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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6일 화요일

힌남노 단상

어젯밤에 거실창문을 열어두고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있었다. 태풍이 제주도 근처에 상륙했을 때 양평도 바람이 많이 불기 시작했다. 한번씩 몰아치는 돌풍이 가히 위력적이었다. 마당에 있는 살림살이가 날아 다니고 뒤집히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아침에 태풍이 지나가고 확인했더니 예상대로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용문을 비롯해서 양평의 다른 동네는 밤새 정전이 된 곳도 많았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지도 않는 양평이 이 정도라면, 직접 영향권에 들어갔던 남부지역은 어땠을지 걱정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신문을 보니 포항은 초토화가 되어 있었다.

기상청이 역대급 태풍이라고 경고했던 2022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갔다. 관측사상 최초로 북위 25도선 이북에서 발생한 태풍이다. 힌남노는 이동 경로도 종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동북아 국가들의 기상당국이 긴장하며 힌남노의 경로를 추적했다.

한국 동남부 지역에 큰 피해를 남기고 동해상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 힌남노의 현재 위치 <자료 : 한국 기상청>

태풍의 이동경로가 신기하다. 생성 후 서쪽으로 향하면서 대만 상륙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9월 3일에서 4일쯤 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때부터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갈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어차피 욕할 사람은 욕한다


기상청과 대통령은 어차피 욕을 먹는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강력한 사전 경고와 대비가 있었고 별 피해가 없는 경우


이런 경우 "별 것도 아닌 태풍으로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떨었냐?", "관측 다 틀리는 기상청, 일 좀 해라", "대통령 호들갑 떨더니 존재감 키우고 싶었나보네, 아니면 태풍으로 눈 돌리고 다른 음모 꾸미는 게 있나?"라는 등의 조롱이 뒤따른다.

사실 대비를 잘 해서 피해를 줄인 것이면 박수를 보내는 것이 응당 상식이다. 만약에 운 좋게 태풍의 세력이 줄어서 별 피해가 없이 지나 갔어도, 되레 다행으로 생각하면 되는 부분이다.

재난 앞에서 우리는 백번이고 천번이고 조심해도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뭐가 어찌 됐든 결과가 '피해없음'이라면 아주 다행이고 잘 된 것이다.

물론, 이번 태풍은 철저히 예고하고 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포항 지역의 피해가 상당히 크게 발생하였다.

강력한 사전 경고와 대비가 없었고 피해가 큰 경우


이 경우는 뭐 욕을 먹어도 싸기는 하다.  어떤 욕을 먹을지는 안봐도 뻔하다. "기상청은 뭐하냐?", "대통령은 일 안하냐?", "또 소 잃고 외양간 고칠거냐?" 이런 종류의 욕이 빗발칠 것이다.

강력한 사전 경고가 있었고 피해가 큰 경우


사전에 강력한 경고가 있었고 대비도 잘 하였지만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을 정도의 위력 덕에 피해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도 욕은 먹게 되어있다. "눈 뜨고 코 베인거냐", "그렇게 경고하고 대비하자더니 뭐 한거냐? 대비하는 시늉만 한거냐?", "역시 이번 대통령은 무능하다. 그럴 줄 알았다"이런 욕이 따라 붙겠지.

어차피 몇몇 사람들은 이래도 욕을 하고, 저래도 욕을 한다


몇몇 사람들은 니편 내편 가르기를 좋아한다. 어차피 내가 싫어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뭘 아무리 잘 해도 그냥 다 미워 보인다. 그래서 욕을 한다. 반대로 내가 좋아하기로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똥을 싸도 박수를 보낸다. 사람이 원래 그렇다. 편향적인 존재다.

그리고 매사 투덜대는 사람들이 있다. 매사 빈정대고, 매사 남에게 불평을 쏟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에 굳이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까 싶다.

내 생각에 이번 힌남노 예보는 정말 훌륭했다. 기상청 입장에서는 할일을 했을 뿐이다. 이번에도 기상청은 일을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한다. 기상청의 노력 덕분에 국민들은 태풍이 상륙하기 며칠 전부터 대비를 할 수 있었다. 태풍의 위력은 기상청의 예고대로 강력했다. 기상청의 노력과 경고가 아니었다면 실로 더 큰 피해가 났을 것이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욕을 먹는 대상이 비단 정치인이나 기상청뿐일까? 나라고,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라고 크게 다를까? 우리는 어차피 누군가에게는 욕을 먹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우리에 대한 욕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차피 나한테 욕을 하는 사람은 뭘 해도 꼬투리를 잡아 욕을 할 것이고,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은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지지하고 응원해 줄것이다.

그래서 욕하는 사람들을 굳이 다 생각할 필요도 없다. 무시하는 게 상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무쏘의뿔처럼 하면서 가면 된다.

생각보다 피해가 없었다고 조롱하는 빌런들


인터넷을 보다가 발견한 새로운 빌런들이다. 그런데 그 숫자가 꽤 많았다.

"생각보다 피해 x도 없네. 기상청하고 정부는 괜히 호들갑 떨어서 사람들한테 겁만 준거냐"

중부지방은 별 피해가 없었다. 그런데 남부지방의 피해상황을 보고도 저런 이야기를 한다면 공감 능력이 결여된 것이다. 특히, 포항은 이번에 피해가 아주 컸다. 나라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포항제철소 공장이 침수되어 가동을 멈췄다. 해병대는 KAAV까지 동원하여 물에 잠긴 시내에서 사람들을 구해내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전 지역이 침수되어 공장 가동이 멈춘 상태다. 포항 곳곳에서 건물 붕괴와 산사태가 잇다랐다. 해병대와 인근 육해공군 부대까지 동원되어 고립된 사람들에 대한 구출과 수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태풍이 지나가는 지역에 산다고 해도 피해가 없이 지나갈 수도 있다. 태풍이 모든 지역에 촘촘하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운 좋게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해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경솔하다.

재차 강조하지만 기상청과 정부는 이번에 일을 제대로 했다. 태풍이 중간에 소멸했어도 기상청이 잘 한 것은 잘한 것이다. 그리고 중부지방은 피해가 없었을지 몰라도 동남권의 일부 지역은 초토화가 되었다.

강남과 포항..


그나마 기상청의 경고 덕분에 국민들의 대비가 빠르고 단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 지역에서 피해가 크게 발생해서 마음이 아프다. 포항에 계셨던 분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어제 태풍의 위력은 가공할 수준이었다고 한다. 아무리 대비를 했어도 사람의 힘으로 어찌하지 못했을 수준이었다고 한다.

