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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6일 일요일

'가치주, 성장주, 단기, 장기 나누지 말자'는 훈계를 들으며 든 생각

제목의 홑따옴표 안에 있는 문구는 저의 오랜 단골멘트입니다. 제가 만든 문구가 돌고 돌아 저를 공격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네요. 아이러니 합니다. 

저의 저 단골멘트를 이용해서 제가 최근에 올린 영상에 대해 반박 의견들이 달렸습니다. '투자의 끝은 멘탈과 엉덩이, 존버력'이라고 했던 영상입니다. 단편적인 부분만 대충보고, 댓글을 달거나 생각을 입 밖으로 내는 경솔한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 영상에 달린 반박 의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왜 주식을 가치주, 성장주, 단기, 장기로 나눠서 하지?
2) 존버하자고 '현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대중공업 등의 주식을 보아라 장기간 박살났다. 아무거나 사서 존버만 한다고 되나?

1)번은 제가 항상 하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항상 하는 이야기가 저한테 공격용으로 들어오니 세상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오래전에 했던 혹은 발견해서 만들었던 문구가 수 년간 돌고 돌아, 그들만의 스승 제자를 타고 타서 결국 다시 저에 대한 공격용으로 사용되는 재미있는 현실입니다. 현실판 재귀함수네요.

어쨌든 1)번 이야기는 무엇을 주장하려고 하는지 잘 알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아래에서 잠시 후에 자세한 의견을 남겨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2)번에 대한 것도 저의 영상과 글을 꼼꼼히 보셨다면 하실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영상을 대충 보고 댓글을 남기면 많은 사람들이 그 댓글만 보고 또 다른 오해를 낳게 됩니다. 제 글과 영상을 오래도록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아무 회사'를 '아무 가격에나', '대충사서', '무작정 존버해라' 이런 로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 동안 숱하게 좋은 기업 발굴 방법, 밸류에이션 방법, 기업분석 방법, 가치와 가격의 괴리를 이용하는 방법, 동행투자를 하는 방법에 대해 입이 닳도록 이야기를 드렸는데, 고작 저런 반응이 나오면 맥이 빠집니다. 게다가 '현혹'이라는 표현을 보고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아래에서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를 다루어 보겠습니다.

어쨌든 현재 시장은 많이 무너진 상태입니다. 앞으로 상폐돼 없어질 부실한 회사도 많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가치대비 비싼 기업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상당 수 기업이 '이제는 살만한 가격대'에 들어 온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와서 괜찮은 회사들을 '일단 팔고' 리스크 관리를 하자는 것은 정말 공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사야될 시기에 팔아라뇨? 자꾸만 바닥을 잡으려고 하는 투기꾼들의 태도가 문제입니다. 바닥을 어떻게 잡나요? 살만한 가격대에 공이 들어왔으면 사는겁니다. 그냥 기계적으로요.

투자판은 돈 뿐만 아니라 워낙에 많은 말과 글이 오가는 곳입니다. 요즘에는 관계하고 싶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얽히고 설켜있어서 감정 상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오갑니다. 그런 것 정도는 이골이 나서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주장하는 바가 왜곡되거나,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시간이 될 때마다 해명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잠시 기록을 남깁니다.

성장주, 가치주 나누기


성장주, 가치주, 도박주와 같은 단어에 대해 저의 생각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2017년에 작성했던 이 글을 한번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주 장문의 글입니다. 글을 읽기가 힘드시면 비교적 최근에 영상으로 남겨뒀던 내용도 있으니 영상을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성장주, 가치주 따위를 나누는 것은 당연히 의미가 없고 성장은 가치에 포함되는 개념입니다. 그리고 가치투자자들도 당연히 성장하는 기업을 좋아합니다. 고단수의 턴어라운드 사냥꾼이 아니라면 실적이 장기적으로 역성장 하고 있는 기업을 좋아할 사람은 없습니다.

장기와 단기 나누기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는 같은 말이 아니다'. 이 문구도 제가 단골처럼 쓰는 문구입니다. 역사도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10년도 넘은 것 같은데요.

일단, 투자 관련 이야기로 상대에게 조언, 반박이나 조롱을 할 때는 1) 상대의 생각이 어느 정도의 깊이와 지평을 갖고 있는지 확실히 확인한 후에, 2) 상대가 하는 이야기의 행간에 숨은 의미는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해야합니다.

1), 2)를 인지하지 않고 아무말 대잔치를 벌이면 망신을 당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직전 영상에서 '엉덩이를 붙이고 무제한 존버하자!'라고 주장했던 것은, 무조건 천년만년 기다리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시간 지평 앞에서 내 무지의 인정' 그리고 '시장에 대한 겸손한 태도' 정도로 받아 들이셔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드렸던 이야기에 대한 정확한 행간의 해석입니다.

우리가 어떤 기업에 대해서 꼼꼼하게 공부를 하고 내재가치를 산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결국은 기업을 매입할 때 안전마진을 두기 위함이 아니던가 싶습니다. 일단 저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안전마진은 왜 둬야 하나요? 사고가 나더라도 덜 다치기 위해서입니다. 세상에 그 어떤 것도 확실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가치와 가격 사이의 안전마진은 우리가 지불할 가격에 대한 보험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시간 지평을 길게 보자', '엉덩이를 잘 깔고 있자'고 주장하는 것은 다를까요? 그것은 시간과 우리 마음에 대한 안전마진을 두자는 이야기입니다.

넉넉하게 최소 3년 앞을 내다 보고 산 기업이 있다고 칩시다. 그 종목을 조금 사뒀습니다. 그런데 1차 매수를 끝내자 마자 1주일도 안돼서 강력한 테마가 붙었습니다. 제 계산엔 없던 시세 급등이죠. 당연히 내가 생각했던 적정주가를 돌파해 버리고 주가가 고평가 영역에 다다르면 비중을 줄이거나 매도를 해야합니다. 아주 기쁜 마음으로 말입니다. 

이런 경우, 단 1주일을 보유했다가 매도를 했어도 이것은 가치투자입니다. 기업분석을 철저히 했고 안전마진을 넉넉히 잡고 매수했다면 그렇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넉넉한 마음으로 장기투자를 염두에 뒀던 투자입니다.

'시장이 무너지니까 리스크 관리를 해야한다. 무조건 장기투자는 없다'. 이런 이야기 참 멋있게 들립니다. 그럴 듯 하기도 하죠.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야 합니다. 1) 그래서 그 리스크 관리라는 것은 무엇이며, 2) 어떻게 할 것이며, 3) 시장이 무너지면 주식을 팔아서 현금화 하고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것이며, 4) 그래서 시장에 언제 다시 진입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생각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고 들어가다 보면 결국은 또 하나의 결론에 도달합니다. '좋은 마켓타이밍을 노리자'. 그럴 자신이 있으면 해보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이건 노력의 영역도 아니고, 경험치의 능력도 아니고 거의 대부분의 영역이 운의 영역입니다.

내가 타이밍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실제 계속 그렇게 해왔어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래야 하겠지요. 타이밍을 몇번만 연속해서 잡아도 단숨에 한국 최고의 부자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 그렇게 타이밍을 재가며 투기를 한 사람 중에서 한국 최고의 주식부자가 되었거나, 적어도 박영옥, 김태석님 같은 가치투자자를 능가하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뭐, 잠깐 행운으로 반짝 등장 했던 사람들은 있을지 몰라도 말로는 대부분 안 좋았겠지요.

그리고 실제로 평범한 사람을 일정 수준 이상의 부자로 만든 로직은 마켓타이밍을 재는 로직보다 가치투자 로직이 더 많을 것입니다.

마켓타이밍을 재려는 시도는 겸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오만한 행동입니다. 오만한 사람들은 시장에서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어떤 종목으로 3개월 안에 100% 수익을 내겠다고 덤빈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그 종목이 석달 간 움직임이 없고, 넉 달, 다섯달이 넘어가보세요. 그 사람은 멘탈이 나갑니다. 겸손이 결여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를 할 때 가격(안전마진)과 시간(버퍼와 여유)뿐 아니라 우리 삶에서도 관조와 여유를 갖는 태도는 아주 중요합니다. '잘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태도를 갖고 있으면 잘 다치지 않습니다.

어쨌든 어떤 문구나 주장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1차원적으로 해석을 내리거나 뚱딴지 같은 반론을 한다면 그 원인은 아마도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1) 문해력에 문제가 있거나, 2) 투자 경험이나 식견이 아직은 짧아서 그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거나요.

무조건 '존버'하라니, 사람들 '현혹'하지 마라


이 부분은 '현혹'이라는 단어 때문에 잠이 확 깼던 문장이었습니다. 아무리 진심을 가득 담아서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어도 누군가는 그것을 '현혹'으로 느낄 수 있구나 하는 점도 배웠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당연히 내 마음 같지 않겠죠. 

물론 이 댓글을 달아 주신 분과 오해를 잘 풀고 이야기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충분히 저런 오해들을 하실 수 있겠다 싶어서 블로그 포스팅으로 재차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기록을 남겨 둡니다.

1) 유튜브의 특성상 아주 작은 토픽에 대해서 쪼개서 밖에 이야기를 올릴 수 없다.
2) 내재가치가 상승하고 있고, 그럴만한 회사를 사야지 상장폐지 당할 회사를 사면 안된다.

1번)처럼 유튜브의 특성이 채널 운영자나 반대로 구독자를 바보로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주 지엽적인 토픽을 지엽적으로 다룰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떤 작은 부분 하나만 이야기를 하는데도 시간이 20분이나 30분이 넘어가는 것은 태반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제가 다뤄왔던 가치투자와 관련된 내용을 A부터 Z까지 재차 다 다룬다면 디테일 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다 푸는데만도 30시간이 모자랄 것입니다.

또한, 과거에 가치투자와 관련된 여러가지 방법론과 제 개똥철학에 대한 이야기들은 하나씩 찾아보면 모든 조각을 맞출 수 있습니다. 제 컨텐츠를 오래 보셨던 분들은 굳이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다 이해를 하실거라고 믿습니다. 

이미 과거에 했던 이야기를, 어떤 이야기 하나를 추가로 할 때 마다 ADD해서 다시 하고, 그 뒷 이야기를 다시 ADD해서 또 반복하고.. 그것은 유튜브 구조에는 너무나 맞지 않습니다. 유튜브는 짧은 토픽을 잘라서 꾸준히 올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어떤 토픽 하나에 대해 의문이 생기시는 분들은, 저의 과거 컨텐츠를 모두 찾아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오해가 풀립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컨텐츠들을 다 보시고 나면 제가 단순히 '아무 회사나 대충 아무 가격에 사서 존버하면 모두가 승리한다' 이런 얼토당토 않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아시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1) 기업 가치평가와 f/up은 꾸준히 해야한다.
2) 주가가 가치보다 현저히 비싸지면 비중을 줄여야 한다.
3) 주가가 가치보다 현저히 싸지면 비중을 늘려야 한다.
4) 내재가치가 착실히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 위주로 투자해야 한다.
5) 기업의 가치가 훼손되거나 투자 아이디어가 어긋나면 수익/손실 상태에 관계 없이 작별을 고해야 한다.
6) EPS, BPS가 착실히 증가하는 기업이 초보 투자자에겐 좋다.
7) 많은 회사들이 장기간 실적이 망가지고 주가도 우하향 했지만 애초에 우리는 그런 회사를 건드릴 일이 잘 없다. 건드렸더라도 꾸준한 팔로업을 통해서 작별을 고했겠지.
8) 많은 가치투자자들이 2010년대 박스권 장세에서도 꾸준히 좋은 복리 수익을 쌓고 있다 왜 일까?
9) 실적이 착실히,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은 생각보다 많다. 지뢰만 잘 제거해도 1,000개 이상의 회사는 일단 제거하고 시작할 수 있다.
10) 시장에 있는 모든 주식을 사야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잘 아는 몇개 회사만 평생 비중 조절하며 관리해도 괜찮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물론 그 중 회사의 영업 상황에 따라 어떤 회사는 편출되고, 또 어떤 회사는 편입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 글을 쓰는 도중에 퍼뜩 생각난 원칙만 해도 이 정도입니다.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원칙들입니다. 이 정도 원칙들을 토대로 하여 엉덩이의 힘으로 투자를 하자는 것입니다.

좋은 기업을 싸게 잘 샀는데, 요즘처럼 주가가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뷰를 바꾸고 주식을 팔거나, 남들의 이야기를 듣고 덥썩 주식을 사거나, 어떤 회사의 주가가 잘 오르고 좋은 뉴스가 자꾸 나오니까 주식을 사거나, 갖고 있는 기업의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무서워서 약간의 수익만 실현하고 팔거나.. 이런 부화뇌동식 행동을 하지 말자는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적어도 내가 투자한 회사가 잘 성장하고 있다면 주가가 내리든 오르든 엉덩이의 힘으로 잘 버티는 사람이 먼 훗날에 가 보면 승자가 되어 넉넉한 삶을 살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날 선 댓글들이 부쩍 늘어난 이유


부처, 예수님과 유재석 형님 심지어 슈카 형님도 안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 훌륭한 분들도 안티가 있는데 문제점 투성이 인간인 저라고 안티가 없을리 만무합니다. 안티도 있을 것이고, 고깝게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싫어하는 사람도 아주 많을 것입니다. 그것은 제가 온라인에서 컨텐츠 만드는 생활을 하든 안하든 관계 없이 일상 생활 도처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받아 들이고 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을 감안하더라도 최근에는 부쩍 악플이 많이 달립니다. 위에서 언급한 의견들은 악플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정말 악플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유튜브와 블로그에 많이 달립니다. 최근들어서 부쩍 더 그런 현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시장이 어려우니 그것을 투영하는 센티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장이 어렵다고 여기 저기 돌아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날 선 말과 글을 쏟아내고, 온라인에서 악플 따위를 달고 다니는 사람에게 괜찮은 미래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런 분들은 스스로도 가슴에 손을 얹고 한번 자신의 행동을 돌아 보시길 바랍니다.

2022년 6월 26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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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nsplash.com @priscilladupreez


2017년 12월 21일 목요일

신라젠, 비트코인, 버블, 인간의 광기와 망각 그리고 기술혁신

주의) 제대로 공부하고 분석을 한 뒤, 자신만의 철학과 믿음을 가지고 신라젠, 비트코인 등에 투자하는 분들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런 분들은 이 글을 읽으시면 감정이 상할 소지가 많은 글 입니다. 신라젠, 비트코인 강성 투자자분들은 기분이 상하실 수 있으니 가급적 읽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이 글은 초심자의 행운을 잡은 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실력있고 상식적인 투자자들의 커뮤니티에 들어와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들을 위한 글입니다. 또, 제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 돌아보고자 쓰는 글 입니다. 널리 이해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제 블로그의 투자 카테고리와 맞지 않는 주제여서 비트코인 이야기를 쓸지 말지 고민을 조금 했습니다. 테크(Tech) 카테고리에서는 얼마든지 다룰 수 있는 주제입니다만.. 결론은 투자 카테고리에서도 비트코인 이야기를 쓰는 쪽으로 내렸는데, 주변분들의 생각과 태도를 보니 걱정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부디 제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이라도 한번쯤은 생각해 보셨으면 싶은 것들을 글로 남겨두겠습니다.

