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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7일 월요일

장사하는 사람의 태도 (손님은 걸레짝?)


점심시간이라 식당엔 손님들이 많았다. 삼삼오오 모여서 식사를 즐기는 직장인 손님들도 꽤 있었다. 

남에게 민폐를 끼치기 싫어하는 나는 가게 맨 구석에 딱 하나 있던 2인석에 자리를 잡았다(이 가게는 기본테이블이 4인석이다). 

그런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급하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죄송하지만 옆으로 한칸 더 들어가 달라는 주문이었다. 점심시간이니 단 한 자리라도 더 효율적으로 돌려서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은 잘 이해한다.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맨 구석의 작은 테이블에 앉은 것이다. 혼자서 다인석을 잡고 앉아 있으면 민폐임을 아니까. 

나의 그런 배려에도 불구하고 사장님은 내가 더 깊숙한 테이블로 이동하길 요구했는데 그 테이블은 내가 보기엔 못 쓰는 테이블인 줄 알았다. 

걸레인지 수건인지 모를 청소도구들이 세탁된 채 주렁주렁 널려 있었기에. 그런 자리에 앉으라니 기분이 몹시 나빴다. 그래도 식당이 가장 바쁜 시간이고 나만 참으면 그만이니 밥만 빨리 먹고 그 가게를 뜰 생각이었다. 

내 손으로 의자와 테이블에 널려 있는 말린 걸레 같은 걸 일일이 치웠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앉아서 밥을 기다렸다. 잠시 후에 밥이 나왔다. 

열심히 밥을 먹고 있는데 사장님이 왔다갔다 하면서 계속 내 자리를 쳐다 보셨다. 물론 내 자리만 쳐다본 건 아니었다. 손님들이 가급적 밥을 빨리 먹고 자리를 비워 주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테이블 회전에 목숨을 건 눈빛이라는 건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손님을 케어해 주기 위한 눈빛은 아니었다. 너무 눈치가 보여서 밥을 코로 마시듯이 위장으로 마구 쏟아넣고 나왔다. 

사장 아주머니는 계산대에서도 최악의 태도를 보여 주셨다. 내가 결제를 하겠다고 서서 기다리는데도 명품백에 든 현금을 세느라 정신이 없었다. 앞팀에서 현금 결제를 하고 갔고 가방에 모아 둔 현금과 계산을 하기 위함이었나보다. 

돈을 다 세셨는지 사장님은 내 카드를 낚아 채듯이 가져가서는 결제 후 카드를 손에서 손으로 전해주는게 아니라 결제테이블 위에 던지듯이 휙 놓았다. 

나는 너무 화가 났지만 이 자리를 뜨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안녕히 계세요"라는 인사를 하며 도망치듯 가게에서 나왔다. 그 사장님은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다음 업무를 위해 자리를 바삐떴다. 

식사비가 싼 것도 아니고 공짜로 밥을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참담한 기분을 느껴야 되는지 모르겠다. 

그 여사장님은 사람들에게 음식을 파는게 아니라 손님들을 돈 복사 기계 정도로 보는 사람이었고, 짧은 인상에서 돈미새(돈에 미친 새x) 냄새가 강하게 났다. 

앞으로 그 가게는 두번 다시 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동네에 놀러오는 손님 접대도 종종 하는 편이다. 단골을 트면 손님들을 많이 몰아 주는 편인데, 그 가게는 아웃이다. 불쾌함이 가시지 않아서 아까 먹은 점심을 토할 것만 같다. 

* 지나친 돈미새가 되레 돈과 멀어지는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위의 사례: 손님이 떨어져 나감.


