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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5일 일요일

재벌과 소액주주의 이익의 합치 - 밸류업의 진정한 완성을 위한 마지막 블럭


우선 주제가 너무 거창해서 걱정입니다. 저는 관료도 아니고 정책 당국자도 아닙니다. 당연히 제도권에 속해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저 주식투자를 좋아하는 평범한 개인투자자 중 한 명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평범한 개인투자자 중 한명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정도로만 가볍게 봐 주시면 감사드립니다. 

덧붙여 이 곳은 학술적인 공간이 아닙니다. 그리고 영향력이 있는 공간도 아닙니다. 저의 개인 블로그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내용 중 비전문적인 부분이 있거나, 잘못된 내용이 있더라도 널리 양해해 주시면 감사드립니다. 틀린 부분이나 생각이 다른 부분은 매너있게 지적해 주세요. 그러면 저도 지적해 주시는 부분에 대해서 감사히 배우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그리고 글 제목에는 '재벌'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읽어 주십사 약간 관심을 끌어 보았습니다. '재벌'이라는 단어 보다는 '지배주주'라는 표현을 쓰는 게 더 옳겠습니다. 이 점도 감안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정치권의 증시에 대한 관심, 단비같고 고마움


며칠 뒤면 밸류업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이 발표됩니다. 그동안 언론에 하나씩 풀려 온 내용들이 있어서 대략적인 윤곽은 다 노출이 된 상태입니다. 저도 기대 반, 기대없음 반으로 해당 내용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획되기 전 부터 제가 주변에 늘 이야기 하던 부분이 있습니다. 지인들에게도 끝 없이 말했고, 유튜브 라이브 등에서도 주장하던 부분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글을 남겨 두려 합니다. 진작에 썼어야 하는 글입니다. 요즘 블로그에 글을 쓸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이 글도 뒤늦게나마 시간을 쪼개서 씁니다.

요즘 우리나라 정치권은 증시 부양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국회까지 나섰습니다.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다양한 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정말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국가가 가진 펀더멘털에 비해서 너무나 과도한 저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지적이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누가 나서서 쉬이 고칠 수 있는 부분도 아니었습니다. 복잡다단한 사회의 여러가지 것들이 얽히고설킨 복잡하고 거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실타래가 꼬여도 잔뜩 꼬여 있습니다.

트리거가 된 코로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온 세상에 퍼졌던 시절, 돌이켜 보면 감옥 같았습니다. 이제는 아련한 이야기가 되었으니 시간이 정말 빠릅니다. 

이 기간, 미국을 필두로한 전 세계는 돈 풀기에 나섰습니다. 우리나라도 여러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풀었습니다. 시중에 통화량이 역대급으로 풀렸습니다. 온 세상의 자산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길거리의 돌멩이조차도 자산화 되어 가격이 오를 정도였습니다. 컴퓨터 화면에 그려진 도트 그림도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물론, 수십억 하던 것들 중 상당수가 지금은 휴지 조각이 되었지요. 

당시에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투자 열풍은 당연히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게 만들었습니다. 주식 시장은 당연하고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도 급등했습니다. 이 시기에 집을 사지 않거나 주식 투자를 하지 않으면 '벼락거지'라는 신조어도 생길 정도였습니다. 집을 사지 않으면 영원히 살 수 없을 것 같은 공포감이 사람들을 사로 잡았습니다. 너도나도 집을 사기 위해 빚을 내서 뛰어 들었습니다. 가히 투자 열풍의 시대였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집 밖의 생활에 제한을 당했습니다. 해외여행은 멈췄습니다. 회사의 업무도 집에서 보아야 하는 시절이었습니다. 당연히 온라인 세상은 사람들로 더욱 북적이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유튜브, 배달의 민족과 같은 온갖 온라인 서비스가 대규모로 성장을 합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당시에 활동하던 주식과 부동산 투자 유튜버들의 채널이 순식간에 커졌습니다. 투자 수요에 맞물려서 투자 관련 채널들도 모두 덩치를 키웠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 주식투자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투자활동 중 가장 적합한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여러 지표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442만 명이었던 우리나라의 실질 주식 투자자의 수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2년에는 1,440만 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돈의 흐름이 부동산 보다는 기업으로 흘러야 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시각에 적극 동의합니다. 기업이 잘 되어야 나라가 잘 됩니다. 그래야 부동산 가격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 정치권에서는 증시 부양에 혼신의 힘을 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코로나 이후에 급격하게 늘어난 주식투자자의 숫자도 정치권을 움직이는 데 기여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는 주식투자자의 숫자가 1,000만 명을 넘으니 무시할 수 없는 유권자층이 되었습니다.

'코로나'라는 트리거가 나비효과를 일으켰습니다. 그게 현재의 밸류업 프로그램까지 이어진 걸 생각해 보았습니다. 세상은 정말 복잡계임을 상기하게 됩니다. 어쨌든 예전엔 늘 부동산 경기 부양에 집중하던 정치권입니다. 최근에는 그래도 증시 부양을 위해서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습니다. 이 점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주식투자자는 무엇으로 돈을 버나?


통상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면서 돈을 버는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1) 배당으로 나오는 현금흐름, 2) 시세차익입니다.

먼저, 배당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간혹 무배당을 고수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 경우, 이익잉여금을 성장을 위한 투자에 쓰기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가 고성장만 잘 하면 주주들도 큰 불만을 갖지 않습니다.

문제는 배당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딱히 회사가 성장을 하는 경우도 아니고, 성장을 위해 투자하는 경우도 아니고, 회사에 잉여금을 계속 쌓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쌓아 둔 재원은 자기 친족과 관련된 회사를 매입하는데 쓰는 최악의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 회사들의 상장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배당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당과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지표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배당성향'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배당성향은 당해 순이익 중에서 얼마를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나눠주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21년 미국 상장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41%, 프랑스 45.4%, 영국 56.4%, 일본 31.1%, 중국 28.4%입니다.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의 배당성향은 26.7%입니다. 중국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둘째, 시세차익 & 기업의 성장과 동행하는 투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경우에는 주가가 상승해야 투자자들이 돈을 법니다. 센티멘트 변화, 내러티브, 수급 등의 요인은 배제하겠습니다. 주가가 회사의 펀더멘털 가치를 잘 반영하는 것이 건강한 시장일 것입니다. 미국 시장은 대체로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그러지 못합니다. 장기적으로 주가는 펀더멘털을 따라가기는 합니다. 하지만 기업의 성장과 가치를 온전히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일단 생각해 볼 부분은 회사와 연관된 사람들에 대한 것입니다. 회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합니다. 경영진과 이사회, 지배주주, 비지배주주, 근로자, 채권자, 세무당국, 규제기관 등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경영진과 이사회, 지배주주, 비지배주주의 이익이 합치되는 것입니다. 모두가 이익의 원천이 같아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되고 권리가 무시됩니다. 이 부분이 한국 시장의 저평가 해소를 위한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우선 다른 이야기를 먼저 하고, 이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하겠습니다.

일단 좋다! 하지만, 숫자만 개선해서는 2% 부족


다음주 월요일, 그러니까 26일에 밸류업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윤곽이 나옵니다. 그 전 까지 일부 언론사들 중심으로 매일 새로운 내용들이 하나씩 공개되고 있습니다. 'PBR을 높이지 못하는 기업은 망신을 주겠다', 'PBR뿐만 아니라 ROE도 함께 개선하라', '밸류업 참여 우수기업은 온라인에 공개하고 특전을 주겠다', '우수기업은 세무조사를 한시적으로 면제해 주겠다', '배당성향을 높이는 기업은 그 부분만큼 법인세를 면세해 주겠다' 등 개미투자자 입장에서 고무적인 내용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이야기 나온 것만 잘 이행되어도 대단한 진전이기는 합니다.

저PBR테마? 밸류업 프로그램?


일단 시장은 '저PBR'이라는 간략한 지표하나에 반응하고 있습니다. 어떤 큰 이슈가 등장하면, 시장은 처음에는 간단한 것에 흥분합니다. 그리고 점점 더 디테일하게 움직입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처음에 시장참여자들은 PBR 1배 미만 주식 찾기에 골몰했습니다. 나중에는 PBR이 더 낮은 회사를 찾으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더 나중에는 자칫 그런 회사들이 거대한 밸류트랩임을 깨달았습니다. 펀더멘털을 보는 투자자들은 진작에 그런 것들을 피해 다녔습니다.

정부에서 하나씩 발표하는 내용들을 보면 주식투자에 대해서 꽤 이해도가 높은 수준의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나 집단이 있는 듯 합니다.

