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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13일 일요일

아프리카TV 업의 본질

* 주의 : 본 포스팅의 내용 중 일부는 저속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쾌한 이야기를 선호하지 않는 분들은 읽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아프리카TV BJ를 하고 계신 분들께도 양해를 구합니다. BM을 쉽게 설명하고자 다소 지저분한 비유를 들었을 수 있지만, BM구조의 유사성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지 아프리카TV BJ분들을 비하하거나 조롱할 의도는 전혀 없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 작년에 스터디에서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하는 포스팅입니다. 따라서, '했제, 그랬제'에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천 학원 원장님의 메가스터디교육


인천에서 학원을 하던 친한형이 있었습니다. 이 형은 주식투자도 곧잘합니다. 제가 '인천의 필립피셔'라고 부를 정도로 펀더멘털 고성장 기업을 주가가 반영하기 전에 발견하고, 또 그것을 정말 진득하게 보유하는 전략을 잘 수행하는 투자자입니다. 메가스터디교육 등 몇몇 종목의 투자 성공으로 학원사업은 종료한 상태입니다.

2017년 가을 어느 날. 형님이 만나서 커피나 한 잔 하자고 해서 오랜만에 얼굴을 보았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메가스터디교육이라는 종목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형이 학원가에서 일을 하다보니 이쪽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서 감이 좋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선호하는 강의, 팔리는 교재 등을 추적하다 보니 메가스터디교육은 지금 너무 싼 상태고 앞으로 실적이 폭발할 것이니 좀 사보라고 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다른 사람의 매수 권유를 전혀 듣지 않습니다. 상대가 제가 존경하는 슈퍼개미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직접 발굴한 종목이 아니라면, 타인의 종목에는 이상하게 관심이 잘 안갑니다.

이 형님은 이후에도 저와 종종 만나며 메가스터디교육을 여전히 보유중이니 저 보고도 공부 좀 해보고 사두라고 지속해서 조언을 하였습니다. 첨부해드린 차트에서 보시다시피 몇번의 출렁임은 있었지만 주가의 흐름은 극적으로 우상향중입니다.

이 형님은 여전히 메가스터디교육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치투자자로 포장한 모멘텀 트레이더들과 격을 달리합니다.

뜬금없이 '했제'같은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메가스터디교육의 주봉 흐름 <자료 : 네이버 증권>

2017년 11월에 형이 저에게 메가스터디교육에 대한 확신을 이야기 했던 시점입니다. 이 형은 기업탐방과 질적분석도 열심히 할 뿐 아니라 이런식의 투자 적중률이 높은데다, 주식을 사고 팔고 하는 사람도 아니라서 제가 인천의 필립피셔라고 부릅니다. 최근에는 유튜브도 시작을 했는데, 팔로우 하시고 괴롭혀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어쨌든, 형이 저 종목을 활동하는 다른 스터디에서 발표하였을 당시에 스터디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고 합니다. 반응이 싸늘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지속하는 출산율 감소와 학령인구의 가파른 감소'였다고 합니다.

고객인 아이들의 절대적인 숫자가 줄어드는데 회사의 실적이 어떻게 좋아지냐는 반론들이 많았는데, 그럴만도 하고 말이 안되는 소리도 아닙니다. 분명히 학령인구의 하락은 아주 먼 미래에는 그 무엇으로도 극복하기 힘든 리스크일 수 있습니다.

학령인구 추이 <자료 : 통계청, 2019>

자료 : 한겨레신문

그러나 회사를 당시로 돌아가서 정밀하게 들여다보면 메가스터디교육의 투자포인트와 리스크를 관통하는 요소 중 학령인구의 감소는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갈수록 치열하게 높아만 져가는 사교육비의 지출액 증가폭은 출생인구 감소폭을 커버합니다. 게다가 매해 시험을 치는 재수생의 숫자를 동사가 커버하는 학령인구로 편입하면 실제 학령인구 감소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스타강사의 영입과 여러가지 상품 개발로 매출은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이 형의 분석이었는데 실제 그렇게 되었습니다.

제가 온오프라인에서 본 투자자 중 메가스터디교육의 펀더멘털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와, 그래서 가격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가장 빨리 감지한 투자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후 많은 투자자들이 메가스터디교육의 부채계정중 선수금 계정을 통해서 메가스터디교육의 실적의 방향을 미리 유추해 볼 수 있다는 걸 알았고, 그것과 관련된 여러 분석을 온라인상에 내놓았습니다.

어쨌든, 이런식의 사람들의 오해가 다분한 인식속에 텐베거의 씨앗이 있음을 다시금 상기합니다.

