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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13일 일요일

아프리카TV 업의 본질

* 주의 : 본 포스팅의 내용 중 일부는 저속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쾌한 이야기를 선호하지 않는 분들은 읽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아프리카TV BJ를 하고 계신 분들께도 양해를 구합니다. BM을 쉽게 설명하고자 다소 지저분한 비유를 들었을 수 있지만, BM구조의 유사성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지 아프리카TV BJ분들을 비하하거나 조롱할 의도는 전혀 없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 작년에 스터디에서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하는 포스팅입니다. 따라서, '했제, 그랬제'에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천 학원 원장님의 메가스터디교육


인천에서 학원을 하던 친한형이 있었습니다. 이 형은 주식투자도 곧잘합니다. 제가 '인천의 필립피셔'라고 부를 정도로 펀더멘털 고성장 기업을 주가가 반영하기 전에 발견하고, 또 그것을 정말 진득하게 보유하는 전략을 잘 수행하는 투자자입니다. 메가스터디교육 등 몇몇 종목의 투자 성공으로 학원사업은 종료한 상태입니다.

2017년 가을 어느 날. 형님이 만나서 커피나 한 잔 하자고 해서 오랜만에 얼굴을 보았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메가스터디교육이라는 종목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형이 학원가에서 일을 하다보니 이쪽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서 감이 좋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선호하는 강의, 팔리는 교재 등을 추적하다 보니 메가스터디교육은 지금 너무 싼 상태고 앞으로 실적이 폭발할 것이니 좀 사보라고 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다른 사람의 매수 권유를 전혀 듣지 않습니다. 상대가 제가 존경하는 슈퍼개미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직접 발굴한 종목이 아니라면, 타인의 종목에는 이상하게 관심이 잘 안갑니다.

이 형님은 이후에도 저와 종종 만나며 메가스터디교육을 여전히 보유중이니 저 보고도 공부 좀 해보고 사두라고 지속해서 조언을 하였습니다. 첨부해드린 차트에서 보시다시피 몇번의 출렁임은 있었지만 주가의 흐름은 극적으로 우상향중입니다.

이 형님은 여전히 메가스터디교육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치투자자로 포장한 모멘텀 트레이더들과 격을 달리합니다.

뜬금없이 '했제'같은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메가스터디교육의 주봉 흐름 <자료 : 네이버 증권>

2017년 11월에 형이 저에게 메가스터디교육에 대한 확신을 이야기 했던 시점입니다. 이 형은 기업탐방과 질적분석도 열심히 할 뿐 아니라 이런식의 투자 적중률이 높은데다, 주식을 사고 팔고 하는 사람도 아니라서 제가 인천의 필립피셔라고 부릅니다. 최근에는 유튜브도 시작을 했는데, 팔로우 하시고 괴롭혀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어쨌든, 형이 저 종목을 활동하는 다른 스터디에서 발표하였을 당시에 스터디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고 합니다. 반응이 싸늘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지속하는 출산율 감소와 학령인구의 가파른 감소'였다고 합니다.

고객인 아이들의 절대적인 숫자가 줄어드는데 회사의 실적이 어떻게 좋아지냐는 반론들이 많았는데, 그럴만도 하고 말이 안되는 소리도 아닙니다. 분명히 학령인구의 하락은 아주 먼 미래에는 그 무엇으로도 극복하기 힘든 리스크일 수 있습니다.

학령인구 추이 <자료 : 통계청, 2019>

자료 : 한겨레신문

그러나 회사를 당시로 돌아가서 정밀하게 들여다보면 메가스터디교육의 투자포인트와 리스크를 관통하는 요소 중 학령인구의 감소는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갈수록 치열하게 높아만 져가는 사교육비의 지출액 증가폭은 출생인구 감소폭을 커버합니다. 게다가 매해 시험을 치는 재수생의 숫자를 동사가 커버하는 학령인구로 편입하면 실제 학령인구 감소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스타강사의 영입과 여러가지 상품 개발로 매출은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이 형의 분석이었는데 실제 그렇게 되었습니다.

제가 온오프라인에서 본 투자자 중 메가스터디교육의 펀더멘털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와, 그래서 가격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가장 빨리 감지한 투자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후 많은 투자자들이 메가스터디교육의 부채계정중 선수금 계정을 통해서 메가스터디교육의 실적의 방향을 미리 유추해 볼 수 있다는 걸 알았고, 그것과 관련된 여러 분석을 온라인상에 내놓았습니다.

어쨌든, 이런식의 사람들의 오해가 다분한 인식속에 텐베거의 씨앗이 있음을 다시금 상기합니다.

골프존 진급 테스트


훨씬 이전에 저 역시 위와 비슷한 뷰를 갖고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2009년부터 약 5년여 기간 동안 골프존이라는 회사에 재직했습니다. 개발직군에 있었습니다. 2011년 쯤,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선임연구원으로 승진하기 위해서 진급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기업처럼 시험을 보는 형태는 아니었고, 회사의 신사업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 그것을 리포트로 만들어서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골프존 키즈'라는 브랜드를 제안하여 진급 심사에서 통과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 기획이 별로였는지 후속 피드백도 없었고, 회사에서도 키즈 사업을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순 진급 시험에 불과했습니다.

그 리포트에서도 저는 분명히 언급했습니다. 

자료 : KT, 디지에코

출산율 저하로 아이들의 절대적인 숫자는 떨어진다, 그렇지만 '1 mouth 6 pockets'를 넘어서 7 pockets, 8 pockets가 되고 있다. 즉, 아이들의 Q는 떨어지지만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교육비, 의류, 고급스포츠 등의 비용은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더 빠르게 높아져서 P의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들용 스크린골프, 골프의류와 용품 시장도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어린이용 골프존 서비스를 개발하고 서비스를 론칭해서 출점 숫자를 빠르게 늘려나가는 것이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제가 펼친 주장이었습니다.

전방의 Q가 떨어진다는 사실 만으로 산업 자체를 사양 산업으로 보는 분석이 많은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 주장을 하나 더 덧붙이기 위해서 골프존 시절의 이야기를 슬쩍 꺼내 보았습니다.

엔씨소프트의 사례


불매운동? 욕 먹는 회사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극소수의 핵과금 유저로부터 대부분 발생합니다. 이것은 부분/전면 유료화 모델 중 MMORPG 게임의 매출 특성이기도 합니다. 

IGAWorks의 2016년 분석자료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매출의 절반은 전체 유저 중 0.15%의 유저로 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도 이 분석자료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 게임회사들은 이용자 중 절대적인 숫자를 차지하는 무과금 유저들이 불매운동을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입니다. 핵과금유저들이 건재한 이상 엔씨소프트의 BM도 건재할 것입니다.

고액과금을 지속해서 하는 단골 고래고객만 이탈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욕을 많이 먹고, 이용자 이탈이 있다고 해도 엔씨소프트나 넥슨과 같은 회사들의 비지니스모델이 훼손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바일 게임 시대가 열릴 때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3토막이 났습니다.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당시엔 모바일 게임을 만들면 시장의 주목을 집중적으로 받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던 시대에 엔씨소프트는 이제는 한물 가버린 회사 취급을 받으면서 주가도 맥을 못 쓰고 있었습니다.

막상 당시 엔씨소프트의 실적을 보면 시장의 기우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여전히 실적을 성장하고 있었고, 돈도 잘 벌고 있었습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은 이익률을 5% 내기도 힘들었던 반면 PC게임은 여전히 이익률을 30% 이상식 내면서 돈을 쓸어담고 있었습니다.

이런 시장의 센티멘트와 실제 펀더멘털의 괴리를 찾아낼 수 있다면 아주 훌륭한 역발상 투자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TV, 트래픽 감소에도 건재한 이유


아프리카TV도 비슷한 공격을 자주 받아 왔습니다. 아프리카TV의 방송 컨텐츠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게임 컨텐츠였습니다. 

그런데 트위치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습니다. 트위치는 게임 스트리머들이 좋아하는 플랫폼입니다. 게다가 수익에 대한 수수료도 1% 밖에 떼지 않아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트위치가 아프리카TV를 위협하는 가장 큰 경쟁 상대로 떠 올랐습니다. BJ들과 시청자는 모두 타 플랫폼으로 이동할 것이고, 아프리카TV의 트래픽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으니 회사의 미래가 어둡지 않겠느냐 하는 부분이 아프리카TV를 부정적으로 보던 사람들의 주장이었습니다.

자료 : 중앙일보

아프리카TV는 꽤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팔로업 해왔습니다만, 제가 참여하고 있는 스터디에서 동 종목을 발표한 것은 작년 가을입니다. 당시 발표자료를 만들면서 인용한 자료입니다. 아프리카TV의 리스크 포인트 중 하나였습니다. 보시다시피 국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동사는 끼워주지도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자료 : MaU <와이즈앱>

아프리카TV 투자자들이 궁극적으로 위협을 느끼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부분이었습니다. 아프리카TV의 트래픽 성장은 정체되어 있었고, MaU는 트위치에 점차 뺐기고 있다는 걱정이었습니다. 게다가 트위치는 스트리머들에게서 받아가는 수수료도 1%에 불과해서 스트리머들도 트위치로 점차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아프리카TV의 분기, 연간 실적 추이 <자료 : 네이버>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면 사람들의 걱정은 현실과 달랐습니다. 사람들의 기우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TV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과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 특수로 매출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였습니다.

