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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30일 화요일

주린이 분들의 나쁜 투자(매매)습관


개인적으로 '주린이'라는 단어를 호감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를 깔보는 느낌도 있고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보통명사처럼 쓰이고 있기에 그냥 편안하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알고 계시겠지만 작년 3월 이후로 주린이분들이 정말 많이 늘어났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도 느끼고 피부로도 느끼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가끔 주린이분들의 질문에 대응을 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얼마전에 잠시 즐겁게 시간을 보냈던 클럽하우스에서부터, 이메일, 텔레그램, 그리고 지인의 지인들까지..

아무래도 갓 입문을 하셨으니 모르는 것 투성이인 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투자관이 만들어지기 전이니 시행착오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입문하던 시절에는 그랬구요. 

어쨌든 여러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질문은 정말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공통적인 질문들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그런 것들은 따로 블로그나 유튜브에 컨텐츠로 만들어서 올려 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포스팅으로 작성할 내용은 매매습관? 투자습관에 관한 것입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와 같은 실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흔히 폭락장에 용기를 내서 주식을 매수하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미 가지고 있는 주식이 폭락하면 버티다버티다 바닥에서 공포에 못 이기고 팔아버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오다가다 만난 많은 주린이분들은 의외로 다른 행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작년 3월에 보았듯이 폭락장에도 용감하게 주식을 척척 잘 산다고 했습니다. 폭락장 같은 것은 무섭지도 않다고 했습니다. 평가 손실은 평가 손실일 뿐 좋은 기업을 사서 갖고 있으면 언젠가는 수익이 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의외였고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이들이 이런 투자관을 형성하게 된데에는 유튜브와 책, 블로그 같은 것들의 힘이 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삼프로TV를 잘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끔 가치투자 대가들이 나올 때는 즐겨봅니다. 그런 대형채널에서 투자관이 훌륭한 분들을 모시고 진행하는 방송은 분명히 사회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대형 투자채널에서 투자관에 대한 교육을 자주 하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관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나쁜 투자패턴 혹은 매매패턴이 공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평가 손실 구간에서는 기업을 믿고 엉덩이를 잘 붙이고 있었습니다. 마구잡이로 매수한 기업들이 아니라면 아주 잘 하는 것이죠. 성장성도 좋은 기업을 합리적인 가치보다 싸거나 좋은 가격에 샀다면 나무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수익이 날 때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습니다. 수익도 길게 잘 끌고 가는 특출난 주린이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러나 많은 주린이 분들이 아주 작은 수익에도 그 수익이 없어질까 전전긍긍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3% 내지는 10~20% 정도의 수익을 내고 수익을 실현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추세추종을 하는 트레이더이든 가치투자를 하는 가치투자자이든, 데이나 스캘핑을 하는 단타매매자이든 누구에게도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왜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평가손실은 잘 보유하고 기다렸으면서 평가수익은 짧게 끊어치고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큰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수익을 길게 끌고 갈 수 있어야 투자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산술적으로,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세요. 1년여간 -50%까지도 버텼으면서 잠깐 +3%가 되었다고 홀라당 팔아버리면 좋은습관이 아닙니다.

레버리지를 쓰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주식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파지티브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투자한 1000원이 망해서 홀라당 사라지면 0원이 됩니다. 그걸로 끝입니다. 그러나 투자한 회사가 잘 성장하면 투자금 1000원은 2000원이 될수도 있고 3000원이 될수도 있고 10000원 또는 100000원이 될수도 있습니다. 

네거티브보다 파지티브 쪽의 기대값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정상적인 기업은 인플레이션에 적극 대응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며 열심히 일을 하고 성장하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주식투자자들은 주식투자자가 되는 순간 유리한 게임에 발을 담그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장 잠재력이 큰 회사의 주식에 투자했고, 종목을 잘 구성하고 있다면 시간에 몸을 맡기고 기다리는 쪽의 승산이 더 높은 것입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어느 정도의 손질은 필요하겠죠.

반면에 평가손실 상태를 무한으로 기다리고 +3%나 +10%쯤 되면 팔아버리는 행위를 반복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음의 기대값을 가지고 게임에 참여하는 것이 되므로 큰 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수익은 빨리 끊어버리고, 평가 손실중인 회사만 계좌에 득실대는 상태가 됩니다. 그 중 몇개는 잘못되어 영원히 손실 회복이 안되거나 정말 운이 나빠서 상장폐지의 길을 간다면 나머지 자금의 회전율을 높여서 손실분을 만회해야 하는데 이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손실회피 성향은 주린이 분들이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심리적 장벽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이것을 극복하는 데에는 많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나쁜 매매습관을 갖고 있으면 복리의 기적을 누리기도 힘듭니다. 누군가는 계속 샀다 팔았다 하면서 +3%씩 수익을 내면 그것도 장기적으로 복리 효과를 누리는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틀린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투자하고 있는 회사의 평가수익률이 100%, 200%, 300%를 넘어가면 알게 됩니다. 그 수준에서의 하루 등락이 내가 투자한 원금대비 얼마나 크게 움직이는 지를요. 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력해집니다.

기업에 대한 팔로업만 꾸준히 하고 가급적 매매를 지양했을 뿐인데도, 나중에는 종목이 하루에 1%만 움직여도 내 계좌는 원금대비 10%~20%, 나아가 몇 배씩 움직인다고 생각해보세요. 복리의 파워는 그렇게 누리는 것입니다.

매번 3% 수익낼 종목을 찾아 헤매다가 지뢰 하나를 밟으면 끝장입니다. 그것을 반복하는 것은 굉장한 노동력과 행운이 필요하며 생각보다 리턴도 크지 않습니다.

물론 회사에 따라서 적정 보유 기간이나 매매 기술을 달리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때에 따라서 어떤 회사는 담배 한모금만 빨고 재빨리 매도를 해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회사는 산업의 사이클이 너무나 극명해서 찌들려 있을 때 사서 턴어라운드 할 때 힘껏 한싸이클을 누리고 바로 빠져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것이 어렵다면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했고, 앞으로도 뻔하게 성장할 회사에 오래도록 동행하는 투자를 해보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만일 어떤 기업에 투자해서 +300%까지 평가 수익이 났다가 다시 0으로 돌아오고, 심지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에 대응하는 방법은 번뜩 생각 나는 게 두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우선은 포트폴리오 전체가 우상향 하도록 디자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정 종목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무시하고 모든 종목이 조화되어 포트폴리오 규모가 우상향 하도록 잘 가꾸어 나가는 것입니다. 어떤 종목은 +300%까지 갔다가 다시 0%가 되기도 하고, 어떤 종목은 +200% 상태에서 +800%로 올라가기도 하고 어떤 종목은 계속 -10%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종목을 잘 구성해서 포트폴리오 자체의 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커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약간의 트레이딩을 가미하는 것입니다. 보유종목이 꽤 고평가 상태까지 올라온데다 평가 수익이 너무 비대해졌다면 이 종목의 아주 일부분만 수익실현을 하는 것입니다. 보유중인 수량으로는 복리의 위력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일부 현금화 한 것을 위안 삼아서, 나중에 주가가 조금 내려오더라도 어느 정도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수준이면 됩니다.

이때 그 종목이 계속 올라가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잘 되니까 좋고, 주가가 다시 크게 조정을 받으면 조금 확보한 현금으로 주식 수량을 늘리는 전략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잘 만들어 나가면 되겠습니다. 근본적인 몇가지 원칙은 존재하지만 실전에서는 절대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자기에게 잘 맞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매수도 기다림, 매도도 기다림, 보유도 기다림..

2021년 3월 30일
송종식 드림


2021년 1월 28일 목요일

망할 회사 다니느니 전업투자 한다고?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살면 회사보다 먼저 망합니다.


어제 이와 같은 제목을 가진 신문기사를 보았습니다. 인터뷰이 중 한 분은 10억 원 정도를 들고 전업투자를 하신답니다. 나이에 비해 운용하는 금액이 큰 금액이니만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기대하고 기사를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저의 기대와는 달리 상당한 우려를 안고 기사를 읽어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일부의 이야기로 전체를 일반화 할 수는 없습니다만 여기에 나오는 분들이 2030 동학개미 상당수가 갖고 있는 생각이라면 곳곳에 위험한 인식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부분을 조금 지적하고 정리해 보았습니다.

투자 철학이나 방법론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모두의 철학과 방법론을 존중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방법론과 철학을 망라하고 공통적으로 중요한 기저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꼭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아래는 신문 기사에 나온 이야기를 발췌하였으며, 그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문체는 평어체이니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아 : 처음 주식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코로나19(COVID-19)로 상승장과 하락장을 피부에 와닿게 경험했다. 어린 나이에 굉장히 좋은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 증시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학교 커뮤니티에서도 글 하나 안 올라오던 게시판에 수익 자랑글이 부쩍 늘었다.
종식 :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굴하지 않고 평생에 걸쳐서 투자를 하겠다 하면 작년의 증시 급등락이 '좋은 경험', '좋은 자양분'으로 작용한다는데 동의한다. 다만 그것이 진정한 투자자로서의 경험인지 그냥 일시적 겜블의 즐거움인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금이야 지수가 역사상 최고가에 위치해 있는 강세장이다. 강세장의 한복판에서는 저런 변동성이 경험으로 여겨지고 즐거움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가 변해도 과연 그러할지는 의문이다. 아마 투자자의 자질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학교 커뮤니티에 주식글을 쏟아내는 사람들 대부분이 '역시 주식시장은 사기판이네'하면서 사라져 있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어 왔다. 작년의 폭락장은 역대급이었지만 회복도 굉장히 빨랐다. 이후 유동성에 의한 1년여간의 상승장은 새로이 증시에 입성한 투자자들이 시장을 만만하게 볼만한 여러가지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시장은 만만하지 않다. 1년이나 2년 동안 시장이 매일 피를 뽑듯이 야금야금 빠지는 그런 지루한 하락장이 지속한다면 과연 이를 버틸 수 있는 투자자는 얼마나 될까? 그런 장세를 겪어봐야, 자신이 진짜 투자자의 자질이 있는지, 아니면 그냥 겜블에 잠깐 빠져들었다가 스쳐갈 그저 그런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성효 : 개인적으로 개인이 주식을 해서 수익을 못 내는 이유는 공매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종식 : 개인이 주식 투자를 통해서 수익을 못 내는 것은 잘못된 투자 습관 때문이지 공매도 때문은 아니다. 훌륭한 투자자가 되려면 남 탓을 하면 안된다. 공매도가 활발한 시장에서도 롱 온리 포지션으로 수익을 잘 내는 사람들은 꾸준히 잘 냈다. 개인투자자들 중에 꾸준히 잘 하시는 분들도 많다. 공매도가 없어도 손실을 내는 사람은 낼 것이다. 그때는 무엇을 탓 할것인가?

성효 : 비슷한 질문을 종종 받는데 당연히 직장을 포기하고 주식을 하라고 대답한다.
종식 : 상승장이라서 시장을 만만하게 봐서 나오는 소리다. 절대 안된다. 사람마다 모두가 처한 상황이 다르다. 그리고 투자 실력도 다르고, 소비하는 생활비도 다르다. 수용 가능한 리스크의 크기와 목표 수익률의 크기도 다르다. 하여튼 모두가 다 다르다. 일란성 쌍둥이라도 다를것이다. 만인이 보는 언론에, 그리고 자기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투자를 하라'고 일률적으로 조언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조언이다. 주장자의 말대로 국민 대부분이 대기업이 아닌 회사에 다니고 있겠지만 그래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온다. 회사가 망해서 없어지더라도 밥벌이를 할 수 있는 몸값을 키우는게 먼저다. 특히, 20~30대라면 자신의 가치를 키우는게 먼저지 절대 주식투자가 먼저가 돼서는 안된다. 물론 투자는 일찍 시작해야한다. 자산이 별로 없는 사회 초년생이라도 그렇다. 다만, 그렇기에 사회 초년생때는 노동으로 얻는 수입의 크기를 절대로 무시 못한다. 사업이든 자영업이든 직장이든 부지런히 다니면서 노동 소득을 얻고 그것을 절약하여 주식 등 자산으로 전환시켜 모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얻을 수 있는 현금흐름을 포기하고 곧장 주식투자에 뛰어들어 전념하라는 것은 너무 리스크가 높고 무모한 조언이다. 그것이야 말로 잘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망하는 사람은 대부분이다. 직장, 자영업, 사업, 사이드잡, 부업 등 현금흐름이 들어오는 구멍을 다양하게 구축하고 그것을 통해서 구축한 자산의 규모가 직장 급여를 압도적으로 능가할 때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추천한다. 현금흐름은 흘러서 들어오는 물이고, 자산은 고여서 쌓아두는 물이다. 흘러들어오는 물이 적은데 어찌 고인물이 많아지나.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다.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무제한의 자유를 가진 사람들 중에는 출퇴근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미디어에 매일 노출되는 기업 회장님들도 그렇고,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놀고 먹는 것도 좋고 경제적 자유도 좋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삶을 사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나의 자유 다음에는 세상에 대한 기여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꼭 그렇게 거창하지 않더라도 평생에 걸친 소일거리를 해나가는 것은 우리 삶을 매우 소중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주식투자도 그런 범주에 들어가지만 거기에 더해 플러스 알파, 베타, 감마, 세타가 필요하다. 단순히 출근이 싫어서 이직이나 퇴사를 하고 후회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현금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이든 독자 생존 능력이든 뒷배를 갖추고 전략적으로 해야 하는것이 퇴사다. 회사 다니기 싫고 그냥 놀고 먹으려고 퇴사하는 사람들은 머잖아 서울역 앞 노숙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배수진과 절박함이 있어야 한다. 혹시 못 보신분들을 위해서 자세한 생각을 담은 영상을 하나 첨부한다.


박모씨 : 회사 사람이나 주변만 봐도 노동의 가치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봤자 연봉은 거의 똑같고 오히려 몇 년차 더 높다는 이유로 일 못하는 사람이 연봉은 더 많이 받는다. 그런데 투자 활동은 실력 대비 평가를 그대로 받는다.
종식 : 연공서열 제도는 나도 반대한다. 그러나 남이 일을 잘한다 못한다 함부로 평가하는 사람치고 일 잘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본인이 가치있으면 남이 먼저 알아봐준다. 당연히 몸값도 올라 있을것이다. 남을 끌어내리기 보다는 본인의 가치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투자활동은 실력 대비 평가를 받는 곳은 맞는데 박모씨가 시작한 시기가 좋았다. 상승장이 주는 수익을 본인 실력으로 착각하면 안된다. 최소 10년 이상 해보고, 지금 굴리는 1억원이 최소 다섯배 이상 투자로 불려져 있을 때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본다.

