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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5일 일요일

재벌과 소액주주의 이익의 합치 - 밸류업의 진정한 완성을 위한 마지막 블럭


우선 주제가 너무 거창해서 걱정입니다. 저는 관료도 아니고 정책 당국자도 아닙니다. 당연히 제도권에 속해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저 주식투자를 좋아하는 평범한 개인투자자 중 한 명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평범한 개인투자자 중 한명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정도로만 가볍게 봐 주시면 감사드립니다. 

덧붙여 이 곳은 학술적인 공간이 아닙니다. 그리고 영향력이 있는 공간도 아닙니다. 저의 개인 블로그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내용 중 비전문적인 부분이 있거나, 잘못된 내용이 있더라도 널리 양해해 주시면 감사드립니다. 틀린 부분이나 생각이 다른 부분은 매너있게 지적해 주세요. 그러면 저도 지적해 주시는 부분에 대해서 감사히 배우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그리고 글 제목에는 '재벌'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읽어 주십사 약간 관심을 끌어 보았습니다. '재벌'이라는 단어 보다는 '지배주주'라는 표현을 쓰는 게 더 옳겠습니다. 이 점도 감안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정치권의 증시에 대한 관심, 단비같고 고마움


며칠 뒤면 밸류업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이 발표됩니다. 그동안 언론에 하나씩 풀려 온 내용들이 있어서 대략적인 윤곽은 다 노출이 된 상태입니다. 저도 기대 반, 기대없음 반으로 해당 내용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획되기 전 부터 제가 주변에 늘 이야기 하던 부분이 있습니다. 지인들에게도 끝 없이 말했고, 유튜브 라이브 등에서도 주장하던 부분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글을 남겨 두려 합니다. 진작에 썼어야 하는 글입니다. 요즘 블로그에 글을 쓸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이 글도 뒤늦게나마 시간을 쪼개서 씁니다.

요즘 우리나라 정치권은 증시 부양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국회까지 나섰습니다.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다양한 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정말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국가가 가진 펀더멘털에 비해서 너무나 과도한 저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지적이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누가 나서서 쉬이 고칠 수 있는 부분도 아니었습니다. 복잡다단한 사회의 여러가지 것들이 얽히고설킨 복잡하고 거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실타래가 꼬여도 잔뜩 꼬여 있습니다.

트리거가 된 코로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온 세상에 퍼졌던 시절, 돌이켜 보면 감옥 같았습니다. 이제는 아련한 이야기가 되었으니 시간이 정말 빠릅니다. 

이 기간, 미국을 필두로한 전 세계는 돈 풀기에 나섰습니다. 우리나라도 여러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풀었습니다. 시중에 통화량이 역대급으로 풀렸습니다. 온 세상의 자산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길거리의 돌멩이조차도 자산화 되어 가격이 오를 정도였습니다. 컴퓨터 화면에 그려진 도트 그림도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물론, 수십억 하던 것들 중 상당수가 지금은 휴지 조각이 되었지요. 

당시에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투자 열풍은 당연히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게 만들었습니다. 주식 시장은 당연하고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도 급등했습니다. 이 시기에 집을 사지 않거나 주식 투자를 하지 않으면 '벼락거지'라는 신조어도 생길 정도였습니다. 집을 사지 않으면 영원히 살 수 없을 것 같은 공포감이 사람들을 사로 잡았습니다. 너도나도 집을 사기 위해 빚을 내서 뛰어 들었습니다. 가히 투자 열풍의 시대였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집 밖의 생활에 제한을 당했습니다. 해외여행은 멈췄습니다. 회사의 업무도 집에서 보아야 하는 시절이었습니다. 당연히 온라인 세상은 사람들로 더욱 북적이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유튜브, 배달의 민족과 같은 온갖 온라인 서비스가 대규모로 성장을 합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당시에 활동하던 주식과 부동산 투자 유튜버들의 채널이 순식간에 커졌습니다. 투자 수요에 맞물려서 투자 관련 채널들도 모두 덩치를 키웠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 주식투자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투자활동 중 가장 적합한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여러 지표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442만 명이었던 우리나라의 실질 주식 투자자의 수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2년에는 1,440만 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돈의 흐름이 부동산 보다는 기업으로 흘러야 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시각에 적극 동의합니다. 기업이 잘 되어야 나라가 잘 됩니다. 그래야 부동산 가격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 정치권에서는 증시 부양에 혼신의 힘을 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코로나 이후에 급격하게 늘어난 주식투자자의 숫자도 정치권을 움직이는 데 기여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는 주식투자자의 숫자가 1,000만 명을 넘으니 무시할 수 없는 유권자층이 되었습니다.