정부에서는 PBR 개선 뿐만 아니라 일정 수준의 ROE를 유지하는 것도 주문했습니다. 맞습니다. 이래야 합니다. 옛날에 돈을 많이 벌어 놓은 회사는 PBR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신생기업, 그 중에서도 무형자산 베이스의 회사는 PBR이 높게 나오는 경향도 있습니다. PBR을 강제로 높일라치면 자본총계를 억지로 망가뜨리면 됩니다. 그 지표하나에 대한 눈 속임이야 기업들 입장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PBR 지표 하나만으로 좋은 기업 여부를 알 수는 없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저평가 여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ROE도 같이 개선해야 하면 미션이 조금 더 펀더멘털의 실질적인 개선쪽으로 탄탄해 집니다.

왜냐하면, ROE를 만드는 분모인 자본총계를 낮추거나, 분자인 순이익을 꾸준히 높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찌감치 미국에서는 이러한 틀 아래에서 주주환원이 활발합니다. 미국 내 많은 기업의 자본배치 트렌드 중 하나는 ROE를 높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주식 매입과 소각도 부지런하고 배당도 활발합니다. 이 두가지는 주주환원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인식변화, 세제혜택 등으로 우리나라도 점차 이런 트렌드로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금융시장이나 기업과 관련한 기본적인 감세 정책에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물론 전후좌우 사방을 살펴 가면서 정책을 시행해야겠지요. 급하게 시행하면 부작용이 크니까요. 

홍콩이 중국에 편입되고 몰락을 시작할 즈음, 그 과실을 과연 누가 먹느냐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때 타이밍 좋게 여러가지 규제를 빨리 풀고, 감세 정책 대열에 합류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과실을 싱가폴이 거의 다 가져간 것 같습니다. 국가도 플랫폼이고 서비스 집단입니다. 돈은 언제나 더 높은 수익, 더 낮은 세금이 있는 곳으로 흐릅니다. 일시적으로 핫머니들이 들락날락해도 괜찮습니다. 온 세상의 핫머니가 부지런히 왕래한다면 그 또한 고정적인 국부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처럼 고립되는 것 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인재들 역시 더 좋은 플랫폼으로 옮겨 타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국제 인재들의 용광로인 것은 그나마 가장 기회가 많은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국가도 이제는 무한경쟁에 노출된 시대입니다. 예전처럼 사람과 돈은 소속감을 갖고 한 곳에 머무는 시대가 아닙니다. 매력이 없으면 언제든 떠납니다. 이제 돈과 사람은 너무나 자유롭게 움직입니다. 우리는 더 개방하고, 더 매력적으로 바뀌어 나가야 합니다.

소액주주가 고통받는 부분


소액주주는 주가가 오르거나 배당을 받아야 합니다. 당연히 그게 투자의 대가입니다. 하지만 지배주주가 경영권까지 가지고 있는 경우는 주가가 안 오르는 게 더 좋고, 배당은 안해도 그만입니다. 이들은 작게는 친지들을 회사내에 가상으로 입사를 시키거나, 생활에 쓰인 돈을 비용 처리를 받는 식으로 혜택을 누립니다. 크게는 가족 명의로 비상장 법인을 여러개 만들어서, 진짜 이익을 이들 법인으로 빼돌리기도 합니다. 회사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이러니 이들 입장에서는 배당성향을 높일 유인도, 주가를 올릴 유인도 별로 없습니다.

모든 주주들이 공평하게 누려야 할 권리가 이런식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너무 흔합니다. 이러니 한국 기업에는 장기투자 하면 안된다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아예 한국 기업에는 투자를 하면 안된다는 소리들도 적지 않게 들립니다.

이것 외에도 소액 주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고통을 당합니다. 한때 말이 많이 나왔던 물적분할 문제도 그렇습니다. 투자자들은 A사업을 보고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물적분할을 하면서 투자자들은 매력없는 B사업을 가진 주주가 됩니다. 알짜배기 A사업은 지배주주가 강탈해 갑니다. 이런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또, 돈이 필요한 지배주주들은 수시로 유상증자를 하거나 CB를 발행합니다. 필요할 때만 주주들에게 돈 달라고 손을 벌립니다. 그리고 나서 한 시름 돌리고 나면 이익은 지배주주만 향유합니다. 이러니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는 지속해서 낮아집니다.

그리고 또 하나,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어렵게 키우고 지켜 낸 알짜배기 회사는 잘 갖고 있다가 자식들에게 물려줘야 하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상속증여세율은 살인적입니다. 상장회사는 시가총액(주가) 기준으로 상속/증여세가 매겨집니다. 그러니 지배주주 일가는 주가를 올려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합니다. 어차피 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입장에서 주식을 매매할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러니 주가가 오르지 못하도록 일부러 회사에 생채기를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통은 차명지분까지 합해도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50%를 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0~40%의 지분율로 나머지 60~70%의 지분을 가진 소액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합니다. 이런 일이 한국에서는 흔하게 일어납니다. 그러면 혹자는 말합니다. '너희들이 주총에 잘 참여를 해!' 맞습니다. 그래서 전자투표제가 더 확산 되어야 하고 부지런히 홍보도 되어야 합니다. 소액주주들도 주주총회를 남 이야기 듣듯이 하면 안되고 표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회사 중에서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50%를 넘어가는 회사는 솔직히 너무 무섭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주주행동주의를 해도 승산도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전에 제가 선호하는 지분율에 대해서도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자료 : 신한투자증권

그리고 신한투자증권에서 만든 자료를 첨부합니다. 다들 피부로만 알던 부분입니다. 지표로 직접 시각화를 해서 보니 실로 심각합니다. 미국 기업들은 꾸준한 자기주식 매입과 소각을 통해서 주식 수를 줄여왔습니다. 반면에 이익은 꾸준히 증가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한 미국 국민들은 큰 부를 획득하였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끝 없는 신규 상장, 유상증자, CB/BW 발행 등으로 주식 수량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주주들의 부와 권리는 침식을 당하게 됩니다. 한국 기업들과 주식투자자들이 심각하게 받아 드려야 할 그래프라고 생각합니다.

주식발행을 통해서 주주들의 돈으로 먹고 사는 건 제대로 된 기업이 아닙니다. 기업은 본업에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주주들에게 그것을 끝 없이 돌려주어야 합니다. 미국은 이대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진정한 펀더멘털 개선을 위한 '열쇠'


지배주주와 비지배주주의 이익이 합치되어야 합니다. 

비지배주주는 주가상승과 배당으로 이익을 얻습니다. 경영권까지 틀어 쥔 우리나라의 지배주주는 주가가 오르지 않아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증여를 생각하면 오히려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이 이득입니다. 이것은 한국 증시가 빠져있는 아주 큰 모순의 늪입니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밸류업 프로그램, 나아가 한국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한 진정한 열쇠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 불균형을 해소해야만 한국 증시 저평가가 해소됩니다. 그리고 정부가 원하는 진정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완성됩니다. 

PBR과 ROE를 높이라고 주문하고, 자기주식을 소각하도록 유도하고, 다양한 세제혜택을 도입하는 것도 매우 감사하고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지배주주와 비지배주주 이익의 불합치', 이것이 우리나라 증시 재평가를 가로막는 최종 보스입니다. 이것을 손대지 못하면 다른 것들은 코끼리 허벅지 만지기 수준에서 끝날 공산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상법개정 이야기는 왜 계속 나오는가


상법개정이 밸류업 프로그램의 끝판왕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열쇠'는 상법개정이 되어야 우리 손에 들어옵니다. 여러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개정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조항 중 하나는 상법 제382조의 3입니다. 법 조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사람들은 이 조문에서 '회사를 위하여'를 '모든 주주를 위하여'로 바꾸는 등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법개정은 아주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재벌입니다. 그리고 재벌이 지배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한국경제신문 등 여러 언론사의 최대주주이기도 합니다. 또한, 고액의 광고료로 언론들을 틀어쥐고 있습니다. 정치권에 대한 후원도 부지런히 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경제신문이 발행한 몇 건의 기사 논조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월 4일, 대통령의 입과 정치권에서 상법개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한경에서는 당연히 이에 대해 극렬하게 반대하는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한경은 지배주주와 소액주주의 이익이 같아야 한다는 논리에 반대합니다. 이것이 시장원리에 반한다는 사설입니다. 제 머리로는 이해가 안됩니다. 모든 주주의 이익이 합치되는 것이 왜 시장원리에 반하는 것인지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상법개정에 대한 비우호적인 입장은 이 정도 사설에서도 충분히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월 4일, '포이즌 필'을 도입하자는 기사를 냈습니다. 포이즌 필을 도입해야 경영권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며, 밸류업 취지에도 부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최근 기업들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호응을 해주면서, 딜을 할 목적으로 '포이즌 필' 도입 카드를 가지고 온 것 같습니다. 포이즌 필 도입이야 말로 시기상조입니다. 아직 증시선진화의 문턱도 가지 못한 나라입니다. 경영권까지 틀어 쥔 지배주주의 힘도 너무 막강합니다. 포이즌 필이 도입되면 저평가 된 기업에 대한 외부 주주의 M&A도 급감하게 될 것입니다. 여차하면 주식 수도 계속 늘어납니다.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은 더욱 떨어질 것입니다.

