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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6일 화요일

힌남노 단상

어젯밤에 거실창문을 열어두고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있었다. 태풍이 제주도 근처에 상륙했을 때 양평도 바람이 많이 불기 시작했다. 한번씩 몰아치는 돌풍이 가히 위력적이었다. 마당에 있는 살림살이가 날아 다니고 뒤집히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아침에 태풍이 지나가고 확인했더니 예상대로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용문을 비롯해서 양평의 다른 동네는 밤새 정전이 된 곳도 많았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지도 않는 양평이 이 정도라면, 직접 영향권에 들어갔던 남부지역은 어땠을지 걱정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신문을 보니 포항은 초토화가 되어 있었다.

기상청이 역대급 태풍이라고 경고했던 2022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갔다. 관측사상 최초로 북위 25도선 이북에서 발생한 태풍이다. 힌남노는 이동 경로도 종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동북아 국가들의 기상당국이 긴장하며 힌남노의 경로를 추적했다.

한국 동남부 지역에 큰 피해를 남기고 동해상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 힌남노의 현재 위치 <자료 : 한국 기상청>

태풍의 이동경로가 신기하다. 생성 후 서쪽으로 향하면서 대만 상륙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9월 3일에서 4일쯤 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때부터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갈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어차피 욕할 사람은 욕한다


기상청과 대통령은 어차피 욕을 먹는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강력한 사전 경고와 대비가 있었고 별 피해가 없는 경우


이런 경우 "별 것도 아닌 태풍으로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떨었냐?", "관측 다 틀리는 기상청, 일 좀 해라", "대통령 호들갑 떨더니 존재감 키우고 싶었나보네, 아니면 태풍으로 눈 돌리고 다른 음모 꾸미는 게 있나?"라는 등의 조롱이 뒤따른다.

사실 대비를 잘 해서 피해를 줄인 것이면 박수를 보내는 것이 응당 상식이다. 만약에 운 좋게 태풍의 세력이 줄어서 별 피해가 없이 지나 갔어도, 되레 다행으로 생각하면 되는 부분이다.

재난 앞에서 우리는 백번이고 천번이고 조심해도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뭐가 어찌 됐든 결과가 '피해없음'이라면 아주 다행이고 잘 된 것이다.

물론, 이번 태풍은 철저히 예고하고 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포항 지역의 피해가 상당히 크게 발생하였다.

강력한 사전 경고와 대비가 없었고 피해가 큰 경우


이 경우는 뭐 욕을 먹어도 싸기는 하다.  어떤 욕을 먹을지는 안봐도 뻔하다. "기상청은 뭐하냐?", "대통령은 일 안하냐?", "또 소 잃고 외양간 고칠거냐?" 이런 종류의 욕이 빗발칠 것이다.

강력한 사전 경고가 있었고 피해가 큰 경우


사전에 강력한 경고가 있었고 대비도 잘 하였지만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을 정도의 위력 덕에 피해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도 욕은 먹게 되어있다. "눈 뜨고 코 베인거냐", "그렇게 경고하고 대비하자더니 뭐 한거냐? 대비하는 시늉만 한거냐?", "역시 이번 대통령은 무능하다. 그럴 줄 알았다"이런 욕이 따라 붙겠지.

어차피 몇몇 사람들은 이래도 욕을 하고, 저래도 욕을 한다


몇몇 사람들은 니편 내편 가르기를 좋아한다. 어차피 내가 싫어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뭘 아무리 잘 해도 그냥 다 미워 보인다. 그래서 욕을 한다. 반대로 내가 좋아하기로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똥을 싸도 박수를 보낸다. 사람이 원래 그렇다. 편향적인 존재다.

그리고 매사 투덜대는 사람들이 있다. 매사 빈정대고, 매사 남에게 불평을 쏟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에 굳이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까 싶다.

