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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3일 금요일

위험한 조언이 난무하는 시대 (직장 생활 꿀팁 30가지?)


처세에는 답이 없다. 각자가 가진 고유한 캐릭터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자가 처한 사회적 위치도 다 다르고, 속한 조직의 사회적 특성도 모두 다 다르다. 좁게 보면 내 윗사람, 내 옆사람이 누구냐 하는 것만 가지고도 '이것이 답이야'라고 할만한 단 하나의 처세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처세에 대한 조언은 삼가는 편이다.

특히, 사회초년생들에게 '직장 생활 잘 하는 법', '처세 잘하는 법'과 같은 조언을 할 때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 사람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송두리째 흔들어 엉망으로 만들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추천으로 뜬 한 유튜버의 영상을 보았다. 제목이 '직장생활 잘하는 30가지 꿀팁'이었던가. 조회수가 무려 30만 회에 육박했다. 저런 영상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를 고려해 볼 때 젊은 직장인 상당수에게 영향력을 미칠만한 숫자였다. 이 사람의 여러가지 조언 중 대부분은 '맞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답은 없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아래 2가지 조언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볼 부분이 있다.

연초에는 열심히 하지말고, 연말에 몰아서 열심히 하라?


보통의 기업들은 연말에 인사평가가 몰려있다. 인사평가는 곧 연봉인상과 직결된다. 내년에 통장에 얼마가 더 찍히냐 하는 문제와 결부된 것이다. 그래서 이런 조언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연초에는 아무리 큰 성과를 내봤자 연말에는 잊혀진다. 하지만 연말에 무언가 성과를 내면 그것이 인사고과에 플러스로 작용할 요인은 매우 높다. 인간의 기억력은 짧다. 고과를 주는 사람도 인간이다. 그래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위 조언이 아주 잘못된 조언이라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위의 조언을 비틀어서 생각해 보면 근본은 '눈치껏', '눈속임'을 하라는 의미로도 들린다. 연초에는 대충 탱자탱자 놀다가 연말에 최선을 다하거나, 다하는 척을 하거나, 열심히 했다고 상사에게 어필하라는 의미이다.

이렇게 하면 직장 생활은 아주 훌륭하게 해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저런 타성에 절대로 물들면 안된다.

직장인은 언젠가는 회사에서 나오게 된다. 그때 오롯이 내 두발과, 내 두손과, 내 지능과, 나의 정신력과 센스만으로 살아가야한다. 직장에서는 농땡이를 부려도 따박따박 월급이 나온다. 하지만 밖에 나오면 극한의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내가 거대한 자산가가 아닌 이상, 내가 잠깐만 쉬어도 들어오는 수입이 딱 끊긴다. 그 고통을 현실로써 마주하게 되면 그때는 이미 늦다.

위와 같은 조언대로 살다가 타성에 젖으면 그렇게 될 확률이 높다.

위의 조언은 '눈속임'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많은 한국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인 '벼락치기 근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나는 벼락치기 타입의 사람들이 잘 사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가령 상황하나를 예로들면 이런 것이다.

기획력, 디자인 능력, 감각과 센스, 영상 편집 능력을 갖춘 창수(가명)라는 친구가 퇴사를 목표로 잠시 휴직을 했다. 이 친구의 수중에는 일을 안하고 소비만 할 경우 1년 정도 버틸 수 있는 자금이 있었다. 하지만 별도의 현금흐름은 없었다.

창수에게 먼저 직장 생활 은퇴를 한 선배가 이렇게 조언한다.

+ 창수야, 넌 얼마 정도 쉴거니?
= 1년 정도 쉴 자금이 있어요.
+ 쉬었다 복직할거야?
= 아니요. 아예 직장으로 복귀는 안하고 싶어요.
+ 퇴사를 고려하고 있구나. 1년치 생활비 남은 건 좀 빡빡한데. 그래도 1년이면 뭔가 해보기에 짧은 시간은 아니지. 유튜브라도 살살 시작해봐. 너가 가진 재능에 딱인데.
= 아 형, 안 그래도 저도 유튜브 하려고요.
+ 그래, 처음부터 힘 많이 쓰지 말고 쉽게쉽게, 꾸준히라도 올려봐. 넌 주변에 소재도 많고, 재능도 많으니 잘 할거야.
= 예 형.
+ 지금부터 바로 해보는 게 좋을거야. 유튜브라는게 시작한다고 바로 수익이 나거나, 잘 되는 게 아니거든.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 1년 쯤 뒤에 조금씩 결과가 나와. 그래고 유튜브에만 의존하면 위험하니까 너 예전에 쇼핑몰도 했잖어. 그것도 병행하고, 돈 들어올 구멍을 기본 2~3개 이상 구축하는 작업을 바로 해보는 게 좋겠어.
= 그래 볼게요.

6개월 후,

+ 창수 잘 지냈니?
= 예 형.
+ 유튜브하고 쇼핑몰은 잘 돼?
= 그게 형, 아직 시작을 못했습니다.
+ 아니, 왜? 
= 노니까 시간이 너무 잘 가네요. 한다한다 하면서 벌써 6개월이나 흘렀네요.
+ 너, 이제 생활비로 쓸 자금도 얼마 안 남았을거 아냐?
= 그래도 아직 6개월 남았으니까요
+ 허허. 너가 하려는 게 알바처럼 한다고 돈이 바로 딱 나오는 게 아니라 이젠 시간이 좀 촉박할 것 같은데. 그래 뭐 너의 일이니까.
= 항상 잔소리 해주셔서 고마워요 형.

11개월 후,

창수가 유튜브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남은 생활비는 1개월치라는데.. 창수의 채널에 들어가 보았다. 영상이 폭풍 업데이트 되고 있다. 하루에 영상이 4개씩, 5개씩 올라온다. 엄청난 벼락치기다. 그래 이게 한국인이지. 영상이 한달만에 100개가 넘게 올라갔다. 하지만 구독자는 아직도 10명이다. 하긴 벼락치기로 될리가 없지.

쇼핑몰도 만들고 있다고 해서 들어가봤다. 아직 오픈소스 그대로다. 별달리 손 댄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또 얼마 후,

창수는 회사에 복직을 했다고 연락이 왔다.

이렇게 우리의 창수는 '자유를 쟁취할' 중요한 시기와 순간들을 제 손으로 놓치고 만 것이다. 하나의 캐릭터로 예를 들었지만, 이게 대부분 한국인의 모습이다. 특히, '연말에만 몰아서 일을 열심히 하라' 저런 조언이 더 독이 되는 이유다. 저런 타성에 젖어 버린다면, 퇴직 후 가난의 길로 가는 것은 필연이다.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것 하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절대로 벼락치기 따위를 하지 않는다. 일단 멀리 보고 준비하고 움직인다. 그리고 할 수 있는 것은 즉시처리한다. 항상 일은 미리 처리를 해둔다. 미루는 법이 없다. 놀때 놀더라도 할일은 해놓고 논다. 더 잘 하는 사람들은 할일을 미리 해놓고, 시간이 넉넉해지면 다른 일까지 처리한다.

생각보다 게으른 사람은 많다. 부지런한 사람들 중에서도 핵심가치를 파악하고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하는 사람은 또 줄어든다. 이러니 자수성가 하는 사람의 숫자도 줄어드는 것이다.

이런 습성으로 가난해 지는 것은 개인의 문제이지만 시각을 크게 보면 국가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주 예민한 소수를 제외하면 어떤 사회적 변화에 대한 더듬이가 민감하지 못하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분명히 예방할 수 있었던 일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이 터지고, 피를 흘리고 나서야 뒤늦게 벼락치기로 수습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미국, 일본, 중국과 같은 이웃 국가들은 항상 멀리 바라보고 의사결정과 행동을 한다. 당장 닥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닥친다는 태도로 미리미리 준비한다. 국가도 그래야 하고, 개인도 그래야 한다. 그래야 짧게는 밥을 굶지 않고, 길게는 피를 흘리지 않는다.

다시 직장 이야기로 돌아가자. 내가 초년생 직장인이라면 이런 태도로 살고 있을 것 같다. '윗사람에게 인정 안 받아도 그만이다.' 회사에서 배울 것 열심히 배우고, 내 스스로를 강력한 스킬로 무장하고, 나를 업그레이드 시키면서, 길게 보고 나 자체가 걸어 다니는 하나의 기업체, 그런 기업체를 소유할 오너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연말에만 눈속임하는 삶, 남들에게 눈치보는 삶은 살지 않을 것이다.

회사는 내일 당장,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제 그만 나오세요."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떤 대비가 되어있는가? 단지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다. 금전이 차지하는 문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메일로 모든 커뮤니케이션 증거를 남겨라?


증거를 남기는 것은 중요하다. 법적 분쟁의 결과도 대부분 증거로 결판이 난다. 증거를 남기는 삶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소탐대실'하지 말자는 것이다.

먼저, 증거를 남기는 삶을 살더라도 '내가 그런 사람이다'하는 것은 주변에 알리지 않는 것이 좋다. 당신을 좋게 봤던 사람들 조차, 당신을 두려워 하거나 곁에 다가가지 않으려고 할 수 있다.

'쟤랑은 말할 때 조심해야겠어. 쟤한테는 거리를 둬야겠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

사람들로부터 이런 인식을 쌓는 것은 아주 큰 소탐대실이다. 그러니 내가 사소한 것 하나하나를 모두 기록으로 그리고 증거로 남기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주변에서는 모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사소한 잘잘못을 따지겠답시고 '제가 이메일로 증거를 남겼는데요!' 하면서 일일이 증거를 들이밀어서 상대를 곤욕스럽게 만드는 것은 삼가야 한다. 나를 좋아하는 1,000명의 지지자 보다, 1명의 적이 무서운 법이다.

