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31일 일요일

실적을 추정할 때 주의할 점

투자 과정의 핵심 중 하나는 그 기업의 미래를 그려보는 것입니다. 그려낸 미래를 토대로 향후 실적을 예측하는 것도 관건입니다. 이 미래 실적 추정치에 따라 투자 결정 여부를 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업의 실적을 추정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 현상을 내다보고 지표를 체크하며 자산의 가격 변동을 추적합니다. 이 과정에서 분석가나 투자자가 가장 많이 빠질 수 있는 오류 몇가지를 짚어보려고 합니다.

연속적인 숫자가 주는 추세의 함정에 빠지지 말기


원자재 시장에서..


2007년부터 2008년 말까지 국제 유가가 폭등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 저유가 뉴스가 연신 뉴스 1면을 도배하듯이 그때는 고유가 관련 뉴스가 연신 언론사들의 머릿기사를 장식하던 때 였습니다. 2007년에 배럴당 60불 정도를 찍고 있던 국제 유가는 계속 치솟아서 2008년 연초에 100불을 돌파하고, 곧장 110불, 120불을 갱신했습니다.

이때, 국내외 경제와 금융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각종 경제 기사들도 다음과 같은 의견과 기사들을 쏟아냈습니다.

  •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로 미국 증시 급락 <2008년 1월 3일 노컷뉴스>
  • 국제유가 일년 새 두배, 200달러 가나? <2008년 5월 7일 머니투데이>
  • "국제유가 300달러 넘을 수도" - <2008.03.12 | 아시아경제 | 다음뉴스>

유가 200불은 물론이고, 300불을 전망하던 전문가들도 있었습니다.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조차 이런 함정에 빠집니다. 이때 조성된 에너지 관련 펀드들은 현재 반에 반토막 이상으로 규모가 줄었고, 어마어마한 손실을 내고 있습니다. 분석가든, 전망가든, 펀드매니저든 모두가 상방만을 외치던 때 였습니다.

추세는 차티스트들만 보는게 아닙니다. 펀더멘털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조차 숫자의 연속성에 매몰돼 이와 같은 실수를 합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1년 이상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이제는 다음과 같은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 모건스탠리 "달러 계속 오르면 유가 20불대로 추락 <2016.01.12 | 뉴스1>
  • 국제유가, 끝 모를 추락..'10달러'대로 가나 <2016.01.13 | 머니투데이>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심지어 10달러 혹은 그 이하로 진입할거라는 시각도 생기고 있습니다. 물론, 그 가격을 잠깐 찍을수는 있지만 생산 주체들의 BEP를 감안해보면 이 같은 현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자연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평온할때는 임계치를 향해 달려가고, 임계치에서 억눌렸던 것들이 폭발하면 폭발 후 다시 정상 상태로 되돌아오게 마련입니다. 현 시점에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30불 하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라기 보다는 임계치 근처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식 시장에서도..


기본적으로 꽤 투자를 하신다는 분들의 위와 같은 실수는 주식 시장에서도 발생합니다. 많은 분석가들이 이와 같은 오류를 저지릅니다.

어떤 회사의 실적 추이 <출처:세종기업데이터>

어떤 회사의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실적 데이터 입니다. 위에서부터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입니다. 2008년에 금융위기 영향인지 살짝 부침이 있기는 하지만 매출과 이익이 모두 꾸준히 우상향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대한 분석 없이 숫자만 보면 2011년이나 2012년, 그리고 2013년에도 쭉 성장할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나요?

아까 그 회사의 실적 추이 <출처:세종기업데이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상승세를 타던 영업이익이 급속히 꺾이기 시작합니다. 매출액은 2013년까지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다가 2014년에 갑자기 반토막 이상이 나버립니다. 순이익은 13년부터 적자네요. 실적을 추정할때 회사의 BM, 영업상활 등을 정밀하게 팔로업하지 않고 단지 숫자의 성장 추세만 가지고 숫자 놀음을 했다면 그 투자자는 2011년에 상투를 잡고 큰 고통에 빠졌을 것입니다.

멜파스의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앞서 살펴 본 회사는 멜파스입니다. 멜파스는 B2B 비지니스를 하고 있었고, 삼성전자 편향적인 매출을 올리는 회사였습니다. 재무제표만 보고 미래 이익을 추정했다면, 삼성전자에게 팽을 당했다는 소문이 시장에 도는 것을 회사에 확인하지도 못하고 주식을 사서 큰 손실을 보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멜파스는 삼성전자향 매출이 대부분이었는데 삼성전자에게 버림을 받으면서 큰 어렴움을 겪게 됩니다.

멜파스를 욕하거나 무시하려고 쓴 글이 아닙니다. 기업의 실적을 예측하고 투자를 하다보면 이런 경우를 숱하게 만납니다.

어떤 회사의 이익이 무난하게 20억, 30억, 40억, 50억 이렇게 발생했다면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내년 실적은 60억, 내 후년은 70억.. 이런식으로 이익을 예측하고 밸류에이션을 합니다. 그러나 내년 실적이 60억이 못 나고 30억이 될수도 있고 갑자기 적자가 될수도 있습니다. 투자 대상에 대한 꾸준한 분석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숫자의 추세만을 따르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만약 내년 실적이 60억이 안나고 꺾이면 주가가 대폭락을 할수도 있습니다. 보통 실적이 찍히기전에 주가가 먼저 방향성을 보이는데 이는 내부자나 기업 탐방을 통한 큰손들의 자금이 미리 움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가치가 주가를 형성하기도 하지만, 주가가 가치의 방향을 정해주기도 한다는 조지소로스의 재귀성 이론은 시장에서 대부분 들어맞습니다.

반대로 실적이 50억, 30억, 10억, 적자 20억 이런 추세로 가는 회사도 잘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회사는 대부분 꿈이 없는 경우라면 이미 주가가 박살이 나 있을거구요. 내년에 갑자기 이익 20억을 내면서 턴 어라운드를 하면서 주가가 폭등을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에 있어서 투자 대상의 과거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과거는 백미러일 뿐입니다. 결국 투자는 미래를 얼마나 잘 내다보느냐의 싸움입니다. 숫자 추세의 함정에 빠지는 일을 분석가는 늘 경계해야 합니다. 추세는 눈 앞에 보이는 현실이기는 하지만 내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스스로 판단을 내려 내일 일어날 일을 맞히기 위한 확률을 높이는게 관건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성공한 큰손 투자자분은 저에게 아예 이런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투자한 기업의 공장이나 본사 옆에 숙소를 구해놓고, 매일 그 회사로 출퇴근하면서 회사가 잘 돌아가는지 감시하면서 투자를 해야할거야."