현아 : 회사를 아직 안 다녀봤지만 비슷한 고민을 한다면 퇴사할 것 같다. 주식을 하면서 어린 나이에 돈을 많이 벌어보기도 하고 잃어보기도 했다. 이것도 꾸준히 하다 보면 죽을 때까지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굳이 취업하지 않아도 '자본소득으로 먹고 살수 있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종식 : 투자가 꾸준히 죽을 때 까지 써 먹을 수 있는 기술이라는데는 동의한다. 그런데 취업하지 않고 자본소득을 얻으려면 시드머니가 필요한데, 시드머니는 어디서 만들건지? 취업이 싫은 사람이 창업이 좋을리는 없고, 부모님 등골 브레이킹? 시드머니를 힘겹게 모아 본 경험이 투자할 때도 도움이 된다. 나아가 돈을 다루는 태도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모씨 : 저는 퇴사를 고민하면서 노동 소득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내 월급만 동결이더라. 삶에 한계가 오더라. 노동 외에 다른 소득이 필요하다는 점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굉장히 공감한다.
종식 : 급여보다 물가 특히, 자산의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공감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회사를 그만 둘 사유가 되지는 못한다. 장중에 공을 들여서 확실하게 급여보다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다년간 입증이 되었던가, 아니면 회사를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사업에 집중한다던가 하지 않는 이상은 회사에 발을 걸치고 있는 것이 좋다. 말 그대로 노동외에 다른 소득을 만들어서 소득원을 늘려 나가야지, 무산계급에게 가장 큰 소득원인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나쁜 의사결정이다. 어정쩡한 실력과 돈으로 전업투자를 시작하면 장기 횡보장이나 장기 하락장이 오면 월급이 절실해 질 것이다.

박모씨 : 소위 전문가들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예측이 틀릴 수는 있는데 분석 결과에 대해 검증 체계가 없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이 리포트를 쓰면 이 사람은 '몇 번은 맞고 몇 번은 틀리더라' 이렇게 검증해주는 체계가 있으면 좋겠다.
종식 : 내가 늘 하는 이야기지만 투자가 수능 문제 맞히기나 로또 번호 맞추기도 아닌데 뭘 맨날 그리 맞추냐 못 맞추냐 타령들을 하시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맞추고 못 맞추고의 개념은 뭔가? 오늘 하루 장대양봉 나오면 그것이 맞춘 것인가? 시세 발현을 3개월로 볼것인가 1년으로 볼 것인가? 10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에서 10배 이상 수익을 낸 투자자가 과거에 그 종목을 좋게 보고 투자했으니 훗날 그 회사가 상장폐지되어 사라지면 이것은 못 맞춘것인가 맞춘것인가? 10년, 20년 시간이 흘러갈수록 시장에서 퇴출되는 회사는 늘어나고 과거 시총 상위주들도 망하거나 규모가 줄어 들어있는 사례는 수두룩하다. 뭘 어떻게 해야 맞추는 것이고, 뭘 어떻게 해야 틀리는 것인가? 족집게처럼 주가 상승을 탁탁 짚어내야 하나? 세상에 그런 사람이 존재하긴하나? 뭘 맞춘다 못 맞춘다 이런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같은 종목에 투자하더라도 누구는 수익을 내고 누구는 손실을 내거나 상장폐지도 당할 수 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에는 한 종목만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동일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사람마다 갖고 있는 종목별 비중이 다르고 비중조절을 하는 타이밍과 시기도 모두 다르다. 궁극적으로는 시계열을 길게 잡고 꾸준히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우상향 하는 것을 목표로 계좌를 운용해야한다. 지엽적으로 뭐 하나를 맞췄다 안 맞췄다 이런 개념은 버려야 할 쓸데 없는 개념이다.

동원 : 많은 전문가들이 언론에 나와서 책임지지 않는 말을 남발한다. 개인투자자는 필터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많지 않다 보니 '나보다 전문가니까 저 사람이 하는 말이 맞겠지' 하고 투자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종식 : 나는 의료, 기계, 과학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신뢰한다. 그리고 국가에서도 그런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투자분야는 좀 모호하다. 투자전문가라는 말을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사업과 투자는 비슷한 면이 있는데, 사업을 통해서 돈을 많이 벌고 성공했으면 그 사람을 사업 전문가라고 부르나? 투자 분야는 더욱 모호하다. 전문가? 누구를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증권사에서 일하면 전문가인가? 펀드매니저가 전문가인가? 애널리스트? 아니면 전업투자로 성공한 재야고수? 그것도 아니면 수만명의 회원을 몰고 다니면서 리딩 회비로 일가를 이룬 유사투자자문업자들? 이론은 없고 실전 배팅만 잘 하는 사람들? 실전은 못하면서 이론만 빠삭한 사람들? 누가 전문가인가? 애초에 이 바닥에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있기는 한건가? 나는 늘 그런 의문을 달고 있다. 나보다 앞서간 선배 투자자들은 많다. 그들 중 올바른 철학과 가치관을 갖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갓 입문한 사람들은 누가 그런 사람이고 아닌지 분간이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결국은 계좌인증 따위에 넘어가서 전재산을 사기 당하게 되거나, 누가 잘 찍나 못 찍나 이런 것만 좇아다니면서 자기 생각은 거세 당한채로 시장에 임하는 것이다. 전문가라는 환상을 좇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 이야기에 나의 정신과 행동과 돈이 움직이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귀와 마음을 열고 듣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다만 본인의 사고관이나 철학을 점점 튼튼하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서서히 눈이 떠지고 귀가 열릴 것이다. 옳은 철학은 흡수하고 그른 것은 흘려버리면 된다.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흡수해서 나만의 방법으로 프로세싱하여 취할 것은 취하고 거를 것은 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종국에는 무조건 독립적 사고와 독자적 행동을 해야한다. 이 바닥은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물론 송종식이도 믿으면 안된다. 투자란 절대적으로 고독한 길이며 혼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결정해야 하는 작업이다.

성효 : 전문가보다는 언론이 문제다. 어느 전문가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주느냐에 따라 대중들은 움직인다. 전문가라면 지난해 수익률이 코스피 지수(시장) 상승률의 최소한 2배 돼야 한다고 본다. 레버리지ETF(상장지수펀드) 사면 코스피 상승률의 2배는 되는데, 그것보단 높아야 하지 않나.
종식 : 투자에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작년에 지수를 이기기는 커녕 진 사람이 몇 트럭이다. 작년에 지수에 두배이상 이기지 못했으면 전문가가 아니라는 발언은 치기 어린 발언이다. 그렇다면 1970년대 초에 3년 연속으로 지수에 이기기는 커녕 어려움을 겪었던 버핏은 투자 초보인가? 버핏은 그 이후에도 연간 기준으로 지수에 뒤진적이 몇번 있다. 버핏 뿐만 아니다. 우리가 아는 대가들 대부분이 지수에 뒤진적이 많다. 그런데 시계열을 왜 그렇게 잡는가? 시계열을 길게 봐야한다. 10년이나 20년.. 30년 이상으로 시계열을 늘어뜨리면 버핏의 수익률은 지수를 압도한다. 투자를 1년만 하고 끝낼것인가? 꾸준히 자산을 키우고 꾸준히 지수를 이길 생각을 해야지 특정 구간에서 이기고 지고는 의미도 없다. 애초에 투자란 내 자산을 키우기 위해 하는 것이지 다른 것을 이기고 지고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벤치마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작년과 같은 폭발적인 상승장에서 지수 대비 두배 이상 수익을 내셨다면 성효님은 투자가 아니라 겜블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락장에는 지수대비 두배를 잃거나 그 이상의 리스크에 노출되실지도 모르겠다. 하락장에 덜 잃고, 횡보장과 상승장에서 수익을 꾸준히 누적하면 지수를 압도하는 것은 물론 돈도 벌고 삶의 질도 좋아질 것이다. 물론 시장에 상관없이 꾸준히 수익을 누적해 나간다면 그것이 가장 좋겠지만.

종식 : 아래는 신문사가 질문한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에 대한 대답들이다.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이라고 내놓은 이야기들이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수준이다.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고 주변에 흔들리는 점, 투자의 본질에 접근하지 않고 쓸데없는데 집중하는 점이 안타깝다.

현아 : 해외 증권사에서는 'SELL(매도)' 의견을 내는데 우리나라는 매도 의견 내는 리포트가 거의 없지 않나. 안 좋은 것은 안 좋다고 내는 리포트도 있으면 좋겠다.
종식 :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특성도 이해를 해주어야 한다. 애널리스트라고 왜 매도의견이 없겠나? 가슴속에 다 있겠지. 중립리포트가 나오거나 커버리지가 중단되면 눈치껏 매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리고 요즘은 매도 리포트가 과거보다는 많이 올라오는 편이다. 그런데 이게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인가?

동원 : 빚투, 영끌 등 신조어만 봐도 주식투자 행위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은 그렇지 않은데 주식의 '빚투'와 '영끌'은 마치 하면 안되는 행위처럼 말한다. 부정적 표현 때문에 '주식은 도박이고, 하면 망하니까 안 되겠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본다.
종식 : 선배들이 위험하다고 조언하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원로들의 이야기를 아주 무시해서는 안된다. 주식투자는 부동산투자보다 MDD가 훨씬 크다. 일정 수준 이상의 레버리지를 사용하면 한번은 반대매매를 당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반대매매를 당하지 않더라도 횡보장에서 이자를 내면서 버티기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 부동산은 실사용 개념이라도 있지. 그런데 이게 왜 개인투자자의 애로사항인가? 본인이 당당하면 신경 안 쓰면 되지.

김모씨 : 최근 리딩방 피해를 봤는데 저도 주식을 잘 아는 지인이 있지 않았으면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어볼 곳도 없고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니까.
종식 : 서점에 가면 투자 대가들의 고전서를 단돈 몇만원에 읽을 수 있다. 그 책들의 가치는 책값의 수천배, 수만배다. 치킨 한 마리 가격에 대가들의 뇌 깊숙한 곳에 있는 지식과 세월이 묻어있는 경험을 압축해서 내것으로 빨아들일 수 있다. 왜 그런 것은 선택을 안하고 리딩방 같은데서 피해를 당하나. 그것은 주식을 잘 하는 지인이 있고 없고와는 관련 없는 문제인 것 같다. 투자를 시작하면서 옳은 길로 착실하게 잘 가는 젊은 친구들도 많다. 자꾸 문제를 본인에게서 찾지 않고 남에게서 주변에게서 찾으려고 한다. 이런 태도는 매우 나쁘다.

정리하며


이상 코멘트 작업을 마칩니다. 경제적 자유니, 시간적 자유니 하는 허상들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망쳐놓고 있습니다. 적어도 기사에서 인터뷰 하신 이분들은 철학과 사고 구조를 근본부터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꽤나 고생을 할 것 같습니다. 이분들이 싫어서 악담 같은 것을 하는 것이 절대로 아님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2021년 1월 28일
송종식 드림


2021년 1월 22일 금요일

지금 쓰레기 취급 당하는 것은 무엇일까?

모처럼 현투모 시절에 함께 스터디를 하던 형님 한분과 수다를 떨었습니다. 직장인 투자자인데 제가 아는 한 투자관과 종목선정 능력이 한손에 꼽을 정도로 탁월한 투자자 형님입니다.

종종 통화를 하면서 서로가 가진 투자 아이디어와 종목들을 교류합니다. 작년에 어느 날에도 모처럼 대화를 나누면서 시장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과 좋게 보는 기업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당시에 형님이 선정했던 기업들이 일본 넥슨, 코미코, 한양증권, 컴투스 딱 네 종목이었습니다. 지금 제가 이 종목들을 여러분들께 추천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이 중 몇몇 종목은 현재 수익실현 중에 있습니다. 그 당시에 그 형님이 비중을 실어서 갖고 있던 종목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 형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사람이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투자관이 저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고 기업을 선정할 때도 상당한 논리와 근거를 갖고 하기 때문에 논리적인 것을 좋아하는 저와 죽이 잘 맞습니다.

오늘은 몇달만에 제가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형님이 선정하신 종목들을 보니 상당히 좋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형님 작년에 말씀하셨던 종목들 퍼포먼스가 좋네요. 역시 형님입니다!" 하면서 덕담을 한마디 드렸는데, 진짜 실력있는 형님이 의례 그렇듯 "아니야. 실력은 무슨 그냥 운이지." 하는 겸손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모처럼 형님과 이런 저런 즐거운 이야기를 짤막하게 나눴습니다.

아, 제가 이 포스팅을 쓰는 것은 형님이 좋은 종목을 골라서 수익을 냈다는 식의 무용담이나 그저 자랑질 따위를 쓰려던 것은 아닙니다. 형님이 이야기 말미에 남겨주신 말 한마디가 너무나 가슴에 팍 꽂혔고, 그 글귀가 하루 종일 제 머리에 맴돌아서 블로그에 기록도 남길겸 여러분들과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같은 사람은 반대로 하잖아"
"남들이 쓰레기라고 할 때 그거 사두는거"
"우린 청소부잖어"
"쓰레기를 사서 보석이 되면 파는게 우리 할 일"

여기서 쓰레기라 함은 실제로 쓰레기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쓰레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인식이 한쪽으로 쏠려 있어서 쓰레기 취급 당하는 값지고 저평가 된 자산들을 의미합니다. (현재는 사람들의 인식이 미래차, 우주 이런 곳에 쏠려 있죠. 자동차는 작년까지만 해도 쓰레기 취급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쓰레기 취급 당하던 많은 자산들이 사람들의 순간적인 인식 변화로 튀어올라 보석이 되는 사례는 정말 끝도 없이 많습니다. 똑똑한 소수의 시장 참여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가격이 실컷 오르고 나면 좋게 보고, 가격이 한참 내리고 나면 나쁘게 봅니다. 

가격이 처참하게 폭락하여 있거나, 수년을 횡보하는 기업에 의미있는 비중을 투자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그 자산의 펀더멘털이 좋든 나쁘든 말이죠. 설령 비중을 실어도 기다리질 못합니다. 누구 말마따나 좋은 자산을 샀다면 변태적으로 기다려서 승부를 보고 나와야합니다.

당연히 그런 것을 찾아서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를 반복적으로 해야지 자산이 크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쓰레기로 오해 받아 저평가 된 자산을 사서  오해가 풀리고 보석이 한 껏 부풀어 오를 때 팔기, 그리고 이것을 반복)

물론, 성장하는 기업을 영구적으로 보유하는 방법도 있고, 벤처기업 100개를 동일하게 사서 90개는 망하고, 5개는 똔똔치고, 4개는 그럭저럭 수익을 내고, 1개가 대히트를 치는 VC 스타일의 투자 방법도 있겠죠. 

또, 기술적분석으로 매매를 해서 버는 방법도 있겠구요. 투자와 매매를 통해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말 그대로 무한가지가 있고 어떤것이 옳다 그르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각자의 성격과 취향에 맞게 하면 됩니다. 

