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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1일 토요일

살을 빼라더니

"살을 뺍시다. 못 빼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딱 5kg만 빼 봐요."

내 건강을 관리하시는 선생님께 근 10년 가까이 저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살은 절대로 빠지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내게 '살을 안 빼면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라'고 농담삼아 겁도 주셨다. 특별히 건강에 이상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곧 40대에 접어드니 만큼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실제 몇가지 지표들을 면밀하게 관찰중이기도 하다.

그렇게 안 빠지던 살이 근 몇달 간 양평에 머물면서 쭉쭉 빠졌나 보다. 아마도 새롭게 시작한 등산. 그리고 다시 시작한 여러가지 운동들. 그리고 워낙에 먹을 것을 많이 줄였다. 혼자서 하루 식비만 5~10만 원씩 써댔으니 살이 안 찔리가. 이제는 가급적 배에 꼬르륵 소리가 나는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실제로 그러고 있다. 몸이 한결 가볍다.

이번에 검진을 받았다. 체중을 재는 선생님께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으셨다.

"살이 너무 많이 빠지셨는데요?"
"얼마나요?"
"한 6kg 정도요."
"제가 최근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먹을 것도 많이 줄였어요. 그 영향은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고 다른 이유일 수도 있어요."

나는 의아했다. 아니 그렇게 살을 안 빼면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더니. 이제는 6kg이 빠졌다고 걱정을 하시면. 내 체중의 적정주가는 다시 3kg 정도를 찌우면 되는걸까?

이번에 검진을 하니 시력은 향상됐다. 체중도 다른 이유는 없고 관리를 잘 해서 적당히 잘 빠진 것 같다. 몇 주 전에 오른쪽 귀에 이명과 이중들림 현상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 그것도 잠을 잘 자니 지금은 괜찮아졌다. 검사결과도 좋다.

양평에 사니까 건강에는 도움이 된다는 느낌이다. 눈을 어디에 둬도 화보다. 뻥 뚫린 목가적인 자연 경관을 매일 즐긴다. 이래서 시력이 회복이 된 건가? 양평에서는 3~4억 선이면 사람들이 꿈꾸는 그림 같은 작은 집을 살 수 있다. 그리고 목가적인 뷰를 얻는다. 아마 서울에서 같은 뷰를 얻으려면 족히 20~30억 원은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공기도 좋아서 머리도 항상 맑다. 근처에 운동삼아 탈만한 해발 1,000m 남짓되는 산도 많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도시가스가 안 들어온다. 그래서 가스비가 비싸다. 생활물가도 많이 비싸다. 누가 서울의 물가가 비싸다고 했었나. 양쪽 물가를 모두 체감하고 있는 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양평의 생활물가가 더 비싸다. 양평에서 지내면 소소하게 돈이 정말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외롭다. 만나야 할 사람들은 서울에 몰려 있다. 한번 왔다갔다 하면 휘발유 5만 원은 그냥 증발이다. 왕복하는데 시간도 꽤 든다. 일산에서 처리해야 할 일도 좀 있다. 그런데 일산은 아예 가지를 못하고 있다. 한번 다녀오면 하루가 다 지나간다. 몇 번 왕복했더니 거의 제주도에 갔다 오는 느낌이다.

멋진 자연경관과 건강을 얻은 대신 외로움을 얻었다.

최근에는 서울에 근거지를 하나 만들까 싶은 생각도 든다. 다시 서울로 복귀할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차 안 막히고, 사람 없고, 어딜가나 여유있는 삶을 즐길 수 있어서 좋지만, 반대급부도 확실히 있다. 애증의 양평 생활.

뭐 나야 몸이 어디서 지내든 크게 구애 받는 사람은 아니다. 맥북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구 어디서든 방랑하며 살 수 있다. 서울 복귀 문제는 천천히 생각하고, 결정 내리면 빠르게 행동에 옮기도록 하자. 사람은 생각보다 한 곳에 몸이 머물면 그 일정 반경 밖으로 잘 안 움직이게 된다.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 이제 이동하면서 빠지는 비용들도 좀 세이브를 좀 해야겠다. 미친듯이 돌아 다녀서 귀한 시절에 현금누수가 너무 많았다.




사진 : 송종식


2020년 5월 1일 금요일

인천 중학생 합동 성폭행 사건

감옥에 가야 할 성폭행 범죄자들이 타 중학교로 전학을 왔군요. 이런 사건이 언제나 그렇듯, 피해자는 막대한 피해를 입은 상황인데 진심으로 사과하고 책임을 지려는 사람은 없는 상황입니다.

인천 중학생 합동 성폭행 사건의 개요


2019년 12월 23일. 새벽 1시경. 인천광역시 연수구의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남자 중학생 2명이 또래 여중생에게 술을 먹여 정신을 잃게 만든 후, 합동 강간한 사건입니다.

