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소셜미디어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소셜미디어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2년 9월 21일 수요일

웹 2.0은 한국의 정 문화를 없앨까


웹 3.0 등 next web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하게 오가고 있습니다. 그런 지금 구시대 유물이자 이제는 우리 삶 그 자체가 되어 버린 웹 2.0 이야기를 좀 하고자 합니다. 물론 웹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웹 2.0 이야기가 슬슬 올라 오기 시작했습니다. 웹 2.0 정신과 모토는 '참여, 공유, 개방'이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RSS, AJAX, REST API 등의 기술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서비스로는 UCC, 댓글, 퍼머링크, 폭소노미, 소셜미디어가 슬슬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웹 2.0은 패러다임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논의는 지엽적이었습니다. 기술을 중시하는 사람은 웹 2.0을 특정 기술로 정의했고, 기획자들은 특정 기능으로 정의했습니다. 원래 거대한 패러다임이 다가오기 전에 사람들은 우왕좌왕 합니다. 

이미 웹 2.0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지금은 웹 2.0 패러다임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것이 명백하게 사람들 눈에 들어옵니다.

웹 2.0 패러다임이 우리에게 남긴 유산은 많습니다.

포털이나 중소규모의 웹사이트 운영자들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던 정보를 받아 보던 입장에 불과하던 컨텐츠 소비자들은 컨텐츠를 생산하는 주체가 되었습니다. 현재 파워블로거, 스타 인스타그래머, 성공한 유튜버들이 웹 2.0 패러다임의 큰 수혜자들입니다.

플랫폼은 소비자가 생산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고, 그 과정에서 수익도 공유했습니다. 사람들은 서비스의 이용자 일 뿐만 아니라 컨텐츠 생산자로서 파편화 되어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TABLE 태그에 이미지를 잘라 넣는 식으로, '적어도 컴퓨터가 보기에는 아무 의미도 없는 전단지나 쓰레기 정도'였던 것이 웹페이지였습니다. 그러나 웹 2.0 패러다임에 발 맞춰 함께 뜬 웹표준이나 접근성 따위의 프론트엔드 개발 방법론과 패러다임이 확산되면서 시맨틱해진 웝페이지와 뒷단의 리소스들은 컴퓨터가 보기에도 뭔가 의미 있는 문서나 데이터 덩어리가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필요에 따라 이렇게 자르고, 저렇게 잘라가면서 재가공 하거나 유통하는 것도 쉬워졌습니다. (유튜브의 특정 영상, 인스타그램의 특정 사진만 링크를 따로 복사해서 친구들에게 공유하는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서비스와 컨텐츠는 점점 조각조각 나기 시작했고, 각 조각들은 각자의 소비층과 팬층을 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급진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완전한 중앙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저는 그 부분은 회의적입니다. 관리감독하는 기관이 없다면 세상은 정글이 되고 맙니다.

그런 부분에서 웹 2.0 패러다임의 유산들은 훌륭합니다. 그래서 저는 세상을 뒤바꿀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지 않는 한, 당분간 웹 2.0 패러다임의 여파가 지속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전히 플랫폼이 권력을 쥐게 되었다는 부분은 해결하지 못한 난제이지만, 어쨌든 수 많은 서드파티들이 많은 권력과 부를 획득했습니다. 인간 세상에서 언제나 쏠림이나 불균형은 있을 수 밖에 없는 문제이기에 완전한 권력의 배분은 힘들지만,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웹 2.0은 적절한 권력과 부를 배분해 주고 있다고 합니다.

일례로 호주노예 JOE, 신사임당, JM 같은 분들의 경우에 웹 2.0과 유튜브가 아니었다면 지금과 같은 부와 유명세를 어떻게 얻었을까요?