스터디 발표 자료 인증(?)

소수의 단골로 돌아가는 업소 비지니스


저는 예전부터 아프리카TV의 비즈니스 모델이 업소를 온라인으로 옮겨 온 온라인 업소비지니스라고 보고 있습니다.

개설된 수 많은 방은 업소 대표님들이 운영하는 가게라고 보았구요. 아프리카TV는 전국 수 많은 업소 대표님들에게 영업장을 내주고 수수료를 받는 큰 아빠 정도의 시각으로 보았습니다.

아 물론 여기서 오해를 하시면 안되는 부분은 돈을 만드는 비지니스모델이 비슷하다는 것이지 아프리카TV의 BJ분들이 몸이나 술을 판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닙니다. 이야기의 미묘한 꼭지를 혼동하시지 마시어 오해가 없길 바랍니다.

무조건 많은 사람들이 봐 주어야 하고 트래픽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대부분의 다른 미디어 사업과는 달리 아프리카TV와 같이 업소비지니스, 단골비지니스를 하는 회사들에게 트래픽은 1순위가 아닐 수 있습니다.

다음은 최근 월간 별풍선 수입 1, 2, 3위를 기록한 BJ들에게 별풍선을 쏜 사람들에 대한 그래프입니다.

2021년 6월 중순 현재 별풍선 수입 1위 BJ <자료 : 풍투데이>

6월 중순 현재까지 별풍선 수입 1위 BJ에게 별풍선을 쏜 사람들의 순위입니다. 최상위 시청자 2명이 전체 별풍선의 67%를 쏜 모습입니다.

2021년 6월 중순 현재 별풍선 수입 2위 BJ <자료 : 풍투데이>

동 기간 별풍선 수입 2위 BJ에게 별풍선을 쏜 사람들의 명단인데 상위 2명의 시청자가 쏜 별풍선이 전체 별풍선 중 4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1년 6월 중순 현재 별풍선 수입 3위 BJ <자료 : 풍투데이>

위에서 보듯이 BJ들의 주 수입원은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가 아니라 극소수의 단골 시청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한 '단골비지니스'의 모습입니다.

2021년 6월 중반까지 총 별풍선 수 <자료 : 풍투데이>

2021년 6월 1일부터 6월 13일까지 총 1억 9,000만 개의 별풍선이 결제가 되었습니다. 이것을 추적하면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별풍선기반 분기 실적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월간 누적 별풍선 개수 추이 <자료 : 송종식>

저런 자료를 월간으로 정리하면 위와 같은 자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TV의 핵심 매출을 추정할 때 중요한 것은 웹사이트의 트래픽이 아니라 위와 같이 결제된 전체 별풍선의 개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년 7월 자료를 보면 월간 별풍선이 2억개 정도가 결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올해는 6월 중반에 벌써 2억개 가까이 결제가 되었으니 아프리카TV의 실적 성장세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2021년 6월 1일 ~ 6월 13일까지 반달 간 아프리카 TV BJ중 최상위권 BJ들의 별풍선 수입 현황 <출처 : 풍투데이>

위의 자료를 보면 재미있는 점이 또 있습니다. 아프리카TV에서 별풍선을 가장 많이 받는 최상위권 BJ들의 별풍선 수입이 전체 별풍선 수입 중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총 1억 9,000만 개의 별풍선 중에서 1등 BJ가 얻은 별풍선이 47만 3000개로 아프리카 TV의 전체 별풍선 수익 중 0.2%에 불과합니다. 이것이 아프리카TV 비지니스의 매력입니다. 제가 업소비지니스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만약, 최상위권 BJ 소수가 아프리카TV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 아프리카TV의 비지니스는 소수의 BJ들에게 휘둘리게 됩니다. 그러나 BJ들이 저마다 큰 손 단골 손님 소수를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정 BJ에게 매출이 편중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기존의 BJ가 그만두어도 아프리카TV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습니다. 반대로 신규 BJ는 계속 유입이 되는데다, 이 BJ들은 저마다 단골 손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TV의 비지니스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프리카TV의 트래픽이 빠지고 있는데다 유튜브, 트위치 등 강력한 경쟁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어서 미래가 어둡다는 이야기는 아직까지는 현실과 동 떨어진 이야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요약 시사점


"출산율이 떨어지고 인구가 감소하니까 부동산은 보지 말아야지.", "트래픽이 감소하니까 그 사이트는 관종에서 지워야지.", "불매운동이 심하니까 그 게임 회사는 망하겠지."

이런식으로 단순하게 생각하고 넘기지 않는 습관을 길러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그런 오해가 있는 곳에 좋은 투자아이디어가 숨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주의 : 동사는 장기적으로 성장을 해오고 있는 회사입니다만,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상승하여 단기 밸류에이션 매력이 약화된 상태입니다. 이점에 반드시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동 포스팅은 매수와 매도 등 매매를 유도하기 위한 포스팅이 아닙니다. 투자의 결과로 얻어지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2021년 4월 7일 수요일

텔레그램 자료 큐레이팅의 매너와 불펌논란

요즘 투자관련 텔레그램 채널이 정말 많습니다. 개설하기도 쉬워서 정말 많은 채널들이 새롭게 개설되고 있습니다. 채널은 많은데 컨텐츠는 여러 채널에서 돌고 돌다 보니 불펌 논란이 슬슬 생기고 있습니다.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불펌이 아닌데 불펌한 것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양심의 가책도 없이 다른 사람이 생산한 컨텐츠나 큐레이팅 한 자료를 불펌하며 운영되는 채널도 있습니다. 심지어 불펌 채널 중에서는 채널 구독자를 상대로 회비를 받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회비를 받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나, 돈을 받는 만큼 컨텐츠 저작권을 확실히 지키거나 출처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펌이 아닌데 불펌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


제가 몇번 컨텐츠를 불펌했다고 오해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불펌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채널에서 올라온 자료를 '복사 - 붙여넣기'를 해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텔레그램에 있는 정규 기능인 Forward 기능을 이용해서 가지고 온 것입니다.


위의 화면은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 있는 글을 '출처를 남기고' 가져오는 모습입니다. 해당 메시지를 포워드 해보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채널에 있던 글을 제 채널로 가지고 온 모습입니다. 불펌을 한 것이 아닙니다. 포워딩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글의 상단에는 'Forwarded from 블라블라채널'이라고 원글이 올라왔던 채널 이름이 뜹니다.

저는 많은 채널을 구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채널을 보다가 좋은 컨텐츠가 있으면 이런식으로 포워딩하여 제 채널에 큐레이팅하여 소개합니다. 메시지 상단에 해당 컨텐츠의 출처가 딱 박혀 있습니다. 게다가 텔레그램에서 제공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이용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원래 컨텐츠를 올렸던 사람이 자신이 올린 컨텐츠가 어떻게 확산되고 있는지 추적하기도 쉽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출처가 남는 정상적인 포워딩을 '불펌'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며칠전에도 다른 채널의 운영자께서 제가 자신의 글을 불펌했다고 비토하는 글을 올리셨습니다. 그러나 보시다시피 그것은 불펌이 아니고 정상적인 포워딩이었습니다. 되레 7천 분이 넘는 분이 보고 계시는 제 채널에 글이 소개 되었기 때문에 그 글의 출처를 보고 해당 소형 채널이 소개가 되는 홍보효과가 있었습니다. 고마워 하셔야 할 부분인데 비토를 하셔서 조금은 의아하고 또 놀랐습니다.

대부분의 채널 운영자분들이 위와 같이 매너있게 포워딩 기능을 이용합니다. 그래서 제 컨텐츠가 어떤식으로 확산되는지 파악하기가 쉽습니다. 해당 채널에서 출처를 보고 제 채널로 넘어오시는 분들도 있고 그런식으로 투자자들의 이동이 활발합니다.

불펌을 하는 경우(1) - 포워드 기능을 사용하지 않음


문제는 텔레그램에서 만들어 놓은 포워드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채널들입니다. 다른 채널에 올라온 컨텐츠를 자신의 것인냥 복사하여 붙여넣기 하는 채널들이 왕왕 있습니다. 심지어 PDF 조차도 포워드 하여 출처를 남기기가 싫어서 직접 다운로드 받아서 다시 올리는 수고들을 하십니다.

그렇게 되면 해당 채널을 보는 사람은 컨텐츠의 원작자가 누군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채널로의 소통을 차단하여 자신의 채널에만 이용자를 고이게 하는 효과가 생깁니다. 채널을 구독하는 회원들 상대로 무언가 하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 아니라면 정상적인 포워딩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 채널 운영자 간 매너입니다.

