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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1일 토요일

살을 빼라더니

"살을 뺍시다. 못 빼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딱 5kg만 빼 봐요."

내 건강을 관리하시는 선생님께 근 10년 가까이 저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살은 절대로 빠지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내게 '살을 안 빼면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라'고 농담삼아 겁도 주셨다. 특별히 건강에 이상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곧 40대에 접어드니 만큼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실제 몇가지 지표들을 면밀하게 관찰중이기도 하다.

그렇게 안 빠지던 살이 근 몇달 간 양평에 머물면서 쭉쭉 빠졌나 보다. 아마도 새롭게 시작한 등산. 그리고 다시 시작한 여러가지 운동들. 그리고 워낙에 먹을 것을 많이 줄였다. 혼자서 하루 식비만 5~10만 원씩 써댔으니 살이 안 찔리가. 이제는 가급적 배에 꼬르륵 소리가 나는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실제로 그러고 있다. 몸이 한결 가볍다.

이번에 검진을 받았다. 체중을 재는 선생님께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으셨다.

"살이 너무 많이 빠지셨는데요?"
"얼마나요?"
"한 6kg 정도요."
"제가 최근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먹을 것도 많이 줄였어요. 그 영향은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고 다른 이유일 수도 있어요."

나는 의아했다. 아니 그렇게 살을 안 빼면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더니. 이제는 6kg이 빠졌다고 걱정을 하시면. 내 체중의 적정주가는 다시 3kg 정도를 찌우면 되는걸까?

이번에 검진을 하니 시력은 향상됐다. 체중도 다른 이유는 없고 관리를 잘 해서 적당히 잘 빠진 것 같다. 몇 주 전에 오른쪽 귀에 이명과 이중들림 현상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 그것도 잠을 잘 자니 지금은 괜찮아졌다. 검사결과도 좋다.

양평에 사니까 건강에는 도움이 된다는 느낌이다. 눈을 어디에 둬도 화보다. 뻥 뚫린 목가적인 자연 경관을 매일 즐긴다. 이래서 시력이 회복이 된 건가? 양평에서는 3~4억 선이면 사람들이 꿈꾸는 그림 같은 작은 집을 살 수 있다. 그리고 목가적인 뷰를 얻는다. 아마 서울에서 같은 뷰를 얻으려면 족히 20~30억 원은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공기도 좋아서 머리도 항상 맑다. 근처에 운동삼아 탈만한 해발 1,000m 남짓되는 산도 많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도시가스가 안 들어온다. 그래서 가스비가 비싸다. 생활물가도 많이 비싸다. 누가 서울의 물가가 비싸다고 했었나. 양쪽 물가를 모두 체감하고 있는 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양평의 생활물가가 더 비싸다. 양평에서 지내면 소소하게 돈이 정말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외롭다. 만나야 할 사람들은 서울에 몰려 있다. 한번 왔다갔다 하면 휘발유 5만 원은 그냥 증발이다. 왕복하는데 시간도 꽤 든다. 일산에서 처리해야 할 일도 좀 있다. 그런데 일산은 아예 가지를 못하고 있다. 한번 다녀오면 하루가 다 지나간다. 몇 번 왕복했더니 거의 제주도에 갔다 오는 느낌이다.

멋진 자연경관과 건강을 얻은 대신 외로움을 얻었다.

최근에는 서울에 근거지를 하나 만들까 싶은 생각도 든다. 다시 서울로 복귀할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차 안 막히고, 사람 없고, 어딜가나 여유있는 삶을 즐길 수 있어서 좋지만, 반대급부도 확실히 있다. 애증의 양평 생활.

뭐 나야 몸이 어디서 지내든 크게 구애 받는 사람은 아니다. 맥북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구 어디서든 방랑하며 살 수 있다. 서울 복귀 문제는 천천히 생각하고, 결정 내리면 빠르게 행동에 옮기도록 하자. 사람은 생각보다 한 곳에 몸이 머물면 그 일정 반경 밖으로 잘 안 움직이게 된다.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 이제 이동하면서 빠지는 비용들도 좀 세이브를 좀 해야겠다. 미친듯이 돌아 다녀서 귀한 시절에 현금누수가 너무 많았다.




사진 : 송종식


2022년 12월 10일 토요일

용문산 백운봉, 자주 만날 나의 동네 뒷산 - 등산일기 EP.7

천자봉을 제외하고 제 발로, 제 스스로 오른 첫 산입니다. 백운봉은 이번에 두번째 올랐습니다.

1. 등산일자 : 2022년 12월 1일
2. 코스 : 용문산 자연휴양림 -> 백운봉(941.2m)
3. 소요시간 : 등산 1시간 35분, 하산 1시간 11분 직전 방문 대비 등산은 24분 단축하였고 하산은 4분 단축하여서 도합 28분을 단축함
4. 동반인원 : 단독 산행
5. 의미 : 등산을 시작한지 한달이 되었음. 한달 전에 백운봉에 올랐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서 체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나 스스로 평가해 보기 위함. 그리고 집 근처에 있는 산이어서 겨울에도 자주 오를 수 있을지 테스트 해보기 위함.

