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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2일 일요일

아톤, 우주소년 아톰이 될 것인가? 동네 아저씨 팔에 붙은 알통이 될 것인가?

투자 아이디어와 종목에 대한 접근 계기


물리적 장치가 필요없는 OTP 인증?


거액을 송금할 때 우리는 OTP 등 외부의 물리적 장치를 사용합니다. 아시다시피 OTP는 임시 난수를 생성합니다. 이 난수는 일정시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따라서 물리적 OTP는 사실상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금융 보안매체입니다.

아톤은 이 물리적 OTP를 없애버렸습니다. 4자리의 비밀번호 또는 6자리의 핀번호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OTP 인증이 진행됩니다. 이것은 스마트폰 안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모두 처리됩니다. 복잡하고 귀찮은 인증 절차를 줄여주는 획기적인 방식입니다. 편리하긴 한데 이 과정에서 보안상 문제는 없는가? 그런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PASS ?


어느 날 우연히 신문기사 하나를 보았습니다. 'PASS의 가입자가 3,0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요지의 기사였습니다. 처음에는 '처음보는 서비스인데 저렇게 쓰는 사람이 많아? 뭐길래?' 싶어서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PASS(이하 '패스')에 대해서 찾던 중 무릎을 탁 쳤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종종 보던 서비스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물론 제 스마트폰에도 패스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본인인증을 하면서 이 앱의 설치를 요구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설치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지금도 패스를 통해서 간편하게 본인인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호라'싶은 호기심에 동 종목에 접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공부한 내용을 간략하게 블로그에 공유합니다.

주요 매출원과 서비스


동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카테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핀테크 보안 솔루션, 2) 핀테크 플랫폼, 3) 스마트 금융, 4) 티머니 솔루션 등 4개입니다. 회사 측 IR자료와 홈페이지를 토대로 기술한 것입니다.

핀테크 보안 솔루션


회사가 가지고 있는 주요 보안 기술과 상품입니다. 아톤의 서비스들은 이 기술을 토대로 돌아갑니다.

  • mSafeBox : 별도의 하드웨어 장치가 필요 없음. 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마다 화이트박스 암호화 솔루션 적용.
  • mOTP : 별도의 OTP기기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됨. 스마트폰 내에서 1회용 OTP 번호를 생성. 하루 5천 만원 ~ 5억 원의 이체가 가능. 참고로 기존의 보안매체는 하루 1천 만원에서 ~ 5억원이 이체가능.
  • mPKI :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사설 인증서. 인증은 핀번호와 지문만으로 간단하게 사용. 갱신기간은 3년. 주로 금융사에서 사용. 주요 고객은 KB국민은행, 기업은행, K뱅크 등. 
  • U-OTP : 1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회사의 중요문서, 게임계정 내 비싼 아이템들을 지키기 위해서 사용. 주요 고객은 NHN엔터, 넥슨, 웹젠, 엠게임, 한빛소프트와 같은 게임 회사들.

핀테크 플랫폼


보유한 기술을 토대로 서비스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PASS 서비스의 성장세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PASS : 통신 3사 끼고 들어가는 휴대폰 인증 서비스. 주요 기능은 1) 본인확인 서비스, 1-1) 모바일 결제 등을 위한 모바일 간편 본인 확인, 1-2) QR코드 출입증, 1-3) 인증서 및 인증 이력 제공,  2)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3) 내 자산관리, 4) 보험관리, 5) 신용등급 관리, 6) 국내외 펀드 및 투자 정보 제공.
  • NH스마트뱅킹 : NH농협 고객용 모바일 뱅킹. (1,550만 명)
  • 올원뱅크 : NH농협 고객용 간편 모바일 뱅킹. (370만 명)
  • 더캠프 : 국군 장병, 지인, 가족 커뮤니티. (145만 명)

PASS는 종합 핀테크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PASS를 통해서 펀드와 같은 금융 상품을 가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통신사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때, 아톤의 인증을 거치면 통신사나 금융사와 수익을 쉐어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톤은 핀테크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 로보어드바이저 사업과 중고차 매매 서비스도 인수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금융(SI)


스마트 금융 부문은 SI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SI는 우리말로 시스템 통합입니다. 말이 어렵습니다. 쉽게 설명 드리면 고객에게서 수주를 따서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 같은 서비스를 구축해 주는 수주 사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동사가 지금까지 수주한 분야는 모바일 뱅킹, 보안/인증, 스마트월렛/결제, 오픈API, 증권, 채널관리입니다. 이 중 주요 서비스 몇개만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KB금융에서 선 보인 서비스들이 눈에 띕니다.

KB스타샷은 카메라 촬영만으로 공과급 납부, 통장 및 OTP 신청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동사는 '국내 최초 카메라 기반 뱅킹 서비스'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를 통해서 은행 창구 업무의 많은 부분을 줄였다고 합니다.

리브똑똑은 대화형 뱅킹 서비스입니다. 메신저처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채팅을 통해서 계좌 조회, 송금, 펀드 가입, 펀드 입금 등의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채팅 시스템은 OK저축은행의 온라인 상담 채널에서도 사용되었습니다.

국민은행의 핵심 모바일 서비스인 KB스타뱅킹 앱은 동사가 기획 및 구축하였습니다. 2010년에 서비스를 구축하여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동사의 전문 분야인 보안/인증 부문입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것이 TAM 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입니다. SKT, Trustonic사와 협력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당시에는 아시아 최초의 TAM 애플리케이션이었습니다. 트러스트오닉사와 TAM, 트러스트존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동사를 분석할 때 핵심 키워드입니다.

2015년 동사는 FIDO 인증을 받았습니다. 아주 쉽게 설명드리면 생체인증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BC카드 앱에서는 HCE, eSE 등의 기술을 이용한 전자지갑을 선보였습니다.  스마트워치에는 BC Pay를 적용해서 NFC 결제 시스템도 구축하였습니다. 이것이 2015년 프로젝트였습니다.

하나은행 모바일 OTP 서비스에 동사의 핵심기술인 트러스트존을 이용한 기술을 적용하였습니다. 온라인에서 쇼핑할 때 많이 쓰는 LG U+ 개인 인증 서비스에서도 동사의 기술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0년부터 현재까지 현대증권의 MTS인 SmartM을 구축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티머니 솔루션


티머니는 한국스마트카드의 솔루션입니다. 티머니는 국내 교통카드 시장의 50%~55% 정도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아톤은 티머니의 결제 솔루션을 독점 공급하고 있습니다.

트러스트존을 활용하는 서비스는 해외 진출이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기술하겠습니다. 그래서 동사의 매출은 대부분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만, 티머니의 경우에는 해외에서도 소액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미 콜롬비아의 수도인 보고타에서 사업을 진행중입니다. 티머니가 해외 진출 국가의 개수를 늘리면 동사의 티머니 해외 매출도 따라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자료 : 아톤, 송종식

소프트웨어 서비스 사업을 해보신 분들은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궁극적으로는 네이버,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 구축으로 자리 잡기를 꿈꿉니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니다. 적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무한대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생기업이 그런 위치를 차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많은 서비스 기업들이 SI 소위, 남들에게 홈페이지 제작 같은 것을 수주 받는 사업을 동시에 진행합니다. 일단은 그게 확실히 현금을 만드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람과 시간을 갈아넣는 사업입니다. 영속성도 없습니다.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SI 사업


2017년 부터 동사의 사업 부문멸 매출을 확인해 보면 비슷한 모습이 발견됩니다. 동사 역시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나 추정합니다. 2017년에는 총 매출 238억 원 중에서 110억 원이 스마트 금융 즉, SI 부문에서 발생했습니다. 전사 매출의 46%에 달하는 주요 사업 부문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9년에는 11%의 비중으로 쪼그라 듭니다.

회사는 전략적으로 핀테크 플랫폼과 보안 부문의 사업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SI 부문의 비중을 줄여가고 있습니다.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핀테크 보안 솔루션도 수주 기반 사업이긴 합니다. 그러나 SI와는 결이 좀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례로 mOTP 같은 경우, 이용자 당 수수료를 은행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받는 BM을 갖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교체하면 수수료를 추가적으로 지불받습니다.

어쨌든, 기술이나 솔루션만 공급하고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거나, 플랫폼 비진니스는 키워나가는 방향이 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반기 코로나19 영향


1분기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였습니다. YoY 실적은 PASS를 필두로 한 핀테크 플랫폼만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부문은 모두 역성장하였습니다. PASS만 코로나 수혜 부문이고 나머지는 코로나 피해 부문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고객사와 밀접 접촉하는 수주 사업들이나 티머니와 같은 대중교통향 서비스들은 코로나의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자료 : 아톤, 송종식

보안 기술 쪽은 부지런히 수주를 따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PASS를 앞세운 플랫폼 부문의 덩치가 더 커져야 사업이 안정화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패스의 가입자가 3,500만 명을 넘었지만 매출이나 이익은 매우 박합니다. PASS 플랫폼의 수익화를 고민해야 하는 단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메가트렌드


요즘 시장에 '시대정신'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에 걸맞는 시대정신은 늘 존재했습니다. 다만 최근 몇년간은 이 단어가 주식시장에서 특히 잘 오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3~4년 간 장세가 고성장 기업, 특히 시대 상황에 걸맞는 기업만 끝없이 우상향하는 장세이다 보니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런 장세가 어디까지 진행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 장세도 언젠간 끝나겠지요. 그러나 현재는 모두 파티중입니다.

출처 : 아톤 IR 보고서, Pitchbook,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굳이 코로나가 아니어도 세상은 어차피 언택트화 되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부분에서 변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금융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은행과 증권사의 지점 점포수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듯 합니다.

따라서, 지점 감소의 반대급부로 스마트폰을 통한 금융 업무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래전 지점 업무를 이제는 각자의 손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처리합니다. 그런 활동의 기저에는 보안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작용합니다. 보안이 뚫리면 이 시스템이 붕괴됩니다. 모바일 금융 활동과 인증활동 중 발생하는 보안의 밑바닥은 동사와 같은 회사들이 철두철미하게 지킵니다.

따라서, 동사의 사업모델은 시대정신과 부합합니다. 전방도 꾸준히 성장중입니다. 모든 것이 우호적입니다.회사가 하기 나름입니다.