제가 청소부 투자법을 좋아하는 이유는 제 성향과 잘 맞기 때문입니다. 저는 휴가를 갈 때도 사람들이 몰리면 여행 일정을 취소합니다. 거의 병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투자를 할 때도, 그 성격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을 좋아해서 주변에 지인들이 북적거리는 것은 좋아합니다. 대중들이 만든 실체없는 유행에 부화뇌동해서 이끌려 다니는 것을 주의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이 바닥일 때 사서, 사람들이 열광할 때 팔고 나오는 것. 그것이 아마 이데올로기가 변하고 시대가 변해도 영원히 변치 않을 기본중에 기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몇천년이 흘러도 아직까지 고전 역사서들이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인간의 생활 양식은 변해도 인간 본연의 심리나 본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년 가까이 진행되는 강세장 속에서 자칫 중심을 잃을수도 있었습니다. 형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정신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특히 말미에 툭툭 던진 멋진 문장들을 상기하며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는 것을 재차 생각하였습니다.

덧. 2005년 주린이 때 부터 추구하던 것. 하방은 막혀있고 상방은 열려 있는 것 찾기.

2021년 1월 22일
송종식 드림


2020년 12월 27일 일요일

2020년을 마무리 하며 (부제 : 함께해서 신기했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2020년은 신기한 일이 줄줄이 벌어졌습니다. 먼 훗날 꺼내보기 위해서 경자년을 떠나 보내며 기억에 남는 것들을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전 인류가 같은 정서를 공유하다


세상에는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있습니다. 그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문화와 정서를 갖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나라에서도 지역마다 공유하는 정서의 결이 다 조금씩 다릅니다. 의외로 전 인류가 공통으로 갖고 있는 정서의 결은 많지 않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 덕분에(?) 전 세계인이 비슷한 결을 갖는 정서를 공유하게 됐습니다. 순식간에 전세계로 번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세계인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전 인류의 가슴에 깊이 새겨진 큰 사건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먼 훗날, 세계인 누구를 만나더라도 2020년의 팬데믹을 주제로 올해를 추억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눌 수 있을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유럽이나 동남아 모처에서 배낭가방을 메고 여행을 하다가, 여행 중 우연히 만난 외국인 친구와 올해를 추억하며 나누는 코로나 관련 담소가 탁자 위의 안줏거리로 전락하길 희망합니다.

우울과 회색으로 기록될 2020년


많은 지구인에게 2020년은 우울과 잿빛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동이 제한 당하고 개인의 자유와 행동에 많은 제약이 따랐습니다. 세계 여행이 멈추고, 사람들과 교류도 멈춰버렸습니다. 모여서 웃고 떠들던 시기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이제는 각자도생과 독거의 삶을 산지도 일년이 돼 갑니다.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웃고 떠들던 시기가 그립습니다. 그래서 마스크를 안 쓰던 시절에 만들어진 영상물을 찾아서 돌려 보기도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반도의 날씨는 평소보다 좋았습니다. 우리들의 마음은 잿빛이었지만 말입니다. 지구의 치유를 알리려는 듯 유독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많았습니다. 공기도 깨끗했습니다. 여름에 부는 동남풍의 덕도 있었겠지만, 코로나 덕분에 중국의 공장들이 멈추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우울해 하는 사람들을 위로해 준 유일한 요소가 날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쨌든 2020년은 우울과 잿빛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전 인류가 집단적으로 이토록 우울했던 시기는 세계대전 이후로 없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020년 원더키디.. 얼마나 실현됐나?


2020년이 되고 상징적으로 끌어오는 만화영화가 있습니다.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입니다.

2020년 원더키디의 시간적 배경은 서기 2020년이었습니다. 저 만화가 방영하던 당시에 저는 너무 어렸습니다. 그래서 만화의 전반적인 세계관이나 스토리는 이해도 못했습니다. 지금도 만화 내용은 기억도 잘 안납니다. 뭔가 인공지능 로봇들과 총 싸움을 하고, 날아다니는 로봇(AI가 결합된 플라잉카의 미래버전?) 같은 걸 타고 다니고, 지구 밖으로 나가서 사는 사람들이 이끌어 가는 이야기라는 정도의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어린이의 눈으로 볼 때와 어른의 눈으로 볼 때 다가오는 게 많이 다릅니다. 그리고 30여년 전 사람들이 생각한 게 지금은 얼마나 실현됐는지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2020년에 보는 2020 우주의 원더키디]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을 보면 만화에서 이야기하는 큰 방향성은 얼추 맞는 것 같습니다. 현실도 그 방향성대로 어느 정도는 가고 있습니다. 환경오염, 우주개발, AI로봇의 등장 등. 다만, 디테일하게 보면 만화가 현실보다 한참 앞서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아직 지구밖으로 이주를 못했습니다. 이제야 재활용 로켓이 시험 발사 단계에 성공했고, 지구 대기권 여행 상품이 출시되는 수준입니다.

만화에서는 태양계 밖에 있는 행성을 발견해서 이주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만화에서도 아직 아주 멀리는 못 나갔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 보다 훨씬 덜 나아간 수준입니다. 우리는 태양계 밖은 커녕 달이나 화성에도 아직 인류를 이주 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우주에 대한 연구와 도전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언젠가는 가능하리라 봅니다.

인공지능 플라잉 로봇이 나오는데, 저건 몇년만 더 있으면 비슷하게 구현한 제품이 나올 것 같기는 합니다.

만화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들이 각성하여, 새로이 발견한 행성에서 인류와 다투는 내용입니다. 지금도 얼마든지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다란 스크린이 달린 기계로 사람들이 어디서나 자유롭게 통신하는 건 지금 스마트폰을 보면 어느 정도 현실화 된 모습입니다.

이런 거대 담론은 차치하고라도 누가 2020년에 이런 신기한 일들이 일어날 줄 예상이나 했을까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버스를 탈 수 없고, 공항이용객은 전년보다 99%나 감소하여 해외여행도 자유롭게 못하게 되는 날이 오게 될 줄 말이죠.

금융시장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교훈을 새삼 되새깁니다. 그러므로 안전마진은 중요합니다. '무조건 상방으로 고!'만 외칠게 아니라,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주식시장, 10년 경험치를 1년만에!


올해 주식 시장은 엄청난 기록들을 쏟아냈습니다. 기록적인 대폭락과 개인 투자자들의 엄청난 힘 그리고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끝없는 강세장. 아주 카멜레온 같은 시장이었습니다. 주식 투자를 20~30년 해 온 선배 투자가들도 겪어본 적 없는 신기한 시장이라고 합니다.

저도 주변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10년치 시장을 1년간 압축한 시장'이라고요.

최근 1년여간의 코스피 지수(위)와 코스닥 지수(아래)의 흐름 <자료 : 삼성증권 MTS>

올해 3월 시장폭락을 계기로 시장에 진입한 개인투자자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들이 압축된 10년치 시장을 경험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아주 짧은 시간 차이이지만 적어도 올해 시장 폭락 전, 그러니까 1월이나 2월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한 사람은 정말 단기간에 아주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을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1월부터 3월까지 박스권 시장, 그리고 3월의 시장 대폭락, 4월부터 12월까지 끝도 없이 상승하는 시장. 그리고 상승하면서 중간 중간의 가격 조정. 올해 1월이나 2월에 주식투자를 시작한 분들은 앞선 선배 투자자들이 몇년동안 경험하고 배웠던 것들을 단기간에 체득하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살아남았다면 그 누구도, 그 어떤 책에서도 줄 수 없는 좋은 교육을 받은 것입니다.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귀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우려되는 것은 3월 저점과 여름 사이에 시장에 입성한 분들입니다. 이들은 오로지 상승장만 경험을 했습니다. '미국 주식은 무조건 오른다'고 맹신하는 것 만큼이나 이들이 경험한 '유동성 덕분에 주식 시장이 무너질 일은 없다'라고 믿는 것 또한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3월 폭락 후, 자산 시장 급등


경기부양을 위해 각국은 무섭게 돈을 풀어댔습니다. 팽창된 유동성은 거의 모든 자산의 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 공급 부족까지 맞물려서 부동산은 기형적인 상승을 이어갔습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자 주식시장으로 뭉칫돈이 넘어왔습니다. 그러면서 주식 시장도 사상 최초로 2,8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멋진 상승세를 연출했습니다.

이외에도 유동성은 투자할 수 있는 대상 곳곳으로 돌아다녔습니다. 코인들도 돌아가면서 펌핑을 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3~4년 가까이 소외되어 있던 저PBR주들까지 가격이 널뛰고 있습니다.

이전과는 정반대의 실물시장과 금융시장간 괴리


최근의 크고 작은 시장 붕괴는 주로 금융 시장 혼자 발작을 일으킨 경우가 많았습니다. IT버블도 그랬고, 2008년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시장 붕괴가 그랬습니다. 그리고 짧은 주기로 등장하는 단기적인 시장의 가격 조정도 그랬습니다.

주식시장이 실물시장에 미미하게 영향을 미치기는 했어도, 대부분 주식시장이나 금융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만 고통을 느꼈습니다.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은 외외로 금융위기를 느끼지도 못하고 덤덤하게 지나간 경우가 많았습니다.

2008년 글로벌 주식 시장 붕괴 때,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랬습니다.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만 괴로워했습니다. 의외로 직장인들은 직장에 잘 다녔고, 자영업자들도 무리 없이 장사를 잘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양상이 완전히 뒤바뀌어 나타났습니다.

팬데믹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멈췄습니다. 필수소비재와 음식료에 대한 소비축은 온라인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장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주요 상권도 마비되고 멈춰버렸습니다. 자영업자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여행/항공 등 몇몇 섹터는 섹터 자체가 고사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일자리를 잃고, 갈 곳이 없는 젊은 여성들의 자살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확실히 실물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의 주식시장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가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대량으로 돈을 살포해서 그렇습니다. 소비심리와 실물경제가 살아나라고 돈을 살포했더니 소비 진작은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산 시장만 팽창되는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나니 주식, 부동산, 원자재 할 것 없이 가격이 급등하였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주식과 부동산 등 소위 '지대지분과 생산수단'으로 인식되는 모든 자산의 가격이 폭등하였습니다.

이번에는 과거와 반대로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에 참여중인 사람들은 환호를 외칠만한 한해였습니다. 그러나 실물경제에 참여중인 사람들은 대기업 직장인을 제외하고 모두가 벼랑끝에 몰려있는 상황입니다.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해 생각할 점


투자를 해놓고 자고 일어나면 계좌 잔고가 불어나 있다고 '돈 복사기'라는 단어도 우스갯소리로 많이 회자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돈의 값어치는 빠르게 떨어지고 그에 대비해서 자산 가격은 빠르게 치솟았습니다. 단지 급여 생활자들의 급여만 오르지 않고 있죠.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너도나도 자산 투자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주식 투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이 짙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지만 올해는 달랐습니다. 길거리 어디를 가나 주식 투자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부동산 역시 투자 열풍이 대단했습니다.

시드(투자 여력이 있는 자금)가 부족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영끌'도 유행했습니다. 말 그대로 영혼까지 남의 돈을 끌어다 투자한다는 것인데, 가용가능한 가족의 돈은 물론이고 사용할 수 있는 대출도 총동원해서 부동산을 매입한 청년들도 어마어마하게 많았습니다.

저는 일단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찬성입니다. 그러나 제가 언제나 언급하듯 '패닉셀', '패닉바잉'은 절대로 하면 안됩니다. 그저 시세가 오른다고 우르르 몰려가서 따라사고, 가격이 떨어진다고 공포감에 팔아버리면 투자를 통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듭니다.

자산의 가격이 계속 오르고, 남들은 돈을 버는데 나 혼자만 뒤쳐지는 것 같아서 급한 마음에 아무거나 샀다면 머지 않아서 꽤 고생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단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고 치더라도, 자산의 가격이 조정기에 돌입해서 4~5년을 하락하거나 횡보해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단기 상투를 잡았는데, 갑자기 대출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고 아파트 가격이 지금부터 4~5년간 횡보를 한다면 이자와 세금을 내면서 버틸 수 있는지를 먼저 고려해야합니다. 지금 좋다고 항상 좋은 상황만 펼쳐지는 건 아닙니다. 

금융시장에서는 별의 별일도 다 일어날 수 있으니, 항상 안전마진과 여유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또 대자산가가 아니라면 진입시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마켓타이밍을 잴 수는 없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파악을 할 수 있습니다. 남들이 부동산으로 고통을 받을 때 매입하는 것이 남들이 다 환호를 외칠 때 사는 것 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다소간 가격이 오른 상태라도 그게 낫습니다.

그리고 레버리지는 가급적 쓰지 않는게 좋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넉넉한 현금부자가 아니라면 부동산 투자는 레버리지를 동원해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주식투자자는 레버리지를 쓰면 그 끝이 대부분 안 좋습니다.

특히, 내 의지와 다르게 강제로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는 자금은 절대로 쓰면 안됩니다. 이왕 꼭 써야하는 레버리지라면 좋은 레버리지를 써야 합니다. 주식담보대출보다는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거치기간이 길고, 안 좋은 시기에도 강제로 내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자금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마저도 비중을 50% 이내로 제한해서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투자 복기


신기한 일이 많았던 2020년을 전반적으로 돌아보았습니다. 이제 투자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생각과 복기를 간단하게 남겨두겠습니다. 

폭락에 흔들리지 않은점


3월 폭락장에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은 것은 돌아보면 잘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여분의 현금을 모두 투입하여 주식 100% 비중을 유지하였습니다. 그 상태에서 폭락장을 잘 흘려보낸 것도 결과론적으로는 잘 한 것입니다. 폭락장이 올 때마다 제 블로그에서 하도 말씀드려서 이제는 특별할 것도 없습니다. 하락장이나 폭락장에 감정 동요없이 행동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만으로 올해 제가 발전했다고 여기기는 힘듭니다. 더 나은 투자자로 성장하고 투자를 더욱 잘 영위하려면 그 이상의 플러스 알파가 필요합니다.

시장에서 너무 빨리 내린 것


올해 가장 큰 실수는 시장에서 빨리 내린 것입니다. 물론 모든 비중을 내린것은 아닙니다. 늦봄부터 주식 비중을 조금씩 축소하기 시작해서 현금 비중을 30~40%정도 유지하였습니다. 마켓타이밍을 재기 위함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종목 중 부담되는 것을 줄이고, 사고 싶은 종목은 별로 보이지 않아서 그랬습니다.

기업들의 실적이 이렇게나 좋을지 모르고 시장이 적정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한 것은 저의 오만함과 착각에 불과했습니다. 또한, 막강한 유동성의 힘을 눈으로 보고도 믿지 않고 무시하였습니다.

아직 올해 마지막 거래일이 4일 정도 남았습니다만, 현재까지 수익률 정산을 하니 올해 수익률은 29%~30% 사이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코스닥 지수에 크게 뒤쳐져서 남사스러운 수준입니다만, 기록차원에서 남겨둡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너무 일찍 현금 비중을 높이는 바람에 강세장을 100% 누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과정론으로 보면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이 정도 수익을 올린것에 만족합니다.