'코로나'라는 트리거가 나비효과를 일으켰습니다. 그게 현재의 밸류업 프로그램까지 이어진 걸 생각해 보았습니다. 세상은 정말 복잡계임을 상기하게 됩니다. 어쨌든 예전엔 늘 부동산 경기 부양에 집중하던 정치권입니다. 최근에는 그래도 증시 부양을 위해서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습니다. 이 점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주식투자자는 무엇으로 돈을 버나?


통상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면서 돈을 버는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1) 배당으로 나오는 현금흐름, 2) 시세차익입니다.

먼저, 배당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간혹 무배당을 고수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 경우, 이익잉여금을 성장을 위한 투자에 쓰기 위한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가 고성장만 잘 하면 주주들도 큰 불만을 갖지 않습니다.

문제는 배당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딱히 회사가 성장을 하는 경우도 아니고, 성장을 위해 투자하는 경우도 아니고, 회사에 잉여금을 계속 쌓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쌓아 둔 재원은 자기 친족과 관련된 회사를 매입하는데 쓰는 최악의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 회사들의 상장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배당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당과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지표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배당성향'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배당성향은 당해 순이익 중에서 얼마를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나눠주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21년 미국 상장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41%, 프랑스 45.4%, 영국 56.4%, 일본 31.1%, 중국 28.4%입니다.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의 배당성향은 26.7%입니다. 중국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둘째, 시세차익 & 기업의 성장과 동행하는 투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경우에는 주가가 상승해야 투자자들이 돈을 법니다. 센티멘트 변화, 내러티브, 수급 등의 요인은 배제하겠습니다. 주가가 회사의 펀더멘털 가치를 잘 반영하는 것이 건강한 시장일 것입니다. 미국 시장은 대체로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그러지 못합니다. 장기적으로 주가는 펀더멘털을 따라가기는 합니다. 하지만 기업의 성장과 가치를 온전히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일단 생각해 볼 부분은 회사와 연관된 사람들에 대한 것입니다. 회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합니다. 경영진과 이사회, 지배주주, 비지배주주, 근로자, 채권자, 세무당국, 규제기관 등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경영진과 이사회, 지배주주, 비지배주주의 이익이 합치되는 것입니다. 모두가 이익의 원천이 같아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되고 권리가 무시됩니다. 이 부분이 한국 시장의 저평가 해소를 위한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우선 다른 이야기를 먼저 하고, 이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하겠습니다.

일단 좋다! 하지만, 숫자만 개선해서는 2% 부족


다음주 월요일, 그러니까 26일에 밸류업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윤곽이 나옵니다. 그 전 까지 일부 언론사들 중심으로 매일 새로운 내용들이 하나씩 공개되고 있습니다. 'PBR을 높이지 못하는 기업은 망신을 주겠다', 'PBR뿐만 아니라 ROE도 함께 개선하라', '밸류업 참여 우수기업은 온라인에 공개하고 특전을 주겠다', '우수기업은 세무조사를 한시적으로 면제해 주겠다', '배당성향을 높이는 기업은 그 부분만큼 법인세를 면세해 주겠다' 등 개미투자자 입장에서 고무적인 내용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이야기 나온 것만 잘 이행되어도 대단한 진전이기는 합니다.

저PBR테마? 밸류업 프로그램?


일단 시장은 '저PBR'이라는 간략한 지표하나에 반응하고 있습니다. 어떤 큰 이슈가 등장하면, 시장은 처음에는 간단한 것에 흥분합니다. 그리고 점점 더 디테일하게 움직입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처음에 시장참여자들은 PBR 1배 미만 주식 찾기에 골몰했습니다. 나중에는 PBR이 더 낮은 회사를 찾으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더 나중에는 자칫 그런 회사들이 거대한 밸류트랩임을 깨달았습니다. 펀더멘털을 보는 투자자들은 진작에 그런 것들을 피해 다녔습니다.

정부에서 하나씩 발표하는 내용들을 보면 주식투자에 대해서 꽤 이해도가 높은 수준의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나 집단이 있는 듯 합니다.