몇몇 채널은 아예 작정하고 포워드 기능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른 채널을 일절 소개 하기 싫어하는 게 느껴집니다. 구독자들을 자신의 채널에 가둬두기 위한 일종의 가스라이팅입니다. 왜 그런 행동들을 할까요? 이유는 뻔하죠?

불펌을 하는 경우(2) - 텔레그램 밖에 있던 컨텐츠의 큐레이팅


앞의 경우는 다른 사람이 텔레그램에서 먼저 큐레이팅하거나 창조한 컨텐츠를 출처없이 가져와서 자기 것처럼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이번 (2)번의 경우는 텔레그램 밖에 있는 컨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뉴스 링크, 블로그 링크를 거는 것은 크게 문제가 안되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뉴스사이트나 블로거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컨텐츠가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니 좋아하면 좋아할 일이지 나쁘게 생각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문제는 컨텐츠 중에서 이미지의 일부, 텍스트의 일부만 발췌를 하여 출처를 남기지 않고 가져와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특히, 특정 개인투자자들이 작성한 글을 자기 생각인 것 처럼 가져와서 사용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컨텐츠 원작자가 허락하지 않았다면 이것 역시 텔레그램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컨텐츠의 이미지나 특정한 텍스트를 발췌하여 가져왔다면 원저작자의 이름이나 원저작물이 올려진 위치를 링크로 남겨두는 것은 기본적인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남의 컨텐츠로 저작권 운운하는 사람


돌아다니다가 재미있는 채널도 보았습니다. 채널에 이런 경고문이 있더군요.

"이 채널에 올라오는 모든 자료는 나한테 저작권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채널에 있는 어떤 이야기도 다른 곳에 가져가거나 심지어 포워딩도 금지합니다. 이를 어길시 형사고소합니다."

정확한 문구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제가 아주 조금 각색하긴 했지만 대충 이런 느낌의 문구였습니다. 문구가 정말 강렬했습니다. 그래서 컨텐츠를 직접 생산하시는 분인 줄 알았습니다. 어투가 과격하기는 해도 컨텐츠를 직접 생산하시는 분이라면 저런 이야기를 해도 어느 정도 수긍은합니다.

그런데 황당하고 재미있었던 건, 저렇게 '불펌할 시 법적처벌' 어쩌고 써뒀으면서 정작 올리는 컨텐츠는 증권사에서 작성한 리포트, 다른 사람이 작성한 뉴스기사, 다른 사람이 작성한 도표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텔레그램 매너는 물론이고, 저작권에 대해 기본적인 관념도 없는 채널이었습니다. 그런 분들이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에 살짝 황당함이 섞인 웃음이 저도 모르게 나왔습니다.

남의 컨텐츠로 유료장사 하는 사람


사실 증권사나 신문사가 대인배처럼 봐주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개인들이 신문사에서 만든 도표를 돌려보거나 증권사에서 만든 리포트를 돌려봐도 사실상 제재를 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들어가면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그들이 대인배이기에 그냥 개인들이 돌려보도록 놔두는 것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만든 자료도 근본적으로는 마찬가지입니다. 개인투자자가 자기 블로그에 자기의 생각과 계산으로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었다면 그 컨텐츠에 대한 저작권은 블로거가 갖게 됩니다.

사실 무료로 퍼날라도 문제 삼으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인데 다들 그냥 말을 안하고 놔두는 것이죠. 그런데 남이 만든 글과 그림과 생각과 컨텐츠를 긁어다가 출처도 남기지 않고 유료로 팔아 먹는 것은 어떤가요?

양심에 털난 그런 사람들이 있을까 싶었지만 들어오는 제보에 의하면 은근히 꽤 있다고 합니다. 개인투자자가 자기 블로그에 쓴 글을 그대로 불펌해서 출처도 남기지 않고 올리고, 애널리스트들이 힘들여 만든 자료를 긁어다가 올리고.. 그러면서 그걸 회비를 받고 판다고 합니다.

텔레그램 구독 회비를 한달에 3만원이나 5만원 정도 받는다고 치면, 회원이 1000명이면 월 3000에서 5000만원의 수익이 생깁니다. 직장인은 상상도 못하는 어마어마한 수익입니다. 이것은 절도입니다.

회원을 모아서 유료로 무언가 파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남의 컨텐츠를 자신의 것인 것 처럼 가져다가 허락없이 사용하면서 수익까지 창출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인 궁금증이 있는데, 텔레그램을 돈 주고 보면 뭐가 좀 다르긴 한가요? 제 생각엔 돈주고 볼 가치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미 인터넷 세상에 널린 무료 컨텐츠 만으로도 무언가를 배우기에는 차고 넘칩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투자 대가들이 쓴 책을 한권 더 사보고, 남는 돈으로는 맛있는 것도 사먹고 그렇게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021년 4월 7일
송종식 드림


2021년 3월 31일 수요일

투자블로그에서 얻고 싶은 것, 간단한 설문조사 결과 (평어체, 경어체 선호도 등)

며칠전에 투자 블로그 관련해서 간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대단한 조사는 아니구요. 100여 분 정도 설문에 참여를 해주셔서 결과를 공유합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평어체로 쓸까? 경어체로 쓸까?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들이 하시는 고민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역시 간혹 그런 고민을 하였는데요. 이번 투표 결과를 보고 확실히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상관없다는 분이 69.8%, 평어체가 좋다는 분이 20.4%, 경어체가 좋다는 분이 9.9%였습니다. 대부분의 의견은 '상관없다'였습니다. 재미있는 건 경어체보다 평어체를 선호한다는 분이 경어체를 선호하는 분들보다 두배가 더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의외로 너무 격식을 갖춘 글은 읽는데 피로도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독백형 에세이나 인뎁스리포트를 쓸 때는 평어체로 쓰도록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외의 글들은 지금처럼 경어체로 쓰면 되지 싶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기분이 나빠지는 것은 평어체냐 경어체냐의 문제가 아니라 글의 내용 그 자체의 문제겠지요.


일단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께서 가장 많이 원하는 컨텐츠는 1) 기업분석, 2) 산업분석, 3) 인사이트 획득이 가능한 중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재미있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인데 서베이를 통해서 결과가 더 확실해졌습니다. 앞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얕은' 수준의 기업분석이나 산업분석을 원하는 분들도 꽤 계셨습니다. 슬쩍 훑는 수준으로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대해 다루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꽤 많은 분들께서 공식적인 언론에서 다루지 못하는 도시야화나 썰 같은 것들도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종목리딩이나 투자자들의 사생활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역시 이 정도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분들 중 가장 고급진분들께서 제 블로그에 자주 방문하고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곳 같으면 '종목리딩' 이게 1등이었을텐데 말이죠. 몹시 자부심이 생깁니다!


투자 이야기만 쓰고 뻘글은 쓰지 말라는 의견은 거의 없었습니다. 97.5%의 서베이 참여자께서 '니 블로그니까 니가 알아서 하고, 투자 이야기 아니어도 다른 글들도 재미있게 읽고 있다'고 답변해 주셨습니다.

바쁘실텐데도 서베이에 참여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1년 3월 31일
송종식 드림


2021년 3월 30일 화요일

주린이 분들의 나쁜 투자(매매)습관


개인적으로 '주린이'라는 단어를 호감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를 깔보는 느낌도 있고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보통명사처럼 쓰이고 있기에 그냥 편안하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알고 계시겠지만 작년 3월 이후로 주린이분들이 정말 많이 늘어났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도 느끼고 피부로도 느끼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가끔 주린이분들의 질문에 대응을 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얼마전에 잠시 즐겁게 시간을 보냈던 클럽하우스에서부터, 이메일, 텔레그램, 그리고 지인의 지인들까지..

아무래도 갓 입문을 하셨으니 모르는 것 투성이인 건 당연합니다. 그리고 투자관이 만들어지기 전이니 시행착오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입문하던 시절에는 그랬구요. 

