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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28일 목요일

망할 회사 다니느니 전업투자 한다고?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살면 회사보다 먼저 망합니다.


어제 이와 같은 제목을 가진 신문기사를 보았습니다. 인터뷰이 중 한 분은 10억 원 정도를 들고 전업투자를 하신답니다. 나이에 비해 운용하는 금액이 큰 금액이니만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기대하고 기사를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저의 기대와는 달리 상당한 우려를 안고 기사를 읽어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일부의 이야기로 전체를 일반화 할 수는 없습니다만 여기에 나오는 분들이 2030 동학개미 상당수가 갖고 있는 생각이라면 곳곳에 위험한 인식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부분을 조금 지적하고 정리해 보았습니다.

투자 철학이나 방법론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모두의 철학과 방법론을 존중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방법론과 철학을 망라하고 공통적으로 중요한 기저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꼭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아래는 신문 기사에 나온 이야기를 발췌하였으며, 그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문체는 평어체이니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아 : 처음 주식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코로나19(COVID-19)로 상승장과 하락장을 피부에 와닿게 경험했다. 어린 나이에 굉장히 좋은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 증시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학교 커뮤니티에서도 글 하나 안 올라오던 게시판에 수익 자랑글이 부쩍 늘었다.
종식 :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굴하지 않고 평생에 걸쳐서 투자를 하겠다 하면 작년의 증시 급등락이 '좋은 경험', '좋은 자양분'으로 작용한다는데 동의한다. 다만 그것이 진정한 투자자로서의 경험인지 그냥 일시적 겜블의 즐거움인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금이야 지수가 역사상 최고가에 위치해 있는 강세장이다. 강세장의 한복판에서는 저런 변동성이 경험으로 여겨지고 즐거움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가 변해도 과연 그러할지는 의문이다. 아마 투자자의 자질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학교 커뮤니티에 주식글을 쏟아내는 사람들 대부분이 '역시 주식시장은 사기판이네'하면서 사라져 있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어 왔다. 작년의 폭락장은 역대급이었지만 회복도 굉장히 빨랐다. 이후 유동성에 의한 1년여간의 상승장은 새로이 증시에 입성한 투자자들이 시장을 만만하게 볼만한 여러가지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시장은 만만하지 않다. 1년이나 2년 동안 시장이 매일 피를 뽑듯이 야금야금 빠지는 그런 지루한 하락장이 지속한다면 과연 이를 버틸 수 있는 투자자는 얼마나 될까? 그런 장세를 겪어봐야, 자신이 진짜 투자자의 자질이 있는지, 아니면 그냥 겜블에 잠깐 빠져들었다가 스쳐갈 그저 그런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성효 : 개인적으로 개인이 주식을 해서 수익을 못 내는 이유는 공매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종식 : 개인이 주식 투자를 통해서 수익을 못 내는 것은 잘못된 투자 습관 때문이지 공매도 때문은 아니다. 훌륭한 투자자가 되려면 남 탓을 하면 안된다. 공매도가 활발한 시장에서도 롱 온리 포지션으로 수익을 잘 내는 사람들은 꾸준히 잘 냈다. 개인투자자들 중에 꾸준히 잘 하시는 분들도 많다. 공매도가 없어도 손실을 내는 사람은 낼 것이다. 그때는 무엇을 탓 할것인가?

