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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15일 목요일

미묘하게 달라진 제주도에서의 여행 경험(?)

서귀포의 하늘
<사진 : 송종식>

부산은 운전하기가 어렵기로 악명높은 도시였다. 하지만 최근엔 그 정도가 덜한 것 같다. 모처럼 들른 부산은 운전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왜 그런지 현지인에게 물었다.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인터넷에서 하도 부산운전이 악명 높다고 말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저희 시민들끼리도 좀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있기는 있었어요. 그 영향이 아닐까요?"

현지 부산 시민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그리고 도로에 그어 놓은 선들도 운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부산은 도로 분위기가 변화무쌍하다. 그래서 이런 작은 가이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편, 제주도에서 느끼는 체감상 온기도 미묘한 변화가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상인들이 아주 친절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제주도는 숱하게 왕래중이다. 지금 이 글도 제주도에서 작성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현재 제주의 분위기를 전하는 글이다.

제주 상인들은 바가지 요금을 매기며, 접객태도도 불친절하다는 이야기가 정말 많았다. 물론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나도 동의를 하는 여론이었다. 그러나 요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 것 같다. 식당, 카페, 박물관 등 어디를 가도 친절하다. '오모테나시'로 무장한 일본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제주도에 왕래하면서 최근처럼 여행이 수월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제주 상인들 사이에서도 '우리도 좀 잘해보자!'는 결의라도 있었던 것일까? 현지인에게 묻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느끼기엔 확실히 상인들의 태도가 아주 친절하게 변했다. 

그렇다면 왜일까?

이 역시 앞선 부산 운전이야기와 마찬가지다. 일단은 인터넷 민심이 너무 안 좋았던 것이 1차적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인터넷 민심이 안 좋다고 고집 쎈 상인들이 쉬이 움직일리는 없다. 연속된 이유가 필요하다. 두번째 이유는 인터넷 민심이 실제 매출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같은 값이면 일본간다',' 같은 값이면 동남아 간다'와 같은 사람들의 자조섞인 말들이 있다. 이 말은 이제 사람들 사이에서 일종의 밈이 되었다. 실제로 최근까지 일본은 쌌다. 정말 쌌다. 엔화의 가치는 끝 없이 떨어졌다. 거기에 기본 물가도 한국보다 저렴했다. 하물며 일본인들은 아주 친절하다. 같은 돈을 써도 돈을 쓰고 대접받는 기분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제주도의 상대적인 경쟁력이 떨어졌다. 사람들은 대거 일본으로 몰렸다. 

동남아도 제주도가 상대해야 할 경쟁자다. 이곳도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관광지다. 제주도의 경쟁자는 늘어갔다. 특히, 내국에서는 강원도의 급부상도 제주도를 '흠칫'하게 만들었다. 

제주는 가격 바가지가 심하고, 상인들이 불친절하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실제 사람들의 발길이 줄었다. 그래서 상인들도 각성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리 콧대 높은 업장이어도 제주도내 내수만으로 장사를 이어가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제주도가 이렇게 친절했던 적이 있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상인분들의 마음이 변하지 않고, 지금처럼 쭉 갔으면 좋겠다. 

현재 제주도는 여름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하다. 온라인 세상에서는 그 악명 높은 중국인들도 막상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아주 간간히 중국어가 들리는 수준이다. 밥집 사장님들께 여쭤보니 최근에 중국인 입도객이 조금씩 늘어나는 건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도 여행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평소 여름 휴가철이면 렌트카 빌리는 것도 전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기있는 차량도 대여자가 없어 쉽게 렌트가 된다. 내가 머무는 호텔의 객실도 빈 곳이 많다. 평소 주차 전쟁을 벌였던 곳인데, 주차장이 넉넉하게 남아도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제주도에 올 때 탔던 비행기의 프레스티지석도 텅텅 비어 손님이 나 뿐이었다.

제주여행을 한다면 요즘 같은 시기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세상 모든 것은 투자와 비슷하다. 투자가 세상의 이치를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 모두가 편견으로 외면하니 넉넉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제주도 물가는 본토보다는 비싸다. 물류비가 더 들어가야 하니 그런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주 못 봐 줄 정도의 물가는 아니다.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서비스와 푸짐한 음식들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최근에는 동남아의 물가가 한국 못지 않은 듯 하다. 일본도 엔화가치가 오르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발길이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언젠가는 다시 제주에 사람이 북적거리는 날도 올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한산할 때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주의 상인분들도 늘 지금 같았으면 좋겠다. 훗날 다시 사람이 북적거리는 날이 반드시 다시 찾아올 것이다. '아쉬울게 없다'는 태도로 장사하면 사람들은 또 떠난다. 그때가 되어도 지금처럼 친절하게 관광객을 대해주면 좋겠다. 변치 않고 성심껏 서비스를 해주시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의 아름다운 섬 제주도는 오래도록 사랑받는 섬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아! 그리고 서귀포는 물론이고 오지의 여러곳에서 다양한 인종을 본다. 제주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외국인들을 자주 목격하고 있다. 인도-파키스탄계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국적은 알 수 없지만 금발의 백인들도 자주 보인다. 또, 히잡을 한 아랍계 여성들도 자주 목격된다. 이슬람계 여성들은 남편을 끼고 가족과 함께 움직이는 듯 하다. 이들은 모두 차량을 렌트하여 관광을 하고 있었다. 원래 제주에서는 보기 힘든 인종의 사람들이었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가는 곳 마다 많이 목격된다. 제주에 입도하는 관광객의 타입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일까?