어쨌든 이제 컴퓨터와 웹은 어린 아이들 장난감이 아닌 시대입니다. 한 때는 소수의 컴퓨터 오타쿠들이 가지고 노는 조금 신기한 장난감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삶 곳곳에 침투하여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필수불가결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긱 이코노미(Gig Economy)라고 불리는 새로운 용어의 탄생은 필연적이었습니다. 웹 2.0이 모든 것을 세분화 하고 쪼개 놓았듯이, 웹은 모니터 밖 실제 세상도 쪼개고 쪼개 세분화 시키고 있습니다. 긱 이코노미를 플랫폼에 붙어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에 국한하는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세분화 되는 모든 것을 긱 이코노미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어르신들의 지하철 택배 같은 것도 우리 주변에 존재하던 긱 이코노미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배달음식을 시키면 배달비는 당연히 받지 않았습니다. 음식점에서 밥을 먹다가 김치 등 밑반찬이 모자라면 비용을 받지 않고 보충해 주었습니다.

세상이 긱 이코노미화 되기 전에는 경제 활동에 있어서도 한국인의 정 문화가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한국인의 정 문화는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지만 이제는 점점 그런 정문화의 산물도 아주 미묘하게 조금씩 사라져 간다는 느낌입니다.

음식을 시키려면 배달비를 내야하고, 포장을 하려면 포장비를 내야 하며,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나서 머리를 감으려면 머리 감겨주는 비용을 따로 내야합니다. 아직 극히 일부이지만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김치가 더 필요하면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곳도 조금씩 생기고 있습니다.

긱 이코노미는 젊은층이 중시하는 '공정'기치와도 맞물려 더 쪼개지고 쪼개져서 세분화 될 것입니다. 일례로 우리 부모님 세대는 '받는 것 보다 더 해주고, 장기적으로 더 취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면, 지금 젊은층은 '딱 주는 만큼만 한다. 그 이상도 이하도 하지 않는다'하는 사고 방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냥' 해줬을 '별 것 아니었던' 일들도, 이제는 모두 가격표가 붙어서 서비스가 되고 상품이 되는 시대입니다.

불현 듯 15여년 전 읽었던 책에서 한 현자가 썼던 글귀가 떠 오릅니다.

"앞으로 세상은 100만 명의 팬을 가진 한명의 스타가 아니라, 100명의 팬을 가진 100만 명의 스타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 100명의 팬을 확보 하도록 노력하라. 그러면 평생 먹고 사는 걱정은 없을 것이다."

너무 임팩트가 있어서 제 뇌리 깊숙한 곳에 파묻혀 있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지금 실제로 그런 세상이 되었습니다.

2022년 9월 21일
송종식 드림


2021년 3월 28일 일요일

돈 벌기 좋은 시대 일수도 아닐수도 (자산투자 예외)



어떤 음성 대화방에 50대 선배님께서 들어와 다양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 중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젊을)때 비하면 지금은 확실히 돈 벌기 쉬운 시대가 된 것 같다. 돈을 벌 수 있는 문도 많이 열려있다."

우선 이 이야기에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반대의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이 인생 선배님의 이야기처럼 지금이 개인들에게 돈 벌기가 좋은 시대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돈을 벌 수 있는 문이 많이 열려 있다' 이 이야기는 정말 공감합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와 같은 고전적 1인 미디어 채널 부터 시작해서, 출판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늘었고, 또 앱이나 웹서비스를 만들어서 수입을 창출할 수도 있고 잘되면 초대박을 칠 수도 있습니다. OEM, ODM 제조 공장들도 늘어서 아이디어만 있으면 당장 화장품이든 뭐든 시제품을 출시하기도 쉬워졌습니다.

온라인에 스토어를 열어서 대기업의 유통망에 올라 타기도 쉬워졌습니다. 굳이 내가 뭘 팔지 않아도 쿠팡이나 아마존의 어필리에이트가 되어서 돈을 벌어도 됩니다.

하고자 하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습니다. 이것들을 '돈을 벌기 위해서 열려있는 문' 정도로 생각한다면 그런 문이 개인에게도 숱하게 열려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돈 벌기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지금은 마음만 먹고, 즉시 시작할 수 있다면 0에서 시작해서 1을 만들기는 쉬워졌습니다. 열려 있는 문이 많다보니 어떤 문을 통하더라도 즉시 숫자 0에서 1 이상은 찍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새롭게 시작한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나 구독자 수든, 야심차게 만들어서 올려둔 앱의 다운로드 숫자이든, 아니면 걸어 둔 애드센스 수입이든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0에서 시작해 1을 찍고, 그 숫자를 무한히 키워서 유의미한 숫자로 키우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튜브로 떼돈을 버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야심차게 유튜브를 시작합니다. 시작 하기는 쉽습니다. 구독자 0명에서 1명을 만들기도 쉽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꾸준히 잘 해내서 구독자를 1000명을 만들고, 1만 명을 만들고 나아가 10만 명, 100만 명을 만들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그렇게 해내는 사람들도 적습니다.

