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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6일 목요일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오고, 할로윈 파티에선 뭐가 왔을까?

미세먼지


우리나라의 사계절에는 특징적인 변화가 추가되었습니다. 겨울이 되면 잿빛하늘, 그리고 미세먼지와 함께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합니다. 그러다 계절이 변해 여름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란 하늘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입니다. 여름에는 동남풍이 불고, 겨울에는 북서풍이 불기 때문입니다. 동남풍에는 미세먼지가 섞여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서풍이 불기 시작하면 한반도는 지옥같은 나날이 시작됩니다. 중국 본토에서 출발하는 엄청난 양의 대기오염 물질이 날아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언제부턴가 여름이 기다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황홀했던 2020년 여름의 사진들. 코로나로 인해서 중국의 공장들이 멈추고, 또 여름 동남풍이 합세하면서 중국발 미세먼지에서 완전히 해방되었다. 지평선 끝까지 보이는 파란 하늘과 구름 덕분에 사람들은 나날이 행복해했다. 나도 하늘을 구경하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재미로 올 여름을 보냈다. <사진 : 송종식>

특히, 올 여름은 더욱 환상적이었습니다. 근 몇년래 가장 아름다운 하늘과 풍광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는 동남풍의 영향도 있었지만 한반도 근처의 대기가 더욱 깨끗하게 정화된 탓도 컸습니다. 

중국의 공장들이 코로나로 멈추면서 중국 본토의 하늘도 모처럼 장기간 파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런 변화는 우리나라에도 즉각 영향을 미쳤습니다. 최근 몇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진기한 모습 중 하나인 수평선과 지평선의 끝이 선명하게 보이는 날도 꽤 오래 지속했습니다. 특히, 지평선 끝에 붙어있는 구름도 선명하게 보이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코로나로 고생중입니다. 특히, 올 여름에도 코로나로 답답한 나날이 지속됐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사람들은 극도의 행복감을 만끽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파란 하늘, 선명한 풍광, 깨끗한 공기 덕분이었습니다. 겨울 내내 잿빛 하늘아래 우울증을 겪던 사람들이 모처럼 웃었습니다.

사람들의 밝은 표정과, 눈이 부시도록 선명한 날씨를 보면서 깨달은 것이 많은 해였습니다. 특히, 자연의 소중함과 환경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습니다. 깨끗한 자연과 맑은 날이, 빨간색으로 물들어 있는 계좌의 숫자보다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뼛속 깊숙히 깨달았습니다. 이런 기분과 생각은 ESG에 대한 저의 관심도 끌어 올렸습니다.

망상증 환자라는 소리를 듣던 억울한 나날들


저는 주변 변화에 민감한 편입니다. 그래서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비교적 일찍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모두가 알아 챌 정도로 미세먼지가 습격하던 시절부터는 그것이 중국 때문임을 진작에 알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 전이네요. 그때부터 저는 중국 때문에 우리나라의 하늘이 잿빛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말하면 주변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 같았습니다.

"소설 쓰지마라."
"되도 안한 소리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제가 아무런 근거가 없이 그런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해외의 위성 사진은 물론, 여러가지 자료를 제시해도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았습니다. 꽤 오랜 시간동안 저는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것을 개인 소셜미디어에 기록해 두었습니다. 어차피 사람들은 미세먼지가 중국발이라고 주장해도 들어주지 않을테니, 그냥 기록으로라도 남겨놓기로 했습니다.

몇몇 언론들마저 미세먼지는 중국탓이 안니라 우리나라 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은 정치와 전혀 상관없는 상식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것을 정치적인 문제로 연결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유리한 입장만을 내세웠습니다.

박근혜 정부때는 미세먼지가 경유차와 고등어 때문이라고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우리나라 공장들이 돌리는 연기와 석탄 발전소 그리고 경유차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주장에 늘 되묻고 싶었습니다. 여름에는 파란 하늘이 드러납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름에는 고등어도 안 구워먹고, 경유차도 안타고, 발전소도 안 돌리는지요?

간단한 위성 사진 몇개만 녹화해서 돌려보더라도 간단하게 알 수 있는 이치입니다. 이것을 전문 인력을 동원해서 조사를 했습니다. 미세먼지가 우리탓이 아님을 말이죠. 여기에 또 막대한 혈세가 들어갔습니다.

