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철학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철학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1년 12월 17일 금요일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아는 것

Unsplash@cmhedger

텔레그램과 유튜브를 자주 이용하다보니 이전에는 들리지 않았던 소리가 자주 들린다.

"종식이형 덕분에 주식투자 제대로 배웠습니다. 이젠 주린이를 벗어나서 스스로 투자하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사실 뭘 바라고 블로그며 텔레그램이며 기록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내 스스로의 공부와 생각정리 차원이고 혹시라도 누군가가 방문해서 몰랐던 것을 얻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은 그 다음이다. 그래도 일말의 사명감이 없지는 않기 때문에 투자와 관련된 글을 쓸 때는 꽤 신경을 써서 쓰는 편이다.

그냥 그런 느낌 정도로만 블로그와 텔레그램 같은 것을 운영했다.

그런데 텔레그램과 유튜브는 양방향 소통이 된다. 그러다보니 위와 같은 감사의 메시지를 많이 받게 된다. 최근 들어서 유독 저런 메시지를 많이 받는데, 큰 보람도 느끼고 기분이 아주 좋다.

그리고 저렇게 메시지를 보내 주시는 분들을 일일이 기억하고 곱씹게 되고 나 역시 저렇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분들께 역으로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물론, 그 반대의 사람들도 있다. 우리같은 사람들은 이미 시장에서 한참동안 굴러다니고 있기 때문에 누가 언제쯤 시장에 진입했는지, 누가 언제쯤 주린이였는지, 또 그 사람이 언제쯤부터 실력이 일취월장 했는지 어렴풋이 지켜보며 알고들 있다.

그리고 물론 그들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누구의 글과 말로 배웠는지, 누구를 특히 좋아하고 따라하려 했는지와 같은 것들도 이미 시장에서 오랫동안 굴러먹고 있던 사람들은 속속들이 알고 있다.

입문자 누구나 한 1~2년이나 3년쯤 열심히 하다보면 풍월은 읊을 정도가 된다. 그래서 그들도 귀여운 병아리 시절의 털을 벗겨내고 제법 남들에게 투자 조언도 하고 자기만의 철학을 하나씩 만들어 가면서 글도 쓰고 시장에서 남을 가르치는 입장에 조금씩 서게 되는 것을 많이 지켜본다.

그런 것들은 한 사람이 훌륭한 투자자가 되어가는 과정이고 지켜보는 사람들도 물론 즐겁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사람들 중 일부의 태도다.

아무것도 몰라서 망망대해에서 떠돌때는 'OO님 존경합니다.', 'OO님 오늘도 많이 배웠습니다.' 하면서 감사함은 물론 심지어 존경심도 마지 않던 사람들이, 이제는 머리에 뭐가 좀 들어가고 이제 이 바닥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고 '내가 원래 낸데?'하면서 안면을 몰수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한테 배운거 하나도 없는데?'
'나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투자자인데?'
'아 그 사람? 그 사람 손절했는데, 배울거 하나도 없던데?'

하는 식으로 말을 바꾸고 스승들의 등에 칼을 꽂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아주 많이 본다.

종목을 찍어주는 것 보다는 주식투자의 근본 원리와 철학, 토대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 답을 그냥 알려주는 사람보다는 왜 그런 답이 나오는지 과정을 알려주는 사람이 진정한 스승이다.

'스승이 없이는 너도 존재할 수 없다'고 가스라이팅 하는 사람들은 참 스승이 아니다. 평생 당신을 이용하려는 수작에 불과하다. 진정한 스승은 한 사람이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가감없이 알려준다.

투자나 프로그래밍과 같은 것은 한번 배우면 평생에 걸쳐서 써 먹을 수 있다. 또한 내 삶의 질을 바꿔 줄 강력한 무기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그런 것을 가르쳐 준 스승들에게 밥은 한번 못 사고, 따뜻한 감사의 말을 나누지는 못할 망정, 이제와 그 사람은 필요없다며 안면을 몰수하고 말을 바꾸고 등 뒤에서 칼을 꽂지는 말자.

사람들은 모두 눈과 귀가 있어서 말은 하지 않지만 다들 유심히 보고 들으며 사람들의 태도에 대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수집, 인지하고 있다.

감사함을 표할 줄 아는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잘될 것이다.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도와주려는 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갈수록 고립될 것이다.

난 이미 많이 배우고 깨우쳐서 상관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저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사람들이 보기엔 '글쎄.. 아직 아닐걸..'인 케이스가 더 많은 것이다.

그리고 살다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태도가 나빴던 사람들은 그동안 지켜보던 사람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칼을 하나씩 꽂을 것이고, 태도가 좋았던 사람들은 도와주려는 손길이 더 많은 것이다. 누구든 삶의 굴곡은 있다. 살다가 크고 작은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른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순간도 오고, 손하나가 아쉬운 시기도 반드시 온다.

문득 나도 주린이 시절에 검은 건 글씨요, 하얀건 종이라고 가나다 좀 뗐다고 투자모임에서 잘난체 하고 돌아다닌 적이 있다. 그 당시에 이미 나보다 훨씬 더 먼저 높은 고지에 올라가서 나를 지켜보던 선배들은 나를 어떻게 봤을까 싶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다. 그렇지만 그런 용기 덕분에 나도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태도가 엉망인 사람들과 나의 차이점은 나는 나에게 가르침을 주고 혜택을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은 1mg도 잃지 않고, 또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나도 아직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멀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밥 먹고 살 수 있게 해준 여러 스승님과 선배들에게 늘 감사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쭉 감사할 것이다.


2021년 4월 25일 일요일

수익금 vs. 수익률

수익률과 수익금,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얼마전에 모 자산운용사 대표님을 만나 뵈었을 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겨 주셨습니다.

"저희 같은 기관은 수익률 관리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 분들은 수익금이 더 중요합니다."

기관 투자자들은 투자 성과를 수익률로 측정합니다. 수익률이 더 많이 나와야 더 많은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립니다. 운용자금의 규모가 커질수록 운용보수 수익금이나 성과보수 수익금이 커집니다. 그리고 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라서 운용 자산은 늘었다 줄었다 합니다. 그래서 기관투자자들의 부의 원천은 수익률이고 이것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반면에 개인투자자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익률보다 수익금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수익률이 아무리 훌륭해도 수익금이 보잘 것 없으면 개인의 삶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인투자자는 수익률보다는 수익금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신 것 같습니다.

개인투자자가 수익금 관리를 잘 하려면 그 방법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먼저, 1) 처음부터 큰 시드로 시작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2) 그 다음은 시드가 적은 경우에 조금은 집중투자를 해서 수익률을 유효한 수익금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무리 종목을 잘 고르고 좋은 수익률을 올려도 비중을 제대로 싣지 못했다면 큰 의미가 없겠습니다. 3) 다음은 시드도 크지 않고 어느 정도 분산도 해 둔 포트폴리오가 시장 상황이 좋아서 전체적으로 다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4) 수익률을 희생시키더라도 불타기를 통해 비중을 높여 나가면서 수익금을 극대화 하는 전략도 있습니다.

출처 : Unsplash, Markus Spiske

고수라고 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의 요건


일단 저 부터가 고수가 아닙니다. 그리고 아래에 써 내려 갈 내용들은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그 점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고수의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자꾸 고수라는 단어가 나와서 개인적으로도 거부감이 조금은 드네요. 그냥 '혹여나 살다가 어려운 일을 만나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진다 하더라도, 다시 종자돈을 모으고 그걸 투자로 잘 불려낼 자질과 능력이 있는 사람'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런 능력과 자질이 있다면 삶이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조건 1) 자신만의 합리적인 투자철학이 확고하고 그것을 잘 지키는 사람.
조건 2) 투자대상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하는 사람.
조건 3) 어느 정도의 투자 경력이 있고 성과도 꾸준한 사람.
조건 4) MDD도 낮고, 계좌 등락의 변동폭도 적은 사람.
조건 5) 자금관리를 잘 하는 사람.
조건 6) 흔들리지 않는 느긋하고, 단단하고, 잔잔한 멘탈을 가진 사람.