사진 : 송종식

양평에 와 있으면 백운봉이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양평 어디에 있건 백운봉의 눈초리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날도 양평 읍내를 어슬렁거리고 있었습니다. 하늘은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한없이 파랬습니다. 물감위에 누군가가 그림이라도 그려 놓은 듯 백운봉의 자태가 늠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저를 유혹했습니다. 백운봉을 품고 싶어서, 아니 제가 백운봉의 품에 안기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렸습니다.

사진을 찍은 이날은 일정이 있어서 백운봉의 품에 안기지 못했고, 다음날 바로 백운봉으로 올랐습니다. 운이 좋게도 다음날 하늘도 푸르렀습니다.

자료 : 카카오, 송종식

처음 백운봉에 올랐던 코스 그대로 다시 오릅니다. 앞으로도 이 코스를 자주 이용할 생각입니다. 양평에 있을 때는 그나마 운동삼아서 오를만한 산으로 저에게 낙점이 되었습니다.

사진 : 송종식

출발지인 자연휴양림으로 가는 입구입니다. 이 동네에 도시가스가 들어오네요. 양평에 전원주택에는 도시가스가 대부분 안들어옵니다. 지역 가스회사가 매주 집집마다 돌면서 가스 충전을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안전상 불안한 부분은 있지만 사용하는데 있어서 도시가스와 크게 다른 점은 없습니다.

사진 : 송종식

등산로 입구에 있는 휴양림 주차장에 주차를 합니다. 오전 11시인데도 기온이 영하 5도네요. 체감 온도는 더 낮습니다.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길을 나섭니다.

사진 : 송종식

딱히 스토리가 있는 산행은 아니어서 고도를 쭉 치고 올립니다. 어떤 등산 베테랑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1시간에 500m를 치고 올릴 수 있으면 체력이 대단히 좋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오늘 도전해 봅니다. 산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지만 나무들이 전보다 더 앙상해졌습니다. 남자는 머리빨 강아지는 털빨 나무는 나뭇잎빨 찬 공기에 앙상한 나무들, 그리고 짙푸른 하늘을 보니 한 겨울이 왔음을 실감합니다.

사진 : 송종식

딱 중간 지점에 있는 약수터입니다. 지도상으로 보면 헬기장이 있습니다. 헬기장 바로 옆입니다. 여기 약수터에 도착하면서 '아 내 체력이 많이 좋아졌구나'하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처음 백운봉에 오를 때는 여기 약수터에서 죽을 뻔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숨이 너무 차올랐거든요. 약수터에 누워서 기절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전보다 숨도 별로 차지 않았고, 다리도 거뜬했습니다. 이번에는 약수터에서 쉬지 않고 고도를 쭉 치고 올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진 한장 찍고 쭉 올라갑니다.

한달동안 산을 6번 탔더니 몰라보게 체력이 좋아졌습니다. 사람마다 몸에 맞는 운동은 다르겠지만 허리 라인에 살도 빠지고 체력도 좋아지는 걸 보니, 저에게는 등산이 아주 잘 맞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 송종식

헬기장 지나고 정상까지 400~500m 남은 지점까지 나름 편안하게 걸을만한 능선 구간이 나옵니다. 11월에 왔을 때는 편하게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날은 칼바람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양 옆이 다른 산봉우리가 없고 열려 있다보니 바람이 사람을 죽일 기세로 불어댔습니다. 모자를 2중으로 쓰고 귀도리를 했는데도 머리가 어질어질했습니다. 산바람이 내는 그 특유의 소리는 조금 공포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것에 굴할 대한건아가 아니죠. 앞으로 쭉쭉 나아갑니다.

사진 : 송종식

백운봉 정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슬슬 오르막이 다시 시작됩니다. 숨 한번 가다듬고 쭉쭉 앞으로 앞으로!


사진 : 송종식

백운봉은 비교적 오르기 쉬운 산입니다. 하지만 용문산이지 않습니까? 시종일관 너덜산인 가섭봉에 비할바는 아닙니다만, 마지막 400m 남은 구간은 이런식의 너덜 바위길이 있습니다. 아주 조금 까다로워요. 계단도 작아서 발을 헛디디지 않도록 조심해서 올라야합니다.

사진 : 송종식

백운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확실히 체력이 좋아져서 그런지 저번보다 훨씬 수월하게 한번에 쭉 치고 올라왔습니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네요. 그래도 너무 예쁩니다.

사진 : 송종식

저번에는 사진에 담지 못했던 통일암도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백두산 천지에서 가져 온 돌과 흙이라고 합니다.


