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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7일 화요일

뜨거웠던 1월 시장

시장 이야기는 그다지 즐겨하지 않는다. 모처럼 시장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긴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풀었다. 덕분에 돈으로 바꿀 수 있는 모든 자산의 표시가격이 폭등했다.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전통적인 자산은 물론, 코인 시장도 대호황이었다. 이래도 돈이 흘러 넘쳤다. 돈은 가로세로 20픽셀 짜리 디지털 돌맹이의 가격까지 올려 놓았다. 우리 모두는 역사에 남을 유동성 대폭발 시대를 경험했다.

시장은 유동성 파티의 종료를 알렸다. 2021년 뜨거웠던 여름. 그렇게 역사에 산봉우리 점 하나를 남겼다.

2021년 여름에 직전 고점을 형성한 이후 시장은 하염없이 하락했다. 금리, 유동성 그리고 통화정책의 힘을 절절히 느끼는 시간들이었다. 그 과정 속에서도 몇몇 기업은 지수와 상관없이 좋은 퍼포먼스를 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시장의 영향력 아래에 절대적으로 갇히고 만다.

자료 : 네이버 증권, 재간둥이 송선생 유튜브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참여하는 코스닥 시장. 1월이 끝날 즈음. 시장은 전 저점에서 약 13~14% 정도 반등하였다. 모처럼 시원한 단비같은 상승이었다.

자료 : 네이버 증권, 재간둥이 송선생 유튜브

코스피 시장은 원래 코스닥 시장 보다는 조금 더 무겁게 움직인다. 그러나 이번 1월은 달랐다. 코스피 시장의 퍼포먼스가 코스닥 시장보다 3%p 남짓 더 좋았다.

시장을 떠나있던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많이 사 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마침 달러가 비쌌다. 게다가 한국 기업들은 너무나 저평가 상태였다. 외국인이 들어 오기엔 적기였다. 외국인이라고 포지션이 모두 같지는 않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시장을 반락시키는 큰 외국인 자금들의 움직임을 말한다. 이들의 움직임을 장기간 봐왔다. 지극히 상식적으로 움직인다. 싼 건 사고, 비싸지면 팔고. 정말 상식적이다. 이들을 따라 다닐 필요가 없다. 우리도 그런 로직으로 투자하면 그만이다.

자료 : investing.com

나스닥 지수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기업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나스닥 지수도 우리나라 지수들과 비슷하게 움직였다. 

주식투자자라면 대부분 기분 좋은 1월을 보냈을 것이다.

자료 : CNN Business

작년 말에는 확실히 싼 기업이 많았다. 이제는 싼 기업이 많이들 제거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싼 기업들이 보인다. 짧은 한 두달의 기간 동안 시장이 양극화 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실적도 엇갈렸다. 2차전지는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폭발적인 실적을 보여 주었다. 반도체는 사람들의 우려에 맞게 실적 쇼크를 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그것을 반영하며 움직이고 있다. 의류섹터는 잘 하는 회사는 잘 하고 못 하는 회사는 고꾸라지고 있다. 건설섹터는 여전히 암흑 속이다. 하지만 시멘트 회사들의 실적이 선방하면서 일부 건자재 주에 수급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이처럼 모든 것이 엇갈리고 있다. 소수 몇개 회사에 장기 투자하면서 집중적으로 에너지를 쓰고 있는 사람은 크게 상관없다. 그러나 가치-가격 괴리를 이용해서 어느 정도의 트레이딩을 하거나, 시장 센티를 적극 참고하는 분들은 기업선택을 잘 해야 하는 시절이라고 생각한다.

위에 첨부한 시장의 '공포&탐욕' 지수를 보면, 시장은 벌써 '극심한 탐욕' 상태에 들어왔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극심한 공포'였는데. 시장 변화는 이토록 빠르다. 센티멘트를 체크할 방법은 다양하다.

주식시장을 떠난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입에서 아직 FOMO현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다시 주식에 관심을 갖는 기류가 보인다. 시장의 곡소리는 진작에 사라졌다. 위의 지표로 봐도 단기 매매를 하시는 분들은 차익실현을 하시거나 매수를 보류하시는 것 같다. 시장 움직임도 단기적인 박스권 안에 있다. 향후 어떤 쪽으로든 방향성을 찾을 것이다.

