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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5일 목요일

정신없었던 호치민 떤선녓 공항 출국 수속 기록 (feat. 로터스 2 라운지)

떤선녓 공항(Tan Son Nhut, 탄손누트)은 호치민과 세계를 잇는 관문입니다. 호치민은 물론이고 베트남 남부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이 공항을 거쳐야합니다.

본 포스팅은 출국 시, 떤선녓 공항과 로터스라운지를 이용하는 분들을 위해 남겨두는 기록입니다. 찾아 와 주신분들께 작으나마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항상 바쁘고, 항상 피곤한 떤선녓 공항


우리나라의 인천공항은 선진적인 공항입니다. 넓고 쾌적합니다. 일처리가 빠릅니다. 출입국 심사도 빠르고 짐 검사도 빠릅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는 공항입니다. 이런 공항을 이용하다가 해외의 공항을 이용하면 답답한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호찌민의 떤선녓 공항도 그렇습니다. 2004년에 지어져서 이제는 20년이 된 공항입니다. 규모는 김포공항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이용객은 동남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많습니다. 이용객이 늘면서 공항 혼잡도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떤선녓 공항에서 비행기를 탈 때는 정시 출발을 해 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활주로는 항상 바쁩니다. 그러다 보니 비행기들은 20분에서 1시간 정도는 지연되기 일쑤입니다.

활주로 뿐 아니라 공항 내부도 바쁘다


떤선녓공항 활주로는 비행기가 밀려서 정신이 없습니다. 비행기가 출발하려고 빽빽하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상상이 가시나요. 그렇다면 입출국 수속장은 어떨까요? 예상하시는대로 거기도 전쟁터입니다.

어느 정도 이런 상황을 예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탑승시간 보다 훨씬 빨리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미리미리 출국수속을 밟고, 라운지에 가서 놀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니! 제가 놓친 부분이 있었습니다. 떤선녓에서는 온라인 발권이 안됩니다. 그리고 탑승시간 3시간 전 부터만 발권을 할 수 있고, 현장발권만 가능합니다. 짐도 이때 부칠 수 있습니다. 아이고 머리야. 일단 공항 내 카페에 앉아서 틈틈이 업무를 좀 보고 시간을 때웁니다. 그래도 시간이 안가서 노숙자 마냥 의자에 걸터 누워서 잠깐 눈을 붙였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수속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대한항공 티켓팅을 하는 카운터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매번 바뀝니다. 제 경우에는 매번 바뀌었던 것 같아요. 안내판도 명확하지 않아서 공항 끝에서 끝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겨우 대한항공 카운터를 찾았습니다.

대한항공 발권 카운터가 열렸습니다
사진 : 송종식

인천공항처럼 프리미엄 체크인도 안되고, 수완나품공항처럼 패스트 트랙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이코노미 카운터 옆에 'Business/Priority' 카운터에서 발권을 하고 짐을 부치면 됩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짐이 정말 많습니다. 이민을 가는 수준으로 많아요(정말 이민인가?). 그래서 비지니스 카운터도 사람은 몇 명 없는데 짐 부치고 수속하는데 시간이 꽤 많이 걸렸습니다.

한참 기다리는데, 꽤 멋있고 믿음직하게 생긴 중년의 대한항공 베트남 직원 아저씨께서 저에게 오셨습니다. 제 이름을 묻더니 여권을 가져 가셨습니다. 저 멀리 있는 발권용 컴퓨터 같은 곳에서 뭔가 입력을 하시더니 제 티켓을 따로 가지고 와 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줄을 끝까지 기다리지 않고 티켓을 받았습니다. 대한항공 베트남인 현지 직원분의 센스에 엄지척 하나를 날려 드렸습니다.


온라인 발권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오프라인 발권을 해야한다. 항공기 티켓과 로터스라운지 티켓을 얻었다.
사진 : 송종식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출국 심사줄이 어마어마합니다. 그 좁은 공항을 몇번을 꼬아가면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데, 발 디딜틈 없이 빽빽했습니다. 베트남에 올 때 마다 느끼지만, 신공항이 절실합니다. 어설퍼도 이렇게 어설플 수가 없습니다. 꽈배기처럼 늘어진 줄을 한참을 기다려서 겨우 출국 심사를 받았습니다. 여권을 건네고 얼굴을 확인하는데는 10초가 안 걸렸습니다. 이 단 10초를 위해서 거의 30~40분 정도 줄을 서 있었습니다. 인천공항의 쾌적함이 머릿속에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직 짐 검사가 남았습니다. 짐 검사 줄이 또 30~40분 걸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출국심사와 짐 검사에 총 1시간이 조금 넘게 들어간 듯 합니다.

로터스 2 라운지


공항이 혼잡하기 때문에, 발권을 탑승 3시간 전 부터 개시합니다. 그런데 출국 수속 등에 1시간을 넘게 써 버렸어요. 이러니 라운지에 머물 시간이 크게 줄어 듭니다. 그래서 속으로는 '라운지는 그림의 떡이겠구나. 맛만 보고 나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저는 로터스라운지를 찾아서 움직였습니다. 로터스라운지는 베트남항공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베트남항공은 대한항공과 같은 스카이팀 소속으로 코드쉐어 항공사입니다. 떤선녓 공항에서는 스타얼라이언스 항공사의 이용객들을 위한 르 사이공니스(LE SAIGONNAIS) 라운지와 양대산맥인 듯 합니다. 그 외에 로즈라운지, 애프리콧 라운지도 있습니다.

제가 이용하는 로터스라운지는 하노이, 다낭, 나트랑, 호치민 공항에 다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다른 공항들은 PP카드 등을 이용해서 입장이 가능합니다. 다만, 호치민에 있는 로터스라운지는 PP카드로 입장이 안되고 비지니스클래스를 이용하는 승객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세계의 스카이팀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다 같이 쓰기 때문에 아주 한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한국처럼 막 붐비는 건 아니어서 쾌적하게 휴식할 수 있습니다.

떤선녓 공항 국제선 출국장 건물의 구조
자료 : 호찌민 떤선녓 국제공항, 송종식

위의 약도는 떤선녓 공항의 국제선 출국장 구조입니다. 로터스 라운지는 2개가 있습니다. 3층에 규모가 큰 것이 로터스1 라운지이며, 1층에 규모가 작은 것이 로터스2 라운지입니다. 보통은 3층에 있는 라운지로 많이 가시는 것 같습니다. 모서리에 있어서 비행기 구경하기가 좋습니다. 인테리어도 우리나라 카페처럼 되어 있고 널찍합니다. 그런데 저는 1층에 있는 작은 라운지, 로터스2 라운지를 갑니다. 여기는 사람들이 잘 안와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쾌적합니다. 그리고 인테리어도 훨씬 포근하고, 의자 같은 것들도 훨씬 제 스타일입니다.

로터스2 라운지로 내려가면서 찍은 모습
사진 : 송종식

그래서 개인적으로 떤선녓에서 로터스라운지를 이용하실 분들은 1층에 있는 작은 라운지도 한번 이용해 보시라고 조심스럽게 권유드려 보고 싶습니다.

여담으로 인천공항의 라운지들을 이용할 때는 아주 높은 효용감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떤선녓의 라운지는 아주 높은 효용감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왜 그런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발권, 입국심사, 짐검사까지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진을 빼놔서 그렇겠습니다. 그래서 라운지에서 1시간여 남짓만 앉아서 쉬어도 아주 만족스러운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좋다고 해야할지, 아니라고 해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닭고기 쌀국수(Com pho) 한 그릇으로 떠나는 아쉬움을 달래본다. 시간이 많지는 않아서,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출국수속 과정의 피로함은 1시간 여 머무는 시간 동안 다 풀렸다.
사진 : 송종식

로터스라운지에는 샤워실도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기 전에 땀을 좀 씻어 내야 하거나 할 필요가 있는 분들은 샤워장에서 물 한번 뿌리고 출발하는 것도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2024년 7월 25일
송종식 드림


2024년 7월 20일 토요일

호치민 7군 푸미흥 미드타운 거주후기

푸미흥과 타오디엔, 한인들의 근황


호치민시 지도. 한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푸미흥은 7군에, 떠오르는 부촌이자 한인들이 이주중인 타오디엔은 2군에, 관광객들이 관광와서 놀다가 가는 1군, 최근 당국에서 발전시키기 위해 밀어주는 뚜득군, 빈탄군과 뚜띠엠 신도시도 타오디엔과 1군 근처에 밀집해 있다.
자료 : rentapartment.vn

호치민 7군 지역의 푸미흥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한인촌입니다. 신도시이며 부촌입니다. 최근에는 한인들이 2군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포착됩니다. 푸미흥이 잘 정돈된 깨끗한 신도시라면, 타오디엔은 한남동과 같은 외교공관과 저택이 즐비한 또 다른 부촌입니다. 