가해자들은 범행 1주일 전부터 범행 장소를 물색 하는 등 범행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범행 당일 새벽 1시. 가해자들은 피해자와 친한 친구를 미끼로 피해자를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합니다. 피해자는 자신의 또 다른 친구에게 '내가 안 나가면 친구가 가해자 A, B에게 폭행을 당할거야.'라고 말한 후 자신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112에 신고를 해달라는 당부도 하고 밖으로 나갑니다.

평소 가해자 A, B가 또래 집단에서 어떤 위력과 지위를 갖고 있는지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여학생은 남학생들이 주는 술을 강제로 받아 마신 후 정신을 잃습니다. 가해 남학생들은 피해 학생을 끌고 다닙니다. 처음에는 지하 1층의 헬스장으로 질질 끌고 갔다가, 나중에는 CCTV가 없는 아파트 옥상으로 피해 학생을 끌고 갔습니다.

이들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먼저 피해 학생을 강간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추운 겨울 새벽 그렇게 피해 여학생은 가해자 A, B의 협박으로 밖으로 유도되어 외출한 후, 평생 지울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됩니다. 한편, 가해자들의 휴대전화에서는 피해 학생의 나체 사진도 발견되었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에게 증거물로 제공할 수 없다는 범행현장 CCTV


아파트 관리소에서는 가해 학생 A, B가 피해 여학생을 질질 끌고 다니는 CCTV 영상을 제공할 수 없다고 합니다. 가장 강력한 증거물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이 영상을 피해자 가족들에게 제공할 수 없다는 이 부분이 뭔가 석연찮습니다.

제 경우에 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에서 물건을 잃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물건을 잃어버린지 이틀이 지난 뒤 관리소에 CCTV 공개를 부탁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설치된 모든 CCTV를 동원해서 초 단위로 영상을 돌려가며 잃어버린 물건을 결국 찾은적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도 나름대로 규모가 있는 고급 아파트 단지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주민이 요청하면 CCTV를 제공하게 돼 있습니다. 주민이 요청하는데도 왜 관리소에서 CCTV를 제공하지 않는 것인지 의아합니다.

CCTV 영상이 고의적으로 제거된 것은 아닌지 수사당국의 조사가 필요한 부분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경우는 물건을 잃어버린 수준이 아닌 강력 범죄의 현장이 담긴 중요 증거물인데도 말입니다.

가해자 A의 아버지가 힘 좀 쓰는 사람인가?


CCTV가 절묘하게 사라지는 부분도 그렇고, 신고 초기에 연수경찰서의 태도도 미적지근 했다고 합니다. 경찰의 수사가 더디고 수사 의지도 약해 보이자 답답한 마음에 피해자 어머니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이 청원에는 40만 명 이상이 동의를 하였습니다.

연수경찰서의 수사 의지가 없어 보이자, 피해자 어머니께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린 글 <자료 : 청원대 청원게시판>

청와대 청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언론에서도 이 사건에 주목하자 그제서야 경찰이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파트 관리소에서 CCTV를 피해자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도 그렇고, 수사에 미온적이었던 연수경찰서의 태도도 그렇고, 가해자 A의 아버지가 돈이 좀 있거나 아니면 힘이 좀 있는 사람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는게 인천 어머니들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가해자 A의 아버지가 공무원이라는 소문도 돌고요.

사람들은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연수경찰서와 가해자 A의 아버지 간에 모종의 무언가가 있었다는 의심이 커지면 상부기관에서 감찰을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러면 가해자 A 아버지도 곤란하게 되겠죠.

피해자가 입고 있는 2차 피해


아직도 우리 사회가 나아갈 길이 한참 멀다고 느낀 부분이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가장 친했던 친구를 만나려고 했는데, 만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건 이후, 친구의 어머니가 피해자와 놀지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왜 그런 것 인지는 더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춘기 시절 가장 힘들 때, 가장 힘이 되는 것 또한 친구라는 존재입니다. 그 친구마저 소통할 수 없고 차단이 되었으니 피해자가 느낄 절망감의 깊이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이 안됩니다.

피해 학생이 마음의 상처를 잘 치유하고, 조속히 사회에 복귀하여 다시 웃음을 찾을 수 있도록 부모님과 학교는 물론, 사회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범죄자들은 학교가 아닌 교정시설로


가해 학생들은 범죄 사실을 숨기고 타 중학교로 전학을 하려 하였습니다. 머지 않아 해당 지역 학부모님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현재는 가해 학생들의 전학을 반대하는 캠페인과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해 학생들의 전학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는 부모님들 <사진 : 송종식>

가해 학생들은 길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물론 '자발적'이라는 미명하에 전학까지 무사히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학이 먼저가 아니라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들을 잘못된 길로 키우고 있는 가해자 아버지


가해 학생 A의 아버지는 피해 학생의 몸에서 아들의 정액이 나오지 않았고, B의 정액만 나왔으므로 자신의 아들은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가해 남학생들은 피해 여학생을 지하에서 강간하기 위해 질질 끌고 다녔다고 합니다. 강간 장소를 물색하던 중 옥상에서 일을 치렀습니다. 술에 취한 여학생을 이리저리 질질 끌고 다니며 이동을 시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이것을 과연 가해학생 B 혼자서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일 일까요? 둘 이니까 범행이 수월하게 이루어진 측면이 확실히 존재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쨌든 가해 남학생들은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범행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먼저 피해 학생을 강간하기로 약속했고, 휴대전화로 피해 학생의 나체까지 촬영하였습니다.