겨울에 백령도 서쪽 바다의 미세먼지 수치가 서울보다 높게 나옵니다. 백령도에서 화력발전소라도 돌려서 그렇게 나오는 게 아님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을텐데, 중국 눈치를 보는 사람들만 그것을 모른체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하늘을 잿빛으로 만드는 것이 중국에서 오는 오염물질들이라는 것을요.

할로윈 파티, 이태원..


그렇다면 최근에 다시 가파르게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우선 최근 몇몇 기사들의 헤드라인 중, 중요한 키워드를 몇가지 뽑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확산중"
"밖에서 괜찮았던 청년들이 입대 후 훈련병 신분으로 갑자기 대거 확진 판정"
"키즈카페 아르바이트생을 통해서 80여 명에게 집단 전파"
"124명의 확진자가 나온 식당과 고시학원"

볼드로 처리한 키워드에 주목해 주세요. 이들의 공통점은 '젊음'입니다. 최근의 빠른 전파세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요 매체를 통해서도 최근 재유행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론보도도 많고, 관련 지표도 많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서울시에서는 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발표를 했습니다. 일부 언론사의 헤드라인만 발췌해보면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혹시 조중동에서 기사를 왜곡해서 썼나 싶어서 찾아보았습니다. 그건 아니었습니다. 다른 언론사들도 모두 동일한 내용으로 기사가 나간 것을 확인했습니다.

서울시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저 브리핑을 했던 날은 11월 19일입니다. 보수단체의 집회일은 8월 15일입니다. 그리고 핼러윈데이는 10월 31일, 그것도 마침 토요일이었습니다. 이후 민주노총의 집회는 다음달 11월 14일이었습니다.

지난 10월 31일 이태원. 할로윈 파티를 즐기기 위해서 몰려나온 사람들 <사진 : 연합뉴스>

상식적으로 날짜 기준으로만 생각해봅시다. 날짜를 가지고 근거를 삼으려면 민주노총 집회를 최우선 타깃으로 잡아야 합니다. 가장 가까운 날짜에 사람들이 대규모로 모였던 행사니까요.

코로나 바이러스는 약 2주간의 잠복기가 있습니다. 잠복기를 생각해보면 핼러윈 데이를 거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복기를 지나 확산된 것이 아닌지 강하게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시기가 가장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서 보았듯이 최근의 확산세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의심은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일단은 날짜만 놓고 생각해도 8.15 집회 탓을 하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그리고 그 집회 참가자 대부분은 노년층입니다. 젊은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진회입니다. 이것을 놓고봐도 서울시의 발언에 공감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죠. 8.15 보수집회가 열리던 당일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빠르게 늘었습니다. 며칠 후, 이내 잠잠해졌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질본에서는 이때, 이 확산세가 보수집회 탓이라고 했습니다. 그때도 저는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잠복기도 없이, 사람들이 모였다고 당일날 감염자가 확산되고, 즉시 집계되는 시스템이라니.. 놀라웠습니다.

공정한 사회인지에 대한 의문


어떤 정부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현 정부가 조금 심한 측면이 있습니다. 모든 사안을 정치적 사안으로만 놓고 처리합니다. 그리고 일단 니편이냐, 내편이냐를 따지고 결과를 미리 정해버립니다.

이러니 많은 발언과 의사결정이 상식에 반하는 결과를 낳게됩니다. 이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피로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절대적인 지지층이야 뭘 해도 좋다고 박수를 쳐 줄테지요. 그러나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국민들은 극심한 피로를 느낍니다. 이것은 시간이 갈수록 분노로 응축됩니다.

8.15 보수집회는 초대형 규모의 집회였습니다. 그러나 이 집회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빌미로 와해됐습니다. 집회 당일, 경찰 버스로 차벽을 만들고 개미새끼 한마리도 지나가지 못하게 막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후 할로윈 파티에는 그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특히, 파티를 위해 엄청난 인파가 몰렸던 이태원의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사람들은 발을 디딜 틈도 없이 뭉쳐서 몸을 비비며 놀았습니다. 그 중에는 마스크를 하지 않은 외국인도 상당수가 끼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며칠 뒤,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정부에서는 집회를 하지 말라는 엄포만 놓았습니다. 보수집회를 막을 때와 마찬가지로 차벽을 세우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상 집회에 별 물리적 제재를 가하지 않은것이죠.

