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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3일 수요일

개발자 몸값 폭등 현상, 왜?

Unsplash @boshkov

온갖 산업계로 번지는 빅쇼티지 트렌드


작년부터 투자판에서는 숏티지 트렌드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원사 숏티지, 스판덱스 숏티지, 골판지 원지 숏티지, 차량용 반도체 숏티지, MLCC 숏티지, 항공 물류 숏티지 등.

코로나로 길거리 경제가 멈춰선 가운데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은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반면에, 몇몇 기업과 산업들은 대호황을 맞으며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빅 쇼티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공급도 숏티지


최근에는 원재료나 물건 뿐 아니라 사람도 숏티지가 나는 분야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바로 개발자들입니다. 보통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고도 부르고 개발자라고도 부릅니다. 그리고 숏티지가 나는 분야는 주로 게임과 웹/모바일 서비스 분야입니다. 

넥슨이 전직원 연봉 800만 원 인상에 개발직 초봉 5,000만원 지급을 선언하면서 판교발 개발자 몸값 인상 폭풍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어서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개발직군 연봉 2,000만원 일괄 인상에 신입사원에게 초봉 6,000만원을 지급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부동산 서비스를 하고 있는 직방도 개발직군 연봉 2,000만원 인상에 신입사원 초봉 6,000만원 지급, 경력직 개발자 이직 시 보너스 1억원을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당근마켓은 연봉 하한선을 5,000만원으로, 토스는 스톡옵션 1억원, 네이버 파이낸셜은 초봉 5,000만원, 스타트업 베이글코드는 개발자 연봉 2,300만원 일괄인상, 쿠팡은 신입사원 초봉 6,000만원에 경력직 이직시 보너스 5,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개발자가 중요한 스타트업과 소프트웨어/인터넷/모바일/게임 기업들이 개발자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발자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누구이고, 왜 이렇게 개발자 몸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개발자란?


아주 오래전에는 프로그래머라는 단어를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개발자라는 단어를 더 많이 쓰는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고도 합니다. 이 사람들의 손에서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서비스도 나왔고, 쿠팡과 같은 대형 쇼핑 서비스도 나왔으며, 우리가 즐겨하는 여러가지 게임들도 나왔습니다.

손에는 잡히지 않지만 컴퓨터 안에서 돌아가는 모든 것을 창조해내는 사람들입니다.

과거에는 윈도우와 같은 운영체제 베이스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웹과 모바일 베이스에서 이용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웹개발자와 모바일개발자들, 그리고 게임개발자들이 통칭 개발자라고 불립니다. 소프트웨어 개발분야는 이들 분야 외에도 다양하고 넓은 분야가 있지만 거의 전 산업분야가 전산화되고 또 이것이 통신으로 연결되면서 웹개발자와 모바일 개발자들의 몸값이 높아졌습니다.

머지 않은 과거에는 웹개발자는 개발자로 안 쳐준다고 조롱을 당할 정도로 무시를 당했었습니다. 웹마스터 시절에는 웹개발자라는 직군도 불분명했지만, 메모리를 건드리거나 고난이도의 알고리즘을 짜는 등의 일을 할 일이 거의 없었던데다 분야도 한정적이고 웹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 난이도도 낮았기에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양상이 완전히 변했습니다. 웹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폭 넓은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또 웹개발도 프론트엔드, 백엔드, 인프라 등으로 세분화 되면서 각 분야의 기술이 고도화 되었고 알아야 하는 깊이도 더욱 깊어졌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전 산업이 디지털화, 전산화, 네트워킹화 되는 언택트 시대가 되면서 이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구인 대란이 일어난 개발자들은 어떤 개발자들인가?


먼저, 모든 개발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회사에서 현금을 쏟아 부으면서 데리고 오려고 하거나, 지키고 싶어하는 개발자들은 다음과 같은 개발자들입니다.

1) 혼자서 프로덕트 하나를 완성해서 운영해 본 경험이 있거나, 그것이 가능한 수준의 사람. 2) 지시하는 코드만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 혼자서 10명 내지 100명 또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사람. 3) 개발 뿐 아니라 기획력이 있고 기술의 전과정을 이해하고 있으며 설계 또한 가능한 사람. 4) 꼭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본 경력, 소위 짬밥이 두둑해서 여러가지 문제 해결 케이스를 갖고 있거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 5) 끊임없이 학습하며, 신기술 도입에 거부감이 적고,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사람. 6) 컴퓨터 사이언스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네트워크 관련 기술에 대한 이론적 토대가 탄탄한 사람.

그러니까 SI나 SM 위주로 해 온 사람들보다는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쿠팡과 같이 자체적으로 대규모 서비스를 보유한 곳에서 오랜 기간 실력을 키웠거나 그보다 규모는 작더라도 스스로 서비스를 기획하고 설계해서 구축, 운영해 본 혹은 그 정도의 역량이 있는 사람들 중심의 개발자가 이번 개발자 대란의 중심에 있는 개발자들에 해당합니다.