베트남의 큰 부자들은 아파트 보다는 단독주택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2군의 타오디엔이나, 7군의 미낌에서는 부자들의 저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보안과 편리함 때문에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많은 한인들이 2군으로 이동중이지만, 7군 푸미흥은 여전히 가장 큰 한인사회입니다. 푸미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도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미드타운은 여전히 핫합니다.

미드타운(Midtown)


단지 앞에 흐르는 강이 까깜강
왼쪽부터 총 4개 단지로 구성, 더 피크, 더 시그니처, 더 심포니, 더 그란데 순 <자료 : 푸미흥개발회사>

약 1,500 세대가 거주중인 미드타운은 푸미흥 남쪽 외곽에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비교적 신축 아파트이며 푸미흥에서 대장아파트입니다. 미드타운과 인근의 고급주택가는 조용합니다. 1군에서 오토바이 매연과 소음에 지친 사람들이 휴식할 수 있는 좋은 동네입니다. 저는 이곳에 한달간 머물면서 비염도 나았습니다.

미드타운은 우리나라 회사의 주재원들이 선호하는 아파트입니다. 특히, 주재원 사모님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 중 하나라고합니다. 살아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드타운과 주변 지역의 모습. 미드타운을 포함해서 다리를 건너 까깜강 건너편 북서쪽 지역이 푸미흥 지역
자료 : 구글맵

일단은 주변에 국제학교가 많습니다. 이것이 주재원들이 미드타운을 가장 선호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지 옆에 한국국제학교, 대만국제학교, 일본국제학교 등 국제학교가 붙어 있어서 통학이 편리합니다. 물론 가까운 거리이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차량으로 통학합니다.

그리고 걸어서 20분 거리, 오토바이로 3분 거리에 크레센트몰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스타필드 정도 되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크레센트몰은 편리하지만 로컬 가게들에 비해서 음식이나 상품들의 가격은 좀 더 비쌉니다. 

미드타운에서 크레센트몰로 가는 길에는 베트남 금융지구를 지나는데 이곳에는 글로벌 기업인 유니레버 베트남의 본사, 비나밀크의 본사 등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우리처럼 아파트 '단지'라고는 안 부르고 '프로젝트'라고 부릅니다. 미드타운 프로젝트는 총 4개의 단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순서대로 더 그란데(M5), 더 심포니(M6), 더 시그니처(M7), 더 피크(M8) 순서대로 지어져서 분양되었습니다.

위치는 더 시그니처가 단지 가운데에 있어서 생활하기에는 가장 편리한 것 같습니다. 다만 더 시그니처는 전체적으로 집 크기가 좀 작습니다.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닙니다. 더 피크는 가장 최근에 지어진 신축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파악한 매매/임대 시세


베트남은 공산국가이기 외국인의 부동산 최대 보유기한은 50년입니다. 그래도 부동산 거래는 활발한 편입니다. 

미드타운의 경우 방 한개짜리 집 부터 4개짜리 집까지 있습니다. 시세는 우리 돈으로 2억 원에서 5억 원 사이에서 형성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방 개수와 뷰의 차이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조금씩 있습니다. 

베트남 최대도시 중심가에 위치한 부촌의 아파트 가격 치고 비싸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최근에 푸미흥에서 가장 신축에 들어가는 호라이즌 아파트의 매도호가가 8억에도 나왔다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한 나라의 최대도시 중심가에 있는 아파트라서 싸다고 볼지, 1인당 평균 소득이 월 350만 원인 우리나라와 55만 원인 베트남의 소득수준 차이, 그리고 양 나라 수도권의 집값 수준차이를 비교해 볼 때 비싸다고 볼지는 각자가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베트남에 거주하게 된다면 매매보다는 대부분 월세를 내고 거주하실 것입니다. M7의 방 두개와 화장실 두개 있는 집을 기준으로 하루를 임차하면 14만 원 수준, 1년 미만을 임차하면 월 220만~240만 원 수준, 1년 이상 임차하면 월 180만 원 수준의 임대료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전기요금 등 관리비 포함입니다. 그리고 매일 청소하러 오시는 아주머니 인건비도 포함된 가격입니다.

공산품을 제외하면 베트남의 물가는 고무줄입니다. 특히, 외국인을 상대로는 아주 비싼 값을 부르고 봅니다. 부동산 월세계약을 체결할 때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넙죽 계약하여 손해를 입기 보다는 잘 협상을 해서 가격을 어느 정도 낮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비앤비 등 외국인을 상대로 한 사이트에서는 월 180만 원짜리 매물이 400만 원 수준에도 올라와 있습니다. '한명만 걸려라' 비지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호구가 되지 맙시다.

사람 냄새가 나는 아기자기한 단지구조


미드타운은 아파트지만 단지 설계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왕래와 소통이 단절된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나 주상복합 단지들과 다른 느낌이 듭니다. '사람들이 오손도손 모여사는' 작은 마을처럼 따뜻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우리집이 있는 B동에서 A동으로 바라 본 비오는 풍경. 운치있다. 사진에는 스파와 사람들이 사는 집, 헬스장과 아파트 로비들이 보인다. 아파트 구성이 참 아기자기하다.
<사진 : 송종식>

아파트 로비에는 사람들이 앉아서 수다를 떨 수 있는 쇼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방이 투명한 유리와 높은 천정은 큰 심적 개방감을 줍니다. 로비에서 나가면 이웃하는 동들의 사람들과 왕래할 수 있는 쉼터 같은 곳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랩으로 음식배달을 시키거나 택시를 부르면 그랩 아저씨들이 이곳으로 모여듭니다. 그래서 항상 사람들이 자주 왕래합니다. 

사람들은 해가 지면 여기에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놉니다. 어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노는 동안 아이들은 아파트 가운데 광장에서 깔깔거리고 뛰놉니다. 이 나라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많이 들려서 참 부럽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주변에는 다양한 상가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카페, 스파, 학원, 음식점, 마사지샵 등이 부족하지 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드타운에서 지내면 비 맞을일도 없고, 다른 동네로 나갈 일도 없습니다. 조용하고 편리한 동네입니다. 카페나 밥 집을 갈 때도 어디 멀리 나간다는 생각이 안듭니다. 그냥 집 안에서 커피를 사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카페에는 한국인 아주머니들이 모여 옹기종기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단지를 돌아 다니다 보면 입주민 부대시설도 많습니다. 1년 내내 매일 관리가 되는 깨끗한 수영장의 풍경이 끝내줍니다. 야외 바베큐장과 헬스장도 있고 스파와 사우나 시설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수영장이 있으면 대단한 아파트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 동네는 수영장이 기본 옵션입니다. 기후가 따뜻하니 야외 수영장엔 항상 낭만이 흐르는 듯 합니다.

해도지고 날도 시원해지면 가끔 이렇게 3층에 내려와서 일하면 업무 능률이 올라간다
사진 : 송종식

전체적으로 아파트 구성이 참 아기자기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복도 양쪽으로 커다란 공간이 뚫려 있어서 개방감이 좋습니다. 각 세대들도 널찍하게 떨어져 있어서 세대간 소음이나 층간소음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건물의 디자인도 획일적인 사각형이 아니라 곳곳에 다양한 곡선을 사용해서 지루함을 달랬습니다. 단지를 걷다 보면 어떤 단지는 조경이 잘 되어 있습니다. 또 어떤 단지는 인공 하천이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파트 가운데 나무가 심어진 층이 있고, 옥상도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조경이 잘 되어 있습니다. 무미건조하고 사람들 간 단절을 시켜버리는 우리네 아파트 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게 잘 만들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해 안되는 신기한 집 구조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으로 느낀 부분입니다.

집의 기본적인 구조가 이상합니다. 화장실 두개를 가운데에 두고 복도가 감싸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들이 한쪽으로 나란히 붙은 구조입니다. 거실이 작고 주방이 아주 큰 구조이고요. 주방에서 문을 열면 바로 아파트 복도입니다.