이러니 코로나를 핑계로 '정치방역'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커져갑니다.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만 쌓여갑니다.

집회와 결사의 자유는 지켜져야 합니다. 우리편의 집회와 결사의 자유는 지켜주고, 내 입맛에 안 맞는 집회 결사의 자유는 차단한다면 이는 이미 민주주의 균열을 의미합니다.

니편이든, 내편이든 가리지 않고 그 누구의 집회와 결사의 자유도 지켜져야 합니다.

그러니 방역을 이유로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잠시나마 제한하겠다고 하면, 이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었어야 합니다.

집회를 허용할 거라면 시원하게 허용해야합니다. 방역이 우선이라면 니편내편 가리지 말고 모든 사람들을 철저히 관리해야합니다.

법과 규칙에 대한 적용은 모든 구성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아는 상식입니다.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여서 글로 쓰기도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가 공정한 사회인지 의문을 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단 이번 포스팅에서 언급한 사례 뿐만 아닙니다.

불공정하다고 여겨지는 처사는 사회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권력층의 입맛에 맞는 사람은 정말로 살기 편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방송계와 출판계를 종횡무진하며 돈을 법니다. 또,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무마가 되거나 보호가 됩니다.

반면에, 권력층의 입맛에 맞지 않은 사람은 어떻습니까? 아주 사소한 꼬투리 하나만 잡혀도 크나 큰 고초를 겪습니다. 공적으로는 법적, 직업적 제재부터 시작해서 사적으로는 권력층을 비호하는 지지자들의 무리에게 엄청난 공격을 당해야 합니다. 흡사 홍위병과 비슷한 사람들말이죠.

저는 처음부터 현 정부의 지지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반대쪽 지지자도 아니었습니다. 부동층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서 관망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어쨌든 박근혜 정부가 붕괴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설 때, 우리 국민들은 이전보다 나은 정부를 바랐습니다. 특히,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리라는 기대를 걸었던 분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우리들은 수십억대 고급 아파트에 살 테니, 너희들은 7평짜리 공공 임대 주택에서 어른들과 믹스돼서 살아"
"우리 자식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용을 만들테니, 너희들은 개천의 가재, 붕어, 개구리로 살아. 모두가 용이 될 필요는 없어"
"군 휴가는 1분만 늦게 복귀해도 엄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우리 아들은 좀 늦게 복귀해도 괜찮아"
"국민들은 가족들과 만나지도 말고 제사도 지내면 안되지만, 우리는 성묘갈거야."

이런식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전 정부보다 더 나은 정부를 바랐던 국민들은 실망감이 아주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야 애초에 정치인들에게 기대도 실망도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주변에 친정부 성향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등을 돌리는 것을 보면 민심이반이 많이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적어도 이전 정부보다는 나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이전 정부나 현 정부나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심지어 더 심각한 정부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사람들이 이러라고 뽑아준게 아닐텐데 말입니다.

그리운 것이 된 '상식'이라는 이름의 단어


상식에 반하는 이야기가 쏟아지는 요즘입니다. 어떤 사안을 놓고 정치적으로 편을 갈라 싸우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은 애초에 관심도 없습니다. 오로지 상식과 비상식, 논리와 비논리만 놓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논란의 여지가 끼어들 틈이 없는 것들입니다. 초등학생 수준의 사고만 할 수 있어도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상식적이고 비상식적인지 대번에 선택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발언들을 보면 비상식의 연속입니다. 비상식이 선을 넘어서 사람들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화를 치밀어 오르게 합니다. 그런게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심지어 그것을 말에서 끝내지 않습니다. 법안으로 발의하거나 실제 정책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는 과정에서 외교, 안보, 경제, 법률, 사회 시스템과 사람들의 마음 등 우리나라 곳곳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다음 정부가 제대로 일을 해도 회복이 가능할지 조차 의문입니다. 그 정도로 망가진 사회 시스템이 한두곳이 아닙니다. 