2024년 8월 15일
송종식


2024년 7월 10일 수요일

한국인이 베트남에 오면 삶의 질이 급상승하는 이유

한국인이 베트남에 장기체류하면 삶의 질이 크게 상승합니다. 크게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당연히 물가가 쌉니다. 한국은 요즘 먹거리 물가가 빠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도 싸게 느껴졌던 베트남의 먹거리 물가가 최근에는 더 싸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한국인에 대한 사람들의 리스펙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원래도 대체로 예의가 바르고 친절합니다. 하지만 한국인에 대해서는 조금 더 리스펙하는 것 같은 느낌을 확실히 받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베트남에 살면 편리합니다. 소소하게 할 일들이 팍 줄어요. 아마도 크게 이렇게 3가지 정도 이유 때문에 베트남에 오면 삶의 질이 크게 상승한다고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느끼는 이 3가지 이유 중에서, 마지막에 말씀드린 '할 게 거의 없어지는' 부분에 대해서 간략하게 써보겠습니다.

베트남은 대중교통이 아주 열악합니다. 선진화 된 한국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보다가 베트남에 오면 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그래서 몸이 아주 편해집니다. 왜냐하면 무조건 택시만 타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랩(GRAB)이라는 앱을 많이 씁니다. 그랩을 쓰면 어디서든 쉽게 택시를 잡아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그랩으로 음식 배달도 되고, 심부름도 시킬 수 있습니다. 

그랩만 있으면 몸이 아주 편해집니다. 그랩에 신용카드를 등록해 두면 되니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든 편리하게 갈 수 있습니다. 

택시비도 한국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합니다. 택시를 타고 30~40분 간 이동을 해도 우리돈으로 5,000원 정도 밖에 안 나옵니다. 푸미흥에서 지내면서 1군에 택시로 왕래를 해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혜성처럼 등장해서 베트남 생활의 질을 한차원 끌어올려 준 그랩
사진 : 송종식

한국은 교통 인프라가 아주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물론 대중교통도 정말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자차를 가지고 다닙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한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얼추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모르긴 해도 베트남에서 그랩택시만 타시던 분이, 한국에 와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하면 훨씬 불편해서 적응을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베트남 대비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인프라가 발달한 나라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집안일을 거의 안하고 살아도 됩니다. 보통 간단한 집 청소와 빨래를 해주시는 내니 아주머니가 매일 방문합니다. 

에어비앤비로 장기거주 할 아파트를 구할 때 월세에 내니 아주머니의 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내니 아주머니를 따로 고용하는 집들을 보면 한달에 200만 동에서 400만 동 정도를 주고 고용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돈으로 하면 15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 어딘가 되는 금액입니다. 주 6일 매일 오셔서 하루에 한두시간 정도 정리해 주고 가니 한국인 입장에서는 부담은 안되는 수준입니다.

물론, 내니 아주머니들께서 청소를 아주 완벽하게 하는 건 아닙니다. 

집안 곳곳에 마음에 안 드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그냥 제거 커버합니다. 월 20만 원 남짓 되는 돈으로 이 정도 서비스면 만족합니다. 

매일 집청소를 해주는 사람이 방문하는 건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넘어갈 수 있는 이유입니다.

베트남은 커피 강국입니다. 그래서 카페에 머무를 일이 많습니다. 

한국분들이 베트남 카페에 오면 충격받는 문화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머물렀던 자리를 치우지 않는 문화입니다. 

동네의 작은 카페도 그렇고, 스타벅스와 같은 큰 체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손님들은 커피를 즐겁게 마시고 그대로 자리를 뜹니다. 그러면 직원들이 알아서 그 자리를 치웁니다. 

스타벅스 같은 곳은 바리스타들이 커다란 대야를 들고 다닙니다. 그 대야로 테이블 위의 접시와 컵들을 수거합니다. 한국인이 보면 진풍경입니다. 

베트남에 오래살다가 한국에 들르는 분들은 이런 부분에서 실수할 수도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제 경우에는 그런 문화를 알고 있지만, 제 손으로 컵과 먹은 자리를 다 치웁니다. 그리고 그것을 카운터에 가져다 줍니다. 

직원들이 정말 너무너무 고마워 하는 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되레 직원들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자칫 현지에 거주하시는 한국인들의 원성을 살 수도 있습니다. '너가 베트남 사람들 길을 잘못들이는거다!'라고 한 소리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그냥 제가 조금 더 희생하고 양보하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그리고 저로 인해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이라도 좋아지면 그만입니다. 

이런 작은 배려와 좋은 기억이 모이길 바랍니다. 그게 베트남에 관광을 오시는 분들이나 오래 계시는 분들께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베트남에서 지내면 몸이 편해지는 이유에 대해서 짧게 써 보았습니다. 한국인이 베트남에서 지내면 삶의 질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음에는 다른 카테고리로도 글을 써 보도록하겠습니다. 글도 계속 쓰는 습관을 유지해야겠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니 글쓰는 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네요. 편안한 저녁되세요. 종종 글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24년 7월 10일
송종식 드림


2021년 10월 1일 금요일

명동에 온기가 조금씩 돈다

항상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평당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으로 위상을 떨치던 명동. 그런 명동이 사드와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고 폭삭 주저앉아 버린지 벌써 몇년째입니다.