어쨌든 여러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질문은 정말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공통적인 질문들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그런 것들은 따로 블로그나 유튜브에 컨텐츠로 만들어서 올려 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포스팅으로 작성할 내용은 매매습관? 투자습관에 관한 것입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와 같은 실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흔히 폭락장에 용기를 내서 주식을 매수하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미 가지고 있는 주식이 폭락하면 버티다버티다 바닥에서 공포에 못 이기고 팔아버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오다가다 만난 많은 주린이분들은 의외로 다른 행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작년 3월에 보았듯이 폭락장에도 용감하게 주식을 척척 잘 산다고 했습니다. 폭락장 같은 것은 무섭지도 않다고 했습니다. 평가 손실은 평가 손실일 뿐 좋은 기업을 사서 갖고 있으면 언젠가는 수익이 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의외였고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이들이 이런 투자관을 형성하게 된데에는 유튜브와 책, 블로그 같은 것들의 힘이 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삼프로TV를 잘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끔 가치투자 대가들이 나올 때는 즐겨봅니다. 그런 대형채널에서 투자관이 훌륭한 분들을 모시고 진행하는 방송은 분명히 사회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대형 투자채널에서 투자관에 대한 교육을 자주 하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관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나쁜 투자패턴 혹은 매매패턴이 공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평가 손실 구간에서는 기업을 믿고 엉덩이를 잘 붙이고 있었습니다. 마구잡이로 매수한 기업들이 아니라면 아주 잘 하는 것이죠. 성장성도 좋은 기업을 합리적인 가치보다 싸거나 좋은 가격에 샀다면 나무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수익이 날 때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습니다. 수익도 길게 잘 끌고 가는 특출난 주린이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러나 많은 주린이 분들이 아주 작은 수익에도 그 수익이 없어질까 전전긍긍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3% 내지는 10~20% 정도의 수익을 내고 수익을 실현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추세추종을 하는 트레이더이든 가치투자를 하는 가치투자자이든, 데이나 스캘핑을 하는 단타매매자이든 누구에게도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왜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평가손실은 잘 보유하고 기다렸으면서 평가수익은 짧게 끊어치고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큰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수익을 길게 끌고 갈 수 있어야 투자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산술적으로,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세요. 1년여간 -50%까지도 버텼으면서 잠깐 +3%가 되었다고 홀라당 팔아버리면 좋은습관이 아닙니다.

레버리지를 쓰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주식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파지티브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투자한 1000원이 망해서 홀라당 사라지면 0원이 됩니다. 그걸로 끝입니다. 그러나 투자한 회사가 잘 성장하면 투자금 1000원은 2000원이 될수도 있고 3000원이 될수도 있고 10000원 또는 100000원이 될수도 있습니다. 

네거티브보다 파지티브 쪽의 기대값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정상적인 기업은 인플레이션에 적극 대응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며 열심히 일을 하고 성장하려는 욕구가 있습니다. 주식투자자들은 주식투자자가 되는 순간 유리한 게임에 발을 담그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장 잠재력이 큰 회사의 주식에 투자했고, 종목을 잘 구성하고 있다면 시간에 몸을 맡기고 기다리는 쪽의 승산이 더 높은 것입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어느 정도의 손질은 필요하겠죠.

반면에 평가손실 상태를 무한으로 기다리고 +3%나 +10%쯤 되면 팔아버리는 행위를 반복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음의 기대값을 가지고 게임에 참여하는 것이 되므로 큰 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수익은 빨리 끊어버리고, 평가 손실중인 회사만 계좌에 득실대는 상태가 됩니다. 그 중 몇개는 잘못되어 영원히 손실 회복이 안되거나 정말 운이 나빠서 상장폐지의 길을 간다면 나머지 자금의 회전율을 높여서 손실분을 만회해야 하는데 이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손실회피 성향은 주린이 분들이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심리적 장벽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이것을 극복하는 데에는 많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나쁜 매매습관을 갖고 있으면 복리의 기적을 누리기도 힘듭니다. 누군가는 계속 샀다 팔았다 하면서 +3%씩 수익을 내면 그것도 장기적으로 복리 효과를 누리는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틀린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투자하고 있는 회사의 평가수익률이 100%, 200%, 300%를 넘어가면 알게 됩니다. 그 수준에서의 하루 등락이 내가 투자한 원금대비 얼마나 크게 움직이는 지를요. 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력해집니다.

기업에 대한 팔로업만 꾸준히 하고 가급적 매매를 지양했을 뿐인데도, 나중에는 종목이 하루에 1%만 움직여도 내 계좌는 원금대비 10%~20%, 나아가 몇 배씩 움직인다고 생각해보세요. 복리의 파워는 그렇게 누리는 것입니다.

매번 3% 수익낼 종목을 찾아 헤매다가 지뢰 하나를 밟으면 끝장입니다. 그것을 반복하는 것은 굉장한 노동력과 행운이 필요하며 생각보다 리턴도 크지 않습니다.

물론 회사에 따라서 적정 보유 기간이나 매매 기술을 달리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때에 따라서 어떤 회사는 담배 한모금만 빨고 재빨리 매도를 해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회사는 산업의 사이클이 너무나 극명해서 찌들려 있을 때 사서 턴어라운드 할 때 힘껏 한싸이클을 누리고 바로 빠져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것이 어렵다면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했고, 앞으로도 뻔하게 성장할 회사에 오래도록 동행하는 투자를 해보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만일 어떤 기업에 투자해서 +300%까지 평가 수익이 났다가 다시 0으로 돌아오고, 심지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에 대응하는 방법은 번뜩 생각 나는 게 두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우선은 포트폴리오 전체가 우상향 하도록 디자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정 종목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무시하고 모든 종목이 조화되어 포트폴리오 규모가 우상향 하도록 잘 가꾸어 나가는 것입니다. 어떤 종목은 +300%까지 갔다가 다시 0%가 되기도 하고, 어떤 종목은 +200% 상태에서 +800%로 올라가기도 하고 어떤 종목은 계속 -10%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종목을 잘 구성해서 포트폴리오 자체의 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커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약간의 트레이딩을 가미하는 것입니다. 보유종목이 꽤 고평가 상태까지 올라온데다 평가 수익이 너무 비대해졌다면 이 종목의 아주 일부분만 수익실현을 하는 것입니다. 보유중인 수량으로는 복리의 위력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일부 현금화 한 것을 위안 삼아서, 나중에 주가가 조금 내려오더라도 어느 정도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수준이면 됩니다.

이때 그 종목이 계속 올라가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잘 되니까 좋고, 주가가 다시 크게 조정을 받으면 조금 확보한 현금으로 주식 수량을 늘리는 전략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잘 만들어 나가면 되겠습니다. 근본적인 몇가지 원칙은 존재하지만 실전에서는 절대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자기에게 잘 맞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매수도 기다림, 매도도 기다림, 보유도 기다림..

2021년 3월 30일
송종식 드림


2021년 2월 21일 일요일

블랙스완에 대처하는 방법


클럽하우스는 평등한 소통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방의 규모가 커지고, 그러다보면 제가 원치하는 분들이 스피커로 올라오기도 합니다. 가령 가치투자자들의 모임인데, 가치투자를 부정하는 사람이 들어와서 가치투자를 은근슬쩍 조롱하십니다. 또 어떤 분은 계속 추세추종이나 모멘텀 이야기만 한다던가(모멘텀 투자와 추세추종투자가 잘못되었다는 건 아닙니다), 자기가 운영하는 유료 투자모임을 홍보한다던가 하는 식인데요. 이날도 역시 그런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방을 만든 초반에는 존경하는 홍진채 대표님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오붓하게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홍 대표님은 사려 깊고 인사이트도 넘치는데다 다정다감한 말투 속에서도 전개하는 논리와 내용에 묵직한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방 규모가 커지더니 스피커가 늘어나고, 방 분위기가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모더레이터 역할을 잘 못해서 그렇습니다. 조금 납득할 수 없는 투자관을 가지신 분들이 큰 목소리를 가지고 방을 장악해 나가는.. 그래서 저는 그냥 침대에서 잠이 들어버립니다. 매번 이런 패턴입니다. 홍진채 대표님께서도 피로감을 느끼셨을테고, 배터리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중간에 나가셨습니다. 그 마음 이해합니다. 홍 대표님.

저는 투자 경험이 길건 짧건 가치투자에 대해서, 또는 투자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 분들이 스피커로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꼭 누군가에게 가르쳐 주는 입장이 아니더라도 투자를 공부하다가 진지하게 궁금한 것이 있는 분들이 올라오셔서 질문을 하는 것도 환영입니다. 질문을 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매너도 좋으시고, 질문 자체도 좋습니다. 문제는 엉성한 투자관을 가진 일부 이용자가 방의 분위기를 흐려놓는 것입니다.

이런 주제로 글을 쓰려던 건 아니니 이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 하겠습니다. 

며칠전 잠시 열었던 클럽하우스 방에서 초반에 방 분위기가 오붓할 때, hyok이라는 필명을 가진 분 께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주셨습니다.

"나심탈렙의 책에는 블랙스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은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이례적이며 신속하게 터지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을 대비할 방법이 있으신가요?"

홍진채 대표님께서 답변을 해주셨는데, 이례적인 사건은 아래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위로 즉, 좋은 일로도 생길 수 있는 '화이트스완'의 모습으로도 발생하며 이것은 장시간을 놓고보면 블랙스완과 스무딩 된다는 논조의 답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돈 잘 벌고 잘 굴러가는 회사에 믿고 돈을 맡겨두면 블랙스완이 오더라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답변해 주셨습니다.

저는 리스크매니지먼트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의 입장과 별개로 순전히 개인투자자의 시각으로 이 부분에 대한 답변을 드리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스피커분들의 활발한 대화가 오가면서 제가 답변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었고, 결국 저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의 지면을 빌어서 그 답변 비스무리한 것을 기록으로 남겨두겠습니다.