이런 경우 2가지 정도의 '대실'을 하게된다. 

하나는 상대를 궁지로 몰아서 곤욕을 치르게 할 경우, 그 상대는 돌아올 수 없는 적이 된다. 이렇게 되면 이 적은 도처에서 나타나 내 삶과 커리어에 발목을 잡고 어깃장을 놓을 것이다. 어쩌면 그 사람은 해당 일처리를 하면서 실수를 한 것일수도 있는데, 그저 잘잘못을 따져 나에게 책임 씌워지는 것이 싫다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행동전에 수백번 숙고해야한다.

두번째는 모든 사람들에게 당신을 각성시키는 것이다. '쟤는 저렇게 이메일 문구 하나하나에 함정을 파두고, 증거를 남기고, 무섭게 구는 애구나'. 당신과 업무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전에는 안 그랬어도, 이제는 증거를 남기려고 할 것이다. 특히 당신과 업무를 하거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당신의 그런 태도에 두려움을 느끼고 더욱 강력한 방법으로 증거를 남기고, 함정을 팔 것이다.

사회초년생은 잃을 것 보다, 얻을 게 많다. 증거를 남겨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만큼 무거운 짐을 짊어지지도 않는다. 증거라는 것은 열심히 수집은 하되, 타인은 나의 그런 태도를 몰라야 한다. 그렇게 수집한 증거들은 내 인생을 건 아주 큰 단 한번의 승부에 제대로 써야 한다. 시시껄렁하게 '나는 증거남기는 사람이요.'하면서 돌아다니면 허당이다. 사람잃고, 신의도 잃고 남는 건 소탐대실뿐이다.

작은 증거들로, 작은 책임회피를 하면서 살면 무엇하겠는가? 그러는 과정에서 사람을 하나하나 잃어갈텐데, 직장 생활은 짧고 인생은 길다.

2023년 1월 13일
송종식


2022년 12월 15일 목요일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통찰 vs. 상식)

사진 : 유튜브 '인문학 TV 고경'님

'사회의 구성원이 공유하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가치관, 일반적인 견문, 이해력, 판단력, 사리 분별'. 상식에 대한 위키피디아의 정의다. 이 정도면 깔끔한 정의라고 생각한다.

통찰(인사이트)도 상식과 크게 다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앞선 정의 중 단 하나에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사회 구성원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상식과 통찰을 가르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통찰을 현재시점과 미래시점으로 나누어 보고 싶다. 

현재 시점의 통찰은 '사물과 상황의 본질'을 꿰뚫어 볼 줄 아는 능력이다. 미래 시점의 통찰은 남들보다 눈과 귀가 밝아서 좀 더 미래를 잘 내다 볼 줄 아는 능력이다.

많은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동의하는 이야기는 현재 시점에서의 '상식적인 주장'이다. 하지만 통찰은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인사이트가 담긴 이야기 중 어떤 것은 많은 비난, 조롱, 멸시, 무시를 동원하기도 한다. 특히, 이면을 정확하게 꿰뚫어 봐야만 이해를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구성원 대부분으로부터 비난, 조롱, 멸시, 무시를 당하는 주장이 먼 훗날 언젠가 현실이 되었을 때, 그리고 그것을 주장한 사람을 우리는 '인사이트가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번은 맞다. 어떤 난무하는 주장 중 몇개는 실제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통찰이 지속해서 시현된다면 그 사람을 우리는 '통찰력 있는 사람', '현자'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뛰어난 전략가, 인사이트 있는 의사 결정자에게 왜 조롱을 던지는가. 대부분의 범인들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찰력이 있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이 있다. 우리 세상은 수면 아래에서 돌아가는 엔진, 이면에서 벌어지는 일이 실로 많다. 그리고 그 힘도 어마어마하다.

그것은 왜 그런가? 간단한 인간관계만 참고해 봐도 이 부분을 이해하기 쉽다. 인간은 자신의 모든 것을 꺼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한다. 굳이 우리 사생활 모든 것을 남에게 꺼내놓지 않는다. 그것이 모여 세상의 거대한 '이면'이 된다.

카메라에 노출된 정치인의 언행 보다, 카메라 뒤편 술자리에서 오가는 정치인들의 거래가 실제 세상을 움직인다. 언론 보도자료로 나타난 기업의 말과 글보다, 회장과 의사 결정자 측근에서 오가는 적나라한 이야기가 그 회사 힘의 실체이며 진실이다.

세상은 평화롭게 돌아가는 듯 하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남들에게 말 못할 고통과 근심을 안고 살아간다. 우리가 길거리에서 보는 남녀 상당수는 불륜 커플이다(불륜자 통계 636만 명, 2015년 서울신문). 겉으로 쉬쉬하고 '나는 깨끗한 척' 비난하는 껍데기는 그냥 눈에 보이는 단편일 뿐이다. 되레 그런 사람들이 더 호박씨를 까고 뒤로는 애인 하나쯤 두고 있는 것이 '이면'이다.

우리가 투자나 사업으로 성공을 하려면 반드시 이면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이는 결국 통찰력 보유의 여부로 귀결된다.

만약 인사이트가 없는 사람이라면 지극히 상식적이면 된다. 다만, 눈에 보이는 것만 믿어야 하므로 그것이 이면에서 돌아가는 힘보다 확실하고 강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상식적인 의사 결정의 뒤에는 반드시 엉덩이의 힘이 뒤따라야 한다. 

상식은 이미 남들도 다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시세에 반영이 되었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시간의 힘을 빌려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에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극히 상식적인 힘으로만 투자를 하려면 엉덩이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범인들은 10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얘가 그려 놓은 설계도의 극히 일부조차 이해 못함. 무엇보다 자기는 세상에 기여하는 것도 일절 없으면서 남이 하는 일에 죄다 토달고 조롱하는 인간들이 잘 사는 건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함. 나보다 압도적으로 잘 사는 사람을 상대로 뒷다리 잡을 시간에 '마 내 앞가림이나 잘 하자'. 몇 글자 쓰고, 몇 마디 하고 나면 현타는 안 올까?
<자료 : 유튜버 디피>

얼마전에 유튜버 디피가 신사임당 채널을 20억 원 현금을 주고 인수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신사임당은 고점에 매도를 잘 했다.", "신사임당 채널은 조회수를 보니까 망했다.", "디피는 고점에 매수해서 실수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바로 그런 관점이 이면을 볼 줄 모르는 범인들의 관점인 것이다. 이면을 파고 들어가면 전혀 다른 과정과 결과를 볼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유튜버 디피의 천재적인 전략과 신사임당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 알게 되고 깜짝 놀랄 것이다.

제갈량, 사마의, 장량이 왜 역사적인 천재 전략가인가. 당시 사람들은 이해도 하지 못할 전략들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 그 결과들은 모두 어땠나?

잠시 이야기가 겉돌았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는 태도를 경계하자. 이면을 보는 눈을 기르자. 거기서 실력이 벌어진다. 만일, 보이는 대로만 믿는 사람이고, 이면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지극히 상식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엉덩이를 붙이고 인내하는 힘을 기르자. 둘 중 하나만 잘 하면 먹고 사는 것은 충분하다.

2022년 12월 15일
송종식


2022년 12월 12일 월요일

지금도 누군가는 영웅을 꿈꾸고, 난세는 현재진행형이다

자료 : SBS

행적이 묘연하던 빌라왕의 근황이 보도되었다. 그 빌라왕은 사망했다. 빌라 1,139채를 무자본으로 매입하여 언론으로부터 '빌라왕'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전세금으로 투자하고, 다시 그것을 레버리지 삼아 다음 주택을 매입하는 식의 연쇄갭투자로 빌라를 매입하였다.

이것은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레버리지 사용행태이다. 이 사람이 빌라와 오피스텔 한 채당 1,000만 원씩 남기고 모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고 가정하면 순자산 100억 원이 넘는 자산가가 되었을 것이다.

반대로 주택경기가 냉각되어 집값이 떨어지면 이 사람의 인생은 정확히 그 반대가 된다. 집값이 하락하고 중간에 현금흐름이 막혔다. 국세도 미납되기 시작했다. 계약이 끝난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다. 한동안 잠적했다. 그 결과로 이 사람은 죽음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피해자에게 살해를 당한 것인지, 신변을 비관하여 자살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40대의 젊고 건강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둘 중 하나로 사망하였으리라.

한편, 경찰은 804명의 전세금 갭투자 사기꾼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피소를 당했다. 집이든 뭐든 자산 가격은 언제든지 하락할 수 있다. 이들은 그것을 망각했다. 무자본으로 무리하게 갭투자하여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다. 오늘 검거된 사람 중에서는 자기 돈을 한푼도 들이지 않고 3,493채의 빌라를 매입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 사람도 한채당 1,000만 원만 남기고 되팔기 한 사이클을 성공했다고 가정하면 순자산 300억 원대의 자산가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의 결말도 교도소행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출소하면 이 사람이 가진 3,493채의 주택은 모두 경매를 통해 다른 사람의 손으로 넘어가 있을것이다. 인생지사 새옹지마이다.

자료 : 삼국지 전략판

조조가 원소 진영의 오소를 불태우러 갔던 도박은 대성공했다. 하지만 적벽대전 도박은 80만 대군을 거의 잃을 정도로 실패했다.

일개 백수였던 유방은 진시황의 명령으로 장정들을 이끌고 수도 함양으로 가던 중 진시황의 명령을 거부하고 도주하는 도박을 선택한다. 

"어차피 진나라의 법이 엄격하니 이렇게 함양에 가봐야 개죽음 밖에 더 당하겠냐. 거기서 죽나 여기서 죽나 똑같다. 관리들을 죽이고 우리는 각자의 갈길로 흩어지자!" 

