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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30일 화요일

주린이 분들의 나쁜 투자(매매)습관


개인적으로 '주린이'라는 단어를 호감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를 깔보는 느낌도 있고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보통명사처럼 쓰이고 있기에 그냥 편안하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알고 계시겠지만 작년 3월 이후로 주린이분들이 정말 많이 늘어났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도 느끼고 피부로도 느끼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가끔 주린이분들의 질문에 대응을 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얼마전에 잠시 즐겁게 시간을 보냈던 클럽하우스에서부터, 이메일, 텔레그램, 그리고 지인의 지인들까지..

아무래도 갓 입문을 하셨으니 모르는 것 투성이인 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투자관이 만들어지기 전이니 시행착오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입문하던 시절에는 그랬구요. 

어쨌든 여러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질문은 정말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공통적인 질문들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그런 것들은 따로 블로그나 유튜브에 컨텐츠로 만들어서 올려 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포스팅으로 작성할 내용은 매매습관? 투자습관에 관한 것입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와 같은 실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흔히 폭락장에 용기를 내서 주식을 매수하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미 가지고 있는 주식이 폭락하면 버티다버티다 바닥에서 공포에 못 이기고 팔아버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오다가다 만난 많은 주린이분들은 의외로 다른 행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작년 3월에 보았듯이 폭락장에도 용감하게 주식을 척척 잘 산다고 했습니다. 폭락장 같은 것은 무섭지도 않다고 했습니다. 평가 손실은 평가 손실일 뿐 좋은 기업을 사서 갖고 있으면 언젠가는 수익이 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의외였고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이들이 이런 투자관을 형성하게 된데에는 유튜브와 책, 블로그 같은 것들의 힘이 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삼프로TV를 잘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끔 가치투자 대가들이 나올 때는 즐겨봅니다. 그런 대형채널에서 투자관이 훌륭한 분들을 모시고 진행하는 방송은 분명히 사회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대형 투자채널에서 투자관에 대한 교육을 자주 하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관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나쁜 투자패턴 혹은 매매패턴이 공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평가 손실 구간에서는 기업을 믿고 엉덩이를 잘 붙이고 있었습니다. 마구잡이로 매수한 기업들이 아니라면 아주 잘 하는 것이죠. 성장성도 좋은 기업을 합리적인 가치보다 싸거나 좋은 가격에 샀다면 나무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수익이 날 때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습니다. 수익도 길게 잘 끌고 가는 특출난 주린이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러나 많은 주린이 분들이 아주 작은 수익에도 그 수익이 없어질까 전전긍긍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3% 내지는 10~20% 정도의 수익을 내고 수익을 실현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추세추종을 하는 트레이더이든 가치투자를 하는 가치투자자이든, 데이나 스캘핑을 하는 단타매매자이든 누구에게도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왜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평가손실은 잘 보유하고 기다렸으면서 평가수익은 짧게 끊어치고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큰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수익을 길게 끌고 갈 수 있어야 투자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산술적으로,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세요. 1년여간 -50%까지도 버텼으면서 잠깐 +3%가 되었다고 홀라당 팔아버리면 좋은습관이 아닙니다.

레버리지를 쓰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주식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파지티브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투자한 1000원이 망해서 홀라당 사라지면 0원이 됩니다. 그걸로 끝입니다. 그러나 투자한 회사가 잘 성장하면 투자금 1000원은 2000원이 될수도 있고 3000원이 될수도 있고 10000원 또는 100000원이 될수도 있습니다. 

네거티브보다 파지티브 쪽의 기대값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정상적인 기업은 인플레이션에 적극 대응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며 열심히 일을 하고 성장하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주식투자자들은 주식투자자가 되는 순간 유리한 게임에 발을 담그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장 잠재력이 큰 회사의 주식에 투자했고, 종목을 잘 구성하고 있다면 시간에 몸을 맡기고 기다리는 쪽의 승산이 더 높은 것입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어느 정도의 손질은 필요하겠죠.

반면에 평가손실 상태를 무한으로 기다리고 +3%나 +10%쯤 되면 팔아버리는 행위를 반복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음의 기대값을 가지고 게임에 참여하는 것이 되므로 큰 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수익은 빨리 끊어버리고, 평가 손실중인 회사만 계좌에 득실대는 상태가 됩니다. 그 중 몇개는 잘못되어 영원히 손실 회복이 안되거나 정말 운이 나빠서 상장폐지의 길을 간다면 나머지 자금의 회전율을 높여서 손실분을 만회해야 하는데 이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손실회피 성향은 주린이 분들이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심리적 장벽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이것을 극복하는 데에는 많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나쁜 매매습관을 갖고 있으면 복리의 기적을 누리기도 힘듭니다. 누군가는 계속 샀다 팔았다 하면서 +3%씩 수익을 내면 그것도 장기적으로 복리 효과를 누리는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틀린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투자하고 있는 회사의 평가수익률이 100%, 200%, 300%를 넘어가면 알게 됩니다. 그 수준에서의 하루 등락이 내가 투자한 원금대비 얼마나 크게 움직이는 지를요. 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력해집니다.

기업에 대한 팔로업만 꾸준히 하고 가급적 매매를 지양했을 뿐인데도, 나중에는 종목이 하루에 1%만 움직여도 내 계좌는 원금대비 10%~20%, 나아가 몇 배씩 움직인다고 생각해보세요. 복리의 파워는 그렇게 누리는 것입니다.

매번 3% 수익낼 종목을 찾아 헤매다가 지뢰 하나를 밟으면 끝장입니다. 그것을 반복하는 것은 굉장한 노동력과 행운이 필요하며 생각보다 리턴도 크지 않습니다.

물론 회사에 따라서 적정 보유 기간이나 매매 기술을 달리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때에 따라서 어떤 회사는 담배 한모금만 빨고 재빨리 매도를 해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회사는 산업의 사이클이 너무나 극명해서 찌들려 있을 때 사서 턴어라운드 할 때 힘껏 한싸이클을 누리고 바로 빠져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것이 어렵다면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했고, 앞으로도 뻔하게 성장할 회사에 오래도록 동행하는 투자를 해보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만일 어떤 기업에 투자해서 +300%까지 평가 수익이 났다가 다시 0으로 돌아오고, 심지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에 대응하는 방법은 번뜩 생각 나는 게 두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우선은 포트폴리오 전체가 우상향 하도록 디자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정 종목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무시하고 모든 종목이 조화되어 포트폴리오 규모가 우상향 하도록 잘 가꾸어 나가는 것입니다. 어떤 종목은 +300%까지 갔다가 다시 0%가 되기도 하고, 어떤 종목은 +200% 상태에서 +800%로 올라가기도 하고 어떤 종목은 계속 -10%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종목을 잘 구성해서 포트폴리오 자체의 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커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약간의 트레이딩을 가미하는 것입니다. 보유종목이 꽤 고평가 상태까지 올라온데다 평가 수익이 너무 비대해졌다면 이 종목의 아주 일부분만 수익실현을 하는 것입니다. 보유중인 수량으로는 복리의 위력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일부 현금화 한 것을 위안 삼아서, 나중에 주가가 조금 내려오더라도 어느 정도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수준이면 됩니다.

이때 그 종목이 계속 올라가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잘 되니까 좋고, 주가가 다시 크게 조정을 받으면 조금 확보한 현금으로 주식 수량을 늘리는 전략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잘 만들어 나가면 되겠습니다. 근본적인 몇가지 원칙은 존재하지만 실전에서는 절대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자기에게 잘 맞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매수도 기다림, 매도도 기다림, 보유도 기다림..

2021년 3월 30일
송종식 드림


2021년 3월 28일 일요일

돈 벌기 좋은 시대 일수도 아닐수도 (자산투자 예외)



어떤 음성 대화방에 50대 선배님께서 들어와 다양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 중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젊을)때 비하면 지금은 확실히 돈 벌기 쉬운 시대가 된 것 같다. 돈을 벌 수 있는 문도 많이 열려있다."

우선 이 이야기에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반대의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이 인생 선배님의 이야기처럼 지금이 개인들에게 돈 벌기가 좋은 시대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돈을 벌 수 있는 문이 많이 열려 있다' 이 이야기는 정말 공감합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와 같은 고전적 1인 미디어 채널 부터 시작해서, 출판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늘었고, 또 앱이나 웹서비스를 만들어서 수입을 창출할 수도 있고 잘되면 초대박을 칠 수도 있습니다. OEM, ODM 제조 공장들도 늘어서 아이디어만 있으면 당장 화장품이든 뭐든 시제품을 출시하기도 쉬워졌습니다.

온라인에 스토어를 열어서 대기업의 유통망에 올라 타기도 쉬워졌습니다. 굳이 내가 뭘 팔지 않아도 쿠팡이나 아마존의 어필리에이트가 되어서 돈을 벌어도 됩니다.

하고자 하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습니다. 이것들을 '돈을 벌기 위해서 열려있는 문' 정도로 생각한다면 그런 문이 개인에게도 숱하게 열려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돈 벌기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지금은 마음만 먹고, 즉시 시작할 수 있다면 0에서 시작해서 1을 만들기는 쉬워졌습니다. 열려 있는 문이 많다보니 어떤 문을 통하더라도 즉시 숫자 0에서 1 이상은 찍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새롭게 시작한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나 구독자 수든, 야심차게 만들어서 올려둔 앱의 다운로드 숫자이든, 아니면 걸어 둔 애드센스 수입이든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0에서 시작해 1을 찍고, 그 숫자를 무한히 키워서 유의미한 숫자로 키우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튜브로 떼돈을 버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야심차게 유튜브를 시작합니다. 시작 하기는 쉽습니다. 구독자 0명에서 1명을 만들기도 쉽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꾸준히 잘 해내서 구독자를 1000명을 만들고, 1만 명을 만들고 나아가 10만 명, 100만 명을 만들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그렇게 해내는 사람들도 적습니다.

블로그나 앱에 광고를 붙여서 돈을 벌겠다고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광고비를 천원이나 만원 정도는 벌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한달에 100만원, 1000만원, 1억원을 버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것입니다. '문은 많이 열려있는데, 대부분 얕은 문입니다.'

과거처럼 무언가를 하려면 대규모 자본금을 확보해서 공장을 짓고 하던 시대는 확실히 아닙니다. 손에 쥔 스마트폰 한대, 노트북 컴퓨터 한대만 있으면 세상을 바꿀 잠재력이 있는 무언가를 시도해보기 좋은 시대입니다. 그러나 열려 있는 문이 많은 만큼, 나 말고 다른 이들의 도전도 거셉니다.

따라서, 캐릭터나 컨텐츠 그리고 제품은 확실하게 세그멘테이션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진심을 담아서 더 끈기 있게 꾸준히 해야하는 것도 당연하게 느겨집니다. 대부분은 열려 있는 수 많은 문을 잠깐 두드리다가 맙니다. 한번 두드렸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장을 보고 두드리는 분들이 지금 불과 2~3년 만에 잘 되는 경우를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2021년 3월 28일
송종식 드림



2021년 2월 21일 일요일

블랙스완에 대처하는 방법


클럽하우스는 평등한 소통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방의 규모가 커지고, 그러다보면 제가 원치하는 분들이 스피커로 올라오기도 합니다. 가령 가치투자자들의 모임인데, 가치투자를 부정하는 사람이 들어와서 가치투자를 은근슬쩍 조롱하십니다. 또 어떤 분은 계속 추세추종이나 모멘텀 이야기만 한다던가(모멘텀 투자와 추세추종투자가 잘못되었다는 건 아닙니다), 자기가 운영하는 유료 투자모임을 홍보한다던가 하는 식인데요. 이날도 역시 그런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방을 만든 초반에는 존경하는 홍진채 대표님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오붓하게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홍 대표님은 사려 깊고 인사이트도 넘치는데다 다정다감한 말투 속에서도 전개하는 논리와 내용에 묵직한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방 규모가 커지더니 스피커가 늘어나고, 방 분위기가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모더레이터 역할을 잘 못해서 그렇습니다. 조금 납득할 수 없는 투자관을 가지신 분들이 큰 목소리를 가지고 방을 장악해 나가는.. 그래서 저는 그냥 침대에서 잠이 들어버립니다. 매번 이런 패턴입니다. 홍진채 대표님께서도 피로감을 느끼셨을테고, 배터리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중간에 나가셨습니다. 그 마음 이해합니다. 홍 대표님.