내 투자 아이디어는 확실하다


대부분의 성공한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아이디어를 믿고 기다리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의 포지션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은 큰 투자 수익을 올리기 위한 필수적인 투자자의 태도임은 맞습니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것 역시 그 믿음입니다.

내 투자아이디어는 '확실'하다는 맹신은 자칫 투자자에게 큰 타격을 주기도 합니다. 금융 시장에서 '확실한 것'은 절대로 없습니다. 투자아이디어에 대한 믿음도 좋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서 아닌 건 확실히 잘라내는 결단력도 필요합니다. 물론 자신에 대한 믿음 없이 우유부단하게 굴어서 엉덩이를 들썩대는 태도도 옳은 것은 아닙니다. 이러면 큰돈을 못 벌죠.

잘라내는 결단력이나 보유하는 믿음.. 어느쪽이 옳은지는 투자아이디어가 발현될때까지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말입니다. 지속적인 팔로업, 믿음과 불신에 대한 예술적인 밸런스 조절이 중요합니다.

설마 그런일이 일어날까?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날까? 싶은 일이 실제로 금융 시장에서는 일어납니다. 좀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코스피 500 포인트가 깨지는 날이 설마 올까?' 또는 반대로 '코스피 1만 포인트가 돌파하는 날이 설마 올까?'와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설마 무너질까?', '설마 그 평판 좋은 그 회사 CEO가 횡령을 할까?' 이런 것들도 마찬가집니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코스피 500포인트가 오지 말란 법도 없으며 국내 굴지의 탄탄한 대기업이 무너지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상상하는, 상상 이상의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금융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설마'를 지우고 늘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여 조심스럽게 시장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뉴욕의 상징 중 하나였던 무역센터 건물도 테러로 사라지는 세상이니까요.

그래서 분석가는 추정을 할 때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워놓고 시장 흐름과 기업의 경영 흐름에 따라 시나리오대로 대응을 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역추세 마인드의 장단점


역추세 마인드를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는 합니다. 시장에 순응하는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투자 대상과 대중의 생각과 반대되는 역추세 마인드를 갖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역추세 마인드의 장점은 남들보다 빨리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 포지션을 잡고 기다릴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가 될지 모른다는 점 입니다. 다만,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한쪽으로 쏠려 있을 때 역추세 마인드를 가지면 정말 커다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일반 개미를 큰 개미로 만들어 주었던 분들의 투자 성과 복기를 해보면, 대부분의 훌륭한 투자 성과는 역추세 마인드 하에서 버블이나 저평가 기회를 잡았던데서 발현되었기 때문입니다.

아.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첨언을 하자면 주가가 이미 차트상 정배열로 상승하고 있고, 여기에 올라탔다면 달리는 말에 올라탄 것 입니다. 그러나 그 회사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비싸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주주들보다 그 주식을 나쁘게 바라보는 시장 참여자가 훨씬 많다면 비록 추세 매매를 하더라도 이 역시 역추세 마인드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2016년 1월 31일
송종식 드림

2016년 1월 28일 목요일

이케아에서는 왜 콜라를 와인잔에 담아줄까

이케아를 생각하면 참 재미있습니다. 처음 한국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우리나라 가구 회사는 다 망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한샘을 필두로 우리나라 가구 회사들은 이케아가 들어오고 나서 몇배로 성장을 했고, 주가도 폭발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작은 한국 시장에 메기가 한마리 들어오면서 미꾸라지들이 더 부지런히 움직인 결과 더 잘 생존하게 됐다나요. 이걸 마케팅 용어로는 메기효과라고 부른다나요. 말은 만들기 나름이니까요.

이케아에 간다간다 하면서 한번도 못 가다가 오늘 다녀왔습니다. 가서 그냥 구경하고 밥만 먹고 왔습니다. 사실 이케아에서 밥을 판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가구 매장에서 밥 파는걸 그냥 우리나라 일반 백화점들이 분수효과샤워효과를 노리는 것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것도 아니면 요새 자구책으로 꺼낸 디파테인먼트 전략 정도로 생각했지요.

하지만 이케아 현장에 다녀와 보니 동선 구성을 비롯해서 밥을 파는 이유, 그리고 사소한 아이템들의 배치 하나하나가 모두 고도로 전략적인 기획하에 구성된 것임을 느꼈습니다.

동선의 맨 마지막에 먹는 공간을 만들어 둔 것도, 엘리베이터타고 직행하면 놀이방이 있는 것도요. 이런 동선 전략이야 유통 업체들이 언제나 신경쓰는 부분이죠.

이케아 밥이 나름 레스토랑 흉내 정도는 낸다고 해서 먹으러 올라가봤습니다. 왜 이런 레스토랑을 만들어 놓았는지 대번에 알아챘습니다.

일단 밥 먹는 곳에 준비된 가구가 전부 이케아에서 파는 가구였습니다. 아무 가구에나 앉아서 먹으면 되는데, 가구 형태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습니다. 낮은 테이블, 높은 테이블, 쇼파에서 앉아서 먹을 수 있게 준비된 테이블, 중간 높이 테이블 등등. 편안한 인테리어와 조명 아래 다양한 형태의 식탁에서 밥을 먹으면서 이케아와의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게임 회사로 치면 소비자들에게 베타테스팅을 그런식으로 진행하고 있던셈이죠.

이케아는 디테일에서도 고도의 마케팅 전술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음식을 팔아서 내는 수익도 적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음식을 사려면 일부러 줄을 서야합니다. 애플이 자주 쓰는 줄 세우기 마케팅을 하고 있더군요. 밥 주문하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처음 가서 놀랐던게 식사를 하면서 사람들이 저마다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와인이 알고보니 콜라였습니다. 콜라를 와인잔에 담아줍니다. 투박한 플라스틱 컵에 담아주면 자신들의 가구도 덩달아 초라해 보일테니, 우아하게 보이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정말 테이블마다 와인잔이 올려져 있으니 가구도 깔끔해 보이는 착시 효과가 있었습니다.

