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30일 금요일

박종대 유통업종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강의에서 쏟아진 통찰력 보따리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수석연구위원님. 오랜만에 굉장한 금융인을 만났습니다. 1:1로 만난 건 아니구요. 강의를 청강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네요. 정말 멋진 애널리스트십니다. 지금은 하나금융투자에서 수석연구위원으로 계시구요. 그 열정과 지식은 물론이고 시대의 변화와 판의 흐름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뛰어난 분이라 생각됩니다. 과연 우리나라 최고의 애널리스트 중 한분이라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지면을 빌어 바쁘신 중에도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강의 내용이 너무 좋아서 제 블로그에도 공유해 드립니다. 지금 무척 졸립지만, 잠을 참아가면서 글을 써 보겠습니다. 글이 완성되면 해가 뜨고 아침이 되겠군요.

한병에 1,800원 하던 삼다수 가격이 800원까지 떨어진 이유는?


소비자 물가가 떨어져서 그렇습니다. 교통, 가스 등 가격이 오른 품목도 있지만 생필품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소비재는 실제로 디플레이션 하에서 물가 하락을 겪고 있습니다. 과거 한병에 1,800원 하던 삼다수를 소셜커머스에서 구입하면 이제는 한병에 800원에 구입할 수 있는데다 배달까지 무료입니다. 소비자가 행복해진 시대입니다.

<출처: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수석연구위원>

현재 우리나라는 디플레이션이 진행중이라서, 우리나라 생활 물가지수는 2000년대 초반 수준이라고 합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교통비, 주거비, 가스비 같은건 계속 오르고 있어서 저는 체감을 못하겠지만 지표상으로는 그렇다고 하네요. 하지만 충분히 일리는 있어 보입니다. 인터넷 쇼핑으로 구입하는 생필품의 가격이 많이 저렴한 것도 느껴지거든요.

위 그래프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이 또 하나 있는데요. 2012년부터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의 갭이 커지고 있습니다. 보통은 비슷하게 움직이는데 소비자물가의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유통의 온라인화(化) 때문에 생필품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유통업체들의 마진은 훼손되고 소비자들은 선택권이 넓어져 더 싸게 제품을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유통업의 암울한 현실이 그래프에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출처: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수석연구위원>

위 자료를 토대로 보면 물가 하락의 원인은 구조적 문제입니다. 1) 유통 업체간 경쟁 심화, 2) 정보 접근성 확대로 인한 최저가와 단일가의 확산, 3) 유통 업체의 고정비 감소, 4) 비유통 업체의 유통의 수단화(노마진 유통 방식 등장) 등의 이유가 물가를 끌어내리는 큰 원인입니다.

물가 하락의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경제 주체는 가계이며, 가계는 늘어나는 잉여 자원을 캠핑이나 해외 여행등의 여가 활동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위 도표에서 특이사항은 백화점과 홈쇼핑의 OPM과 ROE비교표입니다. 백화점의 OPM이 높은 것은 고급 상품 위주로 판매를 해서 그렇고, 홈쇼핑은 생필품 박리다매를 해서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적은 홈쇼핑의 ROE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옵니다. 초기에 막대한 투자 비용이 나오는 마트나 백화점은 ROE를 과연 어떻게 해야 높일 수 있을지 숙제입니다.

유통의 온라인화(化)는 어떻게 기존 유통업체를 망가뜨리고 있는가?


너무너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인터넷의 확산, 뒤 이은 모바일 기기의 확산과 24시간 끊김없는 온라인 시대가 열린 덕분에 정보의 유통 비용은 거의 0원에 가까워졌습니다. 누구나 고급 정보, 원하는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터치 몇 번이면 어느 유통 업체에서 파는 물건이 가장 싼지 바로 알아낼 수 있고, 소비자들끼리 모여서 상품의 품평까지 편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기반 유통업체는 비싼 건물을 지을 필요도 없고, 재고 부담을 떠 안는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는데다, 언제 어디서든 주문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기존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습니다.

<출처: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수석연구위원>

모바일 쇼핑 구매 품목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의류와 생활용품입니다. 의류와 생활용품은 백화점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했던 품목으로 모바일 쇼핑이 확대됨에 따라 백화점 오프라인 매출에 곧바로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덧 : 온라인 쇼핑으로 의류가 가장 잘 팔리는 건 한국의 독특한 문화로, 해외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신기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아무래도 단일 민족이라 체형이나 키가 정형화 하기가 쉬워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 소개를 워낙 디테일 하게 잘 해주니 믿고 사는 문화적 차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출처: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수석연구위원>

앞선 자료로 보았을 때 백화점 매출의 상당액을 온라인 쇼핑이 빼앗아가고 있다고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출처: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수석연구위원>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도 나름대로 생존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먼저 백화점을 끼고 있는 업체들이 대응에 유리한 입장입니다. 위의 사진이 흐릿하게 찍혀서 잘 안보이는데 클릭하시면 화면이 커지니 크게 해서 눈 동그랗게 뜨고 보시면 됩니다.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의 경우 제 개인적으로 백화점 모객을 위해 식품관을 키울거라는 아이디어로 투자했었는데 그 아이디어 덕분에 조금 수익이 나고 있습니다. 박 수석님도 그 부분을 언급했네요. 백화점을 낀 다른 대기업들의 사업 전략도 재미있습니다. 롯데는 자사의 판매망을 활용한 클라우드 매출 신장, 신세계는 Peacock같은 HMR 사업 강화 등이 포인트입니다.

생필품 온라인 쇼핑 매출이 목요일에 증가하는 이유는?


보통 과거의 백화점이나 마트의 매출을 보면 평일 보다는 주말에 매출이 더 튑니다. 매출 절반 이상이 주말에 집중될 정도로 주말 매출의 집중도가 높았는데요.

<출처: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수석연구위원>

기존 매출 패턴과는 다르게 온라인 생필품 매출은 목요일에 피크를 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목요일에 생필품을 주문해서 금요일에 배송을 받고, 주말에 떠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왜 그런지는 밑으로 가면서 계속 설명드리겠습니다. 사회 구조적 변화 때문에 모든 이야기들이 유기적으로 엮여 있습니다.

경기는 안 좋다고 하는데 해외 여행자는 왜 늘어날까?


<출처: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수석연구위원>

우리나라의 GDP대비 오락문화비는 4~5%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이는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에는 6.3% 수준입니다.

<출처: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수석연구위원>

다들 경기는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출국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보다 올해 출국자 수가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출처: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수석연구위원>

그 이유는 바로 국가 경제의 저성장 때문입니다. 저성장기에는 노동의 한계 효용이 하락하기 때문입니다. 고성장기에는 열심히 하면 하는 만큼 수입이 늘어날거라는 기대도 크지만 저성장기에는 열심히 한다고 해서 소득이 늘어난다는 기대를 하기가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점차적으로 육아 휴직을 쓰고, 칼 퇴근을 하는 등 직장일 보다 개인의 여유 시간을 늘리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국가의 저성장과 맞물려 주당 근로시간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리라 생각됩니다. 과거에 비해선 많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OECD 국가들 중 최장 근로시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 최근의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 트렌드이며, 남자가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냉장고를 기웃거리거나 육아를 하는 남성들도 늘고 있죠. 스몰럭셔리의 일부로 소소하게 집을 꾸미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며 캠핑족이나 해외 여행족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물가 하락으로 인해서 가계 잉여 자금이 늘어난 이유도 한몫했구요.

이런 전후사정을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 입에서는 '경제도 어려운데 해외여행 나가는 사람은 뭐가 이렇게 많아.', '먹고 살기 힘들다는 사람들이 여행 같은건 엄청 다니네.'라고 비판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사람들이 영리해지고 소비 패턴이 합리화 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면세점은 정말 대박 사업일까?


올해 면세점으로 주가가 들썩인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면세점 낙찰 = 대박'이라는 막연한 공식이 시장을 따라다녔죠. 하지만 박 수석님은 조금 다른 시각을 갖고 계셨고, 조심스럽게 우려감을 나타냈습니다. 그 의견은 다음과 같았는데 저 역시 공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면세점 사업의 핵심은 명품의 소싱입니다. 과자나 생필품을 사러 면세점에 가지는 않기 때문에 명품의 안정적인 소싱은 면세점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만히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명품이 왜 명품일까요. 그동안 쌓아 온 스토리와 브랜드 이미지, 고가의 가격, 높은 품질 따위의 것들이 있겠지만 경제적 논리로 보자면 희소하기 때문이겠지요. 길바닥에 부가티 베이론이 수천대가 돌아다니고 길거리에 모든 여자들이 샤넬백을 들고 다닌다면 명품이 주는 프라이드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칠 겁니다. 명품이 주는 희소성과 주위의 부러움, 보유할 때 그런 심리적 영향이 크니까요.

실제로 우리나라에 진출한 명품 브랜드 A사의 경우 매출 성장률이 두자릿수로 가파르게 증가하다보니 한국법인 대표자가 경질된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명품 브랜드들은 100년을 내다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파는 것이 목표인데 너무 빨리 성장하는 바람에 한국에서는 너도나도 그 브랜드를 다 들고 다녀서 엔트리급 브랜드를 만들어 버렸다는게 이유라고 합니다. 브랜드의 고급 이미지 망가뜨렸다나요. 유럽의 명품 브랜드들은 연 5% 정도씩만 성장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면세점들이 과연 매출을 폭발 시킬 수 있을 정도로 명품의 소싱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박 수석님의 물음이었습니다.

까르푸는 왜 한국에서 망했을까?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유통업체는 기본적으로 막대한 초기 투자비가 들어가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백화점을 하나 오픈하려면 기본 6천억의 capex가 투입됩니다. 백화점이 물건을 구매할 때 구매 파워를 얻으려면 일정 수준의 M/S를 확보해야 될겁니다. M/S확보를 위해서 백화점이 10개 쯤 필요할까요. 그렇다면 총 6조 원 수준의 capex가 투입돼야 합니다.

이게 기존 유통업의 공식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니 본진에서 튼튼한 입지를 갖고 있는 유통 업체도 해외에 진출하면 곧바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됩니다. 이미 기존에 해당 국가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유통업체들과 싸움을 해야 하는데요. 가장 근본적으로 네트워킹 싸움 등에서 밀리는 것,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과 같은 문제도 있지만 초기 M/S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도 있습니다.

가령 우리나라 백화점이 중국에 진출해서 백화점을 막 지어봤자 초기 M/S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는 로컬 업체들과의 구매력 경쟁에서 밀려 결과적으로 GPM을 깎아먹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까르푸도 비슷한 이유로 국내에서 철수했고, 국내 유통 업체들이 중국에서 고전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입니다. 한국에서 GPM 25%를 내는 기업이 중국에서 GPM 10%를 겨우 내는 것도 M/S에서 밀려 구매력 협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왜 한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을까?


앞서 살펴 본 기존 유통업 공식을 깨고 있는게 바로 유통의 온라인화(化) 입니다.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 업체들은 기존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과 달리 1)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이 들어가지 않고, 2) 온라인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판매망을 자연스럽게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로 확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왜 아마존은 한국에 정식 진출을 하지 않을까요. 1) 굳이 정식 진출을 하고 말고 할 이유가 크게 없겠죠. 어차피 매장 자체가 온라인 환경에 있으니까요. 2) 그리고 한국에 정식 진출을 선언했는데 점유율 10% 정도밖에 차지를 못하면 아마존 자존심에 타격을 받겠죠.