정부에서는 PBR 개선 뿐만 아니라 일정 수준의 ROE를 유지하는 것도 주문했습니다. 맞습니다. 이래야 합니다. 옛날에 돈을 많이 벌어 놓은 회사는 PBR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신생기업, 그 중에서도 무형자산 베이스의 회사는 PBR이 높게 나오는 경향도 있습니다. PBR을 강제로 높일라치면 자본총계를 억지로 망가뜨리면 됩니다. 그 지표하나에 대한 눈 속임이야 기업들 입장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PBR 지표 하나만으로 좋은 기업 여부를 알 수는 없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저평가 여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ROE도 같이 개선해야 하면 미션이 조금 더 펀더멘털의 실질적인 개선쪽으로 탄탄해 집니다.

왜냐하면, ROE를 만드는 분모인 자본총계를 낮추거나, 분자인 순이익을 꾸준히 높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찌감치 미국에서는 이러한 틀 아래에서 주주환원이 활발합니다. 미국 내 많은 기업의 자본배치 트렌드 중 하나는 ROE를 높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주식 매입과 소각도 부지런하고 배당도 활발합니다. 이 두가지는 주주환원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인식변화, 세제혜택 등으로 우리나라도 점차 이런 트렌드로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금융시장이나 기업과 관련한 기본적인 감세 정책에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물론 전후좌우 사방을 살펴 가면서 정책을 시행해야겠지요. 급하게 시행하면 부작용이 크니까요. 

홍콩이 중국에 편입되고 몰락을 시작할 즈음, 그 과실을 과연 누가 먹느냐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때 타이밍 좋게 여러가지 규제를 빨리 풀고, 감세 정책 대열에 합류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과실을 싱가폴이 거의 다 가져간 것 같습니다. 국가도 플랫폼이고 서비스 집단입니다. 돈은 언제나 더 높은 수익, 더 낮은 세금이 있는 곳으로 흐릅니다. 일시적으로 핫머니들이 들락날락해도 괜찮습니다. 온 세상의 핫머니가 부지런히 왕래한다면 그 또한 고정적인 국부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처럼 고립되는 것 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인재들 역시 더 좋은 플랫폼으로 옮겨 타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국제 인재들의 용광로인 것은 그나마 가장 기회가 많은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국가도 이제는 무한경쟁에 노출된 시대입니다. 예전처럼 사람과 돈은 소속감을 갖고 한 곳에 머무는 시대가 아닙니다. 매력이 없으면 언제든 떠납니다. 이제 돈과 사람은 너무나 자유롭게 움직입니다. 우리는 더 개방하고, 더 매력적으로 바뀌어 나가야 합니다.

소액주주가 고통받는 부분


소액주주는 주가가 오르거나 배당을 받아야 합니다. 당연히 그게 투자의 대가입니다. 하지만 지배주주가 경영권까지 가지고 있는 경우는 주가가 안 오르는 게 더 좋고, 배당은 안해도 그만입니다. 이들은 작게는 친지들을 회사내에 가상으로 입사를 시키거나, 생활에 쓰인 돈을 비용 처리를 받는 식으로 혜택을 누립니다. 크게는 가족 명의로 비상장 법인을 여러개 만들어서, 진짜 이익을 이들 법인으로 빼돌리기도 합니다. 회사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이러니 이들 입장에서는 배당성향을 높일 유인도, 주가를 올릴 유인도 별로 없습니다.

모든 주주들이 공평하게 누려야 할 권리가 이런식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너무 흔합니다. 이러니 한국 기업에는 장기투자 하면 안된다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아예 한국 기업에는 투자를 하면 안된다는 소리들도 적지 않게 들립니다.

이것 외에도 소액 주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고통을 당합니다. 한때 말이 많이 나왔던 물적분할 문제도 그렇습니다. 투자자들은 A사업을 보고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물적분할을 하면서 투자자들은 매력없는 B사업을 가진 주주가 됩니다. 알짜배기 A사업은 지배주주가 강탈해 갑니다. 이런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또, 돈이 필요한 지배주주들은 수시로 유상증자를 하거나 CB를 발행합니다. 필요할 때만 주주들에게 돈 달라고 손을 벌립니다. 그리고 나서 한 시름 돌리고 나면 이익은 지배주주만 향유합니다. 이러니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는 지속해서 낮아집니다.