이 작은 도박을 시발점으로 유방은 훗날 한나라를 건국하는 초대 황제가 된다.

인생을 건 도박의 결과가 몇 번만 성공하면 황제가 탄생한다.

반면에, 이릉대전에서 주력군을 붙에 타 죽게 만든 유비처럼 실패한 도박의 결과는 처참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이 시대에도 우리는 수 많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어떤 사람은 장사로, 또 어떤 사람은 투자로, 또 어떤 사람은 사업으로, 그리고 정치분야에서, 과학분야에서, 체육분야에서..

앞선 갭투자자들도 원대한 꿈을 안고 도박을 하였으리라.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서. 그것이 잘 되면 소황제가 되어 멋진 인생을 살았을것이다. 하지만 실패하였을 때는 죽음과 교도소 뿐이다!

수 많은 타인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저들을 옹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금같은 난세가 아닌 듯 난세인 시대. 기득권의 패권이 공고한 시대에, 왕후장상의 씨를 물려 받지 못한 사내들이 원대한 꿈을 품고 위로 올라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 가면 강남 부자집 자제들을 이길 수 있는가? 정석으로만 간다고 중산층 이상의 풍요로운 사람들의 삶을 추월하고 꺾어낼 수 있는가? 

빈민들의 출세 전략은 어찌보면 단순하다. 살찐 상류층의 허를 찔러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변칙술을 잘 쓰던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도박을 걸어 승부를 보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그런 숱한 시도를 하다가 피흘리고 쓰러져간 모든 사람들의 최후에 숙연한 마음이 든다.

한편, 그런 술법으로 빠르게 기득권을 무너뜨리며 치고 올라간 사람들도 있다. 김범수, 권혁빈, 서정진, 고 김정주 회장님 같은 분들이다.

지금도 수 많은 사내들은 영웅이 되는 것을 꿈꾸고, 지금보다 잘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난세는 지금도 조용히 진행중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얻기 위해 나는 무엇을 희생하고 있는가? 현재 속도로 가면 안락하기는 하다만, 목표로 한 고지에 도달할 수는 있겠는가? 자문자답을 해본다.

2022년 12월 12일
송종식


2022년 8월 4일 목요일

흑화하면 안돼~! 내 사랑 스타벅스

1999년, 역사를 쓰기 시작하다


스타벅스는 1999년 7월에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내면서 전설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끝없이 성장하는 출점 점포 숫자와 매출 숫자를 보면 '이것이 성장 브랜드다!'라는 것을 보여준다.

스타벅스의 등장 이후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도 많이 바뀌었다. 특히, '식사 후 커피 한잔하는 문화'는 한국을 강타했다. 커피와 전혀 상관없던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에서 커피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식후 믹스커피 한잔을 즐기던 우리는 이제 밥값에 버금가는 커피도 즐기게 되었다. 이런 커피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전국 각지에 멋있는 개인 카페들도 생겼다. 국내 여행을 하다 보면 산과 들, 섬과 바다를 막론하고 어디를 가도 멋들어진 카페들이 즐비하다.

이제는 개인 카페들도 자본력이 붙기 시작했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카페는 물론, 크고 웅장한 카페들도 전국에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생겼다. 우리나라는 이제 카페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가 않다. 나중에는 외국인들이 멋진 카페 투어를 위해 우리나라에 관광을 오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르겠다.

공간의 가치


이 모든 것의 시발점은 스타벅스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벅스는 한국의 문화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스타벅스가 바꾸어 놓은 것은 비단 식문화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스타벅스는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조용히 책을 읽거나, 랩탑을 가져가서 업무를 처리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스타벅스는 그런 갈증을 정확하게 파고 들었다.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나만의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공간에 대해 한국인들은 자각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일 뿐 아니라, 앉아서 수다를 떨거나, 업무를 할 수 있는 개인 사무실의 역할도 담당했다.

실제 실리콘밸리 근처 산호세에서 맨로파크 일대에 있는 스타벅스들은 스타트업의 성지이다. 맥북을 열고 코딩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별 다르지 않다. 스타벅스에 가면 수 많은 디지털노마드, 1인 기업가, 스타트업 창업가, 대학생, 비지니스 맨과 우먼이 랩탑을 열고 자신들의 업무에 열중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나 역시 2007년에 스타벅스 커피맛을 처음 본 이후 커피 보다는 자유로운 공간에 매료되었다. 커피와 약간의 백색소음, 그리고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라는 심리적 안정감 덕분에 정말 오래도록 스타벅스의 열혈 고객이 되었다. 덕분에 스타벅스에서 만들어진 무형자산이 많다. 내 블로그, 유튜브 채널, 많은 앱들 등 내 손을 거친 글과 코드 등 많은 무형자산이 스타벅스 태생이다. 지금 이 글도 스타벅스에서 쓰고 있다. 사무실이 따로 있지만 어쩐지 업무를 위해 스타벅스에 더 자주 오게 된다. 지인들 중에서도 스타벅스에서 열혈 코딩을 해서 출시한 앱이 잘 돼 큰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도 많다. 혼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스타벅스 만큼 귀한 공간도 없는 듯 하다.

그런 배경에는 테이블마다 제공하던 콘센트의 역할도 컸다. 스타벅스는 프랜차이즈 카페 중 가장 많은 콘센트를 제공했다. 게다가 모든 매장이 직영매장이어서 눈치를 보지 않고도 자유롭게 매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것이 매출과 무슨 상관이 있겠냐고 반문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가게가 제공하는 인심이 박해지면 이를 가장 먼저 감지하는 것은 손님들이다. 손님들은 재빠르게 가게에 발길을 끊는다. 실제 오래전에 커피빈이 매장의 콘센트 숫자를 줄이기 시작했고, 손님은 급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 역시 카페를 장시간 이용하면 미안해서 정해진 시간마다 꾸준히 음료와 음식을 시킨다. 덕분에 스벅에 쓰는 돈이 매해 중고차 경차 한대값이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

굿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건


스타벅스는 굿즈를 주는 이벤트를 자주 한다.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받는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다. 나 역시 거의 매번 굿즈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굿즈를 받기 위해서 참여하는 게 아니라, 스타벅스를 이용하다 보니 스티커를 자동으로 모으게 돼서 자동으로 참여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굿즈만을 얻기 위해' 짧은 기간 동안 스티커를 집중적으로 많이 모은다고 한다. 그만큼 스타벅스 굿즈가 예쁘기도 하고 희소성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료 : 스타벅스

이번 여름 굿즈 이벤트는 캐리백, 파우치, 후디 3종이 나왔다. 이 굿즈를 받기 위해서는 미션 음료 3잔과 일반 음료 14잔을 합쳐 총 17잔의 음료를 정해진 기간 내에 사먹고 스티커를 모아야 했다.

이 이벤트는 맘카페 등 몇몇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인기가 많아서 과열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스티커를 구한다는 글도 끝없이 올라왔다.

나 역시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다 보니 굿즈 수령 자격이 되었다. 주변 모두가 캐리백을 받으라고 했다. 그래서 캐리백을 신청하려고 했으나 캐리백은 진작에 전 매장에서 품절이 되었다. 차선책으로 파우치를 받으려고 머나 먼 스타벅스 매장까지 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냥 후드티를 수령했다. 그런데 막상 물건을 받고 보니 후디도 나쁘지 않았다. 품질도 나름대로 만족했다.

특히 이번에 양양 해변에 놀러 가서 유용했다. 샤워 후 입을 옷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마침 스타벅스에서 받은 후디가 있어서 저걸 입고 돌아 다녔다. 편안하고 뽀송했다.

캐리백에서 포름알데히드 기준치 초과 검출


사람들이 그토록 갖고 싶어하던 캐리백은 이제는 빨리 처분해야 할 폐기물이 되고 말았다. 포름알데히드가 다량 검출됐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한 것이다.

스타벅스 측은 처음에는 함구했다. 다음에는 부정했지만, 나중에는 포름알데히드 검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시인하며 고객들에게 사과했다.

사과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이 생겼다. 캐리백을 스타벅스에 갖고 오면 음료 3잔으로 바꾸어 주겠다는 공지를 한 것이다. 세상에 천하의 스타벅스가 대고객 대응을 이렇게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캐리백을 받기 위해서 17잔의 커피를 소비하고 획득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심리적 스트레스를 견뎠는데 고작 커피 3잔으로 바꿔주겠다는 말에 고객들의 불만이 터진것이다. 게다가 해당 제품에는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는가. 

14,000원짜리 샐러드 상태가..?!


스타벅스는 전국 어느 매장을 가도 기본은 한다. 그리고 스타벅스를 이용하면서 딱히 기분 나빴던 경험도 없다. 그러나 며칠 전에 '어라 스타벅스가 이런다고?' 싶은 일이 있었다.

13,900원 짜리 부라타 & 샐러드
- 사진 : 송종식

위 사진은 13,900원 짜리 부라타와 샐러드 세트다. 저게 적정한 가격인지 궁금해서 당시 내가 운영하던 텔레그램에 설문 조사를 해보았다. 1,000명이 넘는 분이 투표를 해주셨다. 대부분이 4,000~5,000원이면 적정한 퀄리티라고 하셨다. 실제 위의 사진은 음식을 받자마자 손을 대지 않고 바로 사진을 찍은 것이다. 옆에 있는 카라멜 마끼아또와 함께 총 21,100원을 지불한 음료와 음식의 모습인데, 물가가 올라서 가성비가 안 좋아진 것인지? 스타벅스가 흑화한 것인지? 아니면 당시 내가 특별히 차별을 당한 것인지 더 자세한 연유는 알지 못한다.