2021년 4월 7일 수요일

텔레그램 자료 큐레이팅의 매너와 불펌논란

요즘 투자관련 텔레그램 채널이 정말 많습니다. 개설하기도 쉬워서 정말 많은 채널들이 새롭게 개설되고 있습니다. 채널은 많은데 컨텐츠는 여러 채널에서 돌고 돌다 보니 불펌 논란이 슬슬 생기고 있습니다.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불펌이 아닌데 불펌한 것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양심의 가책도 없이 다른 사람이 생산한 컨텐츠나 큐레이팅 한 자료를 불펌하며 운영되는 채널도 있습니다. 심지어 불펌 채널 중에서는 채널 구독자를 상대로 회비를 받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회비를 받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나, 돈을 받는 만큼 컨텐츠 저작권을 확실히 지키거나 출처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펌이 아닌데 불펌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


제가 몇번 컨텐츠를 불펌했다고 오해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불펌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채널에서 올라온 자료를 '복사 - 붙여넣기'를 해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텔레그램에 있는 정규 기능인 Forward 기능을 이용해서 가지고 온 것입니다.


위의 화면은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 있는 글을 '출처를 남기고' 가져오는 모습입니다. 해당 메시지를 포워드 해보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채널에 있던 글을 제 채널로 가지고 온 모습입니다. 불펌을 한 것이 아닙니다. 포워딩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글의 상단에는 'Forwarded from 블라블라채널'이라고 원글이 올라왔던 채널 이름이 뜹니다.

저는 많은 채널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채널을 보다가 좋은 컨텐츠가 있으면 이런식으로 포워딩하여 제 채널에 큐레이팅하여 소개합니다. 메시지 상단에 해당 컨텐츠의 출처가 딱 박혀 있습니다. 게다가 텔레그램에서 제공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이용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원래 컨텐츠를 올렸던 사람이 자신이 올린 컨텐츠가 어떻게 확산되고 있는지 추적하기도 쉽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출처가 남는 정상적인 포워딩을 '불펌'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며칠전에도 다른 채널의 운영자께서 제가 자신의 글을 불펌했다고 비토하는 글을 올리셨습니다. 그러나 보시다시피 그것은 불펌이 아니고 정상적인 포워딩이었습니다. 되레 7천 분이 넘는 분이 보고 계시는 제 채널에 글이 소개 되었기 때문에 그 글의 출처를 보고 해당 소형 채널이 소개가 되는 홍보효과가 있었습니다. 고마워 하셔야 할 부분인데 비토를 하셔서 조금은 의아하고 또 놀랐습니다.

대부분의 채널 운영자분들이 위와 같이 매너있게 포워딩 기능을 이용합니다. 그래서 제 컨텐츠가 어떤식으로 확산되는지 파악하기가 쉽습니다. 해당 채널에서 출처를 보고 제 채널로 넘어오시는 분들도 있고 그런식으로 투자자들의 이동이 활발합니다.

불펌을 하는 경우(1) - 포워드 기능을 사용하지 않음


문제는 텔레그램에서 만들어 놓은 포워드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채널들입니다. 다른 채널에 올라온 컨텐츠를 자신의 것인냥 복사하여 붙여넣기 하는 채널들이 왕왕 있습니다. 심지어 PDF 조차도 포워드 하여 출처를 남기기가 싫어서 직접 다운로드 받아서 다시 올리는 수고들을 하십니다.

그렇게 되면 해당 채널을 보는 사람은 컨텐츠의 원작자가 누군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채널로의 소통을 차단하여 자신의 채널에만 이용자를 고이게 하는 효과가 생깁니다. 채널을 구독하는 회원들 상대로 무언가 하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 아니라면 정상적인 포워딩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 채널 운영자 간 매너입니다.

몇몇 채널은 아예 작정하고 포워드 기능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른 채널을 일절 소개 하기 싫어하는 게 느껴집니다. 구독자들을 자신의 채널에 가둬두기 위한 일종의 가스라이팅입니다. 왜 그런 행동들을 할까요? 이유는 뻔하죠?

