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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8일 수요일

결혼정보회사 전성시대, 그리고 진정한 사랑과 우정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임기 여성의 절대적인 숫자도 감소중이라고 한다. 젊은 세대가 출산은 물론 결혼도 안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잘 성장하는 분야가 있다. 그건 바로 결혼정보업체들과 연애컨설팅 업체들이다.

데이팅앱이 돈이 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쪽 시장은 벌써 난장판이 되어 버렸다. 유튜브를 켜면 요즘은 온통 재회 상담이니 픽업이니 하는 콘텐츠가 주르륵 쏟아진다. 심지어 주식 리딩방을 하던 블로거들도 연애 상담 리딩방을 만들어 신사업을 속속 시작하고 있다. 이게 얼마나 돈이 되는 분야인지 새삼 실감한다. 연애 콘텐츠는 세대를 가리지 않는다. 중년층과 노년층을 상대로 한 연애 콘텐츠도 정말 많아졌다. 바야흐로 전국민 연애 전성시대다. 비록 결혼과 출산은 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사람들은 지금도 열심히 만나 사랑을 나누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1~2년 사이에 돈을 쓸어 담는 업체들이 있다. 바로 결혼정보업체들이다. 3~5년 전의 재무제표를 보면 '이게 회사가 맞나' 싶은 정도로 처참한 곳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회사들이 최근에는 매출액이 폭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익률도 아주 환상적이다. 거의 무자본 창업에 가까우니 영업이익률이 아주 높은 것은 당연하다. 무명의 결혼 정보 업체들이었던 이들은 이런 트렌드를 타고 단숨에 서울 노른자 위에 자가 빌딩을 속속 세우고 있다. 그 정도로 현금흐름이 좋은 사업이다. 이 트렌드가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다.

이들의 주요 마케팅 수단은 역시 첫째도 유튜브, 둘째도 유튜브다. 유튜브 채널이 커지는 것과 비례해서 업체의 매출도 커지고 사세도 확장되는 듯 하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기본 작동 원리는 '몰아주기'다. 사람들의 클릭이 단기간에 많이 발생하면 노출을 점점 늘려준다. 그래서 유튜브의 추천으로 떡하니 뜨는 영상을 보면 현재의 시대상, 짧게는 지금 이슈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최근 1~2년 동안은 결혼 정보업체, 연애와 재회 상담을 업으로 하는 무자본 창업가들의 영상이 우후죽순으로 추천되었다.

이 업체들이 올린 영상들은 조회수도 꽤 높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한번씩 영상을 돌려본다. 결혼정보 업체들의 영상을 보면 속이 울렁거릴 지경이다. 이들은 대부분 '팩트폭격'을 내걸고 직설적으로 말한다.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출하 등급을 판정하듯이 사람 등급을 매긴다. 이 여자는 3등급, 이 여자는 1++등급, 이 남자는 1+ 등급, 이 남자는 2등급...

소고기 등급표. 이 등급표를 만들고 받아 들이는 사람들이 한국 사회에 다양한 병폐를 만들어 내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업체들이 하는 일이 원래 그런 것이니 그러려니 싶다. 충분히 이해하면서 영상을 보는데도 속에서 올라오는 역겨움을 참기가 어렵다. 순자산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야 하고, 학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야 한다는 게 이들 업체의 지론이다. 키가 작거나, 돈이 없거나, 학력이 낮으면 '결혼할 생각을 버리라!'고 아주 노골적으로 조언한다. 뭐 스펙으로 엮어주는 곳이니 딱히 틀린 의견도 아니다. 

지난 금요일 밤, 나는 예술의전당에 있었다. 이곳에서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라는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해설이 있는 현대음악 공연이었다. 음악들이 아주 난해했다. 하지만 나름 재미있었다. 그래서 시간도 잘 갔다. 이 공연의 마지막에는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이 연주되었다.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 팸플릿. 가을 밤의 정취에 빠져들었다
<사진 : 송종식>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은 원래 6중주로 연주하는 곡이지만 이 날은 7중주로 연주가 되었다. '정화된 밤'은 독일의 시인인 리하르트 데멜의 동명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교향시였다.

시의 내용은 두 파트로 되어있다. 대략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한 여인이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갖게 돼 남자에게 사죄하는 것, 두 번째 파트에서는 남자가 여자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 그리고 둘은 사랑하는 것. 어둡게 시작해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는 내용이다.

중간중간에 여자와 남자의 표정, 감정 표현이 섬세하다. 현장에서는 벽에다가 시를 뿌려 주어서 낭만적이었다. 혹시 예술의전당에서 했던 공연이 유튜브에 있나 싶어 검색을 해보았다.

아쉽게도 예술의전당에서 했던 공연이 올라 온 것은 없었다. 다만, 롯데콘서트홀에서 했던 다른 공연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그 영상을 아래에 첨부한다. 처음에는 적응이 잘 되지 않는 형식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 드는 것 같다.


시 속에 등장하는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정말 사랑하고 있다. 여자는 자신의 잘못을 남자에게 솔직히 시인하였다. 남자는 여자의 약점을 이해하고 받아 주었다. 심지어 얼굴도 모르는 남자의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받아 주기로 한다. 세 사람의 미래엔 행복만이 가득할 것 같다.

짧지만 강렬한 이 시에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한 어느 정도의 답이 들어 있지 않을까 싶다.

위의 결혼정보업체 등급표를 기억하는가? 사람들은 왜 저렇게 재는가? 그것은 내 것을 주고 싶은 마음보다 남에게서 '취하려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이 없는 사람들이 엮어져서 결혼을 하면 행복할까? 물론 같이 살다가 보면 없던 사랑이 생길 수 있다고도 한다. 사랑이 없어도 우정으로 살고, 정으로도 산다고 한다. 각자 삶의 방식이 다르고, 추구하는 것이 다르니 그런 의견들도 다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사랑이 최우선이다. 사랑만 먹고 살라고 하면 그럴 수 있다. 나는 사랑하며 살고, 사랑하다 죽고 싶다. 그런 내 시각에서 볼 때 현 세태는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사랑은 이기적으로 취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내가 가진 것을 다 나눠 주고도 더 주고 싶어서 미칠 것만 같은 것이다. 그런 사랑을 해봤었나.

사람이 살다가 보면 상황은 변한다. 환경도 변한다. 조건도 변한다. 그래서 사랑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사랑은 변하지 않는 가치이다. 그 사람, 사람 그 자체가 너무 좋은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인간이 한 인간에게 끌릴 때 그 끌림을 이론적으로 뭐라 표현하기는 힘들 것이다.

어릴 적 또래 남자들은 '비행기 승무원'이라고 하면 사족을 못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걸 간파라도 한 듯 실제 승무원을 하는 이성 친구들이 이렇게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대시를 하는 많은 남자들에게서 진정성이 안 느껴져. 그냥 내가 승무원이라서 좋아하는 게 느껴져. 내가 승무원을 그만두면 나를 안 좋아할건가? 내가 제복을 벗으면 사랑도 식는건가? 그냥 나를 나로서 온전히 좋아해 주는 사람이면 좋겠어."