블랙스완: 비행기 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항공업에 종사하시거나 가족이 있으신 분들은 불쾌히 여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이야기 전개를 위해 사례를 드는 것이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블랙스완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비행기사고와 주식투자 중 갑작스런 대폭락을 놓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비행기 사고를 겪게 될 일은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항공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0.00001%에 불과합니다. 이는 길가다가 벼락을 맞아서 죽을 확률보다 낮으며 대한민국 국민이 평생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 1.02%보다도 10만배가 낮습니다. 캐나다의 통계학자 제프 로젠탈 교수에 따르면 다음 항공기를 탑승할 경우 생존확률은 99.9999815%라고합니다.

이런식의 블랙스완은 사실 신경쓰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

블랙스완: 시장폭락, 기업에 갑자기 닥친 악재


그러나 확률상 살면서 겪을일이 없는 비행기 사고와는 달리, 투자를 하면서 블랙스완을 만날 일은 아주 많습니다. 크게는 시장의 대규모 붕괴부터 작게는 수 많은 시장의 가격조정, 그리고 투자중인 종목에서의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 등이 그것입니다.

물론 홍진채 대표님의 말씀대로 화이트스완을 만날 확률도 아주 높음은 물론입니다.

제가 주식투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주 많습니다. 작년 코로나 위기때 기업이 보여준 위기대응 능력, 회사니까 뭐라도 하겠지라던 어느 인터넷 사이트의 유머댓글처럼 기업은 똑똑한 집단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정말로 뭐라도 합니다. 물론, 모든 회사가 '뭐라도'를 '잘' 수행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잘 하는 회사에 한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기업은 알아서 인플레와 싸웁니다. 라면을 파는 회사는 알아서 라면값을 올리고, 음료를 파는 회사는 알아서 음료값을 올립니다. 그러니 그런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인플레파이터가 됩니다.

어떤 기업은 부동산을 많이 소유하고 있어서 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면 간접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게임 사업을 하고 싶다면 미국에서 게임사업을 하는 회사에 투자하면 됩니다. 주식투자자는 주식 보통주에만 투자하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블랙스완과 연관 지어보면 다음과 같은 큰 장점도 있습니다. 저희가 좋아하는 '하방은 닫혀있고, 상방은 열려있는' 궁극적인 자산 중 하나가 주식입니다.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고 어떤 기업에 투자를 해서 그 회사가 망해서 없어지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는 0이 될 뿐입니다. 0아래로는 내려갈 수 없습니다. 반면에, 투자한 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다면 투자한 지분의 가치는 두배가 될 수도 있고, 세 배가 될 수도 있으며, 열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방은 막혀있고 상방은 열려있는 우수한 기대값을 가지는 자산이 주식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블랙스완에 대처할 수 있는 약간의 방법들이 생깁니다.

우선 블랙스완은 천재지변에 비견됩니다. 태풍처럼 예측할 수 있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벼락과 같은 천재지변입니다. 그래서 이를 미리 예견하고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서 대응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어떤 분들은 사후적 판단으로 이를 미리 예측하였다고 주장하는데 사기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가까운 예로 작년 3월 폭락과 그 이후 시장 폭등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여럿 목격하였습니다.

어쨌든 앞서 말씀드렸듯이 살면서 시장폭락이나 투자한 기업에 발생하는 돌발악재 등 다양한 블랙스완을 만날 수 있고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랙스완의 발생을 좌지우지하거나 블랙스완이 언제 들이 닥칠지 타이밍을 맞출 수는 없더라도, 블랙스완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하면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죽지 않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고려해 보어야 합니다. 그 정도는 인간의 힘으로도 충분히 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뭐라도 알아서 잘 하는 회사와 동행하기

홍진채 대표님의 말씀대로 가장 기본적인 것은 투자자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회사가 알아서 돈도 잘 벌고 일도 잘 하며 점진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그런 회사에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블랙스완이 오더라도 심리적으로 동요하지 않고 블랙스완은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태도로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강제로 마진콜 당할 수 있는 레버리지 사용 지양하기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요소는 앞서 말씀드렸던 주식투자의 장점인 '하방은 막혀있고 상방은 열려있는' 이런 중대한 장점을 스스로 없애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 장점을 없애버리는 가장 큰 함정으로 '무리한 레버리지의 사용'이 있습니다. 특히, 질이 나쁜 레버리지를 과도한 비용으로 사용할 경우 시장에서 퇴출될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집니다.

퀀트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중에서 MDD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시장이 붕괴되거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특정 자산의 가격이 꺾일 경우 최대한 허용할 수 있는 손실이 어느 정도 수준이냐를 따지는 것입니다.

쉽게 작년 3월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주식비중 100% 상태에서 3월의 폭락장을 온몸으로 얻어맞았다고 해도 레버리지가 없었다면 포트폴리오가 0원이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레버리지를 사용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증거금율과 세금 등 외부적인 요인을 모두 제거하고 간단하게 생각해보겠습니다. 

내돈 1억에 주식담보대출 1억원을 사용해서 투자를 하다가 작년 3월과 같은 시장에서 계좌가 -50%가 되면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0이 됩니다. 깡통을 차는 것입니다. 그러나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5,000만원이고 이후 시장 반등을 모두 누렸을 것입니다. 내돈 1억에 대출 4억을 쓴다면 계좌가 -15%만 넘어가도 깡통차는 것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계좌가 -15% 나는 것은 투자를 하다보면 비일비재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등 질 좋은 레버리지를 사용한다면 상황은 조금 낫겠지만 어쨌든 증권사가 강제로 자산을 매각해 버릴 수 있는 종류의 대출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블랙스완을 대처하는 두번째 방법입니다.

몰빵하지 않기

결과론적 이야기로 주식 투자로 단기간에 큰 돈을 번 사람들 대부분은 레버리지를 최대한 사용하였고 잘 아는 종목 하나에 몰빵하였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고, 그런 경우를 종종 목격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수학적으로도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레버리지를 최대한 사용하고 한 종목에 몰빵하면 대박을 낼 확률보다 단숨에 망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후자는 기댓값이 마이너스입니다. 마이너스 기대값에 소위 '배팅'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에 가깝습니다. 잘 된 사람 몇명의 이야기가 망해버리고 말이 없어진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춰버립니다.

화이트스완을 만났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폭도 크지만, 블랙스완에 대처하기도 힘들어 집니다. 블랙스완에 대처하는 방법 중 하나는 MDD를 낮추고 변동성을 줄이는 것인데 특정 자산에 몰빵을 하게 되면 블랙스완의 공격에 취약점을 노출하게 됩니다.

지나친 분산투자도 마냥 좋지는 않지만 지나친 몰빵 투자도 좋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특정 자산에 아주 큰 확신이 있는 경우에는 포트폴리오의 50%까지는 실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경우 개인투자자는 5종목~20종목 사이의 개수를 보유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클럽하우스에서 대답해 드리지 못했던 '블랙스완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우리가 할 수 없는 것들 말고,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가장 기본적인 것 몇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2021년 2월 21일
송종식 드림


2021년 1월 22일 금요일

지금 쓰레기 취급 당하는 것은 무엇일까?

모처럼 현투모 시절에 함께 스터디를 하던 형님 한분과 수다를 떨었습니다. 직장인 투자자인데 제가 아는 한 투자관과 종목선정 능력이 한손에 꼽을 정도로 탁월한 투자자 형님입니다.

종종 통화를 하면서 서로가 가진 투자 아이디어와 종목들을 교류합니다. 작년에 어느 날에도 모처럼 대화를 나누면서 시장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과 좋게 보는 기업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당시에 형님이 선정했던 기업들이 일본 넥슨, 코미코, 한양증권, 컴투스 딱 네 종목이었습니다. 지금 제가 이 종목들을 여러분들께 추천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이 중 몇몇 종목은 현재 수익실현 중에 있습니다. 그 당시에 그 형님이 비중을 실어서 갖고 있던 종목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 형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사람이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투자관이 저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고 기업을 선정할 때도 상당한 논리와 근거를 갖고 하기 때문에 논리적인 것을 좋아하는 저와 죽이 잘 맞습니다.

오늘은 몇달만에 제가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형님이 선정하신 종목들을 보니 상당히 좋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형님 작년에 말씀하셨던 종목들 퍼포먼스가 좋네요. 역시 형님입니다!" 하면서 덕담을 한마디 드렸는데, 진짜 실력있는 형님이 의례 그렇듯 "아니야. 실력은 무슨 그냥 운이지." 하는 겸손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모처럼 형님과 이런 저런 즐거운 이야기를 짤막하게 나눴습니다.