아쉽게도 이제와서 '코딩 좀 배워볼까?' 하는 분들께는 별로 해당 사항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개발자들 중에서도 특 A급 개발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지금 배우기 시작하는 분들도 재능이 있는 분들이 있으시겠지만 당장 멋진 결과를 얻긴 힘들고, 재능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열정과 시간을 투여해야 하고 끈기가 필요합니다.

전산화, DT화 수요는 넘쳐나지만 개발자는 한정적


최근에 노조 비슷한 것이 생긴 것 같습니다만 사실상 개발자들은 노조를 만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노조에 별 관심도 없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직이 쉽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공장에 일하는 사람들은 노조를 결성하여 세를 과시합니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생산시설은 한정적으로만 존재합니다. 그곳을 떠나면 밥을 굶어야 합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원하는 곳은 원래도 많았습니다. 노조를 만들고 싸우고 하느니 그냥 이직을 하면 됩니다.

원래도 세상은 빠르게 전산화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전산화에 필요한 직군이 일부 회사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회사에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오프라인에서 장사를 하던 회사들까지 온라인화 또는 DT화를 진행하면서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게 됩니다.

그러나 쓸만한 개발자의 숫자는 한정적입니다. 학원이나 대학에서 마구 가르쳐서 찍어낸다고 찍어지는게 개발자라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개발직군에 대한 숏티지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창업 문턱이 낮아졌다


사실 위에서 열거한 조건을 만족하는 A급 개발자들은 이직도 쉽지만 창업을 하기도 쉽습니다. 회사들은 죽는 소리를 하지만 사실 연봉 2,000만원을 올려주고 개발자를 데리고 있는게 훨씬 싸게 먹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과거 웹마스터 시대때는 혼자서 웹사이트 기획, 디자인, 개발, 인프라 구축 까지 모두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웹2.0 패러다임을 거치면서 기획, 디자인 직군은 물론이고, 퍼블리싱, 프론트엔드, 백엔드, 인프라가 모두 세분화 되어 각 분야가 모두 전문 직군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각 분야의 일을 수월하게 할만한 여러가지 좋은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 그리고 툴과 오픈소스들이 많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요즘은 다시 개발자 혼자서 무언가 구현하고 만들어보기가 쉬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획이야 개발자 머리에 있으니 슥슥 뽑아내면 될테고, 디자인을 특별히 잘 하지 않아도 드리블이나 피그마 같은 곳에서 남들이 해놓은 멋진 디자인을 짜깁기 하기도 좋아졌습니다. 그게 싫으면 부트스트랩과 같은 것들을 사용하면 디자인을 하지 않고도 멋진 디자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퍼블리싱, 프론트엔드, 백엔드야 개발자 입장에서는 전문분야이니 러닝커브를 거의 들이지 않고 코드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인프라도 AWS 같은 걸출한 서비스의 도움을 받으면 땡입니다. 심지어 머신러닝을 간단하게 사용하고 싶으면 ml5js 같은 걸 쓰면 되구요.

물론 기획-디자인-개발을 탁월하게 다 잘하는 사람들도 봤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개발자 혼자서 서비스를 만들어서 창업을 하기가 너무나 쉬워진 시대입니다. 타사에 개발자를 뺐길까 전전긍긍 할 뿐 아니라 개발자가 자기 회사를 차려서 나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도 소프트웨어 회사들 입장에서는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 그런 사람들이 대개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개발자들일테니 더욱 그렇습니다.

1인 개발자로 성공한 사례는 이제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 실력이 조금 있는 개발자들은 누구나 그 길을 꿈꾸지 않을리 없습니다. 이 부분은 스티브잡스가 남긴 커다란 유산 중 하나인 앱스토어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예전같으면 소프트웨어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유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했는데, 이제는 앱스토어만 통하면 개발자 혼자서 전세계에 소프트웨어를 유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방구석에서 말이죠.

억지 코딩 교육은 별 효과 없을 것


판교발 개발자 연봉 인상 대란을 본 맘카페 어머니들도 일부 동요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것도 어찌보면 또 다른 FOMO일지 모릅니다.

"저희 아이 코딩 교육 시켜야겠어요. 파이썬을 가르치면 되나요?"
"코딩 교육 어디 학원에서 잘 가르치죠?"
"수학을 잘 해야 한다고 하던데 수학 학원부터 집중적으로 보내도 되나요?"

어머니들은 이런 질문을 쏟아내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별 도움도 안됩니다. 대부분 개발 잘 하는 개발자들을 보면 누가 시켜서 시작한게 아니라 자기들이 좋아서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이들 중에는 명문대학교를 나온 사람도 많지만 의외로 고졸이나 전문대 출신도 많습니다. 어릴적부터 컴퓨터가 좋아서 컴퓨터에 미쳐서 살던 사람들이 커서 개발자가 된 것이죠. 부모님이 코딩 교육을 억지로 강제한다고 해서 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혹시 아이가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면 부모님이 하실 것은 딱 두개입니다.