저는 투자 경험이 길건 짧건 가치투자에 대해서, 또는 투자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 분들이 스피커로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꼭 누군가에게 가르쳐 주는 입장이 아니더라도 투자를 공부하다가 진지하게 궁금한 것이 있는 분들이 올라오셔서 질문을 하는 것도 환영입니다. 질문을 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매너도 좋으시고, 질문 자체도 좋습니다. 문제는 엉성한 투자관을 가진 일부 이용자가 방의 분위기를 흐려놓는 것입니다.

이런 주제로 글을 쓰려던 건 아니니 이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 하겠습니다. 

며칠전 잠시 열었던 클럽하우스 방에서 초반에 방 분위기가 오붓할 때, hyok이라는 필명을 가진 분 께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주셨습니다.

"나심탈렙의 책에는 블랙스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은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이례적이며 신속하게 터지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을 대비할 방법이 있으신가요?"

홍진채 대표님께서 답변을 해주셨는데, 이례적인 사건은 아래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위로 즉, 좋은 일로도 생길 수 있는 '화이트스완'의 모습으로도 발생하며 이것은 장시간을 놓고보면 블랙스완과 스무딩 된다는 논조의 답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돈 잘 벌고 잘 굴러가는 회사에 믿고 돈을 맡겨두면 블랙스완이 오더라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답변해 주셨습니다.

저는 리스크매니지먼트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의 입장과 별개로 순전히 개인투자자의 시각으로 이 부분에 대한 답변을 드리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스피커분들의 활발한 대화가 오가면서 제가 답변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었고, 결국 저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의 지면을 빌어서 그 답변 비스무리한 것을 기록으로 남겨두겠습니다.

블랙스완: 비행기 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항공업에 종사하시거나 가족이 있으신 분들은 불쾌히 여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이야기 전개를 위해 사례를 드는 것이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블랙스완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비행기사고와 주식투자 중 갑작스런 대폭락을 놓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비행기 사고를 겪게 될 일은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항공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0.00001%에 불과합니다. 이는 길가다가 벼락을 맞아서 죽을 확률보다 낮으며 대한민국 국민이 평생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 1.02%보다도 10만배가 낮습니다. 캐나다의 통계학자 제프 로젠탈 교수에 따르면 다음 항공기를 탑승할 경우 생존확률은 99.9999815%라고합니다.

이런식의 블랙스완은 사실 신경쓰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

블랙스완: 시장폭락, 기업에 갑자기 닥친 악재


그러나 확률상 살면서 겪을일이 없는 비행기 사고와는 달리, 투자를 하면서 블랙스완을 만날 일은 아주 많습니다. 크게는 시장의 대규모 붕괴부터 작게는 수 많은 시장의 가격조정, 그리고 투자중인 종목에서의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 등이 그것입니다.

물론 홍진채 대표님의 말씀대로 화이트스완을 만날 확률도 아주 높음은 물론입니다.

제가 주식투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주 많습니다. 작년 코로나 위기때 기업이 보여준 위기대응 능력, 회사니까 뭐라도 하겠지라던 어느 인터넷 사이트의 유머댓글처럼 기업은 똑똑한 집단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정말로 뭐라도 합니다. 물론, 모든 회사가 '뭐라도'를 '잘' 수행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잘 하는 회사에 한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기업은 알아서 인플레와 싸웁니다. 라면을 파는 회사는 알아서 라면값을 올리고, 음료를 파는 회사는 알아서 음료값을 올립니다. 그러니 그런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인플레파이터가 됩니다.

어떤 기업은 부동산을 많이 소유하고 있어서 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면 간접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게임 사업을 하고 싶다면 미국에서 게임사업을 하는 회사에 투자하면 됩니다. 주식투자자는 주식 보통주에만 투자하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블랙스완과 연관 지어보면 다음과 같은 큰 장점도 있습니다. 저희가 좋아하는 '하방은 닫혀있고, 상방은 열려있는' 궁극적인 자산 중 하나가 주식입니다.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고 어떤 기업에 투자를 해서 그 회사가 망해서 없어지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는 0이 될 뿐입니다. 0아래로는 내려갈 수 없습니다. 반면에, 투자한 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다면 투자한 지분의 가치는 두배가 될 수도 있고, 세 배가 될 수도 있으며, 열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방은 막혀있고 상방은 열려있는 우수한 기대값을 가지는 자산이 주식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블랙스완에 대처할 수 있는 약간의 방법들이 생깁니다.

우선 블랙스완은 천재지변에 비견됩니다. 태풍처럼 예측할 수 있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벼락과 같은 천재지변입니다. 그래서 이를 미리 예견하고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서 대응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어떤 분들은 사후적 판단으로 이를 미리 예측하였다고 주장하는데 사기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가까운 예로 작년 3월 폭락과 그 이후 시장 폭등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여럿 목격하였습니다.

어쨌든 앞서 말씀드렸듯이 살면서 시장폭락이나 투자한 기업에 발생하는 돌발악재 등 다양한 블랙스완을 만날 수 있고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랙스완의 발생을 좌지우지하거나 블랙스완이 언제 들이 닥칠지 타이밍을 맞출 수는 없더라도, 블랙스완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하면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죽지 않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고려해 보어야 합니다. 그 정도는 인간의 힘으로도 충분히 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뭐라도 알아서 잘 하는 회사와 동행하기

홍진채 대표님의 말씀대로 가장 기본적인 것은 투자자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회사가 알아서 돈도 잘 벌고 일도 잘 하며 점진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그런 회사에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블랙스완이 오더라도 심리적으로 동요하지 않고 블랙스완은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태도로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강제로 마진콜 당할 수 있는 레버리지 사용 지양하기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요소는 앞서 말씀드렸던 주식투자의 장점인 '하방은 막혀있고 상방은 열려있는' 이런 중대한 장점을 스스로 없애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 장점을 없애버리는 가장 큰 함정으로 '무리한 레버리지의 사용'이 있습니다. 특히, 질이 나쁜 레버리지를 과도한 비용으로 사용할 경우 시장에서 퇴출될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집니다.

퀀트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중에서 MDD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시장이 붕괴되거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특정 자산의 가격이 꺾일 경우 최대한 허용할 수 있는 손실이 어느 정도 수준이냐를 따지는 것입니다.

쉽게 작년 3월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주식비중 100% 상태에서 3월의 폭락장을 온몸으로 얻어맞았다고 해도 레버리지가 없었다면 포트폴리오가 0원이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레버리지를 사용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증거금율과 세금 등 외부적인 요인을 모두 제거하고 간단하게 생각해보겠습니다. 

내돈 1억에 주식담보대출 1억원을 사용해서 투자를 하다가 작년 3월과 같은 시장에서 계좌가 -50%가 되면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0이 됩니다. 깡통을 차는 것입니다. 그러나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5,000만원이고 이후 시장 반등을 모두 누렸을 것입니다. 내돈 1억에 대출 4억을 쓴다면 계좌가 -15%만 넘어가도 깡통차는 것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계좌가 -15% 나는 것은 투자를 하다보면 비일비재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등 질 좋은 레버리지를 사용한다면 상황은 조금 낫겠지만 어쨌든 증권사가 강제로 자산을 매각해 버릴 수 있는 종류의 대출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블랙스완을 대처하는 두번째 방법입니다.

몰빵하지 않기

결과론적 이야기로 주식 투자로 단기간에 큰 돈을 번 사람들 대부분은 레버리지를 최대한 사용하였고 잘 아는 종목 하나에 몰빵하였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고, 그런 경우를 종종 목격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수학적으로도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레버리지를 최대한 사용하고 한 종목에 몰빵하면 대박을 낼 확률보다 단숨에 망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후자는 기댓값이 마이너스입니다. 마이너스 기대값에 소위 '배팅'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에 가깝습니다. 잘 된 사람 몇명의 이야기가 망해버리고 말이 없어진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춰버립니다.

화이트스완을 만났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폭도 크지만, 블랙스완에 대처하기도 힘들어 집니다. 블랙스완에 대처하는 방법 중 하나는 MDD를 낮추고 변동성을 줄이는 것인데 특정 자산에 몰빵을 하게 되면 블랙스완의 공격에 취약점을 노출하게 됩니다.

지나친 분산투자도 마냥 좋지는 않지만 지나친 몰빵 투자도 좋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특정 자산에 아주 큰 확신이 있는 경우에는 포트폴리오의 50%까지는 실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경우 개인투자자는 5종목~20종목 사이의 개수를 보유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클럽하우스에서 대답해 드리지 못했던 '블랙스완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우리가 할 수 없는 것들 말고,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가장 기본적인 것 몇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2021년 2월 21일
송종식 드림


2021년 1월 28일 목요일

망할 회사 다니느니 전업투자 한다고?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살면 회사보다 먼저 망합니다.


어제 이와 같은 제목을 가진 신문기사를 보았습니다. 인터뷰이 중 한 분은 10억 원 정도를 들고 전업투자를 하신답니다. 나이에 비해 운용하는 금액이 큰 금액이니만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기대하고 기사를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저의 기대와는 달리 상당한 우려를 안고 기사를 읽어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일부의 이야기로 전체를 일반화 할 수는 없습니다만 여기에 나오는 분들이 2030 동학개미 상당수가 갖고 있는 생각이라면 곳곳에 위험한 인식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부분을 조금 지적하고 정리해 보았습니다.

투자 철학이나 방법론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모두의 철학과 방법론을 존중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방법론과 철학을 망라하고 공통적으로 중요한 기저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꼭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아래는 신문 기사에 나온 이야기를 발췌하였으며, 그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문체는 평어체이니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아 : 처음 주식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코로나19(COVID-19)로 상승장과 하락장을 피부에 와닿게 경험했다. 어린 나이에 굉장히 좋은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 증시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학교 커뮤니티에서도 글 하나 안 올라오던 게시판에 수익 자랑글이 부쩍 늘었다.
종식 :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굴하지 않고 평생에 걸쳐서 투자를 하겠다 하면 작년의 증시 급등락이 '좋은 경험', '좋은 자양분'으로 작용한다는데 동의한다. 다만 그것이 진정한 투자자로서의 경험인지 그냥 일시적 겜블의 즐거움인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금이야 지수가 역사상 최고가에 위치해 있는 강세장이다. 강세장의 한복판에서는 저런 변동성이 경험으로 여겨지고 즐거움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가 변해도 과연 그러할지는 의문이다. 아마 투자자의 자질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학교 커뮤니티에 주식글을 쏟아내는 사람들 대부분이 '역시 주식시장은 사기판이네'하면서 사라져 있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어 왔다. 작년의 폭락장은 역대급이었지만 회복도 굉장히 빨랐다. 이후 유동성에 의한 1년여간의 상승장은 새로이 증시에 입성한 투자자들이 시장을 만만하게 볼만한 여러가지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시장은 만만하지 않다. 1년이나 2년 동안 시장이 매일 피를 뽑듯이 야금야금 빠지는 그런 지루한 하락장이 지속한다면 과연 이를 버틸 수 있는 투자자는 얼마나 될까? 그런 장세를 겪어봐야, 자신이 진짜 투자자의 자질이 있는지, 아니면 그냥 겜블에 잠깐 빠져들었다가 스쳐갈 그저 그런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성효 : 개인적으로 개인이 주식을 해서 수익을 못 내는 이유는 공매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종식 : 개인이 주식 투자를 통해서 수익을 못 내는 것은 잘못된 투자 습관 때문이지 공매도 때문은 아니다. 훌륭한 투자자가 되려면 남 탓을 하면 안된다. 공매도가 활발한 시장에서도 롱 온리 포지션으로 수익을 잘 내는 사람들은 꾸준히 잘 냈다. 개인투자자들 중에 꾸준히 잘 하시는 분들도 많다. 공매도가 없어도 손실을 내는 사람은 낼 것이다. 그때는 무엇을 탓 할것인가?