실제 한국의 오픈마켓, 온라인 몰, 소셜커머스의 점유율을 보면 어느 한 회사가 점유율을 크게 차지하고 있지는 않고, 기껏해야 10%, 10%, 10%..씩 시장을 쪼개서 가지고 있는 완전 경쟁 시장입니다. 온라인 마켓들도 피터지는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거의 모든 업체가 이렇다 할 이익도 못 내는 상황이구요.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어떻게 이익을 내는지 사례를 한번 벤치마킹 해 보겠습니다.

아마존이 이익을 내는 방식


아마존은 물건값이나 수수료를 0.1%p만 올려도 막대한 영업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워낙에 점유율도 크고 매출도 크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식을 아직 국내 업체들이 적용하기는 무리로 보입니다.

알리바바가 이익을 내는 방식


알리바바는 유통에서는 노마진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대신 워낙에 이용자가 많다보니 광고를 유치하여 광고 수입을 통해서 이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방식은 유통 마진은 거의 남기지 않고 연 회비를 통해서 이익을 거두는 코스트코의 사업 모델과 유사합니다.

아마존, 알리바바 모델의 전제


알리바바나 SKT와 같은 기업들에게 유통 자체를 수익 모델로 하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은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알리바바만 해도 유통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유통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으면서 유통 자체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유통을 통한 빅데이터의 축적, 이를 연결하여 다른 수익 모델을 갖는 기업들은 체질적으로 강력하고 기존의 오프라인 기업을 위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제품가격 게임에서 싸움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사업 방식은 이미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경우여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 시진핑은 왜 마윈을 좋아할까?


시진핑은 부정부패와의 척결을 선결 과제로 내세웠습니다. 그 아젠다에 착 맞는 회사 중 하나가 알리바바입니다. 중국은 땅 떵어리도 넓고 관리들도 많아서 중앙 정부에서 지방 권력자들을 온전히 통제하기가 힘든 나라입니다.

만약에 지방 무슨 성에 백화점이 들어간다고 하면 우선은 그 지방 관리들에게 들어가는 뇌물이 상당할 것입니다.

마윈의 알리바바는 실제로 이런 비용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진핑의 사랑을 잔뜩 받고 있습니다. 실제 중국 인터넷 이용자의 75%가 온라인 쇼핑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율로 따져도 세계 1위의 수치입니다. 그 중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리바바를 사용합니다.

폐쇄적인 중국 정부에서 자국민들의 온라인 해외직구를 용인하는데는 밀수를 막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습니다.

ODM의 재발견


어떤 면에서는 단일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기업보다 펀더멘털이 더 튼튼하고 고잉컨선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박 수석님 역시 저와 뷰가 같았습니다. 올해는 화장품 ODM 종목들이 초강세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제 눈에는 화장품 뿐 아니라 의류, 음식료, 자동차 등 여러 방면에서 훌륭한 펀더멘털을 가진 ODM 기업들이 많이 보이네요. 물론 아직 안 오른 종목들도 있구요. ODM 열풍은 내년에도 계속 주목해야 하는 이슈일 것 같습니다.

한국 단일 화장품 브랜드의 강점


단일 브랜드를 가지고 장사를 하는 화장품 개별 매장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영업 방식이라고 합니다. 이런 영업 방식은 아주 위험한 리스크도 있고 아주 큰 장점도 있다고 합니다.

리스크는 우선, 1) 제품들이 워낙 트렌디 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2)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재고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의 존립에 영향을 줄 정도로 문제가 확대된다는 데 있습니다.

반대로 강점도 있는데, 국내 원브랜드샵들은 1) 2003년부터 온갖 삽질을 다 해왔기 때문에 중국이나 일본 업체에 비해서 나름대로 노하우가 쌓인 상태입니다. 2) 일본, 중국 업체들이 트렌드를 따라가는데 2년씩 걸린다면 한국 업체들은 3개월 ~ 6개월 정도면 되고, 재고를 줄이는 노하우도 가지고 있습니다. 3) 제품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품질도 좋은 등, 가성비가 뛰어난 등의 강점도 있습니다.

샴푸에 거는 기대


화장품은 제조하기도 쉬운 반면에 수 없이 만든 브랜드가 난립하여 강도 높은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화장품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의 밸류에이션도 더 이상을 높여주기 힘든 상황에 왔다고 합니다.

화장품과 마찬가지로 샴푸 역시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이며 한국의 브랜드들이 높은 품질로 중국인들의 마음에 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최근 LG생활건강의 실적을 보면 매출의 15% 정도가 '특별도매상'에게서 발생했는데 쉽게 말하면 동네 구멍가게들한테서 발생한 매출입니다. 그런데 저 정도 큰 규모의 매출이 동네 구멍가게에서 발생했을리는 없고 물품들이 중국으로 빠져나가며 찍히는 매출이라고 박 수석님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한국의 부자재를 사기 시작했다


중국 화장품 업체들에게서 1년만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원재료는 자체 조달하고 부자재를 한국에서 수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자재를 한국에서 수입하기 시작한 이유는 중국의 인건비가 높아져서 생산 효율이나 가성비가 떨어진 이유가 가장 큽니다. 이제 그 인건비면 차라리 한국의 아기자기하고 품질 좋은 기자재를 쓰자는 쪽으로 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이 코스맥스를 설득하고 있다고 합니다.

"니들이 부자재까지 한꺼번에 팔아다오."

그래서 코스맥스는 관련 부자재 업체에게 제품을 소싱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하네요. 관련 종목들은 잘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편의점의 미래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


박 수석님은 일본에서 찾자고 합니다. 동감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경제적, 사회적 변화는 선진 시장인 일본을 따라가니까요.

박 수석님이 일본을 탐방해 본 결과 이미 성숙기를 지난 시장이라고 봤던 일본에서 조차 편의점 매장수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매장이 증가하는 것이지 매장당 매출이 증가하지 않아서 일본도 그 부분은 고전중이라고 하네요. 편의점에 ATM기도 놓고, 아침에 100엔짜리 커피도 팔아보고 할 수 있는 건 다해봤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일본보다 10~20년 정도 사회 현상이 뒤쳐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편의점의 성장세는 한동안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홈쇼핑은 해외 현지화가 가능할까?


박 수석님의 의견에 따르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처럼 막대한 capex나 유형 자산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블랙프라이데이는?


나(박종대 선임연구위원)는 의미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소비자분들도 비슷하게 생각할 겁니다. 미국처럼 재고를 완전 떨어내기 위해 70~80% 세일을 해야 의미가 있을텐데 현재 우리나라 유통사들은 직매입을 구조적으로 꺼려하기 때문에 일반 할인행사때 할인 비율과 블랙프라이데이에서의 할인 비율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있어서 유통 구조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 이상 큰 의미를 부여하기가 힘듭니다.

거시적 전망


<출처: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수석연구위원>

우측에 길게 선을 그어놓았습니다. 그 선 오른쪽에 위치한 기업들은 긍정적, 좌측에 위치한 기업들은 부정적입니다.

긍정적인 부분은 OEM, ODM, 브랜드업체(협상력과 높은 브랜드 가치를 보유한 업체 일부), 편의점 정도 입니다. 그 외 거의 모든 유통 부분이 부정적입니다.

온라인 유통 : 완전 경쟁 시장으로 이익의 질이 나아질 조짐이 안 보여서 부정적
최종 유통 : 유통의 온라인화 등으로 인해 디플레 진행중, 영업 경쟁력 상실중
중간 유통 : 가격 전가력과 협상력 있는 업체를 제외하면 부정적

이런 상황에서 가장 수혜를 보는 쪽은 역시 소비자입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출처 : 하나금융투자
연세대 행정학과에서 학사학위를, 동 대학 상경대에서 경제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였습니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했고 현재는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서 소비재팀장 겸 수석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열정을 가진 사람입니다. 보고서는 하루에 한번꼴로 발간합니다. 연간 300개 정도의 보고서를 낸다고 합니다. 50~60페이지가 넘는 걸 매일 써내는 게 신기에 가까워 보입니다. 동시에 기업 탐방 역시 매일 하나 이상 하고 있고 매니저 등 전문 투자자들을 상대로 PT를 연간 500회 이상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강의를 들었던 날에도 저희 강의가 그날 6번째 강의라고 했습니다. 새벽부터 강의를 했다고요.(ㄷㄷ) 리서치에 관한한 최고의 열정을 보유한 분 같습니다.

애널리스트로서는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받았습니다. 2013년에서 2014년 매경과 한경 유통/화장품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모두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15년에는 머투의 베스트 리포트 상을 받았습니다.

2015년 10월 29일
송종식 드림

알림 :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박종대 수석연구위원과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5년 10월 26일 월요일

탐욕의 싹이 틀때 쯤, 버핏과 멍거의 브레이크

투자 초보 시절에 가장 많이 들은 사람 이름 하나를 대라면 단연코 '워렌버핏'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투자를 하다보면 스스로의 투자관도 생기고, 그러면서 머릿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다만, 입문자든 프로든간에 가치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워렌버핏은 영웅임은 맞습니다. ICT업계에 스티브잡스, 워즈니악, 빈트 서프 박사님 같은분들이 계시듯이, 가치투자자들에게는 워렌버핏이나 찰스 멍거와 같은 영웅들이 있습니다.

자꾸 들려오는 주변의 잡음


특히, 전업투자를 시작하고 나서 잡음이 심해졌습니다. 아무래도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최상위권의 전업투자자들과 교류하다보니 잡음의 파워도 강합니다.

"종식이가 올해 몇살이지?"
"저요? 나이는 잊어버린지 오래고. 83년생이에요."
"아 그래? 옆에 어디어디 스터디에는 니랑 동갑인데 100억 찍은애 나왔더라."
"대단하네요."
"레버리지 풀로 땡겨서 베팅한거지 뭐."

예를 든거지만, 뭐 대충 이런식의 대화가 정말 자주 오갑니다. 전업투자자들 중에는 몇십억, 몇백억 굴리는 사람은 길을 걷다가 커피숍 매장 찾듯이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몇 천억 굴린다는 분은 건너건너 한 분만 들어봤고 아직 만난적은 없구요.

어쨌든, 기업 분석을 철저히 하는 가치투자 베이스의 전업투자자들 중에서는 성공한 투자자들이 꽤 많습니다. 개인투자자가 몇십 억이나, 몇백 억을 벌었다면 큰 성공을 이룬거라 봐도 되겠죠.

암튼 저런 여러 성공한 투자자가 주는 자극과 잡음이 꼭 나쁘다고만 할수는 없습니다.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열정도 생기게 만들고요,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도 가지게 만드는 등 순기능도 많습니다.

그러나 부정적 기능도 정말 크고, 심지어 제 안의 투기 욕구와 탐욕이 스멀스멀 자라 나는 걸 느낍니다.

'나도 레버리지 100%만 써볼까?'
'나도 종목 수 줄이고 한 종목에 몰빵해볼까?'
'연 20% 수익으로 누구코에 붙이지? 자고로 전업이라면 연 500% 수익은 올려야지.'

뭐 이런식의 말도 안되는 탐욕과 욕심이죠.

아, 심지어 아주 색다른 잡음이 저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주식을 잘 모르는 가장 가까운 주변인들의 공격인데요. 이전에 포스팅 했던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자들과 저를 비교하는 케이스입니다.