2월 14일과 16일, 영국의 시티오브런던과 한국의 안다자산운용 등 5개 펀드가 삼성물산에 대한 행동주의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신문은 해당 펀드들에 대해서 단타쟁이, 늑대떼 등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회사돈을 빼 먹는 나쁜 집단처럼 묘사한 것은 물론, 판이 커지면 분명히 또 애국심에 호소할 것입니다. 회사의 시가총액이 제대로 평가를 받고 있다면 이런 공격을 당할 일도 없습니다. 회사가 가진 가치대비 가격이 너무 싸니까 이런 공격이 계속 들어오는 것입니다. 이런 공격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것이야 말로 시장주의이고 자본주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계층은 언론 뿐 아니라 학계, 재계 등을 아우릅니다. 인맥과 자금력, 법적 능력을 총 동원해서 이권을 지키려 할 것입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달게 될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상법 개정의 난이도는 아주 높은 것입니다.

막상 여차저차 법 개정이 되었다고 해도 문제는 있습니다. 법이 허울뿐인 문구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법이 작동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법 개정 뿐만 아니라, 그 법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강력한 대규모의 장치들도 필요합니다.

이사회


우리나라의 이사회는 '거수기'라는 별명이 붙어있습니다. 지배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의견을 낼 수가 없습니다. 상법개정으로 이사회가 '회사의 이익'으로 둔갑한 지배주주의 이익이 아니라, '모든 주주를 위해' 일하는 진짜 이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사회에 막강한 권한들이 부여 되어야 합니다. 이사회가 지배주주의 입김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절대적 독립성'이 주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더욱 넉넉한 보상이 주어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사회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 않았을 때는 그에 합당한 대가도 치르게 해야할 것입니다.

이사회가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더욱 독립적이고 강력하게 작동해야 합니다. 지배주주 등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와 다른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일을 막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 부분이 취약합니다. 이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적인 요인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를 악으로 규정하는 건 문제해결에 도움되지 않아


저는 정주영 회장님, 이병철 회장님을 가장 존경합니다. 재벌가문도 미워하지 않습니다. 한국경제신문 등 경제지도 매일 재미있게 잘 구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주의자이고 자본주의자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더욱 더 잘 되길 바랍니다.

다만, 우리의 인식이 바로 서야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과 글을 접할 때는 그 사람의 의도와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한국경제신문은 항상 재벌가문을 대변합니다. 한겨레신문은 왼쪽 성향을 가지고 있고, 조선일보는 그 반대 성향이지요. 이런 점들을 모르는 분들은 안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화자나 매체는 자신의 성향이나 의도를 교묘하게 잘 감추기도 합니다. 이 점을 늘 염두에 두고 글을 읽으면 됩니다. 그러면 선과 악의 구도도 없고, 어디를 나쁘게 볼 필요도 없어 집니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입장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각자의 입장들을 역지사지 해보는 게 글을 읽거나 사고를 하는데 좋은 훈련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입장에서 저는 다양한 사람들과 단체의 이익이 충돌하는 지점도 일정부분 이해는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선과 악으로 규정하기 보다는 그들의 입장에 서서 생각을 해보자는 입장입니다. 그러면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들을 하나씩 잡아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자수성가한 기업가라 해도 그럴 것 같습니다. "내가 혹은 선대가 열심히 일해서 일으킨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걸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하니 절반을 세금으로 내라고 합니다. 그러니 부지런히 세금을 회피할 방법을 찾게 됩니다. 이 부분은 본능입니다." 그래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내로남불 하지 않는다면 이 부분은 누구라도 공감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반대의 입장도 이해는 됩니다. 예를들면 이런 것 입니다. "지분 30%들고 주인 행세 하지마라. 소액주주들이기는 해도 나머지 70% 주주들도 있다. 그리고 그런식으로 생각할거면 애초에 상장은 왜 했냐? 상장할 때만 주주님이고, 상장하고 나면 나몰라라냐?". 이런 목소리도 아주 많습니다. 이 부분도 정말 맞는 말입니다.

용어를 바꾸는데서 인식 변화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재벌가문을 기업과 동일시 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오류입니다. 재벌가문은 기업의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기업은 별도의 법인격체입니다. 상장 기업이라면 주인도 다양합니다. 이해관계자도 수 없이 많습니다. 

간혹, 재벌 오너가 죄를 지어서 구속되면 마치 우리나라가 망할 것 처럼 글을 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세르게이 브린이나 래리 페이지가 잘못을 저질러서 감옥에 간다고 해도 구글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습니다. 이런 오류는 우리가 재벌가문을 기업과 동일시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삼성가'라는 단어 보다는 '이재용 가문'이라고 쓰는 것이 옳습니다. 'LG가'라고 하는 것 보다는 '구광모 가문'이라고 부르는 게 더 본질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리가 선망하는 미국에는 '게이츠 가문'이라는 말은 있어도 MS가문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구글 가문, 애플 가문이라는 말도 없습니다. 이런 사소한 인식 차이에서 한국 증시의 저평가 문제가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온 국민이 재벌가문을 설득해야


회사 경영권을 가지고 뒤로 얻는 이익은 작은 이익입니다. 주가 상승과 배당으로 얻는 이익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지배주주들은 소탐대실 하지 말아야 합니다. 더 큰 떡을 놔두고 작은 떡을 만지고 놀 이유가 없습니다. 지배주주나 비지배주주나 주가상승과 배당으로만 이익을 얻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회사들은 높은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 있고 영리한 집단이 이 부분을 모를리도 없습니다. 다만 내려 놓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 강국입니다. 그런데 세계 100대 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찾기 쉽지 않습니다. 기업들이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만 받을 수 있어도 세계 100대 부호 명단에서 찾을 수 있는 재벌의 이름은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으로 젠슨 황은 1년 간 재산이 70조 원이나 늘었습니다. 지금 재산은 90조 원이 넘습니다. 페이스북의 마크주커버그도 주가 상승으로 재산 보유액이 220조 원을 넘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플렉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영권을 지키려고 사회로 부터 온갖 법적, 도의적 리스크를 지고 사는 것 보다 훨씬 나은 삶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시장과 사회의 눈치를 보느라 주식도 함부로 사고 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재벌이 경영권이라는 욕심만 버리면 회사의 주식도 마음대로 사고 팔 수 있게 됩니다. 제 생각에는 회사의 시가총액이 재평가 되는 게 재벌 가문입장에서도 훨씬 큰 이익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글로벌 기업대비 늘 1/2, 1/3 정도의 가치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만약, 현대차가 도요타 수준의 가치평가만 받을 수 있다고 해도 지금보다 주가가 3배는 더 올라야 합니다. 약 51조 원인 시가총액이 150조 원 이상 되어야 하는 셈입니다. 정의선 회장님께서 가진 현대차의 지분 가치도 4조 원에 육박하게 됩니다. 다른 회사들의 지분은 제외하고 현대차만 계산했을 때 그렇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인텔 수준의 밸류에이션만 받을 수 있어도 시가총액은 800조 원이 넘게 됩니다. 삼성물산 등 다른 복잡한 지배구조 이야기를 차치 하고서라도 지분 1.63%의 시가 평가액만 4조 원을 넘게됩니다. 이재용 회장님과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율이 20%이니 이렇게 계산하면 이재용 가문의 삼성전자 보유액만 160조 원이 넘어가는 아시아 최고의 부호 가문이 됩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소수 지배주주의 작은 이익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러면 더 먹을 것이 많은 새로운 차원의 문이 열리게 됩니다.

물론,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자칫 '주인 없는 회사'가 되어 회사 자체가 엉망이 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돼 본업에서 돈을 못 벌면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이사회의 역할이 더욱 더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를 칼 같이 감시하고, 이사회도 회사의 성장과 주주의 이익을 위해 신의성실의 원칙을 갖고 일해야 합니다. 이를 어기면 책임이 뒤따르도록 면밀한 제도 정비가 필요합니다.