스타벅스에서 홍보하고 있는 부라타 & 샐러드의 이미지
<사진 : 스타벅스>

나는 장사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가장 편안한 손님이다. 정말 '어지간해서는' 클레임을 걸지 않는다. 남들이 조악하다고 하는 제품도 받아서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남들이 맛 없다는 음식도 잘 먹는다. 정말 어지간해서는 세상에 별 불만이 없다.

꼬장부리는 사람이 되기 싫어서 좀 손해를 보더라도 그냥 잊어 버리는 편이다. 금전을 지불해서 빠르고 편리하게 진행되는 일이 있다면 흥정하지 않고 상대가 달라는 금전을 곧장 주고 일처리를 하는 편이다.

그리고 음식점의 경우에도 가게에 들며 날며 사장님들께 '안녕하세요!',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인사도 빼놓지 않는다. 덕담을 하면 했지 어지간 하면 나쁜 이야기를 안한다. 그런 나같은 손님에게까지 클레임이 걸린다면 그 가게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최근의 스타벅스가 그렇다. 10년 넘는 세월동안 별 문제 없이 이용해 왔다. 이번 부라타 & 샐러드 사건은 내 개인적 작은 이벤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하필 같은 기간에 굿즈와 관련한 문제와 거기서 파생되는 후속 문제들, 그리고 콘센트가 줄어드는 매장들의 모습. 이런저런 모습들을 보면서 설마 이제는 스타벅스가 성장을 다하고 후퇴하기 시작한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위의 건으로 스타벅스 해당 매장에 별도로 클레임을 걸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스타벅스 바리스타 분들은 정말 친절하다. 전국 어느 매장을 가도 다 그렇다. 친절하지 않은 바리스타 분을 본 적이 한번도 없다. 스타벅스에 가면 존중받는 느낌이 든다. 커피가 아주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국 어디를 가도 예측 가능한 맛의 커피를 받는다. 요즘은 스타벅스 쿠폰 선물을 많이 주고 받는다. 그것 또한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계속 가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인 것 같다. 기타 여전히 공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점, 싸이렌 오더의 편리함 등 스타벅스를 써야 할 이유는 많다.

굿즈에서 검출된 발암물질 이슈가 시끄러운 중에도 우리 동네 스타벅스 매장에는 자리가 없다. 주차장에는 들어 가려는 차들로 줄을 서고 있고, 커피 한잔을 시키면 한참을 대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의 여전한 인기
<캡처 : 송종식, 스타벅스>

아직은 스타벅스가 가진 해자가 견고해 보인다. 그러나 해자에 구멍이 생기면 처음에는 느끼지 못해도 그 해자는 어느날 갑자기 붕괴된다. 내가 애정하는 스타벅스가 더는 흑화하지 말고 해자에 생긴 구멍을 잘 찾아내서 메꿨으면 좋겠다.

2022년 8월 4일
송종식


2021년 9월 27일 월요일

장사하는 사람의 태도 (손님은 걸레짝?)


점심시간이라 식당엔 손님들이 많았다. 삼삼오오 모여서 식사를 즐기는 직장인 손님들도 꽤 있었다. 

남에게 민폐를 끼치기 싫어하는 나는 가게 맨 구석에 딱 하나 있던 2인석에 자리를 잡았다(이 가게는 기본테이블이 4인석이다). 

그런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급하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죄송하지만 옆으로 한칸 더 들어가 달라는 주문이었다. 점심시간이니 단 한 자리라도 더 효율적으로 돌려서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은 잘 이해한다.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맨 구석의 작은 테이블에 앉은 것이다. 혼자서 다인석을 잡고 앉아 있으면 민폐임을 아니까. 

나의 그런 배려에도 불구하고 사장님은 내가 더 깊숙한 테이블로 이동하길 요구했는데 그 테이블은 내가 보기엔 못 쓰는 테이블인 줄 알았다. 

걸레인지 수건인지 모를 청소도구들이 세탁된 채 주렁주렁 널려 있었기에. 그런 자리에 앉으라니 기분이 몹시 나빴다. 그래도 식당이 가장 바쁜 시간이고 나만 참으면 그만이니 밥만 빨리 먹고 그 가게를 뜰 생각이었다. 

내 손으로 의자와 테이블에 널려 있는 말린 걸레 같은 걸 일일이 치웠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앉아서 밥을 기다렸다. 잠시 후에 밥이 나왔다. 

열심히 밥을 먹고 있는데 사장님이 왔다갔다 하면서 계속 내 자리를 쳐다 보셨다. 물론 내 자리만 쳐다본 건 아니었다. 손님들이 가급적 밥을 빨리 먹고 자리를 비워 주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테이블 회전에 목숨을 건 눈빛이라는 건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손님을 케어해 주기 위한 눈빛은 아니었다. 너무 눈치가 보여서 밥을 코로 마시듯이 위장으로 마구 쏟아넣고 나왔다. 

사장 아주머니는 계산대에서도 최악의 태도를 보여 주셨다. 내가 결제를 하겠다고 서서 기다리는데도 명품백에 든 현금을 세느라 정신이 없었다. 앞팀에서 현금 결제를 하고 갔고 가방에 모아 둔 현금과 계산을 하기 위함이었나보다. 

돈을 다 세셨는지 사장님은 내 카드를 낚아 채듯이 가져가서는 결제 후 카드를 손에서 손으로 전해주는게 아니라 결제테이블 위에 던지듯이 휙 놓았다. 

나는 너무 화가 났지만 이 자리를 뜨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안녕히 계세요"라는 인사를 하며 도망치듯 가게에서 나왔다. 그 사장님은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다음 업무를 위해 자리를 바삐떴다. 

식사비가 싼 것도 아니고 공짜로 밥을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참담한 기분을 느껴야 되는지 모르겠다. 

그 여사장님은 사람들에게 음식을 파는게 아니라 손님들을 돈 복사 기계 정도로 보는 사람이었고, 짧은 인상에서 돈미새(돈에 미친 새x) 냄새가 강하게 났다. 

앞으로 그 가게는 두번 다시 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동네에 놀러오는 손님 접대도 종종 하는 편이다. 단골을 트면 손님들을 많이 몰아 주는 편인데, 그 가게는 아웃이다. 불쾌함이 가시지 않아서 아까 먹은 점심을 토할 것만 같다. 

* 지나친 돈미새가 되레 돈과 멀어지는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위의 사례: 손님이 떨어져 나감.


2021년 3월 28일 일요일

돈 벌기 좋은 시대 일수도 아닐수도 (자산투자 예외)



어떤 음성 대화방에 50대 선배님께서 들어와 다양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 중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젊을)때 비하면 지금은 확실히 돈 벌기 쉬운 시대가 된 것 같다. 돈을 벌 수 있는 문도 많이 열려있다."

우선 이 이야기에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반대의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이 인생 선배님의 이야기처럼 지금이 개인들에게 돈 벌기가 좋은 시대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돈을 벌 수 있는 문이 많이 열려 있다' 이 이야기는 정말 공감합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와 같은 고전적 1인 미디어 채널 부터 시작해서, 출판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늘었고, 또 앱이나 웹서비스를 만들어서 수입을 창출할 수도 있고 잘되면 초대박을 칠 수도 있습니다. OEM, ODM 제조 공장들도 늘어서 아이디어만 있으면 당장 화장품이든 뭐든 시제품을 출시하기도 쉬워졌습니다.

온라인에 스토어를 열어서 대기업의 유통망에 올라 타기도 쉬워졌습니다. 굳이 내가 뭘 팔지 않아도 쿠팡이나 아마존의 어필리에이트가 되어서 돈을 벌어도 됩니다.

하고자 하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습니다. 이것들을 '돈을 벌기 위해서 열려있는 문' 정도로 생각한다면 그런 문이 개인에게도 숱하게 열려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돈 벌기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지금은 마음만 먹고, 즉시 시작할 수 있다면 0에서 시작해서 1을 만들기는 쉬워졌습니다. 열려 있는 문이 많다보니 어떤 문을 통하더라도 즉시 숫자 0에서 1 이상은 찍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새롭게 시작한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나 구독자 수든, 야심차게 만들어서 올려둔 앱의 다운로드 숫자이든, 아니면 걸어 둔 애드센스 수입이든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0에서 시작해 1을 찍고, 그 숫자를 무한히 키워서 유의미한 숫자로 키우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튜브로 떼돈을 버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야심차게 유튜브를 시작합니다. 시작 하기는 쉽습니다. 구독자 0명에서 1명을 만들기도 쉽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꾸준히 잘 해내서 구독자를 1000명을 만들고, 1만 명을 만들고 나아가 10만 명, 100만 명을 만들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그렇게 해내는 사람들도 적습니다.

블로그나 앱에 광고를 붙여서 돈을 벌겠다고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광고비를 천원이나 만원 정도는 벌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한달에 100만원, 1000만원, 1억원을 버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것입니다. '문은 많이 열려있는데, 대부분 얕은 문입니다.'

과거처럼 무언가를 하려면 대규모 자본금을 확보해서 공장을 짓고 하던 시대는 확실히 아닙니다. 손에 쥔 스마트폰 한대, 노트북 컴퓨터 한대만 있으면 세상을 바꿀 잠재력이 있는 무언가를 시도해보기 좋은 시대입니다. 그러나 열려 있는 문이 많은 만큼, 나 말고 다른 이들의 도전도 거셉니다.