성효 : 비슷한 질문을 종종 받는데 당연히 직장을 포기하고 주식을 하라고 대답한다.
종식 : 상승장이라서 시장을 만만하게 봐서 나오는 소리다. 절대 안된다. 사람마다 모두가 처한 상황이 다르다. 그리고 투자 실력도 다르고, 소비하는 생활비도 다르다. 수용 가능한 리스크의 크기와 목표 수익률의 크기도 다르다. 하여튼 모두가 다 다르다. 일란성 쌍둥이라도 다를것이다. 만인이 보는 언론에, 그리고 자기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투자를 하라'고 일률적으로 조언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조언이다. 주장자의 말대로 국민 대부분이 대기업이 아닌 회사에 다니고 있겠지만 그래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온다. 회사가 망해서 없어지더라도 밥벌이를 할 수 있는 몸값을 키우는게 먼저다. 특히, 20~30대라면 자신의 가치를 키우는게 먼저지 절대 주식투자가 먼저가 돼서는 안된다. 물론 투자는 일찍 시작해야한다. 자산이 별로 없는 사회 초년생이라도 그렇다. 다만, 그렇기에 사회 초년생때는 노동으로 얻는 수입의 크기를 절대로 무시 못한다. 사업이든 자영업이든 직장이든 부지런히 다니면서 노동 소득을 얻고 그것을 절약하여 주식 등 자산으로 전환시켜 모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얻을 수 있는 현금흐름을 포기하고 곧장 주식투자에 뛰어들어 전념하라는 것은 너무 리스크가 높고 무모한 조언이다. 그것이야 말로 잘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망하는 사람은 대부분이다. 직장, 자영업, 사업, 사이드잡, 부업 등 현금흐름이 들어오는 구멍을 다양하게 구축하고 그것을 통해서 구축한 자산의 규모가 직장 급여를 압도적으로 능가할 때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추천한다. 현금흐름은 흘러서 들어오는 물이고, 자산은 고여서 쌓아두는 물이다. 흘러들어오는 물이 적은데 어찌 고인물이 많아지나.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다.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무제한의 자유를 가진 사람들 중에는 출퇴근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미디어에 매일 노출되는 기업 회장님들도 그렇고,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놀고 먹는 것도 좋고 경제적 자유도 좋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삶을 사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나의 자유 다음에는 세상에 대한 기여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꼭 그렇게 거창하지 않더라도 평생에 걸친 소일거리를 해나가는 것은 우리 삶을 매우 소중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주식투자도 그런 범주에 들어가지만 거기에 더해 플러스 알파, 베타, 감마, 세타가 필요하다. 단순히 출근이 싫어서 이직이나 퇴사를 하고 후회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현금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이든 독자 생존 능력이든 뒷배를 갖추고 전략적으로 해야 하는것이 퇴사다. 회사 다니기 싫고 그냥 놀고 먹으려고 퇴사하는 사람들은 머잖아 서울역 앞 노숙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배수진과 절박함이 있어야 한다. 혹시 못 보신분들을 위해서 자세한 생각을 담은 영상을 하나 첨부한다.


박모씨 : 회사 사람이나 주변만 봐도 노동의 가치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봤자 연봉은 거의 똑같고 오히려 몇 년차 더 높다는 이유로 일 못하는 사람이 연봉은 더 많이 받는다. 그런데 투자 활동은 실력 대비 평가를 그대로 받는다.
종식 : 연공서열 제도는 나도 반대한다. 그러나 남이 일을 잘한다 못한다 함부로 평가하는 사람치고 일 잘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본인이 가치있으면 남이 먼저 알아봐준다. 당연히 몸값도 올라 있을것이다. 남을 끌어내리기 보다는 본인의 가치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투자활동은 실력 대비 평가를 받는 곳은 맞는데 박모씨가 시작한 시기가 좋았다. 상승장이 주는 수익을 본인 실력으로 착각하면 안된다. 최소 10년 이상 해보고, 지금 굴리는 1억원이 최소 다섯배 이상 투자로 불려져 있을 때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본다.

현아 : 회사를 아직 안 다녀봤지만 비슷한 고민을 한다면 퇴사할 것 같다. 주식을 하면서 어린 나이에 돈을 많이 벌어보기도 하고 잃어보기도 했다. 이것도 꾸준히 하다 보면 죽을 때까지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굳이 취업하지 않아도 '자본소득으로 먹고 살수 있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종식 : 투자가 꾸준히 죽을 때 까지 써 먹을 수 있는 기술이라는데는 동의한다. 그런데 취업하지 않고 자본소득을 얻으려면 시드머니가 필요한데, 시드머니는 어디서 만들건지? 취업이 싫은 사람이 창업이 좋을리는 없고, 부모님 등골 브레이킹? 시드머니를 힘겹게 모아 본 경험이 투자할 때도 도움이 된다. 나아가 돈을 다루는 태도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모씨 : 저는 퇴사를 고민하면서 노동 소득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내 월급만 동결이더라. 삶에 한계가 오더라. 노동 외에 다른 소득이 필요하다는 점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굉장히 공감한다.
종식 : 급여보다 물가 특히, 자산의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공감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회사를 그만 둘 사유가 되지는 못한다. 장중에 공을 들여서 확실하게 급여보다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다년간 입증이 되었던가, 아니면 회사를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사업에 집중한다던가 하지 않는 이상은 회사에 발을 걸치고 있는 것이 좋다. 말 그대로 노동외에 다른 소득을 만들어서 소득원을 늘려 나가야지, 무산계급에게 가장 큰 소득원인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나쁜 의사결정이다. 어정쩡한 실력과 돈으로 전업투자를 시작하면 장기 횡보장이나 장기 하락장이 오면 월급이 절실해 질 것이다.