내 생각에 이번 힌남노 예보는 정말 훌륭했다. 기상청 입장에서는 할일을 했을 뿐이다. 이번에도 기상청은 일을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한다. 기상청의 노력 덕분에 국민들은 태풍이 상륙하기 며칠 전부터 대비를 할 수 있었다. 태풍의 위력은 기상청의 예고대로 강력했다. 기상청의 노력과 경고가 아니었다면 실로 더 큰 피해가 났을 것이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욕을 먹는 대상이 비단 정치인이나 기상청뿐일까? 나라고,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라고 크게 다를까? 우리는 어차피 누군가에게는 욕을 먹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우리에 대한 욕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차피 나한테 욕을 하는 사람은 뭘 해도 꼬투리를 잡아 욕을 할 것이고,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은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지지하고 응원해 줄것이다.

그래서 욕하는 사람들을 굳이 다 생각할 필요도 없다. 무시하는 게 상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무쏘의뿔처럼 하면서 가면 된다.

생각보다 피해가 없었다고 조롱하는 빌런들


인터넷을 보다가 발견한 새로운 빌런들이다. 그런데 그 숫자가 꽤 많았다.

"생각보다 피해 x도 없네. 기상청하고 정부는 괜히 호들갑 떨어서 사람들한테 겁만 준거냐"

중부지방은 별 피해가 없었다. 그런데 남부지방의 피해상황을 보고도 저런 이야기를 한다면 공감 능력이 결여된 것이다. 특히, 포항은 이번에 피해가 아주 컸다. 나라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포항제철소 공장이 침수되어 가동을 멈췄다. 해병대는 KAAV까지 동원하여 물에 잠긴 시내에서 사람들을 구해내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전 지역이 침수되어 공장 가동이 멈춘 상태다. 포항 곳곳에서 건물 붕괴와 산사태가 잇다랐다. 해병대와 인근 육해공군 부대까지 동원되어 고립된 사람들에 대한 구출과 수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태풍이 지나가는 지역에 산다고 해도 피해가 없이 지나갈 수도 있다. 태풍이 모든 지역에 촘촘하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운 좋게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해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경솔하다.

재차 강조하지만 기상청과 정부는 이번에 일을 제대로 했다. 태풍이 중간에 소멸했어도 기상청이 잘 한 것은 잘한 것이다. 그리고 중부지방은 피해가 없었을지 몰라도 동남권의 일부 지역은 초토화가 되었다.

강남과 포항..


그나마 기상청의 경고 덕분에 국민들의 대비가 빠르고 단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 지역에서 피해가 크게 발생해서 마음이 아프다. 포항에 계셨던 분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어제 태풍의 위력은 가공할 수준이었다고 한다. 아무리 대비를 했어도 사람의 힘으로 어찌하지 못했을 수준이었다고 한다.

사실 태풍이 북상하면서 각 언론사에서는 24시간 재난방송을 가동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수도권에 대한 걱정이 주였다.

한달 전 강남 수해 때 언론의 버즈량과 비교해 보면 동남권의 태풍 피해에 대한 언론 버즈는 약한 편이다. 수해가 끝나고 나서도 며칠동안 보도가 쏟아지고 각종 밈이 나오고, 전국민이 관심과 걱정을 가지고 강남을 바라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소강 상태를 보이던 언론 보도는 포항시 남구 인덕동에서 8명의 사망/실종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전체 공장이 물에 잠겨 가동이 중단된 포스코에 대한 언론 버즈가 증가하였다.

역사에 남을 명짤을 남긴 한달 전 강남 침수좌. 밈 하나로 전국구 유명스타가 된 것은 물론 레딧에서도 언급되었다. 이분 덕에 현대차는 막대한 제네시스 홍보효과를 얻었다. 그런데 현대차에서 저분에게 껌 한통 사줬다는 소식이 없다.