사진 : 송종식

백운봉 정상에는 3개의 데크가 있습니다. 듣자하니 이곳 쟁탈전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올라 올 때는 데크가 항상 비어있네요. 아마 주말에만 자리 차지하는 경쟁이 치열하고, 평일에는 주로 비어있는 것 같아요.

나중에 산에 조금 더 익숙해지면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1박을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새벽 운무와 도시 야경이 정말 멋진 곳이라고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백운봉은 '한국의 마테호른'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어서 경치가 더 좋다고 합니다. 봉우리만 뾰족하게 솟아 있어서 경관이 탁 트여 있습니다.


사진 : 송종식

남한강 하류쪽 뷰입니다. 미세먼지가 조금 있지만 저번에 왔을 때 보다는 가시거리가 조금 더 먼 것 같습니다. 카메라 줌을 당겨보니 서울로 통하는 봉안터널쪽 다리도 보이네요.

사진 : 송종식

저를 고생시켰던 용문산 가섭봉과 그 앞에 있는 장군봉의 모습도 보입니다. 봉우리 위에 작은 건축물은 저번에 보여드렸듯이 KT 통신 안테나입니다.

사진 : 송종식

쉬자파크와 용문면쪽 뷰입니다. 곰산과 추읍산 일부가 보입니다.

사진 : 송종식

중미산과 유명산 방향의 뷰입니다.

사진 : 송종식

낙엽 아래에 이런식으로 빙판이 곳곳에 있어서 집중해서 하산해야 합니다. 헛디디면 정말 큰일나요. 오늘 백운봉 등산일기는 여기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1주일에 산을 한두번 밖에 못 타는데도 체력이 상당히 향상되었음을 확인한 등산이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산을 타는 횟수를 더 늘리고 싶지만, 사람이 산만 타고 사는 건 아니기에 자투리 시간에는 다른 운동들을 하면서 건강을 채워 나가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 10일
송종식 드림


2022년 11월 9일 수요일

양평 용문산 백운봉 - 등산일기 EP.2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주로 컴퓨터, 책, 자동차와 노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상당량이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다. 특히 컴퓨터가 시간을 잡아먹는 괴물이다.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해서 작업 능률이 올라가거나 많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컴퓨터 업무를 해야하는 시간에 더 집중을 하고 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보기로 했다.

활동량이 많은 실외 액티비티, 그 중에서도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했다. 불필요한 동호회 활동은 할 생각이 없었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운동을 하고 싶었다. 자전거로 장거리를 뛰는 것과 등산 중 고민하다가 등산을 골랐다.

일단 가까운 곳에서 가장 도전하기 좋은 곳을 골랐다. 양평읍내를 내려다 보고 있는 백운봉을 골랐다.

1. 등산일자 : 2022년 11월 3일
2. 코스 : 용문산 자연휴양림 -> 백운봉(941.2m)
3. 소요시간 : 등산(1시간 59분), 하산(1시간 15분)
4. 동반인원 : 단독 산행
5. 준비물 : 별도로 챙기지 않고 맨 몸만 올라감
6. 의미 : 내 의지로 처음 시도해 보는 등산. 등산에 대한 지식이 1도 없으면서 일단 무모하게 도전부터 해보았음.

자료 : 카카오맵, 송종식

백운봉을 오르는 코스는 크게 3개가 있다. 1) 사나사를 통해서 오르는 코스, 2) 연수리를 통해서 오르는 코스, 3) 용문사 자연휴양림을 시작으로 오르는 코스다.

나는 용문사 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해서 백운봉으로 향했다. 차량을 가지고 가면 위 지도에서 동그라미를 친 부분에 주차 공간들이 넉넉하기 때문에(평일기준) 주차를 하고 곧장 등산을 시작하면 된다.

절정기는 지났지만 단풍과 은행나무의 빛깔이 아직 살아 있었다. 자연휴양림을 어느 정도 지나쳐 온 뒤, 뒤를 돌아보니 양평시내의 모습이 부끄러운 듯 빼꼼히 모습을 드러냈다. 늦가을 백운봉을 오르는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중간중간에 또르르 흐르는 시냇물 소리, 새들의 지저귐, 단풍과 어우러진 바윗돌의 모습이 모두 일품이었다. 백운봉 등반 초반에는 이렇게 경치구경을 하면서 여유롭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사진 : 송종식>

등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전무한 나에게도 비교적 평탄한 코스였다. 등산로가 나름대로 잘 되어 있어서 종종 혼자서 등반하는 젊은 여성분들이나 중년의 어르신들도 볼 수 있었다.

주차장이 일단 해발 250m 정도다 보니 백운봉까지 실질적으로 올라가는 높이는 700m 남짓이다. 다만, 코스에 두어가지 작은 난제는 있다. 