대형 IT기업에서 CTO로 일하고 있는 형님이 있습니다. 이 형님은 원래는 골수 친문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돌아 선 사람입니다. 이 형이 돌아선 것 자체를 믿을 수 없었는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더욱 믿을 수 없었습니다.

"잘 만들어져서 착착 돌아가던 선진국 하나가 완전히 망가지고 있는 느낌이야."

높은 직급을 갖고 있으니 다양한 사람을 데리고 일합니다. 또 큰 기술과 자금을 움직이고 있지요. 그러다보니 조망할 수 있는 시야도 넓어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지지자들이야 원래 느끼고 있던 부분입니다만, 애초 골수 지지자였던 사람의 입에서도 이 정도의 이야기가 나오니 말 다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 블루로 사람들의 우울증이 심하다고 합니다. 내면에 내재된 분노는 폭발직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칼부림으로 사람을 여럿 해치는 사고도 갈수록 잦아지는 것 같습니다.

저성장으로 나눠먹을 수 있는 파이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사람들의 분노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의 언행이 갈수록 비상식적으로 변하니 분노는 곱절로 늘어납니다.

법이나 상식, 제도와 규칙보다는 주먹과 칼에 의지하는 사람이 대거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2010년대 들어서 유독 정치가 우리에게 주는 스트레스가 커진 것 같습니다. 뭔가 진행되는 일이나 상정되는 법안들이 평범한 일반인들 눈높이에서 보기에는 비상식적인 것 투성이입니다. 그게 단순히 비상식선에서만 끝나도 그런가보다 하며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비상식이 대한민국이라는 배를 아주 조금씩 침몰 시키는 게 느껴져서 문제입니다. 또, 그것을 저 뿐만 아니라 아주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의 사생활, 사유재산, 자유, 권리, 인간성 같은 소중한 가치들이 하나씩 훼손되는 것을 확실히 느낍니다. 가끔은 무섭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도 언젠가는 느끼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권력자들 지근거리에 충신이 있어야 하는데, 간신배들만 들끓고 있는 것 같습니다. 권력자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입을 틀어쥐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누군가가 나서서 정당한 비판을 하면 보나마나 홍위병들에게 영혼까지 탈탈 털리고 인생이 무너져 버리겠지요. 그래서 충신들도 그런 것을 두려워 해 입 열기를 꺼려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사람들은 점점 억압당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모두가 가슴에 화를 한 가득씩 품고 있습니다. 이것은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 비단 코로나 때문만이 아닙니다.

내로남불, 불공정, 비상식.. 이런 부분들에 대한 개선만 제대로 되어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돈만 벌면 그만입니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상관없고,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상관없습니다. 그 기회를 역이용해서 돈만 벌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무책임합니다. 투자에 있어서는 정치를 이용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투자를 떠나서 한 사람의 국민일 때는 실책으로 기울고 있는 나라를 걱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 11월 26일
송종식 드림



2017년 4월 13일 목요일

대부업법 개정안과 포퓰리즘

대부업 금리 상한 인하는 작은 재앙을 가져 올 것입니다


본 글은 민중의소리 2017년 3월 6일자 기사 <[인터뷰] ‘저승사자’ 제윤경 “대부업체 엄살, 이자율 더 낮춰야”>(이하:기사)와, 2016년 12월 5일에 국회발의 돼 계류중인 의안번호 2004102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 대부업법 개정안)을 보고 전체적인 의도에는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군데군데 교묘하게 포퓰리즘이 묻어나는 부분도 있는바, 리드코프 주주입장에서 반박해야 될 부분에 대해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포퓰리즘이 좀 먹고 있는 사회


현재 대한민국 정치판은 포퓰리즘이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포퓰리즘은 사람들이 듣기 좋아하는 소리들로 포장됩니다. 그 소리들은 사람들을 자극 시키는 몇개 단어로 프레임화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포퓰리즘은 인터넷망을 타고 순식간에 전국을 돌아다닙니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사람들은 긴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짧은글에 열광합니다. 독서 인구가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일부 대학생들의 작문 능력이 중학교 2학년 수준이라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것이 빠른 것만 추구하는 사회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가십과 자극만 좇는 인터넷 시대의 폐해이기도 합니다. 내 눈앞의 이익과 관련된 것이 아니면 극도로 무관심한 어리석은 이기주의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포퓰리즘은 이런 대중들의 속을 가볍게 파고 들었습니다. 어느 정당, 어느 정치인 할 것 없이 포퓰리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법안이나 치적은 사람들이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합니다. 정적을 제거할 때는 자극적인 단어 한두개를 사용해서 치명적인 프레임을 씌웁니다.