뭐 당연하긴 하다. 수도권에 돈과 사람이 모여 있으니 당연히 언론의 관심이 높을 것이고, 게다가 강남 한복판이 물바다가 되었으니 이목을 끌만했다. 사실상 수도권은 대한민국의 절반, 그 자체이기도 하고. 또, 사람이 죽으면 언론의 집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도 당연한 언론과 여론의 생리임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지방에도 사람이 산다. 수도권이 별 피해가 없었다고 언론 버즈가 낮은 것은 그렇다고 해도 '지방에서 물 난리 난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서울은 별일도 없었다. 기상청이 괜히 오버했다' 와 같은 태도를 견지하면서 막말을 던지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로 생각이 많아진다.

2022년 9월 6일
송종식


2021년 7월 26일 월요일

나는 UFO를 본 적 있다

요즘 부쩍 UFO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기분탓인가. 내가 어릴적, 그러니까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도 UFO 이야기가 붐을 이뤘던 적이 잠시 있다. 그때는 대부분 공포요소나 미스테리 요소로 다루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최근의 UFO에 대한 이야기는 그런 요소보다는 뭔가 그것이 실제로 우리 주변에 돌아 다니고 있음을 확신한다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 것 같다.

미 공군이나 NASA가 미확인 비행물체에 대한 존재를 인정하는가 하면 CCTV나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에서 UFO가 촬영되고 있다. 촬영기기의 보급으로 과거보다 곳곳에서 미확인 비행물체가 찍힐 가능성이 확연히 높아졌다. 또, 과거보다 영상 판독 기술도 좋아졌기 때문에 이제는 어설픈 합성 따위로 사람들을 속이지 못한다.

요즘 UFO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나도 20여 년전 UFO를 목격한 추억이 떠 올랐다.

때는 군복무를 하던 시절. 장소는 포항의 모 해안초소. 보통 해안 경계 근무는 2인이 1조가 되어 서게 된다. 당시에 나는 짬밥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근무는 항상 선임들과 들어갔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야간 해안 경계 근무를 서게 되면 선임들은 들어가자마자 초소에서 잠을 잔다. 후임은 서서 경계를 서는데, 보통은 바닷가 쪽을 안보고 간부가 오는지 안 오는지를 지킨다. 간부가 들어오면 잠자는 선임을 깨운다. 그게 경계 근무를 서는 후임의 주요 임무 중 하나였다. 이건 국방부장관님도 모르실 1급 군사 기밀인데 이렇게 누출해도 되나 모르겠다.

군에 다녀오지 않은 분들이 이 글을 읽으시면 몹시 불안감을 느끼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이렇게 허술하게 경계를 서는 것 같아도 의외로 바닷가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면 놓치지 않고 잘 잡아낸다. 그러니 든든하게 두발을 뻗고 주무셔도 된다.

해안쪽도 가끔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많았다. 군용 초소는 일반인들이 절대로 찾을 수 없는 곳에 숨어 있었다. 그래서 가끔 민간인이 진입할 수 없는 군사지역 해변 끝단까지 차량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다. 한밤중에 그런 곳에 들어오는 민간인 차량들은 목적이 대부분 뻔했다. 우리는 가끔 그런 차량에 무슨 군사작전을 하는 마냥 조심스럽게 접근하여, 차량 유리창에 몰래 붙어서 좋은 구경을 하곤했다.

어쨌든 이날 야간 경계근무도 그렇게 평소처럼 평화로웠다. 선임은 초소 안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었고, 나는 초소 바깥에서 야시경으로 부지런히 바닷가 쪽과, 해안쪽을 감시했다.

야시경으로 하늘을 보면 별이 무척 잘 보인다. 나는 어릴적부터 별을 좋아했다. 그래서 경계근무를 서면서도 나는 이따금씩 야시경으로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곤 했다. 그날도 그랬다.

그런데 그날따라 이상한 불빛이 잡혔다.

일단은 가만히 있으면 다른 별들과 분간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그 빛은 움직임이 있었다. 현대 인류 기술로는 구현할 수 없는 형태의 움직임과 속도였다. 나는 탄성을 질렀다. 혹시 인공위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나마 했지만 평소 하늘을 자주 올려다 보는 나는 인공위성과, 항공기의 움직임 정도는 구분할 수 있었다. 확실히 인공위성은 아니었다.