1) 좋은 컴퓨터를 사주고, 2) 아이에게 관심을 끄는 것.

개발자들이나 컴퓨터 오타쿠들이 과거 nerd 취급 당했던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제는 너드가 아니라 인싸들이 되었지만..

시대는 늘 변한다


아이 양육의 관점에서 또 하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시대는 늘 변하니 유행에 나와 아이의 인생을 걸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떤 때는 법대의 인기가 치솟고, 어떤 때는 컴공의 인기가 치솟으며 또 어떤 때는 의대의 인기가 치솟습니다. 매번 남들이 만들어 놓은 잣대인 인기라는 틀만 좇다보면 정작 내 인생과 자녀의 인생을 놓치게 됩니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일정 부분 놓아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지금 인기있고 유행이라고 아이에게 그걸 배우라고 자원을 다 쏟아부었는데 유행이 변해버리면 답도 없습니다.

인구감소, 사람이 귀해지는 소리


이 부분은 조금은 비약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보면서 과거부터 생각했던 부분 중 하나를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저출산과 인구감소를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기업과 정부다"

노동력과 시장이 줄어드니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반면에, 사람이 귀해지니 일반 시민들은 더 귀한 대접을 받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A급 개발자에 한정된 이야기인데다 기업들도 기업들 나름대로 인간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하겠지만 말입니다.

2021년 3월 2일
송종식 드림


Bonus, 개발자가 되기 위한 로드맵(출처 : github)



추가로 모바일 개발을 하려고 하면 iOS, Android 개발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고 서비스에 간단한 기능을 하는 AI라도 붙이려고 하면 머신러닝에 대한 공부도 되어야 하겠습니다.


2020년 2월 8일 토요일

밀레니얼 세대 부모가 되다, 부제: 자녀의 경제, 금융교육에 대해

자녀의 투자 교육에 눈 뜨는 젊은 부모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사람들을 칭합니다. 새롭게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고, 주요 소비계층으로 떠 오르고 있습니다. 어릴때부터 IT기기를 만지면서 자라서 IT기기를 다루는데 능숙한 세대입니다. 기업의 고위 임원들은 밀레니얼 세대를 배우기 위해 따로 모여서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이 젊은 세대도 이제 자녀를 가진 부모 세대에 속속 합류하고 있습니다. 이 세대는 IT기기와 정보를 다루는데 능숙하고 그런 것들의 부가가치와 파급력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부모세대보다 금융과 투자에 대해서 훨씬 더 열린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 유독 투자자가 많고, 경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히 과거보다 미묘하게 분위기가 바뀐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아이들에게 미리부터 주식을 증여하고, 집안노동을 시켜서 용돈을 주면 주식을 사도록 유도하고, 또 동시에 경제와 기업 그리고 투자에 대한 마인드를 함양해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대학 진학 무용론(?)


대학 교육 자체는 무용하지 않습니다. 고등교육 기관으로써 대학의 역할은 국가 전체에 중요하고 커다란 영향들을 미칩니다. 비약하면 어느 한 국가 뿐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도 대학이 진행하는 연구와 영위하는 학문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학교육이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반문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은 대학에서만 배울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이 꼭 필요한 사람이나, 진심으로 학문을 할 사람만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대학은 취업사관학교로 전락한지 오래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명문대를 나와서 좋은 일자리를 얻으려고 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소득이 높아진다는 사고방식이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특히 저희 부모님 세대의 고정관념의 틀 안에 박혀있습니다.

이는 일부는 맞고, 대부분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공부를 잘 하는 것과 돈을 잘 버는 것은 큰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물론 공부를 잘 하면 월급 조금 더 주는 좋은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그러나 부자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돈을 벌고 싶으면 책상물림으로 살아갈 게 아니라 길거리로 나와서 뭘 팔던지, 투자를 하던지 해야합니다.

남이 만들어 놓은 자리 중에 월급 조금 더 주는 자리에 들어가려면 대학 교육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말 잘 듣는 노예'를 양성해야 했던 과거 산업 사회에서는 모두가 대학 교육에 목을 맸던 것도 이해는 갑니다.

너무나 당연한게 회사 입장에서는 근태가 불규칙한 사람 보다는 결근없이 정시에 딱딱 출근하는 사람을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업무를 하는데 리스크를 가진 직원보다는, 꾸준히 자기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아무래도 잘 교육되고, 시키는대로 잘 하는 훌륭한 태도를 가진 리스크 낮은 직원을 뽑다보면 필연적으로 명문대 출신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학문의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돈'이 목적이고, 그것도 '큰 돈'버는게 목적이라면 명문대에 가기 위해서 국영수를 공부하고, 취업을 잘 하기 위해서 토익 점수를 높일 게 아니라 '인간과 돈' 그 자체를 배워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당장 길거리로 나가서 무언가 파는게, 책상머리에 앉아서 토익을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더 부자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남이 만들어 놓은 자리가 아니라 내 스스로 무언가 개척해야 한다면요.