불펌을 하는 경우(2) - 텔레그램 밖에 있던 컨텐츠의 큐레이팅


앞의 경우는 다른 사람이 텔레그램에서 먼저 큐레이팅하거나 창조한 컨텐츠를 출처없이 가져와서 자기 것처럼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이번 (2)번의 경우는 텔레그램 밖에 있는 컨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뉴스 링크, 블로그 링크를 거는 것은 크게 문제가 안되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뉴스사이트나 블로거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컨텐츠가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니 좋아하면 좋아할 일이지 나쁘게 생각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문제는 컨텐츠 중에서 이미지의 일부, 텍스트의 일부만 발췌를 하여 출처를 남기지 않고 가져와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특히, 특정 개인투자자들이 작성한 글을 자기 생각인 것 처럼 가져와서 사용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컨텐츠 원작자가 허락하지 않았다면 이것 역시 텔레그램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컨텐츠의 이미지나 특정한 텍스트를 발췌하여 가져왔다면 원저작자의 이름이나 원저작물이 올려진 위치를 링크로 남겨두는 것은 기본적인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남의 컨텐츠로 저작권 운운하는 사람


돌아다니다가 재미있는 채널도 보았습니다. 채널에 이런 경고문이 있더군요.

"이 채널에 올라오는 모든 자료는 나한테 저작권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채널에 있는 어떤 이야기도 다른 곳에 가져가거나 심지어 포워딩도 금지합니다. 이를 어길시 형사고소합니다."

정확한 문구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제가 아주 조금 각색하긴 했지만 대충 이런 느낌의 문구였습니다. 문구가 정말 강렬했습니다. 그래서 컨텐츠를 직접 생산하시는 분인 줄 알았습니다. 어투가 과격하기는 해도 컨텐츠를 직접 생산하시는 분이라면 저런 이야기를 해도 어느 정도 수긍은합니다.

그런데 황당하고 재미있었던 건, 저렇게 '불펌할 시 법적처벌' 어쩌고 써뒀으면서 정작 올리는 컨텐츠는 증권사에서 작성한 리포트, 다른 사람이 작성한 뉴스기사, 다른 사람이 작성한 도표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텔레그램 매너는 물론이고, 저작권에 대해 기본적인 관념도 없는 채널이었습니다. 그런 분들이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에 살짝 황당함이 섞인 웃음이 저도 모르게 나왔습니다.

남의 컨텐츠로 유료장사 하는 사람


사실 증권사나 신문사가 대인배처럼 봐주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개인들이 신문사에서 만든 도표를 돌려보거나 증권사에서 만든 리포트를 돌려봐도 사실상 제재를 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들어가면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그들이 대인배이기에 그냥 개인들이 돌려보도록 놔두는 것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만든 자료도 근본적으로는 마찬가지입니다. 개인투자자가 자기 블로그에 자기의 생각과 계산으로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었다면 그 컨텐츠에 대한 저작권은 블로거가 갖게 됩니다.

사실 무료로 퍼날라도 문제 삼으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인데 다들 그냥 말을 안하고 놔두는 것이죠. 그런데 남이 만든 글과 그림과 생각과 컨텐츠를 긁어다가 출처도 남기지 않고 유료로 팔아 먹는 것은 어떤가요?

양심에 털난 그런 사람들이 있을까 싶었지만 들어오는 제보에 의하면 은근히 꽤 있다고 합니다. 개인투자자가 자기 블로그에 쓴 글을 그대로 불펌해서 출처도 남기지 않고 올리고, 애널리스트들이 힘들여 만든 자료를 긁어다가 올리고.. 그러면서 그걸 회비를 받고 판다고 합니다.

텔레그램 구독 회비를 한달에 3만원이나 5만원 정도 받는다고 치면, 회원이 1000명이면 월 3000에서 5000만원의 수익이 생깁니다. 직장인은 상상도 못하는 어마어마한 수익입니다. 이것은 절도입니다.

회원을 모아서 유료로 무언가 파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남의 컨텐츠를 자신의 것인 것 처럼 가져다가 허락없이 사용하면서 수익까지 창출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인 궁금증이 있는데, 텔레그램을 돈 주고 보면 뭐가 좀 다르긴 한가요? 제 생각엔 돈주고 볼 가치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미 인터넷 세상에 널린 무료 컨텐츠 만으로도 무언가를 배우기에는 차고 넘칩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투자 대가들이 쓴 책을 한권 더 사보고, 남는 돈으로는 맛있는 것도 사먹고 그렇게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021년 4월 7일
송종식 드림


2020년 11월 19일 목요일

길 위의 레밍떼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이 많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으면 더욱 좋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모르는 사이가 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특히,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무섭기까지 하다.

