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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5일 목요일

즐겁게 벌고, 시원하게 사회에 돌려주리라

내가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게 순전히 내가 잘나서 그렇다고 느끼면 오산이라 생각한다.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이유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숨은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내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경영진과 임직원분들이 열심히 일해주니 기업 가치는 날로 커진다. 또 투자하기 위해 인터넷망을 이용하는데 그 인터넷망을 유지보수하고 운영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고생하는지 잘 알고 있다. 증권사에서는 내 주문을 받아서 거래를 체결시켜주는 분들이 계실거고, 전자공시 제도 덕분에 집안에 앉아서도 기업의 여러가지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시시각각 이런 저런 뉴스를 전해주는 기자분들이 계시고, 재무제표 감사를 위해 많은 회계사 분들이 이 시간에도 땀흘려 일하고 계신다. 기업인의 부정을 막기 위해 여러 관료분들이 노력해주시고 계시며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경제가 평화롭게 돌아가도록 군인 동생들이 젊음을 바쳐 이 시간을 지켜주고 있다.

이외에 무수히 많은 분들의 도움덕에 나는 주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 물론 굶주려 가며 종잣돈을 모았던 고통과 밤잠을 줄여가며 기업을 분석하는 고통 그리고 가끔은 피말리는 시장 상황에 노출돼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세상의 많은 분들이 내게 제공한 혜택에 비하면 이는 새발의 피라고 생각한다.

아기를 키워보니 아기 한명을 키우기 위해 부모님을 비롯해서 주변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고를 하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두발로 걷기 시작하기까지 우리 부모님이나 내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고생하셨을까?

또 내가 사색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청년으로 성장하는 동안 스승님들이나 은사분들의 노고는 얼마나 크셨을까?

문득 세상 모든일은 그냥 이루어진게 없으며 내가 지금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 또한 내가 잘나서 그런게 아니라 세상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은 시장에 참여하는게 즐겁고 돈을 버는게 신난다. 일단 당분간 신나게 벌겠다. 그리고 추후 이 적성에 흥미가 시들해지면 사회에 멋지게 보답하리라 다짐해본다.

2013년 4월 25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