PASS(패스)


스마트폰 인증 서비스입니다. 지문, 홍채, PIN번호로 간단하게 본인 인증을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금융서비스나 결제 서비스를 이용 하면서 아래와 같은 화면을 가진 앱을 보신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PASS 문자 인증 서비스 <자료 : 아톤>
PASSS 인증서 서비스 <자료 : 아톤>

신기하게도 패스는 전화번호 인증 부분에서 통신 3사 모두와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그리고 패스 인증서는 여러 금융 기관의 금융 업무, 웹사이트의 로그인, 공공기관 발급 문서 증빙 및 통지, 등기 서비스 등 전방위적인 범위로 사업 부문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패스에 쌓여가는 개인 정보 데이터는 그 자체로 시간이 갈수록 막강한 비지니스 전개를 위한 장작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인인증서 대체 수단으로 부상


전자서명법이 통과되면서 공인인증서는 올해 12월 10일부로 폐지가 됩니다. 이제 사설 공인인증 업체들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릴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톤은 공인인증서 폐지로 수혜를 입는 회사 중 하나입니다. 특히, PASS가 공인인증서 물량의 상당 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투자자들은 관심이 많습니다. 앞으로 이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입니다. 다만, 동사는 그동안 쌓아 온 업력, 파트너,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많은 수혜를 입지 않을까 판단합니다.

그나마 제가 조금 위협적으로 보는 분야는 블록체인 기반 인증서비스 DID입니다.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이 힘을 합해서 인증 서비스 구축에 나섰습니다. '카카오페이'의 인증 서비스와 범은행권 '뱅크사인(BankSigN)'이 블록체인을 적용한 사설 인증서를 사용합니다. 라온시큐어는 옴니원이라는 DID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지난 5월, 라온시큐어는 세종시의 블록체인 기반 자율주행자동차 신뢰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라온시큐어의 옴니원과 LG CNS의 모나체인이 사용됩니다.

인증 분야 무한확대의 가능성


6월부터 패스앱 안에 운전면허증을 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운전면허증을 사진으로 찍어서 갖고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PASS앱 안에 넣은 운전면허증은 공신력이 생깁니다. 신분인증, 운전면허증 갱신 등의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위변조 방지 시스템도 작동합니다.

그리고 다중밀집이용시설 진입 시 발급 받아야 하는 QR코드 인증도 패스를 통해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식으로 패스는 분야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범용 분야의 개인 인증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쏟아지는 악플 (욕 먹으면 긍정 시그널)


아무래도 패스는 B2B 형태로 제휴가 들어가고, B2C 단에서는 강제로 설치가 됩니다. 그러다보니 이용자들의 평가는 상당히 안 좋습니다.

PASS앱을 향한 악플의 향연
<출처 : 네이버 뉴스>

패스 관련 기사에는 위와 같이 악플의 물결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내용이 '설치의 강제성, 이용의 강제성'을 성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흡사 예전에 넥슨, 엔씨소프트가 욕 먹던 부분과 비슷합니다. '과도한 과금을 유도한다'는 것이 사람들의 한결같은 비판 내용이었습니다.

이런식으로 욕을 먹으면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쓰기 싫으면 조용히 안 쓰면 됩니다. 그러나 욕을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쓸 수 밖에 없는 플랫폼이나 서비스는 이미 그 자체로 강력한 해자가 있음을 암시합니다.

트러스트오닉과 트러스트존


동사의 핵심 기술과 비지니스 모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트러스트오닉이라는 회사를 알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료 : 금융보안원

전세계 스마트폰 칩의 97%는 ARM이 설계한 칩입니다. 그리고 ARM은 '트러스트존(Trustzone)'이라는 독특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물론 이 공간은 물리적인 공간이 아닙니다. 소프트웨어적인 무형의 공간입니다.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일반적인 연산은 트러스트존의 Normal World에서 작동합니다. 그리고 보안이 필요한 연산은 Secure World에서 작동합니다.

트러스트존은 과거 취약점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막강한 보안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아톤이 창업이래 한번도 보안사고가 터지지 않았다는 점만 보아도 트러스트 존의 보안 수준이 높은 것을 비전공자도 알 수 있습니다. 트러스트존이 구동되면 트러스트 존에서만 작동하는 별도의 OS가 구동됩니다. 일반 영역과 분리돼 있습니다.

일반적인 앱이라도 이 트러스트존을 활용할 수 있다면 이용자들에게 강력한 보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ARM에서 트러스트존의 사용을 모두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ARM은 트러스트오닉(Trustonic)이라는 자회사를 갖고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트러스트존의 Secure World인 TEE 영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어야합니다. 바꿔 말하면 아톤 역시 트러스트오닉 없이는 TEE 영역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TEE 영역은 안드로이드 6.0 이상의 OS에서는 대부분 잘 지원합니다. 문제는 iOS입니다. iOS에서는 TEE를 일부만 지원합니다. 그래서 WBC(White Box Cryptography)라는 가상의 환경을 구성하여 트러스트존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회사


동사는 플랫폼 사업의 확장, 사업의 다각화를 목적으로 몇개의 연결회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료 : 아톤, 2019년 12월 말 기준>

총 5개의 회사 중 지분율이 50%가 넘어가는 회사는 비즈인포그룹, 케이에프씨, 에이티애널리틱스 3개사입니다. 동사의 연결 매출 중에서 '기타매출'로 잡히는 매출이 이들 회사에서 잡히는 매출입니다.

비즈인포그룹의 대표이사는 김종서 대표의 동생입니다. 이 회사는 중고차 B2B 거래를 위한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비즈인포그룹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딜러들을 위한 카매니저, 매매조합과 단지를 위한 솔루션, 제시매도 법정프로그램입니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PASS와 같은 인증 서비스와 연동할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케이에프씨는 중고차 관련 금융 데이터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김종서 대표가 아톤과 대표직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매매상사의 매입, 재고, 판매, 판매원 통계 등의 데이터 제공, 차량매입 자금 제공, 금융사에 관련 데이터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에이티애널리틱스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자산운용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특히, PASS를 통해서 약 천만 명의 이용자에게 상품 정보와 금융 상품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와 CEO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컴퓨터공학과에서 학사, 전산과에서 석사과정을 밟았습니다. 다우기술에서 엔지니어로 7년 정도 일하다가 1999년에 아톤(구 에이티솔루션즈)을 창업하였습니다. 현재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으로도 역임중입니다.

김종서 대표, 전자신문 2019.08.08

이분을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합니다. 몇가지 인터뷰 자료를 보니 회사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신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사의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과 포부도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이 기사의 느낌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회사와 대표간의 책임 떠 넘기기는 장차 회사에 어려움이 생겼을 경우에 회사나 대표가 취할 태도까지 상상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 건은 양쪽의 상황을 제 3자가 정확하게 알기 힘든데다, 양쪽이 잘 화해를 하고 끝낸 부분이므로 현재는 소멸된 이슈입니다.

자료 : 아톤
위의 표는 2020년 1분기말 주주현황입니다. 희석요인과 자기주식수 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지분율 도표입니다.

김종서 대표가 최대주주로서 26.7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하면 34.57% 수준입니다. 절대로 그러시진 않겠지만 타 상장사들의 관행인 파킹 물량을 숨겨두었다고 소설을 써도 희석요인이 있어서 과반이상의 지분율은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김종서 대표 이외에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없습니다.

보통주 수는 4,088,005주. 자기주식 수는 233,810주. 유통주식 수는 3,854,195주. 희석요인은 RCPS 228,572주. 미행사 스톡옵션이 187,000주. 이 중에서 15만 주는 행사가가 16,000원이고 나머지 37,000주는 행사가가 3,000원입니다.

발행된 보통주와 RCPS, 그리고 미행사 스톡옵션을 모두 합하면 4,088,005 + 228,572 + 187,000 = 4,503,577주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약간의 변동사항이 발생했습니다. 5월 22일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자기주식을 추가로 취득하여 293,810주의 자기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32,000원에도 매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일까요?
<자료 : 아톤>

5월 22일 현재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 수량은 293,810주입니다. 전체 수량의 매입 평단은 5,319원입니다.

실적 요약


동사의 실적 요약 <자료 : 아톤, 송종식>

동사의 단기 밸류에이션은 블로그에 공개하기는 힘들게 되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일정 부분 미래의 꿈을 당겨 온 상태로 생각되고, 고평가 영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펀더멘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에는 부담이 조금 있는 상태로 보입니다.

대신 이 종목은 당분간 센티멘트로 움직이게 될 것 같습니다. 센티는 시대정신에 부합하고, 여러가지 모멘텀도 많아서 주가는 펀더멘털을 무시하고 움직이게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미래를 보는 안목이 있으시고, 센티멘트 플레이를 잘 하시는 분들은 접근해 볼만합니다.

2019년에 113억 순손실이 난 부분은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발생한 차액의 회계적 손실입니다. 물론 일회성입니다. 저 부분을 모디파이하면 2019년의 순이익은 45억 원 수준입니다.

2020년 1분기 실적 역성장과 관련해서는 본 포스팅의 도입부에서 잠깐 다루었습니다.

투자포인트


  • 메가트렌드와 시대정신에 부합
    • 금융권 점포 수 감소
    •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
    • 스마트폰을 통한 뱅킹과 금융 서비스 이용자와 빈도의 증가
  • 공인인증서 폐지
    • 올해 12월 10일 전후로 단기 모멘텀을 받을 가능성이 있음
    • 장기적으로 공인인증서가 사라진 영역을 동사의 서비스들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음
  • 열린 업사이드
    • 앞으로 확보할 클라이언트가 확보한 클라이언트보다 더 많음
    • PASS 플랫폼의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
    • 동사 보안 솔루션의 해외 진출 가능성
    • 매출이 커져도 고정비가 덩달아 커지는 구조는 아니므로 매출이 커질수록 영업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는 가능성
  • 해자(moat)
    • 이미 국내 통신 3사와 제휴하여 오랜기간 협업하고 있음 (Lock-In 효과)
    • 국내 대형 금융사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음
    • 영업력, 비용 절감 측면, 보안 사고 책임 전가 측면, 그리고 기술력의 측면에서 동사는 이미 국내에서 이미 상당한 해자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
  • 중고차 시장의 성장
    • 중고차 관련 솔루션과 데이터를 다루는 동사의 자회사들이 부각될 가능성

투자리스크


  • 트러스트오닉(Trustonic)
    • 원천 기술을 ARM의 자회사인 트러스트오닉이 쥐고 있음
    • 이 회사와 관계가 틀어지면 사업에 지장이 생김
    • 이 회사가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 동사의 존재 자체에 위협이 됨
    • 해외 진출시 이 회사와 부딪힐 가능성은 없을지(?)
  • 꿈을 먹어야 되는 구간
    • 현재의 시가총액이 싸지 않음
    • 숫자로 찍히는 밸류에이션은 휴지통에 버리고 꿈을 먹고 버티어야 되는 구간
    • 상장된지 얼마 안돼서 재무제표를 신뢰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흘러야 할 듯
    • 성장성과 이익률이 생각보다 박함

결론


동사의 BM은 좋습니다. 그러나 당장 숫자나 밸류에이션을 보고 접근할 수 있는 회사는 아닙니다. 미래를 보고, 꿈을 먹고, 센티멘트의 동향을 보고 투자해야 하는 회사로 생각됩니다. 먼 미래에 동사가 몇 베거를 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거나, 시장 센티가 화끈하게 달아 오를 수 있겠다고 믿는 분들에 한해서는 투자할만한 회사라고 생각됩니다. 전통적 가치투자자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정신에 발가락 하나 걸쳐 놓고 싶은 경우에는 발가락 하나 정도 걸쳐놓고 관찰해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2020년 7월 12일
송종식 드림

알림 : 저는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9년 2월 8일 금요일

대한약품, 치킨게임 우려에 대한 팔로업

오랜만에 대한약품을 팔로업합니다. 4분기 실적이 나오면 팔로업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실적이 나오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서 그 사이에 그냥 간략하게 팔로업을 한번 하고 가겠습니다.