아, 제가 이 포스팅을 쓰는 것은 형님이 좋은 종목을 골라서 수익을 냈다는 식의 무용담이나 그저 자랑질 따위를 쓰려던 것은 아닙니다. 형님이 이야기 말미에 남겨주신 말 한마디가 너무나 가슴에 팍 꽂혔고, 그 글귀가 하루 종일 제 머리에 맴돌아서 블로그에 기록도 남길겸 여러분들과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같은 사람은 반대로 하잖아"
"남들이 쓰레기라고 할 때 그거 사두는거"
"우린 청소부잖어"
"쓰레기를 사서 보석이 되면 파는게 우리 할 일"

여기서 쓰레기라 함은 실제로 쓰레기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쓰레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인식이 한쪽으로 쏠려 있어서 쓰레기 취급 당하는 값지고 저평가 된 자산들을 의미합니다. (현재는 사람들의 인식이 미래차, 우주 이런 곳에 쏠려 있죠. 자동차는 작년까지만 해도 쓰레기 취급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쓰레기 취급 당하던 많은 자산들이 사람들의 순간적인 인식 변화로 튀어올라 보석이 되는 사례는 정말 끝도 없이 많습니다. 똑똑한 소수의 시장 참여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가격이 실컷 오르고 나면 좋게 보고, 가격이 한참 내리고 나면 나쁘게 봅니다. 

가격이 처참하게 폭락하여 있거나, 수년을 횡보하는 기업에 의미있는 비중을 투자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그 자산의 펀더멘털이 좋든 나쁘든 말이죠. 설령 비중을 실어도 기다리질 못합니다. 누구 말마따나 좋은 자산을 샀다면 변태적으로 기다려서 승부를 보고 나와야합니다.

당연히 그런 것을 찾아서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를 반복적으로 해야지 자산이 크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쓰레기로 오해 받아 저평가 된 자산을 사서  오해가 풀리고 보석이 한 껏 부풀어 오를 때 팔기, 그리고 이것을 반복)

물론, 성장하는 기업을 영구적으로 보유하는 방법도 있고, 벤처기업 100개를 동일하게 사서 90개는 망하고, 5개는 똔똔치고, 4개는 그럭저럭 수익을 내고, 1개가 대히트를 치는 VC 스타일의 투자 방법도 있겠죠. 

또, 기술적분석으로 매매를 해서 버는 방법도 있겠구요. 투자와 매매를 통해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말 그대로 무한가지가 있고 어떤것이 옳다 그르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각자의 성격과 취향에 맞게 하면 됩니다. 

제가 청소부 투자법을 좋아하는 이유는 제 성향과 잘 맞기 때문입니다. 저는 휴가를 갈 때도 사람들이 몰리면 여행 일정을 취소합니다. 거의 병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투자를 할 때도, 그 성격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을 좋아해서 주변에 지인들이 북적거리는 것은 좋아합니다. 대중들이 만든 실체없는 유행에 부화뇌동해서 이끌려 다니는 것을 주의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이 바닥일 때 사서, 사람들이 열광할 때 팔고 나오는 것. 그것이 아마 이데올로기가 변하고 시대가 변해도 영원히 변치 않을 기본중에 기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몇천년이 흘러도 아직까지 고전 역사서들이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인간의 생활 양식은 변해도 인간 본연의 심리나 본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년 가까이 진행되는 강세장 속에서 자칫 중심을 잃을수도 있었습니다. 형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정신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특히 말미에 툭툭 던진 멋진 문장들을 상기하며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는 것을 재차 생각하였습니다.

덧. 2005년 주린이 때 부터 추구하던 것. 하방은 막혀있고 상방은 열려 있는 것 찾기.

2021년 1월 22일
송종식 드림


2021년 1월 10일 일요일

제이앤티씨, 애플카까지 닿을 수 있을까?

상장한지 얼마 안된 회사는 건드리지 않는 편인데 또 건드리게 되었습니다. 업력은 좀 됩니다. 1996년에 창업해서 25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접근계기와 투자아이디어


애플카(iCar)가 금융시장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실 애플에서 자동차를 만든다는 이야기는 스티브잡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 부터도 자주 나오던 이야기입니다. 그때는 설만 난무했는데 이제는 회사에서도 시장에서도 애플카가 설이 아니라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임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저는 애플카를 테마성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세상을 바꿀 또 하나의 기회로 보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 전기차와 같은 부분적인 개념을 아우르는 미래카는 애플카가 일단 그 모습을 정립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래도 하드웨어보다는 SW가 더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SW기업은 마음만 먹으면 세상의 모든 산업으로 뻗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기업들은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유통과 OS와 같은 근본적인 플랫폼을 갖고 있는 것은 남들이 넘을 수 없는 막강한 해자입니다. 거기에 최근에는 자체 제작한 M1칩을 선보여 높은 성능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거기에 배터리마저도 자체 생산한다는 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 기술, 자본, 인력, 플랫폼을 모두 가진 애플 입장에서는 못할 것도 없습니다. 

애플은 미래차를 만들기 위한 기반을 모두 마련했고, 애플의 감성까지 곁들인 애플카가 출시되면 아이폰이 그랬던 것처럼 많은 사랑을 받는 제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디자인이나 품질도 애플 매니아들을 실망시키지 않을거라고 보구요. 

1차적으로는 애플카가 출시되기 전까지 애플카 제조와 관련된 것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고, 2차적으로는 애플카가 시장에 확산한 이후에 애플카 플랫폼 위에서 돌아갈 수 있는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써드파티 앱들 그리고 컨텐츠들이 부각을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0여년 전 스마트폰이 세상에 등장했을 때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때의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시장이 훨씬 빠르고 격렬하게 반응할 것이고 벌써 그런 모습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배터리나 센서, 구동 장치 등에 대해서는 이미 스터디가 많이 되어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대부분 그러할 줄 압니다. 그래서 이쪽은 이미 밸류에이션이 높은 수준입니다. 물론 밸류에이션이 높은 만큼 더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저는 이왕이면 관심이 조금이라도 덜한 분야를 한번쯤은 보고 싶었습니다.

시장참여자들이 구동장치와 배터리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에 비해서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은 덜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리서치를 하다가 발견하게 된 기업이 동 기업(제이앤티씨)입니다.

이 회사의 제품이 애플카에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에만 공급하던 커버 글라스를 차량용으로도 개발하여 독일 고급차량 브랜드에 6000개 정도 시제품을 납품하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애플카로 들어가도 좋고, 애플카가 아니라 다른 자동차 회사에 들어가도 좋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차량용 유리는 부가가치가 높은 만큼 새로운 먹거리가 있을 것 같아서 스터디를 진행하였습니다.

애플카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부를 해서 좋은 기업들을 찾아 볼 생각입니다. 사실 옆에 계신분은 "그냥 애플 사'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그게 답일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공부를 하는 재미도 포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당장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At a glance


현재하고 있는 일

  • 스마트폰 커넥터 제조
  • 스마트폰용 3D 커버글라스 제조 (OLED향)

앞으로 해야할 일

  •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에 들어갈 초박막강화유리(UTG) 상용화
  • 자동차에 들어가는 3D 커버글라스의 고객사 다량 확보
  • 웨어러블 기기와 헬스케어 기기에 공급되는 커버글라스 제조

투자포인트

  • 2020년 독일 고급차에 차량용 3D 커버 글라스 시제품 납품
    • 수량은 6,000개이며 고객사는 BMW 또는 메르세데스 벤츠로 추정
      • 고급차 포트폴리오를 갖춘다면 향후 애플카에 납품될 수 있는 기대도(?)
      • 굳이 벤츠나 애플카가 아니어도 들어갈 수 있는 차량 브랜드는 많음
  • 새로운 먹거리, 불붙는 UTG 시장, 높은 단가와 진입 장벽
  •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사세 확장에 따른 지속적인 CAPA 확대
    • 대규모 차량용 커버글라스 수주를 대비한 베트남 3공장 증설 완료 단계
  • 1996년 창업, 25년 연속 흑자행진
    • 신기술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 하는 능력과 기술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
    • 사업과 재무 리스크 관리 능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
    • 업력과 영업력이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판단
  • 부품사 치고 높은 영업이익률과 ROE
    • 기술장벽 덕분에 공급자 중심의 해자가 일정 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
      • 물론 부품사의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도태되면 이것도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음
  • 2020년 5월에 삼성전자와 삼성SDI 출신의 전문경영인인 박영준 대표이사 영입
  • 모기업인 진우엔지니어링과 협업하여 가공기, 폴리싱기, 열성형기, 커팅용 레이저 절단기, PAD 인쇄기, 코팅기, 자동 검사기, 포장 설비 등을 자체적으로 설계, 제작하여 대부분의 공정을 자동화하여 생산
    • 모기업도 부자고 동사도 기술과 자본을 갖고 있는 부자회사임
  •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80%에 달해서 유통 주식 수량이 적음
  • 주주와 소통을 잘하고 IR을 잘하는 기업이라고 정평

