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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9일 수요일

2020년부터 1년 동안 재산이 8배 폭증한 억만장자

오랜만에 포브스에서 선정한 억만장자 랭킹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확실히 억만장자들에게 큰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일단은 리스트에 있는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대부분 주식 자산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팬데믹 머니가 풀리면서 돈은 자산가격을 밀어 올렸습니다. 부동산은 말할 것도 없고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마도 억만장자들의 자산이 코로나 시기에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그 이유가 가장 클 것입니다.

자료 : 포브스

일론 머스크와 함께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제프베조스는 아마존의 주가 상승으로 재산이 대거 늘었습니다. 2020년 $113 B에서 2021년에는 $177 B로 무려 56.6%가 증가하였습니다. 일반 개인투자자도 1년에 50%의 재산 증가를 하기 힘든판에 100조가 넘는 자산을 저렇게 키운 건 정말 대단합니다. 물론 팬데믹 기간에 빅테크가 가장 수혜를 본 측면이 큽니다.

자료 : 포브스

빅테크 기업 대주주들의 약진으로 부자 순위에서 6위까지 밀렸지만 우리의 버핏 할아버지도 건재합니다. 2019년에 $82.5 B에서 2020년 재산이 $67.5 B로 급감했다가 다시 반등에 성공해서 2021년에는 $96 B의 재산을 기록했습니다. 42.2%가 증가한 것입니다. 버핏은 약세장 때 주식을 사모았는데 아무래도 버크셔 주가가 잘 반등을 해주었습니다.

자료 : 포브스

팬데믹 기간에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대부분의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아주 빠른 속도로 급증하였습니다. 물론, 기업들의 주가만 상승했냐 하면 그것은 아니고 기업들의 실적도 아주 좋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저소득층이 벼랑 끝으로 추락하는 동안 최상위 부자들은 더 빠른 속도로 재산이 늘어났습니다.

자료 : 한국세정신문

글로벌 최상위 부자들의 재산도 압도적으로 늘었지만 이 현상은 국제적인 현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팬데믹 기간 동안 부자들과 부자가 아닌 사람들의 자산격차는 팬데믹 이전 기간보다 두배가 더 벌어졌습니다.

소득격차도 벌어졌지만 문제는 자산격차가 훨씬 더 많이 벌어졌습니다. 돈이 풀리고 풀린 돈이 자산으로 몰린 이유도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사회는 자산, 특히 주식회사를 보유한 사람들의 자산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자산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자료가공 : 송종식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창조하고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들보다 더 잘 살고자, 현재보다 나은 내일을 살고자 하는 욕망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화와 서비스가 창출되며 경제가 성장하게 되는 기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길게 보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돈의 가치는 갈수록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사람들이 창조활동과 노동을 통해서 이익을 창출하면 결국 그 잉여이익은 자산시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자본주의가 망하지 않는 한 자산시장의 가치가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위의 이미지들은 제가 유튜브에서 라이브를 할 때 사용했던 자료입니다. 전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구독자들을 위해서 만든 자료입니다. 주식시장을 길게보면 전쟁이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짧은 기간 작은 이벤트는 무시하고, 기업의 펀더멘털과 성장성에 집중하고 긴 안목으로 투자를 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빌게이츠도 이 기간에 재산이 많이 증가해서 2020년에는 $98 B에서 $124 B로 26.5%가 상승했습니다.

자료 : 포브스

일론머스크는 매해 꾸준히 순위를 올려왔습니다. 그러다가 2021년에 테슬라의 주가 폭등으로 세계 1위 부자자리까지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1년간 재산 증가율은 무료 513.8%입니다. 2020년 $24.6 B에서 2021년에는 $151 B까지 증가했습니다.

아니 무슨 백만 원 짜리 계좌를 운용하는 사람도 아니고 자산이 수십 조 원에 달하는 사람이 재산이 1년간 6배가 넘게 올랐네요. 정말 경이롭습니다.

그런데 포브스에 등재된 억만장자 중에서 재산 증가폭이 가장 가파른 사람은 일론 머스크가 아니라 다른 사람입니다. 이보다 더 가파르게 재산이 증가한 사람이 있다니 놀랍지 않습니까?

