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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8일 수요일

어? 텔레그램이 부활되었습니다 (이유는 모릅니다)

텔레그램을 이상한 용도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뉴스에 오르내립니다. 그러면서 메신저 자체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쁘게 활용하는 사람을 탓해야지, 도구를 탓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텔레그램은 정말 잘 만든 소프트웨어입니다. 그래서 좋은 방향으로 쓰면 유용하게 잘 쓸 수 있습니다. 특히, 금융/투자 업계 사람들에게는 텔레그램이 거의 필수품입니다.

제 경우, 텔레그램은 2013년말? 2014년 초? 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투자자들과 알음알음 사용했었죠. 이후에 채널 기능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2018년 3월부터 채널을 만들어서 운영했습니다. 대단한 포부를 갖고 시작한 건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써 보는 걸 좋아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툭툭 남기기 좋았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쓰기 시작했습니다. 오랜기간 쓰다 보니 텔레그램 이용자 숫자도 늘었습니다. 뭐 대단한 채널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제 채널을 구독하는 분들의 숫자도 늘었습니다. 아마 먼저 깃발을 꽂은 프리미엄 탓이리라 생각합니다.

꾸준히 운영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약 2만 여분에 가까운 분들이 구독을 해 주셨습니다. 영리 채널도 아니고 그냥 제가 재밌어서 하던 거 였습니다. 하지만 채널도 어느 순간부터 우후죽순 난립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좋은 채널과 좋은 운영자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고약한 사람들도 등장했습니다. 주요 컨텐츠가 남을 조롱하고, 비아냥거리고, 신경을 긁으며, 디스를 하는 등의 내용이었죠. 저를 살살 긁는 채널들도 생겼습니다.

무시하면 된다고 하지만 저도 사람입니다. 신경이 안 거슬릴 수가 없었죠. 그래서 그럴 바에는 채널을 폭파시키는 쪽으로 결정을 지었습니다. 어차피 텔레그램 안 한다고 먹고 사는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굳이 저의 행복한 삶을 스트레스에 노출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채널 폭파를 결정하는데는 몇 초가 걸리지 않았습니다.

"채널 삭제"

이 버튼을 누르고 제 채널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제가 사용하던 텔레그램 주소인 'jongsiksong'은 약삭빠른 사기꾼이 차지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 주소로 접속하면 사기꾼이 운영하는 채널이 뜹니다. 제가 운영하는 채널이 아닙니다. 저는 슈퍼개미도 아닐 뿐더러, 저런식으로 고액 리딩방으로 유인하지도 않습니다. 속는 분들이 없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2022년 7월. 제 채널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어제. 텔레그램으로 이것저것 검색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기능을 만지다가 '어?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운영하던 채널이 살아 있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브로드캐스팅이 되는지 간단한 문구를 보내 보았습니다. 어? 메시지가 전송이 되었습니다. 정말 채널을 살리려는 어떤 의도와 시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정말 우연히 일어난 일입니다.

"텔레그램 미쳤나? 이게 왜 복구가 되누~~~"

이렇게 간단히 써 본 문구는 정상적으로 채널에 잘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600여 분이 읽으셨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앞으로 살아날 기약이 없는 채널을 여전히 14,000여 분이 구독을 해지하지 않고 계셨습니다.

게다가 저 문구를 올리자 마자 여러 채널 운영자께서 환영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다른 것 보다도, 제 이름을 도용해서 운영하는 사기꾼의 채널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혹시라도 피해자가 발생하면 안되니까요. 그래서 이참에 잘 됐다 싶었습니다. 사기꾼 채널의 신뢰를 낮추기 위해서 복구된 채널은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쓰던 주소는 사기꾼에게 빼앗긴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쓰던 주소 'jongsiksong'을 'songjongsik'으로 변경해서 채널을 다시 오픈해 두었습니다.

영문도 모른채 9개월 만에 복구가 된 텔레그램 채널

일단 열어는 두었으니 자료 스크랩용으로 쓰겠습니다. 지금 비공개로 쓰는 자료스크랩 창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급적 복구된 채널에 자료를 스크랩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왕 복구되었고 기다리는 분들도 계셨으니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운영하는 매체 목록


어? 어? 하다가 보니 제가 운영하는 매체들이 주렁주렁 많아졌습니다. 나름대로 교통정리가 필요합니다. 여러분들도 헷갈리실 것 같구요. 그래서 교통정리 된 내용들을 간략히 공유해 드립니다.