따라서, 캐릭터나 컨텐츠 그리고 제품은 확실하게 세그멘테이션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진심을 담아서 더 끈기 있게 꾸준히 해야하는 것도 당연하게 느겨집니다. 대부분은 열려 있는 수 많은 문을 잠깐 두드리다가 맙니다. 한번 두드렸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장을 보고 두드리는 분들이 지금 불과 2~3년 만에 잘 되는 경우를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2021년 3월 28일
송종식 드림



2020년 12월 2일 수요일

배달된 족발에서 쥐가 나온 사건을 보면서 (배달업의 근본적 리스크)

배달된 족발에서 쥐가 나왔다고 합니다. 저도 믿을 수 없었지만 기사를 보니 진짜였습니다. 쥐가 음식에 들어갈 정도면 말 다 했습니다. 해당 가게는 평소에 위생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봐도 됩니다. 게다가 음식에 쥐가 있으면 알아챌 법도 한데, 그것조차 필터링을 못하고 고객에게 배달이 되었습니다.

고객의 자작극일 거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MBC가 해당 업체에 촬영을 나갔습니다. 촬영 중에도 가게에 쥐가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바퀴와 쥐는 눈에 보이는 건 극히 일부입니다. 바퀴가 눈에 보이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엄청난 양의 바퀴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누구나 아는 상식입니다.

저의 오랜 망상 중 하나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바로 배달음식점에 대한 위생 리스크입니다. 사람들이 직접 가서 먹는 가게도 위생 관리가 안되는 곳이 많습니다. 하물며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곳은 더 위험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가게는 위생 관리를 잘 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곳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일전의 어떤 실험 카메라가 어렴풋이 기억난다. 화장실에 혼자만 있는 경우에는 손을 씻는 비율이 50%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화장실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손을 씻는 비율이 90%가 넘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고 또 무서워하며 살아간다. Unsplash @curology

아무래도 음식을 보관, 조리하는 과정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없으니 점점 소홀해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음식을 조리하다가 땅에 떨어지면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음식에 넣어서 조리를 한다던가 하는 식이죠. 그게 인간 본성에 가깝습니다. 내 자식에게 먹이는 것이 아닌 이상 귀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내 자식도 귀찮은데 말입니다. 음식을 많이 팔아서 매출만 올리면 되지 위생에 크게 신경을 쓸 니즈는 매우 약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얼마전에 배달원이 치킨을 빼 먹은 사건이 큰 논란을 빚은 적이 있습니다. 배달원이 음식을 빼 먹거나, 음식에 해코지를 하는 경우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심심치 않게 고발이 되었습니다. 이런 일들은 음식물 포장에 봉인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의 노력이 뒤따랐습니다. 덕분에 소비자들의 불안감 증폭은 일단락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음식을 조리, 포장하거나 식재료를 보관하는 과정에서의 비위생적인 행태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이 부분은 근본적으로 틀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식재료를 사와서 보관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꺼내서 조리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포장하는 과정 등 전과정을 CCTV로 녹화해서 실시간으로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그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적으로 구현이 불가능합니다. 음식을 주문하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이 CCTV를 공유할 이유가 없는데다, 누가 음식을 사 먹을지 알고 전 과정을 CCTV로 실시간 공유하기도 힘들 뿐 더러, 실시간이 아니면 영상 조작의 가능성이 있고, 또 끝으로 음식점 사장님들의 인권침해 문제가 뒤따릅니다.

현실적으로 음식에 대한 위생은 전적으로 업주들께 맡길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소비자는 그것을 믿고 주문해야 하는 것이구요. 아까 말했지만 대부분의 사장님들은 양심껏 위생관리를 잘 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의 비양심 때문에 이런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제가 늘 망상했던대로 실제로 이런일이 터졌습니다. 언젠가는 털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물론 이런일로 음식배달 산업 자체가 꺾이거나 붕괴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음식에 쥐가 나온 것을 전국민이 목격한 이상, 배달 음식을 시켜먹으면서 찝찝한 기분을 앞으로는 더욱 지울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과거, 어린이집에 대한 저의 생각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어린이집 비즈니스 모델은 어린이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합니다. 그래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어린이집에 CCTV를 달기로 했고 전국의 어린이집에는 CCTV가 설치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근본적인 리스크를 없애주지는 못했습니다. 여전히 어린이집 소속의 많은 어린이들은 학대를 당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을 좋아해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분들이 대부분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어린이집 역시 수익사업체입니다. 자기 자식은 예쁠지라도 남의 자식을 예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말을 못하는 아이들도 많으니, 아이가 얄밉게 보이면 얼마든지 나쁜짓을 할 수 있습니다.

배달음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내 자식이 먹는 음식이라면 정성껏 만들것입니다. 그러나 남이 먹는 음식에 위생을 얼마나 신경쓸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음식점 입장에서는 Q(판매량)를 늘려서 매출만 올리면 그만일테니까요. 배달 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있는 것의 가장 큰 리스크는 바로 이런 위생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좋은 방법을 고안해서 소비자가 안심하고 주문할 수 있는 배달음식들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2020년 12월 2일
송종식 드림


2019년 11월 2일 토요일

투자 서적 출판 제안을 조심스럽게 거절중인 이유

평범한 투자자가 자신의 생각을 집대성한 서적을 출간한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그것도 요즘 유행하는 사비 출판이 아니라 나름 실력있는 출판사에서 많은 분들의 손을 거쳐 완성되는 책은 더욱 그렇습니다. 적지 않은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저서를 만들고 싶다는 꿈도 있을 줄 압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시대가 흘러도 변치 않고 읽힐 수 있는 그런 좋은 투자 서적을 써 보고 싶습니다.

저는 평범한 개인투자자입니다. 그리고 저는 투자를 하면서 매해 배웁니다. 그리고 매일 배웁니다. 배울게 끝없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배운 것 보다 앞으로 배울 것이 더 많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책을 쓸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의 이야기를 짜깁기 하거나, 얕은 수준의 책을 쓰거나, 혹은 잘못된 지식을 담은 책을 출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름대로 개인 공간에 글도 쓰고 영상도 올립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입보다는 귀를 훨씬 더 크게 열고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것의 몇백배에 달하는 타인의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열고 삽니다. 제가 귀보다 입을 더 열어도 되겠다 싶으면 책도 쓰고, 강연도 하고 그러고 싶습니다.

블로그나 유튜브는 취미 삼아서 쉬엄쉬엄해도 됩니다. 그러나 책을 쓰려면 조금 더 책임감이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출판사의 이름도 있을 것이고, 돈을 주고 책을 사보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것인가도 고민해야 할것이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저자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저자들이 자격미달입니다. 특히, 주식과 부동산 등 재테크 분야는 더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책을 써서 인지도를 높인 다음 그것을 발판으로 다른 사업을 전개해 나갑니다. 투자를 잘 한다면 굳이 그렇게 힘들게 살 이유가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투자로 본업을 영위하기가 어려워진 사람들이 그렇게 옆길로 많이 샙니다.

어쨌든, 여러 출판사에서 투자 서적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주시고 계시지만 너무나 송구스럽게도 모두 거절하고 있습니다. 쟁쟁한 출판사의 훌륭한 기획자들께서 제안을 주시는데 거절 메일을 쓸때마다 너무 죄송해서 몸둘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제가 감히 뭐라고요..

저를 좋게 봐주신 고마운 분들의 출판 제안 메일 중 일부
<출처 : 송종식>

추후에, 스스로 생각하기에 '이 정도면 이제 두고두고 사람들에게 읽힐만한 책을 쓸 수 있는 자격이 되겠다' 싶을때가 오리라고 확신합니다. 그때에 가서는 꼭 책을 써 보고 싶습니다. 제안 주시는 출판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평범한 개인투자자에 불과한 저를 어쨌든 좋게 봐 주시고 제안해 주시는거니까요. 한분한분 성함을 잊지 않고 있겠습니다.

아주 간간히 방송 출연 제의도 있었습니다. 공중파에서의 제안은 아직은 당연히 없습니다. 공중파에는 알머리 제이슨님과 같은 캐릭터가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말투도 외모도 동네 촌부이미지라서 아마 영원히 공중파 근처에도 갈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일부 경제TV에서 일하거나 관련된 지인들이 밥자리나 술자리에서 증권방송에 출연한번 해보라는 제의를 간간히 해주십니다. 그것도 너무 죄송하지만 모두 거절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경제방송을 주로 시청하는 분들 눈높이에서 제가 하는 뻔한 이야기는 지루하고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재미없는 가치투자자 아재가 나와서 재미도 없는 뻔한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시청율이 떨어질 건 뻔합니다. 공히 열심히 일 하시는 방송관계자분들께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재미있으려면 약간은 약장수 기질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되도록 단타나 모멘텀 위주의 이야기를 해야합니다. 그래야 컨텐츠가 끊임없이 나오고, 적시성도 있어서 시청율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또, 나아가 추종자가 생기면 유료 회원을 모집하는 식의 방향으로 가게 될텐데 저는 그건 정말 하기 싫습니다. 아무 종목이나 몇개 찍어주면서 순진한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금액을 뜯어가는 걸 저는 사기라고 보지 비지니스라고 보지 않습니다.

저는 자유를 중시합니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거나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하는 활동은 재미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블로그나 유튜브에 매몰된 일상을 살지는 않습니다. 가끔 심심할 때 끄적 거릴 수 있는 일상 생활 속 즐거운 소일거리 중 하나입니다. 제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마는 취미입니다. 취미이다보니 부담없이 가볍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 취미가 특별히 남들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습니다. 저는 유사수신이나 유료리딩을 하거나 그러진 않으니까요. 어쨌든 가벼운 소일거리인 블로깅과 유튜브는 삶의 작은 즐거움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책을 쓰거나 전파를 타는 방송에 나가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제가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이어야 하고, 또 저의 말과 글을 통해서 영향을 받을 사람들이 많이 생길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생각과 말과 글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쳐서는 안됨은 물론,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책과 전파를 타는 방송은 취미로 쉬이 할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제가 좀 더 자질을 갖추고, 자격있는 사람이 되고나서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주종이 바뀌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유료로 종목 리딩을 하고 회비를 받아서 자산을 축적하는 분들은 주업이 사업이지 투자가 아닙니다. 저술 활동이나 강연 활동에 치중하며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주업이 투자인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혹시 아침에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도 저의 주업은 투자이고 싶습니다.