이런 조건을 가지고 있으면 고수 즉, 투자를 평생 잘 영위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래전 아모레퍼시픽은 태평양이라는 사명을 달고 있었습니다. 태평양 시절에 회사 주식을 받아서 잊어버리고 있던 몇몇 분들은 나중에 큰 돈을 벌었습니다. 주식 투자에 '주'자도 모르고 그냥 주식을 갖고만 있었지 별로 오르든 내리든 관심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분들을 고수라고 하기에는 애매합니다. 이유는 위의 조건 1)과 조건 2), 조건 5가 궁극적으로 빠져 있어서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이 시드 1억원을 들고 시장에 들어왔습니다. 이 사람은 일단 분석이고 뭐고 필요없고 대충 뉴스나 자료들을 훑어보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자산에 몰빵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투자에 입문한지 1년만에 시드 1억을 20억원으로 불렸습니다. 이 사람을 투자자 A라고 하겠습니다.

이번엔 투자자 B가 있습니다. 이 사람이 운용하는 자산은 3억 원 정도입니다. 시드는 3천만원 정도입니다. 약간의 변동은 있었지만 투자기간 10년 동안 연평균 25.89% 정도의 수익률을 거의 꾸준히 올려왔습니다. 제대로 기업을 분석하고 포트관리에도 철저한 편입니다. 종목도 스스로 발굴합니다. 요행은 바라지 않습니다.

요즘 시장 분위기를 보면 사람들은 투자자 A에 열광합니다. 투자자 A를 더 고수라고 부를거고, 자기 할일을 잘 하고 있는 투자자 B 조차도 투자자 A를 보면서 '이렇게 가는게 제대로 된 길이 맞나?' 의문을 품으며 혼란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봤을 때는 A는 아직 코린이나 주린이고, B가 더 고수입니다. 투자자 A처럼 한 사이클 꼭지와 꼭지를 노리는 것은 절대로 오래가지 못합니다. 요즘 시장 분위기에 흔들려서 괜히 A 같은 투자자들에게 혹하면 안됩니다. 운용 자산이 더 크고 단기간에 크게 벌었다고 더 잘 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투자자 A와 B의 10년 후, 20년 후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물론, 앞에서 언급한 자산운용사 대표님도 개인투자자는 수익률보다 수익금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삶의 질이 바뀌려면 수익금의 규모를 키우는게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그것을 부정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차피 투자는 돈 벌면 장땡이라고 하지만, 오래도록 시장에 머물다 보면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투자를 통해서 돈을 버는 걸 결과이지만 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훌륭한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그 플랫폼은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 자신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능력을 위의 6가지 정도로 생각합니다.

투자를 하루이틀 할 것은 아닙니다. 투자는 평생해야 합니다. 그러니 잔기술이나 잔파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평생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크고 단단한 철학적 토대를 구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의 투자자 A와 B의 비교에서 가장 큰 문제는 비교 그 자체입니다. 블로그에서 늘 강조드리듯이 남은 남이고 나는 나입니다. 남의 계좌와 내 계좌, 남의 인생과 내 인생의 상관관계는 0입니다. 그리고 투자가 꼭 1등을 해야 살아남는 올림픽 경기도 아닙니다. 남 생각말고 내 인생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참 그리고, 이 부분에서 운에 대해서 물어보시는 분들도 종종 계십니다. 물론 투자나 사업은 운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은 애초에 생각하지도 말고,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면 운도 점점 더 좋게 만들어 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2021년 4월 25일
송종식 드림


2021년 1월 22일 금요일

지금 쓰레기 취급 당하는 것은 무엇일까?

모처럼 현투모 시절에 함께 스터디를 하던 형님 한분과 수다를 떨었습니다. 직장인 투자자인데 제가 아는 한 투자관과 종목선정 능력이 한손에 꼽을 정도로 탁월한 투자자 형님입니다.

종종 통화를 하면서 서로가 가진 투자 아이디어와 종목들을 교류합니다. 작년에 어느 날에도 모처럼 대화를 나누면서 시장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과 좋게 보는 기업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당시에 형님이 선정했던 기업들이 일본 넥슨, 코미코, 한양증권, 컴투스 딱 네 종목이었습니다. 지금 제가 이 종목들을 여러분들께 추천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이 중 몇몇 종목은 현재 수익실현 중에 있습니다. 그 당시에 그 형님이 비중을 실어서 갖고 있던 종목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 형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사람이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투자관이 저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고 기업을 선정할 때도 상당한 논리와 근거를 갖고 하기 때문에 논리적인 것을 좋아하는 저와 죽이 잘 맞습니다.

오늘은 몇달만에 제가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형님이 선정하신 종목들을 보니 상당히 좋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형님 작년에 말씀하셨던 종목들 퍼포먼스가 좋네요. 역시 형님입니다!" 하면서 덕담을 한마디 드렸는데, 진짜 실력있는 형님이 의례 그렇듯 "아니야. 실력은 무슨 그냥 운이지." 하는 겸손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모처럼 형님과 이런 저런 즐거운 이야기를 짤막하게 나눴습니다.

아, 제가 이 포스팅을 쓰는 것은 형님이 좋은 종목을 골라서 수익을 냈다는 식의 무용담이나 그저 자랑질 따위를 쓰려던 것은 아닙니다. 형님이 이야기 말미에 남겨주신 말 한마디가 너무나 가슴에 팍 꽂혔고, 그 글귀가 하루 종일 제 머리에 맴돌아서 블로그에 기록도 남길겸 여러분들과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같은 사람은 반대로 하잖아"
"남들이 쓰레기라고 할 때 그거 사두는거"
"우린 청소부잖어"
"쓰레기를 사서 보석이 되면 파는게 우리 할 일"

여기서 쓰레기라 함은 실제로 쓰레기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쓰레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인식이 한쪽으로 쏠려 있어서 쓰레기 취급 당하는 값지고 저평가 된 자산들을 의미합니다. (현재는 사람들의 인식이 미래차, 우주 이런 곳에 쏠려 있죠. 자동차는 작년까지만 해도 쓰레기 취급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쓰레기 취급 당하던 많은 자산들이 사람들의 순간적인 인식 변화로 튀어올라 보석이 되는 사례는 정말 끝도 없이 많습니다. 똑똑한 소수의 시장 참여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가격이 실컷 오르고 나면 좋게 보고, 가격이 한참 내리고 나면 나쁘게 봅니다. 

가격이 처참하게 폭락하여 있거나, 수년을 횡보하는 기업에 의미있는 비중을 투자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그 자산의 펀더멘털이 좋든 나쁘든 말이죠. 설령 비중을 실어도 기다리질 못합니다. 누구 말마따나 좋은 자산을 샀다면 변태적으로 기다려서 승부를 보고 나와야합니다.

당연히 그런 것을 찾아서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를 반복적으로 해야지 자산이 크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쓰레기로 오해 받아 저평가 된 자산을 사서  오해가 풀리고 보석이 한 껏 부풀어 오를 때 팔기, 그리고 이것을 반복)

물론, 성장하는 기업을 영구적으로 보유하는 방법도 있고, 벤처기업 100개를 동일하게 사서 90개는 망하고, 5개는 똔똔치고, 4개는 그럭저럭 수익을 내고, 1개가 대히트를 치는 VC 스타일의 투자 방법도 있겠죠. 

또, 기술적분석으로 매매를 해서 버는 방법도 있겠구요. 투자와 매매를 통해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말 그대로 무한가지가 있고 어떤것이 옳다 그르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각자의 성격과 취향에 맞게 하면 됩니다. 

제가 청소부 투자법을 좋아하는 이유는 제 성향과 잘 맞기 때문입니다. 저는 휴가를 갈 때도 사람들이 몰리면 여행 일정을 취소합니다. 거의 병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투자를 할 때도, 그 성격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을 좋아해서 주변에 지인들이 북적거리는 것은 좋아합니다. 대중들이 만든 실체없는 유행에 부화뇌동해서 이끌려 다니는 것을 주의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이 바닥일 때 사서, 사람들이 열광할 때 팔고 나오는 것. 그것이 아마 이데올로기가 변하고 시대가 변해도 영원히 변치 않을 기본중에 기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몇천년이 흘러도 아직까지 고전 역사서들이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인간의 생활 양식은 변해도 인간 본연의 심리나 본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년 가까이 진행되는 강세장 속에서 자칫 중심을 잃을수도 있었습니다. 형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정신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특히 말미에 툭툭 던진 멋진 문장들을 상기하며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는 것을 재차 생각하였습니다.

덧. 2005년 주린이 때 부터 추구하던 것. 하방은 막혀있고 상방은 열려 있는 것 찾기.