최근에는 대학 교육에 투여하는 자원대비 그것을 통해서 얻는 일자리의 양과 질이 떨어졌습니다. 최상위 명문대에 가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1인당 사교육비나 자원은 더 많이 들어가는 반면에, 명문대 졸업장이 있다고 고소득을 얻는 시대는 이미 지난지 오래입니다.

대학을 싸 잡아서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해를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명문대 출신의 노력을 인정하고 경외를 보냅니다. 그리고 그들의 성실함과 끈기도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기 때문에 존중의 고개를 숙입니다. 대체적인 삶의 질이나 삶을 바라보고 대하는 태도도 고학력자 집단이 저학력자 집단보다 높습니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팩트이고 그 부분도 당연히 인정을 합니다.

다만, 사회의 올바른 인적 자원 배분을 위해서는 대학이 어느 정도 죽어야 되고, 사람들의 인식 변화도 있어야 한다는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는 조금씩 생각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학도 대학이지만, 어릴적부터 '돈' 그 자체를 교육하는 부모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대학도 '이왕이면 좋은데 가면 좋고 자녀가 좋아하는 일이 있어서 그 일을 하겠다고 해서 대학에 안 간다해도 안 가면 그만'이라는 인식도 늘었습니다.

덧. 상류층이 자녀들을 명문대에 보내는 목적은 서민들의 그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바르와 바트 미츠바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있듯이 자녀 교육에 관한한 세계에서 가장 애를 쓰는 민족이 바로 우리 한국인입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교육 문화도 만들었지만, 다른 나라의 자녀 교육법도 벤치마킹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한때는 '프랑스식 교육법', 또 한 때는 '유대인식 교육법'과 같은 제목을 단 책과 다큐멘터리가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특히, 자녀 교육에 관해서는 한국인에게 뒤지지 않는 유대인 교육법은 스테디 컨텐츠로써 꾸준히 한국인 부모들의 벤치마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들의 성인식인 바르 미츠바(Bar Mitzvah)와 바트 미츠바(Bat Mitzvah)는 저의 눈길을 사로 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성인식을 치르고 있는 유태인 어린이 <출처 : mangostudios.com>

여자는 12세 때, 남자는 13세 때 성인식을 치릅니다. 유대인들의 성인식은 '스스로 독립된 인격'에 대해서 깨닫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성인식에서는 손목시계와 축의금을 선물로 받습니다. 시계는 시간의 중요성을 알고 시간을 허투루 쓰지 말라는 의미라고합니다. 축의금은 부모, 친지 그리고 손님들로부터 받는 유대인들의 중요한 종자돈입니다. 중산층 기준으로 축의금의 규모는 5,000만 원~1억 원 사이라고 합니다. 부모는 이때 받은 축의금을 소비하지 않고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축의금을 가지고 자녀에게 투자를 가르치고 돈을 불려내는 것에 대한 교육을 합니다.

10대 후반에 자녀가 부모의 품을 떠나면 이 돈을 자녀에게 줍니다.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자녀의 자유입니다. 유대인들은 열아홉 살 즈음에 이미 억대의 종자돈을 들고 사회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뒤늦게 저축을 시작하는 우리에 비하면 굉장히 빠릅니다. 초기 종자돈 1억 원의 격차는 10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 격차를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어마어마하죠.

게다가 어릴적부터 돈에 대한 공부를 하고 사회에 나오는 유대인들에 비해서 사회 생활을 하면서 뒤늦게 경제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하는 우리나라는 물리적인 금액 뿐 아니라 돈을 대하는 철학이나 지식도 유대인들에 비해서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약진하는 주식 투자 서적들, 무형자산의 가치


투자를 하는 분들은 다독가가 많으실 줄 압니다. 그래서 온라인 서점도 자주 들락날락 하실텐데요. 요즘 주식 투자 서적의 약진이 눈에 들어옵니다. 과거에는 주로 아파트, 상가, 땅투자나 부동산 경매 서적이 최상위권에 많았다면, 최근에는 확실히 주식 투자 서적이 자주 최상위권에 올라오는 게 느껴집니다. 물론 여전히 부동산 책이 인기가 많습니다만, 최근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 폭등세를 생각해 본다면 이런 상황에서도 주식 투자 공부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은 생각해 볼만한 일입니다.