사실 태풍이 북상하면서 각 언론사에서는 24시간 재난방송을 가동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수도권에 대한 걱정이 주였다.

한달 전 강남 수해 때 언론의 버즈량과 비교해 보면 동남권의 태풍 피해에 대한 언론 버즈는 약한 편이다. 수해가 끝나고 나서도 며칠동안 보도가 쏟아지고 각종 밈이 나오고, 전국민이 관심과 걱정을 가지고 강남을 바라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소강 상태를 보이던 언론 보도는 포항시 남구 인덕동에서 8명의 사망/실종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전체 공장이 물에 잠겨 가동이 중단된 포스코에 대한 언론 버즈가 증가하였다.

역사에 남을 명짤을 남긴 한달 전 강남 침수좌. 밈 하나로 전국구 유명스타가 된 것은 물론 레딧에서도 언급되었다. 이분 덕에 현대차는 막대한 제네시스 홍보효과를 얻었다. 그런데 현대차에서 저분에게 껌 한통 사줬다는 소식이 없다.

뭐 당연하긴 하다. 수도권에 돈과 사람이 모여 있으니 당연히 언론의 관심이 높을 것이고, 게다가 강남 한복판이 물바다가 되었으니 이목을 끌만했다. 사실상 수도권은 대한민국의 절반, 그 자체이기도 하고. 또, 사람이 죽으면 언론의 집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도 당연한 언론과 여론의 생리임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지방에도 사람이 산다. 수도권이 별 피해가 없었다고 언론 버즈가 낮은 것은 그렇다고 해도 '지방에서 물 난리 난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서울은 별일도 없었다. 기상청이 괜히 오버했다' 와 같은 태도를 견지하면서 막말을 던지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로 생각이 많아진다.

2022년 9월 6일
송종식


2020년 6월 21일 일요일

2인 가구에도 주목하자 (feat. 2019 한국의 사회지표)

통계청에서 한국의 사회 지표를 발표했습니다. 2019년 데이터로 최신 버전입니다. 이 문서를 간략히 읽어보는 유튜브 영상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영상은 본 포스팅 하단에 게재하겠습니다. 영상을 찍고 나서 놓친 부분이 있습니다. 무미건조한 통계안에 인사이트가 몇가지 있었습니다. 그 부분을 영상에 담지 못했습니다. 영상에서는 뻔한 이야기만 늘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영상에 담지 못한 내용을 뽑아내서 포스팅을 해봅니다.

2인 가구에도 주목하자


1인 가구 증가는 메가트렌드입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시장에서도 이젠 빚 바랜 이슈입니다. 제 블로그에서는 2014년에 '1인 가구 증가'에 대해서 다룬적이 있습니다. 대한제분오뚜기의 분석 리포트를 통해서입니다.

우리가 1인 가구 증가에 집중하는 동안, 2인 가구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혹시 우리가 2인 가구 증가와 관련된 이슈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1+2인 가구
<자료 : 통계청>

20년 전, 3인 이상 가구 비중은 65.4%였습니다. 지금은 그 비중이 43%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반면, 1인 가구 비중은 15.5%에서 29.3%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세상과 시장이 생각하는대로 1인 가구 증가폭은 가파릅니다. 2인 가구 비중 역시 19.1%에서 27.3%로 49.2%나 증가했습니다.

20년 전 1+2인 가구의 비중은 34.6%에서 지금은 57% 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 이제는 1+2인 가구 형태가 한국의 대표적 가족 구성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경향과 추세는 앞으로도 꾸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 지점이 우리가 투자를 하면서 놓치는 부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1인 가구만 바라보지 말고, 2인 가구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합해서 1+2인 가구를 아우르는 시장을 찾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생활 방식은 미묘하게 다릅니다. 이 부분을 조금 통찰력 있게 바라 본다면 새로운 종목을 발굴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폐렴 사망자 급증


한국인 사망률 1위는 역시나 암(악성신생물)입니다. 건강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교통사고 사망자,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치는 제외된 통계입니다. 어쨌든, 이 통계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급격하게 증가하는 페렴으로 인한 사망률
<자료 : 통계청>

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심장질환과 폐렴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급격히 늘었습니다. 특히,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2005년에는 인구 10만 명당 8.6명이 폐렴으로 사망하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45.4명까지 급증하였습니다.

2000년대 부터 중국 경제는 굴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대 들어서 중국발 미세먼지의 습격이 거세졌습니다. 아마 그 영향으로 폐렴 사망자가 늘어난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제대로 리서치를 해본 것은 아닙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확실히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이 환경에 대해 인식하지 않으면 이 부분은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다고 봅니다. 폐렴과 관련한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늘어나는 생애 병치레 기간


우리나라도 이제는 세계 최장수 국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국가별 평균 수명 상위 국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1위가 모나코로 89.73세, 2위는 일본으로 84.41세 그리고 3위가 우리나라로 83.01세입니다. 기대 수명 역시 스페인과 일본에 이어서 우리나라가 3위 수준입니다.

명실공히 우리나라도 이제 장수 국가의 반열에 오른 것입니다. 의료시스템이 잘 되어있고, 음식과 운동을 통한 건강관리 문화도 널리 자리를 잡았습니다.

기대수명도 늘어나고, 병치레 기간도 늘어난다
<자료 : 통계청>

기대수명은 꾸준히 늘었지만 건강 수명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유병 기간이 늘어난다는 의미입니다. 82.7년의 기대수명 중 약 20년은 병치레를 하면서 살아간다는 의미입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노인 인구는 증가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늘어나는 유병 기간을 곱해보면, 제약주의 미래는 당분간도 밝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약주 뿐만 아닙니다. 이와 관련된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를 만들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여가 시간이 늘지만 시설 이용 비율은 감소


사람들의 근로 시간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메가트렌드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는 시간을 여가 시간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여가시간, 줄어드는 여가 시설 이용 충족도
<자료 : 통계청>

여가시간은 전반적으로 늘었습니다. 불과 1년만에 평일 충족도는 5.8%p, 휴일 충족도는 6.6%p나 증가하였습니다. 1년 만에 지표가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주 52시간 근무제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가시간도 늘고 여가 비용도 늘고 있는데, 여가시설 이용 충족도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여가 시간 활용을 실내 보다는 실외에서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2019년까지는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했던 것이 지표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2020년에는 해외여행 객수는 급감하였습니다. 대신, 캠핑이나 차박 여행객이 급증하였습니다. 코로나 이슈 때문입니다. 해외 여행길이 막히자 차선으로 캠핑과 차박 여행이 뜬 것 같습니다. 이 부분도 잘 살펴봅시다. 수혜 섹터와 수혜 기업이 몇개 눈에 들어옵니다.