포퓰리즘은 단기적입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사회를 좀 먹는 암세포가 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중우정으로 이끌고 한 사회를 몰락시킬수도 있습니다. 포퓰리즘은 뒷감당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포퓰리즘은 강력합니다. 대중들은 쓸려다닙니다. 대중들은 깊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수의 선동꾼이 포퓰리즘 떡밥을 뭅니다. 선동꾼이 선동합니다. 대중은 선동꾼을 따라 떡밥을 확대 재생산하며 자체적인 에너지와 분노를 키워나갑니다.

유권자들은 선거철에 정치인들이 내는 공약을 면밀히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인구는 5,142만, 여성 2,571만, 남성 2,571만, 노인은 700만, 경기도민은 1,200만, 공시족은 25만, 자영업자, 아기엄마, 아기아빠,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 부동산이 없는 사람, 주식을 보유한 사람, 차량소유자, 미세먼지 민감자, 빚 있는 사람, 월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사람 등등.. 정치인들에게 표밭은 널렸습니다.

이처럼 정치인들도 사회의 큰 숫자들과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자들도 늘 사회의 큰 숫자들과 싸우고 있듯이요. 이 숫자들은 클수록 정치인들에게 표밭입니다. 과연 어떤 정치인이 어떤 공약을 내고, 어떤 발언을 하는지는 표밭의 규모와 정책의 진정성을 보면 포퓰리즘인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진정성만 있다고 옳은 정책도 아닙니다. 한 정치인의 신념이 무조건 옳다고만 할수도 없고, 다수가 옳다고 느끼는 신념도 누군가에게는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절대선도, 절대악도 없을거라 봅니다. 다만, 사람들을 포퓰리즘이라는 장막앞에 눈가림하고 사회에 해를 끼치는 행위는 없어야함은 물론입니다.

'대부업'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반감


저는 블로그에서는 될 수 있으면 정치적 의견 표명은 안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글에서 민감한 정치 이야기를 꺼내게 된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은 제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이유만이라면 이렇게 글까지 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자료를 찾다보니 여기에도 눈에 빤히 보이는 포퓰리즘이 있어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대부업'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신가요? 까만색 정장을 입은 사람들, 엄청나게 높은 금리, 돈을 안 갚으면 이승에서 더는 못 살 것 같다는 느낌, 조직폭력배..? 저도 대충 이런 느낌을 받습니다. 여러분도 비슷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단어 하나에서 묻어나는 이미지와 프레임의 편견을 깨기란 쉽지 않습니다. 포퓰리즘은 바로 이런 편견의 틈을 침투합니다.

대부업은 사라져야만 하는 사회악인가?


시장에는 다양한 자금수요가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필요한 자금, 단기적으로 필요한 자금이 있겠습니다. 사업자금이 필요할수도 있겠구요. 또, 급하게 급전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겁니다.

이 자금 수요들은 다양한 자금 수요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업적으로는 직장인, 사업가, 무직, 가정주부 등이 있겠죠. 돈을 빌리고자 하는 주체가 개인일수도 있고 법인일수도 있을거구요. 또 개인이라면 신용등급은 1등급부터 10등급까지가 있을것입니다.

이 수요들을 대응하는 금융기관들도 각자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니 개인의 자금 수요에 한정해 보겠습니다.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들은 시중은행(1금융권)에서 돈을 빌립니다. 그리고 대출 이자도 낮습니다.

당연히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거나 받기가 힘듭니다. 대부분 2금융권의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를 통해서 10% 중반대의 고금리로 대출을 받습니다. 그보다 더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은 제도권 대부업체로 손을 벌립니다. 그마저도 못 쓰는 사람들은 불법 사금융 업체에 불법적인 수천%의 이자를 내며 대출을 받습니다.