"OOO는 너랑 동갑이던데 주식으로 성공해서. 지 어머니 한테 한달 용돈을 3,000만원씩 준대."
"OOO는 단 몇년만에 주식으로 성공해서 람보르기니 타고 다닌다면서."
"OOO는 단돈 몇백만 원을 몇백억으로 불렸다던데, 넌 왜 그렇게 못해?"

참~ 이런 이야기 듣고 있으면 답답하고 할말이 없죠.
"저도 다른 사람들한테 구라 팍팍 쳐가면서 회비 장사라도 할까요?" 라고 반문하고 싶지만 그냥 참습니다.(ㅋㅋ)

전 제 실력으로 돈을 벌고 싶습니다. 진짜 투자 실력이요. 제 실력이 좋든 나쁘든, 죽이되든 밥이되든, 투자를 평생하고 싶거든요. 살아있는 동안은요.

중심잡기 


높은 리스크를 안고서 운이 좋으면 자산 규모가 퀀텀 점프해서 순식간에 큰 자산가가 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제가 그레이엄과 버핏에게 배운 옳은 투자 철학인지 늘 반문합니다. 혹시 투자가 잘못될 경우에 길거리에 나 앉게 될 가족들의 얼굴도 떠올리구요.

제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제 마음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고 싶었습니다. 투자는 2005년부터 했지만 제대로된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투자를 2010년부터 지금까지 하면서 사실은 이런 고민을 할 정도로 제 투자실적이 엉망은 아닙니다.

오늘 정산해보니 2010년부터 오늘까지 +19% 정도의 연평균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 정도 수익으로도 먹고 사는데 크게 지장은 없고, 차곡차곡 자산을 불려나가는데 지장도 크게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또 혹자는 "전업투자자고 자금 규모가 몇백억도 아닌데 고작 그걸로 먹고 살 수 있냐?"하면서 저를 자극하겠죠. 이런 자극과 유혹을 조심해야 하지 싶습니다.

공교롭게도 제 주변에 투자 잘 하시는 분들께서 최근에 버핏 이야기를 자주 회자합니다. 약속이나 한듯이요. 마침 중심잡기가 필요했던 저에게 좋은 리마인드가 되고 있습니다. 강방천 회장님 강연때 들었던 이야기를 되새길 필요가 있겠네요.

"이미 아는 것도 안다고 콧방귀 뀌지 말고 늘 깊이 생각하고 되물어보라."

오랜만에 투자 잘 하시는 공보의 다빈치님 블로그에 놀러갔더니 이런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출처 : 다빈치님 블로그 (blog.naver.com/dvc90)

짧은글이지만 버핏의 투자 철학, 인생 철학의 많은 부분이 묻어납니다. 빨리 큰 부자가 되고 싶어서 서두르면 반드시 댓가를 치르게 되겠죠. 엄밀하게 말하면 소비하는 돈이 투자 수익금보다 적고, 투자 수익금을 매해 재투자하면 시간이 갈수록 자연스럽게 부자가 되는건데, 누구나 다 아는 저 이야기를 간과하고 주변 소음에 마음이 휘둘려서 쓸데없이 고장난 초음속 제트기나 로켓을 타고 빨리 빨리 세계 여행을 하고 싶어 했군요. 전 아직 젊고 시간도 많은데요.

출처 : 스탠리형이 작성한 '워런버핏과의 점심식사' 서평 요약 중
<클릭하면 커집니다>

버핏의 말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30살 전을 되돌아보면 저는 남들의 삶이나, 제 평판 같은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았습니다. 정말 수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악행을 저지르고 가슴에 비수를 꽂아왔는데. 성격 자체도 독사 같은 면이 있었던지라, 지금 생각해보면 참 철 없고 딱한 청년이었습니다. 30살이 넘어서야 겨우 이런 부분들에 눈을 뜨고 있으니 저의 정서발달은 참 느리고 어떻게 보면 남들보다 좀 모자란 것 같기도 하구요.

버핏의 말에 공감합니다. 수익률이나 수익금 같은 숫자보다, 저는 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돈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저도 없을겁니다.

가이 스파이어의 말도 인상적입니다. 환경이 우리를 바꾼다. 그렇죠. 스스로 바뀌기 힘들다면 좋은 환경에 들어가서 사는게 큰 도움이 됩니다.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주변에 좋은 철학을 가지고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저도 덩달아 크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주위에 건전한 마인드로 창업을 하면서 크게 성공하는 형님, 동생들이 나오면서 저 역시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제가 나쁜 환경에 살았다면 저 역시 그 나쁜 기운에 빨려들고 말았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환경도 중요하지만 가이 스파이어가 언급한대로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떤 환경에서도 쉽게 휩쓸려 다니지 않겠죠.

출처 : 책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통찰력 있는 내용입니다. 7가지 대죄 중 하나가 질투라니. 발상이 신선하네요. 투자자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말입니다. 앞서 제가 겪은 고통도 모두 질투 또는 경쟁심, 혼자만 뒤쳐진다는 공포감에서 비롯된거니까요. 이런 마음을 버리면 저는 충분히 잘 해내고 있고, 또 충분히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걸요.

이건 투자자에게만 해당 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남들이 자녀를 학원에 보내니 우리애도 보내야 해. 남들이 좋은 승용차를 타니 나도 좋은 승용차를 타야해. 남들이 큰집에 사는데다 보는 눈들도 있으니 빚을 내서라도 좋은 집에 살아야 해. 따위의 것들이죠.

남들 시선 같은 건 깔끔하게 치워버리고 내면의 힘을 기르면 행복해진다는 말에 적극 공감합니다. 각자 수익률과 수익금은 달라도 우리 모두 행복한 투자자가 됩시다.

2015년 10월 26일
송종식 드림


별첨 (느긋하고 행복한 투자자 버핏의 수익률표)


<클릭하면 커집니다>

1965년부터 2014년까지 버크셔헤서웨이의 장부가는 연평균 19.4%씩 증가했고 누적으로는 75만 1,113%가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버크셔헤서웨이의 시장가치는 연평균 21.6%씩 증가했고 누적으로는 182만 6,163%증가했습니다. 0.1%라도 시간이 길어지면 엄청난 차이가 나게 되는 복리의 위력을 몸소 보여줍니다.

1965년 버핏에게 투자한 천만원은 2014년에는 1,826억 2,630만원이 돼 있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작은 눈덩이와 그 눈덩이를 굴릴 긴 언덕만 있으면 된다는 버핏의 조언을 상기합니다.

2015년 10월 24일 토요일

(증권계의 사기꾼들 1편) 유사투자자문업 편

전 원래 남들 삶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특히, 저보다 잘 사는 사람에 한해서는 더욱 관심이 없습니다. 제 앞가림 하기도 바빠서요. 최근에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평소부터 할말은 많았습니다. 그래서 글을 쓸까 말까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저랑 별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구요. 괜히 적을 만들면서 살 필요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마수가 제 주변 어른들, 제 주변 친구들에게까지 뻗치고 있어서 입니다. 소중한 제 지인들의 돈을 지켜줘야겠다는 마음도 들었구요. 그들이 피눈물 흘리는 것도 보고 싶지 않아서 결국은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유사투자자문업이란?


말 그대로 '유사'투자자문업입니다. 금융감독원의 인가나 허가가 필요없는 업체들입니다. 정식 투자자문/투자일임업에 대해서 먼저 확인해보죠.

투자자문업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 법률 제6조에 명시된 정식 금융 업자입니다. 금감원에서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금융상품에 대한 가치 판단과 매수, 매도 등에 관한 전반적인 자문을 할 수 있으며 1:1 자문도 가능합니다. 설립요건은 최소 자기자본 5억, 법으로 정한 전문인력 최소 1인 이상이 상주해야 합니다.

투자일임업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 법률 제6조에 명시된 정식 금융 업자입니다. 이 역시 금감원에서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야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문업이 영위하는 업무를 포괄하는 동시에 고객에게서 투자 판단이나 재산을 일부 또는 전부 위임받아 운용할 수 있습니다. 설립 요건은 최소 자기자본 15억, 법으로 정한 전문인력 최소 2인 이상이 상주해야 합니다.

유사투자자문업


유사투자자문업은 정식 금융 업자는 아닙니다. 금감원의 허가는 필요없고 사업자 등록을 하고 금융위에 단순 신고만 하면 누구나 영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자본금이나 인력 등 제약 조건은 없습니다.

유사투자자문업자는 ARS, 인터넷 등의 통신 매체를 이용해서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일정한 댓가를 받는 사람들입니다.

유사투자자문 업자는 다음과 같은 행위를 일절 할 수 없습니다. 1) 1:1로 투자 상담을 하는 행위, 2) 고객의 자산을 직접 운용하는 행위, 3) 고객들로 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유사수신 행위, 4) 금감원 허가 업체라는 둥 허위 정보를 제시하는 행위, 5) 수익률이 몇 천%, 몇 만%라느니 수백억을 벌었다느니 수익률 과장 홍보행위, 6) 상호명에 투자자문사나 자산운용사로 오인될 소지가 있는 이름을 쓰는 행위.. 예를 들면, OO자산운용, OO투자, OO투자자문, 7) 비상장 주식을 추천하거나 매매 중간에 관여하여 중개하는 행위 등. 기타 여러가지 제약 사항들이 있습니다.

위의 사항을 잘 준수하면 유사투자자문업을 영위하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유사투자자문업에서 금융사고가 워낙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수익모델


월 회비 (카페, 카톡, 밴드, SMS 등을 이용한 종목 추천)


카페가 가장 흔한 수익 모델입니다. 그리고 문자로도 종목 정보를 많이 쏴주고요. 요즘에는 카톡 단체 대화방이나 밴드에서도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회원들을 데리고 종목 장사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월 회비는 30만원에서 ~ 300만원 수준입니다. 70~100만원이 가장 흔한 것 같습니다.

저 돈 그냥 저 주시면 맛있는 소고기라도 사 먹을텐데. 생돈을 버리는 분들이 참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더 안타까운 건 저들은 저 막대한 수익으로 돈 자랑을 하기 때문에 호구는 끊임없이 돈을 상납하려고 유료 회원으로 자발적 가입을 합니다.

만약에 회원 1인당 월 회비 100만원을 받는 업자가 회원 1,000명을 유치하면 매월 10억의 현금이 들어옵니다. 그러니 목숨을 걸고 영업을 하는 것이죠.

추천하는 종목이나 투자관을 보면 조금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수준이 형편없습니다. 저걸 보고 돈을 상납하는 분들도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구요.

월 회비 또는 SW 판매 수익 (자체 개발 기법이 녹아있다는 무슨무슨 HTS)


종목 장사로 욕을 먹으니 요즘은 자체 개발 HTS라면서 HTS 장사를 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일시적 판매를 하거나 월 회비를 받는 식으로 장사를 합니다.

근데 실상을 까보면 증권사에서 시스템 트레이더들에게 공개한 API를 짜집기 해서 만든 수준입니다. 기법이라고 넣어놓은 것도 대부분 외국인, 기관 수급 분석 대충해서 넣어 놓은 것들, 거래량이나 이평선 돌파 매매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돈되면 혼자 돈벌지. 아니 그 좋은 기법을 왜 팔아먹나요. 기술적 기법은 풀릴수록 내가 먹을 수 있는 파이가 줄어들텐데요.

그리고 증권사 API를 영업용으로 사용하면 약관 위반으로 증권사에서 마음만 먹으면 고소대상 이구요.

