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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0일 토요일

호치민 7군 푸미흥 미드타운 거주후기

푸미흥과 타오디엔, 한인들의 근황


호치민시 지도. 한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푸미흥은 7군에, 떠오르는 부촌이자 한인들이 이주중인 타오디엔은 2군에, 관광객들이 관광와서 놀다가 가는 1군, 최근 당국에서 발전시키기 위해 밀어주는 뚜득군, 빈탄군과 뚜띠엠 신도시도 타오디엔과 1군 근처에 밀집해 있다.
자료 : rentapartment.vn

호치민 7군 지역의 푸미흥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한인촌입니다. 신도시이며 부촌입니다. 최근에는 한인들이 2군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포착됩니다. 푸미흥이 잘 정돈된 깨끗한 신도시라면, 타오디엔은 한남동과 같은 외교공관과 저택이 즐비한 또 다른 부촌입니다. 

베트남의 큰 부자들은 아파트 보다는 단독주택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2군의 타오디엔이나, 7군의 미낌에서는 부자들의 저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보안과 편리함 때문에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많은 한인들이 2군으로 이동중이지만, 7군 푸미흥은 여전히 가장 큰 한인사회입니다. 푸미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도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미드타운은 여전히 핫합니다.

미드타운(Midtown)


단지 앞에 흐르는 강이 까깜강
왼쪽부터 총 4개 단지로 구성, 더 피크, 더 시그니처, 더 심포니, 더 그란데 순 <자료 : 푸미흥개발회사>

약 1,500 세대가 거주중인 미드타운은 푸미흥 남쪽 외곽에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비교적 신축 아파트이며 푸미흥에서 대장아파트입니다. 미드타운과 인근의 고급주택가는 조용합니다. 1군에서 오토바이 매연과 소음에 지친 사람들이 휴식할 수 있는 좋은 동네입니다. 저는 이곳에 한달간 머물면서 비염도 나았습니다.

미드타운은 우리나라 회사의 주재원들이 선호하는 아파트입니다. 특히, 주재원 사모님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 중 하나라고합니다. 살아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드타운과 주변 지역의 모습. 미드타운을 포함해서 다리를 건너 까깜강 건너편 북서쪽 지역이 푸미흥 지역
자료 : 구글맵

일단은 주변에 국제학교가 많습니다. 이것이 주재원들이 미드타운을 가장 선호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지 옆에 한국국제학교, 대만국제학교, 일본국제학교 등 국제학교가 붙어 있어서 통학이 편리합니다. 물론 가까운 거리이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차량으로 통학합니다.

그리고 걸어서 20분 거리, 오토바이로 3분 거리에 크레센트몰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스타필드 정도 되는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크레센트몰은 편리하지만 로컬 가게들에 비해서 음식이나 상품들의 가격은 좀 더 비쌉니다. 

미드타운에서 크레센트몰로 가는 길에는 베트남 금융지구를 지나는데 이곳에는 글로벌 기업인 유니레버 베트남의 본사, 비나밀크의 본사 등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우리처럼 아파트 '단지'라고는 안 부르고 '프로젝트'라고 부릅니다. 미드타운 프로젝트는 총 4개의 단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순서대로 더 그란데(M5), 더 심포니(M6), 더 시그니처(M7), 더 피크(M8) 순서대로 지어져서 분양되었습니다.

위치는 더 시그니처가 단지 가운데에 있어서 생활하기에는 가장 편리한 것 같습니다. 다만 더 시그니처는 전체적으로 집 크기가 좀 작습니다.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닙니다. 더 피크는 가장 최근에 지어진 신축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파악한 매매/임대 시세


베트남은 공산국가이기 외국인의 부동산 최대 보유기한은 50년입니다. 그래도 부동산 거래는 활발한 편입니다. 

미드타운의 경우 방 한개짜리 집 부터 4개짜리 집까지 있습니다. 시세는 우리 돈으로 2억 원에서 5억 원 사이에서 형성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방 개수와 뷰의 차이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조금씩 있습니다. 

베트남 최대도시 중심가에 위치한 부촌의 아파트 가격 치고 비싸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최근에 푸미흥에서 가장 신축에 들어가는 호라이즌 아파트의 매도호가가 8억에도 나왔다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한 나라의 최대도시 중심가에 있는 아파트라서 싸다고 볼지, 1인당 평균 소득이 월 350만 원인 우리나라와 55만 원인 베트남의 소득수준 차이, 그리고 양 나라 수도권의 집값 수준차이를 비교해 볼 때 비싸다고 볼지는 각자가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베트남에 거주하게 된다면 매매보다는 대부분 월세를 내고 거주하실 것입니다. M7의 방 두개와 화장실 두개 있는 집을 기준으로 하루를 임차하면 14만 원 수준, 1년 미만을 임차하면 월 220만~240만 원 수준, 1년 이상 임차하면 월 180만 원 수준의 임대료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전기요금 등 관리비 포함입니다. 그리고 매일 청소하러 오시는 아주머니 인건비도 포함된 가격입니다.