박모씨 : 소위 전문가들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예측이 틀릴 수는 있는데 분석 결과에 대해 검증 체계가 없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이 리포트를 쓰면 이 사람은 '몇 번은 맞고 몇 번은 틀리더라' 이렇게 검증해주는 체계가 있으면 좋겠다.
종식 : 내가 늘 하는 이야기지만 투자가 수능 문제 맞히기나 로또 번호 맞추기도 아닌데 뭘 맨날 그리 맞추냐 못 맞추냐 타령들을 하시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맞추고 못 맞추고의 개념은 뭔가? 오늘 하루 장대양봉 나오면 그것이 맞춘 것인가? 시세 발현을 3개월로 볼것인가 1년으로 볼 것인가? 10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에서 10배 이상 수익을 낸 투자자가 과거에 그 종목을 좋게 보고 투자했으니 훗날 그 회사가 상장폐지되어 사라지면 이것은 못 맞춘것인가 맞춘것인가? 10년, 20년 시간이 흘러갈수록 시장에서 퇴출되는 회사는 늘어나고 과거 시총 상위주들도 망하거나 규모가 줄어 들어있는 사례는 수두룩하다. 뭘 어떻게 해야 맞추는 것이고, 뭘 어떻게 해야 틀리는 것인가? 족집게처럼 주가 상승을 탁탁 짚어내야 하나? 세상에 그런 사람이 존재하긴하나? 뭘 맞춘다 못 맞춘다 이런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같은 종목에 투자하더라도 누구는 수익을 내고 누구는 손실을 내거나 상장폐지도 당할 수 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에는 한 종목만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동일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사람마다 갖고 있는 종목별 비중이 다르고 비중조절을 하는 타이밍과 시기도 모두 다르다. 궁극적으로는 시계열을 길게 잡고 꾸준히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우상향 하는 것을 목표로 계좌를 운용해야한다. 지엽적으로 뭐 하나를 맞췄다 안 맞췄다 이런 개념은 버려야 할 쓸데 없는 개념이다.

동원 : 많은 전문가들이 언론에 나와서 책임지지 않는 말을 남발한다. 개인투자자는 필터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많지 않다 보니 '나보다 전문가니까 저 사람이 하는 말이 맞겠지' 하고 투자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종식 : 나는 의료, 기계, 과학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신뢰한다. 그리고 국가에서도 그런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투자분야는 좀 모호하다. 투자전문가라는 말을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사업과 투자는 비슷한 면이 있는데, 사업을 통해서 돈을 많이 벌고 성공했으면 그 사람을 사업 전문가라고 부르나? 투자 분야는 더욱 모호하다. 전문가? 누구를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증권사에서 일하면 전문가인가? 펀드매니저가 전문가인가? 애널리스트? 아니면 전업투자로 성공한 재야고수? 그것도 아니면 수만명의 회원을 몰고 다니면서 리딩 회비로 일가를 이룬 유사투자자문업자들? 이론은 없고 실전 배팅만 잘 하는 사람들? 실전은 못하면서 이론만 빠삭한 사람들? 누가 전문가인가? 애초에 이 바닥에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있기는 한건가? 나는 늘 그런 의문을 달고 있다. 나보다 앞서간 선배 투자자들은 많다. 그들 중 올바른 철학과 가치관을 갖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갓 입문한 사람들은 누가 그런 사람이고 아닌지 분간이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결국은 계좌인증 따위에 넘어가서 전재산을 사기 당하게 되거나, 누가 잘 찍나 못 찍나 이런 것만 좇아다니면서 자기 생각은 거세 당한채로 시장에 임하는 것이다. 전문가라는 환상을 좇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 이야기에 나의 정신과 행동과 돈이 움직이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귀와 마음을 열고 듣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다만 본인의 사고관이나 철학을 점점 튼튼하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서서히 눈이 떠지고 귀가 열릴 것이다. 옳은 철학은 흡수하고 그른 것은 흘려버리면 된다.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흡수해서 나만의 방법으로 프로세싱하여 취할 것은 취하고 거를 것은 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종국에는 무조건 독립적 사고와 독자적 행동을 해야한다. 이 바닥은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물론 송종식이도 믿으면 안된다. 투자란 절대적으로 고독한 길이며 혼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결정해야 하는 작업이다.