치안 좋기로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그리고 치안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질서도 잘 지키는 편이다. 하지만 소수의 레밍같은 사람들 때문에 길거리에 나서기가 두렵다. 앞서 말했듯 무섭기까지 하다.

#1

나는 운전대를 잡으면 가급적 양보를 하는 편이다. 좁은 길에서 다른 차와 마주 보는 경우라고 하자. 다른 차가 저 멀리서 골목에 진입하고 있으면 나는 진입하지 않고 기다려 주는 편이다. 먼저 지나가라고. 

이미 진입해서 앞차와 마주보고 있으면 내가 양보할 수 있는 선에서 먼저 후진을 해서 차를 빼 주는 편이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그게 바보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도로를 수월하게 빠져 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 삶에서 괜한 분쟁거리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소한 것은 양보하면서 사는것이 밤에 두 발을 뻗고 자는 방법 중 하나다.

그런데, 의외로 마주보는 도로에서 시비가 붙은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서로 차를 빼주기 싫어서 버티다가, 급기야는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를 본다. 서로의 시간 낭비이며,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가 아닌가? 말다툼을 해서 이긴들 남는 것이 무엇인가? 만에 하나 상호간 흉기 범죄라도 일어나면 남은 인생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사람들도 그것을 모르지는 않을터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레밍떼처럼 그렇게 돌격한다.

#2

우리나라의 보도는 좁은 편이다. 거기다가 최근에는 자전거, 킥보드, 오토바이 등이 보도 이용에 합세하면서 가뜩이나 좁은 보도가 더 좁아졌다.

그래서 통행 시 특별히 유의하는 편이다. 길에서도 나는 극도로 조심하는 편이다. 앞에 누군가가 걸어오면 상대가 지나가기 편하도록 길을 바짝 비켜주는 편이다.

역시 내가 좋은 사람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 반대로 내가 싸울 힘이 없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요즘 세상이 무섭다. 괜히 부딪혀서 적을 만들 필요가 없어서 그렇다. 그리고 그런 사소한 어깨 부딪힘으로 하루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마주보는 서로가 자기 갈 길로 쭉 가면 몸이 부딪히든, 어깨가 부딪히든 반드시 충돌하게 된다. 내가 양보하지 않으면 서로 치고가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로 조금씩 잘 비켜주고 지나간다.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기싸움이라도 걸 듯이 어깨를 치고 지나간다. 일부러 몸을 치고 가려고 작정하고 걸어오기도 한다. 이것은 남녀노소가 따로 없는 것 같다. 일부 남자분들만 그런 것 같지만 여자분들도 젊으나 연세가 있으나 의외로 걸어오는 상대를 고려하지 않고 돌격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돌격하는 레밍떼 같아서 무섭다.

#3

보행신호가 파란불이 되었다. 그래도 나는 좌우를 충분히 살피고 길을 건넌다. 확실히 차량이 멈췄거나 오는 차량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야 발걸음을 한다.

그리고 신호가 없는 곳에서 길을 건널 때도 마찬가지다. 차량이 보이면 차량을 우선 보내고 나중에 길을 건넌다. 혹시 내가 길을 건너고 있는데 차량이 오면 뛰면서 길을 빨리 건너 가 준다.

반대로, 운전자 입장에서는 탱크같은 보행자를 자주 목격한다. 내 차가 아직 정차하지도 않았는데, 무심한 듯 느그적느그적 길을 건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만에 하나, 운전자가 음주운전자거나 잠깐 다른 짓을 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그냥 죽는다. 

혹시라도 보행자를 배려를 하지 않고 질주하는 차량이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나처럼 조심하니까 보행자가 안 죽는 것이다. 그래도 만에 하나를 조심해야 한다. 몸이 탱크도 아니고 무슨 배짱으로 차량이 오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도로위를 슬렁슬렁 건너 다니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무단횡단을 하면서도 그러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소름 돋는다. 이들이야 말로 길 위의 레밍같다.