그리고 또 하나,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어렵게 키우고 지켜 낸 알짜배기 회사는 잘 갖고 있다가 자식들에게 물려줘야 하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상속증여세율은 살인적입니다. 상장회사는 시가총액(주가) 기준으로 상속/증여세가 매겨집니다. 그러니 지배주주 일가는 주가를 올려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합니다. 어차피 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입장에서 주식을 매매할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러니 주가가 오르지 못하도록 일부러 회사에 생채기를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통은 차명지분까지 합해도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50%를 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0~40%의 지분율로 나머지 60~70%의 지분을 가진 소액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합니다. 이런 일이 한국에서는 흔하게 일어납니다. 그러면 혹자는 말합니다. '너희들이 주총에 잘 참여를 해!' 맞습니다. 그래서 전자투표제가 더 확산 되어야 하고 부지런히 홍보도 되어야 합니다. 소액주주들도 주주총회를 남 이야기 듣듯이 하면 안되고 표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회사 중에서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50%를 넘어가는 회사는 솔직히 너무 무섭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주주행동주의를 해도 승산도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전에 제가 선호하는 지분율에 대해서도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자료 : 신한투자증권

그리고 신한투자증권에서 만든 자료를 첨부합니다. 다들 피부로만 알던 부분입니다. 지표로 직접 시각화를 해서 보니 실로 심각합니다. 미국 기업들은 꾸준한 자기주식 매입과 소각을 통해서 주식 수를 줄여왔습니다. 반면에 이익은 꾸준히 증가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한 미국 국민들은 큰 부를 획득하였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끝 없는 신규 상장, 유상증자, CB/BW 발행 등으로 주식 수량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주주들의 부와 권리는 침식을 당하게 됩니다. 한국 기업들과 주식투자자들이 심각하게 받아 드려야 할 그래프라고 생각합니다.

주식발행을 통해서 주주들의 돈으로 먹고 사는 건 제대로 된 기업이 아닙니다. 기업은 본업에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주주들에게 그것을 끝 없이 돌려주어야 합니다. 미국은 이대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진정한 펀더멘털 개선을 위한 '열쇠'


지배주주와 비지배주주의 이익이 합치되어야 합니다. 

비지배주주는 주가상승과 배당으로 이익을 얻습니다. 경영권까지 틀어 쥔 우리나라의 지배주주는 주가가 오르지 않아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증여를 생각하면 오히려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이 이득입니다. 이것은 한국 증시가 빠져있는 아주 큰 모순의 늪입니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밸류업 프로그램, 나아가 한국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한 진정한 열쇠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 불균형을 해소해야만 한국 증시 저평가가 해소됩니다. 그리고 정부가 원하는 진정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완성됩니다. 

PBR과 ROE를 높이라고 주문하고, 자기주식을 소각하도록 유도하고, 다양한 세제혜택을 도입하는 것도 매우 감사하고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지배주주와 비지배주주 이익의 불합치', 이것이 우리나라 증시 재평가를 가로막는 최종 보스입니다. 이것을 손대지 못하면 다른 것들은 코끼리 허벅지 만지기 수준에서 끝날 공산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상법개정 이야기는 왜 계속 나오는가


상법개정이 밸류업 프로그램의 끝판왕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열쇠'는 상법개정이 되어야 우리 손에 들어옵니다. 여러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개정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조항 중 하나는 상법 제382조의 3입니다. 법 조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사람들은 이 조문에서 '회사를 위하여'를 '모든 주주를 위하여'로 바꾸는 등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법개정은 아주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재벌입니다. 그리고 재벌이 지배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한국경제신문 등 여러 언론사의 최대주주이기도 합니다. 또한, 고액의 광고료로 언론들을 틀어쥐고 있습니다. 정치권에 대한 후원도 부지런히 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경제신문이 발행한 몇 건의 기사 논조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월 4일, 대통령의 입과 정치권에서 상법개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한경에서는 당연히 이에 대해 극렬하게 반대하는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한경은 지배주주와 소액주주의 이익이 같아야 한다는 논리에 반대합니다. 이것이 시장원리에 반한다는 사설입니다. 제 머리로는 이해가 안됩니다. 모든 주주의 이익이 합치되는 것이 왜 시장원리에 반하는 것인지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상법개정에 대한 비우호적인 입장은 이 정도 사설에서도 충분히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월 4일, '포이즌 필'을 도입하자는 기사를 냈습니다. 포이즌 필을 도입해야 경영권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며, 밸류업 취지에도 부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최근 기업들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호응을 해주면서, 딜을 할 목적으로 '포이즌 필' 도입 카드를 가지고 온 것 같습니다. 포이즌 필 도입이야 말로 시기상조입니다. 아직 증시선진화의 문턱도 가지 못한 나라입니다. 경영권까지 틀어 쥔 지배주주의 힘도 너무 막강합니다. 포이즌 필이 도입되면 저평가 된 기업에 대한 외부 주주의 M&A도 급감하게 될 것입니다. 여차하면 주식 수도 계속 늘어납니다.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은 더욱 떨어질 것입니다.