자료 : 포브스

2020년 포브스 억만장자 랭킹 230위에서 2021년에는 23위까지 수직 상승한 인물입니다. 자산은 2020년 $6.5 B에서 2021년에는 $51.9 B까지 치솟았습니다. 1년간 무려 8배의 자산이 증가했습니다.

댄 길버트는 22살인 1985년에 동생과 함께 모기지 대출 사업을 시작합니다. 이 사업이 그 유명한 퀴큰론즈(Quicken Loans)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온라인 모기지 대출업체 입니다. 길버트는 처음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시드머니 5,550달러를 대학을 다니는 동안 피자를 팔아서 벌었습니다.


1999년 길버트는 퀴큰론즈를 인튜이트에 매각했습니다. 매각대금은 5억 3,200만 달러였습니다. 그리고 3년 후 인튜이트로부터 퀴큰론즈와 계열사인 타이틀소스를 다시 6,400만 달러에 사들였습니다.

2020년 8월에 퀴큰론즈의 지주사인 로켓컴퍼니즈가 뉴욕증시에 상장됩니다. 티커는 RKT입니다. 길버트는 이 회사의 지분 79%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상장 당시 3,200억 달러의 모기지를 실행하여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시가총액은 360억 달러 정도였고, 이후에 시가총액은 우리돈으로 60조 원 가까이 올랐다가 현재까지 내림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상장으로 길버트는 포브스 부호 랭킹이 단숨에 상승하게 됩니다.

자료 : 스톡엑스

그는 글로벌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스톡엑스(StockX)의 공동설립자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스니커즈 뿐만 아니라. 의류, 전자기기, 시계, 장난감 등의 카테고리도 다루고 있습니다. 스톡엑스는 2019년 여름에 유니콘에 등극했습니다. 현재 가치는 한화로 약 4~5조 원 정도입니다. 작년에는 한국에도 진출했습니다.

자료 : nba.com

댄 길버트는 스포츠와 자선사업에도 열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구단주로도 유명합니다.

댄 길버트와 워런버핏의 즐거운 한 때
<자료 : finmasters.com>

2014 디트로이트 홈커밍 행사 때 댄 길버트와 워런버핏이 행사장에 나란히 등장하였습니다. 버핏이 길버트의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파격적인 발표를 하여서 회사의 임원은 물론이고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만우절 거짓말이었구요. 버핏은 빌게이츠 뿐 아니라 다양한 억만장자들과 친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물론 버핏은 댄 길버트도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웁니다. 오래도록 교류했지만 둘 중 누구도 감옥에 간 적이 없다면서요.

댄 길버트는 이 외에도 사업으로 Rockbridge Growth Equity LLC이라는 사모펀드를 설립했습니다. 주로 금융, 인터넷, 스포츠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

디트로이트의 거인으로 미시간주립대학에서 예술과 과학을 공부했고 웨인주립대 로스쿨을 졸업했습니다. 슬하에는 5명의 자녀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로켓컴퍼니즈(RKT)의 주가 하락으로 댄 길버트의 재산은 많이 내려 온 상태입니다.

2022년 3월 5일
송종식 드림


2017년 9월 5일 화요일

포브스 부호 명단에서 보는 한국, 베트남의 미묘한 경제 변화

베트남


9,000만의 인구를 갖고 있으면서도 작고 빈곤한 경제 때문에 정상적인 투자나 사업으로 억만장자를 내지 못하던 베트남. 도이머이 이후, 경제는 개방됐고 베트남 경제는 고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사업 성공으로 부를 획득하는 부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포브스 억만장자 명단에 베트남 사업가 2명이 올라왔습니다.