물론, 차량이 보행자를 배려하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보행자도 충분히 조심해야 한다. 사고가 나면 자기만 손해이다.

#4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줄을 서 있다. 내 앞에는 한 사람이 서 있다. 엘리베이터가 왔다. 앞 사람이 탄다. 나도 탄다. 그런데 문이 닫히면서 내 발이 걸린다. 왜 이렇게 문이 빨리 닫히나 봤더니, 앞서 탄 사람이 타자마자 닫힘 버튼을 누르고 있다.

이런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 사람이 타고 있는데 버튼을 누르기 바쁜 사람이 적지 않다. 나는 탔으니 그만이라는거다. 반대로 내가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는데 누군가가 닫힘 버튼을 막 누르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몇번은 엘리베이터를 잡아줘서 고맙다고 인사까지 했는데 알고보니 닫힘 버튼을 누르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가급적 뒷 사람을 위해서 엘리베이터를 잡아주는 편이다. 그게 차라리 기분이 낫다. 닫힘 버튼 그거 죽어라고 눌러봤자. 별 효과도 없다. 누르는 본인도 기분만 안 좋다.

닫힘 버튼 누른다고 어차피 엘리베이터 탈 사람이 안 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그 버튼을 눌러대는지 모르겠다. 이것도 레밍같다.


#5

신호가 없는 동네 골목의 사거리. 골목 두 곳에서 차량이 온다. 이럴 때 어느 한쪽이 양보하면 수월하게 빠져나간다. 그러나 다른 골목에서 오는 차를 보고도 앞으로 돌격하는 차량들이 적지 않다. 저러다가는 사고가 날텐데 싶은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두 차량은 사고 직전에야 브레이크를 밟는다. 이건 서로 못 봐서 그런게 아니다.

이것도 일종의 기 싸움이며, 나부터 빨리 지나가야 한다는 이기심의 발로에서 시작되는 행동이다.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지는 걸 이들도 알거다. 알면서도 일단 브레이크는 안 밟는다. 적지 않은 차량들이 이런 행태를 보인다.

무시무시한 레밍이다.

#6

길 위에서의 양보는 일단 나 자신에게 큰 이익을 준다. 배려가 손해가 아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걸 모른다. 기다리고 배려하는 것을 손해로 인식한다. 무조건 들이대고, 돌격하고, 구겨 파고 들고, 밀어 붙이면 되는 줄 안다. 그게 비단 성격이 급한 것 만의 문제는 아닐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만 편하고 보자는 발생의 발로가 아닐까? 상대에 대한 배려 부족이 아닐까? 길에서 발생하는 작은 충돌로 인생이 망가질 수 있다는 걸 모르는 무지가 아닐까?

길에서는 그렇게 1분이라도 빨리 이동하려고 발걸음을 재촉해놓고, 일상에서는 시간을 허비한다. 이것은 모순이 아닌가? 차라리 일상에서 시간을 아껴쓰고, 길에서는 여유를 갖는 것이 어떨까? 후자가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 2월 15일 토요일

비지니스 이메일 매너

비지니스를 진행할 때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매번 면대면(face-to-face)나 전화 미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가지 정보 공유와 의사 결정 내용들은 수시로 이메일을 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지니스를 할 때 지켜야 할 기본적인 이메일 매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메일 주소


이메일 주소는 자신의 이름을 사용합니다. 제 경우는 jongsik.song이라고 이메일 주소를 만들면 무난하다 생각됩니다. 이름이 김민수라면 minsu.kim과 같은 방식이면 됩니다.

우리나라 분들은 이메일 주소를 독특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과메기를 좋아한다고 guamegi, 골프를 좋아한다고 golfmania 그리고 게임에서 zealotgogo라는 아이디를 쓴다고 이를 비지니스용 이메일 주소로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모두 예를 든 것들이지만 이메일 주소는 본인 이름을 써야 프로다워 보입니다. smilekmk 이런 이메일 주소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수도 있습니다.