작전 세력과 연계한 물량 떠 넘기기


이건 흔한 사례는 아닙니다만 종종 발생하는 문제라고 알고 있습니다. 세력들은 특히 유명세가 있는 유사투자자문업자를 이용하려 합니다. 자신들이 선취매한 종목을 끌어올리고 고점에서 일반 회원들에게 종목을 풀어서 자기들은 EXIT를 해 막대한 수익을 실현하는 방식입니다. 심지어 몇몇 업자는 증권 방송에도 고정 출연하면서 이런 짓을 해왔죠. 그 중 구속돼 징역을 선고 받은 사람들도 있구요.

요새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처럼 페니스탁이나 공모주를 과대평가해서 세일즈하고 이를 호구들에게 고가에 팔아먹는 수법도 쓴다고 합니다. 겉으로는 회비를 안 받지만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서 저런 방법으로 물량 넘기기를 해서 돈을 버는거죠.

회비는 회비대로 털리고, 계좌는 계좌대로 털리고 뭐하는 노릇인가요.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


진입 장벽이 없음


앞서 살펴보았지만 유사투자자문업은 저급하게 말해서 이빨만 좀 잘까는 사람이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설립 과정에 들어가는 법적, 금전적, 실력적 장벽이 전혀 없습니다.

극심한 취업난


취업난이 심각하다 보니 대학생들 사이에서 스포츠 토토가 유행을 한다는군요. 또 요즘 젊은이들은 인터넷도 잘 다룹니다. 그러다보니 주식 조금 해본 경험으로 카페나 카톡방, 사이트를 그럴듯하게 만들어서 호구(특히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들 모집에 들어갑니다. 말도 못할 정도의 초보자들이 고수 행세를 하면서 회비를 타먹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오늘 확인해보니 유사투자자문업 하겠다고 신고한 업체가 900개를 넘었네요. 몇해전엔 50개가 안됐는데요. 확실히 이쪽이 돈 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업자들도 급속도로 늘어나는 느낌입니다. 금감원에 유사투자자문업 신고조차 안하고 불법으로 영업하는 업체들까지 합하면 성업중인 업체는 수천개에 달할것으로 생각됩니다.

손쉽게 큰돈을 번다


정말 손쉽게 돈을 벌죠. 문자나 카페 게시물로 특정 종목 투자포인트를 인터넷 블로그나, 애널리스트 리포트에서 긁어서 목표가, 손절가만 대충 쏴주고 월 회비를 100만원씩 받으니까요. 호구 10명만 있어도 월 수입이 1,000만원입니다. 진짜 투자로만 돈을 번 재야의 주식 고수들이 이짓을 할줄 몰라서 안할까요.

공부 안하는 개인투자자들..


무엇보다 문제는 주식 투자를 하면서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있습니다. 유사투자자문업자들에게 월 회비를 100만원씩 낼 정도면 자본금이 좀 되는 투자자들일텐데요. 그 큰돈을 운용하면서 내가 투자하려는 회사에 대한 공부, 투자 철학 공부, 활자 읽기 등은 정말 하기 싫어합니다.

그러니 쉽게쉽게 돈 벌 수 있을거라는 착각으로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먹이가 됩니다.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회원을 모집하는 과정


증권 강연회


증권 강연회 참 많습니다. 어떤 업자들은 교묘하게도 '저는 무료 강연회만 합니다. 회비는 일절 없습니다.'라고 홍보하기도 합니다. 보통 이런 강연회에서는 1) 별로 맞지도 않는 업황에 대한 전망, 2) 주식 입문서 몇권 읽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되도안한 투자 철학 강연, 3) 차트 강의 등을 합니다.

강연이 끝나면요? 목적은 유료 회원 모집인 경우가 많습니다. 강연회 자체는 무료가 맞습니다. 그러나 이런 행사 한번 열면 호구 몇명은 반드시 걸려들게 돼 있습니다. 정신 나갔다고 업자들이 비싼 장소 빌려가면서 무료 강연회를 열겠습니까.

외제차, 집자랑


외제차나 집자랑을 무진장 합니다. 외제차나 호화로운 집도 그들에겐 훌륭한 마케팅 수단입니다. 평소에 주식에 관심 없는 사람까지 자신의 호구로 만들 수 있습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는 식으로 홍보의 범위와 규모를 키워갑니다. 월 회비 100만원을 회원 10명에게 받으면 매월 1,000만원이 통장에 꽂히겠죠. 처음에는 그 정도 수준에 맞는 외제차로 자랑을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저는 주식 투자로 돈 벌어서 이런 차를 탑니다.' 라는 식으로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는 것이죠.

그럼 회원은 20명으로 늘고, 30명으로 늘어납니다. 그럼 그에 맞춰서 외제차의 급도 높여가고, 렌탈해서 사는 집의 수준도 끌어올리면서 여기저기 자랑을 합니다.

이들에게 이런식의 허영심을 자극 하는 마케팅은 생명입니다.

증권방송에서 무슨무슨 전문가로 출연


유사투자자문업을 하면서 증권 방송에 무슨무슨 연구원이나 전문가로 출연하면 마케팅에 엔진을 다는 격입니다. 정말 실력 있는 분들이 많지만 형편없는 업자들에 한해서는 한마디로 '전문가 좋아하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자기 자본 매매로만 돈을 번 재야 고수 슈퍼개미, 그 보다 규모가 커져 자산운용사를 설립한 진짜 고수들. M&A시장의 큰손으로 성장한 투자 고수들이 증권방송에 'OO전문가' 타이틀 달고 나와서 피곤하게 종목 상담하고 앉아 있는 걸 본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못 본 것 같습니다. 증권 방송 전문가요? 그냥 살며시 웃어주시면 됩니다. 차라리 가치투자연구소에서 알려진 일반 회원분들이 훨씬 전문가에 가깝겠습니다.

어쨌든 증권방송에 출연하면 업자들 입장에서는 호구들 모집에 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스팸성 홍보


이거 정말 건전하게 활동하는 커뮤니티 이용자들에게 짜증을 유발하는 고전적인 방법입니다. 스팸성 홍보도 가지 각색입니다. 1) 여기저기서 짜집기 한 글을 그럴 듯 하게 작성해서 글 끝에 카페 주소 남기기, 2) 특정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돈자랑, 차자랑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기, 3) 그냥 무대포로 미친듯이 카페 주소나 카톡 아이디 도배하기 등. 이렇게 도배를 하면 호구들이 걸려들기는 하나 봅니다. 효과가 있으니 저런 행위를 하는 거겠죠?

유언비어 유포


디시인사이드 등 익명 커뮤니티에서 생성된 유언비어는 의외로 쉽게 퍼집니다. 그리고 그게 시간이 흐르면서 정설화 되기도 하구요. 이들은 그런 점도 잘 아는 것 같습니다. 저런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이고 꾸준히 유언비어를 퍼트립니다.

"누구누구 재산이 1조 맞냐?", "누구누구 재산이 이번에 천억 찍은거 맞냐?" 등등.. 어이없는 방식이긴 하지만 이게 먹힙니다.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정말 그 사람이 "주식 투자만으로 1조를 번 사람이다."라는 식으로 인식을 하게 되고 유사투자자문업자의 회원 모집은 더욱 순항하게 됩니다.

저들에게 실제론 당연히 저 많은 돈도 없을 뿐더러, 주식투자 자체로 돈을 버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종목 이름으로 카페, 블로그 도배


모든 종목의 이름으로 카페와 블로그에 글을 도배합니다. 대부분은 말도 안되는 소리를 써놨지요. 아니면 여기저기 남들이 분석해둔 걸 짤막하게 긁어다가 대충 써뒀구요. 그런식으로 특정 종목 이름으로 검색을 타고 들어 온 사람을 낚아서 회원으로 유치하기도 합니다.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업무 시스템


손실은 환불?


많은 유사투자자문 업자들이 실제론 손실에 대한 회비 환불에 대해서 소극적입니다. '우리는 손절가를 제시했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곳이 많다고 하는군요. 또는, '아까 오전에 3% 오를때 매도하시지, 왜 그때 매도 안하시고 떨어지고 뒷말 하시느냐.'는 식으로 응대를 하기도 하구요.

그리고 설사 조금 나은 업자들은 손실에 대한 환불을 해주기도 한다는데요. 그래도 무조건 돈을 버는 시스템입니다.

그 예전 이런 신문기사가 있었습니다.

'저는 용한 점쟁이 입니다. 아들인지 딸인지 감별해 드리겠습니다. 2만원만 내시고 상담 받으세요. 성별이 맞지 않으면 전액 환불해드립니다. 무속인 OOO 전화 주세요 000-0000'.

이거 무조건 돈 버는거죠. 오는 손님들마다 무조건 '아들입니다'라고 이야기 하면 되니까요. 그런 확률상 절반은 환불하더라도 절반은 맞춰서 돈도 벌고 용한 점쟁이도 되는거죠. 광고해서 점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버는 돈도 눈덩이처럼 커집니다.

유사투자자문업자들도 이런 방법을 씁니다.

오른것만 홍보


이들의 홍보를 보면 '1년 수익률 수천%', '저는 주식투자만으로 수천억을 벌었습니다.' 라는 식으로 홍보를 합니다. 심지어 포토샵으로 숫자를 조작하거나, 수익난 것만 조작한 계좌를 캡쳐해서 올리기도 하구요.

심지어 휴대전화 문자로 날아오는 은행 문자를 캡쳐해서 홍보하기도 하지요. '난 예금 잔액만 이만큼 많다.'는 식으로요. 그거 다 회원들이 회비 입금하는 거 캡쳐한건데..

실시간 인터넷 감시, 댓글 알바 군단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을 극구 감추고 싶어합니다. 까놓고 말해서 주식도 잘 할줄 모르면서 주식으로 돈 번 행세를 하지요. 그래야 사람들에게 주식 고수라는 환상을 심어주고, 더 많은 호구를 모집 하니까요. 많은 호구는 많은 돈을 벌어주고요.

그래서 이들 사무실에 일하는 직원들은 경력도 없는 정체불명의 인터넷 댓글 감시 알바들 뿐입니다. 이 알바들이 하는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블로그, 카페, 지식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이나 댓글을 감시해서 부정적 글이나 자신들의 정체를 까발리는 댓글이 올라오면 명예훼손으로 걸고 넘어져서 삭제시키기. 거의 빛의 속도로 삭제됩니다.

2) 유사투자자문업자를 칭송하는 블로그, 카페, 지식인 글로 도배하기. 심지어 자신들의 영업장에서는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라는 식으로 수준 이하의 분석글에 옹호 댓글 도배하기 등 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행위에 대한 죄책감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증거로 네이버나 구글에서 "OOO 사기꾼", "OOO 회비" 이런식으로 검색을 해보면 관련 글이 전부 삭제된 상태로 검색이 됩니다. 혹은 그런 검색어를 이용해서 자신들이 게시글을 생성해서 "사기꾼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옹호글이 올라가 있기도 하구요.

변호사군단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이 가장 긴요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앞서 인터넷 감시를 통해서 댓글이나 글을 삭제를 하지만 그 정도로 해결이 안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운운하면서 모조리 고소를 합니다.

특히, 1) 손실을 본 회원이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쓰는 것, 2) 영민한 사람이 자신들의 상호명을 거론하며 실체를 비판하는 글에 대해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명예훼손 고소 고발이 이런식으로 남용되고 있습니다. 정작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법을 이용해서 선량한 사람들을 범법자로 만드는 게 현실입니다.