본 문서에 대한 요약본에 대한 리포트 읽기는 유튜브에서 간략히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문서를 좀 더 자세히 읽고 싶으신 분들은 통계청에서 해당 문서를 다운로드 하여 읽어보시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6월 21일
송종식 드림



2018년 7월 11일 수요일

지금 이 순간 세계는..

7,630,745,837명

6월 현재 인구입니다. 초당 10명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66,539,722명

올해 6월까지 태어난 아기들의 숫자입니다.

27,560,274명

올해 6월까지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입니다.

2,711,361대

오늘 반나절동안 팔려나간 스마트폰의 숫자입니다.

828,034,057명

지구 한쪽편에서는 먹을 것이 부족해 기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13,933명

오늘 반나절 동안만 14,000명이 배고픔에 시달리다가 죽었습니다.

1,660,985,559명

식량 보급 기술의 발달로 16억명이 넘는 사람이 과체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706,983,061명

부유한 몇몇 나라의 국민들은 비만입니다.

2,361,682명

올해 6월까지 흡연으로 236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506,609명

반년동안 50만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188,993,619,090달러

올해 6월까지 마약에 지출된 금액입니다. 마약 시장은 거대합니다.

1,575,294,901,897배럴

남은 석유..

16,428일

석유 고갈까지 50년 정도 남았습니다.

3,950,462,163명

세계 인터넷 이용자는 10초에 100명꼴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출처 : http://www.worldometers.info/kr/

2018년 6월 22일
송종식


2015년 8월 1일 토요일

주식 투자 유망국 - 베트남 개요

베트남과 미얀마는 개인적으로 요즘 가장 관심이 많은 투자 유망국입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2007~2008년경에 베트남 투자 열풍이 분 바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CIVETS라는 이름으로 신흥국을 묶어서 베트남을 투자 유망 국으로 지목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CIVETS 국가 개요, 2010년 자료 <출처:서울신문>

그리고 또 이미 많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십 년 전부터 베트남에 진출해서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기업들이 오래전부터 베트남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중 롯데나 CJ와 같은 기업들은 베트남 시장에서 사활을 거는 모습도 보입니다. 실제로 이들의 현지 시장 점유율이 독점 쉐어에 있는 사업 부분도 많습니다. 롯데리아, 뚜레쥬르, CJ CGV와 같은 브랜드는 인기가 좋습니다.

올해 베트남 증시 호조로 호찌민시장, 하노이시장, UPCOM에 상장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그다지 매력이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금 꼭 베트남에 관해 공부하고 투자를 개시해야 한다는 일종의 '촉'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자세한 국가별 상황은 더 깊이 파보며 공부해야겠지만 큰 느낌은 이렇습니다. 자본은 늘 더 높은 효율을 좇습니다. 그러니 인건비가 비싼 나라를 버리고 싼 나라로 이동합니다. 인구구조가 피라미드형이라 당분간 노동력이 증가하는 나라면 더 좋습니다. 생산시설이 옮겨오는 나라는 점점 더 빨리 발전하고 소비 시장도 커집니다. 그리고 또 언젠가 인건비가 오르면 다국적 기업들의 생산시설은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갑니다. 현재 중국 + 동남아시아 상황이 그런 것 같습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에 있던 생산시설들이 베트남으로 빠지고, 베트남 인건비가 오른다고 생각되면 미얀마로 빠지는 식입니다.

이런 현상은 특히 경공업, 그중에서도 옷 만드는 회사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경공업이 인건비에 민감하기는 하지만 반도체 회사와 같은 하이테크 업체들도 베트남으로 생산수단을 빠르게 옮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휴대전화의 절반은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삼성은 베트남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데 현재 112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총 10만 명 이상의 직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베트남을 생산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입니다.

인텔도 자사 반도체의 80%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MS가 중국 공장을 폐쇄하고 베트남으로 생산시설을 옮겼고, 굵직한 다국적 기업이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이 중국을 잇는 세계의 공장이 되어가고 있는 증거 중 일부입니다.

투자 유망국은 종목을 선정하는 것만큼이나 개개인별로 다양한 선호도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 점은 감안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미얀마에 대해서는 다음에 한번 써 보기로 하겠습니다. 미얀마는 올해 가을께 주식 시장이 오픈합니다. 넥스트 베트남으로 불리는 나라이기도 하고요. 어쨌든 오늘은 제가 베트남을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서 기록을 남겨두겠습니다.

베트남의 장점 - 인구


베트남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인구에 있습니다. 2014년 기준으로 베트남의 인구는 9,340만 명입니다. 아주 큰 내수 시장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인구입니다. 내수만으로도 어느 정도 잘 먹고 살 수 있는 나라입니다.

베트남의 인구 피라미드 <출처 : KOTRA & globalwindow>

베트남의 인구 구조는 피라미드형입니다. 흔히 후진국형으로 불리지만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고성장을할 수 있는 인구구조입니다. 베트남 전체 인구의 절반 정도가 25세 이하이고, 30대 이하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60% 수준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생산가능 인구는 2055년까지 증가합니다.

대한민국의 인구 구조 변화 <출처 : IBK기업은행>

잠깐 우리나라의 인구구조와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노동인구는 2020년경에는 정점을 찍고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글을 쓰는 현재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곧 있으면 초고령화 사회입니다. 모두가 알고 있듯 곧 젊은 세대가 부양해야 하는 노년층에 대한 부담이 많이 늘어날 것입니다.

베트남의 장점 - 풍부한 자원


베트남은 자원이 풍부한 축복받은 나라입니다.