2021년 1월 22일
송종식 드림


2020년 12월 7일 월요일

벼락거지, 영끌 그리고 패닉바잉.. 예고된 재앙

전세계가 유동성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붕괴를 막아야 했습니다. 가장 손쉽게 택한 방법이 돈을 찍어내고 뿌리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죽어가는 사람에게 호흡기를 다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 돈들은 돌고 돌아서 막대한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 시장 등으로 흘러 들어왔습니다.

코로나 확산 이후 폭증한 M2. 2020년 3윌에 15조 달러였던 M2는 11월 현재는 19조 달러까지 수직 상승했다. <자료 : FRED® Economic Data>

유례없는 유동성 덕분에(?) 자산의 가격은 치솟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돈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벼락거지? 누가?


요즘 '벼락거지'라는 신조어가 유행입니다. 열심히 회사에 다니며 저축한 죄 밖에 없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거지가 되었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거지'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면 의미는 이렇습니다. 1) 딱히 하는 일이 없으면서, 2) 남의 힘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고 남에게 밥을 빌어 먹고 사는 사람.

열심히 일하고 저축을 했는데 거지가 되었나요? 정말인가요? 어제는 쌀밥을 먹고 살았는데, 오늘은 꽁보리밥을 먹게 되었나요? 아마 '동료들은 집값이 올라서 벼락부자가 되었는데 나는 벼락거지가 되었네'라고 자조섞인 이야기를 하는 분들 중에서 정말로 거지가 된 분들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모 씨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냥 콱 죽어버려야 될까요? 전모 씨가 정말 거지인가요?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우울과 탐욕은 늘 주의해야합니다. <출처 : '서른넷 동갑내기 대학-입사 동기 자산 격차…4억→11억 더 벌어져', 2020-11-26, 동아일보>

물론, 어떤 의미인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부(富)는 상대적인 개념이며 남이 나보다 앞서 나가면 내가 뒤쳐진다는 생각을 할수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사실인 면도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은 경우입니다.

1) 남들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나는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경우, 2) 나도 투자를 하고 있지만 모두가 돈을 버는 시기에 혼자 돈을 잃는 경우 정도 될까요?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경제적으로 도태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삶을 야금야금 파먹습니다. 투자는 꼭 해야합니다.

다만, 1) 저축을 잘 하고 있는 사회 초년생, 2) 모아둔 종자돈을 굴려서 차곡차곡 재산을 늘려가고 있는 사람이 '나는 벼락거지야'라는 표현을 쓰는 건 옳지 않습니다. 후퇴만 하지 않으면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항상 입이 닳도록 드리는 말씀이 있잖아요? 인생은 끝까지 가보기 전엔 누구도 모르는 거라고요. 짧은 기간 동안 누군가가 조금 더 잘 하는 것 처럼 보일 수 있고, 반대로 못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말 그대로 '짧은 기간'입니다. 인생이라는 긴 지평을 펼쳐두고 어떤 기조와 추세로 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러니, 특정 구간에서 남들이 나보다 조금 앞선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하등없습니다.

아파트 값이 올라서 연에 수십억을 벌고, 주식 투자로 단숨에 슈퍼개미가 되는 사람만 바라보지 마세요. 그런 사람들은 시장에서 매우 극소수만 존재할 뿐입니다. 소수의 사례가 노이즈를 일으켜 다수를 우울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소수의 스타들도 막상 살림살이를 열어보면 생각했던 것 보다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리고 그 사람들이 돈을 벌든 잃든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걸 직시해야합니다. 우리는 우리 갈길만 가면 됩니다. 충분히 잘하고 있으면서 너무 뛰어난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그것으로 삶까지 우울해 진다면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삶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보아야합니다.

연평균 15%라는 엄청난 실적을 올리는 투자자가 연평균 20%의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를 보면서 부러워하거나 우울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자신의 삶에 집중해야 합니다.

경쟁문화, 잘못된 교육의 폐해


투자를 왜 할까요?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해서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망각합니다. 투자를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게 아니라, 남들과 대결하기 위해서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정말 스트레스만 받는 행동입니다.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시작한 투자가 불행의 씨앗이 될 뿐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인 버핏도 '남과의 비교' ,'질투' 따위의 감정이 가장 큰 파멸을 불러오는 파괴적인 감정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동서양의 철학 고전서나 역사를 통해서도 수 없이 검증이 된 사실입니다.

우리는 어릴 때 부터 남을 이기라고 배웁니다.

"너는 어떤 학문을 하고 싶니?"
"저는 우주를 공부해 보고 싶습니다."
"왜?"
"인류에게 지구는 비좁고 리스크도 크니까요. 영원한 번영을 위해서는 우주를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녀와 이런식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가정은 극소수라고합니다. 대부분이 이런식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공부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래?"
"공부 안하면 커서 배달이나 하면서 살아야 된다 너?"
"너 그렇게 공부해서 니 친구들 어떻게 이기려고 그래? 니 친구들은 이 시간에도 공부한다?"
"야, 밥 안 굶으려면 공부해야 해. 나가면 생지옥이야. 기회될 때 공부해서 사무직이라도 얻어"

솔직히 그렇지 않습니까? 땅도 비좁고 자원은 사람 뿐인데다, 아득바득 부대끼며 살다보니 경쟁의식이 치열합니다.

이런 경쟁의식은 삶의 모든 분야에서 도드라지는데요. 투자 분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러하다보니 투자를 하면서도 '내 계좌는 차곡차곡 잘 불어나고 있으니 행복해'라는 감정보다는, '나는 올해 10%밖에 못 벌었는데, 내 친구 철수는 100%를 벌었다고? 우울해' 이런 감정이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투자를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라 필드에서 돈을 뽑아내야 하는 실전 투자자들 마저도 '니말이 맞다, 내 말이 맞다'로 싸우는가 하면 '내가 그걸 먼저 언급했다', '아니다 내가 먼저 언급했다' 하면서 다투는 모습을 가끔 봅니다. 너무 유치하고 의미없지 않습니까? 내말이 맞으면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요.

물론 경쟁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경쟁이 주는 좋은 면도 분명히 많습니다. 그러나, 전혀 필요하지 않는 분야에 경쟁을 끌고 와서 스스로의 마음에 연탄재를 던져대면,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것은 본인일 뿐입니다. 어떤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투자는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분야입니다. 이미 귀에 닳도록 들으셨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

마구잡이식 보유는 재앙


'패닉셀'에 대응하는 단어로 '패닉바잉'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자산의 가격이 무섭게 상승하면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평소에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투자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자산을 매수하기 위해 열을 올리며 동참하는 현상입니다.

엄밀하게는 시장에 돈이 풀리면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고, 이것이 숫자로 찍히는 자산의 가격을 밀어 올립니다. 그동안 투자는 도박으로 치부하던 사람들도, 더는 늦으면 도태된다는 공포감에 사로 잡힙니다. 그래서 패닉바잉에 동참하게 됩니다. 하지만 패닉셀과 마찬가지로 패닉바잉도 똑같이 '패닉'이 들어간 단어인 만큼 이성적이고 합리적 의사 결정의 결과는 아닙니다.

패닉매매에 동참하기 전에 차분히 생각을 해보아야 합니다.

1) 나는 투자 대상 자산군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가?
2) 나는 투자 대상물에 대한 오랜 관찰과 공부를 꾸준히 해오고 있는가?
3) 나는 투자 대상에 대한 적정한 가치 평가를 지속해서 해오고 있는가?
4) 투자 대상물은 현재 매입하더라도 안전마진이 충분한가? 혹은 성장성이 충분한가?
5) 내가 매입하는 가격은 잘 산 가격이거나, 합리적으로 잘 매입한 가격인가?

등과 같은 것입니다. 요모조모 따져보지도 않고, 전략 부재의 상태에서 패닉매매를 한다면 반드시 필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뉴스나 사회 분위기에 편승한 패닉매매는 절대로 하면 안됩니다. 불과 몇달전 3월에는 주식 투자를 하면 미친놈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때가 투자 적기였습니다. 반대로 지금은 주식이나 부동산은 사지 않으면 미친놈, 심지어 거지 소리를 듣습니다. 미디어와 대중여론에 휘둘려서 전재산이 걸린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현재 자산 시장의 가격 폭등은 기보유자들이 즐기는 영역입니다. 이제야 서울의 아파트를 사고, 멀티플이 엄청나게 높아진 몇몇 주식을 산다면 그 결과는 좋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목에 '예고된 재앙'이라고 썼습니다.