그들이 호구들로 부터 벌어들이는 막대한 현금에 비하면 댓글 알바나 변호사 군단 유지비는 정말 푼돈에 불과합니다.

돈 먹는 언론사들


사이비 투자자문사들과 사이비 언론사들은 궁합도 잘 맞나봅니다. '개미를 돕는다.'거나 '몇백만원으로 몇백억을 벌었다.'는 식의 자극적인 기사를 돈만 받으면 마구잡이로 실어줍니다. HTS에서 저런 기사 보고 짜증내는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물론 그 반대편에는 솔깃해서 업자들의 먹이가 되는 사람들도 많구요.

사이비 언론사들의 저런 한심한 행태는 금융 범죄를 도와주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더 엄청난 것도 목격했습니다. 언론사 우측 메뉴판에 자극적인 기사 제목들을 클릭하면 모두 똑같은 웹사이트로 이동이 되었습니다. 그 웹사이트 제목은 'OO Times'라는 식으로 언론사처럼 포장이 돼 있었구요. 기사 내용은 유사투자자문업자를 신격화 시킨 내용이었는데 그 언론사에 첨부된 링크를 누르면 전부 그 업자가 운영하는 카페로 이동이 되는 식이었습니다.' 살다살다 저렇게까지 해서 돈을 벌어야 되나.. 싶은 탄식이 나왔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곳곳이 지뢰밭입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유사투자자문업 자체가 불법행위는 아닙니다. 심지어 단순 증권 시세 정보만 제공 하는 웹사이트를 만들더라도 유사투자자문업 신고를 해야하니까요.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자본 시장 교란, 피해자 양산


이론적으로 모든 회원들이 수익이 날수가 없습니다. 종목 추천 문자가 1만명에게 배달되면 그 1만명의 힘으로 주가는 일시적으로 급등하기는 할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업자는 더욱 고수 칭호를 받는 웃지 못할 상황도 나옵니다.

그런데, 한번에 그 정도 수급이 몰리는데 그 수급을 다 받아낼 수 있는 종목은 많지 않습니다. 다른 투자자들의 매도도 나올거구요. 과연 그런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게 신기합니다.

이건 잘못하면 시세 조종 및 자본 시장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입니다. 게다가 회비는 물론, 투자로 손실을 입는 회원도 시간이 갈수록 속출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자본 시장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이고, 건전한 자산 증식의 대상인 주식 시장을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큰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큰 돈을 투자했다가 돈이 묶이는 회원의 경우 자살이나 가정 파괴로 이어질 수도 있구요.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적이 늘어나는 위험한 비지니스를 하는 셈이죠. 당분간은 변호사로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사기치는 규모가 커지면 글쎄요..

주식으로 돈 벌었다고 사기 


그들의 매매내역을 국가 차원에서 조사를 해보면 실제로 주식 투자로 돈 몇푼 벌지도 못했을 겁니다. 이건 제가 감히 장담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손실 낸 사람도 많을거라 봅니다.

회비 장사로 돈을 벌었으면서도 '저는 주식투자로 100만원을 1,000억으로 만들었습니다.' 하는 식으로 홍보하면서, 외제차도 보여주는 식으로 영업한다면 사기, 기만 행위입니다.

당연히 '저는 회비로 돈 벌었습니다.' 하면 아무도 그 사람에게 회비를 내지 않겠죠.

회비 안 받는다고 대놓고 사기


이건 진짜 나쁜 경우인데요 실제로는 회원들한테 회비 받아서 성장했으면서 당당하게 '저는 유료 강연회를 열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운영하는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서 회비를 받지 않습니다.'라고 당당하게 거짓말을 하는 업자들도 있습니다. 눈가리고 아웅입니다. 뭐 강연회야 무료로 열겠죠. 강연회 끝나고 유료 회원을 모집하거나 HTS따위를 팔아먹는건 극구 감추고 싶겠죠.

그리고 이미 돈을 많이 번 업자들이야 이젠 회비 안 받아도 될겁니다. 이미 많은 자본을 축적했으니 정식 투자자문업을 영위하거나 다른 공익사업을 영위하는 척 할 수 있죠. 얼마든지. 시드머니가 어떤 식으로 컸고, 초반에 자금이 어떤식으로 컸는지를 업자들의 언행과 타임라인을 맞춰가다보면 사람들을 교묘하게 속여서 돈 번 케이스가 상당히 많이 나올겁니다.

사람 검증안하는 공중파들


간혹 이런식으로 교묘한 수법으로 사람들을 기만해서 큰 돈을 버는 업자들도 나오고 유명세도 탑니다. 역시나 그들이 내세우는건 '저는 단돈 몇백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해서 수십, 수천억을 벌었습니다.' 하는 거짓말입니다. 이 얼마나 언론에서 다루고 싶은 달콤한 내용인가요.

종종 금융쪽 지식이 전무한 작가분들이나 PD분들중에서도 이런 낚시에 낚여서 사기꾼을 공중파에 내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사기꾼은 날개를 달게 됩니다. 엄청난 홍보의 위력을 공짜로 사는 셈이죠. 전국에서 수만명의 사람들이 혹해서 사기꾼의 목구멍으로 자신들의 돈을 털어넣게 됩니다.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요, 성공한 사업가, 투자가로 공중파에 누군가를 내보낼때는 조금 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5% 보유?


이미 회비를 통해 막대한 자산을 축적한 업자들의 경우, 사람들의 의심을 깨기 위해서 종종 5% 공시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면 사람들이 슈퍼개미로 인정해줄까봐서요. 그런데, 호구들은 넘어갈지 몰라도 잔뼈 굵은 증권가 사람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1) 회비로 실컷 돈 벌어서, 그 돈으로 5% 공시.. 이게 무슨 슈퍼개미인가요. 주식으로 돈을 벌어 보란 말입니다.

2) 추종자들에게 종목을 추천해서 5% 이상 수량을 보유하게 만들고 정작 자신은 그 주식을 1주도 보유하지 않는 경우.. 이 경우는 추종자들 수백명을 자신의 특수관계인으로 놓고 자신이 대표가 돼 5% 공시를 하는겁니다. 그래놓구선 5% 공시를 한 슈퍼개미 행세를 다니고 다닙니다. 이건 잘못하면 굉장한 불법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문어발 식으로 다른 사업을?


돈 많이 벌었다고 돈 자랑 실컷합니다. 그래야 홍보는 더 널리 되고, 호구는 더 많이 낚이니까요. 자동차를 넘어서 초대형 요트나 우주선을 사겠다는 사람도 있구요(ㅋㅋ). 이젠 한술 더 떠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설비들을 구입해서 투자자문(?)업 이외에 다른 사업을 시작한다며 난리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것도 결국은 사람들에게 대단한 재력가라는 환심을 사서 더 많은 회원을 모집해서 회비를 받아내기 위한 교묘한 전략입니다. 법인 만드는거 단돈 몇만원만 있어도 만듭니다. 명함은 2만원이면 파구요. 대표이사는 친구 앉혀놓으면 됩니다. 웹사이트는 공짜로 만들수도 있구요. 사람들을 더 교묘하게 속이기 위해서 실제로 사업을 하는 척 할수도 있긴 합니다만, 결국 가장 큰 수익모델은 회비 장사겠죠. 어떻게든 자신을 포장해야 하는게 이 업자들의 숙명입니다. 빈 수레가 요란하죠.

애널리스트? 최연소 애널리스트?


애널리스트가 되려면 관련 자격을 취득하거나 증권사 리서치 센터에서 정식으로 일한 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약팔이로 불리는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은 본인들을 자칭 '애널리스트', '최연소 애널리스트'라고 포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기, 기만 행위입니다.

실제 갓 입사한 RA들한테 이 사람들 이야기 해보면 우습다고 '피식'합니다.

투자자문사?


심지어 간 크게도 본인들의 업체를 'OO투자자문'이라고 달고 영업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저런식의 이름은 전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써 그 자체가 불법 행위입니다. 물론 이것도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 기만 행위에 해당합니다.

뒤늦게 옳은일을 해봐야... 


회비를 축적해서 막대한 돈을 벌고난 후, 뒤늦게 옳은 일을 하는 업자들도 많습니다. 큰돈을 기부해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정식으로 투자 회사를 설립하고, 정식으로 다른 정직한 사업을 벌리는 등의 기만 행위가 모두 포함됩니다.

이 경우에도 그들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1) 회비 장사로 돈 번게 아니라는 오명을 숨기고 싶은 욕구(난 주식 투자로 돈 번 주식 고수란 말야!!!),2) 옳은 일을 한다는 물타기, 3) 더 많은 유명세를 얻어 더 많은 회비를 걷고 싶은 욕구 정도겠죠.

자신들이 호의호식 하는 돈이 누군가에겐 평생 모은 돈, 한번 버리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학비, 자식 결혼 자금으로 모아 둔 쌈짓돈일 겁니다. 누군가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외제차를 타고, 누군가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음식을 먹고 사는데, 과연 그런 인생이 즐거울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기


본인이 그렇게 주식을 잘 하면


본인이 주식을 그렇게 잘 하면 왜 저리 피곤하게 살까요? 개미를 돕는다구요? 누가 누굴 도와요. 원론적으로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비지니스 모델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걸려들고 있는 겁니다.

제 주변에 주식 투자만으로 큰돈을 번 분들은 거의 대부분 무명입니다. 대중들에게 이름 한글자도 알려지길 꺼려하는 분들도 많구요. 돈 자랑 해봐야 좋을일 없다시며. 그리고 무엇보다 기업 분석하기 바쁘고, 시간날때는 여행다니면서 유유자적하기에 바쁩니다. 뭐한다고 저런 노동을 하나요. 다 목적은 하나죠. 회비 장사. 그것도 아니면 더 교묘하게는 페니스탁이나 공모주 물량 고가에 팔아 먹기.

다시 말하면 주식을 못하니까, 시장에서 돈 벌 자신이 없어서 저런일을 하는겁니다.

모든 업체가 저런건 아니겠지만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다보니 많은 수의 업체가 문제가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저런 불법 업체들 때문에 제대로 일해보려는 유사투자자문업체 이미지만 나빠지는 것도 사실이구요.

그럼 건전한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은 없나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유사투자자문업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다만, 쭉 설명드렸듯이 일부 업체들이 자신을 포장하고, 사람들을 기만하고 교란하는 것이 사기 행위에 포함됩니다. 범법 행위를 하는 것도 포함해서요.

유사투자자문업도 제가 보기엔 크게 2가지 정도로 나뉩니다.

1) 회원들에게 종목을 추천해주고 회비 장사를 하는 업자들,
2) 증권 정보 포털사이트,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면서 시장 데이터만 제공하는 업자들.

후자는 그래도 건전하게 운영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다만 1)번의 경우가 문제가 많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저런 업자들에게 회비 내면서 호구짓 하시지 마시라는 겁니다. 쭉 말씀드리지만, 저런거 유료 회원 가입한다고 주식으로 돈 벌리 만무합니다.

저런 업자들이 자꾸만 큰돈을 벌게 되면 자본 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 자본 시장 왜곡.. 그리고 건전한 노동 의지를 꺾는 투기적 심리만 확산됩니다.