미트볼이나 감자샐러드와 같은 음식에 파란색 스웨덴 국기를 꽂아둔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일단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의 이미지는 동경과 찬사의 대상이죠. 국가 이미지를 각인할 뿐 아니라 고급 브랜드가 아니지만 그래도 외제라는 인상을 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노마진 정책을 쓰면서 유통에서는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는 코스트코. 대신 연간 회비를 통해서 영업이익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처음에 저는 코스트코의 BM을 접하고 무릎을 탁 쳤던적이 있습니다. 이 모델을 다른 형태의 소매점이 가격으로 이기는건 처음부터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월마트도 코스트코와의 가격 경쟁은 힘들어 할 정도라고 하니까요.

어쨌든 코스트코의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BM을 접했을 때 만큼의 신선함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간만에 정석 마케팅 책 한권 읽고 온 느낌입니다. 어쩌면 뻔한 마케팅, 뻔한 동선 구성일지도 모르지만 뻔한게 정석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석으로 그래도 한국 시장에서 작년에 장사 잘 했다네요. 모범생 같은 이케아 구경 잘 하고 왔습니다.

2016년 1월 28일
송종식 드림

2016년 1월 19일 화요일

풀뿌리 자본주의, 좋아하는 걸 미친듯이 즐기면 성공하는 시대

먹고사는 문제, '이데올로기'를 바꾸고 있는 기술


시대의 흐름을 보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는 시리즈 글입니다. 어떤 식으로 글을 풀어갈지, 또 언제 후속글을 쓸지 몰라서 글 번호는 없습니다.

시대가 변했습니다. 아니 이제 이런 말 조차도 식상합니다. 제가 시대가 변했다고 말하는 그 순간 시대는 그 보다 1초 더 앞서 변하고 있습니다. 정말 시시각각 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기술입니다. 그리고 그 기술이 이제는 사람들이 먹고 사는 근본적인 문제인 이데올로기의 판도까지 바꾸려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런가요? 불과 저희 세대때만 해도 부모님들은 자식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을 정말 싫어하셨습니다. 심지어 그런 자녀를 '꼴통'취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어른들의 잘못된 편견 중 하나였습니다. 일례로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를 놓고 봅시다. 아이들은 컴퓨터로 게임을 하고, 게임을 하면서 압축을 하거나 풀기도 하고, 파일 시스템에 대해서도 배우고, 헥사와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게임을 수정도 해보고, 그런식으로 하나씩 배워갑니다. 그러다가 결국엔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이 될수도 있는거구요.

어떤 아이들에게는 컴퓨터가 유일한 세상과의 소통 창구일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컴퓨터를 통해서 세상밖으로 나간 사람이 많고 지금도 그런 사람들은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까지 안 나가고 우리나라만 놓고 봐도 그런 거물들은 많습니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의장님, 다음 창업자 이재웅 전 의장님, 엔씨소프트 창업자 김택진 대표님, 넥슨 창업자 김정주 회장님 등.

그리고 지금은 더욱 세그먼트가 분화돼 다양한 방법으로 골방 컴퓨터 덕후들이 세상밖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유명한 사람 한명씩 소개드리겠습니다.

미셸 판


미셸 판 <출처 : 포브스>
미셸 판. 뷰티 업계의 거물입니다. 우리 나이로는 29살, 아 올해 30살이 됐을까요? 베트남계 미국인 입니다. 링링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나 현재 졸업은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평소부터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고 좋아했습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메이크업 기술을 녹화해서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한게 거물이 되는 씨앗이 됐습니다.



이게 미셸 판이 최초로 올린 메이크업 영상입니다. 일반인이 바비인형 컨셉으로 화장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인데,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 6,200만회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화장 전 후의 모습을 보고 느끼는 거지만, 여성의 화장술은 정말 무섭고 대단합니다. 이 영상을 찍은 장소는 고급 스튜디오도 아닌 본인의 골방입니다. 촬영도구는 그냥 캠이고 조잡한 영상 편집툴을 이용해서 군더더기 없이 관련 과정을 잘 담아 냈습니다. 미셸 판은 이 영상을 통해서 세상에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이 영상도 초창기에 올린 영상입니다. 미셸 판의 인지도를 조금 더 높여 준 영상인데, 레이디가가처럼 화장하는 방법을 담은 영상입니다. 여성분들이 보면 솔깃한 영상이기는 합니다. 성형을 하지 않고도 화장만으로 사람 얼굴이 완전히 변해버리니.. 미셸 판은 꾸준히 자신이 갖고 있는 화장 기술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이건 K-Pop스타처럼 화장하는 방법을 담은 영상입니다. 이 외에도 할로윈 요괴처럼 화장하는 방법 등 다양한 화장법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일약 미국 최고의 스타로 떠 올랐습니다. 미셸 판이 스타가 되는데는 여러 사람들의 노동력도 필요없었고, 스텝이나 매니저도 없었고, 막대한 광고비도 필요하지 않았고, 공중파를 타지도 않았습니다. 오로지 유튜브에 자신만의 콘텐츠를 꾸준히 올린게 비결입니다.


미셸 판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이제 800만명이 넘습니다.


한 때, 미국 10대들의 우상이었던 팝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778만명입니다.

기관이나 시스템의 거친 것도 아니고, 혼자 힘만으로 저 정도 경지에 오른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구 경제 시스템이었다면 상상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셸 판은 이제 미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10대들의 우상임을 확인하는 징표인 틴 초이스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는데, 당대 최고 슈퍼스타들만 받는 상입니다.


유명 잡지의 표지 모델도 되고,



포브스가 뽑는 Forbes 30 Under 30에도 선정되었습니다. 30세 이하의 나이에 특정 카테고리 내에서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 30인에 들어갔다는 의미이구요.



자신의 인지도를 앞세워서 ipsy(잎시)라는 뷰티 회사도 창업했습니다.


1,000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잎시의 현재 시총은 5,000억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만약에 유튜브라는 도구와 인터넷이라는 툴이 없었다면 미셸 판은 골방에서 컴퓨터 자판이나 두들기면서 모니터앞에서 이상한 짓이나 하는 히키코모리 취급을 받고 살아갔을거라 생각합니다.

유튜브는 훌륭한 콘텐츠의 유통 도구일 뿐 아니라 광고 수입 배분 도구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례는 이제는 식상할 정도입니다.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자면 끝도 없을 정도이지만 몇몇 사례를 더 소개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영국남자




이런 종류의 영상을 만들어서 올립니다. 잘 생긴 영국 청년이 한국 문화를 체험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구성해서 인기가 많습니다.