보통 제가 긴 블로그 포스팅 하나를 쓰는데는 몇일에서 몇주씩 걸립니다. 글을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는 먼 과거 이야기가 될테지만, 지금 현재는 제가 거주하는 지역 커뮤니티의 어머니들 입에서도 '가상화폐', '비트코인', '암호화폐'와 같은 단어들이 오르내리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2만원의 가치가 있는 투자 대상이 1만원대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으면 관심을 안 가집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오르고, 처음에는 긴가민가 하다가도 주변에서 투자를 해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머뭇거리는 사이에 계속 가격이 치고 올라가면 너도나도 열광하고 달려들어 결국엔 큰 화를 입고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투자의 대상만 다를 뿐 이는 항상 반복되는 일입니다.

주식하고 같은거라고? 헐!


금융이나 IT쪽에 전혀 관심 없는 분들께서 비트코인에 갑자기 관심 갖는건 당연한 이유겠죠.

"누가 얼마를 벌어서 대박쳤다더라!"

그분들끼리 하시는 말씀이 대부분 이렇습니다. 특히, 아주머니들끼리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로 이런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조금 더 관심있는 A가 아무것도 모르는 B에게 비트코인을 설명하길..

"그거 주식하고 비슷한거에요. 수시로 가격이 번쩍거리면서 바뀌어요. 정신없어요."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께서는 "헉!" 하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거 실화입니다. 아주머니들께서 저렇게 말하는것을 몇번이나 들었습니다. 특히 젊은 애기엄마들까지도요.

이참에 어머님들께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어머님들, 비트코인하고 주식하고는 펀더멘털은 물론이고 개념자체가 완전히 다른거에요. "무조건 사고 팔아서 돈만 벌면 장땡이지"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형, 비트코인 가격 봤어요?


몇달 전, 오랜만에 개발자 출신 동생을 만났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쭉 봐오던 친구인데 사회 나와서는 자주 못 봤습니다. 가끔 만나면 말도 잘 통하고 서글서글하니 좋은 동생입니다. 어릴적부터 컴퓨터에 빠져 산 골수 개발자였는데 생뚱맞게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머리도 팽팽 잘 돌아가고 개발도 곧잘합니다. 개발자 출신임에도 비지니스나 투자에 관심이 많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 친구는 저를 만나자 마자 당시 핫했던 비트코인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 형, 비트코인 가격 봤어요? 500만원 넘을거 같은데..
= 응, 봤어.
+ 얼마까지 오를거 같아요?
= 가치 평가가 불가능하지만, 버블은 일단 불 붙으면 미친듯이 오르긴 할테니까..
+ 얼마까지 갈지는 모르는거군요?
= 응 모르지. 내일 당장 폭락할수도 있고, 아니면 5천만원이 넘거나 1억이 넘을수도 있는거고.
+ 그렇긴하죠. 그럼 투자는 아예 안 하실건가요?
= 응, 엄청나게 오를 가능성은 크지만, 가치평가가 불가능해서 형은 안 사려고.
+ 그래도 사보시지, 적당히 수익 내고 탈출하면 되잖아요.
= 그게 대부분의 사람들 논리인데, 탈출하는 타이밍을 제대로 알 수 있으면 금방 억만장자 되겠다야.
+ 그렇긴하죠. 탈출 타이밍 잡는건 불가능이죠. 그리고 비트코인이 버블인건 확실해요.

버블 자산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10원일때도 버블이라더니, 50원일 때도 버블이라하네, 그런데 지금 200원이나 하잖아! 승자는 우리야!"

뭐, 단기적인 결과만 놓고보면 그렇기는 하죠. 그런데 가치투자자가 버블 자산 근처에도 안가는 투자 원칙을 지켰다고 해서 루저는 아닙니다. 그리고 인생을 하루나 이틀만 살 건 아니잖아요? 10년 후, 20년 후에도 그 버블 사냥꾼들이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처지로 살아가는지 지켜보면 될 일입니다. 시장 이슈를 좇아 급등주나 코인을 오가는 투자자 중 일부는 단기간에 큰돈을 벌기는 할겁니다. 그러나, 빛의 속도로 가난해지는 사람이 더 많을거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노름 기술이 없습니다. 그래서 빛의 속도로 가난해지기 싫기 때문에 근처에도 안갑니다.

제가 아무래도 개발자 출신인데다, 기술쪽 이슈에도 민감하다보니 비트코인의 존재에 대해서는 이미 몇년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몇해전에도 모멘텀 투자쪽으로 눈이 밝은 지인들 사이에서 가볍게 비트코인 바람이 불긴했습니다. 그때 그 지인들은 큰 재미를 못 본걸로 기억합니다. 비트코인이 100만원이 안될때였습니다. 이번에 만들어진 비트코인의 가격 추세는 가격 자체만 놓고보면 진짜 상승 추세가 만들어지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비트코인을 단 1사토시도 사지 않았습니다. 알고서도 못 샀으니 바보 같아 보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인간인 이상 아쉬운 마음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의 투자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에 대한 뿌듯한 감정이 더 큽니다. 세상 모든 이슈에 매번 불나방처럼 뛰어들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미 세상이 관심을 가지는, 이슈가 붙은 자산은 가격이 상당히 올라와 있어서 투자 리스크가 높습니다.
2) 자산의 가격이 긴박하게 급변동하는 상황에서는 마음의 안정을 취한채 투자할 대상을 분석하고 공부하기가 힘듭니다.
3) 이미 가격이 왜곡된 상태에서는 밸류에이션을 할 때, 투자자의 판단력 자체도 교란되거나 왜곡됩니다.
4) 가격을 올린 세력이나 대중들의 논리를 여과없이 받아들여, 비판적 사고와 리스크 분석없이 투기에 긍정적으로 동참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5) 버블 상태에 있는 자산은 짬내서 아무리 공부를 해봐도 밸류에이션 자체가 불가능한 투자 대상이 대부분입니다.
6) 미래를 보는 저의 능력이나 안목이 버블을 만드는 사람들 보다 부족할 수 있습니다.
7) 저의 정체성은 시장의 오해로 적정한 가치보다 가격이 훨씬 싼 자산에 투자하고 기다리는 가치투자자입니다. 물론 어떤 자산의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어도, 실제 가치보다 싸다면 따라서 사기도 합니다.

제가 보수적으로 잃지 않는 투자를 하기 위해, 가치투자를 하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투자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공부하고, 투자를 할수록 더 오묘하고 어렵습니다. 점점 보수적으로 투자하게 됩니다. 대형 음식료 기업의 내후년 매출도 추정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물며 한치앞을 보기 힘든 투기성 투자 대상들은 제 입장에서 얼마나 더 분석하기가 어렵겠습니까?

누가 얼마를 벌었다더라, 대박 났다더라


현명한 투자자들의 판단력을 망쳐놓는 것은, 주변의 이런 이야기로 촉발되는 '조급함'과 '질투심'입니다.

이런 이야기에 신경도 쓰시면 안됩니다. 이런 이야기들에 흔들려서 자신의 투자 철학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계좌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특히, 투자 철학이나 지식이 빈약한 사람이 남들의 저런 이야기를 듣고 버블에 올라탔는데 정말로 단기간에 큰 수익이 나면 그게 가장 위험한 경우입니다.

설사 그 사람이 원래는 지식과 철학을 겸비한 가치투자자라고 해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그 사람의 자제력이 대단해서 다음 투자 사이클에서는 다시 원래대로 보수적인 투자를 한다면 괜찮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한번 단기간에 고수익을 맛보고 나면 보수적으로 잃지 않는 투자 따위는 머릿속에서 싹 지우게 됩니다.

한번 마약에 중독된 뇌는 마약을 떨쳐내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결국 그 사람은 투기적으로 고수익을 좇다가 많은 재산을 탕진하고 나서야 후회를 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wkwn70&logNo=220899844704
남해회사 버블에 말려든 뉴턴의 주식 매매 패턴 <클릭하면 커집니다>

과학자 뉴턴을 파멸로 이끈것도 주변의 잡음입니다. 남해회사(South Sea)에 200파운드 조금 안되는 가격에서 소액으로 진입했던 뉴턴은 320파운드 근처에서 성공적으로 매도하여 1차 투자를 성공합니다.

그러나 남해회사 주식은 뉴턴이 매도를 한 이후에도 계속 상승했습니다. 기록을 찾아보니 '당시에는 남해회사 주식을 사지 않으면 바보'라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모두가 남해회사 주식 매수에 열을 올렸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입니다. 인간의 본성은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습니다.

가격이 꼭지라고 생각하며 2차 진입을 자제하던 뉴턴은 당시 사회 분위기는 물론이고 주변 친구들이 남해회사에 투자하여 많은 돈을 벌자 친구들 보다 자기가 못할게 없다고 생각하고 700파운드가 넘는 가격에 대부분의 재산을 배팅합니다. 머지 않아 최고점을 찍은 남해회사는 순식간에 급락했고 뉴턴은 400~200파운드 사이에서 지분을 모두 청산합니다.

이때 뉴턴이 입은 손실 금액은 당시 뉴턴의 기본급 40년치에 해당하는 금액이었고, 평교수 200년치 연봉 수준의 규모였다고 합니다.

뉴턴은 "천체의 오차는 예측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예측불허다."라는 역사적 명언을 남깁니다. 그러나 인간의 광기를 탓하기 보다는 자신의 내면과 투자 철학을 못 다스린 뉴턴 본인의 잘못입니다. 위대한 과학자일지는 몰라도, 실패한 투자를 남탓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초보 투자자였습니다.

내 주머니에만 신경 쓸 것


시장에서 뜨거운 이슈가 있으면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는 것 까지는 좋은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아예 안 보고 배척하는 것 보다는 지식이라도 습득하는 열린 자세가 더 낫다고 봅니다.

다만, 투기적으로 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부러움'과 '질투심'을 과다하게 느끼면 안됩니다.

누군가가 1년만에 10배를 벌었다고 해서 내 계좌가 반으로 쪼그라 드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1년 만에 계좌가 반토막이 났다고 해서 내 계좌가 10배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투자의 장점은 혼자하는 지적 유희 게임이라는데 있습니다. 나 자신과 하는 게임이지, 남들과 벌이는 레이스가 아닙니다. 스포츠는 1등만 살아남지만, 주식 투자는 꼭 1등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쨌든 수익만 내면 됩니다.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즐기는 지적 유희의 즐거움 또한 상당히 크다할 수 있습니다. 내가 공부하고 예측한대로 기업과 시장이 움직여주면 그 짜릿함을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수익이 나면 수익은 시간이 갈수록 복리로 쌓여갑니다.

내 주머니에만 신경쓰고, 스스로 구축한 투자 원칙을 지키며, 꾸준히 공부하고, 건전하게 자산을 불려나가면서 멋진 삶을 사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투자자의 많은 불행은 "누가 얼마 벌어서 대박났대"로 시작하는 주변의 소음에 '질투'와 '부러움'을 느끼면서 시작됩니다. 자신의 투자 원칙을 깨게되고, 합리적인 판단과 사고방식을 잃게 됩니다. 이미 손실이 난 이후에는 후회를 해도 늦습니다.

비트코인이란 무엇인가?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개념을 처음으로 구현한 서드파티 서비스입니다. 개인대 개인(P2P)의 안전한 거래를 보증하는 기술입니다. P2P 자체는 새로운 기술이 아닙니다. 2000년에 소리바다가 P2P MP3거래 서비스를 선 보였고, 토렌트도 익명으로 개인간 자료를 공유하는 훌륭한 P2P서비스였습니다.

구현 방법에 대한 방법론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상의 인물이 자신의 논문을 통해서 제안하였습니다. 논문이 주목을 못 받자 사토시는 논문의 내용을 직접 구현하여 초보적인 블록체인 기술을 선보이는데, 이게 원시버전의 비트코인 입니다. 오픈소스로써 현재는 약 489명의 개발자들이 비트코인 코어의 소스코드를 커밋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


비트코인 열풍을 보면서 비트코인에 주목할게 아니라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에 주목해야 합니다. 비트코인의 정확한 명칭을 붙이자면 '비트코인 블록체인' 정도가 될까요? 블록체인 개념을 처음 선 보인 서비스이니 상징적이기는 합니다. 블록체인 개념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서비스이므로, 그 개념으로 기획하고 개발한다면 비트코인과 같은 서비스를 누구나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앱을 만들고, 누구나 자유롭게 웹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재미있게도 비트코인이 만들어지면서 블록체인이 고안됐다는 점이지만 어쨌든 중요한 개념은 블록체인이고, 서드파티는 비트코인입니다.

그래서인지 블록체인을 말할때 늘 암호화폐 이야기가 따라옵니다. 제가 보기에는 잘 쳐줘도 지역 상품권이나 카지노 칩, 또는 어떤 인증수단이거나 거래의 무결성을 증명하는 공개장부 수준인데 이게 왜 화폐라는 타이틀이 붙어서 가격이 폭등하는지는 이해가 안 갑니다. 제 생각에 화폐라는 타이틀은 과분하고, 다양한 서비스 밑단에 붙으면 유용한 역할들을 많이 할 수 있는 개념으로 보입니다.

블록체인을 소개할 때 "공개장부"라는 단어가 많이 나옵니다. 은행 장부는 은행 금고 깊숙한 곳에 있습니다. 오로지 은행에서 그 장부를 보유합니다. 철통보안 속에 장부는 보관되고, 매일 새벽에 전날의 거래내역이 갱신됩니다.

블록체인은 장부를 세상 사람 모두가 공유합니다. 사람들간에 거래를 모아 하나의 블록을 만듭니다. 이 블록은 대략 10분마다 새로 생성됩니다. 거래내역이 10분 마다 갱신된다는 의미입니다. 뒤에 생성되는 블록은 앞에 생성된 블록의 정보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많은 블록들이 쭉 연결되면 블록체인이 됩니다.

특징은, 1) 중앙 통제 기관없이 개인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2) 그리고 거래자의 익명성이 보장됩니다. 3) 이론상으로는 해킹이 불가능하지 않으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중간에 변조된 블록은 다른 다수의 컴퓨팅 파워에 의해서 변조된 블록으로 처리되고 노드에서 제외됩니다.

이론상 노드에 연결된 컴퓨터 51%의 블록을 변조 시켜야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얻을 수 있는 기대이익보다 적습니다. 블록체인 자체의 해킹 니즈가 생길 수 없습니다.

최대한 쉽게 쓴다고 썼는데 말이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의 기술적인 부분이 더 궁금하신 분들은 다음 링크를 참고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비트코인 공식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간단한 개념
- 이완해님의 비트코인의 기술적 원리 강좌
- HomoEfficio님의 블록체인 기본 원리 소개

블록생성 원리 요약, 클릭하면 커집니다
<출처 : https://www.cgdev.org>

비트코인에게 '화폐'라는 단어도 적합한가?


앞서 말씀드렸지만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으로 구현된 서드파티 서비스라고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개념으로 만든 '상품'이나 '인증서'에 가깝지 '화폐' 개념으로 접근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몇가지 들어보겠습니다.