그녀들은 이미 그런 고충이 있었다. 사실 맞는 말이다. 사람에 대한 애정은 없지만 돈을 보고 결혼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서 돈이 없어지면 떠날건가? 예쁘고 잘 생겨서 결혼했는데, 늙어서 외모가 불품없어 지면 그 사람을 버릴건가? 날씬해서 좋아했는데 살이 찌면 헤어질건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람 그 자체, 변하지 않는 가치가 아니라 외적인 것, 주로 시간이 흐를수록 변하는 가치에 집착하다가 사랑도 식고 만다.

물론, 이왕이면 다홍치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하필 명문대 출신이면 솔직히 더 좋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하필 부자면 나쁠 건 없다. 하지만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되지 싶다. 사랑이 우선이고 조건이 다음이다. 조건은 없어도 그만이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조건을 앞세운다. 조건이 떨어지면 사람 자체를 별로라고 인식하는 사회인 듯 하다.

그런 관점에서는 나도 진정한 사랑을 해 본적이 있는지 반문한다. 최근에야 사랑이 무언지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상대가 아프면 정말로 내 가슴도 아프고, 내가 가진 모든 걸 줘도 아깝지 않은 그런 진한 사랑을 하면서 한 세상 살다가 가고 싶다. 사람이 사는 큰 이유이지 않겠는가?


가슴 깊이 사랑하는 아내 영란씨를 보낸 창원씨는 눈물로 나날을 보냈다. 아직 너무 젊은 아내가 병에 걸리면 저 정도로 간병을 해줄 수 있는 사랑이, 그런 사랑을 떠나 보내고도 잊지 못해 가슴에 품고 사는 그런 사랑이 아직 한국에는 이토록 많을거라고 믿는다.


영란씨를 떠나 보낸지 어언 10년. 한창 혈기왕성한 나이에 다른 여자를 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창원씨는 여전히 영란씨를 잊지 못하고 눈 시울을 적시며 산다고. 지금은 영란씨가 떠난지도 20년이 다 되어 간다. 창원씨는 지리산 어딘가에서 영란씨를 품고 산다고 한다. 진짜 사랑이다. 하지만 이제 창원씨도 자기 몸 좀 추스르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가수 이승환씨가 이 다큐를 보고 감동 받아서 만든 노래라고 한다. 이 노래로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살다가 보면 우리는 많은 연애를 한다. 하지만 '진짜 사랑인가?', '정말로?' 라고 반문해 보면 쉬이 대답하기 어려운 케이스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번씩 이렇게 내 모든 걸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인연이 잘 이어지면 오래도록 잘 지내기도 하지만, 인연이 아니면 가슴 아프게 이별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가 정말 마음 아픈 경우일 것이다.

2023년 11월 8일
송종식


2023년 3월 16일 목요일

저출산의 본질은 집값에 있는 게 아니다 (feat. Hypergamy Instinct)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어른들이 출산율과 관련해서 엉뚱한 소리만 하신다. 영 답답해서 글을 하나 쓴다. 핵심과 본질은 다른데 있다.

집값이 비싸서.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서. 다 맞다. 그런데 본질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저출산 예산에 백 몇 십조를 퍼부었다고 한다. 그런데 출산율은 요지부동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냥 두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정책을 만들고, 목소리를 내고, 힘을 가진 노인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아무리 애를 낳으라고 해봐야 반발심만 커질 뿐이다. 

새도 먹이가 떨어지면 둥지를 짓지 않는다고 한다. 번식도 멈춘다고 한다. 하물며 인간이라고 별 다를까.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하다. 서울의 기능을 분산한다고? 서울 기득권을 깨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이 군부 정권이어서 누군가가 총칼로 강제하지 않는 이상.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서는 출산을 하지 않는 통계가 있다고 한다. 거슬러 돌아가면 또 집값 문제가 나온다. 사는게 팍팍한데 아이를 언제 갖나. 그런데 이것 역시 본질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연애는 여자가 승낙하고, 결혼은 남자가 승낙하는 게임이라고 한다. 하지만 성관계의 관문은 언제나 그렇듯 여자가 열쇠를 쥐고 있다. 여자가 허락해야 성관계가 이루어진다. 결혼은 한 사람의 성을 배타적으로 영구히 이용하겠다고 상호 약속하는 강력한 법적 구속이다. 

사실 이게 빠지면 남자 입장에서는 결혼을 할 유인이 상당 부분 사라진다. 여기에 반기를 드는 남자가 있다면, 나는 그와 인연을 끊을 것이다. 솔직하지 못한 사람. 자 그렇다면 여자는 왜 결혼을 하는가.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 있고 싶어서? 아마도 그런 것은 한때의 기분에 불과하다. 내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환경을 장기간 제공할 수 있는 남자와 결혼할 것이다. 남자는 항상 '저 여자 뱃속에 아이가 내 아이가 맞을까'하는 의심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여자는 '내 뱃속에 있는 아이는 100% 내 아이야'라고 편하게 생각한다.

여기서 여자가 가진 고유한 특징인 하이퍼가미 본능(Hypergamy Instinct)이 등장한다. '일반화의 오류'니 '그렇지 않은 여자도 있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사양한다. 나는 큰 경향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


여성인권 신장, 미디어의 발달로 시간이 흐를수록 여성들의 하이퍼가미 본능은 극대화 되었다

남자들은 '오르지 못할 나무'에는 잘 도전하지 않는다. 여자들은 자기보다 급이 낮은 남자는 아예 배제하며 최상위권 남자는 여자를 '독식'한다. 하이퍼가미 본능에 의한 번식 전략에 실패한 대다수의 여성들은 '미혼의 길'을 선택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하위권 남성들도 함께 미혼으로 살아가며 도태된다.
자료 : 유튜버 로미언니

하이퍼가미 본능이란 간단하다. 여자는 자기보다 떨어지는 남자를 배제한다. 자기보다 조금 더 낫거나 압도적으로 나은 남자를 만나고자 한다. 남자는 외모만 예쁘면 자기 보다 떨어지는 여자와 잘 만난다. 그러나 여자는 그렇지 않다. 이게 출산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키팩터라고 생각한다. 여성 고학력자, 여성 고소득자가 늘어나면 혼인율은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출산율 이전에 혼인율이 중요하다. 그래서 혼인율을 봐야 한다. 혼인을 해야 아이를 낳는다. 혼인율 자체가 바닥을 치고 있다. 

어쨌든 과거에는 남자가 상대적으로 여자보다 공부도 하고, 돈도 더 많이 벌었다. 여자는 상대적으로 남자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았다. 그러니 결혼도 쉽게 하고 아이도 많이 낳았다.

여성의 하이퍼가미 본능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자료 : 세계일보

보이는가? 남성은 학력이 낮을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결혼을 '못'한다. 반면 여자는 학력이 높을수록, 소득이 높을 수록 결혼을 '안'한다. 저출산 현상의 핵심이다.