정상적인 학생이라면 새벽에는 집에서 잠을 자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법정이 증거로 돌아가는 곳이라고 해도 세상 사람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가해자 A의 아버지는 세상 사람들을 바보로 아는 듯 합니다.

그리고 저도 이런 경우를 종종 목겼했지만, 판사의 경우에는 이런 경우를 한두번 본 게 아닐겁니다. 사건을 주도한 가해자가 변호사를 잘 써서 처벌을 받지 않고 빠져 나가려고 시도하는 경우는 매우 흔합니다.

또,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가해자 A는 이전에도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키는 소위 불량학생이었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이 제대로 대처를 못한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그 부분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가해자 A의 아버지는 모든 책임을 가해자 B에게 떠 넘기는 것은 물론 자신의 아들은 무죄라고 주장하며 언론을 상대하고 변호사를 데리고 다니며 물밑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실화탐사대에 등장한 가해자 아버지의 언행은, 대중들의 큰 분노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피해자 오빠에 대한 고소, 본질을 흐리기 위한 물타기일 뿐


주요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 A는 법률 대리인인 변호사를 통해서 피해 여학생의 오빠를 고소하였습니다. 고소의 취지는 '가해자 A, B를 감금하여 허위 자백을 유도하였고, 심지어 조직폭력배도 동원하였다'하는 것입니다.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형량을 줄이기 위한 전형적인 물타기입니다.

실화탐사대팀이 확보한 취재 영상에서도 나오지만 가해자 A군과 B군의 자백은 내용이 꽤 자세합니다. 그리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자신들이 저지른 일을 덤덤하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분위기상으로는 가해자 A 아버지의 주장대로 피해자의 오빠가 가해자들을 힘으로 겁박하여 감금한 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피해 학생과 가족들에게 평생 사죄를 하고 살아도 용서받을 수 있을까 말까 싶은 사건에서 이들의 태도는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여동생이 있는 오빠들의 반응은 한결 같습니다.

"오빠한테 보복 당해서 머리 안 깨진 걸 다행인 줄 알아야지. 적반하장이네."

가해자들의 인생은 구제 확률이 매우 낮아 보입니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는 가해자 A군과 B군 <사진 출처 : 세계일보>

2020년 4월 9일. 가해자 A군과 B군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두하며 기자들 앞에 섰습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모습은 전형적인 불량학생의 모습이었습니다. 반성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습니다.

게다가 피해자의 오빠가 가해 학생들을 찾아낸 곳은 유흥가의 노래방이라고 합니다. 세간에 사건이 알려진 이후임에도 가해자들이 길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동안 또 다른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건 너무나 자명한 사실입니다.

자신들이 저지른 엄청난 사건의 결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평소와 다름없이 유흥가에서 놀고 있는 가해 학생 A와 B. 피해자를 향한 최소한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보입니다. 사과는 당연히 기대할 수도 없는 것이고요. 또한, 이는 가해 학생의 부모가 가해 아이들에게 심리적 안심을 시켰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도 품어봅니다. '괜찮아 괜찮아. 너희 죽을 죄 지은거 아니야. 아빠가 도와줄게' 하면서 말이죠.

이런 아이들의 태도와 행동으로 볼 때, 이 아이들의 구제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게다가 아버지라는 사람이 아이들의 잘못에 제동을 걸고 교육을 제대로 시키기 보다는, 아이들의 죄를 지우려 하고 아이들을 감싸고만 도니 아이들은 나이가 먹을수록 더욱 폭주하여 사회의 암적인 존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두 아이는 구속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처벌을 피할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혹여나, 변호사가 변론을 잘 해서 아이들이 무죄로 풀려 나더라도 이 아이들의 미래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전국 엄마들에게 이들의 신상이 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시대이니 만큼, 정보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특히, 이런 민감한 사안과 관련해서는 속도가 더욱 빠릅니다.

가해 학생들이 전학을 가기로 한 중학교의 학부모회는 물론이고 인근 학교의 학부모들과 해당 학교가 있는 아파트 단지의 모든 주민들이 이미 이들의 정보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전학을 반대하는 집회와 서명도 벌이는 것이지요.

아이들이 전국 어디로 전학을 가더라도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 국내에서 산다면 초졸로 살아가야겠지요. 만약 해외로 나간다면 한인 사회에 섞이기는 힘들겁니다. 한인 사회 어디로 가더라도 이 소문은 금방 퍼질 것이기 때문이지요.