골프존 진급 테스트


훨씬 이전에 저 역시 위와 비슷한 뷰를 갖고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2009년부터 약 5년여 기간 동안 골프존이라는 회사에 재직했습니다. 개발직군에 있었습니다. 2011년 쯤,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선임연구원으로 승진하기 위해서 진급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기업처럼 시험을 보는 형태는 아니었고, 회사의 신사업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 그것을 리포트로 만들어서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골프존 키즈'라는 브랜드를 제안하여 진급 심사에서 통과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 기획이 별로였는지 후속 피드백도 없었고, 회사에서도 키즈 사업을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순 진급 시험에 불과했습니다.

그 리포트에서도 저는 분명히 언급했습니다. 

자료 : KT, 디지에코

출산율 저하로 아이들의 절대적인 숫자는 떨어진다, 그렇지만 '1 mouth 6 pockets'를 넘어서 7 pockets, 8 pockets가 되고 있다. 즉, 아이들의 Q는 떨어지지만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교육비, 의류, 고급스포츠 등의 비용은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더 빠르게 높아져서 P의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들용 스크린골프, 골프의류와 용품 시장도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어린이용 골프존 서비스를 개발하고 서비스를 론칭해서 출점 숫자를 빠르게 늘려나가는 것이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제가 펼친 주장이었습니다.

전방의 Q가 떨어진다는 사실 만으로 산업 자체를 사양 산업으로 보는 분석이 많은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 주장을 하나 더 덧붙이기 위해서 골프존 시절의 이야기를 슬쩍 꺼내 보았습니다.

엔씨소프트의 사례


불매운동? 욕 먹는 회사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극소수의 핵과금 유저로부터 대부분 발생합니다. 이것은 부분/전면 유료화 모델 중 MMORPG 게임의 매출 특성이기도 합니다. 

IGAWorks의 2016년 분석자료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매출의 절반은 전체 유저 중 0.15%의 유저로 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도 이 분석자료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 게임회사들은 이용자 중 절대적인 숫자를 차지하는 무과금 유저들이 불매운동을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입니다. 핵과금유저들이 건재한 이상 엔씨소프트의 BM도 건재할 것입니다.

고액과금을 지속해서 하는 단골 고래고객만 이탈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욕을 많이 먹고, 이용자 이탈이 있다고 해도 엔씨소프트나 넥슨과 같은 회사들의 비지니스모델이 훼손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바일 게임 시대가 열릴 때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3토막이 났습니다.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당시엔 모바일 게임을 만들면 시장의 주목을 집중적으로 받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던 시대에 엔씨소프트는 이제는 한물 가버린 회사 취급을 받으면서 주가도 맥을 못 쓰고 있었습니다.

막상 당시 엔씨소프트의 실적을 보면 시장의 기우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여전히 실적을 성장하고 있었고, 돈도 잘 벌고 있었습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은 이익률을 5% 내기도 힘들었던 반면 PC게임은 여전히 이익률을 30% 이상식 내면서 돈을 쓸어담고 있었습니다.

이런 시장의 센티멘트와 실제 펀더멘털의 괴리를 찾아낼 수 있다면 아주 훌륭한 역발상 투자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TV, 트래픽 감소에도 건재한 이유


아프리카TV도 비슷한 공격을 자주 받아 왔습니다. 아프리카TV의 방송 컨텐츠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게임 컨텐츠였습니다. 

그런데 트위치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습니다. 트위치는 게임 스트리머들이 좋아하는 플랫폼입니다. 게다가 수익에 대한 수수료도 1% 밖에 떼지 않아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트위치가 아프리카TV를 위협하는 가장 큰 경쟁 상대로 떠 올랐습니다. BJ들과 시청자는 모두 타 플랫폼으로 이동할 것이고, 아프리카TV의 트래픽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으니 회사의 미래가 어둡지 않겠느냐 하는 부분이 아프리카TV를 부정적으로 보던 사람들의 주장이었습니다.

자료 : 중앙일보

아프리카TV는 꽤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팔로업 해왔습니다만, 제가 참여하고 있는 스터디에서 동 종목을 발표한 것은 작년 가을입니다. 당시 발표자료를 만들면서 인용한 자료입니다. 아프리카TV의 리스크 포인트 중 하나였습니다. 보시다시피 국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동사는 끼워주지도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자료 : MaU <와이즈앱>

아프리카TV 투자자들이 궁극적으로 위협을 느끼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부분이었습니다. 아프리카TV의 트래픽 성장은 정체되어 있었고, MaU는 트위치에 점차 뺐기고 있다는 걱정이었습니다. 게다가 트위치는 스트리머들에게서 받아가는 수수료도 1%에 불과해서 스트리머들도 트위치로 점차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아프리카TV의 분기, 연간 실적 추이 <자료 : 네이버>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면 사람들의 걱정은 현실과 달랐습니다. 사람들의 기우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TV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과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 특수로 매출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였습니다.

스터디 발표 자료 인증(?)