어쨌든, 별볼일 없는 개인투자자에게 멋진 제안을 해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온 진심을 담아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019년 11월 1일
송종식 드림


2017년 8월 8일 화요일

슈독(Shoe Dog),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자서전

연매출 30조 원. 전세계 임직원 63,000명. 신발 생산 공장은 12개국에 107개. 공장 근로자만 46만 명. 한때 시가총액 200조 원을 육박했던 거대한 다국적 기업 나이키. 아마 문명화 된 국가에 살면서 나이키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나이키의 브랜드 가치는 어패럴 분야에서 루이비통을 제치고 1위, 전체 회사를 통틀어서도 10위 안에 들어갑니다. 브랜드 가치만 31조 원을 육박하고 있습니다.

"슈독(Shoe dog)"은 이 거대한 제국을 만든 창업자, 필나이트 회장이 남긴 귀하디 귀한 책입니다. 책상머리 지식으로 쓴 책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스타트업이던 나이키를 창업해서 거대한 다국적 기업으로 키우기까지 모든 역사가 담겨져 있습니다. 창업자가 겪는 상황은 선배 창업자가 겪는 상황과 같을 수 없다지만 그래도 창업자나 투자자들이 읽는다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창업과 투자의 살아있는 지침서와도 같습니다.

여행에서 얻은 사업 기회


필나이트 회장은 대학을 갓 졸업하고 세계일주를 시작합니다. 여행자금은 아버지께 빌렸죠. 그는 1962년 일본에 도착해 일본 여행을 했습니다. 이 여행에서 그는 아식스의 전신인 오니츠카를 발견합니다. 육상 선수이기도 했던 필나이트 회장은 일본 운동화의 경쟁력을 알아보고 미국으로 들여와 유통하기 시작합니다. 신발을 들여오는 자금도 아버지에게 빌립니다. 이때 회사 이름을 블루리본(Blue Ribbon Sports)이라고 짓는데, 이 블루리본이 나이키의 전신입니다.

매번오는 위기, 그것을 뛰어넘는 수완


오니츠카와 계약을 할 때 사실 그는 가진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사무실은 아버지 집 지하실을 빌렸고, 신발을 사는 자금도 초반에는 아버지에게 빌린 소액이 전부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마치 블루리본이 규모가 되는 회사인냥 오니츠카와 계약을 했고 나중에는 미국 서부 전체의 판권까지 따냅니다. 성공하면 사업가고 실패하면 사기꾼이라는 말은 필 나이트 회장의 이 아슬아슬한 거짓말과 수완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오니츠카 타이거는 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동부에서 활동하던 "말보로맨"과 판권 소송에서 이겨 미국 전역에서 오니츠카 타이거를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말보로맨을 유심히 관찰하였고 잘 대응하였습니다.

오니츠카 타이거가 미국에서 인기가 있자 오니츠카 본사에서 미국 판권을 빼았으려 했습니다. 그는 일본까지 방문했고, 오니츠카 본사에 간자를 심어두었으며, 각 인물들의 내면 깊은 곳 까지 파악하여 일일이 대응을 하였습니다. 오니츠카에게 판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아예 제조업에 손을 대면서 직접 제조를 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의사결정도 하였습니다. 이는 지금 생각해보면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늘 자금압박에 시달렸습니다. 은행에서 대출이 거부되자 새로운 자금원을 찾았는데 바로 일본의 "니쇼"였습니다. 니쇼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보여 준 그의 전략과 사고방식은 탁월했습니다. 그리고 돈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니쇼에게 갚는다는 의사결정도 돌아보면 훌륭한 의사결정이었습니다.

세계적인 스타가 될 자질이 있는 선수들에게 나이키의 스우시(Swoosh)가 찍혀있는 런닝화를 신겨 스타 마케팅을 시도한 것도 훌륭했습니다. 스폰서십을 체결할 선수를 고르는 방법, 선수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이에 대응하는 방법.. 필나이트의 크고 작은 수완은 매번 훌륭했습니다.

그로스해커(Growth hacker)


필나이트 회장은 탁월한 그로스해커 입니다.

회사를 창업하고 회사를 키워나가면서 자기 자본 비율을 높이기 전까지 그가 선택한 건 오직 "성장"이었습니다. 특히 그는 외형 성장 즉, 매출의 성장에 집착하였습니다. 자기자본비율은 바닥이고 늘 빚 잔치에 시달리면서도 그는 돈을 빌려 더 많은 제품을 팔고, 돈을 더 빌려 더 많은 제품을 파는데 집중했습니다. 회사의 외형은 성장하는데 회사에 돈이 없어서 회장 본인은 6년간 월급도 못 받았습니다.

어떻게보면 신용카드 돌려막기와도 비슷합니다. 전세금으로 집을 사, 또 그 집의 전세금으로 집을 사는 투자방식과도 비슷합니다. 다만 필나이트 회장이 남달랐던 것은 제품을 보는 안목, 육상에 대한 철학,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 그리고 주변의 훌륭한 인재풀이었습니다. 그는 매출을 올리면 그 돈을 재투자하고 빚을 더 추가해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식으로 고속성장의 J커브를 그려나갔습니다.

매출은 고속성장하고 이익은 거의 못내는, 부채비율이 엄청 높은 상태로 회사의 외형을 계속 키워왔습니다. 이런 회사에 잘만 투자하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을텐데, 투자 안정성을 1순위에 두는 투자자라면 쉽게 손이 안가는 회사였을거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그는 탁월한 그로스해커였고, 회사를 고속으로 키우고 안정화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제조를 시작하다, 아시아를 선택하다


오니츠카에서 미국 판권을 회수하려고 하자 필나이트 회장은 직접 제조에 뛰어들 생각을 합니다. 이때 조력을 해준 집단이 니쇼입니다.

1970년대. 평소 니쇼와 쌓아 온 신뢰 덕분에 필나이트는 대만과 한국 등지의 저렴한 인건비를 토대로 자체 브랜드를 붙인 신발을 제조하기 시작합니다. 니쇼에게 일본과 대만의 공장들을 소개받아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중국에는 1981년 생산기지를 확보했습니다.

나이키는 현재까지도 거의 전량의 제품을 아시아의 제조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어패럴 분야는 어차피 브랜드와 인건비 싸움이기 때문에 필나이트 회장이 아시아를 제조 기지로 삼은 것은 좋은 전략이었습니다.

훌륭한 조력자들과 참모들


필나이트 회장을 보면서 떠오른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을 통일하고 한나라를 창업한 "유방"입니다. 필나이트 회장 본인의 수완도 좋았지만 주변 참모들과 인재들이 나이키 제국을 건설하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정치를 하든, 사업을 하든 참모를 잘 쓰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수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나이키 공동 창업자인 바우어만(Bill Bowerman) 교수는 다재다능하고 지칠 줄 모르는 인재였습니다. 이미 전국구 유명인사였던 그는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기 위해 늘 노력했습니다. 육상 강자들을 배출하는 오리건 대학에서 선수들을 가르쳤고, 늘 무엇인가를 발명했습니다. 그의 발명품이 실제 나이키의 제품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글도 썼고, 책도 썼습니다. 초기에 블루리본 자본금을 댔으며 필나이트가 이런저런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지역사회 명사였기 때문에 가용할 수 있는 자원도 많았습니다.

최초로 고용한 직원인 제프존슨(Jeff Johnson)은 터질듯한 열정과 헌신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육상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블루리본스포츠를 사랑했습니다. 초반에 월급도 제대로 못 받으면서 그는 미국 곳곳에 나이키의 제품들을 판매하려 다녔습니다. 초반에는 자기돈을 써가며 일을 했습니다. 게다가 그는 필나이트에게 엄청난 편지 공세를 퍼부으며 사소한 것들 하나까지 보고했습니다. 이 편지는 수량이 엄청나서 필나이트가 다 읽어보기도 힘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는 고객들에게도 일일이 손으로 편지를 써주며 연락을 하면서 지역사회에서 블루리본스포츠의 신뢰를 높여나갔습니다. 타고난 영업인이고 마케터였던 셈 입니다. 블루리본 매출 상승에 제프 존슨의 헌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블루리본 창업초기 6년간 월급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재정상황이 안 좋았기 때문에 그는 대학에서 회계학 강의를 하면서 낮에는 회계사로 일했습니다. 이때 만난 회계사 동료 일부도 그에게 좋은 멘토들이 되어주었습니다.

그의 가족들은 변호사였고, 지역 언론을 가지고 있었으며 명사였습니다. 주변 인맥들로부터 받은 법률 지원도 튼튼했습니다.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던 육상 선수 출신 우델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창업 초기에 셋업되는 팀 구성원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일단 훌륭한 팀을 구성할 수 있다면 그 팀의 성공 가능성은 절반은 먹고 시작하는거라 생각합니다. 필나이트 회장의 판단력과 수완도 좋았지만 훌륭한 조력자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이키도 없었을지 모릅니다.