공산품을 제외하면 베트남의 물가는 고무줄입니다. 특히, 외국인을 상대로는 아주 비싼 값을 부르고 봅니다. 부동산 월세계약을 체결할 때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넙죽 계약하여 손해를 입기 보다는 잘 협상을 해서 가격을 어느 정도 낮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비앤비 등 외국인을 상대로 한 사이트에서는 월 180만 원짜리 매물이 400만 원 수준에도 올라와 있습니다. '한명만 걸려라' 비지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호구가 되지 맙시다.

사람 냄새가 나는 아기자기한 단지구조


미드타운은 아파트지만 단지 설계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왕래와 소통이 단절된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나 주상복합 단지들과 다른 느낌이 듭니다. '사람들이 오손도손 모여사는' 작은 마을처럼 따뜻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우리집이 있는 B동에서 A동으로 바라 본 비오는 풍경. 운치있다. 사진에는 스파와 사람들이 사는 집, 헬스장과 아파트 로비들이 보인다. 아파트 구성이 참 아기자기하다.
<사진 : 송종식>

아파트 로비에는 사람들이 앉아서 수다를 떨 수 있는 쇼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방이 투명한 유리와 높은 천정은 큰 심적 개방감을 줍니다. 로비에서 나가면 이웃하는 동들의 사람들과 왕래할 수 있는 쉼터 같은 곳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랩으로 음식배달을 시키거나 택시를 부르면 그랩 아저씨들이 이곳으로 모여듭니다. 그래서 항상 사람들이 자주 왕래합니다. 

사람들은 해가 지면 여기에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놉니다. 어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노는 동안 아이들은 아파트 가운데 광장에서 깔깔거리고 뛰놉니다. 이 나라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많이 들려서 참 부럽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주변에는 다양한 상가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카페, 스파, 학원, 음식점, 마사지샵 등이 부족하지 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드타운에서 지내면 비 맞을일도 없고, 다른 동네로 나갈 일도 없습니다. 조용하고 편리한 동네입니다. 카페나 밥 집을 갈 때도 어디 멀리 나간다는 생각이 안듭니다. 그냥 집 안에서 커피를 사오는 느낌을 받습니다. 카페에는 한국인 아주머니들이 모여 옹기종기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단지를 돌아 다니다 보면 입주민 부대시설도 많습니다. 1년 내내 매일 관리가 되는 깨끗한 수영장의 풍경이 끝내줍니다. 야외 바베큐장과 헬스장도 있고 스파와 사우나 시설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수영장이 있으면 대단한 아파트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 동네는 수영장이 기본 옵션입니다. 기후가 따뜻하니 야외 수영장엔 항상 낭만이 흐르는 듯 합니다.

해도지고 날도 시원해지면 가끔 이렇게 3층에 내려와서 일하면 업무 능률이 올라간다
사진 : 송종식

전체적으로 아파트 구성이 참 아기자기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복도 양쪽으로 커다란 공간이 뚫려 있어서 개방감이 좋습니다. 각 세대들도 널찍하게 떨어져 있어서 세대간 소음이나 층간소음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건물의 디자인도 획일적인 사각형이 아니라 곳곳에 다양한 곡선을 사용해서 지루함을 달랬습니다. 단지를 걷다 보면 어떤 단지는 조경이 잘 되어 있습니다. 또 어떤 단지는 인공 하천이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파트 가운데 나무가 심어진 층이 있고, 옥상도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조경이 잘 되어 있습니다. 무미건조하고 사람들 간 단절을 시켜버리는 우리네 아파트 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게 잘 만들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해 안되는 신기한 집 구조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으로 느낀 부분입니다.

집의 기본적인 구조가 이상합니다. 화장실 두개를 가운데에 두고 복도가 감싸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들이 한쪽으로 나란히 붙은 구조입니다. 거실이 작고 주방이 아주 큰 구조이고요. 주방에서 문을 열면 바로 아파트 복도입니다.