어쨌든, 증시 선진화는 조금씩 진행 중..


기업을 향한 실질적 대안과 주문들 뿐만 아니라 증시 주변에서의 선진화 움직임도 부지런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몇 가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 영문 서비스가 계속 업그레이드 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꼭 되었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건데요. 착착 진행이 되고 있어서 고무적입니다. 

XBRL도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공시의 목록과 타이틀도 영문화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를 보면 해외의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에 대한 공시 자료를 즉시 영문으로 검색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실제 그대로 잘 지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알게 모르게 증시 선진화를 위해서 여러분들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주고 계십니다. 개미투자자로서 이런 부분도 감사한 부분입니다.

고위 관료 분들의 한국 시장 홍보를 위한 로드쇼도 꾸준합니다. 뉴욕과 같은 곳은 물론이고 싱가폴과 태국으로 종횡무진 누비고 계십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이 좋은 결실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꿈 같은 딜은 가능할까?


여당은 상법개정에 회의적입니다. 반면에, 야당은 상법 개정에 적극적인 편입니다. 반대로 상속/증여세(이하, 상증세) 개편에 대해서 여당이 야당보다 더 적극적인 입장입니다. 상증세 개편 또는 폐지론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도 일부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정치적 대립으로 접근하면 곤란합니다. 이는 좌우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로지 경제적 관점의 문제입니다.

상법 각론이 잘 개정되면 우리나라 증시는 폭발적으로 재평가 받을 토양이 만들어 집니다. 상증세 세부담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것도 우리나라를 크게 바꾸어 놓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지배주주들이 더 이상 상증세 부담 때문에 위법적이고 이상한 행동들을 안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상증세를 폐지했는데도 터널링, 일감몰아주기를 하는 기업인에 대해서는 얻은 이익의 수십배로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상증세가 폐지되면 또 몇 가지 사회적 변혁이 뒤따를 것입니다. 3,000조 원이 넘는 자산이 고령층에게 묶여 있습니다. 상증세 폐지가 되면 이 자산 중 상당액이 부담없이 젊은 세대로 흐르게 됩니다. 이는 출산율 반등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회활력이 기대되는 부분은 또 있습니다. 해외의 부유층들이 한국 시민권을 얻기 위한 작은 당근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투자액이 유입되고, 소비도 증가할 것입니다.

제가 방구석에서 뇌피셜로 행복회로를 돌리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우선, 민주당에서 상법개정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 각을 잡고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의힘에서는 상증세 폐지를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죠. 양당 힘겨루기가 진행될 것입니다. 그러다가 이 두가지 법이 서로 딜이 되어서 동시에 다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가 되는 모양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러면 우리나라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완전 꽃길이 열리게 됩니다. 코스피 지수 5,000포인트가 아니라 그 이상도 꿈꿀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입니다.

방구석 제 뇌피셜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부유입 2,000조 원 + α


현재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은 2,000조 원을 조금 넘습니다. PBR은 0.8~0.9배 수준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항상 전쟁 위기에 시달리는 대만의 가권지수가 PBR 2.2배, 일본 니케이의 PBR이 1.5배 수준입니다. 코스피 지수의 규모가 지금보다 50% 상승하면 1,000조 원 이상이 증시로 유입된 것이고, 100% 상승하면 2,000조 원 이상의 투자금이 유입되는 것입니다.

국부를 늘리는데 이 만한 기여도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선박, 반도체.. 물론 열심히 팔아야 합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저평가 되어 있는 증시가 정상적인 평가를 받기만 해도 수 천조 원의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됩니다. 이렇게 유입된 자금은 성장률이 꺾여가는 우리나라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몇 가지 제도와 정책을 손 보는 것 만으로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렇게 큰 국부를 늘리는 방법을 두고, 우리나라가 어려운 길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상법 개정은 커녕 밸류업 프로그램도 총선이 끝나면 사그라들 이슈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근본없이 테마성으로 오른 저PBR, 밸류업 관련 기업은 정책이 발표되면 급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저는 우리나라가 변하길 바랍니다. 말이 나온 김에 우리나라가 이 기회를 잘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드는 우리나라를 구해낼 수 있는 몇 가지 카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 2월 24일 토요일
송종식 드림


2022년 12월 21일 수요일

유튜브 멤버십 운영 1년간의 소고, 진심으로 감사했던 한 해!

유튜브 멤버십을 시작한지도 벌써 1년 정도 되어갑니다. 제 딴에는 작년 이맘때쯤 결정한 가장 큰 의사결정 중 하나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무미건조하고 평온한 일상에 작은 조약돌 하나를 던졌습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유튜브 멤버십을 준비하시는 분들, 또는 유튜브 멤버십 구독을 고민하고 계신분들께 저의 소고가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멤버십과 관련해서 쓴 에너지가 조금 있었던터라 한해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기록을 남겨봅니다.

멤버십 시작 계기


"유명해지기는 싫은데 돈은 많이 벌고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튜브는 재미있는데 알려지는 건 싫습니다." 이게 제 마음입니다. 유튜브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재미있습니다. 중독성도 있습니다. 

어쨌든 일단 지금 템포로 재미없어 보이게 유튜브를 운영하면 일정 부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합니다. 문제는 라이브 방송이었습니다. 라이브의 재미를 알고 나서는 자주 라이브 방송을 했습니다. 유튜브는 라이브를 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을 늘려줍니다. 그래서인지 방송 중 초치는 사람들이 종종 들어왔습니다.

공짜로 제 경험과 노하우를 가져 가면서도 시덥지 않은 소리로 시비거는 무리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사람들을 거르려고 멤버십을 소규모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아주 소규모입니다.

이왕 하는 것, 혹시라도 잘 돼서 돈도 좀 벌리면 현금흐름도 생기니 금상첨화라서 더 즐겁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멤버십에 왜 가입할까?


누군가는 리딩방 정도로 오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멤버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리딩방은 아닙니다. 리딩은 제가 혐오하는 분야이며, 리딩을 할 실력도 깜도 마음도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 방송을 보시는 분들 상당수 인원이 베테랑 투자자들입니다. 이미 리딩 같은것을 들으러 다니시는 분들이 아닙니다.

'보통 가치투자자들은 컨텐츠에 돈을 잘 안 쓴다'라고 합니다. 큰 범주에서 보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원래 어떤 분야든 초보자 시장이 제일 큽니다. 컴퓨터 서적도 그렇고, 부동산 경매, 주식강의 등등 어떤 분야든 다 그렇습니다. 초보자가 돈을 쓰고 강의를 들으면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을 빠른 속도로 높여 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장이 인원도 많고 사람을 속여(?) 먹기도 좋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사람들을 상대해서는 그런 컨텐츠 사업을 하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가치투자 컨텐츠를 판매하는 아이투자가, 초보자들을 상대로 주식 리딩과 대출을 주력으로 영업하는 한국경제TV를 규모면에서 영원히 이길 수 없는 마음 아픈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베테랑 가치투자자, 그리고 이제 막 가치투자에 입문한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들이 제 채널에 왜 돈을 쓸까요? 그 부분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배우려고


이 '배우려고'도 두가지 갈래가 있을것 같습니다. 1) 투자자체에 대해서 아직 잘 몰라서 그걸 배우려는 수요, 2) 투자는 어렴풋이 알 것 같은데, 일상이 바빠서 기업과 산업에 대한 팔로업을 진행할 시간이 부족한 경우 이를 충족하기 위한 수요. 그렇다면 이 시간을 단축해 주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행동하게 됩니다.

실전 전업투자자의 생각 플로우 팔로업


아마도 '실전 전업투자자는 무슨 생각으로 기업을 고르고, 투자 의사결정을 하나?' 그런 궁금증도 있을 줄 압니다. 그런 호기심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하기 위한 수요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리스펙


오래도록 저의 글을 읽어 오신 독자분들도 꽤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의 사상(?), 생각, 투자관, 태도, 아니면 외모(ㅋㅋ) 무엇이 되었든 저를 개인적으로 리스펙 해 주셔서 구독해 주시는 분들인데요. 이분들도 몇몇 분을 만나 뵈었는데, 사회적으로 대단하신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그분들께서 어찌 한낱 백수에 불과한 저에게 '팬입니다'라고 말씀해 주실 때는 송구스러워서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이제는 멤버들과 정이 들어서


오래도록 함께 웃고 떠들다 보니 멤버들끼리 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제는 멤버들끼리 정도 많이 들어서, '딱히 얻을 게 없어도' 라이브에 발길을 주시고, 카페에서 소통하면서 소모임을 하시는 분들도 꽤 생기신 것 같습니다.