공급은 막히고 규제는 계속되는데다, 유동성은 늘어나니 한동안은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상승 기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시장의 상승세는 얼마나 지속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1년을 더 그럴수도 있고, 3년을 더 그럴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마켓타이밍은 못 맞춥니다. 그러니, 우리는 상식에 근거해서 투자와 매매를 해야합니다. 우리의 상식을 벗어나는 영역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합니다. 그 구간을 버리는 관조는 중요합니다.

특히, 지금 패닉바잉에 새롭게 동참하는 사람들 중에서 투자에 능숙한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됩니다. 이미 꾼들은 상당한 시세를 누리고 있을테구요. 그러니 더 위험합니다.

우리나라의 주식시장, 서울의 아파트, 미국 주식시장 등 상당히 많은 시장들은 지속해서 상승해 왔습니다. 그것의 밑바탕에는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자산 시장이 우상향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이웃나라인 일본의 니케이지수는 버블 경제 시기 이후 줄곧 하락했습니다. 26,000포인트를 재탈환하는데 무려 29년이 걸렸습니다. 그것도 일본의 경제가 성장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최근 늘어난 막대한 유동성의 힘으로 회복한 것입니다. 러시아의 RTSI지수는 2006년 지수를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투자자, 특히 가치투자자는 의심의 눈으로 리스크를 뒤적거려야 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사람들이죠. 시장은 우상향 할 것이고, 우리 경제도 우상향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할 때는 그 믿음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어느 국가의 지수가 우상향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운용하는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우상향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지수가 잔인하게 내리막길을 타더라도 우리들의 포트폴리오는 그 안에서 생존해야 합니다. 결국에는 우상향을 그려야 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우상향 하는 시장에서도 여러가지의 인내심을 요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이 우상향 한다고해서 선형으로 우상향 하는 것이 당연히 아니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 우상향 해왔던 시장일지라도, 온갖 우여곡절과 기다림의 세월을 필요로합니다.

2006년~2007년에는 용인, 분당, 평촌 등 이른바 '버블세븐'으로 불리던 지역의 집값이 천정을 뚫고 치솟았습니다. 이때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패닉바잉을 하면서 부동산 매수에 가담하였습니다. 당시 천정에 주택을 매수한 사람들은 2008년부터 버블세븐 지역에 닥친 주택 가격 폭락에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당시 고점대비 주택가격 하락 속도가 얼마나 빨랐냐면, 1년 동안 고점대비 40% 넘게 하락한 지역도 있었습니다.

이들 주택시장은 2012~2014년까지도 제대로 회복을 못했습니다. 어떤 지역들은 2006년 고점을 2018년까지도 회복을 못했습니다.

수도권의 아파트는 사두면 돈이 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최근의 가격 상승세는 사람들의 믿음에 '역시는 역시'라는 화답을 하는 듯 치솟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기는 아주 잠시입니다. 분위기가 과열된 시기에 매입한 자산이 가격 조정을 받기 시작하면 부동산의 경우는 4~5년 이상을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서민들의 경우 전재산에 대출까지 더해 산 집인데, 가격이 4~5년간 하락하면 이자를 내면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세금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소득과 순자산을 늘리지 못하면서 부채를 늘려 자산만 키운다면, 특히 요즘과 같은 시기에 이 같은 의사결정은 매우 리스크가 높은 의사결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유행했던 '하우스푸어'의 공포를 잊으면 안됩니다. 고점에 집을 사서 정말로 '거지'가 되어버렸던 사람들 말입니다. 하우스푸어들이 눈물을 흘리며 뱉어내던 집을 하나씩 받아먹은 사람들이 지금 부동산 시세가 올라서 만세를 부르고 있습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식 투자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도 저에게 연락이 빗발치는 요즘입니다.

"지금 주식을 사면 많이 늦을까요?"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코스피 지수만 놓고 보면 2010년대부터 현재까지도 박스권 장세입니다. 3월의 기록적인 폭락장 이후에 최근에야 유동성의 힘으로 역사상 신고가를 써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최근만 놓고보면 10년 간의 박스권 장세, 그리고 3월의 시장 대폭락을 견뎌낼 수 있었던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물론, 개별주에 잘 투자한 사람들은 지수와 무관하게 수익을 잘 냅니다. 그러나 그런 소수의 투자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지수를 이길 수 없습니다.

어쨌든 공포에 매수를 시작해서, 환희에 매도를 시작하는 것은 투자의 기본입니다. 대중의 무관심에 사서 관심이 끓어오를 때 파는것도 기본입니다. 대중 다수의 감정과 반대로 움직여야 돈을 법니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면 잠깐은 벌 수 있을지 몰라도 길게 보면 언젠가는 말에서 떨어져서 크게 다치게 됩니다. 어차피 대출이 막혀버렸지만 상당한 가격대에서 무리해서 집을 산 분들은 안타깝게도 머지 않아 큰 고생을 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금흐름 규모가 크신 분이 아니라면 말이죠.

'무조건 오르니까 무조건 고!'. 이런 생각보다는, 늘 가치와 가격의 괴리를 생각하고, 사람들의 감정이 공포에 질려있는지, 흥분한 상태인지를 판단하면서 의사결정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패닉 바잉, 말 그대로 매수를 위한 매수입니다. 매수를 위한 매수를 하지 말고, 정말로 돈을 벌 수 있는지 계산기를 잘 두드려 가면서 의사결정을 내리면 좋겠습니다.

남탓 금지


약세장 때 투자자들은 예민해집니다. 회사욕, 회사 사장욕, 종목 언급했던 유튜버 욕, 스터디 같이 했던 사람 욕, 나라욕, 예수님욕, 주식시장 욕.. 온갖 대상에 온갖 욕을 다 퍼붓습니다.

그리고 시장이 강세장으로 변하기 시작하면, '키야 나는 역시 천재네'하면서 스스로에게 흡족해합니다. 그리고 올라올 만큼 올라왔다고 생각해서 수익실현을 합니다.

그리고도 시장은 한참을 더 오릅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오른다고 욕을 하기 시작합니다. 거품을 만드는 정책 당국자 욕, 나라욕, 시장 욕, 시장 참여자들에 대한 욕, 나말고 돈 잘 벌고 있는 친구들 욕..

남탓은 절대 금지입니다. 투자가 잘 안 풀리면 내 탓이니 기다리면 되고, 투자가 잘 되면 내가 열심히 해서 그런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몇번씩 찾아옵니다. 문제는 마음가짐입니다. 남 탓을 하고, 남을 의식하면 영원히 발전하지 못합니다.

여유와 관조의 가치


어느 분야나 고수들은 존재합니다. 저는 동양역사에 나오는 고수들 중 책사들을 특히 좋아합니다. 장량, 범증, 괴철, 제갈량 등. 출중한 이 고수들의 공통점은 많습니다만, 그 중 두드러지는 것이 '여유와 관조'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이나 무예를 오래도록 수련한 사람들은 여유와 관조의 아우라가 철철 흘러 넘칩니다. 운동이라고는 하지도 않은 사람이 흥분해서 펄펄 날 뛰는데, 운동과 무예로 다년간 수련한 사람들은 그들 앞에서 침착한 모습을 여러번 보았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투자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 경험과 지식이 짧은 사람보다는 긴 사람이, 철학이 부실한 사람 보다는 튼튼한 사람이 여유있는 모습과 태도를 갖고 시장을 대합니다. 

이는 금액의 크고 작음과는 무관합니다. 멋드러진 중년이 5억을 들고 투자해도 시세등락에 안달복달하면 하수입니다. 어린 학생이 천만 원을 갖고 투자해도 고수의 여유와 품격이 묻어날 수 있습니다. 전자는 5억을 지킬 확률이 낮고, 후자는 장차 큰 부자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입문자 시절을 떠 올려보세요. 매수한 종목이 3%만 하락해도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 하지 않았나요? 

그러나 경험이 쌓이고, 고수의 반열로 오를수록 그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게됩니다.(제가 고수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침착함과 여유, 그리고 관조하는 태도는 고수들이 가진 공통적인 태도입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그렇다고 보셔도 됩니다. 