블로그나 앱에 광고를 붙여서 돈을 벌겠다고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광고비를 천원이나 만원 정도는 벌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한달에 100만원, 1000만원, 1억원을 버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것입니다. '문은 많이 열려있는데, 대부분 얕은 문입니다.'

과거처럼 무언가를 하려면 대규모 자본금을 확보해서 공장을 짓고 하던 시대는 확실히 아닙니다. 손에 쥔 스마트폰 한대, 노트북 컴퓨터 한대만 있으면 세상을 바꿀 잠재력이 있는 무언가를 시도해보기 좋은 시대입니다. 그러나 열려 있는 문이 많은 만큼, 나 말고 다른 이들의 도전도 거셉니다.

따라서, 캐릭터나 컨텐츠 그리고 제품은 확실하게 세그멘테이션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진심을 담아서 더 끈기 있게 꾸준히 해야하는 것도 당연하게 느겨집니다. 대부분은 열려 있는 수 많은 문을 잠깐 두드리다가 맙니다. 한번 두드렸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장을 보고 두드리는 분들이 지금 불과 2~3년 만에 잘 되는 경우를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2021년 3월 28일
송종식 드림



2021년 2월 6일 토요일

클럽하우스 사용후기와 이용 설명, 서비스의 분위기

출처 : The Indian EXPRESS

초대를 받다


요즘 핫하다는 음성 SNS 클럽하우스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레트리카를 운영하고 있는 상원이형에게 받았습니다.

클럽하우스는 누구의 초청장을 받아서 가입을 했는지 내역을 타고 올라갈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상원이 형으로부터 두어계단 타고 올라가니 우리 초대장의 뿌리는 무려 마크 안드레센이었습니다. 마크안드레센은 최초로 모자이크라는 그래픽 웹브라우저를 만든 사람입니다. 전세계 WWW 시대의 문을 연 사람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걸 형에게 이야기하니까 형은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을 들었습니다. 세상사람 누구나 6단계만 연결하면 다 아는 사이라고. 

물론 이론상 그렇기는 한데 실제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테스트 삼아서 몇몇 유명한 대표님들의 초대장을 타고타고 10칸을 넘게 타고 올라가도 ICT 분야의 네임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상원이형은 겸손합니다. 직접 아는 사이가 아니면 아무 관계도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 초대장 개수(기본 2장)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초대장을 줄 정도면 꽤 신경 쓰는 관계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다면 초대장을 준 사람에게 너한테 초대장 준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두어번만 수고를 하면 얼마든지 만나서 닿을 수 있는 사람이 마크 안드레센이라는 사람아닌가요.

현재 이용자 저변


이용자는 작년 12월에 60만명. 현재는 200만명이라고 합니다. 아직 한국 이용자는 몇명 되지 않습니다. 해외 네임드들은 팔로워 백만명이 넘는 사람들도 있는데, 국내 네임드들은 많아야 1만명입니다.

유명 기업인들이나 연예인들도 종종 대화방에 참여해서 대화를 하고 놉니다. 아직 커뮤니티가 작다보니 가능한 일입니다. 유명세가 있건 없건 누구나 자유롭게 어울려서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가 너무 포근하고 좋습니다. 마치 그 옛날 PC통신 시절에 옹기종기 모여서 매너좋게 대화를 나누던 시절 느낌이 나는데 그 시절의 단체 음성채팅 버전의 느낌이 납니다.

스피커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스피커가 아니라면 손을 들고 대화 참여권을 얻으면 됩니다. 계층구조로 되어 있으면서도 민주적인 시스템입니다.