2월 14일과 16일, 영국의 시티오브런던과 한국의 안다자산운용 등 5개 펀드가 삼성물산에 대한 행동주의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신문은 해당 펀드들에 대해서 단타쟁이, 늑대떼 등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회사돈을 빼 먹는 나쁜 집단처럼 묘사한 것은 물론, 판이 커지면 분명히 또 애국심에 호소할 것입니다. 회사의 시가총액이 제대로 평가를 받고 있다면 이런 공격을 당할 일도 없습니다. 회사가 가진 가치대비 가격이 너무 싸니까 이런 공격이 계속 들어오는 것입니다. 이런 공격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것이야 말로 시장주의이고 자본주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계층은 언론 뿐 아니라 학계, 재계 등을 아우릅니다. 인맥과 자금력, 법적 능력을 총 동원해서 이권을 지키려 할 것입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달게 될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상법 개정의 난이도는 아주 높은 것입니다.

막상 여차저차 법 개정이 되었다고 해도 문제는 있습니다. 법이 허울뿐인 문구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법이 작동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법 개정 뿐만 아니라, 그 법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강력한 대규모의 장치들도 필요합니다.

이사회


우리나라의 이사회는 '거수기'라는 별명이 붙어있습니다. 지배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의견을 낼 수가 없습니다. 상법개정으로 이사회가 '회사의 이익'으로 둔갑한 지배주주의 이익이 아니라, '모든 주주를 위해' 일하는 진짜 이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사회에 막강한 권한들이 부여 되어야 합니다. 이사회가 지배주주의 입김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절대적 독립성'이 주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더욱 넉넉한 보상이 주어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사회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 않았을 때는 그에 합당한 대가도 치르게 해야할 것입니다.

이사회가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더욱 독립적이고 강력하게 작동해야 합니다. 지배주주 등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와 다른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일을 막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 부분이 취약합니다. 이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적인 요인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를 악으로 규정하는 건 문제해결에 도움되지 않아


저는 정주영 회장님, 이병철 회장님을 가장 존경합니다. 재벌가문도 미워하지 않습니다. 한국경제신문 등 경제지도 매일 재미있게 잘 구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주의자이고 자본주의자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더욱 더 잘 되길 바랍니다.

다만, 우리의 인식이 바로 서야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과 글을 접할 때는 그 사람의 의도와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한국경제신문은 항상 재벌가문을 대변합니다. 한겨레신문은 왼쪽 성향을 가지고 있고, 조선일보는 그 반대 성향이지요. 이런 점들을 모르는 분들은 안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화자나 매체는 자신의 성향이나 의도를 교묘하게 잘 감추기도 합니다. 이 점을 늘 염두에 두고 글을 읽으면 됩니다. 그러면 선과 악의 구도도 없고, 어디를 나쁘게 볼 필요도 없어 집니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입장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각자의 입장들을 역지사지 해보는 게 글을 읽거나 사고를 하는데 좋은 훈련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입장에서 저는 다양한 사람들과 단체의 이익이 충돌하는 지점도 일정부분 이해는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선과 악으로 규정하기 보다는 그들의 입장에 서서 생각을 해보자는 입장입니다. 그러면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들을 하나씩 잡아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자수성가한 기업가라 해도 그럴 것 같습니다. "내가 혹은 선대가 열심히 일해서 일으킨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걸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하니 절반을 세금으로 내라고 합니다. 그러니 부지런히 세금을 회피할 방법을 찾게 됩니다. 이 부분은 본능입니다." 그래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내로남불 하지 않는다면 이 부분은 누구라도 공감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반대의 입장도 이해는 됩니다. 예를들면 이런 것 입니다. "지분 30%들고 주인 행세 하지마라. 소액주주들이기는 해도 나머지 70% 주주들도 있다. 그리고 그런식으로 생각할거면 애초에 상장은 왜 했냐? 상장할 때만 주주님이고, 상장하고 나면 나몰라라냐?". 이런 목소리도 아주 많습니다. 이 부분도 정말 맞는 말입니다.

용어를 바꾸는데서 인식 변화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재벌가문을 기업과 동일시 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오류입니다. 재벌가문은 기업의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기업은 별도의 법인격체입니다. 상장 기업이라면 주인도 다양합니다. 이해관계자도 수 없이 많습니다. 