'북한 출신 이성과 결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참여한 여성 100%가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 이 역시 여성의 하이퍼가미 본능을 통계로 잘 보여주는 사례다
자료 : 비에나레

서울에 인구밀도가 높고, 내집이 없어도 남자는 언제든 결혼할 수 있다.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면 결혼식은 제외하고 반지하에서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여자는 아니다. 주변 친구들 의식도 해야하고, 본능에 내재된 하이퍼가미 본능이 반지하에서 시작하자고 말하는 남자는 필터링해서 걸러낼 것이다.

지금보다 가부장적이었고 여성 인권수준이 엉망이었던 과거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보라. 1960년대에는 6명에 달했다. 여성인권을 억압하는 이슬람의 무서운 번식력(!)을 보라. 머지 않아 이슬람이 세계를 집어 삼킬지도 모른다. 기독교를 주축으로 하는 서구 사회는 저출산의 망령에서 못 빠져 나오고 있다. 반면, 이슬람의 인구는 무서울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한 세대에 아이를 6명~9명만 낳아도 두 세대만 지나면 폭발적으로 인구가 불어난다. 실제로 영국 런던에서 출생하는 아이 중 가장 많은 이름이 '무함마드'가 된 것도 오래된 이야기이다.

아마도 출산율의 가장 강력한 키팩터는 '여성의 하이퍼가미 본능을 사회적으로 억제하는 것'이겠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을 낮추고,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게 만들고, 왕자님이 나오는 드라마는 방송을 금지하고, SNS 사용을 막고, 여자들끼리 서로 이것저것 자랑하면 징역을 보낸다. 이러면 출산율은 무조건 오른다. 장담한다.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면 출산율은 낮아지는 유의미한 통계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본질은 여기에 있는데 엄한데서 먹물 뿌리는 사람들을 보니 답답하다. 그래서 글이 좀 과격했다. 이 정도 과격하게 썼으니 어떤 이야기인지는 모두 아시리라 생각한다. PC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사회다. 그러다 보니 다들 저걸 알고 있으면서도 '감히' 입 밖으로 이야기를 못 꺼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PC주의가 이렇게 위험하다. 

PC주의는 사람들이 사회 문제를 해결할 때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그래서 나중에는 더 큰 사회적 위험을 초래한다. PC주의가 도시 하나를 초토화 시킨 사례가 있다. 궁금하신 분은 영국의 '로더럼 아동 성 착취 사건'에 대해서 찾아 보시면 된다. 대충 이슬람 출신 이민자에 대한 인권 보호 운운하다가 그들이 수 천명의 지역 아동들을 성폭행 하는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한 사건이다.

어쨌든 하지만 앞서 나열한 것들은 현실적으로 구현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나도 미친놈이 아니다. 설마 저걸 해야한다고 주장하기 위해서 쓴 글도 아니다. 

또, 복잡다단한 사회 문제 중 해결해야 할 부분이 '출산율'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사실상 위의 이야기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인권침해다. 당장 '종식씨의 딸부터 학교에 보내지 마시라'라는 이야기도 나올 것이다. 맞다. 그냥 저건 극단적인 상황을 끌고 온 것이니, 우리나라에서 실행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한편, 여성을 억압하면 그 사회의 다른 부분들의 발전이 늦어져 버린다. 지구에서 가장 발전되었거나 선진국인 나라들을 보면 여성 인권을 중시한다. 그리고 여성의 잠재력과 노동력을 충분히 활용한다. 출산율 지표를 하나 올리겠다고 여성을 억압하자는 논리는 여기서 막혀 버리는 것이다.

뭐가 어찌 됐든 나는 사람이 하는 인위적인 것도 모두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다. 그렇다면 여러 복잡한 이야기의 결과로 저출산이 진행되는 것도 자연선택의 일부라고 본다. 한국인이 자연선택 문제에서 도태되고 있는거다. 자연이 말한다. '한국인 개체수는 좀 줄여야겠다.' 그래서 글 도입부에 '그냥 두면 된다'고 말했다. 1,000조를 퍼부어도 저출산 문제는 당장 해결이 안될거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나라에서, 어른들이 관심을 끄면 그때부터 바닥을 찍고 출산율이 높아질지도 모른다. 자꾸 저출산으로 겁을 주니 더 안 낳는다. 남 눈치를 보는 사회다. 그래서 남들이 안 낳으니 나도 낳지말자는 생각도 많을 것이다. 저출산 이야기를 언론에서 완전히 감추어 버리는 게 역설적으로 출산율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인이 '소멸'된다는 자극적인 워딩에 끌려 다닐 필요가 없다. 개체수가 줄다가 어느 정도 선에서 쾌적해지는 시기가 오면 출산율은 반등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이있다. 이런 분위기가 오래도록 가다 보면 사람들은 '외로움'이라는 벽에 부딪힌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신기하게도 여성의 하이퍼가미 본능이 사라지는 시기가 오리라 생각한다. 예를 들면 명문대 출신 여자와 고졸 남자가 만나서 결혼하거나, 돈을 잘 버는 여성이 경제적으로 무능한 남성과 결혼하는 현상이 정말 많아 질 것이다. 그래서 내 생각은 계속 그렇다. '그냥 두시라'. 그냥 두면 언젠가는 출산율은 반등한다. 

저출산에 고령화 문제가 엮이면서 사회보장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 노동인구가 감소하는 것 모두 중대한 사안은 맞다. 하지만 그 문제들은 자꾸 '출산율'에만 초점을 맞춰서 생각하면 아무런 해법도 찾지 못한다. 가임기 여성의 숫자도 크게 줄었다. 이제 저출산 문제에 집중해서 뭘 하려고 해봤자 원하는 결론에 도달하지도 못한다. 인구 감소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역설적으로 '인구'라는 발상에서 벗어나서 풀어야 한다. 인구를 벗어나면 다른 다양한 방법과 해법으로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부 저항이 있더라도 정년제를 완전히 없애 버리던가, 더욱 더 빠른 속도로 산업의 첨단화/자동화로 커버를 하는 등의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국민연금은 다 폭파 시켜버리고 그냥 돌려줬으면 좋겠다. 죽을 때 까지 열심히 일하자 모두! 노인이라고 언제까지 젊은 사람들이 주는 것만 받아 먹고 살텐가.

그리고 이제 '출산율 걱정', '출산율 아젠다'는 쓰레기통에 버리자. 더 말해봤자 해법도 안 나온다. 사회적 스트레스만 높아진다. 내 버려 두는 게 더 출산율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출산율 보다 남녀노소 한국인 한 명 한 명의 행복도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태어 나지도 않을 아이들을 위한 에너지는 그만 쓰자. 지금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힘을 더 쓰자. 

그리고 한국인 소멸 안된다. 걱정 안해도 된다.