모두의 신뢰


화폐의 근간이 되는 것은 구성원들의 '신뢰'입니다. 누구나 그 화폐를 갖고 싶어해야 합니다. 어디서나 그 화폐를 이용해서 물건을 살 수 있어야 하고, 화폐가 공정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금본위제를 채택한 시대에는 화폐의 수량만큼 금이 있다는 사람들의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화폐는 금으로 태환도 가능했구요.

그러나 금본위제에서 이탈한 이후의 화폐는 물리적으로 보면 종이쪼가리에 지나지 않는 폐지에 불과합니다. 그 종이쪼가리를 벌려고 사람들은 자신의 청춘을 버려가면서 일을 합니다. 심지어 종이쪼가리 때문에 살인도 일어납니다. 물론, 화폐에는 종이쪼가리만 있는게 아니라 금속으로 만든 동전도 있고, 요즘처럼 화면에 전자적 방법으로만 표시되는 등 형태는 다양해졌습니다. 어쨌든 무엇이 되었든 그것의 가치를 금이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화폐의 가치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은 사람들의 '믿음'과 '신뢰'입니다. 사회 구성원 누구라도 그 화폐를 갖고 싶어합니다. 화폐를 들고 어디에서 무엇이라도 살 수 있습니다. 물론 정치나 경제 상황이 불안정한 나라들은 예외의 경우도 있습니다만 화폐란 그렇습니다.

비트코인은 어떤가요? 사회 구성원 모두가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고 있나요? 비트코인에 신뢰를 얹어주기 위한 기존 보유자들과 거래소 운영자 등의 세일즈 노력과, 그 반대편에서 기득권을 잃고 싶지 않아하는 은행과 정부의 목소리만 충돌할 뿐입니다. 여러분과 여러분 주변에서는 비트코인이 KRW와 동등한 화폐라고 믿고 인정하는 사람이 얼마나 계시나요?

비트코인 투기자 분들은 다음과 같은 궤변을 펼칩니다.

"KRW는 한국에서만 통용되지만 비트코인은 전세계에서 통용된다."

한국에 10명, 미국에 10명, 중국에서 10명, 영국에서 10명, 호주에서 10명. 그 50명끼리 주거니 받거니 하면 세계에서 통용되는 화폐가 되나봅니다. 애초에 화폐도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KRW야 말로 세계에서 통용됩니다. USD로 환전해서 쓰면 되니까요. 그리고 KRW는 한국 어디서나 쓸 수 있습니다. 적어도 한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합의를 한 진짜 화폐인 것이죠.

모르겠습니다. 오늘밤에 자고 일어났더니 내일 아침부터 세상 사람 모두가 갑자기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해서 주고 받고 한다면 저도 거기에 합류하게 될지도요.

암호화폐는 진짜 돈을 버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


여러분이 집에 KRW나 USD를 갖고 있다면 마음이 불안하신가요? 그런데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새벽에 잠도 못 잔다고 합니다. 가격이 떨어질까봐 불안한거죠. 가격이 떨어진다. 이 말이 의미하는게 뭘까요.

암호화폐 투기꾼들은 본인들이 미래를 여는 대단한 선구자인냥 행세하면서 실제로는 비트코인을 매매해서 실제돈인 KRW를 벌려고 합니다. 말로는 대단한 비전을 말하지만 그들 머릿속에서 사실 비트코인은 그냥 진짜돈을 버는 투기 수단일 뿐 입니다. 이 부분만 보아도 명확해 집니다.

감당 불가능한 가격 변동


가격변동이 하루에도 몇십%씩 일어나는 화폐가 있다면 그 화폐로는 재화의 구매도 판매도 어렵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USD대비 가격이 20%씩 오르는 화폐가 있다면 누가 그 돈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순식간에 수십%씩 변동성이 존재하는 화폐를 어떤 사업가가 받으려고 할까요? 지금 버블은 그들만의 리그이지 애초에 당장은 실물 경제에 밀접하게 활용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경기변동에는 어떻게 대처할것인가


경제는 심리이며, 사람들의 심리는 한쪽으로 쏠리게 마련입니다. 심리만으로 경기 변동을 설명하는 것은 너무 부족하지만 어쨌든 현대 자본주의 경제는 변동성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경기 변동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을 많은 부분 화폐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최대로 채굴하면 2,100만개가 됩니다. 1,600만 개 이상이 채굴되었고 갈수록 채굴 난이도는 높아지기 때문에 증가하는 코인의 양은 줄어듭니다.

정부는 경기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서 통화량을 조절합니다. 손쉬운 방법으로 국채를 발행해서 화폐를 걷어들이고, 반대로 국채를 사들여서 시장에 통화량을 늘립니다. 비트코인은 이런 역할을 전혀할 수 없습니다.

약한 인플레이션


성장과 소비를 촉진하는 가장 편안한 상태는 국가가 약간의 인플레이션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 입니다. 인플레이션이란 화폐의 가치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디플레이션은 그 반대죠.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고 화폐의 가치가 높아지는 현상입니다.

비트코인은 이 약한 인플레이션을 만들 수 없는 자산입니다. 총량은 정해져 있으며 2,100만개가 넘으면 수량을 늘리지도 줄이지도 못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갈수록 채굴 난이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쓸모 있는 자산이라는 전제를 깔아준다고 가정하면 비트코인 자체의 가치가 오르게 됩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반하는 개념입니다.

초기 이용자 소수의 독점


초기에 코드 몇줄 짜서 수천억대의 비트코인을 가진 사람, 초기에 거의 노력을 들이지 않고 헐값에 비트코인을 사들여 보유하고 있는 사람. 이들을 "고래"라고 부릅니다. 대략 1,000명 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들끼리는 초반부터 커뮤니티 활동을 한 사람들이 많아서 서로가 서로를 잘 알며, 비트코인이 대량으로 이동하면 이들끼리는 누구의 물량인지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보유 수량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코인 시세를 쥐고 흔들 정도의 수량은 되는 것으로 전문가들도 보고 있습니다. 과거에 마크 주커버그와 분쟁을 벌였던 윙클보스 형제들도 시가로 1조 원이 넘는 코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이 보유한 수량도 큰손들에 비하면 적은 수량이라고 하니 초기에 들어 온 대량의 독점 보유자들은 비트코인이 범용화폐가 되는데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

비트코인 버블은 이들이 엄청난 이익을 얻고 난후 꺼질 확률이 큽니다. 이들이 최초에 비트코인을 획득한게 노동을 통해서 인가요? 사업을 통해서 인가요? 투자를 통해서인가요? 허상을 통해 이들은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그 이후에 거품은 꺼질것입니다.

지급보증을 서 주는 곳이 없다


익명성이 보장되는데다 탈중앙집권화 된 화폐라고 선전을 하지만 그것은 바꿔 말하면 지급 보증을 서주는 곳이 없다는 소리가 됩니다. 베네수엘라처럼 망한 나라의 정부가 지급 보증을 서는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래도 KRW나 USD, JPY처럼 멀쩡한 공권력을 가진 나라가 지급 보증을 서 준다는 것은 화폐가 본질 가치를 가지는데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그 화폐를 믿고 쓸 수 있습니다.

하다못해 무기명 거래가 가능한 양도성예금증서도 은행이 지급보증을 서줍니다. 비트코인의 토대가 CD보다 부실한 것이죠. 부자들이 자금 세탁을 하기 위해서 비트코인을 이용한다고 하는데, 가격 변동성이 극심한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생각됩니다. 다른 안정된 좋은 자금 세탁 방법이 훨씬 많은데요.

트랜젝션 능력의 한계


실제 화폐라면요, KRW나 USD를 생각해보죠. 제가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USD나 KRW로 물건을 거래하는 등의 여러가지 거래가 일어나고 있을겁니다. KRW를 쓰는 사람을 5,000만명으로 한정시키고 이 중 50%가 하루에 KRW를 이용해서 어떤 거래나 경제활동을 한다고 가정을 해보면 2,500만 명이 하루에 KRW로 거래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KRW로 더 많은 거래를 하고 있을거구요. USD는 하루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훨씬 더 많을겁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이 거래량 처리에 원천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Visa 카드는 초당 최대 55,000건의 소매 거래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범용 화폐를 자처하는 비트코인은 1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하는데 10시간 가까이 걸립니다. 카드사 하나보다 훨씬 못한 트랜젝션 처리 능력입니다. 비트코인의 거래량이 늘어나다보니 미승인 거래건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채굴로 얻는 이익은 갈수록 줄어들고, 트랜젝션 fee가 지속적으로 증가할것입니다. 나중에는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이 부분만 놓고봐도 범용화폐로 사용되기에는 실격입니다.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서 기존 금융 회사들의 도움을 받아서 장부에 기록을 하고 나중에 트랜젝션 처리를 한다면 이는 애초에 '탈중앙화'라는 기치를 내건 비트코인의 존재 의미 자체를 없애버리는 일이 됩니다.

몇가지 이유들이 더 있지만 일단 이 정도 이유만을 들어서라도 저는 비트코인을 '범용화폐'나 '코인'이라고 부르는데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차라리 마을 상품권이나 동네 카지노 칩 정도면 몰라도요.

비트코인의 내재가치는 얼마인가?


사실 이걸 평가할 수 있으면 저도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 실력으로 비트코인의 밸류에이션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몇몇 분들이 나름의 논리를 들어서 비트코인 가격을 밸류에이션 해주시기도 했지만 저를 설득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주식회사가 발행한 보통주의 가치는 러프하게라도 EPS/BPS를 중심으로 회사가 하는 일과 그 일이 미래에 성장해서 얼마나 돈을 벌 것인지를 평가하면 투자자간 시각 차이는 있어도 얼추 밸류밴드는 나옵니다.

KRW와 같은 실물화폐는 정부의 지급 보증, 사용하는 5,000만+ 이상의 인구, 한 경제 단위의 GDP, 세금납부 기능, 화폐 총량, 원화로 표시된 자산의 규모 등과 같은 다양한 툴로 가치 평가가 가능합니다. 비트코인은 그런 기초적인 펀더멘털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어제까지 10만원짜리였던 그림이 갑자기 몇달뒤부터 값이 치솟아서 몇십억이 되기도 하니 사람들의 신뢰와 합의 문제이기는 해보입니다만.. 그게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해주자는 사회적 합의와 연관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거래소들


블록체인을 이용해서 누구나 암호화폐를 만들 수 있듯이 거래소도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 규모가 큰 몇몇 거래소들은 하루에 거래수수료 수입만 수십억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축적한 자산은 이미 수천억~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사람들에게 암호화폐 투자를 부추겨 자신들은 진짜화폐(KRW, USD ..)를 벌고 있습니다.

거래소는 젊은 IT인력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곳이 많고, 이들은 대부분 성공과 돈에 목말라 있는 혈기왕성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암호화폐는 사기가 아니라고 설파하고 다닙니다. 암호화폐가 사기가 되면 자신들의 이익이 사라지니까 지극히 자신들의 이익에 걸맞는 언행을 하고 다닙니다.

게다가 이미 규모를 키운 몇몇 기업들은 무슨 무슨 "협회"를 만들어서 법적 강제성도 없는 자체 규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우리끼리 완장차고 다 해먹겠다", 전형적인 사다리 걷어차기 입니다. 무슨 일반 투자자 보호를 기치로 내걸고 있는데 제가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아보입니다.

그리고 거래소의 큰 문제 중 하나는 '보안'입니다.

Mt. GOX가 해킹 당해서 파산한게 개인적으로 가장 큰 충격이었지만 그 이후에도 세계 각국의 거래소들은 끝도 없이 해킹을 당해왔습니다. 우리나라 거래소들도 해킹 공격에서 자유롭지는 못했습니다. 해킹을 당하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이후의 회사들의 태도도 문제였습니다. 어느 곳 하나, 사라진 피해자들의 암호화폐를 책임지고 돌려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Mt. GOX의 파산도 자작극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횡령 금액만 1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심지어 어떤 곳은 멀쩡한 다른 회원들의 지갑에서 돈을 빼내 해킹 피해를 당한 다른 사람에게 1/n로 보상을 해주기도 해서 큰 논란이 있었고, 상호명만 바꾼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는 거래소 운영자들이 해킹을 핑계로 고객들이 맡긴 자산을 탈취하여 사업을 종료해도 피해를 보상 받을 방법 자체가 없습니다.

또한, 사설 거래소 운영자들의 모럴헤저드를 막을 장치가 아직 하나도 없습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실제 화폐를 암호화폐로 바꾸고, 그것을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거래소에 의탁하는 건 길거리에 돈을 뿌리는 행위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차라리 국가 기관들이 나서서 공신력 있는 거래소를 만들어 준다면 또 모르겠지만, 국가 기관과 기존 금융 기관들은 기득권들이니 자신들이 가진 화폐 발행권을 쉬이 놓아주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차라리 미국처럼 화폐가 아니라 '투자 수단 중 하나'로 보고 이 시각을 토대로 시장에 상장을 시켜버리는 것도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디지털 자산으로 강등시켜 버블 광풍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라 보고 있습니다.



버블이 주는 것과 빼앗아 가는 것


버블은 막대한 사회적 피해를 초래합니다. 수 많은 일반 시민들을 경제적 어려움으로 내몰 수 있습니다. 가정이 파괴되거나, 목숨을 끊는 사람이 생길 수 있으며, 사회를 지탱하는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저하시킵니다. 그리고, 시장에 참여중인 투자자들에게도 과도하게 빠른 투기적 욕구를 자극하여 자본 시장을 왜곡하고 교란합니다. 버블이 우리에게 치르게 할 댓가는 이 외에도 언급할 수 없이 많고, 그 피해와 파장 또한 매우 큽니다.

그러나 버블은 순기능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순기능은 사회나 인류가 나아갈 다음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버블이 이 같은 순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튤립투기, 작전주 루보나 코데즈컴바인과 같이 작전 세력에 의해서 아무 의미 없이 가격만 급등을 했다가 다시 원점대로 돌아오는 버블 사례도 시장에는 충분히 많습니다.

다만, IT버블, 바이오 버블은 인류가 나아갈 다음 방향이 IT와 바이오임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저는 비트코인에 대한 버블 광풍도 의미없는 버블이 아니라 의미 자체는 있는 버블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류는 블록체인 개념의 거래장부 기록 방식을 전방위적으로 사용할 시대를 맞고 있다는 점 입니다.

그러나, 가치투자자로서의 시각과 사업가적 시각, 미래를 바라보는 선구자적 시각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바이오테크놀로지의 미래를 좋게 봅니다만(제 블로그에서 2012년에도 바이오 섹터의 유망함에 대해 언급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번도 바이오 섹터에 투자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공부를 해봐도 어떤 회사를 콕 찍어서 투자를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이고 테크 분야 신기술에 관심이 많지만 막상 이 분야에서 어떤 회사를 콕 찍어서 투자를 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늘 IT버블 뒤에 살아남은 구글과, 아마존, 네이버를 말합니다. 그러나, 모두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당시 시총 상위 4대 대기업 중 금호+동아+롯데+코오롱 4개사의 합산 시총을 가뿐히 능가하던 초대형 버블 기업 새롬기술은 현재 시총 1,000억대의 소기업으로 쪼그라 들었습니다. 당시만해도 새롬기술은 이용자 100만 명을 모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투자자들은 새롬기술이 인터넷 전화로 세계를 평정하고 세상의 돈을 모두 쓸어담을 줄 알았던 시기입니다.