물론, 1) 돈을 꾸준히 잘 벌고, 2) 여전히 길다란 성장 매력이 있으며, 3) 내가 깊이 공부했고, 4) 오래도록 팔로업 하고 있으며, 5) 여전히 싼 기업을 잘 골라서 동행 투자를 한다면 시장 움직임은 참고만 하면 된다. 시장 분위기에 크게 동요할 필요는 없다.

연말에 세금문제로 시장을 어쩔 수 없이 떠났던 큰 손들도 연초에는 바로 주식을 샀다. 대부분의 대중들은 2020-2021년에 FOMO를 겪고 시장 하락기에 시장을 떠났다. 미래에 큰 돈을 벌 가능성이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어쨌든 시장에 남았다.

시장에 남았던 투자자들 대부분은 계좌가 저점대비 10~30% 정도 올라와 있어야 정상이다. 아마 아직 회복을 못한 종목들도 있을 것이다. 일부는 이제 회복하고 있을 수도 있고, 일부 기업은 퍼포먼스가 아주 좋을 것이다. 이게 시장에 남아 있던 투자자들의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작년부터 기업 선택을 아주 잘 해서 쭉 수익이 좋았거나, 현금을 들고 있다가 운 좋게 연말에 '줍줍'을 단행한 사람들은 계좌 자체가 큰 플러스 수익이 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12월 말 대비, 1월 말 계좌 상태가 여전히 증가한 상태가 아니라면, 계좌와 포트폴리오 점검을 자리 잡고 제대로 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느꼈겠지만 투자가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울 수 있다. 

먼저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은 1) '도대체 언제 사서 언제 팔아야 할 지', 2) '적정가 밴드를 찾으라는데 그게 어디인지', 3) '기업과 산업을 보는 안목을 키우라고 하는데 어디서 부터 봐야할지'와 같은 것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런 어려움들을 크게 묶어 보면 대부분은 1) 기초부족, 2) 최소한의 학습량 부족에 기인하는 어려움들이다. 그러니까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시장이 어디로 움직일지'와 같이 무언가를 예측해서 딱딱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건 시장 참여자들 모두가 느끼는 어려움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마인드, 멘탈, 철학으로 극복하고 여유 있게 바라 보느냐, 아니면 조급하게 발을 동동구르느냐 하는데서 다시 실력 차이가 날 것이다.

반대로 어쩌면 시장이 쉽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1) 남들이 공포에 질려 있을 때 매수를 늘리고, 2) 남들이 환호를 부를 때 매도를 늘리면 된다는 점이다. 시장 참여 경험이 적으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훈련되면 이 보다 쉬운 방법은 없다. 이것만 잘 터득해도 주식시장은 무한대로 현금을 찍어주는 ATM 기계가 될 것이다. 일상을 살다가 시장 분위기가 시끄러울 때만 시장에 참여해도 된다. 매매를 많이 할 필요도 없다.

물론, 이 경우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1) 기업마다, 2) 상황마다 여러가지 판단의 갈래가 생기기는 한다. 그 부분들은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계속 글을 써서 다루어 봐야겠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2015년 1월 1일 목요일

2014년 투자 마감

굉장했던 한해, 그러나 나는...


올해는 정말 개인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굉장한 시장이 열렸던 한해였습니다. 10루타를 때린 종목이 제가 알기로 두개나 나왔습니다. 중국원양자원은 한두달만에 10배가 오르고, 컴투스도 상반기가 끝나기 전에 10루타를 때렸습니다. 그 외에 5배 이상 오른 종목이 손가락으로 세기에도 모자랄 정도로 많은 한해였고, 100% 이상 오른 종목은 그야말로 속출한 해였습니다.

몇몇 종목에 집중투자하여 팔자를 고친 분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제가 구독하는 훌륭한 가치투자자분들의 블로그와 카페글로도 속속 올해 수익률 정산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100%, 200% 수익은 우습게 올리신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올해 시장의 위력을 느끼고 있으며 더불어 가치투자자분들의 실력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한해 높은 수익을 올리신 분들이 아주 많이 부럽습니다.

모두가 그야말로 '파티'를 벌이고 있는데 새가슴인 저는 올해도 파티에서 소외됐습니다. 중국원양자원이나 컴투스를 보유하지도 못했고, 선데이토즈나 유니테스트, 아이에스동서와 같은 종목도 제 포트에 편입되지 못했습니다. 요우커를 상대로한 화장품주나 카지노주도 소유하지 못했었네요.