죽어버린 상권, 명동 공실은 정말 어마어마했죠. 지금도 명동에 가보면 공실이 상당히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명동 시내를 좀 걷다 왔는데 분위기가 아주 미묘하게 달라진 것을 느꼈습니다. 물론,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숫자상 리서치도 동반하지 않은 포스팅입니다. 그냥 가끔 명동 시내에 나가보면서 느끼는 제 개인적인 센티에 불과하니 실제 현실과는 동 떨어진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런 점은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카카오지도에서 제공하는 로드맵은 사진을 찍은 기간별로 화면을 분할하여 비교하면서 볼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여러 시기별로 해당 길거리의 분위기를 파악하기에 매우 용이하다. 한편, 2021년 7월 명동의 공실률은 거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었으나, 9월 들어서는 공실률이 다소 완화되는 게 아닌가 싶은 느낌이 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에 불과하다.
자료 : 매일경제신문, 카카오지도

2021년 9월 30일, 목요일 낮에 명동시내 산책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쓰겠습니다.

왕훙인가?


우리나라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싸기로 유명했던 자리에 현재는 네이처리퍼블릭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 앞에서 방송 촬영팀이 뭔가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호기심에 다가가 보았습니다. 촬영팀은 중국어로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데다 정확한 상황판단이 어려워서 뭐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중국에서 건너 온 왕훙일수도 있고, 아니면 네이처리퍼블릭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한 마케팅을 하기 위해 영상을 만들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명동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화장품 섹터도 너무 안 좋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활동들이 드문드문 눈에 보인다는 것은 발빠른 사람들이 앞으로 업황 개선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게 아닌가 하는 혼자만의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왕래하는 사람이 늘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타이틀만 명동이지 지방 여느 도시의 시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걷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가끔 보이는 행인들이 외로워 보일 정도로 거리는 텅 비어버렸었는데요.

어제(9월 30일, 목요일)는 거리에 활기가 조금씩 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꽤 늘었습니다.

아직 예전 전성기 만큼의 유동인구는 아니었지만 바닥을 찍고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는 정도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관광안내원 분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생기가 돌았습니다.

물론, 어제 하루만 그랬을 수도 있고 저의 단편적인 시각일 수도 있습니다. 명동 근처에 계시는 분들이 조금 더 긴 시계열을 갖고 조사를 해보시는 게 정확하실 것 같습니다.

공실 상가에 가게들이 들어온다


명동 거리에 임장을 나갈 때 마다 공실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익숙했던 가게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텅 비어버린 가게들을 보면서 마음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공실이 더 이상 늘어난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이미 공실이 너무 많은데다, 존버하며 남아있는 업체들은 대부분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 계열 업체들이거나 아니면 코로나 정도는 가뿐히 즈려밟고 계속 장사를 잘 하고 있는 가게들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되레 새롭게 들어오는 가게들을 보았습니다. 약국과 식당하나가 새롭게 입점하여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걷다보니 비어있는 상가 또 다른 곳 앞에서는 여러명의 중년 남자들이 모여서 가게 계약과 인테리어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제 명동 상권도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패기 좋은 사업가들이 들어왔다가 역시 얼마 못 버티고 떨어져 나갈 것인지도 매우 궁금했습니다.

금발머리가 자주 보인다


금발머리 외국인 관광객이 꽤 자주 목격됩니다. 아마 관광객들이 자주 목격된 것은 올해 들어서인 것 같습니다. 어제는 외국인 관광객이 평소보다 유독 많이 보였습니다.

8월 출입국자 현황 <자료 : 법무부>

궁금해서 찾아보니 통계적으로도 2020년보다는 확실히 출입국자 숫자가 느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 입국자 수 추이 <자료 : 법무부>

시계열을 늘여놓고 보더라도 2021년 들어서 외국인 입국자가 유의미한 트렌드로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년 1월에는 코로나가 서서히 터지기 시작한 시기고 2월 부터는 여행에 제약이 시작된 시기입니다. 작년 2~4분기가 코로나 최악의 상황이었고 최악의 상황은 슬슬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아직 관광업이 전성기일 때 만큼 복구가 되려면 한참 멀었지만 지표들이 슬슬 올라오고 있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작년보다 상황이 더 나빠져서 이 지표들이 다시 꺾여 버린다면 그때야 말로 정말로 모두가 크나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일이 설마 올까 싶다가도 금융시장에서 '설마', '절대'라는 단어는 조심해야 하니 경각심을 같고 관련 지표들을 트래킹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제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도 높아지고, 격리도 풀리고, 관광업도 점점 살아나고 다시 조금씩 일상을 찾는 시작점이면 좋겠습니다.