가해자 A의 아버지가 현명한 사람이었다면 피해 학생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하도록 자신의 자녀를 교육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따끔하게 혼내는 것은 물론, 사법당국에도 아이들을 엄벌해 달라고 되레 더욱 강경하게 요청을 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사회에 제대로 복귀할 수 있을까 말까였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버스는 떠났습니다. 가해 아이들의 인생은 사회에서 이미 거세가 된 것으로 보이고, 그 아버지 또한 사람들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문제가 있어 보이는 변호인(법률대리인)


가해자들은 누군가가 시킨 것 마냥 '피해자와 합의하에 관계를 가졌다'라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법률대리인이 가해자들을 무죄로 만들거나 형량을 줄이기 위해서 이렇게 진술하도록 옆에서 가르쳐 준 것으로 보입니다. 가해 아이들도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있습니다.

피해 여학생은 정형외과에서 전치 3주 진단을, 산부인과에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특히, 성폭행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저항할 때 생기는 저항흔의 흔적도 발견되었습니다. 이런데도 가해자들은 '합의하에 관계를 가졌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법을 잘 아는 자 즉, 변호인이 거짓을 진술하도록 가해자들을 교육하고 있음을 의심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피해자의 어머니께서 작성한 글을 보면 범죄혐의를 적극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는 가해자 A의 가족과 변호인이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세간에서는 변호인이 돈에 눈이 멀었다고 손가락 질을 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돈 보다는 가해자 A의 아버지와 변호인이 그 이상의 끈끈한 유대관계가 있는 사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학생, 탈선의 폭발력과 위험성이 가장 극심한 때


저의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저는 남중, 남고, 공대, 군대를 거쳐왔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이 중 가장 폭력 성향이 짙은 집단은 놀랍게도 군대가 아니라 중학교였습니다. 중학생들의 학교폭력과 집단 괴롭힘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초등학생은 아직 청소년이기 보다는 아이(아기)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학교폭력이 없지는 않겠지만, 제대로 영악해지기 전 이라서 그래도 크게 잔인한 사건을 일으키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그리고 그들끼리 치고 받고 해도 상대에게 입히는 타격도 중고등학생들에 비하면 약합니다. 아직 육체적으로도 연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어른을 비롯해서 타인에게 신체적 상해를 입힐 가능성도 거의 희박합니다.

고등학생은 이미 체력면에서는 성인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에 비하면 월등히 성장해 있는 상태입니다. 걷잡을 수 없는 사고를 칠 경우 자신들의 인생과 미래가 어떤식으로 전개되어 갈 지 대부분 인지를 할 만한 나이입니다.

또 대학 진학을 준비하느라 공부하는데 바쁘죠. 불량 학생들도 사회에 진출할 준비를 하느라 바쁘고 중학생들처럼 아주 개념없이 행동하기는 힘듭니다. 행동에는 커다란 책임이 따른 다는 것을 충분히 아는 나이입니다.

게다가 육체가 이미 성인 수준으로 성장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충돌을 할 경우 서로 간에 막대한 상해를 입을 수 있어서 중학생일 때 보다는 몸을 사리는 경향이 짙습니다.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학교 폭력이 완전히 사라지기는 힘들지만 중학생들 보다는 학교폭력 사고가 많이 줄어듭니다.

대학생이 되면 학교폭력이니 뭐니 이런 개념이 사라집니다. 오히려 주먹 자랑을 하면 무시 당하며 기피의 대상이 되죠.

문제는 무서운 중학생들입니다. 중2병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연령은 초등학생때와 비교해서 크게 성장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때부터 발육속도가 빨라져서 신체는 무섭게 성장합니다. 빨리 크는 아이들은 어른 수준의 신체 구조를 갖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춘기가 대부분 중학교 때 옵니다.

철이 들기는 힘든 나이이지만 어느 정도 영악하게 머리를 굴리는 나이. 그리고 육체적으로는 어른을 상대로도 상해를 입힐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나이. 학교폭력의 위력도 강해지고 사고 자체도 늘어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학교폭력 뿐만 아니라 학교 바깥에서 일으키는 범죄나 사고의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고, 잔인함의 강도도 더해가고 있습니다.

비행소년들의 학교 폭력을 비롯해서 학생들의 전체적인 정서 관리에 쏟는 자원이 중학교에 집중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날로 커지는 '소년법 폐지' 여론


소년법이 폐지되면 '교화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에 한해서는 교화 가능성이 영원히 상실됩니다. 아직 인격이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이 교화될 기회 없이 곧장 어른과 동일한 처벌을 받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급한 소년법의 폐지 논의 보다는 보다 세분화 된 법집행을 위한 사회의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사회에서 이런 분노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그만큼 청소년들의 범죄가 잔인, 흉폭, 교묘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언론에서도 이를 더욱 부각하는 추세 때문이기도 합니다.