성효 : 전문가보다는 언론이 문제다. 어느 전문가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주느냐에 따라 대중들은 움직인다. 전문가라면 지난해 수익률이 코스피 지수(시장) 상승률의 최소한 2배 돼야 한다고 본다. 레버리지ETF(상장지수펀드) 사면 코스피 상승률의 2배는 되는데, 그것보단 높아야 하지 않나.
종식 : 투자에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작년에 지수를 이기기는 커녕 진 사람이 몇 트럭이다. 작년에 지수에 두배이상 이기지 못했으면 전문가가 아니라는 발언은 치기 어린 발언이다. 그렇다면 1970년대 초에 3년 연속으로 지수에 이기기는 커녕 어려움을 겪었던 버핏은 투자 초보인가? 버핏은 그 이후에도 연간 기준으로 지수에 뒤진적이 몇번 있다. 버핏 뿐만 아니다. 우리가 아는 대가들 대부분이 지수에 뒤진적이 많다. 그런데 시계열을 왜 그렇게 잡는가? 시계열을 길게 봐야한다. 10년이나 20년.. 30년 이상으로 시계열을 늘어뜨리면 버핏의 수익률은 지수를 압도한다. 투자를 1년만 하고 끝낼것인가? 꾸준히 자산을 키우고 꾸준히 지수를 이길 생각을 해야지 특정 구간에서 이기고 지고는 의미도 없다. 애초에 투자란 내 자산을 키우기 위해 하는 것이지 다른 것을 이기고 지고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벤치마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작년과 같은 폭발적인 상승장에서 지수 대비 두배 이상 수익을 내셨다면 성효님은 투자가 아니라 겜블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락장에는 지수대비 두배를 잃거나 그 이상의 리스크에 노출되실지도 모르겠다. 하락장에 덜 잃고, 횡보장과 상승장에서 수익을 꾸준히 누적하면 지수를 압도하는 것은 물론 돈도 벌고 삶의 질도 좋아질 것이다. 물론 시장에 상관없이 꾸준히 수익을 누적해 나간다면 그것이 가장 좋겠지만.

종식 : 아래는 신문사가 질문한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에 대한 대답들이다.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이라고 내놓은 이야기들이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수준이다.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고 주변에 흔들리는 점, 투자의 본질에 접근하지 않고 쓸데없는데 집중하는 점이 안타깝다.

현아 : 해외 증권사에서는 'SELL(매도)' 의견을 내는데 우리나라는 매도 의견 내는 리포트가 거의 없지 않나. 안 좋은 것은 안 좋다고 내는 리포트도 있으면 좋겠다.
종식 :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특성도 이해를 해주어야 한다. 애널리스트라고 왜 매도의견이 없겠나? 가슴속에 다 있겠지. 중립리포트가 나오거나 커버리지가 중단되면 눈치껏 매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리고 요즘은 매도 리포트가 과거보다는 많이 올라오는 편이다. 그런데 이게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인가?

동원 : 빚투, 영끌 등 신조어만 봐도 주식투자 행위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은 그렇지 않은데 주식의 '빚투'와 '영끌'은 마치 하면 안되는 행위처럼 말한다. 부정적 표현 때문에 '주식은 도박이고, 하면 망하니까 안 되겠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본다.
종식 : 선배들이 위험하다고 조언하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원로들의 이야기를 아주 무시해서는 안된다. 주식투자는 부동산투자보다 MDD가 훨씬 크다. 일정 수준 이상의 레버리지를 사용하면 한번은 반대매매를 당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반대매매를 당하지 않더라도 횡보장에서 이자를 내면서 버티기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 부동산은 실사용 개념이라도 있지. 그런데 이게 왜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인가? 본인이 당당하면 신경 안 쓰면 되지.

김모씨 : 최근 리딩방 피해를 봤는데 저도 주식을 잘 아는 지인이 있지 않았으면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어볼 곳도 없고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니까.
종식 : 서점에 가면 투자 대가들의 고전서를 단돈 몇만원에 읽을 수 있다. 그 책들의 가치는 책값의 수천배, 수만배다. 치킨 한 마리 가격에 대가들의 뇌 깊숙한 곳에 있는 지식과 세월이 묻어있는 경험을 압축해서 내것으로 빨아들일 수 있다. 왜 그런 것은 선택을 안하고 리딩방 같은데서 피해를 당하나. 그것은 주식을 잘 하는 지인이 있고 없고와는 관련 없는 문제인 것 같다. 투자를 시작하면서 옳은 길로 착실하게 잘 가는 젊은 친구들도 많다. 자꾸 문제를 본인에게서 찾지 않고 남에게서 주변에게서 찾으려고 한다. 이런 태도는 매우 나쁘다.

정리하며


이상 코멘트 작업을 마칩니다. 경제적 자유니, 시간적 자유니 하는 허상들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망쳐놓고 있습니다. 적어도 기사에서 인터뷰 하신 이분들은 철학과 사고 구조를 근본부터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꽤나 고생을 할 것 같습니다. 이분들이 싫어서 악담 같은 것을 하는 것이 절대로 아님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2021년 1월 28일
송종식 드림


2020년 12월 9일 수요일

잃지 않는 투자의 중요성

다음 중 어떤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가장 높을까요?