2023년 3월 16일
송종식

본문에 대한 반론 추가 : 이스라엘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고 교육 수준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4명의 자녀를 낳는다. 이것은 이스라엘과 유대교 문화 자체가 '여자가 아이를 낳지 못하면 수치스럽게 여겨지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문화 자체가 아이가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다. 또한, 직장, 육아, 주택 문제를 사회가 모두 공동 부담한다. 현재 한국은 아이를 짐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그리고 아이를 낳으면 독박 육아의 지옥에 빠지게 된다. 이스라엘에서 참고할 부분이 보인다.


2021년 8월 3일 화요일

저출산, 고령화 절대 수혜 산업: 반려동물 산업

"반려동물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더 성장하여 얼마 후에는 국내에서만 6조 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이다."

이제 이런 이야기는 아주 식상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사실 반려동물 산업이 성장세를 구가한 건 꽤 오래되었습니다. 또, 반려동물 산업이 성장산업이라는 것에 반기를 들 사람도 없습니다.

그리고 무주공산인 이 분야에서 넓은 땅뙈기를 차지 하기 위해서 수 많은 회사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그 중에는 대기업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 분야에는 이렇다 할 국내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장, 멍냥이들이 쓰는 용품이나 먹는 음식들만 해도 대부분이 수입산이거나 난립한 군소업체들의 제품들입니다. 지금도 많은 대기업들이 이쪽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는 있지만 그들이 판을 키워 살아남을지 기존의 다른 큰 자본들이 그랬던 것 처럼 힘도 못 쓰고 사라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반려동물 산업: 저출산, 고령화 수혜를 업고 수직이륙!


주변에 확실히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집이 늘었습니다. 아이없이 살기로 약속한 딩크족은 아이대신 반려동물을 자식삼아 키우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세상에서는 이미 이들을 딩펫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서 부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강아지를 산책 시키거나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 하는 모습을 이제는 정말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제 우리나라 가구 형태의 대세는 1인+2인 가구인데 1인+2인 가구도 적적함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펫을 키우는 가구가 아주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료 : KB경영연구소

올해 KB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예상대로 아이가 있는 부부들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만족도가 가장 낮습니다. 아무래도 이 계층은 아이를 키우기도 버겁고, 또 아이를 통해서 충분히 애정과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앞서 예상한대로 딩크족과 1인가구에서 만족도가 높게 나옵니다.

자료 : 시사캐스트

1인 가구의 경우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얻는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러나 아직 1인 가구 중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10% 초반대 수준입니다. 나머지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중 절반 조금 넘는 사람이 반려동물을 앞으로도 키울 의향이 없다고 하고 나머지는 키워 볼 의향은 있다고 하니 아직 반려동물의 절대적인 숫자는 더 증가할 여지가 큽니다.

자료 : 매일경제

1인가구가 늘어나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너무나 당연하구요. 앞으로도 더 늘어나는 것이 기정 사실화 된 부분이죠. 2인가구도 딩크족이나 아이들을 분가시킨 노인 가구들이 많으니 펫펨족 편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보아야 하는 계층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는 1인 가구와 2인 가구가 한국의 표준적인 가구 형태가 되었습니다.

자료 : 동아일보

저출산, 고령화를 생각하면 나라의 미래가 걱정될 정도로 답답한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도 특정 산업은 수혜를 입고 성장을 하겠죠?

벌써 치열한 시장 세그멘테이션


투자관점에서 반려동물 산업이 매력적인 부분은 많습니다. 

우선은 앞에서 살펴 본 대로 국내에서만 해도 절대적 Q 그러니까 키우는 사람, 키울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고양이나 강아지 한마리를 키우다 보면 한두마리 더 키우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다시 Q가 증가합니다.

애견인, 애묘인 입장에서는 슬프지만 강아지나 고양이는 수명도 짧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나 강아지를 아예 안 키워 본 사람은 있어도 일생 한마리만 키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들의 수명이 짧다보니, 펫산업은 더 활기차게 돌아갑니다. 아기때 먹던 것과 용품들은 나중에 또 사야되고, 혹시라도 아이가 죽으면 장례를 몇번이나 치러야합니다. 저도 최근에 사랑하는 강아지의 장례를 치르고 왔습니다. 주말 밤늦은 시간이었는데도 외진 곳에 있는 장례식장의 화장장은 풀가동 되고 있었습니다. 장례식장의 주차장은 만석이었습니다. 게다가 장례비용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비쌌습니다. 아이의 죽음은 슬펐지만 그 장례식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반려동물 산업이 매력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시장이 갈수록 세분화 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고급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P와 Q가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료 : KB경영연구소

개인적으로 아직 국내 반려동물 시장의 Q 업사이드는 상승할 수 있는 룸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분들은 강아지들의 음식을 보면 깜짝 놀랄 것입니다. 강아지들이 먹는 음식은 이제는 종류만 많은 것이 아니라 재료도 정말 고급화 되었습니다. 또 강아지들이 이용하는 장남감과 씹을거리들도 정말 다채롭습니다.

강아지 전용 호텔과 미용실이 생긴 건 이미 오래되었고 프랜차이즈 유치원도 나올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강아지 전용 건강관리 IoT 기기를 비롯해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고 강아지가 살기 좋게 설계된 빌라단지도 분양되어 팔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먹고, 입고, 씹고 아프면 병원가고의 수준을 넘어서 정말 사람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다양하고 세분화된 시장과 제품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또 그것들은 가격도 비쌉니다.

강아지를 자식처럼 키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강아지에게 아낌없이 돈을 척척 쓰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도 가끔 놀랍니다.

해외는 이미..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수준이 우리보다 훨씬 선진적인 서구권에서는 이미 이쪽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충분히 입증이 된 상태입니다. 제가 관심을 갖고 트래킹하고 있는 회사들의 실적과 주가 추이는 놀랍습니다. 종목을 추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우리보다 발빠르게 움직인 나라들과 회사들의 여정을 살짝만 지켜보자는 차원에서의 공유입니다.

조에티스의 실적추이 <자료: investing.com>
조에티스의 주가추이 <자료: 구글파이낸스>

위의 자료는 반려동물과 가축용 백신과 의약품을 만드는 조에티스의 실적과 장기 주가 추이입니다. 조에티스는 화이자에서 분사되어 나온 회사입니다. 탄탄한 이익률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츄이인코퍼레이션의 실적추이 <자료: investing.com>

츄이인코퍼레이션의 주가추이 <자료: 구글파이낸스>

츄이인코퍼레이션은 반려동물 사료와 용품계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회사입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도의 맞춤 구독 서비스와 배송 서비스로 빠르게 두터운 팬층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익은 거의 내지 않고 있지만 매출 성장속도가 예전 아마존을 보는 듯 합니다.

국내 시장은 너무 세분화가 되고 있어서 펫푸드 시장만 간략하게 보겠습니다.

자료 : 유로모니터, 데일리벳

우리나라 펫푸드 시장은 아직 이렇다할 1인자가 없는 상황입니다. 로얄캐닌이 오래도록 1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점유율이 거의 비등비등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위의 그래프에는 나오지 않은 수 많은 군소업체들이 난립한 상황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OEM, ODM 열풍을 타고 개인사업자들도 이 시장에 대거 진입하고 있습니다.