효율성 99.99%에 도전하는 우리나라 아파트에 비해 공간활용을 너무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 나라의 기후나 문화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어서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큰 방에서 바라 본 풍경
사진 : 송종식

그리고 침실 한 쪽이 전부 통유리입니다. 문제는 이 통유리 바로 옆에 침대를 놓도록 되어 있어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가 상당히 심각한 듯 합니다. 동간거리도 짧아서 이웃한 동의 침실 생활이 다 보입니다. 물론, 이 부분은 커튼을 치면 해결 되는 문제기는 합니다. 그리고 미드타운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있었던 곳의 인테리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큰 방에 보면 유리창 바로 옆에 마루 같은 것은 모든 가구에 기본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형태의 집이 한편으로는 시티뷰를 최대한 뽑아내고, 개방감이 최대치로 달성되어서 쾌적하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어쨌든 다른 집들도 대부분 침실 창문 옆에 침대를 바짝 붙여 놓은 것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이런식의 인테리어는 뷰와 개방감을 최대한 뽑아내고 프라이버시를 맞바꾸는 신기한 문화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지내던 곳은 푸미흥과 1군 시내쪽이 내려다 보이는 시티뷰였습니다. 호치민의 야경도 이제 제법 화려합니다. 저희집 반대쪽은 남비엔 공원과 주택가가 내려다 보이는 뷰를 갖고 있습니다. 이쪽의 뷰는 가로 막는 건물이 없어서 뻥 뚫린 기분이 듭니다.

단지 앞 까깜강 앞에는 사쿠라파크가 있습니다. 미드타운을 조성하면서 만들어 진 공원입니다. 여기서 조깅이나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몇번 가보고 회사측의 소개와 다른 퀄리티에 실망해서 그다지 자주 들르지는 않았습니다. 사쿠라파크에서는 저녁마다 음악 분수대가 동작합니다. 온 동네 아이들이 나와서 분수에 몸을 적시며 웃고 떠듭니다. 어느 나라나 아이들이 노는 모습은 다 똑같습니다. 아이들은 참 예쁩니다.

작은방에서 바라 본 호찌민시 석양
사진 : 송종식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베트남은 여전히 인건비가 저렴합니다. 그래서 첨단화 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여기는 아직도 곳곳에 사람이 있습니다. 심지어 문을 열어주는 직원, 가게 앞 오토바이를 지켜주는 직원은 어딜가도 볼 수 있습니다. 미드타운에도 로비 리셥센 아가씨들, 입구의 문을 열어주는 보안 직원들, 곳곳을 쉼 없이 청소하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디에나 사람이 있으니 한국보다 덜 외롭다는 느낌이 듭니다. 딱히 그들과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이상 베트남 호치민 7군 푸미흥 지역의 미드타운 아파트에서 거주했던 간단한 기록 남기기를 마치겠습니다. 장단기 주거지를 구하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면 좋겠습니다. 혼자 거주하기도 좋고, 가족 단위로 거주하기에도 편리한 아파트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이 지내기엔 좋은 동네라고 판단합니다.

미드타운 길 건너편 거리. 가게들을 하나하나 들러봤는데, 모두 아주 친절했고, 음식도 어느 가게할 것 없이 모두 맛있었다. 인도에 좌판이나 의자를 깔아 놓고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한다.
사진 : 송종식


아파트에서 바라 본 남쪽 전경은 높은 건물이 없어서 탁 트여있다. 주택가는 베트남 부촌의 모습이다. 남푹아파트와 미빈아파트가 보인다.
사진 : 송종식

단지에 있는 스타벅스 가는 길, 미술관을 걷는 것 같다
사진 : 송종식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베트남에는 이제 백만장자도 많다. 거리 어딜 가도 벤츠, BMW, 포르쉐와 같은 고급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타오디엔이나 푸미흥에서는 페라리도 자주 보인다. 10년 전 호치민 거리에서는 아주 간간히 보일 뿐 자주 보기 어려운 차량들이었다.
사진 : 송종식


단지를 걷다가 찍은 미드타운의 조경. 베트남 사람들은 조경에 신경을 많이 쓰는 듯 보인다.
사진 : 송종식

커피 한 잔 마시러 내려와서 찍은 저녁 하늘
사진 : 송종식

헬스를 마치고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찍은 단지 수영장. 기후가 따뜻해서 어디서나 쉽게 야외 수영장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은 부러웠다.
사진 : 송종식

저녁 산책 중 까깜강 다리 위에서 찍은 미드타운 초저녁 야경. 꽤 대단지이다. 아직 소득 수준이 낮은 베트남에서는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사진 : 송종식

개방감이 있고 사람들이 어울리기 좋게 만들어 진 아파트 입구엔 저녁이 되면 이웃들이 모여 수다를 떠느라 시끌시끌하다. 이런 분위기가 좋았다.
사진 : 송종식

단지 앞 주택가와 상가의 모습. 친절하고 맛있는 현지식 가게들이 많아서 자주 길을 건넜다.
사진 : 송종식

참, 미드타운에서 1군 대통령궁까지 나갈 때를 기준으로 그랩택시를 잡으면 보통 12만 동 정도 소요됩니다.

2024년 7월 20일
송종식 드림


2024년 7월 10일 수요일

한국인이 베트남에 오면 삶의 질이 급상승하는 이유

한국인이 베트남에 장기체류하면 삶의 질이 크게 상승합니다. 크게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당연히 물가가 쌉니다. 한국은 요즘 먹거리 물가가 빠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도 싸게 느껴졌던 베트남의 먹거리 물가가 최근에는 더 싸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한국인에 대한 사람들의 리스펙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원래도 대체로 예의가 바르고 친절합니다. 하지만 한국인에 대해서는 조금 더 리스펙하는 것 같은 느낌을 확실히 받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베트남에 살면 편리합니다. 소소하게 할 일들이 팍 줄어요. 아마도 크게 이렇게 3가지 정도 이유 때문에 베트남에 오면 삶의 질이 크게 상승한다고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느끼는 이 3가지 이유 중에서, 마지막에 말씀드린 '할 게 거의 없어지는' 부분에 대해서 간략하게 써보겠습니다.

베트남은 대중교통이 아주 열악합니다. 선진화 된 한국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보다가 베트남에 오면 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그래서 몸이 아주 편해집니다. 왜냐하면 무조건 택시만 타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랩(GRAB)이라는 앱을 많이 씁니다. 그랩을 쓰면 어디서든 쉽게 택시를 잡아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그랩으로 음식 배달도 되고, 심부름도 시킬 수 있습니다. 

그랩만 있으면 몸이 아주 편해집니다. 그랩에 신용카드를 등록해 두면 되니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든 편리하게 갈 수 있습니다. 

택시비도 한국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합니다. 택시를 타고 30~40분 간 이동을 해도 우리돈으로 5,000원 정도 밖에 안 나옵니다. 푸미흥에서 지내면서 1군에 택시로 왕래를 해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혜성처럼 등장해서 베트남 생활의 질을 한차원 끌어올려 준 그랩
사진 : 송종식

한국은 교통 인프라가 아주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물론 대중교통도 정말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자차를 가지고 다닙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한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얼추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모르긴 해도 베트남에서 그랩택시만 타시던 분이, 한국에 와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하면 훨씬 불편해서 적응을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베트남 대비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인프라가 발달한 나라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집안일을 거의 안하고 살아도 됩니다. 보통 간단한 집 청소와 빨래를 해주시는 내니 아주머니가 매일 방문합니다. 

에어비앤비로 장기거주 할 아파트를 구할 때 월세에 내니 아주머니의 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내니 아주머니를 따로 고용하는 집들을 보면 한달에 200만 동에서 400만 동 정도를 주고 고용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돈으로 하면 15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 어딘가 되는 금액입니다. 주 6일 매일 오셔서 하루에 한두시간 정도 정리해 주고 가니 한국인 입장에서는 부담은 안되는 수준입니다.

물론, 내니 아주머니들께서 청소를 아주 완벽하게 하는 건 아닙니다. 

집안 곳곳에 마음에 안 드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그냥 제거 커버합니다. 월 20만 원 남짓 되는 돈으로 이 정도 서비스면 만족합니다. 

매일 집청소를 해주는 사람이 방문하는 건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넘어갈 수 있는 이유입니다.

베트남은 커피 강국입니다. 그래서 카페에 머무를 일이 많습니다. 

한국분들이 베트남 카페에 오면 충격받는 문화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머물렀던 자리를 치우지 않는 문화입니다. 

