실해 보입니다. 실적이 꺾이는 추세이지만 적자만 안 내줘도 정말 감사한 상황이죠. 현 상황에서 성광벤드는 PBR을 봐가면서 매우 보수적으로 투자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현금성 자산 현황 <출처:네이버 증권>

동사의 시가총액은 현재 2,000억이 붕괴되기 직전에 있습니다. 반면에 현금성 자산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3Q 보고서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은 560억입니다.

유형자산 현황 <출처:네이버 증권>

토지 시세가 아니라 장부가만으로도 1,734억입니다. 현금성 자산 560억과 합하면 2,294억 입니다. 오늘 종가 기준으로 동사 시가총액이 2,239억입니다. 현재 시총은 동사가 보유한 토지 장부가와 현금성 자산보다 쌉니다.

또 눈여겨 볼 부분은 설비, 기계 부분입니다. 합하면 대략 940억 정도 되는 자산인데요, 이걸 온전히 제값을 받고 팔기도 힘들고 감가상각 이슈도 있습니다만, 이 부분이 동사가 보유한 막강한 해자 중 하나입니다. 경쟁사가 동사와 섣불리 경쟁하지 못하는 부분은 바로 프레스 등, 이 설비들 때문입니다. 회사측 의견에 따르면 신규 경쟁자가 동사와 동일한 설비를 구축하려면 최소한 10년이 걸릴것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동사는 아직 적자 기업도 아니며, 피팅 분야에서는 확고한 경쟁 우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직 토지와 현금성자산을 인수할 수 있는 돈으로 동사 주식을 매입하면 이러한 동사의 여러가지 경쟁력은 공짜로 가지게 됩니다.

업황은 어둡지만 자산 가치 기준으로는 이제 비로소 싸다고 할 수 있는 구간으로 가격이 내려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힘든 시간이지만 잘 견디고 있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요.

성광벤드 실적 추정 및 밸류에이션, 클릭하면 커집니다 <추정:송종식>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PBR이 0.2배 수준으로 내려오면 비중을 좀 많이 실어보고 싶네요. 유가가 상승하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 줄 종목이라서 일단 손절매는 안하고 제몸에 줄줄 흐르는 피를 닦아가면서 잘 보유하고 기다려 보려고 합니다. 제 포트폴리오 내에서 최대 손실을 자랑하는 녀석이지만 언젠가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리라 믿습니다. 당분간은 많이 힘들겠지만요..

2015년 12월 9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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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주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2년 12월 12일 수요일

셰일가스(Shale gas)

2008년경부터 서서히 우리나라 대중들의 입에서도 오르내리던 셰일가스. 미국이 오래전부터 소량으로 생산해 온 셰일가스를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하면서 이제는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시대의 흐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셰일가스가 제 2 산업혁명을 가져 올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하며, '에너지 혁명이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 반대편에 서서 '셰일가스 붐은 거품이고 허구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셰일가스와 관련된 투자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앞으로 우리 삶을 셰일가스가 어떻게 바꾸어 줄 수 있을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셰일가스에 대해서 이것저것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셰일가스란?


셰일가스는 기존의 전통적인 천연가스와 화학적 성분은 동일합니다. 다만 셰일층에 존재하는 점, 그래서 채취 방식이 기존 전통 가스와 다른점 때문에 셰일가스라고 따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비재래식(비전통)
재래식(전통)
타이트
탄층가스
셰일가스
하이드레이트
전통 천연가스
채굴 어려움
채굴 어려움
채굴 어려움
채굴 어려움
채굴 쉬움
우측으로 갈수록 매장량이 풍부
매장량 제한적
암석층에 넓게 산포 돼 있음
유전/가스전

긴 시간 모래나 진흙같은 점토들이 쌓이면서 굳어 퇴적층(셰일층)이 되는데 얇은층으로 되어있습니다. 셰일층 위에는 투과가 불가능한 암석들이 존재하고 셰일가스는 이 암석 아래 존재합니다.

일반 가스는 큰 공간(가스전)안에 뭉쳐있어서 생산이 수월합니다. 반면 셰일가스는 투과 불가능한 암석 아래 셰일층 구석구석 존재해서 대규모 채취를 하는 것이 일반 가스를 채취하는 것보다 까다롭습니다.