잘 생긴 외모와 능숙한 한국어로 한국 음식 먹방 등을  하면서 인지도를 키운 남자입니다. 일부 한국 젊은 여성분들 사이에서는 소위 '왕자님'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상당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유튜브 광고 수입을 올리고 있을것으로 추정됩니다. 게다가 가끔 한국 상품들의 PPL도 진행하는 것으로 봐서 홍보대행사와 손잡고 올리는 부수입도 짭짤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에는 광고도 몇편 찍은걸 본거 같습니다.

영국남자와 그의 아내 국가비 <출처:mediainops.tistory.com>

그리고 귀여운 한국 여자친구도 얻었고 결혼까지했죠. 본국에서는 그냥 묻혔을지도 모르는 흔한 영국남자이지만 한국 여성들의 심리를 잘 파고들어 자신의 희소성을 파는데 성공했습니다. MCN과 자신만의 콘텐츠를 이용해서 한국에서 유명인이 된 케이스입니다.

오빠 까올리


영상들을 보면 알겠지만, 기본 컨셉이 영국남자와 비슷합니다. 한국 남자들이 태국어를 유창하게 하고, 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사람들이 태국 음식에 대한 품평을 합니다.



얼핏보면 영상 편집이나 기획이 엉성해 보입니다. 이 엉성함이 기획의 포인트인가 싶기도 하구요. 조회수 자체는 엄청납니다. 배경음악과 효과음이 예는 프로그램의 최대 발명품 중 하나라고 하던가요. 이들도 그걸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능을 많이 모니터링 한 흔적이 보이는데요, 예능을 보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이분들, 태국에서는 이미 유명인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영국남자는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그리고 오빠까올리는 태국을 너무 좋아해서 저런 컨텐츠를 만들게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다만, 하나 더 생각해봐야 할 건, 한국 사람들이 그래도 영국을 동경하는 비율이 많고, 한국 사람들 보다는 태국 사람들이 한국을 동경하는 비율이 많기 때문에 저런 컨텐츠도 먹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영국 남자는 영미권에서 만든 세계 질서의 덕, 오빠 까올리는 한류의 덕을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유튜브 플랫폼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값어치를 확실하게 셀프메이킹 해가고 있습니다.

대도서관


대도서관 나동현님 <출처 : SBS, 루리웹>

게임을 즐기면서 게임 해설을 재미있게 해주는 아저씨입니다. 이제는 이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텐데요. 처음에는 아프리카 TV에서 활동하다가 나중에는 유튜브 활동도 병행한 유튜버이기도 합니다. 광고 수입이 꽤 짭짤한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뭐 이런식의 방송을 합니다. 월 수입은 제가 언론을 통해서 마지막으로 확인한게 월 4천만원 수준이었습니다.

어른들 말로 대기업 다니다가 때려친 백수가, 골방에서 게임 해설이나 하는 놈팽이 생활을 시작한 셈인데요. 남들이 보면 당시엔 미친놈 소리들을 했겠지만 MCN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올라타면서 결과는 아주 대박으로 연결됐습니다.

자신의 용기 덕분에 그의 인생은 탄탄대로를 탔습니다. 아프리카TV 3대 여신으로 추앙받던 '윰댕'님과 결혼을 해서 한때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무려 7살 연하. 돈도 잘 벌고, 미녀와 결혼까지 했네요.

아프리카TV,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잘 옮겨다니면서 성공한 서드파티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김이브


이미지 출처 : 구글 '김이브' 검색결과 페이지

아프리카 3대 여신으로 군림한 김이브. 그냥 세상이 들이미는 속물적 잣대로 보자면 스펙 자체는 훌륭하지는 않습니다. 지방의 이름 모를 대학을 나왔다고 하고, 20대때는 애견 미용사를 했다고 합니다. 특정 대학이나 직군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보는 흔한 잣대로 생각을 해보자는 뜻이구요.

예전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컴퓨터 앞에서 캠 찍고 노는 그런 평범한 여학생이었습니다. 보통의 부모님들이라면 복창 터질일이고, 며느리감이 될 아이라 생각하면 예비 시부모님들이 속상해 하실수도 있을 스펙인데요.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김이브씨의 업적(?)이 더 빛이납니다. 아프리카TV라는 훌륭한 플랫폼과 인터넷+모바일 네트워크의 확산이라는 시대적 흐름이 김이브라는 스타를 만들어냈고 이 처자를 연수입 3억대의 BJ로 만들었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타고, 자신의 환경을 극복한 사례이기 때문에 더욱 빛이나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쁜 얼굴로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지만, 진행하는 방송을 보면 입담도 좋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레트리카


구시대적 조직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성격(?), 같이하는 것 보다는 혼자 하는 것을 잘 하는 업무 스타일, 뛰어나지 않은 학벌 등. 세속적인 잣대를 들이대면 레트리카 개발자 형님의 성공은 기적과도 같습니다. 오로지 개발 실력과 선택과 집중, 그리고 스마트폰의 확산과 앱 마켓 플랫폼의 확산.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서 '레트리카'라는 어마어마한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꿈이 있던 그는 조직 생활에 염증을 느껴 국내 최대 검색엔진을 운영하는 기업에서 퇴사해 혼자서 카메라 앱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생계형 개발자였지만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레트리카라는 걸출한 글로벌 서비스를 혼자서 만들어냈습니다.

한때 아이폰+안드로이드 합산 다운로드 세계 7위를 자랑했던 레트리카 <출처:앱애니>

레트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은 앱으로 한때 순간 다운로드가 NAVER의 라인과 트위터를 뛰어넘기도 했습니다. 1인 개발자가 올린 세계 최고의 성과 중 하나라고 구글과 애플 본사에서도 극찬한 바 있습니다.

레트리카 개발사의 매출 추이 <출처:벤티케이크>

매출은 급증해서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금액을 벌고 있고 직원을 뽑기전까지는 1인 기업이었으므로 세금을 빼면 매출이 대부분 순이이익으로 찍혔습니다.


작년에는 미국의 VC 3곳으로 부터 무더기 투자를 받았습니다. 플랫폼을 잘 활용한 덕분에 평범한 개발자 1명이 대기업 개발자 수 천명을 능가한 사례입니다.