목차


동틀 녘


1부
1962년, 미친 생각
1963년, 성공할 수 있을까?
1964년, 자동차에서 신발을 팔다
1965년, 자기자본 딜레마
1966년, 말보로 맨과의 전쟁
1967년, 신발에 미친 괴짜들
1968년, 나의 파트너, 팍스 나이트
1969년, 사장으로 산다는 것
1970년, 현금, 현금, 현금이 필요해
1971년, 부도 위기, 그리고 나이키의 탄생
1972년, “우리의 방식, 아이디어, 브랜드로 승부합시다”
1973년, 프리폰테인 정신 : 내일이 없는 것처럼 뛰어라
1974년, 오니쓰카와 결별하다
1975년, 돌려막기 인생

2부
1975년, 당신은 규정을 깬 사람으로 기억되어야 한다
1976년, 버트페이스 : 나이키가 문제를 해결하는 법
1977년, 에어 쿠션, 스포츠 스타, 미국판매가격
1978년, 급격한 성장, 그리고 좌충우돌
1979년, 내부의 적과 중국이라는 기회
1980년, 결승선은 없다

해 질 녘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목차출처 : 네이버 책>

필나이트 회장이 나이키를 창업하던 당시 아디다스는 이미 규모가 있는 회사였습니다. 오니츠카도 말할 것 없이 규모가 있는 회사였습니다.

필나이트 회장이 보따리상으로 오니츠카에게 물건을 팔아 미국에 팔기 시작하던 것을 생각하면 가장 격세지감을 느낄 사람은 필나이트 회장 본인일거라 생각합니다. 아식스의 전신이었던 오니츠카는 이제 나이키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쪼그라 들었습니다.

동네 보따리상이었던 필나이트 회장의 나이키는 어느새 아디다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이미 나이키는 아디다스를 뛰어넘은지 오래입니다. 오리건 대학의 육상 선수 출신이었던 필나이트 회장의 성장 우선 전략은 적중했고, 그의 회사는 세계적인 규모의 다국적 기업이 되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 또는 이미 사업을 하고 계시는 분들 그리고 투자자 여러분들께서는 시간을 내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은 자서전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모두가 가진 기적의 유전자도 멋진 일들을 펼쳐내길 기원합니다.

2017년 8월 8일
송종식 드림


2015년 11월 18일 수요일

억만장자나 백만장자가 되면 - 1) 집

오늘은 조금 낭만적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네요. 돈을 벌면 사회에 큰 기여를 하는데 써야 하는게 당연합니다. 그런 당연한 이야기들 말구요. 억만장자나 백만장자가 되면 누구나 좋은 주거환경에서 살고 싶을텐데, 집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업가와 투자가들의 꿈이기도 하구요. 또 누군가에게는 허황되기도 하겠지만 잠깐 눈호강을 조금 해볼까해요. 아래집들 중에는 제가 목표로 삼은 집도 있습니다. 지금 현실은 거의 전재산을 주식 자본금으로 가용중이라 시궁창이지만..(ㅎㅎ) 무럭무럭 자라라 내 주식들아~

One57 (펜트하우스)


위치 : 미국 뉴욕 맨해튼
가격 : 펜트하우스가 최근 1,100억 원에 거래
넓이 : 1022㎡(약 310평)

방 6개, 욕실 7개, 200명의 손님을 초대할 수 있는 볼룸, 요가 스튜디오, 애완동물 방 등

출처 : One57 Official Website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 우뚝솟은 ONE57의 자태가 너무너무 곱네요. 높이는 306m이고 뉴욕에서는 6번째로 높은 건물입니다. 건물 자체는 주거용으로 만들어졌구요. 저층부는 호텔입니다.

출처 : 비지니스인사이더

시원한 통유리를 통해서 센트럴파크는 물론이고 맨하탄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맑은 날에는 브롱스로 가는 길과 존 F.케네디 공항까지 조망할 수 있습니다.

출처 : One57 Official Website

1,000억 짜리 치고는 인테리어랑 공간 구성이 좀.. 사진으로만 봐서는 1,000억의 가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체 평면도를 구해봐야겠네요.

The Manor


위치 :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험비힐즈
가격 : 1,600억 원
넓이 : 1,591평

방 123개, 100대의 주차공간, 극장, 볼링장, 헬스장, 테니스코트, 수영장 등을 구비

출처 : variety.com

자태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보는 것 만으로도 황홀하네요.

출처 : therealbest.com

The Manor는 프랑스 풍의 건물로 1988년에 지어진 집입니다.

Fleur de Lys


위치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홈비힐즈
크기 : 6,000평
가격 : 890억 원

방 12개, 욕실 15개, 좌석 50개짜리 영화관, 수영장, 듀얼 키친 등을 구비

출처 : 포브스

The Manor와 쌍벽을 이루는 주택으로 똑같이 1988년에 지어졌습니다.

출처 : 포브스

한때 세상에서 가장 비싼 집 중 하나였지만 작년에 8,800만 달러에 소유권이 바뀌면서 가격이 좀 내려간 듯 싶습니다.

트라움하우스 5차


위치 : 한국 서울 서초구
매매가 : 100억 원
크기 : 183평

방 5개, 욕실 4개, 주차 4대 가능

출처 : 울산매일신문

서초구의 자랑 트라움하우스입니다. 접근하는 것이 힘들어서 가까이서 찍은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트라움하우스는 핵폭탄과 진도 7에도 견디는 내진 설계가 돼 있고, 강력한 보안으로도 유명합니다.

출처 : blog.naver.com/globalrealty/220258423609

A급 연예인들과 정재계 인사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처 : blog.naver.com/globalrealty/220258423609

STX 강덕수 전 회장님의 트라움하우스 5차 자택이 경매 매물로 나와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사진과는 관계 없음)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펜트하우스)


위치 : 한국 서울시 성동구
크기 : 120평
매매가 : 70억 원

방 4개, 욕실 3개, 수영장 등 주민 커뮤니티 시설 포함

출처 : 중앙일보

성수동의 자랑인 주상복합 갤러리아 포레의 전경입니다. 상대적으로 최근(2012년 입주)에 지어져서 깨끗하고 평수도 넓직하게 잘 나왔습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geksd38kdd/220440615617

갤러리아 포레는 삼성동 아이파크 등을 제치고 단숨에 최고 매매가 아파트로 올라섰습니다. 이미 사회지도층 분들이 줄을 서서 입주를 했다는 후문이 있네요.


44 Belvedere Residence


위치 : 캐나다 온타리오 오크빌
가격 : 53억 원
넓이 : 110평

출처 : caandesign.com
출처 : caandesign.com
출처 : caandesign.com
출처 : caandesign.com
출처 : caandesign.com
출처 : caandesign.com
출처 : caandesign.com
출처 : caandesign.com
출처 : caandesign.com
출처 : caandesign.com
출처 : caandesign.com
출처 : caandesign.com

귀도 코스탄티노 디자인 오피스에서 디자인 한 건물인데, 정말 제 스타일입니다. 딱 이런집을 지어놓고 살고 싶네요. 모던하고 좋습니다.

상지리츠빌 카일룸 3차


위치 : 대한민국 서울시 강남구
가격 : 53억 원
크기 : 130평

방 4개, 욕실 4개, 주차 3대 가능, 청담동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서 주변 환경이 매우 좋습니다.

출처 : blog.daum.net/itv-1202/3160
출처 : luxurynhouse.com
출처 : luxurynhouse.com
출처 : luxurynhouse.com
출처 : luxurynhouse.com

남자가 봐도 잘 생긴 JYJ의 김준수씨, 임세령 대상 상무님 등이 거주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었습니다.

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모든 분들께서도 하시는 일이 술술 잘 풀리시어 저런 멋진 집들에 사시는 날이 오시길 빕니다.

알림 : 일부 사진과 자료는 실제와 다르거나 부정확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2015년 11월 18일
송종식 드림

2015년 9월 2일 수요일

암사동 거리를 거닐다가.. 돈 잘 버는 사장님들은 어디에나 있다

주요 제조업 기업들은 해외 투자를 늘리고, 부는 재벌과 상류층에게 편중되고, 일자리는 줄어드는 상황에 국가의 성장 동력도 꺼져간다고 모두가 아우성입니다. 굳이 언론에서 떠들지 않아도 어려운 경기를 피부로 체감하는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미천한 저 역시 그렇구요(ㅠㅠ)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전히 호황인 업종은 있게 마련인데요. 저희 동네(서울 강동구 암사동)를 거닐면서 최근 그런 부분을 더욱 느끼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부가 일시에 사라지지 않는 이상 한쪽에서 사라진 부는 다른 쪽으로 이동한다고 보았을 때, 지금 어느 쪽으로 부의 물결이 흐르는지를 판단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시중 통화량의 증가와 감소는 일단 감안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요.)

숲을 보는 관점의 글은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쓰도록 할게요. 오늘은 저희집 주변 암사동이라는 나무만 놓고 제눈에 비친 이야기를 써 보겠습니다.

1. 확장 이전하는 암사동 다이소


암사역에는 다이소가 하나 있는데, 재작년인가? 우연히 이 매장의 일일 매출을 보고 입을 떡 벌렸던 적이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에 가보니 확장 이전 한다고 공지가 떴네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다이소와 같은 천원샵은 아주 잘 나갑니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다이소 매장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피부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천호동, 명일, 고덕동 근방만 해도 다이소 매장이 소리소문없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암사동 다이소 전경 <출처:다음 로드뷰>

다이소를 다니면 직원들이 친절한 매장은 찾기가 힘듭니다. 대부분 좀 불친절한 느낌이죠. 실제로 매장 리뷰에서도 사람들의 악평이 많구요. 그런데 다이소의 비지니스 포인트는 직원들의 친절은 아니니까 건재하게 장사가 잘 되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에서 다이소를 앞서는 곳이 나오지 않는 한 건재할 것 같네요. 앞으로 경제 저성장, 소득 양극화가 계속된다면 다이소는 승승장구하리라 생각됩니다.