자료 : 유로모니터, 데일리벳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에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던 로얄캐닌을 제치고 ANF로 유명한 우리와가 업계 1위로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지만 아직 확고한 1위 자리를 차지한 회사는 없는 상황입니다. 국내 펫푸드 사료 시장만 이제 1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이 시장을 절반만 차지해도 연매출 5,000억이 넘는 대형 회사가 됩니다. 그런 회사를 찾고 있습니다.

아직은 해외 업체와 군소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분명히 이 동네도 교통정리가 될텐데 어떤 회사가 왕좌에 오를지 골라내는 안목이 있으면 큰 돈을 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에티스나 츄이와 같은 텐베거 기업들이 나와주리라 기대하고 또 믿습니다.

2021년 8월 3일
송종식 드림


2021년 3월 3일 수요일

개발자 몸값 폭등 현상, 왜?

Unsplash @boshkov

온갖 산업계로 번지는 빅쇼티지 트렌드


작년부터 투자판에서는 숏티지 트렌드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원사 숏티지, 스판덱스 숏티지, 골판지 원지 숏티지, 차량용 반도체 숏티지, MLCC 숏티지, 항공 물류 숏티지 등.

코로나로 길거리 경제가 멈춰선 가운데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은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반면에, 몇몇 기업과 산업들은 대호황을 맞으며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빅 쇼티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공급도 숏티지


최근에는 원재료나 물건 뿐 아니라 사람도 숏티지가 나는 분야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바로 개발자들입니다. 보통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고도 부르고 개발자라고도 부릅니다. 그리고 숏티지가 나는 분야는 주로 게임과 웹/모바일 서비스 분야입니다. 

넥슨이 전직원 연봉 800만 원 인상에 개발직 초봉 5,000만원 지급을 선언하면서 판교발 개발자 몸값 인상 폭풍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어서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개발직군 연봉 2,000만원 일괄 인상에 신입사원에게 초봉 6,000만원을 지급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부동산 서비스를 하고 있는 직방도 개발직군 연봉 2,000만원 인상에 신입사원 초봉 6,000만원 지급, 경력직 개발자 이직 시 보너스 1억원을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당근마켓은 연봉 하한선을 5,000만원으로, 토스는 스톡옵션 1억원, 네이버 파이낸셜은 초봉 5,000만원, 스타트업 베이글코드는 개발자 연봉 2,300만원 일괄인상, 쿠팡은 신입사원 초봉 6,000만원에 경력직 이직시 보너스 5,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개발자가 중요한 스타트업과 소프트웨어/인터넷/모바일/게임 기업들이 개발자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발자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누구이고, 왜 이렇게 개발자 몸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개발자란?


아주 오래전에는 프로그래머라는 단어를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개발자라는 단어를 더 많이 쓰는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고도 합니다. 이 사람들의 손에서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서비스도 나왔고, 쿠팡과 같은 대형 쇼핑 서비스도 나왔으며, 우리가 즐겨하는 여러가지 게임들도 나왔습니다.

손에는 잡히지 않지만 컴퓨터 안에서 돌아가는 모든 것을 창조해내는 사람들입니다.

과거에는 윈도우와 같은 운영체제 베이스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웹과 모바일 베이스에서 이용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웹개발자와 모바일개발자들, 그리고 게임개발자들이 통칭 개발자라고 불립니다. 소프트웨어 개발분야는 이들 분야 외에도 다양하고 넓은 분야가 있지만 거의 전 산업분야가 전산화되고 또 이것이 통신으로 연결되면서 웹개발자와 모바일 개발자들의 몸값이 높아졌습니다.

머지 않은 과거에는 웹개발자는 개발자로 안 쳐준다고 조롱을 당할 정도로 무시를 당했었습니다. 웹마스터 시절에는 웹개발자라는 직군도 불분명했지만, 메모리를 건드리거나 고난이도의 알고리즘을 짜는 등의 일을 할 일이 거의 없었던데다 분야도 한정적이고 웹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 난이도도 낮았기에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양상이 완전히 변했습니다. 웹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폭 넓은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또 웹개발도 프론트엔드, 백엔드, 인프라 등으로 세분화 되면서 각 분야의 기술이 고도화 되었고 알아야 하는 깊이도 더욱 깊어졌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전 산업이 디지털화, 전산화, 네트워킹화 되는 언택트 시대가 되면서 이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구인 대란이 일어난 개발자들은 어떤 개발자들인가?


먼저, 모든 개발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회사에서 현금을 쏟아 부으면서 데리고 오려고 하거나, 지키고 싶어하는 개발자들은 다음과 같은 개발자들입니다.

1) 혼자서 프로덕트 하나를 완성해서 운영해 본 경험이 있거나, 그것이 가능한 수준의 사람. 2) 지시하는 코드만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 혼자서 10명 내지 100명 또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사람. 3) 개발 뿐 아니라 기획력이 있고 기술의 전과정을 이해하고 있으며 설계 또한 가능한 사람. 4) 꼭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본 경력, 소위 짬밥이 두둑해서 여러가지 문제 해결 케이스를 갖고 있거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 5) 끊임없이 학습하며, 신기술 도입에 거부감이 적고,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사람. 6) 컴퓨터 사이언스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네트워크 관련 기술에 대한 이론적 토대가 탄탄한 사람.

그러니까 SI나 SM 위주로 해 온 사람들보다는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쿠팡과 같이 자체적으로 대규모 서비스를 보유한 곳에서 오랜 기간 실력을 키웠거나 그보다 규모는 작더라도 스스로 서비스를 기획하고 설계해서 구축, 운영해 본 혹은 그 정도의 역량이 있는 사람들 중심의 개발자가 이번 개발자 대란의 중심에 있는 개발자들에 해당합니다.

아쉽게도 이제와서 '코딩 좀 배워볼까?' 하는 분들께는 별로 해당 사항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개발자들 중에서도 특 A급 개발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지금 배우기 시작하는 분들도 재능이 있는 분들이 있으시겠지만 당장 멋진 결과를 얻긴 힘들고, 재능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열정과 시간을 투여해야 하고 끈기가 필요합니다.

전산화, DT화 수요는 넘쳐나지만 개발자는 한정적


최근에 노조 비슷한 것이 생긴 것 같습니다만 사실상 개발자들은 노조를 만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노조에 별 관심도 없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직이 쉽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공장에 일하는 사람들은 노조를 결성하여 세를 과시합니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생산시설은 한정적으로만 존재합니다. 그곳을 떠나면 밥을 굶어야 합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원하는 곳은 원래도 많았습니다. 노조를 만들고 싸우고 하느니 그냥 이직을 하면 됩니다.

원래도 세상은 빠르게 전산화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전산화에 필요한 직군이 일부 회사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회사에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오프라인에서 장사를 하던 회사들까지 온라인화 또는 DT화를 진행하면서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게 됩니다.