효율성 99.99%에 도전하는 우리나라 아파트에 비해 공간활용을 너무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 나라의 기후나 문화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어서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큰 방에서 바라 본 풍경
사진 : 송종식

그리고 침실 한 쪽이 전부 통유리입니다. 문제는 이 통유리 바로 옆에 침대를 놓도록 되어 있어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가 상당히 심각한 듯 합니다. 동간거리도 짧아서 이웃한 동의 침실 생활이 다 보입니다. 물론, 이 부분은 커튼을 치면 해결 되는 문제기는 합니다. 그리고 미드타운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있었던 곳의 인테리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큰 방에 보면 유리창 바로 옆에 마루 같은 것은 모든 가구에 기본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형태의 집이 한편으로는 시티뷰를 최대한 뽑아내고, 개방감이 최대치로 달성되어서 쾌적하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어쨌든 다른 집들도 대부분 침실 창문 옆에 침대를 바짝 붙여 놓은 것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이런식의 인테리어는 뷰와 개방감을 최대한 뽑아내고 프라이버시를 맞바꾸는 신기한 문화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지내던 곳은 푸미흥과 1군 시내쪽이 내려다 보이는 시티뷰였습니다. 호치민의 야경도 이제 제법 화려합니다. 저희집 반대쪽은 남비엔 공원과 주택가가 내려다 보이는 뷰를 갖고 있습니다. 이쪽의 뷰는 가로 막는 건물이 없어서 뻥 뚫린 기분이 듭니다.

단지 앞 까깜강 앞에는 사쿠라파크가 있습니다. 미드타운을 조성하면서 만들어 진 공원입니다. 여기서 조깅이나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몇번 가보고 회사측의 소개와 다른 퀄리티에 실망해서 그다지 자주 들르지는 않았습니다. 사쿠라파크에서는 저녁마다 음악 분수대가 동작합니다. 온 동네 아이들이 나와서 분수에 몸을 적시며 웃고 떠듭니다. 어느 나라나 아이들이 노는 모습은 다 똑같습니다. 아이들은 참 예쁩니다.

작은방에서 바라 본 호찌민시 석양
사진 : 송종식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베트남은 여전히 인건비가 저렴합니다. 그래서 첨단화 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여기는 아직도 곳곳에 사람이 있습니다. 심지어 문을 열어주는 직원, 가게 앞 오토바이를 지켜주는 직원은 어딜가도 볼 수 있습니다. 미드타운에도 로비 리셥센 아가씨들, 입구의 문을 열어주는 보안 직원들, 곳곳을 쉼 없이 청소하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디에나 사람이 있으니 한국보다 덜 외롭다는 느낌이 듭니다. 딱히 그들과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이상 베트남 호치민 7군 푸미흥 지역의 미드타운 아파트에서 거주했던 간단한 기록 남기기를 마치겠습니다. 장단기 주거지를 구하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면 좋겠습니다. 혼자 거주하기도 좋고, 가족 단위로 거주하기에도 편리한 아파트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이 지내기엔 좋은 동네라고 판단합니다.

미드타운 길 건너편 거리. 가게들을 하나하나 들러봤는데, 모두 아주 친절했고, 음식도 어느 가게할 것 없이 모두 맛있었다. 인도에 좌판이나 의자를 깔아 놓고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한다.
사진 : 송종식


아파트에서 바라 본 남쪽 전경은 높은 건물이 없어서 탁 트여있다. 주택가는 베트남 부촌의 모습이다. 남푹아파트와 미빈아파트가 보인다.
사진 : 송종식

단지에 있는 스타벅스 가는 길, 미술관을 걷는 것 같다
사진 : 송종식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베트남에는 이제 백만장자도 많다. 거리 어딜 가도 벤츠, BMW, 포르쉐와 같은 고급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타오디엔이나 푸미흥에서는 페라리도 자주 보인다. 10년 전 호치민 거리에서는 아주 간간히 보일 뿐 자주 보기 어려운 차량들이었다.
사진 : 송종식


단지를 걷다가 찍은 미드타운의 조경. 베트남 사람들은 조경에 신경을 많이 쓰는 듯 보인다.
사진 : 송종식

커피 한 잔 마시러 내려와서 찍은 저녁 하늘
사진 : 송종식

헬스를 마치고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찍은 단지 수영장. 기후가 따뜻해서 어디서나 쉽게 야외 수영장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은 부러웠다.
사진 : 송종식

저녁 산책 중 까깜강 다리 위에서 찍은 미드타운 초저녁 야경. 꽤 대단지이다. 아직 소득 수준이 낮은 베트남에서는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사진 : 송종식

개방감이 있고 사람들이 어울리기 좋게 만들어 진 아파트 입구엔 저녁이 되면 이웃들이 모여 수다를 떠느라 시끌시끌하다. 이런 분위기가 좋았다.
사진 : 송종식

단지 앞 주택가와 상가의 모습. 친절하고 맛있는 현지식 가게들이 많아서 자주 길을 건넜다.
사진 : 송종식

참, 미드타운에서 1군 대통령궁까지 나갈 때를 기준으로 그랩택시를 잡으면 보통 12만 동 정도 소요됩니다.