2021년 2월 3일 수요일

오즈모포켓2 콤보, 일주일 사용기

유튜버를 하기 전에 장비부터 잔뜩 사는 분들도 많죠? 저는 그렇게 시작하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가지고 있는 것으로 최대한 힘들이지 않고 시작해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무조건 어설프게라도 빨리 시작을 해보는 것이 성격에도 맞습니다. 오늘 실행하지 못하면 내일도 하지 못할 것이고 모레도, 다음주에도 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튜브를 한참 할 때도 장비를 늘리지 않고 스마트폰 한대로만 영상을 찍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문득 휴대하기 좋은 짐벌이 한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책을 하거나 드라이브를 좋아하는데 현장의 멋진 곳들을 사진으로만 남기려고 하니 뭔가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현장의 소리와 분위기도 남기고 싶고, 곳곳의 영상도 남기고 싶었습니다. 이리저리 리서치를 하다가보니 주위에서 오즈모포켓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기존의 오즈모포켓이 업그레이드 되어 오즈모포켓2가 판매되고 있는데, 이름이 바뀌어서 그냥 포켓2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포켓2를 사서 일주일 정도 써 본 후기를 남깁니다. 제품을 구매하려고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포켓2가 인기가 많은지 쿠팡이며 쇼핑몰이며 올라오는 족족 제품이 매진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DJI 공식 사이트에서 주문을 했습니다. 포켓2 콤포에 128GB 마이크로SD 카드 그리고 2년짜리 케어까지 해서 74만원 정도 주고 구매를 했습니다. 마이크로 SD 카드는 따로 사면 더 싸지만 귀찮아서 일괄 주문하였습니다. 포켓2는 크기는 작지만 고가의 제품입니다. 운송은 DHL로 옵니다. DHL 요금을 비롯해서 통관시 들어가는 세금은 제품 가격에 모두 포함됩니다.

중국 본토에서 오는 물건이라서 오는데 약 일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형 짐벌을 우리나라에선 못 만드는건지. 우리나라에서도 만들면 좋겠습니다.

일단 도착한 택배 박스를 뜯었습니다. 깔끔하게 생긴 박스가 나옵니다. 박스가 한손에 들어갈 정도로 작습니다. 이 안에 포켓2 본체와 콤보 버전에 포함되는 외부 부품들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정말 꽁꽁 싸매 놓았습니다.


제품이 한손에 쏘옥 들어옵니다. 정말 초소형입니다. 작아서 좋은 점은 너무 많습니다. 말 그대로 주머니에 넣어 다녀도 될 정도로 휴대성이 좋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어디서나 촬영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제가 영상을 찍는 줄도 모르기 때문에 마음 편히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식당에서 혼자 먹방도 찍을 수 있습니다. 마이크를 사용하면 소곤소곤 이야기 하더라도 녹음이 잘 됩니다.


제품 보증서와 설명서를 확인합니다. DJI 로고 스티커는 맥북에 붙이라고 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무엇이든 순정을 좋아하는 순정 매니아라서 스티커는 붙이지 않을 생각입니다.


박스 포장도 단단하게 되어 있었지만 짐벌 안에도 보이는 것 처럼 곳곳에 노란색 스펀지를 덧대서 제품이 망가지지 않도록 조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중국이 이렇게 꼼꼼해졌군요. 처음에 제품을 받으면 이 노란색 스펀지부터 다 제거하고 제품을 구동해야 합니다. 아니면 제품이 오작동합니다. 사진은 짐벌 헤드 부분이 망가지지 않도록 고정해 놓은 스펀지의 모습입니다.


함께 주문한 128GB 마이크로 SD 카드를 먼저 장착해 줍니다. 저는 손톱도 없고 손가락도 굵어서 끼우기가 힘들었습니다. 손톱이 기신분들은 손톱으로 끼우면 된다고 하네요. 저는 도구를 써서 끼웠습니다.


포켓2가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저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렌즈를 보호하기 위한 필름들도 모두 제거를 해줍니다.


포켓2 콤보의 구성품을 모두 개봉한 모습입니다. 저 작은 박스에 이게 다 꽁꽁 싸매져 있었습니다. 오즈모포켓 1을 써 본 분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포켓2 콤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광각렌즈가 들어가 있는 부분과 무선 마이크가 들어가 있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110° FOV 및 15mm 환산 초점 거리의 광각렌즈 입니다. 광각렌즈를 써보니 확실히 풍경을 찍을 때는 훨씬 더 시원한 모습으로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포켓1의 사진과 비교해도 화각이 훨씬 넓어졌습니다. 번들렌즈가 이 정도면 훌륭하죠.


자석으로 되어 있어서 렌즈를 저렇게 붙여주면 아주 잘 붙습니다. 소풍을 가거나 여행을 가서 풍경 사진을 찍을 때는 광각렌즈를 꼭 사용을 해야하지 싶습니다. 광각렌즈를 안 쓰면 너무 답답합니다.


이건 포켓2와 스마트폰을 곧장 연결할 수 있는 잭입니다. 구형 아이폰에서 쓸 수 있는 타입과 최신 폰에서 많이 사용하는 C타입 두개의 잭이 들어있습니다. 저는 스마트폰이 C타입을 지원하니까 C타입을 끼워보았습니다.


이렇게 끼운다움에 곧장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됩니다. 단 폰에 DJI Mimo 앱이 설치가 사전에 되어 있어야 합니다. 미모앱을 켠 상태로 폰과 연결하면 자동으로 펌웨어 버전이 업데이트 됩니다. 그리고 포켓2로 찍은 영상을 폰으로 곧장 옮길 수 있습니다.

Mimo앱 안에서 어지간히 멋진 편집을 모두 해치울 수 있습니다. 프리미어를 켜야 할 정도가 아니라면 미모앱에서 빠르고 멋지게 영상을 편집해서 곧장 유튜브에 올릴 수 있습니다. 손가락 몇번 까딱까딱하니 아주 멋진 영상이 만들어졌습니다.