이런 기질을 타고나는 사람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훈련하여 만들 수 있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잔잔한 호수 같은 조용함, 새가 지저귀는 숲속에 있는 듯한 여유, 그리고 행동을 할 듯 말듯 하지만 침착하게 지켜보는 관조. 이것들의 가치는 천금보다 귀합니다. 이것이 컨트롤이 되면 실수를 하지 않게 되고, 금전이든 인생이든 실수로 소실되는 일이 없게 됩니다. 물론 저도 많이 늘긴 했지만 궁극에 다다르려면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2020년 12월 6일
송종식 드림


2018년 12월 15일 토요일

투자서적 추천

책 추천


직접적으로 투자를 배워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책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책 추천을 해달라고 하는 지인들이 왕왕 계시는데 앞으로는 이 게시물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투자를 처음 배우시거나, 주변 분들께 책을 추천해야 하는 고수분들께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포스트를 작성하는 규칙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제가 직접 읽어 본 책들 중 추천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들만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2) 시간이 흘러도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읽을 가치가 있을만한 책들 위주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3) 모든 책 추천은 전적으로 제 주관에 따른 것이니 객관적인 공신력은 당연히 없습니다.
4) 출판사나 저자로 부터 후원이나 협찬을 전혀 받지 않고 작성하는 글입니다.
5) 책 제목을 가나다 순으로 정렬하였고, 번역서는 한국어판 제목을 적용하였습니다.
6) 투자를 처음 배우시는 분들은 난이도의 별점이 낮은 것 부터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제목 : 군중심리학
저자 : 귀스타브 르 봉
특징 : 대중(군중)의 심리적 특성과 행태

제목 : 금융시장의 기술적 분석
저자 : 존 J. 머피
특징 : 차트는 미신이지만, 봐둘 필요는 있는 책

제목 : 내일의 스타벅스를 찾아라
저자 : 마이클 모
난이도 : ★☆
추천지수 : ★★★☆
특징 : 메가트렌드를 통한 고속 성장주 발굴

제목 : 단도투자
저자 : 모니시 파브라이
난이도 : ★☆
추천지수 : ★★★
특징 : 적게 잃고 크게 버는 방어적 가치투자

제목 : 로마제국쇠망사
저자 : 에드워드 기번
특징 : 1200년간 로마 역사의 부침 속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제목 : 모닝스타 성공투자 5원칙
저자 : 팻 도시
난이도 : ★★☆
추천지수 : ★★★
특징 : 가치투자 방법론 입문

제목 : 메트릭 스튜디오
저자 : 문병로
난이도 : ★★☆
특징 : 퀀트. 수치와 확률

제목 : 100배 주식
저자 : 크리스토퍼 메이어
난이도 : ★★☆
추천지수 : ★★☆
특징 : 장기투자와 복리의 힘

제목 : 밸류에이션
저자 : 모리오 아키라
난이도 : ★★★
특징 : 기업 가치평가 기본, 기초 재무

제목 : 사기
저자 : 사마천
추천지수 : ★★★★
특징 : 상고에서 한무제까지 중국 역사

제목 : 서울대 최종학 교수의, 숫자로 경영하라
저자 : 최종학
난이도 : ★★☆
추천지수 : ★★★☆
특징 : 회계와 숫자, 실전사례로 풀어가는 경영과 투자이야기

제목 : CFO 강의노트
저자 : 황이석
난이도 : ★★★☆
추천지수 : ★★★☆
특징 : 회계정보를 활용한 재무전략 구축

제목 : 시장의 마법사들 시리즈
저자 : 잭 슈웨거
난이도 : ★☆
특징 : 성공한 트레이더들과 투자자들의 실전 경험 이야기

제목 : 십팔사략
저자 : 증선지
추천지수: ★★★
특징 : 중국 역사를 축약한 초급 역사서, 고대 중국부터 남송까지의 역사

제목 : 안전마진
저자 : 세스클라만
난이도 : ★☆
추천지수 : ★★★★☆
특징 : 간결하고 유연한 가치투자 철학서

제목 : 어닝스
저자 : 김현준, 정호성
난이도 : ★★
특징 : 기업 타입별 실전 기업분석 테크닉

제목 : 역발상 투자
저자 : 데이비드 드레먼
난이도 : ★☆
특징 : 저PER, 저PBR, 퀀트, 역발상 가치투자

제목 : 워렌버핏처럼 투자심리 읽는 법
저자 : 제임스 몬티어
난이도 : ★☆
추천지수 : ★★★★★
특징 :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각종 편향과 투자 심리에 대해

제목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저자 : 필립피셔
난이도 : ★★★☆
추천지수 : ★★★★★
특징 : 성장 가치투자, 몇년에 걸쳐 여러번 읽길 추천

제목 : 유대인 상술
저자 : 후지다 덴
추천지수 : ★★★
특징 : 긴자의 유대인(일본 맥도널드)이라고 불리는 후지다 덴이 상술한 유대인 상술의 기초

제목 : 이기는 투자
저자 : 피터린치
난이도 : ★★☆
특징 : 13년간의 펀드 운영경험과 철학 이야기

제목 :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저자 : 리오 휴버먼
난이도 : ★★
특징 :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 그 과정에서의 이야기들 (정치 편향 논란 있음)

제목 : 주식 말고 기업을 사라
저자 : 워런버핏
난이도 : ★★★☆
특징 : 사실상 버핏이 쓴 유일한 글들(주주서한)

제목 : 주식투자 지식의 힘
저자 : 신현규
난이도 : ☆
특징 : 주식투자 종합 입문서

제목 :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저자 : 토드 부크홀츠
난이도 : ★
특징 : 위대한 경제학자들과 그들의 사상, 그것을 토대로 배우는 기초 경제원리

제목 : 적극적 가치투자(타이밍에 강한 가치투자 전략)
저자 : 비탈리 카스넬슨
난이도 : ★★★☆
특징 : 바이 앤 홀드 전략 수정, QVG, 절대PER 모형 등

제목 :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저자 : 피터린치, 존 로스차일드
난이도 : ★★
추천지수 : ★★★★☆
특징 : 성장 가치투자, 생활 밀착형 종목 발굴

제목 : 존 템플턴의 가치투자 전략
저자 : 존 템플턴
난이도 : ★
특징 : 투자 심리, 역발상, 시장위기 저가매수 대응

제목 : 증권분석
저자 : 벤저민 그레이엄
난이도 : ★★★★☆
특징 : 현명한투자자의 심화버전?

제목 : 투자에 대한 생각
저자 : 하워드막스
난이도 : ★★★
특징 : 2차적 사고, 투자에 대한 심층적 철학

제목 : 투자의 비밀,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2권)
저자 : 앙드레 코스톨라니
난이도 : ☆
특징 : 시장 생리와 투자 심리

제목 : 투자프로의 재무제표 분석법
저자 : 카츠마 카즈요
난이도 : ★★
특징 : 회계사의 눈으로 우량주와 부실주 골라내기

제목 : 현금의 재발견
저자 : 윌리엄 손다이크
난이도 : ★☆
특징 : 주주가치 제고를 잘 하는 경영자들, 자본배분의 기술

제목 : 현명한 투자자
저자 : 벤저민 그레이엄
난이도 : ★★★
특징 : 가치투자 이론과 철학의 뿌리, 재무제표 기반 집중 분석

제목 : 회계는 필요없다
저자 : 바쿠르 레브, 펭 구
난이도 : ★★★
특징 : GAAP, IFRS 문제와 무형자산의 밸류에 대해

다큐멘터리 추천


제목 : 성공시대
방영 : MBC (1997년~2001년)
내용 : 각계 각층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기업인이 많음)

제목 : 월스트리트 (10부작)
제작 : 중국CCTV
한국방영 : KBS
내용 : 월스트리트와 증권시장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역사와 이야기들

제목 : 다큐프라임, 앙트레프레너, 경제강국의 비밀 (6부작)
방영 : EBS
내용 : 월스트리트와 증권시장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역사와 이야기들

제목 :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5부작)
방영 : EBS
내용 : 자본주의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 (정치 편향 논란은 있음)

제목 : 차이나허슬
내용 : 중국 기업들의 사기행각, 머디워터스캐피털의 사실 수집 방식과 능력

영화/드라마 추천


제목 : 마이더스
방영 : SBS, 2011년
내용 : 재벌의 집안 싸움, 그리고 다양한 인수합병과 작전 이야기

제목 : 빌리언스
방영 : 미국 쇼타임
내용 :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브 코헨과 뉴욕 남부지검 검사장 프릿 바바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기소하느냐 방어하느냐

제목 : 신삼국지 (95부작)
추천지수 : ★★★
제작 : 중국CCTV, 2010년
내용 : 동탁 토벌부터 위촉오 세력 다툼까지, 인간의 본성과 간계

제목 : 스파르타쿠스
추천지수 : ★★☆
제작 : 미국 Starz
내용 : 노예로 전락한 일개 검투사가 로마를 뒤집어 엎기까지, 투쟁정신

제목 : 영웅시대
방영 : MBC (2004년~2005년)
내용 : 정주영, 이병철 회장님을 중심으로 한 기업 창업과 당시 재계 이야기

제목 : 작전
추천지수 : ★★★★
내용 : 단타 개미가 큰손 가치투자자가 되는 과정, 명작

제목 : 빅쇼트
내용 : 2008년 금융위기를 예감하고 포지션을 쌓은 소수 트레이더들의 이야기

게임 추천


제목 : 캐피탈리즘 2
추천지수 : ★★★★★
내용 : 고전게임이지만 현실성을 매우 잘 반영한 기업 경영 게임

제목 : 트랜스포트 타이쿤
추천지수 : ★★
내용 : 운수업을 운영하면서 복리의 힘을 느껴보자

연관글 보기


최초 작성 시작 일자 : 2012년 2월 1일
최종 업데이트 일자 : 2020년 9월 5일

송종식 드림

* 본 게시물은 지속해서 업데이트 됩니다.
* 본 게시물을 퍼갈때는 출처를 남겨주세요.