전 국민에게 보급된 스마트폰과 인터넷 덕분에 어린 아이들도 이제는 어른들의 세상을 더 빨리, 그리고 더 가까이서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제 아이들은 자신들이 잘못을 저질러도 '어른들 만큼은 처벌 받지 않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영악한 아이들은 사회와 법이 자신들에게 허용하는 관용을 역이용하여 악한 행동을 하고 다니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날로 흉악해지는 청소년들의 범죄, 그 중에서도 중학생들이 일으키는 강력범죄의 경향은 날로 그 범위가 넓어지고 더 잔인해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중학생들이 일으키는 강력 범죄의 발생 건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는 통계상의 착시를 이용한 선동이거나, 통계를 왜곡한 의도적인 주장에 불과합니다. 1980년 중학생의 학령 인구는 총 259만여 명이었고, 2019년에는 출생인구의 감소로 그 숫자가 130만 명 까지 줄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러운 인구감소의 영향을 받은 범죄 발생건 수를 축소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소년법 제4조 제2항을 보면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하는 소위 촉법소년의 나이를 만10세에서 만14세 소년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촉법소년의 나이를 낮추는 것이 당장 소년법을 폐지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나 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만 14세면 중학생이고, 한창 사고를 많이 치고 다닐 나이입니다. 촉법소년의 나이를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 1학년 수준으로 낮추자는 의견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 이런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시민들이 청소년들의 범죄에 대해서 위협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의미도 되겠습니다.

교화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 vs. 사회와 당장 격리 되어야 하는 아이들


보통 강간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강간만 저지르지 않습니다. 죄 의식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살인을 하는 사람에게 강간이나 도둑질을 하는 것은 식은죽 먹기이겠지요. 이번 사건에서도 나타났지만 성폭행 가해자 A군과 B군은 또래 친구들에게 폭력을 자주 행사하였으며 크고 작은 사고를 계속 치는 아이들이라고 동네에 소문이 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마 드러나지 않은 범죄 행각도 더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리 불량학생이라고 해도 강간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닐 것입니다. 즉, 강간 범죄를 저지른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당사자들은 그중 하나가 재수없게 걸렸다고 생각하고 있겠죠. 반성을 하고 있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강력범죄자들은 다양한 범죄를 연쇄적으로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데다 개과천선하고 사회에 잘 정착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특히, 본 사건에서의 경우에서처럼 어릴 때부터 범죄자의 길을 걷고 있으며, 집에서 그것을 비호하는 경우에는 그럴 확률이 더욱 높아집니다.

차라리 우발적이거나 불우한 환경 탓이라도 할 수 있다면 정신차릴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처럼 집이 중산층 이상이고 아버지가 힘을 좀 쓰는 경우에는 이들이 사회에 어울리도록 교화하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죄를 짓고도 법망을 이용해서 빠져나갈 시도만 할 것입니다. 이들에게 죄의식이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 따위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입니다. 사회와 격리하는 것이 사회 구성원 모두의 안전을 위해 더 나은 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 5월 1일
송종식 드림


2019년 12월 15일 일요일

요즘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가 많다는데

요 근래 블랙아이스라는 단어가 핫하다. 며칠동안 대형 교통사고도 몇 건 있었다. 사상자가 여럿 나오자 사람들의 분노는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관리 주체에게 향했다.

"왜, 비가 오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데 염화칼슘을 뿌리지 않았냐?"
"상습 결빙 구역은 도로에 열선이라도 깔아라!"

이런 의견들은 일단은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유료고속도로라면 관리 주체의 책임은 더 커진다. 겨울철 미끄럼 사고가 잦은 곳이라면 관리 주체에서는 도로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한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남탓은 잘 하지만 자기 탓은 안하는 문화에 약간은 염증을 느낄때도 있다. 그것은 비단 어떤 사고가 났을 때 뿐 아니라 투자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익이 나면 내가 잘 나서, 손실이 나면 남 탓'
'남이 수익 내는 건 운빨, 남이 손실 내는 건 실력이 모자라서'

이런 태도는 투자를 영위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구 말마따나 오히려 그 반대여야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운전을 하다가 도로에서 고성을 지르고 싸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나는 잘 했는데, 상대가 잘못을 했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면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관리 주체에게 향하는 화살을 보면 일관성도 없다. 어떤때는 비 조금 왔다고 염화칼슘을 뿌리냐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가 하면 또 어떤때는 비가 조금 오면 더 위험한데 왜 염화칼슘을 안 뿌리냐고 여론이 들끓는다.

어제 새벽 3시. 일이 있어서 인천을 출발해서 일산으로 향했다. 

장수IC에 진입해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 올랐다. 

자동차 온도계는 영하 1~2도를 표시하고 있었다. 노면은 뭔가 축축한 구간과 마른 구간이 반복해서 나왔다. 

최근 블랙아이스로 인한 대형 사고가 잦은 점을 상기했다. 차량의 속도를 줄이고 평소 지정 속도의 20~30% 이상 낮은 속도로 3차로를 타고 달렸다. 겨울에는 길이 미끄럽기 때문에 특별히 더 조심하는 편이다. 안전거리도 수백m 이상 벌려 놓았다. 새벽이라 통행하는 차량도 많지 않았다.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주행했다.