레트리카에 대해서는 예전에 남겼던 글이 하나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서는 읽어보시면 재미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콘텐츠 유통플랫폼들의 실적


2013년까지 유튜브 연간 실적

구글, 구글애드센스의 2013년 분기별 실적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분기별 실적

페이스북의 분기별 실적

아프리카TV의 2014년까지 연간 실적 (단위 : 억 원)

유튜브 : 이용자들이 동영상을 올리고 광고 수익을 배분
애드센스 : 이용자들이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광고를 올리고 광고 수익을 배분
앱스토어 & 구글플레이 :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SW를 올리고 광고수익, 판매 수익을 배분
페이스북 : 다수의 구독자를 보유한 페이지는 마케팅 채널로서 활용
아프리카TV : 이용자들이 방송을 개설하고 별풍선, 광고 수익을 배분
한국경제 : 주식 전문가들이 카페나 방송에 출연하고 회비 수익을 배분

플랫폼과 써드파티의 관계는 웹2.0 헤게모니 발생 이후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웹2.0은 기술적인 부분으로 파고들면 엄청나게 많은 신기술과 웹서비스 개발 기법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기술 외적인 부분에서도 웹의 철학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습니다. 페이스북, 유튜브도 웹2.0 헤게모니에서 더욱 발전한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웹2.0의 기술적/비기술적 특성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습니다만, 이번 글에서 언급한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것은 '양방향 소통', '서드파티의 참여'등을 꼽고 싶습니다. 누구나 플랫폼에 참여해서 서드파티가 될 수 있고, 서드파티는 수익을 플랫폼 제공자와 공유할 수 있습니다. 서드파티든 단순한 이용자든 정보는 순식간에 퍼트릴 수 있고, 이 정보들은 다시 양방향 소통으로 재확산되고 가공됩니다.

몇몇 플랫폼들의 실적들이 담긴 이미지를 올려드립니다. 비교적 최근 실적이기는 하나 가장 최근의 실적은 아닌 자료들입니다. 대충 '이 정도의 규모를 갖고 있구나.' 정도만 파악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플랫폼에 관해서는 제가 예전에 남겨드렸던 짧은 글이 있으므로, 시간이 되시는 분들께서는 그 글을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몇해전부터 포착되는 세상의 변화들(조금 오버를 가미해서)


  • 생산시설 : 기름내 나는 공장 - > 노트북 컴퓨터
    • 물론 여전히, 사람들은 논밭에서 나오는 음식과 공장에서 나오는 물건을 소비해야 하지만..
  • 생산인력 : 노동자 수십만명 -> 지적 노동자 단 몇명
    • 경제 규모는 커지는데 일자리는 점점 더 빨리 줄어들 것
  • 경제주체 : 대기업 -> 중소기업 또는 1인기업, 벤처기업, 스타트업
  • 유통대상 : 물품 -> 콘텐츠
  • 유통경로 : 도로 -> 인터넷 회선, 무선네트워크 :: 또는, O2O
  • 자본주의 형태 : 중앙집권적 자본주의 -> 풀뿌리 자본주의
    • 예 : 애드센스, 유튜브, 아프리카TV, 블로그 등
    • 참여자는 풀뿌리이지만 여전히 플랫폼 자체는 중앙집권적
  • 정보확산 : 정보의 전파속도는 빨라지고, 대중들은 과거처럼 우매하지 않음
    • 그러나 역정보나 유언비어에는 매우 취약해 짐
  • 평범한 개인이 스타트업이나 서드파티를 통해 거물로 성장할 틈새가 많아짐
    • 반대로 거물이 한번에 무너질 위험도 높아짐
  • 한 나라의 스타는 이제 한나라의 것이 아닌, 세계인이 공유하는 것
  • 정보화, 민주화가 잘된 나라일수록 사회 통합은 힘들 것
    • 마켓 세그멘테이션의 가속화 더 세분화
    • 어느 하나만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도 성공할 수 있는 시대
    • 시장을 더 먹으려고 하지말고 소수의 매니아를 확보하는 것이 승부
  • 그러나 여전히 플랫폼 소유자는 거대 자본이라는 구시대적 구조는 지속적으로 존재
  • 특정 서드파티의 성공을 보고 수 많은 서드파티가 난립, 레드오션으로 변모. 그 과정에서 무제한에 가까운 콘텐츠 공급 덕분에 플랫폼의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 서드파티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플랫폼의 콘텐츠 공급비용은 하락
    • ex) 앱 개발자 난립, 유튜버 난립, 블로거 난립, 유료카페 난립 등

2016년 1월 16일
송종식 드림

알림 : 본 포스팅은 특정 종목의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기 위한 게시물이 아닙니다.

2016년 1월 1일 금요일

2015년 투자 마감과 소회

바겐헌터들에게는 어려웠던 시장


싼 주식을 좋아하는 바겐헌터들이, 아니 싸고 좋은 주식들이 철저히 외면 받은 한해였습니다. 올해 코스닥이 26% 가까이 상승했는데, 바이오/제약주의 활약이 주된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올해 시장은 바이오/제약주를 가지고 있었냐, 그렇지 않냐로 나눠도 될 정도로 업종별 쏠림 현상이 심했습니다. 바이오/제약 다음으로 좋았던 업종이 내수주, 그 중에서도 음식료주가 좋았습니다. 중국 소비재 기업들 중 화장품과 콘텐츠 회사들도 괜찮은 흐름을 보여줬던 한해였고, 큰장이 들어선다는 기대감으로 OLED관련 종목 일부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한해였습니다.

중국.. 그리고 저금리


올해 증시를 장식한 수식어는 정말 많습니다. '부익부 빈익빈 장세', '가는놈만 가는 장세', '꿈을 먹고 자라는 장세', '용대리 장세'..

용어는 다양하지만 지칭하는 건 하나입니다. 비싼 주식들이 잘 갔습니다. 비싼 주식은 더 비싸지고, 싼 주식은 더 싸졌습니다. 꿈은 숫자로 환산돼 막대한 밸류에이션 레이팅을 받았고, 이런 꿈돌이 주식들의 주가는 고평가 논란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끊임없이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 돈으로 변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국'과 '저금리'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먹거리였던 중후장대 산업들이 중국에게 넘어가면서 우리나라는 성장 동력을 잃고 있습니다. 저금리로 인해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갈곳없는 돈들은 아예 꿈(바이오 등)이 있는 곳을 찾거나, 그도 아니면 중국이 아직 침범하지 못할 영역에 있는 업종 중 실적이 꾸준한 업종(음식료, 건자재 등)에 몰렸습니다. 그러다보니 숫자만 보는 투자자나 정통 가치투자자들에게는 이해하지 못할 수준의 성장주 장세가 펼쳐졌습니다.

