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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9일 토요일

토스 ETF (토스에서 종목 찾기)

'토스는 편하다', '토스팀 잘한다' 등 토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토스앱을 써 보지는 않았습니다. 금융정보는 별도로 관리하는 툴이 있고, 관리도구를 늘려봤자 되레 불편만 늘어날 것 같아서였는데요.

예전부터 토스의 기업문화도 좋고 개발팀도 정말 잘 하시는 분들이라고 들어서 생각난 김에 며칠전에 토스앱을 깔아서 이리저리 만져보고 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보았구요. 방대한 데이터를 다룰텐데 속도도 더디지 않고 쌩쌩 돌아가서 쾌적한 느낌을 주는 앱이었습니다. 확실히 명성대로 잘 하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엔드는 제가 들여다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프론트돌아가는 것 보면 어느 정도는 유추가 되긴하죠. 정말 잘 하시는 것 같구요. 일단 눈에 보이는 UI/UX만 보더라도 프론트엔드 개발팀 멋집니다. 리액트 네이티브를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뿜뿜 샘솟게 만드는 멋진 앱입니다.

MZ세대 소비성향 아주 살짝만 엿보기


어쨌든 토스앱이 재미있고 신기해서 이것저것 눌러보면서 가지고 놀다가 투자 아이디어로 연결할 수 있을만한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을 쓰게 되었습니다.

토스 프라임 메뉴를 들어가니, 제 또래들이 많이 사용하는 브랜드가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정확한 통계나 수치가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가장 많이 소비하는 브랜드를 어떤 의미있는 지표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나열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의 과도한 의미부여와 달리 랜덤으로 뿌려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재미로만 봅시다.

화면 출처 : 토스 프라임

생활/여가


상장사 : 골프존, YG엔터테인먼트(와이지플러스(와이지셀렉트)), 가비아, GS(GS홈쇼핑)
비상장사 : 백패커(아이디어스), 스냅스, 퍼킷플레이스(오늘의집), 야놀자, 이지스엔터프라이즈(아파트아이), 마이리얼트립, 여기어때컴퍼니


확실히 골프 열풍인 시대이니 필드에 머리를 올리기 전에는 스크린 골프나 골프존에서 운영하는 GDR 같은 곳에서 실력을 충분히 쌓아야겠죠. 시대 트렌드에 맞춰서 골프존이 생활/여가 부문에서 소비가 많은 회사 명단에 딱 올라 와 있었습니다.


집을 사기는 어려워도 꾸미기는 쉽습니다. 작은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임대해서 살더라도 집을 꾸미고 사는 것은 이제는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전국에 수 많은 예쁜 카페들이 생기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모티브를 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좁고 허름한 공간도 조금만 손품과 발품을 들여서 꾸며 놓으면 꽤 쾌적한 공간으로 변하니 청년 우울증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몇 가지 아이템만 사용해도 충분합니다. 어쨌든 그런 트렌드에 맞춰서 오늘의집도 잘 나가고 있습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의 굿즈와 앨범을 판매하는 와이지셀렉트가 명단에 있었습니다. 정말 컨텐츠의 힘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과거에는 20~30대가 연예인을 추종하고 거기에 돈 까지 쓰면 한심하다고 손가락질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20~30대도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만든 컨텐츠에 적극적으로 돈을 쓰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가비아에 쓰는 돈이 많은 이유는 감이 안 잡히네요. 개인 쇼핑몰 운영을 정말 많이들 하는건지, 그게 그렇게 숫자가 큰 건지 조금 갸우뚱합니다. MZ세대가 가비아에 돈을 썼다면 웹호스팅과 도메인에 쓴 것일텐데요. 궁금하네요.

쇼핑


상장사 : 카페24(필웨이), 인터파크, GS홈쇼핑(텐바이텐, 펫프렌즈), 동원F&B(동원디어푸드), GS리테일(GS SHOP), 현대홈쇼핑(현대몰), LF(LF몰), 코스트코, 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 삼성물산(SSF샵), Ebay(Qoo10)
비상장사 : 홈앤쇼핑, Monster Holdings(티몬), 원더홀딩스(위메프), 머스트잇, 교보생명(교보문고, 교보핫트랙스), 롯데인터넷면세점

쇼핑분야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분야라서 우리 눈에 익은 고인물 회사들이 즐비합니다. 익히 아는 회사들은 패스하구요.