또 이름으로 이메일 주소를 만들어야 상대방이 내게 메일을 쓸때도 편합니다. 이름을 쓰면 이메일 계정이 금방 떠오르니까요. 별명을 쓰게되면 상대방은 한참 동안 주소록을 헤매야 될수도 있습니다.

도메인


개인 이메일이라면 jongsik.song@gmail.com과 같이 일반 이메일 계정을 써도 무난합니다.

그러나 회사대 회사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라면 회사 도메인 주소로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좋습니다.

gmail이나 hotmail과 같은 것들을 쓰게 되면 이 역시 프로정신이 없어 보입니다. 본인 회사의 웹사이트 주소가 있다면 이쪽으로 메일 서버를 하나 셋팅하거나 포워딩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의 도메인이 pro.com이라면 jongsik.song@pro.com과 같은식으로 하시면 됩니다.

제목


제목만 보고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작성합니다. 서술형으로 주절주절 쓰는 것 보다는 필요한 핵심 어휘만 사용해서 작성합니다.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바쁩니다. 그리고 요새는 모바일 시대이기 때문에 긴 제목의 이메일은 못 보고 지나칠수도 있습니다.

본문은 짧게


신문 기자분들이 기사 쓰는 것을 참고하면 됩니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첫문장에 들어가면 됩니다. 그리고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메일 본문은 5줄을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메일 내용이 길어지면 내용이 머리에 안들어 와서 공유도 힘들 뿐 더러 바쁜 상대의 시간을 빼앗기 때문입니다.

참조


내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해야 하는 사람을 받는 사람 항목에 포함합니다. 반면 커뮤니케이션 세부 사항을 인지는 해야 하지만 나와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사람은 참조(CC) 항목에 포함합니다.

전달할 내용을 누구한테 말하는가?(받는사람) 그리고 누가 그 사실을 지켜보고 공유 받아야 하는가?(참조)에 따라서 받는 사람과 참조를 잘 구분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불필요하게 받는 사람이나 참조를 추가하여서도 안되며,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꼭 알아야 하는 사람이 참조에서 빠져도 안됩니다.

숨은 참조


우리쪽에서는 해당 메일 내용을 공유 받아야 하지만 상대방쪽에서는 그 사람이 커뮤니케이션 대상자에 포함돼 있으면 불쾌해 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숨은 참조로 우리쪽 사람을 집어넣습니다. 숨은 참조로 들어온 사람은 메일 내용은 공유받을 수 있지만 메일을 받는 쪽에서는 참조 명단에서 숨겨집니다.

답장과 전체 답장


나에게 메일을 준 사람에게만 답장을 쓸 때와 참조로 딸려온 사람들에게 전체 답장을 쓸 때 이를 잘 구분해야합니다. 보통은 전체 답장을 통해서 참조로 딸려온 사람이 다시 참조로 붙어서 나가도록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참조로 붙어온 사람들을 빼고 나한테 메일을 쓴 오직 한 사람에게만 답장을 해야할때도 있습니다.

시작 인사


메일 도입부에는 인사를 씁니다. 그리고 본인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요. 이 부분은 최대한 짧고 간결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도입부의 핵심 문장으로 넘어갑니다.

메일의 끝부분에서도 간략하게 한줄로 인사를 마무리 합니다.

반복되는 회신 중의 인사


답장에 답장이 반복돼 핑퐁처럼 메일이 왔다갔다 하는 경우에는 인사를 생략해도 됩니다. 매 답장마다. '안녕하세요. 송종식 입니다.' 하는 건 조금 웃기기도 할 뿐더러 읽는 사람의 시간도 뺏기 때문입니다.

시그네처와 부재중처리


시그네처에는 다른 수단으로 연락할 수 있는 연락처를 기재해두면 좋습니다.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한 간략한 고지 문구도 들어가면 좋습니다.

부재중일 경우에는 메일을 보낸 사람에게 즉시 부재 알림 메일 회신이 갈 수 있도록 조치를 해둡니다.

2014년 2월 15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