눈에서 야시경을 떼고 보았다. 야시경을 쓰지 않아도 그 빛은 아주 잘 보였다. 동쪽 하늘에서 서쪽 하늘로 순식간에 이동하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서쪽으로 이동한 불빛은 1초 정도 급정거를 하여 제자리에 멈춰있더니, 순식간에 3개로, 그리고 6개로 분열되었다. 내가 가진 기초적인 물리학적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아마 그것을 보았다면 누구나 그리 느꼈을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 보아서 그렇지 상당한 거리를 저 정도로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계속 나를 경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6개의 불빛은 다시 하나로 합쳐져서 순식간에 동쪽 하늘로 사라졌다. 커브를 틀어 이동하는 속도도 정말 순식간이었다. 비행기나 인공위성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곧장 90도로 방향을 틀어 순식간에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형태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내 눈으로 직접 보고, 귀로 들은 것이 아니면 어떤 사실에 대해서 잘 믿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그때도 내가 피곤해서 헛것을 보았나 싶어서 멍하니 서 있었다. 하늘을 계속 올려다 보고 있었다. 아까 그 불빛이 다시 나타났다.

나는 이번에는 초소 안에서 잠을 자고 있는 선임을 용기내서 깨웠다. 자고 있는 선임을 깨우거나 몸에 손을 대는 것은 자살 행위이다. 당시에 나는 짬밥도 거의 먹지 않은 상태였고, 같이 근무를 서던 선임은 떨어지는 낙엽도 멈춰 세운다는 상병 말호봉이었다.

"OO해병님, OO해병님"
"왜? 간부 올라와?"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아.. 새끼야 근데 왜 깨워"
"그게 아니라 하늘에 UFO가 있습니다"
"아, 이 미친놈아, 기어이 돌았나. 그런거 없으면 쳐 맞을 줄 알아라"

잠을 자던 선임은 나의 긴박한 행동에 귀찮다는 듯이 주섬주섬 일어났다. 입으로는 온갖 짜증을 다 내뱉으면서.

밖으로 걸어나온 선임에게 내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선임은 입에서 탄성을 질러댔다.

"와, 저게 뭐야. 와 뭐야 저게 도대체 우와!!"

이제는 나보다 선임이 더 신난 것 같았다. UFO도 UFO지만, 그 자리에 그 친구들이 있어줘서 고마웠다. 혹시라도 사라졌으면 나는 그날 가루가 되게 얻어 터졌을 것이다.

어쨌든 내가 헛것을 본 게 아니라는 게 입증되었다. 나는 눈으로 보지 않은 것을 믿지 않기 때문에 이전까지는 UFO 이야기를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 날 이후에 나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UFO가 외계인이 타는 비행체라고는 단정하지 못해도 뭔가 신기한 비행체가 실재하기는 하는구나!"

근무를 함께 섰던 선임과 나는 아침 식사 시간에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당연히 모두 믿지 않았다. 우리 둘만 미친 인간들 취급을 받았다. 상병 말호봉 선임은 병장 선임들에에게 엄청난 놀림을 당했다. 나는 내 윗 선임들에게 비웃음을 샀다.

같이 UFO를 본 선임과 나는 무척 억울했다. 어쨌든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은 당연했지만 그 선임과 나는 확실히 보았고,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야간 경계근무 장소에 진입하는 해병대원들 <자료: 연합뉴스>

내가 가끔 이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늘상 되묻는 이야기들이 있다.

질문 1) 야시장비에 뭔가 묻었거나 빛이 번진것은 아닌가? 이건 확실히 아니다. 베테랑 군인이 빛 번짐과 이상한 비행체가 날아다니는 것을 구분하지 못할리가 없다. 그리고 위에도 언급했지만 야시 장비를 쓰지 않고 맨눈으로 보아도 그 빛은 잘 보였다.