그러나 쓸만한 개발자의 숫자는 한정적입니다. 학원이나 대학에서 마구 가르쳐서 찍어낸다고 찍어지는게 개발자라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개발직군에 대한 숏티지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창업 문턱이 낮아졌다


사실 위에서 열거한 조건을 만족하는 A급 개발자들은 이직도 쉽지만 창업을 하기도 쉽습니다. 회사들은 죽는 소리를 하지만 사실 연봉 2,000만원을 올려주고 개발자를 데리고 있는게 훨씬 싸게 먹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과거 웹마스터 시대때는 혼자서 웹사이트 기획, 디자인, 개발, 인프라 구축 까지 모두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웹2.0 패러다임을 거치면서 기획, 디자인 직군은 물론이고, 퍼블리싱, 프론트엔드, 백엔드, 인프라가 모두 세분화 되어 각 분야가 모두 전문 직군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각 분야의 일을 수월하게 할만한 여러가지 좋은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 그리고 툴과 오픈소스들이 많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요즘은 다시 개발자 혼자서 무언가 구현하고 만들어보기가 쉬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획이야 개발자 머리에 있으니 슥슥 뽑아내면 될테고, 디자인을 특별히 잘 하지 않아도 드리블이나 피그마 같은 곳에서 남들이 해놓은 멋진 디자인을 짜깁기 하기도 좋아졌습니다. 그게 싫으면 부트스트랩과 같은 것들을 사용하면 디자인을 하지 않고도 멋진 디자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퍼블리싱, 프론트엔드, 백엔드야 개발자 입장에서는 전문분야이니 러닝커브를 거의 들이지 않고 코드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인프라도 AWS 같은 걸출한 서비스의 도움을 받으면 땡입니다. 심지어 머신러닝을 간단하게 사용하고 싶으면 ml5js 같은 걸 쓰면 되구요.

물론 기획-디자인-개발을 탁월하게 다 잘하는 사람들도 봤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개발자 혼자서 서비스를 만들어서 창업을 하기가 너무나 쉬워진 시대입니다. 타사에 개발자를 뺐길까 전전긍긍 할 뿐 아니라 개발자가 자기 회사를 차려서 나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도 소프트웨어 회사들 입장에서는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 그런 사람들이 대개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개발자들일테니 더욱 그렇습니다.

1인 개발자로 성공한 사례는 이제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 실력이 조금 있는 개발자들은 누구나 그 길을 꿈꾸지 않을리 없습니다. 이 부분은 스티브잡스가 남긴 커다란 유산 중 하나인 앱스토어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예전같으면 소프트웨어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유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했는데, 이제는 앱스토어만 통하면 개발자 혼자서 전세계에 소프트웨어를 유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방구석에서 말이죠.

억지 코딩 교육은 별 효과 없을 것


판교발 개발자 연봉 인상 대란을 본 맘카페 어머니들도 일부 동요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것도 어찌보면 또 다른 FOMO일지 모릅니다.

"저희 아이 코딩 교육 시켜야겠어요. 파이썬을 가르치면 되나요?"
"코딩 교육 어디 학원에서 잘 가르치죠?"
"수학을 잘 해야 한다고 하던데 수학 학원부터 집중적으로 보내도 되나요?"

어머니들은 이런 질문을 쏟아내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별 도움도 안됩니다. 대부분 개발 잘 하는 개발자들을 보면 누가 시켜서 시작한게 아니라 자기들이 좋아서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이들 중에는 명문대학교를 나온 사람도 많지만 의외로 고졸이나 전문대 출신도 많습니다. 어릴적부터 컴퓨터가 좋아서 컴퓨터에 미쳐서 살던 사람들이 커서 개발자가 된 것이죠. 부모님이 코딩 교육을 억지로 강제한다고 해서 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혹시 아이가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면 부모님이 하실 것은 딱 두개입니다.

1) 좋은 컴퓨터를 사주고, 2) 아이에게 관심을 끄는 것.

개발자들이나 컴퓨터 오타쿠들이 과거 nerd 취급 당했던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제는 너드가 아니라 인싸들이 되었지만..

시대는 늘 변한다


아이 양육의 관점에서 또 하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시대는 늘 변하니 유행에 나와 아이의 인생을 걸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법대의 인기가 치솟고, 어떤 때는 컴공의 인기가 치솟으며 또 어떤 때는 의대의 인기가 치솟습니다. 매번 남들이 만들어 놓은 잣대인 인기라는 틀만 좇다보면 정작 내 인생과 자녀의 인생을 놓치게 됩니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일정 부분 놓아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지금 인기있고 유행이라고 아이에게 그걸 배우라고 자원을 다 쏟아부었는데 유행이 변해버리면 답도 없습니다.

인구감소, 사람이 귀해지는 소리


이 부분은 조금은 비약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보면서 과거부터 생각했던 부분 중 하나를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저출산과 인구감소를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기업과 정부다"

노동력과 시장이 줄어드니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반면에, 사람이 귀해지니 일반 시민들은 더 귀한 대접을 받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A급 개발자에 한정된 이야기인데다 기업들도 기업들 나름대로 인간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하겠지만 말입니다.

2021년 3월 2일
송종식 드림


Bonus, 개발자가 되기 위한 로드맵(출처 : github)



추가로 모바일 개발을 하려고 하면 iOS, Android 개발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고 서비스에 간단한 기능을 하는 AI라도 붙이려고 하면 머신러닝에 대한 공부도 되어야 하겠습니다.


2021년 1월 27일 수요일

저출산의 원인이 의외로 돈 문제만이 핵심은 아닐수도

투자환경에서 인구문제는 신경써서 봐야하는 중요팩터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재작년에는 저출산과 관련해서 만고 제 생각을 유튜브에 간단하게 찍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동물도 먹이 잡기가 힘들면 출산을 줄이는데 인간이라고 다르지 않을것이라는 점. 단순히 예산 100몇조를 투입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라는 점. 일정부분 인구감소와 인구충격을 피할수는 없겠지만 자연섭리에 맞춰 그냥 놔두다보면 저점을 찍고 언젠간 반등하지 않겠냐는 것이 영상의 주요 요지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혼인 5년이하 신혼부부 동생들 몇몇을 인터뷰하면서 아주 재미있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 일수도 있는데다 제 주변 몇몇의 표본에 불과하다보니 이들의 생각을 일반화하기는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통계적 가치는 전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젊은 신혼부부들의 생각 깊숙한 곳을 조금은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동생들을 인터뷰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저런 이야기도 흘러나오게 되었습니다. 동생들은 대부분 맞벌이였고, 부부 모두 대기업 이상의 회사에 다니는 중산층이나 중상층 정도의 부부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평생'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합의한 커플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부부관계가 나쁘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되레, 아이를 키우는 부부들보다 부부관계는 더 좋아보였습니다. '아이가 없으면 늙어서 외롭지 않겠느냐?', '그래도 핏줄은 남기고 싶지 않느냐?'와 같은 이야기들은 이미 숱하게 들어서 이골이 난 상태라고 합니다.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한 이유에 '돈'은 크게 관여하는게 없었습니다. 그들은 오로지 '자유'를 추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사생활을 문란하게 하겠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옛말에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는 온 마을의 정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데는 많은 품과 정성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개인의 자유로운 삶에 무게를 두는 젊은 부부들이 많습니다. 아이에게 빼앗기게 될 젊음과 에너지와 시간에 대해서 두려움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무자식으로 이를 차단하여 뺐기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그것을 오롯이 자신이나 자신이 사랑하는 배우자와만 쓰겠다는 생각이 뿌리깊히 박혀 있었습니다.