2018년 5월 24일 목요일

노력은 운을 만나야 결실을 이룬다

노오오력이 부족하닷! vs. 암만 노력해도 안된닷!


노력론은 비교적 사회에서 크고 작은 성취나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자주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세상 탓 하지마라.', '노력해라, 안되면 더 노력해라. 그래도 안되면 더 노력해라.', '잘되는 건 운과 사회 탓으로 돌리고, 안되는 건 나의 노력탓을 해라..' 등등 이런 이야기는 특히 자기계발서에서도 많이 나옵니다.
응당, 이런 태도를 가지고 산다면 타인으로부터 찬사를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도 좋으면 좋았지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런 애티튜드는 나에게만 적용하고 가슴속에 묻어둬야 합니다. 저런 이야기를 공공연히 타인에게 하고 다니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최근에 부쩍 늘어났습니다. 왜냐하면 사회 구조적으로 지위 향상을 노력으로 해내는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부분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타인에게 이래라저래라 강요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이글도 '이래라저래라'류의 글이 아닌, X세대 꼰대 젊은 아재가 자기 점검 차원이서 쓰는글이며 보팅이라도 좀 받아가면서 공감대 형성되는 분들끼리 위안이라도 해보자고 쓰는글입니다.

어느 분야나 기본적인 노력은 필요하다

로또 당첨이나 자다가 부모님 유산이 떨어진 경우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노력을 해야 기본적인 성취를 얻을 수 있는 기틀은 만들 수 있습니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무언가 얻기를 위하면 평생 얻지는 못하고, 얻기를 위하다가 생을 마감하게됩니다. 얻으려면 시도를 해야합니다. 시도를 했으면 당연히 성실하게 노력을 해야합니다. 기본적인 노력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볼멘 소리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스스로의 가슴에 손을 얹고 노력을 했는지 돌아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노력만이 우리를 성공의 길로 인도하는건 아니다

노력은 기본중에 기본입니다. 기본적인걸 하네마네 논쟁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야만 성공하는건 아니지만, 크게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독서광 아닌 사람이 없다.' 이 말과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노력을 한다고 모든 사람이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크게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노력을 안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노력은 기본적으로 해야합니다.
그리고, 노력뒤에는 반드시 '운'이 따라야합니다. 운은 우리 삶에서 생각보다 꽤 큰 위력을 가합니다. 운의 기본적인 요소는 시간과 장소 즉, 시대가 주는 행운(때)과 그 시대의 행운이 따르는 장소가 핵심입니다. 큰 부자들에게 자문을 구해보면 이 '행운'조차도 확률의 범주에서 움직이며 삶에서 행운을 높여주는 방법들은 무수히 존재한다고 합니다. 가령,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이 대통령 눈에 띌려는 이상한 목표를 세웠다면 청와대 앞에 식당을 차려야됩니다. 저기 삼천포에서 식당을 차리지 말아야합니다. 대통령이 청와대 앞 개인 식당에서 밥을 먹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그래야 측근들이나 직원들에 의해서든 대통령 눈에 띌 확률을 높이겠죠.
그리고, 기질과 재능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질에는 '지능', '끈기', '성실함', '임기응변' 등 온갖 요소들이 포함됩니다. 노력을 할 줄아는 기질, 운을 끌어내는 기질, 판을 보는 기질, 배팅하고, 실행하고 끈기 있게 해내는 기질, 얻은 운을 수성하는 기질 등은 정말로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재능에는 특정 분야에 대한 남보다 조금 더 탁월한 능력들이 포함됩니다.
버핏이 부르는 '자궁로또'는 어떤 국가의 어떤 부모님 밑에서 태어 나는지를 유머러스하게 칭한 단어입니다. 정상적인 강대국의 학력수준이 높고 소득이 높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다면 처음부터 인생에 날개를 달고 태어나는 것 처럼 보입니다만 그것은 앞서 말씀드렸던 '운'에 포함된다고 봅니다.
노력 x 운 x 기질과 재능 = 성공확률

노력에도 방향과 전략이 필요하다

제가 가장 안타까운 부분을 말씀드리려합니다. 많은 청년들이 지금도 도서관에 앉아서 엄청나게 노력을합니다. 실제로 그들이 생각하는 노력이란 '책상머리에 앉아서 하는 시험공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누군가에게는 현명한 노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기에 엄청난 에너지를 투입하여 노력하고자 하였다면 내 노력의 에너지를 쓸 방향성을 명확히 규정해야합니다. 그리고 전략적인 노력을 해야하지요.
"저는 람보르기니가 드림카입니다. 큰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여행하며 살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청년이 도서관에서 9급 공무원에 도전하겠다고 하루종일 도서관 책상머리에 앉아서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으면 거기에 아무리 노력을 쏟아봤자 헛노력을 쓰는겁니다.
반대로, "저는 꿈이 크지는 않아요. 하루하루 내몸 건사하고, 휴일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행다니는... 그 정도만 살아도 행복해요." 이렇게 말하는 친구가 창업을 하겠다고, 창업 전선에 도전해서 가게를 키우겠다고 에너지를 쏟으면 그 청년은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에게 솔직해지기

투자도 그렇지만, 인생의 항로를 정할때는 더 그렇습니다. 먼저 가슴에 손을 얹고 내가 누군지 스스로 정체성을 확실히 찾고 정립해야합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스스로 솔직해져야합니다.
이를테면, "남에게 꿀리기 싫어서 투자를 한다."거나, "남 밑에서 일하기 싫어서 창업을 한다"거나 한다면 그런 생각은 저 멀리 밀어두는게 좋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가려면 적어도 사(士)자 직업은 가져야죠. 그래서 저는 열심히 공부했고 돈 많이 버는 의사할거에요." 이런 친구들도 더러 있었는데, 이러면 정말 자신을 속이는겁니다. 의사가 되더라도 인생이 행복할리가 없습니다.

세로토닌 분비를 위해서 살자

수명이 아무리 늘어도 대부분의 사람은 100살도 못삽니다. 게다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시간은 영유아기를 제외하면 30~40년도 되지 않습니다. 그 짧은 생을 '먹고 살려고' 살거나, '남들눈에 잘 보이려고' 산다면 스스로의 삶에 매우 큰 불행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세로토닌을 분비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지향점은 그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급적 젊을 때 1) 짧은 기간 폭발적으로 노력하고, 2) 전략적으로 노력하고, 3) 행운의 확률을 높이면서도 현재의 행복을 놓치지 않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살면 어떨까 싶습니다. 먹고, 여행하고, 사랑하고, 현재를 애정하며 사는 모습이 그것에 가까울까요? 궁극적인 인간의 삶은 '세로토닌을 분비하는 삶' 그 이상도 이하도 없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적 선악구도도, 영구적인 위대함과 찌질함의 구도도 어떤 것도 세로토닌 분비 논리 앞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는 듯 합니다.

노력과 운의 환상적인 콜라보

노력과 운에 대해 간략하게 작성한 지난 포스팅에서 하지 못했던 운에 대한 사례들을 조금 더 소개드려보고자 합니다. 열거하자면 무수히 끝도 없는 사례들이 있겠지만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몇가지 사례들만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운의 위력에 대해서 실감해 보시길 바랍니다.