주식 시장은 좋은 기업을 싼 가격에 투자해서 적정한 수익을 내면서 꾸준히 차곡차곡 자산을 불려나가는 플러스섬 시장입니다. 절대로 누구 이야기를 듣고 주식을 사고 판다고 해서 부자가 될리 없고 되려 가진 돈만 사라집니다.

주식 시장은 전국, 전세계에서 몰려든 똑똑한 사람들이 코피터지게 공부를 해도 수익을 올리기 힘든 곳입니다. 큰 욕심을 버리고 적정한 수준의 수익만 꾸준히 올려도 아주 고수 소리를 듣습니다. 하물며 그런 상황에서 저런 말도 안되는 수준 이하의 업자들이 말도 안되는 실력으로 단기간에 몇백억 몇천억을 벌어요? 말도 안되는 뻥입니다.

공부하시고 올바른 투자자들과 교류하세요


남말 듣지마시고 공부하세요. 제가 드릴 수 있는 유일한 조언입니다. 공부하기 싫은 분은 주식 시장에 단돈 1원도 투자하시면 안됩니다. 스스로 치열하게 사고하고 공부한 종목에 확신을 갖고 투자하는 사람만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운 좋아서 묻지마 투자로 돈을 벌어봐야 곧 시장에 다 상납하게 됩니다.

업계에 아는 사람도 늘어나고, 투자 자체에도 잔뼈가 굵은 주식쟁이라면 그 사람과 딱 10분만 이야기 나눠보면 압니다. 이 사람이 고수인지 사기꾼인지 하수인지를요. 꼭 건전한 철학을 가진 투자자들과 교류하시길 바랍니다. 이 경우에도 누군가가 추천한다고 묻지마 매수를 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투자자에게 공부는 생명입니다. 수익은 쉽게 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건전한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공부하고 인내하는 만큼 시장은 섭섭하지 않을만큼 수익을 챙겨줍니다. 시장은 영리하고 공정합니다.



유명하신 분들께서 저보다 앞서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체에 대해서 여러 사람들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이들의 실체를 낱낱히 파헤친 방송이 있네요. 제 글과 겹치지 않는 내용도 많고, 실제 피해자들의 피해 사례를 꼼꼼하게 언급해서 의미가 있는 것 같아 링크를 걸어둡니다. 방송이 매우 재미있고 유익하네요. 더욱 많은 분들께서 이 내용들을 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의 : 혹시라도 댓글을 다실 분들은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실명이나 업체명은 언급하지 않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들의 아르바이트 군단에게 24시간 이내에 명예훼손 고소를 당하게 됩니다. 부득이 고소를 당하셔도 제가 도와드릴 방법은 없습니다 :)

업체명이나 사람 이름을 댓글에서 거론하시면 방문자분의 보호를 위해서 해당 댓글은 임의로 삭제하겠습니다.

본 글은 공익적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2015년 10월 24일
송종식 드림


2015년 10월 23일 금요일

호치민 비텍스코타워(Bitexco financial tower) 제대로 즐기기

호치민 특히, 1군에서 여행을 하다보면 어디서나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우측에 우뚝 솟은 건물이 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 <사진:송종식>

어딜가나 한없이 보이는 건물인데 막상 사진에 찍힌 사진을 찾아보니 이거 한장 나오네요. 통유리로 곡선미를 살려서 멋드러지게 지어진 건물입니다. 위 사진에서는 오른쪽 끝에 솟은 건물입니다.

우뚝 솟은 건물이 비텍스코 타워 <출처: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 웹사이트>

높이 262.5m, 총 68층짜리 건물입니다. 호치민에서는 가장 높은 건물이고 베트남에서는 3번째로 높은 건물입니다. 1층~5층은 각종 상점, 6층은 영화관과 푸드코트, 7~48층은 금융회사 등 여러 회사의 사무공간입니다. 우리가 여행할 곳은 50층~52층 레스토랑과 바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지은 건물이라네요.

SkyDeck으로 들어가지 마시고 절 따라오세요(ㅎㅎ)


비텍스코 타워에 처음 가면 입구가 조금 헷갈리는데요. 처음에는 저도 스카이덱으로 들어갈 뻔 했습니다.

스카이덱 입구인데요. 이쪽으로 들어가시지 마시구요~ <사진:송종식>

위의 사진처럼 스카이덱 입구가 워낙 화려한데다 'ticket & entrance'라고 돼 있어서 꼭 저기가 입구인 것 같죠. 저쪽으로 가지마시구요.

SkyDeck을 비추하는 이유, 그리고 다른 더 나은 루트를 추천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유 1) 유료티켓을 끊어야 합니다.


스카이덱 입장 티켓은 성인 기준으로 20만동입니다. 그 돈이면 꽤 괜찮은 식사 한끼값이죠. 단체 손님이나 어린이는 할인이 되기는 하는데, 그래도 굳이 그 돈내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더 좋은 루트가 있으니까요.

(이유 2) SkyDeck은 레스토랑보다 층수가 낮고 가성비가 떨어집니다.


재미있는 건 레스토랑과 바가 스카이덱보다 층수가 더 높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는 시간 제한 없구요. 물론 그렇다고 무한정 앉아 있긴 그렇지만 그냥 넉넉하게 식사를 즐기면서 도시의 뷰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층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49층 : 스카이덱(전망대, 유료)
50층 : 스트라타레스토랑 & 카페
51층 : Cirrus 레스토랑
52층 : 알토 바

두당 20만동이나 내고 49층에서 경치 구경만 하느니 50~52층에 가서 비슷한 돈 내고 밥 먹으면서 이야기도 하고 경치도 즐기는 편이 훨씬 이익입니다.

50층 이상 레스토랑, 카페, 바 가는 길


길이 무지 어렵게 돼 있습니다. 저희도 삽질에 삽질을 거듭하면서 겨우 찾아갔네요. 따라오세요~

고층 레스토랑으로 출발~ 여기가 입구 입니다 <사진:송종식>

아까 보았던 스카이덱 오른쪽으로 쭉 돌아서 나오면 위의 사진과 같은 입구가 보입니다. 커피빈이 있는쪽이니 찾으시기는 쉬울거에요. 저기 에스컬레이터 뒷편에 에스티로더 매장이 보이시나요? 일단 그쪽으로 쭉 가셔야 합니다.

아가야 그쪽은 아니란다~ <사진:송종식>

왼쪽에 이런 입구가 있는데요. 이쪽으로는 진입 불가입니다. 입주해 있는 오피스 직원들용 출입구 입니다.

<사진:송종식>

처음에 보았던 에스티로더 쪽으로 오다보면 에스트로더 매장 덜가서 왼쪽편에 이런 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이걸타고 올라갑니다.

<사진:송종식>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보이는 전경입니다. 저기 앞에 파란옷 입고 계시는 아저씨쪽으로 쭉 나갑니다.

<사진:송종식>

저기 앞에서 부터 쭉 걸어나오면 개찰구 같은 것도 지나고 이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계단을 오르게 됩니다. 길을 엄청 헤매서 "무슨 밥집 찾기가 이리 힘들어. 헉헉" 하면서 왔습니다 ㅋㅋ.

<사진:송종식>

이런 엘리베이터가 나오면 도착입니다. 이제 여기서 부터는 양복 빼입은 직원들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위로 고고씽~ <사진:송종식>

49층부터 51층까지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자 각 층마다 뭐가 있는지 다시 한번 상기해볼게요.

49층 : 스카이덱(전망대, 유료)
50층 : 스트라타레스토랑 & 카페
51층 : Cirrus 레스토랑
52층 : 알토 바

52층 Bar로 가실분들은 51층에서 내리셔서 올라가시면 되구요. 저희는 50층 스트라타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출발. 슝!

배고파~ <사진:송종식>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야경을 보면서 밥을 먹으려고 저녁 시간에 맞춰서 나왔는데요.

불길한 먹구름들.. ㅠㅠ <사진:송종식>

아아. 근데 저~ 멀리서 먹구름들이 몰려옵니다. 야경을 즐기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 ㅠ_ㅠ

<사진:송종식>

음료를 시켜놓고 밤이 오길 기다려 봅니다.

<사진:송종식>

이게 이름이 기억 안나네요. 치킨도 들어있고 새우도 들어있고~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사진:송종식>

오징어 순대도 시켰습니다. 오징어 순대 맞는지 모르겠네요. 이름이 어려워서.

비 내리는 호찌민시 전경 <사진:송종식>

으악. 아니나 다를까 비가 오네요. 멋진 야경을 즐기고 싶었는데. 아쉽기는 하지만 비오는 야경의 운치도 나쁘지는 않아요. 분위기 좋네요.



동영상으로 현장 분위기 전해드려요.

호치민에서 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를 이용하실 때는 스카이덱보다는 레스토랑이나 바를 즐기시길 바래요. 길이 복잡하기는 하지만 위에 제가 알려드린대로만 움직이시면 됩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2015년 10월 23일
송종식 드림

2015년 10월 15일 목요일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

문장하나 하나가 가슴을 후벼파는 책...


<출처 : 예스24>
성장주 투자의 대가 필립피셔(Philip fisher)의 위대한 저작입니다. 대가들이 쓴 모든 고전이 그렇습니다. 처음 읽을때 느낌이 다르고 두번째 읽을 때, 세번째 읽을 때 느낌이 매번 다릅니다. 그전에는 몰랐던 부분도 발견하게 되구요. 또 투자로 쌓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책이 읽히는 맛도 달라집니다.

그런데 제 개인적으로는 유독 이 책,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가 처음 읽었을 때와 지금 읽을 때 와닿는 느낌이 다른 고전서에 비해서 더 다르게 느껴집니다. 처음에 읽었을때는 '음~ 좋은 내용이군. 그렇군. 좋은 책이군.' 하는 정도의 느낌만 얻었습니다. 솔직히 초보 시절에 읽었을 때는 내용도 좀 어려웠습니다. 문구들이 의미하는 바도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넘겼죠.

그러나, 그 책을 재차 읽을 때 마다 기존에는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지혜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전업투자를 시작하고 나서는 책의 문구 하나하나에 무릎을 탁 쳐가면서 '아. 맞아. 정말 그렇네. 맞아맞아. 대단한 사람이었네. 괜히 대가가 아니네.'하는 생각을 하면서 필립피셔의 식견에 놀라고 또 놀랐습니다. 어느 문구하나도 허투루 넘길 문구가 없었고, 실전 경험에서 우러나는 실질적 조언들이 가득했습니다. 어느새 '이 책은 보물이다.'라는 생각까지 하게되었습니다. 혹자는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책이라고 하는데요, 이 책은 전혀 입문자를 위한 책이 아닙니다. 일정 수준에 도달한 투자자들을 위한 책이지 싶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나중에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을 받겠죠.)

피셔는 (물론 양적 분석을 위한 재무제표도 잘 보는 투자자이지만,) 질적 분석에 집착하는 투자자입니다. 업과 사람을 중점적으로 보고, 또 될 수 있으면 장기적으로 투자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의 저작인 이 책에서도 숫자는 별로 다루지 않습니다. 물론 그림도 한장 없구요. 오로지 기업의 질적인 측면을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들, 그리고 자금 관리나 투자 철학 등에 대해 담고 있습니다.

필립피셔의 큰 투자 스타일


  • 성장주에 장기 투자하는 스타일. (심지어 10년~50년 이상이나 평생 또는 그 이상 보유..)
  • 양적 분석을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질적 분석의 대가이며 재무제표 밖 사람을 보는 투자의 대가.
  • 좋아하는 기업에 집중투자를 하는 스타일.