동네의 작은 카페도 그렇고, 스타벅스와 같은 큰 체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손님들은 커피를 즐겁게 마시고 그대로 자리를 뜹니다. 그러면 직원들이 알아서 그 자리를 치웁니다. 

스타벅스 같은 곳은 바리스타들이 커다란 대야를 들고 다닙니다. 그 대야로 테이블 위의 접시와 컵들을 수거합니다. 한국인이 보면 진풍경입니다. 

베트남에 오래살다가 한국에 들르는 분들은 이런 부분에서 실수할 수도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제 경우에는 그런 문화를 알고 있지만, 제 손으로 컵과 먹은 자리를 다 치웁니다. 그리고 그것을 카운터에 가져다 줍니다. 

직원들이 정말 너무너무 고마워 하는 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되레 직원들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자칫 현지에 거주하시는 한국인들의 원성을 살 수도 있습니다. '너가 베트남 사람들 길을 잘못들이는거다!'라고 한 소리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그냥 제가 조금 더 희생하고 양보하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그리고 저로 인해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이라도 좋아지면 그만입니다. 

이런 작은 배려와 좋은 기억이 모이길 바랍니다. 그게 베트남에 관광을 오시는 분들이나 오래 계시는 분들께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베트남에서 지내면 몸이 편해지는 이유에 대해서 짧게 써 보았습니다. 한국인이 베트남에서 지내면 삶의 질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음에는 다른 카테고리로도 글을 써 보도록하겠습니다. 글도 계속 쓰는 습관을 유지해야겠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니 글쓰는 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네요. 편안한 저녁되세요. 종종 글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24년 7월 10일
송종식 드림


2021년 4월 12일 월요일

풍전등화 미얀마와 대한민국의 운명

미중분쟁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아시아 정세에 관한 것들이다. 남들도 다 아는 뻔한 이야기다. 오래전부터 생각하던 것들도 있고 최근에 업데이트 된 것도 있다. 장황하게 쓰기엔 시간이 좀 아까우니 간략하게만 정리를 해두자. 혹시라도 살면서 도움이 될지 모른다. 작게는 투자를 하면서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탑다운식으로 도움을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료 : 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미국은 아주 오래전부터 미군의 해외주둔이라는 수단을 이용해서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써왔다. 서쪽으로는 아랍권, 동쪽으로는 필리핀-대만-한국-일본에 이르는 해상봉쇄를 통해서 중국을 압박해왔다. 아랍에 있던 일부 병력은 작년 트럼프 대통령 명령으로 올 1월에 다소 철수해서 숫자가 많이 줄었다.

중국의 해안지역은 필리핀에서 대만, 대한민국과 일본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이 봉쇄하고 있다.

자료 : 연합뉴스

중국은 이런 미국의 포위망을 풀기 위해서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을 구상하여 추진중이다. 육상 실크로드를 의미하는 일대(一帶), 해상실크로드를 의미하는 일로(一路)의 조합어다.

일대일로 전략은 첫째, 중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구상된 전략이다. 둘째, 미국의 중국 봉쇄망을 깨기 위한 전략이다. 일대일로의 루트를 보면 북미는 빠져있다. 일대일로 전략과 별개로 과학일대일로 전략에는 남미의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압박하고 막아두려는 자와 팽창하고 뚫고 나가려는 자의 싸움이다.

그러나 일대일로 정책은 수행이 쉽지 않은 상태다. 중국과 협력했던 나라들 대부분이 착취만 당한채 막대한 채무를 지게 되었다. 이용만 당한다고 느꼈던 여러 국가들이 일대일로 정책에서 발을 빼는 중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그 나라들이 협력을 해주었더라도 해상실크로드는 반쪽짜리 실크로드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대만과 필리핀의 바다는 물론이고 남중국해를 관통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중국은 남중국해가 꼭 필요했기에 그 지역에 대한 욕심을 내면서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인근 국가들과 큰 마찰을 빚어왔다.

출처 : ESRI 2017

2017년의 자료이지만 지금도 크게 다른점은 없다. 중국의 서쪽은 '-스탄'나라들이며 그 옆에는 분쟁이 심각한 산유국들이다. 중국의 해상진출은 위의 그림과 같이 차단되어 있다. 적갈색으로 표현된 나라들이 위의 그림에서는 미국의 동맹국들로 한국, 일본, 태국, 필리핀, 호주 5개국이다.

짙은 파란색으로 된 부분은 군사적으로 압박되어 있는 해상구역이다. 대만은 1979년에 미국과 단교를 한 바 있다. 2020년대 들어서는 중국의 내정간섭이 거세지자 미국과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미국은 대만보호법등을 제정하며 대만지키기에 나섰다. 지리상으로도 대만은 중국의 해상을 압박하기 위해서 반드시 미국의 편에 서게 해야하는 중요한 지역이다. 대만 입장에서도 미국의 보호가 절실하다.

인도는 원래도 중국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최근에는 중국과의 분쟁이 날로 더 거세지고 있는 국가다. 반면, 미국과는 관계가 좋은 편이다. 인도의 많은 엘리트들은 미국으로 건너가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굳이 따지자면 반중감정은 심하고 미국과는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나가고 있는 나라다.

합리주의로 똘똘뭉친 베트남 역시 과거는 잊고 미국과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면서 경제적 발전을 꾀하고 있다. 미국 역시 베트남이 지정학적으로 꼭 필요한 입장이라 두 국가의 협력과 우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베트남과 중국의 경제교류 규모는 크지만 베트남 국민들의 반중 정서는 매우 거센편이라서 사실상 반중 국가라고 볼 수 있다.

태국은 예로부터 중립외교를 잘 했던 나라고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중국보다 미국의 힘이 월등하니 미국쪽에 잘 붙어있는 모양새고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입장에서 남은 카드는 친중 국가인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다. 그러니 저 3개 국가를 통해서 해상실크로드를 개척해야 하는데 저 지역의 지도를 잘 보면 중국은 미얀마를 놓칠수가 없는 형세다.

아세안지역의 지도 <출처 : 구글>

중국은 자국에 우호적인 라오스-캄보디아를 이용해서 해상루트를 개척할 생각도 있을 것이다. 이미 캄보디아는 친중국가이고 라오스는 일대일로에 참여하여 상당한 빚을 진 상태다. 게다가 중국이 다른 친중국가에 쓰는 방법과 똑같은 방법을 라오스에도 쓰고 있다. 괴뢰화 시키려는 국가에 중국인을 상당수 이주시키는 전략이다. 머릿수를 이용한 동화정책인데, 이미 라오스에도 상당한 중국인을 이주시켜 수도 비엔티안은 인구의 1/8수준 까지 중국인 인구가 올라 온 상태다.

어쨌든 문제는 역시 2개 국가에 걸쳐 해상루트를 뚫어야 한다면 추후 갑자기 불거질 반중감정에 대한 대비가 중국 입장에서는 필요할 것이다. 그 지역이 친중 상태로 안정적이라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중국해 분쟁이다.

중국-라오스 접경지역인 보텐을 거쳐 시아누크빌을 육상으로 도착한 후, 시아누크빌을 통해서 해상무역을 개시할 것이다. 이때 친미 국가인 태국의 앞바다를 지나야 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로 다른 국가들과 분쟁중인 남중국해를 지나야한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마주보고 있는 좁은 바닷길이 말라카 해협. 전세계 무역량의 25% 이상이 이 해상루트를 지나간다 <출처 : 구글지도>

중국 입장에서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들 바다를 지나고 나서 말라카 해협을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말라카 해협은 미국의 영향을 받는다. 중국을 압박하는 용도로 미국은 말라카 해협을 폐쇄할 수 있다. 물론 이때, 중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대만, 일본이 모두 큰 타격을 입는다. 따라서 미국이 이러한 조치를 취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조치를 취한다면 중국 무역선에 대해서만 타격을 가할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출처 : 아산정책연구원

중국 입장에서는 해상실크로드를 안정적으로 돌기기 위해서 백업 루트가 필요했는데, 거기가 바로 미얀마다. 지도에서 잘 볼 수 있듯이 미얀마의 해안선은 무려 1,930km에 이를 정도로 광활하다. 또한 그 방향도 서쪽을 향하고 있다. 벵골만을 지나면 곧장 아라비아해로 접근할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최적의 무역루트이자 안정적인 무역루트를 개척할 수 있는 미얀마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중국 쿤밍에서 미얀마의 짜욱퓨 항구 그리고 스리랑카의 함반토타를 지나는 인도양 해상루트는 중국에게 남중국해를 지나는 루트보다 매우 안정적인 루트이다. 게다가 미얀마의 짜욱퓨 항 앞바다는 수십도 30m 이상으로 깊어서 대형 선박이 드나들기도 좋다.