성효 : 비슷한 질문을 종종 받는데 당연히 직장을 포기하고 주식을 하라고 대답한다.
종식 : 상승장이라서 시장을 만만하게 봐서 나오는 소리다. 절대 안된다. 사람마다 모두가 처한 상황이 다르다. 그리고 투자 실력도 다르고, 소비하는 생활비도 다르다. 수용 가능한 리스크의 크기와 목표 수익률의 크기도 다르다. 하여튼 모두가 다 다르다. 일란성 쌍둥이라도 다를것이다. 만인이 보는 언론에, 그리고 자기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투자를 하라'고 일률적으로 조언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조언이다. 주장자의 말대로 국민 대부분이 대기업이 아닌 회사에 다니고 있겠지만 그래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온다. 회사가 망해서 없어지더라도 밥벌이를 할 수 있는 몸값을 키우는게 먼저다. 특히, 20~30대라면 자신의 가치를 키우는게 먼저지 절대 주식투자가 먼저가 돼서는 안된다. 물론 투자는 일찍 시작해야한다. 자산이 별로 없는 사회 초년생이라도 그렇다. 다만, 그렇기에 사회 초년생때는 노동으로 얻는 수입의 크기를 절대로 무시 못한다. 사업이든 자영업이든 직장이든 부지런히 다니면서 노동 소득을 얻고 그것을 절약하여 주식 등 자산으로 전환시켜 모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얻을 수 있는 현금흐름을 포기하고 곧장 주식투자에 뛰어들어 전념하라는 것은 너무 리스크가 높고 무모한 조언이다. 그것이야 말로 잘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망하는 사람은 대부분이다. 직장, 자영업, 사업, 사이드잡, 부업 등 현금흐름이 들어오는 구멍을 다양하게 구축하고 그것을 통해서 구축한 자산의 규모가 직장 급여를 압도적으로 능가할 때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추천한다. 현금흐름은 흘러서 들어오는 물이고, 자산은 고여서 쌓아두는 물이다. 흘러들어오는 물이 적은데 어찌 고인물이 많아지나.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다.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무제한의 자유를 가진 사람들 중에는 출퇴근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미디어에 매일 노출되는 기업 회장님들도 그렇고,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놀고 먹는 것도 좋고 경제적 자유도 좋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삶을 사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나의 자유 다음에는 세상에 대한 기여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꼭 그렇게 거창하지 않더라도 평생에 걸친 소일거리를 해나가는 것은 우리 삶을 매우 소중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주식투자도 그런 범주에 들어가지만 거기에 더해 플러스 알파, 베타, 감마, 세타가 필요하다. 단순히 출근이 싫어서 이직이나 퇴사를 하고 후회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현금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이든 독자 생존 능력이든 뒷배를 갖추고 전략적으로 해야 하는것이 퇴사다. 회사 다니기 싫고 그냥 놀고 먹으려고 퇴사하는 사람들은 머잖아 서울역 앞 노숙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배수진과 절박함이 있어야 한다. 혹시 못 보신분들을 위해서 자세한 생각을 담은 영상을 하나 첨부한다.


박모씨 : 회사 사람이나 주변만 봐도 노동의 가치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봤자 연봉은 거의 똑같고 오히려 몇 년차 더 높다는 이유로 일 못하는 사람이 연봉은 더 많이 받는다. 그런데 투자 활동은 실력 대비 평가를 그대로 받는다.
종식 : 연공서열 제도는 나도 반대한다. 그러나 남이 일을 잘한다 못한다 함부로 평가하는 사람치고 일 잘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본인이 가치있으면 남이 먼저 알아봐준다. 당연히 몸값도 올라 있을것이다. 남을 끌어내리기 보다는 본인의 가치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투자활동은 실력 대비 평가를 받는 곳은 맞는데 박모씨가 시작한 시기가 좋았다. 상승장이 주는 수익을 본인 실력으로 착각하면 안된다. 최소 10년 이상 해보고, 지금 굴리는 1억원이 최소 다섯배 이상 투자로 불려져 있을 때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본다.

현아 : 회사를 아직 안 다녀봤지만 비슷한 고민을 한다면 퇴사할 것 같다. 주식을 하면서 어린 나이에 돈을 많이 벌어보기도 하고 잃어보기도 했다. 이것도 꾸준히 하다 보면 죽을 때까지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굳이 취업하지 않아도 '자본소득으로 먹고 살수 있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종식 : 투자가 꾸준히 죽을 때 까지 써 먹을 수 있는 기술이라는데는 동의한다. 그런데 취업하지 않고 자본소득을 얻으려면 시드머니가 필요한데, 시드머니는 어디서 만들건지? 취업이 싫은 사람이 창업이 좋을리는 없고, 부모님 등골 브레이킹? 시드머니를 힘겹게 모아 본 경험이 투자할 때도 도움이 된다. 나아가 돈을 다루는 태도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모씨 : 저는 퇴사를 고민하면서 노동 소득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내 월급만 동결이더라. 삶에 한계가 오더라. 노동 외에 다른 소득이 필요하다는 점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굉장히 공감한다.
종식 : 급여보다 물가 특히, 자산의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공감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회사를 그만 둘 사유가 되지는 못한다. 장중에 공을 들여서 확실하게 급여보다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다년간 입증이 되었던가, 아니면 회사를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사업에 집중한다던가 하지 않는 이상은 회사에 발을 걸치고 있는 것이 좋다. 말 그대로 노동외에 다른 소득을 만들어서 소득원을 늘려 나가야지, 무산계급에게 가장 큰 소득원인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나쁜 의사결정이다. 어정쩡한 실력과 돈으로 전업투자를 시작하면 장기 횡보장이나 장기 하락장이 오면 월급이 절실해 질 것이다.

박모씨 : 소위 전문가들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예측이 틀릴 수는 있는데 분석 결과에 대해 검증 체계가 없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이 리포트를 쓰면 이 사람은 '몇 번은 맞고 몇 번은 틀리더라' 이렇게 검증해주는 체계가 있으면 좋겠다.
종식 : 내가 늘 하는 이야기지만 투자가 수능 문제 맞히기나 로또 번호 맞추기도 아닌데 뭘 맨날 그리 맞추냐 못 맞추냐 타령들을 하시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맞추고 못 맞추고의 개념은 뭔가? 오늘 하루 장대양봉 나오면 그것이 맞춘 것인가? 시세 발현을 3개월로 볼것인가 1년으로 볼 것인가? 10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에서 10배 이상 수익을 낸 투자자가 과거에 그 종목을 좋게 보고 투자했으니 훗날 그 회사가 상장폐지되어 사라지면 이것은 못 맞춘것인가 맞춘것인가? 10년, 20년 시간이 흘러갈수록 시장에서 퇴출되는 회사는 늘어나고 과거 시총 상위주들도 망하거나 규모가 줄어 들어있는 사례는 수두룩하다. 뭘 어떻게 해야 맞추는 것이고, 뭘 어떻게 해야 틀리는 것인가? 족집게처럼 주가 상승을 탁탁 짚어내야 하나? 세상에 그런 사람이 존재하긴하나? 뭘 맞춘다 못 맞춘다 이런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같은 종목에 투자하더라도 누구는 수익을 내고 누구는 손실을 내거나 상장폐지도 당할 수 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에는 한 종목만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동일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사람마다 갖고 있는 종목별 비중이 다르고 비중조절을 하는 타이밍과 시기도 모두 다르다. 궁극적으로는 시계열을 길게 잡고 꾸준히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우상향 하는 것을 목표로 계좌를 운용해야한다. 지엽적으로 뭐 하나를 맞췄다 안 맞췄다 이런 개념은 버려야 할 쓸데 없는 개념이다.

동원 : 많은 전문가들이 언론에 나와서 책임지지 않는 말을 남발한다. 개인투자자는 필터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많지 않다 보니 '나보다 전문가니까 저 사람이 하는 말이 맞겠지' 하고 투자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종식 : 나는 의료, 기계, 과학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신뢰한다. 그리고 국가에서도 그런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투자분야는 좀 모호하다. 투자전문가라는 말을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사업과 투자는 비슷한 면이 있는데, 사업을 통해서 돈을 많이 벌고 성공했으면 그 사람을 사업 전문가라고 부르나? 투자 분야는 더욱 모호하다. 전문가? 누구를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증권사에서 일하면 전문가인가? 펀드매니저가 전문가인가? 애널리스트? 아니면 전업투자로 성공한 재야고수? 그것도 아니면 수만명의 회원을 몰고 다니면서 리딩 회비로 일가를 이룬 유사투자자문업자들? 이론은 없고 실전 배팅만 잘 하는 사람들? 실전은 못하면서 이론만 빠삭한 사람들? 누가 전문가인가? 애초에 이 바닥에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있기는 한건가? 나는 늘 그런 의문을 달고 있다. 나보다 앞서간 선배 투자자들은 많다. 그들 중 올바른 철학과 가치관을 갖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갓 입문한 사람들은 누가 그런 사람이고 아닌지 분간이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결국은 계좌인증 따위에 넘어가서 전재산을 사기 당하게 되거나, 누가 잘 찍나 못 찍나 이런 것만 좇아다니면서 자기 생각은 거세 당한채로 시장에 임하는 것이다. 전문가라는 환상을 좇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 이야기에 나의 정신과 행동과 돈이 움직이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귀와 마음을 열고 듣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다만 본인의 사고관이나 철학을 점점 튼튼하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서서히 눈이 떠지고 귀가 열릴 것이다. 옳은 철학은 흡수하고 그른 것은 흘려버리면 된다.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흡수해서 나만의 방법으로 프로세싱하여 취할 것은 취하고 거를 것은 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종국에는 무조건 독립적 사고와 독자적 행동을 해야한다. 이 바닥은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물론 송종식이도 믿으면 안된다. 투자란 절대적으로 고독한 길이며 혼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결정해야 하는 작업이다.

성효 : 전문가보다는 언론이 문제다. 어느 전문가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주느냐에 따라 대중들은 움직인다. 전문가라면 지난해 수익률이 코스피 지수(시장) 상승률의 최소한 2배 돼야 한다고 본다. 레버리지ETF(상장지수펀드) 사면 코스피 상승률의 2배는 되는데, 그것보단 높아야 하지 않나.
종식 : 투자에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작년에 지수를 이기기는 커녕 진 사람이 몇 트럭이다. 작년에 지수에 두배이상 이기지 못했으면 전문가가 아니라는 발언은 치기 어린 발언이다. 그렇다면 1970년대 초에 3년 연속으로 지수에 이기기는 커녕 어려움을 겪었던 버핏은 투자 초보인가? 버핏은 그 이후에도 연간 기준으로 지수에 뒤진적이 몇번 있다. 버핏 뿐만 아니다. 우리가 아는 대가들 대부분이 지수에 뒤진적이 많다. 그런데 시계열을 왜 그렇게 잡는가? 시계열을 길게 봐야한다. 10년이나 20년.. 30년 이상으로 시계열을 늘어뜨리면 버핏의 수익률은 지수를 압도한다. 투자를 1년만 하고 끝낼것인가? 꾸준히 자산을 키우고 꾸준히 지수를 이길 생각을 해야지 특정 구간에서 이기고 지고는 의미도 없다. 애초에 투자란 내 자산을 키우기 위해 하는 것이지 다른 것을 이기고 지고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벤치마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작년과 같은 폭발적인 상승장에서 지수 대비 두배 이상 수익을 내셨다면 성효님은 투자가 아니라 겜블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락장에는 지수대비 두배를 잃거나 그 이상의 리스크에 노출되실지도 모르겠다. 하락장에 덜 잃고, 횡보장과 상승장에서 수익을 꾸준히 누적하면 지수를 압도하는 것은 물론 돈도 벌고 삶의 질도 좋아질 것이다. 물론 시장에 상관없이 꾸준히 수익을 누적해 나간다면 그것이 가장 좋겠지만.