이것을 빨리 캐치하고 따라가는 투자를 했건, 알고 있더라도 자신의 방식을 지키며 따라가지 않고 묵묵히 기다리는 투자를 했건 각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가난하지만 꿈이 큰


2015년 증시를 놓고보면 주로 기술 특례 상장기업이나 바이오 업종에 가장 잘 맞는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연간 이익이 1억원. 심지어 연속 적자기업. 매출이 10억, 20억도 안되는 기업들이 수천억, 심지어 몇조원의 시가총액을 형성하게 된 한해였습니다. 주가가 그렇게 가게 된 이유는 시장의 기대 때문입니다. '무슨무슨 약이 나오면 세계를 제패하고 지금 PER 100배는 PER 2배로 떨어진다. 지금도 싸다.' 이런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던 한해였습니다.

실제로 한미약품이 초대박 LO를 연달아 터트리면서 제약/바이오 주주분들이 예상하셨던 방식으로 일이 터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모든 제약사나 바이오기업들이 한미약품이나 셀트리온처럼 성공하지는 못할거라는 점 입니다. 지금은 붐이지만 이 중에서 살아남는 회사는 극소수에 불과할 것 입니다.

부익부 빈익빈 장세


꾸준히 현금을 잘 뽑아내는 기업들이 단지 성장성이 아주 조금 모자란다는 이유로 끝없이 하락하는 한해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가치주들이 별로 빛을 못 봤습니다. BM, 업황, 다음 분기 실적 괜찮다고 보고 PBR이 0.5배라 싸서 매수를 하면 PBR이 0.3배로 떨어지는 식이었습니다.

반면에, 고성장주들은 오르고,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PER이 20~30배를 넘고, 40배를 넘고, 60배를 넘고, 심지어 100배를 넘고, 차트를 보면 아찔한 수준입니다. 물론 차트상 많이 올랐건 아니건 그게 중요한 건 아닙니다. 성장성이 있다면 계속 더 오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히 성장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더구나 투자자의 꿈대로 성장하는 회사는 정말 드뭅니다. 물론 Forward EPS가 투자자들의 예측대로 흘러가서 PER이 다시 정상화 돼 내려오면 괜찮겠지만 아닌 경우에는.... 심지어 투자자들의 컨센서스에 이익치가 부합되면 재료소멸이라는 이유로 내릴지도 모르는 일이죠. 어쨌든 올해는 이런일들이 없었고, 성장주는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가치주는 가파르게 내린 한해였습니다.

용대리 장세


올해 주식에 입문해서 바이오 종목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한 투자자가, 회원 5만이 넘는 모 카페 운영장이자 재야고수 슈퍼개미에게 주식을 가르치는 모습을 본 놀라운 한해였습니다. 역시, 성장주로 큰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국내 가치투자의 대가인 이 모 부사장님을 조롱하는 모습도 보았던 한해였습니다.

아직 투자 철학이 제대로 안 만들어진 상태에서 운 좋게 바이오 종목에 투자해서 큰 수익을 내 용기가 절정에 달해 있는 이들을 여의도에서는 올한해 '용대리'라고 불렀습니다. '용감한 대리'들이란 뜻입니다.

물론, 이쪽 분야 고수분들은 당연히 용대리가 아닙니다. 적어도 숫자상 엄청난 고PER(또는 마이너스PER), 고PBR 종목에 투자할때는 저PBR 종목에 투자할때보다 더 많은 공부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탄탄한 투자 철학을 갖고 있으면서, 바이오 관련 논문들 까지 밑줄 그어 가며 공부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그에 합당한 수익을 얻은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은 용대리가 아닙니다. 용대리님들은 그야 말로 멋 모르고 질러서 수익 낸 분들을 칭하는 말입니다.

어떤 엄마들 카페에 갔더니 "남편 친구들이 한미약품 좋아질거라고 해서 사이언스랑 섞어서 좀 샀네요. 들고 있었는데 올해 100% 넘게 수익 났어요."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이분이 큰 수익을 올렸다고 해서 투자 고수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용대리인지 아닌지는 투자 경력이 조금만 되시는 분이면 단 1분만 이야기를 해보고도 대번에 알아챌 수 있습니다.

아무리 시장에서는 수익률과 수익금이 깡패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용대리님들이 본부장님들 앞에서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건 보고 있기 힘든 장면들이었습니다. 저도 포트에 성장주를 종종 섞습니다만, 용대리님들은 오로지 성장주가 진리인냥, 바이오 주식에 투자하지 않으면 주식을 잘못하고 있다는 둥의 말씀을 하시는데 정말 잘못된 생각입니다.

바이오 업종 투자자분들 중에는 훌륭한 인품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학습량도 어마어마하구요, 그 이상한 의학 용어들을 꿰고 투자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일부 용대리 분들이 특정 업종 투자자분들을 통째로 욕 먹이고 있는게 안타까울 따릅입니다.

우리의 용대리님들.. 시장에서 10년뒤에도 살아계실지, 돈 왕창 벌어서 시장을 떠나셨을지, 시장에 돈을 뱉어내고 조용히 사라질지 한번 시간을 두고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투자자들을 양껏 조롱했던 유명한 용대리님 몇몇분들 제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ㅎㅎ)

성장주 vs. 전통가치주 논쟁


차티스트 분들이 모여 계신 곳에 가서 가치주 운운하는 분들, 가치투자자들이 모여 있는 모임에 가서 가치투자 버리라고 하시는 분들. 절에가서 예수님 외치고, 교회에 가서 목탁 두드리는 분들이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으신 분들이시죠. 그런 분들 외에도 올해는 어딜가나 성장주 vs. 전통가치주 논쟁이 격렬했던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을 부자로 만들어 준 방법은 많습니다. 우선은 저평가 돼 저PER, 저PBR 상태이면서 턴어라운드를 보여주었던 종목들이 있습니다. 또, 다른 투자자들을 부자로 만들어 준 방법에는 지금 당장은 실적이 찍히지 않아도 빠른 속도로 성장해서 폭발적인 이익을 올리며 대번에 대기업으로 커나간 성장 기업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쪽에서는 숫자도 크게 신경 안 쓰고, 성장도 크게 신경 안쓰고 '오로지 BM만 본다. 또는 생활 속에서 투자아이디어를 찾는다.' 하시는 부자분들도 계십니다.