네이버는 당시 잘 나가던 야후와 엠파스의 그늘 아래에도 못 들어가는 7위권의 군소 검색엔진이었습니다. 당시에 네이버가 대한민국 1등 IT기업이 될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나요? 모두 새롬기술, 골드뱅크, 프리챌을 보고 있었을 뿐 입니다. 싸이월드는 공룡이 사라지듯이 소멸중입니다.

큰 미래를 조망하는 시각으로써 바이오나 특정 산업들의 미래가 밝음은 인정하지만, 보수적인 가치투자자로서 '어느 한 회사가 미래에 엄청난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확정하고 거기에 돈을 투자하는 문제는 아주 다른 문제입니다.

성장주가 아닌데 성장주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장주에 대한 개념이 많이 왜곡돼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은 성장주에 대한 오해를 좀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성장과 도박을 착각하지 말자


실제 투자를 할 때는 여러가지 지표, 변수, 환경, BM 등을 비롯해서 주가의 선반영 및 미반영 등 다양한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업종이나 시대 상황에 따라 줄 수 있는 밸류에이션은 늘 변화하고, 투자자들이 주가를 미리 반영시킬수도 있고 나중에 반영시킬수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아주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니 제가 드릴 이야기처럼 투자가 쉽게 진행되지는 않을겁니다.

다만, 상황의 쉬운 이해를 위해서 손익계산서를 축약해서 간단한 케이스를 만들었습니다. 상황을 단순화 시켜 이야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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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식테크'라는 가상의 기업입니다. 이 기업은 성장주 입니다. 시가총액이 저렴합니다. 가치투자자들이 좋아합니다. 매출과 이익이 매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도 영업이익의 4~6배 수준입니다. 성장성과 수익성에 비해서 장기간 저평가 받고 있습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펀더멘털이 좋은 회사가 장기간 저평가 받는 이유가 하늘의 별처럼 많습니다.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BM에 영속성이 안 느껴진다.
2) 업종 자체가 한물 간 업종이다.
3) CEO리스크가 있고, 재무제표를 신뢰할 수 없다.
4) 아직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이 회사를 발견하지 못했다.
5) 영업외 비용이 많이 나가서 당기순이익은 적자일 수 있다.
7) 부채비용이 높거나 재무구조가 불안할 수 있다.
8) ROE가 낮을 수 있다.
9) 시장 자체가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약세장이다.

이 외에도 수 많은 이유가 있겠죠. 앞서서도 언급했지만 이와 같은 변수들은 다 제외하고 말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위의 표 자료만 가지고 심플하게 생각해봅시다.

이 종식테크 지분은 수 많은 가치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을겁니다. 매해 똑같은 멀티플을 유지하는데 실적은 성장하고 있으므로 어쨌든 주가는 조금씩 올라오고 있습니다. 2017년 현실에서는 저런 기업을 찾을 수 없을겁니다. 저 정도의 좋은 기업이면 이미 시가총액은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와서 비싼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중반에는 저런 기업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2010년과 2011년에도 많았습니다. 시장이 대규모로 붕괴하고 나면 다시 저런 매력적인 가치와 가격을 가진 회사가 나옵니다. 정말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저런 회사가 나올때까지 시장 붕괴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시장 밸류에이션이 한번 높아졌다고 영원히 다시 안 내려오는게 아닙니다.

어쨌든 가치투자자들도 기본적으로 이런식의 성장을 좋아합니다. 아니, 가치투자자라는 단어 자체가 군더더기 입니다. 모든 투자자는 당연히 성장을 좋아합니다. 오늘 100원 주고 산 자산이 내년에는 100원보다는 비싼 가치를 지니길 바라지 누구도 90원 이하로 떨어지길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런데도, 가치투자자들이 성장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분들은 사실을 심하게 왜곡하시는거라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치와 가격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합니다. 가격이 오르면 성장주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가격이 오르면 없던 가치도 생기고, 내리면 있던 가치도 사라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입니다. 가치투자자들은 가치와 가격을 분리해서 생각합니다. 가격이 폭락을 해도 가치가 성장하면 성장주입니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이 기업은 방금 봤던 똑같은 종식테크입니다. 이 기업은 성장주입니다. 시가총액이 비쌉니다. 아마도, 가치투자자들은 안 사고 구경만...(먼 산). 이번에는 시장의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영위하는 사업이나 CEO, 업황 등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단지 시총만 엄청나게 고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13년에 영업PER 4배를 받던 기업입니다. 시장에서 이 종목의 진가를 알아보고 2015년부터 멀티플을 끌어올리기 시작합니다. 2015년에 영업PER 10배, 2016년에 20배, 2017년에는 영업PER가 무려 60~70배에 달합니다.

가치투자자들은 이 회사를 나쁜 회사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 회사는 여전히 좋은 회사입니다. 그러나 비싼 회사이기 때문에 가치투자자라면 신규 투자는 자제할 것 입니다. 멀티플이 이렇게 높은 상태에서는 미래에 더 높은 실적을 내야하고, 그것을 예측하는 것은 비로소 상식의 영역을 벗어난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영생바이오테크라는 가상 기업입니다. 실적을 보면 상장된것도 신기한데, 상장폐지가 안되는 걸 보니 기술특례 상장기업으로 보입니다.

이 회사에서 만든 약을 매일 한알씩 먹으면 고자도 발기가 되고, 심봉사도 눈을 뜨고, 암환자의 암이 완치되는 만능 명약입니다. 물론 아직 약이 완성된건 아닙니다. 한창 개발중인데, 회사에서 제시하는 미래는 장밋빛이고 주주들의 성원은 대단합니다.

이 회사의 주주들은 얼추 2020년 즈음에는 약이 완성되면 첫해에 매출 20조에 영업이익을 보수적(?)으로 30%는 잡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보수적(?)으로 영업이익 10조도 거뜬한 기업이고 보수적(?)으로 PER 30배 정도 줘서 시총 300조도 싸다(?)라고 말합니다. 약의 개발은 물론 허가와 판매까지도 당연히(?) 성공을 할거라 믿고요.

이 회사가 만드는 약이 물론 대성공을 할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는 미래에 구글과 애플을 넘어서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가능성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가치투자자들의 눈에 이 회사는 도박주입니다. 절대로 성장주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장주와 도박주를 착각합니다.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가치투자자들은 가슴에 긍정 에너지를 담고, 머리로는 차가운 현실적 리스크를 솎아내는 사람들입니다. 무조건 부정적인 사람들이 아닙니다. 스톡데일패러독스를 인용하면 수용소에 갇힌 포로들 중 무조건 긍정적인 사람들이 가장 먼저 죽는다고 했습니다. 바로, 도박주에 무한 긍정 에너지로 투자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투자를 할 때 리스크를 매니지먼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도박주 투자자들은 리스크 매니지먼트 따위에는 관심없고 무조건 된다고만 합니다. 매우 위험한 방식의 투자입니다.

그러면, 저기 위에 영생바이오테크의 주주들은 말합니다. "초반부터 투자했던 우리 주주들은 그래도 5배 이상 수익 중이다. 넌 뭐냐? 낄낄" 보통 이런식의 대응입니다. 그러니 애초에 도박주 투자자들과 가치투자자들의 간극은 채워질 수가 없습니다.

앞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강조드렸지만 이제사 네이버나 애플을 언급하는 것도 결과론적 이야기입니다. 새롬기술과 골드뱅크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때 시장 7위였던 네이버에 주목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도박주 투자는 섹터의 성장은 확실해도 어떤 기업이 살아남아서 미래의 거대 기업이 될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이들은 또 VC의 투자 방법론을 자주 가져오는데, VC들은 저런 위험하지만 크게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기업들을 아주 적은 비중으로 수십~수백개로 나눠서 투자를 합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저런 회사에 몰빵 내지는 10%이상 높은 비중으로 투자합니다. VC들은 RCPS등의 다양한 안전장치를 확보하고 투자합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저런 회사에 맨몸으로 투자합니다. 저런 기업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 대부분은 무모합니다.

공개시장에 투자를 하면서 VC들보다 더 위험한 리스크를 지려하는 이유가 이해가 안됩니다. 차라리 얼리스테이지 단계에 있는 기업들 상대로 엔젤투자 활동을 하면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간에, 가치투자자들은 영생바이오테크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싸고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작업을 합니다. 투자한 기업은 기업에서 적정한 평가를 받을 때 까지 되도록 오래 보유합니다. 그리고 일상은 화면을 보고 사는 대신, 여행을 가거나 독서를 하거나 가족들과 어울리는 등 행복한 생활을 영위합니다. 가끔 그들끼리 모이는 가치투자연구소와 같은 커뮤니티에 들러 가치투자자들과 인사이트 넘치는 의견을 주고 받으며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문제는 저 영생바이오테크 주주들이 가치투자연구소와 같이 가치투자자들의 모임에 난입해서 가치투자자들을 조롱하고 비아냥 거리며 커뮤니티를 파괴한다는 점 입니다. 누가봐도 투자갑자 차이가 하늘과 땅차이인데도 "우리는 벌었으니 장땡이다"라는 어처구니 없는 마인드로 교양없는 언행들을 쏟고 커뮤니티를 망가뜨립니다. 특히, 올해처럼 기형적으로 신고가 종목이 매일 연속 신고가를 경신하는 장이 열렸던 때는 더 심합니다. 도박주와 비트코인 등 가치투자자들이 보기에는 상식에서 벗어난 자산들이 가격 폭등을 일으켰던 올해는, 이와 같은 가치투자자들에 대한 조롱과 커뮤니티 파괴가 더욱 일상이 되어 투자자들을 괴롭혔습니다.

투자 1~2년 할 것도 아닌데 저런 불나방과 같은 태도들을 보면 아쉽습니다. 저런분들은 보나마나 나중에 투자에 실패하면 소주병을 들고 또 나라탓을 하겠지요. 세금을 내는 주식투자자들도 국가에서 책임을 안 져주는데 세금도 한푼 안내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을 누가 책임을 져줄 수 있을까요? 누가 비트코인 투자하라고 등을 떠 민것도 아니니까요.

글에서는 세 가지 케이스를 말씀드렸습니다만 자산주, 턴어라운드주, 경기순환주 등의 투자 대상 기업의 다양한 특성을 비롯해서 시장의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그 부분은 글의 논조에 어긋나므로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추후 기회가 있으면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쓸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부자도 모른다, 심지어 연구원들도


"영생바이오테크에 투자하는게 왜 도박이냐? 니들이 공부를 안해서 그렇다. 공부 좀 해라."

이런 이야기를 들을때 마다 기가 차다는 반응을 보이는 가치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사실 가치투자자들에게 공부하라고 말하는 건 정말 무모한 이야기 입니다. 보통주에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들 중에서 가장 공부를 많이 하고 학습량이 방대한 투자자들이 가치투자자들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렇다면 그 가치투자자들이 왜 도박주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인가 하면 대체로 아래의 두가지 이유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1) 공부를 해봐도 미래에 대한 예측이 전혀 불가능하다.
2) 공부를 하려고 해봤는데, 산업과 제품에 대한 이해가 전혀 불가능하다.

보통 2)번의 경우에 가치투자자들은 해당 자산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그렇다면 1)번 가치투자자들은 공부를 안하는 것도 아닌데 부정적인 이유는 미래를 전혀 알 수 없는 그야말로 도박이기 때문입니다.

막상 천상의 명약을 개발하는 연구원들에게 물어봐도 그 약이 성공할지 말지는 아무도 장담 못합니다. 그 회사의 대표도 당연히 모르고요. 물론 "꼭 성공시키겠다"라는 다짐으로 일을 하는 것이지만, 다짐과 현실은 다르지요. 과학이라는 것이 늘 실패를 수반하는 것이고, 실패를 반복하면서 조금씩 성공으로 나아가는건데요. 성공 못할 가능성을 늘 열어놓고 투자해야 합니다.

투자는 곱셈 게임이지 덧셈 게임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투자판에서 숫자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의 기본은 복리이니까요. 계속 잘벌다가 한번 잃으면 모든걸 잃습니다. 2 x 2 x 2 x 2 x 2 x 0 = 0입니다. 투자자는 저 0의 부비트랩에 걸리지 않도록 늘 리스크 관리를 해야합니다.

물론 도박주에 투자하는 분들도 다음과 같은 분들이 있을겁니다.

1) 가격이 오르니까 그냥 올라탄 사람
2) 귀동냥으로 대충 뭐가 앞으로 좋다더라 하는 수준으로 투자한 사람
3) 기업분석에서 부터 관련 섹터의 논문까지 뒤져보고 투자한 사람

1)번과 2)번은 의미없으니 버리고, 3)번의 경우에 가치투자자들도 3)번까지 갔다가 투자를 철회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투자자들이 충분히 공부를 했다는 전제하에 다음과 같이 또 갈라집니다.

1) 공부도 해봤고 잘되면 뭐가 좋은지 알겠는데, 내부자도 모르는 걸 내가 어찌 아냐 투자 안해!
2) 내부자도 모르는거지만 나는 그래도 미래에 건다~ 반드시 잘 될거야

사실 2)번 마인드를 가진 분들은 공개시장에서 투자하기 보다는 얼리스테이지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게 체질상 더 맞을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투자에서 많이 실패하더라도 세상을 더 윤택하게 만드는 건 또 사실이니까요. 그런 모험 자본들의 투자 덕에 인류가 발전한 점은 인정합니다만, 굳이 공개시장에서 도박을 하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2)번 마인드로 투자했더라도 도박주에 투자하여 수익이 난 분들은 통찰력보다 운이 더 따라줬다고 생각하는게 좋습니다.

물론 모든 투자에는 운이 따라줘야 합니다. 그러나 맥도날드의 5년 후 이익을 추정하는 것과,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 기업의 5년 후 이익을 추정하는 것은 난이도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투자하는 기업별로 따라줘야 하는 운의 크기는 분명히 다릅니다.

의학분야는 전공자들도 평생 공부만 해야할만큼 공부해야 할 양이 엄청나게 방대합니다. 하물며 비전공자인 일개 주식투자자가 논문 몇개 봤다고 그 분야에 통달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영생바이오테크와 같은 기업들은 주주 단톡방과 카페가 활성화 돼 있습니다. 거기서 선동하는 무리 몇명과 지식을 전달하는 의사 한두사람이 하는 말을 귀동냥으로 듣고서는 공부했다고 자위하는 사람들도 많은 거 같습니다.

영생바이오테크 투자로 성공을 한다면 그것은 통찰력이나 실력이라기 보다는 운의 역할이 아주 큰 것이라고 보는게 스스로에게도 좋을 것 입니다.



늘 반복되는 일


개별 기업 중에서는 수십년간 매출이 상승하는 기업도 있고, 어쨌든 성장이 끝나는 기간이 있기는 해도 사람들의 생각보다 오랫동안 성장하는 기업이나 국가, 자산이 없는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버블은 펀더멘털의 성장과 크게 관련없이 가격만 급등합니다. 빠르게 급등하며, 크게 급등합니다.