종식 : 아래는 신문사가 질문한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에 대한 대답들이다.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이라고 내놓은 이야기들이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수준이다.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고 주변에 흔들리는 점, 투자의 본질에 접근하지 않고 쓸데없는데 집중하는 점이 안타깝다.

현아 : 해외 증권사에서는 'SELL(매도)' 의견을 내는데 우리나라는 매도 의견 내는 리포트가 거의 없지 않나. 안 좋은 것은 안 좋다고 내는 리포트도 있으면 좋겠다.
종식 :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특성도 이해를 해주어야 한다. 애널리스트라고 왜 매도의견이 없겠나? 가슴속에 다 있겠지. 중립리포트가 나오거나 커버리지가 중단되면 눈치껏 매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리고 요즘은 매도 리포트가 과거보다는 많이 올라오는 편이다. 그런데 이게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인가?

동원 : 빚투, 영끌 등 신조어만 봐도 주식투자 행위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은 그렇지 않은데 주식의 '빚투'와 '영끌'은 마치 하면 안되는 행위처럼 말한다. 부정적 표현 때문에 '주식은 도박이고, 하면 망하니까 안 되겠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본다.
종식 : 선배들이 위험하다고 조언하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원로들의 이야기를 아주 무시해서는 안된다. 주식투자는 부동산투자보다 MDD가 훨씬 크다. 일정 수준 이상의 레버리지를 사용하면 한번은 반대매매를 당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반대매매를 당하지 않더라도 횡보장에서 이자를 내면서 버티기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 부동산은 실사용 개념이라도 있지. 그런데 이게 왜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인가? 본인이 당당하면 신경 안 쓰면 되지.

김모씨 : 최근 리딩방 피해를 봤는데 저도 주식을 잘 아는 지인이 있지 않았으면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어볼 곳도 없고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니까.
종식 : 서점에 가면 투자 대가들의 고전서를 단돈 몇만원에 읽을 수 있다. 그 책들의 가치는 책값의 수천배, 수만배다. 치킨 한 마리 가격에 대가들의 뇌 깊숙한 곳에 있는 지식과 세월이 묻어있는 경험을 압축해서 내것으로 빨아들일 수 있다. 왜 그런 것은 선택을 안하고 리딩방 같은데서 피해를 당하나. 그것은 주식을 잘 하는 지인이 있고 없고와는 관련 없는 문제인 것 같다. 투자를 시작하면서 옳은 길로 착실하게 잘 가는 젊은 친구들도 많다. 자꾸 문제를 본인에게서 찾지 않고 남에게서 주변에게서 찾으려고 한다. 이런 태도는 매우 나쁘다.

정리하며


이상 코멘트 작업을 마칩니다. 경제적 자유니, 시간적 자유니 하는 허상들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망쳐놓고 있습니다. 적어도 기사에서 인터뷰 하신 이분들은 철학과 사고 구조를 근본부터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꽤나 고생을 할 것 같습니다. 이분들이 싫어서 악담 같은 것을 하는 것이 절대로 아님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2021년 1월 28일
송종식 드림


2021년 1월 22일 금요일

지금 쓰레기 취급 당하는 것은 무엇일까?

모처럼 현투모 시절에 함께 스터디를 하던 형님 한분과 수다를 떨었습니다. 직장인 투자자인데 제가 아는 한 투자관과 종목선정 능력이 한손에 꼽을 정도로 탁월한 투자자 형님입니다.

종종 통화를 하면서 서로가 가진 투자 아이디어와 종목들을 교류합니다. 작년에 어느 날에도 모처럼 대화를 나누면서 시장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과 좋게 보는 기업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당시에 형님이 선정했던 기업들이 일본 넥슨, 코미코, 한양증권, 컴투스 딱 네 종목이었습니다. 지금 제가 이 종목들을 여러분들께 추천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이 중 몇몇 종목은 현재 수익실현 중에 있습니다. 그 당시에 그 형님이 비중을 실어서 갖고 있던 종목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 형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사람이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투자관이 저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고 기업을 선정할 때도 상당한 논리와 근거를 갖고 하기 때문에 논리적인 것을 좋아하는 저와 죽이 잘 맞습니다.

오늘은 몇달만에 제가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형님이 선정하신 종목들을 보니 상당히 좋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형님 작년에 말씀하셨던 종목들 퍼포먼스가 좋네요. 역시 형님입니다!" 하면서 덕담을 한마디 드렸는데, 진짜 실력있는 형님이 의례 그렇듯 "아니야. 실력은 무슨 그냥 운이지." 하는 겸손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모처럼 형님과 이런 저런 즐거운 이야기를 짤막하게 나눴습니다.

아, 제가 이 포스팅을 쓰는 것은 형님이 좋은 종목을 골라서 수익을 냈다는 식의 무용담이나 그저 자랑질 따위를 쓰려던 것은 아닙니다. 형님이 이야기 말미에 남겨주신 말 한마디가 너무나 가슴에 팍 꽂혔고, 그 글귀가 하루 종일 제 머리에 맴돌아서 블로그에 기록도 남길겸 여러분들과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같은 사람은 반대로 하잖아"
"남들이 쓰레기라고 할 때 그거 사두는거"
"우린 청소부잖어"
"쓰레기를 사서 보석이 되면 파는게 우리 할 일"

여기서 쓰레기라 함은 실제로 쓰레기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쓰레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인식이 한쪽으로 쏠려 있어서 쓰레기 취급 당하는 값지고 저평가 된 자산들을 의미합니다. (현재는 사람들의 인식이 미래차, 우주 이런 곳에 쏠려 있죠. 자동차는 작년까지만 해도 쓰레기 취급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쓰레기 취급 당하던 많은 자산들이 사람들의 순간적인 인식 변화로 튀어올라 보석이 되는 사례는 정말 끝도 없이 많습니다. 똑똑한 소수의 시장 참여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가격이 실컷 오르고 나면 좋게 보고, 가격이 한참 내리고 나면 나쁘게 봅니다. 

가격이 처참하게 폭락하여 있거나, 수년을 횡보하는 기업에 의미있는 비중을 투자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그 자산의 펀더멘털이 좋든 나쁘든 말이죠. 설령 비중을 실어도 기다리질 못합니다. 누구 말마따나 좋은 자산을 샀다면 변태적으로 기다려서 승부를 보고 나와야합니다.

당연히 그런 것을 찾아서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를 반복적으로 해야지 자산이 크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쓰레기로 오해 받아 저평가 된 자산을 사서  오해가 풀리고 보석이 한 껏 부풀어 오를 때 팔기, 그리고 이것을 반복)

물론, 성장하는 기업을 영구적으로 보유하는 방법도 있고, 벤처기업 100개를 동일하게 사서 90개는 망하고, 5개는 똔똔치고, 4개는 그럭저럭 수익을 내고, 1개가 대히트를 치는 VC 스타일의 투자 방법도 있겠죠. 

또, 기술적분석으로 매매를 해서 버는 방법도 있겠구요. 투자와 매매를 통해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말 그대로 무한가지가 있고 어떤것이 옳다 그르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각자의 성격과 취향에 맞게 하면 됩니다. 

제가 청소부 투자법을 좋아하는 이유는 제 성향과 잘 맞기 때문입니다. 저는 휴가를 갈 때도 사람들이 몰리면 여행 일정을 취소합니다. 거의 병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투자를 할 때도, 그 성격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을 좋아해서 주변에 지인들이 북적거리는 것은 좋아합니다. 대중들이 만든 실체없는 유행에 부화뇌동해서 이끌려 다니는 것을 주의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이 바닥일 때 사서, 사람들이 열광할 때 팔고 나오는 것. 그것이 아마 이데올로기가 변하고 시대가 변해도 영원히 변치 않을 기본중에 기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몇천년이 흘러도 아직까지 고전 역사서들이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인간의 생활 양식은 변해도 인간 본연의 심리나 본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년 가까이 진행되는 강세장 속에서 자칫 중심을 잃을수도 있었습니다. 형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정신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특히 말미에 툭툭 던진 멋진 문장들을 상기하며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는 것을 재차 생각하였습니다.

덧. 2005년 주린이 때 부터 추구하던 것. 하방은 막혀있고 상방은 열려 있는 것 찾기.

2021년 1월 22일
송종식 드림


2020년 12월 27일 일요일

2020년을 마무리 하며 (부제 : 함께해서 신기했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2020년은 신기한 일이 줄줄이 벌어졌습니다. 먼 훗날 꺼내보기 위해서 경자년을 떠나 보내며 기억에 남는 것들을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전 인류가 같은 정서를 공유하다


세상에는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있습니다. 그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문화와 정서를 갖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나라에서도 지역마다 공유하는 정서의 결이 다 조금씩 다릅니다. 의외로 전 인류가 공통으로 갖고 있는 정서의 결은 많지 않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 덕분에(?) 전 세계인이 비슷한 결을 갖는 정서를 공유하게 됐습니다. 순식간에 전세계로 번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세계인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전 인류의 가슴에 깊이 새겨진 큰 사건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먼 훗날, 세계인 누구를 만나더라도 2020년의 팬데믹을 주제로 올해를 추억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눌 수 있을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유럽이나 동남아 모처에서 배낭가방을 메고 여행을 하다가, 여행 중 우연히 만난 외국인 친구와 올해를 추억하며 나누는 코로나 관련 담소가 탁자 위의 안줏거리로 전락하길 희망합니다.

우울과 회색으로 기록될 2020년


많은 지구인에게 2020년은 우울과 잿빛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동이 제한 당하고 개인의 자유와 행동에 많은 제약이 따랐습니다. 세계 여행이 멈추고, 사람들과 교류도 멈춰버렸습니다. 모여서 웃고 떠들던 시기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이제는 각자도생과 독거의 삶을 산지도 일년이 돼 갑니다.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웃고 떠들던 시기가 그립습니다. 그래서 마스크를 안 쓰던 시절에 만들어진 영상물을 찾아서 돌려 보기도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반도의 날씨는 평소보다 좋았습니다. 우리들의 마음은 잿빛이었지만 말입니다. 지구의 치유를 알리려는 듯 유독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많았습니다. 공기도 깨끗했습니다. 여름에 부는 동남풍의 덕도 있었겠지만, 코로나 덕분에 중국의 공장들이 멈추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우울해 하는 사람들을 위로해 준 유일한 요소가 날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쨌든 2020년은 우울과 잿빛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전 인류가 집단적으로 이토록 우울했던 시기는 세계대전 이후로 없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020년 원더키디.. 얼마나 실현됐나?


2020년이 되고 상징적으로 끌어오는 만화영화가 있습니다.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입니다.

2020년 원더키디의 시간적 배경은 서기 2020년이었습니다. 저 만화가 방영하던 당시에 저는 너무 어렸습니다. 그래서 만화의 전반적인 세계관이나 스토리는 이해도 못했습니다. 지금도 만화 내용은 기억도 잘 안납니다. 뭔가 인공지능 로봇들과 총 싸움을 하고, 날아다니는 로봇(AI가 결합된 플라잉카의 미래버전?) 같은 걸 타고 다니고, 지구 밖으로 나가서 사는 사람들이 이끌어 가는 이야기라는 정도의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어린이의 눈으로 볼 때와 어른의 눈으로 볼 때 다가오는 게 많이 다릅니다. 그리고 30여년 전 사람들이 생각한 게 지금은 얼마나 실현됐는지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2020년에 보는 2020 우주의 원더키디]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을 보면 만화에서 이야기하는 큰 방향성은 얼추 맞는 것 같습니다. 현실도 그 방향성대로 어느 정도는 가고 있습니다. 환경오염, 우주개발, AI로봇의 등장 등. 다만, 디테일하게 보면 만화가 현실보다 한참 앞서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아직 지구밖으로 이주를 못했습니다. 이제야 재활용 로켓이 시험 발사 단계에 성공했고, 지구 대기권 여행 상품이 출시되는 수준입니다.

만화에서는 태양계 밖에 있는 행성을 발견해서 이주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만화에서도 아직 아주 멀리는 못 나갔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 보다 훨씬 덜 나아간 수준입니다. 우리는 태양계 밖은 커녕 달이나 화성에도 아직 인류를 이주 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우주에 대한 연구와 도전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언젠가는 가능하리라 봅니다.

