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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8일 목요일

북한 현지에서 제 블로그에 방문했습니다

애널리틱스를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북한 현지에서 제 블로그에 방문한 기록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2001년에 Moveable Type을 설치하면서 블로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블로그와 함께한지 20년 가까이 돼 가네요. 20년 가까이 블로그를 하면서 느끼는 재미 중 하나는 방문객 분석인데, 늘 북한 지역은 텅텅 비어있었습니다.

분석 도구를 통해서 세계지도를 펼쳐보면 '언제쯤 북녘에서도 자유롭게 인터넷을 쓰고, 우리나라 네티즌들과 교류를 할 수 있을까?' 늘 그런 생각을 품게 만들었습니다. 분석도구는 이것저것 쓰다가 구글에서 애널리틱스가 출시된 이후로는 줄곧 그것만 쓰고 있습니다.



위의 지도에서 파랗게 칠해진 부분은 올해 3월까지 한번이라도 제 블로그에 방문한 기록이 있는 국가들입니다. 북한, 예멘,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나라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제 블로그에 한번 이상은 접속을 하였습니다. 북한은 늘 저렇게 회색지대였습니다.


올해 4월 17일, 제 블로그 방문객들이 접속한 국가들입니다. 파란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그날 방문을 했던 나라들입니다. 북한 지역의 색상이 파랗게 칠해져 있습니다. 다른 분들의 블로그 상황은 모르겠지만 제 블로그에는 북한에서 접속한 기록이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북한에서 저날 방문한 사람은 1명이고 이후로는 접속하지 않았습니다.

4월 17일은 2018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약간은 들떠있는 분위기였습니다. 북한은 통상적인 비난 정도만 하는 정도로 분위기 경색 국면을 만들지 않으려고 하고 있었고, 김정은 위원장 부부 내외는 공연을 관람하면서 차분하게 보낸 하루였습니다.

최근 북한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물론 인터넷도 오래전부터 쓸 수 있었지만 몇가지 제한조건이 있었습니다. 북한의 인터넷은 인터넷이기 보다는 북한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인트라넷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마저도 북한의 최고 엘리트 계층만 이용을 할 수 있습니다.

해외의 사이트에 접속하려면 반드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오간 패킷은 모두 당국에 의해서 검열이 됩니다. 인터넷은 사상의 전파가 가장 빨리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인터넷 이용 통제와 검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맨위에 세계 지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에서 1만km 이상 떨어진 나라에서도 수백~수만명이 제 블로그에 접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코앞에 사는 북한에서는 단 한명도 제 블로그에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북한에서 여전히 인터넷 검열이 심하다는 것을 제 블로그에 나타난 통계만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분석해둔 글은 있지만 블로그에는 비공개 상태입니다. 제 블로그에서 북한을 언급한 건 혼잣말로 한두줄 써둔 "북한과 경제 교류가 확대되면 좋겠다" 정도 뿐입니다. 따라서 그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김정은이나 그 아래 실무진들의 리서치 차원의 방문이었다면 제 블로그에서 별로 얻어간건 없었겠네요.

20년 가까이 단절돼 있다가 북한에서 온 블로그 손님 덕분에 반가워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6월 28일
송종식 드림

2013년 4월 25일 목요일

즐겁게 벌고, 시원하게 사회에 돌려주리라

내가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게 순전히 내가 잘나서 그렇다고 느끼면 오산이라 생각한다.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이유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숨은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내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경영진과 임직원분들이 열심히 일해주니 기업 가치는 날로 커진다. 또 투자하기 위해 인터넷망을 이용하는데 그 인터넷망을 유지보수하고 운영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고생하는지 잘 알고 있다. 증권사에서는 내 주문을 받아서 거래를 체결시켜주는 분들이 계실거고, 전자공시 제도 덕분에 집안에 앉아서도 기업의 여러가지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시시각각 이런 저런 뉴스를 전해주는 기자분들이 계시고, 재무제표 감사를 위해 많은 회계사 분들이 이 시간에도 땀흘려 일하고 계신다. 기업인의 부정을 막기 위해 여러 관료분들이 노력해주시고 계시며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경제가 평화롭게 돌아가도록 군인 동생들이 젊음을 바쳐 이 시간을 지켜주고 있다.

이외에 무수히 많은 분들의 도움덕에 나는 주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 물론 굶주려 가며 종잣돈을 모았던 고통과 밤잠을 줄여가며 기업을 분석하는 고통 그리고 가끔은 피말리는 시장 상황에 노출돼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세상의 많은 분들이 내게 제공한 혜택에 비하면 이는 새발의 피라고 생각한다.

아기를 키워보니 아기 한명을 키우기 위해 부모님을 비롯해서 주변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고를 하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두발로 걷기 시작하기까지 우리 부모님이나 내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고생하셨을까?

또 내가 사색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청년으로 성장하는 동안 스승님들이나 은사분들의 노고는 얼마나 크셨을까?

문득 세상 모든일은 그냥 이루어진게 없으며 내가 지금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 또한 내가 잘나서 그런게 아니라 세상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은 시장에 참여하는게 즐겁고 돈을 버는게 신난다. 일단 당분간 신나게 벌겠다. 그리고 추후 이 적성에 흥미가 시들해지면 사회에 멋지게 보답하리라 다짐해본다.

2013년 4월 25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