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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9일 토요일

토스 ETF (토스에서 종목 찾기)

'토스는 편하다', '토스팀 잘한다' 등 토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토스앱을 써 보지는 않았습니다. 금융정보는 별도로 관리하는 툴이 있고, 관리도구를 늘려봤자 되레 불편만 늘어날 것 같아서였는데요.

예전부터 토스의 기업문화도 좋고 개발팀도 정말 잘 하시는 분들이라고 들어서 생각난 김에 며칠전에 토스앱을 깔아서 이리저리 만져보고 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았구요. 방대한 데이터를 다룰텐데 속도도 더디지 않고 쌩쌩 돌아가서 쾌적한 느낌을 주는 앱이었습니다. 확실히 명성대로 잘 하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엔드는 제가 들여다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프론트돌아가는 것 보면 어느 정도는 유추가 되긴하죠. 정말 잘 하시는 것 같구요. 일단 눈에 보이는 UI/UX만 보더라도 프론트엔드 개발팀 멋집니다. 리액트 네이티브를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뿜뿜 샘솟게 만드는 멋진 앱입니다.

MZ세대 소비성향 아주 살짝만 엿보기


어쨌든 토스앱이 재미있고 신기해서 이것저것 눌러보면서 가지고 놀다가 투자 아이디어로 연결할 수 있을만한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을 쓰게 되었습니다.

토스 프라임 메뉴를 들어가니, 제 또래들이 많이 사용하는 브랜드가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정확한 통계나 수치가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가장 많이 소비하는 브랜드를 어떤 의미있는 지표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나열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의 과도한 의미부여와 달리 랜덤으로 뿌려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재미로만 봅시다.

화면 출처 : 토스 프라임

생활/여가


상장사 : 골프존, YG엔터테인먼트(와이지플러스(와이지셀렉트)), 가비아, GS(GS홈쇼핑)
비상장사 : 백패커(아이디어스), 스냅스, 퍼킷플레이스(오늘의집), 야놀자, 이지스엔터프라이즈(아파트아이), 마이리얼트립, 여기어때컴퍼니


확실히 골프 열풍인 시대이니 필드에 머리를 올리기 전에는 스크린 골프나 골프존에서 운영하는 GDR 같은 곳에서 실력을 충분히 쌓아야겠죠. 시대 트렌드에 맞춰서 골프존이 생활/여가 부문에서 소비가 많은 회사 명단에 딱 올라 와 있었습니다.


집을 사기는 어려워도 꾸미기는 쉽습니다. 작은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임대해서 살더라도 집을 꾸미고 사는 것은 이제는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전국에 수 많은 예쁜 카페들이 생기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모티브를 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좁고 허름한 공간도 조금만 손품과 발품을 들여서 꾸며 놓으면 꽤 쾌적한 공간으로 변하니 청년 우울증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몇 가지 아이템만 사용해도 충분합니다. 어쨌든 그런 트렌드에 맞춰서 오늘의집도 잘 나가고 있습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의 굿즈와 앨범을 판매하는 와이지셀렉트가 명단에 있었습니다. 정말 컨텐츠의 힘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과거에는 20~30대가 연예인을 추종하고 거기에 돈 까지 쓰면 한심하다고 손가락질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20~30대도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만든 컨텐츠에 적극적으로 돈을 쓰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가비아에 쓰는 돈이 많은 이유는 감이 안 잡히네요. 개인 쇼핑몰 운영을 정말 많이들 하는건지, 그게 그렇게 숫자가 큰 건지 조금 갸우뚱합니다. MZ세대가 가비아에 돈을 썼다면 웹호스팅과 도메인에 쓴 것일텐데요. 궁금하네요.

쇼핑


상장사 : 카페24(필웨이), 인터파크, GS홈쇼핑(텐바이텐, 펫프렌즈), 동원F&B(동원디어푸드), GS리테일(GS SHOP), 현대홈쇼핑(현대몰), LF(LF몰), 코스트코, 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 삼성물산(SSF샵), Ebay(Qoo10)
비상장사 : 홈앤쇼핑, Monster Holdings(티몬), 원더홀딩스(위메프), 머스트잇, 교보생명(교보문고, 교보핫트랙스), 롯데인터넷면세점

쇼핑분야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분야라서 우리 눈에 익은 고인물 회사들이 즐비합니다. 익히 아는 회사들은 패스하구요.