하락장과 폭락장에서는 심리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고 그 시기를 덤덤하게 잘 보내는데, 반대로 강세장이 지속할 때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졌다고 판단되는 종목을 빨리 팔고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통은 저평가에 매입한 주가가 차곡차곡 상승해서 약간의 오버밸류 상태를 유지하더라도 기업의 성장성이 살아있고 미래가 여전히 밝다면 팔지 않고 보유를 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오버밸류 상태에서도 유독 순간적으로 급등하는 종목들이 많았습니다. 순식간에 상한가 근처에 갔다가 이내 윗꼬리를 길게 달고 내려오는 패턴이 워낙 많아서 이런 경우에는 비중을 조금 축소하는 것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현상 조차도 초월해서 조금 더 끌고 나갈 수 있어야 더 멋진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을테니 더 훈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물론 이 역시 결과론적 발언이고, 자칫 마켓타이밍을 재는 시도를 하려할 수 있으며, 적정가에서 오버하면 매도한다는 원칙을 깰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딜레마가 수반되는 부분이므로 더 궁리하고 연구를 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에, 거품까지 다 취하겠다고 원칙을 깨고 오버밸류 된 상태에서 끝까지 홀딩을 하였는데 시장이 폭락하여 수익률이 +200%에서 -10%로 반전되면 그때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투자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기업과 반영구적으로 함께 성장할지, 소위 시세를 줄 때 수익실현하고 이익을 취할지. 미래에 가 본 사람이 아닌 이상 누구도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전통적 저PBR 투자자들도 숨통 트이다


저PBR주 이야기를 할 때 마다 항상 하는 이야기를 또 한번 언급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저PBR주 투자자들은 투자를 할 때, PBR과 PER만 보고 투자하지는 않습니다. PBR이나 PER은 투자자가 기업을 분석할 때 참고하는 수 많은 지표 중 하나일 뿐입니다. 기업에 대한 방대한 분석과 팔로업을 하면서 현재 가격 상태가 얼마나 찌들어있는지(저PBR)를 체크하는 용도로 참고하는 수 많은 지표 중 하나가 PBR일 뿐입니다.

그리고 저PBR 투자자라고 해서 성장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저PBR 투자자들도 성장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저처럼 포트폴리오의 일부는 전통 저PBR 종목에 투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제가 잘 아는 성장섹터(SW/인터넷) 같은 분야에 투자하는 혼종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넓은 범주에서의 투자원칙에만 부합한다면 종목과 섹터를 가리지 않고 투자하는 것이죠.

어쨌든, 2020년 여름전까지 3~4년의 시간은 전통적 가치투자자들에게 지루하고 힘든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시장은 계속 성장만을 외치고, 고평가라고 생각한 종목은 더욱 고평가가 되는 장세가 지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전통적으로 '싸고 단단하다'라고 여겨졌던 회사는 힘을 못 쓰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유동성의 힘인지 뭔지는 몰라도(일부 종목은 경영권 분쟁, 실적 성장 등 확실한 상승 모멘텀이 존재하였음) 올해 중순부터는 전통적인 가치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저PBR 종목들마저 신고가를 돌파하는 종목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처럼 전통적 가치투자자들도 숨통을 튼 시기가 2020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0여년만의 애플발 먹거리?


2007년. 웹2.0 열풍이 한창이던 때. 스티브잡스의 멋진 프레젠테이션 이후 세상에 나온 아이폰. 아이폰의 등장 이후 10여년간 세상은 완전히 변했습니다. 그런 변화의 물결을 예상하고 스마트폰 부품주, 스마트폰 게임주 등에 올라탄 투자자들은 단기간에 막대한 부를 획득했습니다. 제 주변에도 그 흐름에 잘 올라타서 큰 부자가 되신 분들이 많습니다.

'종사자의 함정'이라고 할까요? 저도 당연히 해당 섹터의 종사자 겸 테크긱(geek)이고 그런 시대의 변화에 매우 큰 공감을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투자로 큰 이익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당시 제 투자관에도 문제가 있었고, 과감하게 도전하지도 못했습니다. 대신 다른 전통적인 종목들로 아쉽지 않게 수익을 내기는 했지만 여기에는 두가지 아쉬움이 있습니다. 1) 당시에는 저평가 된 성장가치주가 많아서 뭘 사도 수익을 잘 찍었고, 2) 그렇다고 해도 당시 게임체인저였던 스마트폰 관련주 투자에 비할바는 아니었습니다.

Aristomenis Tsirbas씨의 iCar 상상도

중간에 바이오 큰 장도 들어섰지만 바이오는 아무리 봐도 제 능력치 안에서 분석이라는 것 자체가 안돼서 패스하였고, 2021년! 10년만에 큰 먹거리 장터가 하나 들어선 것 같습니다. 그것도 역시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애플발 먹거리입니다.

이번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아보고자 제대로 칼을 갈고 있습니다. 이미 전기차 관련 섹터, 이차전지 섹터는 가격이 상당히 올라 온 상태이지만 시야를 애플카를 중심으로 놓고 거기서 파생되는 비즈니스까지 확대해 보면 큰 수익을 취할 수 있는 잠재적인 기회들이 많이 묻혀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시작하는 분야이니 기대를 갖고 공부해 보고 있습니다.

ESG, 우주


ESG 투자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저도 올해 중순부터 ESG에 대해서 공부를 해오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저만의 ESG 매트릭스를 만들어서 실제 투자에 적용을 해 볼 생각입니다.

발사되는 스페이스엑스의 팰컨헤비 <사진 : SpaceX>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우주시대가 내년부터 열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인위성을 쏘고, 화성에 실험용 로봇을 보내는 수준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들을 해내는 원년이 될 것 같습니다. 우주 관련해서도 큰 장이 들어설 것을 대비해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신규상장 주 투자, 역시는 역시..


제 원칙 중 하나는 가급적 신규 상장된지 3년이 넘지 않은 회사는 투자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서 자주 말씀드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압도적으로 싸거나, 압도적으로 성장성이 있는 종목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신규 상장주는 이것을 가늠하기가 일단 힘듭니다.

올해는 지인과의 친분과 정에 이끌려 그 원칙을 깨고 신규 상장주에 투자를 했는데 성과가 좋지 못합니다. 다행히 포트폴리오 내에서 비중은 크지 않지만 원칙을 깨면서 찝찝한 마음이 생긴다면, 아예 안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정에 이끌려 업무를 수행한 아주 초보적인 실수를 했던 기록도 남겨둡니다. 다만, 회사가 나쁜 회사는 아니기에 당분간은 조금 더 지켜 볼 생각입니다.

지수예측에 대해


연말이 되니 내년도 시장과 지수 예측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저는 그런 대단한 능력은 없습니다. 시장이 유동성의 힘을 받고 하늘을 뚫고 올라갈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갑자기 무너질지, 아니면 옆으로 횡보를 할지 그런 건 알지도 못하고 알수도 없는 일입니다.

다만, 피터린치의 칵테일 파티 이론을 들고 들어오면 경계를 해야하는 분위기는 맞는 듯 합니다. 너도나도 주식투자 이야기를 합니다. 또 그것을 넘어서 여기저기서 돈 벌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두가 빚투와 상승장에 도취되어 있습니다. 이럴때 시장이 하루나 이틀 정도 큰 가격 조정을 받으면 반대매매가 터지고, 또 반대매매가 반대매매를 부르는 급락장이 연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무리한 빚투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좋은 기업은 쭉 보유하고, 싼 기업이 있으면 매수하고,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조심스럽게 조정을 해나가면서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상하고 신기했던 2020년 한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2020년 12월 27일
송종식 드림


2020년 12월 7일 월요일

벼락거지, 영끌 그리고 패닉바잉.. 예고된 재앙

전세계가 유동성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붕괴를 막아야 했습니다. 가장 손쉽게 택한 방법이 돈을 찍어내고 뿌리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죽어가는 사람에게 호흡기를 다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 돈들은 돌고 돌아서 막대한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 시장 등으로 흘러 들어왔습니다.

코로나 확산 이후 폭증한 M2. 2020년 3윌에 15조 달러였던 M2는 11월 현재는 19조 달러까지 수직 상승했다. <자료 : FRED® Economic Data>

유례없는 유동성 덕분에(?) 자산의 가격은 치솟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돈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벼락거지? 누가?


요즘 '벼락거지'라는 신조어가 유행입니다. 열심히 회사에 다니며 저축한 죄 밖에 없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거지가 되었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거지'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면 의미는 이렇습니다. 1) 딱히 하는 일이 없으면서, 2) 남의 힘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고 남에게 밥을 빌어 먹고 사는 사람.

열심히 일하고 저축을 했는데 거지가 되었나요? 정말인가요? 어제는 쌀밥을 먹고 살았는데, 오늘은 꽁보리밥을 먹게 되었나요? 아마 '동료들은 집값이 올라서 벼락부자가 되었는데 나는 벼락거지가 되었네'라고 자조섞인 이야기를 하는 분들 중에서 정말로 거지가 된 분들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모 씨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냥 콱 죽어버려야 될까요? 전모 씨가 정말 거지인가요?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우울과 탐욕은 늘 주의해야합니다. <출처 : '서른넷 동갑내기 대학-입사 동기 자산 격차…4억→11억 더 벌어져', 2020-11-26, 동아일보>

물론, 어떤 의미인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부(富)는 상대적인 개념이며 남이 나보다 앞서 나가면 내가 뒤쳐진다는 생각을 할수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사실인 면도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은 경우입니다.

1) 남들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나는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경우, 2) 나도 투자를 하고 있지만 모두가 돈을 버는 시기에 혼자 돈을 잃는 경우 정도 될까요?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경제적으로 도태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삶을 야금야금 파먹습니다. 투자는 꼭 해야합니다.

다만, 1) 저축을 잘 하고 있는 사회 초년생, 2) 모아둔 종자돈을 굴려서 차곡차곡 재산을 늘려가고 있는 사람이 '나는 벼락거지야'라는 표현을 쓰는 건 옳지 않습니다. 후퇴만 하지 않으면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항상 입이 닳도록 드리는 말씀이 있잖아요? 인생은 끝까지 가보기 전엔 누구도 모르는 거라고요. 짧은 기간 동안 누군가가 조금 더 잘 하는 것 처럼 보일 수 있고, 반대로 못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말 그대로 '짧은 기간'입니다. 인생이라는 긴 지평을 펼쳐두고 어떤 기조와 추세로 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러니, 특정 구간에서 남들이 나보다 조금 앞선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하등없습니다.

아파트 값이 올라서 연에 수십억을 벌고, 주식 투자로 단숨에 슈퍼개미가 되는 사람만 바라보지 마세요. 그런 사람들은 시장에서 매우 극소수만 존재할 뿐입니다. 소수의 사례가 노이즈를 일으켜 다수를 우울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소수의 스타들도 막상 살림살이를 열어보면 생각했던 것 보다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리고 그 사람들이 돈을 벌든 잃든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걸 직시해야합니다. 우리는 우리 갈길만 가면 됩니다. 충분히 잘하고 있으면서 너무 뛰어난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그것으로 삶까지 우울해 진다면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삶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보아야합니다.

연평균 15%라는 엄청난 실적을 올리는 투자자가 연평균 20%의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를 보면서 부러워하거나 우울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자신의 삶에 집중해야 합니다.

경쟁문화, 잘못된 교육의 폐해


투자를 왜 할까요?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해서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망각합니다. 투자를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게 아니라, 남들과 대결하기 위해서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정말 스트레스만 받는 행동입니다.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시작한 투자가 불행의 씨앗이 될 뿐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인 버핏도 '남과의 비교' ,'질투' 따위의 감정이 가장 큰 파멸을 불러오는 파괴적인 감정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동서양의 철학 고전서나 역사를 통해서도 수 없이 검증이 된 사실입니다.

우리는 어릴 때 부터 남을 이기라고 배웁니다.

"너는 어떤 학문을 하고 싶니?"
"저는 우주를 공부해 보고 싶습니다."
"왜?"
"인류에게 지구는 비좁고 리스크도 크니까요. 영원한 번영을 위해서는 우주를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녀와 이런식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가정은 극소수라고합니다. 대부분이 이런식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공부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래?"
"공부 안하면 커서 배달이나 하면서 살아야 된다 너?"
"너 그렇게 공부해서 니 친구들 어떻게 이기려고 그래? 니 친구들은 이 시간에도 공부한다?"
"야, 밥 안 굶으려면 공부해야 해. 나가면 생지옥이야. 기회될 때 공부해서 사무직이라도 얻어"

솔직히 그렇지 않습니까? 땅도 비좁고 자원은 사람 뿐인데다, 아득바득 부대끼며 살다보니 경쟁의식이 치열합니다.

이런 경쟁의식은 삶의 모든 분야에서 도드라지는데요. 투자 분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러하다보니 투자를 하면서도 '내 계좌는 차곡차곡 잘 불어나고 있으니 행복해'라는 감정보다는, '나는 올해 10%밖에 못 벌었는데, 내 친구 철수는 100%를 벌었다고? 우울해' 이런 감정이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투자를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라 필드에서 돈을 뽑아내야 하는 실전 투자자들 마저도 '니말이 맞다, 내 말이 맞다'로 싸우는가 하면 '내가 그걸 먼저 언급했다', '아니다 내가 먼저 언급했다' 하면서 다투는 모습을 가끔 봅니다. 너무 유치하고 의미없지 않습니까? 내말이 맞으면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요.

물론 경쟁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경쟁이 주는 좋은 면도 분명히 많습니다. 그러나, 전혀 필요하지 않는 분야에 경쟁을 끌고 와서 스스로의 마음에 연탄재를 던져대면,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것은 본인일 뿐입니다. 어떤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투자는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분야입니다. 이미 귀에 닳도록 들으셨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

마구잡이식 보유는 재앙


'패닉셀'에 대응하는 단어로 '패닉바잉'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자산의 가격이 무섭게 상승하면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평소에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투자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자산을 매수하기 위해 열을 올리며 동참하는 현상입니다.

엄밀하게는 시장에 돈이 풀리면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고, 이것이 숫자로 찍히는 자산의 가격을 밀어 올립니다. 그동안 투자는 도박으로 치부하던 사람들도, 더는 늦으면 도태된다는 공포감에 사로 잡힙니다. 그래서 패닉바잉에 동참하게 됩니다. 하지만 패닉셀과 마찬가지로 패닉바잉도 똑같이 '패닉'이 들어간 단어인 만큼 이성적이고 합리적 의사 결정의 결과는 아닙니다.

패닉매매에 동참하기 전에 차분히 생각을 해보아야 합니다.

1) 나는 투자 대상 자산군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가?
2) 나는 투자 대상물에 대한 오랜 관찰과 공부를 꾸준히 해오고 있는가?
3) 나는 투자 대상에 대한 적정한 가치 평가를 지속해서 해오고 있는가?
4) 투자 대상물은 현재 매입하더라도 안전마진이 충분한가? 혹은 성장성이 충분한가?
5) 내가 매입하는 가격은 잘 산 가격이거나, 합리적으로 잘 매입한 가격인가?