2024년 7월 20일
송종식 드림


2024년 7월 10일 수요일

한국인이 베트남에 오면 삶의 질이 급상승하는 이유

한국인이 베트남에 장기체류하면 삶의 질이 크게 상승합니다. 크게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당연히 물가가 쌉니다. 한국은 요즘 먹거리 물가가 빠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도 싸게 느껴졌던 베트남의 먹거리 물가가 최근에는 더 싸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한국인에 대한 사람들의 리스펙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원래도 대체로 예의가 바르고 친절합니다. 하지만 한국인에 대해서는 조금 더 리스펙하는 것 같은 느낌을 확실히 받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베트남에 살면 편리합니다. 소소하게 할 일들이 팍 줄어요. 아마도 크게 이렇게 3가지 정도 이유 때문에 베트남에 오면 삶의 질이 크게 상승한다고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느끼는 이 3가지 이유 중에서, 마지막에 말씀드린 '할 게 거의 없어지는' 부분에 대해서 간략하게 써보겠습니다.

베트남은 대중교통이 아주 열악합니다. 선진화 된 한국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보다가 베트남에 오면 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그래서 몸이 아주 편해집니다. 왜냐하면 무조건 택시만 타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랩(GRAB)이라는 앱을 많이 씁니다. 그랩을 쓰면 어디서든 쉽게 택시를 잡아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그랩으로 음식 배달도 되고, 심부름도 시킬 수 있습니다. 

그랩만 있으면 몸이 아주 편해집니다. 그랩에 신용카드를 등록해 두면 되니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든 편리하게 갈 수 있습니다. 

택시비도 한국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합니다. 택시를 타고 30~40분 간 이동을 해도 우리돈으로 5,000원 정도 밖에 안 나옵니다. 푸미흥에서 지내면서 1군에 택시로 왕래를 해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혜성처럼 등장해서 베트남 생활의 질을 한차원 끌어올려 준 그랩
사진 : 송종식

한국은 교통 인프라가 아주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물론 대중교통도 정말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자차를 가지고 다닙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한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얼추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모르긴 해도 베트남에서 그랩택시만 타시던 분이, 한국에 와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하면 훨씬 불편해서 적응을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베트남 대비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인프라가 발달한 나라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집안일을 거의 안하고 살아도 됩니다. 보통 간단한 집 청소와 빨래를 해주시는 내니 아주머니가 매일 방문합니다. 

에어비앤비로 장기거주 할 아파트를 구할 때 월세에 내니 아주머니의 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내니 아주머니를 따로 고용하는 집들을 보면 한달에 200만 동에서 400만 동 정도를 주고 고용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돈으로 하면 15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 어딘가 되는 금액입니다. 주 6일 매일 오셔서 하루에 한두시간 정도 정리해 주고 가니 한국인 입장에서는 부담은 안되는 수준입니다.

물론, 내니 아주머니들께서 청소를 아주 완벽하게 하는 건 아닙니다. 

집안 곳곳에 마음에 안 드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그냥 제거 커버합니다. 월 20만 원 남짓 되는 돈으로 이 정도 서비스면 만족합니다. 

매일 집청소를 해주는 사람이 방문하는 건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넘어갈 수 있는 이유입니다.

베트남은 커피 강국입니다. 그래서 카페에 머무를 일이 많습니다. 

한국분들이 베트남 카페에 오면 충격받는 문화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머물렀던 자리를 치우지 않는 문화입니다. 

동네의 작은 카페도 그렇고, 스타벅스와 같은 큰 체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손님들은 커피를 즐겁게 마시고 그대로 자리를 뜹니다. 그러면 직원들이 알아서 그 자리를 치웁니다. 

스타벅스 같은 곳은 바리스타들이 커다란 대야를 들고 다닙니다. 그 대야로 테이블 위의 접시와 컵들을 수거합니다. 한국인이 보면 진풍경입니다. 

베트남에 오래살다가 한국에 들르는 분들은 이런 부분에서 실수할 수도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제 경우에는 그런 문화를 알고 있지만, 제 손으로 컵과 먹은 자리를 다 치웁니다. 그리고 그것을 카운터에 가져다 줍니다. 

직원들이 정말 너무너무 고마워 하는 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되레 직원들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자칫 현지에 거주하시는 한국인들의 원성을 살 수도 있습니다. '너가 베트남 사람들 길을 잘못들이는거다!'라고 한 소리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그냥 제가 조금 더 희생하고 양보하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그리고 저로 인해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이라도 좋아지면 그만입니다. 

이런 작은 배려와 좋은 기억이 모이길 바랍니다. 그게 베트남에 관광을 오시는 분들이나 오래 계시는 분들께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베트남에서 지내면 몸이 편해지는 이유에 대해서 짧게 써 보았습니다. 한국인이 베트남에서 지내면 삶의 질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음에는 다른 카테고리로도 글을 써 보도록하겠습니다. 글도 계속 쓰는 습관을 유지해야겠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니 글쓰는 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네요. 편안한 저녁되세요. 종종 글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24년 7월 10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