참, 이렇게 폰으로 연결하면 4K 영상은 제대로 옮겨지지 않습니다. 4K 영상은 제품에 동봉된 Y자형 케이블을 노트북과 연결해서 노트북으로 파일을 직접 옮겨야 합니다. 어떤 분은 SD카드를 뽑아서 카드리더기로 옮겨야 한다고 하시던데, 테스트를 해보니 Y 케이블로 옮겨도 화질저하 없이 잘 옮겨졌습니다.


저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옮길일은 없을 것 같아서 이 조종스틱을 항시 장착하고 다닐 생각입니다. 영상 촬영중에 한손으로 줌인, 줌아웃을 하거나 짐벌의 틸트 설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왼쪽의 조종간을 위로 올리면 줌 인이 되고, 아래로 밀면 줌 아웃이 됩니다. 오른쪽의 동그란 버튼은 더블터치하면 짐벌의 틸트모드 변경 모드와 줌 변경 모드로 토글됩니다.


포켓2 콤보 제품에 포함된 멀티핸들입니다. 이 멀티핸들에 블루투스 무선 마이크 모듈이 있어서 무선으로 마이크의 소리를 수신할 수 있습니다.


멀티핸들을 장착하면 이렇게 몸체가 쭈욱 길어집니다. 이게 나름대로 장점이 있습니다. 본체에는 소리를 녹음하는 구멍이 4개가 있는데, 너무 작아서 손으로 잡고 있으면 자칫 그 구멍을 막을 수 있거든요. 멀티핸들을 달고 나면 일단 그런 문제는 안 생기는 듯 합니다. 테스트를 해본 결과입니다. 

그리고 멀티핸들 탈착이 어렵다고 원성이 자자합니다. 역시나 원성대로였습니다. 저는 어차피 귀차니즘 대장이라서 멀티핸들을 빼지 않고 쭉 길쭉한채로 쓸 생각입니다.


녹화버튼 오른쪽에 있는 버튼을 연달아 3번 누르면 카메라가 바라보는 방향이 전환됩니다. 저를 바라보다가, 남을 바라보다가 할 때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잊지말고 3번 누르세요. 탁탁탁.


이게 이번에 추가된 무선 마이크입니다. 옷에 장착할 수 있게 집게도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바람소리로 인한 파열음을 막기 위한 귀여운 털뭉치도 있어서 장착하면 사진과 같은 모습이 됩니다. 이제 ㅍㅌㅋㅊ 발음이 무섭지 않습니다. 

무선마이크는 이번 포켓2 콤보의 백미입니다. 오즈모포켓1 이용자들이 가장 욕하던 부분 중 하나였는데 포켓2로 넘어오면서 가장 개선된 부분이라고 합니다. 테스트를 해보니 포켓2를 켜놓고 꽤 먼거리 까지 이동을 해도 목소리가 깨끗하게 녹음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핀마이크를 사용했었는데, 앞으로 혼자 앉아서 말하는 형태의 유튜브 영상을 찍을 때는 포켓2의 무선 마이크를 사용할 생각입니다.


삼각대는 포켓2의 본체에도 장착이 가능하지만 멀티핸들에도 장착이 가능합니다. 멀티핸들에 삼각대를 장착하니 지금 당장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싶은 욕구가 샘솟네요. 이렇게 삼각대를 세우고 유튜브 촬영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왼쪽으로~


그리고 오른쪽으로~ 제 얼굴도 잘 트래킹 하여 따라 다니는 모습입니다. 카메라를 반대로 돌리면 특정한 물체의 움직임도 잘 트래킹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가방을 살지 고민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전문 촬영가가 아니고 그냥 포켓2로만 촬영을 하실거면 케이스만 있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삼각대도 접어서 위와 같이 케이스에 부착해서 휴대가 가능합니다. 바깥으로 약간 나온 건 안으로 밀어주면 되구요.


케이스에 포켓2와 외부 부품들을 모두 장착한 모습입니다. 마이크는 케이스 위에 꽂는 구멍이 있어서 부착하면 됩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광각렌즈와 스마트폰 연결잭도 케이스 안에 휴대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들고 다녀보니 엄청 편했습니다.

짐벌은 처음 써 봅니다. 왜 짐벌을 쓰는지 바로 느꼈습니다. 특히 저처럼 손떨림이 심한 사람은 짐벌은 필수인 것 같습니다. 떨림은 커녕 미동도 느껴지지 않아서 촬영된 영상의 결과물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중요생산 수단인 맥북을 제외하고 전자제품에 돈 낭비하는 것을 안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꼭 필요해서 사본 것인데, 너무 마음에 듭니다.

전문사진가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있었지만 저는 전문 사진가가 아니라면 강력추천하는 제품입니다. 특히 여행가서 남들 눈치 안보고 풍경 사진을 찍거나, 혹은 유튜브 브이로그나 앉아서 말하는 타입의 영상을 찍는 분들께도 정말 추천합니다.

128GB SD카드는 용량이 충분했습니다. 장시간 촬영해도 용량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못 받았습니다. 단지, 4K 영상을 촬영하면 계속해서 컴퓨터로 영상을 옮겨주는 것을 추천합니다. 4K만 아니면 용량은 넉넉합니다. 배터리는 4K 기준으로 2시간 정도 연속해서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개인이 쓰기에는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타임랩스와 슬로우모션 기능을 사용하면 똥손을 가진 사람도 얼추 금손으로 만들어 줍니다. 사진 촬영을 조금 하시는 분들은 노출, 셔터스피드 같은 옵션들을 상황에 맞게 설정해서 촬영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제품을 쓰려면 하드디스크 용량이 넉넉한 PC나 노트북을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상한번 촬영하면 100GB씩 영상이 만들어져서 나옵니다.