대한약품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와 분석글을 비롯해서 꾸준히 팔로업 했던 글들은 이 포스팅의 가장 하단에 링크를 걸어두겠습니다. 대한약품을 처음 공부하시는 분들은 과거의 글들도 참고하시면 좋으실 것 같습니다.

실적도 주가도 숨고르기 중


2018년부터 주가와 분기 실적의 성장세가 숨고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제조 환경 개선과 몇가지 사업외적으로 좋은 이슈들이 겹치면서 동사의 분기 영업이익률이 20%를 넘기도 하는 등 폭발적인 이익 개선세를 보여주었습니다.

우선 분기 실적 성장 추이를 간략하게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대한약품의 분기 실적 성장 추이 요약
클릭하면 커집니다 <출처 : 대한약품, 송종식>

부침없이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 동사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요약 실적 그래프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이 2017년 3분기 부터입니다.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상승하다가 저때 최고점을 찍고 그 이후로는 우상향이 아니라 옆으로 가고 있습니다.

매출 성장세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지만 다만 그전보다는 아주 약간 둔화된 모습입니다. 영업이익률 자체는 꾸준히 양호한 상태이지만 2018년 들어서는 영업이익률의 성장세는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입니다.

매출원가율 변동 추이 <출처 : 대한약품, 송종식>
- 클릭하면 커집니다 -

2017년에는 매출 원가관리가 잘 됐고 매출액은 급격하게 오르면서 매출원가율도 화끈하게 떨어졌습니다. 2017년 3분기에 매출원가율이 최정점을 찍고 이후에 살찍 반등하면서 60%대 초반에서 안정되는 모습입니다.

아마 시장에서는 기초수액제 중심의 동사가 영업이익률을 20% 이상 내는 걸 거의 정점으로 본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도 기초수액제 만드는 회사가 이 정도 영업이익률을 낸다면 장사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현재까지는 3사 과점체제가 굳건해서 이런 영업이익률도 가능했던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업이익률 30%~40% 그 이상은 현실적으로 매우 도달하기 어려운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유형자산 매각과 매입으로 제조공정이 점차적으로 더 효율적으로 변하겠지만 현재 수준의 영업이익률만 꾸준히 내줘도 충분히 매력적인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주가가 주춤한 이유가 실적이 주춤한 것에 더불어서 작년에 있었던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 인수 건도 투심에 조금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3사 과점체제에 변동 생길까?


CJ헬스케어 매각 건은 작년 봄에 있었던 이슈이지만 대한약품의 투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아서 상황을 한번 체크하고 넘어가야 될 것 같습니다.

한국콜마는 종속회사인 씨케이엠 특수목적회사를 통해서 CJ헬스케어의 지분 100%를 인수하였습니다.

한국콜마의 종속회사 씨케이엠의 CJ헬스케어 지분 인수 공시 <출처 : 전자공시>

위의 내용은 CJ헬스케어 지분 100%를 1조 3,000억 정도에 인수하였다는 공시입니다. 2018년 4월 4일에 합병 완료 공시가 떴습니다.

CJ헬스케어의 임원변동 현황 <출처 : 전자공시>

CJ헬스케이어의 임원 변동 현황을 보면 대표이사부터 이사와 감사진까지 한국콜마 출신 분들로 대거 교체된 것도 확인됩니다. 투자 잘하기로 소문난 스틱 부사장님도 보이네요. 한국콜마 혼자서 CJ헬스케어를 인수하기엔 재무적으로 부담이 되었기 때문에 스틱, 미래에셋PEF 등의 재무적 투자자들도 참여하였습니다. 해당 FI소속 인물들이 이사로 등재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한 이유


한국콜마의 지난 3분기 매출비중을 보면 화장품이 66%, 제약이 33.2%입니다. 지난 사드 사태 이후에 쭉 보면 알 수 있듯이 화장품 비지니스는 내외부 요인에 의해서 매출 변동성이 크고 사업이 불안정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매출구성에서 제약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 CJ헬스케어를 인수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한국콜마의 우수한 제조능력과 CJ헬스케어의 R&D역량을 합하면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 섰던 것 같습니다.

한국콜마는 기초수액제 시장에서 치킨게임을 시작할까?


동사(대한약품)의 비지니스 모델과 영업환경은 특별히 나쁜점을 찾기가 힘듭니다. 저도 오래전부터 블로그에서 몇번 언급했지만 그나마 수면 아래에 존재하는 리스크 중 하나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 그리고 '치킨게임 가능성 여부'입니다. 동사의 영업이익률이 20%를 넘어가면서 저는 그런 우려가 섞인 시각을 조금 더 키워왔습니다.

아주 오랜시간 기술력을 쌓아야만 하는 반도체와 다르게 기초수액제는 설비투자를 할 수 있는 업체면 누구나 진입할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해 왔습니다. 물론 초반에 설비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이 커서 작은 업체는 진입하기 힘듭니다. 반면, 큰 회사는 아직 기초수액제의 시장 규모가 작아서 관심을 안 둘 소지기 크고요.

어쨌든 그래서 제가 늘 우려했던 것은 1) 기초수액제 시장이 아직은 작아서 대규모의 자본을 가진 대기업이 이 시장에 들어 올 유인이 없지만, 시장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 커지면 그럴 위험이 커지지 않을까 하는 부분과, 2) 영업마진이 급격하게 개선되고 그 높은 이익률이 오랜기간 지속되면 누군가가 무리해서 이 시장에 들어 올 위험성도 있다하는 점이었습니다.

그 비슷한 일이 작년에 있었습니다. 바로 CMO(위탁생산)의 강자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한 사건입니다. 다만 다행인 점은 제가 오래전부터 우려하던대로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들어와서 기존 3사 과점체제가 붕괴되고 치킨게임이 곧장 시작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CJ제일제당이 CJ헬스케어 매각으로 식품 사업에 집중하고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하는 모습이므로 기존 3사 과점체제는 유지됩니다.

이 일과 관련해서 우려 반, 다행반의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에 한국콜마는 기초수액제에 대한 영업 허가를 받았고 급여등재까지 마쳤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자체 수액을 생산하고 있지는 않지만, CJ헬스케어를 인수했으니 자체 생산을 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2017년에 대규모로 증설한 세종공장은 수액 생산시설도 포함돼 있습니다. 물론, 세종공장은 수액만 생산하는 공장은 아닙니다.

CJ헬스케어가 수액생산을 한국콜마에 일부 위탁 생산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현재로써는 CJ헬스케어에서 생산하던 기초수액 capa + 한국콜마의 생산 가능한 capa가 살짝 우려되는 점은 사실입니다. 마침 동사도 capa를 늘릴태세라서요. 고령 인구의 증가폭이 커서 몇해전 fpcb 섹터와 같은 시장 붕괴는 없겠지만 그래도 부디 치킨게임에 들어가지 않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겁만 먹고 있을 필요는 또 없을 것 같은데, 그 부분 관련해서 몇가지 이유를 들어보겠습니다.

낮아지는 한국콜마의 재무안정성 <출처 : 한국콜마, 송종식>
- IFRS연결, 클릭하면 커집니다 -

CJ헬스케어를 인수한 후, 한국콜마의 재무구조가 불안해진 모습입니다. 2016년에 90%가 안됐던 부채비율이 올해 3분기에는 180%까지 치솟았습니다.

한국콜마의 높아진 이자부담과 실적 훼손 <출처 : 한국콜마, 송종식>
- IFRS 연결 기준, 클릭하면 커집니다 -

한국콜마의 손익계산서도 훼손이 된 모습입니다. 분기당 100억 수준의 이자 비용이 추가됐고, 그 때문에 올 3분기에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지배주주지분 기준으로 -3% 가량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습니다.

대기업 계열사 직원에서 졸지에 중견기업의 계열사 직원이 된 CJ헬스케어의 직원들이 이탈한다면 CJ헬스케어의 연결 실적도 악화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물론 구조조정도 직원분들의 자발적 이탈도 없길 바랍니다만 현실의 모습은 어찌될지 지켜봐야합니다.

CJ헬스케어 지분 100% 인수대금은 총 1조 3,100억. 이 중 계약금 500억이 빠지고 나머지 금액 중 3,600억은 재무적투자자들이 RCPS를 받고 조달, 600억은 한국콜마의 현금성자산을 동원했고, 3,000억은 한국콜마의 자체차입금, 인수금융차입금은 금리 4.74%로 1금융권을 비롯한 외부의 은행들로부터 총 6,000억을 차입하였습니다. 그리고 CJ헬스케어 주식 100% 전량이 담보로 잡혀있습니다.

CJ헬스케어라는 중견규모의 우량한 회사를 인수했지만 한국콜마는 막대한 빚과 함께 1년에 400억에 달하는 이자부담을 지게됐습니다. 금리 상승기에 '작은 것이 큰 것을 먹는다'하는 담대한 도전을 했습니다.

이게, 양날의 검인게, 고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수도 있고, 먹고 체해서 회사가 힘들어 질수도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할 순 없으니 가능한 상황을 다 열어놓고 대비를 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한국콜마 경영진은 고속 성장에 관한한 달인들이고, 대한약품의 경영진은 느리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에 관한 달인들입니다. 어쨌든 기초수액 시장에선 부디 싸우지 말고 지금처럼 과점체제로 가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 인수 후 시너지를 내고, 재무구조도 안정시킨 다음에 기초수액제 시장에서 치킨 게임을 들어가면 대한약품에게는 굉장히 큰 리스크가 됩니다. 반대로, 한국콜마의 기초체력이 약해지는데다 CJ헬스케어까지 다시 뱉어내는 상황이 온다면 대한약품에게는 엄청난 호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 올지는 모르니 면밀히 팔로업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지금 당장은 기초수액제 시장에서 치킨게임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가뜩이나 이자내느라 힘든데, 기초수액제 시장에서 치킨 게임을 벌이기엔 부담이 따릅니다. 그리고 한국콜마 입장에서는 기초수액도 기초수액이지만 CJ헬스케어의 매출기준 판매품목 상위 제품은 수액제가 아닙니다. 수액제 말고도 한국콜마 입장에서는 신경써야 할게 많다는 뜻입니다.