소비트렌드에 펫 분야가 빠질 수 없죠. 펫 관련 시장은 아직 업사이드가 훨신 큰 시장이라고 생각하는데, 벌써 이쪽에서 1,000억대 지분을 엑시트 한 국내 창업자도 나왔네요. BM만 괜찮으면 투자금이 몰린다고 할 정도로 아주 핫한 섹터입니다. 펫프렌즈는 GS에서 인수했고, 재구매율이 80%가 넘는 어마어마한 서비스입니다.

화면 출처 : 토스 프라임

옷/액세서리


상장사 : 제이에스티나,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젝시믹스),  크림주식회사(KREAM)
비상장사 : 무신사(스타일쉐어),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브랜디(하이버)

자료 : 머니투데이

무신사는 20년 전에도 대단했고, 10년 전에도 대단했고 지금도 대단하지만 이제는 슬슬 어나더레벨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광풍처럼 휘몰아친 레깅스 열풍의 최후 승자는 젝시믹스인 것이 슬슬 확정되어 가고 있는 것 같구요.

자료 : 크림

한정판 상품의 거래 플랫폼인 크림도 은근히 인기가 많았습니다. 소수 매니아들의 시장인 줄 알았지만 데이터를 까보니 그것이 아니었다는!

자료 : 머니투데이

에이블리, 브랜디, 스타일쉐어도 이제는 중견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특히 스타일쉐어와 브랜디는 창업시절부터 지켜보고 있는데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놀랍기만 합니다.

이동 시


상장사 : AK홀딩스(제주항공), 한진칼(대한항공, 진에어), 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 스마비스(스마터치), 더스윙, 에이텍티엔(티머니)
비상장사 : 팀오투(카모아), 올룰로(킥고잉), LG CNS(티머니)


교통에 쓰는 돈은 주로 비행기, 대중교통, 렌트카, 킥보드였습니다. 일단 FSC 선택은 대한항공이었구요.


LCC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그리고 역시 대한항공 산하의 진에어였습니다. 아마 이 3개 회사만 일단 남고 나머지는 도태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료 출처 : YTN

킥보드 타는 사람도 정말 많이 보이고 이쪽 시장도 정말 많이 커진 것 같습니다.


일시적 뚜벅이, 영구적 뚜벅이 친구들의 친구. 티머니도 정말 많이 결제하는 항목에 랭크되었습니다. 좀 놀랐던게 티머니 지분 1/3을 LG CNS가 들고 있었네요.


한쪽에서는 벤츠, 포르쉐 등 고급차가 매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팔려 나가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렌터카에 대한 수요도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사용할 단기렌터카는 물론이고 차량을 장기 임대하려는 수요도 날로 증가하고 있죠. 그 트렌드에 맞춰서 등장한 카모아 서비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렌트카 앱 중에서는 가장 자리를 잡은 서비스로 보이네요.

화면 출처 : 토스 프라임

책/교육


상장사 : 메가스터디, DSC인베스트먼트(뤼이드)
비상장사 : 클래스101, 알라딘커뮤니케이션, 교보생명(교보문고, 인터넷교보문고),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투스), 뤼이드(산타토익), 리디주식회사(리디북스)


우리나라 사교육의 살아있는 전설! 메가스터디는 입시 쪽으로도 여전히 강력하지만 공무원 시험이나 취업 준비를 하는 수요가 많아서 그런지 MZ세대는 메가스터디에 돈을 꽤 쓰는 것 같습니다.


메가스터디와 함께 사교육계의 양대산맥인 이투스를 빼놓으면 안되겠죠.


메가스터디와 이투스에서 진학, 취업, 공무원 합격 등을 위해 공부를 한다면 클래스 101은 조금 더 실용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곳이죠. 재테크, 프로그래밍 등 실용적인 지식들은 아주 빠른 속도로 배우기 원하는 수요가 많아서 클래스 101의 성장 속도도 아주 빠릅니다. 역시 2030은 클래스 101에 돈을 많이 쓰고 있네요.


뤼이드는 AI를 활용한 완전 개인화 영어학습 스타트업으로 요즘 뜨고 있는 곳입니다. 여기에도 돈을 이렇게나 많이들 쓸 줄 몰랐네요. 역시 영어공부는 우리에게 언제나 숙제죠!

