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9일 수요일

양평 용문산 백운봉 - 등산일기 EP.2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주로 컴퓨터, 책, 자동차와 노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상당량이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다. 특히 컴퓨터가 시간을 잡아먹는 괴물이다.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해서 작업 능률이 올라가거나 많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컴퓨터 업무를 해야하는 시간에 더 집중을 하고 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보기로 했다.

활동량이 많은 실외 액티비티, 그 중에서도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했다. 불필요한 동호회 활동은 할 생각이 없었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운동을 하고 싶었다. 자전거로 장거리를 뛰는 것과 등산 중 고민하다가 등산을 골랐다.

일단 가까운 곳에서 가장 도전하기 좋은 곳을 골랐다. 양평읍내를 내려다 보고 있는 백운봉을 골랐다.

1. 등산일자 : 2022년 11월 3일
2. 코스 : 용문산 자연휴양림 -> 백운봉(941.2m)
3. 소요시간 : 등산(1시간 59분), 하산(1시간 15분)
4. 동반인원 : 단독 산행
5. 준비물 : 별도로 챙기지 않고 맨 몸만 올라감
6. 의미 : 내 의지로 처음 시도해 보는 등산. 등산에 대한 지식이 1도 없으면서 일단 무모하게 도전부터 해보았음.

자료 : 카카오맵, 송종식

백운봉을 오르는 코스는 크게 3개가 있다. 1) 사나사를 통해서 오르는 코스, 2) 연수리를 통해서 오르는 코스, 3) 용문사 자연휴양림을 시작으로 오르는 코스다.

나는 용문사 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해서 백운봉으로 향했다. 차량을 가지고 가면 위 지도에서 동그라미를 친 부분에 주차 공간들이 넉넉하기 때문에(평일기준) 주차를 하고 곧장 등산을 시작하면 된다.

절정기는 지났지만 단풍과 은행나무의 빛깔이 아직 살아 있었다. 자연휴양림을 어느 정도 지나쳐 온 뒤, 뒤를 돌아보니 양평시내의 모습이 부끄러운 듯 빼꼼히 모습을 드러냈다. 늦가을 백운봉을 오르는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중간중간에 또르르 흐르는 시냇물 소리, 새들의 지저귐, 단풍과 어우러진 바윗돌의 모습이 모두 일품이었다. 백운봉 등반 초반에는 이렇게 경치구경을 하면서 여유롭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사진 : 송종식>

등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전무한 나에게도 비교적 평탄한 코스였다. 등산로가 나름대로 잘 되어 있어서 종종 혼자서 등반하는 젊은 여성분들이나 중년의 어르신들도 볼 수 있었다.

주차장이 일단 해발 250m 정도다 보니 백운봉까지 실질적으로 올라가는 높이는 700m 남짓이다. 다만, 코스에 두어가지 작은 난제는 있다. 

하나는 오르막이 지속하는 코스라는 점이다. 대략 2.5km를 걸어야 하는 헬기장 까지 코스가 끝도 없이 올라간다. 이 근처에 약수터가 하나 있는데 여기서 잠깐 쉬면 될 것이다. 아마 숨이 차서 허파가 터질 것 같을 때 약수터가 딱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얼마간의 평탄한 구간을 걷다가 백운봉까지 약 400m 남은 지점부터 등산 난이도를 확 끌어 올리는 지점이 나타난다. 이때부터 가파른 바위산을 타야한다. 백운봉 등반의 난이도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아마도 이 구간 때문에 나온 말인 것 같다.

등산 후 찾아보니 백운봉이 '경기도의 마테호른'이라는 별명이 있다고 한다. 과연 그랬다. 아주 높지는 않지만 봉우리 자체가 뾰족하게 솟아 있다. 그래서 백운봉에서 즐기는 경치는 가히 일품이었다.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았음에도 내 혼을 빼놓았으니 말이다. 날이 좋은 날이나 운해가 있는 날에 가면 훨씬 멋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백운봉은 양평 어디서나 보인다. 반대로 백운봉은 양평을 지긋이 내려다 보고있다. 찾아보니 어려운 코스라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나에게는 비교적 수월한 코스여서, 앞으로도 운동삼아 몇 번 더 오를 예정이다.

저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가 백운봉이다. 백운봉은 양평 어디서나 보인다. 백운봉은 양평 구석구석을 내려다 보고 있다.
<사진 : 카카오맵 로드뷰>

보통 백운봉을 지나 장군봉을 거쳐서 가섭봉으로 종주를 하는 분들도 많다고 한다. 나는 오늘 처음 시작한 초보자이니 무리하지 말고,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하산하는 난이도는 평이했다. 그다지 큰 어려움 없이 하산을 하였다.

백운봉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반대쪽에는 백두산에서 가져온 통일암이 자리 잡고 있다. 통일을 염원해서 놓아 둔 흙과 돌이라고 한다. 
<사진 : 송종식>

백운봉 정상에서 양평읍내를 내려다 본 모습이다. 정말 작고 아담한 도시다. 사진 안에 내 생활반경 대부분이 들어 가 있다.
<사진 : 송종식>

양평 읍내를 조금 더 확대해서 찍어 보았다.
<사진 : 송종식>


양서면과 서울쪽 전경이다. 굽이치는 남한강은 흐르고 흘러 두물머리를 지날 것이고, 다시 흘러 서울로 들어갈 것이다. 저기 지평선 너머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지만 인구 1,000만 명의 거대도시 서울이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사진 : 송종식>

연수리와 용문면 방면의 전경이다.
<사진 : 송종식>

별다른 지식, 경험, 준비물 없이 수월하게 올랐다 내려왔다.

2022년 11월 9일
송종식


댓글 8개:

  1. 늦가을 산풍경이 일품입니다. 등산 시간도 부담이 없어서 당일치기로 한번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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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볍게 다녀 오시기에 아주 좋은 산 같습니다. 특히 정상에서의 풍경이 정말 멋있어서, 미세먼지가 없고 흐린날만 아니라면 만족감도 크실 것 같습니다. 한번 다녀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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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인자요산 지자요수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자는 물을 좋아한다.
    이제 어짊까지 갖추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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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캬~ 너 진짜 화술은 ㅋㅋ 대단하다. 그 옛날 합종연횡을 주장했던 객들처럼 너도 그 유려한 화술로 혹시 한반도 통일을 이뤄낼 생각은 없니~! 대단하다~ 하여튼 좋은 이야기 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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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도 최근에 등산을 시작했는데, 좋은 취미인 것 같아요.
    낮은 산은 괜찮겠지만, 그래도 무릎 유지하면서 오래 건강하게 등산하려면 스틱은 필수라고 하더라고요. 즐겁고 안전한 산행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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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등산 시작하셨군요!! 저도 3일 했는데 허리살이 빠지고 라인이 잡히는 걸 보면서 깜놀하고 있어요. 성취감도 있고 운동도 되는 것 같아서 저도 즐겁게 즐겨 볼 생각입니다. Djan님도 안전산행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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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제 장인어른,장모님도 서울생활 접고 몇년전부터 양평전원주택으로 이사가서 살고있습니다.한달에 한두번은 가족과 함께 방문하고 있습니다.혹시 양평에서 송종식님 우연히 뵙게되면 꼭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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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와 너무 반갑습니다! 혹시 제가 양평있을 때, 그리고 홍짱님께서도 양평에서 마주치게 되면 서로 반갑게 인사 나눠요~ (근데 제가 홍짱님 얼굴을 모르네요^^;;) 어쨌든 정말 반갑습니다. 처가가 양평이시니 자주 왕래하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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