아래 그림은 일반 가스와 석유, 셰일가스가 땅 속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보여줍니다. 일반 가스는 비교적 지표면에서 가까운 곳에 가스전 형태로 가스가 모여 있기 때문에 채취하기가 쉽습니다. 셰일가스는 조금 더 깊은 곳에 위치하며 셰일층 틈틈이 존재하기 때문에 셰일가스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수평으로 된 시추관이 필요합니다.

셰일가스의 지질학적 위치와 채취 모습
셰일가스의 지질학적 위치와 채취 모습

출처 : 미국 에너지정보국 (http://www.eia.gov/oil_gas/natural_gas/special/ngresources/ngresources.html)


셰일가스는 1821년 이리호 동부에 위치한 뉴욕주의 프레도니아시에서 처음 발견이 되었습니다. 당시 소량의 셰일가스를 채취하는데 성공했지만 시추 기술의 부족으로 채취 비용이 높아 1970년대 까지는 산업용으로 사용할 셰일가스를 대규모로 채취하지는 못했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기술 기반이 갖춰져서 셰일가스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앞서 소개드렸지만 셰일가스의 화학적 성분은 일반 가스와 똑같습니다. 전통 천연가스나 셰일가스나 똑같이 메탈 70~90%, 에탄 5%, 프로판과 부탄 5~25%로 구성 돼 있습니다. 그리고 난방용과 발전용으로 주로 소비됩니다.


채취 방법


셰일가스는 '수평시추', '수압파쇄' 방법을 동시에 이용해서 채취합니다. 가로로 얇게 구성되어 있는 셰일층에 틈틈이 스며들어 있는 셰일가스 특성상 시추관을 가로로 꽂아야 하며(수평시추), 이 시추관을 통해 물과 모래, 화학약품 등을 섞은 액체를 분사(수압파쇄)하여 암석에 균열을 일으킵니다. 균열이 일어난 곳으로 셰일가스를 채취하여 지상밖으로 끄집어 내면 되는 비교적 간단한 과정입니다.

셰일가스 어떻게 캐나

셰일가스 채취 절차

출처 : 녹색성장 위원회 9월 19일 게시물 (https://www.greengrowth.go.kr/?p=56222)


수평시추기술은 1970년대, 수압파쇄 기술은 1940년대에 석유를 시추하기 위해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수평시추와 수압파쇄 기술을 동시에 사용해서 처음 셰일가스를 채취한 것은 1991년 미국 텍사스 주 북부의 바넷 셰일지대에서 미첼 에너지(Mitchell Energy)사 주도로 이루어졌습니다.

종류
기능
(), acid
지층을 용해
계면활성제, surfactants
유체를 흘러가기 쉽게 하는 효과
고형화제(겔화제), gelling agent
균열효과 촉진
껍질 조각 억제제, scale inhibitor
파이프내 동식물의 작은 조각 제거
부식 억제제, corrosion inhibitor
부패방지 효과

<수압 파쇄에 사용되는 화학물 구성 (출처: http://imaginegreen.tistory.com/247)>

셰일가스를 채취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압파쇄법의 분사액 구성은 물 90.6%, 모래 8.95%, 화학첨가물이 0.44%로 물의 비중이 절대적이며 따라서 셰일지대 근처에 물이 풍부해야 가스 생산이 수월합니다. 혼합물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첨가물에는 마찰을 줄여주기 위한 첨가물, 미생물을 죽이기 위한 첨가물 등의 다양한 화학물질이 조합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미국법에 의해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도 됩니다만 수압파쇄에 사용되는 화학첨가물의 성분은 위에서 소개한 표와 같이 알려져 있습니다.


셰일가스의 경제적 가치


국제 전통 천연가스 시장 국가별 수출입 현황 (2008년)

출처 : ⓒ RiaNovosti, Russia


2008년 통계에 따르면 전통적인 천연 가스 수출 국가는 1위가 러시아(154억m³), 2위가 캐나다(103억m³), 3위가 노르웨이(95억m³)입니다.

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는 의외로 미국(114억m³)입니다. 두번째가 일본(92억m³), 세번째가 독일(87억m³)입니다.