그래서 중국은 송유관 투자 뿐만 아니라 짜욱퓨 등 항만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물론 이것도 협력을 하는 국가들이 잘 살도록 만들어 주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뽑아먹기 위한 사업들이다.

중국이 마지막으로 백업을 해둔 항구는 파키스탄의 과다르항이다. 파키스탄은 중국과 우호관계에 있는 나라다. 과다르항의 이용권도 중국이 가지고 있다.

중국이 군사위기 등으로 말라카해협, 미얀마의 짜욱퓨항을 이용하지 못할 경우 최종적으로 파키스탄의 과다르항을 이용해서 부족하나마 무역을 지속할 수 있다.

과다르항은 아라비아로 들어가는 물류 수송의 요충지이자 군사적 요충지로써 그 중요성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지역이다.

다만, 송유관과 도로길이가 너무 길어서 투자금 대비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또한, 과다르항은 크기도 작아서 중국의 엄청난 물동량을 감당할 수도 없는 곳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내심 두려워 하는 것은 과다르항으로 들어온 물류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카스 지역을 지나야 한다는 점이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독립을 외치는 지역이며 정체성도 중국 본토의 한족 보다는 이슬람족에 가깝다.

송유관을 지키기 위해서 삼엄하게 경비를 하겠지만 이 지역에서 마음먹고 송유관 테러를 자행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플 것이다.

또한, 과다르에서는 BLA 반군의 분리주의 테러도 극심하다. 이들은 중국인들을 노린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파키스탄 역시 일대일로에 참여한 이후 중국에 대한 부채가 늘어 반중심리가 고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출처 : 아시아경제

중국은 또 다른 대안으로 북극항로 개척에 힘을 쓰고 있다. 거기에 대해 몇해전에는 '북극정책백서'까지 발간해 북극 개발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중국은 북극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대일로 정책과 별개로 북극에서도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일도'정책도 수행중이다. 미국 역시 2019년에 그린란드에 영사관을 열었고, 남북극지역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3척의 쇄빙선을 배치해두었다. 러시아 역시 북극직역에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미중러 강대국들의 패권경쟁이 극지방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동북아시아의 국가들은 기존의 동남아-아랍 지역을 이용하는 것 보다 암스테르담까지의 거리를 37% 단축시킬 수 있다.

북극항로는 원래 얼어붙어 있어서 여름 일부 기간을 제외하면 사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녹아 있는 기간이 늘어나는데다 쇄빙선 덕분에 항로개척이 가능해졌다. 쇄빙선의 도입과 운용이 워낙 비싸서 중국 입장에서 북극항로 이용에 큰 이점이 있겠냐는 의문도 있지만 일단 무역거리를 37%나 절감하는 것은 큰 유혹임에 틀림없다.

중국 북동부는 바다와 인접해 있지 않다. 따라서 북극항로를 이용하려면 기본적으로 북한의 나진선봉지역이나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이용해야한다. 자체 항구를 이용한다면 한반도를 조금 돌아는 가더라도 다롄항을 이용하여 북극항로에 오를 것이다. 

조금 연구해 볼 방법으로는 헤이룽장성의 Beijxiang 지역에서 러시아 지역으로 도로를 뚫어 야쿠츠크까지 연결한 후, 레나강을 지나 북극해로 빠져나가는 방법이다. 이것이 가능하면 북극항로의 길이는 더욱 단축된다. 레나강에 쇄빙선과 무역선이 다닐 수 있는지 여부와 수심 같은 것은 따로 조사해 보지는 못했다.


쿼드 참여 국가 <자료 : 연합뉴스>

쿼드의 출발은 2004년 남아시아 대지진 구호를 위해 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국 지도자들이 모여 관련된 논의를 하면서 시작되었다. 2007년에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제안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이 모임에서 하였고 2008년에 모임이 잠시 중단되었다가, 2010년에 중국이 남중국해에 영해 분쟁을 일으키자 다시 부활하였다.

최초 취지와 달리 쿼드는 인도양-태평양에 이르는 바다를 '자유롭고 열린공간'으로 만든다는 취지하에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 패권주의 정책에 대항하기 위한 기구가 되었다. 

현재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가 쿼드에 추가될 가능성이 높은 나라들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나라들이 추가되는 쿼드플러스는 일단 가능성이 낮지는 않으나 한국과 베트남은 미국과 중국사이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

한국이 쿼드플러스에 들어가 합동훈련까지 참가할 경우 이는 중국을 적국이라고 대외 선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언제가지고 쿼드 참가를 미룰수도 없다. 쿼드플러스에서 한국이 제외되면 이 또한 심각한 안보위협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 팽창의 위협에 직접 노출된 나라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화약고 <자료 : Asia N>

미국이 자유주의 최후 마지노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방어 라인이 위 그림의 파란색 라인이다. 반면에, 중국이 생각하는 제1도련선은 한반도와 타이완을 포함한다. 중국은 일단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대부분을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에 두려고 한다. 중국이 팽창하면서 이것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중국이 생각하는 제2도련선에는 일본과 미국령 괌까지 포함된다. 중국이 생각하는 도련선은 해상방어선이다.

위의 간략한 상황으로만 보더라도 미중이 무력충돌 할 경우 싸움터가 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 하나가 한반도와 대만, 남중국해이다.

미중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있는 지역(노란색)
<자료 : 구글맵>

이상의 생각을 토대로 미중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노란색으로 마킹해보았다. 

미중간 분쟁은 과거 미국과 구소련의 냉전체제처럼 1) 장기간 경제전과 과학전으로 흘러 갈 가능성이 높다. 2) 중국의 GDP가 미국을 많이 따라잡긴 했으나 핵을 제외한 군사력에서 중국이 미국에 대항하기는 아직 힘들다. 미국의 항모들이 중국 앞바다를 휘젓고 다니는 것만 봐도 이것을 알 수 있다. 남중국해에 중국 인공섬이 요새화 되고 있어서 더 시간을 끌면 미국도 점점 이 지역에서 답이 없어지므로 무언가 결단을 내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국지전을 한다면 주로 중국 코앞에서 해상전의 형태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4) 그보다 더 강한 충돌이 있다면 괴뢰국가나 동맹국을 이용한 대리전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리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거론되는 곳은 미얀마와 대만, 한반도 등지이다. 그러나 한반도와 일본은 경제적으로 위상이 높고 중요한 밸류체인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최빈국이자 최약소국인 미얀마에서 미중 대리전이 치러질 가능성이 더 높고 한반도에서 대리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당장에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중국의 해안접경지에 위치한 국가들이 중국의 팽창과 미국의 저지선이 만나는 화약고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 남북전쟁을 위시한 미중 대리전이 발생하면 그것은 우리에게 가장 큰 재난이다. 이런 일은 막아야한다. 한반도에서 흘리는 피로, 일본과 중국 그리고 미국과 인접 국가들은 고도의 단물을 받아먹고 고속 성장의 동력을 다시 돌릴 것이다. 절대로 그래서는 안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세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 누구에게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지금 당장은 이루어 질 수 없는 꿈이다.

중립국 선언은 현재 우리와 북한의 입장이 있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 한 것이다. 주변 여건이 지금 같지 않아서 스위스처럼 중립국 선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아무의미 없는 선언이다. 히틀러가 스위스를 밀어버리고 지나간 적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로 미국이냐? 중국이냐? 양쪽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입장일 수 밖에 없다.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라면 이 선택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경제는 중국에 거의 종속되어 가고 있는 상태다. 수출입 비중 모두 중국이 압도적인 1위이고 그 비중은 떨어질 줄을 모른다.

반면, 미국과의 교역량도 적지 않을 뿐더러 무엇보다 민주주의와 시장자본주의 가치를 함께 지켜나가는 동맹국으로서 군사적으로 절대적 의지를 하고 있는 입장이다.