주식 유튜브는 시장이 조금 잠잠해지면 다시 컴백하겠습니다.

저는 포켓2 들고 조용히 산책다니며 여행 영상 좀 찍으며 놀다가 돌아오겠습니다.

덧붙임. 유튜버에 도전했다가 좌절한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당근마켓에 오즈모포켓 중고가 끝도 없이 올라옵니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시면 당근마켓을 노려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다만, 신규로 시작하는 유튜버 분들도 많아서 중고품은 올라오는 족족 팔려나갑니다.

2021년 2월 3일
송종식 드림

*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2021년 1월 27일 수요일

저출산의 원인이 의외로 돈 문제만이 핵심은 아닐수도

투자환경에서 인구문제는 신경써서 봐야하는 중요팩터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재작년에는 저출산과 관련해서 만고 제 생각을 유튜브에 간단하게 찍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동물도 먹이 잡기가 힘들면 출산을 줄이는데 인간이라고 다르지 않을것이라는 점. 단순히 예산 100몇조를 투입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라는 점. 일정부분 인구감소와 인구충격을 피할수는 없겠지만 자연섭리에 맞춰 그냥 놔두다보면 저점을 찍고 언젠간 반등하지 않겠냐는 것이 영상의 주요 요지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혼인 5년이하 신혼부부 동생들 몇몇을 인터뷰하면서 아주 재미있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 일수도 있는데다 제 주변 몇몇의 표본에 불과하다보니 이들의 생각을 일반화하기는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통계적 가치는 전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젊은 신혼부부들의 생각 깊숙한 곳을 조금은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동생들을 인터뷰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저런 이야기도 흘러나오게 되었습니다. 동생들은 대부분 맞벌이였고, 부부 모두 대기업 이상의 회사에 다니는 중산층이나 중상층 정도의 부부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평생'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합의한 커플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부부관계가 나쁘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되레, 아이를 키우는 부부들보다 부부관계는 더 좋아보였습니다. '아이가 없으면 늙어서 외롭지 않겠느냐?', '그래도 핏줄은 남기고 싶지 않느냐?'와 같은 이야기들은 이미 숱하게 들어서 이골이 난 상태라고 합니다.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한 이유에 '돈'은 크게 관여하는게 없었습니다. 그들은 오로지 '자유'를 추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사생활을 문란하게 하겠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옛말에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는 온 마을의 정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데는 많은 품과 정성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개인의 자유로운 삶에 무게를 두는 젊은 부부들이 많습니다. 아이에게 빼앗기게 될 젊음과 에너지와 시간에 대해서 두려움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무자식으로 이를 차단하여 뺐기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그것을 오롯이 자신이나 자신이 사랑하는 배우자와만 쓰겠다는 생각이 뿌리깊히 박혀 있었습니다.

이들 중에는 여행을 좋아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아이가 없는 지금은 둘이 원하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있으면 그런 것이 안되지 않느냐는 대답도 많이 돌아왔습니다. 비단 여행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이것을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이기심 쯤으로 치부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차원의 이야기만 오가서는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절대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 타인의 삶과 가치관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도 없습니다. 그래서 젊은 딩크족 부부들의 가치관과 삶도 존중합니다.

그들은 또 이런 이야기를 입모아서 말했습니다. 

"나라에서 백날 천날 돈 퍼다준다고 하고 집지어 줘도 애는 안 낳을거에요. 적어도 우리에겐 아이 안 낳는게 돈 문제가 아닌데 자꾸 돈 문제로 귀결 시키는 게 헛발질 하는 것 처럼 보여요."

연로하신 정책 당국자와 입법 관련자들은 이 부분을 확실히 알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들 중 일부 키맨은 이것을 알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구실로 막대한 저출산 예산을 잡아서 전혀 관련없는 곳에 돈을 퍼부으며 세금을 해먹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어쨌든 앞서 서술하였듯이 이들 부부는 부부 모두 대기업에 근무하는 맞벌이가 많았습니다. 돈 문제 보다는 개인의 자유 문제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만약에 이들이 재벌이나 건물주 급으로 아예 자본이 많다면 아이를 하나나 둘 정도 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애매하게 중산층이나 중상층이라서 저렇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중산~중상층 부부는 굳이 아이 키우기가 아니라도 소비할 수 있는 자원과 시간이 많습니다. 여유 시간에는 카페에 앉아서 시간을 때우고, 가끔은 네일아트를 받기도 하며, 부부끼리 의기투합하면 제주도나 일본쯤은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도 있고 분기에 한번씩 먼 곳 까지 여행을 다녀올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데, 그것을 다 포기하고 육아에 내 인생을 갈아 넣는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을것입니다.