질문 2) 날파리나 날벌레들이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 UFO로 착각한 것은 아닌가? 이것도 아니다. 당시 초소는 빛이 거의 없었다. 그런 것도 가로등 빛이나 무언가 있어야 할텐데 어두컴컴한데 날벌레가 보일리가 없다. 또한, 날벌레가 움직이는 패턴과 그 비행체가 움직이는 형태는 확실히 다르다. 베테랑 군인들이 날벌레 날아다니는 것을 구분하지 못할리도 없다. 당시 나는 시력이 2.0이었다.

질문 3) 인공위성 아닌가? 이 부분은 어릴적부터 별을 보았기 때문에 확실히 구분한다. 그리고 동쪽 지평선 부근과 서쪽 지평선 부근을 순식간에 왔다갔다 하고 빛이 3개로, 6개로 분열되는 군무까지 보여줬는데, 인공위성은 절대로 아니라고 확신한다. 나 뿐만 아니라 그 선임도 탄성을 질러댔으니.

질문 4) 드론 같은 것은 아닐까? 당시에 드론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드론의 움직임을 보았을 때 드론으로는 택도 없는 움직임을 가진 물체였다. 그리고 드론이 그렇게 떠 다닌다면 아마 우리 방공망이나 감시장비에 감지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 소초 옆에는 TOD를 운용하는 소초가 있었다. 그리고 아주 높은 고도에서 움직이는 비행체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체였으므로 절대로 드론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도 궁금하다. 그때 그 비행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외계에서 온 것일까? 우리 후손들이 타고 온 미래의 비행체일까? 아니면 어떤 고도로 발달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비밀리에 연구하는 비행체였을까?

2021년 7월 26일
송종식


2021년 1월 12일 화요일

서울 과메기도 미역이 그립다

열아홉 스물에 고향땅을 떠나서 군대 때문에 잠시 고향에 돌아와서 머물다가, 다시 상경해서 고향 근처로는 거의 갈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근래에는 갑자기 고향이 그리워 고향 문턱이 닳도록 들락날락하고 있습니다. 한번 왕복하면서 이리저리 돌아 다니다 보면 차량 계기판 숫자 네자리가 바뀌는데도 그렇게 자주 왕래하게 되네요. 

영일대 해수욕장의 명물 영일대 누각의 모습 <사진 : 송종식>

며칠 전에도 바람도 쐴 겸 포항에 다녀왔습니다. 새해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 같아서 시간을 늦추어 사람들이 왕래하지 않는 날과 시간을 찍어서 다녀왔습니다.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바라 본 포스코 전경 <사진 : 송종식>

시국이 시국인데다 공기도 차가워서 한산했습니다. 산책을 즐기는 소수의 시민을 빼면 사람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원래는 반짝이는 불빛과 흥겨운 사람들로 터져나가는 곳인데 뭔가 쓸쓸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한때 포항은 물론이고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포스코도 이제는 그 위세가 줄어서 살짝 초라해 보이기는 합니다. 여전히 국가를 지탱하는 기간 산업의 핵심 기업이기는 하지만요. 포스코가 얼마나 대단했냐면 IMF때도 포항 시민들은 타격을 거의 안 받고 지나갔을 정도라고 합니다.

원래 이름은 북부해수욕장 <사진 : 송종식>

제가 어릴 적, 영일대 해수욕장에 원래 영일대는 없었습니다. 원래 이름은 북부해수욕장이었습니다. 어린 학생들부터 나이든 어른들 할 것 없이 포항사람들이 모여서 놀 수 있는 몇 안되는 장소 중 하나였습니다. 문화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특히 부족한 지방 소도시기에 포항 시민들에게는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아마 포항사람치고 저기서 크고 작은 추억이 없는 사람은 없을 듯 합니다.

폰으로 대충대충 찍다보니 현장감이 별로 살지도 않고 사진도 볼품없네요. 사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조금 더 멋있게 찍고 싶기도 한데 막상 사진기 들고 다닐 생각하면 불편하고 귀찮고 그렇습니다.