소수의 단골로 돌아가는 업소 비지니스


저는 예전부터 아프리카TV의 비즈니스 모델이 업소를 온라인으로 옮겨 온 온라인 업소비지니스라고 보고 있습니다.

개설된 수 많은 방은 업소 대표님들이 운영하는 가게라고 보았구요. 아프리카TV는 전국 수 많은 업소 대표님들에게 영업장을 내주고 수수료를 받는 큰 아빠 정도의 시각으로 보았습니다.

아 물론 여기서 오해를 하시면 안되는 부분은 돈을 만드는 비지니스모델이 비슷하다는 것이지 아프리카TV의 BJ분들이 몸이나 술을 판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닙니다. 이야기의 미묘한 꼭지를 혼동하시지 마시어 오해가 없길 바랍니다.

무조건 많은 사람들이 봐 주어야 하고 트래픽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대부분의 다른 미디어 사업과는 달리 아프리카TV와 같이 업소비지니스, 단골비지니스를 하는 회사들에게 트래픽은 1순위가 아닐 수 있습니다.

다음은 최근 월간 별풍선 수입 1, 2, 3위를 기록한 BJ들에게 별풍선을 쏜 사람들에 대한 그래프입니다.

2021년 6월 중순 현재 별풍선 수입 1위 BJ <자료 : 풍투데이>

6월 중순 현재까지 별풍선 수입 1위 BJ에게 별풍선을 쏜 사람들의 순위입니다. 최상위 시청자 2명이 전체 별풍선의 67%를 쏜 모습입니다.

2021년 6월 중순 현재 별풍선 수입 2위 BJ <자료 : 풍투데이>

동 기간 별풍선 수입 2위 BJ에게 별풍선을 쏜 사람들의 명단인데 상위 2명의 시청자가 쏜 별풍선이 전체 별풍선 중 4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1년 6월 중순 현재 별풍선 수입 3위 BJ <자료 : 풍투데이>

위에서 보듯이 BJ들의 주 수입원은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가 아니라 극소수의 단골 시청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한 '단골비지니스'의 모습입니다.

2021년 6월 중반까지 총 별풍선 수 <자료 : 풍투데이>

2021년 6월 1일부터 6월 13일까지 총 1억 9,000만 개의 별풍선이 결제가 되었습니다. 이것을 추적하면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별풍선기반 분기 실적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월간 누적 별풍선 개수 추이 <자료 : 송종식>

저런 자료를 월간으로 정리하면 위와 같은 자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TV의 핵심 매출을 추정할 때 중요한 것은 웹사이트의 트래픽이 아니라 위와 같이 결제된 전체 별풍선의 개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년 7월 자료를 보면 월간 별풍선이 2억개 정도가 결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올해는 6월 중반에 벌써 2억개 가까이 결제가 되었으니 아프리카TV의 실적 성장세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2021년 6월 1일 ~ 6월 13일까지 반달 간 아프리카 TV BJ중 최상위권 BJ들의 별풍선 수입 현황 <출처 : 풍투데이>

위의 자료를 보면 재미있는 점이 또 있습니다. 아프리카TV에서 별풍선을 가장 많이 받는 최상위권 BJ들의 별풍선 수입이 전체 별풍선 수입 중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총 1억 9,000만 개의 별풍선 중에서 1등 BJ가 얻은 별풍선이 47만 3000개로 아프리카 TV의 전체 별풍선 수익 중 0.2%에 불과합니다. 이것이 아프리카TV 비지니스의 매력입니다. 제가 업소비지니스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만약, 최상위권 BJ 소수가 아프리카TV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 아프리카TV의 비지니스는 소수의 BJ들에게 휘둘리게 됩니다. 그러나 BJ들이 저마다 큰 손 단골 손님 소수를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정 BJ에게 매출이 편중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기존의 BJ가 그만두어도 아프리카TV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습니다. 반대로 신규 BJ는 계속 유입이 되는데다, 이 BJ들은 저마다 단골 손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TV의 비지니스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프리카TV의 트래픽이 빠지고 있는데다 유튜브, 트위치 등 강력한 경쟁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어서 미래가 어둡다는 이야기는 아직까지는 현실과 동 떨어진 이야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요약 시사점


"출산율이 떨어지고 인구가 감소하니까 부동산은 보지 말아야지.", "트래픽이 감소하니까 그 사이트는 관종에서 지워야지.", "불매운동이 심하니까 그 게임 회사는 망하겠지."

이런식으로 단순하게 생각하고 넘기지 않는 습관을 길러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그런 오해가 있는 곳에 좋은 투자아이디어가 숨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주의 : 동사는 장기적으로 성장을 해오고 있는 회사입니다만,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상승하여 단기 밸류에이션 매력이 약화된 상태입니다. 이점에 반드시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동 포스팅은 매수와 매도 등 매매를 유도하기 위한 포스팅이 아닙니다. 투자의 결과로 얻어지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