출처 : 중앙일보

몇년 지난 자료기는 하지만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의 수입과 수출 대상국 모두 1위는 중국이다. 대중국 수출 비중은 대략 26~27% 수준이다. 이것은 특정 국가에 경제가 종속되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위험한 수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것만 볼 게 아니다. 홍콩 수출비중도 8~9%가 된다. 홍콩향 수출물량 중 8할이 다시 중국본토로 향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 수출액의 1/3 정도가 중국을 향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주식 포트폴리오로 치면 중국에 집중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은 맞다. 그러나 반드시 양자택일의 순간이 온다. 그렇다면 나는 주저없이 중국을 손절하고 서방권 국가들과 손을 잡겠다. 지도자가 아닌 훈수두는 내 입장에서 이 선택지의 답은 너무나 명확하다. 뭐 남의 말 하기 쉬운게 인간이라서 그렇기는 하겠지만.

물론, 중국을 대번에 끊어낼 수는 없다.

양자택일의 순간은 언젠간 온다는 생각으로 착실히, 은밀히 준비할 것이다.

1) 중국에 종속된 경제 족쇄를 조금씩 풀어나가야 한다. 중국과 무역하며 먹고 사는 사람들의 밥 그릇을 빼앗아서는 안 될일이다. 그러므로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여 전체 무역액을 더 힘차게 키워나가고 중국 의존도를 점차 줄여 나가는 것이다. 중국은 우리와 이념도 사고방식도 다르다. 그리고 호시탐탐 한반도를 자신의 소수민족 영토로 편입하기 위해 각종 공정을 하며 노리고 있다. 그런 부분은 감안하되 경제는 분리하여 서서히 떨어져 나가는 정책을 방향으로 잡는다.

2) 군사적 독립이 가능할 때 까지 군사력 증강에도 최선을 다한다. 특히, 어떻게든 핵을 확보할 수 있도록 비공식적으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것은 서방 세계와의 단절을 의미할 수도 있는 것이나 어떻게든 이런 문제를 정치공학적(중국 책임론, 이스라엘형 묵묵부답 전략 등)으로 풀어서 전술핵이라도 자체 보유할 수 있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독립은 없다고 본다.

3) 민주주의 이념과 시장경제 체제를 공유하는 서방세력과 동맹을 더욱 강화한다. 중간에 애매하게 발을 걸친다는 느낌을 중국과 미국에 보내면서도 결정적으로는 미국의 우방국임을 미국에게 확신시켜 줄 여러가지 장치와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여태 중국과 일대일로 정책을 함께 진행하다가 잘 풀린 나라가 하나도 없다. 전부 빚더미에 앉았다. 그에 대한 불만으로 파키스탄에서는 중국인에 대한 살인 폭탄 테러도 자행되고 있다.

멀리 안가고 북한만 보아도 그렇다. 과거 구소련의 줄을 타고 있을 때는 그럭저럭 굴러가던 경제가 중국 노선을 타고 나서는 완전히 망했다.

중국은 중화사상으로 똘똘 뭉쳐 있으며 다른 나라들은 오랑캐로 생각할 뿐이다. 개인적인 윤리 의식 수준도 낮다. 중국에서는 사기를 당하거나 계책을 당한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사기를 치거나 계책과 술수를 잘 쓰는 사람은 인정해준다.

중국에 줄을 섰다가 우리의 인권과 권리와 국력을 모두 상실한 뒤에는 정말 답이 안 나올 것이다. 우리는 자력으로 진정한 독립을 이루기 전 까지는 서방세계에 붙어서 성장을 해야하고 그게 현재로서는 가장 유리한 노선이다. 실제 공산주의를 막겠다고 방패 개념으로 키워주긴 했지만 미국의 보호 아래 이 만큼 먹고 살만한 나라로 성장하지 않았는가? 대마불사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더욱 더 거대하게 성장하고, 세계 무대에서 발언권이 강해진다면 이민족들이 이 땅에 함부로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도 중국도 각자의 최대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있고 그럴 것이다. 선악구도의 프레임을 가지고 들어오면 곤란하다. 우리는 어느 쪽의 줄에 서야 최대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선택해야 한다.

거시적인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우리 각자가, 우선 내가 해야 하는 선택은?.. 이것도 간단한 것 같다.

1) 우선은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서 일하는 것이다. 그것이 모이면 국력이 된다. 아직은 미중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처지다. 그래서 언제든 분쟁의 땅이 될 염려가 있다. 그러나 앞서 서술하였듯이 국제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제 아무리 미국과 중국이라고 해도 우리나라에서 뭘 어떻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얀마를 보라. 가난하고 못 살면 저렇게 남의 손에 유린을 당하는 것이다.

2) 투자자로서는 당분간 난이도 높은 선택들이 조금 있을 것 같다. 벌써부터 보유한 기업들 일부는 미중패권 분쟁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는 것들이 생기고 있다. 앞으로 기업을 분석할 때는 이 부분도 조금 면밀히 들여야 볼 생각이다. 그리고 과거에도 그랬지만 중국과 엮여 있는 기업은 될 수 있으면 손을 대지 않을 생각이다. 엮에 있더라도 언제든지 발을 뺄 수 있거나, 뒤통수를 맞지 않을 회사들로 추려낼 생각이다.

투자자들에게도 곧 양자택일의 순간이 올텐데, 나는 주저없이 미국과 서방세계의 노선을 선택하겠다. 그들이라고 선한 존재도 아니고 악당과 같은 면은 매한가지로 많지만 그래도 독재보다는 민주주의가 낫고, 폐쇄주의 보다는 열려있는 시장경제체제가 좋지 않나 생각한다. 

미국은 아시아인 증오 정서와 범죄를 잘 막아야 할 것이다. 그것을 막지 못한다면 훗날 동양과 서양의 대결로 싸움이 번질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입지도 정말 애매해지게 된다. 물론 미국 역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미국에서 이민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과 역량을 생각해보면. 부디 아시아인 증오 범죄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나길 바란다.

중국이 번성하면 한반도가 힘들었고, 중국이 분열하면 한반도가 융성했다. 지금은 중국이 번성하는 시기다. 중국의 팽창은 주변국들에게는 재앙이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고 또 그렇게 되어서도 안되지만 만에 하나 미국이 대한민국을 포기하거나 한반도가 중국의 성으로 편입되는 경우, 적어도 괴뢰 정부가 들어서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평소에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해두고, 여분의 달러를 해외 금융 기관에 예치해두고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 바람은 중국내 소수민족이 독립하고 중국이 분열되어 쪼개지기를 바란다. 그것이 우리민족에게 가장 큰 호재다.

그 이후의 답은 나중에 더 찾아보기로 하고 오늘 글은 여기서 마무리 짓자.

2021년 4월 13일
송종식


2018년 5월 4일 금요일

베트남에서 스타벅스가 힘들어하는 이유 몇가지

스타벅스는 2015년에 베트남에 진출했습니다. 햇수로 4년이 지났지만 베트남 시장에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개점 목표는 절반 수준을 달성하고 있고, 적자에 시달리는 점포가 한두개가 아닙니다.

글로벌 브랜드라고 만능이 아니다


스타벅스 글로벌은 승승장구 중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잘 나가는 브랜드입니다. 그렇지만 스타벅스라고 모든 나라에서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닙니다. 호주에서는 토종 브랜드에 밀려 사업을 철수했습니다. 커피 강국 이탈리아에는 진출도 못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전통적인 커피 강국


베트남 분석글에서도 이미 소개드렸지만 베트남은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입니다. 쭝 응우옌(Trung nguyen), 콩카페(Cong caphe), 하이랜드와 같은 자국의 탄탄한 커피 브랜드도 몇개나 있습니다.
베트남 국민들을 만나보면 커피에는 모두 일가견이 있습니다. 커피에 문외한인데다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베트남에서는 1800년대에 커피 나무를 들여와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커피 문화는 베트남 사회 깊숙히 침투해 있습니다.
서양 브랜드가 김치를 만들어서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한다면 상상해보세요. 그들이 성공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베트남에서 스타벅스의 상황도 비슷한 맥락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토종 커피가 훨씬 맛있다


최근 몇년간 베트남을 찾는 한국분들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베트남에 들러 본 분들은 카페쓰아다(cà phê sữa đá)를 드셔보셨을 겁니다. 얼음과 연유가 들어간 커피입니다. 누구나 카페쓰아다를 한잔 마시면 그 매력에 푹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커피숍마다 카페쓰아다의 맛과 매력도 전부 다릅니다.
이렇게 맛있는 현지 커피들이 있는 나라입니다. 집집 마다 카페쓰아다 한잔 못 만드는 집이 없습니다. 길거리에서도 사먹을 수 있고, 커피숍도 한집건너 한집입니다. 밥집에서도 커피를 파는 곳이 많습니다. 심지어 밥집에서 나오는 카페쓰아다도 정말 맛있습니다. 스타벅스가 뚫기에는 여러운 시장임은 맞습니다.