인공지능 플라잉 로봇이 나오는데, 저건 몇년만 더 있으면 비슷하게 구현한 제품이 나올 것 같기는 합니다.

만화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들이 각성하여, 새로이 발견한 행성에서 인류와 다투는 내용입니다. 지금도 얼마든지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다란 스크린이 달린 기계로 사람들이 어디서나 자유롭게 통신하는 건 지금 스마트폰을 보면 어느 정도 현실화 된 모습입니다.

이런 거대 담론은 차치하고라도 누가 2020년에 이런 신기한 일들이 일어날 줄 예상이나 했을까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버스를 탈 수 없고, 공항이용객은 전년보다 99%나 감소하여 해외여행도 자유롭게 못하게 되는 날이 오게 될 줄 말이죠.

금융시장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교훈을 새삼 되새깁니다. 그러므로 안전마진은 중요합니다. '무조건 상방으로 고!'만 외칠게 아니라,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주식시장, 10년 경험치를 1년만에!


올해 주식 시장은 엄청난 기록들을 쏟아냈습니다. 기록적인 대폭락과 개인 투자자들의 엄청난 힘 그리고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끝없는 강세장. 아주 카멜레온 같은 시장이었습니다. 주식 투자를 20~30년 해 온 선배 투자가들도 겪어본 적 없는 신기한 시장이라고 합니다.

저도 주변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10년치 시장을 1년간 압축한 시장'이라고요.

최근 1년여간의 코스피 지수(위)와 코스닥 지수(아래)의 흐름 <자료 : 삼성증권 MTS>

올해 3월 시장폭락을 계기로 시장에 진입한 개인투자자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들이 압축된 10년치 시장을 경험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아주 짧은 시간 차이이지만 적어도 올해 시장 폭락 전, 그러니까 1월이나 2월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한 사람은 정말 단기간에 아주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을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1월부터 3월까지 박스권 시장, 그리고 3월의 시장 대폭락, 4월부터 12월까지 끝도 없이 상승하는 시장. 그리고 상승하면서 중간 중간의 가격 조정. 올해 1월이나 2월에 주식투자를 시작한 분들은 앞선 선배 투자자들이 몇년동안 경험하고 배웠던 것들을 단기간에 체득하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살아남았다면 그 누구도, 그 어떤 책에서도 줄 수 없는 좋은 교육을 받은 것입니다.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귀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우려되는 것은 3월 저점과 여름 사이에 시장에 입성한 분들입니다. 이들은 오로지 상승장만 경험을 했습니다. '미국 주식은 무조건 오른다'고 맹신하는 것 만큼이나 이들이 경험한 '유동성 덕분에 주식 시장이 무너질 일은 없다'라고 믿는 것 또한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3월 폭락 후, 자산 시장 급등


경기부양을 위해 각국은 무섭게 돈을 풀어댔습니다. 팽창된 유동성은 거의 모든 자산의 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 공급 부족까지 맞물려서 부동산은 기형적인 상승을 이어갔습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자 주식시장으로 뭉칫돈이 넘어왔습니다. 그러면서 주식 시장도 사상 최초로 2,8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멋진 상승세를 연출했습니다.

이외에도 유동성은 투자할 수 있는 대상 곳곳으로 돌아다녔습니다. 코인들도 돌아가면서 펌핑을 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3~4년 가까이 소외되어 있던 저PBR주들까지 가격이 널뛰고 있습니다.

이전과는 정반대의 실물시장과 금융시장간 괴리


최근의 크고 작은 시장 붕괴는 주로 금융 시장 혼자 발작을 일으킨 경우가 많았습니다. IT버블도 그랬고, 2008년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시장 붕괴가 그랬습니다. 그리고 짧은 주기로 등장하는 단기적인 시장의 가격 조정도 그랬습니다.

주식시장이 실물시장에 미미하게 영향을 미치기는 했어도, 대부분 주식시장이나 금융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만 고통을 느꼈습니다.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은 외외로 금융위기를 느끼지도 못하고 덤덤하게 지나간 경우가 많았습니다.

2008년 글로벌 주식 시장 붕괴 때,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랬습니다.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만 괴로워했습니다. 의외로 직장인들은 직장에 잘 다녔고, 자영업자들도 무리 없이 장사를 잘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양상이 완전히 뒤바뀌어 나타났습니다.

팬데믹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멈췄습니다. 필수소비재와 음식료에 대한 소비축은 온라인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장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주요 상권도 마비되고 멈춰버렸습니다. 자영업자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여행/항공 등 몇몇 섹터는 섹터 자체가 고사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일자리를 잃고, 갈 곳이 없는 젊은 여성들의 자살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확실히 실물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의 주식시장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가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대량으로 돈을 살포해서 그렇습니다. 소비심리와 실물경제가 살아나라고 돈을 살포했더니 소비 진작은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산 시장만 팽창되는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나니 주식, 부동산, 원자재 할 것 없이 가격이 급등하였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주식과 부동산 등 소위 '지대지분과 생산수단'으로 인식되는 모든 자산의 가격이 폭등하였습니다.

이번에는 과거와 반대로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에 참여중인 사람들은 환호를 외칠만한 한해였습니다. 그러나 실물경제에 참여중인 사람들은 대기업 직장인을 제외하고 모두가 벼랑끝에 몰려있는 상황입니다.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해 생각할 점


투자를 해놓고 자고 일어나면 계좌 잔고가 불어나 있다고 '돈 복사기'라는 단어도 우스갯소리로 많이 회자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돈의 값어치는 빠르게 떨어지고 그에 대비해서 자산 가격은 빠르게 치솟았습니다. 단지 급여 생활자들의 급여만 오르지 않고 있죠.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너도나도 자산 투자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주식 투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이 짙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지만 올해는 달랐습니다. 길거리 어디를 가나 주식 투자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부동산 역시 투자 열풍이 대단했습니다.

시드(투자 여력이 있는 자금)가 부족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영끌'도 유행했습니다. 말 그대로 영혼까지 남의 돈을 끌어다 투자한다는 것인데, 가용가능한 가족의 돈은 물론이고 사용할 수 있는 대출도 총동원해서 부동산을 매입한 청년들도 어마어마하게 많았습니다.

저는 일단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찬성입니다. 그러나 제가 언제나 언급하듯 '패닉셀', '패닉바잉'은 절대로 하면 안됩니다. 그저 시세가 오른다고 우르르 몰려가서 따라사고, 가격이 떨어진다고 공포감에 팔아버리면 투자를 통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듭니다.

자산의 가격이 계속 오르고, 남들은 돈을 버는데 나 혼자만 뒤쳐지는 것 같아서 급한 마음에 아무거나 샀다면 머지 않아서 꽤 고생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단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고 치더라도, 자산의 가격이 조정기에 돌입해서 4~5년을 하락하거나 횡보해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단기 상투를 잡았는데, 갑자기 대출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고 아파트 가격이 지금부터 4~5년간 횡보를 한다면 이자와 세금을 내면서 버틸 수 있는지를 먼저 고려해야합니다. 지금 좋다고 항상 좋은 상황만 펼쳐지는 건 아닙니다. 

금융시장에서는 별의 별일도 다 일어날 수 있으니, 항상 안전마진과 여유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또 대자산가가 아니라면 진입시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마켓타이밍을 잴 수는 없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파악을 할 수 있습니다. 남들이 부동산으로 고통을 받을 때 매입하는 것이 남들이 다 환호를 외칠 때 사는 것 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다소간 가격이 오른 상태라도 그게 낫습니다.

그리고 레버리지는 가급적 쓰지 않는게 좋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넉넉한 현금부자가 아니라면 부동산 투자는 레버리지를 동원해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주식투자자는 레버리지를 쓰면 그 끝이 대부분 안 좋습니다.

특히, 내 의지와 다르게 강제로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는 자금은 절대로 쓰면 안됩니다. 이왕 꼭 써야하는 레버리지라면 좋은 레버리지를 써야 합니다. 주식담보대출보다는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거치기간이 길고, 안 좋은 시기에도 강제로 내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자금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마저도 비중을 50% 이내로 제한해서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투자 복기


신기한 일이 많았던 2020년을 전반적으로 돌아보았습니다. 이제 투자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생각과 복기를 간단하게 남겨두겠습니다. 

폭락에 흔들리지 않은점


3월 폭락장에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은 것은 돌아보면 잘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여분의 현금을 모두 투입하여 주식 100% 비중을 유지하였습니다. 그 상태에서 폭락장을 잘 흘려보낸 것도 결과론적으로는 잘 한 것입니다. 폭락장이 올 때마다 제 블로그에서 하도 말씀드려서 이제는 특별할 것도 없습니다. 하락장이나 폭락장에 감정 동요없이 행동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만으로 올해 제가 발전했다고 여기기는 힘듭니다. 더 나은 투자자로 성장하고 투자를 더욱 잘 영위하려면 그 이상의 플러스 알파가 필요합니다.

시장에서 너무 빨리 내린 것


올해 가장 큰 실수는 시장에서 빨리 내린 것입니다. 물론 모든 비중을 내린것은 아닙니다. 늦봄부터 주식 비중을 조금씩 축소하기 시작해서 현금 비중을 30~40%정도 유지하였습니다. 마켓타이밍을 재기 위함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종목 중 부담되는 것을 줄이고, 사고 싶은 종목은 별로 보이지 않아서 그랬습니다.

기업들의 실적이 이렇게나 좋을지 모르고 시장이 적정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한 것은 저의 오만함과 착각에 불과했습니다. 또한, 막강한 유동성의 힘을 눈으로 보고도 믿지 않고 무시하였습니다.

아직 올해 마지막 거래일이 4일 정도 남았습니다만, 현재까지 수익률 정산을 하니 올해 수익률은 29%~30% 사이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코스닥 지수에 크게 뒤쳐져서 남사스러운 수준입니다만, 기록차원에서 남겨둡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너무 일찍 현금 비중을 높이는 바람에 강세장을 100% 누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과정론으로 보면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이 정도 수익을 올린것에 만족합니다.

하락장과 폭락장에서는 심리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고 그 시기를 덤덤하게 잘 보내는데, 반대로 강세장이 지속할 때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졌다고 판단되는 종목을 빨리 팔고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통은 저평가에 매입한 주가가 차곡차곡 상승해서 약간의 오버밸류 상태를 유지하더라도 기업의 성장성이 살아있고 미래가 여전히 밝다면 팔지 않고 보유를 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오버밸류 상태에서도 유독 순간적으로 급등하는 종목들이 많았습니다. 순식간에 상한가 근처에 갔다가 이내 윗꼬리를 길게 달고 내려오는 패턴이 워낙 많아서 이런 경우에는 비중을 조금 축소하는 것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현상 조차도 초월해서 조금 더 끌고 나갈 수 있어야 더 멋진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을테니 더 훈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물론 이 역시 결과론적 발언이고, 자칫 마켓타이밍을 재는 시도를 하려할 수 있으며, 적정가에서 오버하면 매도한다는 원칙을 깰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딜레마가 수반되는 부분이므로 더 궁리하고 연구를 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에, 거품까지 다 취하겠다고 원칙을 깨고 오버밸류 된 상태에서 끝까지 홀딩을 하였는데 시장이 폭락하여 수익률이 +200%에서 -10%로 반전되면 그때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투자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기업과 반영구적으로 함께 성장할지, 소위 시세를 줄 때 수익실현하고 이익을 취할지. 미래에 가 본 사람이 아닌 이상 누구도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전통적 저PBR 투자자들도 숨통 트이다


저PBR주 이야기를 할 때 마다 항상 하는 이야기를 또 한번 언급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저PBR주 투자자들은 투자를 할 때, PBR과 PER만 보고 투자하지는 않습니다. PBR이나 PER은 투자자가 기업을 분석할 때 참고하는 수 많은 지표 중 하나일 뿐입니다. 기업에 대한 방대한 분석과 팔로업을 하면서 현재 가격 상태가 얼마나 찌들어있는지(저PBR)를 체크하는 용도로 참고하는 수 많은 지표 중 하나가 PBR일 뿐입니다.