매장량


전통적인 천역가스의 총 매장량은 187.4조m³ 며 앞으로 약 59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석유 기준 열량으로 환산하면 석유의 총 매장량은 1,888억TOE, 셰일가스가 1,687억TOE, 전통가스가 1,684억TOE로 석유는 약 40년, 전통 천연가스는 앞으로 약 59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에너지원
전통 천연가스
셰일가스
석유
석탄
매장량
1,684TOE
1,687TOE
1,888TOE
1조톤
가채년수
59
59
40
200

러시아의 경우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셰일가스 매장량이 '0'이라고 발표했으나 곧 셰일가스를 자국 영토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추세로 볼때 추가 셰일가스 매장 지역이 확인될 경우 셰일가스 매장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셰일가스의 잠재 매장량을 635조m³로 추정하고 있으며 60억 인구가 앞으로 200년간 사용할 수 있는 매장량 입니다.

아래는 현재까지 발견된 셰일가스의 전세계 매장 현황을 담은 인포그래픽 입니다.

전세계 셰일가스 매장량과 분포

출처 : ⓒ Reuters


중국의 경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셰일가스를 매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에는 미국보다 셰일가스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앞서도 살펴보았지만 셰일가스 채굴을 위해서는 물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중국에 매장된 셰일가스 매장 구역 중 타림분지쪽이 가장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지역은 중국의 가장 서부 사막에 위치해 있어서 물을 공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다른 유망 셰일가스 매장 지역인 스촨분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황하강과 서해 인근에 방대한 셰일가스 매장 지역이 있기는 하지만 경제성이 낮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셰일가스의 엄청난 경제성을 지나치지 않을 것은 확실합니다. 이미 자국 영토내 셰일가스 개발을 위해 여러가지 연구조사와 채취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만일 중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본격화 한다면 물공급과 가스 이동을 위한 대규모 파이프라인 플랫폼 건설이 필요할 것입니다. 파이프라인 건설이 힘들다면 트럭으로 물을 운반할 도로라도 필요한 실정입니다. 전반적인 중국의 인프라는 미국에 비해서 낙후되어 있습니다.


발전용 LNG 플랜트(좌)와 셰일가스 이동을 위한 파이프라인 인프라(우)

출처 : 아시아투데이 신문, Calgary Herald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셰일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미국은 환경이 훨씬 좋습니다. 오대호 인근에 셰일가스 매장지가 많아 오대호의 물을 끌어오기가 쉽고, 다른 셰일가스 대량 매장지역도 대부분 대서양과 맞붙어 있어서 물공급이 수월합니다. 그리고 전국으로 가스를 운반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과 도로 및 철도 인프라가 잘 정비돼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774조 입방 피트의 셰일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아르헨티나의 셰일가스 개발은 대규모 외자유치가 힘들어 당분간은 개발이 힘들 전망입니다. 최근 스페인 기업의 자회사를 강제로 국유화 해버렸기 때문에 국유화 리스크가 투자자들을 공포감에 떨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셰일가스 공급과 유통


셰일가스 공급은 크게 나눠 지상으로는 파이프라인과 LNG수송 트럭을 통해서, 해상으로는 LNG선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앞서 소개한 '국제 천연 가스 시장의 수출입 현황'을 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수출 상위 1, 2, 3등 국가는 수출량의 대부분이 파이프라인을 통합니다. 즉 인접한 국가들에게 지상으로 가스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미국에게, 러시아는 유럽에 가스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수입 상위국에서 일본이 유일하게 전량 LNG선을 이용해서 가스를 수입받고 있습니다. 이는 섬나라인 일본의 지리적 특성상 그런 것이고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나 일본은 에너지원을 주로 중동, 동남아시아, 북남미에서 수입합니다.

셰일가스를 영하 160도로 압축시키면 원래 부피의 1/600로 줄어들고 LNG형태로 배를 이용해서 수출을 하기가 용이해집니다. 그래서 LNG선의 발주가 늘어날 것은 당연할텐데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국제 정세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셰일가스를 열심히 전세계로 실어나를 LNG선

출처 : http://seaspout.wordpress.com/2012/07/23/alternatives-to-bunker-fuel-lng/


미국과 셰일가스, 그리고 푸틴의 가스외교


"우리는 앞으로 100년 동안 사용할 에너지원, 가스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가스 생산추이와 전망

출처 : ⓒBusiness Insider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습니다. 지구 반대편 러시아에서는 푸틴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푸틴은 세계 최대 가스 회사인 가즈프롬을 이용해서 정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활발한 가스 외교를 통해 적극적으로 가스를 수출하고 내국민에게는 거의 공짜에 가까운 가스를 제공함으로서 국민들의 호감을 얻어왔습니다.