1. 연간 수익률이 +100%, -50%, +100%, -50%, +100%를 반복하는 포트폴리오
2. 연간 수익률이 꾸준히 +5%씩 증가하는 포트폴리오
3. 연간 수익률이 +70%, -30%, +70, -30%를 반복하는 포트폴리오
4. 연간 수익률이 꾸준히 +10%씩 증가하는 포트폴리오

시뮬레이션


위의 4개 사례를 가지고 총 18년간의 포트폴리오를 운용 했을 때 각각의 실적은 아래와 같습니다.

앞의 1, 2, 3, 4 사례별 장기 수익률 그래프 <자료 : 송종식, 스케일 타입 : 리니어>

앞에서 언급한 1, 2, 3 ,4 순서대로 18년간 수익률 결과를 보면 가장 수익률이 높은 포트폴리오는 매해 꾸준히 연평균 10%의 수익률을 올려 온 포트폴리오입니다. 1억 원의 투자금이 5억 5,600만원이 되었네요.

꼴찌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던 +100%, -50%의 포트폴리오입니다. 열심히 투자를 하였지만 18년 후에도 계좌 규모는 제자리입니다. 1억 원으로 시작한 포트폴리오는 여전히 1억 원입니다. 18년간 허송세월을 보냈네요.

이보다 변동성을 살짝만 줄여보았습니다. +70%, -30% 정도의 변동성을 보이는 포트폴리오를 주목해주세요.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조금만 줄었을 뿐인데, 결과는 시간이 갈수록 달라집니다. 1억 원의 종자돈이 4억 7,900만원이 되었습니다.

꾸준히 연간 5%의 수익을 올려 온 포트폴리오는 18년 후에 2억 4,100만원이 되었습니다.

앞의 기간을 더 늘려 보았습니다 <자료 : 송종식, 스케일 타입 : 리니어>

기간을 조금 더 늘리면 복리의 위력이 엄청나게 드러납니다. 연평균 10%의 수익률을 올려 온 투자자의 1억 원짜리 계좌는 40년 후에 45억 2,600만원이 됩니다.

연평균 20%의 수익률을 40년간 올렸을 경우 <자료 : 송종식, 스케일 타입 : 리니어>

위의 그래프는 덤으로 연평균 20%의 수익률을 40년간 올렸을 경우를 시뮬레이션 하여 리니어 그래프로 표현한 것입니다. 1억 원의 초기 투자금은 40년후에 1,600억 원으로 불어나 있습니다. 재벌이죠.

실제 워런버핏의 수익률인데, '연평균 수익률 20%'를 우습게 생각하시는 투자자가 일부 계시는 걸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수익률을 장기간 동안 올리기란 쉽지 않습니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버핏이 괜히 현인이 아닙니다^^).

위의 시뮬레이션이 시사하는 점


-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 
- 손실은 되도록 안 내는 것이 좋다. 버핏의 투자원칙이 괜히 '첫번째 투자원칙은 잃지 않는 것이고, 두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라고 말한게 아닙니다. 손실을 내면 복리에 타격을 입어서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소모하게 되는데 이는 시간이 갈수록 엄청난 타격이 됩니다.

투자를 잘 하는 사람인지 판단 하는 방법은?


- 비교적 연평균 수익률의 편차가 적다.
- 손실없이 꾸준히 수익을 누적 시켜왔다.
- 포트폴리오 운용기간이 길다.
- 기업과 산업, 그리고 투자 철학 전반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다.
- 벌어지는 상황에 안달복달하지 않고 침착하다.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연평균 수익률 20%를 무시하면서 '1년에 1,000%' 수익은 내야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1,000% 수익률을 내고 이듬해에 -99%를 맞고, 시장에서 아웃되는 경우는 허다하게 많습니다. 

저 정도 수익을 올리려면 풀레버리지 몰빵 투자를 해야하니까요. 습관은 쉽게 안 변합니다. 

늘 말씀드리듯이 투자는 덧셈 게임이 아니고 곱셈 게임입니다. 폭발적으로 벌다가도 곱하기 0 한번에 걸리면 시장에서 아웃됩니다. 올해 3월과 같은 사례가 아니더라도 곱하기 0을 맞을 수 있는 경우는 흔하게 발생합니다. 무리해서 투자를 하면요. 

비교적 오래도록 꾸준히 좋은 실적을 쌓아가야 합니다. 건전한 투자 철학과 기업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포트폴리오를 키워나가는 사람들이 잘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손실을 발생시키지 말자


투자 원금이 되기 위한, 손실 복구에 필요한 수익률 <표 : 송종식>

프로들의 세계는?


전업투자자들의 세계는 이처럼 이론적으로만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이론적으로 투자하시는 분들도 계시는가 하면, 가치투자 철학을 베이스로 하되 매우 투기적으로 투자하는 가치-모멘텀 투자가도 적지 않습니다.