한마디로 투자에는 각자의 원칙이나 정도는 있어도 '딱 이거다'하는 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이거겠네요. 사업으로 성공한 집에서는 자식들은 물론 손자손녀까지도 사업을 물려주고 사업을 시키려고 합니다. 반대로 사업으로 크게 망한 집에서는 절대로 사업을 못하게 합니다. 자녀의 예비 배우자가 사업을 한다고 하면 결혼도 결사반대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사고의 틀, 그리고 편견안에서 사고를 합니다. 투자 철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몇번 성장주로 돈을 벌어 본 사람은 성장주 광신도가 되고, 값싼 저PBR주로 돈을 벌어 본 사람은 그런 싼 종목들의 광신도가 됩니다. 어느 쪽이든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투자를 해서 꾸준히 수익만 내면 된다고 봅니다. 다만, 그런 자신만의 철학을 남에게 강요하고, 또 남의 철학을 무시하는 행동을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시장처럼 당장 제대로 이익도 못 내는데 미래 10년치, 20년치 이익을, 심지어 만들어 지지도 않은 약이 만들어 진 것 처럼, 그리고 그 약이 이미 상당한 M/S를 가지고 판매되고 있는 것 처럼, 기정사실화 하여 시총이 형성된 기업들이 많습니다. 이른바 초 고PER 성장주들이죠. 전통 가치투자자들 눈에는 당연히 거품 덩어리로 보일테고요. 그런 종목들에게서 투자 포인트를 찾아낸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황금으로 보이리라 생각합니다.

시장이 바뀌면 자산주 장세가 올수도 있구요. 또, 장기간 우량하고 밸류에이션이 낮은 종목들이 잘 가는 장세가 올수도 있습니다. 장세는 일순간 돌변합니다.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투자를 하되, 내 방법은 나에게 최선이지 모든 사람들에게 최고의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늘 상기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작년과 올해 힘드셨던 분들이 저와 비슷한 투자성향을 가지신 분들일텐데요. 일단 장부상으로 저PER, 저PBR 종목을 선호하고, 자산가치가 시총보다 크며 막대한 이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지만 수익력 기준으로도 저평가 돼 있고 고잉컨선이 가능한 기업들을 좋아하는 분들이요. 이런 투자 성향을 가진 보통의 가치투자자들에게는 힘들고 괴로운 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가 일순간 변하면 저희 같은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종목도 랠리를 펼칠날이 반드시 온다고 믿습니다.

적어도 두가지 중 하나입니다. 1) 자신만의 원칙을 고수하되, 내가 원하는 판이 아닐때는 덜 잃고 잘 버티기. 2) 내 원칙은 옮겨다니는거라서 시장 분위기를 빨리 파악해서 미리미리 갈아타 돈 벌기.. 1)번 분들은 엉덩이가 무기입니다. 따지자면 2)번 분들이 더 영민한분들 입니다만, 범인들은 그냥 1)번을 고수하는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2)번을 따라하다가 늘 막차를 타게 되거든요. 확고한 갈아타기 원칙 없이 이리저리 휩쓸리면 계좌가 금방 쪼그라 듭니다.

벤치마크와 투자 실적


올해는 일부 성장 업종들 덕분에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 대비 10배 이상 높은 상승률을 보여줬습니다. 올해 코스피는 2.39% 상승했고, 코스닥은 25.67% 상승했습니다. 코스피는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주요 산업이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 힘든 한해를 보냈습니다. 결국 2,000포인트 회복을 하지 못하고 1,961.31포인트에서 2015년을 마감했습니다. 코스닥은 신용잔고와 부담되는 밸류에이션 때문에 많이 밀릴거라 생각했지만 견조하게 버텨내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장은 682.35포인트로 마감됐습니다.

벤치마크와 포트폴리오의 세후 수익률 현황

제 개인 계좌는 올해 34.47%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계좌 운용 잘 하시는 다른 전업투자자들에 비하면 미미한 수익률이지만 그래도 저는 이 정도에서 만족합니다. 제 목표 수익률은 보수적이기 때문에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는 않습니다. 올해도 수익 주신 시장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며 포트폴리오를 운용해온 2010년 이래 연평균 수익률은 +19.84%, 누적으로는 +196.21%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습니다.


개인 계좌의 6개월치 수익률, 크레온MTS는 6개월 밖에 안보여주네요.
* 입출금으로 인해 실제 계좌에서 얻은 수익보다는 수익률이 다소 과소 평가되고 있습니다.
2015년 월간 수익률(MoM), 5월달에 마이너스 난게 가슴이 아픕니다.
* 입출금으로 인해 실제 계좌에서 얻은 수익보다는 수익률이 다소 과소 평가되고 있습니다.

올해 수익률은 코스피를 17.31%p 차이로 크게 앞질렀고, 코스닥에 비해서는 8.8%p 많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성장 업종에 있는 종목 하나를 편입했다면 수익률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없습니다. 페이스를 잘 유지해야지, 페이스가 무너지면 잠깐은 좋을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무너지니까요.

보유중인 포트폴리오와 매매종목한 내역


저는 장중에 매매에 집중하는 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하게 포트폴리오의 비중 조절은 자주 해주는 편입니다. 주로 지정가로 걸어놓고 모니터를 안 보는 편입니다. 그런데도 1년치 정산을 해보니 꽤 많은 매매가 일어났습니다. 매매를 줄이는 것은 정말 쉬운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12월 포트폴리오 현황
2015년에 한번이라도 매매가 있었던 종목 리스트

장중에 화면을 아예 안보는 쪽에 가까운 게으른 전업투자자인데도 불구하고 매매된 종목이 꽤 많아서 놀랐습니다. 지정가 주문을 낼 때, 꽤 폭을 깊게해서 20일치 정도를 예약으로 넣어둡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매매가 많이 되는 건, 1) 그만큼 우리나라 종목들의 변동성이 크다는 것, 2) 기다리면 언제든 싸게 살 수 있고, 또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가격-가치의 괴리를 활용하는 가치투자의 기회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인 포트를 운용하면서..


제 계좌는 기본적으로 레버리지는 안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집중 매매를 하면서 큰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기본적으로 10종목 이상 분산해서 투자하고 있습니다. 싸면 매수하고 비싸지는건 매도하는 식으로 하고 있는데, 단순한데도 수익은 꽤 잘 나고 있습니다.