쌀, 커피, 석유 <출처 : 21food, Bloomberg, talk vietnam>

기본적으로 3모작을 하는 나라라 쌀이 풍부합니다. 속된말로 낚싯바늘만 대충 던지면 팔뚝만 한 고기가 올라오는 나라고, 과일이나 닭고기 같은 먹거리도 풍부한 나라입니다. 모두 자급자족하고도 넘쳐날 정도로 먹거리가 풍부한 나라입니다. 실제로 자국에서 생산되는 고기나 과일은 가격이 매우 쌉니다. 커다란 닭 다리 하나를 잘 익혀서 소스까지 발라 파는데 우리 돈 700원 수준이었습니다. (2015년 여름에 co.op mart에서 확인)

베트남은 커피로도 유명합니다. 실제로 베트남은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입니다. 이건 정말 의외죠! 연유와 얼음을 넣어서 진하게 마시는 사이공커피(그 중, ca phe sua da)가 그립네요.

베트남 본토에는 새로운 자원 무기로 떠오르는 희토류도 매장돼 있습니다. 삼성이 하노이와 하이퐁 근처에 생산시설을 늘리는 게 인건비, 교통 여건이나 행정상 이익도 고려했겠지만, 그 근처에 희토류 광산이 많은 점도 한몫하지 않았나 추정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아주 싼 가격에 희토류 광산을 이용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 이 부분은 그냥 제 생각일 뿐이고 그쪽 상황에 대해서는 모릅니다.

그리고 어쨌든 베트남은 석유와 천연가스도 생산되는 나라입니다. 이 밖에도 석탄, 철광석, 크롬, 주석, 인회석, 고무, 납과 같은 자원들도 생산합니다.

다양한 광물자원을 보유한 국가입니다만 흠이 있다면 매장량이 아주 많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미 탐사지가 많고 광물들의 품질 수준도 확인이 안 된 곳이 많습니다. 어디에서 뭐가 얼마나 터질지 아무도 모르는, 아직은 미지의 땅이죠.

베트남의 장점 - 저렴한 인건비, 교통비, 물가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둔 일부 제조사들의 이야기로는 베트남 인건비도 과거보다 많이 올라왔다고 합니다. 느낌상으로는 중국 생산기지 인건비의 절반 수준까지는 올라와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베트남의 인건비는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쌉니다. 통상 우리나라 근로자의 1/10 수준입니다. 베트남 대졸 신입사원의 급여가 25~50만 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보통의 근로자들은 10만 원~25만 원 수준을 버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2013년 국가별 초임 수준, 단위 : USD <출처 : KOTRA>

하노이 인근에서 외국계 기업 생산직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평균 월급은 200~350달러 수준이라고 합니다. 호찌민이 아무래도 경제도시라서 인건비가 하노이보다 비쌌는데 근래는 하노이 쪽 인건비가 호치민 보다 약간 더 비싸다고 합니다. 뭐 그래 봐야 크게 차이가 나는 수준은 아니고요.

경제 중심지 호치민 vs. 서울의 물가 비교 - 2015년 7월 기준, <출처 : numbeo>

두 도시의 소득 격차가 워낙에 큽니다. 그래서 단순 비교하면 의류, 식비, 교통, 주택가격 등 모든 분야에서 서울의 생활비가 호치민보다 비쌉니다. 게다가 서울은 올해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 순위에서 런던을 꺾고 10위 안으로 들어갈 정도로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하는 곳이죠. 반면에 베트남은 물가가 싸기로 유명한 나라이고요. 그나마 호치민이니까 저 정도지 시골로 기어들어가면 물가는 더 쌉니다.

베트남의 물가가 한국과 비교해서 압도적으로 싼 것은 역시 인건비입니다. 그래서 한국분들은 베트남에 가면 메이드를 무조건 쓰시죠. 운전기사분을 쓰시는 한국분들도 많고 메이드도 마음만 먹으면 두 분 세 분씩 써도 되죠. 그리고 과일이나 교통비도 한국과 비교해서 베트남이 크게 쌉니다.

만약에 관광지에서 체류하거나 한인들이 모여있는 푸미흥 같은 곳에 산다면 체감 물가는 서울과 비슷할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발품을 팔아서 로컬 시장이나 로컬 마트를 이용하면 물가가 싸다는 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아 여담을 하나 드리자면 간혹 베트남 사람들이 월급 10~20만 원 받는다고 무시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베트남은 투잡 문화가 발달한 나라입니다. 샐러리맨 대부분이 투잡, 쓰리잡을 뛴다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 본업에서는 월급 20~30만 원 받지만, 부업으로는 그 이상을 법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심지어 부업으로 몇백만 원, 몇천만 원 버는 사람도 있습니다. 의사들도 낮에는 대충 진료합니다. 암만 열심히 해도 월급이 적으니까요. 하지만 퇴근 후, 본인 소유의 화려한 4층 집에 들어서면 첨단 의료기기를 들여놓고 본격적으로 성심껏 진료합니다. 이때는 의사답게 돈을 벌죠. 그래도 명색이 해외 유학파들도 많으니까요.

물론 대부분의 국민은 한 달에 10만 원~30만 원 벌어 먹고삽니다. 그러니 부동산 가격이 뛰는 것도 별 관심이 없습니다. 어차피 못 사니까요. 빈부 격차가 심하다고 해야 할까요. 수 천억대 부자들도 존재하는 나라이니까요. 신기하고 재미있는 나라입니다.

아무튼, 호치민과 같은 대도시 주민들의 실질 소득은 세계은행 같은 곳에서 조사한 GDP/GNI 자료는 아마 정확하지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베트남의 국민성


표면적으로 보면 남자들은 게으릅니다. 거의 길바닥에 앉아서 마작하거나 시간을 보내는 식입니다. 모계 사회라 그런지 여자들의 생활력이 상당히 강합니다. 가족애가 커서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것이 베트남 여자들이라고 합니다. 속된말로 돈이라고 하면 뭐든 다 합니다. 물건을 파는 몇몇 상인들의 끈기만 봐도 베트남 여자들의 저력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건을 팔려고 100m를 뛰어서 쫓아오는 할머니가 있는가 하면, 가격 흥정에서 아무리 밀려도 어떻게든 물건을 팔아버리고야 말겠다는 집념도 느껴집니다. 남자들도 게으르다고는 하지만 필리핀이나 태국에 비하면 또 나름대로 부지런합니다.