간혹, 재벌 오너가 죄를 지어서 구속되면 마치 우리나라가 망할 것 처럼 글을 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세르게이 브린이나 래리 페이지가 잘못을 저질러서 감옥에 간다고 해도 구글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습니다. 이런 오류는 우리가 재벌가문을 기업과 동일시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삼성가'라는 단어 보다는 '이재용 가문'이라고 쓰는 것이 옳습니다. 'LG가'라고 하는 것 보다는 '구광모 가문'이라고 부르는 게 더 본질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리가 선망하는 미국에는 '게이츠 가문'이라는 말은 있어도 MS가문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구글 가문, 애플 가문이라는 말도 없습니다. 이런 사소한 인식 차이에서 한국 증시의 저평가 문제가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온 국민이 재벌가문을 설득해야


회사 경영권을 가지고 뒤로 얻는 이익은 작은 이익입니다. 주가 상승과 배당으로 얻는 이익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지배주주들은 소탐대실 하지 말아야 합니다. 더 큰 떡을 놔두고 작은 떡을 만지고 놀 이유가 없습니다. 지배주주나 비지배주주나 주가상승과 배당으로만 이익을 얻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회사들은 높은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 있고 영리한 집단이 이 부분을 모를리도 없습니다. 다만 내려 놓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 강국입니다. 그런데 세계 100대 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찾기 쉽지 않습니다. 기업들이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만 받을 수 있어도 세계 100대 부호 명단에서 찾을 수 있는 재벌의 이름은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으로 젠슨 황은 1년 간 재산이 70조 원이나 늘었습니다. 지금 재산은 90조 원이 넘습니다. 페이스북의 마크주커버그도 주가 상승으로 재산 보유액이 220조 원을 넘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플렉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영권을 지키려고 사회로 부터 온갖 법적, 도의적 리스크를 지고 사는 것 보다 훨씬 나은 삶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시장과 사회의 눈치를 보느라 주식도 함부로 사고 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재벌이 경영권이라는 욕심만 버리면 회사의 주식도 마음대로 사고 팔 수 있게 됩니다. 제 생각에는 회사의 시가총액이 재평가 되는 게 재벌 가문입장에서도 훨씬 큰 이익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글로벌 기업대비 늘 1/2, 1/3 정도의 가치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만약, 현대차가 도요타 수준의 가치평가만 받을 수 있다고 해도 지금보다 주가가 3배는 더 올라야 합니다. 약 51조 원인 시가총액이 150조 원 이상 되어야 하는 셈입니다. 정의선 회장님께서 가진 현대차의 지분 가치도 4조 원에 육박하게 됩니다. 다른 회사들의 지분은 제외하고 현대차만 계산했을 때 그렇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인텔 수준의 밸류에이션만 받을 수 있어도 시가총액은 800조 원이 넘게 됩니다. 삼성물산 등 다른 복잡한 지배구조 이야기를 차치 하고서라도 지분 1.63%의 시가 평가액만 4조 원을 넘게됩니다. 이재용 회장님과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율이 20%이니 이렇게 계산하면 이재용 가문의 삼성전자 보유액만 160조 원이 넘어가는 아시아 최고의 부호 가문이 됩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소수 지배주주의 작은 이익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러면 더 먹을 것이 많은 새로운 차원의 문이 열리게 됩니다.

물론,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자칫 '주인 없는 회사'가 되어 회사 자체가 엉망이 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돼 본업에서 돈을 못 벌면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이사회의 역할이 더욱 더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를 칼 같이 감시하고, 이사회도 회사의 성장과 주주의 이익을 위해 신의성실의 원칙을 갖고 일해야 합니다. 이를 어기면 책임이 뒤따르도록 면밀한 제도 정비가 필요합니다.

어쨌든, 증시 선진화는 조금씩 진행 중..


기업을 향한 실질적 대안과 주문들 뿐만 아니라 증시 주변에서의 선진화 움직임도 부지런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몇 가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 영문 서비스가 계속 업그레이드 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꼭 되었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건데요. 착착 진행이 되고 있어서 고무적입니다. 

XBRL도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공시의 목록과 타이틀도 영문화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를 보면 해외의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에 대한 공시 자료를 즉시 영문으로 검색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실제 그대로 잘 지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알게 모르게 증시 선진화를 위해서 여러분들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주고 계십니다. 개미투자자로서 이런 부분도 감사한 부분입니다.

고위 관료 분들의 한국 시장 홍보를 위한 로드쇼도 꾸준합니다. 뉴욕과 같은 곳은 물론이고 싱가폴과 태국으로 종횡무진 누비고 계십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이 좋은 결실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꿈 같은 딜은 가능할까?