저의 부족한 실력 탓이 가장 크겠지만 한편으로는 '잘 모르는 회사, 공부가 덜된 회사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원칙도 지킨 한 해였습니다.(상반기에 부품주 투자만 빼고요. ㅠㅠ 하필 이거 한방이 타격이 컸습니다.) 다른 뛰어난 투자자분들보다 제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알기에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파티에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보다는 욕심내지 않고 오랫동안 꾸준히 간다는 마음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것 입니다. 특히 올해같이 독특했던 시장에 자극을 받아 내년부터 잘 모르는 회사에 투기성 투자를 하게 된다면 반드시 큰 화를 입을 것입니다. 실력이 출중한 다른이의 파티에 흔들리지 않고 2015년도 차분한 마음으로 시장에 참여하겠습니다.

투자는 리스크가 높은 행위이므로 많이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여전히 저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입니다.

수익률 정산


일단 올해 저의 수익률을 먼저 정산하겠습니다. 개인적인 투자 복기나 시장에 대한 복기는 수익률 먼저 정산하고 다시 이야기를 진행하겠습니다.

벤치마크와 포트폴리오의 세후 수익률 현황

올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14.68%입니다. 코스피 지수는 4.76% 마이너스가 났고, 코스닥은 8.6% 상승했습니다.

5년 누적으로는 포트폴리오가 연평균 +17.13%, 누적 +120.44%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연평균 +2.56%, 누적 +13.45% 상승했고 코스닥은 연평균 +1.09%, 누적 +5.57% 상승했습니다.

주식 long-only 가치투자를 지향하지만 제 나름대로는 시장 상황에 관계없는 절대수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벤치마크는 크게 중요하게 생각 안하지만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도 체크를 해보겠습니다.

제 포트폴리오는 올해 코스피 대비 19.52%p의 초과 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지난 5년간 연평균으로는 14.57%p, 누적 수익률 기준으로는 106.99%p의 초과 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올해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올렸으면 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아 있지만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잃지 않은 투자를 한 것으로 만족합니다.


포트폴리오와 벤치마크의 누적 수익률 추이입니다. 포트폴리오는 2011년에 타격을 심하게 받았고 이듬해에 회복했습니다.

[이미지 경로: %s]

2014년 마지막 날 현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들입니다. 마지막 주에는 삼화페인트, 씨케이에이치 등 몇가지 종목을 완전 청산했네요. 아직 집중투자를 할만한 좋은 기업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내년에는 대대적으로 포트폴리오 개편을 진행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투자 복기 (크나큰 실수)


성공한 투자 경험에서 배우는 것도 많지만 실패한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습니다. 제대로 가슴에 담아 이를 딛고 올라서면 투자 능력이 향상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제대로 실패했던 투자 건을 중심으로 복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다시 실수하지 말자는 차원에서입니다.

이미 아는 것도 안다고 콧방귀끼지 말고 계속 되물어보라


연초에 들었던 강방천 회장님 강연 중 '주식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되물어 보라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안다고 콧방귀끼지만 행동은 아는대로 되지 않고, 그러면 그것은 온전히 아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머리로는 잘 아는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해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여지 없이 저지른 한해였습니다.

아는 것들을 안다고 콧방귀끼지 않고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겠습니다.

한물간 스마트폰 부품주에 집착하다가 화를 입다


2011년 하반기부터 스마트폰 부품주들이 큰 시세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를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이익을 늘려나갈거란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도 몇 분기동안은 삼성/애플향 스마트폰 부품주들의 분기실적이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시장에 딱히 살만한 종목도 안 보이는데 스마트폰 부품주는 2014년에도 여전히 좋아보였죠. 부품주들의 주가는 2013년 하반기까지 질주를 했습니다.

백미러에 집착하다가 전방 산업의 흐름을 읽지 못하다


저PER, 고ROE, 저PBR, 낮은 부채비율에 높은 성장성, 그리고 우량한 현금흐름과 재무구조. 올 상반기에 발견한 모바일 부품주들의 백미러(지나간 재무제표와 투자지표)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비극은 백미러의 아름다움에 반해 주식을 덜컥 매수하기 시작하면서 생겼습니다. 사실 제가 부품주 주식을 매입할때는 이미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판매량이 폭발적 성장성을 끝낸뒤 였습니다. 당연히 시장이 스마트폰 부품주에 거는 기대도 줄어들었고 주가도 붕괴되기 시작했습니다.