베트남 남자들이 게으른 데는 일단 인구 구조의 문제가 있습니다. 성비에서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와 반대로 남자들의 가치가 희소해졌고 남자들이 게으르게 된 걸로 보입니다. 최근 태어나는 신생아들은 남아가 여아보다 훨씬 많습니다. 조만간 베트남의 모계 문화도 서서히 막을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서는 그래도 근면하고 부지런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 음식은 소량만 섭취하고 움직임이 많습니다. 전반적으로 날씬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대도시 위주로 뚱뚱한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해가 일찍 뜨고 빨리 어두워져서 그런 것인지, 국가가 개방되기 전 습관이 남아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호찌민과 같은 대도시들이 늦은 시간에도 불야성이긴 합니다. 현지인들 말을 인용하면 호찌민 불야성은 15년여 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었다고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겠죠.

젓가락을 잘 쓰는 문화입니다. 손재주들이 좋습니다. 이런 이유도 반도체 공장들이 들어오게 된 한가지 이유로 볼 수 있을까요.

유교 문화권에 있는 나라라서 풍습도 우리와 비슷한 부분이 많지만, 국민 정서도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를 꼽자면 겉치레를 중시하는 모습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허세나 허영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농사를 지으면서 작은 마을에 모여 살던 때, 우리는 '나'보다는 공동체가 중요했습니다. 항상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의식했고요.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는 차를 사도 크고 비싼 차를 사야 하고, 집도 남들 보기에 모자람 없는 큰 집을 얻어야 하고, 옷도 예쁘게 입고 다녀야 하고, 학교나 직장도 남들한테 부끄럽지 않을 간판을 달아야 했죠.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적 정서가 그렇죠. 베트남 사람들도 이런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현지에서 타이거 맥주는 한 병에 450원입니다. 관광객들에게 인기죠. 근데 현지인들은 타이거 맥주를 안 마십니다. 하이네켄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맛이 없어서라고는 하지만 가오 떨어질까 봐 그렇다는 것이 본심인 것 같습니다.

통계상으로는 아니었지만 제가 목격한 바로는 아이폰 이용자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부자 나라인 우리나라에서도 아이폰은 부담스러운 가격인데요. 베트남 젊은이들은 아이폰을 상당히 많이 쓰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따지고 보면 '가오'때문이었습니다. 아이폰을 사람들에게 과시하듯이 보여주는데, 나름대로 부의 상징이라고 하는군요.

이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 소비 수준을 어디까지 끌어올릴지…. 투자자로서는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입니다.

그 밖에도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도 많이 보입니다. 자존심이 쎄서 그런지 제대로 된 사과를 받기도 힘듭니다. 그냥 씩 웃고 맙니다. 그게 그들식 사과라고 합니다.

종원업이나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를 확인할 길도 없습니다. 좀 건성인 모습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또 신기하게도 이야기한 것을 다 처리해줍니다.

현지에 거주하시면서 베트남 사람을 고용하신 분들이나 가정부를 쓰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뒤통수를 많이 맞는다는 말씀도 흘러나옵니다. 집안의 물건도 자주 없어지고 돈을 빼돌린다는 이야기도 많고요. 베트남이 유독 심한 것인지 아니면 외국인들 상대로는 어디든 그런 것인지는 아직 제가 1년 이상 장기 체류를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베트남이 싫어질 정도로 짜증 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역동적인 베트남을 더욱 사랑하게 할 정도로 눈이 맑고 착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세상살이야 어딜 가도 이런 사람이 있고 저런 사람이 있겠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모습들은 투자와는 별로 상관이 없어서 이 정도에서 줄이겠습니다. 추후 베트남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블로그에서 더 언급할 기회가 있다면 그때 더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베트남의 문제 - 출산율 줄어드는 중


베트남의 생산가능 인구는 2055년까지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줄어드는 출산율에서 베트남도 자유로울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저출산이 거의 글로벌 트렌드가 돼 가는 느낌입니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출산율, 클릭하면 커집니다 <출처 : 세계은행>

베트남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면 하락 폭은 베트남이 우리나라보다 더 큽니다. 절대적인 출산율은 우리나라가 최저 수준이고요. 2013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9명, 베트남은 1.74명입니다. 중국은 2000년부터 미미하게 출산율이 오르고 있는데 산아제한 정책도 풀렸으니 더 오를 가능성도 있어 보이네요. 중국도 고령화 이야기가 나오는데 고령화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출산율 추이를 보면 베트남도 30년 정도 뒤에는 고령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 베트남은 앞으로 20년 정도 돈을 바짝 벌어야 하는 나라로 보입니다.

베트남의 문제 - 빠르게 올라오는 인건비


앞에서 보셨듯이 베트남의 인건비가 싼 건 맞습니다.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1/10 수준이고 중국에 비해서 쌉니다. 문제는 베트남의 고도성장에 맞춰서 인건비도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 정도 속도면 1~20년 후에는 베트남의 저렴한 인건비도 매력을 잃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호치민 기준 2013년 인건비, 1 USD 기준 <출처 : 코트라>

지난 5년간 명목 1인당 GDP가 거의 두 배, CAGR로는 15%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인건비가 오르고 있습니다.

1인당 GDP(미국 달러 현재가) - Log Scale <출처 : 세계은행>

위의 그래프를 보시면 1인당 GDP의 빠른 증가 문제는 베트남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라오스와 중국의 상승 각도를 보세요. 인근 이머징마켓이나 프론티어마켓의 인건비 역시 빠르게 오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1990년에 베트남의 달러 현재가 기준 1인당 GDP는 98달러, 우리나라는 6,642달러였습니다. 대략 66배 이상의 차이가 났습니다. 2014년에는 우리나라가 27,970달러, 베트남이 2,052달러로 13배 수준으로 격차가 4/5 이상 줄었습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성장을 정체한 가운데 중국, 베트남, 라오스와 같은 나라들이 빠르게 따라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추세로 가면 베트남과 같은 프론티어마켓의 1인당 GDP는 머지않아 우리와 크게 차이가 안 나는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생활 지표 중 하나로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오는 신부들도 줄어들겠죠.