소비트렌드에 펫 분야가 빠질 수 없죠. 펫 관련 시장은 아직 업사이드가 훨신 큰 시장이라고 생각하는데, 벌써 이쪽에서 1,000억대 지분을 엑시트 한 국내 창업자도 나왔네요. BM만 괜찮으면 투자금이 몰린다고 할 정도로 아주 핫한 섹터입니다. 펫프렌즈는 GS에서 인수했고, 재구매율이 80%가 넘는 어마어마한 서비스입니다.

화면 출처 : 토스 프라임

옷/액세서리


상장사 : 제이에스티나,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젝시믹스),  크림주식회사(KREAM)
비상장사 : 무신사(스타일쉐어),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브랜디(하이버)

자료 : 머니투데이

무신사는 20년 전에도 대단했고, 10년 전에도 대단했고 지금도 대단하지만 이제는 슬슬 어나더레벨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광풍처럼 휘몰아친 레깅스 열풍의 최후 승자는 젝시믹스인 것이 슬슬 확정되어 가고 있는 것 같구요.

자료 : 크림

한정판 상품의 거래 플랫폼인 크림도 은근히 인기가 많았습니다. 소수 매니아들의 시장인 줄 알았지만 데이터를 까보니 그것이 아니었다는!

자료 : 머니투데이

에이블리, 브랜디, 스타일쉐어도 이제는 중견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특히 스타일쉐어와 브랜디는 창업시절부터 지켜보고 있는데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놀랍기만 합니다.

이동 시


상장사 : AK홀딩스(제주항공), 한진칼(대한항공, 진에어), 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 스마비스(스마터치), 더스윙, 에이텍티엔(티머니)
비상장사 : 팀오투(카모아), 올룰로(킥고잉), LG CNS(티머니)


교통에 쓰는 돈은 주로 비행기, 대중교통, 렌트카, 킥보드였습니다. 일단 FSC 선택은 대한항공이었구요.


LCC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그리고 역시 대한항공 산하의 진에어였습니다. 아마 이 3개 회사만 일단 남고 나머지는 도태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료 출처 : YTN

킥보드 타는 사람도 정말 많이 보이고 이쪽 시장도 정말 많이 커진 것 같습니다.


일시적 뚜벅이, 영구적 뚜벅이 친구들의 친구. 티머니도 정말 많이 결제하는 항목에 랭크되었습니다. 좀 놀랐던게 티머니 지분 1/3을 LG CNS가 들고 있었네요.


한쪽에서는 벤츠, 포르쉐 등 고급차가 매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팔려 나가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렌터카에 대한 수요도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사용할 단기렌터카는 물론이고 차량을 장기 임대하려는 수요도 날로 증가하고 있죠. 그 트렌드에 맞춰서 등장한 카모아 서비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렌트카 앱 중에서는 가장 자리를 잡은 서비스로 보이네요.

화면 출처 : 토스 프라임

책/교육


상장사 : 메가스터디, DSC인베스트먼트(뤼이드)
비상장사 : 클래스101, 알라딘커뮤니케이션, 교보생명(교보문고, 인터넷교보문고),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투스), 뤼이드(산타토익), 리디주식회사(리디북스)


우리나라 사교육의 살아있는 전설! 메가스터디는 입시 쪽으로도 여전히 강력하지만 공무원 시험이나 취업 준비를 하는 수요가 많아서 그런지 MZ세대는 메가스터디에 돈을 꽤 쓰는 것 같습니다.


메가스터디와 함께 사교육계의 양대산맥인 이투스를 빼놓으면 안되겠죠.


메가스터디와 이투스에서 진학, 취업, 공무원 합격 등을 위해 공부를 한다면 클래스 101은 조금 더 실용적인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곳이죠. 재테크, 프로그래밍 등 실용적인 지식들은 아주 빠른 속도로 배우기 원하는 수요가 많아서 클래스 101의 성장 속도도 아주 빠릅니다. 역시 2030은 클래스 101에 돈을 많이 쓰고 있네요.


뤼이드는 AI를 활용한 완전 개인화 영어학습 스타트업으로 요즘 뜨고 있는 곳입니다. 여기에도 돈을 이렇게나 많이들 쓸 줄 몰랐네요. 역시 영어공부는 우리에게 언제나 숙제죠!

영화, 웹툰, 방송


상장사 : 아프리카TV
비상장사 : 이티엠에스(온디스크), 투스라이프(투네이션), 롯데시네마, 탑코(탑툰), 이제이엔(Twip), 레진엔터테인먼트(레진코믹스), 스푼(스푼라디오), 비고(비고라이브), 뱅크미디어(예스파일) 

사진 : Unsplash @kirill2020

웹하드 회사가 두개나 있네요. 예전에 지인이 투자하는 회사가 웹하드 회사에 대한 투자를 염두에 두고 여러가지 리서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도 운 좋게 재무제표를 받아서 본 적이 있는데 어마어마한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막대한 수익을 사람들 모르게 퍼담고 있는 알짜 사업이었습니다. 돈은 많이 벌고 싶지만 유명해지기는 싫은 분들은 웹하드 사업 한 번 해보세요.