이들 중에는 여행을 좋아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아이가 없는 지금은 둘이 원하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있으면 그런 것이 안되지 않느냐는 대답도 많이 돌아왔습니다. 비단 여행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이것을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이기심 쯤으로 치부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차원의 이야기만 오가서는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절대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 타인의 삶과 가치관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도 없습니다. 그래서 젊은 딩크족 부부들의 가치관과 삶도 존중합니다.

그들은 또 이런 이야기를 입모아서 말했습니다. 

"나라에서 백날 천날 돈 퍼다준다고 하고 집지어 줘도 애는 안 낳을거에요. 적어도 우리에겐 아이 안 낳는게 돈 문제가 아닌데 자꾸 돈 문제로 귀결 시키는 게 헛발질 하는 것 처럼 보여요."

연로하신 정책 당국자와 입법 관련자들은 이 부분을 확실히 알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들 중 일부 키맨은 이것을 알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구실로 막대한 저출산 예산을 잡아서 전혀 관련없는 곳에 돈을 퍼부으며 세금을 해먹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어쨌든 앞서 서술하였듯이 이들 부부는 부부 모두 대기업에 근무하는 맞벌이가 많았습니다. 돈 문제 보다는 개인의 자유 문제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만약에 이들이 재벌이나 건물주 급으로 아예 자본이 많다면 아이를 하나나 둘 정도 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애매하게 중산층이나 중상층이라서 저렇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중산~중상층 부부는 굳이 아이 키우기가 아니라도 소비할 수 있는 자원과 시간이 많습니다. 여유 시간에는 카페에 앉아서 시간을 때우고, 가끔은 네일아트를 받기도 하며, 부부끼리 의기투합하면 제주도나 일본쯤은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도 있고 분기에 한번씩 먼 곳 까지 여행을 다녀올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데, 그것을 다 포기하고 육아에 내 인생을 갈아 넣는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을것입니다.

이들과 반대로 경제적으로 곤궁한 대부분의 젊은 부부들은 말 그대로 먹고 살기도 힘들기 때문에 자연선택과 본능 그대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에서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해방된 사람들만이 아이를 가질 것입니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젊은층이 개인의 시간적 자유 문제 또는 돈 문제로 인해서 아이를 갖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경제나 사회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인구도 일정부분 충격적으로 줄어들다가 다시 바닥을 찍고 오르는 시점이 있을것입니다. 다만 정책은 그 시점을 오지 않게 하거나 바닥을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잡기 위해서 시행하는 것들이 많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힘든 부부들에게는 경제적 어려움을 풀어주는 문제 먼저 해결해줘야 할것이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아이로 인해 자유를 뺐기기 싫어하는 부부들에게는 그에 합당하는 세분화 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전자에게는 당연히 믿을만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이슈일 것이고, 후자에게는 아이를 낳더라도 자유를 해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많이 개발되어야 할것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을 보면 소득 최하층의 일자리는 더욱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고, 또 그것을 부채질하는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일단 물리적으로도 가임기 여성의 숫자가 이미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모두 아이를 둘씩 낳더라도 직면한 인구 충격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인구는 국가의 기본적인 경쟁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인구 감소가 무산 계급에게는 도리어 복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복된 인구감소를 지배계급이 보고 가만둘리 없다.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이나 해외의 질 떨어지는 외노자를 대거 유입시켜 무산 계급의 해방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미래가 어떤식으로 펼쳐질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젊은층 중 많은 사람이 경제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넉넉하더라도 자신의 자유와 아이를 맞바꾸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많은 기성세대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2021년 1월 27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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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8일 목요일

자녀의 미국 시민권 관련 잡담

10여년 전 지인과 자녀의 시민권 관련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어렴풋이 생각나는게 있어서 그때의 대화를 각색해서 더 늦기 전에 그때의 기록을 남겨둡니다.

출처 : pixabay.com

대화 (feat. 미국시민권)