물론, 그 나라들의 인건비 수준은 우리나라에 비하면 아직도 워낙 싸기 때문에 아무리 빠르게 올라도 당분간은 노동집약적 산업 투자자들에게 매력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베트남의 문제 - 노동력의 질


동급의 ASEAN 국가의 노동자들과 비교하면 노동 생산성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문제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수록 필요한 노동력의 질이 다소 부족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베트남에 투자 중인 삼성전자의 경우를 보면, 비숙련 인력의 수급은 한국에서보다 훨씬 쉽게 하고 있습니다. 인력의 풀도 한국보다 넓고, 인건비는 1/10 수준이며 각종 세제혜택에서도 베트남 공장의 이점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베트남 노동 인력의 학력 분포 - 클릭하면 커집니다 <출처:OIS, 호치민한인회>

문제는 숙련 인력이 부족한 부분입니다. 삼성에서도 베트남 내에서 숙련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힘들다고 할 정도이니 이 부분은 앞으로 시간이 더 필요한 부분으로 보입니다. 베트남이 값싼 인력으로 단순 노동 집약적 산업만 늘려나간다면 제조업들이 앞다투어 빠져나가는 지금의 중국처럼 속 빈 강정이 될 가능성도 큽니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시장 개방 이후에 15년 이상 일하며 자기 분야에서 숙련도를 쌓은 노동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위 그래프의 경우는 시간이 좀 오래된 자료이지만 최근에는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베트남의 학력 수준도 올라가고 있는 부분입니다. 베트남도 학구열이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점차 고학력자가 늘어나 사회 각 분야의 고급 인력 수요를 만족하게 해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베트남의 리스크 - 정치


공산당 1당제의 국가이며 사회주의 노선을 가고 있는 나라입니다. 도시 곳곳에 구 소비에트연방의 문양이 그려진 깃발이 나부낍니다. 하지만 공산주의니 사회주의니 하는 것은 이제는 정치를 벗어나면 표면적으로만 입혀진 옷 같습니다. 베트남에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중국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습니다. 도이모이(개혁개방) 이후로 빠르게 자본주의화 되었고 실제 사람들의 돈 욕심과 상술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이미 경제 체제는 자본주의의 길로 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나라 곳곳에서 소비에트연방 국기에 있던 낫과 망치 모양의 문양을 볼 수 있다. <사진 : 송종식>

하지만 1당제이기 때문에 다당제를 택하고 있는 국가들에 비해서 사람들의 행동이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언론도 통제되고 있는 편입니다. 언론이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서 당이 원하는 메시지는 거의 전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전달됩니다. 부동산이나 주식도 외국인들의 소유 제한은 분명했는데 올해부터 이 부분이 대폭 풀립니다. 제한적으로 외국인들의 부동산 매입이 허용되고, 주식 시장의 외국인 지분율 제한도 대부분 해제됩니다. 조금씩 개방이 이뤄져 가고 있습니다.

공산당에서 여러 가지 정치 리스크를 잘 컨트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 체제는 비교적 안정돼 있습니다. 아랍의 몇몇 불안한 나라들과 같이 갑작스러운 대규모 민주화 운동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은 편입니다. 1당제의 한계로 민주화 운동이나 쿠데타와 같은 사태가 아예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만 지금으로써는 확률이 낮습니다. 재미있게도 대부분의 국민이 국가에 충성스러우며 당을 지지합니다.

되려 큰 문제로, 지역 간 갈등이 터질 리스크가 더 큰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융성했던 참족을 킨족이 침략해 멸망시킨 역사가 있습니다. 현재 베트남에서 참족은 소수민족이 되었습니다. 지금 베트남 인구의 8할~9할은 킨족입니다.

기원전 2,600년 경 반랑(Van Lang)이라는 나라가 베트남의 기원이라 합니다. 영토는 현재 하노이 근처입니다.

베트남은 하노이 근처의 영토를 시작으로 점차 남하합니다. 현재 베트남 중부를 거점으로 하던 참파 왕조를 무너뜨리는 등 베트남의 남하는 지속해서 성공하여 현재 캄보디아 라오스의 동족 영토를 차지합니다. 남북으로 길쭉한 지금의 영토는 이런 식으로 정복을 해서 얻어진 영토입니다.

오리지널 북부 베트남과 남부 베트남 출신 사람은 민족도 다릅니다. 남베트남과 북베트남은 말투도 완전히 다릅니다. 표준말이 하노이 쪽 말이기는 하지만 외국인이 남부 말을 배우면 북베트남 사람과 의사소통이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게다가 북부는 공산주의 노선을, 남부는 자본주의 노선을 가면서 갈라졌고 전쟁도 치른 바 있습니다. 지역 갈등이 아직 남아 있는 이유입니다.

물론 이 부분도 일어날 확률이 희박합니다. 고도성장하며 잘 먹고 잘사는데 굳이 자국민들끼리 충돌할 사람들은 없으니까요. 어쩌다 랜덤한 사건으로 충돌을 하게 돼도, 킨족의 숫자가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에 국지적인 헤프닝 수준이 될 가능성도 큽니다. 인간들의 광기를 제가 어찌 속단하겠습니까. 하하. 미래는 아무도 모릅니다.

베트남의 리스크 - 반중감정


베트남 사람들은 과거사에 있어서는 쿨합니다. 진정한 속내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말이죠.

베트남은 반미 감정이 상당한 나라였습니다. 총 부리를 겨눈지도 얼마되지 않았고 그때의 기억을 가진 사람들도 많이 생존해 있습니다. 베트남 공산당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은 40년 만에 미국에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거기에서 베트남은 미국과 친구 선언을 했습니다. 대 중국 견제 차원에서, 그리고 앞으로 경제 발전을 위한 교역 측면에서 베트남은 해묵은 감정보다는 실리를 추구했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반호아 마을 등 몇군데에는 한국군 증오비가 아직까지 세워져 있고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반한 감정이 남아있습니다. 국민들 가슴속에서 미국이나 한국에 대한 증오를 아예 지울 수는 없을겁니다. 역대 대통령께서 사과를 한적도 있지만 그걸로는 상처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죠.

하지만 어쨌든 베트남은 그런 우리나라와도 국교를 맺었고, 현재는 베트남이나 우리나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작년에 베트남 투자액 1위 국은 한국이고, 교역 물량도 상위 5개 국가안에 들어갑니다. 대외적으로 베트남은 우리나라를 우호국이라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얼마나 실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인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베트남은 반중 감정이 거셉니다. 과거 역사적으로 안 좋았던 일도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실리주의 노선을 타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의 인식을 생각해볼 때 아무래도 먹고 사는 문제에서 충돌하다보니 서서히 부딪히는 접점도 많아지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중국으로서는 자국에서 베트남으로 빠져나가는 생산시설과 자본이 못 미더울겁니다. 베트남에서는 쯔엉사군도(난사군도, 스프래틀리 군도, 또는 칼라얀 군도) 분쟁으로 인해서 피곤한 상황입니다. 쯔엉사 군도는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중국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는 베트남과 가장 가깝습니다. 본토와의 거리와 역사적 사실을 따져봤을때 중국과 대만의 주장은 완전 억지처럼 느껴지는군요. 어쨌든 여기에 크고 작은 섬들을 중국, 베트남,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가 뒤엉켜 실효지배 또는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쯔엉사 군도에 포함된 섬들을 점유하고 있는 국가들 <출처:위키피디아>

쯔엉사 군도에는 양질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습니다. 어족자원이 풍부하고 과일도 많이 납니다. 구리, 주석 등의 천연자원도 많습니다. 자원의 보고이죠. 게다가 태평양과 인도양, 그리고 오세아니아를 잇는 지리적 요충지입니다. 그러니 각국에서 이 땅을 포기할리가 없습니다.