깔끔하게 담아져 온 물회 <사진 : 송종식>

포항에 멋진 카페들도 많이 생겼다고 해서 물회 한 그릇 먹고, 카페에서 바다 풍경을 바라보면서 좀 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단 지방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서 카페는 실내에서 머무는 게 안됐고, 길거리를 좀 걷다보니 가게들도 문을 닫을 시간이라서 주린배를 움켜쥐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아쉬운대로 배달이 되는 곳에서 물회와 과메기를 시켰습니다. 포항에 왔으니 포항 음식에서 나는 냄새로 방을 채워봤습니다. 물회가 정갈하게 썰어져서 왔습니다.

밥 한덩이에 초장을 부어 비비면 매콤달콤 물회덮밥으로! <사진 : 송종식>

물회에 밥 한공기 떡 얹어서 초장을 휘휘 저어 비비면 새콤달콤 맛있는 물회덮밥이 됩니다. 먹느라 넋이 나가서 사진은 이거 한장 달랑 찍었네요.

과메기는 미역을 만나야 합니다 <사진 :송종식>

깔끔하게 담아져서 배달된 과메기의 자태가 아름답습니다. 과메기를 특별히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서울서 지내면 가끔 과메기가 확 땡길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과메기를 파는 곳에 가보면 신기하게도 서울 과메기는 대부분 김에만 싸서 먹도록 나왔습니다.

과메기는 미역에 싸서 먹어야 제맛인데 말이죠. 혹시 서울에서도 미역에 감아서 나오는 과메기 가게가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과메기를 먹고 나면 몸에 열이 불끈불끈 나면서 힘이 마구 솟아납니다.

가성비 좋고 인심 좋은 한상입니다, 둘이나 셋이 먹기엔 양이 다소 많습니다. <사진 : 송종식>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물회와 과메기 한상이 배달되어 온 상차림 모습입니다. 배불리 먹고도 음식이 남을 정도로 인심히 후했습니다. 지방이라서 그런지 가격도 아주 착했습니다. 투자 블로그에 과메기 포스팅을 올리는 게 우습기는 하지만 개인 블로그니 똥글이 올라오더라도 이해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도 포항에 가게 되시면 죽도시장 물회를 꼭 드셔보시구요, 과메기는 미역에 싸서 드셔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호불호가 갈려서 역하다고 못 드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일단 과메기 맛을 알고 나면 매해 겨울마다 과메기를 찾게 되실거에요.


2021년 1월 6일 수요일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 포항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feat. 까멜리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1위로 뽑힌 동백꽃 필 무렵! 촬영 장소가 있었던 포항 구룡포의 일본인 가옥거리에 다녀왔습니다.

1900년대 초반부터 일본인 어부들이 드나들다가,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일본인 어부들이 집단으로 모여 사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한때는 일본인 약 1만여명이 모여 살던 지역이라고 합니다. 해방 후에는 약 50여채의 일본인 가옥들이 남았습니다. 포항시는 이것을 보존하여 관광지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일본인들의 경제력도 가늠할 수 있고, 길거리가 예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아픔도 묻어있는 지역입니다.

사진 : 송종식

사실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였는지 몰랐습니다. 그냥 드라이브 삼아서 가 보았는데, 하필 그곳이 동백이가 장사하던 동네여서 더 반가웠습니다. 

사진 : 송종식

동네로 들어가는 길은 몇 군데 골목이 있지만 관광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여기를 통해서 들어가는 것이 가장 무난합니다.

사진 : 송종식

저희 어릴적에 국민드라마였던 '여명의 눈동자'도 여기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는 집임에도 불구하고 벽면 곳곳에 드라마와 관련한 사진과 소개글이 붙어 있었습니다.

사진 : 송종식

코로나로 인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도높게 유지되고 있는데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서 저희 말고 다른 관광객은 없었습니다. 평소였다면 사람들로 북적였을테죠. 이국적인 느낌의 골목이 텅 비어 있으니 쓸쓸하기도 했지만 색다른 느낌도 들었습니다.

