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비가 오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데 염화칼슘을 뿌리지 않았냐?"
"상습 결빙 구역은 도로에 열선이라도 깔아라!"
이런 의견들은 일단은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유료고속도로라면 관리 주체의 책임은 더 커진다. 겨울철 미끄럼 사고가 잦은 곳이라면 관리 주체에서는 도로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한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남탓은 잘 하지만 자기 탓은 안하는 문화에 약간은 염증을 느낄때도 있다. 그것은 비단 어떤 사고가 났을 때 뿐 아니라 투자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익이 나면 내가 잘 나서, 손실이 나면 남 탓'
'남이 수익 내는 건 운빨, 남이 손실 내는 건 실력이 모자라서'
이런 태도는 투자를 영위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구 말마따나 오히려 그 반대여야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운전을 하다가 도로에서 고성을 지르고 싸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나는 잘 했는데, 상대가 잘못을 했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면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관리 주체에게 향하는 화살을 보면 일관성도 없다. 어떤때는 비 조금 왔다고 염화칼슘을 뿌리냐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가 하면 또 어떤때는 비가 조금 오면 더 위험한데 왜 염화칼슘을 안 뿌리냐고 여론이 들끓는다.
관리 주체에게 향하는 화살을 보면 일관성도 없다. 어떤때는 비 조금 왔다고 염화칼슘을 뿌리냐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가 하면 또 어떤때는 비가 조금 오면 더 위험한데 왜 염화칼슘을 안 뿌리냐고 여론이 들끓는다.
어제 새벽 3시. 일이 있어서 인천을 출발해서 일산으로 향했다.
장수IC에 진입해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 올랐다.
자동차 온도계는 영하 1~2도를 표시하고 있었다. 노면은 뭔가 축축한 구간과 마른 구간이 반복해서 나왔다.
최근 블랙아이스로 인한 대형 사고가 잦은 점을 상기했다. 차량의 속도를 줄이고 평소 지정 속도의 20~30% 이상 낮은 속도로 3차로를 타고 달렸다. 겨울에는 길이 미끄럽기 때문에 특별히 더 조심하는 편이다. 안전거리도 수백m 이상 벌려 놓았다. 새벽이라 통행하는 차량도 많지 않았다.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주행했다.
그런데, 1, 2차로의 차량들의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모두들 최소 시속 120~140km 속도를 내고 있었다. 승용차, 경차, 트럭, 택시할 것 없이 누구하나 천천히 가는 사람이 없었다. 길이 상당히 미끄러운게 느껴지는데도 지나가는 차들 모두 미친듯이 밟았다.
'다들 죽고 싶은가..?'
나는 퍼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사고 없이 무사히 귀가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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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는 그리고 야간에는 당연히 차량 속도를 더 줄여야 하는데.. (c) pixabay |
그런데 웬걸. 중동IC 부근이었는지 기억은 정확하게 나지 않지만 그 부근에서 BMW가 파손된 채 서 있었다. 중앙분리대를 충돌한 사고로 보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 같았다. 자동차 오너로 보이는 여성이 차량 뒤에 경찰들과 서 있었다. 겨울인데다 새벽이기 때문에 경찰은 1차로 진입 방지 장치를 1km 밖에서부터 세워두었다. 경찰의 그런 대응은 참 잘한 일이었다.
그 BMW도 과속을 하다가 저리된 것이다. 노면이 미끄러운 겨울, 그것도 새벽에 미친듯이 과속을 하더니 기어이 사고가 나고 말았다. 다친 사람은 없어서 다행이지만 만에하나 대형 사고가 난다면 자기 자신 뿐 아니라 남의 목숨은 물론이고 가족들의 목숨까지 빼앗을 수 있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과속이다. 과속하면 돌발 상황 대처가 불가능해진다. 과속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지속 증가중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4년 전보다 과속으로 인한 사고는 두배가 증가했다.
과속하지 않고, 양보하는 마음으로 운전하면 사고가 날 확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내 스스로는 급한 마음을 차분히 하고 안전한 속도로 운전을 하는 습관을 들이면 어떨까 하고 늘 생각하며 운전대를 잡는다.
2019년 12월 15일
송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