나는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어쨌든 저를 응원해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고, 그 중에서도 금전과 시간까지 투자하며 저와 함께하시는 분들이니 더 고마울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합니다. 블로그와 유튜브 운영을 꾸준히 열심히 하는게 일단은 멤버십분들께 드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보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다보니..?


그런 생각의 연장선에서 매주 일요일마다 멤버십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게 정형화 되거나 '매주 하겠다'고 개런티 된 것도 아닙니다. 제가 하기 싫으면 안하면 그만입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루틴을 만드는 것도 좋고, 덕분에 저도 공부를 하게 되어서 어쩌다 보니 매주 하게 되었습니다. 자리가 잡히고 나서는 빼 먹는 날 없이 개근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뿌듯하고 성취감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주말 라이브를 통해서 공부할 거리를 공유하고, 소통도 하는 등의 작업들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가격 책정


매일 발행되는 경제 신문인 매일경제의 월 구독료는 25,000원입니다. 주간지인 이코노미조선의 구독료는 월 18,000원입니다.

터무니 없는 가격을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 정도 수준에서 절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도 최선을 다해 리서치를 하고, 자료를 예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방송을 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소통합니다.

구독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월 12,000원 정도를 적정선이라고 보았습니다. 제가 갈아넣는 노동력과 그동안 축적한 지식들도 많이 들어가서 비싸지는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위 가격대에 결제를 해 주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그건 컨텐츠 보다도 저에 대한 리스펙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께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유료 텔레그램 채널 운영권유와 관련하여..


주변에서 텔레그램 채널을 다시 운영해달라는 요청이 정말 많습니다. 거짓말이 아니고 유료 채널이라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습니다.

금전적인것만 생각하면 유료 텔레그램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사실 안하면 바보입니다. 하지만 제 마음에 내키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유료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하나씩 말씀드리겠습니다.

유튜브 멤버십과 비교했을 때 유료 텔레그램은 금전적인 부분에서 압도적으로 이익입니다.

유튜브 멤버십은 결제가 까다롭고 어렵습니다. 유료 텔레그램은 무통장 입금을 받으므로 결제가 쉽습니다. 그리고 유튜브 멤버십은 수수료를 무려 40% 가까이 떼어갑니다. 1만 원을 받아도 4천 원은 구글 몫입니다. 그렇지만 유료 텔레그램은 일단 1만 원을 받으면 세전 1만 원이 모두 운영자 몫입니다. 일단 이 부분에서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모객도 유료 텔레그램이 쉽습니다. 보통 유료 텔레방 하나에 1,000명이 넘어가는 경우는 허다합니다. 한명에 3만 원만 받아도 한달 수입이 3,000만 원입니다. 전업투자를 하면서 저 정도 현금흐름이 생긴다면 그보다 압도적인 생활은 없을 것입니다. 하락장도 당연히 두렵지 않겠지요. 아무리 100억이 있어도 저 정도 현금흐름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유튜브는 모객도 어렵습니다. 특히, 저처럼 사투리가 심하고 말이 어눌한 사람은 더 그렇습니다.

유튜브 멤버십은 리딩을 하지 않더라도 투자 이야기를 다루기만 하면 유사투자자문업 등록 대상입니다. 유료 텔레그램은 보통 분기 단위로 방을 바꿔가면서 메뚜기 뛰기식 영업을 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유사투자자문업 등록을 하지 않고 단속과 법망을 피할 수 있습니다. 유료 텔레그램 운영자가 유사투자자문업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하거나, 허위의 정보를 기재하여 유사투자자문업 신고를 하면 불법이며 징역 1년 이하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는 미국 세법의 영향도 받습니다. 텔레그램은 아니지요.

그런 유리한 부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유료 텔레그램 채널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기관 등 다른 사람이 작성한 리포트 도용, 신문기사 링크 전달이 거의 전부인 운영 방식이라면 그것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옳은가? 그리고 그 수익금액이 컨텐츠를 만든 애널리스트와 기자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면 확실히 그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이런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자신의 뷰를 몇줄씩 첨가하는 채널들도 있지만, 제 생각에는 '글쎄요..?'입니다. 제가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해도 위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에 쉬이 시작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2)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과거에 무료로 대형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해 본적이 있습니다. 그 채널은 당장 유료로 전환해도 되는 수준이었다고 주변분들이 많이 귀띔해 주셨습니다. 유튜브와 텔레그램은 운영에 들어가는 에너지도 차원이 다릅니다. 유튜브와 텔레그램을 모두 운영해 본 입장에서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화장실에 앉아서 똥을 누다가도 슥슥 보낼 수 있습니다. 그냥 손가락 몇번 까딱까딱하면 뭔가를 사람들에게 보낼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 운영자가 작성한 자료도 아니고, 텔레그램 운영자 입장에서는 별 것 아닌 행위를 했음에도 사람들은 대단히 효용이 있고 감사하다는 착각을 일으킵니다.

그렇지만 멤버십 유튜브 라이브는 다릅니다. 일단 얼굴을 까야합니다. 이 부분이 큰 부담입니다. 제가 앉아 있는 환경도 구독자들이 다 지켜보고 있지요. 정갈하게 앉아서 해야합니다. 매주 일요일 마다 라이브를 하고 있는데, 한번 방송하면 연속으로 5~6시간 동안 불태웁니다. 

1주일 동안 주말 방송을 위해서 꾸준히 공부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제가 원래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에너지와 자원이 상당히 들어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람들과 매주 5~6시간씩 만나서 공부를 하면서 공부 이외의 소통도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값을 환산할 수 있을까요?

저는 투자 공부를 시작한 지인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돈이 있으면 엄한데 쓰지 말고 대가들이 쓴 책을 사서 읽으라고 조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유튜브 멤버십 라이브에 훨씬 더 많은 자원을 씁니다. 한달에 만 원을 쓰신 분들에게 대가들의 투자 서적에 투자하는 것 이상으로 압도적인 것들을 퍼담아 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얼굴 알려지는 게 부담스러워 작은 허들로 시작한 멤버십 방송이지만, 이제는 저를 좋아하고 리스펙 해주시는 분들께 저도 무언가 드리고 싶어서 보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에 연속 5~6시간, 매월 20~24시간 방송을 합니다. 제가 공부한 것들을 다 공유합니다. 그리고 즉석에서 저와 묻고 답하고 소통이 가능합니다. 이런 압도적인 리워드가 있는 방송이 한달에 고작 1만 원입니다.

그런데 텔레그램으로 남들이 쓴 컨텐츠를 도용하고, 손가락 장난질 찍찍 하면서 한달에 3만 원에서 5만 원, 나아가 8만 원에서 10만 원 이상을 받는 것은 양심상 도저히 실행할 수가 없습니다. 유튜브 멤버십 이상의 가성비와 리워드를 드리기가 어렵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텔레그램 재개설을 기다리시는 분들은 그냥 제 유튜브 멤버십 방송에 놀러 오세요.

멤버십 방송을 시작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1년 전에 구독을 시작하신 분들이 대부분 해지를 하지 않고 구독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멤버들끼리, 그리고 저와도 더 돈독해졌습니다. 종목을 찍어주고, 매매를 리딩해주는 방송도 아닌데요. 신기합니다. 그런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멤버십 수입


유튜브 채널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실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멤버십 수익은 들쭉날쭉합니다.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1년 정도 운영하니 어느 정도 평균치는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금액만 놓고 보면 편의점 아르바이트, 신문배달 아르바이트 보다 훨씬 못합니다. 정말 훨씬 못합니다. 유튜브 멤버십으로 한달에 수 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번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습니다. 그것은 그분들의 역량이며 그분들의 영역입니다. 특정 분야에서 연예인급 인지도나 실력을 가지신 분 정도만이 도달할 수 있는 고지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 역량이 뛰어난 아주 극소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저도 그 정도 벌 수 있으면 아주 좋겠습니다만, 해보니까 저는 중소기업 직장인 수준으로 버는 것도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모두가 이런저런 명분을 앞세우지만 유튜브를 시작하는데 돈이 결부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유튜브는 돈을 좇으며 시작하면 지칩니다. 몇달 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게 됩니다. 애초에 돈을 보고 유튜브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사람을 지치게 만들거라고 생각합니다. 멤버십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극소수 거대한 팬덤을 가진 사람들의 멤버십 수익을 듣고, '나도 해볼까?'하면 99.999% 그렇게 벌지도 못할 뿐더러 지쳐서 중간에 나가 떨어집니다. 

구독자 16만 명을 보유한 한 연애채널이 있습니다. 이 채널에서는 멤버십으로 한달에 2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린다고 공개한 바 있습니다. 대충 계산기 두드려 보시면 답이 나오시겠죠?