굳이 좋은 캐시카우인 수액제에 치킨게임을 걸면서 제살 깎아먹기씩 경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국콜마의 현금성자산은 1,100억이고, 3분기 순손실 전환. 대한약품은 330억의 현금성 자산과 3분기 순이익 69억, JW중외제약의 현금성자산은 394억, 3분기 순이익은 23억입니다.

한국콜마가 너죽고 나죽고 다 죽자는 식으로 기초수액 시장에서 치킨게임을 시작하면 대한약품이고 뭐고 다 매도하고 일단 도망가는게 맞지만, 앞서 보았듯 기초수액 과점 3사의 펀더멘털이 모두 만만한 회사들이 아니고 치킨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셋다 죽을때까지 싸워야 합니다. 현실에서 과연 그렇게 할 확률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일이 벌어질 조짐이 보이기 전까지는 당장 겁은 먹지 않아도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물론, 한국콜마는 우선 매출 1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콜마의 제약사업 매출이 2,000억. 그리고 인수한 CJ헬스케어에서 매출이 5,200억 가량 나고 있으니 합산하면 7,200억입니다. 나머지 2,800억 정도의 추가 매출을 어디서 얻을지 그 전략에 따라 동사의 밸류에이션은 물론이고 운명도 정해지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리스크를 고려하여 대한약품에서도 이런저런 채비를 잘 하고 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유형자산의 양수와 처분


작년 봄에 기존의 공장과 딱 붙어 있는 토지와 건물을 알티사로부터 340억에 매입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재무제표상 약간의 부담은 생기지만 펀더멘털을 훼손시킬 정도는 아닙니다. 그리고 작년 여름에 곧장 대각선으로 한블럭 떨어진 땅을 122억 원 정도에 처분했습니다.

유형자산의 양수와 처분 <자료 : 다음지도, 송종식>

깊게 보지 않아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기존에 갖고 있던 토지의 2배에 달하는 토지를 확보하였고, 위치도 대한약품의 메인 공장과 더 가까워져서 생산 효율이 훨씬 높아질 것은 자명합니다. 늘어나는 고령인구에 대응할 capa 확장도 무리가 없으리라 판단하고, 당분간 미미하나마 생산 공정 효율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리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창업 3세의 지속적인 지분 매입


창업 3세이신 이승영 부사장님이 소액이지만 꾸준히 지분 매입을 하고 있습니다. 1973년생이시고, 경영수업도 받아오신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분의 꾸준한 지분 매입은 유명하죠. 저희야 밸류에이션에 도달하면 비중을 줄이고, 싸지면 비중을 늘리고 그러지만 회사 오너의 입장은 저희와 다르니까요.

일전에 제 포스팅에서도 몇번 언급드렸지만, 최대주주는 배당을 포기하고 소액주주에게 차등배당을 했던 일, 최대주주 일가의 개인 부동산을 회사에 기부한 일 등 훈훈한 몇가지 일화가 있어서 대한약품을 정말 괜찮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풍에서 자랐다면 3세이신 이승영 부사장님도 좋은 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만고 제 생각입니다.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하든 말든 그 이후에도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모습니다.

VIP자산운용의 지속적인 지분확대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지면 비중을 조금씩 줄이는 모습도 보이고 있지만 길게 보면 VIP자산운용에서도 꾸준히 지분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VIP자산운용은 가장 최근인 1월 4일에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습니다.

VIP자산운용의 지분 변동 현황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최근 지분을 7.83%까지 확대하였습니다. 주가가 조금 떨어진 상황이라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도 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장에 물량이 점점 말라갑니다. 물론, 5% 이상 주주분들이 시장에 주식을 팔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요.

밸류에이션


꾸준한 회사라서 별 의미는 없는 것 같지만 밸류에이션도 살짝 점검하고 갑니다.

한국콜마가 치킨 게임을 하지 않았을 경우의 밸류에이션 추정 <자료 : 송종식>
자료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신중한 검토 후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 클릭하면 커집니다 -

개인적으로 목표가를 48,000원에서 52,000원 정도로 잡고 있다가 이번에 64,000원으로 상향하였습니다. 기존에는 1년 정도 실적을 예측했는데, 대체로 예측한대로 잘 도달했습니다.

아무래도 별 변수 없이 꾸준히 실적을 잘 내는 회사라서 그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욕심을 조금 더 내서 2년치 실적을 추정하여 적정가를 조금 더 상향했습니다.

글을 쓰는 현재 주가는 제가 생각한 적정주가보다는 40% 정도 싼 금액이네요. 분할매수로 조금씩 대응하고 있습니다. 평단가 38,400원에 주식을 매입하면 2020년 예상 배당금 400원을 받으면 시가 배당률이 1%가 조금 넘습니다. 그리고 2019년에도 주식을 보유한다면 예상 배당금 370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으니 배당으로 770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ROE를 15% 이상 유지해주면 PBR은 2배 정도 줘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역사적 PBR밴드 1.6배~2.3배 사이에서, PER밴드 8배~12배에서 움직였습니다.

이 밸류에이션은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고 기업의 영업 상황은 수시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콜마가 치킨게임을 시작하면 이 회사를 손에서 놔야할 수도 있습니다.

기술적 위치


시장의 평가가 어떤 상황인지도 체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주봉 <출처 : 네이버 증권, 송종식>

아마 재작년말에서 작년초까지는 다들 마음속에 품고 있던 적정가 4만원 후반대에서 5만원 초반대에 도달하면서 수익 실현을 한 주주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년 상반기에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 인수로 치킨게임 우려감이 있었고, 작년에 동사의 실적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주가도 1년 내내 박스권에서 왔다갔다 했습니다.

그러다가 3분기 비용증가와 영업이익 감소, 그리고 4분기 실적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조정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일봉 <출처 : 네이버 증권, 송종식>

일봉 상으로는 올해 들어서 주가 하락세가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아마 밸류에이션 매력이 조금씩 부각되면서 저가 매수세력이 들어와서 주가 하락에 제동을 거는 것 같습니다. 작년 11월에 거래가 많았던 날이 있고, 그 물량을 해소하고 다시 45,000원 위로 올라갈지, 아니면 4분기 실적이 잘못나와서 얻어맞고 아래로 한번 더 꺾일지는 지켜보면서 대응해야 할 것 같습니다.

투자포인트

  • 직전 분석과 큰 변동은 없음
  • 고령화 지속되는 중, 꾸준한 ASP 증가 가능성 높음(P, Q 증가)
  • 일정 ROE 수준 유지하며 꾸준한 성장할 가능성
  • 퇴방약에서 제외되는 품목이 많아져서 기초수액 생산을 포기하는 업체가 나오면 역으로 판가인상 여지가 생길 가능성
  • 3사 과점체제 유지 중, 신규 경쟁자 진입 가능성이 아직은 낮음
  • 당장 한국콜마가 치킨게임을 벌일 상황도 안되고 유인도 적다고 판단
  • 한국콜마가 재무위기를 겪을 경우 동사에게 반사이익

리스크

  • 장차 한국콜마의 시장 진입, CAPA 증설과 치킨게임 가능성이 없지는 않음(면밀히 대응)
  • 퇴방약에서 제외되는 품목이 많아지면 마진 맞추기가 힘들어 질 가능성
  • 그동안 너무 높았던 영업이익률 때문에 외적인 변수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
  •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ROE가 꺾이면 멀티플이 깎일 가능성
  • 창업 3세로의 경영권과 지분 증여 작업 남음

2019년 2월 8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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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글을 쓰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년 1월 31일 일요일

실적을 추정할 때 주의할 점

투자 과정의 핵심 중 하나는 그 기업의 미래를 그려보는 것입니다. 그려낸 미래를 토대로 향후 실적을 예측하는 것도 관건입니다. 이 미래 실적 추정치에 따라 투자 결정 여부를 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업의 실적을 추정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 현상을 내다보고 지표를 체크하며 자산의 가격 변동을 추적합니다. 이 과정에서 분석가나 투자자가 가장 많이 빠질 수 있는 오류 몇가지를 짚어보려고 합니다.

연속적인 숫자가 주는 추세의 함정에 빠지지 말기


원자재 시장에서..


2007년부터 2008년 말까지 국제 유가가 폭등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 저유가 뉴스가 연신 뉴스 1면을 도배하듯이 그때는 고유가 관련 뉴스가 연신 언론사들의 머릿기사를 장식하던 때 였습니다. 2007년에 배럴당 60불 정도를 찍고 있던 국제 유가는 계속 치솟아서 2008년 연초에 100불을 돌파하고, 곧장 110불, 120불을 갱신했습니다.

이때, 국내외 경제와 금융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각종 경제 기사들도 다음과 같은 의견과 기사들을 쏟아냈습니다.

  •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로 미국 증시 급락 <2008년 1월 3일 노컷뉴스>
  • 국제유가 일년 새 두배, 200달러 가나? <2008년 5월 7일 머니투데이>
  • "국제유가 300달러 넘을 수도" - <2008.03.12 | 아시아경제 | 다음뉴스>

유가 200불은 물론이고, 300불을 전망하던 전문가들도 있었습니다.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조차 이런 함정에 빠집니다. 이때 조성된 에너지 관련 펀드들은 현재 반에 반토막 이상으로 규모가 줄었고, 어마어마한 손실을 내고 있습니다. 분석가든, 전망가든, 펀드매니저든 모두가 상방만을 외치던 때 였습니다.

추세는 차티스트들만 보는게 아닙니다. 펀더멘털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조차 숫자의 연속성에 매몰돼 이와 같은 실수를 합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1년 이상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이제는 다음과 같은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 모건스탠리 "달러 계속 오르면 유가 20불대로 추락 <2016.01.12 | 뉴스1>
  • 국제유가, 끝 모를 추락..'10달러'대로 가나 <2016.01.13 | 머니투데이>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심지어 10달러 혹은 그 이하로 진입할거라는 시각도 생기고 있습니다. 물론, 그 가격을 잠깐 찍을수는 있지만 생산 주체들의 BEP를 감안해보면 이 같은 현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자연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평온할때는 임계치를 향해 달려가고, 임계치에서 억눌렸던 것들이 폭발하면 폭발 후 다시 정상 상태로 되돌아오게 마련입니다. 현 시점에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30불 하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라기 보다는 임계치 근처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식 시장에서도..