사진 : 송종식

골목은 여기 경동약재점을 중심으로 약간 굽이치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바라보면 골목이 훨씬 이색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경동약재점을 중심으로 여러컷의 골목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사진 : 송종식

몇걸음 걷다보니 동백이네 가게가 나왔습니다. '까멜리아' 간판도 드라마에서 나왔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향미(손담비 분)가 타던 바이크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평소라면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포토존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사람들이 없어서 호사하며 구경했습니다.

사진 : 송종식

드라마에서는 이 각도로 찍은 까멜리아의 모습이 자주 나오죠. 날씨도 화창해서 보기 좋았습니다.

사진 : 송종식

"까멜리아,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아주 좋은 모객 멘트입니다. 까멜리아는 현재 공사중이고 1월 중으로 공사를 완료하고 가게 문을 연다고 합니다. 실내는 옹산 아저씨들이 모여서 술 먹던 장소만 구현이 되어있고, 용식이가 프로포즈를 하던 공간은 파주에 마련이 돼 있다고 합니다. 저도 줏어들은 정보라서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1월 중 인테리어를 끝내고 가게문이 열린다는 건 현장에서 얻은 정보라서 팩트입니다.

사진 : 송종식

까멜리아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카페입니다. 상호는 '까멜리아 in 구룡포'라고 되어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까멜리아 동백'으로 불리는 것 같습니다. 아마 드라마에 나온 가게랑 엮여서 그렇게 부르는 듯 합니다. 까멜리아로 쳐도 되는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까멜리아가 공사중이니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가게에 잠시 들렀습니다.

사진 : 송종식

가게에 들어서니 식물원에 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식물은 잘 모르기에 이름은 모르겠지만 숲속정원처럼 꾸며 둔 인테리어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사진 : 송종식

목재로 된 건물과 초록빛 식물들 그리고 노란색 조명과 파란 페인트가 잘 어우러진 카페였습니다. 1층의 이 구역에서 찍은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많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어찌나 사진들을 잘 찍으시는지 대단합니다. 저는 일단 폰으로 대충. 후보정 같은 것도 안합니다. (웃음)

사진 : 송종식

시국이 시국인지라 손님이 저희 밖에 없어서 미안했습니다. 카페 구경을 해도 된다고 하셔서 둘러보았습니다. 2층도 있어서 올라왔더니 옛날 학교 복도 느낌이 물씬 풍겼습니다.

사진 : 송종식

창 밖을보니 이웃집의 투박한 지붕들과 햇빛, 그리고 실내의 엔틱한 분위기가 잘 어울렸습니다.

사진 : 송종식

2층이 더 널찍하게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발리에 있는 어떤 카페 느낌이 났습니다.

사진 : 송종식

여러가지 구도로 사진을 찍어봅니다.

사진 : 송종식

카페를 둘러보는 동안 주문한 커피와 전복죽이 나왔습니다.

사진 : 송종식

전복죽의 자태가 아름답습니다. 물론 맛도 있었습니다. 다만 가격이 조금 있었습니다. 저거 한 그릇에 9,000원이었던가 그랬습니다.

사진 : 송종식

까멜리아 옆집, 까멜리아 in 구룡포에 왔다간 것을 인증하는 인증샷도 남깁니다.

사진 : 송종식

이렇게 숨은 공간들도 있습니다. 바위뷰인데 경사가 있어서 은근히 아늑하고 괜찮습니다.

사진 : 송종식

2층에는 야외 테라스도 있습니다. 여름 저녁에 여기에 앉아서 맥주 한잔하면 좋을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사진 : 송종식

테라스에서 바라 본 2층 실내의 모습입니다.

사진 : 송종식

골목에서 2층으로 바로 올라오는 루트도 있는데 그쪽으로 바라 본 뷰입니다. 카바나 느낌의 좌석들과 이웃집의 지붕이 은근히 잘 어울립니다.

사진 : 송종식

차를 마시고 내려왔습니다. 코로나와 추운 기온의 2연타 콤보로 인해서 썰렁한 거리입니다.