유튜브는 내가 좋아서, 재미있어서 하지 않으면 지쳐서 중도포기 하게 되어 있습니다.

금전적 수입 외 얻은 것


금전적 성취까지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안 그래도 그만입니다. 금전적 성취를 제외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아무래도 타인으로부터 10원이라도 받다 보니 '유튜브를 더 꾸준히, 성실하게 운영해야겠다'는 책임감이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주기적 루틴이 생겼다


매주 방송을 하는 것이 멤버들과 약조한 것은 아닙니다. 일단 제 스스로와의 약속이었고, 이 약속은 비교적 잘 지켜졌습니다. 지금은 멤버분들도 이 루틴에 맞춰서 생활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개인적으로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아주 큽니다.

나태한 전업투자자 생활에 일상의 작은 루틴들이 생기니 제 삶과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나도 강제로 공부를 하게 된다


직장에 다니는 분들보다야 자유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투자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전에는 너무 게을렀습니다. 하지만 정기적인 멤버십 라이브를 하면서 부터는 저도 좀 더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멤버십 방송 덕분에 저도 백수한량이 아니라 부지런히 무언가 하면서 살아가는 생동감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좋은 기운을 얻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얻었다


구독자 중 한 사람이 조언한 대로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원칙을 지키려 하고 있습니다. 굳이 서로의 사생활을 공유하거나 오프라인에서 관계를 거미줄처럼 만들어 나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인생의 리스크를 높이고 훗날 고통을 줄 수 있는 행동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으로 1년 가까이 만나면서 소통하다 보니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인데도 서로 필명만 봐도 반갑고, 오랜 친구들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는 느낌도 듭니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멤버십 라이브에 참여하시는 분들 대부분 사회생활을 하는 분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재무/회계,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화학, 물리, 자영업, 학계, 의료, 법조, 건설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라이브를 하면서 서로 전문분야에 대해 조언을 주고 받다보니 되레 제가 더 많이 배우게 된 한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온라인으로 친밀감을 키워가는 와중에 몇몇 분들은 실제 오프라인에서 뵙기도 했습니다. 정말 한분 한분 대단하고 멋있는 삶을 사시는 분들이셨습니다. 그렇게 알음알음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었던 2022년 한해가 되었습니다. 멤버십 라이브를 시작하고 나서 좋은 사람을 얼마나 많이 얻었는지 모릅니다. 그것은 감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아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미와 물관리를 한번에 챙기다


무형자산을 다루는 업종에서 밥벌이를 해왔으면서도 '무엇가를 배우는데 돈을 내는 것'을 상당히 꺼림칙하게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은 꽤 오래갔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대학도, 학원도 다 돈을 내고 무언가를 배우는 곳입니다. 사짜들이 판치는 재테크 시장도 '돈을 내고 무언가를 들으려는 수요'가 굉장히 크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좀 왜곡이 되어 있었습니다. 주식시장만 해도 그 중 가장 수요가 큰 곳은 소위 '종목을 찍어주고, 매매 타점을 알려주는' 리딩 시장이 가장 큽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큽니다. 그런식의 유료사업은 정말 안 좋게 봅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 대한 '지식의 틀을 잡는데 들이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돈을 내고 듣는 것은 나쁘게는 안봅니다. 저는 독학파라서 어지간하면 스스로 공부하고 배우는 타입입니다만, 세상사람 모두가 저 같을 수는 없습니다.

멤버십을 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강사에 대한 리스펙으로 금전적 지불을 하면서 무언가를 배우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 분도 많았습니다. 재테크에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분들과 일일이 친해지면서 면면을 보니, 사회적으로도 상당히 성공하신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학벌도 좋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했고, 금전적으로도 여유 있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그래서 저도 생각을 고쳐 먹게 되었습니다. '비용을 지불하고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는 사람들 중에 훌륭하신 분들이 많구나, 모두가 나처럼 독학파는 아니구나.'

한편, 그런 분들이 모이다 보니 커뮤니티의 물관리도 상당히 잘됩니다. 네이버 뉴스 아래에 달리는 댓글과 대형 유튜브 채널의 공개 라이브에 몰려 드는 사람들의 수질이 3급수나 5급수 쯤 된다면, 이렇게 소정의 금액으로 허들을 만들고 나니 모여 드는 분들이 1등급 청정수 분들입니다. 

공짜로 뭔가를 취하려고 하는 분들보다 이렇게 대가를 지불하고 뭔가를 취하려는 분들이 역설적으로 더 기품있고, 매너도 있다는 것을 피부로 절절히 느낍니다. 그리고 다들 군소리들도 없으십니다. '진작에 유튜브 멤버십을 할 걸' 싶은 후회가 밀려 옵니다. 멤버십 라이브에서 소통이 즐거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물관리가 된 사람들끼리 어울려 노니까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지난 1년간 진행한 컨텐츠


밸류에이션 공부


오랜 염원 중 하나였던 밸류에이션 공부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원래는 블로그에 시리즈물 컨텐츠로 만들 계획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유튜브에서 소통하면서 공부하는 쪽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함께 밸류에이션에 대한 공부를 하나씩 진행했습니다.

DCF 이론 수업 중 <자료 : 유튜브 채널 '재간둥이 송선생'>

DCF 실무 수업 중 <자료 : 유튜브 채널 '재간둥이 송선생'>

밸류에이션 수업은 현재까지 5회가 진행되었습니다. 


RIM 이론 수업 중 <자료 : 유튜브 채널 '재간둥이 송선생'>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수업을 하니 장점이 많았습니다. 먼저, 이쪽을 전공하신 분들이 계셔서 코멘트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참여자의 질문이 있는 경우 즉각 답변을 줄 수 있어서 컨텐츠가 더 풍부해지는 감도 있었습니다.

기업(종목) 알아가기 공부


매주 1개에서 2개 정도의 기업에 대해서 간략하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종목 추천 개념이 아니라 기업에 대한 지평을 넓히기 위한 목적입니다. 가끔 빼먹을 때도 있지만 1년 루틴을 제대로 지키기만 하면 미니멈 52개의 기업을 새롭게 알아갈 수 있습니다. 더 이상 넓혀갈 지평이 없을 때에는 기존 기업에 대한 팔로업도 진행하였습니다.

컬럼비아스포츠웨어, 아이패밀리에스씨, 대한약품, 아프리카TV, 일신방직, 제이에스코퍼레이션, 코웰패션, 조에티스, 츄이, 가비아, 신성통상,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네오위즈, 동국제약, 성광벤드, 파블로항공, 클리오, 신세계 I&C, 와이지-원, DN오토모티브, 모트렉스, 현대모비스, JTC, 이녹스첨단소재, 시디즈, 우리바이오, 한국가구, 고려신용정보, 경동나비엔, 디씨엠, CJ제일제당, 이상네트웍스, 인바디, 노바렉스, 오리온, LX인터내셔널, T. Rowe Price 등의 기업들에 대해서 공부하였습니다.

산업 공부


종종 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차전지 공부 중 <자료 : 유튜브 채널 '재간둥이 송선생'>

2022년 한해동안 임플란트, 전기차 배터리, 라면, ICT 프리랜서 외주시장, 웹/앱 인터넷 산업,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시니어산업, 일본OTT, 게임, 기자재, 음식료, 건설, 자동차, 타이어, 카메라모듈, 전력도매(SMP), 폴더블/핸드셋, 인구구조 변화 대응, 금융투자소득세 대응 방법 등을 공부하였습니다.

라면 산업 팔로업 중 <자료 : 유튜브 채널 '재간둥이 송선생'>

내년에도 새로운 산업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올해 공부했던 산업들은 f/up 차원에서 업데이트 하는 시간도 있을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기업공부는 국적을 가리지 않습니다


한국에는 여전히 싸고 훌륭한 기업이 많습니다. 저와 다수의 전업투자자들은 한국 기업에 관한 베테랑 투자자들입니다. 그러나 투자 대상을 한국에만 국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슬슬 해외의 좋은 기업도 발굴하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축구와 재무가 전세계에 통용되는 언어이듯이 투자 프로세스와 방법론도 세계시장 어디에 있는 회사든 적용이 가능합니다. 그런 이점을 충분히 누리는 것도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도구들과 잡기들


저는 한글을 배우면서 동시에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 없는 제 인생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다른 전업투자자들에 비해서 블로그나 유튜브를 비교적 즐기면서 소통하는 것도 이와 같은 배경 때문입니다.