하나는 오르막이 지속하는 코스라는 점이다. 대략 2.5km를 걸어야 하는 헬기장 까지 코스가 끝도 없이 올라간다. 이 근처에 약수터가 하나 있는데 여기서 잠깐 쉬면 될 것이다. 아마 숨이 차서 허파가 터질 것 같을 때 약수터가 딱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얼마간의 평탄한 구간을 걷다가 백운봉까지 약 400m 남은 지점부터 등산 난이도를 확 끌어 올리는 지점이 나타난다. 이때부터 가파른 바위산을 타야한다. 백운봉 등반의 난이도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아마도 이 구간 때문에 나온 말인 것 같다.

등산 후 찾아보니 백운봉이 '경기도의 마테호른'이라는 별명이 있다고 한다. 과연 그랬다. 아주 높지는 않지만 봉우리 자체가 뾰족하게 솟아 있다. 그래서 백운봉에서 즐기는 경치는 가히 일품이었다.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았음에도 내 혼을 빼놓았으니 말이다. 날이 좋은 날이나 운해가 있는 날에 가면 훨씬 멋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백운봉은 양평 어디서나 보인다. 반대로 백운봉은 양평을 지긋이 내려다 보고있다. 찾아보니 어려운 코스라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나에게는 비교적 수월한 코스여서, 앞으로도 운동삼아 몇 번 더 오를 예정이다.

저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가 백운봉이다. 백운봉은 양평 어디서나 보인다. 백운봉은 양평 구석구석을 내려다 보고 있다.
<사진 : 카카오맵 로드뷰>

보통 백운봉을 지나 장군봉을 거쳐서 가섭봉으로 종주를 하는 분들도 많다고 한다. 나는 오늘 처음 시작한 초보자이니 무리하지 말고,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하산하는 난이도는 평이했다. 그다지 큰 어려움 없이 하산을 하였다.

백운봉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반대쪽에는 백두산에서 가져온 통일암이 자리 잡고 있다. 통일을 염원해서 놓아 둔 흙과 돌이라고 한다. 
<사진 : 송종식>

백운봉 정상에서 양평읍내를 내려다 본 모습이다. 정말 작고 아담한 도시다. 사진 안에 내 생활반경 대부분이 들어 가 있다.
<사진 : 송종식>

양평 읍내를 조금 더 확대해서 찍어 보았다.
<사진 : 송종식>


양서면과 서울쪽 전경이다. 굽이치는 남한강은 흐르고 흘러 두물머리를 지날 것이고, 다시 흘러 서울로 들어갈 것이다. 저기 지평선 너머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지만 인구 1,000만 명의 거대도시 서울이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사진 : 송종식>

연수리와 용문면 방면의 전경이다.
<사진 : 송종식>

별다른 지식, 경험, 준비물 없이 수월하게 올랐다 내려왔다.

2022년 11월 9일
송종식


2022년 9월 6일 화요일

힌남노 단상

어젯밤에 거실창문을 열어두고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있었다. 태풍이 제주도 근처에 상륙했을 때 양평도 바람이 많이 불기 시작했다. 한번씩 몰아치는 돌풍이 가히 위력적이었다. 마당에 있는 살림살이가 날아 다니고 뒤집히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아침에 태풍이 지나가고 확인했더니 예상대로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용문을 비롯해서 양평의 다른 동네는 밤새 정전이 된 곳도 많았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지도 않는 양평이 이 정도라면, 직접 영향권에 들어갔던 남부지역은 어땠을지 걱정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신문을 보니 포항은 초토화가 되어 있었다.

기상청이 역대급 태풍이라고 경고했던 2022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갔다. 관측사상 최초로 북위 25도선 이북에서 발생한 태풍이다. 힌남노는 이동 경로도 종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동북아 국가들의 기상당국이 긴장하며 힌남노의 경로를 추적했다.

한국 동남부 지역에 큰 피해를 남기고 동해상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 힌남노의 현재 위치 <자료 : 한국 기상청>

태풍의 이동경로가 신기하다. 생성 후 서쪽으로 향하면서 대만 상륙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9월 3일에서 4일쯤 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때부터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갈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어차피 욕할 사람은 욕한다


기상청과 대통령은 어차피 욕을 먹는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강력한 사전 경고와 대비가 있었고 별 피해가 없는 경우


이런 경우 "별 것도 아닌 태풍으로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떨었냐?", "관측 다 틀리는 기상청, 일 좀 해라", "대통령 호들갑 떨더니 존재감 키우고 싶었나보네, 아니면 태풍으로 눈 돌리고 다른 음모 꾸미는 게 있나?"라는 등의 조롱이 뒤따른다.

사실 대비를 잘 해서 피해를 줄인 것이면 박수를 보내는 것이 응당 상식이다. 만약에 운 좋게 태풍의 세력이 줄어서 별 피해가 없이 지나 갔어도, 되레 다행으로 생각하면 되는 부분이다.