기본적으로 꽤 투자를 하신다는 분들의 위와 같은 실수는 주식 시장에서도 발생합니다. 많은 분석가들이 이와 같은 오류를 저지릅니다.

어떤 회사의 실적 추이 <출처:세종기업데이터>

어떤 회사의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실적 데이터 입니다. 위에서부터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입니다. 2008년에 금융위기 영향인지 살짝 부침이 있기는 하지만 매출과 이익이 모두 꾸준히 우상향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 대한 분석 없이 숫자만 보면 2011년이나 2012년, 그리고 2013년에도 쭉 성장할 것 같은 느낌을 주지 않나요?

아까 그 회사의 실적 추이 <출처:세종기업데이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상승세를 타던 영업이익이 급속히 꺾이기 시작합니다. 매출액은 2013년까지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다가 2014년에 갑자기 반토막 이상이 나버립니다. 순이익은 13년부터 적자네요. 실적을 추정할때 회사의 BM, 영업상활 등을 정밀하게 팔로업하지 않고 단지 숫자의 성장 추세만 가지고 숫자 놀음을 했다면 그 투자자는 2011년에 상투를 잡고 큰 고통에 빠졌을 것입니다.

멜파스의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앞서 살펴 본 회사는 멜파스입니다. 멜파스는 B2B 비지니스를 하고 있었고, 삼성전자 편향적인 매출을 올리는 회사였습니다. 재무제표만 보고 미래 이익을 추정했다면, 삼성전자에게 팽을 당했다는 소문이 시장에 도는 것을 회사에 확인하지도 못하고 주식을 사서 큰 손실을 보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멜파스는 삼성전자향 매출이 대부분이었는데 삼성전자에게 버림을 받으면서 큰 어렴움을 겪게 됩니다.

멜파스를 욕하거나 무시하려고 쓴 글이 아닙니다. 기업의 실적을 예측하고 투자를 하다보면 이런 경우를 숱하게 만납니다.

어떤 회사의 이익이 무난하게 20억, 30억, 40억, 50억 이렇게 발생했다면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내년 실적은 60억, 내 후년은 70억.. 이런식으로 이익을 예측하고 밸류에이션을 합니다. 그러나 내년 실적이 60억이 못 나고 30억이 될수도 있고 갑자기 적자가 될수도 있습니다. 투자 대상에 대한 꾸준한 분석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숫자의 추세만을 따르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만약 내년 실적이 60억이 안나고 꺾이면 주가가 대폭락을 할수도 있습니다. 보통 실적이 찍히기전에 주가가 먼저 방향성을 보이는데 이는 내부자나 기업 탐방을 통한 큰손들의 자금이 미리 움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가치가 주가를 형성하기도 하지만, 주가가 가치의 방향을 정해주기도 한다는 조지소로스의 재귀성 이론은 시장에서 대부분 들어맞습니다.

반대로 실적이 50억, 30억, 10억, 적자 20억 이런 추세로 가는 회사도 잘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회사는 대부분 꿈이 없는 경우라면 이미 주가가 박살이 나 있을거구요. 내년에 갑자기 이익 20억을 내면서 턴 어라운드를 하면서 주가가 폭등을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에 있어서 투자 대상의 과거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과거는 백미러일 뿐입니다. 결국 투자는 미래를 얼마나 잘 내다보느냐의 싸움입니다. 숫자 추세의 함정에 빠지는 일을 분석가는 늘 경계해야 합니다. 추세는 눈 앞에 보이는 현실이기는 하지만 내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스스로 판단을 내려 내일 일어날 일을 맞히기 위한 확률을 높이는게 관건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성공한 큰손 투자자분은 저에게 아예 이런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투자한 기업의 공장이나 본사 옆에 숙소를 구해놓고, 매일 그 회사로 출퇴근하면서 회사가 잘 돌아가는지 감시하면서 투자를 해야할거야."

내 투자 아이디어는 확실하다


대부분의 성공한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아이디어를 믿고 기다리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의 포지션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은 큰 투자 수익을 올리기 위한 필수적인 투자자의 태도임은 맞습니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것 역시 그 믿음입니다.

내 투자아이디어는 '확실'하다는 맹신은 자칫 투자자에게 큰 타격을 주기도 합니다. 금융 시장에서 '확실한 것'은 절대로 없습니다. 투자아이디어에 대한 믿음도 좋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서 아닌 건 확실히 잘라내는 결단력도 필요합니다. 물론 자신에 대한 믿음 없이 우유부단하게 굴어서 엉덩이를 들썩대는 태도도 옳은 것은 아닙니다. 이러면 큰돈을 못 벌죠.

잘라내는 결단력이나 보유하는 믿음.. 어느쪽이 옳은지는 투자아이디어가 발현될때까지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말입니다. 지속적인 팔로업, 믿음과 불신에 대한 예술적인 밸런스 조절이 중요합니다.

설마 그런일이 일어날까?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날까? 싶은 일이 실제로 금융 시장에서는 일어납니다. 좀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코스피 500 포인트가 깨지는 날이 설마 올까?' 또는 반대로 '코스피 1만 포인트가 돌파하는 날이 설마 올까?'와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설마 무너질까?', '설마 그 평판 좋은 그 회사 CEO가 횡령을 할까?' 이런 것들도 마찬가집니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코스피 500포인트가 오지 말란 법도 없으며 국내 굴지의 탄탄한 대기업이 무너지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상상하는, 상상 이상의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금융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설마'를 지우고 늘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여 조심스럽게 시장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뉴욕의 상징 중 하나였던 무역센터 건물도 테러로 사라지는 세상이니까요.

그래서 분석가는 추정을 할 때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워놓고 시장 흐름과 기업의 경영 흐름에 따라 시나리오대로 대응을 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역추세 마인드의 장단점


역추세 마인드를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는 합니다. 시장에 순응하는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투자 대상과 대중의 생각과 반대되는 역추세 마인드를 갖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역추세 마인드의 장점은 남들보다 빨리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 포지션을 잡고 기다릴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가 될지 모른다는 점 입니다. 다만,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한쪽으로 쏠려 있을 때 역추세 마인드를 가지면 정말 커다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일반 개미를 큰 개미로 만들어 주었던 분들의 투자 성과 복기를 해보면, 대부분의 훌륭한 투자 성과는 역추세 마인드 하에서 버블이나 저평가 기회를 잡았던데서 발현되었기 때문입니다.

아.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첨언을 하자면 주가가 이미 차트상 정배열로 상승하고 있고, 여기에 올라탔다면 달리는 말에 올라탄 것 입니다. 그러나 그 회사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비싸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주주들보다 그 주식을 나쁘게 바라보는 시장 참여자가 훨씬 많다면 비록 추세 매매를 하더라도 이 역시 역추세 마인드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2016년 1월 31일
송종식 드림

2014년 12월 27일 토요일

화진, 큰 폭의 주가하락은 위기인가 기회인가?

작년에 B2B 주식으로 엄청 깨진 바 있습니다. 그래서 B2B 주식은 될 수 있으면 손을 안 대려고 마음을 먹었죠. 제 블로그에서도 그렇게 말씀드린적 있구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 '화진'이라고 하는 B2B 회사를 분석하려고 합니다. 일단 정량적으로 여러가지 경영지표와 투자 지표가 너무 아름다워서(?) 입니다. 비지니스 모델도 좋은지 스터디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뭐 하는 회사인가?


동사는 플라스틱, 강철 제품 등의 표면처리 전문 업체 입니다. 어찌보면 큰 역할은 페인트와 비슷할수도 있습니다만 페인트와는 조금 다릅니다. 표면처리에는 도금, 도장, 라미네이팅, 인몰드, 수압전사, IPE, 인써트몰드, 증착 등의 기술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동사는 일부 도금 공정등을 가지고 있지만 주요 매출이 수압전사와 IPE에 특화된 표면처리 업체입니다.

동사의 주요 사업 분야 <출처:화진 투자설명서, 사업보고서>

동사는 특히 자동차향 매출 비중이 높습니다. 그래서 일단 자동차 부품주 카테고리로 분류됩니다. 동사를 한 줄로 표현하자면 '자동차나 가전제품의 표면처리 전문업체'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매해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 ROE도 매해 21~24%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채비율은 60%수준이고 매해 낮아지고 있습니다. 꾸준히 CAPEX가 증가 투입되는 등 몇 가지 흠이 있긴 합니다만 지금까지는 매우 우량한 기업으로 보입니다.

몇번 B2B기업의 백미러만 보고 투자했다가 큰 화를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백미러만 보고 투자를 하기는 겁이납니다. 미래도 내다보고 정성적 분석도 해보고 싶어집니다. 어떻게 자동차 부품주, 하청업체에 불과한 회사의 자기자본 이익률이 이토록 높게 나오는지? 그리고 최근의 급격한 주가 하락은 추가 진입의 기회인지? 아니면 회사에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인지? 여러가지 궁금증을 하나씩 체크해 보겠습니다.

주요 제품 매출 비중


먼저 주요 사업 분야의 매출 비중을 먼저 확인해 보겠습니다.

<출처:화진, 전자공시, 송종식>

회사 매출의 절대적인 부분을 '우드그레인'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많은 매출은 IPE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 회사를 분석할 때는 우드그레을 중심으로 분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IPE의 성장성이 어느 정도가 될지를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드그레인(Wood Grain)


우드그레인이 뭔지부터 간단하게 확인하겠습니다. 일단 아래 사진 먼저 보시겠습니다.

우드 그레인 인테리어 적용 예 <출처:현대차 에쿠스 소개 웹사이트>

우드그레인은 자동차 내부 인테리어용으로 사용됩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그을린 듯한 나무 문양 부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저 부분이 우드그레인입니다.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고급 차량 인테리어에 많이 사용되는 부품입니다. 필름위에 잉크를 풀어 제조하고 이를 플라스틱이나 철 위에 덧붙여 만듭니다.

우드그레인은 장점이 많습니다. 실제 나무를 사용하지 않고도 나무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핸들에 적용한 우드그레인은 손에 땀이 차도 핸들이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진짜 나무보다 튼튼합니다. 또 여러가지 문양과 색상을 적용해 차체와 어울리는 개성있는 인테리어를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품질이 일률적이며 일반 나무를 사용한 것 보다 생산 단가도 싼 것이 장점입니다.