필립피셔가 설정한, 위대한 기업의 15가지 조건


  • 적어도 향후 몇 년간 매출액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는 충분한 시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갖고 있는가?
  • 최고 경영진은 현재의 매력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 생산라인이 더 이상 확대되기 어려워졌을 때에도 회사의 전체 매출액을 추가로 늘릴 수 있는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결의를 갖고 있는가?
  • 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은 회사 규모를 감안할 때 얼마나 생산적인가?
  • 평균 수준 이상의 영업 조직을 가지고 있는가?
  • 영업이익률은 충분히 올리고 있는가?
  •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 돋보이는 노사 관계를 갖고 있는가?
  • 임원들간에 훌륭한 관계가 유지 되고 있는가?
  • 두터운 기업 경영진을 갖고 있는가?
  • 원가 분석과 회계 관리 능력은 얼마나 우수한가?
  • 해당 업종에서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별도의 사업 부문을 갖고 있으며, 이는 경쟁업체에 비해 얼마나 뛰어난 기업인가를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가?
  • 이익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기적인가 아니면 장기적인가?
  • 성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가까운 장래에 증자를 할 계획이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의 주주가 누리는 이익이 상당부분 희석될 가능성은 없는가?
  • 경영진은 모든 것이 순조로울 때는 투자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하지만 문제가 발생하거나 실망스러운 일이 벌어졌을 때는 입을 꾹 다물어버리지 않는가?
  •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한 최고 경영진을 갖고 있는가? (앞의 모든 조건이 들어 맞아도 이 조건이 들어 맞지 않으면 투자 목록에서 제외)

<출처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굿모닝북스>

기억에 남는 글귀들


  • 어떤 투자자의 보유 종목수가 너무 많다는 것은 그 투자자가 주도 면밀하다는 소리가 아니라 자신에게 확신이 없다는 의미다.
  • 보통 저평가 된 주식은 실제가치보다 아주 조금 저평가 돼 있다. 회계학적 통계를 잘 다루는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저평가 주식에 투자해서 수익을 올려봤자. 볼품없는 수익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탁월한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의 수익률을 따라오지 못한다. 물론, 성장주 투자자가 큰 손실을 입을 확률과 통계와 회계학적 이론에 근거해 저평가 주식을 산 사람이 높은 수익을 올렸을 확률을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
  • 주식시장이 1929년처럼 투기 광풍에 휩싸여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거나 주요 경제 지표들이 일제히 경고음을 내고 있을 때가 아니라면 경제 전반이나 주식시장의 상승과 하락 사이클을 일체 무시하는 게 당연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히려 적절한 매수기회가 나타나면 즉시 투자해야 한다.
  • 경제 전반과 주식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를 추측하는 대신 자신이 매수하고자 하는 기업이 그 분야의 사업을 벌이면서 작은 실수라도 저지를지 모를 가능성에 대해 잘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추측에 의존하는 것보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것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 시장 타이밍을 재는 대신 좋은 종목은 매수 지점에 도달했다면 즉각 매수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식으로 매수를 할 때는 반드시 추가 매수의 타이밍을 느긋하게 잡아야 한다. 추가 가능한 자금의 마지막 자금은 적어도 몇년후에 투자한다는 기분으로 느긋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 훌륭한 주식이 단지 '장외시장'에서 거래된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된다.
  • 열성적으로 선전하는 기업의 주식은 매수하지 말자.
  • 사업보고서에 기록된 '표현'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주식을 매수하지 마라.
  • 순이익 수준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 됐다는 이유로, 추가적인 순이익 성장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것이라고 속단하지 마라.
  • 너무 적은 호가 차이에 연연해 하지 마라. 투자를 길게 본다면 시장가 주문을 활용하라.
  • 1개 기업에 집중 투자를 했더라도 그 1개 기업이 다양한 분야의 4개 사업부를 골고루 가지고 있다면 4개의 사업에 투자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 전쟁 공포로 인해 좋은 기업을 싸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
  • (이를테면 과거의 주가 흐름)과 같은 쓸데없고 관련없는 통계 수치들은 무시하라.
  • 그저 평범하거나 약간 더 나아보이는 기업을 찾았다면 이런 주식은 엄청난 투자 수익을 가져다 줄 소위 대박 주식은 결코될 수 없다. 위대한 기업이 될 자질이 있는 가장 뛰어난 기업을 찾아서 투자해야 한다. 왕도는 없다. 여러 자료를 찾아가면서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점점 시야가 명확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 성장 가능성이 없는 한계 기업이라면 배당이 적절한 투자 기회가 되지만, 내가 위대한 기업을 찾는 15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이라면 배당을 하는 것 보다는 순이익을 잉여금 형태로 쌓아두고, 이것을 훗날 미래를 위한 투자금으로 재사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배당에 집착하지마라.
  • 투자자의 대부분은 더 이상 보유하고 싶지 않은 종목을 보유하면서 오로지 "최소한 본전은 건질 수 있을때까지" 보유한다는 생각을 가짐으로서 치명적인 손실을 입는다.
  • 이미 많이 상승한 종목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며, 아직 오르지 않은 종목은 당연히 상승할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은 진실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것이다. 어떤 주식이 과거에 몇년간 올랐다거나 내렸다는 것은 현재의 주가 수준을 결정하는데 전혀 중요하지 않다.
  • 증권가의 많은 사람들이 지난 몇년간의 통계와 회계 수치를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려고 한다. 현대적인 기업들의 경우, 진정한 가치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 작년에 작성된 회계 수치를 가지고 올해 실적을 예측할 수 있다는 순수한 믿음으로 과거 순이익에 집착하게 되는데, 이런 분석 방식은 엄격한 규제 아래 영업을 하는 일정한 공공 기업의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기업의 미래를 추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치밀하고 끝없는 사실수집이다. 될 수 있는한 많은 현장의 자료와 데이터, 사실들을 수집하고 사람을 만나 데이터를 교차 검증하는 수 밖에 없다.
  • 기업 탐방을 할 때, CEO에게 빠뜨리지 말고 물어봐야 할 질문은 이거다. "경쟁사는 하지 않고 있지만 귀사에서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는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현재 가장 어려움을 겪는 점이나 걱정거리는 무엇입니까?" 하는 질문과도 일맥상통)

그냥 책 전체가, 문구하나하나가 인상적입니다. 저는 위에서 단, 몇가지를 서술하였을 뿐입니다. 이미 읽어보신 분들은 또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구요. 안 읽어보신 분들은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출처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굿모닝북스, 해외 가치투자 커뮤니티>

목차


  • 내가 이 책에서 배운 것 / 케네스 피셔 
  • 서문 
  • 제1장 과거로부터의 단서들 
  • 제2장 사실 수집을 활용하라 
  • 제3장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 투자 대상 기업을 찾는 15가지 포인트 
  • 제4장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 나에게 맞는 투자 활용법 
  • 제5장 언제 살 것인가 
  • 제6장 언제 팔 것인가, 그리고 언제 팔지 말 것인가 
  • 제7장 배당금을 둘러싼 소란 
  • 제8장 투자자가 저지르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잘못 
  • 제9장 투자자가 저지르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잘못-추가 
  • 제10장 나의 성장주 발굴법 
  • 제11장 요약과 결론 
  • 나의 아버지 필립 피셔 / 케네스 피셔


저자 필립피셔에 대해


필립피셔
필립피셔(1907~2004)는 성장주 투자 방법을 개척한 성장주 투자의 대가입니다. 그레이엄식 꽁초투자만 가치투자가 아니라 피셔의 성장주 투자도 가치투자라는 것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인 워런버핏이 스스로 자신의 스승 2인 중 한명이 필립피셔라고 말하였습니다. 자신은 '80%의 그레이엄과 20%의 피셔로 이루어져 있다.'면서..

피셔가 운용한 포트폴리오의 장기 수익률에 대한 자료는 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피셔에게 큰 성공을 안겨준 텍사스인스트루먼츠(Texas Instruments)는 피셔에게 7,400%이상의 높은 수익을 안겨주었습니다. 모토롤라도 피셔를 언급할 때 자주 언급되는 종목입니다. 피셔가 매입할 1955년 당시 라디오 제조사이던 모토롤라는 이후 휴대폰 제조사로 바뀌었죠. 피셔는 모토롤라를 2004년까지 49년간 보유합니다. 모토롤라는 피셔에게 폭발적인 수익률을 안겨주지만, 투자한 초창기에는 수익률이 지지부진해서 어떤 고객에게서는 '모토롤라의 이름도 올리지마라'는 둥의 욕을 먹기도 했습니다.

저서는 Paths to Wealth through Common Stocks, Conservative Investors Sleep Well, Developing an Investment Philosophy, 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이 있고 이 중 한국어로 번역돼 유통중인 책이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와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가 있습니다.

그의 아들인 케네스 피셔 역시 왕성하게 투자와 기고 활동을 하고 있는 투자 명인입니다.

2015년 10월 15일
송종식 드림

2015년 10월 5일 월요일

이씨에스 - 배당도 많이 주고 안정적인 채권형 주식

이씨에스(ECS). 개인적으로 대한약품과 더불어 가장 애정있는 종목 중 하나입니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거나 포트에 편입을 해봤을 종목입니다. 특히, 배당주 포트를 운영하시는 분들은 꼭 편입을 해두셨을 종목이죠.

이 회사의 특징


  • 꾸준한 회사입니다. 실적도 꾸준하고 배당도 꾸준합니다.
  • 딱히, 분석이라고 할 필요도 없는 회사입니다. BM도 심플하구요.
  • 대표님이 3:3:3 정책을 약속했는데, 잘 지켜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3:3:3 정책이란? 이익의 1/3은 직원에게, 1/3은 주주에게 배당으로, 1/3은 성장을 위한 잉여금으로 쌓겠다.
  • 꾸준한, 채권형 주식으로 보시면 됩니다. 주가가 급락할 때 잘 잡으면 큰 시가 배당 수익을 노릴 수 있습니다. 주식을 장기 보유하면 배당도 눈덩이처럼 커지는 스노볼 타입의 주식입니다.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업무용 교환기와 컨텍센터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기업을 대상으로 유무선 통신환경 구축 서비스를 하는 S.I 기업입니다.

사진출처 : 시스코

BM이 생소하고 어렵습니다. 심플하게 생각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은행이나 통신사에 고객이 전화 문의를 합니다. 그럼 이때 고객이 걸어 온 전화 번호를 토대로 상담사의 화면에는 고객 정보가 쭉 뜨겠죠. 또는, 외부에서 걸려 온 전화를 다른 직원에게 돌려 줄 필요도 있을거구요. 또, 직원대 직원의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하겠죠. 이런 전반적인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유무선 통신 환경을 구축해주고 유지보수 해주는 일을 하는 회사라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BM 도식 <출처:이씨에스, 아이콘팩토리, 송종식, 로고:각 사>

시스코, 어바이어, 애스펙트 등 이름만 대면 아는 세계적인 업체들과 손을 잡고 이들의 CM, PBX등의 제품을 구입해 이씨에스 나름의 기술력으로 맞춤 솔루션을 만들어 기업체에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사업 모델은 이게 다라서 심플합니다. 주로 금융권 , 통신사, 관공서, 유수 기업체 등으로의 수요가 많습니다.