자산 버블의 전형적인 패턴을 설명하는 Dr. Jean-Paul Rodrigue의 버블 차트
<출처 : http://blog.daum.net/dkdleldjaos/22228>

투기꾼들은 "먹는다"는 표현을 참 좋아하고 즐겨쓰는 듯 싶습니다. 그들은 자신있게 말합니다. 버블에 참여해서 "먹고" 나온다고요. 저는 그 표현 자체도 좋아하지 않지만 버블 자산에 들어갔다가 자신있게 나올 수 있는 타이밍을 못 잡는다고 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버블 자산의 가치평가는 애초에 불가능하므로, 자산이 어디까지 오를지 예측할 수 없다.
2) 그러므로, 언제 "탈출"해야하는지도 알 수 없다.

투자 대상에 대한 지식은 고사하고, 밸류에이션 하는 방법, 자산 가격이 움직이는 원리에 대한 이해 조차 전무한 사람들이 돈을 싸들고 버블 자산에 올라탑니다. 이들은 단기간에 큰 돈을 법니다. 이를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합니다. 이 행운을 얻어 엄청난 용기를 얻은 이들은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타인들의 기분을 상하게 합니다.

그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머지 않아 수익은 물론이고 원금까지 시장에 다시 토해낼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한번 고수익을 맛 본 사람이 진득하게 기업을 분석하고, 정상적인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하면서 투자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시장에 돈을 토해내고, 오기로 급등주에 돈을 밀어넣다가 잃고, 그러다가 오기로 또 빚을 내서 돈을 투자해서 잃고.. 그런 패턴으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초반에 좋은 투자 습관을 갖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더닝 크루거 효과
<출처 : https://othello.postype.com/post/518975>

어떤 사람이 어떤 분야에 입문을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자신감이 0%입니다. 그러나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을 5% 정도 획득하면 자신감이 치솟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분야에 대해서 오랫동안 알면 알수록 "생각보다 내가 모르는게 많고 배울게 많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감소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최고 전문가 단계로 가면서 해당 분야에 대한 판의 흐름이 읽힙니다. 자신감이 다시 회복되지만 새로운 분야에 눈뜨던 초보 시절에 들어갔던 어깨뽕에 비할만큼은 회복이 안됩니다.

이 더닝 크루거 효과는 다음과 같은 우리 말로도 변환이 가능합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무식할수록 용감하다"

더닝 크루거 효과 초반에 그래프를 보면 특정 분야에 대해 새롭게 눈뜰때 세상을 얻은 듯 자신감에 찬 사람이 그 분야에서 뭔가 시도했다가 실패를 하면, 그 실패가 자신의 능력 부족 때문임을 절대로 눈치채지 못합니다.

워런버핏이 비트코인에 대해서 "버블이다"라고 평가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형 커뮤니티 이용자들들 중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일제히 워런버핏을 공격하고 조롱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노인네도 이제 늙어서 감이 없네.."
"노인이 블록체인이 뭔지는 알까?"
"한물 간 노인네.."

하룻강아지들이 열심히 범을 물어 뜯는 장면을 보면서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그래봐야 하룻강아지들은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강아지들, 워런버핏은 세계 2위의 부자가 아니던가요?

올해 같은 시장이 연출되면 끊임없이 씹고, 뜯고, 맛보고, 먹히는 사람이 워런버핏 옹 입니다. 그래서 장수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버핏옹은 IT버블때도 지금과 똑같이 조롱을 당하셨고, 석유파동때도 그랬습니다.

매 버블 싸이클 마다 불나방들은 버핏옹을 조롱했지만 버핏옹은 언제나 건재하고 불나방들은 다 어리로 갔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입니다. 매번 반복되는 일인데, 이번만은 다르다며 또 망각의 늪으로 빠져듭니다.

훌륭한 투자자가 되려면 인간의 본성을 억제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늘 겸손해야 수익이 따르고, 만용을 부리면 추락할 뿐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비트코인 광풍이 블록체인의 미래를 망가뜨리지 않길 바라며..


개인적으로 블록체인은 대중참여와 정보 공유를 근간으로 하는 인터넷의 기본정신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보와 권력을 누군가가 독점하지 않고 대중에게 이양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금융 분야 뿐 아니라 인간이 영위하는 거의 모든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이런 좋은 개념이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사람들이 이 기술에 관심을 갖고 사용을 하도록 유도한 것은 투기 세력이 만든 버블입니다. 그러나, 버블 광풍이 꺼졌을 때 닥칠 후폭풍 때문에 블록체인 개념 자체가 욕을 먹고 사람들의 외면을 받을까봐 걱정됩니다.

지금부터라도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은 별개의 것이며, 비트코인의 시장 가격은 심각하게 왜곡돼 있는 것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되도록 많이 인지하는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교양없는 자들의 말은 무시하는 쪽으로..


올해는 투자를 새로 시작한 분들이 돈을 많이 버신 것 같습니다. 일부를 보고 전체를 판단할수는 없습니다만, 제 주변을 놓고보면 대체로 그렇습니다. 투자에 대한 철학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기업분석도 못하는 분들이 꽤 높은 수익을 올려서 돈자랑 하는 장면을 많이 봅니다. 오랫동안 주식에 대해서 막연히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들도 속속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장이 뜨겁기는 하구나' 느끼고 있습니다.

반면에, 제대로 기업을 분석하고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잔뼈 굵은 투자자들이 많이 어려워 하시는 시장이었습니다. 큰손 작은손 할 것 없이 투자를 좀 아는 분들은 다들 그다지 투자로 재미를 많이 못 보신 것 같습니다.

이런 장세가 지속되니, 본인이 가치투자자라고 했던 사람들 조차도 "이제는 밸류에이션을 버릴 때"라거나, "싼 건 싼 이유가 있다. 비싸고 비싼 종목을 사자. 시장이 좋아할만한 모멘텀이 있는 종목을 사자"라고 돌아선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애초에 투자 철학이 튼튼하지 못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대응하는거라고 합니다. 그것은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투자자의 근본인 투자철학을 시장이 변한다고 자주 바꾸는 건 생각을 해 볼 문제입니다. 자신의 투자철학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는 사람은 시장 대응 능력이 좋은게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결국, 이리저리 불나방처럼 의미없는 날개짓을 하다 타 죽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전략 수정은 필요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살짝살짝 수정해나가는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투자철학의 근본적인 부분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투자자인가?"에서 출발하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떤 시장이 오더라도 자신의 투자 철학을 굳건히 지켜야만 우리에게 맞는 시장 싸이클이 왔을 때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어려울 때는 최대한 잃지 않고 방어적으로 버티는 것이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시장에서 100전 100승 하는 투자자는 없습니다.

약세장엔 모두가 죽는 소리를 하지만 올해같은 강세장에는 시장 경력이 짧으면서 소 뒷걸음질 치다가 수익을 많이 내신 분들의 목소리가 하늘 높은 줄 모릅니다. 뭐, 자신의 목소리만 내면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꼭 교회에 가서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는 것 처럼, 절에 가서 목사님이 기도문을 외우는 것처럼, 가치투자자들이 모인 곳에 와서 "나를 따르라 이 바보들아!!"하면서 인신공격성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이 생깁니다.

제 경험상 투자를 잘 하시는 분들은 매너도 좋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레벨이 오십갑자쯤 되는 성공한 선배 투자자들을 보면 말도 조심해서 하시고, 대부분 사려 깊고 매너가 있습니다. 산전수전 겪어봤고 별의 별 상황을 다 보았기 때문이겠죠. 시장에 절대적으로 확실한 것도 없음을 잘 아실테구요. 그런데, 시장에 갓 진입해서 운 좋게 수익을 내는 분들은 세상을 다 가진냥 오십갑자 분들을 가르치거나 조롱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올해는 그런 케이스를 너무나 많이 봤습니다.

주식이나 비트코인을 리딩하는 업자들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돈만 벌면 장땡'이라고 주장하면서, 공부하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비아냥거립니다. 사실은 투기를 부추겨 자신들의 회비 수익을 얻기 위함이겠죠.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투자는 당연히 돈을 벌어야 하니까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투자를 할 수 있고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도 큰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물론 엄청나게 노력을 해도 못 벌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긴 시간을 놓고 본다면 과정을 충실히 이행한 투자자가 시간이 갈수록 유리한 결과를 낳을거라 확신합니다. 투자 뿐 아니라 투자 외적으로도 배우고 얻는것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과정을 튼튼히 가꾸어 나가는 투자자는 투자 뿐 아니라 사업을 하거나, 직장 생활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무엇을 하더라도 기초가 튼튼한 사람이 될거라고 믿습니다.

EPS, BPS 같은 입문자들이 공부하는 기초중에 기초 지표는 고사하고 투자에 대한 관념조차 없는 친구가 힘들게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비트코인 광풍에 밀어넣었습니다. 어쨌든 그 친구는 돈을 좀 만지고 있는데, 그 친구가 요즘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는 이렇게 자주 말합니다.

"형, 비트코인 보고 거품이라고 무시하는 사람들은 자기는 타이밍 놓치고, 남들이 돈 버니까 배가 아파서 그런거에요."

겨우 이 정도 인식 수준에 대고 더 이상 대꾸해 줄 말이 없었습니다.

올해는 욕설까지 섞어서 가치투자자들을 조롱하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유독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실체가 불분명한 이상한 몇몇 바이오 기업들까지 폭등을 해서 더욱 그랬지 싶습니다. 일일이 상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양이 부족한 사람들과는 상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비트코인 버블 붕괴 시 한국이 입게 될 피해


사실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면 한국이 입을 피해가 최소 수조 원 이상이 될거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그런데, 한국만 피해를 입는게 아닙니다. 비트코인 거래량이 가장 많은 통화는 순서대로 미국 달러, 일본 엔, 한국 원, 중국 위안입니다. 위안화를 한국 원화가 앞질렀습니다. 한국의 경제 규모를 감안해볼때, 비트코인 거래량은 다소 과도한 수준이기는 합니다.

거래량만으로 보유량을 추정하는건 불가능합니다. 거래자와 보유자는 모두 익명이기 때문에 국가별로 정확한 보유량을 산출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다만 거래량을 통해서 추정 정도만 해볼 수 있을 뿐입니다.

먼저 선수 치는 자가 승자


먼저 수익실현을 하고 빠져나가는 쪽이 승자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중일 삼국지 대결로 놓고 본다면 한국이 만약에 가장 먼서 수익실현을 한다면 오히려 득입니다. 수건돌리기를 잘 하고 놀다가 술래에 걸리는 쪽이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먼저 튀는 자가 승자다!"

일본의 경우에는 고령화로 시장에 현금이 돌지 않자, 재화와 서비스 용역을 활발하게 돌리려는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장려하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적어도 도쿄올림픽이 끝나는 시점까지는 비트코인의 버블 가격이 유지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 끝을 제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전 지구적 투기판이 벌어지고 있다보니 유동성 공급이 꽤나 크고 오래갈 것 같기도 합니다. 일본도 일본이지만 고래들이 보유한 물량도 아직 많구요.

고래라고 불리는 초기부터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이 엄청난 비트코인을 장악하고 있지만 최근에 한중일 투기꾼들이 진입한 가격과 가격대 자체가 다릅니다. 그 사람들은 거의 공짜로 비트코인을 얻었고 한중일 투기꾼들은 수백~수천만원을 주고 비트코인을 얻었습니다.

거품이 붕괴되면 누가 손해이고 누가 이익일까요?

투기에 동참은 안하되, 무조건적 규제도 자제해야


명색이 가치투자자라면 저런 투기에는 당연히 동참하지 않는게 맞습니다. 정부에서는 규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규제보다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자산 투자에 내재된 위험이나 리스크에 대한 계도를 하고 교육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정부든 기업이든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해서는 제대로 연구하고 투자해서 우리나라도 블록체인 분야 또는 블록체인의 개념을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은 그렇다치고 비트코인 관련주는요?


비트코인 관련주들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불과 두세달 전에 몇몇 지인들로부터 "OO라는 회사가 빗썸이라는 회사 지분을 갖고 있는데 관심을 가져보지 그래?"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분들은 시장에서 손꼽히는 보수적인 가치투자자들이었습니다. 그런분들이 웬 비트코인인가 싶어서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들어보니 투자 논리가 있기는 했습니다.

"비트코인 자체는 거품이고 죽어도 손대기 싫어. 그런데, 비트코인 거래량이 많은건 팩트잖아? 그렇다면 그 실재하는 거래량으로 막대한 돈을 버는 곳은 거래소이고, 그 거래소의 대주주라면 어쨌든 단기적인 모멘텀은 받지 않겠어?"라는 논리였습니다. 가치투자는 아니지만, 비트코인을 사지 못하는 대신 차선으로 이와 같은 투자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논리에는 저도 수긍을 합니다. 그분들은 바닥에서 잡았는데 훗날 실제로 주가가 움직이기는 하네요.

그러나, 현재는 비트코인 관련주들이 모두 가격 등락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논리만으로 투자하기엔 이미 투기꾼들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런 논리로 투자하려 했으면 저분들처럼 다른 사람들이 잘 모를때 미리 들어가 있다가 이익을 취하고 나왔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쨌든 실제로 돈을 버는 것은 거래소이지 대주주들은 그저 연결 이익으로 잡힐 뿐이구요. 비트코인 버블이 끝나면 사라질 모멘텀이니 영속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이 보여 준 가능성과 미래


제가 비트코인에 대해서 좀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쓴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순전히 '가치투자자'로서의 시각이고, 가격'만'을 놓고 서술한 것입니다.

1 BTC의 가격이 경차 가격을 넘고, 중형차 가격을 넘고, 훗날 집한채 가격을 넘어설지도 모를 일입니다만, 가격 자체만 놓고보면 투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격 거품은 언젠가는 꺼질겁니다. 그래서 가치투자자의 시각으로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고요. 비트코인이든 이더리움이든 블록체인은 어떠한 서비스 형태이거나 어떠한 서비스를 보조하는 역할로서 더 가치가 있는 것이지 그 자체에 가격표를 달아서 투기적으로 사고 팔고 할 대상의 것은 아니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 시각을 빼면 저는 비트코인의 존재 자체는 좋게 봅니다. 블록체인이라고 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구글 전체 개발자보다 위대하다고 칭송하기도 하던데, 그건 좀 오버라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은 정보 공유와 보존, 유통에 대한 방법론에 가깝지 이걸 인류 최고의 기술이라고 칭송하는건 정말 너무 멀리 간 생각입니다. 블록체인을 뛰어넘는 훨씬 대단한 기술이 얼마나 많은데요. 블록체인에 무슨무슨 "코인"이나 "화폐"를 붙여서 투기를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반대합니다만, 블록체인 자체를 서비스나 삶에 녹여내면 www처럼 우리 삶 곳곳에서 큰 활약을 할 기술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비트코인은 어쨌든 정부와 은행을 긴장하게 만든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민간기관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은행을 비롯해서 각국의 정부들은 화폐 발행권을 손에서 놓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은행들도 예대마진과 대출마진 사이에서 꿀빠는 시간이 끝날수도 있을거라는 긴장을 살짝은 했을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은 중앙화 된 모든 것을 없앨 가능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카지노 객장을 운영하는 하우스를 없애버릴 수 있습니다. 하우스는 확률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데 블록체인위에 카지노 게임이 올라가면 이런 중간조정자 없이 이용자들끼리 공정하게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재개발 현장의 재개발 조합이나 조합장은 비리의 온상으로 유명합니다. 그들의 이익이 많은 사람들의 손실로 돌아옵니다. 블록체인은 그런 부패한 중앙조직들을 없애버릴 수 있습니다. 자주 언급되듯이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을 무력화 시킬 가능성을 보여줬고, 부동산 거래를 할 때 정부 기관의 개입 없이 이용자 간에 무결점한 거래를 보증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주었습니다.