블로그


블로그는 저의 본진입니다. 본진답게 기업공부 한 것도 많이 올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기업분석 리포트를 올린다면 신규 분석은 아주 디테일하게 올라 갈 확률이 높습니다. 그 이후에 팔로업은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조금 깊은 내용으로 팔로업 할 수도 있고, 간략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별 의미 없는 독백글을 올리는 용도로 블로그를 쓰고 있습니다. 간혹 공지할 내용이 있거나 여러분들과 소통하는 용도로도 블로그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저의 디지털노마드 투자자 생활에 가장 핵심이 되는 플랫폼입니다. 혹자는 모든 것의 시작은 블로그요 그 중 핵심은 '줄 글'을 쓰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유튜브


유튜브는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채널이 커지는 건 원치 않습니다. 안 유명하고 취미 생활 즐기며 유유자적 하고 싶습니다. 지금 딱 그렇게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디피처럼 처음부터 선글래스를 쓰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얼굴은 이미 공개되어 버려서 어쩔 수 없습니다.

공개 영상은 주로 투자 방법론, 기초적인 투자 이론에 대한 것 위주로 올립니다. 구독자가 늘지 않을 정도로 내용을 억눌러서 영상을 만듭니다. 그리고 구독자가 늘지 않을 정도로 속도 조절을 하면서 살금살금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공개 영상은 멤버십 라이브에서 진행한 내용 중 아주 일부만을 선별해서 올립니다.

유튜브 멤버십 라이브


유튜브는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채널이 커지는 만큼 전에 없던 스트레스도 생겼습니다. 1) 얼굴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 2) 매번 난입하는 악플러들. 사실 무시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채널이 차츰 커질수록 즐거운 취미 하나를 스트레스로 잃게 될 터였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장벽을 세웠습니다. 어차피 '악플러는 타인에게 10원도 쓰기 싫어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그게 시초입니다. 

실제로 멤버십 시작 후 큰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멤버십을 조금 더 일찍할 걸..' 하면서 말이죠. 멤버십 도입 후 악플러는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구독자분들의 물 관리(?)도 아주 잘 됩니다. 정말 실력, 인품, 성격, 외모(!)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분들이 모였습니다. 게다가 아무래도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저를 리스펙 해주시는 분들이니 소통도 너무 즐겁습니다.

매주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년 넘게 한 주도 빠짐 없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도 그렇고, 함께하는 시청자 분들도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아주 끈끈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매주 정기적인 온라인 모임을 하는 느낌입니다. 

주로 제가 일주일 동안 공부했던 내용을 간략하게 공유합니다. 산업이나 기업에 관련된 내용이 주 컨텐츠입니다. 기본적인 투자관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시청자 질문에 답변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끔 시청자께서 직접 참여하여 종목을 발표하기도 합니다. 쌍방 소통이 활발합니다. 따로 공부한 게 없더라도 소통하는 것 만으로도 4~5시간은 거뜬할 정도로 소통이 활발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매체 중 컨텐츠의 질과 소통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유튜브 - 매일 아침 읽을거리


중장기적 시계열을 가진 이슈, 혹은 시장 파급력이 큰 이슈, 혹은 사람들이 놓칠 수 있지만 의외로 돈이 될 만한 내용들을 정리해서 아침마다 정리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자료만 단순히 큐레이팅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의 생각을 정리해서 하나씩 코멘트로 달아서 올리고 있습니다. 이건 저도 공부가 되고, 보시는 분들도 시간 절약을 하고 있어서 나름대로 의미있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체 공개로 제공을 했습니다. 요즘에는 멤버십을 대상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꺼 텔레그램 (무료)


앞서 말씀드렸듯이 전혀 의도치 않게 이게 복구가 되어 버렸습니다. 각종 자료들을 무차별적으로 스크랩 하는 용도로 쓰일 것입니다. 영양가가 있는 자료가 스크랩 될 수도 있고, 별로 쓸데없는 자료들도 잔뜩 스크랩 될 수 있습니다. 별 다른 이슈가 없는 이상 여기에 제가 별도의 코멘트를 달거나 글을 쓸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헌터형 텔레그램 일손돕기(feat. 헌터 ETF 매거진)


제가 운영진으로 참여한 텔레그램입니다. 1차적인 목적은 헌터형을 서포트 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제 채널처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실전투자와 관련된 내용들 위주로 올립니다. 주로 기업실적과 동향 추적, 기업 팔로업, 산업 이야기 위주로 올립니다. 생각 나는 게 있으면 짧은 코멘트들도 수시로 올리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유튜브 멤버십 라이브에서 했던 내용을 베이스로 합니다. 다만, 시기를 따져야 하거나, 이후 팔로업 된 자잘한 소식들이 수시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 채널의 주인장인 헌터형의 목표는 '구독자가 실제로 돈을 벌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제 목표는 '헌터형이 채널을 잘 운영하도록 서포트 하는 것'과 '구독자들이 당장 돈을 벌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투자관을 만들고, 좋은 투자습관을 만드는데 함께하는 것'입니다.