러시아의 주요 가스 수출 지역인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수입 의존도는 매우 높습니다. 핀란드는 러시아산 가스에 100% 의존하고 있고, 독일 35%, 프랑스 28% 등 유럽 대륙 전체적으로 40%가 넘는 가스 수입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러시아로부터 가스 독립을 하려고 했지만 빈번히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준비해 결국 대량 생산을 시작하고 있는 미국의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에너지 전쟁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가스 대부분은 중동과 캐나다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미국이 자체적으로 셰일가스를 생산하게 되면 미국은 자국내 LNG소비를 일정 부분 스스로 해소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에 가스를 수출하던 국가들, 특히 중동 국가들은 눈을 유럽으로 돌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유럽은 러시아의 가스를 볼모로 한 에너지 외교 협박에서 벗어날 수 있으므로 러시아의 입장이 난처해집니다.

위기를 느낀 러시아는 두가지 카드를 준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나는 '생산 과정 중 환경 오염이 심각한 셰일 가스를 쓰는 유럽이 기후협약 위반을 했다' 며 제동을 거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유럽으로 나가던 가스 수출 활로를 동북아시아로 돌리려는 카드입니다.

바로 이점 때문에 MB의 러시아 가스 외교도 이 부분과 연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가스를 공급 받으려면 LNG선을 이용하는 것 보다 북한과 가스 수송용 파이프라인을 연결해서 직접 가스를 공급받는 것이 낫다는 계산입니다. 미국의 셰일가스 본격 개발로 인해서 한반도 정세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러시아로서는 동북아시아가 가스를 팔아 먹을 수 있는 최후 보루인데, 일정 부분 러시아 가스를 사다 쓴다고 해도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에는 미국산 셰일가스의 가격 경쟁력이 높다면 미국산 가스를 수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중국의 경우에는 자국 영토내 막대한 셰일가스를 매장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셰일 가스 개발에 나서는 경우 러시아는 가스를 수출할 수 있는 판로가 완전히 막히게 됩니다. 왜냐하면 나머지 시장인 남미, 중동,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에너지를 자급 자족 하는 나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푸틴 정권은 앞으로 국제 가스 시장의 흐름에 따라 침몰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러시아의 경우 국가 경제 자체가 가스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가스 산업의 침몰은 국가 자체에 큰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러시아만 피해자가 아닙니다. 에너지 주요 생산 지역으로써 중동의 중요성은 크게 하락하게 될 것입니다.


셰일가스의 문제점


지진, 환경 오염 문제


지하 깊은 곳에서 수압파쇄 공법을 이용하다 보니 지반이 약해서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2011년 영국 블랙홀 연안에 매장 돼 있는 200조 입방 피트의 셰일가스를 채취하기 위해 시추를 시작했지만 진도 2 가량의 가벼운 지진이 발생하는 바람에 셰일가스 개발이 현재까지 중단되고 있습니다. 미국 오클라호마에서도 일주일간 수압파쇄 공법 사용 이후 무려 43회의 소규모 지진이 발생했다고 보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환경 문제로 지하수 오염 문제가 있습니다. 수압파쇄시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지하수를 오염 시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하수고갈 문제를 비롯해서 셰일가스 채취 후 발생하는 폐기물의 처리 문제와 지하수에 섞여버리는 막대한 양의 메탄 처리 문제 등이 산재해 있습니다. 석유에 비해 환경 오염이 적다는 가스이지만 셰일 가스 생산으로 인해 지구 온난화가 가속될수도 있다는 문제제기도 되고 있습니다.

올 2월에는 미국 정부에서 셰일가스 채취를 위한 수평시추와 수압파쇄 공법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개발사들에 대해 환경 오염과 관련하여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환경 문제와 관련하여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제성에 급급한 나머지 환경 문제를 도외시 한다면 분명 셰일가스 개발 붐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악재가 될것으로 보입니다. 환경 문제는 셰일가스와 관련된 분야에 투자하는 분들은 늘 주시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셰일가스의 수압 파쇄 공법에 시위하는 사람들

ⓒ 환경 보호 펀드 (Environment defense fund)


버블 논란


셰일가스 버블 논란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국의 석유지질학자 아서 버먼은 자신의 논문에서 '미국내 매장된 셰일가스의 가채년수가 100년 이라는 오바마의 말은 거짓이다. 실제 가채년수는 7년 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북미 지역에서의 막대한 채굴량 증가 추세를 볼 때 이 논리는 조금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셰일가스 매장량이 실제 산업계에서 예측하는 대로 많은 매장량이 있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의 가격 문제가 셰일가스 버블을 터트릴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셰일가스가 제 2의 산업혁명을 가져 올 것이라는 주장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저렴한 생산 비용입니다.