이들과 반대로 경제적으로 곤궁한 대부분의 젊은 부부들은 말 그대로 먹고 살기도 힘들기 때문에 자연선택과 본능 그대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에서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해방된 사람들만이 아이를 가질 것입니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젊은층이 개인의 시간적 자유 문제 또는 돈 문제로 인해서 아이를 갖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경제나 사회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인구도 일정부분 충격적으로 줄어들다가 다시 바닥을 찍고 오르는 시점이 있을것입니다. 다만 정책은 그 시점을 오지 않게 하거나 바닥을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잡기 위해서 시행하는 것들이 많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힘든 부부들에게는 경제적 어려움을 풀어주는 문제 먼저 해결해줘야 할것이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아이로 인해 자유를 뺐기기 싫어하는 부부들에게는 그에 합당하는 세분화 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전자에게는 당연히 믿을만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이슈일 것이고, 후자에게는 아이를 낳더라도 자유를 해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많이 개발되어야 할것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을 보면 소득 최하층의 일자리는 더욱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고, 또 그것을 부채질하는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일단 물리적으로도 가임기 여성의 숫자가 이미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모두 아이를 둘씩 낳더라도 직면한 인구 충격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인구는 국가의 기본적인 경쟁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인구 감소가 무산 계급에게는 도리어 복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복된 인구감소를 지배계급이 보고 가만둘리 없다.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이나 해외의 질 떨어지는 외노자를 대거 유입시켜 무산 계급의 해방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미래가 어떤식으로 펼쳐질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젊은층 중 많은 사람이 경제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넉넉하더라도 자신의 자유와 아이를 맞바꾸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많은 기성세대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2021년 1월 27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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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6일 수요일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 포항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feat. 까멜리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1위로 뽑힌 동백꽃 필 무렵! 촬영 장소가 있었던 포항 구룡포의 일본인 가옥거리에 다녀왔습니다.

1900년대 초반부터 일본인 어부들이 드나들다가,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일본인 어부들이 집단으로 모여 사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한때는 일본인 약 1만여명이 모여 살던 지역이라고 합니다. 해방 후에는 약 50여채의 일본인 가옥들이 남았습니다. 포항시는 이것을 보존하여 관광지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일본인들의 경제력도 가늠할 수 있고, 길거리가 예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아픔도 묻어있는 지역입니다.

사진 : 송종식

사실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였는지 몰랐습니다. 그냥 드라이브 삼아서 가 보았는데, 하필 그곳이 동백이가 장사하던 동네여서 더 반가웠습니다. 

사진 : 송종식

동네로 들어가는 길은 몇 군데 골목이 있지만 관광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여기를 통해서 들어가는 것이 가장 무난합니다.

사진 : 송종식

저희 어릴적에 국민드라마였던 '여명의 눈동자'도 여기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는 집임에도 불구하고 벽면 곳곳에 드라마와 관련한 사진과 소개글이 붙어 있었습니다.

사진 : 송종식

코로나로 인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도높게 유지되고 있는데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서 저희 말고 다른 관광객은 없었습니다. 평소였다면 사람들로 북적였을테죠. 이국적인 느낌의 골목이 텅 비어 있으니 쓸쓸하기도 했지만 색다른 느낌도 들었습니다.

사진 : 송종식

골목은 여기 경동약재점을 중심으로 약간 굽이치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바라보면 골목이 훨씬 이색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경동약재점을 중심으로 여러컷의 골목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사진 : 송종식

몇걸음 걷다보니 동백이네 가게가 나왔습니다. '까멜리아' 간판도 드라마에서 나왔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향미(손담비 분)가 타던 바이크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평소라면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포토존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사람들이 없어서 호사하며 구경했습니다.

사진 : 송종식

드라마에서는 이 각도로 찍은 까멜리아의 모습이 자주 나오죠. 날씨도 화창해서 보기 좋았습니다.

사진 : 송종식

"까멜리아,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아주 좋은 모객 멘트입니다. 까멜리아는 현재 공사중이고 1월 중으로 공사를 완료하고 가게 문을 연다고 합니다. 실내는 옹산 아저씨들이 모여서 술 먹던 장소만 구현이 되어있고, 용식이가 프로포즈를 하던 공간은 파주에 마련이 돼 있다고 합니다. 저도 줏어들은 정보라서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1월 중 인테리어를 끝내고 가게문이 열린다는 건 현장에서 얻은 정보라서 팩트입니다.

사진 : 송종식

까멜리아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카페입니다. 상호는 '까멜리아 in 구룡포'라고 되어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까멜리아 동백'으로 불리는 것 같습니다. 아마 드라마에 나온 가게랑 엮여서 그렇게 부르는 듯 합니다. 까멜리아로 쳐도 되는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까멜리아가 공사중이니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가게에 잠시 들렀습니다.

사진 : 송종식

가게에 들어서니 식물원에 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식물은 잘 모르기에 이름은 모르겠지만 숲속정원처럼 꾸며 둔 인테리어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사진 : 송종식

목재로 된 건물과 초록빛 식물들 그리고 노란색 조명과 파란 페인트가 잘 어우러진 카페였습니다. 1층의 이 구역에서 찍은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많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어찌나 사진들을 잘 찍으시는지 대단합니다. 저는 일단 폰으로 대충. 후보정 같은 것도 안합니다. (웃음)

사진 : 송종식

시국이 시국인지라 손님이 저희 밖에 없어서 미안했습니다. 카페 구경을 해도 된다고 하셔서 둘러보았습니다. 2층도 있어서 올라왔더니 옛날 학교 복도 느낌이 물씬 풍겼습니다.

사진 : 송종식

창 밖을보니 이웃집의 투박한 지붕들과 햇빛, 그리고 실내의 엔틱한 분위기가 잘 어울렸습니다.