영화, 웹툰, 방송


상장사 : 아프리카TV
비상장사 : 이티엠에스(온디스크), 투스라이프(투네이션), 롯데시네마, 탑코(탑툰), 이제이엔(Twip), 레진엔터테인먼트(레진코믹스), 스푼(스푼라디오), 비고(비고라이브), 뱅크미디어(예스파일) 

사진 : Unsplash @kirill2020

웹하드 회사가 두개나 있네요. 예전에 지인이 투자하는 회사가 웹하드 회사에 대한 투자를 염두에 두고 여러가지 리서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도 운 좋게 재무제표를 받아서 본 적이 있는데 어마어마한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막대한 수익을 사람들 모르게 퍼담고 있는 알짜 사업이었습니다. 돈은 많이 벌고 싶지만 유명해지기는 싫은 분들은 웹하드 사업 한 번 해보세요.

혹시 다트에 가면 몇몇 웹하드 업체의 재무제표는 볼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낙 은밀한 섹터라서 자료 공개가 잘 되어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재무제표에 찍힌 엄청난 숫자도 실제로는 더 과소평가 된 거고 실제로 웹하드 소유자들은 훨씬 더 큰 부자라고 합니다. 하여튼 의외로 MZ세대도 웹하드에 돈을 많이 쓰는게 놀랍네요.


투네이션을 통해서 좋아하는 컨텐츠 제작자들에게 도네(후원, 도네이션)도 생각보다 많이 하는가 봅니다. 저는 일단 저 귀찮고 번거로운 과정까지 거쳐가면서 굳이 누가 도네를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과 달리 투네이션도 자리를 잡은 플랫폼이었네요. 이제 사람들은 컨텐츠가 재미있거나 컨텐츠를 통해서 얻은 것이 있다고 생각되면 거부감 없이 후원금을 보내는 문화가 정착된 것 같습니다.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흘러도 아프리카TV는 여전히 건재합니다. 아니, 오히려 더욱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TV에 대해서는 말이 필요없습니다. 주가와 실적이 모든 것을 말해주죠.


이제는 웹툰도 하나의 거대 성장 산업이 되었구요. 탑툰과 레진코믹스가 인기가 많네요.

화면 출처 : 토스 프라임

음식주문


상장사 :  푸드나무(랭킹닭컴)
비상장사 :  힐하우스캐피탈(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B마트)), 요기요, 마켓컬리


뭐 말할것도 없이 한국 음식 배달 시장은 이 하늘색 휘날리며 돌아다니는 형들이 다 장악했고 토스 지표에서도 그게 그대로 나타나는 듯 합니다.


랭킹닭컴도 눈에 들어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종종 보이는 '랭킹닭컴' 거대 광고판이 있죠. 잘 모르는 분들은 치킨집인가 싶겠지만 닭가슴살 파는 곳입니다. 성격이 전혀 다르죠. 몸을 가꾸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랭킹닭컴의 실적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랭킹닭컴을 운영하는 푸드나무의 주가도 최근에 많이 올랐었죠. 랭킹닭컴 홈페이지에 가면 닭 대량학살 느낌이 나서 닭들에게 짠~한 마음도 듭니다.


음식하기 귀찮을 때 배민을 시킨다면 '음식 좀 해먹어 볼까?' 싶을 때는 마켓컬리에 신선식품 주문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마켓컬리가 갓 오픈했을 때 회사 여직원분들이 마켓컬리를 주문해서 먹는다고 하길래 처음에는 저게 뭔가 싶었습니다. 두분은 강남권에 사시는 미혼 여직원분들이셨는데 여자분들은 트렌드에 참 빠르다는 생각도 새삼드네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창업자와 투자자들은 성공적인 엑시트를 하였는데 마켓컬리는 어떻게 엑시트를 할지도 관전포인트입니다.

게임


상장사 : 텐센트(라이엇게임즈, 에픽게임즈), 밸브코퍼레이션(스팀), 엔씨소프트(플레이엔씨), 닌텐도, 블리자드, 펄어비스(검은사막), 일본넥슨(넥슨코리아(네오플)), 조이시티
비상장사 : 미디어웹(피카플레이)

자료 : 조선일보

텐센트는 정말 손을 안 뻗친곳이 없습니다. 카카오가 문어발이라고 욕을 먹고 있는데 텐센트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입니다.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인 롤에 돈을 열심히 쓰면 그 돈은 텐센트 주머니로 쏘옥 들어간다는 사실!