혹시 다트에 가면 몇몇 웹하드 업체의 재무제표는 볼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낙 은밀한 섹터라서 자료 공개가 잘 되어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재무제표에 찍힌 엄청난 숫자도 실제로는 더 과소평가 된 거고 실제로 웹하드 소유자들은 훨씬 더 큰 부자라고 합니다. 하여튼 의외로 MZ세대도 웹하드에 돈을 많이 쓰는게 놀랍네요.


투네이션을 통해서 좋아하는 컨텐츠 제작자들에게 도네(후원, 도네이션)도 생각보다 많이 하는가 봅니다. 저는 일단 저 귀찮고 번거로운 과정까지 거쳐가면서 굳이 누가 도네를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과 달리 투네이션도 자리를 잡은 플랫폼이었네요. 이제 사람들은 컨텐츠가 재미있거나 컨텐츠를 통해서 얻은 것이 있다고 생각되면 거부감 없이 후원금을 보내는 문화가 정착된 것 같습니다.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흘러도 아프리카TV는 여전히 건재합니다. 아니, 오히려 더욱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TV에 대해서는 말이 필요없습니다. 주가와 실적이 모든 것을 말해주죠.


이제는 웹툰도 하나의 거대 성장 산업이 되었구요. 탑툰과 레진코믹스가 인기가 많네요.

화면 출처 : 토스 프라임

음식주문


상장사 :  푸드나무(랭킹닭컴)
비상장사 :  힐하우스캐피탈(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B마트)), 요기요, 마켓컬리


뭐 말할것도 없이 한국 음식 배달 시장은 이 하늘색 휘날리며 돌아다니는 형들이 다 장악했고 토스 지표에서도 그게 그대로 나타나는 듯 합니다.


랭킹닭컴도 눈에 들어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종종 보이는 '랭킹닭컴' 거대 광고판이 있죠. 잘 모르는 분들은 치킨집인가 싶겠지만 닭가슴살 파는 곳입니다. 성격이 전혀 다르죠. 몸을 가꾸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랭킹닭컴의 실적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랭킹닭컴을 운영하는 푸드나무의 주가도 최근에 많이 올랐었죠. 랭킹닭컴 홈페이지에 가면 닭 대량학살 느낌이 나서 닭들에게 짠~한 마음도 듭니다.


음식하기 귀찮을 때 배민을 시킨다면 '음식 좀 해먹어 볼까?' 싶을 때는 마켓컬리에 신선식품 주문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마켓컬리가 갓 오픈했을 때 회사 여직원분들이 마켓컬리를 주문해서 먹는다고 하길래 처음에는 저게 뭔가 싶었습니다. 두분은 강남권에 사시는 미혼 여직원분들이셨는데 여자분들은 트렌드에 참 빠르다는 생각도 새삼드네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창업자와 투자자들은 성공적인 엑시트를 하였는데 마켓컬리는 어떻게 엑시트를 할지도 관전포인트입니다.

게임


상장사 : 텐센트(라이엇게임즈, 에픽게임즈), 밸브코퍼레이션(스팀), 엔씨소프트(플레이엔씨), 닌텐도, 블리자드, 펄어비스(검은사막), 일본넥슨(넥슨코리아(네오플)), 조이시티
비상장사 : 미디어웹(피카플레이)

자료 : 조선일보

텐센트는 정말 손을 안 뻗친곳이 없습니다. 카카오가 문어발이라고 욕을 먹고 있는데 텐센트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입니다.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인 롤에 돈을 열심히 쓰면 그 돈은 텐센트 주머니로 쏘옥 들어간다는 사실!

자료 : 플레이엔씨

엔씨소프트에 대놓고 욕은 엄청하는데 또 한편으로는 열심히 돈도 쓰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구요.