수압전사(Curl-fit)


동사가 우드그레인을 제조할 때 사용하는 기술적 방식을 '수압전사'라고 부릅니다. 동사의 주력 기술입니다. 물 위에 수용성 필름을 액체 상태로 띄워 활성화 시킨 후 피전사물을 전사하여 다양한 무늬를 새기는 기술입니다. 3차원 형태의 대상에도 전사가 가능하며 정밀하게 전사가 가능합니다. 내구도가 뛰어나고 기술적 장벽이 다소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작업 중 대량의 산업 폐기물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부 선진국에서는 공장 건설 자체를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압전사 기술로 표면처리 되는 자동차 인테리어 구석구석 <출처:화진>

자동차 인테리어 입니다. 우드그레인 뿐 아니라 다양한 문양으로 표면처리 제작된 수압전사 제품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동사가 납품중인 자동차 회사에서 많은 자동차를 팔수록 동사 실적도 오른다 볼 수 있습니다.

동사의 수압 전사 기술로 표면처리 되는 전자제품들 <출처:화진>

그리고 수압전사 방식으로 표면처리 하는 방식은 자동차 인테리어 뿐 아니라 가전제품에서도 쓰입니다. 동사 역시 가전제품용 수압전사 제품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잠시후에 다시 확인해 보겠습니다.

수압전사 공정 <출처:화진>

기술 장벽은 높으나 제조 공정은 간단한 편입니다. 위 공정도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4번입니다. 그냥 눈으로 한번만 훑어보면 되지 싶습니다. 핵심 원재료는 필름입니다.

IPE(Ion Plasma Evaporation)


IPE 부문은 동사 총 매출액 중 12%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두번째 주력 매출 부문입니다. 동사는 표면처리 전문업체입니다. IPE도 차세대 표면처리 기술 중 하나입니다. 기존 도금 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전기를 제거하지 못하는데 있습니다.

IPE 공정 <출처:화진>

최근 차량 부품의 대부분은 전자기기입니다. 전자 장치에 들어가는 스위치나 여러가지 부품의 정전기를 제거하지 못하면 전자기기는 오작동하게 됩니다. 작게는 오디오 오작동 문제부터 크게는 차량에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자동차에 전자 장치가 늘어남에 따라 IPE 수요도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솔루에타와 같은 기업들이 제품 내부에서 사용되는 전자파 차폐 필름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동사는 제품 외부에서 정전기를 어느 정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IPE의 또 다른 장점은 친환경 적이라는 점입니다. 보통의 도금 과정에서는  4대 중금속 규제 대상물과 각종 공업 폐수가 발생해 막대한 환경 문제가 발생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정부 규제도 뒤따르구요. IPE는 이런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공법(진공증착)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피해갈 수 있습니다.

매출처


우드그레인은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닛산, 혼다, LG전자에 납품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에는 1차 벤더로 선정돼 최우선 납품되고 있고 혼다는 혼다의 1차 벤더인 니혼프라스트와 가사히공업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니혼프라스트와 가사히공업은 중국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동사 우드그레인 적용 제품 모델 <출처:전자공시>

IPE는 과거 삼성향 휴대폰에 납품된적도 있으니 현재는 자동차 회사로만 납품하고 있습니다. 주요 납품처와 동사 제품이 적용되는 자동차 모델은 다음과 같습니다.

동사 IPE 적용 제품 모델 <출처:전자공시>

현재까지 매출처는 이 정도입니다. 회사의 포부를 보면 중국법인에서 일본 자동차 회사향으로 수출하는 제품 노하우와 명성을 쌓아가면서 차차 세계 여러 자동차 회사의 내장재 시장으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라고 합니다.

경영자, 주주/지배구조 현황


최대주주가 소유경영자입니다. 조만호 대표님이 30.01%의 지분을 들고 있습니다. 특수관계인까지 합하면 50.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 현황 <출처:전자공시>

임원들 지분을 제외하고도 50% 이상의 의결권을 대주주 가족이 가지고 있으므로 경영권을 뺐길일은 없어보입니다. 별 다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5%이상 주주현황 <출처:전자공시>

조한석씨는 조만호 대표의 아들입니다. DIC Corporation이라는 회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 회사의 정식명칭은 '대일본잉크화학공업회사'입니다. 일본계 회사며 다국적 기업니다. 차량 내장재용 잉크, 인쇄 잉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회사이며 2만여명의 임직원을 둔 대기업입니다. 매출 규모는 7조원, 순이익은 2천억원대 기업입니다.

DIC코퍼레이션은 동사와 인연이 깊습니다. 일단 동사는 이 회사에서 수압전사용 잉크를 독점적으로 사옵니다. 그러면서 보시다시피 DIC는 동사에 아예 지분도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동사와 DIC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분야에 합작 투자를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워낙 돈독하기 때문에 이 독점 계약은 당분간도 깨지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추후 어떤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지만요.

경영자


<출처:화진>
"서른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출처 미상의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어느 정도 믿습니다. 얼굴에 불평불만이 가득한 찌그러진 얼굴은 여지 없이 가난한 삶을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탐욕스런 얼굴을 가진 사람은 여지 없이 악한 사람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조만호 대표님을 보면 관상이 참 좋으십니다. 일단 얼굴만 딱 보면 좋은 사람 같은 느낌이 팍팍 오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도 좋은일을 많이 하는 경영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1억원 이상 기부를 하면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됩니다. 조만호 대표님은 영천에서 첫번째로, 그리고 전국에서 85번째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되었습니다. 2011년과 2012년에 매해 1억원씩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했고, 그 외에도 여기저기 기부를 많이하고 선행을 하는 경영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인 돈 10만원도 기부에 인색한 사람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훌륭한 분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인품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것이 없어보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화진을 고수익을 내는 회사로 경영을 잘 해 왔으므로 지금까지는 경영자 리스크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2012년부터 매해 주식을 조금씩 매각해 온 부분이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감안을 하고 지분 변동 공시가 발생하는지 지켜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감안할 점은 조만호 대표님의 작년 연봉이 7억이 넘는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분가치 상승이나 배당금 등으로 소득을 올리셨으면 좋겠는데, 연봉이 저렇게 높으면 주주가치 제고에는 소홀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조만호 대표님은 1947년에 출생하셨으니 이제 곧 일흔이 다 돼 가시네요. 곧 후계자 상속 문제도 나와야 할텐데 지분구조를 보면 아들 조한석씨나 조한진씨에게 경영의 바통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늘 그렇듯 2, 3세 경영은 불안하긴 하지만 아직 조만호 대표님께서 건재하시니 이 부분은 당장은 생각을 안해도 될 문제 같습니다.

계열회사


우선 계열회사는 아니지만 두곳의 타법인에 출자된 자본이 있습니다.

타법인출자 현황 <출처:전자공시, 클릭하면 커집니다>

선벤처파트너스와 픽토소프트라는 지식 산업을 영위하는 회사 두곳에 총 9억 8천만원을 출자한 상태입니다. 선벤처파트너스에는 4억 8천만원을 투자해 지분 10.24%를 취득했고, 픽토소프트에는 5억원을 투자해서 지분 4.58%를 확보했습니다.

픽토소프트의 경우에는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대박을 친 게임이 없어서 아직까지는 적자를 내고 있는 회사입니다만 중박 정도 친 게임 몇개를 출시한 적이 있어서 추후 혹시라도 상장까지 가게 되면 동사의 매도 가능 증권 가치가 높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환상에 불과한 이야기입니다.

타법인에 출자한 자본이 크지 않아서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연결로 잡히는 계열회사 현황입니다.

계열회사 현황 <출처:네이버 증권, 클릭하면 커집니다>

계열회사는 총 다섯개가 있습니다. 계열 회사를 체크하기 전에 확인할 점이 있습니다. 동사의 사업장은 크게 한국과 중국으로 나뉩니다.

한국 공장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 쌍용차, 한국GM, LG전자, 닛산 미국 공장으로 나가는 제품을 생산합니다.

중국 공장에서는 닛산 중국, 닛산 미국, 닛산 멕시코, 혼다 중국 공장 등 주로 일본향 자동차 기업들로 나가는 제품이 많습니다. 중국 법인을 동사에서는 세계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습니다. 고객사 요청으로 멕시코 공장 신설을 고려한바 있으나 아직은 멕시코 공장 신설 계획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올 3분기까지 동사의 개별 매출이 548억원, 연결 매출이 882억원입니다. 따라서 연결회사의 매출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감안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관심 갖고 눈여겨 볼 법인은 화진고신장식재료 (곤산)유한공사입니다. 동사가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고 말한 핵심적인 법인입니다.

현재는 거래 초기인 일본 자동차 회사들에게 일부 혜택을 주는 부분이 있어서 중국 법인이 동사의 연결 opm을 까먹고 있는 상황입니다. 큰 악재가 없는 이상은 일단 매출이 커지고 거래가 장기화 되다보면 수율 향상으로 연결 opm도 점차 개선되리라 생각합니다.

시장


우드그레인 시장


우드그레인 시장은 몇년전까지만 해도 동사와 한국큐빅이 사이좋게 양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부터 동사와 한국큐빅은 점유율 격차를 벌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쯤 따라잡히는가 싶더니 2012년부터 급격하게 격차를 벌렸습니다. 2014년 현재 화진의 우드그레인 내수 시장 점유율은 80%가 넘어가면서 독점쉐어와 캐즘을 모두 넘어섰습니다. 큰 이변이 없는 이상 향후 우드그레인 내수 시장에서 동사에 범접할 회사는 없어보입니다.

화진과 한국큐빅의 우드그레인 내수 점유율, 군소업체는 제외 <출처:화진 사업보고서>

우드그레인 시장은 군소업체의 점유율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동사와 한국 큐빅만 놓고 보면 2013년 기준으로 연간 757억원 규모입니다. 시장 자체가 매우 작은데다 현대기아차 생산량에 따라 미미하게 자연성장 하는 것 외에 국내 시장에서 큰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시장 규모가 작고 성장성이 낮아 신규 업체가 진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이 장점(?ㅠㅠ)입니다.

동사도 이러한 점을 잘 인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드그레인의 해외 자동차 브랜드로의 판매, IPE, 발열 핸들 등 신제품의 개발에 매진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IPE 시장


IPE 내수 시장은 동사가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시장에 소형 업체 두 곳이 신규로 진입을 하였습니다. 회사를 통해 확인해보니 현재 그 회사들의 IPE 시장 점유율은 0.5%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화진의 최근 4개 분기 IPE 매출이 149억원이므로 신규 진입한 업체들의 연매출은 7억 4천만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아직은 구멍가게 수준이고 이 정도 매출이면 적자를 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신규 진입자들의 제품이 LF소나타 쪽으로 일부 넘어간 상태고 추가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화진에서는 신규 진입자들이 최대로 성장을 해도 IPE 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만 IPE 시장에서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봅니다. 내수 독점력이 다소 훼손된다고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드그레인/IPE 분기별 매출 추이 <출처 : 화진, 송종식>

회사 전체를 놓고 보면 우드그레인의 매출 비중이 다소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IPE 매출은 미미하나마 비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내수만 놓고 봤을 때 시장 성장성은 우드그레인 보다는 IPE가 더 높아보입니다. 우드그레인의 경우 매출이 줄어드는데는 일부 라인이 일시적으로 도장 공정으로 바뀐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구적인 추세는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체크 : 전방, 특히 현대기아차의 영향은 얼마나 받나?