전업 첫해의 수익률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업 첫해의 수익이 전업투자자 생활의 전반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종자돈이 적을때는 폭발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일정 투자 금액이 되면 다시 보수적인 전략으로 회귀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투자자가 되려면 몇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 방대하고 디테일한 투자지식과 철학의 장착
- 자금 관리 기술과 포트폴리오 운용 기술의 장착
- 잠을 줄이고 기업 분석과 탐방을 해내겠다는 성실함의 장착
- 끈기 그리고 용기와 담력, 긍정적인 마인드
- 끝으로 어느 정도의 운

오늘 글은 이 정도에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욕심 내지 말고 좋은 수익을 올리시길 바랍니다. 시간은 개인투자자의 편이고, 우리를 부자로 만들어주는 것은 시간과 그 시간을 굴릴 작은 눈덩이 하나면 충분합니다.

방어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수익이 누적되면 결국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잃지 않으면 복리는 크든 작든 누적되기 때문입니다. 큰 손실은 확정적으로 입으면 안됩니다.  큰 손실을 입고 재기불능에 빠지면 무언가 해볼 기회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2018년 7월 22일
스팀잇에 쓴 글을 백업해뒀다가 가져옴


2019년 11월 2일 토요일

투자 서적 출판 제안을 조심스럽게 거절중인 이유

평범한 투자자가 자신의 생각을 집대성한 서적을 출간한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그것도 요즘 유행하는 사비 출판이 아니라 나름 실력있는 출판사에서 많은 분들의 손을 거쳐 완성되는 책은 더욱 그렇습니다. 적지 않은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저서를 만들고 싶다는 꿈도 있을 줄 압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시대가 흘러도 변치 않고 읽힐 수 있는 그런 좋은 투자 서적을 써 보고 싶습니다.

저는 평범한 개인투자자입니다. 그리고 저는 투자를 하면서 매해 배웁니다. 그리고 매일 배웁니다. 배울게 끝없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배운 것 보다 앞으로 배울 것이 더 많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책을 쓸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의 이야기를 짜깁기 하거나, 얕은 수준의 책을 쓰거나, 혹은 잘못된 지식을 담은 책을 출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름대로 개인 공간에 글도 쓰고 영상도 올립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입보다는 귀를 훨씬 더 크게 열고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것의 몇백배에 달하는 타인의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열고 삽니다. 제가 귀보다 입을 더 열어도 되겠다 싶으면 책도 쓰고, 강연도 하고 그러고 싶습니다.

블로그나 유튜브는 취미 삼아서 쉬엄쉬엄해도 됩니다. 그러나 책을 쓰려면 조금 더 책임감이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출판사의 이름도 있을 것이고, 돈을 주고 책을 사보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것인가도 고민해야 할것이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저자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저자들이 자격미달입니다. 특히, 주식과 부동산 등 재테크 분야는 더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책을 써서 인지도를 높인 다음 그것을 발판으로 다른 사업을 전개해 나갑니다. 투자를 잘 한다면 굳이 그렇게 힘들게 살 이유가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투자로 본업을 영위하기가 어려워진 사람들이 그렇게 옆길로 많이 샙니다.

어쨌든, 여러 출판사에서 투자 서적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주시고 계시지만 너무나 송구스럽게도 모두 거절하고 있습니다. 쟁쟁한 출판사의 훌륭한 기획자들께서 제안을 주시는데 거절 메일을 쓸때마다 너무 죄송해서 몸둘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제가 감히 뭐라고요..

저를 좋게 봐주신 고마운 분들의 출판 제안 메일 중 일부
<출처 : 송종식>

추후에, 스스로 생각하기에 '이 정도면 이제 두고두고 사람들에게 읽힐만한 책을 쓸 수 있는 자격이 되겠다' 싶을때가 오리라고 확신합니다. 그때에 가서는 꼭 책을 써 보고 싶습니다. 제안 주시는 출판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평범한 개인투자자에 불과한 저를 어쨌든 좋게 봐 주시고 제안해 주시는거니까요. 한분한분 성함을 잊지 않고 있겠습니다.

아주 간간히 방송 출연 제의도 있었습니다. 공중파에서의 제안은 아직은 당연히 없습니다. 공중파에는 알머리 제이슨님과 같은 캐릭터가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말투도 외모도 동네 촌부이미지라서 아마 영원히 공중파 근처에도 갈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일부 경제TV에서 일하거나 관련된 지인들이 밥자리나 술자리에서 증권방송에 출연한번 해보라는 제의를 간간히 해주십니다. 그것도 너무 죄송하지만 모두 거절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경제방송을 주로 시청하는 분들 눈높이에서 제가 하는 뻔한 이야기는 지루하고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재미없는 가치투자자 아재가 나와서 재미도 없는 뻔한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시청율이 떨어질 건 뻔합니다. 공히 열심히 일 하시는 방송관계자분들께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재미있으려면 약간은 약장수 기질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되도록 단타나 모멘텀 위주의 이야기를 해야합니다. 그래야 컨텐츠가 끊임없이 나오고, 적시성도 있어서 시청율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또, 나아가 추종자가 생기면 유료 회원을 모집하는 식의 방향으로 가게 될텐데 저는 그건 정말 하기 싫습니다. 아무 종목이나 몇개 찍어주면서 순진한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금액을 뜯어가는 걸 저는 사기라고 보지 비지니스라고 보지 않습니다.