투자리스크

  • 존립을 위해 신사업에서 무조건 성과를 내줘야 함 (UTG, 차량용 커버글라스)
  • 폴더블, 롤러블용 UTG
    • 폴더블, 롤러블 스마트폰의 시장 흥행이 부진할 경우
      • 2020년 삼성전자 폴더블폰 판매량은 270만대로 연초 경영계획인 500만대에 크게 미달
        • 도우인시스의 생산 능력은 월 60만~70만개
    •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 삼성의 경우 기존의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제품을 공급받고 있음 (경쟁사 도우인시스)
    • UTG 제조사들과의 경쟁
      • 삼성전자향 제품: 코닝을 통한 이원화의 경우 켐트로닉스, 유엔아이와 경쟁
      • 화웨이향 제품: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한 UTG 공급 시작
      • 애플: 폴더블은 시장성이 아직이라고 보는 듯..
    • CPI 제품들의 기술 진보
  • 차량용 커버글라스
    • 차량내 커버글라스를 채택하는 수요가 지지부진 할 경우
    •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 타 글라스 제조사들과의 경쟁
  • 스마트폰용 3D 커버글라스
    • 엣지폰에 대한 소비자 불만과, 생산량 감소 가능성
  • 중국
    • BOE에 기술을 뺐기고 장차 시장까지 뺐길 수 있는 리스크
    • 화웨이 비중을 줄여나가야 할 리스크
      • 중국 몽니 리스크, 미국의 화웨이 제재 지속 리스크
  • 커넥터
    • 커넥터 수요는 점진적으로 감소할 전망
  • 막강한 중국 경쟁사들: 렌즈, 비엘
  •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80%에 달해서 소수주주권이 침해 당할 우려가 존재
  • 상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실적 마사지 가능성이 존재

실적 요약 (연결)

  • 2020년말 현재 시가총액 : 6,653억
  • 2019년 : 매출 3862억, 영업이익 955억, 순이익 877억, 자본총계 2923억
  • 2020년 컨센서스 : 매출 3,583억 , 영업이익 891억, 순이익 867억 

매출구성


현재 주요 전방산업은 스마트폰입니다. 앞으로는 자동차와 웨어러블 기기, 헬스케어 기기 등으로 저변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디스플레이 산업과 연관돼 있고 동사는 전자부품과 유리를 다루는 회사입니다.

품목별 매출 비중 변화추이(좌)와 2019년 기말 기준 품목별 매출 비중(우, 억 원) <자료 : 제이앤티씨, 송종식>

2017년에는 3D 커버글라스와 커넥터의 매출이 반반씩이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커넥터의 매출은 감소중이고 3D커버글라스가 회사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2020년 3분기 실적 기준으로는 커넥터의 매출 비중이 18.2%, 강화유리 부문이 77.6%까지 올라왔습니다. 이제는 절대적으로 디스플레이용 유리 전문 기업이 된 모습입니다. 강화유리와 카메라 유리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LG전자, 샤오미, 화웨이 등입니다.

3D 커버글라스


지금까지 스마트폰용 3D 커버글라스는 회사의 핵심 먹거리였습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입니다.

커버글라스 제품 발전과 납품 연혁 <자료 : 제이앤티씨>

2014년에 3D 커버글라스를 개발을 완료하고 노트 4 엣지폰에 공급을 시작했습니다. 2016년까지는 삼성전자에 3D 커버글라스 납품을 잘 하다가 삼성전자가 내재화 선언을 하면서 이듬해 부터는 회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합니다.


2018년에는 좌우 곡면이 90도로 꺽이는 키리스 커버글라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화웨이의 메이트 시리즈에 납품하면서 2019년에는 다시 호실적을 냈습니다. 현재는 3D 커버글라스의 수요 불확실성과 신제품인 UTG, 차량용 커버글라스 신시장 개척을 앞두고 실적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향후 이 두가지 분야의 실적 성장세에 따라서 2022년부터 실적이 턴어라운드 할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입니다.

작년 3D 커버글라스의 매출 중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70~80%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화웨이의 최고급 사양에 공급되었는데 미중 분쟁으로 중국인들의 애국성 소비 덕분에 우려보다 큰 타격을 받지 않고 호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화웨이나 BOE등 중국 회사들과의 접점을 넓혀가면서 삼성전자 또는 미국 회사와 거리가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투자자로서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커넥터


커넥터는 한때 동사의 주요 먹거리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출처 : 제이앤티씨 IR Book

고객사에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일시적으로 커넥터 매출이 증가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무선 트렌드를 타고 점점 부품 개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차량용 커버글라스


이 시장은 매우 중요합니다. 미래차 개발과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어느 회사가 최종 승자가 되든 미래차 안에서는 컨텐츠를 소비할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자명한 현실이 될 것입니다. 차 안에서 각종 인포테인먼트를 즐기게 될텐데, 이때 컨텐츠와 사람을 잇는 최종 영역은 디스플레이입니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에도 커버글라스가 필요합니다. 특히, 대형 커버글라스 제조에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PI로는 초대형 화면에 제대로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고급차로 갈수록 PI보다는 유리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야 시간이 흘러도 누렇게 뜨지 않고, 높은 화질을 제공할 수 있으며, 넓은 영역에 걸쳐서 울룩불룩하지 않고 편평하게 화면을 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사는 스마트폰과 화웨이에 편중된 매출 비중을 축소하기 위해 신사업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차량용 강화글래스를 개발하였습니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6,000여개의 물량을 납품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정식으로 납품한게 아니라 테스트 물량을 납품한 것이라고 합니다. 거래 상대방과의 계약 때문에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고 해서 어디에 납품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저도 조금 찾아보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벤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만고 제 생각입니다.

클러스터형과 CID형이 통합된 통합형 <출처 : JNTC Vina>

JNTC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베트남 법인 웹사이트를 보면 1200mm x 400mm 제품들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IR자료에서는 3D Curved Ultra large(1500x400mm) 사이즈도 생산이 가능하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독일 고급차에 테스트 제품이 들어갔다는 정보만 가지고 2021년에 출시하는 차량들을 찾다보니 아래와 같은 인테리어들을 찾았습니다. 일단 제 생각에는 벤츠 6,000대에 샘플 물량이 납품된 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에는 정식 납품을 위해서 양산 체제 구축도 거의 완료 단계에 있습니다. (베트남 3공장)

제가 벤츠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2021년에 출시하는 벤츠 차량들의 몇가지 인테리어 사진들 때문입니다.

<출처 : motor1.com>

2021년부터는 벤츠의 인테리어 패밀리룩이 위의 사진과 같이 변하는 것 같습니다. 전 클래스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동일한 것 같습니다. 클래스별 퀄리티 차이는 있겠고, 실제 저런 디자인으로 차량이 나올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 영상은 며칠 전 올라온 EQS 하이퍼스크린(141cm Mbux Hyperscreen) 소개 영상입니다. 영상 50초에 초대형 일체형 커버 글라스에 대한 소개도 짧게 진행됩니다. 동사의 기술이 저기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이번에 공개된 EQS는 완전히 리뉴얼 된 인테리어 환경을 보여주었습니다. 영상이 공개되기 전에 알려졌던 EQS의 인테리어 사진도 하나 첨부합니다. 영상에 나온 리뉴얼 된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입니다.

<출처 : 메르세데스 블로그>

동사의 제품이 LG디스플레이 등을 통해서 독일 고급차에 납품된다면 인테리어 사진들을 대조해 보았을 때 가장 유력한 고객사가 벤츠라고 추정했습니다. 혹시 제 추정에 오류가 있거나 벤츠가 아니라 다른 고객사임을 아시는 분이 계시면 댓글로 지적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차량용 커버 글라스 매출 민감도 분석 <자료 : 송종식>

현재 동사의 차량용 커버글라스 매출은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아직은 소량의 샘플을 공급하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제품이 제대로 공급되기 시작한다면 향후 동사가 이 시장에서 차지할 수 있는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될까요? 기술개발도 영업도 모두 회사하기에 달렸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추정을 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위의 표는 원재료 가격의 변동, 경쟁 상황에 따른 제품 가격의 변동은 물론이고 세금과 납품 단가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많이 팔릴수록 capex 투입도 계속돼야 할테구요. 그래서 정확한 숫자가 절대로 아닙니다. 다만 어림셈으로 시장 규모나 한번 가늠해보자는 차원에서 작성한 것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여러분들만의 민감도 차트를 만들어서 어림셈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분야는 현재 매출이 전무한 상황에서 앞으로 매출이 새롭게 붙어줘야 하는 부분이라서 회사가 잘만 해낸다면 회사 성장에 상당한 동력이 될 것 같습니다.

2019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약 7750만대입니다. 이 중 전기차의 판매량은 약 527만대입니다. 벤츠의 판매량은 223만 9000대, BMW는 216만 8000대가 팔렸습니다. 2021년 세계 차량 판매량은 약 1억 85만대로 추정됩니다.