현재 3월달 이용자 모집은 끝나서 테스트 운영중에 있습니다. 아마 조만간 2분기 이용자 모집을 할 것 같습니다. 그때 헌터형의 요청이 있으면 별도로 다시 공지하겠습니다. 성향이 다른 두 사람이 채널을 운영해 보니, 확실히 컨텐츠 자체는 생각보다 풍성한 것 같습니다.

PGR 멤버 카페


PGR은 저희 유튜브 구독자 모임의 호칭입니다. 별 의미는 없습니다. '패거리'의 약자입니다. 

별도로 열어 둔 네이버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이 카페는 제가 무언가를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연 것은 아닙니다.

제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분들이 너무 훌륭합니다. 제가 제일 내세울 게 없습니다. 모르는 게 많기도 하구요. 반면 저희 구독자 분들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아는 것도 많고 똑똑한 분들도 많습니다. 성격도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채널 구독자 분들 중에 훌륭한 분들이 참 많습니다. 

유튜브의 한계 때문에 그 분들끼리 소통하는 게 힘듭니다. 그래서 구독자끼리 소통하시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만든 공간이 카페입니다. 저는 이 카페에서 거의 아무런 활동과 역할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로지 구독자 분들끼리 소통하며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이 카페는 나름대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소규모 오프라인 스터디들이 파생 되기도 했습니다. 이래저래 나름대로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물관리를 위해서 유튜브 멤버로 최소한 6개월 이상 활동하신 분들 위주로만 카페 멤버로 합류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가 운영하거나 관리하고 있는 매체들에 대한 소개를 마칩니다. 아무래도 유료로 컨텐츠를 이용하고 있는 분들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챙겨 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컨텐츠 역시 어느 정도는 선별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입장도 생겼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널리 이해를 해주십사 양해를 구합니다.

어쩌면 나태함에 빠질 수 있는 생활입니다. 여러 매체를 운영하고, 좋은 분들과 소통하면서 부지런히 살아가는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제 컨텐츠를 봐 주시고, 소통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마음 속 깊이 감사드립니다. 투자도, 투자 컨텐츠 제공하는 일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2023년 3월 8일
송종식 드림


2022년 9월 21일 수요일

웹 2.0은 한국의 정 문화를 없앨까


웹 3.0 등 next web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하게 오가고 있습니다. 그런 지금 구시대 유물이자 이제는 우리 삶 그 자체가 되어 버린 웹 2.0 이야기를 좀 하고자 합니다. 물론 웹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웹 2.0 이야기가 슬슬 올라 오기 시작했습니다. 웹 2.0 정신과 모토는 '참여, 공유, 개방'이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RSS, AJAX, REST API 등의 기술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서비스로는 UCC, 댓글, 퍼머링크, 폭소노미, 소셜미디어가 슬슬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웹 2.0은 패러다임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논의는 지엽적이었습니다. 기술을 중시하는 사람은 웹 2.0을 특정 기술로 정의했고, 기획자들은 특정 기능으로 정의했습니다. 원래 거대한 패러다임이 다가오기 전에 사람들은 우왕좌왕 합니다. 

이미 웹 2.0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지금은 웹 2.0 패러다임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것이 명백하게 사람들 눈에 들어옵니다.

웹 2.0 패러다임이 우리에게 남긴 유산은 많습니다.

포털이나 중소규모의 웹사이트 운영자들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던 정보를 받아 보던 입장에 불과하던 컨텐츠 소비자들은 컨텐츠를 생산하는 주체가 되었습니다. 현재 파워블로거, 스타 인스타그래머, 성공한 유튜버들이 웹 2.0 패러다임의 큰 수혜자들입니다.