북미 지역의 2007년 1,000m³당 셰일가스 탐사/개발 비용은 73달러 수준에서 2010년 31달러로 내려갔습니다. 반면 2010년의 전통 천연가스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1,000m³당 46달러 수준입니다. 이는 2000년 84억m³에서 2010년 1,288억m³로 급증한 생산 수량과 더욱 정교해진 채굴 기술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시장 가격 버블을 논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많은 셰일가스 수요가 있을 경우 셰일가스의 판매 단가 압력은 올라가고 다른 에너지원의 가격은 안정됨으로써 결국 전통 천연가스와의 경쟁에서 경쟁력도 떨어질 것이다.'라는 것이 논지입니다.


실효 논란


셰일가스 매장량이나 화학성분이 전통 재래식 가스와 별 다를게 없는데 왜 이슈인지 모르겠다는 의견들도 많습니다. '셰일가스 관련된 모든 것은 허상이며 거짓이다'라며 다소 과격하게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셰일가스 개발 단가가 더 확실히 내려가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부정적인 의견은 실제 영향을 미칠만한 사항을 잘 생각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피해를 입는 기존 에너지 자본가들이나 환경 보호론자들의 입장에서도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다각도로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인한 혜택과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투자 현황


셰일가스의 투자 열기도 뜨겁습니다. 엑손모빌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셰일가스 광구에 투자하거나 관련 업체들을 인수하는 식으로 셰일가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에너지 회사의 셰일 가스 사업 추진 현황

출처 : 삼성경제연구소(셰일가스가 가져 올 3대 변화 보고서)

지난해에 한국석유공사도 미국 아나다코의 셰일가스 광구 지분 23.7%를 15억 5천만 달러에 투자해 미국과 중국, 네덜란드, 프랑스,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셰일가스 투자국이 되었습니다.

셰일가스는 자동차 산업과 비슷하게 전방산업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셰일가스 광구나 생산 업체에 직접 투자된 금액 이외에도 셰일가스 생산/유통과 관련한 인접 산업에 까지 미치는 파급 효과를 생각하면 투자 금액과 경제적 가치는 당장 돈으로 환산하기가 힘든 수준입니다.


국내외 산업에 미칠 영향


생산측면


셰일가스의 생산 단계부터 그림을 그려나가 봅시다. 가스 생산을 위해 가스전에 꽂히는 시추공 하나는 지하 3~4km까지 파고 들어갑니다.(전통 천연가스는 1~2km). 그리고 수평 시추를 위해서 반경 5km 가량을 수압 파쇄합니다. 시추공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중장비가 동원됩니다. 포크레인이나 기중기 같은 장비들이 필요합니다. 이런 중장비는 기본적으로 가스를 운반할 파이프라인 건설이나 LNG선 제작에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액화, 가스류의 운반을 위한 파이프 건설에는 피팅, 밸브 업체들도 필수적으로 투입됩니다. 중장비와 밸브, 피팅 업체들의 제품 수요는 셰일가스가 활발히 개발되는 동안에는 꾸준하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수압파쇄를 위해 인근에서 물을 끌어와야 하는데 물을 끌어올 시설이 필요하며, 수압파쇄에 물과 함께 사용될 화학약품들의 수요도 클 것입니다. 물론 환경 문제 등의 이유로 물은 재활용하고 화학약품은 쓰지 않는 쪽으로 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연구가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셰일가스를 운송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과 함께 강관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리라 시장 참여자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생산된 가스는 파이프라인과 LNG선으로 여기저기 팔려 나가게 됩니다. LNG선의 발주가 늘어나겠고, 강관 수요가 꾸준하리라 예측됩니다. LNG를 연료로 움직이는 트럭과 반대로 셰일가스 생산에 필요한 물과, 생산된 LNG를 운반할 트럭들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렴한 셰일가스가 우리나라에 상륙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 패턴과 여러가지 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텐데요.

소비측면


우선 도시가스 업종을 한번 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도시가스 업체들은 한국가스공사로 부터 가스를 도매가에 공급받습니다. 도시가스 업체들은 도매로 공급받은 가스를 자사의 배관망을 통해 산업용과 가정용 소매로 판매합니다.