투자포인트 : 구조조정과 기업 비용 절감 트렌드에 부합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는 금융기관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권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고 있는 일 중 하나는 오프라인 점포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어차피 요즘은 입출금은 ATM기기로, 송금은 인터넷으로 하는 시대이니만큼 오프라인 점포에 방문할 일도 별로 없습니다. 증권사도 마찬가지죠. 어지간한 업무처리는 HTS나 MTS로 되니 금융권의 오프라인 점포줄이기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지속되리라 생각됩니다. 요즘 핀테크다 뭐다 해서 아예 인터넷 전문 은행도 출범 직전이구요.

이렇게 되면 동사의 사업엔 우호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업무는 인터넷으로 편리하게 처리한다고 쳐도 즉각 응답이 필요한 업무나 궁금증은 여전히 전화로 해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컨텍센터의 중요성이 증대되겠죠. 물론, 인터넷 문의도 오프라인 점포가 줄어드는 만큼 늘어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단순 콜센터에서 UC로 넘어가면 인터넷 문의도 한번에 묶어서 처리를 할 수 있게 됩니다.

회선 유지비를 줄여주는 PBX(사설 교환기)


직원이 300명인 병원이 있다고 가정하고 이 직원들의 전화를 일일이 다 연결한다면 회선의 설치도 문제지만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PBX가 중간에 딱 끼어들면 구성원 300명 간의 전화 교환은 모두 이 PBX를 거치면 되므로 단말의 설치가 용이해지고 회선의 수도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과거에는 음성 전화의 교환만 가능했는데 이때 PBX가 TDM기반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전화를 비롯한 모든 통신 수단이 인터넷 기반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단순 음성 -> 패킷 기반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때 사용되는 PBX가 IP-PBX입니다. 이제 음성 전화의 교환 뿐 아니라 고객 정보 DB시스템이나 사원들간 이용하는 인트라넷까지 중앙에서 통합관리를 할 수 있게 되므로 관련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됩니다.

투자포인트 : CAPEX 없이 성장


과거 5년간 현금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꾸준히 늘어나는 당기순이익, 꾸준히 상승하는 주가, 2013년 기말에는 주당현금흐름이 800원까지 떴던적도 있고 적자는 한해도 없습니다. 아름답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capex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해외 업체들의 제품을 사가지고 와서 커스터마이징을 한 후 곧바로 고객에게 파는 업을 하고 있다보니 capex 투입이 거의 없습니다. 한마디로 생산시설이 없습니다. 버핏이 좋아할 스타일의 기업입니다. 버는 돈은 세금을 제하고 고스란히 회사몫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현해남 대표님이 공약한 3:3:3 약속이 잘 지켜질 수 있는 것 입니다. 대한약품과 마찬가지로 땅 짚고 헤엄을 치는 비지니스 모델입니다.

투자포인트 : 높은 전환 비용으로 발생하는 해자


숙련되면 다른 제품으로 바꿔쓰기 어려운 제품들 <로고 출처 : 각 사>

기업 외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단순 콜센터에서 UC로 전환돼 가면서 전환 비용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게다가 동사가 한번 만져 놓은 기업내 커뮤니케이션 솔루션들은 타 회사 제품으로 전환하려면 이 역시 전환 비용이 동사 제품을 유지보수 하면서 계속 쓰는 것 보다 비싸집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숙련도를 높여 둔 도구를 바꾸기란 사실상 쉽지 않습니다. 이것이 점점 동사의 강력한 해자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투자포인트 : 늘어나는 유지보수비


동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매력 중 하나는 수주를 따서 솔루션을 제공만 해주는 1회성 사업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수주가 늘면 늘수록 차후 유지보수 명목의 매출도 누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지금처럼만 사업을 영위해도 시간이 흐를수록 유지보수비는 늘어납니다.

분기별 유지보수 매출 추이 <출처:이씨에스, 송종식>

유지보수 매출은 지금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늘어나는 속도도 느린편이지만 갈수록 가속도가 붙을거고 시간이 흐를수록 동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아질거라 생각합니다.

투자포인트 : 꾸준히 성장하는 실적과 배당, 거의 무차입 경영


앞서도 잠시 언급드렸지만 동사의 장점은 '별로 분석할게 없다.'는 점입니다. 사업 모델도 심플하고 실적도 꾸준합니다. 모범생 스타일의 기업입니다.

동사의 과거 10년간 실적 추이 <출처:이씨에스, 송종식>
2011년까지는 GAAP개별, 2012년 부터는 IFRS별도

2008~2009년에는 금융위기로 실적이 잠시 주춤했으나 이후 다시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융위기때도 적자 만큼은 내지 않은 튼튼한 기업이구요. 요약 실적만 봐도 안정적이고 꾸준한 사업구조가 일품일거라는 추정을 해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익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동사의 매출 규모에 비해 시장규모가 압도적으로 큰데다 시장도 매해 3%씩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여서 당분간 동사의 이런 실적 성장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분기별 실적과 수주잔고 추이 <출처:이씨에스, 송종식>
2011년까지는 GAAP개별, 2012년 부터는 IFRS별도도 * 동사는 3월 결산 법인

분기별 실적을 펼쳐보면 재미있는 점이 몇가지 보입니다. 과거에는 3, 4분기에 이익률이 급증하는 패턴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5년 1분기에는 과거 다른해 보다 이익률이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분기에도 그런 것이라면 회사내에 뭔가 변화가 생긴것으로 보고 정밀한 조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수주 잔고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밥 굶을일 없다는 의미입니다.
배당추이 <출처:이씨에스, KRX, 송종식>

꾸준히 30% 이상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익이 증가하는 만큼 DPS도 매해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주가가 DPS 증가분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시가 배당률 자체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연말 종가 기준으로 시가배당률이 세전 6.7%를 넘었던 적도 있는데 이제는 이씨에스도 많은 분들께 알려져서 시가 배당률이 4% 초반대로 내려왔습니다. 최근에는 주가가 급등해서 이제는 시가 배당률도 3%대로 내려와서 배당주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익 추정만 정교하다면 DPS 추정이 용이한 종목입니다.

만약 2009년에 이 종목을 주당 2,200원에 산 투자자가 아직 이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면 누적 배당금으로만 주당 980원을 회수했으니 배당금으로만 50%에 가까운 수익을 올린셈이 됩니다. 게다가 그 동안 200% 가까이 올랐는데 주가 상승은 덤이죠. 스노볼 주식의 위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큰 이변이 없다면 앞으로도 꾸준히 배당이 늘어날 종목이고 저가에 잘 매수해서 보유중인 분은 곧 배당금만으로도 투자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순이자 비용이 음(-)의 상태 <출처:네이버 금융>

동사는 부채비율이 34%이지만 실질적으로 이자가 나가는 부채는 거의 없습니다. 한해 3천만원 정도가 이자로 나가고 있고, 반대로 동사가 이자로 받고 있는 돈이 한해 5억이 넘습니다. 한해 4억 9,000만원 정도가 이자 수익으로 들어오고 있으니 순이자수익을 실현중입니다. 부채에 대한 부담은 없는 회사입니다.

간략한 지표를 보면 유동비율이 475%, 당좌비율이 462%, 이자보상배율이 206%, 유보율이 928%로 매우 건전하고 안정적인 회사입니다.

투자 리스크 목록


땅 짚고 헤엄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플하고 탄탄한 사업을 영위하는 동사도 물론 리스크는 있습니다. 다만, 다른 회사들보다 강점인 부분은 리스크들이 가시적 리스크가 아니라 잠재적 리스크라는데 있습니다.

리스크 1) 시스코, 어바이어 등의 협력사와 관계 악화가 되거나 거래가 중단되면 당장 영업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리스크 2) 기업들의 컨택센터 투자 감소시 수주가 당연히 감소하겠죠. 이 부분은 현재까지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2008 금융위기 때 처럼 일시적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만 기업의 존립에 영향을 줄 리스크는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리스크 3) 동사는 생산 시설이 없습니다. 흔해 빠진 이야기지만 사람이 곧 자원입니다. 이 회사야 말로 그렇습니다. 핵심 인력이 회사를 이탈해서 따로 창업을 하거나, 경쟁사등으로 이직을 하면 회사에 큰 타격이 됩니다. 인력이 빠지면서 회사의 노하우가 함께 빠지면 더욱 그렇겠죠. 특허권이 방패 역할을 얼마나 해줄지는 지켜봐야겠죠. 무엇보다 직원들에 대한 대우가 좋아야겠지 싶습니다.

리스크 4) 컨텍센터의 시장 규모는 연간 14조원, 인바운드 상담사의 수는 20만명, 연간 인건비는 3조원에 달합니다. 현재 수 많은 컨택센터 업체들이 난립한 상태입니다. 물론 동사는 직접적인 컨택센터의 역할을 하기 보다는 솔루션 제공자의 입장에 있기 때문에 한숨 돌릴수는 있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언제든 경쟁사가 치고 들어올 여지가 있는 시장입니다.

리스크 5) 주가 급등으로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상태입니다. 5~6%에 육박하던 시가 배당률을 자랑하던 배당주였는데, 최근에는 주가 급등으로 시가 배당률이 점점 매력 없어지고 있습니다. P/E, P/B 기준으로도 이제는 싸다고 할 수 없는 가격 구간에 와 있습니다. 회사가 지금과 같이 성장해서 20년 후에는 거대기업이 돼 있을거라고 믿는 분들께는 지금도 싼 가격이겠지만 1년이나 3년 정도 후의 미래를 보고 진입하기에는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적 추정과 밸류에이션


과거에는 이 회사를 밸류에이션 할 때 DCF를 돌렸습니다. 어느 정도는 그런 툴을 써도 무방한 꾸준한 회사라고 봤기 때문인데요. 최근에는 다시 향후 2년치 이익만 추정해서 PER을 퉁치는 툴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를 밸류에이션 할 때는 시가배당률이라는 훌륭한 지표하나가 더 있으므로 적정가를 설정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적정가는 각자 마음속에 있는거지만..^^;

꾸준한 회사임에도 2년치 이익만 추정한 것은 머지 않아서 거시 경제상에 큰 이벤트가 하나 있을 것 같아서 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한 2025년까지는 추정해도 될 것 같지만 추정상 오차만 커질 것 같아서..(ㅎㅎ)

이씨에스 밸류에이션, 클릭하면 커집니다 <출처:송종식>

2016년 추정 실적을 743억 / 47억 / 53억으로 설정해 보았습니다. 추정 opm은 6.33%, npm은 7.2%입니다. 배당성향은 2015년에 31%, 2016년에 31%로 추정했고, DPS는 15년에 250원, 16년에 250원으로 2년간 500원을 배당으로 회수한다고 설정했습니다.

적정주가는 7,600원으로 2016년 실적 기준으로 PER은 9.36배, PBR은 1.24배, ROE는 12.14%입니다. 2016년 배당금 기준 시가 배당률은 3.29%입니다.

적정주가 대비 안전마진을 30% 확보하고 매수할 수 있는 가격대는 5,320원이고 이 가격에 매수할 수 있으면 추정 시가 배당률은 4.7%까지 높아집니다. 예상 PER은 6.55배 입니다. 회사가 멀쩡한데 이 가격까지 내려와 줄지는 모르겠습니다. 단기 급락이 나온다면 좋은 매수 기회가 되겠네요.

2015년 10월 5일
송종식 드림

알림 : 장기간 동사의 주식을 보유하였으나 최근 매도하였습니다. 따라서 글을 쓰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향후 1년내 재매수 할 가능성이 90%이상입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