여당은 상법개정에 회의적입니다. 반면에, 야당은 상법 개정에 적극적인 편입니다. 반대로 상속/증여세(이하, 상증세) 개편에 대해서 여당이 야당보다 더 적극적인 입장입니다. 상증세 개편 또는 폐지론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도 일부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정치적 대립으로 접근하면 곤란합니다. 이는 좌우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로지 경제적 관점의 문제입니다.

상법 각론이 잘 개정되면 우리나라 증시는 폭발적으로 재평가 받을 토양이 만들어 집니다. 상증세 세부담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것도 우리나라를 크게 바꾸어 놓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지배주주들이 더 이상 상증세 부담 때문에 위법적이고 이상한 행동들을 안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상증세를 폐지했는데도 터널링, 일감몰아주기를 하는 기업인에 대해서는 얻은 이익의 수십배로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상증세가 폐지되면 또 몇 가지 사회적 변혁이 뒤따를 것입니다. 3,000조 원이 넘는 자산이 고령층에게 묶여 있습니다. 상증세 폐지가 되면 이 자산 중 상당액이 부담없이 젊은 세대로 흐르게 됩니다. 이는 출산율 반등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회활력이 기대되는 부분은 또 있습니다. 해외의 부유층들이 한국 시민권을 얻기 위한 작은 당근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투자액이 유입되고, 소비도 증가할 것입니다.

제가 방구석에서 뇌피셜로 행복회로를 돌리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우선, 민주당에서 상법개정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 각을 잡고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의힘에서는 상증세 폐지를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죠. 양당 힘겨루기가 진행될 것입니다. 그러다가 이 두가지 법이 서로 딜이 되어서 동시에 다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가 되는 모양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러면 우리나라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완전 꽃길이 열리게 됩니다. 코스피 지수 5,000포인트가 아니라 그 이상도 꿈꿀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입니다.

방구석 제 뇌피셜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부유입 2,000조 원 + α


현재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은 2,000조 원을 조금 넘습니다. PBR은 0.8~0.9배 수준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항상 전쟁 위기에 시달리는 대만의 가권지수가 PBR 2.2배, 일본 니케이의 PBR이 1.5배 수준입니다. 코스피 지수의 규모가 지금보다 50% 상승하면 1,000조 원 이상이 증시로 유입된 것이고, 100% 상승하면 2,000조 원 이상의 투자금이 유입되는 것입니다.

국부를 늘리는데 이 만한 기여도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선박, 반도체.. 물론 열심히 팔아야 합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저평가 되어 있는 증시가 정상적인 평가를 받기만 해도 수 천조 원의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됩니다. 이렇게 유입된 자금은 성장률이 꺾여가는 우리나라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몇 가지 제도와 정책을 손 보는 것 만으로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렇게 큰 국부를 늘리는 방법을 두고, 우리나라가 어려운 길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상법 개정은 커녕 밸류업 프로그램도 총선이 끝나면 사그라들 이슈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근본없이 테마성으로 오른 저PBR, 밸류업 관련 기업은 정책이 발표되면 급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저는 우리나라가 변하길 바랍니다. 말이 나온 김에 우리나라가 이 기회를 잘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드는 우리나라를 구해낼 수 있는 몇 가지 카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 2월 24일 토요일
송종식 드림


2022년 12월 15일 목요일

한국시장은 제대로 작동해오지 않았다

개인투자자들 중에서도 금투세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이유는 '너무나 강한 정치적 성향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친 민주성향 투자자들은 금투세에 반대하고 있다. 본인의 정치적 성향보다는 개인의 이익과 상식이 우선이라서 그렇다고 했다. 

반면, 강한 정치적 성향을 바탕으로 금투세 찬성을 고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해 보았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근본적 주장에 이어 '과거에 이러이러한 정책들이 시행 되었으나,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우리나라 시장은 아무 문제없이 잘 작동해왔다'는 논리가 주로 뒤따라 붙었다.

정말 우리나라 시장은 '아무 문제 없이', '잘' 작동해 왔을까?

대한민국 GDP 변화
<자료 : 통계청, 송종식>

1996년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는 490조 원이었다. 약 25년 후 2021년에는 2,027조 원으로 성장했다. GDP 규모가 약 4.1배 성장했다. '이것밖에 안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고도 성장은 70~90년대에 두드러진다. 70년대 부터 시작하면 훨씬 가파른 성장률이 나온다.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자료 : 통계청, 송종식>

주식시장은 경제를 비추는 거울이다. 거울답게 주식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왔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은 117조 원에서 2,203조 원으로 무려 19배 가까이 커졌다. 코스닥 시장은 1997년에 7조 원으로 시작해서 2021년에는 446조 원으로 63.7배나 커졌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게 지수도 상승했을까?