여전히 함량미달의 주식책들이 판매량 상위권에 올라오지만 피터린치나 필립피셔의 책이 상위 랭킹에 올라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그리고 투자 고수들이 입 모아 말하는 고전서 중에서는 꾸준히 잘 팔리는 스테디셀러도 꽤 많습니다. 스테디셀러 상위권에서도 피터린치, 필립피셔, 앙드레코스톨라니와 같은 이름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입문자 중에는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해서 저질스러운 책에 낚이는 사람도 많지만 투자에 입문하는 분들의 눈이 과거보다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투자에 입문하면서 필립피셔나 피터린치, 벤저민 그레이엄의 책을 접할 수 있다는 건 행운입니다. 그리고 그런 책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안목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부모님 세대는 돈만 벌면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렸습니다. 부동산은 눈에 보입니다.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소유하려는 욕구가 강했습니다.

그러나 태어날 때 부터 전자기기를 접하며, 화면에 적힌 전자적 문자와 이미지를 보며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조금 달리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유형자산도 좋지만 무형자산의 값어치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물론, 주식도 유형 자산입니다. 그래서 주식 보통주를 현물이라고도 부르지요. 주식은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는 소유권 증서이고, 기업에 따라서 공장이나 땅, 그리고 물리적인 제품을 생산하기도 하니 주식을 소유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무형자산을 소유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에 비하면 주식 투자는 확실히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가진 브랜드도 무형자산이고, 사람인HR이나 구글과 같은 회사는 공장없이 화면 속 세상의 공간을 팔아서 돈을 버는데 그런것도 무형자산의 일종입니다. 엔씨소프트도 화면 속 가로 24픽셀, 세로 24픽셀짜리 GIF이미지를 팔아서 엄청난 돈을 벌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그런 무형자산에 대해 피부로 더욱 가까이 느끼고, 그것들의 값어치도 잘 아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식을 소유하면서 얻는 시세차익은 물론이고, 배당수익에 대한 것 까지도 많이들 눈을 뜨고 있는게 보입니다. 아파트를 사면 아파트 그 자체로 파생되는 가치는 적지만, 성장하는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면 해당 기업의 똑똑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 냅니다. 또 그것을 팔고 남는 이윤은 배당도 해주니 나의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는 그런 자산을 보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소수만 이해하고 실행하던 것을 이제는 젊은이들 누구나가 눈뜨고 실행합니다.

잘 성장하고, 이익을 잘 배분하는 기업의 주식을 차곡차곡 모으면 편안하게 노후를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일부 현명한 투자자들만 누리던 것을 이제는 젊은 사람들 누구나 누리기 위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높은 ROE를 내는 사업에 숟가락만 올려놓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삶은 생각만 해도 행복하지 않나요?

어쨌든 밀레니얼 세대는 이런 길이 있다는 것을 하나 둘 깨닫는 중이고, 그런 뷰를 곧장 자신의 자녀들에게 전수해주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고령화 국가, 소수 민족이 살아갈 길 (feat. 베네룩스 3국)


아무리 창의적인 것도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우리가 고민하는 것을 먼저 고민한 나라들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을 미리 가 본 나라들도 있을것이고요.

혹자들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뒤를 따라가는 나라라고 말합니다. 그 이야기들이 다 들어맞는 것은 아닙니다만, 아주 틀린 이야기도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많은 부분이 일본의 뒤를 따라가는 듯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의 출산율이 낮다고는 하지만 1.4x명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0.9x대가 무너져서 0.8x명대로 더 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한해 태어나는 아이들의 숫자를 감안하면 2050년 경에는 적게는 2,000만~많아도 3,000만 수준의 인구를 가진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은 그 즈음 1억선이 붕괴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습니다.

인구 2~3,000만과 1억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양국 모두 인구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게 노인층일테지만 어쨌든 인구만 놓고보면 앞으로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그릴 때, 일본을 바라볼게 아니라 유럽의 강소국가를 바라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유럽은 물론이고 세계적 부국인 베네룩스 3개국과 덴마크 정도를 벤치마크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나라의 공통점을 꼽으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인적 자원 빼고는 이렇다 할 자원이 없습니다. 2) 인구가 적은 인구 소국입니다. 3) 주변국들에 비하면 영도토 작습니다. 4) 그러나 1인당 소득이 높은 강소국가이며 부유한 나라들입니다.

위의 내용들을 열거해보면 우리나라도 이들 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저들 국가들이 나름대로 생존하고자 나아 갔던 전략을 비교해보니 거기서도 비슷한 점이 나왔습니다.

1) 무역, 인재유입, 다국어, 자본유출입이 활발한 초개방 국가였습니다. 2) 금융산업, 혁신산업 위주의 1인당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산업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3) 모국어가 아니어도 국민들은 영어를 구사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경향이 있습니다. 4) 세율이 낮은 편은 아니었지만 최근에는 세계적인 감세 행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벤치마크 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금기시 했던 돈 교육, 영어 교육


우리나라 공교육은 돈 교육에 무지하고 무관심했습니다. 초등학교 정규 과정에 기초경제, 금융, 투자과목을 필수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 우리나라 공교육하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정규과정들입니다. 공교육이 돈과 금융 교육에 부정적인 이유는 크게 2가지 정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돈을 천대하는 지독한 유교 문화입니다. 현대에 들어서 우리의 발목을 잡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유교사상에서 출발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기서 더 나아가 변질된 유교 문화도 많아서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이유는 한국 사회를 쥐고 있는 재벌들의 입김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경제, 투자, 금융에 눈 뜨면 기업들 입장에서는 좋을 게 없습니다. 말 잘 듣는 노예들이 필요한데, 너도나도 내 사업, 내 투자를 하겠다고 회사를 떠나면 회사는 인재를 구하는데 상당한 비용을 지출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학교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노예 양성소'로 전락한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도 변하고 있습니다.