베트남의 억만장자 2인 <출처 : 포브스>

팜 녓 브엉(빈그룹, 부동산과 건설)


세계 랭킹 867위, 베트남 랭킹 1위의 팜 녓 브엉 회장(Pham Nhat Vuong)은 부동산 개발과 투자 사업을 영위하는 빈 그룹(Vingroup)을 통해서 개인의 부를 창출하였습니다. 빈 그룹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회사입니다. 주택 건설과 분양에서부터 호텔과 쇼핑몰, 전국에 1,000개가 넘는 슈퍼마켓인 빈마트와 빈마트+ 그리고 물류사업과 농업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사업 분야를 영위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주지하듯 베트남의 경제는 고도 성장중입니다. 일자리는 풍부하고 인프라는 부족합니다. 집은 계속 지어야 하고, 자산 가치도 당분간은 꾸준히 오를것입니다. 그리고 도로, 공항, 항만 등 교통 인프라역시 부족해서 건설 섹터는 베트남 경제의 성장과 함께 일정 기간은 꾸준히 성장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의 소비 성향 역시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물류와 유통 사업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하리라 생각합니다. 팜 녓 브엉 회장이 실수를 하거나 더욱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지 않으면 빈 그룹은 당분간 승승장구할 확률이 높고, 팜 녓 브엉 회장의 재산 순위도 계속 베트남 최상위권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49세의 팜 녓 브엉 회장은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부를 창출한 주요 섹터는 부동산과 건설이며 자수성가한 억만장자입니다. 근거지는 베트남 북부의 하노이입니다.

응우옌 티 프엉 타오(비엣젯항공, 항공운수)


세계 랭킹 1,678위, 베트남 랭킹 2위인 응우옌 티 프엉 타오 회장(Nguyen Thi Phuong Thao)은 비엣젯항공(VietJet)의 상장으로 1조 4천 억대의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 명단에 올라왔습니다. 억만장자 두 사람 모두 40대의 나이로, 젊은 베트남 인구와 경제에 걸맞게 젊은 창업자 회장들입니다.

비엣젯항공은 국책 항공사였던 베트남항공(현재는 민영화)을 단숨에 위협한 것은 물론 상장 후, 첫 거래일에 우리나라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5,000불을 넘으면 사람들이 항공여행을 하기 시작합니다. 현재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0~3,000불 사이입니다. 그러나 하노이와 호치민의 1인당 국민소득은 이미 5,000불을 넘어섰습니다.

따라서, 많은 항공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특히 LCC 항공사인 비엣젯항공의 인기는 치솟았습니다. 그러면서 아시아 주요 도시들에도 운항하기 시작하면서 덩치는 급격히 커지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철도와 도로 시스템은 아직 너무나 부족한 상태이며 남북으로 길쭉한 국토의 특성상 국내선 이용자도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선 점유율은 조만간 50%를 넘으며 베트남항공을 추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하루 국내선 운항횟수는 300회입니다.

크게 성공한 비엣젯항공의 비키니 승무원 마케팅 <출처 : Vietjet Aviation>

비엣젯항공은 고속성장 중이며 현재 항공기 380대 이상을 추가로 주문해 둔 상태입니다.

응우옌 티 프엉 타오 회장은 현재 소비코홀딩스의 주식 90%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소비코홀딩스는 호치민에 있는 드래곤시티 지분 90%를 갖고 있으므로 드래곤시티도 사실상 응우옌 회장의 소유입니다. 응우옌 회장은 3개의 리조트와 HD은행에도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응우옌 회장은 동남아 최초로 여성의 몸으로 자수성가 한 억만장자 입니다. 베트남에는 응우옌 회장 이외에도 맨손으로 자신의 회사와 부를 일으킨 큰 여성부자들이 많습니다. 여성들의 생활력과 독립적인 경향이 강한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수성가 여성 억만장자가 나오지 않는 척박한 환경을 다시한번 생각해봅니다. 대체로 동남아가 모계사회인 특성을 감안해서라도요.

응우옌 회장은 현재 47세이며 슬하에 자녀 2명을 두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62위에 랭크돼 있고, 거주지는 베트남 남부 호치민시 입니다.

한국


2017년 현재 포브스지에 등재된 한국인 억만장자는 36명 입니다. 한국인들 TOP 50 명단만 업데이트 되었는데, 거길 보면 약간의 재산 변동과 순위 변동은 있습니다만, 큰 이변은 없는 듯 합니다.


한국의 50대 부자 <자료출처 : 포브스>

최상위 10명만 놓고 보면 다소 변화가 있습니다.