한국 양대 주식시장의 지수 상승률
<자료 : 통계청, 송종식>

지수 상승률은 충격적이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지수 산출 방식과 진입, 퇴출된 회사를 모두 감안하더라도 상승률이 너무 낮다. 시가총액은 각각 19배, 64배 커졌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3.92배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는 되레 1.3% 하락했다. 오래전부터 지수 ETF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기업에 투자할 자신이 없으면 지수 ETF에 투자하고 잊어버리라'는 버핏의 조언은 우리나라에서는 결과적으로 틀렸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제대로 작동해 오지 않았다. '아무 문제없이 잘 작동해왔다'는 사람들의 말은 거짓이다.

또한, '주가는 기업의 가치에 수렴한다'는 말이 적어도 한국에서는 일정 부분 작동하지 않았다. 이런 시장의 특성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큰 돈을 번 사람들은 1) 가치투자를 표방한 모멘텀 트레이더, 2) 정말 운 좋게 펀더멘털이 가격에 잘 반영된 기업에 장기투자를 해 온 사람, 3) 단타의 신 정도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미국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모멘텀 성향이 굉장히 강하게 작동하는 시장이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한국 사회의 신뢰 기반이 약한 것에서 출발한다. 시장으로 국한해 보면 투자자들이 시장과 기업에 대한 신뢰가 지극히 낮아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마음놓고 회사에 거금을 투자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두 발 뻗고 장기투자를 할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은 탓이다.

상장사의 수
<자료 : 통계청, 송종식>

투자자가 시장과 기업을 가장 불신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내 지분 가치가 희석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중 단연 압권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주식 수', 그렇다 그것이 가장 문제다. 시장에 자금은 제한적인데 공급되는 주식 수가 늘어나면 당연히 주가는 오르지 못한다. 우리나라 시장의 근본적 문제는 이것을 막는 것에서 출발한다.

혹자는 시장에 신규 상장 기업이 많은 것이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위에서 보듯 그것은 핵심적인 문제가 아니다. 1996년부터 2021년까지 생각보다 기업의 수는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 물론, 상장을 했다가 퇴출된 회사도 무수히 많다. 하지만 현재 시가총액의 성장 수준을 보면 그런 부분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재벌산하의 초대형 대기업들의 알까기식 시장 진입은 영향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또, 시장에 혁신적인 기업이 많이 진입하면 더 좋다. 시장에 활기가 돌면 좋은 것이지 나쁠 게 없다.

위의 몇가지 지표를 보고 눈치 빠른 사람은 눈치를 챘으리라.

'주식시장에 들어 온 엄청난 양의 자금을 소수의 누군가가 편법적으로 모조리 빨아들였다. 우리의 부(富)는 어디로 증발했는가?' 

이런 결론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국민들과 주주가 누려야 할 부의 상당액이 소수 재벌들과 대주주들 주머니로 흘러갔음을 유추할 수 있다. 그 방법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끝없는 유상증자, CB/BW 발행, 물적분할과 같은 관행들이 있을것이다.

상속세와 증여세 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시장에서 주식 수가 불필요하게 늘어나는 부분이 가장 먼저 고쳐져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상법 제382조의3 (이사의 충실의무)' 개정이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아마 '거버넌스 개선', '상법개정'과 같은 문제들이 재벌들의 이해관계와 정면충돌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초기득권인 그들의 벽을 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고쳐내지 못하면 우리 모두의 부(富)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 소수의 사람들에게 착취될 것이다. 이제 이 정도면 눈치를 채야한다.

저출산 고령화, 금투세, 저급한 거버넌스와 투자환경 등. 한국 시장을 보면 당장 암울함 투성이다. 그렇지만 거버넌스 문제만 해결되면 코스피 지수가 4,000포인트나 5,000포인트로 치솟지 말라는 법도 없다. 거버넌스만 개선되어도 한국 시장은 투자하기에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 된다. 지금까지 낮은 멀티플을 유지해 온 것 자체가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망가진 시장이라는 증거다.

자금 공급보다 신규 발행되는 주식의 공급이 많았다. 그런 결과로 지금까지는 시장의 자금들이 수직으로 솟구치지 못하고, 수평으로 퍼져 버렸다. 시장의 잘못된 관행과 구조들을 개선하면 우리나라 시장의 막대한 잠재력을 수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12월 15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