주식은 미래를 다루는 일인데 산업의 업황과 미래를 전혀 감안하지 않은채 과거만 보고 투자를 집행한 아마추어적인 실수였습니다. 운전을 하는 것 처럼 앞도 보고 백미러도 봐야하는데 백미러만 보고 달리다가 앞에 절벽이 있는 줄 모르고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집중투자를 하다가 피를 보다, 익스포저 관리의 중요성 다시 절감


소위 말하는 슈퍼개미들이 집중투자를 통해서 빠른 시간에 계좌를 불려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저도 집중투자를 해보려고 했습니다. 당시 제가 백미러의 아름다움에 속았던 비에이치와 솔루에타에 가능한 거의 모든 비중의 자금을 투입하였습니다. 초 집중투자였습니다. 절벽을 향해 시속 300km로 달렸던 것이죠.

제가 거의 모든 비중을 실었을 때 주가는 최고 정점이었습니다. 2014년 봄들어 이들 주가는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좌가 퍼렇게 멍들고 나서야 스마트폰 전방 업황이 좋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공부를 덜 한 상태에서 집중 투자를 한 것에 대한 벌이었습니다. 호구가 된 것이죠.

그리고 대가들이 늘 강조하시던 익스포저 관리에 대해 다시한번 상기했습니다. 아무리 종목에 자신이 있어도 한 종목에 50%이상의 비중을 싣는건 위험하고, 포트폴리오 이론상 5개 종목이 리스크를 가장 크게 분산시키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최적의 포트폴리오 개수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니 투자자는 한 종목에 20% 이상의 비중을 가져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우에는 한 종목의 익스포저를 30%이상 안 가져가려고 노력을 합니다. 올해 초에는 그 원칙을 완전히 무시하고 비에이치와 솔루에타에 몰빵에 가까운 투자를 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업황 상황을 깨닫고 뒤늦은 손절매를 하였는데 이미 큰 타격을 받은 뒤였습니다.

올해 한번의 실수로 시장에서 퇴출될뻔한 위기를 겪었지만 철저한 분석을 통한 넥슨지티의 집중투자를 통해서 큰 수익을 올리며 계좌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익스포저 관리를 철저히 하는게 우선입니다. 위험한 투자는 하지 않아야 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투자를 하다보면 집중 투자를 해야할 일이 생길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때는 반드시 기업에 대해 더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가슴에 되새깁니다.

시장 복기 (변화의 물결)


올해 시장은 독특한 점이 많았습니다. 유독 대형주의 변동성이 컸습니다. 그리고 대형주는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반도체를 제외한 조선, 화학, 철강 등 우리나라를 먹여살렸던 대부분의 수출 대기업들이 힘들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ELS와 롱숏 펀드 덕분에(?) 대형주의 변동성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 체제에서 중소/강소 기업체제로 바뀌는 구조적인 변화의 시작인지 일시적인 현상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또 독특했던 점은 전통적으로 가치투자자들이 좋아할 만한 '싸다'싶은 회사의 주가 상승은 지지부진했고, PBR 5배, 10배가 넘는 회사들, PER 30배가 넘는 비싼 회사들이 끝을 모르고 더욱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한해였습니다. 국가 경제가 저성장의 늪으로 빠지다 보니 성장에 목마른 자금들이 현재는 못났어도 앞으로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로 몰리면서 비싼 주식이 더 비싸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던 것 같습니다.

몇년전만 해도 ROE가 높으면서 꾸준한 성장도 하고 있고 그 와중에 PER과 PBR이 모두 낮은 주식이 종종 있었습니다. 훌륭한 투자 대상이었죠. 그러나 요즘에는 PER과 PBR이 모두 낮은 주식을 찾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간혹 두 멀티플이 모두 낮다면 기업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이제는 PER이 낮으면 PBR이 높거나, PBR이 낮으면 PER이 높거나 하는 식으로 두 지표가 엇박자를 내는 종목이 많아졌습니다. 회사를 볼 때 성장이나 이익에 집중할지 자산가치에 집중할지에 따라서 두 지표 중 하나를 집중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음. 올해는 경기순환주와 굴뚝주들이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거시적으로 우리나라의 사회나 경제는 일본의 뒤를 따라간다는 측면이 강합니다. 일본을 보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도 투자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014년과 마찬가지로 중후장대 산업보다는 경박단소 산업에서 여전히 기회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상반기부터 상하한가 제도가 현행 15%제한에서 30%제한으로 바뀌는데 이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잘 판단하여 투자해야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 기록을 남기는 것이지만 불특정 다수 여러분들이 보시는 공간이기도 하므로 존댓말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방문 해주시는 분들 모두 2015년에도 큰 수익 얻으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5년 1월 1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