자료 : 플레이엔씨

엔씨소프트에 대놓고 욕은 엄청하는데 또 한편으로는 열심히 돈도 쓰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구요.

자료 : 머니투데이

영업이익률이 90%가 넘는 넥슨의 황금주머니 네오플에 쓰는 돈도 많은데 재미있는 건 네오플은 90%가 넘는 매출이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총평


현재 온라인을 활발히 활용하는 MZ세대의 주요 소비 패턴을 얕게 나마 훤히 내다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이처럼 별 것 아닌 사소한 힌트들도 투자자에게는 큰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이전 부모님 세대와 달리 확실히 컨텐츠 관련 소비가 카테고리 별로 많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컨텐츠와 연관된 모든 산업이 앞으로도 더욱 커지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적인 생활과 관련된 것들도 이제는 대부분 앱으로 주문을 하거나 예약을 하는 등 모바일 앱 기반 경제도 완연하게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대면보다는 비대면이 더 편한세대죠. 전화통화보다 채팅으로 소통하는 게 편한 세대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GS는 좋은 스타트업 인수를 정말 많이 하네요.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어쨌든 토스에서는 사람들의 소비패턴 등 다양한 금융데이터를 쥐고 있으므로 이를 토대로 자기자본을 운용하거나 이런식으로 뽑은 종목들을 구성하여 ETF를 만들어서 팔아도 상당히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엇습니다. 토스팀이야 워낙 똑독한 사람들이 모여 있을테니 이런 생각은 이미 하고 있겠죠?

토스에서 준 약간의 힌트들 덕분에 모처럼 새로운 회사들도 몇개 알게되고 좋은 공부가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주의 : 본 포스팅은 재미로만 읽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데이터의 정확성을 검증할 수 없으며 종목을 추천하는 것도 아닙니다. 투자의 결과에 따른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2021년 1월 27일 수요일

저출산의 원인이 의외로 돈 문제만이 핵심은 아닐수도

투자환경에서 인구문제는 신경써서 봐야하는 중요팩터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재작년에는 저출산과 관련해서 만고 제 생각을 유튜브에 간단하게 찍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동물도 먹이 잡기가 힘들면 출산을 줄이는데 인간이라고 다르지 않을것이라는 점. 단순히 예산 100몇조를 투입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라는 점. 일정부분 인구감소와 인구충격을 피할수는 없겠지만 자연섭리에 맞춰 그냥 놔두다보면 저점을 찍고 언젠간 반등하지 않겠냐는 것이 영상의 주요 요지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혼인 5년이하 신혼부부 동생들 몇몇을 인터뷰하면서 아주 재미있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 일수도 있는데다 제 주변 몇몇의 표본에 불과하다보니 이들의 생각을 일반화하기는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통계적 가치는 전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젊은 신혼부부들의 생각 깊숙한 곳을 조금은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동생들을 인터뷰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저런 이야기도 흘러나오게 되었습니다. 동생들은 대부분 맞벌이였고, 부부 모두 대기업 이상의 회사에 다니는 중산층이나 중상층 정도의 부부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평생'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합의한 커플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부부관계가 나쁘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되레, 아이를 키우는 부부들보다 부부관계는 더 좋아보였습니다. '아이가 없으면 늙어서 외롭지 않겠느냐?', '그래도 핏줄은 남기고 싶지 않느냐?'와 같은 이야기들은 이미 숱하게 들어서 이골이 난 상태라고 합니다.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한 이유에 '돈'은 크게 관여하는게 없었습니다. 그들은 오로지 '자유'를 추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사생활을 문란하게 하겠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옛말에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는 온 마을의 정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데는 많은 품과 정성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개인의 자유로운 삶에 무게를 두는 젊은 부부들이 많습니다. 아이에게 빼앗기게 될 젊음과 에너지와 시간에 대해서 두려움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무자식으로 이를 차단하여 뺐기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그것을 오롯이 자신이나 자신이 사랑하는 배우자와만 쓰겠다는 생각이 뿌리깊히 박혀 있었습니다.