그리고 저PBR 투자자라고 해서 성장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저PBR 투자자들도 성장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저처럼 포트폴리오의 일부는 전통 저PBR 종목에 투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제가 잘 아는 성장섹터(SW/인터넷) 같은 분야에 투자하는 혼종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넓은 범주에서의 투자원칙에만 부합한다면 종목과 섹터를 가리지 않고 투자하는 것이죠.

어쨌든, 2020년 여름전까지 3~4년의 시간은 전통적 가치투자자들에게 지루하고 힘든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시장은 계속 성장만을 외치고, 고평가라고 생각한 종목은 더욱 고평가가 되는 장세가 지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전통적으로 '싸고 단단하다'라고 여겨졌던 회사는 힘을 못 쓰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유동성의 힘인지 뭔지는 몰라도(일부 종목은 경영권 분쟁, 실적 성장 등 확실한 상승 모멘텀이 존재하였음) 올해 중순부터는 전통적인 가치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저PBR 종목들마저 신고가를 돌파하는 종목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처럼 전통적 가치투자자들도 숨통을 튼 시기가 2020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0여년만의 애플발 먹거리?


2007년. 웹2.0 열풍이 한창이던 때. 스티브잡스의 멋진 프레젠테이션 이후 세상에 나온 아이폰. 아이폰의 등장 이후 10여년간 세상은 완전히 변했습니다. 그런 변화의 물결을 예상하고 스마트폰 부품주, 스마트폰 게임주 등에 올라탄 투자자들은 단기간에 막대한 부를 획득했습니다. 제 주변에도 그 흐름에 잘 올라타서 큰 부자가 되신 분들이 많습니다.

'종사자의 함정'이라고 할까요? 저도 당연히 해당 섹터의 종사자 겸 테크긱(geek)이고 그런 시대의 변화에 매우 큰 공감을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투자로 큰 이익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당시 제 투자관에도 문제가 있었고, 과감하게 도전하지도 못했습니다. 대신 다른 전통적인 종목들로 아쉽지 않게 수익을 내기는 했지만 여기에는 두가지 아쉬움이 있습니다. 1) 당시에는 저평가 된 성장가치주가 많아서 뭘 사도 수익을 잘 찍었고, 2) 그렇다고 해도 당시 게임체인저였던 스마트폰 관련주 투자에 비할바는 아니었습니다.

Aristomenis Tsirbas씨의 iCar 상상도

중간에 바이오 큰 장도 들어섰지만 바이오는 아무리 봐도 제 능력치 안에서 분석이라는 것 자체가 안돼서 패스하였고, 2021년! 10년만에 큰 먹거리 장터가 하나 들어선 것 같습니다. 그것도 역시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애플발 먹거리입니다.

이번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아보고자 제대로 칼을 갈고 있습니다. 이미 전기차 관련 섹터, 이차전지 섹터는 가격이 상당히 올라 온 상태이지만 시야를 애플카를 중심으로 놓고 거기서 파생되는 비즈니스까지 확대해 보면 큰 수익을 취할 수 있는 잠재적인 기회들이 많이 묻혀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시작하는 분야이니 기대를 갖고 공부해 보고 있습니다.

ESG, 우주


ESG 투자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저도 올해 중순부터 ESG에 대해서 공부를 해오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저만의 ESG 매트릭스를 만들어서 실제 투자에 적용을 해 볼 생각입니다.

발사되는 스페이스엑스의 팰컨헤비 <사진 : SpaceX>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우주시대가 내년부터 열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인위성을 쏘고, 화성에 실험용 로봇을 보내는 수준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들을 해내는 원년이 될 것 같습니다. 우주 관련해서도 큰 장이 들어설 것을 대비해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신규상장 주 투자, 역시는 역시..


제 원칙 중 하나는 가급적 신규 상장된지 3년이 넘지 않은 회사는 투자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서 자주 말씀드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압도적으로 싸거나, 압도적으로 성장성이 있는 종목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신규 상장주는 이것을 가늠하기가 일단 힘듭니다.

올해는 지인과의 친분과 정에 이끌려 그 원칙을 깨고 신규 상장주에 투자를 했는데 성과가 좋지 못합니다. 다행히 포트폴리오 내에서 비중은 크지 않지만 원칙을 깨면서 찝찝한 마음이 생긴다면, 아예 안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정에 이끌려 업무를 수행한 아주 초보적인 실수를 했던 기록도 남겨둡니다. 다만, 회사가 나쁜 회사는 아니기에 당분간은 조금 더 지켜 볼 생각입니다.

지수예측에 대해


연말이 되니 내년도 시장과 지수 예측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저는 그런 대단한 능력은 없습니다. 시장이 유동성의 힘을 받고 하늘을 뚫고 올라갈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갑자기 무너질지, 아니면 옆으로 횡보를 할지 그런 건 알지도 못하고 알수도 없는 일입니다.

다만, 피터린치의 칵테일 파티 이론을 들고 들어오면 경계를 해야하는 분위기는 맞는 듯 합니다. 너도나도 주식투자 이야기를 합니다. 또 그것을 넘어서 여기저기서 돈 벌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두가 빚투와 상승장에 도취되어 있습니다. 이럴때 시장이 하루나 이틀 정도 큰 가격 조정을 받으면 반대매매가 터지고, 또 반대매매가 반대매매를 부르는 급락장이 연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무리한 빚투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좋은 기업은 쭉 보유하고, 싼 기업이 있으면 매수하고,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조심스럽게 조정을 해나가면서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상하고 신기했던 2020년 한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2020년 12월 27일
송종식 드림


2020년 11월 10일 화요일

화이자발 낭보와 한국(특히 코스닥)시장 하락

어젯밤에 화이자발 낭보가 전세계를 휩쓸었습니다. 세계의 자본들 역시 통신망을 타고 그 무엇보다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밤새 유럽 각국의 주식시장은 폭등을 거듭하며 들썩였습니다.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저도 기뻤습니다. 투자는 둘째치고 잃어버린 우리의 일상을 곧 찾으리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잠들었습니다.

9시. 우리 시장도 개장했습니다. 우리 시장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깊은 조정을 받았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차익실현 매물이 많았습니다. 이는 전날밤 나스닥이 힌트를 주어서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화이자 백신으로 전세계가 들썩이던 날 밤, 스터디 멤버들과의 대화 중 일부

그간 우리의 코스닥 시장 상승을 이끈것도 언택트로 대변되는 인터넷/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들과 바이오 기업들이었습니다. MAGA니 FAANG이니 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소수 테크 기업들처럼, 우리에게도 코스닥 지수 상승을 견인한 소수 테크기업과 바이오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특히 부각을 받았던 섹터이자 기업들입니다. 이들 기업들 중 다수는 밸류에이션을 무시하면서 상승했습니다. 심지어는 PDR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 내게 만든 주역입니다. 인류 전체에게 있어 이들의 영향력이 막대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터무니 없는 시가총액을 합리화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동안은 이들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 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PDR이라는 해괴한 지표가 등장했습니다. 더욱이 이들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터무니 없음을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사실 주가가 하락할 유인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어제 발표된 '화이자 백신의 코로나 예방 효과 90%' 소식은 이들의 주가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한 트리거가 되어 주었습니다.

시장의 하락과 상승에는 항상 후속 이유가 따라 붙습니다. 주식을 십수년째 하고 있지만 지금도 지수의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라고 하면 저는 하지 못합니다. 

다만, 언제나 그랬듯이 사람들은 시장의 상승과 하락에 그럴듯한 이유를 갖다 붙입니다. 대부분은 이래도 맞고, 저래도 맞는 말 수준입니다. 똑같이 금리를 올려도 어떤 때는 지수 상승의 이유가 되고, 또 어떤 때는 지수 하락의 근거가 됩니다. 끼워 맞추기 나름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시장 하락은 그런 상황들과는 결이 좀 다릅니다. 충분히 이유가 있었고 또 예견된 하락이었습니다. 지수의 거품을 코로나 수혜 업종들이 만들었고, 화이자의 백신은 그런 거품을 꺼트리는 트리거가 되기에 충분한 재료였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서구 사회가 초토화 되는 동안 우리나라는 비교적 평안했습니다. 여러 선진국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을 법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슈가 종료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한국을 찾았던 많은 돈들이 다시 원래 매력이 더 높았던 나라들로 돌아갈 여지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앞으로 추가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낮아진 상태입니다. 환율 또한 중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어오기에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를 끌어 올리고 환차익 까지 누릴 수 있으니 좋을지 몰라도요.

다만 꼭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 이틀, 길어야 일주일이나 한두달의 시장 분위기는 그다지 지속되기 힘듭니다.

컨택트 시대가 돌아온다고 해서 구글과 네이버를 안 쓸 수는 없습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언택트 경제를 이끌어 간다고 해서 우리는 밥을 안 먹고 살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은 공존하는 것이며 양측의 파급력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시장은 말 만들어 내기를 좋아합니다. 언택/컨택은 시장이 만든 말장난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둘을 양분해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기간의 수급 변동에 따른 출렁임은 있더라도, 언택이든 컨택이든 돈을 잘 벌고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의 주가도 그에 맞춰서 우상향 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호들갑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런 조울증을 이용만 하면 됩니다. 끌려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택이든 컨택이든 열심히 일하고 돈을 잘 벌며,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골라서 마음 편하게 투자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날을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가 조금 변할 여지는 있습니다. 가령, 올해 주식 투자를 시작하신 분들이 '가즈아'를 외쳤던 묻지마 고밸류 종목들의 상승 종료 후 쉬어가기, 정상적인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었거나 저평가를 받고 있던 돈 잘 버는 기업들의 재조명 등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하루만 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헤지를 위한 코스닥 인버스 일부 + 통상 가치주(성장주, 가치주 구분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라고 불리는 돈 잘벌고 저평가 된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사람들은 이제 조금씩 숨통을 터나갈 희망이 보인 하루였습니다.

2020년 11월 10일
송종식 드림


2020년 11월 8일 일요일

댓글과 대댓글 알림 받는 법

제 블로그는 누군가의 말마따나 '찾아오기도 힘든 변방의 블로그'입니다. 

구글 블로그이기 때문에 네이버 검색엔진에서는 검색결과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노출됩니다. 그렇다고 구글에서 찾기 쉬운 것도 아닙니다. 주소가 친절한 것도 아니고 구독하기도 어렵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처럼 이웃을 맺거나 댓글로 교류를 하기가 쉬운 것도 아닙니다.

네이버 블로그였다면 찾아오시기도, 교류하기도 훨씬 쉬웠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웃의 수, 달리는 댓글의 양도 지금보다 훨씬 많았겠죠. 제가 구글 블로그를 쓰는 이유는 이 블로그를 개설하던 시절에 설명을 드린바 있습니다.

어쨌든 누군가가 링크를 던져주지 않으면 찾아오기도 어려운 곳이라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들러주시는 분들과 열심히 교류를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블로그를 운영할 맛이 납니다. 

되레 생각이 깊고 진지하신 분들만 찾아주시니 더 나은점도 많은 것 같습니다. 우선은 제 공부를 위한 곳이지만 그래도 찾아주시는 분들 덕분에 제 공부도 더 정교해 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에 찾아주시는 분들은 한결같이 돈이나 삶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고, 또 수준 높으신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블로그는 찾아오기 어려운 점 말고 또 하나의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댓글을 다는 기능을 찾는것도 어렵지만, 댓글에 대댓글이 달렸을 경우에 알림으로 알려주는 기능도 매우 취약했었습니다.

이것은 찾아주시는 분들께도 불편한 점이지만, 저에게도 불편한 점입니다.

물리적으로 허용이 가능한 선에서,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께 가급적 모두 대댓글로 응대하자는 방침을 갖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교류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또 배우는 점도 많구요.