재난 앞에서 우리는 백번이고 천번이고 조심해도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뭐가 어찌 됐든 결과가 '피해없음'이라면 아주 다행이고 잘 된 것이다.

물론, 이번 태풍은 철저히 예고하고 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포항 지역의 피해가 상당히 크게 발생하였다.

강력한 사전 경고와 대비가 없었고 피해가 큰 경우


이 경우는 뭐 욕을 먹어도 싸기는 하다.  어떤 욕을 먹을지는 안봐도 뻔하다. "기상청은 뭐하냐?", "대통령은 일 안하냐?", "또 소 잃고 외양간 고칠거냐?" 이런 종류의 욕이 빗발칠 것이다.

강력한 사전 경고가 있었고 피해가 큰 경우


사전에 강력한 경고가 있었고 대비도 잘 하였지만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을 정도의 위력 덕에 피해가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도 욕은 먹게 되어있다. "눈 뜨고 코 베인거냐", "그렇게 경고하고 대비하자더니 뭐 한거냐? 대비하는 시늉만 한거냐?", "역시 이번 대통령은 무능하다. 그럴 줄 알았다"이런 욕이 따라 붙겠지.

어차피 몇몇 사람들은 이래도 욕을 하고, 저래도 욕을 한다


몇몇 사람들은 니편 내편 가르기를 좋아한다. 어차피 내가 싫어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뭘 아무리 잘 해도 그냥 다 미워 보인다. 그래서 욕을 한다. 반대로 내가 좋아하기로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똥을 싸도 박수를 보낸다. 사람이 원래 그렇다. 편향적인 존재다.

그리고 매사 투덜대는 사람들이 있다. 매사 빈정대고, 매사 남에게 불평을 쏟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에 굳이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까 싶다.

내 생각에 이번 힌남노 예보는 정말 훌륭했다. 기상청 입장에서는 할일을 했을 뿐이다. 이번에도 기상청은 일을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한다. 기상청의 노력 덕분에 국민들은 태풍이 상륙하기 며칠 전부터 대비를 할 수 있었다. 태풍의 위력은 기상청의 예고대로 강력했다. 기상청의 노력과 경고가 아니었다면 실로 더 큰 피해가 났을 것이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욕을 먹는 대상이 비단 정치인이나 기상청뿐일까? 나라고,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라고 크게 다를까? 우리는 어차피 누군가에게는 욕을 먹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우리에 대한 욕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차피 나한테 욕을 하는 사람은 뭘 해도 꼬투리를 잡아 욕을 할 것이고,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은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지지하고 응원해 줄것이다.

그래서 욕하는 사람들을 굳이 다 생각할 필요도 없다. 무시하는 게 상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무쏘의뿔처럼 하면서 가면 된다.

생각보다 피해가 없었다고 조롱하는 빌런들


인터넷을 보다가 발견한 새로운 빌런들이다. 그런데 그 숫자가 꽤 많았다.

"생각보다 피해 x도 없네. 기상청하고 정부는 괜히 호들갑 떨어서 사람들한테 겁만 준거냐"

중부지방은 별 피해가 없었다. 그런데 남부지방의 피해상황을 보고도 저런 이야기를 한다면 공감 능력이 결여된 것이다. 특히, 포항은 이번에 피해가 아주 컸다. 나라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포항제철소 공장이 침수되어 가동을 멈췄다. 해병대는 KAAV까지 동원하여 물에 잠긴 시내에서 사람들을 구해내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전 지역이 침수되어 공장 가동이 멈춘 상태다. 포항 곳곳에서 건물 붕괴와 산사태가 잇다랐다. 해병대와 인근 육해공군 부대까지 동원되어 고립된 사람들에 대한 구출과 수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태풍이 지나가는 지역에 산다고 해도 피해가 없이 지나갈 수도 있다. 태풍이 모든 지역에 촘촘하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운 좋게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해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경솔하다.

재차 강조하지만 기상청과 정부는 이번에 일을 제대로 했다. 태풍이 중간에 소멸했어도 기상청이 잘 한 것은 잘한 것이다. 그리고 중부지방은 피해가 없었을지 몰라도 동남권의 일부 지역은 초토화가 되었다.

강남과 포항..


그나마 기상청의 경고 덕분에 국민들의 대비가 빠르고 단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 지역에서 피해가 크게 발생해서 마음이 아프다. 포항에 계셨던 분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어제 태풍의 위력은 가공할 수준이었다고 한다. 아무리 대비를 했어도 사람의 힘으로 어찌하지 못했을 수준이었다고 한다.

사실 태풍이 북상하면서 각 언론사에서는 24시간 재난방송을 가동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수도권에 대한 걱정이 주였다.