등과 같은 것입니다. 요모조모 따져보지도 않고, 전략 부재의 상태에서 패닉매매를 한다면 반드시 필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뉴스나 사회 분위기에 편승한 패닉매매는 절대로 하면 안됩니다. 불과 몇달전 3월에는 주식 투자를 하면 미친놈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때가 투자 적기였습니다. 반대로 지금은 주식이나 부동산은 사지 않으면 미친놈, 심지어 거지 소리를 듣습니다. 미디어와 대중여론에 휘둘려서 전재산이 걸린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현재 자산 시장의 가격 폭등은 기보유자들이 즐기는 영역입니다. 이제야 서울의 아파트를 사고, 멀티플이 엄청나게 높아진 몇몇 주식을 산다면 그 결과는 좋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목에 '예고된 재앙'이라고 썼습니다.

공급은 막히고 규제는 계속되는데다, 유동성은 늘어나니 한동안은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상승 기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시장의 상승세는 얼마나 지속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1년을 더 그럴수도 있고, 3년을 더 그럴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마켓타이밍은 못 맞춥니다. 그러니, 우리는 상식에 근거해서 투자와 매매를 해야합니다. 우리의 상식을 벗어나는 영역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합니다. 그 구간을 버리는 관조는 중요합니다.

특히, 지금 패닉바잉에 새롭게 동참하는 사람들 중에서 투자에 능숙한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됩니다. 이미 꾼들은 상당한 시세를 누리고 있을테구요. 그러니 더 위험합니다.

우리나라의 주식시장, 서울의 아파트, 미국 주식시장 등 상당히 많은 시장들은 지속해서 상승해 왔습니다. 그것의 밑바탕에는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자산 시장이 우상향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이웃나라인 일본의 니케이지수는 버블 경제 시기 이후 줄곧 하락했습니다. 26,000포인트를 재탈환하는데 무려 29년이 걸렸습니다. 그것도 일본의 경제가 성장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최근 늘어난 막대한 유동성의 힘으로 회복한 것입니다. 러시아의 RTSI지수는 2006년 지수를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투자자, 특히 가치투자자는 의심의 눈으로 리스크를 뒤적거려야 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사람들이죠. 시장은 우상향 할 것이고, 우리 경제도 우상향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할 때는 그 믿음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어느 국가의 지수가 우상향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운용하는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우상향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지수가 잔인하게 내리막길을 타더라도 우리들의 포트폴리오는 그 안에서 생존해야 합니다. 결국에는 우상향을 그려야 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우상향 하는 시장에서도 여러가지의 인내심을 요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이 우상향 한다고해서 선형으로 우상향 하는 것이 당연히 아니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 우상향 해왔던 시장일지라도, 온갖 우여곡절과 기다림의 세월을 필요로합니다.

2006년~2007년에는 용인, 분당, 평촌 등 이른바 '버블세븐'으로 불리던 지역의 집값이 천정을 뚫고 치솟았습니다. 이때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패닉바잉을 하면서 부동산 매수에 가담하였습니다. 당시 천정에 주택을 매수한 사람들은 2008년부터 버블세븐 지역에 닥친 주택 가격 폭락에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당시 고점대비 주택가격 하락 속도가 얼마나 빨랐냐면, 1년 동안 고점대비 40% 넘게 하락한 지역도 있었습니다.

이들 주택시장은 2012~2014년까지도 제대로 회복을 못했습니다. 어떤 지역들은 2006년 고점을 2018년까지도 회복을 못했습니다.

수도권의 아파트는 사두면 돈이 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최근의 가격 상승세는 사람들의 믿음에 '역시는 역시'라는 화답을 하는 듯 치솟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기는 아주 잠시입니다. 분위기가 과열된 시기에 매입한 자산이 가격 조정을 받기 시작하면 부동산의 경우는 4~5년 이상을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서민들의 경우 전재산에 대출까지 더해 산 집인데, 가격이 4~5년간 하락하면 이자를 내면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세금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소득과 순자산을 늘리지 못하면서 부채를 늘려 자산만 키운다면, 특히 요즘과 같은 시기에 이 같은 의사결정은 매우 리스크가 높은 의사결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유행했던 '하우스푸어'의 공포를 잊으면 안됩니다. 고점에 집을 사서 정말로 '거지'가 되어버렸던 사람들 말입니다. 하우스푸어들이 눈물을 흘리며 뱉어내던 집을 하나씩 받아먹은 사람들이 지금 부동산 시세가 올라서 만세를 부르고 있습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식 투자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도 저에게 연락이 빗발치는 요즘입니다.

"지금 주식을 사면 많이 늦을까요?"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코스피 지수만 놓고 보면 2010년대부터 현재까지도 박스권 장세입니다. 3월의 기록적인 폭락장 이후에 최근에야 유동성의 힘으로 역사상 신고가를 써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최근만 놓고보면 10년 간의 박스권 장세, 그리고 3월의 시장 대폭락을 견뎌낼 수 있었던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물론, 개별주에 잘 투자한 사람들은 지수와 무관하게 수익을 잘 냅니다. 그러나 그런 소수의 투자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지수를 이길 수 없습니다.

어쨌든 공포에 매수를 시작해서, 환희에 매도를 시작하는 것은 투자의 기본입니다. 대중의 무관심에 사서 관심이 끓어오를 때 파는것도 기본입니다. 대중 다수의 감정과 반대로 움직여야 돈을 법니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면 잠깐은 벌 수 있을지 몰라도 길게 보면 언젠가는 말에서 떨어져서 크게 다치게 됩니다. 어차피 대출이 막혀버렸지만 상당한 가격대에서 무리해서 집을 산 분들은 안타깝게도 머지 않아 큰 고생을 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금흐름 규모가 크신 분이 아니라면 말이죠.

'무조건 오르니까 무조건 고!'. 이런 생각보다는, 늘 가치와 가격의 괴리를 생각하고, 사람들의 감정이 공포에 질려있는지, 흥분한 상태인지를 판단하면서 의사결정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패닉 바잉, 말 그대로 매수를 위한 매수입니다. 매수를 위한 매수를 하지 말고, 정말로 돈을 벌 수 있는지 계산기를 잘 두드려 가면서 의사결정을 내리면 좋겠습니다.

남탓 금지


약세장 때 투자자들은 예민해집니다. 회사욕, 회사 사장욕, 종목 언급했던 유튜버 욕, 스터디 같이 했던 사람 욕, 나라욕, 예수님욕, 주식시장 욕.. 온갖 대상에 온갖 욕을 다 퍼붓습니다.

그리고 시장이 강세장으로 변하기 시작하면, '키야 나는 역시 천재네'하면서 스스로에게 흡족해합니다. 그리고 올라올 만큼 올라왔다고 생각해서 수익실현을 합니다.

그리고도 시장은 한참을 더 오릅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오른다고 욕을 하기 시작합니다. 거품을 만드는 정책 당국자 욕, 나라욕, 시장 욕, 시장 참여자들에 대한 욕, 나말고 돈 잘 벌고 있는 친구들 욕..

남탓은 절대 금지입니다. 투자가 잘 안 풀리면 내 탓이니 기다리면 되고, 투자가 잘 되면 내가 열심히 해서 그런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몇번씩 찾아옵니다. 문제는 마음가짐입니다. 남 탓을 하고, 남을 의식하면 영원히 발전하지 못합니다.

여유와 관조의 가치


어느 분야나 고수들은 존재합니다. 저는 동양역사에 나오는 고수들 중 책사들을 특히 좋아합니다. 장량, 범증, 괴철, 제갈량 등. 출중한 이 고수들의 공통점은 많습니다만, 그 중 두드러지는 것이 '여유와 관조'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이나 무예를 오래도록 수련한 사람들은 여유와 관조의 아우라가 철철 흘러 넘칩니다. 운동이라고는 하지도 않은 사람이 흥분해서 펄펄 날 뛰는데, 운동과 무예로 다년간 수련한 사람들은 그들 앞에서 침착한 모습을 여러번 보았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투자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 경험과 지식이 짧은 사람보다는 긴 사람이, 철학이 부실한 사람 보다는 튼튼한 사람이 여유있는 모습과 태도를 갖고 시장을 대합니다. 

이는 금액의 크고 작음과는 무관합니다. 멋드러진 중년이 5억을 들고 투자해도 시세등락에 안달복달하면 하수입니다. 어린 학생이 천만 원을 갖고 투자해도 고수의 여유와 품격이 묻어날 수 있습니다. 전자는 5억을 지킬 확률이 낮고, 후자는 장차 큰 부자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입문자 시절을 떠 올려보세요. 매수한 종목이 3%만 하락해도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 하지 않았나요? 

그러나 경험이 쌓이고, 고수의 반열로 오를수록 그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게됩니다.(제가 고수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침착함과 여유, 그리고 관조하는 태도는 고수들이 가진 공통적인 태도입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그렇다고 보셔도 됩니다. 

이런 기질을 타고나는 사람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훈련하여 만들 수 있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잔잔한 호수 같은 조용함, 새가 지저귀는 숲속에 있는 듯한 여유, 그리고 행동을 할 듯 말듯 하지만 침착하게 지켜보는 관조. 이것들의 가치는 천금보다 귀합니다. 이것이 컨트롤이 되면 실수를 하지 않게 되고, 금전이든 인생이든 실수로 소실되는 일이 없게 됩니다. 물론 저도 많이 늘긴 했지만 궁극에 다다르려면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2020년 12월 6일
송종식 드림


2020년 11월 10일 화요일

화이자발 낭보와 한국(특히 코스닥)시장 하락

어젯밤에 화이자발 낭보가 전세계를 휩쓸었습니다. 세계의 자본들 역시 통신망을 타고 그 무엇보다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밤새 유럽 각국의 주식시장은 폭등을 거듭하며 들썩였습니다.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저도 기뻤습니다. 투자는 둘째치고 잃어버린 우리의 일상을 곧 찾으리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잠들었습니다.

9시. 우리 시장도 개장했습니다. 우리 시장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깊은 조정을 받았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차익실현 매물이 많았습니다. 이는 전날밤 나스닥이 힌트를 주어서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화이자 백신으로 전세계가 들썩이던 날 밤, 스터디 멤버들과의 대화 중 일부

그간 우리의 코스닥 시장 상승을 이끈것도 언택트로 대변되는 인터넷/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들과 바이오 기업들이었습니다. MAGA니 FAANG이니 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소수 테크 기업들처럼, 우리에게도 코스닥 지수 상승을 견인한 소수 테크기업과 바이오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특히 부각을 받았던 섹터이자 기업들입니다. 이들 기업들 중 다수는 밸류에이션을 무시하면서 상승했습니다. 심지어는 PDR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 내게 만든 주역입니다. 인류 전체에게 있어 이들의 영향력이 막대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터무니 없는 시가총액을 합리화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동안은 이들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 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PDR이라는 해괴한 지표가 등장했습니다. 더욱이 이들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터무니 없음을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사실 주가가 하락할 유인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어제 발표된 '화이자 백신의 코로나 예방 효과 90%' 소식은 이들의 주가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한 트리거가 되어 주었습니다.

시장의 하락과 상승에는 항상 후속 이유가 따라 붙습니다. 주식을 십수년째 하고 있지만 지금도 지수의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라고 하면 저는 하지 못합니다. 

다만, 언제나 그랬듯이 사람들은 시장의 상승과 하락에 그럴듯한 이유를 갖다 붙입니다. 대부분은 이래도 맞고, 저래도 맞는 말 수준입니다. 똑같이 금리를 올려도 어떤 때는 지수 상승의 이유가 되고, 또 어떤 때는 지수 하락의 근거가 됩니다. 끼워 맞추기 나름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시장 하락은 그런 상황들과는 결이 좀 다릅니다. 충분히 이유가 있었고 또 예견된 하락이었습니다. 지수의 거품을 코로나 수혜 업종들이 만들었고, 화이자의 백신은 그런 거품을 꺼트리는 트리거가 되기에 충분한 재료였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서구 사회가 초토화 되는 동안 우리나라는 비교적 평안했습니다. 여러 선진국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을 법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슈가 종료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한국을 찾았던 많은 돈들이 다시 원래 매력이 더 높았던 나라들로 돌아갈 여지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앞으로 추가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낮아진 상태입니다. 환율 또한 중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어오기에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를 끌어 올리고 환차익 까지 누릴 수 있으니 좋을지 몰라도요.

다만 꼭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 이틀, 길어야 일주일이나 한두달의 시장 분위기는 그다지 지속되기 힘듭니다.

컨택트 시대가 돌아온다고 해서 구글과 네이버를 안 쓸 수는 없습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언택트 경제를 이끌어 간다고 해서 우리는 밥을 안 먹고 살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은 공존하는 것이며 양측의 파급력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시장은 말 만들어 내기를 좋아합니다. 언택/컨택은 시장이 만든 말장난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둘을 양분해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기간의 수급 변동에 따른 출렁임은 있더라도, 언택이든 컨택이든 돈을 잘 벌고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의 주가도 그에 맞춰서 우상향 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호들갑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런 조울증을 이용만 하면 됩니다. 끌려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택이든 컨택이든 열심히 일하고 돈을 잘 벌며,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골라서 마음 편하게 투자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날을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가 조금 변할 여지는 있습니다. 가령, 올해 주식 투자를 시작하신 분들이 '가즈아'를 외쳤던 묻지마 고밸류 종목들의 상승 종료 후 쉬어가기, 정상적인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었거나 저평가를 받고 있던 돈 잘 버는 기업들의 재조명 등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하루만 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헤지를 위한 코스닥 인버스 일부 + 통상 가치주(성장주, 가치주 구분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라고 불리는 돈 잘벌고 저평가 된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사람들은 이제 조금씩 숨통을 터나갈 희망이 보인 하루였습니다.

2020년 11월 10일
송종식 드림


2020년 9월 13일 일요일

조심해야 할 징후일까? 시장의 체질이 변한 것일까?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죠?

매수 관점의 글은 어디서나 환영받습니다. 그러나 그 반대 관점의 글은 어디를 가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파티를 즐기고 있습니다. 물론 모두가 파티를 즐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부섹터와 종목에서는 거품이라고 할 만한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런 때, 브레이크를 거는 글을 쓰면 별로 환영받지 못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씁니다. 이 공간은 저의 개인적인 글쓰기 공간입니다. 그러므로 저의 자유로운 생각을 개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언제나 주지하듯 고점과 저점은 그 누구도 모릅니다. 지나봐야 아는 것이죠. 그렇지만 지금 시장이 냉각되어 있어서 주식을 사기 좋은 시절인지? 반대로 시장이 과열되어 있어서 조심해야 하는 시절인지? 그 정도의 느낌은 가져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시장에 참여한지 오래된 분들은 누구나 갖고 계실 그런 감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3월 폭락장 이후 곧장 폭등장, 격변의 2020년


올해 1월에 주식투자를 시작한 분들은 몇년치 경험을 압축해서 하신 것입니다. 몇년에 걸쳐서 벌어질 기이한 일들이 짧은 몇달동안 벌어진 신기한 해였습니다.