어떤 소규모 조직이나, 지방의 자치권을 가진 곳들은 자기들만의 암호화폐를 발행할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성남사랑상품권과 같은 개념으로요.

블록체인은 거래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인증이나, 대중 다수의 협업이 필요한 무언가에도 활용이 될 수 있습니다. 활용분야는 무궁무진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수 누군가의 통제나 간섭, 부패와 조작에서 벗어나 대중 모두가 공정하게 경제활동, 사회활동 등을 할 수 있는 판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시스템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의 규모와 한계도 명확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가능성은 분명히 보여줬습니다.

인간은 기회를 엿보면 이를 놓치지 않고 발전시켜 문명과 사회를 진보시켜 왔습니다. 지금껏 그랬듯이 분명히 블록체인이 보여 준 여러가지 개념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활약할 날도 머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2017년 12년 18일
송종식 드림

2015년 10월 15일 목요일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

문장하나 하나가 가슴을 후벼파는 책...


<출처 : 예스24>
성장주 투자의 대가 필립피셔(Philip fisher)의 위대한 저작입니다. 대가들이 쓴 모든 고전이 그렇습니다. 처음 읽을때 느낌이 다르고 두번째 읽을 때, 세번째 읽을 때 느낌이 매번 다릅니다. 그전에는 몰랐던 부분도 발견하게 되구요. 또 투자로 쌓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책이 읽히는 맛도 달라집니다.

그런데 제 개인적으로는 유독 이 책,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가 처음 읽었을 때와 지금 읽을 때 와닿는 느낌이 다른 고전서에 비해서 더 다르게 느껴집니다. 처음에 읽었을때는 '음~ 좋은 내용이군. 그렇군. 좋은 책이군.' 하는 정도의 느낌만 얻었습니다. 솔직히 초보 시절에 읽었을 때는 내용도 좀 어려웠습니다. 문구들이 의미하는 바도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넘겼죠.

그러나, 그 책을 재차 읽을 때 마다 기존에는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지혜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전업투자를 시작하고 나서는 책의 문구 하나하나에 무릎을 탁 쳐가면서 '아. 맞아. 정말 그렇네. 맞아맞아. 대단한 사람이었네. 괜히 대가가 아니네.'하는 생각을 하면서 필립피셔의 식견에 놀라고 또 놀랐습니다. 어느 문구하나도 허투루 넘길 문구가 없었고, 실전 경험에서 우러나는 실질적 조언들이 가득했습니다. 어느새 '이 책은 보물이다.'라는 생각까지 하게되었습니다. 혹자는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책이라고 하는데요, 이 책은 전혀 입문자를 위한 책이 아닙니다. 일정 수준에 도달한 투자자들을 위한 책이지 싶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나중에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을 받겠죠.)

피셔는 (물론 양적 분석을 위한 재무제표도 잘 보는 투자자이지만,) 질적 분석에 집착하는 투자자입니다. 업과 사람을 중점적으로 보고, 또 될 수 있으면 장기적으로 투자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의 저작인 이 책에서도 숫자는 별로 다루지 않습니다. 물론 그림도 한장 없구요. 오로지 기업의 질적인 측면을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들, 그리고 자금 관리나 투자 철학 등에 대해 담고 있습니다.

필립피셔의 큰 투자 스타일


  • 성장주에 장기 투자하는 스타일. (심지어 10년~50년 이상이나 평생 또는 그 이상 보유..)
  • 양적 분석을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질적 분석의 대가이며 재무제표 밖 사람을 보는 투자의 대가.
  • 좋아하는 기업에 집중투자를 하는 스타일.

필립피셔가 설정한, 위대한 기업의 15가지 조건


  • 적어도 향후 몇 년간 매출액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는 충분한 시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갖고 있는가?
  • 최고 경영진은 현재의 매력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 생산라인이 더 이상 확대되기 어려워졌을 때에도 회사의 전체 매출액을 추가로 늘릴 수 있는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결의를 갖고 있는가?
  • 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은 회사 규모를 감안할 때 얼마나 생산적인가?
  • 평균 수준 이상의 영업 조직을 가지고 있는가?
  • 영업이익률은 충분히 올리고 있는가?
  •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 돋보이는 노사 관계를 갖고 있는가?
  • 임원들간에 훌륭한 관계가 유지 되고 있는가?
  • 두터운 기업 경영진을 갖고 있는가?
  • 원가 분석과 회계 관리 능력은 얼마나 우수한가?
  • 해당 업종에서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별도의 사업 부문을 갖고 있으며, 이는 경쟁업체에 비해 얼마나 뛰어난 기업인가를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가?
  • 이익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기적인가 아니면 장기적인가?
  • 성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가까운 장래에 증자를 할 계획이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의 주주가 누리는 이익이 상당부분 희석될 가능성은 없는가?
  • 경영진은 모든 것이 순조로울 때는 투자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하지만 문제가 발생하거나 실망스러운 일이 벌어졌을 때는 입을 꾹 다물어버리지 않는가?
  •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한 최고 경영진을 갖고 있는가? (앞의 모든 조건이 들어 맞아도 이 조건이 들어 맞지 않으면 투자 목록에서 제외)

<출처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굿모닝북스>

기억에 남는 글귀들


  • 어떤 투자자의 보유 종목수가 너무 많다는 것은 그 투자자가 주도 면밀하다는 소리가 아니라 자신에게 확신이 없다는 의미다.
  • 보통 저평가 된 주식은 실제가치보다 아주 조금 저평가 돼 있다. 회계학적 통계를 잘 다루는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저평가 주식에 투자해서 수익을 올려봤자. 볼품없는 수익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탁월한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의 수익률을 따라오지 못한다. 물론, 성장주 투자자가 큰 손실을 입을 확률과 통계와 회계학적 이론에 근거해 저평가 주식을 산 사람이 높은 수익을 올렸을 확률을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
  • 주식시장이 1929년처럼 투기 광풍에 휩싸여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거나 주요 경제 지표들이 일제히 경고음을 내고 있을 때가 아니라면 경제 전반이나 주식시장의 상승과 하락 사이클을 일체 무시하는 게 당연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히려 적절한 매수기회가 나타나면 즉시 투자해야 한다.
  • 경제 전반과 주식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를 추측하는 대신 자신이 매수하고자 하는 기업이 그 분야의 사업을 벌이면서 작은 실수라도 저지를지 모를 가능성에 대해 잘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추측에 의존하는 것보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것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 시장 타이밍을 재는 대신 좋은 종목은 매수 지점에 도달했다면 즉각 매수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식으로 매수를 할 때는 반드시 추가 매수의 타이밍을 느긋하게 잡아야 한다. 추가 가능한 자금의 마지막 자금은 적어도 몇년후에 투자한다는 기분으로 느긋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 훌륭한 주식이 단지 '장외시장'에서 거래된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된다.
  • 열성적으로 선전하는 기업의 주식은 매수하지 말자.
  • 사업보고서에 기록된 '표현'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주식을 매수하지 마라.
  • 순이익 수준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 됐다는 이유로, 추가적인 순이익 성장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것이라고 속단하지 마라.
  • 너무 적은 호가 차이에 연연해 하지 마라. 투자를 길게 본다면 시장가 주문을 활용하라.
  • 1개 기업에 집중 투자를 했더라도 그 1개 기업이 다양한 분야의 4개 사업부를 골고루 가지고 있다면 4개의 사업에 투자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 전쟁 공포로 인해 좋은 기업을 싸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
  • (이를테면 과거의 주가 흐름)과 같은 쓸데없고 관련없는 통계 수치들은 무시하라.
  • 그저 평범하거나 약간 더 나아보이는 기업을 찾았다면 이런 주식은 엄청난 투자 수익을 가져다 줄 소위 대박 주식은 결코될 수 없다. 위대한 기업이 될 자질이 있는 가장 뛰어난 기업을 찾아서 투자해야 한다. 왕도는 없다. 여러 자료를 찾아가면서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점점 시야가 명확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 성장 가능성이 없는 한계 기업이라면 배당이 적절한 투자 기회가 되지만, 내가 위대한 기업을 찾는 15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이라면 배당을 하는 것 보다는 순이익을 잉여금 형태로 쌓아두고, 이것을 훗날 미래를 위한 투자금으로 재사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배당에 집착하지마라.
  • 투자자의 대부분은 더 이상 보유하고 싶지 않은 종목을 보유하면서 오로지 "최소한 본전은 건질 수 있을때까지" 보유한다는 생각을 가짐으로서 치명적인 손실을 입는다.
  • 이미 많이 상승한 종목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며, 아직 오르지 않은 종목은 당연히 상승할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은 진실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것이다. 어떤 주식이 과거에 몇년간 올랐다거나 내렸다는 것은 현재의 주가 수준을 결정하는데 전혀 중요하지 않다.
  • 증권가의 많은 사람들이 지난 몇년간의 통계와 회계 수치를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려고 한다. 현대적인 기업들의 경우, 진정한 가치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 작년에 작성된 회계 수치를 가지고 올해 실적을 예측할 수 있다는 순수한 믿음으로 과거 순이익에 집착하게 되는데, 이런 분석 방식은 엄격한 규제 아래 영업을 하는 일정한 공공 기업의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기업의 미래를 추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치밀하고 끝없는 사실수집이다. 될 수 있는한 많은 현장의 자료와 데이터, 사실들을 수집하고 사람을 만나 데이터를 교차 검증하는 수 밖에 없다.
  • 기업 탐방을 할 때, CEO에게 빠뜨리지 말고 물어봐야 할 질문은 이거다. "경쟁사는 하지 않고 있지만 귀사에서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는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현재 가장 어려움을 겪는 점이나 걱정거리는 무엇입니까?" 하는 질문과도 일맥상통)

그냥 책 전체가, 문구하나하나가 인상적입니다. 저는 위에서 단, 몇가지를 서술하였을 뿐입니다. 이미 읽어보신 분들은 또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구요. 안 읽어보신 분들은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출처 :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굿모닝북스, 해외 가치투자 커뮤니티>

목차


  • 내가 이 책에서 배운 것 / 케네스 피셔 
  • 서문 
  • 제1장 과거로부터의 단서들 
  • 제2장 사실 수집을 활용하라 
  • 제3장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 투자 대상 기업을 찾는 15가지 포인트 
  • 제4장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 나에게 맞는 투자 활용법 
  • 제5장 언제 살 것인가 
  • 제6장 언제 팔 것인가, 그리고 언제 팔지 말 것인가 
  • 제7장 배당금을 둘러싼 소란 
  • 제8장 투자자가 저지르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잘못 
  • 제9장 투자자가 저지르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잘못-추가 
  • 제10장 나의 성장주 발굴법 
  • 제11장 요약과 결론 
  • 나의 아버지 필립 피셔 / 케네스 피셔


저자 필립피셔에 대해


필립피셔
필립피셔(1907~2004)는 성장주 투자 방법을 개척한 성장주 투자의 대가입니다. 그레이엄식 꽁초투자만 가치투자가 아니라 피셔의 성장주 투자도 가치투자라는 것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인 워런버핏이 스스로 자신의 스승 2인 중 한명이 필립피셔라고 말하였습니다. 자신은 '80%의 그레이엄과 20%의 피셔로 이루어져 있다.'면서..

피셔가 운용한 포트폴리오의 장기 수익률에 대한 자료는 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피셔에게 큰 성공을 안겨준 텍사스인스트루먼츠(Texas Instruments)는 피셔에게 7,400%이상의 높은 수익을 안겨주었습니다. 모토롤라도 피셔를 언급할 때 자주 언급되는 종목입니다. 피셔가 매입할 1955년 당시 라디오 제조사이던 모토롤라는 이후 휴대폰 제조사로 바뀌었죠. 피셔는 모토롤라를 2004년까지 49년간 보유합니다. 모토롤라는 피셔에게 폭발적인 수익률을 안겨주지만, 투자한 초창기에는 수익률이 지지부진해서 어떤 고객에게서는 '모토롤라의 이름도 올리지마라'는 둥의 욕을 먹기도 했습니다.

저서는 Paths to Wealth through Common Stocks, Conservative Investors Sleep Well, Developing an Investment Philosophy, 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이 있고 이 중 한국어로 번역돼 유통중인 책이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와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가 있습니다.

그의 아들인 케네스 피셔 역시 왕성하게 투자와 기고 활동을 하고 있는 투자 명인입니다.

2015년 10월 15일
송종식 드림

2014년 9월 29일 월요일

넥슨지티, 목표 정조준 중 헤드샷 가능할까?

대가들의 조언과 자아비판


벤저민 그레이엄은 자신의 저서 ‘현명한투자자’에서 투자를 ‘철저한 분석끝에 원금의 안정성과 적절한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라고 정의했습니다. 세스클라만은 자신의 저서 ‘안전마진’을 통해서 '가치투자'란 가격과 가치의 괴리를 포착하여 가치보다 절반이상 싼 가격에 자산을 매입해 제 값을 받을때 까지 인내하며 기다리는 투자행위라 말했고, 가치투자자자는 유행하는 투자를 좇기보다 대중의 반대편에 서서 인기 없는 자산을 싸게 매입한 후 가격이 가치를 수렴할때 까지 인내하고 기다리는 사람이라 말했습니다.

투자 대가들의 지침에 따르면 바로 지금 넥슨지티에 투자하는 것은 전통적인 의미의 가치투자와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현 시점에서 넥슨지티에 대한 투자는 모멘텀 투자에 가까워 보입니다. 애초에는 가치투자 개념으로 동 종목에 접근했습니다. 몇가지 경영지표와 간단한 BM만을 체크하고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멘텀이 생겨버려 매우 어려운 종목 팔로업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느긋한 투자를 좋아하는 저에게 이것은 형벌이나 마찬가지처럼 느껴집니다. 포지션을 어떻게 해야할지 매우 고민되고 고통스럽습니다. 홀딩하자니 위험이 커 보이고, 매도하자니 혹시 모를 거대한 모멘텀에 대한 미련이 생깁니다. 변동성이 큰편이라 비중조절을 시원시원하게 하면서 솔솔한 부가 이익은 챙기고 있지만 시세가 한번 아래로 밀려버리면 다 뱉어내야 하는 단타에 불과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이 일을 겪고 있는 이유는 그레이엄이 조언한 ‘철저한 분석’이라는 투자 원칙을 어긴 결과입니다. 나중에 리서치를 해보니 제가 첫 매수를 할 시점에 이미 모바일 게임 신작에 대한 이야기가 시장에 공개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를 첫 매수를 하는 시점에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철저히 공부를 하지 않고 주식을 매입했습니다. 초보자도 하지 않는 아주 부끄럽고 초보적인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이런 고통에도 불구하고 투자는 참 재미있습니다. 투자 아이디어가 들어맞으면 큰 성취감도 줍니다.