그리고 하위로 내려올수록 대출 자금의 성격이 달라지는 경향도 짙습니다. 1금융권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주택을 사거나 투자용도로 대출을 받는다면 대부업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며칠간 사용할 급전이 필요해 대출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출 시장의 가장 밑단에 있는 불법 사금융 시장에서 사채를 쓰는 사람들이 사채를 빌려서 집을 살리는 없으니까요.

이처럼 시중은행부터 최하단의 대부업까지 모두 수요가 있기 때문에 존재합니다. 그런 존재 가치가 명확한 자금 공급원을 무조건적으로 사회악 취급하는 시각은 문제가 있습니다.

대부업 또는 사채업이라고도 부르는 사금융 시장은 원래 제도권 관리하에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16년에 개정 대부업법이 시행되면서 규모가 있는 대부업체들은 제도권으로 들어와 합법적인 영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부업은 꼭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드렸지만 대부업은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리는 곳이 아닙니다. 대부업은 대부분 소액을 빌려줍니다. 그리고 그 기간도 짧습니다. 예를 들면 시장 상인들이 대부업을 통해서 일수같은 것을 많이 씁니다. 재고와 현금 회전을 위해서 대부업은 그들에게 꼭 필요한 금융 수단입니다. 꼭 필요하니까 존재하겠죠. 연간 금리가 27.9%라고 해도 실제 1년치 금리를 내는게 아니라 며칠만 쓰다가 돌려주기 때문에 일할(daily basis)개념으로 이자를 지불합니다.

문제는 사람들에게 각인 돼 있는 불법 사금융업체들 입니다. 이런 곳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금리를 받는 곳을 말합니다. 그런 곳들은 채권추심 과정에서도 수 많은 불법행위와 폭력이 동원됩니다. 이런 곳들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 금리 상한을 둔 것은 잘 한 것입니다. 그러나 20%까지 금리를 낮춘다면 제도권 대부업체 대부분이 계속 영업을 하기 힘들어 청산 위기에 직면합니다.

제도권에 있지 않은 사금융 업체들을 제도권으로 양성화 하기 위해서 정부는 개정 대부업법을 만든거고, 실제로 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큰 최상위 업체들이 제도권으로 들어왔습니다. 더 이상 대부업 금리 상한을 낮추기 보다는 비제도권 업체들이 제도권으로 들어와 합법적으로 영업하도록 유인하는 정책이 더욱 절실합니다.

바로 이 제도권 대부업과 불법 사채업 사이에 괴리가 발생합니다.

제도권 대부업체가 사라진다면?


가까스로 제도권으로 유인한 대형 대부업체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몇십~몇백만원 수준의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은 불법 사금융 시장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시중은행이 돈을 빌려줄리 만무하고 2금융권 대출도 쉬운건 아닙니다. 그러니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나마 제도권에서 27.9%의 금리로 급전을 빌려쓰던 사회의 진짜 소외계층이 연간 수천%에 달하는 불법 사금융 업체들의 먹이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사회 최하단 계층의 좌절을 불러오고 사회 불안을 야기할 소지가 다분합니다. 불법 사금융 업체들은 단속한다고 단속되는게 아닙니다. 성매매 업체들을 아무리 단속해봐야 법망을 피해 더 음성화 되고 체계화 되는 풍선효과만 봐도 그렇습니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정부가 아무리 정책을 내봐야 다른 곳에서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봐도 그렇습니다.

자금의 대출 수요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산소와도 같습니다. '대부업 금리를 낮추겠다'라는 포퓰리즘 하나로 되레 사회에서 가장 보호 받아야 할 사람들이 큰 타격을 입는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제도권 대부업은 왜 사라지는가? 대부업의 이자율은 살인적이다?


혜택은 별로 없고 규제만 늘어나니 대부업체들이 제도권으로 올라오길 꺼리는 것 입니다. 특히, 대부업법이 시행된 이후 근 10년간 제도권 대부기업들의 최대 금리 한도는 꾸준히 낮아져 왔습니다. 2002년 66%이던 법정 최고 금리는 거의 햇수 단위로 낮아져서 현재는 27.9%까지 낮아졌습니다.

<자료 출처 : 한국일보>

27.9%로 법정 최고한도가 낮아진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법정 최고한도를 20%까지 낮추는 대부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입니다.