3월에는 '기록적인 폭락의 한 가운데에서'라는 글을 썼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줄 압니다. 극단적인 폭락장을 겪은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시장의 분위기가 정반대로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시장이 펄펄 끓어 오릅니다.

기록적인 폭락을 기록한 3월
3월을 기점으로 100% 이상 오른 코스닥 지수
<자료 : 네이버 증권>

미중패권 경쟁이니, 한일 경제 전쟁이니, 코로나 공포니 하는 소리들은 쏙 들어갔습니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은 날로 더 격화되고 있습니다. 남중국해에서는 미중이 언제 충돌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작년 이맘 때 까지만 해도 미중패권 경쟁 이슈는 시장을 짓누르는 커다란 부담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이야기가 쏙 들어갔습니다.

3월에 '이 정도면 시장이 충분히 싸다'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바닥이 정확히 어디다'라는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시장 변곡의 타이밍은 못 잡기 때문입니다. 워런버핏 할아버지가 와도 못 잡습니다. 예수님, 부처님이 와도 못 잡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이 포스팅의 제목을 '고점징후일까? 시장 체질이 변했을까?'로 지었습니다. 다소 과격한 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금 시장의 일부 자산들이 상당히 과대평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가의 상승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상승이 끝나는 꼭지가 어딘지도 예견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하나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과대평가된 시장, 과대평가된 자산, 과대평가된 펀더멘털과 과열된 센티멘트에는 소중한 돈을 태우지 않는 것입니다. 기 보유자들은 홀딩을 하거나 알아서 잘 팔고 나오면 됩니다. 그러나 현금을 갖고 있는 사람은 입장이 다릅니다. 연일 쏟아지는 상승 기사에 넘어가면 안됩니다. 도취된 사람들의 패닉 바잉에 분별없이 합류해도 안됩니다. 과대평가 된 자산은 순식간에 폭락합니다. 소중한 현금을 그런 곳에 함부로 버리면 안됩니다.

시장이 어디까지 오를지는 알 수 없다


정확하게 저점과 고점을 찍어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기꾼입니다.

지금 시장은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광기의 구간에 들어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어디까지 오를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당장 내일 폭락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만, 반대로 몇년을 더 올라도 이상하지 않겠죠. 시장이란 원래 그런것이니. 그러나 저는 과감했던 3월과 달리 지금은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투자는 멀티플의 게임입니다. 충분히 잘 해나가다도 마지막에 곱하기 0 한방을 맞으면 그것으로 시장에서 아웃됩니다. 그래서 때에 따라 과감해질 때가 있는가 하면 요즘처럼 몸을 사리기도 합니다.

PDR은 태어나고, PER, PBR은 죽었다고?


어느 정도의 고평가 상태는 조금 과장된 펀더멘털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평가 수준을 넘어선 광기의 상태는 그 어떤 논리로도 설명하기가 힘듭니다. 다만 주가가 올라주면 '뭔가 이유가 있나 보구나', '뭐 시장이 옳겠지'라고 여길 뿐입니다. 

연이은 상승장에 기존의 밸류에이션 도구로 설명할 수 없는 고평가 주식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PDR(Price to Dream Ratio)라는 괴상한 논리까지 만들어서 고평가를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고평가 된 기업들 중 극소수는 먼 훗날 정말로 세상을 바꾸긴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나고보면 고평가 된 지금 주가도 그때는 쌌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10년 전 아마존이 그랬고, 구글이 그랬던 것 처럼요. 그러나 뭐든지 과하면 체합니다. 적당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 자신이 장량이나 제갈량급 인사이트가 있다고 믿어서 PER 1만 배짜리, PBR 500배짜리 주식만 찾아 다닌다면 머지 않아 화를 자초하게 됩니다.

PDR 논리가 나오면서 그 반대에는 이런 논리도 나옵니다. 'PER과 PBR은 이제 죽었다.', '그딴걸 왜보냐'. 이 정도면 정말 시장이 갈 때까지 가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깊게 들어가면 확인해야 할 디테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크게 보면 투자는 심플한 활동입니다. 기업이 돈을 잘 벌고(EPS),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이 회사에 쌓이면(BPS) 됩니다. 그렇다면 회사가 돈을 잘 버는지, 벌어 놓은 돈에 비해서는 얼마나 고평가 됐는지,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법은 PER, PBR 밖에 없습니다.

물론 PER과 PBR에 매몰되어야 한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리서치 과정에서 다양한 양적, 질적 분석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통찰력도 동원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P-멀티플 지표는 회사의 현재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시장은 한번씩 극도로 저평가 되거나, 극도로 고평가 됩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해당 지표가 무용지물이 됩니다. 지난 3월 시장 폭락때는 PER, PBR 볼 것도 없이 시장이 폭락했습니다. 이번에는 그 반대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PER, PBR은 현재 시장이나 기업의 주가가 고평가 되어  있는지, 저평가 되어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입니다. 시장의 향후 실적을 내다 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이 도구의 활용도는 더욱 강력해집니다.

PER과 PBR이 죽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분들은 위험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주린이가 버핏 되고, 버핏이 주린이 되는 상승장


이런 모습은 매번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를 오래하셨던 분들에겐 익숙한 모습입니다. 제 블로그를 통해서도 이 이야기는 수 차례 했습니다. 비트코인이 2천만 원을 넘던 시절에는 비트코인을 투자하지 않으면 바보 취급을 당했습니다. 비트코인에 묻지마 투자하던 사람들은 현자 행세를 하였습니다. 폭발적인 강세장이 장기간 연출되면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 유입됩니다. 이들은 빠르게 워런버핏 행세를 합니다. 그리고 경력이 오래되고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투자자들을 '한물갔다'거나 '틀딱'이라고 하면서 조롱하기도 합니다.

물론, 경력의 길고 짧음이 투자를 잘 해내고 말고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빠르게 배워나가는 사람들도 물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현명하고 겸손한 태도까지 갖춘 슈퍼 주린이분들도 많이 봅니다. 그러나 그들은 소수고 대다수 시장의 분위기가 이렇다 하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강세장 때 벌어지는 주린이들의 훈수와, 조롱은 오랜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익숙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별로 개의치는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비숫자적 지표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신규상장 기업의 수


강세장 때는 신규 상장 기업의 숫자가 늘어납니다. 폭락장이나 약세장 때는 그 반대입니다.


IPO 실적 <자료 : 통계청>

가장 최근의 통계를 보면 2017년 연말까지 기업공개실적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8년에는 급감합니다. 2017년 연말까지 상승하던 주가지수가 2018년부터 약세장으로 돌입한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추정합니다.

올해는 상반기와 하반기의 기업공개실적이 완전히 다릅니다. 3월 시장 폭락 전후로 공모시장은 얼어 붙었었습니다. 올 상반기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12개사입니다. 작년 동기에는 18개사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시장에 불이 붙은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공모시장 역시 불이 붙었습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굵직한 기업들이 상장했습니다. 또 다른 대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올해 8월의 기업공개실적은 1조 26억 원입니다. 이는 대한민국 증시 역사상 월 기준 최대실적입니다. 이를 통해서 볼 때 확실히 지금 시장에 부는 열기는 뜨겁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업공개실적을 통해서 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방법은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에서도 잠깐 다루는 고전적인 방법입니다.

하반기 신규 상장 열풍 <자료 : 38.co.kr>

7월 1일부터 9월 말까지 3개월 간 상장하는 기업의 수가 올해 상반기에 상장한 기업보다 두배 이상 많은 상황입니다.

'주식투자'에 대한 언급량


요즘 어디를 가나 주식 이야기가 들립니다. '주식 투자는 도박' 정도로 치부하던 사회의 분위기가 급반전되었습니다. 카페에 앉아 있어도, 기업체에 탐방이나 놀러를 다녀도, 그리고 주위에 재테크를 하지 않던 지인들도 모두 주식 이야기를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피부로는 확실히 주식 이야기가 늘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것을 숫자로 확인할 방법은 없을지 궁금합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는 검색엔진의 검색량, 소셜미디어의 컨텐츠 발행 통계, 예탁금과 주식 거래대금 등을 살펴보면 되지 싶습니다.

2016년부터 4년간 '주식' 키워드 검색량
<자료 : 네이버 데이터랩>

'주식' 키워드 검색량도 2020년 들어서 폭증하였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3월 시장 폭락 이후에 수 많은 개인투자자가 유입되었습니다. 그것은 검색엔진의 검색량을 통해서도 확실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4년 간의 검색량을 보면 검색량 트렌드는 박스권을 탈피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냈습니다.

2020년 이전에는 2018년 10월에 검색량이 튀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 8월에도 검색량이 한번 튀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 구간은 지수가 급락하던 구간이었습니다. 확실히 사람들은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주식을 사야 돼'라고 하는 마인드를 강화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올해 3월에 정점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엔 주식에 대한 검색량 자체가 2~3배 이상 늘어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이 아니라 조금 더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부동산 시장을 옥죄니 반사효과가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출판가의 경제/경영 서적 최상위 베스트셀러들도 주식책이 대부분입니다. 부동산 책은 랭킹 50위 아래로 내려가야 한 두권 보일 정도입니다. 부동산 공화국 대한민국에서는 대단한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시장 밸류에이션 수준


PER을 통해서 현재 시장의 밸류에이션 수준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료 : 통계청, 송종식

먼저 코스피의 연말 시총과 이익 기준 PER입니다. 상승장이 지속하던 7월에 PER은 26배 수준입니다.

자료 : 통계청, 송종식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의 PER은 65배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글을 쓰는 현재 코스닥 시장의 PER은 84배까지 올라왔습니다.

FY0으로 산출한 PER이라고 해도 현재 밸류에이션은 매우 부담스럽습니다. 이듬해 시장의 이익이 두배로 증가한다고 해도 여전히 PER은 42배 수준입니다. 물론, 시장 전체의 이익이 두배로 증가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밸류에이션 수준만 보면 분명히 경계를 해야하는 수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장의 유동성이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풀렸든, 기업의 체질이 이전과 다른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든 이 정도 밸류에이션은 합리화 하기는 힘듭니다.

시장 유동성과 신용잔고


시장의 과열 수준을 논할 때 많은 이가 신용잔고를 체크합니다. 그러나 신용잔고는 대폭락 후, 폭락이 폭락을 부르는 트리거가 될 때 무서운 것입니다. 신용잔고 그 자체 때문에 시장이 붕괴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시장 자체가 -7%나, -8%쯤 하루에 빠진다면 신용잔고는 시장 대폭락을 부르는 무서운 지뢰밭이 됩니다. 그런 의미를 갖고 신용잔고를 가끔 체크하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자료 : KRX, 금융투자협회, 송종식

코스닥 시가총액이 340조를 돌파했습니다. 양시장 시가총액을 합산하면 2,000조 원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양시장 합산 신용잔고율 역시 0.8%대를 돌파하면서 근래 사상 최대치를 계속 갱신하고 있습니다.

자료 : KRX, 금융투자협회, 송종식

3월에 시장이 폭락하면서 신용잔고는 대거 반대매매로 쓸려나갔습니다. 덕분에 시총대비 6.6%까지 떨어졌던 신용잔고 총액은 15~16조 수준가지 올라왔습니다.

시총규모대비 신용잔고 절대금액을 놓고 보더라도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도 보실 수 있듯이 코스닥의 신용잔고율은 꾸준히 2%대를 상회합니다. 반면에, 코스피의 신용잔고율은 1%를 넘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코스닥에 투자되는 자금들이 조금 더 공격적인 수익률을 추구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이 하나 발견됩니다. 올해 3월 이후에 시장의 체질이 변한 것일까요? 코스닥의 신용잔고율은 직전 수준과 비교하여 별다른 특이점이 없습니다. 그런데, 코스피의 신용잔고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위의 그래프에서 조사한 2019년 3월 이후에는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주식 투자를 하지 않던 사람들의 유입, 그리고 부동산 시장에서의 자금 유입이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미미하게 코스피 시장도 코스닥 시장처럼 투기적인 성향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스피의 신용잔고율이 지금처럼 꾸준히 증가한다는 가정을 두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자료 : KRX, 금융투자협회, 송종식

투자자 예탁금 규모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시가총액 대비 예탁금 비율은 앞서 보았던 네이버에서 '주식'키워드 검색량과 거의 일치합니다. 3월 시장 폭락 이후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금은 시장이 올라왔다고 빠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예탁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6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1) 시중에 풀리고 있는 어마어마한 유동성, 2) 부동산 시장 규제로 인한 부동산 자금의 유입, 3) 저금리로 인해서 갈 곳을 찾지 못하는 돈들, 4) 자영업과 사업을 하기 힘들어진 토양, 5) 주식 유튜브를 비롯한 수 많은 투자 교육 컨텐츠의 난립 등과 같은 이유가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해외 시장에 원정을 나가 있는 돈 까지 포함하면 시중에 떠도는 자금이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감이 안 올 정도입니다.

어차피 시장 폭락이 오면 사람들은 또 다시 주식 시장이 사기판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시장의 체질이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전과 달라졌습니다. 변했습니다. 시장 폭락이 오더라도 욕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확실히 전보다 적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락을 매수 기회로 삼고, 상승을 누리는 무서운 개인투자자들이 등장한 이상, 주식 시장이 부침을 겪더라도 장기간 우상향 할 수 있는 토대가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일말의 기대를 가져봅니다.

모든 것이 팽창중이며 부채도 팽창 중


자료 : 한국은행

은행의 2019년 8월말 가계대출 잔액은 450조 원이었습니다. 1년만에 금액이 두배로 불었습니다. 시장의 넘치는 유동성에는 상당액의 부채도 섞여있습니다. 팽창하는 자산은 붕괴되고, 붕괴된 후 옥석을 가려 다시 팽창을 반복하는 것이 금융 시장의 속성인 걸 생각하면 조심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원한 하락도, 영원한 상승도 없다


달은 차면 기울게 되어 있습니다. 상승속에 하락이 숨어있고 하락안에 상승이 숨어있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미국 주식시장을 예로 들어서 영원히 상승하는 시장도 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약한 인플레이션을 먹고 성장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성장의 거울로 미국 주식시장은 꾸준히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분명히 부침은 있었습니다.

당연히 마켓타이밍은 못 잡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시기를 따지지 말고 무조건 주식을 매입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이왕이면 사람들의 관심이 덜하고 밸류에이션이 쌀 때 주식 매입량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오래도록 보유할 회사도 있지만 싸이클에 따라서 비중을 늘리고 줄여야 할 주식도 분명히 있습니다.