최상위 자수성가 비중


얼마전까지만해도 우리나라 최고 부자 10명 중 자수성가 부자는 0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2015에 다시 조사했을 땐,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가 10위 안으로 들어오면서 자수성가 부호가 한명 등장하였습니다.

이번 자료를 보면 10위 안에 들어간 자수성가 부자는 총 3명으로 자수성가 부자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게임


우리나라의 자수성가 부자 1위와 2위가 모두 "게임"을 통해서 큰 부를 획득한 사람들입니다.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한 권혁빈 대표님과 NXC의 김정주 의장님이 순위의 변동은 있으나 확실하게 자수성가 부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전통의 강호, 재벌 후손들 사이를 파고 들어서 우리나라 전체 부호 2~3위권 수준까지 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부호 순위 23위에 위치한 김택진 대표님 역시 엔씨소프트 창업자로서 게임 회사를 창업하여 자수성가 한 부호입니다. 24위의 방준혁 의장님은 넷마블로 부호 순위에 올랐습니다. 42위의 이준호 NHN Ent 회장님도 한게임의 수장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자수성가 부호들은 게임으로 부를 이룬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는 게임 강국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제 체질은 이미 변하는 중?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우리나라의 중후장대 산업들이 죽는동안 게임 산업은 크게 치고 올라왔습니다. 경제의 체질이 하드파워에서 소프트파워로, 육체노동 산업에서 정신노동 산업으로 이미 이동중인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앞서 살펴봤던대로 게임으로 자수성가하여 부를 이룬 분들이 대거 억만장자 상위 랭크에 포진해 있습니다. 그리고, 14위의 김범수 카카오 의장님, 34위의 NHN 이해진 의장님, 36위의 옐로모바일 이상혁 대표님, 41위의 김범석 대표님은 웹/모바일 서비스로 억만장자 상위에 랭크되었습니다.

금융투자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8위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님과,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으로 12위에 랭크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님도 자수성가 억만장자로 눈에 띕니다.

확실히, 자수성가 부자들은 전통 부자들이 미처 손쓰지 못하는 틈을 노려 게임이나 포털사이트 등의 지적 저작물을 통한 사업으로 순식간에 기존 부자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중후장대 산업에서 경박단소 산업으로, 전통 제조업에서 지식기반 산업으로 돈이 흐르는 것은, 인구감소로 노동자의 숫자가 줄어드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SW, 모바일, 인터넷, AI, 바이오테크, 금융 등 한 사람이 수천만 달러를 벌 수 있는 섹터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게 국가의 미래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됩니다.

2017년 9월 5일
송종식 드림


2015년 9월 13일 일요일

나라별 10대 부자 (상속 vs. 자수성가, 그리고 나라의 역동성..)

포브스의 부호 랭킹은 재산을 주로 상장된 지분 가치로 계산합니다. 그래서 만수르, 로스차일드 가문의 일원, 부동산 부자들은 필터링이 되는 듯 합니다. 간혹 비상장 기업이라도 상장 기업에 준하는 가치가 있거나, 부동산도 랜드마크급 가치가 있어서 유명하거나 비싼 것들은 포함시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포브스의 부호 랭킹을 보면 한국과 긴밀한 주요 국가의 억만장자들은 자수성가 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의 10대 부자 <출처:포브스>

미국의 상위권 부자들은 금융과 IT S/W카테고리쪽 비중이 높습니다. 1위~10위권을 보면 업종은 꽤 골고루 분산돼 있습니다. 우선은 샘월튼의 상속자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자수성가로 재산을 형성한 사람들입니다. 월튼 가족들도 주가 흐름에 따라서 10위권 밖으로 밀렸다가 올라왔다가 합니다.

우리보다 부자나라이고 자본주의도 더욱 오래 지속한 나라인데 상속자가 수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중국의 10대 부자 <출처:포브스>

동북아 주요 국가 중 가장 늦게 개방된 나라라 그런지 10명 전원이 자수성가형 부자였습니다. 경제 개방 이후 자본가와 사업가들이 등장하고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부를 적극적으로 축적한 사람들이 현재 중국 재벌이 되었습니다. 중국의 문화적 여건을 볼 때, 이 창업 1세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면 우리나라와 같이 2세들이 최상위권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입니다.