현대기아차의 국내 차량 생산대수와 화진의 실적 비교 <출처:화진, 현대기아차 사업보고서>

2013년 3분기 실적을 보시면 우드그레인 내수 매출의 경우에는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량과 지표가 함께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생산하는 건 일본 자동차 업체로 나가는 매출이 많으니 현대기아차 매출과는 연동되지 않습니다.

우드그레인 내수 매출의 경우 현대 기아차와의 상관관계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우드그레인 일부가 일본 업체로 나가는 양이 늘어서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수출로 안 잡히고 내수로 매출이 잡히나보네요(??).

화진과 현대기아차의 주가 상대 수익률 비교 <출처:네이버 증권>

최근 주가 흐름은 현대 기아차와 방향성을 같이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주들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전방이 살아야 후방도 사니까요.

재미있는 것은 대형주인 현대차의 베타가 화진보다 크다는 점 입니다. 올해는 이상하게도 대형주의 변동성이 컸던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대형주가 중소형주보다 위험성이 높았던 한해였습니다. ELS, 롱숏펀드 영향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개별적인 요인으로 현대차의 경우에는 한전부지 고가 매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던 영향도 없지 않았던 것 같고요.

화진의 경우 어느 정도 현대기아차와 주가 방향성을 비슷하게 가져가는 모양새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다만 해외 타업체에 대한 수출 비중을 늘리면서 주가가 종속되는 현상도 점차적으로 해소되리라 전망해 봅니다.

투자포인트 : 공장가동률 증가와 공장 이전 증설


영천 도남공단 내에서 사업을 영위한 동사는 사세 확장으로 인해 근처 공장들을 하나씩 매입해  부족한 capa를 보충해 왔습니다. 문제는 공장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보니 업무 효율 부분에서 loss가 난 부분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커뮤니케이션 비용도 더 들게 되고요.

<지도출처: 다음 지도, 송종식>

도남공단 내 약 31,000m²의 공장부지가 영천첨단부품산업지구내 약 59,400m²로 확장 이전됩니다. 2014년 3분기 현재 영천첨단부품산업지구내 증설 진척률은 약 52% 라고 합니다.

예상 총 투자액 133억원 중 토지 매입에 68억원이 작년에 투입되었고, 공장에 65억원이 투입됩니다. 공장의 경우에는 65억원 투자 예정 금액 중 39억원이 투자된 상태입니다. 현재 증축 속도를 보았을 때 2015년 2분기, 늦어도 3분기에는 증설 이전이 완료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2016년부터는 공장이 완벽하게 가동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2014년 말에는 우선적으로 IPE 공정이 전부 이전되고 IPE capa가 현재보다 2배 증가됩니다.

국내에서 증설 이전을 열심히 하는 동안 중국에서도 증설이 진행중입니다. 상해 곤산에 있는 공장이 현재 증설 이전 중이고 2014년 연말에 완전히 이전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CAPA와 공장 가동률 <출처:화진>

* 2011년 생산 능력 감소는 중국 법인의 공장 가동 시간이 하루 24시간에서 16시간으로 변경되었기 때문

이런 부분을 보았을 때 국내 공장 이전에 들어갈 나머지 26억원이 내년 1, 2 분기에도 capex로 지속적으로 지출되어야 해서 fcf는 당분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증설이 완료 된 이후에는 영업만 잘 해준다면 당분간 실적이 레벨업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투자포인트 : 일본 DIC사와의 탄탄한 관계


DIC(대일본본잉크화학공업주식회사)는 62개국에 230여개 회사를 보유한 일본의 화학/필름 계통 대기업입니다. 인쇄인크, 안료, 전자재료, 필름 분야에서 세계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2012년 매출은 7조 5,000억원 수준입니다.

DIC 로고 <출처:DIC Global 웹사이트>

DIC와 맺고 있는 관계 내용


화진은 이 거대한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2014년 하반기 현재 주요 주주 <출처:전자공시>

DIC는 화진의 지분 11.68%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입니다.

DIC 측 등기임원 1인 <출처:전자공시>

그리고 화진의 임원진에 DIC 측 등기임원이 1인 등재돼 있습니다.

<출처:뉴스토마토>

또한, 화진과 DIC는 공동으로 335억원을 영천에 투자해 대규모 첨단 자동차 부품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이미 공사가 상당부분 진전되었습니다.

DIC와의 관계에서 동사가 얻는 이득


수압전사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특수 필름은 확보가 매우 어려운 상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화진의 경우 DIC에서 수압전사용 필름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필름 수급에 있어서 타 업체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자동차 회사들 향 매출에 DIC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화진이 점차적으로 일본 메이커향 매출을 늘려나가는 것도 DIC의 도움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물론 이 부분은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합니다.

투자 포인트 : 꾸준한 제품 다변화, 고객 다변화


앞서도 몇번 언급드렸지만 우드그레인 내수 시장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힘듭니다.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회사에서는 내수 시장 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드그레인 뿐 아니라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연구와 투자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열심히매출처와 제품을 다변화 중인 화진 <출처:화진 사업보고서, 송종식>

특히 현대차와는 1992년부터 거래를 해왔습니다. 납기일과 품질에 대한 신뢰를 쌓아온 덕분에 현재는 현대기아차의 1차 벤더로 지위가 향상되었습니다.

좋은 점은 현재 닛산과 혼다를 시작으로 일본 자동차 메이커향 매출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 입니다. 삼성전자에는 휴대전화에 한해 IPE가 공급되었고, LG전자에는 TROMM브랜드에 동사 제품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캐파 증설에 더해 거래처를 늘리려는 동사의 노력은 긍정적이라 판단됩니다.

투자 포인트 : 업의 진입 장벽


우드그레인과 IPE는 기술 장벽이 있어서 신규 경쟁자 출현이 어렵습니다. IPE 쪽 신규 경쟁자가 출현한 상태이나 이 부분도 잠깐 언급드렸 듯 아직은 소규모 구멍가게 수준이라고 합니다.

우드그레인의 경우 초기 제품 불량률이 15%에 달했다고 합니다. 불량률 15%도 당시 업계에서는 낮은 편에 들어갔을 정도로 제조 난이도가 지옥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동사가 다년간 쌓아온 기술력 덕분에 불량률이 5%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덕분에 동사의 opm이 장기적으로 개선됐습니다.

또한, 우드그레인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크롬 물질이 심각한 수질 오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국내 허가는 거의 불가능 하다고 합니다. 일본차 메이커가 동사의 제품을 쓰는 이유도 일본에서 우드그레인 공장 허가를 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끝으로 시장 자체가 작아서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이 진입할 유인이 없습니다. 반면 작은 시장이기는 하나 동사가 독점하고 있는 독점 쉐어입니다. 동사 입장에서는 먹을 게 있는 시장입니다. 더구나 동사는 자본을 축적하고 있고 capa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동사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리스크 : 양극화 된 자동차 내수 시장


소득과 소비 양극화 문제가 부각된 건 하루 이틀 전 문제는 아닙니다. 자동차 소비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하게 진행중입니다. 이게 왜 동사에게 리스크가 되는지는 뒤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관련 지표 먼저 보고 넘어가겠습니다.

불황으로 인한 포터와 봉고차 판매의 증가가 <출처:비지니스 워치>

불황으로 인해서 포터와 봉고를 비롯한 생계용 차량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자영업 전선으로 내몰리면서 벌어지는 현상 같아 보입니다. 포터 봉고 판매량 증가에 더불어 소형차 판매량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커져가는 수입차(독일) 시장 <출처:IBK투자증권>

이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의 수입차 선호 현상으로 수입차 시장은 확실히 커지는 추세입니다. 특히 독일차의 선전이 매섭습니다. 독일차 내수 점유율의 상승은 곧바로 같은 배기량 현대/기아차 모델의 내수 점유율 하락을 의미합니다. 위의 그래프를 보시면 2014년 1월에는 수입차의 내수 판매량 점유율이 14%,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64%대로 곤두박질 친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추세적 현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드그레인은 일정 정도 고급 차량에 들어갑니다. 소형차나 포터에는 우드그레인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현대차의 포터가 아무리 많이 팔려봤자 동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다.

반면에 현대기아차가 중형 세단 이상의 고급차 시장을 수입차 시장에 빼앗기고 있고 이것이 추세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동사 미래 실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어디를 찍고 주춤할지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리스크 : 현대기아차 생산 기지의 한반도 탈출


숙련도와는 별개로 인건비 매력이 사라진 한국입니다. 반면에 '현대'타이틀을 달고 있는 기업들의 노조는 힘이 쎕니다. 현대차 노동자들의 봉급 수준은 이미 평범한 한국인 봉급쟁이들의 월급 수준을 훌쩍 뛰어 넘은지 오래입니다. 노조의 요구도 갈수록 들어주기 힘든 것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JP모건에서도 현대차를 두고 '한국의 과도한 정규직 보호 정책은 장기적으로 한국의 경쟁력을 갉아 먹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출처 : 한국경제신문

이렇게 되면 자본은 덜 골치 아프고,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도 현대차의 투하자본은 국내보다 해외쪽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유럽, 미국의 앨러바마쪽 투자자금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미 capa 자체도 2012년에 해외 capa가 국내 capa를 넘어섰습니다.

물론 현대차가 국내 공장을 완전히 철수하기는 당분간 무리입니다. 국내 생산 시설의 전체 폐쇄나 이전은 현실적으로 거의 일어나기 힘든 일입니다. 다만 현대차가 국내 생산 시설에 추가적으로 투자를 할지, 생산 시설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갈지에 따라 동사의 이익도 출렁거릴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화진의 경영자분들도 똑똑한 분들이기 때문에 현대차가 해외로 이전한다면 동사 공장도 현대기아차를 따라서 나가면 되기는 할겁니다. 하지만 그 경우 동사가 인식해야 할 일시적 비용과 손실은 꽤 크겠죠.

리스크 : 환율 변동


동사는 일본 회사들과 거래가 많기 때문에 엔/원 환율의 영향을 받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조사를 해보니 달러/원 환율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었습니다.

환율 추이와 동사의 이익률 추이 <출처:화진 사업보고서>

엔/원 환율이 10% 상승하면 동사의 IFRS연결 기준 EBIT는 4,200만원이 감소합니다. 반면에 달러/원 환율이 10% 상승하면 동사의 IFRS연결 기준 EBIT는 4억 2천만원이 감소합니다.