상반기에 자동차 부품주를 잔뜩 가지고 있었습니다. 상반기에 달렸던 업종은 바이오, 화장품, 중국소비재, 음식료와 같은 것들이었고, 중국 자동차 시장 부진과 중국 내 수입 브랜드 판매 부진으로 자동차 업종은 전반적으로 지수를 크게 밑도는 업종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하반기로 가면서 자동차 부품 업종이 회복되면서 제 계좌도 그 어려웠던 하반기에 잘 버틸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상반기에 저PER, 저PBR, 고ROE, 매출성장 등 몇개 지표를 스크리닝 해보면 자동차 부품주나 철강주가 잔뜩 걸려나왔습니다. 지금 똑같은 조건으로 검색을 해보면 자동차 부품주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하반기에 자동차 업종이 올라온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년 가까이 보유하던 유라테크 매도 후, 다음날 상한가 간 것. 화진 매도 후 급등한 것 등. 올해는 유독 이런 일이 제게 많았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마지막 하루이틀 차이로 주가 급등을 속쓰리게 지켜봐야 했던 게 올해 남아있는 뼈아픈 기억입니다. 주식을 보유하는 동안 8할에서 9할은 횡보 또는 하락, 마지막 1할이 주가가 오르는 시기다. 라는 말이 있고, 가치투자자라면 가치에 도달할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보유한 종목들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뭐 이 이야기도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하는 결과론적 이야기에 불과할 수 있기는 하지만요.

주식 투자를 하면 좋은 점


주식 투자의 장점을 꼽으라면 저는 100가지고 500가지고 댈 수 있습니다. 정말이요. 그러나 올해 느꼈던 가장 강력한 장점 하나를 꼽으라면 역시 '사람'입니다.

1) 주식투자로 엮어지지 않았다면 절대로 만날 수 없는 정말 다양한 계층, 연령, 지역의 분들과 교류를 할 수 있습니다. 의사, 변호사, 기업가 분들은 물론이고 화이트칼라, 블루칼라 급여 소득자 분들, 그리고 아르바이트생, 대학원생, 미국 아이비리그 엘리트, 고졸 실업가, 20대 청년, 60대 은퇴자 분들 등 정말 연결되는 인연의 고리가 거의 무한대인 느낌입니다. 주식이라는 공감대 하나로 그런 것을 초월해서 금방 친해지기도 하구요. 각계 각층의 사는 이야기는 책에서는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공부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2) 평생직업이다 보니 한번 만난 인연은 다른 동호회나 취미활동과 다르게 꽤 오래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평생 직업이며 평생 취미입니다. 잘 하면 생활비 걱정 없이 살 수 있으며 무한대의 자유시간도 얻을 수 있고, 은퇴의 공포에서도 벗어나게 해주니까요. 그렇다보니 한번 주식 투자자의 인연으로 만나서 교류를 시작하면 마음 잘맞는 분들은 어지간하면 연락이 끊기지 않습니다. 제 경우에도 사회 생활 하면서 전혀 만날 일 없었던 훌륭한 분들이 몇년째 연락을 주고 받으며 지내는걸 보면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2016년을 준비하며..


주도 업종이나 종목을 맞히는 건 불가능합니다. 운으로 맞을지는 몰라도 구조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생각합니다. 주도 업종과 종목은 항상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는 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예측은 개인적으로 역량이 모자라서 못 하겠지만, 큰 몇몇가지 그림은 지금 나온 퍼즐 조각들을 토대로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먼저, 유동성 장세의 종말입니다. 2016년은 본격적으로 미국의 제로 금리 시대가 끝나는 한해가 될텐데, 그동안 시장에 풀려있던 막대한 유동성들을 조금씩 걷어갈거라 생각합니다. 유동성 잔치를 했던 업종이나 종목들은 주의를 해야 할 시기라 생각합니다.

2) 산유국 붕괴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에 관한 것 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에너지 판매로 먹고 사는 신흥국들이나 주요 산유국들이 지금 전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제 생각이 빗나갈수도 있습니다만, 그로 인해 파생될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복잡한 이해관계들이 얽혀있어서 지금 글로 풀기는 어렵고 기회가 된다면 따로 한번 다뤄보겠습니다.

국제유가, 러시아와 함께 침몰중인 루블화 <출처:네이버 금융>

3) 중국 자본, 한국의 어떤 기업들을 인수할까? 한국이 가진 브랜드, 한국이 가진 기획력, 한국이 가진 콘텐츠. 중국 자본이 매력을 탐하는 분야들이 있습니다. M&A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미리 예측해서 매수한다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 2016년에는 1,200조 돌파를 앞두고 있는 가계 부채의 시한폭탄이 대거 만기가 도래합니다. 그리고 일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거치식 상환 제도가 없어집니다. 시장 유동성이 마르면 부동산 시장은 물론이고 주식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위대한 일이란?


위대한 일이란 뭐가 있을까요? 인류의 생명 연장을 위해 신약을 개발하는 것? 인류의 우주 확장을 위해 로켓을 개발하는 것? 배고픔과 배움의 빈자리를 나눔하는 것? 심지어 아침마다 길거리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분들도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가 하는 투자도 물론 위대한 일입니다.

위대한 일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반복적인 일을 꾸준하게 잘 해내는 것'입니다. 김연아가 위대한 선수가 되기까지, 대중들은 위대한 모습의 단면만 보았겠죠. 김연아 선수가 자기 인생을 버리고 일상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연습한건 잘 인지하지 못할거라 생각합니다.

마크주커버그가 위대한 기업가가 된 것만 생각하지,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코딩 업무를 처리한 것은 또 얼마나 에너지 넘치는 일들이었을까요.

성공한 연예인, 운동선수, 기업가, 투자가.. 모두 그런 틀 안에서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일이라고 해서 사람들 눈에만 보기 좋은 어떤일을 대번에 휙 해내는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실제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무수히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들을 끈질기게 처리해냈을거라 생각합니다.

위대한 투자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보면 그들이 했던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업무 선율 역시 한눈에 보입니다. 1) 꾸준히 투자할만한 회사를 찾고, 2) 찾은 회사는 분석하고 또 공부하고, 3) 생각한 가격대가 오면 매수하고, 생각한 가격대를 벗어나면 매도하고, 4) 포트폴리오에는 그런 종목들을 꾸준히 채우고 비워나가는 반복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지요. 그런 반복적인 행위 뒤에 위대한 투자자들이 있엄음은 물론입니다.

비록 일상이 지치고, 챗바퀴 돌 듯 지루해도. 그 일상은 훗날 우리의 위대한 일이 될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모든 위대한 투자자분들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2016년에도 함께 동행하는 투자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5년 한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가 하고 있는 여러가지 투자에 대한 생각은 최근 개설한 제 개인 사이트인 투자노트 카페에서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2016년 1월 1일 새해에,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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