다만, 저는 하루종일 컴퓨터를 보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댓글이 달리면 바로바로 응답을 해드리지 못합니다. 제 성격상 그렇습니다. 모니터 밖의 제 삶에 더 집중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댓글을 쌓아뒀다가 제 기분이 내키는 날에 차 한잔 마시며 몰아서 답글을 달아 드리는 편입니다. 그 기간은 길어서 대댓글을 달아 드리기까지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달이 걸릴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불편한 점이 생깁니다.

댓글을 다신 분 중에서는 저의 답글을 코가 빠지도록 기다리는 분이 계시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그러면 또 부담이 됩니다. 답글을 다는 것이 숙제처럼 되니까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주 간단하고 좋은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블로그에 댓글을 다는 UI입니다. 

오른쪽 아래에 보시면 '알림'이라는 체크박스가 있습니다. 여기에 체크를 하시면 작성하신 댓글에 누군가가 대댓글을 달면 알림 메일로 알려줍니다. 네이버 블로그처럼 간편하고 접근성이 뛰어난 방법은 아닙니다. 그러나 구글 블로그에서는 일단 이 방법이 가장 편리하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시면 달아주신 댓글에 대댓글이 언제쯤 달리는지 기다리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 역시 그런 마음의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댓글을 다실 때, 알림 기능을 자주 활용해 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찾아 오시기도 어려운 변방의 블로그까지 발걸음을 해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누추한 곳에 시간을 내어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과 좋은 인사이트를 나눠주시는 분들께도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송종식 드림
2020년 11월 8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2020년 3분기 잠정실적 체크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3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되었습니다. 실적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2020년 3분기 잠정실적 (연결)
<출처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YoY로는 100.3% 증가, 15.8%증가, 38.9% 증가하였습니다. QoQ로는 13.1% 증가, 10.1% 증가, 3.5% 증가했습니다.

올해 동사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는 매영순 순서대로 1,625억 / 240억 / 171억입니다.

3분기 현재까지 누적 실적은 1,123억 / 100억 / 85억입니다. 컨센서스를 충족하려면 4분기에 매출 500억, 영업이익은 140억, 순이익은 90억 정도를 올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올해 컨센서스 달성은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YoY로 4% 역성장하고 순이익은 14% 밖에 성장을 못 했습니다.

훌륭한 성장세, 높은 시장의 눈높이


희귀한 몇몇 사례는 존재하지만 매해 100%~200%씩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회사는 드뭅니다. 상장 전 동사는 말 그대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2018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886% 성장했고, 작년에는 162% 성장했습니다.

시장의 의구심이 없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당분간은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다.', '상장을 위한 마사지다. 그리고 BM이 특출나지 않아 끝물일 것이다.' 의견은 분분했습니다.

이번 3분기 실적은 마치 미국 대선을 보는 듯 합니다. 양쪽 누구의 말도 확실히 맞다고 하기 힘든 실적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양쪽말이 애매하게 맞는 상황의 실적입니다.

1) 매출 성장세는 훌륭하다.
2) 그러나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장세이다.
3) 성장률은 갈수록 떨어질 것이다.
4) 성장률 하방은 어디일까?

매출 성장률에 대한 생각은 이 정도로 정리가 됩니다. 

다만, 대표님께서 약속하셨던 2025년 매출 1조 원 달성에는 먹구름이 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025년에 매출 1조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남은 기간 CAGR로 40%에 수준의 매출 성장을 해내야 할테니까 말입니다.

시장의 반응이 궁금하다


근본적으로는 회사의 펀더멘털에 집중해야하고 회사의 미래를 내다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두 가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1) 주식을 모두 팔고 결별하는 것, 2) 단기 실적은 아쉽지만 회사와 조금 더 동행하는 것.

만약에, 2)번 '회사와 조금 더 동행'하는 카드를 선택했다면 시장의 반응에 따라서 운용전략을 달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실적공시가 발표된 금요일에 동사의 주가는 신저가를 깨고 내려갔습니다. 아마 1만 원대 부근에서 매매공방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관 보유 물량이 많아서 시장 센티멘트가 어떻게 반응할지 저도 궁금합니다.

기대치와 눈높이를 낮추는 경우


시장이 눈높이를 낮추면 일단 단기적으로 주가가 1만 원을 깨고, 9,000원을 깨고 아래로 쭉쭉 하락하겠죠. 그러면 여기서도 또 투자자에 따라 포지션이 갈립니다.

1) 현재 실적과 센티는 안 좋지만 충분히 하락하여 싼 가격에 주식을 사서 회사의 성장과 회복을 믿고 투자하겠다. 2) 이 회사는 영원히 회복이 불능하다.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더 이상 쳐다보지 않겠다.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조금 더 믿어보자는 쪽으로 갈 경우


1) 3분기 실적은 일시적 부침이라고 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2) 시장의 가파른 컨센서스를 충족하지 못해서 주가가 부침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컨센보다는 느리더라도 꾸준히 성장할거라는 시각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주가가 일시적 부침으로 폭락하는 것을 기회로 삼아 매수하고 홀드하는 전략을 쓸 수도 있습니다. 이 역시 투자자 개인의 판단에 달린 부분입니다.

영업이익률 감소의 이유


코로나 여파


코로나 여파가 지속하면서 동사의 실적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됩니다. 먼저, 매출액이 가이던스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고, 동시에 영업이익 자체도 가이던스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동사의 매출액 성장률은 폭발적입니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매출액 가이던스는 맞출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사는 이익이라도 내고 있는 상황이지만, 동사의 국내 경쟁사들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사 역시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 목격됩니다. 아래는 레깅스 1+1+1 할인을 하는 모습입니다.

치열한 경쟁을 반영하는 듯, 저에게 충격을 안겨준 1+1+1 할인 행사
<자료 : 젝시믹스 D2C 사이트>

레깅스 생산과 제조에는 어차피 큰 비용은 안 들어갑니다. 그래서 고객에게 레깅스 한 장 더 끼워주는 게 큰 부담은 안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런 측면이 아니라 경쟁과 사업상 해자에 대한 부분입니다.

레깅스계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룰루레몬 D2C몰에 들어가보면 1+1 판매는 물론, 할인 행사도 찾기가 힘듭니다. 이것은 품질이든 브랜드 가치든 압도적인 무형가치의 차이에서 나오는 결과입니다.

동사와 국내 경쟁 업체들은 상시 1+1 묶음 판매를 진행합니다. 이것은 각 사의 제품이나 브랜드 가치에 별다른 차별점이 없다는 것으로도 상황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이런 부분들을 개선해 나가야 동사의 실적도 더욱 차별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TV광고비 집행


3분기에 TV광고로 지출한 광고비는 약 30억 원에서 40억 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올해 3분기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01억 원과 35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약 8.7%입니다.

회사에서 제시했던 연간 영업이익률은 10% 중반대입니다. 그에 비하면 3분기의 영업이익률은 실망스럽게 다가옵니다. 자세한 재무제표가 공시돼야 알겠지만 3분기에 동사가 집행했던 TV광고의 분량과 시장에 흩어진 자료들을 조사해보면 대략 광고비는 30~40억 수준으로 보입니다.

이익률 회복의 여지


광고비 지출을 제외하면 동사의 핵심비지니스와 영업이익률은 타격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에 동사에서 광고비 지출을 하지 않았다면 영업이익률은 16%에서 19%에 이릅니다. 문제는 광고비를 축소하면 동사 매출도 줄어들 것이 아닌가? 하는 부분입니다. 이것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 스트레스 테스트가 필요해 보입니다.

또 하나 드는 의문점도 있습니다. 동사는 온라인 마케팅에 강점을 갖고 있는 미디어커머스 기업입니다. 그런데, 레거시 미디어에 대규모로 광고비를 지출한 이유가 납득이 잘 안됩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지도를 높여서 후발 주자나 경쟁사들을 멀찌감치 밀어내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미디어커머스를 표방하는 회사인 만큼 레거시미디어에 돈을 써서 이익률에 발목을 잡히기 보다는 창업초기에 그랬던 것 처럼,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온라인에서 구매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더 찾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경영진들의 경영 전략이야 제가 다 알 수 없는 것이니 차차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른 외형 성장의 딜레마


외형 성장세가 빠른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질이 중요합니다. 현재 이익을 내지 않더라도 매출부터 급격하게 높여두는 전략은 바이오와 테크 스타트업이 많이 쓰는 전략입니다. 특히, 아마존은 그런 전략의 시초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존은 오랫동안 이익을 내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익을 내지 '않은'것입니다. 이익을 '못 낸' 것이 아닙니다. 아마존은 매출부터 빠르게 늘려나가며 시장 지배력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영업이익은 거의 0 수준에 맞추는 묘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자주 해왔기에 식상한 이야기가 되었네요.

이익을 0 수준에 맞추면서 아슬아슬하게, 그리고 빠르게 외형을 키워 온 아마존
<출처 : 빌그로스의 트위터>

그런 아마존이 시장을 거의 장악했다고 생각하자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매출 300조에 영업이익률을 1%p만 올려도 3조입니다. 꿈 같은 이야기입니다.

이런 형태의 사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테크 기업들이 이런 방법을 따라하지만 모두가 궁극에 다다르는 방법은 아닙니다.

이 방법의 종국에는 시장을 '장악'하여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어떤 힘이 생겨야합니다.

그런데 동사의 사업 방식을 보면 1) 많은 광고비를 투입한 만큼, 2) 많은 아이템에 Try 해 본 만큼, 3)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마케팅과 광고를 멈추면 매출도 떨어지는 사업구조입니다. 궁극적으로 아마존과 같은 사업모델이 아닙니다. 외형을 아무리 키워도 비용은 낮추고, 가격 통제력을 확보하며, 시장 지위가 공고한 플랫폼 형태의 사업자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동사의 서비스 위에 다른 업체가 올라오지 않고는 안되는 플랫폼을 소유하거나, 동사의 기술적인 면, 고객 충성도면, 브랜드 가치면에서 타 업체들을 압도하는 무형의 힘을 얻어야합니다. 현재 동사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애슬레저 브랜드들은 경쟁이 치열합니다. 또, 동사가 시장을 장악한다고 해도 다른 업체가 얼마든지 튀어나올 수 있는 사업입니다. 단순히 OEM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고, 이를 파워풀하게 마케팅을 한 후, 그걸 열심히 팔아서 매출을 올리는 구조에 더해 뭔가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당연하게도 외형 성장을 멈출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외형 성장세는 크면 클수록 얻는 이점도 많아질테니까요. 또 아직은 외형 성장에 충실해야 하는 단계이기도 하고요. 경쟁 업체도 일단 덩치로 따돌려야 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사업현황 간략 체크


일본 진출 (feat. 라쿠텐 1위 소식)


10월 초에 젝시믹스가 일본 라쿠텐의 요가복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했다는 낭보가 떴습니다. 라쿠텐 전체가 아니라 요가복 카테고리 1위라서 큰 파급력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일본은 아직 요가라던가, 요가복이라던가 레깅스 문화가 시작도 하지 않은 나라입니다. 성진국이라고 하지만 그런쪽으로의 보수성은 우리보다 심하죠.
2) 가뜩이나 작은 규모의 마켓인데, 라쿠텐의 수 많은 중하위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듭니다.

다만, 기대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1) 동사의 일본 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구나 하는 점과 꾸준히 카테고리에서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면 2) 추후 일본에서 요가복과 레깅스 열풍이 불 때 동사가 얻을 수 있는 잠재 이익에 대한 기대입니다.

아직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나중을 생각하며 킵 해둘만한 소식인 것 같습니다.

<자료 : 라쿠텐 재팬>

한달여 기간이 지난 지금 라쿠텐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았습니다. 동사 제품의 랭킹은 23위로 내려가 있었습니다. 작은 카테고리지만 랭킹 1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리뷰와 별점은 대체로 호평이었습니다.