어쨌든 공부를 적게 하고 진입하였을 때 고통은 크니까, 다음부터는 리서치가 부족한 종목에 투자할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겠습니다.

그레이엄의 조언을 어긴데 이어 현재는 세스클라만의 조언을 어기고 있습니다. 넥슨지티에 대한 시장의 인기가 극에 달하지는 않았지만 꽤 높은 듯 보이며 미래가치를 반영하지 않은 현 시점까지의 전통적 가치투자 이론이 말하는 안전마진은 없어 보입니다.

‘가치투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 블로그에서 모멘텀에 대한 내용을 다루기에는 부끄럽기도 하고 자신도 없지만 이 종목은 전적으로 모멘텀과 트레이딩 관점으로 분석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미래를 알기 힘든 게임주인데다 가격대도 심장이 쫄깃한 수준이고 또 이미 제 자금이 적지 않게 들어가 있으니까요.

신작에 대한 기대감은 현 시세에 기반영


동 종목은 단기간에 100% 상승했습니다. 실적이나 펀더멘털에 의한 주가 상승은 아닙니다. 신작 모바일 게임 출시에 대한 기대감에 의한 것으로 현 가격에 신작에 대한 기대감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가놀이' 패턴을 보이는 최근 시세 흐름 <출처:네이버 증권>

주가가 단기간에 100% 가까이 급등한 후 약 2주간 14,000~16,000원대의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미 전통적인 가치투자 마인드로만 접근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기술적 분석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치투자를 한다고 해도 기술적 분석은 참고 정도는 하면 좋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굳이 깊이 할 필요는 없고 남들이 다 보는 수준으로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기술적 분석이라는게 추세추종전략을 쓰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고 추세추종이라는 건 시세를 추종하는 것, 즉 남들이 가는데로 가는 것을 이데올로기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차트는 남들이 보는 그대로 보면 되지 싶습니다.

기대감이 반영되기 전 동사의 시가총액은 2,500억원~3,00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신작 기대감이 반영된 후 시가총액은 5,000억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장에서는 신작 모바일 게임 기대감을 2,000억원~2,500억원 정도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PER 20배 수준을 반영해보면 신작 게임 3종이 내년에는 합산 순이익 100억원은 내주어야 기대감이 반영된 현재 주가가 합리적인 주가가 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NPM 35%를 가정해 보면 신작 3종 게임의 내년 합산 매출은 290억 정도를 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에 신작 3종의 합산 순이익이 100억을 넘어선다면 현재 주가는 더욱 탄력을 받고 상승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만일 기대에 못 미친다면 주가는 폭락할 가능성도 큽니다.

투자자들의 기대에 대한 평가는 내년 연말까지 가지도 않을 것입니다. 게임이 론칭하고 몇주안에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차트의 움직임이나 앱애니 글로벌 차트 랭킹 움직임 그리고 각종 이용자 평가와 여러가지 지표를 통해서 단기간에 윤곽이 드러날 것입니다. 물론 그 후에도 어느 날 갑자기 매출이 빵빵 터지는게 모바일 게임판입니다. 그건 그때가서 또 주가가 요동치는 것으로 반응이 오겠지요.

남은 모멘텀과 뻬따꼼쁠리


우선은 단기적으로 중요한 기술적 모멘텀 이벤트가 남아있습니다. 단숨에 시총 2,500억원이 늘어난 뒤 주가는 2주째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단기 고가에 형성된 시세는 약간 불안정한 모양이기는 하지만 기술적으로 '고가놀이'라고 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작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깨지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더 큰 기대감을 가지지도 않고 있는 듯합니다.

'아직 꿈이 있다'는 매수측과 '기대감에 올라왔으니 주가 상승이 과도하다'는 매도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기술적 분석가들이 매우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 21일선이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14,000원 초반대에 강력한 지지 매물대도 있습니다.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다다음주에는 신작 3종 중 가장 먼저 '서든어택M : 듀얼리그'가 론칭할 것 같습니다. 이게 두번째 모멘텀입니다. 앞서 체크한 여러가지 기술적 모멘텀과 절묘하게 시기가 겹칩니다.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때 방향성이 향후 주가를 가늠할 가능성이 크다봅니다.

현재로써는 게임의 흥행 여부가 불투명한 것이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그와 더불어 투자자들의 심리에 기인한 트레이딩 리스크가 있는데 바로 '뻬따꼼쁠리' 우리 말로 '재료소멸'입니다.

주주들은 긴장한채로 '서든어택M : 듀얼리그'의 오픈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오픈 당일에는 반영됐던 모든 기대감이 소멸하면서 주가가 내려갈 수 있다는 '빼따꼼쁠리'에 대한 걱정들도 있습니다.

뻬따꼼쁠리에 대한 2차적 사고


오크트리캐피털의 하워드막스는 2차적 사고를 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연합니다. 1차적 사고는 남들도 널리 아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이는 대부분 주가에 반영이 된 것들이니까요.

얼핏 들으면 '서든어택M 오픈날 주가가 오를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들이 1차적 사고를 하고, '뻬따꼼쁠리로 주가는 오픈 하는 날 부터 기대감이 소멸되어 하락'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2차적 사고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러 투자 게시판을 둘러 본 느낌으로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누구나 흔히 할 수 있고 널리 퍼진 소스를 1차적 사고라고 봤을 때 '오픈 당일 주가가 떨어질 것이다'라고 보는 사람이 적지 않으므로 되려 이것이 1차적 사고고, 오픈 하는 날 견조한 주가를 유지할 것이라는 사고가 2차적 사고일 수 있다는 역발상에 다시 역발상을 해봅니다. 어쩌면 게임을 오픈해도 주가는 제자리 걸음을 할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정말로 뻬따꼼쁠리가 발동하면 추가 매수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지. 혹은 거품이 꺼지는 것으로 봐야하는지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게임 론칭은 뻬따꼼쁠리가 아닌 불확실성의 제거로 봐야하지 않을까


소프트웨어나 게임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론칭을 하면서 곧바로 막대한 매출을 일으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특히 유통플랫폼이 잘 갖춰진 모바일 게임은 일단 개발이 완료됐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짧은 시간에 전 세계에 있는 수십억명의 사람들에게 게임을 유통해 큰 매출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시간이나 장소 등 물리적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게임 론칭이 재료 소멸이 아니라 '불확실성이 제거 되는 것'으로 봐야하지 않나 하는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주가가 과도하게 기대감을 반영했다면 재료소멸이 될 수 있겠지만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됐는지는 의문입니다.

이 부분 관련해서 일일이 나열하기는 힘들지만 몇 가지 사례를 쉽게 들 수 있습니다.

과거 엔씨소프트는 '아이온' 오픈과 함께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회사 규모가 몇 단계더 레벨업 된적이 있습니다. 최근 가장 잘 나가는 컴투스 역시 서머너즈워 오픈 이후에 주가가 폭발 적으로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소리바다가 '밀크 뮤직'을 오픈하면서 주가가 10%넘게 급등했습니다. 반대로 경쟁 업체들인 로엔과 KT뮤직은 나란히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밀크 뮤직이 오픈함과 동시에 재료 소멸로 소리 바다 주가는 약세를 보일거라는 예측이 전부 빗나갔습니다.

이미 시장에 다 공개된 재료인데도 막상 오픈하는 날 주가는 더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소프트웨어, 게임 업종에서 심심치않게 목격됩니다. 제조업은 증설하는 capa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만 모바일 게임과 같은 경우에는 capa개념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론상 판매고를 수확체증하며 무제한으로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경제학의 수확체감 이론에 반하는 소프트웨어, 게임 업종의 특성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주로 실적이 주가를 형성하기도 하지만 모바일 게임주는 시세가 실적을 앞서간다는 측면을 무시할 수도 없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르면 다음주나 늦어도 10월 초에는 주가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 같습니다. 위로 가든 아래로 가든 크게 갈 것 같습니다.


어쨌든, 관건은 실제 숫자가 얼마나 찍히느냐


이런 저런 일들이 지나고 실제 모멘텀의 지속성 여부와 주가의 큰 방향성이 잡히려면 역시나 게임이 론칭한 뒤 찍히는 실제 숫자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컴투스도 실제로 실적이 찍히면서 지속적으로 주가가 레벨업 되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기관 투자자들이나 전업 투자자들도 동 종목을 지켜만 보면서 실제로 '실적이 숫자로 찍히면' 들어오겠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진입 시점이 다소 비싸더라도 불확실성을 확실하게 제거 하고 들어오겠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중기적인 주가 흐름은 신작 모바일 게임 2종과 PC게임 1종을 비롯한 현재 서든어택의 이익에 달려있다고 봐야하지 않겠나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전에 진행했던 게임에 대한 분석과 밸류에이션 과정 중 게임에 대한 평은 크게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밸류에이션은 종목 점검 차원에서 다시 한번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예측은 무조건 틀린다


기업 분석을 하다보면 비교적 성장률이 일정한 기업의 미래 예측도 높은 확률로 틀립니다. 아니 거의 대부분 틀립니다. 고장 난 시계도 하루 두번은 맞듯 어쩌다 요행으로 한 두번은 예측이 맞을때도 있습니다. 특히 미래 연수가 늘어날수록 이익 추정치와 실제 이익의 오차는 더 벌어집니다. 변수가 하나 늘어나면 그 오차는 더 늘어나고 수백개 오차를 모두 감안해서 이익을 추정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하물며 안정적인 가치주의 미래 예측도 힘든데 성장주 중에서도 가장 미래가 불투명한 축에 들어가는 게임주는 오죽할까 싶습니다. 게임주는 당장 내일을 예측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예측도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정통 가치투자자들은 기술주 투자를 꺼려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투자자가 해야할 일은 '얼마나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하냐?'가 아닌 '어떤 방향성에 몸을 실었는가?' 하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뭐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묻지마 투자를 할 수는 없으므로 분석가라면 자기 상식선 안에서 예측은 하고 넘어가야 한다는게 한편으로는 아이러니 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것은 단지 큰 흐름에 따른 시나리오를 세워놓고 게임 매출 랭킹이나 DaU, MaU 등을 체크하면서 그때그때 꾸준히 대응하며 포트폴리오를 가꿔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서든어택 M : 듀얼리그 PEER 비교 - 4:33의 샌드스톰


아마 서든어택M : 듀얼리그와 가장 유사한 PEER는 샌드스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든어택을 만들었던 사람들이 만든 게임이고 요즘 가장 핫한 4:33에서 만든 게임이라고 해서 주목 받았습니다. 출시 시기 또한 비슷했습니다.

샌드스톰이 출시했을 때 바로 받아서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4:33도 매우 좋아하는 회사입니다. 4:33에서 만든 RPG게임인 블레이드는 정말 명작이라 생각합니다. 한때 블레이드 때문에 밤을 새운적도 많았습니다. 아직도 열심히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샌드스톰은 서든어택M CBT와 비교해도 게임성이 별로였습니다. 이게 4:33이 만든 게임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일단 그래픽이 제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픽은 뭐 주관적인거니까요. 그리고 게임 중 뭔가 버벅대는 감도 있었고 1:1 플레이 위주인데다 긴장감도 서든어택M보다 부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차차 개선이 되겠지만 일단은 게임이 단조롭고 난이도가 낮아서  몇 게임하고 나서 제 폰에서 제거되었습니다(ㅠㅠ).

만약 서든어택M : 듀얼리그 CBT 참여를 안했다면 재밌게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1:3, 3:3 등 다대다 멀티플레이가 안되는 부분이나 단조로운 난이도의 전투 모드는 서든어택 M : 듀얼리그와 확실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주주 편향적 사고가 아니라 게이머로서 서든어택 M : 듀얼리그가 몇 배 이상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헌데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샌드스톰의 구글 플레이 랭킹 추이를 보면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알 수 있습니다.

샌드스톰의 구글플레이 랭킹 추이, 화무십일홍 <출처:앱애니>

샌드스톰은 론칭 3일만에 구글 플레이 액션 게임 인기 1위에, 그리고 오픈 5일 후에는 안드로이드 전체 앱 중 인기 랭킹 1위에 올라가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이 부분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이 FPS게임에 목말라 있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모바일 FPS게임이 없었기에 대기 수요가 폭발한 것 같습니다.

샌드스톰은 이 인기를 계속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게임이 단조로워서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재미없다고 입소문이 나버린 것이 패착의 원인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1위를 1주일 정도 유지하다가 게임이 오픈 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앱 전체 인기 순위에서 420위 아래로 급락했습니다.

샌드스톰 오픈, 그리고 오픈도 하지 않은 서든어택M에 대한 기대감 <출처:네이버 트렌드>

모바일 FPS 대기 수요를 샌드스톰이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고 유저들은 다시 새로운 FPS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는 서든어택M : 듀얼리그에게 큰 호재라고 생각합니다. 샌드스톰 사례로 보았을 때 커다란 대기 수요는 분명히 순식간에 서든어택 M : 듀얼리그를 인기 순위 1위에 올려놓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넥슨과 서든어택의 이름값은 4:33 이름 값에 뒤쳐지지 않으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지속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샌드스톰의 길을 가지 않고 상위 랭킹을 얼마나 유지할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샌드스톰 인기/매출 랭킹 추이를 보면 샌드스톰은 또 하나의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인기 순위 추락에 비하면 매출은 천천히 떨어진다. 업데이트 한방 해주면 다시 오르겠지?
<출처:앱애니>

1주일 가량 인기 순위 통합 1위를 하면서도 매출 순위가 최고를 찍었던 것은 35~36위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용자가 누적되면서 매출은 인기 차트에 비해 후행해서 꾸준히 올라가는 특징이 있고, 인기 순위가 급격하게 떨어져도 열성 유저들이 남아서 비교적 꾸준히 게임을 해주기 때문에 매출이 떨어지는 속도는 인기 차트에 후행해서 천천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인기 차트에서 420위권이지만 매출 랭킹에서는 35위를 찍고 55위 수준으로 비교적 천천히 내려오고 있습니다.

게임 업데이트를 하면 인기 순위와 매출 순위는 잠깐 다시 올라올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현재까지 샌드스톰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인기를 매출로 연결하지 못했다는 부분입니다.

모바일 게임내 IAP 매출 극대화를 위해 가장 많이 팔리는 아이템 형식은 '시간'입니다. 게이머가 자신의 시간을 게임에 투자하던지 돈을 쓰고 시간을 단축시켜 남들보다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하도록 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방식인데 슈퍼셀이 가장 잘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서든어택 M : 듀얼리그 CBT에서도 이런 아이템이 있었는데 캐릭터가 사망한 후 다시 살아나기 까지 기본적으로 5초 정도 텀이 있었습니다. 긴박한 팀전에서는 5초도 매우 소중합니다. 그래서 게임머니를 써서,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부활하도록 하는 아이템이 있는데 이 아이템에서 매출이 좀 날 것 같습니다. 특히 길드전에서는 빨리빨리 못하면 욕을 먹을수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 매출을 좀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시간' 다음으로 IAP 매출을 올리기 수월한 분야는 '육성'입니다. 지속적으로 내가 관리하는 무언가(예를들면, 캐릭터나 도시 등)가 이용 시간이 누적되면서 발전하도록 하는 요소가 필요합니다. 서든어택 M : 듀얼리그에서는 캐릭터와 총기에 레벨을 부여하고 캐릭터 자체를 육성하면서도 캐릭터에 다양한 장신구를 착용하도록 하여 육성감을 키웠습니다. 또한 총기 자체도 레벨이 있어서 지속적으로 육성이 가능하므로 어지간한 RPG부럽지 않습니다. 최근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는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매출의 핵심도 육성과 강화에 있습니다.