유튜브 창업자, 카드 돌려막기와 억만장자 사이를 오가다

스티브 첸, 자웨드 카림, 채드 헐리 세 사람은 당시 1) 텍스트와 이미지 시대를 넘어 동영상 시대가 올것으로 내다봤고, 2) TV에서 방영하지 못하는 쓰나미 영상이 인터넷으로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것을 보면서 UCC 시대임을 느꼈고, 3) 컨텐츠 소비자가 생산자를 겸하는 프로슈머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셋은 의기투합해서 동영상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이용자들이 사이트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공유기능 덕분입니다. 동영상에 '공유' 버튼을 추가해서 동영상이 외부 블로그나 소셜미디어에 붙어서 돌아다니도록 만들어서 트래픽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역폭 문제가 커지자 서버를 수십대로 늘렸습니다. 하루 100만 건 정도의 동영상이 업로드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유튜브는 하루에 1억 건이 넘는 영상이 업로드되었습니다. 서비스는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시대는 이들의 부름에 응답을 했습니다.
서비스는 날로 성장했지만 별다른 수익원이 없었습니다. 엄청난 서버 비용과 회선 비용을 점점 감당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창업자들은 카드 돌려 막기로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그렇다고 서비스를 이대로 없애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이들은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서비스가 더욱 인프라가 좋은 회사의 품에 안겨서 쭉쭉 성장하기를 바랐습니다.
벼랑끝까지 온 상황에서 유튜브는 야후, 구글과 매각 협상을 했습니다. 구글에 성공적으로 2조 원 정도를 받고 매각에 성공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2년전인 2006년의 일이고 매각은 에릭슈미트와 창업자들이 만나서 거의 즉흥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유튜브는 막대한 트래픽과 스토리지 비용으로 2009년까지도 연간 5,000억 원의 적자를 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유튜브 때문에 구글이 무너질것이라고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스티브 첸과 친구들의 노력 : 전재산을 걸었음, 회사에서 숙식해가며 코딩했음, 시대의 흐름을 포착하고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함, 카드 돌려 막기를 하면서도 서비스를 이 악물고 키움 등
스티브 첸과 친구들의 운 : UCC, 웹2.0, 소셜미디어, 웹 동영상 시대가 열리고 있었음, 구글의 에릭슈미트 회장을 만나서 점심을 같이 먹었고 회사 매각에 대해서 합의함 등

한국인 박지현씨, 유튜브를 창업한 억만장자와 결혼하다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제이미(Jamie)라고 불렸던 한국인 박지현씨는 월급쟁이에서 순식간에 억만장자의 아내로, 샌프란시스코 상류 사회의 구성원으로 합류하게 됩니다.
유튜브 홍보 행사차 한국을 방문했던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은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박지현씨에게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이후 스티브 첸은 청혼을 했고 박지현씨는 수락하여 공식적인 부부가 됩니다.
박지현씨의 노력 : 열심히 공부해서 연세대학교에 들어갔음, 영어공부도 열심히 했음, 구글코리아에 입사했음, 유튜브 마케팅 업무를 열심히 했음 등
박지현씨의 운 : 부모님께서 스티브 첸의 이상형으로 태어나게 해주심, 스티브 첸이 억만장자일때 만남, 스티브 첸이 구글코리아에 왔을때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음 등

테무진 vs. 자무카

초원 통일을 앞두고 테무진과 자무카는 일전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테무진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만 자무카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은데, 자무카는 테무진이 몽골 초원을 통일하기전에 존재하던 최고의 전사이자 전략가였습니다. 싸움으로는 초원에서 자무카를 넘어설 수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미 전투 능력만으로 스무살도 되기전에 자신의 세력을 만든 전쟁 천재였습니다.
테무진과 자무카는 안다(의형제)를 맺은 최고의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자무카는 테무진의 장단점을 꿰고 있었습니다. 초원통일을 앞둔 중요한 전투(나이만과의 전투 이전)에서 테무진보다는 자무카가 이길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컴컴해진 하늘에 천둥번개가 내리치면서 비가 내리고 바람이 테무진에게 유리하게 불기 시작했습니다. 테무진군의 활은 원래보다 더 멀리 날아갔고 자무카의 군은 맞바람을 안고 싸워야했습니다.
테무진은 날씨의 도움으로 자무카에게 승리하였습니다. 초원을 통일하고 징기스칸은 역사상 두번째로 영토가 넓은 제국을 만들어나갑니다.
테무진의 노력 : 가급적 사람들을 죽이지 않으려고 했음, 적군이라도 포용하려고 했음, 여러 최악의 상황에서도 늘 좌절하지 않았음, 사람들과 신의를 지키려고 노력했음 등
테무진의 운 : 여러 죽을고비마다 절묘하게 살아날 기회와 행운이 따랐음, 어린 시절에 자무카를 만나서 대번에 자무카군의 2인자로 올라섬, 자무카와의 마지막 일전에서 날씨의 큰 도움을 받음 등

한국전쟁 덕분에 부도를 코앞에 두고 살아난 도요타자동차

태평양 전쟁 패전 이후 일본은 공장도 제대로 돌릴 수 없을 정도로 나라 전체가 망가진 상태였습니다. 도요타자동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직원들의 대규모 파업까지 겹쳐서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습니다.
그런 위기의 와중에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합니다. 미군은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에 군용트럭 제조를 요청합니다. 이때부터 도요타자동차는 극적으로 회생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도요타자동차뿐만 아니라 일본의 산업 전체가 한국전쟁 특수를 등에 업고 고도 성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전후 복구도 하지 못하던 나라가 한국전쟁 특수로 살아난것입니다.
당시 미국은 이미 자동차 생산력이 엄청난 나라였습니다. 1949~50년대에 도요타자동차의 생산력은 하루 50대도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포드가 하루에 8,000대를 생산했던 걸 생각하면 미군이 직접 군수품을 생산했어도 되었습니다. 단지 지리적으로 미국 본토는 멀고 일본은 전장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미국이 일본에 자동차 생산을 의뢰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은 공산진영에 맞서고자 일본을 경제적으로 발전시킬 전략적 구상도 있었습니다.
도요타자동차의 운 : 부도직전에 한국전쟁이 발발해서 특수를 누림,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까웠음, 미국이 정책적으로 공산주의를 막는 역할로 일본을 필요로 했음

히틀러의 입학을 거부한 비엔나 미술학원

히틀러는 1903년 아버지의 사망, 1905년부터 비엔나의 고아원의 손에서 자라납니다. 히틀러는 미술가로 살아가길 지망했습니다. 그는 당시 가장 저명한 미술학교 중 하나였던 비엔나 아카데미에 두번이나 지원했지만 모두 낙방합니다. 이 과정에서 유대인 선생들로부터 인격 멸시를 당했다는 카더라도 있습니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이때 히틀러가 비엔나아카데미에 합격을 했다면 역사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히틀러의 행운에 따른 카더라가 하나 있는데, 통신병으로 근무하던 시절에 영국 육군 소속의 헨리테디 이병은 히틀러를 사살할 수 있었음에도 그냥 지나쳤다고 합니다.
인류의 운 : 비엔나아카데미에서 히틀러의 입학을 허가해주었더라면..?

페이스북의 '알수도 있는 친구' 기능, 신문의 박스기사..

지인의 이야기입니다. 10년 넘게 연락도 없었고, 학창시절에도 별로 친하지 않았던 이성친구. 이 이성친구를 페이스북이 추천해주는 '알수도 있는 친구' 목록에서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말을 걸었다고 합니다. '잘 지내냐?'고. 이렇게 화면의 한 구석에서 우연히 만난 이둘은 이후에 결혼을 해서 부부의 연이 됩니다.
이 커플의 사례 뿐 아니라 수 많은 우연한 인간관계가 PC통신과 인터넷 세상 안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에서 만나서 결혼하는 커플들도 자주 보았습니다.
어떤 큰 부자는 신문지상의 작은 박스기사 하나를 보고 투자 아이디어를 떠올려 해당 기업에 투자를 시작해서 큰 부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를 스쳐가는 작은 무엇하나가 우리의 삶과 운명 자체를 바꾸는 경우는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버핏과 멍거의 만남, 김택진과 송재경의 만남 등 우연한 만남을 통한 시대의 변혁도 많이 목격합니다.