현재는 주로 IT업계와 스타트업계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가 다 그랬던 것 처럼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업계 종사자들이 얼리어답터로 가장 빨리 이용자가 되고, 또 트렌드에 굉장히 빠르고 민감하거나, 인맥이 넓은 사람들, 오피니언 리더들과 같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가입자들 한분한분이 굉장히 스마트하고 똑똑하신 분들입니다. 저는 괜히 쩌리가 되는 것 같은 느낌. 가입된 제 지인들도 역시나 제가 평소 생각하기에 트렌드에 굉장히 빠르고, 머리 좋고 똑똑한 그런 분들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었습니다. 

아직 전국민에게 알려지기엔 시간도 꽤 걸릴테고 소수 아는 사람들도 초대장을 얻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발빠른 얼리어답터들은 여러가지 규칙과 문화를 만들어가면서, 이미 이 동네의 고인물이 되어 있습니다.

초대하는 법과 받는 법


애플 앱스토어에서 클럽하우스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됩니다. 가입은 기존 가입자의 초대가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전화번호부에 등록되어 있는 친구이면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초대와 가입이 가능합니다. 이 초대장은 1인당 2개만 제공이 됩니다.

한번 잘못 보낸 초대장은 소멸되며 회수가 불가능합니다. 대신 클럽하우스의 활동을 열심히 하다보면 초대장이 하나씩 더 생기기도 한다고 합니다.

가입하는 입장에서는 초대장을 받기가 힘들면 다른 방법으로 가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일단 앱을 받아서 트위터 아이디로 가입을 해두면 됩니다. 그러면 핸드폰 주소록에 상호 등록된 친구 중 클럽하우스를 쓰는 친구가 초청을 해줘서 가입을 할 수 있습니다.

방과 클럽하우스의 차이


방은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방을 만들면 방을 만드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스피커이며 모더레이터입니다. 만들어 놓은 방에 팔로워들이 들어오면 스피커들 아랫단에 위치하게 됩니다. 그리고 팔로워도 아니고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들어오면 가장 아랫단에 청중 위치에 배열이 됩니다. 물론 청중들이라고 해도 화면 우측 하단에 손들기 버튼을 누르면 스피커가 되어 맨 상단으로 올라오게 되고 발언권을 얻게 됩니다.

방 하나에는 최대 5,000명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현재 기술적인 문제로 초대장 시스템과 5,000명 제한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서비스가 커지고 기술적 장벽을 깨 나가면 점차 확대될 부분으로 보입니다.

방은 휘발성이 있습니다. 방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녹음이나 저장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든 스피커가 나가면 방은 없어집니다. 유동적이고 휘발적입니다.

그러나 클럽하우스는 휘발되지 않습니다. 특정한 주제로 생성된 클럽하우스는 모더레이터가 관리할 수 있고, 해당 클럽하우스에는 팔로우 하는 사람들이 뒤따릅니다. 클럽하우스가 생성되면 막대한 전파력과 영향력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클럽하우스 기반으로 대화방이 만들어지면 그 방에서 이루어진 대화도 휘발되어 사라집니다.

클럽하우스를 생성하는 방법은 매일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주제로 방을 만들어서 사람들과 소통하면 된다고 합니다. 매일 빼먹지 않고 3~4주간 한다면 클럽하우스 생성 초대폼이 열린다고 합니다. 일단 이렇게 가는 것도 쉽지 않지만, 최근에는 클럽하우스 생성 요청이 약 35000개가 몰려 있어서 처리되는데 한참이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클럽하우스 최초로 한국어 주식투자 클럽하우스를 만들어 보려고 하는데, 행운이 따르면 좋겠습니다. 제가 실패하면 다른분이 성공하시면 좋겠습니다.

UI/UX


일단은 iOS 네이티브 앱으로만 제공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UI가 예쁩니다. 그리고 슬라이드 애니메이션들의 처리도 부드럽습니다. 

큰 화면은 현재 열려있는 방과 클럽하우스의 목록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하면 친구 목록이 뜹니다. 친구의 온라인 상태와 참여중인 방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프로필과 열려있는 방은 상단으로 슬라이드 되는 팝업으로 되어 있습니다. 자칫하면 굉장히 복잡해 질 수 있는 UI를 정말 심플하게 잘 처리하였습니다.