AI/빅데이터 기술 발달 덕분에 기업들은 사람의 품이 들어가는 일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인건비 싸움을 해야하는 일은 이제 한국 국내 노동자들보다는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출산/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코딩 교육'을 국가적으로 밀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들은 '4차산업혁명에 대비하는 논리적 인재 양성'이라고 주장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이제는 기업들이 공장 노예가 필요한 게 아니라 '코딩하는 노예'들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SW개발자 소수는 적게는 수 천, 수 만, 많게는 수백만명의 노동력을 대체합니다. 그러므로 기업들도 이제는 많은 노예는 필요가 없게 될 것이고 앞으로는 그것이 더욱 가속화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가와 부모입장에서 돌파구는 무엇일까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앞으로는 초개방, 초글로벌 사회의 시민이 되어야합니다. 우리나라의 내수시장은 더욱 작아질 것이고, 우리나라는 더욱 작은 국가가 될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어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글 번역기, 파파고 성능 향상에 기대를 거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기기를 통하면 세계 시민들과 감성을 나누지 못합니다. 영어를 잘 하는게 중요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영어를 잘 하면 몸값이 몇배나 높아집니다. 앞으로는 고립되지 않으려면 영어를 더 잘해야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가 한글을 읽을 수 있냐, 없냐로 까막눈이냐 아니냐로 살아갔듯이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자녀들은 영어를 유창하게 하냐 못하냐로 까막눈으로 살아가냐 아니냐 판명이 날 것입니다.

그리고 금융 교육은 필수적인 시대가 왔습니다. 맥도널드 아르바이트를 하루에 20시간씩 한다고 한달에 1억을 벌지 못합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하루에 10분만 일하고도 한달에 수십억, 수백억을 벌 수 있고, 약간의 생각과 손가락 클릭만으로 혼자서 몇천억을 벌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금융은 죽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산업이 흥망을 겪지만, 그런 산업들의 뒤에 붙어서 꿀을 빠는 건 늘 금융업이었습니다. 여러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해야겠지만, 아이들의 금융교육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1명이 금융업을 통해 해외에서 연 10억을 벌어오면 그런 사람이 10명이면 100억이고, 100명이면 1,000억입니다. 산업사회때 해왔던 월급쟁이 양성 교육 보다는, 창업가 양성 교육을 통해서 이스라엘식 창업국가로 가는 방향이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일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희의 투자교육


2012년에 태어난 소희도 증권계좌가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증권계좌를 만들어서 주식투자를 시작했습니다. 한때, 강동구 모처의 유진투자증권과 대신증권에 자주 왕래하면서 어르신들의 이쁨을 받았습니다. 최연소 투자자였으니까요. 투자는 1년이라도 빨리 시작하는게 이익입니다. (지식과 돈이 가진 복리의 힘을 아신다면)

2012~2014년, 아기 투자자 소희, 아빠와 객장에 나가서 자주 바람을 쐬다
2019년, 아빠의 투자자 친구들과 주식 스터디에 참여하다
2019년, 좋아하는 과자 브랜드에 대해서 배우다
<사진 : 송종식> - 아이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눈을 가렸습니다 -

글을 깨치기 시작하면서는 주식투자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해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투자에 대해서 거의 세뇌에 가까울 정도로 생활 속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부담감을 느끼면 안 되므로 강요는 없어야 합니다. 삶에 녹아드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희가 더 크면 주식투자 뿐 아니라, 인간의 본성, 대중심리, 수요공급과 가격 변동 원리, 등기부등본과 법률 문서 보는 법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도 가르칠 예정입니다.

제가 쓰고 있는 이 블로그와 가끔 올리는 유튜브의 영상들도 무형자산으로 물려 줄 예정입니다.

전에도 악플이 달렸지만 어떤 분들의 눈에는 제가 극성이라고 생각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소희에게 해주는 건 이런 종류의 교육이 전부입니다.

친구들과 다투면 저는 항상 소희를 먼저, 더 크게 혼냅니다. 사달라, 해달라 하는 것들은 거의 해주지 않습니다. 일상 속에서는 자기가 있던 자리, 먹은 것들은 스스로 치우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에게 인사를 잘 하라고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주의를 줍니다. 보통의 부모가 자녀들에게 쏟는 사랑에 비하면 오히려 저는 소희를 혹독하게 키우는 편입니다. 그런 부분을 일일이 글로 나열하기도 어렵고, 쓰기도 구차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줄이겠습니다.