사진 : 송종식

원래라면 이 골목은 관광객으로 북적거렸을테지요. 밥집과 카페, 주전부리를 파는 가게들이 즐비합니다. 제가 갔을때는 대부분 문을 닫아서 별달리 할 건 없었습니다.

사진 : 송종식

일본인거리에서 언덕을 타고 올라가면 정겨운 시골집들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공간이 주는 편안함을 느끼며 천천히 걸어봅니다.

사진 : 송종식

굽이굽이 언덕길을 천천히 올라오다가 뒤돌아보았습니다.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구룡포 바다의 풍경이 일품입니다.

사진 : 송종식

걷다보니 동백이네 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용식이와 동백이가 마당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것만 같습니다.

사진 : 송종식

이 교회가 동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하늘도 파랗고 교회에서 내려다보는 마을과 바다의 풍경도 정말 멋있었습니다.

사진 : 송종식

동백이와 용식이가 손을 잡고 걸으며 정을 쌓아가던 골목입니다. 동네가 무척이나 고요했습니다. 관광지가 아닌 주민들의 거주지였기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걸어다녔습니다.

사진 : 송종식

문화재(?) 같은 것이 보이길래 올라가 보기로합니다.

사진 : 송종식

충혼각이라고합니다. 6.25 전쟁때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지역이 포항입니다. 그때 나라를 위해 순국하신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기 위한 곳이라고합니다. 포항에는 해병1사단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진 : 송종식

구룡포를 상징하는 아홉마리 용의 동상입니다. 열 마리의 용이 승천하다가 한마리가 바다에 떨어져 죽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9마리는 승천하였는데, 그 모습을 형상화 하였다고 합니다.

사진 : 송종식

이곳이 커플들의 포토존입니다.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의 배경이기도 하고 드라마에서도 동백이와 용식이가 이곳에 앉아서 자주 시간을 보내죠. 각 잡고 사진을 제대로 찍고 보정도 예쁘게 할라치면 하는데, 귀찮아서 폰으로 대충 찍어서 올립니다.

사진 : 송종식

100여년 전 일본인들이 살던 골목답게 여전히 일본풍의 주택들이 남아있고, 유지보수도 그 모습을 그대로 지키면서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아서 홍게와 홍게짬뽕을 못 먹은게 살짝 아쉽습니다. 그리고 리뷰를 보면 볼 게 없다는 글도 많던데, 은은하게 산책을 즐기는 분들은 좋아하실만한 여행지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코로나가 끝나면 한번 더 가볼 생각입니다. 문 닫은 곳들이 많아서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이곳은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별 다른 액티비티가 있는 곳은 아닙니다. 그래서 액티비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지루할 수 있습니다. 산책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추천합니다. 이것저것 먹으면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면서 걸을 만한 공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가족 산책이나 커플 데이트 장소로 추천합니다. 가실 분들은 가시기 전에 드라마 한번 보고 가시면 더 의미가 있겠습니다.

가는 방법과 위치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카카오맵>

빨간색으로 표시된 길이 메인 골목입니다. 깨끗하게 정돈이 되어있고, 방송 촬영이 잦은지 여기저기에 방송 촬영의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게짬뽕 파는 곳, 홍게찜 가게, 길거리 음식점, 옛날 과자들 파는 곳, 카페, 밥집들이 줄지어 늘어져 있습니다.

먼저, 자차로 가시는 분들을 위한 안내입니다. 내비게이션에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라고 찍고 가시는 게 당연히 제일 편하시겠죠. 주소는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145'입니다.

그리고 주차공간이 꼭 필요하겠죠? 노란색 박스 친 부분에 주차를 하는 게 가장 편할 것 같습니다. 저도 거기에 주차를 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주차공간이 한산했습니다. 물론 주차비는 무료였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시내 포항역에서 오실 때는 9000번 빨간버스를 타시면 되고, 공항에서 오시는 분들은 900번 파란 버스를 타고 일본인 가옥거리에서 내리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