인기가 많은 상위 제품들의 가격대는 2,900엔 정도가 많았습니다. 동사 제품의 가격도 거기에 맞춘 것 같습니다. 제가 레깅스를 입어 보지도 않았고, 특히 일본에서 파는 제품들을 입어보지 않았습니다만, 일본에서 파는 2,900엔 짜리 제품과 동사 제품의 품질 차이가 없거나 동사 제품의 품질이 더 뛰어나야 장기적으로도 승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하여 배를 띄우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의류의 특성상 인건비로 압도하지 않으면 수출이 쉽지 않으니까요. 이 부분은 회사에서 어떤 전략을 써서 일본 시장에 안착할지 더 두고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휘아와 쓰리케어


개인적으로 휘아의 올해 매출은 200억, 쓰리케어의 매출은 115억 정도를 추정했습니다. 최근 11월 3일 보도자료를 보면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휘아와 쓰리케어의 매출도 올해 속속 100억 원대에 진입할 것'

그렇다면 쓰리케어의 매출은 제 추정에 부합하는 수준의 매출이 나올 것 같고, 휘아는 제 기대치에는 못 미칠 것 같습니다. 최근에 휘아의 이클리너도 빼빼로데이를 맞아 1+1+1+1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회사의 사투가 느껴지는데요. 일시적인 할인 행사일지 지속하는 행사일지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자 연예인과 셀럽들이 포켓도시락을 이용하는 장면이 종종 공중파나 유튜브를 통해 나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의외로 포켓도시락의 성장세가 견조합니다. 이익률 자체가 얼마나 나오는지는 조사를 통해 체크해야 하지만 포켓도시락은 잘 키우면 HMR 브랜드로 괜찮게 자리를 잡을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워너글램


앞서 플랫폼 없이 매출만 확대하는 전략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D2C 몰은 이익률을 높여주는 역할을 할 뿐 궁극적인 플랫폼이 되기에는 2%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제가 기대를 걸고 있는 서비스가 워너글램입니다.

워너글램 <출처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회사측의 소개를 보면 일단 워너글램은 '영상 컨텐츠 및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헬스장이나 요가장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원격으로 운동을 배울 수 있는 서비스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커뮤니티'라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가는 모양인데 어떤식으로 구현이 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회사의 추가적인 소개를 보면 '자사 PB상품인 홈트제품(운동기구), 젝시믹스(운동복)과 쓰리케어(식단) 등 각 브랜드를 연계하여 헬스케어 관련 플랫폼 비즈니스를 전개'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워너글램 플랫폼이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동사 제품들의 매출도 덩달아 올라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웨어러블 플랫폼과 인공지능(AI)을 탑재하여 생활습관 교정, 체성분 분석 등 다양한 진단결과에 따른 건강 솔루션을 제안'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합니다.

앱을 통해서 단순한 관리는 할 수 있지만 운동 자체를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화면이 너무 좁습니다.

룰루레몬이 인수한 미러 <자료 : 룰루레몬 애슬레티카>

운동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서비스로는 룰루레몬이 인수한 미러가 가장 좋은 형태의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동사는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갈지 이 부분도 궁금합니다.

기대하는 서비스인데 아직까지 오픈을 못하고 있습니다. 내부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서비스 오픈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품 가짓수를 늘리고, 매출을 늘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플랫폼이 커야 동사의 '고잉컨선'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결론


  • 숫자만 보면 올해 가이던스 충족은 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
    • 시장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
      • 현재 주가가 꾸역꾸역 유지 되면서 내년 시장에 기대를 걸지,
      • 주가를 7,000~8,000원 수준으로 붕괴시키고 동사에 대한 기대를 접을 지.
        • 주가가 붕괴된 상태에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지.
  •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폭발적인 외형 성장세는 매력적.
    • 다만, 외형 성장률은 점차 감소중인 추세에 있음.
      •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규 브랜드들의 성공과 젝시믹스의 국내 매출 성장세 회복, 일본 진출 성공 등 굵직한 to do 들이 처리 되어야 함.
  • 코로나와 레거시 미디어 광고비 지출로 3분기 영업이익률 감소는 일시적일 듯.
    • 코로나가 지나가면 애슬레저 수요도 다시 견조하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
    • 레거시 미디어 광고비 지출이 없는 경우 영업이익률은 17~19% 수준에 이르나, 그 광고비를 줄였을 경우 매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시뮬레이션과 테스트, 모니터링이 필요함.
  • 회사의 꾸준한 성장을 믿는다면 현재 주가 수준은 부담스럽지 않음.
  • 회사가 상장을 위해 미래 실적을 당겨 왔거나, 외형 성장이나 이익을 찍어 내는데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 현재 주가는 부담스러운 수준.
    • 상장할 때와 마찬가지로 현재는 투자자가 가진 시각에 따라 판단하기 어려운 구간에 있음.
  • 주주들의 기대나 실망과 별개로 회사는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음. 회사를 지켜보기에 몇 분기는 짧다고 생각됨.


2020년 11월 8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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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저는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20년 10월 8일 목요일

이미선 헌법재판관 부부의 주식 투자

이 글은 정치글이 아닙니다. 주식투자에 대한 대중의 시각이 답답해서 남겨두는 글입니다. 정치적인 논쟁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언론의 논조, 보통 국민 대다수의 눈높이


국감을 앞두고 이미선 헌법재판관 부부가 다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우선 최근에 나온 기사들의 헤드라인을 몇개 살펴보시죠.


이 기사에서는 '또'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마치 하면 안되는 불법행위를 재차 저질렀다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습니다.


이 기사의 헤드라인은 한 술 더 떴습니다. '파문'이라는 단어와 '다시', '억대'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잔뜩 사용했습니다.


이 헤드라인도 가관입니다. 가치투자 하고 있는 사람을 '투기'꾼으로 모는가 하면 '못 끊었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마치 주식 투자를 도박이나 마약에 비유하는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이 기사의 제목도 재미있습니다. '주식 과다 보유'라는 표현을 썼네요. 그럼 주식을 팔고 예금을 과다 보유해야 할지. 아니면 부동산을 과다 보유 해야할지? 아니면 절약과 투자를 잘 해서 돈 많이 갖고 있는게 국민 정서에 맞지 않으므로, 재산을 현찰로 바꿔서 다 불태워 없애버려야 할까요?


합법적인 재테크가 '논란'이 된다는 게 우습습니다. 그리고 1년에 주식 매매 한번 한 것을 '다시 주식 거래'라고 표현하였습니다. 마치 대단한 잘못을 한 사람인 것 처럼 프레임을 씌웠네요.


'주식투자 의혹'이라는 워딩에서 크게 웃었습니다. 주식투자를 하면 악질 범죄자가 됩니다. 헌법재판관 후보자 시절에는 단지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검찰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황당한 일입니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부부는 건전한 가치투자자


투자를 조금 해보신 분들은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만나서 5분만 이야기를 해보면 대번에 감을 잡습니다. 상대가 투자자인지 트레이더인지요. 혹은 투기꾼인지, 아니면 아예 투자 초보자인지 딱 견적이 나옵니다.

상대방이 투자하는 종목이나 포트폴리오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미선, 오충진 부부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대번에 알았습니다.

"이분들은 가치투자자다. 그리고 굉장히 건전하게 투자하고 계신다."

아마 당시 포트폴리오를 보시면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마침 포트폴리오를 정리해 둔 언론 자료가 있어서 첨부합니다. 한번 보시죠.

2019년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시절의 주식 포트폴리오
<출처 : 한국경제신문>

주력 포트폴리오가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입니다. 특히 이테크건설은 비중이 50%에 달했습니다. 당시에 가치투자자들은 다 알고 있던 '군장에너지'를 투자포인트로 보고 보유하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군장에너지 투자포인트는 내부 정보라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기업분석을 제대로 하고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누구나 아는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는 꽤 오랫동안 공개시장에 노출된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런데 저것을 내부정보매매로 몰고 가는 것을 보고 저는 갸우뚱했습니다.

신영증권, 한국쉘석유, KSS해운, 삼진제약, 진로발효 등 나머지 종목들도 가치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종목들입니다. 포트폴리오를 보고 이분들은 '진짜 가치투자자다', 그리고 '기업공부 많이 하시는 건전한 분들이다'라고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것은 국외 주식 매입 때문입니다. 직무관련성은 당연히 없습니다. 매입한 종목들도 바이두 720주, 버크셔헤서웨이 B주 220주입니다. 버크셔헤서웨이 A주를 220주 보유하고 있다면 시가 660억 원에 달하니 아마도 B주라고 생각됩니다. 이걸 다 합해봐야 얼마 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주식을 보유한 것 자체로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되는 상황입니다.

이 부부는 재산의 대부분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주거 안정을 해치는 부동산 투기보다는 기업 투자를 재테크 수단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주식 보유 자체로 논란이 되었을 때 오충진 변호사의 말에는 뼈가 있었습니다.

"차라리 강남에 35억짜리 아파트 한채를 갖고 있었다면 이렇게 논란이 되지는 않았을텐데, 주식을 가진게 후회된다."

이 의견에 정말 공감합니다.

가만히 보니까 두 부부는 월급을 아껴서 착실히 모아 온 것으로 보입니다. 또 평소에 기업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런 포트폴리오가 나올 수 없습니다. 게다가 부동산 투기가 아니라 건전한 주식 가치투자로 재산을 불려왔습니다. 욕을 먹을게 아니라 칭송을 들어야 마땅합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가정이 이분들처럼 재테크 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한국은 지금보다 더욱 도약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왕이면 돈이 부동산보다는 기업으로 흐르는 게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동산과 주식을 안 가리는게 맞습니다. 그러나 국가 전체적인 시각에서는 좀 다릅니다. 국가의 부가 부동산에만 흘러 들어가서 고여 있으면 모두에게 이롭지 못합니다. 다주택자가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역할을 차치하고라도 말입니다. 사람들의 주거 환경이 투기 대상이 되면 사회에 온갖 불합리만 쌓여갑니다.

이왕이면 기업으로, 스타트업으로, 기술개발로, 사람에게로 돈이 흐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기업에 대한 투자를 도박 정도로 치부하는 사회의 편견이 놀랍기만 합니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말씀드리면 꼬투리가 많이 잡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상장 주식에 투자하는게 무슨 기업에 투자하는거냐?"
"상장 주식에 투자하는게 사회에 기여하는게 있냐?"

이런 질문들입니다. 이 질문은 너무 흔합니다. 그래서 일전에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글로 써 둔 적이 있습니다. 링크를 걸어 드릴테니 안 보신 분들은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국토부 공무원, 국회의원, 시/도의원의 부동산 이해충돌이 더 문제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다고 죄인 취급하는 것도 사실은 말이 안됩니다. 자본주의 국가이고, 자유주의 국가이며, 사유 재산이 인정되는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국토부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시/도의원들의 재산 내역을 보면 부동산을 가진 사람이 대다수입니다. 부동산을 가진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들 부동산 중 상당수는 정책 영향력으로 값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노골적으로 자신이 가진 땅에 문화시설을 건설하자고 주장하는 시/도의원도 있습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근처에 새로운 교통망을 건설하려는 고위 공무원도 있습니다. 이것은 모두 이해가 상충되는 행동입니다. 또한, 국토의 효율적인 개발을 저해합니다. 국민들과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데 쓰는 아주 악질적인 행동입니다.

지적하려면 이런 부분을 지적해야 합니다.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방법, 건전한 방법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장려해야 할 행동입니다.

이런 인식은 기회다


올해는 동학개미의 해였습니다. 이제야 주식 투자에 대한 대중의 인식전환이 되었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미선 헌법재판관을 둘러싼 여론을 보니 아닌 것 같습니다. 여전히 주식투자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전환은 요원하다고 생각됩니다. 과거 닷컴버블때도 개인투자 열풍이 불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지금이나 그때나 별반 달라진 건 없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도 얼마후면 또 잠잠해지겠지요.

한편, 대중들의 이런 인식은 어떤 면에서는 기회로 작용합니다. 한국 시장이 여전히 블루오션 일 수 있다는 뜻도 되기 때문입니다. 오래전에도 말씀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 전문가입니다. 언젠가, 대한민국 거의 모든 사람이 주식투자 전문가가 되면 한국 시장을 떠나야 할 때 라고요. 아직은 그 때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국 시장에 여전히 기회가 많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식 투자에 대한 지도층과 대중 일반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 이상 말입니다. 

2020년 10월 8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