자료 : 머니투데이

영업이익률이 90%가 넘는 넥슨의 황금주머니 네오플에 쓰는 돈도 많은데 재미있는 건 네오플은 90%가 넘는 매출이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총평


현재 온라인을 활발히 활용하는 MZ세대의 주요 소비 패턴을 얕게 나마 훤히 내다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이처럼 별 것 아닌 사소한 힌트들도 투자자에게는 큰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이전 부모님 세대와 달리 확실히 컨텐츠 관련 소비가 카테고리 별로 많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컨텐츠와 연관된 모든 산업이 앞으로도 더욱 커지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적인 생활과 관련된 것들도 이제는 대부분 앱으로 주문을 하거나 예약을 하는 등 모바일 앱 기반 경제도 완연하게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대면보다는 비대면이 더 편한세대죠. 전화통화보다 채팅으로 소통하는 게 편한 세대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GS는 좋은 스타트업 인수를 정말 많이 하네요.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어쨌든 토스에서는 사람들의 소비패턴 등 다양한 금융데이터를 쥐고 있으므로 이를 토대로 자기자본을 운용하거나 이런식으로 뽑은 종목들을 구성하여 ETF를 만들어서 팔아도 상당히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엇습니다. 토스팀이야 워낙 똑독한 사람들이 모여 있을테니 이런 생각은 이미 하고 있겠죠?

토스에서 준 약간의 힌트들 덕분에 모처럼 새로운 회사들도 몇개 알게되고 좋은 공부가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주의 : 본 포스팅은 재미로만 읽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데이터의 정확성을 검증할 수 없으며 종목을 추천하는 것도 아닙니다. 투자의 결과에 따른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2021년 6월 26일 토요일

이대남을 위한 변호 (feat. KBS)

최근 KBS의 시사기획 창에서 굉장히 좋은 다큐멘터리 하나를 내놨습니다. 586세대가 살아 온 길, 그리고 그들이 현재 사회에 눌러 앉아서 미치는 영향, 그리고 이들이 만드는 빈부격차와 사회 갈등을 전반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시사기획 창 팀은 이 다큐를 만들면서 초대형 여론조사 결과를 도출하였습니다.

총 210개 항목의 질문과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도 1,200여 명에 달했습니다. 연령대는 현재 청년층에 속하는 20살~34살 젊은 사람들과 586세대에 속하는 사람들로 양분하였습니다.

자료 출처 : KBS

광범위한 항목과 인식에 대해서 조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서는 유독 위의 결과를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특히, 그 소란의 중심에 '20대 남자들은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른다'라는 날선 비판이 주를 잇고 있습니다.

통계에 묻어 있는 숫자와 그래프는 아무리 단순해도 많은 것을 이야기 해줍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래프를 자기 입맛대로 해석하거나, 단차원으로만 바라봅니다. 위의 결과를 놓고 단순히 '20대 남자는 이기적이다'라고 해석하기엔 너무나 많은 오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이야깃거리도 이면에 숨어 있을거라 봅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위의 그래프를 해석해 보겠습니다. 혹시 제가 놓치는 것이 있거나, 20~34세 사이에 해당되는 남자분들께서 첨언해 주실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첨언해 주셔도 좋습니다. 저도 배우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세대별 자산격차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비로소 남들이 사는 것에도 시선을 둔다는 이야기 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성인군자급 인물이 아니고서야 보통의 사람이라면 응당 자신의 앞가림을 해나가는 게 최우선 과제입니다.

최근에는 '부자들이 더 착하고, 가난하면 더 사악하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습니다. 이 부분은 굉장한 편견을 만들 수 있는 위험한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아주 부정하기도 어려운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3D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이 증언합니다. 부자 동네에 사는 아이들이 인사성도 좋고 예의도 더 바르며, 부자 고객들이 더 예의가 바르고 사려깊은 반면에 가난한 동네에 가면 사람을 하대하고 무시하기 일쑤라는 증언들 말입니다. 모두를 싸잡아 그렇게 바라볼 순 없지만 그런 현상이 아주 없다고도 말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위의 조사 대상에 포함된 중년, 특히 586세대는 사회 진출을 수월하게 시작하여, 평생 직장 개념을 가지고 회사에 다녔으며, 그동안 고도 경제 성장으로 자산 가격 상승의 덕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미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계층입니다.

반면, 조사에 포함된 청년 세대는 말 그대로 허덕이는 세대입니다. 세상 어떤 청년이라도 가난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지금 청년 세대는 기본적으로 일을 시작할 기회조차 잡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세대별로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가지고 있는 자산의 격차에 따른 하나의 단면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고소득 청년 남성은 왜 그 반대인가?


뒤에서 경제 성장률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만, 미리 그 이야기를 조금 다루어 보겠습니다. 국가의 경제가 고도로 성장하는 시기에는 국가 경제 성장이 멈추었거나 후퇴하는 시기보다 대체로 부의 분배가 더 잘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고도로 경제가 성장하는 추세에 있는 나라의 국민들은 그렇지 못한 나라의 국민들보다 행복감을 더 많이 느낍니다.