'시간'을 파는 것도 좋고 '육성'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데 샌드스톰은 가장 중요한 것을 또하나 놓쳤습니다. 바로 현금을 쓴 캐릭터는 너무나 쉽게 현금을 쓰지 않은 캐릭터를 이길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현금을 쓴 사람은 너무 쉽게 게임을 이기면 지속적으로 게임에 비용을 지불하기 힘들고 나아가 게임에 대한 흥미까지 금방 잃게 됩니다. 반대로 현금을 쓰지 않는 유저는 현금 유저에게 지속적으로 그리고 너무도 쉽게 지면서 마찬가지로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됩니다.

넥슨이 '부분 유료화 분야'에서 거짓말 좀 보태서 신의 존재로 인정 받는 부분 중 하나가 이 부분에 대한 밸런스 조절을 아주 잘 한다는데 있습니다.

현금을 쓰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듭니다. 그러나 현금을 쓰면 미묘하게 게임을 유리하게 만드는데 정말 아주 미묘한 수준입니다. 현금은 거들 뿐 베이스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실력이 돼야 합니다. 이런 부분 유료화 아이템 기획과 판매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능수능란한 집단이 넥슨입니다. 크레이지아케이드, 카트라이더 시절부터 지금까지 잘 해오고 있으니 쌓아놓은 노하우는 말 할 필요도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게임 한판에 짧으면 5분, 길면 10분 남짓. 남자들 사이에서는 서든어택 M으로 밥내기나 술내기를 하는 일도 잦아질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현금으로 아이템을 구매해서 해서 조금 만 더 유리하게 게임을  진행하면 내기에서 자주 이겨 밥도 얻어 먹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소위 현질을 유도하려는 심리도 생길 것 같습니다.

게임하이가 넥슨에 합병되면서 넥슨지티라는 사명으로 변경됐습니다. 사명만 변경된게 아니라 HR, 급여, 복지부터 해서 게임 개발과 기획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하게 넥슨의 문화가 이식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NXC그룹 차원에서 경영진도 대폭 물갈이 됐습니다. 이런 넥슨의 DNA 특히, 부분 유료화 DNA가 잘 계승된다면 인기 차트 1위에 올라가는 경우 샌드스톰보다 매출을 더 잘 뽑아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주주들이 걱정해야 할 문제는 샌드스톰의 인기 랭킹 대비 매출 부진이 4:33의 IAP 테크닉 부재가 아니라 FPS에 돈을 쓰지 않는 체계적 문제 때문이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이 부분은 리스크로 생각하고 게임 론칭후에도 매출 랭킹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넥슨지티는 FPS에서 어떻게 IAP매출을 뽑아낼지 기대가 됩니다.

참. 클랜전을 도입한 것은 정말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랜이 도입되면 아무래도 게임 안에서 여러 커뮤니티가 파생되기 때문에 게임의 존속성도 길어지리라 생각됩니다.

슈퍼판타지워 PEER 비교 -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슈퍼판타지워는 아직 게임 전체가 외부에 공개된 적 없기 때문에 직접 플레이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회사측에서 공개한 프로모션 영상이나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면 서든어택 M : 듀얼리그보다 더 히트를 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지금 시장은 서든어택 M : 듀얼리그를 향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슈퍼판타지워에 조금 더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국내 모바일RPG시장을 휘어잡고 있는 몬스터길들이기나 해외에서 초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컴투스의 서머너즈워와 비슷한 플레이 방식인 것 같습니다.

턴제로 게임이 진행되고 고전게임 파랜드택틱스와 비슷한 SRPG류 게임입니다.

네트워크 환경이 잘 받쳐줘야 하는 FPS는 국내용으로 기획/퍼블리싱 한다고쳐도 턴제 RPG는 네트워크의 영향을 FPS보다는 덜 받기 때문에 해외용으로 퍼블리싱을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니, 당연히 해외에도 퍼블리싱을 해야하고 회사측에서도 그렇게 진행할 것 같습니다. 론칭하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 굳이 안 할 이유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간단한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니 정교하게 정말 잘 만든 게임인 것 같습니다. 가위바위보 상성, 지형이점 활용, 유닛 조합 활용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만든 것 같은데 이렇게 되면 게임이 덜 지루해집니다. 숫자 3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의 특성일까요? 테란-저그-프로토스 간단한 상성만으로 10년 넘게 인기를 끌었던 스타크래프트를 생각해보면..

서머너즈워 처럼 사양이 낮은 스마트폰에서도 최적화를 잘 해서 나온다면 꽤 괜찮은 반응을 얻을 것 같습니다.

썩어도 준치라고 그래도 넥슨에서 만든 게임인데다 꽤 공들여서 만든 게임인데 빛도 못보고 폭삭 망할일은 없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서든어택2




내년 1분기 중 오픈 예정인 서든어택2도 직접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알파 테스트에 참여한 많은 유저들의 평가 중 눈에 띄는 것은 '그래픽만 좋아진 서든어택이다.'하는 부분입니다. 꼭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듣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밸류에이션은 추정을 하기 보다는 과거 리니지와 리니지2를 참고하여 진행하는쪽으로 해야겠습니다. 예전에 해둔게 있으니 그대로 가면 될 듯 하네요.

밸류에이션


내년 실적에 가장 큰 변화를 미칠 신규 모바일 게임 2종에 대한 실적 추정을 민감도에 따라 간단하게 모델링해 보았습니다. 매우 주관적인 숫자고 어림셈법으로 퉁쳐서 나온 숫자들이니 실제로는 이와 큰 차이가 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현재 주가도 내년 모바일 게임 기대감에 대한 모멘텀이 반영되고 있으므로 이 모바일 게임 2종의 실적을 엉터리로나마 감안해보고 넘어가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두 모바일 게임 흥행 여부와 어림셈법에 따른 주관적인 매출 추청

우선 위의 표에서는 16가지 경우의 수를 감안해서 일매출을 추정해 보았습니다. 모바일 게임 시장 전체가 확대/축소되는 체계적 위험의 경우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변수들은 생각하지 않은 수치들입니다. 각 게임별 흥행 여부는 4가지로 분류하였습니다.

서든어택 M : 듀얼리그의 경우에는 하방경직은 슈퍼판타지워보다는 크지만 초대박을 칠 경우 최대 매출 기대금액은 슈퍼판타지워보다 낮게 잡았습니다.

서든어택M의 경우에는 샌드스톰의 선례를 참고하였습니다. 앞서 살펴봤지만 샌드스톰은 론칭 3일만에 한국 구글 플레이 전체 랭킹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이를 오래 유지하지 못한 것은 장르상의 특징도 있을 수 있지만 게임성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샌드스톰과 동일한 길을 갈 경우를 흥행참패의경우로 잡았습니다. 샌드스톰의 일매출은 2~3천만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슈퍼판타지워는 흥행 실패를 할 경우에 서든어택보다 더 크게 실패한다고 보았습니다. 몬몬몬은 마켓 테스트 성격의 게임이었지만 그래도 이 이상은 할거라는 생각에 슈퍼판타지워의 가장 실패한 경우를 몬몬몬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어쨌든 슈퍼판타지워는 서든어택보다 인지도도 떨어지고 RPG게임이 워낙 범람하고 있기 때문에 하방 경직성이 서든어택M보다 취약하다고 보았습니다.

반면에 초대박을 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서든어택M의 경우에도 얼마든지 해외 진출이 가능합니다. 다만 해외 국가의 네트워크 속도 문제 등 일단 산적한 문제들이 있으므로 일단은 국내용 게임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초대박을 쳐도 일매출이 3억~5억 수준을 넘기기는 힘들것으로 보았습니다.

슈퍼판타지워는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사례에서 보았 듯 글로벌 시장에서 히트할 가능성이 서든어택M 보다 큰 게임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초대박 흥행이 가능한 경우 하루 매출액은 최소 8억원 이상을 찍을 수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슈퍼셀 수준은 힘들더라도 서머너즈워 수준은 꿈꿔도 되는 게임이라 봅니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도 여러가지 부정적인 확률을 뛰어넘을 정도로 잘 된 케이스이기 때문에 가능성만 열어둘 뿐 실제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바라봅니다.

위 가정은 전적으로 제 주관에 불과하며 서든어택 M 이 해외에서 더 잘 될수도 있고, 두 게임 모두 완전히 망해서 매출 기여를 전혀 못할수도 있고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저 게임 매니아로서 그리고 투자자로서 제 개인성향을 반영해서 추정한 것일 뿐입니다.

만약, 신규 모바일 게임 2종이 모두 흥행 참패를 한다면?


성장주에 투자할때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존재합니다. 또 변수하나가 조금만 변해도 목표가는 크게 틀어집니다. 그러므로 성장주 투자는 턴어라운드 투자와 마찬가지로 많은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가장 보수적인 시각으로 투자를 했을 때 미니멈 가격을 어느 정도로 봐야 할지 시뮬레이션 해봤습니다.

두 모바일 게임이 흥행에서 참패하는 경우 이익 추정 <클릭하면 커집니다>

두 모바일 게임이 흥행에 참패한 경우 추정 밸류에이션 <클릭하면 커집니다>

  • 서든어택 M: 듀얼리그와 슈퍼판타지워가 모두 흥행에 실패하여 5천만원 이하의 일매출을 기록하는 경우를 가정한 밸류에이션
  • 서든어택 M: 듀얼리그는 올 10월 1일, 슈퍼판타지워는 올 11월, 서든어택 2는 내년 2월에 출시하는 것으로 설정하여 이익 추정. 게임 출시 일정이 변동되면 이익 규모도 수정돼야 함
  • 서든어택M의 경우에는 앱 마켓과 카카오에 나가는 수수료 51% 감안. 슈퍼판타지워는 글로벌 대상 게임이라 카카오 플랫폼 타지 않고 자체 유통할 것으로 예상 마켓 수수료 30%만 차감
  • 서든어택은 제로 성장 게임으로 가정.
  • 서든어택2 매출액 비율은 리니지2 오픈 사례를 벤치마크 하여 이익 추정하였고 리니지2 오픈 시 리니지 1의  매출 잠식 비율을 벤치마크하여 서든어택1의 매출 감소 추정.
  • 이 경우 내년 예상 EPS기준 PER 배수는 15~18배 내외를 받는 것으로 가정
  •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미니멈 17,500원 정도의 목표가는 설정해볼 수 있을 듯

만약, 1종은 흥행실패를 하고 다른 한종은 중박 정도 친다면?


최악의 수에서 약간 나은 케이스입니다. 어느 한 게임은 흥행실패를 하고 다른 한 게임은 중박 정도 쳐주는 시나리오의 경우를 시뮬레이션 해 보았습니다.

모바일 게임 하나는 실패, 하나는 중박을 치는 경우 <클릭하면 커집니다>

모바일 게임 하나는 실패, 하나는 중박을 치는 경우 <클릭하면 커집니다>

만약, 2종 모두 중박 정도 쳐준다면?


만약에 신규 모바일 게임 2종이 나란히 중박 정도 쳐서 각각 일매출 1억원 내외를 올려줄 수 있다면 내년 EPS기준 목표 주가는 곱절로 뜁니다. 아무래도 DaU, 일매출..과 같이 하루 기준으로 매출을 산정하다보니 연간으로 곱하면 날짜레버리지가 생겨서 이익의 폭도 어마어마하게 커집니다.

신작 모바일 게임 2종이 나란히 중박 정도 칠 경우 이익 추정 <클릭하면 커집니다>

신작 모바일 게임 2종이 나란히 중박 정도 칠 경우 추정 밸류에이션 <클릭하면 커집니다>

만약, 신규 2종 모두 초대박을 친다면?


이건 신작 게임들이 모두 처참하게 실패할 확률 만큼이나 나오기 희박한 확률입니다. 그러나 사람 사는 세상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 미리 모델링을 해뒀습니다. 초대박 히트를 치는 경우는 글로벌 파워를 앞세운 슈퍼판타지워의 실적이 더 잘 나올 것으로 봤습니다. 성장성에 따른 기대감이 가격에 프리미엄으로 붙을테니 모바일 게임주 평균 PER인 25배 정도를 내년 예상 EPS에 부여했습니다. 목표가가 8만원이 넘어가버리네요. 꿈 같은 일이죠. 실제로 저 꿈을 이뤄낸 컴투스 주주들이 부럽습니다.

모바일 2종이 모두 초대박일 칠 경우 이익 추정 <클릭하면 커집니다>

모바일 신작 2종이 초대박을 칠 경우 밸류에이션 추정 <클릭하면 커집니다>

결론


신규 모바일 게임 2종에 대해 투자자들이 큰 기대감을 가지고 습니다. 이들 2게임이 폭삭 망해버린 경우로 가정해 최악의 경우를 계산해보니 목표가가 17,500원은 나와주었습니다. 아주 최악의 경우로 17,500원 이상의 목표가는 최소한으로 잡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소 출렁거림이 있더라도 현재 보유 물량은 비중 조절을 잘 해나가면서 보유를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17,500원은 정말 온갖 최악의 상황을 감안하여 잡은 미니멈 목표가 입니다. 이 가격대를 배수진으로 치고 트레이더가 돼 트레이딩을 한번 해 볼 생각입니다. 신규 론칭되는 게임들이 중간만 해줘도 목표가는 빠른 속도로 올라갈 것이라 생각됩니다. 불확실성이 큰 게임주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빠른 대응'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조금이라도 괜찮은 지표 움직임을 보인다면 동종목은 폭발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꾸준히 대응을 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반대로 제가 생각한 것 보다 현실이 더 나빠지면 주가는 정말 처참하게 붕괴될수도 있음은 물론입니다.

새로 론칭될 모바일 게임 2종의 매출 추이는 곧바로 주가에 반영될 것입니다. 공시를 기다릴 것도 없이 여러가지 지표를 토대로 그때그때 물량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법으로 움직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모바일 신작 흥행이 부진할 경우에는 서든어택2의 매출 규모에 따라 내년 실적의 좋고 나쁨이 판가름 날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바일 게임들이 중박만 쳐줘도 서든어택2가 전체 매출에 기여하는 부분이 줄어들어 중요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만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서든어택2 흥행 여부도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년 실적 밸류에이션을 할 때 서든어택 M: 듀얼리그, 슈퍼판타지워, 서든어택2 이외에 내년에 새롭게 론칭할 게임들에 대한 실적 부분은 빠져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 싶습니다. 그 부분까지 감안하면 실적을 더 쳐줘도 되지 싶습니다. 물론 보수적 시각을 견지하는 것은 잊지 말아야겠죠.

파도를 타는 기분입니다. 와우!

2014년 9월 25일
송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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