어쨌든 요즘은 용돈을 받으면 그 돈을 소비하지 않고, "아빠 주식 사 주세요. 제가 사고 싶은 주식 있어요." 하면서 저에게 먼저 제안하는 분위기는 형성이 되었습니다.

경제적 자유가 주는 사유(思惟)의 자유


해외여행의 필수품인 여권은 영어로 'Passport'이죠. 말 그대로 공항이나 항만과 같은 포트(port)를 pass(통과)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입니다. 이 'PASS'라는 단어가 중요합니다. 돈은 다양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패스포트의 역할이 특히 강력합니다.

수질 관리를 위해서 철저하게 나이 제한을 두는 클럽에 40세가 넘은 형님이 문지기에게 현금을 찔러주고 통과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패스포트의 힘을 느꼈습니다.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어디든 가고, 가기 싫은 곳이 있으면 안가고,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아프면 즉시 병원에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무엇보다 하나뿐인 소중한 자원인 시간을 남에게 희생당하지 않습니다. 돈의 가장 큰 위력은 '육체와 시간을 남에게 저당잡힌 노동에서의 PASS', 바로 거기서 나오고 그것이 우리에게 물리적 자유를 줍니다. 물리적 자유를 얻으면 정서적 자유와 사유의 자유를 얻게 됩니다.

그 본 바탕 위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길 바랍니다. 그림 그리는게 좋으면 그림 그리는데 집중하는 삶을, 연기하는 게 좋으면 연기하는데 집중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들을 '단지 먹고 살기 위해'하는 것은 불행의 씨앗입니다. 그래서 경제적 자유는 중요하고, 자녀에게 시키는 경제, 금융, 투자 그리고 인간 사회와 본성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 2월 8일
송종식 드림


2015년 1월 17일 토요일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기로 하였다

아내와의 긴 토론 끝에 어린이집에 대한 결론을 내렸던 일을 기록으로 남긴다. 아내와 나는 경제관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세계관이 잘 맞다. 다행이라 생각한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어린이집에 대한 부분도 아내와 내 생각이 일치했다.

결론


아이가 의사표시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 때 까지는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지 않는다. 엄마와 아빠가 24시간 할애하여 소희를 돌본다. 공교육을 받기 전 1년 정도는 유치원에 보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린이집에 보내고 만족한다는 분들도 많다. 반대로 불미스러운 일을 당하는 분들도 많다. 그러니 어린이집에 보내고 말고는 모두에게 통용되는 답은 없다. 어디까지나 우리집을 기준으로 낸 결론이다.

애착


특히 태어나서 0~3살, 5살 이내에 부모와 형성되는 애착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이 시기에 애착이 잘 형성되면 고르게 아동의 정서가 안정되고, 이는 성인이 돼서도 아이가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된다고 한다.

양과 질


육아에 투입되는 시간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며 주장하는 신문 사설을 보았다. 어린이집과 관련된 사람이었다. 당연히 그 글의 신뢰도는 떨어진다. 육아의 질 자체도 보육교사가 맡을 때 보다 부모가 맡을 때 훨씬 높을 것이다.

선교사


동네 여기저기서 자주 마주치는 전직 선교사 한분과 친해졌다. 과거 어린이집에서 봉사활동을 오래 하셨다고 한다. 그분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한 기억이 있는데, 가슴이 울컥하고 먹먹했다.

"오후 4시만 되잖아요? 아이들이 창가에 참새처럼 쭉 붙어서 엄마가 오길 기다려요. 아이들은 본질적으로 어린이집 같은데 가둬두면 안돼요."

맞벌이


여성들도 이루고 싶은 꿈이 많아진 시대다. 인정한다. 그 때문에 맞벌이를 한다면 맞벌이에 대해서 부부간에 조금 더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대부분의 맞벌이 부부는 '돈' 때문에 맞벌이를 한다.

능력자가 아닌 이상 맞벌이로 버는 돈이 많지 않다. 맞벌이 때문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비용, 그리고 맞벌이를 하면서 부가적으로 파생되는 비용(화장품, 커피, 밥값, 교통비 등)을 전체적으로 계산해보면 맞벌이의 실익이 큰지 의문이다.

우리 부부는 맞벌이를 안하는 대신 씀씀이를 줄이는 선택을 하였다. 정밀하게 분석해보면 의외로 불필요한 지출도 많다. 그걸로 가정 경제는 충분히 돌아간다.

돈과 바꿀 수 없는 것


한달에 돈 1~200만원을 더 벌려고 아이와의 추억을 포기할 것인가? 어차피 아이는 학교에 들어가면 부모와 있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사춘기가 오면 부모와 이야기하는 것도 싫어할거다. 그러니 사랑하는 자녀와 온전히 살을 맞대고 정을 나눌 수 있는 시기는 영유아기가 거의 유일하다.