상승속에는 하락의 씨앗이 싹트고, 하락중에는 상승의 씨앗이 싹튼다는 점을 잊으면 안됩니다. 그 어떤 회사도 세상의 모든 돈을 빨아들여 영원히 성장할 수는 없습니다.

오를때는 상승논리, 내릴때는 하락논리


지난 3월만 봐도 그렇습니다. "이제 충분히 싸니까 주식을 조금씩 사도 된다"라고 말했던 사람들을 대다수가 바보 취급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다들 말을 바꿨을 뿐입니다. 그레이엄도드 마을의 소수 현명한 투자자들이 3월 폭락에 주식을 용감하게 매수하였습니다.

그리고 부동산에서 넘어 온 큰 손들의 뭉텅이 자금이 매수세에 가담했습니다. 당시 주요 주식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대부분 이랬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1,000포인트를 깨고, 어디까지 떨어질지 모르니 섣불리 매수에 가담하지 마라"

그리고 제가 있던 몇몇 단톡방에서는 당시 지수 1,600 아래에서 대규모로 삼성전자를 매수하던 자금에다 대고 "돈만 많고 멍청한 사람들"이라는 표현까지 쓰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금은 정확히 그 반대입니다. 소수의 현명한투자자들이 시장에 경계심을 갖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무조건 GO"를 외치고 있습니다. PER, PBR도 필요없고, 꿈에다 투자하면 되고, 주식이 너무 쉽고, 전통회사는 버리고 고성장하는 회사에 가격 묻지말고 매수하면 된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이를 부추기듯 언론에서는 연일 동학개미에 대한 찬사가 이어집니다.

지금 사람들은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를 갈 것이다, 5,000포인트를 갈 것이다하면서 저마다 지속적 강세장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반복되는 시장의 흔한 반응입니다.

시장이 역대급 강세장의 한 가운데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눈높이를 끝없이 높입니다. 반대로 시장이 조금이라도 폭락하면 눈높이는 그새 코스피 지수 1,000포인트 붕괴니 하면서 낮아집니다. 제 블로그의 글을 보는 분들은 현명하시니 안 그러실 줄 압니다. 그러나 많은 시장 참여자가 현재 좋은 건 좋게보고, 현재 나쁜 건 나쁘게 봅니다. 가격과 가치의 관계나 미래에 생길 변고에 대해서는 생각하려 하지 않습니다.

시장이 극단적일 때, 그 반대에 서십시오. 언제나 그렇게하면 중간 이상은 간다고 생각합니다.

상승장, 포트폴리오가 지수에 뒤진다면


주도 종목에 주식 100% 비중으로 투자가 되어 있거나 상승장에 풀 레버리지를 쓰지 않는 이상 지금과 같은 상승장에서는 포트폴리오가 지수를 이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조급해집니다. 이럴 때 패닉 바잉이니 뭐니 하면서 무리한 수를 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투자는 어느 한 국면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승장, 하락장, 보합장이 알게 모르게 찾아오며 우리는 그런 국면을 수 없이 겪으면서 평생을 투자해야 합니다.

투자자마다 전략이 다를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그렇습니다. 지금과 같은 대세 상승장 때 수익을 바짝 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훌륭한 기업을 좋은 가격에 샀다면 진득하게 보유하여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가치투자자들이 지수에 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보합장과 하락장도 있습니다. 상승장 때 지수보다 조금 뒤쳐지더라도 하락장에서 월등하게 덜 잃으면 됩니다. 그것이 누적되면 장기적으로는 지수를 이기게 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지수를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계좌 규모가 점진적으로 우상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복리로 불어납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시장, 특히 소수의 섹터가 멱살잡고 지수를 끌어올리는 시장을 보고 조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급해하면 반드시 일을 그르칩니다.

제 스스로의 무지함에 대해서도 인정합니다


저도 숫자 너머의 미래 가치를 놓치지 않으려고 항상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상식을 벗어난 고평가 종목은 도저히 그림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에 저는 모르는 것에는 접근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고평가를 형성하는 해당 종목 주주분들을 폄훼할 마음은 없습니다.

저는 마음 속 한 구석에 저의 부족함과 눈 어두움을 잘 알고 살아갑니다. 제가 못 보는 것을 그 회사 주주들은 보고 있을테니까요. 거품을 만드는 주체 모두를 '불나방'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거품은 많은 투자자들의 희생을 부릅니다. 그러나 그들 중 일부는 살아남아 정말로 세상을 바꾸기는 합니다. 저는 그 거품에 도전한 많은 투자자들을 경외합니다. 그러나 저는 제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거품 근처에는 가지 않습니다.

오르면 팔아야 할까?


요즘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올까빠사'가 유행입니다. 소위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산다라고 하는 말의 줄임말입니다.

이것은 종목에 따라, 상황에 따라, 가격에 따라 다 다릅니다. 어떤 종목은 오르면 팔아야 합니다. 곡식이 익으면 추수를 해야 하듯이 때에 따라 추수를 해야하는 종목이 있습니다. 이때, 매도를 전량할 것인지, 조금만 할 것인지, 또 한다면 얼마나 할 것인지, 나눠서 할 것인지 등에 관한 것은 모두 자금 관리에 관한 내용입니다.

또 어떤 종목은 매도하지 않고 거의 반영구적으로 보유해야 하기도 합니다. 영구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은 일시적으로 실적에 부침이 있다고 해도 팔면 안됩니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 약간의 비중조절은 할 수 있지만 꾸준히 보유해야합니다.

이처럼 오르면 팔지 말지, 지속해서 보유할지 말지에 대해서는 수 많은 변수와 투자자의 자질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모든 것은 유동적입니다. 투자를 하면서 절대적인 답을 찾으려고 하시면 안됩니다. 절대적인 답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2020년 9월 12일
송종식 드림


2020년 8월 4일 화요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 젝시믹스의 신화, 무한 복제가 가능할까?

저는 원래 상장 3년이 지나지 않은 기업에는 잘 투자하지 않습니다. 그 여러가지 이유는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 이미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신규 IPO하는 기업들도 깊게 분석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아직 비상장 기업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있기도 하구요.

다만 이번에는 큰 마음을 먹고 신규 상장하는 기업에 대해서 간략하게 공부를 해보았습니다. '젝시믹스'라는 레깅스 브랜드로 유명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입니다.

간략한 소개


브랜드X라는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무한대의 브랜드를 찍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미디어커머스 기업입니다. 브랜드 중 요가복이 잘 되어서 그렇지 요가복 회사가 아닙니다. 제조사는 더더욱 아니구요. 비지니스 모델이 생소하다 보니 회사에 대해서 감을 못 잡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어쨌든 요가복과 레깅스를 앞세운 젝시믹스라는 브랜드가 히트를 하면서 회사는 단숨에 큰 성장을 거두었습니다. 최근에 런칭한 새로운 브랜드들도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김종국이 젝시믹스의 모델이다 <자료 : 젝시믹스>



젝시믹스로 퀀텀점프


남자분들께는 다소 생소한 브랜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젊은 여성분들, 특히 요가와 같은 운동을 즐겨하는 분들에겐 이미 익숙한 브랜드입니다. 요가복과 레깅스를 중심으로 단기간에 폭발적 성장을 이룬 기업입니다. 남성복 시장도 진출했으니 조만간 남자분들께도 익숙한 브랜드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젝시믹스의 주요 제품들
<자료 : 젝시믹스 오피셜 사이트>

요즘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레깅스를 입은 여성분들이 많습니다. 여성 의류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위의 사진과 같은 차림의 여성분들을 길에서 많이 봤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젝시믹스 열풍 뒤에는 절묘한 시대적 배경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요가와 필라테스로 몸매를 관리하는 여성 셀럽들이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레깅스를 입고 카메라에 노출되는 횟수도 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요가와 필라테스가 인기 운동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레깅스 수요가 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룰루레몬 제품은 아무래도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다보니 동사 제품이 가성비로 시장에 잘 파고든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레깅스의 편안함 덕분에 일상 생활 중에도 착용하는 옷이 되어가는 듯 합니다.

휘아, 위생용품과 일상용품을 책임진다!


회사는 신규 브랜드의 런칭을 부지런히 하고 있습니다. 젝시믹스 단일 브랜드 기업이라는 리스크를 낮추기 위함입니다.

'휘아(WHIA)'는 작년 9월에 론칭된 신규 브랜드입니다. 현재 시장의 호응을 얻으며 고속으로 커 나가고 있습니다. 사업보고서에 나와 있듯이 아직까지는 청결용품 중심의 브랜드입니다.

자료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휘아 브랜드가 다루는 하위 카테고리는 생활용품, 욕실용품(+칫솔살균), 위생용품, 주방용품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용품들입니다.


휘아의 주요 제품들 <자료 : 휘아 D2C몰>

주요 제품은 칫솔살균기 이클리너, 초음파세척기 웨이버, 5중 필터 샤워기, 일회용수세미, 벌레퇴치 미스트, 주방비누, 딥클린 안심티슈, 멘톨 비누, 이온공기청정기 에어컵과 같은 제품들입니다. 휘아가 다루고 있는 상품들의 카테고리와 제품 라인업을 보시면 어떤 제품들을 다루는지 금방 감이 오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쓰리케어, 다이어트를 책임진다!


젝시믹스가 의식주 중 '의'를 담당한다면 쓰리케어는 '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이어트 관리를 위한 식단을 제공합니다. 쓰리케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HMR', '다이어트', '언택트 퀵배송'입니다. 현재 주력 상품은 포켓도시락입니다.

자료 : 쓰리케어 D2C몰

기타 주요 계열회사 및 브랜드


자료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이루다마케팅


에코마케팅이 광고대행업을 본업으로 하여 역으로 미디어커머스까지 진출하였다면, 동사는 미디어커머스가 메인 비지니스이고 이루다마케팅이라는 광고대행업을 갖고 있는 형태입니다. 순서가 어찌되었든 에코마케팅과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동사의 업은 광고대행, 바이럴마케팅과 관계가 깊으므로 이런 비지니스를 수행할 조직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이루다마케팅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닥터셀팜


최근에 대표이사도 선임하고 MD관련 인력도 충원하고 있습니다. 화장품과 코스메틱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브랜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만, 특이한 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화장품 업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너뷰티' 즉 몸에 보이지 않는 체지방, 체질을 관리한다던가 하는 방향의 사업인 것 같습니다.

워너글램


홈트레이닝 플랫폼입니다. 요가를 하기 위해 요가학원에 가는게 아니라 집에서 언택트로 수강을 받고 자체 앱을 통해서 관리를 받는 시스템이라고 생각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IoT 기술을 이용해서 홈캠, 자전거 등의 장비를 판매할 수도 있고 온라인으로 수강생을 모아서 수강료 수입을 올릴 수도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워너글램의 유튜브 채널이 운영중입니다. 구독자는 3만 명 수준이고, 황아영씨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재팬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일본 법인은 현재 의류판매업으로 등록이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젝시믹스의 레깅스 판매망을 일본까지 넓히기 위한 법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추후에는 사업영역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큽니다.

주요 브랜드별 실적과 성장세


주요 브랜드별 매출성장세

현재는 젝시믹스가 회사의 핵심 브랜드 자산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런칭한 휘아와 쓰리케어의 매출이 늘면서 회사 전체 매출에서 젝시믹스가 차지하는 비중을 낮추어 나가고 있습니다. 원브랜드 리스크가 점차 낮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휘아의 제품별 매출 성장세

휘아는 월평균 120%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 테마와 엮이면서 위생용품들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치아 관리에 관심이 늘면서 이클리너의 매출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업(業)을 관통하는 몇 개의 키워드


미디어커머스(Media Commerce)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상거래를 전자상거래라고 부릅니다. 이를 영어로는 이커머스(e-commerce)라고도 부릅니다. 이커머스라고 하면 퍼뜩 떠오르는 곳은 '쇼핑몰'입니다. 오픈마켓이나 백화점 온라인몰 같은 곳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의 쇼핑은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상품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상품 목록이 뜹니다. 그리고 상품을 하나 골라서 들어가면 상품 상세 페이지가 뜹니다. 그리고 장바구니에 담고 구매를 합니다. 통상적인 전자상거래의 모습은 이런식으로 진행이됩니다.

미디어커머스는 웹2.0 이후에 등장한 서드파티 중심의 마케팅 방식입니다. 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 기반으로 제품과 브랜드를 홍보하고 판매로 연결합니다. 제품의 제조보다는 다양한 브랜드를 만들어서 키우고 브랜드의 역량을 높이는데 더욱 비중을 드는 비지니스 형태입니다.

D2C


Direct to Consumer의 약자입니다. 사실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중간 유통 구조를 모두 제거한다는데 중점을 두는 전략입니다. 마트나 백화점 같은 유통채널을 거치지 않습니다. 자사몰을 통해서 직접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합니다. 중간 유통 구조가 생략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사실 20여년 전 유행했던 개인 쇼핑몰들이 D2C의 시초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브랜드엑스는 자사의 브랜드들을 자사가 운영하는 자사몰에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 전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애슬레저


운동(Athletic)과 여가(Leisure)를 합친 단어입니다. 주로, 평상시에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운동복 정도를 지칭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말로 쉽게 번역하면 편안한 운동복 정도 될까요? 애슬레저 시장도 최근에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건강과 미용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따라서 애슬레저 시장은 앞으로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누구나 전망하고 있습니다.

HMR


HMR은 너무 뻔한 분야라서 언급하기도 민망하네요. 제 블로그에서도 2010년 초반부터 꾸준히 언급을 해왔습니다. HMR은 우리나라의 주요 먹거리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동사도 이 분야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동사를 관통하는 키워드에 넣어보았습니다.

위생용품


휘아가 취급하는 물품들은 위생용품 중심입니다. 칫솔을 살균하는 이클리너를 비롯해서 살균기, 미스트, 티슈, 공기청정기 등을 취급합니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의 위생관념은 한차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의 성과도 분명히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외주생산


동사는 수직계열화가 되지 않은 기업입니다.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 제품의 기획만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생산은 생산업체에 ODM으로 외부 위탁을 맡깁니다. 반도체 업체로 치면 펩리스 업체에 가깝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형태의 사업을 하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주 생소하지는 않습니다.

Peer


미디어커머스 기업이면서 일단의 주요 매출원이 애슬레저인 기업입니다. 동사와 같은 BM을 가진 기업이 상장한 전례가 없어서 시장은 Peer Group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들었습니다. 동사를 의류업체로 볼 것인지, 종합 마케팅 기업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형태의 기업으로 볼것인지에 따라서 부여할 수 있는 멀티플과 밸류에이션 수준이 달라집니다.

회사측에서는 에코마케팅이 자신들의 Peer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하고 있습니다. 또 일부 기관과 시장 참여자들은 이에 동의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 간략하게 짚어 보았습니다.

룰루레몬


요가복과 레깅스 분야에서는 '샤넬'급으로 평가를 받는 회사입니다. 여자분들에게는 유명하지만 남자분들은 잘 모를 수 있는 회사입니다. 1998년에 창업해서 이미 이미 50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글로벌 대기업입니다.