노천문화


베트남 사람들은 유독 노천 문화를 좋아합니다. 베트남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무언가 '마실 때', 그리고 '해가 뉘엿뉘엿 질때' 길에서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저녁이 되면 실내 보다는 가게 앞 길거리에 미용실 의자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습니다. 그리고 맥주나 커피를 나눠마시며 담소를 나눕니다.
스타벅스도 이 노천문화를 이해는 하는 듯 합니다만, 베트남 사람들이 선호하는 노천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걸 조금 더 연구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실내 인테리어도 외부와 너무 단절된 느낌을 주는 것 보다는 노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를 하는게 좋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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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소득이 높아지면 우리처럼 깔끔하고 단절된 실내 인테리어를 선호하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됩니다.

이제 곧 미국 문화가 들어올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스타벅스 1호점이 이대에 문을 열었습니다. 여대생들을 타겟으로 사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래서 스타벅스를 마시면 '무슨무슨녀'라는 딱지가 붙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커피 가격이 싸지 않은데다 무슨 명품 비슷한 이미지도 줬기 때문입니다.
변호사나 인수합병 전문가 내지는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젊은 뉴요커들. 출근을 하는 모습이나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면 한손에는 항상 커피가 들려있었습니다. 그래서 테이크아웃 커피가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손에 들고 다니는 테이크아웃 커피는 그런 쿨한 이미지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이미지의 가장 큰 수혜를 본 것도 스타벅스입니다.
도이머이 이후 베트남 경제는 고속 성장중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과의 관계도 회복되었습니다. 앞으로 베트남에도 서양 문화가 많이 전파되면 우리와 비슷한 길을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스타벅스도 기지개를 켜는 날이 올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스벅이 승부할 길은 브랜드와 철저한 현지화


스타벅스 커피는 사실 맛있는 커피는 아닙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브랜드로 승부봐야 합니다. 커피에 대한 자부심과 선택권이 많은 베트남에서 스타벅스는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것으로 생각합니다.
2018년 4월 23일
송종식 드림

2017년 12월 6일 수요일

Bài báo đầu tiên

Xin chào, các bạn.

Tên tôi là Song Jong Sik. Tôi là người Hàn Quốc.
Tôi ba mươi lăm tuổi. Tôi sống ở Incheon.
Công việc của tôi là nhà đầu tư.
Sở thích của tôi là di du lịch, đọc sách, đi bộ.
Gia dinh tôi có ba người, vợ, con gái và tôi.
Tôi yêu Việt Nam rất nhiều.
Tôi muốn người bạn Việt Nam.

Cảm ơn bạn rất nhiều.

ngày 6 tháng 12 năm 2017
Song Jong Sik

베트남어 6개월 공부해서, 이제 겨우 유치원생 수준으로 자기 소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돌머리라 그런지 남들보다 두배는 빡세다.


2017년 9월 5일 화요일

포브스 부호 명단에서 보는 한국, 베트남의 미묘한 경제 변화

베트남


9,000만의 인구를 갖고 있으면서도 작고 빈곤한 경제 때문에 정상적인 투자나 사업으로 억만장자를 내지 못하던 베트남. 도이머이 이후, 경제는 개방됐고 베트남 경제는 고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사업 성공으로 부를 획득하는 부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포브스 억만장자 명단에 베트남 사업가 2명이 올라왔습니다.

베트남의 억만장자 2인 <출처 : 포브스>

팜 녓 브엉(빈그룹, 부동산과 건설)


세계 랭킹 867위, 베트남 랭킹 1위의 팜 녓 브엉 회장(Pham Nhat Vuong)은 부동산 개발과 투자 사업을 영위하는 빈 그룹(Vingroup)을 통해서 개인의 부를 창출하였습니다. 빈 그룹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회사입니다. 주택 건설과 분양에서부터 호텔과 쇼핑몰, 전국에 1,000개가 넘는 슈퍼마켓인 빈마트와 빈마트+ 그리고 물류사업과 농업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사업 분야를 영위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주지하듯 베트남의 경제는 고도 성장중입니다. 일자리는 풍부하고 인프라는 부족합니다. 집은 계속 지어야 하고, 자산 가치도 당분간은 꾸준히 오를것입니다. 그리고 도로, 공항, 항만 등 교통 인프라역시 부족해서 건설 섹터는 베트남 경제의 성장과 함께 일정 기간은 꾸준히 성장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의 소비 성향 역시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물류와 유통 사업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하리라 생각합니다. 팜 녓 브엉 회장이 실수를 하거나 더욱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지 않으면 빈 그룹은 당분간 승승장구할 확률이 높고, 팜 녓 브엉 회장의 재산 순위도 계속 베트남 최상위권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49세의 팜 녓 브엉 회장은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부를 창출한 주요 섹터는 부동산과 건설이며 자수성가한 억만장자입니다. 근거지는 베트남 북부의 하노이입니다.

응우옌 티 프엉 타오(비엣젯항공, 항공운수)


세계 랭킹 1,678위, 베트남 랭킹 2위인 응우옌 티 프엉 타오 회장(Nguyen Thi Phuong Thao)은 비엣젯항공(VietJet)의 상장으로 1조 4천 억대의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 명단에 올라왔습니다. 억만장자 두 사람 모두 40대의 나이로, 젊은 베트남 인구와 경제에 걸맞게 젊은 창업자 회장들입니다.

비엣젯항공은 국책 항공사였던 베트남항공(현재는 민영화)을 단숨에 위협한 것은 물론 상장 후, 첫 거래일에 우리나라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5,000불을 넘으면 사람들이 항공여행을 하기 시작합니다. 현재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0~3,000불 사이입니다. 그러나 하노이와 호치민의 1인당 국민소득은 이미 5,000불을 넘어섰습니다.

따라서, 많은 항공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특히 LCC 항공사인 비엣젯항공의 인기는 치솟았습니다. 그러면서 아시아 주요 도시들에도 운항하기 시작하면서 덩치는 급격히 커지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철도와 도로 시스템은 아직 너무나 부족한 상태이며 남북으로 길쭉한 국토의 특성상 국내선 이용자도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선 점유율은 조만간 50%를 넘으며 베트남항공을 추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하루 국내선 운항횟수는 300회입니다.

크게 성공한 비엣젯항공의 비키니 승무원 마케팅 <출처 : Vietjet Aviation>

비엣젯항공은 고속성장 중이며 현재 항공기 380대 이상을 추가로 주문해 둔 상태입니다.

응우옌 티 프엉 타오 회장은 현재 소비코홀딩스의 주식 90%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소비코홀딩스는 호치민에 있는 드래곤시티 지분 90%를 갖고 있으므로 드래곤시티도 사실상 응우옌 회장의 소유입니다. 응우옌 회장은 3개의 리조트와 HD은행에도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응우옌 회장은 동남아 최초로 여성의 몸으로 자수성가 한 억만장자 입니다. 베트남에는 응우옌 회장 이외에도 맨손으로 자신의 회사와 부를 일으킨 큰 여성부자들이 많습니다. 여성들의 생활력과 독립적인 경향이 강한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수성가 여성 억만장자가 나오지 않는 척박한 환경을 다시한번 생각해봅니다. 대체로 동남아가 모계사회인 특성을 감안해서라도요.

응우옌 회장은 현재 47세이며 슬하에 자녀 2명을 두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62위에 랭크돼 있고, 거주지는 베트남 남부 호치민시 입니다.

한국


2017년 현재 포브스지에 등재된 한국인 억만장자는 36명 입니다. 한국인들 TOP 50 명단만 업데이트 되었는데, 거길 보면 약간의 재산 변동과 순위 변동은 있습니다만, 큰 이변은 없는 듯 합니다.


한국의 50대 부자 <자료출처 : 포브스>

최상위 10명만 놓고 보면 다소 변화가 있습니다.

최상위 자수성가 비중


얼마전까지만해도 우리나라 최고 부자 10명 중 자수성가 부자는 0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2015에 다시 조사했을 땐,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가 10위 안으로 들어오면서 자수성가 부호가 한명 등장하였습니다.