엔이나 유로화 변동성이 동사에 미치는 영향 보다는 달러화 변동성이 동사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달러/원 환율이 오르고 있는 지금 동사 이익이 어느 정도는 나쁜 영향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야겠습니다.

리스크 : 소비자 취향의 돌변


고급차를 타는 사람들이 인테리어에 우드그레인을 선호하지 않는 경우의 리스크입니다. '우드그레인은 노땅티 나서 싫다'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동사에는 부정적이겠죠.

이건 회사의 존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입니다. 그렇지만 당장 소비자 취향이 돌변할 일 확률은 매우 낮긴 합니다. 그래도 리스크는 리스크이니 만큼 소비자 취향을 면밀히 추적하는 것도 중요한 팔로업 과정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분기별 요약 실적


실적을 체크하지 않을 수 없죠. 간단한 실적 요약 정보를 확인하겠습니다.

주요 실적 요약 <출처:화진, 송종식>

* 2009~2010 : GAAP개별, 2011~ : IFRS 연결

매출은 어쨌든 상승을 하고 있습니다만 올해 들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전방산업의 어려움이 동사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까지 동사 실적은 현대기아차의 생산실적에 많이 연동되고 있으므로 내년 현대기아차 가이던스를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회사와 통화한 내용을 토대로 올해 ROE를 추정하니 갑자기 ROE 추세가 꺾이네요. 부채를 많이 줄여서 그런건가 싶어서 확인해봤는데 2014년 3분기 현재 부채비율은 여전히 60% 중반대입니다. 부채를 줄인 것이 아니라 이익률 자체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여 이익지표를 따로 뽑아보았습니다.

분기별 이익 추이 <출처:화진, 송종식>

* 2013년 3분기 까지는 IFRS개별, 2013년 4분기 부터는 IFRS 연결 기준
* 2013년 4분기 np가 op보다 높게 나온 것은 일시적 잡이익 때문

아니나 다를까. 분기별 opm이 슬금슬금 떨어지고 있습니다. 사측에서는 우드그레인 공정 일부가 도장으로 바뀐데다, 연결로 잡히는 중국 법인의 박한 이익률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이 추세적으로 회사에 타격을 줄 지 중국 법인의 opm 개선으로 이익률 회복이 가능한지는 내년에도 지켜 볼 생각입니다.

현금흐름표 요약 <출처 : 네이버 증권, 클릭하면 커집니다>

영업활동을통해 창출하는 현금흐름 자체도 훌륭하고 전체적으로 현금흐름이 우량하고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ocf에 육박하는 capex가 수반되는게 조금 마음에 걸립니다. capex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게 외형이 계속 성장하고 그에 따라 증설이 필요해서 성장하는 기업에는 별 수 없이 들어가야 하는 비용이긴 합니다만 언젠가는 capex를 적게 투입하고도 fcf가 차고 넘치는 그런 회사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아직은 한참 성장해야 하는 회사이니 그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회사 측과 통화 내용 (2014년 11월 통화)


+ 요즘 통화나 탐방 많이들 오시는지?
= 11월 부터 기관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

+ 전통적으로 4분기 매출이 높은 이유는?
= 전방 자동차 회사들이 추석 전후로 파업이 많아 3분기에 생산 물량이 적다. 4분기에는 연초 계획한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3분기 부족분까지 몰기 때문에 생산량은 항상 4분기의 자동차 생산량은 많다. 화진도 전방 회사들의 생산량에 따라 4분기 매출이 항상 늘어난다.

+ 전통적으로 4분기 매출원가율이 급증하는 이유는?
= 직원들에게 나가는 상여금과 보너스 등의 영향 때문에 그렇다.

+ 올해 4분기 매출은 예년 수준 혹은 그 이상 달성 가능한가?
= 매출은 예년 수준 정도로 가능할 것 같은데, 이익률은 작년에 못 미칠 것 같다.

+ IPE쪽 신규 경쟁자가 생겼다고 하는데 관련 정보는?
= 신규 IPE업체들의 물량 부담은 0.5% 수준으로 아직은 없는 수준이다. 신규 업체들의 CAPA나 기술적 측면으로 볼 때 이들이 시장을 최대한 차지해도 10% 수준으로 본다. 현재 LF소나타 쪽 IPE 물량 일부가 신규 업체들에게 넘어간 상태고 테스트 상태다.

+ 우드그레인 국내 시장은 독점 쉐어인데 한국큐빅 반격으로 독점 쉐어가 깨질 가능성은 없나?
= 국내 우드그레인 시장 70% 이상 점유율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본다.

+ 내년 가이던스는?
= 아직 없다. 전방 자동차 회사들의 사업 계획을 참고해야 하므로 12월 중순 쯤 가이던스를 줄 수 있다.

+ 발열핸들의 매출 기여는 언제부터 가능한가?
= 당사에서는 제품 개발과 테스트까지 이미 완료된 상태다. 클라이언트 주문만 있으면 제품은 언제든 판매될 수 있는 스탠바이 상태고, 현재는 쌍용차와 접촉중이다.

+ 유무상 증자 계획은?
= 없다.

+ 현금흐름표상 CAPEX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 중국 공장은 다 지었다. 현재 국내 공장 증설 중이다. IPE capa를 두배 확장중이다.

+ 내년 매출 전망은? 매출 성장은 얼마나 가능할까?
= 매출 성장은 소폭 가능할 것 같은데 이익률은 올해보다 조금 낫거나 올해 수준일 것 같다. 이익률이 3년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은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다. 내년 이익률은 13%는 힘들다.

+ 이익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 현대기아차 CR때문은 아니다. 닛산과 혼다쪽 초기 계약을 하면서 우리가 비용을 후하게 쳐 준 부분, 우드그레인 파트 일부가 도장으로 바뀐 부분, 중국 공장의 낮은 이익률 등 여러가지 복합적 문제 때문이다.

+ 수출이 늘어나는데?
= 화진에서 단독으로 수출하는 금액은 없다. 납품처를 통해서 해외를 나가는 방식이다.

+ 혼다쪽 매출은 발생중인가?
= 혼다쪽은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닛산과 혼다로 나간다. 작년에 미니밴 1개 차종에서 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닛산향 매출은 작년에 383억원이었다.

+ 배당은 얼마나 가능한가?
= 예년 수준으로 가능하다.

밸류에이션


이와 같은 조사 내용을 토대로 밸류에이션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고 밸류에이션은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다양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의 이익은 신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 밸류에이션을 토대로 투자하지 않으시길 당부드립니다.

  • 2016년까지 현대차 국내 생산대 수는 연간 1%씩, 기아차는 2015년 4%, 2016년 1%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
  • 화진의 한국 공장과 중국 공장의 capa 증설 추이를 보수적으로 판단하여 2016년까지 capa 산출
  • 회사의 의견에 따라 2015년 opm은 13% 달성이 힘든 것으로 보았고 회사나 시장보다 더 보수적으로 opm 산출
  • 2016년까지의 적정주가는 bps/roe 와 역사적 per 수준, 그리고 회사의 성장률을 감안하여 산정
  • 현재 시점에서 목표주가는 2014년 목표주가 40%, 2015년 35%, 2016년 25% 가중치를 합산하여 산출
  • 배당성향은 10% 초반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판단
  • 현대기아차 1대당 매출액이 늘어나는 것은 수출 비중이 늘어나기 때문임. 총 매출을 단순 나눔한 것이라 큰 의미는 없음
  • 발열핸들은 제품 개발이 완료 되었다고는 하나 일단은 시장성이 없다고 가정하여 밸류에이션에 포함시키지 않음. 추후 의미있는 수주 소식이 들리면 밸류에이션에 포함시킬 예정

화진 밸류에이션 <클릭하면 커집니다>

기술상 위치


개인적으로 차트는 좋은 매수 시점을 참고하기 위해서 전체 투자 프로세스 중 5% 정도는 참고를 합니다. 제가 굴리는 자금이 몇천억이라면 신저가 종목을 사서 바닥을 제가 잡으면 됩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자금이 없습니다. 그래서 계속 하락하는 종목을 잡는 것 보다는 하락세가 진정된 종목을 잡는게 현실적으로 결과가 괜찮았습니다.

다만 일중 차트 이하로는 잘 안봅니다. 주로 주봉과 월봉을 참고하는데요, 이번에는 중장기 차트가 애매해서 일중 차트까지 참고를 했습니다. 간만에 삼중 스크린을 동원하네요.

월봉


가장 먼저 장기 시세 흐름을 체크해 보겠습니다.

화진 월봉, 하락 다이버전스 발생 후 하락 중 <클릭하면 커집니다>

2014년 봄에 하락 다이버전스가 발생한 이후 겨울이 된 현재까지 장기 주가 추세는 꾸준히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단은 4,000원대에 큰 지지 매물대가 있어서 아무리 하락을 해도 저 정도 수준에서는 일단 멈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주봉


화진 주봉 <클릭하면 커집니다>

주봉으로는 일단 하락세가 진정되고 7주동안 주가가 안정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하락을 할지 아닐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는 모습입니다.

일봉


끝으로 일봉을 체크해보겠습니다.

화진 일봉 <클릭하면 커집니다>

2014년 봄에 고점을 형성한 후 주가는 슬금슬금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가을에 들어오면서 급락했습니다. 11월에 마지막 급락과 함께 평소보다 살짝 많은 거래량이 형성되면서 단기 바닥을 형성했습니다. 일단 20일 이평선의 하락세는 돌려서 안정시켜놨습니다만 추세를 돌린 것인지 잠깐 쉬었다가 다시 하락할지는 알기가 힘듭니다. 단기 상승삼각형 패턴이 나왔네요. 주가가 상승을 할 경우 다음 매물대는 8,000원 구간입니다.

결론


현재 주가는 회사의 내재가치 보다 싼 구간에 있어 보입니다. 다만 기업이 성장을 할만한 모멘텀이 공백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몇 개 분기 매출액이 정체 상태인 것도 주가 하락에 한목 한 것 같구요.

분명 가치보다는 싸 보이지만 업사이드는 약한 그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2015년에는 업사이드 관리에 비중을 두고 동 종목을 팔로업 할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 기대를 하고 있는 부분은 1) 늘어나는 capa를 바탕으로 현대 기아차 이외에 다른 매출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 2) 발열 핸들의 본격 상업화입니다.

우선은 전방 산업인 자동차 산업이 살아나는 것이 동사의 성장을 견인할 가장 좋은 포인트임은 확실합니다만, 일단 위에서 언급한 1)번이 뚜렷하게 성과를 내기를 기대해 봅니다.

2014년 12월 25일
송종식 드림


주의사항 :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주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번 알려드리며 개인적으로 학습한 내용을 다른 투자자분들과 교류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 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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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