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베트남에 장기체류하면 삶의 질이 크게 상승합니다. 크게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당연히 물가가 쌉니다. 한국은 요즘 먹거리 물가가 빠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도 싸게 느껴졌던 베트남의 먹거리 물가가 최근에는 더 싸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한국인에 대한 사람들의 리스펙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원래도 대체로 예의가 바르고 친절합니다. 하지만 한국인에 대해서는 조금 더 리스펙하는 것 같은 느낌을 확실히 받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베트남에 살면 편리합니다. 소소하게 할 일들이 팍 줄어요. 아마도 크게 이렇게 3가지 정도 이유 때문에 베트남에 오면 삶의 질이 크게 상승한다고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느끼는 이 3가지 이유 중에서, 마지막에 말씀드린 '할 게 거의 없어지는' 부분에 대해서 간략하게 써보겠습니다.
베트남은 대중교통이 아주 열악합니다. 선진화 된 한국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보다가 베트남에 오면 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그래서 몸이 아주 편해집니다. 왜냐하면 무조건 택시만 타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랩(GRAB)이라는 앱을 많이 씁니다. 그랩을 쓰면 어디서든 쉽게 택시를 잡아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그랩으로 음식 배달도 되고, 심부름도 시킬 수 있습니다.
그랩만 있으면 몸이 아주 편해집니다. 그랩에 신용카드를 등록해 두면 되니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든 편리하게 갈 수 있습니다.
택시비도 한국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합니다. 택시를 타고 30~40분 간 이동을 해도 우리돈으로 5,000원 정도 밖에 안 나옵니다. 푸미흥에서 지내면서 1군에 택시로 왕래를 해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혜성처럼 등장해서 베트남 생활의 질을 한차원 끌어올려 준 그랩 사진 : 송종식 |
한국은 교통 인프라가 아주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물론 대중교통도 정말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자차를 가지고 다닙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한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얼추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모르긴 해도 베트남에서 그랩택시만 타시던 분이, 한국에 와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하면 훨씬 불편해서 적응을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베트남 대비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인프라가 발달한 나라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집안일을 거의 안하고 살아도 됩니다. 보통 간단한 집 청소와 빨래를 해주시는 내니 아주머니가 매일 방문합니다.
에어비앤비로 장기거주 할 아파트를 구할 때 월세에 내니 아주머니의 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내니 아주머니를 따로 고용하는 집들을 보면 한달에 200만 동에서 400만 동 정도를 주고 고용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돈으로 하면 15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 어딘가 되는 금액입니다. 주 6일 매일 오셔서 하루에 한두시간 정도 정리해 주고 가니 한국인 입장에서는 부담은 안되는 수준입니다.
물론, 내니 아주머니들께서 청소를 아주 완벽하게 하는 건 아닙니다.
집안 곳곳에 마음에 안 드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그냥 제거 커버합니다. 월 20만 원 남짓 되는 돈으로 이 정도 서비스면 만족합니다.
매일 집청소를 해주는 사람이 방문하는 건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넘어갈 수 있는 이유입니다.
베트남은 커피 강국입니다. 그래서 카페에 머무를 일이 많습니다.
한국분들이 베트남 카페에 오면 충격받는 문화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머물렀던 자리를 치우지 않는 문화입니다.
동네의 작은 카페도 그렇고, 스타벅스와 같은 큰 체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손님들은 커피를 즐겁게 마시고 그대로 자리를 뜹니다. 그러면 직원들이 알아서 그 자리를 치웁니다.
스타벅스 같은 곳은 바리스타들이 커다란 대야를 들고 다닙니다. 그 대야로 테이블 위의 접시와 컵들을 수거합니다. 한국인이 보면 진풍경입니다.
베트남에 오래살다가 한국에 들르는 분들은 이런 부분에서 실수할 수도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제 경우에는 그런 문화를 알고 있지만, 제 손으로 컵과 먹은 자리를 다 치웁니다. 그리고 그것을 카운터에 가져다 줍니다.
직원들이 정말 너무너무 고마워 하는 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되레 직원들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자칫 현지에 거주하시는 한국인들의 원성을 살 수도 있습니다. '너가 베트남 사람들 길을 잘못들이는거다!'라고 한 소리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그냥 제가 조금 더 희생하고 양보하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그리고 저로 인해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이라도 좋아지면 그만입니다.
이런 작은 배려와 좋은 기억이 모이길 바랍니다. 그게 베트남에 관광을 오시는 분들이나 오래 계시는 분들께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베트남에서 지내면 몸이 편해지는 이유에 대해서 짧게 써 보았습니다. 한국인이 베트남에서 지내면 삶의 질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음에는 다른 카테고리로도 글을 써 보도록하겠습니다. 글도 계속 쓰는 습관을 유지해야겠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니 글쓰는 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네요. 편안한 저녁되세요. 종종 글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24년 7월 10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