컴퓨터를 잘 다루는 것 하나만으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이든, 사업가든, 투자자든요. 그런 부분에서는 제가 나름대로 강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에 도움이 될만한 컴퓨터 사용 팁이나 서비스 사용팁도 부지런히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컴퓨터를 알면 1분 만에 할 수 있는 일도, 모르면 10시간이 걸리는 일들이라고 생각되면 앞으로도 가차없이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투자철학 이야기


집중투자와 분산투자에 대해, 종목별 비중에 대해, 하락을 대하는 태도 등 투자철학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어 보았습니다. 이 부분은 여기저기서 계속 듣던 이야기의 반복이고, 저 역시 반복해서 하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 리마인드하는 것은 그 횟수가 아무리 많아도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투자관련 지식


동시호가제도 이해, CB/BW, 미국주식시장 기본 지식, 공시자료 다루는 법, 필요한 자료를 찾는 법 등 투자 실무와 관련해서 하나하나 짚어 드릴 부분이 있으면 다루어 왔습니다.

인생이야기와 잡담


투자는 우리 인생과 결이 맞닿아 있습니다.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투자자가 되는 순간 철학, 심리, 인생부터 해서 과학기술과 정치/외교까지 그 결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인생 이야기로도 넘어가서 다양한 인생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 코너를 좋아하는 멤버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목..?


투자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분은 언제든 질문을 주셔도 됩니다. 그래서인지 종종 투자와 관련된 질문이 들어오고 저는 거기에 답변을 드리는 코너도 생성됩니다. 그런 분위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소통이 오갑니다. 시간이 흐르다보니 멤버들끼리, 그리고 저와 멤버들간에도 상당한 유대관계와 친목이 생겼습니다. 친목관계라고 해서 서로의 사생활을 모두 공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온라인에서 만나서 소통을 하다보니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합류하고 싶은신 분들은 언제라도 환영입니다. 우리 형들 똑똑하고, 따뜻하고, 착합니다.

이 중 마음이 맞는 분들은 지역별 개별 스터디 등 소모임을 만들어서 정기적인 오프라인 모임을 하는 사이로 발전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4개의 소모임이 자발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내년 계획


기본적으로 올해 했던 것과 비슷한 구성과 텐션, 분위기를 유지할 계획입니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는 카메라 앞에서 말 하는 것 자체가 어색했습니다. 하다보니 이제는 카메라 앞에서 말 하는 것은 익숙해졌습니다. 라이브 방송도, 멤버십 라이브 방송도 처음에는 많이 어설펐습니다. 이 역시 하다 보니 점점 디벨롭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틀도 잡히고 방향성도 잡혔습니다.

내년에도 방송을 하면서 짬밥이 쌓일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뺄 것은 빼고, 더할 것은 더해서 더 유익하고 즐거운 방송을 하고자합니다.

돈을 쓰지 않고도 오래도록 제 글과 이야기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을 줄 압니다. 그리고 이제는 필명이나 성함만 보아도 눈에 익은 분들도 많습니다. 그분들께도 가슴 속 깊은 곳에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10원이라도 돈을 쓰는 분들은 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누군가의 팬입니다. 확실히 누군가에게 돈과 시간을 10원이라도 1초라도 쓴 다는 것은 그를 아주 많이 리스펙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멤버십 방송을 들어주시고, 시간을 내서 라이브에서 늘 함께 해주시는 분들께도 특별히 더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는 그런 분들께 무엇을 돌려 드릴 수 있을지 항상 궁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것 하나라도, 제가 공부한 것 하나라도 더 공유하고 싶은 이유가 그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저 역시 많이 얻고 있습니다. 게으른 제가 강제로 공부를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저도 내년에 투자는 투자대로, 유튜브도 유튜브대로, 일상도 일상대로 멋지게 살아보겠습니다. 2023년에도 모두 화이팅합시다!

짧은 댓글 하나하나가 모여서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주시는 응원의 댓글을 먹고 오늘도 살아갑니다.

2022년 12월 21일
송종식 드림

멤버십 영상 다시보기 링크 모음


밸류에이션 시리즈


라이브 다시보기 모음


회원전용 영상 모음




2020년 11월 10일 화요일

화이자발 낭보와 한국(특히 코스닥)시장 하락

어젯밤에 화이자발 낭보가 전세계를 휩쓸었습니다. 세계의 자본들 역시 통신망을 타고 그 무엇보다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밤새 유럽 각국의 주식시장은 폭등을 거듭하며 들썩였습니다.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저도 기뻤습니다. 투자는 둘째치고 잃어버린 우리의 일상을 곧 찾으리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잠들었습니다.

9시. 우리 시장도 개장했습니다. 우리 시장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깊은 조정을 받았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차익실현 매물이 많았습니다. 이는 전날밤 나스닥이 힌트를 주어서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화이자 백신으로 전세계가 들썩이던 날 밤, 스터디 멤버들과의 대화 중 일부

그간 우리의 코스닥 시장 상승을 이끈것도 언택트로 대변되는 인터넷/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들과 바이오 기업들이었습니다. MAGA니 FAANG이니 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소수 테크 기업들처럼, 우리에게도 코스닥 지수 상승을 견인한 소수 테크기업과 바이오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특히 부각을 받았던 섹터이자 기업들입니다. 이들 기업들 중 다수는 밸류에이션을 무시하면서 상승했습니다. 심지어는 PDR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 내게 만든 주역입니다. 인류 전체에게 있어 이들의 영향력이 막대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터무니 없는 시가총액을 합리화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동안은 이들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 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PDR이라는 해괴한 지표가 등장했습니다. 더욱이 이들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터무니 없음을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사실 주가가 하락할 유인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어제 발표된 '화이자 백신의 코로나 예방 효과 90%' 소식은 이들의 주가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한 트리거가 되어 주었습니다.

시장의 하락과 상승에는 항상 후속 이유가 따라 붙습니다. 주식을 십수년째 하고 있지만 지금도 지수의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라고 하면 저는 하지 못합니다. 

다만, 언제나 그랬듯이 사람들은 시장의 상승과 하락에 그럴듯한 이유를 갖다 붙입니다. 대부분은 이래도 맞고, 저래도 맞는 말 수준입니다. 똑같이 금리를 올려도 어떤 때는 지수 상승의 이유가 되고, 또 어떤 때는 지수 하락의 근거가 됩니다. 끼워 맞추기 나름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시장 하락은 그런 상황들과는 결이 좀 다릅니다. 충분히 이유가 있었고 또 예견된 하락이었습니다. 지수의 거품을 코로나 수혜 업종들이 만들었고, 화이자의 백신은 그런 거품을 꺼트리는 트리거가 되기에 충분한 재료였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서구 사회가 초토화 되는 동안 우리나라는 비교적 평안했습니다. 여러 선진국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을 법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슈가 종료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한국을 찾았던 많은 돈들이 다시 원래 매력이 더 높았던 나라들로 돌아갈 여지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앞으로 추가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낮아진 상태입니다. 환율 또한 중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어오기에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를 끌어 올리고 환차익 까지 누릴 수 있으니 좋을지 몰라도요.

다만 꼭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 이틀, 길어야 일주일이나 한두달의 시장 분위기는 그다지 지속되기 힘듭니다.

컨택트 시대가 돌아온다고 해서 구글과 네이버를 안 쓸 수는 없습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언택트 경제를 이끌어 간다고 해서 우리는 밥을 안 먹고 살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은 공존하는 것이며 양측의 파급력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시장은 말 만들어 내기를 좋아합니다. 언택/컨택은 시장이 만든 말장난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둘을 양분해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기간의 수급 변동에 따른 출렁임은 있더라도, 언택이든 컨택이든 돈을 잘 벌고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의 주가도 그에 맞춰서 우상향 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호들갑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런 조울증을 이용만 하면 됩니다. 끌려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택이든 컨택이든 열심히 일하고 돈을 잘 벌며,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골라서 마음 편하게 투자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날을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가 조금 변할 여지는 있습니다. 가령, 올해 주식 투자를 시작하신 분들이 '가즈아'를 외쳤던 묻지마 고밸류 종목들의 상승 종료 후 쉬어가기, 정상적인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었거나 저평가를 받고 있던 돈 잘 버는 기업들의 재조명 등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하루만 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헤지를 위한 코스닥 인버스 일부 + 통상 가치주(성장주, 가치주 구분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라고 불리는 돈 잘벌고 저평가 된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사람들은 이제 조금씩 숨통을 터나갈 희망이 보인 하루였습니다.