플랫폼은 소비자가 생산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고, 그 과정에서 수익도 공유했습니다. 사람들은 서비스의 이용자 일 뿐만 아니라 컨텐츠 생산자로서 파편화 되어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TABLE 태그에 이미지를 잘라 넣는 식으로, '적어도 컴퓨터가 보기에는 아무 의미도 없는 전단지나 쓰레기 정도'였던 것이 웹페이지였습니다. 그러나 웹 2.0 패러다임에 발 맞춰 함께 뜬 웹표준이나 접근성 따위의 프론트엔드 개발 방법론과 패러다임이 확산되면서 시맨틱해진 웝페이지와 뒷단의 리소스들은 컴퓨터가 보기에도 뭔가 의미 있는 문서나 데이터 덩어리가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필요에 따라 이렇게 자르고, 저렇게 잘라가면서 재가공 하거나 유통하는 것도 쉬워졌습니다. (유튜브의 특정 영상, 인스타그램의 특정 사진만 링크를 따로 복사해서 친구들에게 공유하는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서비스와 컨텐츠는 점점 조각조각 나기 시작했고, 각 조각들은 각자의 소비층과 팬층을 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급진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완전한 중앙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저는 그 부분은 회의적입니다. 관리감독하는 기관이 없다면 세상은 정글이 되고 맙니다.

그런 부분에서 웹 2.0 패러다임의 유산들은 훌륭합니다. 그래서 저는 세상을 뒤바꿀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지 않는 한, 당분간 웹 2.0 패러다임의 여파가 지속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전히 플랫폼이 권력을 쥐게 되었다는 부분은 해결하지 못한 난제이지만, 어쨌든 수 많은 서드파티들이 많은 권력과 부를 획득했습니다. 인간 세상에서 언제나 쏠림이나 불균형은 있을 수 밖에 없는 문제이기에 완전한 권력의 배분은 힘들지만,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웹 2.0은 적절한 권력과 부를 배분해 주고 있다고 합니다.

일례로 호주노예 JOE, 신사임당, JM 같은 분들의 경우에 웹 2.0과 유튜브가 아니었다면 지금과 같은 부와 유명세를 어떻게 얻었을까요?

어쨌든 이제 컴퓨터와 웹은 어린 아이들 장난감이 아닌 시대입니다. 한 때는 소수의 컴퓨터 오타쿠들이 가지고 노는 조금 신기한 장난감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삶 곳곳에 침투하여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필수불가결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긱 이코노미(Gig Economy)라고 불리는 새로운 용어의 탄생은 필연적이었습니다. 웹 2.0이 모든 것을 세분화 하고 쪼개 놓았듯이, 웹은 모니터 밖 실제 세상도 쪼개고 쪼개 세분화 시키고 있습니다. 긱 이코노미를 플랫폼에 붙어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에 국한하는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세분화 되는 모든 것을 긱 이코노미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어르신들의 지하철 택배 같은 것도 우리 주변에 존재하던 긱 이코노미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배달음식을 시키면 배달비는 당연히 받지 않았습니다. 음식점에서 밥을 먹다가 김치 등 밑반찬이 모자라면 비용을 받지 않고 보충해 주었습니다.

세상이 긱 이코노미화 되기 전에는 경제 활동에 있어서도 한국인의 정 문화가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한국인의 정 문화는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지만 이제는 점점 그런 정문화의 산물도 아주 미묘하게 조금씩 사라져 간다는 느낌입니다.

음식을 시키려면 배달비를 내야하고, 포장을 하려면 포장비를 내야 하며,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나서 머리를 감으려면 머리 감겨주는 비용을 따로 내야합니다. 아직 극히 일부이지만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김치가 더 필요하면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곳도 조금씩 생기고 있습니다.

긱 이코노미는 젊은층이 중시하는 '공정'기치와도 맞물려 더 쪼개지고 쪼개져서 세분화 될 것입니다. 일례로 우리 부모님 세대는 '받는 것 보다 더 해주고, 장기적으로 더 취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면, 지금 젊은층은 '딱 주는 만큼만 한다. 그 이상도 이하도 하지 않는다'하는 사고 방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냥' 해줬을 '별 것 아니었던' 일들도, 이제는 모두 가격표가 붙어서 서비스가 되고 상품이 되는 시대입니다.

불현 듯 15여년 전 읽었던 책에서 한 현자가 썼던 글귀가 떠 오릅니다.

"앞으로 세상은 100만 명의 팬을 가진 한명의 스타가 아니라, 100명의 팬을 가진 100만 명의 스타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 100명의 팬을 확보 하도록 노력하라. 그러면 평생 먹고 사는 걱정은 없을 것이다."

너무 임팩트가 있어서 제 뇌리 깊숙한 곳에 파묻혀 있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지금 실제로 그런 세상이 되었습니다.

2022년 9월 21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