쯔엉사군도(난사군도)의 위치와 각국 주장 해역 <출처:중앙일보>

특히 중국과 베트남의 분쟁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영유권 분쟁이 한창인데 중국은 쯔엉사 군도에 인공섬 건설을 강행했습니다. 이것 이전에 파라셀 군도에서 중국이 원유 시추를 강행하자 2014년 봄, 호치민 등 베트남 대도시에서는 시위가 발생했습니다. 중국계 공장이 불에타고 사상자도 나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기업들도 중국기업으로 오인돼 공격 받기도 했습니다.

파라셀 군도 석유 시추로 시작된 반중시위로 호치민 내 중국계 공장이 불타고 있다. 이 시위는 사망자 21명을 냈다. <출처 : AFP BBNews>

베트남 정부는 성난 군중을 잠재우려 노력했습니다. 자칫 공들이고 있는 FDI 등에 타격을 입을까봐서입니다. 그리고 베트남 경제와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베트남의 개혁개방 성장 드라이브 그리고 중국과의 군사력 격차, 경제에서의 실익을 따져봤을 때 당장 중국과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확률은 미미합니다. 실제 베트남 정부에서도 시위자들을 엄단하고 중국에 대해 유화적 제스츄어를 취하는 등 양면책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 정서가 들고 일어나고 실질적으로 자원의 보고인 쯔엉사 군도를 빼앗기게 될지도 모른다 생각이 들면 중국과 얼마든지 싸울수도 있는 나라라고 봅니다. 베트남인들은 과거 미국과 프랑스 등 강대국을 물리쳤고, 전쟁으로 중국을 수 차례 이긴것에 대해서도 자부심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해양진출을 저지해야 하는 미국과는 이익이 서로 맞아떨어져서 베트남을 미국이 후방에서 지원해줄 수 있습니다. 과거엔 적. 지금은 동맹이 돼야 하는 관계라니 역사는 아이러니합니다. 아무튼 이런 군사적 긴장감이 자칫 고성장하는 베트남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만약 쯔엉사 군도에서 실제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당장 우리나라와 일본도 피해를 입게됩니다. 해당 루트가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무역 해상로이기 때문입니다.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되겠지요.

베트남의 리스크 - 사회 부패


조사 대상 140개국 중 부패인식지수 110위권 대. (숫자가 낮을수록 청렴한 국가)

베트남 상류층을 만나본적은 없어서 윗분들 삶에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부패에 대한 인지가 낮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직적 부패라기 보다는 그냥 사람들이 어느 정도 부패에는 무감각한 것 같았습니다.

일례로, 모 대도시에는 외국인들 오토바이만 이런 저런 핑계로 단속하는 공안도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돈을 좀 주면 풀어준다고 합니다. 현지에서 사업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비슷합니다. 관할 당 간부들이나 공안에게 휴가비 조로 용돈도 주고 하는게 관행이라고 하는군요.

이런 것들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공중도덕이나 공공질서 의식 같은 것도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게 느껴졌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면 사회에 대한 감도 하나씩 잡혀가는 거겠죠. 베트남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저개발 국가의 시스템 문제인 것으로도 생각이 됩니다. 사람들 자체는 전반적으로 순수하고 착하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어디를 가나 나쁜 사람들도 있겠지만요. 사람 사는 데가 다 비슷하겠죠.

어쨌든 이런 부분들은 국민 소득이 늘어나고 사람들의 경제력과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 하나씩 개선돼 나가는 부분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다만 당장 투자를 할 때, 베트남 기업의 재무제표를 어디까지 얼마나 신뢰를 할 수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부분으로 현지 정보에 밝으신 분께서 조언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재무제표나 지표의 신뢰성도 문제지만 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구하는 것도 아직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전자공시 제도가 발달한 한국이나 미국과 같은 나라들이 얼마나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 좋은 환경인지 새삼스레 느낍니다.

한-베 FTA, TPP


1980년대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한 이후로 베트남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현재도 자유시장경제 노선에 유연하게 합류하고 있습니다. 시장 개방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와 연관 있는 이벤트로는 한국-베트남 FTA(이하, '한-베 FTA')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하, 'TPP') 가입 건이 있습니다.

TPP는 아시아 태평양 연안에 있는 국가들끼리 관세를 철폐하고 금융이나 의료 서비스 등의 비관세 장벽도 없애고 자유화하여 궁극적으로 이들 국가들이 통합된 하나의 경제권으로 나아가는데 목적이 있는 협정입니다.

애초에 브루나이, 칠레, 뉴질랜드, 싱가포르 4개국으로 출범했습니다. 출범초기에는 가입 국의 숫자도 적고 가입국들의 위상이 높지 않아 협정 자체도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2008년 2월에 미국이 이 협정에 가입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고 이후에 베트남 등 3개국이 2008년 11월에 이 협정에 사인합니다. 일본은 2015년 3월에 TPP에 가입하였습니다.

현재까지 가입된 12개국의 역내 GDRP는 28조 달러입니다. EU의 17조 달러보다 규모가 훨씬 큰 단일시장입니다. 많은 국가들과 FTA를 맺는 전략을 취해오던 우리나라는 무역에 있어서는 일본보다 앞서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53개국과 FTA를 체결한 반면 일본은 17개국과 FTA를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일본이 TPP에 가입되면서 대번에 자유무역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 그렇게 TPP에 가입하라고 재촉하던 2년전에는 갸우뚱하다가 이제야 TPP에 가입하려고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역전돼 미국으로부터 기다리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이며 여러가지 협상 난제들도 남은 상태입니다.