2020년 11월 10일
송종식 드림


2016년 5월 4일 수요일

자산재평가에 대해

시장에는 기업의 자산가치에 주목하는 투자자분들이 꽤 있습니다. 주로 1) 교과서적인 그레이엄식 가치투자를 부분적으로 추종하고, 2) 주주는 기업 일부를 소유하며, 3) 순자산보다 낮은 시가총액 상태에서 주식을 사면 시가총액-순자산의 차액 부분은 공짜로 획득하게 된다는 논리를 가지고 투자하는 자산주 플레이어 분들입니다.

물론, 자산주 플레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없지는 않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 기업의 일부를 소유한다고 해서 그 회사가 가진 자산을 실제 내 마음대로 현금화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냐?, 2) 기업은 이익을 내야하지 땅만 시총보다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주가가 당장 오르지는 않는다. 큰 손의 수급이 들어와서 한번씩 급등하기는 해도 언제 오를 줄 알고? 같은 식의 반론입니다.

저는 양쪽의 의견이 일견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투자 철학을 존중하는 것이 숙련된 프로 투자자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기 방식만 옳고 다른 투자자의 투자 방식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 투자자는 아직 프로가 아니라는 증거가 됩니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습니다. 오늘은 서로의 투자 철학에 대해서 쓰려고 한 것은 아니구요. 기업들이 가진 자산, 특히 부동산 자산과 관련해서 생각을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자산재평가란?


자산재평가의 개념은 간단합니다. 기업이 어떤 토지를 100억에 구입할 때, 이를 장부(재무제표)에 100억에 구입했다고 기록합니다. 원가법을 따른다면 그 기업이 토지를 구입한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장부상에는 토지의 가격이 100억으로 기록돼 있을겁니다. 그러나 그 토지의 실제 가격은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훨씬 더 올라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근처의 개발 이슈에 따라 실제 가격은 훨씬 더 높이 뛰었을 가능성도 큽니다.

이런 경우 기업이 그 100억 주고 산 토지의 자산을 재평가하여 장부에 시가(공정가치)로 다시 기록하게 되면 그 자산이 재평가돼 장부상에 구입 당시 가격이 아니라 현재 실제 가격이 반영되는 것입니다.

링크 : 두산백과 사전에서 정의한 자산재평가의 의미

자산재평가의 장단점


유형자산의 재평가는 굳이 의무적으로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즉, 자산재평가는 기업의 의무사항이 아닌데도 왜 유형자산 재평가를 하는 기업이 있고 안 하는 기업이 있는지 간략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자산재평가를 할 경우 기업이 획득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을 몇 가지 나열하겠습니다. 1) 자산 재평가 이후 유형자산의 장부가가 급증한다면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습니다. 부채비율이 낮다면 시장에서 바라보는 기업의 안정성도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습니다. 2) 유형자산의 증가로 BPS가 높아져서 PBR이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오므로 저평가 된 주가가 상승해 기업의 시장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자산재평가가 가져오는 단점도 만만찮게 존재합니다.

1) 자산재평가를 시행하면 이후에는 매년 자산재평가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큰 기업들에게는 별 부담이 안되겠지만 작은 기업들은 매해 자산재평가를 하는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2) 자산재평가 이후 유형자산이 증가하면 토지를 제외하고는 감가상각비가 높아져서 당기순이익이 낮아지고 분모인 자본총계가 커져서 ROE가 낮아집니다. 따라서, 숫자상 기업의 수익성이 감소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3) 자산재평가로 발생한 차액의 1/5 이상이 이연법인세 부채로 잡혀서 추후 기업의 현금흐름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4) 그 이유로 배당에 소극적인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5) 증여를 앞두고 있는 가족 기업의 경우에는 주가가 상승하면 증여세가 증가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것은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좋은 일은 아닙니다. 따라서 증여 기간 동안 최대주주 입장에서 자산재평가를 해서 기업의 가치를 높일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6) 유형자산의 공정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감정평가사의 역량에 따라 매우 어려운 작업이 될 수 있고 절대적 기준도 모호하기 때문에 기업이나 주주들의 바람과 달리 의외로 장부가 이하로 자산재평가가 돼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주주들이 원했던 BPS 증가가 아니라 BPS가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산재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 모멘텀이 발생


실제 기업이 보유한 토지를 중심으로 자산주 투자자들의 활동이 활발합니다. 자산재평가를 하지 않고 수십년 전에 구입했던 가격대로 토지 가격을 장부에 반영한 기업들이 아직도 시장에 많기 때문입니다. 장부상 토지의 가격과 현재 시세가 압도적인 차이를 내는 경우 그 기업의 실제 PBR이 급감하기 때문에 자산주 투자자들의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실제 토지의 가격이 장부가 보다 현저히 비싸다는 아이디어만으로 투자를 하기에는 소액주주들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큰 자금을 보유한 자산가분들이야 이런 종목에 투자해놓고 3년이든 5년이든 기다릴 여력이 되지만 소액 투자를 하는 분들이 이런 기업에 투자를 해놓고 5년, 10년 마냥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이런 자산주의 경우 주가가 급등하게 되는 모멘텀이 크게 3가지 경우에 발생합니다.

먼저, 1) 자산의 숨은 가치를 보고 큰손이 주식을 매집해서 끌어올리는 수급상 이슈가 생긴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의 대표적인 사례를 들면 만년 저평가 기업이었다가 최근까지 주가가 급등한 BYC의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BYC의 경우에는 보유하고 있는 실제 토지의 가치는 1조를 넘지만 장부상으로는 자산재평가를 하지 않은 상태여서 보유 부동산의 가치가 과소계상 돼 있습니다.

자산재평가를 하지 않음에도 주가가 급등한 것은 BYC의 자산가치를 눈여겨 본 모 큰손 투자자분이 동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했기 때문입니다.

PBR 플레이는 소액투자자들에게도 주가의 하방을 지켜준다는 측면에서 아주 의미가 없는 지표는 아닙니다만,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큰손분들에게는 매우 의미있는 지표입니다. 현금과 토지가 시가총액보다 많은 기업을 인수해서 청산시켜버리거나 배당으로 다 빼내면 손쉽게 큰 투자이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위 사례에서 든 BYC의 경우에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서 큰손 투자자가 회사를 청산시킬수야 없겠지만 주가를 끌어올려서 시장의 주목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 모멘텀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BYC의 투자 사례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제가 과거에 분석해 둔 BYC분석글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에서 살펴 보았지만 최대주주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자산재평가를 했을 때 얻을 이익보다 손해가 더 많습니다. 굳이 자산재평가를 할 유인이 별로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자산재평가를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사례가 있지만 우선은 2) 기업이 급하게 보유 토지를 매각해야 할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장부가로 10억짜리 토지의 현재 시세가 100억이라면 재평가를 안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기업이 빼도박도 못하고 자산재평가를 할 수 밖에 없는 경우 중 하나로 3) '외부감사인 강제 지정제도'가 있습니다. 이 제도는 기업의 회계 업무를 투명하게 감시하고 최대주주나 기업의 비리로부터 투자자나 거래사 등의 이해관계자들을 보호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외부 감사인 지정이 껄끄러운 기업이나 최대주주의 경우에는 어떻게든 외부 감사인의 강제지정을 피하고 싶은 심리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고,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며, 동종업계의 부채비율 1.5배를 초과하는 세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하면 정부에서 이 기업에 강제로 외부 감사인을 지정해서 회사를 털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이 조건에 해당하는 기업이 가장 손쉽게 외부감사인 지정을 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유형자산의 재평가'가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토지의 공정가치를 재평가하여 그 가치가 현저히 증가하면 부채비율을 감소시켜서 외부감사인 지정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대한방직의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대한방직은 시가총액이 200~300억 하던 시절부터 전주의 토지 시가가 4,000억이 넘는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아왔지만 그 토지를 매각하거나 활용하거나 자산재평가를 할 기미가 없었기 때문에 만년 저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외부감사인 지정요건에 해당이 되면서 자산재평가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왔고, 이를 미리 간파한 큰손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입하면서 급등하게 됩니다. 제가 예전에 작성해 두었던 대한방직의 사례도 한번쯤 읽어보시면 재미있으리라 생각됩니다.

4) 마지막으로 자산주가 움직이는 경우는 강세장의 끝물 분위기때 자금 순환이 대거 이뤄질 때 입니다. 이강세장의 끝무렵 혹은 갑자기 자산주들이 급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갈곳 잃은 자금들이 한번씩 자산주들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제 생각에 이 경우를 기다리는 건 감나무 아래에서 감 떨어지길 기다리며 입벌리고 있는 꼴 밖에 안되고 앞서 설명드린 3)번의 경우를 찾아서 투자를 하는 게 가장 현명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6년 5월 4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