방에서는 스피커들이 최상단에 위치하고, 중간에는 스피커들의 팔로워들이 위치하고, 맨 하단에는 청중들이 위치합니다. 미묘하지만 나름의 서열구조이고, 누구나 손을 들어 발언권을 얻으면 맨 상단의 스피커로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구조입니다. 자칫하면 조잡해지고, 자칫하면 권위적일 수 있으며 자칫하면 헷갈릴 수도 있는 UI/UX를 굉장히 직관적으로 잘 처리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서비스 곳곳에 단순한 개발 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민이 담겨 있다는 느낌이 팍팍듭니다.

기술, 백그라운드 활용


지구 반대편이 있는 사람과 0.1초의 딜레이도 없이 티키타카가 되는 것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게 1:1도 아니고 수십~수천명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방에서 가능하다니 놀라웠습니다. 게다가 음질도 깨끗하고 네트워크의 레이턴시도 전혀 없습니다. 일단 멋진 UI만큼이나 백엔드의 기술력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어제 제가 만든 주식 방에서도 이야기가 나왔고, 기술에 대해서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아고라라는 중국계 API를 사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아고라라는 기술력에 관심은 가는데, 회사가 중국 회사라서 투자하기는 꺼려집니다. 또, 관련 기술을 아고라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베이스는 구글의 webrtc라고 합니다.

어떤 기술을 사용할지는 클럽하우스의 선택입니다. 클럽하우스의 구매력이 API의 단가를 떨어뜨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안드로이드용 출시


기본적으로 초대장 구하기도 전쟁입니다. 중고나라에는 초대장 매물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인데다 안드로이드 유저들은 초대장이 있어도 서비스를 쓰지를 못합니다.

클럽하우스 서비스 운영사에서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뽑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가보니 확인이 되는 부분입니다. 문제는 이제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뽑아서 언제 안드로이드 버전의 앱을 만들지요. 시간이 조금 걸리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초대장을 받자마자 아이폰 공기계를 한대 사서 클럽하우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버전 개발중에는 여러가지 이슈가 있을 것 같습니다. iOS보다 보안이 취약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장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앱은 녹음과 저장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앱 이용자들 전부가 자신들의 휘발성 이야기가 녹음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녹음할 경우 추후 법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에서는 음성전송의 기술적 이슈도 몇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다른 기기로 녹음하는 것 까진 못 막더라도 일단 아이폰에서는 녹음 기능이 막혀있습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는 얼마든지 앱에서 막아둔 기능을 뚫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녹음해서 wav 파일로 저장을 한다던가, 오가는 패킷을 캐치해서 까보는 등의 다양한 짓들을 할 수 있죠.

어쨌든 이 모든 걸 감안하고 개발을 하리라 생각하구요. 안드로이드 버전도 추후 언젠가는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서비스의 룰과 분위기


서비스의 오른쪽 상단 프로필 이미지 옆에 문서 아이콘이 있습니다. 그것을 누르면 클럽하우스에서 지켜줬으면 하는 가이드라인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가이드라인 문서만 읽어 보아도 서비스를 만들 때 사람들의 작은 심리 하나까지 얼마나 세심하게 고려하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문서는 별도로 읽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비스를 써보니 팟캐스트 느낌이 나지만 팟캐스트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청취자가 누구나 실시간으로 참여가 가능하고, 방 개설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스푼라디오와 비슷한 것 같지만 그것도 다르고, 밴드의 음성 채팅과도 비슷한 것 같지만 근본 설계가 완전 다릅니다.

활자 서비스의 블로그, 디지털카메라의 확산과 함께 성장한 다양한 사진 서비스들, 영상 서비스의 유튜브에 이어서 등장한 음성 서비스로서 확실한 입지를 굳힐 것 같습니다. 

잠옷 차림으로 침대에 누워서 이야기 해도 되고, 코를 파면서 대화에 참여 해도 됩니다. 화면이 안 나오니 너무 편합니다. 말하고 듣는 행위는 확실히 인간의 표현활동 중 에너지가 가장 적게 들어가는 활동입니다.