어쨌든 중국은 동북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나라임은 확실하고 이 랭킹이 그것을 반증하는 하나의 자료가 되기는 할 것 같습니다. IT쪽 부자가 절반 가까이 되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일본의 10대 부자 <출처:포브스>

일본이라고 하면 강하지만 정체된 느낌,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나라입니다. 그런데도 의외로 일본 최상위권 부자들은 대부분 자수성가로 부를 일궈낸 사람들입니다. 의외였고 놀랐습니다.

한국의 10대 부자 <출처:포브스>

우리나라는 최상위권 부자 대부분이 선대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형 부자들입니다. 대부분이 재벌 2, 3세들이구요. 현재 일부 재벌들은 재벌 4세로 벌써 상속, 증여가 이뤄지는 가문들도 많습니다.

나라마다 사회, 경제, 정치, 법적 환경이 다르고 사람들의 정서도 다를 겁니다. 여러 가지 지표들을 들어서 분석도 필요할 테구요. 이것만 놓고, 우리나라가 '계층 이동이 정체된 사회다.'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겠지만, 어느 정도 참고는 가능하리라 보입니다.

또 생각해야 할 점은 이건희 회장님 같은 경우 선대에서 물려받은 회사를 몇천 배로 성장시켰으니 일반적인 어감의 상속부자와는 경계를 둬야 하는 점도 맞습니다.

다만, 다시 생각해 볼 점은 거의 대부분 월급쟁이, 투자가, 사업가는 초반에 생계와 전쟁을 하게 됩니다. 생계 레벨을 벗어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생계의 위협을 벗어나야 비로소 안정적인 무언가를 추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상속부자들은 어찌 되었든 출발부터 생계 걱정은 덜고 시작하는 사람들이니 사회를 고착화하는데 일조한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본인 능력에 따른 차등은 분명히 생겨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기회의 평등도 있어야겠지요. 누구는 출발부터 현찰 100억을 쥐고 사회에 뛰어들고, 누구는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데 가난한 노부모까지 모시고 시작해야 한다면 이미 그들의 인생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시작부터 결판이 난 거라 봐도 되겠죠.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들이 노력한 만큼의 기회의 평등은 최대한 누려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야 어떤 인재가 혜성처럼 등장해서 인류의 미래에 기여도 할 테구요. 우리가 사랑하는 자본주의도 더욱 건강하게 오래 존속하겠죠.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 '헬조선, 금수저, 흙수저'와 같은 자학적 단어들이 유행합니다. 제 동생이 그런 단어를 쓰면서 남 탓을 하면 쥐어박아서라도 그러지 말라고, '잘 살고 못 사는 건 니 하기에 달렸다.'라고 혼낼 것 같습니다. 어떤 한 개인의 삶은 얼마든지 통계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뷰파인더를 개인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넓혀서 본다면 청년들의 저런 자조는 분명 괜히 나오는 소리는 아닐 겁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실제로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 힘든 시대도 맞구요. 여러 가지 통계를 접해보면 그들 말대로 노력한다고 잘 사는 시대도 아닌 건 분명합니다.

GNI 리니어(좌), GNI 로그(우) <출처:Google public data explorer, 세계은행>
한국 재벌은 해외 차관, 공적자금(국민세금) 등을 레버리지 또는 백기사로 이용해 고속 성장을 해왔습니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기업들의 자본이 해외로 이전되는 요즘, 국민들의 피땀으로 일궈낸 성장의 과실은 과연 누가 다 따먹고 또 어디로 다 갔을까요? <클릭하면 커집니다>

그 옛날 임금이 실정을 하면 어린이들 사이에서 임금을 욕하는 뉘앙스를 품은 노래들이 유행했다고 합니다. 눈치 빠른 임금들은 그런 아이들의 노래에 귀 기울였구요. 청년들 사이에서 저런 자조적인 단어가 유행한다면 눈치 빠른 리더는 빨리 그 부분을 캐치해서 대응책을 만들어야겠죠. 

국가의 밝은 미래와 건전하고 오래가는 자본주의(그리고 민주주의)의 유지를 위해서도 부가 한곳에 집중돼 고인 물로 썩어가는 것은 좋은 징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2015년 9월 13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