동사의 제품 생산 캐파 (단위 : 천 개, 백만 원)
- 2019년부터는 베트남 공장의 생산량
- 카메라 윈도우는 크기가 확대되고 캐파는 감소
- 자동차용 커버글라스는 수량이 미미하여 표에서 제외

문제는 생산 capa입니다. 차량용 커버글라스의 대량 양산이 가능하려면 현재 생산 능력으로는 힘에 부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베트남에 3공장을 증설하면서 이에 대응을 하고 대량 양산 체제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 공장의 생산 캐파 <자료 : 제이앤티씨>

2021년 상반기까지 투자를 마무리하고 6월부터 본격 가동하는 베트남의 3공장의 규모는 기존 1, 2 공장을 합한 것보다 큽니다. 총 1,100억 원의 투자를 하는데 차량용 커버글라스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원년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UTG(초박막강화유리)


유리는 접거나 휘기 위해서 힘을 가하면 깨집니다. UTG는 말 그대로 엄청나게 얇은 유리인데 접거나 휘어도 깨지지 않습니다. 향후 폴더블, 롤러블 폰에 CPI 대신 UTG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여러 업체들은 새로운 먹거리인 UTG 시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접어지고 휘어지는 유리, UTG <출처 : ET뉴스>

UTG를 가장 먼저 상용화한 곳은 삼성디스플레이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UTG 밸류체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쇼트 → 도우인시스 → 삼성디스플레이 → 삼성전자

쇼트에서 원장을 사와서 도우인시스에서 가공을 한 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OLED 패널을 완성해서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방식입니다. UTG 공급사가 일원화 되어 있다보니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비싼 폴더폰 패널 가격에 불만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갈등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작년 7월 기준으로 DSCC는 갤럭시 Z 플립에 들어가는 6.7인치 OLED 패널의 제조원가를 약 135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판매 단가가 100달러임을 감안하면 삼성디스플레이도 적자를 내면서 사업을 하는 구조였습니다. 이 중에서 UTG 한장의 가격이 40달러 안팎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OLED 패널 가격의 거의 절반이 UTG 원가입니다.

이렇다보니 삼성전자는 UTG 공급망을 하나 더 늘려서 패널제조를 내재화 한 후,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한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코닝 → 국내 UTG 가공업체 → 삼성전자

작년 여름에 삼성전자가 코닝과 손을 잡았다는 뉴스가 떴고 삼성전자는 이런 밸류체인망 구상을 통해서 OLED패널 내재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의 제조원가를 떨어뜨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경쟁체제가 되면서 차라 OLED 패널의 가격도 떨어져서 폴더블 폰의 가격도 내려가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고객사를 다변화하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화웨이와 애플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OLED 패널의 시장 점유율은 89.6%로 독점적 지위에 있습니다. 동사도 삼성디스플레이든 삼성전자든 삼성 라인을 잘 타야만 스마트폰용 UTG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LG의 롤러블이라는 기대작도 있지만 삼성이 너무 강합니다.

어쨌든, 이때 저 중간에 들어가는 '국내 UTG 가공업체' 후보군에 국내 업체 3개사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업체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이앤티씨, 켐트로닉스, 유티아이.

켐트로닉스와 유티아이가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와 거래를 하고 있어서 강력한 후보군으로 거론이 되고 있습니다. 

유티아이는 UFG라는 자체 제품이 이미 테스트를 마친상태이고, 켐트로닉스는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끈끈합니다. S펜 사용에 더욱 강점을 보이는 방식으로 이미 삼성전자와 UTG를 공동개발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그래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라는 걸출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면 주가는 한단계 더 점프업 할 수 있지만 현재 제이앤티씨에게 그런 기대감은 낮은 상태입니다.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식으로 대응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동사는 중국 BOE,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기에 중국향에서는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약이 될수도 있고 독이 될수도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에게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미국의 제재를 받는 업체들과 손을 잡은 것은 미국 업체들이나 삼성전자 같은 곳에 배제될 가능성도 있으며 중국 업체들에게 배신까지 당할 경우에는 데미지가 큽니다. 

물론 회사도 바보가 아닐테니 이런 부분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을 것이고 전략을 잘 짜서 대응해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UTG의 수율이 20~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용절감을 위해서도 수율 확보가 관건입니다. 그래야 제품 가격도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제이앤티씨에서도 UTG 수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워낙 변화가 빠른 부분이고 각사의 전략이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서 지속해서 모니터링을 하면서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때그때 대응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웨어러블 기기, 헬스케어 기기 등


회사는 성장과 리스크 분산을 위해서 웨어러블 기기와 헬스케어용 커버글라스 시장의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자료 : 제이앤티씨 JNTC>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고객사를 통해서 어느 제품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는 찾지 못했습니다. 탐방을 다녀온 분들도 별다른 이야기를 못 들은 것 같습니다. 회사 홈페이지에도 IoT 제품과 AR/VR 기기라고만 적시돼 있습니다. 올해 중반 정도 지나면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주구성


회사의 제품과 현황을 체크해 보았으니 주주구성과 최대주주에 대해서 간략히만 확인하겠습니다.

발행 주식의 총 수 <자료 : JNTC>

총 발행 주식 수는 57,848,466주입니다. 우선주는 없고 자기주식도 없습니다.

자본금 변동 현황 <자료 : JNTC>

동사는 600만주의 주식을 일반공모로 증자하면서 상장했습니다. 상장 후에는 8월 1일에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2020년 3분기말 현재 자본금이 변동할 여지나 희석 요인은 없는 상황입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현황 <자료 : JNTC>

창업자 장상욱 이사는 회사의 CTO로 재직중이고 최대주주인 진우엔지니어링의 지분도 84.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상장사이지만 사실상 장상욱 CTO의 개인회사나 진배없습니다.

현재 전문경영인은 박영준 대표로서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삼성SDI와 삼성전자를 거친 삼성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향후 동사의 제품이 삼성에 납품할 때 유리한면이 있을수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창업자는 CTO로 빠지고 의미있는 지분을 쥐고 있으며 전문경영인이 대표이사를 맡는 실리콘밸리식 지배구조는 좋아보입니다. 다만, 최대주주 지분율이 압도적인만큼 소액주주들에 대한 배려까지 곁들여 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모습이 될 것 같습니다.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장상욱 CTO는 뼛 속까지 엔지니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종학력은 공업고등학교 졸업이 전부이지만 삼성전기 대졸공채에 지원하여 특채로 합격합니다. 설비 자동화에 관심이 많고, 연구노트만 40여권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엔지니어이고, 실무형 경영자입니다.

과거 대표님께서 2020년에는 매출 1조를 찍겠다고 하셨는데 2020년 실제 매출액은 그에 미달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IPO 시기즈음 2019년에 차량용 샘플 납품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대량 양산체제에 들어간다고 했는데 기간은 약간 차이가 있었지만 현재 어느 정도 실현이 된 모습입니다.

실적 요약


회사가 써 온 그동안의 성적표를 약식으로 간단하게 체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제이앤티씨의 요약 실적 추이 <자료 : 제이앤티씨, 송종식>

전방의 트렌드가 변할 때 마다 일시적인 부침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잘 성장해 왔습니다. 무엇보다 업황이 꺾일 때 적자를 내지 않고 흑자 수성을 한 부분이 대단하다고 여겨집니다.

2020년과 2021년 매출은 다소간 역성장하며 쉬어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3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2022년부터는 실적이 정상화되고 다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주가는 그 전에 2021년부터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본총계 변화와 ROE 변화 추이 <자료 : 제이앤티씨, 송종식>

장기간 흑자를 내 온 만큼 자본총계의 규모 역시 꾸준히 커오고 있습니다. 부품사 치고는 높은 이익률과 ROE를 내고 있는 것을 보면 일단은 시대변화를 이끌며 기술혁신을 잘 해온 것으로 판단합니다.

밸류에이션


일단 이번 포스팅에서는 밸류에이션은 생략하겠습니다. 실적 변동성이 큰 구간에 있고, 섣불리 밸류에이션을 했다가 구독하시는 분들께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밸류에이션 시트는 있는데, 앞으로 판매할 UTG에 대한 민감도, 차량용 커버 글라스에 대한 민감도 분석과 이익률 추정을 통해서 여러분들도 여러분들 나름대로 밸류에이션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기술적 분석


회사 상황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기술적 분석도 간략하게 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제이앤티씨의 일봉 <자료 : 네이버 증권>

동사는 상장한지 이제 1년 남짓 되어가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주봉이나 월봉은 참고하지 않고 일봉만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상장 직후에 3월 대폭락을 겪고 곧장 반등하기 시작해서 16,000원대까지 상승한 후 미중 분쟁으로 화웨이 제재가 가속화 하자 잠깐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13,000원대에서 약 8700만주의 주식이 거래됐던 매물대가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향후 이 매물대와 16,000원 고점을 돌파하느냐 여부, 그리고 동사의 신사업에 대한 방향이 주가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동 포스팅은 2020년 12월에 스터디 모임에서 발표했던 종목을 수정하여 다시 포스팅 한 것이라서 시점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21년 1월 10일
송종식 드림

알림 : 동사는 실적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은 종목입니다. 저는 저와 가족 명의로 동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