이 소중하고도 짧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추억을 쌓으며 보낼 것인가. 돈 1~200만원을 벌기 위해 포기할 것인가. 우리는 부부는 후자를 선택하고 맞벌이는 안하기로 했다. 자랑글은 스스로 보기에도 눈쌀이 찌푸려져서 쓰기 싫지만 아내는 명문대를 나왔고 유수의 외국계 금융회사와 외국계 IT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포부가 크고 꿈이 많은 여자다. 꿈이 많은 아내라고 일을 하고 싶지 않을까. 그녀는 아이와의 추억을 선택했다.

막장 아이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착하다. 하지만 막장 아이들도 정말 많이 눈에 보인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욕을 달고 살지 않으면 아예 왕따로 내몰리기도 한다고 한다. 내가 꼰대가 된걸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막장테크가 문제가 없지 않아 보인다.

여러 변인이 있겠지만 먹고 산다는 문제로 어릴적부터 아이를 남의 손에 키우면서 방치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들의 막장화는 결국은 가정 교육의 문제로 귀결된다.

가끔 내새끼인데도 힘든데


육아를 하다보면 지칠 때가 많다. 울음을 그치지 않을 때, 밥을 먹다가 뱉어낼 때 등등 부모도 사람인데 왜 안지치겠는가. 가끔은 울컥할 때도 있다. 부모도 지치는 감정에 매몰될 때가 있는데 피 한방울 안 섞인 보육교사들은 어련할까. 심지어 그런 아이들을 한명도 아니고 몇명이나 동시에 돌봐야 한다면.

이건 명문대를 나온 보육교사를 채용하거나, 공립에 보낸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급여가 아무리 많아도 힘든건 힘든거다. 사람이니까. 그런 경우 보육교사가 우발적으로 욱하면 어떻게 할건가.

CCTV


대부분의 어린이집 종사자분들은 아이들을 사랑하실거다. 문제는 100명 중 한두명한테 터지는 사고가 아닌가 생각한다. CCTV만 늘린다고 해결될까. 사각 지대에서 얼마든지 아이를 괴롭힐 수 있다. 심지어 카메라가 없는 원장실에서 아이를 학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은적도 있다.

아이의 이상반응


아이가 이상 반응을 보이면 놓치지 않겠다 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때 아이는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상태일거다.

갑과 을


어린이집의 수요는 늘 폭발한다. 그래서 원아 모집에 아쉬운 곳이 없다. 그러다보니 수요공급 원리로 학부모, 나아가 아이들은 을로 밀려난다. 어린이집이 갑이다. 어린이집이 아쉬운게 많은 을이 돼야 아이를 맡길만 할까. 아쉬울게 없는 갑에게 아이를 맡기는 것은 불구덩이에 아이를 내던지는 꼴이라 본다.

돈, 돈... 돈


모두가 그렇지 않을거다. 하지만 종종 부패한 어린이집 원장님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 가끔 그게 도마에 올라 공중파를 타기도 한다. 한국 사람들은 무슨무슨 협회를 만들어서 완력 행사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린이집도 협회가 있다. 협회의 힘은 쎄다. 일개 학부모가 상대할 수 없는 단체다.

협회가 잘못됐다는 소리가 아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협회의 힘 앞에 학부모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것이라는 소리다. 협회란 자고로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단체이므로.

심지어 동네 도서관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수업을 들으면서도 특별활동비로 기십만원씩 부모들에게 요구한다는 뒷말을 엄마들 사이에서 들은적도 있다. 일부 어린이집의 폭리 문제는 하루 이틀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결국 문제는 돈이다.

사회성


사회성을 위해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내 생각은 '글쎄'다. 말도 못하는 아이가 무슨 사회성을 쌓나. 가보면 가관도 아니다. 걸음마를 먼저 뗀 아이가 기어 다니는 아이를 밟고 다니는 것도 봤다. 영악하고 남을 괴롭히는데 특화된 아이들이 많다. 말도 못하는 아이들을 저런 사악한 아이들의 틈바구니에 사회성을 기른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집어 넣을수는 없다.

윗세대를 생각해보면 어린이집 없이도 사회성 잘 길렀다. 그저 남들이 한다니까 따라하려는 마인드일 뿐이다.

부모의 욕심


시간은 남지만 단순히 육아가 힘들다는 이유로 아이를 맡기려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온전히 부모의 욕심이다. 내몸이 좀 힘들어도 아이가 자기 의견을 유창하게 피력할 수 있을때 까지 아이는 부모와 함께 항상 함께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부모의 사랑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세계 그 자체다.

다시 결론을 정리하면 이것은 우리 부부의 생각이다. 처음에 언급했듯 어린이집에 보내고 말고는 답이 없다. 각자가 잘 알아서 선택하고 관리할 문제다.

2015년 1월 17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