저는 자유를 중시합니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거나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하는 활동은 재미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블로그나 유튜브에 매몰된 일상을 살지는 않습니다. 가끔 심심할 때 끄적 거릴 수 있는 일상 생활 속 즐거운 소일거리 중 하나입니다. 제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마는 취미입니다. 취미이다보니 부담없이 가볍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 취미가 특별히 남들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습니다. 저는 유사수신이나 유료리딩을 하거나 그러진 않으니까요. 어쨌든 가벼운 소일거리인 블로깅과 유튜브는 삶의 작은 즐거움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책을 쓰거나 전파를 타는 방송에 나가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제가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이어야 하고, 또 저의 말과 글을 통해서 영향을 받을 사람들이 많이 생길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생각과 말과 글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쳐서는 안됨은 물론,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책과 전파를 타는 방송은 취미로 쉬이 할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제가 좀 더 자질을 갖추고, 자격있는 사람이 되고나서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주종이 바뀌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유료로 종목 리딩을 하고 회비를 받아서 자산을 축적하는 분들은 주업이 사업이지 투자가 아닙니다. 저술 활동이나 강연 활동에 치중하며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주업이 투자인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혹시 아침에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도 저의 주업은 투자이고 싶습니다.

어쨌든, 별볼일 없는 개인투자자에게 멋진 제안을 해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온 진심을 담아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019년 11월 1일
송종식 드림


2018년 3월 7일 수요일

크게 성공한 전업투자자 집단과 1:2:7 법칙, 끈기와 성실의 법칙, 디테일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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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치는 매번 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산출하는 건 어렵지만 국내 주식 투자자의 숫자는 400만~550만 명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70%는 손실을 냅니다. 20%는 본전치기 장사를 하고, 10%는 수익을 내는 투자자입니다. 상위 1%는 꽤 의미있는 수익을 내는 투자자들이고 0.1%는 소위 말하는 '슈퍼개미'들입니다.

2
저는 전업투자자입니다. 단타는 안칩니다. 기업 분석에 에너지의 대부분을 쏟습니다. 거시적인 부분도 안 보지는 않지만, 기업 자체를 분석하는데 대부분의 자원을 쏟습니다. 회사와 전화 통화도 하고 탐방도 자주 다닙니다. 550만 명이 주식투자를 합니다. 그렇다고 모두 같은 투자자가 아닙니다. 저마다 수준도 다르고, 운용 자금 규모도 다르고, 투자 철학도 다릅니다. 가치투자자들끼리도 철학이 엇갈리고, 전업투자자도 똑같은 전업투자자가 아닙니다. 천차만별입니다. 한국인이라고 모두 똑같지 않듯 전업투자자도 모두 다릅니다.

3
운이 좋아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한 전업투자자 네트워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과 인연도 생기고, 이제는 친한 형동생도 꽤 생겼습니다. 나이대는 대부분 20~40대입니다. 젊습니다. 대부분 부모님이나 본인이 원래 부자가 아니었던 자수성가형 투자자들입니다. 대부분 몇천만원 수준으로 시작해서 몇십억 내지는 몇백억대 자산을 만들어 낸 사람들입니다. 전업투자자들끼리는 자산 규모 10억을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규모로 봅니다. 10억 있는 사람을 '가난하다'고 해버릴 정도로 자금 규모도 상당합니다. 일단 10억을 찍기 전까지는 정말 미친듯이 공부하고 투자합니다. 다른 곳에서는 한명 찾기도 힘든 수백억대 부자들이 즐비하고, 서로서로 형동생하면서 교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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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숨어 있습니다. 직장인들 눈에는 절대로 띄지 않습니다. 가끔 국세청에서 조사를 한다고도 하는데, 오로지 건전한 투자로만 돈을 벌었기 때문에 국세청에서도 꼬투리 잡을게 없다고 합니다. 생활은 자유롭고, 해외 여행도 자주 나갑니다. 성공한 투자자들끼리는 말합니다. "무한대의 자유를 누리는 전업투자자가 대통령보다 좋은 직업이라고."