국가의 경제가 고도로 성장하고 있으면 사회 구성원들에게는 플러스섬 마인드가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마이너스섬의 마인드가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청년 세대는 국가 경제의 고도성장이 끝나버린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경제는 심리이며 심리는 벌어질 일을 선반영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이 멈추거나 후퇴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마이너스섬의 감정이 자라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플러스섬으로 새로운 것을 개척하기 보다는 이미 있는 파이를 남들과 다투어서 쟁취하는 사람이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마인드와 행동의 결과로 청년 부자들이 나오는 것이고 위의 그래프는 그 결과가 나타난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떤 경제 성장률의 시대를 살았는가


통계에 나온 '중년'은 586세대로써 그들이 사회에 진출하던 80년대 중반에서 말 사이의 시기는 그야말로 성장과 낭만의 시대였습니다. 경제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폭발적 희망의 시대였습니다.

당시 기업 인사팀에 있던 사람들은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웠다'라고 기억을 더듬어 말해주었고, 당시 청년들은 '어떤 대기업이든 이력서만 넣으면 쉽게 들어가던 시대였다'고 했습니다.

자료출처 : 통계의 늪에 빠지다<biti.tistory.com>

586세대가 청년이던 시절과 비교해서 지금은 확실히 성장 엔진이 꺼져 가고 있는 시대입니다. 위에 첨부한 그래프고 그것을 확실하게 말해 줍니다. 앞서 했던 이야기를 반복할 수 밖에 없지만, 현재 청년 세대는 역시 먹고 사는 문제가 팍팍하다 보니 남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세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 우위시대


확실히 이미 자산을 많이 가진 중년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가난한 젊은 여성들보다 남들을 돕는데 더 우호적인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남들을 돕는데 훨씬 우호적인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 소득이 낮은 젊은 여성이나 소득이 높은 젊은 여성이나 별 차이도 안 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2000년대 초반부터 여성 권익 신장을 위해서 정치권과 사회가 노력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에는 오히려 여성 정책이 더 중요시 되고 남성들은 차별 받는다고 느끼는 감정이 거세지는데다, 젊은 남성들은 여러가지 사회 복지와 제도적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범위에서도 벗어난 경우가 많아서 더욱 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위의 그래프를 보고나서 들었습니다.

남성과 여성 간 생물학적 차이


남자와 여자의 공감 능력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이것은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것입니다. EBS에서도 이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실험을 한 바 있습니다.

중년 남성들이야 이미 먹고 살만 하니 타인에게 관심이 많은 것이고, 이를 제외하면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타인의 아픔에 조금 더 공감 능력이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소득이 적은 청년 남성의 경우가 특이합니다. 저 경우는 자신에게 더욱 많은 혜택이 돌아오길 바라고 저런 대답이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저소득 청년 남성들은 벼랑 끝으로 몰리기 직전이며 정부에 손을 벌리는 처지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니면 앞서 언급했던 플러스섬과 마이너스섬 이야기의 결과물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설문결과와 실제 행동의 괴리는 클 수 있어


저런류의 질문에는 많은 위선적 대답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설문조사에서는 '남을 돕겠다'라고 쓰고 실제 그렇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이기적이고 위선적이라는 점을 전제로 놓고 생각해 보면 차라리 고소득 청년 남성들의 응답이 솔직해서 좋다라고 볼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반대로 설문에서만 냉정하게 응답하고 실제로는 남을 돕는 행위를 잘 할 수도 있습니다.

조사 결과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


위해서 했던 이야기는 그래프가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지 저의 생각을 끄집어 내어 활자로 펼쳐 써 본 것입니다. 저의 생각이 맞을수도 있고, 단순 편견에 지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그렇다 치고 저는 위의 통계에 의문이 하나 있습니다.

각 연령별 응답결과를 이은 선이 저렇게 깔끔한 형태로 나올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중간에 그 어떤 굴곡이나 변동도 없이 자로 잰듯이 저렇게 아름다운 곡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저는 통계 전문가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상하다고 생각만 할 뿐, 진짜 이상한 것인지 실제로 저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인지는 확실하게 알지 못합니다. 통계를 전공하신 분들께서 이 부분은 알려 주시면 감사합니다.

최근 이대남으로 불리는 20대 남성들이 혜성처럼 나타나 정치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이들의 이미지를 나쁜 쪽으로 먹칠하고 망가뜨리려는 정치적인 시도와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길 바랍니다.

2021년 6월 26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