라디오 채널을 돌리듯이 편안하게 여러가지 방에 들락날락 하는 것이 가능하고, 각 방은 대부분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전문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서 무료 대학 강의를 듣는 느낌도 납니다. 앱을 한번 켜면 끌 수가 없는데, 끄고 나면 뭔가 많이 얻어가고 배웠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물론 아무말 대잔치를 하는 컨셉의 방도 있고, 20대 친구들이 모여서 반말로 이야기를 나누는 컨셉의 방도 있습니다. 동화책을 읽어주는 방도 보았고, 그냥 백색 소음을 틀어주는 방도 있습니다.

일부 스타트업은 디자이너와 개발자 채용을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발 빠릅니다. 이건 리얼타임으로 대화를 하는거라서 언택트 채용 플랫폼에게도 큰 타격이 될 것 같습니다.

단체 성대모사 방은 프로필 사진을 실시간으로 바꾸어 가면서 유명인의 성대모사를 하고 노는 방인데, 정말 배꼽잡고 웃게 만드는 재미있는 방이었습니다. 프사를 바꾸는 새로운 문화가 클럽하우스 안에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 재미있는 문화가 있습니다. 발언자들은 음소거 버튼을 여러번 누를 수 있는데, 이러면 마이크가 반짝반짝합니다. 이것은 박수를 치는 의미라고 합니다. 서비스에 제약이 많다 보니 제약을 이용해서 재미있는 문화가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얼리어답터들 소수가 쓰고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이야기가 많이 오가는 것 같고, 일반 대중에게 서비스가 널리 퍼지게 되면 정말 다양한 컨셉과 분위기의 방들이 만들어 질 것 같습니다.

일반인이라면 지금이 플랫폼 안에서 입지를 굳힐 타이밍이라고 봅니다. 연예인들이야 늦게 들어오더라도 한번에 팔로워와 클럽하우스를 빨아들이겠지만 말입니다.

이용자가 늘어나면 당장 일어날 부작용


사람이 모이면 그에 비례해서 통상적인 리스크가 높아지는 건 당연합니다.

클럽하우스를 1주일 사용하신 분은 벌써부터 피로감을 느낀다고 하셨습니다. 타 소셜미디어의 피로감을 피하고자 접근한 클럽하우스에서 다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니 인간의 적응력은 대단합니다.

피로도를 유발할 몇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소셜미디어다 보니 역시나 여기서도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포장하기 바쁩니다. 프로필을 그럴싸하게 꾸미는 게 시작입니다. 말을 할 때도 어려운 외래어를 섞어 가면서 말합니다. 투자방에 들어가 보니 참 전부 주린이 분들인데도 불구하고, 어려운 단어를 쓰면서 전문가 행세를 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근본이 단단하지 못한데 포장만 한다고 포장이 되진 않습니다. 물론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는 그런 것을 따지지 않고 누구나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이긴 하니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발언권을 얻고 싶어서 손을 계속 드는데도 인싸가 아니라서 대화에 참여를 시켜주지 않는 사례도 종종 있어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현재는 대부분 대화에 자유롭게 참여하는 분위기이긴 합니다.

20대 젊은 분들은 덜 하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손들기 문화는 여전히 어색합니다. 이야기를 듣다가 대화에 참여하고 싶어도 손들기 버튼을 누르는데는, 많은 한국인들에게 나름의 용기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기가 부족한 사람도 지인들과 방을 만들어서 수다를 떠는 식의 방에서는 재미있게 놀 수는 있습니다. 청취자들이 몰려 들어오면 부담은 되겠지만 말입니다.

커뮤니티가 잘 지켜지길 바라며..


지금은 이용자가 적어서 그런지 커뮤니티의 물(?)과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초대장이 복리로 늘어나기 때문에 상반기에 이용자가 굉장히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범용 소셜 미디어가 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초대장 시스템도 폐지되고, 안드로이드 이용자들도 늘어날 것입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모두가 그랬던 것 처럼요. 그때 아싸리판이 되지 않고, 지금과 같이 좋은 분위기와 문화가 유지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제 아이디는 @jongsik 입니다. 종종 같이 주식 잡담하고 놀아요.

2021년 2월 6일
송종식 드림

*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