5
이 사람들은 저마다 살아 온 환경도 다르고 투자 방법도 조금씩 다릅니다. 성격도 다르고, 생활 패턴도 조금씩 다릅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뭘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비단, 주식투자 뿐 아니라 제가 알고 있는 다른 분야의 성공하신 분들도 비슷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제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6
먼저, "끈기와 성실"입니다. 실패한 투자자, 아직 투자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는 투자자, 부에 대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말합니다. 성공한 사람만 조명하니 확률상 문제가 있는 이야기들이라고요. 또, 심지어 동전 던지기 이야기도 합니다. "전국민이 동전 던지기 대회를 해서 앞면이 나오는 사람이 우승한다고 했을때, 누군가는 우승하지 않겠냐? 투자로 성공한 사람들도 그런 우연한 확률에 지나지 않는다." 저는 이런 이야기에 반대합니다. 성공하고 나서 이들 집단에 합류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합류해서 크게 성공하는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550만 명 중에서 이 집단에서만 유독 성공하는 사람 비율이 높은게 고작 '우연의 일치'일까요?
기본적으로 이 사람들은 성실하고 끈기가 있습니다. 기업을 분석하다가 무언가 확인할게 나오면 1채널만 확인하는게 아니라, 2채널, 3채널, 될 수 있으면 4채널, 5채널로 확인합니다. 방대한 양의 공부를 하고 구두 뒷굽이 닳을 정도로 발로 뛰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남들보다 그 회사에 대해서 훨씬 잘 알게 되고, 더 큰 숲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대응도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 회사 투자자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이 회사에 대해서 잘 안다'는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독하게 공부합니다. 끈기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어떤 분야든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금 해보다 안되면 맙니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은 될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독종 근성들이 있습니다.
스팀잇을 보더라도, 조금 끄적거려보다가 '고래들이 담합하네', '돈 안되네' 하면서 중단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은 다른데가서 뭘 하더라도 딱 그 정도 인생만 사실거라는데 제 손목을 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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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에 뛰어 납니다. 거시적인 안목은 어린 학생들도 가질 수 있습니다. 큰 통찰은 거시적인 면에서 나오는 걸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조금만 사유하고 독서력을 기르면 누구나 가질 수 있습니다. 거시적인 통찰은 진입 장벽이 낮아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디테일은 다릅니다. 여러분이 개발자, 디자이너 또는 건축가나 영상제작자라고 생각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와 아마추어, 고수와 중수의 결정적 차이는 디테일에서 나옵니다. 속된 말로 회사 숟가락 갯수까지 챙기는 사람은 무조건 돈을 번다고 보는게 주식판입니다. 회사 비지니스와 관련된 디테일은 물론이고, 관련 법률이나 인사와 행정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고 혀를 내두른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어떤 투자자는 투자하는 회사 옆에 원룸을 얻어놓고 매일 그 회사 구내 식당으로 출퇴근하면서 직원들과 친해지고 회사의 변동사항을 정말 꼼꼼하게 챙겼다고 합니다. 그런 일화는 너무나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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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법칙. 세상 어떤 분야든지 소위 말해 '밑바닥에 깔아주는 70%'의 인간들은 늘 있습니다. 그러니 조금만 노력하거나, 조금만 신경 쓰면 이 70%의 사람은 무조건 제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상위 30% 안에서의 싸움입니다. 주식투자를 예로 들면 상위 30%안의 사람들은 차트 책도 보고, 재무와 회계책도 보고, 현인들이 쓴 투자 고전도 보고, 버크셔헤서웨이 연차 보고서도 읽습니다. 다독, 다작, 다상량을 하며 어지간한 투자 철학은 시간이 갈수록 갖추게 됩니다. 문제는 상위 10%, 상위 1%, 상위 0.1%인데.. 여기의 사람들은 천상계 사람들로서 생각과 행동, 사고방식이나 사물에 접근하는 시각 자체가 다르고 상상을 초월합니다.
얼마전에 전업투자자인 어떤 동생은 골판지 회사가 연휴에도 돌아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한밤중에 골판지 회사 공장들을 돌면서 굴뚝에 연기가 올라오는지도 체크하고 왔다고 합니다. 며칠전에 골판지 회사들 실적이 대박을 쳤지요? 또 다른 어떤 동생은 아예 회사에서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도 합니다. 주식투자로 성공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죠?
산업 리포트와 통계청 사이트를 뒤져서 엑셀에 통계를 조합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코드를 만들고, 통계 자료를 분석하고, 신문 기사와 논문을 찾는 것은 누구나 하는 것 입니다. 그 정도는 상위 30% 안에 들어가려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해야하는 것입니다. 상위 1%, 0.1%의 행동과 사고방식은 이 정도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차차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3월 4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