대부업체 중 상장된 기업이 리드코프 하나 뿐 입니다. 그래서 리드코프의 손익계산서를 분석해 봤습니다. 대부업 금리 상한이 20%로 높아지면 리드코프는 사실상 영업을 종료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리드코프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10.6%, 순이익률은 6.6%입니다. 이는 법률이 규정하는 대부업 금리 상한때문에 지속적으로 낮아져 왔습니다.

리드코프의 경우를 보면 자본을 빌려오는 조달 금리가 8.5%~9%, 빌려준 돈 중에 떼이는 돈이 10%, 매출대비 판관비율이 17%입니다. 이렇게 합산하면 금리 상한 27.9%로 겨우 똔똔 사업을 하게 됩니다. 만약에 제윤경 의원이 발의한 대부업 금리상한 20%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리드코프는 제도권에서 영업을 더 이상할 수 없게 됩니다.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13%가 사지로 내몰릴수도


이렇게 되면 제도권 대부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대략 두가지 입니다. 제도권에서 벗어나 음지에서 영업하면 막대한 이익을 낼 수 있는데 굳이 별 혜택도 없고 규제만 가득한 제도권에 편입돼 영업을 할 유인이 사라집니다.

1) 영업의 종료
2) 제도권에서 이탈하여 불법 사금융화

실제로 2조원이 넘는 대출을 해주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러시앤캐시는 대부사업을 종료합니다. 리드코프의 경우도 대주주가 회사를 팔기 위해 지분을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제도권 대부업들이 속속 영업을 종료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도권 대부업이 전부 문을 닫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263만 대부업 이용자들이 받게 됩니다. 우리나라 전체 경제 활동 인구의 11~13%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저성장 사회로 진입하고 경제가 침체를 겪으면서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대부업 수요는 늘어나는데 제도권 대부업은 문을 닫는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수천%의 고리를 받는 불법 사채업자들이 활개치는 세상이 될 것 입니다.

제도권 대부업체의 금리 상한이 낮아지면서 대부업체들은 실제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을 줄여나가고 있음이 확인됐다 <자료 출처 : 중앙일보>

조금 더 멀리 내다보면 263만명 중 1%인 2만 6,000명이 비제도권 초고금리 사채시장으로 내몰려 범죄나 자살 등의 선택을 하게 된다면 이는 막대한 사회적 손실과 불안을 야기하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절대 과장된 것이 아닙니다. 땡전하나 나올 구멍이 없는 사람들의 삶을 안다면 이는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이고 막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살인적인 금리를 받는 비제도권 사금융 업체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야..


연간 수천%의 살인적인 금리 장사를 하는 비제도권 사금융 업체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유인이 더 절실합니다. 그나마 남아있는 제도권 업체를 불법 사금융으로 내모는 지금과 같은 규제는 사회를 지탱하는 바닥을 더욱 붕괴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막장으로 내몰린 사람들의 이판사판 범죄율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물론 대부업체의 금리상한 규정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나 대부업체들에게 일정 정도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축은행보다 매력없는 수익을 낸다면 대부업체들 7~10등급 또는 신용불량자를 상대로 큰 위험을 떠 앉고 돈을 빌려줄 이유가 없습니다. 얼핏들으면 대부업 금리 상한을 낮춘다는 말이 굉장히 선한 일을 한다는 것으로 들리지만 이와 같은 엄청난 부작용들이 뒤따르는 위험한 정책입니다. 제 생각에는 대부업 금리 상한 27.9%는 대부업체들이 허용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이하로 낮추면 위에서 말한 일들이 벌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의 대부업 금리 상한


대부업체의 금리 상한을 낮추어야 한다는 논리에 늘 끼어드는 것이 '일본 대부업체는 어떻다' 하는 논리입니다. 일본의 대부업체들도 금리상한이 20%라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 체질과 양국의 대부업체가 자금을 조달받을 때 적용받는 조달금리 등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예를들면 우리나라 대부업체들의 조달 금리는 8.5~10% 수준이 많지만, 일본 대부업체들의 조달금리는 5% 수준입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일본이 금리상한 20%니까 우리도 20%로 내려야 한다'는 말은 현실을 교묘히 감춘 포퓰리즘에 불과합니다.