그런데, 1, 2차로의 차량들의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모두들 최소 시속 120~140km 속도를 내고 있었다. 승용차, 경차, 트럭, 택시할 것 없이 누구하나 천천히 가는 사람이 없었다. 길이 상당히 미끄러운게 느껴지는데도 지나가는 차들 모두 미친듯이 밟았다.

'다들 죽고 싶은가..?'

나는 퍼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사고 없이 무사히 귀가하길 바랐다.

겨울철에는 그리고 야간에는 당연히 차량 속도를 더 줄여야 하는데..
(c) pixabay

그런데 웬걸. 중동IC 부근이었는지 기억은 정확하게 나지 않지만 그 부근에서 BMW가 파손된 채 서 있었다. 중앙분리대를 충돌한 사고로 보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 같았다. 자동차 오너로 보이는 여성이 차량 뒤에 경찰들과 서 있었다. 겨울인데다 새벽이기 때문에 경찰은 1차로 진입 방지 장치를 1km 밖에서부터 세워두었다. 경찰의 그런 대응은 참 잘한 일이었다.

그 BMW도 과속을 하다가 저리된 것이다. 노면이 미끄러운 겨울, 그것도 새벽에 미친듯이 과속을 하더니 기어이 사고가 나고 말았다. 다친 사람은 없어서 다행이지만 만에하나 대형 사고가 난다면 자기 자신 뿐 아니라 남의 목숨은 물론이고 가족들의 목숨까지 빼앗을 수 있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과속이다. 과속하면 돌발 상황 대처가 불가능해진다. 과속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지속 증가중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4년 전보다 과속으로 인한 사고는 두배가 증가했다.

과속하지 않고, 양보하는 마음으로 운전하면 사고가 날 확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내 스스로는 급한 마음을 차분히 하고 안전한 속도로 운전을 하는 습관을 들이면 어떨까 하고 늘 생각하며 운전대를 잡는다.

2019년 12월 15일
송종식


2017년 6월 15일 목요일

벤츠 인천 서비스 센터, 편안하고 좋은 곳

오래전부터 미루던 포스팅을 이제야 합니다. 벤츠 인천 서비스 센터는 제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입소문이 나면 예약이 밀려서 저에게 불이익이 생기겠지만, 방문하시는 분들께서 조금 더 좋은 곳에서 서비스 받으시라고 포스팅을 해봅니다.

벤츠 인천서비스센터 전경 <출처 : 뉴스토마토>

땅값이 싼 곳이라서 꽤 넓은 부지를 확보했나 봅니다. 지금껏 가본 곳 중에서는 제일 크고 쾌적한 서비스 센터라 생각됩니다.


1층 어드바이저 상담공간 <사진 : 송종식>

밖에서 차량을 확인하고 1층으로 들어가면 어드바이저 분들의 상담공간이 나옵니다. 다른곳보다 크고 쾌적하게 돼 있습니다. 이것에서 차량 정비와 관련한 여러가지 상담을 받고나서 2층 고객 휴게실로 올라갑니다.

2층 고객 휴식 공간 <사진 : 송종식>

어드바이저와 상담을 끝내고 차량 수리는 2층에서 기다리면 됩니다. 2층은 고객 휴게 공간인데, 정말 잘 돼 있습니다. 널찍한데다가 할 수 있는 것들도 많습니다. 저는 보통 랩탑을 가져가서 위의 공간에서 업무를 봅니다. 마음이 정말 편해지는 공간입니다.

여태 가 본 곳 중에서 제일 크고 잘 돼 있는 서비스센터 같습니다. 2층 휴게실은 마사지룸, 위에서 보신 테이블룸, 그리고 1인실인 프라이빗 룸 공간이 있습니다.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컴퓨터실과 복사기, 프린터도 준비돼 있고, 카페테리아에서 간식과 커피, 음료를 원하는대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마사지를 받으며 TV시청 <사진 : 송종식>

마사지 기계는 양쪽에 두대가 있고, 중간에 쇼파에 앉아서 TV시청이 가능합니다. 음료를 놓을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카페테리아 <사진 : 송종식>

카페테리아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다과도 시간을 때우기엔 충분할 정도로 제공됩니다. 휴대폰 충전기도 있구요.






프라이빗 룸 <사진 : 송종식>

프라이빗 룸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차량수리를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편안하게 누워서 TV보다가 꿀잠자면 행복합니다.


업무공간 <사진 : 송종식>

컴퓨터와 복합기가 있어서, 간단한 웹서핑을 즐기거나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수리 대기중인 차들 <사진 : 송종식>

일정 없는 날 잡아서 가면 정말 좋습니다. 은근히 "자동차 수리가 늦게 됐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편해서요. 마지막 사진에서 저 멀리 보이는 조그만 건물은 식당입니다. 점심 시간에 맞춰가면 저기서 무료로 식사도 하실 수 있습니다.