룰루레몬 애슬레티카의 로고

룰루레몬의 2019년 매출액은 현재 환율로 3조 9,263억입니다. 2020년 예상 매출액은 4조 7,513억입니다. 영업이익률은 21%~22% 수준이며 순이익률은 14~16%입니다. 이커머스 중심의 판매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과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은 현재 매출의 대부분이 요가복이나 레깅스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피어 분석 시 룰루레몬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룰루레몬을 정확한 비교 대상으로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룰루레몬은 요가복을 중심으로 애슬레저에 특화된 기업입니다. 그러나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애슬레저 뿐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미디어커머스 기업입니다.

둘째, 룰루레몬 제품의 품질은 매우 훌륭합니다. 그리고 가격 또한 비쌉니다. 동사의 레깅스와 5배~10배의 가격차이가 나기도합니다. 반면에, 동사의 레깅스 제품들은 가성비가 좋은 제품들입니다. 그래서 고객의 타깃도 미묘하게 다릅니다.

현재 룰루레몬의 PE 멀티플은 2019년 실적 기준으로는 48배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20년, 2021년 예상 실적 대비로는 각각 65배와 78배의 멀티플을 받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에 이 정도의 멀티플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에코마케팅(데일리앤코)


회사 측에서는 자신들과 가장 유사한 Peer로 에코마케팅을 지목하였습니다.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지만 일부 기관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일반 투자자들도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피어로 에코마케팅을 꼽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동사는 온라인/모바일광고대행업을 본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얼핏보면 '왜 이 회사가 비교 대상이지?' 싶을 수도 있습니다. 회사가 에코마케팅을 주요 peer로 제시한 것은 에코마케팅의 자회사인 데일리앤코(Daily&Co.)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데일리앤코는 뷰티&라이프스타일 컨텐츠 커머스 기업입니다. 그리고 D2C 판매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동사와 사업분야가 거의 완벽하게 겹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데일리앤코는 2015년에 연간 3천만 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작년에는 7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에코마케팅의 연결 실적으로도 2018년 하반기에 본업인 온라인광고대행업의 매출을 넘어섰습니다.

다만 이익률을 보면 에코마케팅의 본업의 영업이익률이 50%가 넘는 고수익을 내는데 반해, 데일리앤코의 영업이익률은 15%~20% 수준을 내고 있습니다.

에코마케팅의 2019년 매출액은 1,114억입니다. 영업이익률은 33.98%로 영업이익은 378억입니다. 2020년 예상 매출액은 1,683억 원이고, 영업이익 전망치는 585억입니다. 글을 쓰는 현재 에코마케팅의 시가총액은 7,711억 원으로 2019년 영업per는 약 20배,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 대비 영업per는 13배입니다.

에코마케팅의 자회사만 밸류에이션 비교 기업으로 선정할지 모회사도 선정할지 개인적으로는 애매합니다. 다. 다만, 강민준 대표님이 온라인 부문에서 일한지 오래되었고 이쪽 마케팅도 전문가인점, 그리고 마케팅 분석 툴 정도는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점을 두루 고려해보면 에코마케팅 연결 실정의 전체 멀티플을 참고 해도 무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회사가 영위하는 업, 매출과 이익 성장세, 이익률, 취급하는 제품들의 품목 등이 100%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완벽한 피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에코마케팅을 참고삼아서 2020~2021년 예상 영업이익의 영업 PER 20배~25배는 줘도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향후 10년 뒤에는 회사가 없어질 리스크가 있을 수도 있고, 반대로 지금보다 100배 이상 커진 회사가 되지 말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래서 장기 투자를 하려면 더 긴 안목으로 보아야 합니다만, 일단 저는 짧게 1~2년 뒤만 보았습니다.

코웰패션


코웰패션은 미디어커머스나 컨텐츠커머스 기업은 아닙니다. 그리고 자체 브랜드를 취급하지도 않습니다. 패션카테고리만 영위하고 있구요. 그 점이 브랜드엑스와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다만, 큰 틀에서의 사업방식이 미디어커머스 기업과 유사한 부분이 일부 있습니다.

코웰패션은 해외의 브랜드를 국내로 가져와서 홈쇼핑을 통해서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해외 브랜드를 가져와서 팔면 파는대로 브랜드가 확장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앞에서 말씀드렸던 브랜드엑스와의 차이에 더해서 브랜드엑스는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지만 코웰패션은 해외진출을 하려면 일부 사업구조를 뜯어고쳐야 하는 큰 차이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코웰패션과 브랜드엑스를 직접적인 peer로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참고용으로만 코웰패션에 대해서 언급해보았습니다.

코웰패션의 매출액은 2018년에 3,394억 원, 2019년엔 3,947억 원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올해 예상 매출액 컨센서스는 4,593억 원입니다. 영업이익률은 2019년에 19.28%로 761억 원입니다. 20%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880억 원입니다.

글을 쓰는 현재 시가총액은 5,576억 원으로 2019년 영업per는 7.3배, 2020년 예상 영업per는 6.33배입니다. 성장세도 괜찮고 이익도 잘 내고 있지만 내수시장이라는 한계 때문에 저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블랭크코퍼레이션


블랭크코퍼레이션은 화장품과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미디어커머스 기업입니다. 업계 선도기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블랭크의 실적을 보면 2017년 매출액이 478억 원, 2018년 매출액이 1,262억 원, 2019년 매출액이 1,315억 원입니다. 그리고 영업이익은 2018년에는 134억 원, 2019년에는 -89억 원으로 손실전환했습니다. 이는 인건비가 대규모로 늘어나면서 판관비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블랭크는 최근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 가치를 1조 원 정도로 평가 받았습니다. 다만, 이를 모두 용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공모시장에서는 기업의 가치를 가급적 정확하고 냉정하게 산출합니다. 그러나, 비상장 기업 투자 시 진행하는 밸류에이션은 뭉뚱그려 멀티플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가치를 직전 투자보다 높이기 위해서 무리하게 밸류에이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공모시장에서의 브랜드엑스의 적정시가총액과 비상장 시장에서 블랭크코퍼레이션의 시장 가치를 똑같이 놓고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단순한 참고용으로만 Peer로 넣어두었습니다.

창업자


창업자인 강민준 대표님은 웹디자인이 좋아서 군복무가 끝나자마자 이쪽 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고 합니다. 이후 판도라TV, SK커뮤니케이션스 등의 굵직한 기업에서 기획자로 일했다고 합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서 온라인 마케팅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습득한 것 같습니다.

이수연 젝시믹스 부문 대표님은 브랜드엑스 이전에는 특별한 경력이 기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젝시믹스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키워내면서 대표이사의 자리까지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두분이 원래 커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가까워져서 결혼에 골인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젝시믹스가 회사에서 뛰쳐 나가 독립을 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웃음)

창업경영자 겸 최대주주 <자료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IR북>

주변에 평을 모아보았습니다. 대체로 강민준 대표님에 대해서는 '일 잘 하시는 분', '대단한 분'과 같은 평가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경영진에 대한 정보는 추후 팔로업을 할 때 지근거리의 지인들을 통해서 더 많이 수집해서 리포트에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투자포인트


  • 미디어커머스 기업으로서 브랜드, 제품군의 무한대의 확장이 가능
  • 국내에서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는 BM
  • D2C 모델이 자리를 잡으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
  • 엮일 수 있는 테마가 많음 (건강, 뷰티, 전염병, HMR 등)
  • 젝시믹스의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회사의 노력
  • 공격적인 가이던스에서 느껴지는 고성장에 대한 회사의 자신감
  • 어쩔 수 없었던 대표이사의 구주매출 관련해서 시장의 오해가 있음

투자리스크


  • 아직까지는 젝시믹스 원브랜드에 의존하는 매출 구성
  • 아웃소싱을 준 제조업체에 문제가 생길 경우의 생산차질
  • 새롭게 론칭하는 브랜드들이 흥행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할 문제들
  • 통상적인 오너리스크의 발생 가능성
  • 다소 부담스러운 주식 수량과 밸류에이션
  • 지금과 같은 성장세의 유지가 가능한지, 가이던스가 공격적이지는 않은지?
  • 단기 오버행 물량이 너무 많음
  • 대표이사의 구주 매출이 센티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음

2025 가이던스


회사의 IR자료에는 2025년까지의 가이던스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주요 가이던스 목표치의 항목과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매출액은 1조 원, 젝시믹스급 브랜드 라인업은 20개 구축 및 확보, 아시아 애슬레저 점유율 1위, 해위진출 국가 개수는 20개국입니다.

동사의 2019년 매출액은 641억 원입니다. 2025년에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58.07%의 CAGR을 달성해야 합니다. 단숨에 몇배씩 성장해 온 저력을 보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은 듭니다. 다만, 당장 2020년의 실적이 얼마나 나올지, 2021년의 실적이 얼마나 나올지에 따라서 시장에서 이를 납득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눈여겨 볼 부분은 2025년에 아시아 애슬레저 시장 1위를 목표로 두고 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일단 투자자들을 잠시나마 안심 시킬 수 있는 장치는 된다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유행에 민감한 젝시믹스의 인기 수명에 대해 분명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아이템 의존적인 현재의 손익계산서 구조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기 때문입니다.

애슬레저 카테고리를 계속 성장시켜서 2025년에 아시아 1위를 달성한다는 꿈만 믿을 수 있다면, 투자자들의 이런 우려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공모개요


공모와 관련된 간략한 정보들을 체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자료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총 3,797,209주의 보통주가 공모대상입니다. 모집가액은 주당 12,400원이고 모집총액은 471억 원입니다. 일반 투자자는 8월 4일과 5일에 청약이 가능하며 납입기일은 8월 7일입니다.


189,860주의 수량은 우리사주 조합을 위해서 우선배정되고, 나머지 수량이 일반 공모 수량으로 배정됩니다.


일반공모 수량 75%인 2,847,907주를 기관이 가져가고 나머지 759,442주가 일반투자자들에게 배정됩니다.

회사의 희망공모가 밴드는 하단이 12,400원이었고, 상단이 15,300원이었습니다.

기관수요 예측 결과 공모가는 밴드 하단을 벗어난 13,000원으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미디어커머스 기업의 첫 상장이다 보니 밸류에이션 수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가 돈이 급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VC들의 EXIT를 위해서 급하게 상장한다는 느낌도 조금 듭니다. 그 부분은 펀더멘털과 큰 관련은 없으니 수급 분석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께서는 개인적으로 판단하시면 되실 것 같습니다.

회사가 돈이 급하지 않다는 부분은 긍정요인이고, 공모가 밴드 하단에 가격이 걸린것은 부정요인입니다. 펀더멘털은 긍정적으로, 센티멘트는 부정적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공모자금 사용목적 (1) - 영업양수

공모자금 중 30억 원은 신규 브랜드 투자 및 인수에 사용할 목적입니다. 리빙부문(매트리스, 이불류)과 반려동물(패션, 용품) 부문의 사업을 하는 브랜드 사업을 목적에 두고 있습니다. 내년에 10억 원 투자, 내후년에 20억 원을 투자해서 공모자금을 소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공모자금 사용목적 (2) - 연구개발

연구개발에는 총 64억 9,000여만 원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올해 5억 4,000만 원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2021년에는 27억 7,000여만 원, 2022년에는 31억 7,000여만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 중 신규 인력 충원에 25억 3,000여만 원을 투입하여 인력 충원에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젝시믹스 디자인 개발에 19억 원, 휘아와 마르시오디에고 믹스투믹스 디자인 개발에 각각 7억 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젝시믹스에 대한 드라이브를 걸면서도 젝시믹스의 비중 축소를 위해서 다른 브랜드의 연구개발 포트폴리오도 골고루 가져가는 모양새입니다.

공모자금 사용목적 (3) - 해외진출

해외 진출에는 총 50억 원을 투자합니다. 올해 약 3억 원, 내년에 18억 원, 2022년에 29억 원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아시아 핏스토어 매장 설치에 15억 원을 투자할 예정인데 2022년에 설치 예정입니다. 2022년에는 미국과 캐나다 법인 설립과 마케팅을 위해서 약 14억 원을 투자합니다.

해외 진출 계획 <출처 : 브랜드엑스 IR북>

2021년에는 일본 핏스토어 매장 설치와 아시아 법인 설립과 마케팅에 약 16억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공모자금 사용목적 (4) - 신규사업 투자

신규사업 투자에는 총 99억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연도별로는 2020년에 43억원, 2021년에는 40억원, 2022년에는 약 16억 원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항목별로는 젝시믹스 카테고리 확대에 63억 원, 워너글램에 16억 원, 이루다마케팅 증자에 20억 원이 사용될 예정입니다.

2020년 6월 1일에 출시한 운동화가 하루 500족씩 판매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도 투자설명서에 기재돼 있습니다.

젝시믹스 액티브웨어 X-1

그리고 젝시믹스 제품카테고리 확대에 투자하면서 레깅스 뿐만 아니라 홈트레이닝 도구인 운동 도구 등의 금형 제작과 대량 체제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공모자금 사용목적 (5) - 광고 선전비

올해 23억 원, 내년에 15.5억 원 총 38억 5,000만 원을 투입해서 공중파에서 광고를 진행합니다.

약식 밸류에이션


공모자금 사용목적을 보면 2022년까지는 얼추 사업계획이 나와있는 것 같습니다. 가이던스는 2025년까지 나와있구요.

약식 밸류에이션 <자료 : 송종식>

2022년까지 회사의 공모자금 사용내역, 2025년까지 매출 1조라는 회사의 공격적인 가이던스를 토대로 밸류에이션 하였습니다. 회사의 가이던스가 공격적인 편이어서 제가 숫자를 조금 보수적으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숫자가 꽤 공격적으로 나왔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이슈로 실적에 부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따상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몰렸다가 빠지면 상장 후 당분간 주가가 지지부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회사가 지금처럼 잘 해낸다면 미래가 기대되는 회사라고 생각됩니다.

오버행


상장 즉시 : 벤처금융 보유분 3,768,549주
상장일로부터 1개월 : 벤처금융 보유분 1,884,274주
상장일로부터 3개월 : 상장주선인 보유분 80,645주
상장일로부터 1년 : 최대주주와 그의 처 보유분 9,265,936주, 임직원 스톡옵션 1,218,567주

최대주주 구주 매출 관련


최대주주의 구주 매출과 관련하여 투심이 좋지 않습니다. 저도 해당 사항이 궁금해서 회사에 문의를 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계약상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상장을 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회사에 현금이 풍부해서 굳이 상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최소공모 수량을 맞추어야 하는데 기존 VC들이 주식을 팔기 싫어해서 대표가 가진 구주 매출이 많아졌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 답변에 대한 판단은 모두 여러분에게 맡깁니다.

2020년 8월 3일
송종식 드림


알림 : 저는 동사의 공모에 저와 가족 명의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저는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