한달 전 강남 수해 때 언론의 버즈량과 비교해 보면 동남권의 태풍 피해에 대한 언론 버즈는 약한 편이다. 수해가 끝나고 나서도 며칠동안 보도가 쏟아지고 각종 밈이 나오고, 전국민이 관심과 걱정을 가지고 강남을 바라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소강 상태를 보이던 언론 보도는 포항시 남구 인덕동에서 8명의 사망/실종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전체 공장이 물에 잠겨 가동이 중단된 포스코에 대한 언론 버즈가 증가하였다.

역사에 남을 명짤을 남긴 한달 전 강남 침수좌. 밈 하나로 전국구 유명스타가 된 것은 물론 레딧에서도 언급되었다. 이분 덕에 현대차는 막대한 제네시스 홍보효과를 얻었다. 그런데 현대차에서 저분에게 껌 한통 사줬다는 소식이 없다.

뭐 당연하긴 하다. 수도권에 돈과 사람이 모여 있으니 당연히 언론의 관심이 높을 것이고, 게다가 강남 한복판이 물바다가 되었으니 이목을 끌만했다. 사실상 수도권은 대한민국의 절반, 그 자체이기도 하고. 또, 사람이 죽으면 언론의 집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도 당연한 언론과 여론의 생리임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지방에도 사람이 산다. 수도권이 별 피해가 없었다고 언론 버즈가 낮은 것은 그렇다고 해도 '지방에서 물 난리 난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서울은 별일도 없었다. 기상청이 괜히 오버했다' 와 같은 태도를 견지하면서 막말을 던지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로 생각이 많아진다.

2022년 9월 6일
송종식


2020년 11월 25일 수요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 지도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먹는 즐거움입니다. 그러므로, 주식으로 돈을 벌면 맛있는 것을 사 먹읍시다. 돈은 화면 안에만 있으면 그저 사이버머니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걸 인출해서 맛있는 음식으로 바꿔 먹으면 돈이 돈이 됩니다. 현실 머니가 됩니다. 누군가 불러주어야 꽃이 되듯이 돈도 인출해서 조금은 써 주어야 진정한 돈이 됩니다.

저는 사실 누군가가 가이드를 해주는 대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아마 여러분 누구라도 그러실 줄 압니다. 그래서 여행을 가서도 그런 습성이 발휘가 됩니다. 구글링을 해도 잘 안 나오고,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는 숨어있는 곳들을 찾아다니는 편입니다. 알려진 곳 보다는, 의외로 그런 곳들이 진정한 명소이거나 맛있는 가게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 사고방식을 가진 제게도 몇 가지 예외는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미쉐린 가이드를 구경하는 것입니다. 미쉐린 가이드를 통해서 방문해 본 곳들은 나름대로 저를 만족시켜 주었습니다. 물론, 빕구르망으로 선정된 몇몇 곳은 의외의 큰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만, 전반적으로는 역시 미슐랭 가이드가 가진 명망대로 괜찮은 곳들이 많았습니다.



범례는 위와 같습니다. 올해는 3스타로 뽑힌 가온과 라연을 시작으로 2스타 7개 가게 등 빕구르망 포함 총 178개의 음식점이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 어워드 목록에 포함되었습니다. 대부분이 작년에 이어 연속으로 선정되었고, 22개 레스토랑이 새롭게 선정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1개 가게는 폐점되어서 제외되었습니다.


PDF 파일로 돌고 있는 미쉐린 가이드 어워드 리스트는 조금 불친절합니다. 단순히 가게 이름만 적혀 있어서 위치가 어디인지, 연락처는 어떻게 되는지, 홈페이지는 있는지와 같은 기본정보에 대한 갈증을 키웁니다. 물론, 미쉐린 가이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료 정리가 잘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가게마다 페이지가 하나씩 따로 있어서 음미하면서 볼 시간이 없는 분들께는 여전히 불편합니다.

그리고 미쉐린 가이드 어워드에 선정된 가게들을 가고 싶어도 위치를 몰라 애매하게 느끼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미 목록에 있는 곳들을 자주 가보신 분들은 상관없겠지만, 이번에 가고자하면 위치를 모아서 보여주는 페이지가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해, 지도를 만들어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올해는 제가 지도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중구와 강남쪽에 몰려있습니다. 아마도 미쉐린 가이드 리스트에 있는 가게들을 가려면 중구나 강남 어딘가에서 갈 생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도에 표시된 밥집들이 너무 많으면 분잡해 보입니다. 그래서 왼쪽의 필터링 기능을 이용해서 필요한 가게들만 지도에 표시할 수 있습니다. 위의 경우에는 빕구르망을 안 보이도록 하고, 3스타와, 2스타를 받은 가게들만 보이게 표시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가게를 선택하면 대부분 가게의 홈페이지 정보를 알려줍니다. 들어가서 어떤 형태의 레스토랑인지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1스타 이상의 레스토랑은 대부분 예약제입니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도 사용하시는 방법은 동일합니다. 'LEGEND' 또는 '범례' 버튼을 누르면 왼쪽에서 범례 목록이 슬라이드 되어 나타납니다.