참고로 아래는 전세계 주요 국가별 대부업 금리 상한 제도 자료입니다.

<자료 출처 : 제349회 국회(임시회) 제 3차 정무위원회 검토보고서>

국내 대형 대부업체는 모두 일본 자금이다?


'대부업'이라는 키워드에 '일본'이라는 키워드까지 조합하니 사람들 혈압을 끌어올리기 얼마나 좋은 단어가 됩니까? 이도 포퓰리즘에 기대어 자신들의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술수에 불과하다 생각합니다. 리드코프는 100% 한국 자본으로 설립한 대부업체이기 때문에 '대형 대부업체들의 자금은 전부 일본계 자금이다.'라고 하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빚 갚지마라?


대부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제의원은 '빚은 무조건 갚지 않아도 된다'는 다소 발칙한 의견도 피력한 바 있습니다. 금융의 문턱이 낮아서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돈을 빌린다는 의견에는 다소 공감합니다. 그러나 빚을 지는 사람들도 문제입니다. 빚이란 결국 남의 돈을 쓴겁니다. 남의 돈을 쓰고 갚지 않아도 된다니 다소 황당합니다. 다른 사람의 돈을 빌려 썼으면 갚는 것이 맞습니다. 이자를 내고 원금을 갚기로 약속하고 빌렸으면 갚아야죠. 빚을 무조건 탕감해주는 것은 자칫 모럴헤저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용사회의 근간을 흔들수도 있습니다.

"금융의 문턱이 낮아서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돈을 빌린다." 이 말도 절반은 동의하기 힘듭니다. 이말은 곧, '여성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니 성범죄가 늘어난다.'는 말과도 비슷한 뉘앙스로 들립니다.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문제이지 어떻게 치마를 입고 다니는 여성이 문제가 될 수 있겠습니까? 경제관념이 확실한 사람은 남들이 돈을 입에 떠넣어 줘도 절대로 빚을 지지 않습니다. 개인의 경제 관념문제가 절반, 제도의 문제가 절반입니다.

가계부채 문제의 핵은 주택 담보 대출


가계부채가 1,400조 원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 부채의 핵심입니다. 2금융권을 제외하고 1금융권에서 나간 주택담보대출 잔액만 710조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해 가계부채 증가폭을 우상향 시키는 것 역시 주택담보대출입니다. 매월 조 단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6년에 LTV비율이 높아진데다 주택 가격과 전세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 담보대출액 증가를 이끈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중 등록 대부업 대출 잔액은 14조에 불과합니다. 가계부채 총액 중 1%도 안되는 금액입니다.

가계부채 1,400조 시대를 강조하면서 규모가 얼마 되지도 않고, 이제 마지노선까지 온 대부업 금리 상한을 두들겨 패는게 이해가 안됩니다. 이 역시 엄한 문제를 끌어와서 대중의 눈과 귀를 가리는 포퓰리즘이죠. 가계 부채 1,400조 시대를 강조하겠다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또,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병폐들을 만들어내는 부동산 담보 대출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빚내서 주택을 구입한 유권자들의 표는 너무나 많고, 대부업체 관련 표는 적기 때문일까요? 대부업체의 금리 상한을 내려주겠다. 정말 달콤하게 들립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대부업체의 금리는 안 내리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수 천%의 금리를 받는 불법 사금융 업체를 제도권으로 유인하는 것이 훨씬 순기능이 많을 듯 합니다. 제도권 대부업체들이 용인할 수 있는 금리 상한은 끝까지 내려 온 상태라고 판단됩니다.

저는 이 법안을 발의한 제 의원님이 누군지도 모릅니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 유명하시다고 하는데 저는 처음 듣는 이름입니다. 이번에 투자 정보를 리서치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인물입니다. 그리고 물론 제 의원님에게 악감정도 전혀 없습니다. 단지 짚고 넘어갈 건 짚고 가자는 차원에서 쓴 글입니다. 그리고 계속 강조드리지만 아마 대부업을 옥죄면 옥죌수록 제도권 대부업은 문을 닫고 음지에서 활동하는 진짜 사채업자들의 세상이 될지도 모릅니다.

2017년 4월 13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