이번 자료를 보면 10위 안에 들어간 자수성가 부자는 총 3명으로 자수성가 부자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게임


우리나라의 자수성가 부자 1위와 2위가 모두 "게임"을 통해서 큰 부를 획득한 사람들입니다.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한 권혁빈 대표님과 NXC의 김정주 의장님이 순위의 변동은 있으나 확실하게 자수성가 부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전통의 강호, 재벌 후손들 사이를 파고 들어서 우리나라 전체 부호 2~3위권 수준까지 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부호 순위 23위에 위치한 김택진 대표님 역시 엔씨소프트 창업자로서 게임 회사를 창업하여 자수성가 한 부호입니다. 24위의 방준혁 의장님은 넷마블로 부호 순위에 올랐습니다. 42위의 이준호 NHN Ent 회장님도 한게임의 수장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자수성가 부호들은 게임으로 부를 이룬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는 게임 강국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제 체질은 이미 변하는 중?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우리나라의 중후장대 산업들이 죽는동안 게임 산업은 크게 치고 올라왔습니다. 경제의 체질이 하드파워에서 소프트파워로, 육체노동 산업에서 정신노동 산업으로 이미 이동중인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앞서 살펴봤던대로 게임으로 자수성가하여 부를 이룬 분들이 대거 억만장자 상위 랭크에 포진해 있습니다. 그리고, 14위의 김범수 카카오 의장님, 34위의 NHN 이해진 의장님, 36위의 옐로모바일 이상혁 대표님, 41위의 김범석 대표님은 웹/모바일 서비스로 억만장자 상위에 랭크되었습니다.

금융투자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8위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님과,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으로 12위에 랭크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님도 자수성가 억만장자로 눈에 띕니다.

확실히, 자수성가 부자들은 전통 부자들이 미처 손쓰지 못하는 틈을 노려 게임이나 포털사이트 등의 지적 저작물을 통한 사업으로 순식간에 기존 부자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중후장대 산업에서 경박단소 산업으로, 전통 제조업에서 지식기반 산업으로 돈이 흐르는 것은, 인구감소로 노동자의 숫자가 줄어드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SW, 모바일, 인터넷, AI, 바이오테크, 금융 등 한 사람이 수천만 달러를 벌 수 있는 섹터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게 국가의 미래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됩니다.

2017년 9월 5일
송종식 드림


2017년 8월 12일 토요일

다낭의 명물, 용 다리(Dragon Bridge, Cầu Rồng)의 불쇼와 물쇼

베트남 북부에 하노이, 남부에 호찌민(사이공)이 있다면 중부에는 다낭(Da nang)이 있습니다. 다낭은 푸꿕섬이나 냐짱과 함께 베트남의 휴양지로도 한국분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중부 최대 도시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베트남에서 가장 깔끔한 도시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낭을 가로흐르는 강 이름은 실제로도 "한강"입니다. 이 한강 다리위에 서서 야경을 구경하고 서 있으면 흡사 서울에 있는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서울적인 느낌도 조금 나는 도시입니다. 물론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여느 베트남 도시들처럼 보도 정비가 불량하고 오토바이와 쓰레기, 쥐가 들 끓는 곳이 많기는 하지만요.

해질녘 다낭시 한강변의 모습 <사진:송종식>

다낭의 한강다리 중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는 "용다리"입니다. 베트남어로는 Cầu Rồng이구요. 베트남어로 Cầu가 다리, Rồng이 용입니다. 2009년부터 1,900억 원을 들여서 건설을 시작해 2013년에 완공한 다리입니다. 다낭 시가지 서부와 동부를 왔다갔다 하면서 한강을 건너다보면 어디서나 용다리의 노란색 교량을 볼 수 있습니다. 밤에보면 파란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져서 더 예쁩니다. 용다리의 교량은 아래의 사진처럼 생겼습니다.

사진 : tourism.danang.vn


사진 : Peera Stockfoto, Shutterstock / hotels.com

가까이서 보면 별다른 건 없지만 크고 웅장하게 잘 만들었다는 느낌은 듭니다. 끝부분에 용머리가 달려있구요. 저 용이 한강을 헤엄쳐서 동베트남해로 승천하는 컨셉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열강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베트남인들의 자부심과, 날로 발전하는 경제에 대한 자부심을 잘 표현하였습니다. 대양으로 승천하는 모양새는 베트남인들이 앞으로 더욱 넓은 세상으로 도약하리라는 기대도 품고 있다고 합니다.


<동영상 촬영 : 송종식, 2015>

주말 저녁 8시면 쇼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위의 영상은 2015년에 촬영한 불쇼 영상입니다. 사실 별 볼일없는 불쇼라는 이야기가 있어도 저에게는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쇼 만큼이나 사람 구경도 재미있었습니다. 요즘도 저렇게 사람이 많이 모이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열기가 꽤 뜨겁기 때문에 제 딸래미는 뜨거워서 얼굴을 숨기네요.


<동영상 촬영 : 송종식, 2015>

마무리로 물쇼도 합니다. 물에 흠뻑 젖어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말 작은 축제 분위기입니다.

다낭 용다리의 위치 <자료:구글, 송종식>

혹시 주말에 방문하시게 되면 저녁에 물불쇼를 놓치지 말고 관람해보세요. 별 대단한 건 없어도 여행의 소소한 재미를 놓치기는 아까우니까요. 즐거운 여행 되세요.

2017년 8월 12일
송종식 드림


2017년 8월 9일 수요일

베트남 하노이 호안끼엠의 숨은 보석, 계란커피를 파는 Cafe Phố Cổ

베트남에 가면 당연히 커피를 달고 삽니다. 커피라면 익숙해지고 남을 시간이었는데도 그곳에서 만난 계란 커피는 새로웠습니다.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그 맛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요. 호안끼엠의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보면서 계란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 포코(Cafe Phố Cổ). 최근에는 한국분들 사이에서도 조금씩 입소문이 나고 있는 듯 합니다만, 엉뚱한 가게를 찾아가서 기분을 망치시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습니다.

구글맵에서 "Egg coffee"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Giảng Cafe는 제가 소개드릴 카페가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한국분들께서 저기가 "그 유명한 호안끼엠 야경을 즐기면서 계란커피를 마시는 곳"인줄 알고 들르시는 듯 합니다.

카페포코의 위치 <자료 : 구글, 송종식>

구글맵에서 엉뚱한데 찾지 마세요. 위의 지도에서 파란색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이 진짜 카페포코입니다. 호안끼엠 호수 북단에 분수나오는 광장 근처에 있습니다. 지도로 보면 찾기가 쉽습니다. 근데 현지에 가보면 카페가 있는걸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카페포코의 입구 <사진:송종식>

지도에 표시된 부분을 지나실 때 유심히 보셔야 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입구가 매우 협소하고 간판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쉽습니다. 일단, 사람 한명 들어가는 정도 크기의 입구로 쭉 들어가시면 됩니다.

카페포코 전경 <사진:송종식>

아까 입구에서 중국식으로 만들어져 있는 한자 간판을 따라 들어가면 위와 같은 전경의 카페 입구가 등장합니다. 구석에 꼭꼭 숨어 있어서 비밀 군사기지 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입구에 들어가서 호안끼엠 전경 보고 싶으니까 윗층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면 위로 가는 통로를 안내해 줍니다.

협소하고 좁은 계단 <사진:송종식>

낡고, 협소하고,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아이가 올라가기엔 조금 위험하게 느껴졌습니다. 저희 딸래미는 한걸음씩 잘 따라 올라왔습니다.

계단 올라가면서 찍은 가게 입구쪽 전경 <사진:송종식>

계단 올라가는게 워낙 조심스러워서 한 걸음씩 조심스레 올라가면서 입구쪽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카페포코에서 바라 본 호안끼엠 호수의 야경 <사진:송종식>

숨겨진 곳을 꾹꾹 찾아서 올라가다보니 드디어 저희 눈앞에 호안끼엠 호수의 야경이 펼쳐졌습니다. 주말이라서 광장은 엄청 소란스러웠는데, 카페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평화로웠습니다.

계란커피의 풍모 <사진:송종식>

드디어 계란커피도 나왔습니다. 걸쭉한 풍모에 고소한 향이 일품입니다. 베트남에서 즐겨마시던 카페쓰아다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커피입니다. 한잔 가격은 40,000동 이었는데 지금은 조금 올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카페포코(Café Phố Cổ, Old Town Café)
주소 : 11 Hàng Gai, Hàng Trống, Hoàn Kiếm, Hà Nội, Vietnam (구글맵 보기)
전화 :  +84 4 3928 8153
영업시간 : 오전 8시 ~ 오후 11시 (휴일 없음)

2017년 8월 9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