혹시 잊어버리셨을지도 모르니 지도 링크를 다시 걸어드리겠습니다.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 항상 행복한 투자자가 됩시다. 감사합니다.

2020년 11월 25일
송종식 드림


2018년 7월 11일 수요일

하노이의 소득대비 집값 인덱스(PIR)가 런던 수준이라고? [각종 통계로 세계 도시들에 대한 인사이트 얻기]


전 세계 도시들의 생활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그래프다. 빨간색이 생활비와 여행비가 많이 드는 도시이고, 초록색이 싼 도시이다.

대체로 미국 동서부, 유럽, 호주와 일본 그리고 한국이 생활물가가 비싼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동유럽과 동남아, 인도 그리고 남미에 있는 나라들이 생활 물가가 저렴한것으로 표시된다.

 동북아시아에 사는 선진국 시민들이 동남아에 저렴한 물가를 즐기러 가듯이 유럽의 선진국 시민들이 동유럽의 저렴한 물가를 즐기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특히 체코의 물가는 정말 싸다.


뉴욕의 물가 지수를 100으로 잡고 세계 여러 도시들의 물가 수준을 비교해보면 서울은 80수준으로 생활비가 꽤 비싼 도시임을 알 수 있다. 심지어 극악의 물가를 자랑한다는 도쿄나 런던과 똑같은 수준이고 베를린 보다도 생활비가 비싸다.

하노이나 프라하는 원래부터 물가가 싼 도시지만, 맨 왼쪽에 있는 미국 와이오밍주의 쉐리단이라는 도시가 눈에 띈다. 미국에 있는 도시인데도 물가가 저렇게나 저렴할 수 있나 싶다. 하노이보다 물가 지수가 낮다니. 물론 절대 물가 수준은 쉐리단이 높다. 소득대비-소비수준을 지수화 한것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소득도 낮고 물가 지수도 낮기 때문에 선진국 국민 입장에서는 물가가 엄청 싸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지도는 구매력 지수다. 초록색일수록 구매력 지수가 높고, 빨간색일수록 낮다. 한마디로 똑같이 100만 원을 벌어도 와이오밍주에 있는 쉐리단이라는 도시에서 쓰면 훨씬 풍족하게 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쉐리단은 전세계에서 구매력 지수가 가장 높은 도시다.


우리나라의 택시 기본 요금은 3,000원이고 1시간 웨이팅에 10,300원이다.


우리나라에서 택시를 타고 50km 정도를 달리면 요금이 43,000원 정도 나온다. 극악의 교통비를 자랑한다는 도쿄는 어떨까?


도쿄에서는 택시 기본 요금이 4,800원으로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비싸다. 그러나 한시간 웨이팅 비용이 36,000원으로 우리나라보다 3.5배 이상 더 뛴다. 일본의 누진적 교통비는 정말 살인적이다.


택시 50km를 타면 서울에서는 43,000원이 나왔지만 도쿄에서는 무려 21만 원이 넘는다. 종로에서 인천 들어가면 어지간한 사람은 거덜나지 싶다.


도쿄와 서울을 비교하면 대중교통비는 도쿄가 비싸지만 연료비나 자가용 구매 비용은 우리나라가 더 비싸다. 관세 때문이다.


유치원 교육비, 그리고 의류 구입비도 서울이 도쿄보다 훨씬 비싸다.


아파트 임대료는 서울이 도쿄보다 싸고, 아파트 구입 비용은 서울이 도쿄보다 비싸다. 서울의 부동산 가격이 홍콩, 뉴욕과 더불어서 괜히 가격 높기로 악명 높은게 아니다.


위의 그래프는 소득대비 부동산 가격 비율(PIR)을 보여준다. 홍콩, 상하이, 서울, 도쿄는 원래 부동산 가격이 높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그런데 남미나 동남아 그리고 체코는 생활물가는 세계에서 가장 싼데 소득대비 부동산 가격은 세계에서 제일 높은 지역 중 하나다. 그것은 자본이 국경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해외의 자본들이 해당 국가들의 부동산 가격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생활 물가와 소득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높은 곳에 사는 나라 국민들의 주거 사정은 정말 열악할것이다. 하노이 시민들에게 하노이 집값 체감 수준은 런던 시민이 느끼는 수준이다. 아마도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이 해당 지역에 집값을 폭등시켰을것이다. 