2. 확장 이전하는 시장 닭강정


암사닭강정은 암사시장의 명물입니다. 원래 주인아주머니 혼자 폭 1m도 안 되는 작은 가게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가게의 매력 포인트는 가격입니다. 푸짐한 양에 가격도 착하고 또 맛도 있었죠. 저는 이 집의 단골이었습니다. 한때는 튀긴 닭 두 마리를 6,600원에 팔기도 했으니까요. 지금은 9,900원으로 올랐지만요.

어쨌든 이 가게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확장을 했고 지금은 직원도 4명이나 고용했습니다. 불과 1~2년 만에 급성장을 하고 있는 셈이죠. 직장인분들이 퇴근하는 시간대에 가보면 이 집은 항상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이 집 강정을 먹으려면 20분 줄 서는 건 기본이지요.

이 처럼 가격 + 맛 + 양 3박자를 갖추면 어렵다는 불경기 속에서도, 그리고 그 안된다는 음식점 자영업도 승승장구 할 수 있다는 걸 두눈으로 목격했습니다. 이집 근처에서 닭강정 가게와 치킨 가게가 몇번 개업을 하기도 했는데 거의다 한달도 못 버티고 망해서 없어졌습니다.

3. 왕저렴 동네 커피숍


일전에 제가 포스팅한 적 있는 커피숍입니다. 3,000원에 스타벅스 벤티 사이즈 만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동네 명소입니다. 인테리어도 편안하고 사장님 친절하시고 무엇보다 로스팅이 잘 돼서 커피도 아주 맛있습니다.

변두리라서 수 많은 가게들이 생겼다 사라지는데도 이 가게는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대중을 상대로 한 장사의 진리죠. 싸고 + 맛있고 + 양 많고 + 친절하고.

4. 줄서서 먹는 왕저렴 동네 샤브샤브 뷔페


단돈 만원돈에 샤브샤브 고기와 다양한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샤브샤브 + 뷔페집인데 여기도 갈때마다 줄을 서서 먹습니다. 어쩔때는 40분 정도 기다려서 줄을 섭니다. 먹는 자영업이 힘들다고 하는데 이 집은 예외인 듯 합니다.

역시 비결은 가성비가 뛰어나고, 음식도 맛있고, 아기들을 데리고 가서 마음놓고 떠들어도 되기 때문인데,  그래서 아기를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들 떠드니 우리애가 좀 떠들어도 마음이 놓이고요. 요즘 노키즈존이다 뭐다 말도 많아서 어지간한데는 아이 데리고 가기가 미안하고 부담이 되는게 사실이라서요.

5. 동네 전체가 공사판, 끝없이 들어서는 신축 빌라의 물결..


가뜩이나 전세난이 심한 요즘, 강동구는 재건축 아파트 이주 가구가 쏟아져서 더 난리입니다. 고덕주공2단지, 삼익 그린 1차 등 이 동네에 수 만 가구의 이주 행렬로 전세가 동 나버린 것은 물론이고 기존 빌라의 전세가마저 치솟고 있습니다. 둔촌 주공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시행 인가로 옆 동네도 전세 물건이 동나 난리가 나고 있습니다.

미취학 아동을 데리고 있거나 자녀가 없는 집은 괜찮지만 자녀의 학교 문제가 걸려있는 집은 멀리 못갑니다. 대부분 기존에 살던 곳 근처로 이사를 가야하는데 그러다보니 이제는 허름한 빌라까지도 전세가가 정신없이 오르고 있습니다.

저희 동네는 요즘 완전히 공사판입니다. 기존 주택들을 허물고 신축 빌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공사판이었는데, 이미 들어선 빌라도 많고 새로이 건물을 허물고 터파기 공사를 하는 곳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주 난리입니다. 이 동네 신축 빌라는 수도권 외곽에 부채를 잔뜩 진 채 건당 천만 원 띄기를 하는 그런 빌라가 아니라 전세난을 읽은 자본들이 속도감 있게 지어 올리는 물량들입니다.

건물 거래가 늘어서 주택의 주인들도 빠르게 바뀌고 있고요.

경기가 어렵다는 요즘. 이 동네 인테리어 업자분들이나 건자재 업자 분들, 배관, 배선 일 하시는 분들은 일거리가 넘쳐나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물론, 한 2년 후 부터는 이 지역에 쏟아질 아파트 물량 때문에 그 분들에게 이 피크는 끝나겠지만 어쨌든 지금 동네 업자분들은 신났죠. 먹고 살기가 힘들어도 반드시 돈이 흐르는 곳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6. 늘어나는 반려동물 병원과 용품샵


예전에 반려동물 관련 지출 비용이 늘어나는 부분과 관련해서 수혜주를 찾는 포스팅을 작성한 바 있습니다. 통계에서 이미 확인을 한 부분이지만 저희 동네에서도 반려동물관련 용품샵과 반려동물 병원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 테마로 오뚜기나 BGF리테일과 같은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커지는 것도 1인 가구 증가 테마의 연장선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전에 1인 가구 증가 테마로 가장 눈여겨 보았던 오뚜기는 이미 급등을 했는데, 저희 식구들은 200% 가까이 수익을 냈고, 저는 손가락만 빨았네요.

모두가 어려워도 솟아날 구멍, 그리고 소비 패턴의 변화..


저희 동네를 벗어난 이야기를 해볼게요.

국가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식 시장이 이렇다 할 성장을 못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업투자를 하는 젊은 사람 중에는 잭팟을 터트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20~30대 어린 나이에 상상을 초월하는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계속 생깁니다. 시장이 힘들어도 잘하는 사람은 수익을 잘 내는 것 같습니다.

문 닫는 지역 의원들이 많다고 하던데 삼성서울병원은 사람들로 북새통입니다. 특히 소화기쪽은 갈 때마다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느낌입니다. 지난주에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쪽 진료를 받으러 갔는데 1시간 가까이 대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고령화에다가 식습관이 서구화되니 소화기쪽 환자들은 지속해서 늘어날 거라 생각합니다. 이쪽 의사분들이나 제약사들은 쭉 잘 먹고 잘살겠죠?

한쪽에서는 취업이 안 된다고 고시원에서 목을 매달고 죽어가는데, 한쪽에서는 20대 나이의 창업자가 수십조의 자산을 가진 억만장자가 됩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스타트업을 시작한 친구들은 적게는 몇 억에서 많게는 수백~수천억을 투자받아 회사를 키우고 올해의 인물에 선정됩니다. 큰돈들은 IT, 바이오 스타트업 시장에서 오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도 하루에 수천억이 사라졌다가 생깁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목돈의 흐름은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저성장이라 불만이면 베트남과 같이 부침없이 꾸준히 고속성장 하는 나라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입니다. 우리나라가 힘들어도 잘 나가는 다른나라는 있게 마련이죠.

우리나라를 먹여살렸던 중후장대 산업들이 망해가고 있는데 콘텐츠, 음식료, 바이오, 지식 산업 등 경박단소 산업들은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대세 산업이 힘들면 다른 산업으로 돈이 몰리고 잘 되는 산업은 다시 대세 산업이 되기 위한 발판이 됩니다.

좀 오래된 자료지만.. 쪼그라드는 중산층, 늘어나는 상류층과 하류층 <출처:연합뉴스>

우리나라 중산층은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통계를 확인해봐도 이는 사실로 확인됩니다. 그래서 장사가 더욱 안된다고 여기저기서 난리입니다. 자영업의 수요 공급의 문제도 있지만, 장사의 정교함 부족 탓도 있겠지요. 나 하나의 힘으로 이 트렌드를 막을 수 없다면 트렌드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소득 분포의 한가운데 허리는 점차 얇아지지만, 저소득과 고소득 양쪽의 굵기는 점점 굵어지고 있습니다. 아주 고급스럽거나, 아주 값이 싸거나 둘 중 하나를 충족하는 사업 방식들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애매하거나 어정쩡한 것들은 사장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4월 8일자 기사 타이틀 <출처:경향신문>

스몰럭셔리라고 해서 저소득 계층일지라도 아예 특정 분야에는 최고로 돈을 쓰는 문화도 조성되고 있습니다. 집은 반지하에 살더라도 여행은 최고급으로 짧게 다녀온다든지, 비록 생활 수준을 올리지는 못해도 내가 좋아하는 전자기기는 최고급으로 구매한다든지, 비록 대부분의 나날을 라면으로 때워야 하는 운명이라도 가끔 음식 한 끼 만큼은 정말 고급스러운 데서 먹는다든지 하는 것들입니다. 능력 내에서 작은 럭셔리를 즐기는 문화입니다.

한잔에 5~6,000원 하는 비싼 커피를 사 먹으면서도 스타벅스에 젊은 사람이 넘치는 이유는 뭘까요. 소득이 불안정한 젊은 사람들의 주거 불안정은 사회적 문제입니다. 어쨌든 이런 주거 불안정으로 감옥 같은 집 안에 있으면 답답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스타벅스는 그 어떤 곳보다도 편안하게 내 집처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니까요. 커피보다는 공간을 사는 개념에 가깝다 생각합니다. 탁 트인 데다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사람들도 많으니 덜 답답하지 싶습니다. 강동구에서만 해도 스타벅스의 영토확장 속도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천호역에만 길을 마주 보고 스타벅스 매장이 3개나 있습니다.

이것도 스몰럭셔리에 포함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근로소득으로는 구매가 불가능한 집 구매를 포기한 청년들은 잉여자금으로 아예 외제차를 구입하고 여행에 돈을 쓰는데 주저하지 않는 문화도 생기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잘보면 돈 벌 기회는 도처에 널려있는 것 같습니다.

2015년 9월 2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