서비스센터 위치 <출처 : 다음 지도>

벤츠한성자동차 인천서비스센터
전화 : 032-770-7700
주소 : 인천 중구 축항대로86번길 56 (항동7가 58-20)
영업시간 : 평일 7시 30분 ~ 18시, 토요일 9시 ~ 13시

2017년 6월 15일
송종식 드림

2015년 11월 29일 일요일

2015년 늦가을의 근황

이제 슬슬 한해를 마무리 할 시기가 오는 것 같습니다. 투자 마감 글은 12월에 올려 드릴 예정입니다. 그때는 투자 이야기만 집중할게요. 오늘은 한해를 마감하기에 한달 앞서서 올해 개인적으로 지나간 일들을 기록에 남기고 근황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의 기본 일상은 언제나 그렇듯 큰 변화는 없습니다. 평일 장중에는 기업 분석을 하거나 독서를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시장을 보고는 있지만 시장 상황과 매매에 집중하지는 않습니다. 굉장히 한가하게 전업투자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장마감 후, 몇가지 뉴스와 복기를 끝내면 오후 시간에는 육아를 하는 딸바보 아빠로 변신을 하구요. 그게 거의 전부네요. 일상이 한가합니다.

현투모(현명한투자자들의 모임)에서의 인연들..


인천/부천 지역의 재야고수이자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슈퍼개미 좋은습관 형님이 이끄는 스터디 모임입니다. 이제는 스터디도 1기, 2기, 3기... 기수가 더해지면서 그 인원도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1기 분들은 꽤 오래전부터 모임을 하셨던 것 같구요. 저는 2014년 11월부터 현투모에 합류해서 1년 내내 함께하고 있습니다.

현투모 연말 모임, 리서치의 기본 에너지는 '술' <사진:송종식>

자산 규모도 크신데다 정말 주식 잘 하시는 분들과 교류하고 공부하면서 올 한해는 저 스스로도 많이 발전한 한해라고 느낍니다. 저의 투자관도 정말 많이 변했구요. 실제로 투자를 통해서 커다란 부를 쌓아나가는 형님, 동생들을 보면서 늘 자극 받고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는 늘 옳습니다.

서동모(서울 동쪽 모임)와의 인연


서울 강동, 광진, 송파에 거주하는 투자자들의 스터디 모임입니다. 개인적으로 애착을 가지고 활동하려 했건만, 제가 인천으로 오는 바람에 중도에 모임을 그만두게 됐네요. 여기는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형님들이 계시구요. 또 새롭게 만난 인연들도 있습니다. 몇몇분은 앞으로도 꾸준히 잘 지낼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만나게 되는 인연들이 올해는 많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저와 내내 함께하며 어려운 시장 흐름 속에서도 서로 힘이 돼주었던 상현형님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엘리트 출신이면서도 늘 자기를 낮추고, 또 사람들에게 사려 깊은 모습이 멋진 분입니다. 물론 투자도 매우 잘 하시구요. 멋진 전업투자자입니다.

인천 생활 시작


20살 쯤 상경해서 지방에서의 군 생활을 빼면 서울의 테두리를 벗어나서 살아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저의 생활 반경은 절반이 강남권, 나머지 절반이 서울 관악, 동작, 서초, 강동권이었습니다. 최근 몇년간은 집도 직장도 강남에, 강동에 있어서 그 반경을 벗어나 본 기억이 별로 없네요. 잠시 다른 지역에 스치듯 머물기는 했지만.. 어쨌든 제게는 강남, 강동 지역이 제 2의 고향 같은 느낌입니다.

인천의 가을, 비 내리는 인천 <사진:송종식>

제 인생에서 인천에 살게 되리라는 건 계획에도 없었고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여차저차 하다보니 시대의 흐름과, 운명의 끈이 이끄는대로 9월에 인천에 이사를 오게 됐고, 동네에서 적응을 해가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마계 인천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닌데 어쩌다 그런 동네로 가게됐니..' 하면서 약도 올리고, 안타까워 해 주셨습니다. 이런 그럼 전 사람이 아닌거군요.(ㅋㅋ)

초반에는 인천에 살아야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우울증이 밀려왔습니다. 허기진 나날이 계속 됐습니다.

지방에서 태어나 '성공하려면 무조건 서울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무작적 했던 상경. 그 젊은날의 가슴 설레는 상경의 느낌과 반대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상실감?

우리나라의 중심지인 한양에서 밀려났다는 생각, 저녁마다 한강변을 산책하던 기억, 시원한 초저녁에 집앞 한강변에서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서 맥주 한잔 나누던 기억, 지금보다 어릴 적 청담동에서 회사 다니며 우리나라 뉴스 메이커들과 함께했던 추억, 역삼동과 강남역을 반경으로 슬리퍼 끌고 쥐잡듯이 동네를 뒤지며 밤새도록 놀고 마시던 기억, 잠실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올림픽 공원에서 김밥 먹던 기억, 허름한 인천 동네 구석에 쳐 박혀서 난 이제 이렇게 쥐죽은 듯 살아야되나.. 같은 생각에 우울나무 열매를 먹은 듯 그렇게 지냈습니다. 유배를 당한 것 같은 기분도 들었구요. 생활 환경이 바뀌는건 쉬운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한동안 서울 앓이를 많이 했습니다.

