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동네를 하얗게 물들인 2020년 12월의 첫 함박눈 <사진 : 송종식> |
스마트폰을 챙겨 들고 동네로 나가니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었습니다. 눈은 아직 밟은 사람이 별로 없었는지 깨끗한 상태였습니다. 신나서 함박눈을 맞으며, 뽀드득 소리를 내면서 눈을 밟고 다녔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성인일 될 때 까지 살던 포항은 눈 구경을 하기가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살면서 눈을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기후 영향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른이 된 지금도 눈만 보면 아이들처럼 즐거운 마음이 듭니다.
누군가가 먼저 발도장을 찍어 두어 반가움에 카메라를 땅에 바짝 대고 찍어 보았다 <사진 : 송종식> |
약간의 속살만 힐끔 보여주며 서 있는 나무들과,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인 정발산의 함박눈 <사진 : 송종식> |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습니다. 평소에 즐기던 산책과는 색다른 기분이었습니다. 함박눈이 듬뿍 쌓여있는데, 신기하게도 크게 춥지는 않았습니다. 동네를 쭉 걷다가 정발산에 도착하니 정발산 언덕에는 눈썰매를 가지고 놀러 온 어린이들이 보였습니다. 저도 그들과 섞여 동심으로 돌아갔습니다.
눈이 되도록 빨리 녹지 않기를 바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해가 비치면서 눈은 빠르게 녹았습니다. 잠시나마 꿈 속을 걷던 것 같은 아침이었습니다.
2020년 12월 13일
송종식
포항분이셨군요! 아주 잠시 오천읍에 있었는데 왜이리 눈이 많이왔었는지ㅋㅋ
답글삭제코로나로 힘든 시기지만 그래도 조금은 다들 웃으며 동심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ㅎㅎ
오천읍이라면 혹시 해병 출신이신가요? 제가 살때는 눈도 참 안 왔는데 제가 떠나고 나서는 눈이 많이 왔나보네요. 포항에 눈이 많이 왔다고 하니 신기하네요~
삭제네 맞습니다 ㅎㅎ 눈맞으며 행군하고 제설작업했던 날이 떠오르네요ㅋㅋ
삭제제 취향 도시가 딱 두개던데 송도랑 포항 조용하면서 있을건 다있던 도시져.
답글삭제근데 거리가 눈에 많이 익네요. 가봤던 곳인가 ~.~?
포항에도 송도가 있는데 말씀하신 송도는 인천 송도죠? 송도 센트럴파크 쪽은 정말 쾌적하고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포항은 어쩐 연유로 좋아하시는건지 궁금하네요. 사진의 거리는 드라마랑 시트콤 같은 걸 많이 찍어서 눈에 익으실거에요.
삭제ㅎㅎ 사진이 너무 아름다운데요? 저도 원래 운전하기 불편해서 눈오는 거 싫어했는데 어디를 나가지 않으니 그저 오는 눈이 참 반가웠네요 :)
답글삭제운전하면 눈이 무섭지만 집콕할 땐 눈 오는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집에서 음악 틀어놓고 커피 한 잔 하면서 밖에 눈오는 걸 구경하는 것도 좋더라구요. 그나저나 오랜만에 뵙습니다!
삭제요즘 유튭이 뜸하셔서 송선생님께서 어찌 지내시나 궁금했는데 역시나 평온하고 잔잔하게 일상을 즐기고 계시는군요.ㅎㅎ
삭제코로나로 조금 일상이 불편해졌지만, 그래도 많은 공부를 한 1년이었던 것 같네요.
항상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연말 보내시길요 :)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으로 바꿔 내시는 모습이 역시 엄지척입니다!
삭제눈이 잘 오지도 않지만 땅에 닿자마자 녹는 지역에 살아서 그런지 사진속으로 뛰어 들어가고 싶네요.ㅎㅎ서울 살땐 눈이 그렇게 싫더니 사람 마음이...
답글삭제남쪽에 계시나보네요. 사람 마음이 참 그렇습니다. 저렇게 살고 싶어서 저렇게 해보면 또 이렇게 하는게 해보고 싶고 ㅎㅎ 그게 인간이 가진 감성 아닌가 싶어요^^
삭제사진 실력도 좋으시네요 ^^
답글삭제좋은 카메라를 쓰면 더 잘 찍을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은 드는데, 폰으로도 충분한 요즘이네요. 폰 카메라가 너무 좋아진 것 같습니다. 90%는 폰빨^^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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