+ : 저, = : 지인
대화 시기 : 2010년대 초반

질적, 구조적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변화중인 한국 사회


+ 형, 곧 따님 출산하시죠?
= 응.
+ 형수님 미국에서 공부하시니까 아이도 미국 시민권 따겠네요.
= 응, 그렇겠지. 근데 미국 시민권이 예전만큼 값어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 값어치가 있죠. 왜 없어요.
= 아들도 아니고, 아들이라면 군대라도 뺄텐데 (웃음)
+ 형. 저출산 기조가 계속 강해지고 있으니 지금 태어나는 여자 아이들도 군대에 가게될걸요?
= 설마, 여자애들을 징병할까?
+ 지금 추세면 2030~40년쯤엔 해야하지 않을까요? 만에하나 혹시라도 북한하고 전쟁이 나든, 아니면 통일 후 내전이 일어나든 절대적인 숫자의 보병은 필요한데, 남아들의 숫자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할거에요. 여자를 비전투요원으로 채워야 할지도 모르죠.
= 기계나 로봇으로 대체되지 않을까?
+ 일부 대체되긴 할텐데..
= 우리나라는 군문제는 민감하잖아.
+ 그렇긴하죠. 딸래미 정치 시킬거에요?
= 아니, 슈퍼개미시킬건데.
+ 푸하하. 그럼 뭐 형 하시고 싶은대로 하는거죠.
= 국가를 위한 마음을 갖고 살아야지.
+ 당연하죠. 저는 군복무도 마쳤고, 지금껏 국가에 연금이며 세금도 잘 내고 있는걸요. 그리고 당연히 내나라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 의무는 이행했으니 자유는 제 권리죠?
= 그래. 할말은 없네. 그런데, 너도 아이는 미국 시민권 가질 기회가 있으면 갖게 하고 싶다고?
+ 네, 기회가 있다는 전제하에서요. 그리고 꼭 미국 시민권을 딴다고 대한민국을 사랑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죠. 편견이에요.
= 그건 그렇지.
+ 그리고, 우리나라는 얼마간 고령사회가 지나면 인구가 다시 줄어들거에요.
= 응. 그건 누구나 아는거잖아.
+ 네, 그러니까 앞으로 우리나라 밖에서 돈 벌어오는 게 더 중요해질거에요. 미국 시민권자라고해서 매국노라고 꺼지라고 배척하는 문화는 바뀌어야죠. 시민권을 갖고 있어도, 해외에서 살아도 한국을 사랑하는 한국 사람들인걸요.
= 그건 맞지.
+ 그리고 그 사람들이 해외에서 좋은 걸 많이 배우고, 또 그걸 한국에 전파하면 한국 본토에도 이익이죠.
= 응.
+ 해외에서 돈을 벌어서 한국으로 가지고 오면 그것도 한국 본토에 이익이죠.
= 그래 네 말에 일리는 있는데, 요즘 국적이 크게 상관이 있나. 한국 국적만 갖고도 잘 살 수 있어. 우리나라 여권으로 나갈 수 있는곳도 많고.
+ 네, 맞아요. 제 말은 억지로 원정출산을 하자는게 아니라, 지금 형수님처럼 기회가 된다면 굳이 마다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죠.
= 그래그래.
+ 그리고 커레이저스 채널이라고 들어보셨죠?
= 아니? 그게 뭔데
+ 유사시 한반도에 있는 미국인들을 일본이나 괌으로 탈출시키는 작전인데요. 뭐 그런 혜택도 받을 수 있지 않나요? 우리나라는 이념 대립의 화약고라서 늘 전쟁의 리스크가 있잖아요.
= 그렇군. 근데 나라에 일이 생기면 도망가라고?
+ 고려, 조선때부터 지금까지 국가 유사시 국가가 개인들 챙기던가요? 우리 몸은 우리 스스로 챙겨야 됩니다.
= 난 싸울건데?
+ 형이랑 저는 싸우고 딸래미는 해외에서 후방 지원 시키면 되죠.
= 하하.
+ 우리도 이스라엘과 유대인들을 벤치마크 할 필요가 있어요. 우리 영토는 한반도 뿐 아니라 세계무대로 생각하고 살아야 하고, 한국인들이 세계 곳곳에 침투해서 뿌리를 내려야합니다. 특히 미국 주류 사회에서 힘을 키울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이왕이면 아이들도 일찌감치 넓은 나라에서 교육도 시켜보고 더 큰 세상 물 먹여가며 경험을 쌓게해주는 것도 좋을거라 생각하구요.
= 그건, 옛날부터 사람들이 하던 소리네. 그리고 딸래미 낳는거 하나 가지고 생각이 너무 원대하게 뻗어나가는거 아니야? (웃음)
+ 네, 너무 당연한거니까요.
+ 아. 그리고 세금이요. 사람들이 지는 세금 부담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에요. 형이나 제가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는 나중에 급여의 절반이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떼이게 될거에요.
= 그건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야?
+ 지금 얼마 떼가는지 보세요. 그리고 큰 숫자는 추세가 잘 안 깨지고 움직이니까 계산한번 해보시면 답 나오죠. 저출산 고령화도 심해지고요. 기업들이 벌어오는 돈은 줄어드는데, 안에서 부양해야 하는 인구는 늘어나는 추세고..
= 그건, 나중에 집에가서 해볼게.
+ 네, 우리가 금수저나 다이아몬드 수저면 상관없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렇지 않기 때문에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봐요.
= 응, 그래.
+ 그리고 영어요. 국가에서 영어 교육에 쓰는 시간과 돈이 천문학적이잖아요. 그래도 영어를 잘 못하는 신기한 나라죠. 근데 돈이든 사람이든 해외로 나가야 하는 압력 때문에 우리 아이들은 비교적 어릴때부터 많이들 해외로 나갈거에요. 그리고 걔네가 성인이 되었을 때 해외 무대가 우리집 앞마당인냥 누벼야 하구요. 내수가 쪼그라드니까 당연히 그렇게 될건데. 영어를 못하면 까막눈으로 살아야 하는거에요. 영어 잘하고 못하는게 지금도 어느 정도 빈부격차 척도는 되지만 앞으로는 더 심해질거에요.
= 영어는 외국서 공부하는 와이프도 골치 아파해. 앞으로 참 여로모로 걱정이야. 우리 아이들 세대는. 그런데 너는 그렇게 생각이 많아서 머리 안 아프니? (웃음)
+ 네, 이런저런 생각하는 게 재밌어요. 어쨌든 형수님이 미국서 공부중이셔서 아이 보험하나 들어준다 생각하고 독수리 여권 만들어서 오시면 되겠네요.
= 니가 잔소리 안해도 알아서 할거야.

세세한 부분은 각색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대화의 큰 기조는 저랬습니다. 저 생각은 지금도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신문을 보다보면 가끔 깜짝깜짝 놀랄때가 있습니다. 제가 위에서 말씀드렸던 부분들 대부분이 제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현실화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그래서 서글프기도 합니다. 우리나라가 다시 펀더멘털이 빠르게 회복돼서 일어서야 할텐데 말입니다. 누군가는 지난 대선이 우리나라의 골든타임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고 아주 한참후에 기저효과를 통한 반등을 노려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7년 대통령 선거를 며칠 남겨두지 않은 저녁에, 제가 좋아하는 슈퍼개미 형님 한분이 그랬습니다. "여론 조사 결과로 보면 아마 다음 정권은 문재인 정권이 무난히 들어설거야. 그리고 우리나라의 모든 경제, 군사, 문화 지표가 문재인 정권때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탈거라고 생각해. 이전에 해둔 것들이 있어서 그나마 그때까지는 엔진이 돌아가는거지. 그리고 내리막길을 타는건 누구 개인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야." 참고로 이 형님은 정치 이야기로 싸우길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모든 현상을 냉정하게 보려고 노력하시는 분입니다.

우연히 맘카페 글을 보는데..


글을 게시하기전에 추가적으로 쓰는 부분입니다. 글을 다 쓰고나서 미국 시민권과 관련해서 뭘 좀 찾아보려고 검색엔진에서 미국 시민권 관련 글들을 검색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미국에서 아이 낳는 것과 관련해 몇가지 질문들이 여러 카페마다 올라와 있었습니다.

우선, 강남쪽 엄마들이 모인 카페는 분위기가 호의적이었습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그리고 또 어떤 꿀팁들이 있는지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분위기였습니다.

반면에, 약간 낙후된 지역이나 전국구 맘카페에서는 분위가가 정반대였습니다. '미국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범죄다.', '미국에서 아이를 낳는것은 매국이다.', '한국에서 꺼져라. 외국으로 꺼지고 우리나라에 치료 받으려고 들어오지마라'는 식의 저주섞인 댓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집값 몇푼으로 편가르기 하는 걸 싫어하고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무언가를 바라보는 태도와 사고방식의 중요성을 절감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는곳에 따라 해외 출산에 대한 인식이 저렇게나 다른 것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위의 대화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우리나라 재외국민의 숫자는 이제 곧 1,000만을 넘보고 있습니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단지 한반도에 살지 않는 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의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이방인 취급을 해서는 안될것입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국력이나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재차 강조하지만 그들을 우리나라가 발전하는데 필요한 원동력이 되도록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내수만으로는 더욱 답이 없기 때문에 해외에 있는 동포들의 자원과 네트워크의 중요도가 더 높아질것입니다.

2019년 11월 28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