여기서 약간의 이익 충돌이 발생합니다. 셰일가스를 저렴하게 들여와 큰 이익을 올리려면 한국가스공사는 각 지역별 도시가스업체에 가격을 거의 할인하지 않고 가스를 공급해야 합니다. 혹은 약간만 할인한 수준으로 이익 스프레드를 기존 가스보다 더 많이 취해야 이익 구조가 성립될 것입니다. 반대로 지역 도시가스업체들이 이익을 올리려면 기존 가스 도매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가스를 사와서 더 큰 스프레드를 남기고 소비자에게 판매해야 합니다.

여기서 도매상인 한국가스공사와 지역별 도시가스업체들의 가격 조정 난항이 예상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가 있는데, 최종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 문제입니다. 가스공사와 도시가스업체들은 정부 규제를 받는 산업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셰일가스를 사오더라도 정치권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가스를 공급하라고 지시하면 실제 가스 회사들이 누릴 수 있는 스프레드가 더 작아질 수 있습니다. 가스 도매사와 소매사가 윈윈하고, 최종 소비자도 싼 가격에 가스를 사용해야 셰일가스 혁명이 일정 부분 의미가 있을 것 입니다. 셰일가스를 싸게 사와서 싸게 공급하고 가격 스프레드는 기존보다 조금 더 늘리는 수준에서 박리다매로 대규모 판매를 시작하면 모두 윈윈할 수 있을까요?

한국전력이 전력 생산에 들어가는 연료를 LNG로 점차 늘릴 계획인데 전량 한국가스공사에서 매입하게 됩니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거래도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가스회사에 투자할 때는 이런 부분들을 꼭 체크하도록 합시다.

석유, 화학산업은 생산 구조 자체가 통째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유화산업의 주원료는 석유에서 나오는 나프타입니다. 그러나 최근 나프타에서 에탄, 프로판으로 주원료가 대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에탄, 프로판은 셰일가스 생산 중 발생하는 부산물입니다. 유럽 등지에서 에탄, 프로판의 물량이 남아돌아 아시아 지역으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미국산 프로판 가격은 톤당 380달러 수준인데 반해 나프타는 톤당 750달러로 두배 가까이 비쌉니다. 유화 업체들로서는 나프타를 쓸 이유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 이후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이 본격화 되면 에탄, 프로판의 가격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정 부분 생산 구조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북미 지역의 쉘과 엑손모빌을 비롯한 에틸렌 생산 공장들은 이미 가스 설비 체제 전환을 완료하였습니다.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소비원으로써 가스 사용을 줄여나간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인해 가스 수입 단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해 국가 정책 목표가 최근 수정 되었습니다. 에너지 소비 비중에서 가스를 더욱 끌어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였습니다. 현재 한국전력의 전기 생산 연료비 비중의 경우 LNG가 가장 비싼편에 들어가는 48%, 석탄 37%, 중유 12%, 원자력 3% 수준입니다. 석탄의 경우 환경 오염의 문제가 심각하고 원자력은 건설과 운영에 난이도가 있으며 위험합니다. 상대적으로 LNG발전소는 짓기도 쉽고 빨리 짓기 때문에 유리한데 LNG발전 단가가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2020년까지 한전의 LNG발전 비율 중 20%를 셰일가스로 대체해 나갈 예정이라고 하니 LNG발전 단가는 지속적으로 낮아지리라 생각됩니다.

올해 태양광 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OCI를 비롯한 우리나라 대표 태양광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도 반토막, 세토막이 났습니다. 웅진, KCC등 태양광에 대규모로 투자한 회사들도 어려움을 겪은 한해였습니다. 가히 태양광의 저주라 불릴만 합니다. 태양광과 같은 그린 에너지 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한데는 중국에서 쏟아내는 폴리실리콘 물량으로 인한 가격 하락 압력과 유럽발 경제위기가 한 몫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우려는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그린 에너지의 경제성 하락 공포였던 것 같습니다.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 부문은 저렴한 셰일가스 공급 덕분에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입니다. 정부에서 대규모로 태양광 부양 정책을 펴지 않는 다면 태양광 투자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유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일정 부분 안정화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료 전지 부분도 눈여겨 봐야하겠습니다.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 관련 기업과 종목 추천은 드리지 않았지만, 조금만 찾아보시면 셰일가스 개발 붐과 관련하여 꽤 많은 회사를 찾아 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모쪼록 셰일가스 개발과 관련하여 우리나라에도 많은 이익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2년 12월 12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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