미국의 집값은 소득대비 매우 저렴하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한칸 살돈으로 미국에서는 저택을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많은데 아주 대도심에 비싼 곳이 아니면 실제로 외곽에는 그런 집들이 많다. 서울에서 허름한 아파트를 한채 살돈으로 미국에서는 수영장 딸린 저택을 산다. 물론 한국에서 집의 개념은 주거의 개념 뿐 아니라 투자의 개념까지 붙어서 프리미엄이 붙은거지만


서울과 하노이의 주거비용을 비교해보면 하노이의 주거비용이 압도적으로 싸다. 서울 중심가의 아파트 가격은 평당 4,000만원에 육박하지만 하노이는 9백만원 수준이다. 서울 변두리의 아파트 평당 가격은 2,100만원 수준이고 하노이 변두리는 360만원 수준이다. 하노이 변두리에 30평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1억 정도만 있으면 된다. 물론 하노이 중심가도 3억 이상은 든다. 동네마다 아파트 마다 세밀한 차이는 당연히 존재하겠지만. 그리고 물론 외국인의 주택 구입은 정부에서 동네마다 쿼터제로 관리를 하니까 무조건 살 수 있는건 아니다. 

하노이의 집값이 저렇게 저렴한데도 하노이의 PIR인덱스가 높은것은 아직 하노이 시민들의 소득이 낮기 때문이다. 하노이의 일류대 대졸 초임이 월 30~40만원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일류대 대졸초임은 월 300~400만원 사이이다. 단순 PIR만 놓고 비교를 하자고 하면 우리나라의 집값이 하노이보다 10배는 비싸야하는데 그렇지 않다. 하노이 시민들의 소득 수준보다 집값은 아주 높은 편이다.


서울은 하노이보다 생활비가 약 2.5배 정도 더 들어간다. 3년전에 조사했을때 보다는 격차가 많이 줄었다. 베트남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나보다. 어쨌든 당연히 서울에서의 생활비가 많이 드는데 특이한 점이 있다.


차값은 우리나라가 훨씬 싸다. 대졸 초임 30~40만원 받아서 몇천만원짜리 차를 사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베트남에서는 자동차를 갖고 있으면 일단 부유하다고 봐도 좋겠다. 이런 현상은 베트남 뿐만 아니라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발견된다. 아래는 방콕과 서울의 자동차 가격을 비교한 것이다.


당연하게도 방콕의 생활 물가는 한국보다 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방콕 역시 자동차 구입 비용은 서울보다 비싸다. 한때 현대자동차의 소나타를 사려면 1억 가까이 주고 사야했던적도 있다. 동남아 주요 도시들의 소득 수준을 생각해보면 당연히 차량 구입은 어지간해서는 불가능했고, 차량을 가지고 다니는 것 만으로도 부유층으로 인정받았던 적도 있다.

이게 다 관세 때문이다. 엄청난 관세 장벽을 세워놓았기 때문에 동남아에서 자동차를 구입하려면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해야했다. 최근에는 AEC출범으로 조금 나아진 상황이다.

특이할만한 점은 방콕에서 일본차 가격은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이다. 방콕이나 필리핀의 마닐라에 가보면 일본차가 굉장히 많다. 일본계 자금이 그들의 국토 개발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주어 국민적 정서가 괜찮은점도 있지만 현지에 일본 자동차 생산 공장들이 있기 때문에 관세 적용 대상에서 배제됐다. 그래서 일본차는 싸다.

한국에선 외식한끼에 통상 8,000원이 들지만 베트남 다낭에서는 1,450원이 든다. 그리고 맥주 덕후인 나는 저렴한 맥주 가격이 부럽다. 캔맥주 하나가 한국에서는 4,000원이고 다낭에서는 970원, 하노이에서는 850원이다. 물론 현지 생산된 브랜드에 한해서고 수입 식품은 비싸다. 그런데, 현지 맥주도 꽤 맛있다.


빨간색이 환경 오염이 심한 곳들이다. 중국, 동남아 그리고 인도와 아랍이 가장 심각하다.


범죄율 지도이다. 빨간색이 범죄율이 높은 곳이다. 아메리카는 대륙 전체가 범죄 소굴인가보다. 그리고 범죄라면 그 악명 높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전국이 새빨갛다. 지중해 주변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도 치안이 나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프리카는 데이터 수집 자체가 불가능 할 정도로 민주주의 여건이 안 좋거나, 치안 상황이 안 좋은 듯 보인다.

어떤 기준으로 조사했는지, 그리고 수치가 어떤지는 정확히 안나오지만 색으로만 대략 판별해봐도 어디가 치안이 좋은 나라인지, 어디가 안 좋은 나라인지 대번에 알 수 있다.


초록색은 삶의 질이 좋은 곳들, 빨간색은 나쁜 곳들이다. 멕시코 이남 아메리카 지역은 삶의 질이 안 좋은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은 역시 조사 자료 자체가 없을 정도(...) 아랍에서 동남아까지 쭉 삶의 질이 안 좋다. 그나마 아시아에서는 대만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가 좀 살만한 것 같다. 북미와 오세아니아, 서북 유럽이 삶의 질이 괜찮은가보다.

더 많은 자료 및 자료 출처 : https://www.numbeo.com/

2018년 7월 7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