사진 : 송종식

2층이 더 널찍하게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발리에 있는 어떤 카페 느낌이 났습니다.

사진 : 송종식

여러가지 구도로 사진을 찍어봅니다.

사진 : 송종식

카페를 둘러보는 동안 주문한 커피와 전복죽이 나왔습니다.

사진 : 송종식

전복죽의 자태가 아름답습니다. 물론 맛도 있었습니다. 다만 가격이 조금 있었습니다. 저거 한 그릇에 9,000원이었던가 그랬습니다.

사진 : 송종식

까멜리아 옆집, 까멜리아 in 구룡포에 왔다간 것을 인증하는 인증샷도 남깁니다.

사진 : 송종식

이렇게 숨은 공간들도 있습니다. 바위뷰인데 경사가 있어서 은근히 아늑하고 괜찮습니다.

사진 : 송종식

2층에는 야외 테라스도 있습니다. 여름 저녁에 여기에 앉아서 맥주 한잔하면 좋을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사진 : 송종식

테라스에서 바라 본 2층 실내의 모습입니다.

사진 : 송종식

골목에서 2층으로 바로 올라오는 루트도 있는데 그쪽으로 바라 본 뷰입니다. 카바나 느낌의 좌석들과 이웃집의 지붕이 은근히 잘 어울립니다.

사진 : 송종식

차를 마시고 내려왔습니다. 코로나와 추운 기온의 2연타 콤보로 인해서 썰렁한 거리입니다.

사진 : 송종식

원래라면 이 골목은 관광객으로 북적거렸을테지요. 밥집과 카페, 주전부리를 파는 가게들이 즐비합니다. 제가 갔을때는 대부분 문을 닫아서 별달리 할 건 없었습니다.

사진 : 송종식

일본인거리에서 언덕을 타고 올라가면 정겨운 시골집들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공간이 주는 편안함을 느끼며 천천히 걸어봅니다.

사진 : 송종식

굽이굽이 언덕길을 천천히 올라오다가 뒤돌아보았습니다.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구룡포 바다의 풍경이 일품입니다.

사진 : 송종식

걷다보니 동백이네 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용식이와 동백이가 마당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것만 같습니다.

사진 : 송종식

이 교회가 동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하늘도 파랗고 교회에서 내려다보는 마을과 바다의 풍경도 정말 멋있었습니다.

사진 : 송종식

동백이와 용식이가 손을 잡고 걸으며 정을 쌓아가던 골목입니다. 동네가 무척이나 고요했습니다. 관광지가 아닌 주민들의 거주지였기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걸어다녔습니다.

사진 : 송종식

문화재(?) 같은 것이 보이길래 올라가 보기로합니다.

사진 : 송종식

충혼각이라고합니다. 6.25 전쟁때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지역이 포항입니다. 그때 나라를 위해 순국하신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기 위한 곳이라고합니다. 포항에는 해병1사단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진 : 송종식

구룡포를 상징하는 아홉마리 용의 동상입니다. 열 마리의 용이 승천하다가 한마리가 바다에 떨어져 죽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9마리는 승천하였는데, 그 모습을 형상화 하였다고 합니다.

사진 : 송종식

이곳이 커플들의 포토존입니다.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의 배경이기도 하고 드라마에서도 동백이와 용식이가 이곳에 앉아서 자주 시간을 보내죠. 각 잡고 사진을 제대로 찍고 보정도 예쁘게 할라치면 하는데, 귀찮아서 폰으로 대충 찍어서 올립니다.

사진 : 송종식

100여년 전 일본인들이 살던 골목답게 여전히 일본풍의 주택들이 남아있고, 유지보수도 그 모습을 그대로 지키면서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아서 홍게와 홍게짬뽕을 못 먹은게 살짝 아쉽습니다. 그리고 리뷰를 보면 볼 게 없다는 글도 많던데, 은은하게 산책을 즐기는 분들은 좋아하실만한 여행지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코로나가 끝나면 한번 더 가볼 생각입니다. 문 닫은 곳들이 많아서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이곳은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별 다른 액티비티가 있는 곳은 아닙니다. 그래서 액티비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지루할 수 있습니다. 산책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추천합니다. 이것저것 먹으면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면서 걸을 만한 공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가족 산책이나 커플 데이트 장소로 추천합니다. 가실 분들은 가시기 전에 드라마 한번 보고 가시면 더 의미가 있겠습니다.

가는 방법과 위치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카카오맵>

빨간색으로 표시된 길이 메인 골목입니다. 깨끗하게 정돈이 되어있고, 방송 촬영이 잦은지 여기저기에 방송 촬영의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게짬뽕 파는 곳, 홍게찜 가게, 길거리 음식점, 옛날 과자들 파는 곳, 카페, 밥집들이 줄지어 늘어져 있습니다.

먼저, 자차로 가시는 분들을 위한 안내입니다. 내비게이션에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라고 찍고 가시는 게 당연히 제일 편하시겠죠. 주소는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145'입니다.

그리고 주차공간이 꼭 필요하겠죠? 노란색 박스 친 부분에 주차를 하는 게 가장 편할 것 같습니다. 저도 거기에 주차를 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주차공간이 한산했습니다. 물론 주차비는 무료였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시내 포항역에서 오실 때는 9000번 빨간버스를 타시면 되고, 공항에서 오시는 분들은 900번 파란 버스를 타고 일본인 가옥거리에서 내리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