시간, 운명, 역사는 모두 아날로그.. 그리고 운과 불운의 연속

작은 범주에서 개인의 운명, 큰 범주에서 역사, 그리고 더 큰 개념으로의 우주에서의 시간의 흐름은 모두 아날로그적입니다. 아날로그는 끝없이 흐릅니다. 흐름은 운과 불운의 지속적인 반복을 타고 갑니다. 그리고 운과 불운도 우리 시각에서의 기준일 뿐 우주적인 시각으로보면 중립입니다.
지구가 폭발하면 인류에게는 불운이지만 우주 전체적으로는 자연 생리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운과 불운은 우리 인생에서 중요하지만 운을 특정할수는 없습니다. 제가 등산을 하다가 돌을 밟고 넘어져서 허리를 다쳤다면, 그 피해는 평생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운을 정의할 때 '돌을 밟은 행위'에만 둘수는 없습니다. 1983년에 제가 태어나서 움직여왔던 모든 요소들과 그 자리에 산이 생성되었던 수억년간의 요소, 그리고 하필 거기에 돌이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요소를 모두 곱하면 운과 불운의 발생 확률은 0일수도 있고 무한대일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운이나 불행같은 요행에 너무 목숨을 걸며 살 필요는 없다는 소리입니다.
강수진의 발

2015년 8월 21일 금요일

오랜만에 찾아 온 급락장

약세장이 왔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바이오주가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작년에는 게임주로 인생 역전을 한 투자자들이 많았고, 올해는 바이오주로 인생 역전의 열차를 탄 투자자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올해 인생 역전으로 가는 기차인 바이오행 열차에 몸을 싣지는 못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훌륭한 산업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매수 버튼에는 손이 잘 안나가는 것 같습니다. 제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사업보고서를 아무리 읽어봐도 이해도 잘 안되구요. 남들이 상반기에 파티를 끝내고 슬슬 포트폴리오 조정을 하는 동안 저는 손가락만 물고 있었네요.

제 포트를 구성하는 종목들은 바이오에 비하면 꿈도 크지 않고 재미없는 것들뿐입니다. 그런데도 무덤덤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보유한 회사들에 대한 믿음과 현금비중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 내내 저는 파티에서 소외돼 현금 비중 40~50%를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오늘 현금을 조금 더 썼습니다. 마켓 타이밍을 재는건 의미가 없습니다. 앞으로 강세장이 될지, 약세장이 될지 예측도 무의미하고 예측해도 예측대로 안 가니까요. 앞으로 시장이 더 큰 조정을 받을 수도 있을거구요.

다만, 평소에 봐 두었던 종목들이 이제는 매수해도 될 만큼 싼 구간에 속속 진입하는 것 같습니다.

마켓 타이밍은 재지 말고 기업에 집중하자


시장 참여자가 시장 상황을 아예 모른척 할수는 없습니다. 그런 상황들을 아예 무시하자는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최근 시장 대내외에 노출된 악재는 말레이시아 달러 보유고 바닥설, 말레이시아와 태국발 아시아 금융위기 재발설, 그리스 위기, 푸에르토리코 위기, 남북 준전시상황 대치, 중국 경제 성장률 저하, 중국 증시 폭락, 아시아에서 유출되는 서방의 투자 자금, 미국 금리인상설 등등..

갖다 붙이자면 어떤 이유든 갖다 붙일 수 있는게 시장입니다. 오르는 시장에는 오르는 이유를, 내리는 시장에는 내리는 이유를 갖다 붙일 수 있죠.

우리는 이런 것들은 시장 참여자로서 기본 매너 정도로만 매일 업데이트하여 숙지하고 에너지의 대부분은 투자한 기업을 팔로업 하는데 써야 합니다.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는데 가격이 급락하면 당연히 매수를 해야지 매도를 하는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어제까지 20만 원 하던 나이키 신발이 오늘 10만 원 한다면 당연히 사야겠죠. 미스터마켓의 조울증은 가치투자자들에게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도 주고, 주식을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도 줍니다. 종종 찾아오는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해야 장기적으로 자산을 꾸준히 불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시장에서는 기본을 잘 지키는 사람이 오래 살아남는 것을 끊임없이 목격하고 있습니다.

상반기까지 승승장구 하던 투자자들이 순식간에 오링 돼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몰빵을 하고, 레버리지를 얹고, 고속성장주의 장밋빛에 도취돼 있던 분들이었습니다. 테크닉은 뛰어났지만 기본을 무시해서 일어나는 사단입니다. 부디 그분들이 다시 재기할 수 있기를 응원드립니다.

시장에 피가 낭자할 때가 매수할 때다, 설령 그것이 당신의 피 일지라도


존템플턴이 남긴 명언입니다. 약세장이 왔을 때 스스로 가장 많이 상기하는 말이고, 또 좋아하는 말입니다.

매수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2~3일만에 제 몸에서도 피가 흐르기 시작합니다.
올해 수익은 아직까지 건재합니다

올해 제 투자 성과는 훌륭하지도 않지만 나쁘지도 않습니다. 올해 계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수익권입니다. 16.9% 정도 수익중이네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의 평가 수익이 순식간에 -10%를 넘어섰습니다. 이번 급락장에서 저도 꽤 타격이 컸는데요. 평소 보아두었던 주식들이 싸졌다고 생각해서 추가적으로 계속 주식을 사고 있습니다.

저도 인간인 이상 바닥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분할매수를 하면서도 급락장에 휩쓸린 계좌는 쭉쭉 빠지고 있습니다. 저게 바로 템플턴이 말한 '자신의 피'입니다. 하락장에서는 과매도가 나오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보유 종목의 평가손실이 쭉쭉 늘어나는 것은 막을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회사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잘 매수했다면 이 피는 곧 말라서 없어집니다. 시장 상황이 일시적으로 어려워 길거리엔 피가 낭자하고 제 몸에서도 피가 줄줄 흐르는건 일단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일에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계좌는 빨간불을 밝히고 있을것입니다. 물론 좋은 기업을 싸게 잘 샀다는 전제가 있을때만요.

1월에 콜로라도에서 눈보라가 치는 것만큼 흔한 일


이 말은 피터린치가 한 말입니다. 피터린치 말마따나 약세장 또는 하락장은 1월에 눈보라가 치는 것 만큼 일상적인 일이죠. 자산 시장에서 자산의 가격 등락은 항상 있는 일입니다. 상반기에 바이오주 주주분들이 정통 가치투자자들 모임에 난입해서 수 많은 조롱을 하였습니다. 마치 바이오 주식은 무한정 오를 듯이. 그렇지만 세상 어디에도 무한정 오르는 자산은 없고, 또 반대로 무한정 떨어지는 자산도 없지요. 회사가 망해서 없어지지 않는다면요.

좋은 기업을 골라서 싼 가격에 잘 사두었다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입니다. 또 이런 날이 한번씩 찾아와야 싼값에 좋은 자산을 매입할 기회도 되는 것이구요.

제 경험 공유


저도 크고 작은 하락장을 종종 경험했습니다. 요즘과 같은 하락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건 모르겠지만 오늘까지만 놓고 봤을 때는 파티 뒤에 뒤따르는 하락장으로 피터린치가 말한 종종 있는 눈보라 수준인 것 같습니다.

제가 겪은 하락장에서 가장 큰 실수를 했던 적은 2011년 8월이었죠. 똑똑히 기억합니다. 코스닥 시장 급락에 공포감을 못 이기고 가진 주식을 손절매했는데, 그때가 바닥이었습니다. 훌륭한 기업들이었는데 주가가 급락한다는 이유로 주식을 팔았던 것이죠. 바로 주식들은 반등했고, 저는 그해 마이너스 손실을 확정한 채로 투자를 마감 지어야 했습니다.

반면에, 급락장에서 무덤덤하게 보냈던 시간은 되려 더 큰 수익으로 돌아왔던 적이 대부분입니다. 평소 봐두었던 좋은 기업이 싸지면 가지고 있는 현금을 투입해서 주식 수량을 늘리기도 했고요. 장기간 주식시장에서 살아 있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급락장이나 약세장에서 동요하지 않고 덤덤하게 행동했던 것인 것 같습니다. 투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지식이나 테크닉이기도 하지만 종국에는 멘탈, 즉 정신력입니다. 정신만 바짝 차리면 됩니다.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서 부화뇌동하는 투자자가 가장 나쁜 투자자입니다.

많이 보셨겠지만, 이 글도 한번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고, 이 또한 지나갑니다.

쉽지 않은 시기입니다만, 이 시기만 잘 이겨내면 또다시 좋은 시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분들께서도 지금 이 시기를 함께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날이 올 것입니다. 화이팅!

2015년 8월 21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