TPP의 핵심 포인트는 '누적 원산지' 문제가 해결된다는데 있습니다. 물론 국가간, 산업간 일률적으로 적용되기 힘든 부분도 분명 있을것입니다만, FTA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TPP는 해결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누적 원산지 문제의 포인트는 해외 기업들의 제조공장이 밀집한 베트남에게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한국이나 일본계 기업이 베트남의 생산 시설을 통해서 제조한 전자제품을 호주에 수출하면 대부분 베트남 산으로 인정받지 못해서 관세가 붙습니다. 그러나 TPP에 가입된 국가들끼리는 이런 누적 원산지 문제가 생기지 않아 관세가 붙지 않습니다. 역내에서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의 제조업이나 섬유관련 사업이 강세를 띌 수 있는 이유입니다.

반대로 베트남의 축산업이나 농산업은 힘들어 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TPP역내 국가인 축산 강국. 호주와 맨주먹으로 싸워야 하기 떄문입니다.

교통 인프라


시내버스 250원, 택시 기본요금 600원. 다들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서인지 시내 교통비는 매우 쌉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하려면 물류비가 확 올라갑니다. 이유는 베트남의 교통 인프라가 매우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국토를 종단하는 고속도로라고 할만한 도로도 없고, 철도 환경도 매우 미미합니다. 전국에 걸쳐 도로들이 연결돼 있는데 비포장도로가 많고 폭도 좁아서 평균 시속 50km 이상을 내기도 힘든 수준입니다. 비교적 가까운 도시인 호치민에서 냐짱 440km를 달리는데 10시간이 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우리 기업들의 경우 항공편을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그래서 물류비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베트남의 고속도로는 곳곳에서 공사중입니다. 그나마 일부 구간이 개통돼 운행중인 곳들도 있는데, 대부분 하노이-하이퐁, 하노이-닌빈, 호치민-롱깐구간과 같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짧게 짧게 부분 개통이 돼 있어서 아직은 고속도로로써 제 기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185억 달러를 투자해 2020년에 개통 예전인 남북고속도로(하노이-껀터, 총 연장 1,850km)와 같은 도로들이 개통돼면 베트남의 고도성장에 가속도가 붙을것으로 생각됩니다.

고속철도의 경우에는 하노이와 호치민을 잇는 1,570km 규모의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총 투자금액은 558억 달러이고 전 구간 완공은 2035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고속철도는 베트남이 고도성장을 이룬뒤에나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 저는 할아버지가 돼 있겠네요.

경제도시 호치민의 경우 경제도시 명성에 걸맞지 않게 대중교통이 매우 열악한 상황입니다.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가지고 다녀서 그렇습니다. 현재는 호치민 지하철 1호선 벤탄-수오이 티엔 구간이 일본계 자금 주도로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베트남의 리스크 - 작은 주식시장 그리고 가끔 불안정한 경제 지표들


올해 VN지수가 급등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베트남 주식시장은 작습니다. 베트남 주식 시장 시가총액은 하노이와 호치민을 합해도 55조원(GDP의 33%) 수준입니다. 다국적 대기업 보다도 작은 수준입니다.

시장 규모가 작다는 것은 저는 일단 긍정적으로 봅니다. 앞으로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자산도 커갈 테니까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도 늘고 있고 거래량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장이 앞으로 커질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문제는 시장이 너무 작으면 당장 유동성이 떨어지는 데다 가격이 왜곡되기가 쉽다는 점입니다. 거래 환경도 아직은 원시적입니다.

게다가 베트남 주식시장은 기관이나 외국인들의 비중이 아직 적습니다. 시장 참여자의 90%가 개인투자자인 만큼 투자에 대한 전문성도 많이 떨어집니다. 베트남 시장에 참여할 때, 이 부분은 꼭 명심해두고 더욱더 기업 본질에 투자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베트남 물가 상승률, 단위 : YoY % <출처 : quandl.com>

베트남은 최근 높은 물가 상승률에 시달린 적이 있습니다. 베트남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자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였습니다. 2000년대 후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베트남 시장 투자 열기가 높았던 해입니다. 보시다시피 2008년경에 물가 상승률이 무려 26%에 달합니다. 이후 2011년에도 물가 상승률이 24%를 기록합니다.

이 시기 기름값이 1년에 20% 넘게 오르고 전기요금이 15% 이상 오릅니다. 베트남 정부도 속수무책으로 당했죠. 베트남중앙은행은 동화(VND)의 가치를 8% 이상씩 절하시키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어쨌든 현재는 물가가 잡혀서 상승률이 5~9%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 이런 일이 언제든 생길 수 있겠습니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베트남 무역 수지, 단위 : 십억 달러 <출처:FocusEconomics>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도 문제입니다. 2012년에 흑자 전환한 무역수지는 턴어라운드하는 듯했으나 2015년 1분기에 24억 달러의 적자를 내면서 다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대중국 무역적자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나마 수출액 대부분도 베트남에 진출한 해외 다국적 기업들의 FDI 덕분입니다. 특히 베트남 삼성전자 매출이 베트남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을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아직은 허약한 베트남 경제의 취약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정작 베트남 내수 기업들은 무역 수지 적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 제한 완화


올해 베트남 주식 시장의 초대형 호재 중 하나입니다. 현재 베트남 기업의 지분은 외국인이 한도 49%를 넘길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규정이 올해 9월에 철폐됩니다. 별다른 규정이 없는 한 베트남 기업의 지분 100%를 외국인이 소유할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몇몇 초우량 내수주들은 외국인 보유 한도 49%를 채운 상태라 주식을 매수하고 싶어도 매수를 못 하는 상태였습니다. 아마 이런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상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택 시장도 개방됐습니다. 올해 7월부터네요. 외국인도 주택을 소유하고 렌트를 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사회주의 국가다보니 조심스러운 면도 보입니다. 외국인의 주택 소유에는 제한도 있습니다.

호치민 vs. 서울의 제곱미터당 주택가격 비교, 2015년 7월 <출처 : numbeo>

외국인의 주택 소유 기간은 소유권 발급일로부터 50년간입니다. 아파트 한 동에서 외국인 소유 주택은 30%를 초과할 수 없으며, 도시의 특정 구에서 주택과 빌라는 외국인 소유 한도가 250채를 넘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주재원분들을 포함해서 외국인들은 월세를 내면서 베트남에 거주를 해왔는데요. 앞으로 주택 소유가 가능해짐에 따라 주택을 구매하여 거주하는 한국분들도 늘어날 것 같습니다.

2015년 8월 1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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