이들 중에는 여행을 좋아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아이가 없는 지금은 둘이 원하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있으면 그런 것이 안되지 않느냐는 대답도 많이 돌아왔습니다. 비단 여행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이것을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이기심 쯤으로 치부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차원의 이야기만 오가서는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절대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 타인의 삶과 가치관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도 없습니다. 그래서 젊은 딩크족 부부들의 가치관과 삶도 존중합니다.

그들은 또 이런 이야기를 입모아서 말했습니다. 

"나라에서 백날 천날 돈 퍼다준다고 하고 집지어 줘도 애는 안 낳을거에요. 적어도 우리에겐 아이 안 낳는게 돈 문제가 아닌데 자꾸 돈 문제로 귀결 시키는 게 헛발질 하는 것 처럼 보여요."

연로하신 정책 당국자와 입법 관련자들은 이 부분을 확실히 알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들 중 일부 키맨은 이것을 알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구실로 막대한 저출산 예산을 잡아서 전혀 관련없는 곳에 돈을 퍼부으며 세금을 해먹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어쨌든 앞서 서술하였듯이 이들 부부는 부부 모두 대기업에 근무하는 맞벌이가 많았습니다. 돈 문제 보다는 개인의 자유 문제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만약에 이들이 재벌이나 건물주 급으로 아예 자본이 많다면 아이를 하나나 둘 정도 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애매하게 중산층이나 중상층이라서 저렇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중산~중상층 부부는 굳이 아이 키우기가 아니라도 소비할 수 있는 자원과 시간이 많습니다. 여유 시간에는 카페에 앉아서 시간을 때우고, 가끔은 네일아트를 받기도 하며, 부부끼리 의기투합하면 제주도나 일본쯤은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도 있고 분기에 한번씩 먼 곳 까지 여행을 다녀올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데, 그것을 다 포기하고 육아에 내 인생을 갈아 넣는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을것입니다.

이들과 반대로 경제적으로 곤궁한 대부분의 젊은 부부들은 말 그대로 먹고 살기도 힘들기 때문에 자연선택과 본능 그대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에서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해방된 사람들만이 아이를 가질 것입니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젊은층이 개인의 시간적 자유 문제 또는 돈 문제로 인해서 아이를 갖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경제나 사회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인구도 일정부분 충격적으로 줄어들다가 다시 바닥을 찍고 오르는 시점이 있을것입니다. 다만 정책은 그 시점을 오지 않게 하거나 바닥을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잡기 위해서 시행하는 것들이 많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힘든 부부들에게는 경제적 어려움을 풀어주는 문제 먼저 해결해줘야 할것이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아이로 인해 자유를 뺐기기 싫어하는 부부들에게는 그에 합당하는 세분화 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전자에게는 당연히 믿을만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이슈일 것이고, 후자에게는 아이를 낳더라도 자유를 해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많이 개발되어야 할것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을 보면 소득 최하층의 일자리는 더욱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고, 또 그것을 부채질하는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일단 물리적으로도 가임기 여성의 숫자가 이미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모두 아이를 둘씩 낳더라도 직면한 인구 충격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인구는 국가의 기본적인 경쟁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인구 감소가 무산 계급에게는 도리어 복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복된 인구감소를 지배계급이 보고 가만둘리 없다.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이나 해외의 질 떨어지는 외노자를 대거 유입시켜 무산 계급의 해방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미래가 어떤식으로 펼쳐질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젊은층 중 많은 사람이 경제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넉넉하더라도 자신의 자유와 아이를 맞바꾸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많은 기성세대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2021년 1월 27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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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1일 일요일

2인 가구에도 주목하자 (feat. 2019 한국의 사회지표)

통계청에서 한국의 사회 지표를 발표했습니다. 2019년 데이터로 최신 버전입니다. 이 문서를 간략히 읽어보는 유튜브 영상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영상은 본 포스팅 하단에 게재하겠습니다. 영상을 찍고 나서 놓친 부분이 있습니다. 무미건조한 통계안에 인사이트가 몇가지 있었습니다. 그 부분을 영상에 담지 못했습니다. 영상에서는 뻔한 이야기만 늘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영상에 담지 못한 내용을 뽑아내서 포스팅을 해봅니다.

2인 가구에도 주목하자


1인 가구 증가는 메가트렌드입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시장에서도 이젠 빚 바랜 이슈입니다. 제 블로그에서는 2014년에 '1인 가구 증가'에 대해서 다룬적이 있습니다. 대한제분오뚜기의 분석 리포트를 통해서입니다.