스마트폰에 남아있는 기억의 조각들 <사진:송종식>

그런데 인천에 막상 살아보니 사람들의 우려와 다르게 정이 많은 동네였습니다. 마계는 무슨요. 그냥 헛소문. 그렇게 차츰 적응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투모 멤버 중 저희 집 근처에 사는 형이 있어서 친해지고 있습니다. 자주는 못 보지만 종종 만나 우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자주 가는 동네 커피숍 사장님과도 친해지고 있습니다. 동네 사람들도 정이 많구요.

근데 글이 좀 이상하죠? 최근 읽은 책의 작가 중 성공한 투자자인 가이 스파이어가 한말이 기억에 남네요. 환경은 중요하다구요. 어떤 환경에 저를 놓느냐에 따라서 제 인생도 바뀐다구요. 그렇지만 가이가 한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합니다. 환경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건 '내면의 힘'이라구요. 고작 주거환경 조금 바뀌었다고 칭얼대는 제 모습이 너무 어린애 같아 보였네요.

참. 큰 결심을 한 것도 있는데요. 좋게 생각하면 마냥 행복하지만, 허들을 넘고 처리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면 한없이 책임감이 필요하고 무거운 일들이죠. 어쨌든 저는 그 길을 가기로 마음 먹었고, 하나씩 현명하게 처리해 나가며 승리와 행복을 모두 쟁취할 생각입니다.

이런 저런 일들로 이제는 인천이 점점 제게 소중한 동네가 되고 있습니다.

이름을 밝히기 곤란한, 크게 성공한 투자자 형님과의 인연


시장 참여자들의 부러움과 존경을 받는 분이지만 실명을 공개하기는 곤란한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 분과는 앞으로도 교류를 쭉 해나갈 것이지만, 딱 한번의 첫만남으로도 강렬했습니다. 맨손으로 수백억대 자산을 쌓은 사람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검소한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옷 차림, 점심 메뉴, 자동차 보유에 관한 생각 등 모든 부분에서 부자라고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검소했습니다. 하긴 낭비벽이 있는 사람이 부자가 될리는 만무하겠죠.

말 수는 적고 남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캐릭터였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진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지금은 바쁘셔서 못 만나고 있지만 앞으로 많이 교류할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발전하리라는 기대를 해 봅니다. 저 역시 그분에게 도움되는 사람이 돼야겠죠.

부산 여행


부산, 참 친근하고 느낌이 좋은 도시인데요. 자주 가기는 힘든 도시입니다. 처가는 강동에 있지만 마침 장모님께서 부산 해운대에 장기 체류를 하고 계십니다. 전문의인 처형의 도움을 받으며 치료를 받고 계시는 장모님을 핑계 삼아서 부산 여행을 다녀온게 기억에 남네요. 특별한 연고가 없다면 일부러 찾아가기엔 힘든 도시이기 때문에요.

렉서스 타시는 간지짱 장모님 길 안내로 찾아간 횟집,
딸램과 해운대 걷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신세계 백화점 <사진:송종식>

딸래미와 해운대 밤바다도 걷고, 맛있는 회도 먹고, 즐거웠습니다. 근데 사람들 성격이 은근히 급해서 운전하기는 매우 힘든 도시였던 기억이 남습니다.

29박 30일의 베트남 국토 종주 여행


6월부터 7월까지 29박 30일간 가족 여행을 했습니다. 가뜩이나 더운 여름에 베트남행이라니. 정말 더웠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할 정도의 무더위에 잘 견뎌 준 소희에게 감사를 남기며..

조용한 미래 도시의 느낌이 나는 우리나라, 아직은 후진적인 소음이 시끄러운 베트남. 그러나 성장 동력이 멈춰버린 늙고 우울한 한국의 공기와 달리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나라인 젊은 베트남의 역동성은 저를 흥분시켰습니다. 호찌민 시내 한 가운데에 서 있으면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베트남의 공기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베트남의 맛있는 음식들 <사진:송종식>

베트남 사람들은 매우 부지런하고, 음식은 우리 입맛에 잘 맞으며, 순수하고 착한 사람들이 많은 나라라는 점도 현지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사람들의 순수성이 점점 사라질 걸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서글픈 마음도 드는 여행이었습니다.

호찌민의 무질서한 거리, 다낭 미케 해변에서 놀다가 파도에 떠내려가 저를 식겁하게 만들었던 딸램, 호이안에서의 추억, 비포장 도로를 거북이 속도로 밤새도록 달리는 슬리핑 버스, 브이비엔과 데탐, 현지에서 만든 친구들... 모든게 그립네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조만간 준비중인 서비스 하나를 공개 드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2015년 11월 29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