우리가 1인 가구 증가에 집중하는 동안, 2인 가구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혹시 우리가 2인 가구 증가와 관련된 이슈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1+2인 가구
<자료 : 통계청>

20년 전, 3인 이상 가구 비중은 65.4%였습니다. 지금은 그 비중이 43% 수준까지 내려갔습니다. 반면, 1인 가구 비중은 15.5%에서 29.3%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세상과 시장이 생각하는대로 1인 가구 증가폭은 가파릅니다. 2인 가구 비중 역시 19.1%에서 27.3%로 49.2%나 증가했습니다.

20년 전 1+2인 가구의 비중은 34.6%에서 지금은 57% 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 이제는 1+2인 가구 형태가 한국의 대표적 가족 구성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경향과 추세는 앞으로도 꾸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 지점이 우리가 투자를 하면서 놓치는 부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1인 가구만 바라보지 말고, 2인 가구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합해서 1+2인 가구를 아우르는 시장을 찾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생활 방식은 미묘하게 다릅니다. 이 부분을 조금 통찰력 있게 바라 본다면 새로운 종목을 발굴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폐렴 사망자 급증


한국인 사망률 1위는 역시나 암(악성신생물)입니다. 건강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교통사고 사망자,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치는 제외된 통계입니다. 어쨌든, 이 통계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급격하게 증가하는 페렴으로 인한 사망률
<자료 : 통계청>

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심장질환과 폐렴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급격히 늘었습니다. 특히,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2005년에는 인구 10만 명당 8.6명이 폐렴으로 사망하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45.4명까지 급증하였습니다.

2000년대 부터 중국 경제는 굴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대 들어서 중국발 미세먼지의 습격이 거세졌습니다. 아마 그 영향으로 폐렴 사망자가 늘어난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제대로 리서치를 해본 것은 아닙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확실히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이 환경에 대해 인식하지 않으면 이 부분은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다고 봅니다. 폐렴과 관련한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늘어나는 생애 병치레 기간


우리나라도 이제는 세계 최장수 국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국가별 평균 수명 상위 국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1위가 모나코로 89.73세, 2위는 일본으로 84.41세 그리고 3위가 우리나라로 83.01세입니다. 기대 수명 역시 스페인과 일본에 이어서 우리나라가 3위 수준입니다.

명실공히 우리나라도 이제 장수 국가의 반열에 오른 것입니다. 의료시스템이 잘 되어있고, 음식과 운동을 통한 건강관리 문화도 널리 자리를 잡았습니다.

기대수명도 늘어나고, 병치레 기간도 늘어난다
<자료 : 통계청>

기대수명은 꾸준히 늘었지만 건강 수명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유병 기간이 늘어난다는 의미입니다. 82.7년의 기대수명 중 약 20년은 병치레를 하면서 살아간다는 의미입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노인 인구는 증가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늘어나는 유병 기간을 곱해보면, 제약주의 미래는 당분간도 밝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약주 뿐만 아닙니다. 이와 관련된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를 만들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여가 시간이 늘지만 시설 이용 비율은 감소


사람들의 근로 시간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메가트렌드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는 시간을 여가 시간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여가시간, 줄어드는 여가 시설 이용 충족도
<자료 : 통계청>

여가시간은 전반적으로 늘었습니다. 불과 1년만에 평일 충족도는 5.8%p, 휴일 충족도는 6.6%p나 증가하였습니다. 1년 만에 지표가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주 52시간 근무제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가시간도 늘고 여가 비용도 늘고 있는데, 여가시설 이용 충족도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여가 시간 활용을 실내 보다는 실외에서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2019년까지는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했던 것이 지표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2020년에는 해외여행 객수는 급감하였습니다. 대신, 캠핑이나 차박 여행객이 급증하였습니다. 코로나 이슈 때문입니다. 해외 여행길이 막히자 차선으로 캠핑과 차박 여행이 뜬 것 같습니다. 이 부분도 잘 살펴봅시다. 수혜 섹터와 수혜 기업이 몇개 눈에 들어옵니다.


본 문서에 대한 요약본에 대한 리포트 읽기는 유튜브에서 간략히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문서를 좀 더 자세히 읽고 싶으신 분들은 통계청에서 해당 문서를 다운로드 하여 읽어보시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6월 21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