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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22일 화요일

현금흐름할인류의 밸류에이션 툴에 대해..

DDM, DCF, RIM과 같은 밸류에이션 방법들은 배당이든, 주주에게  귀속되는 현금이든, 잔여이익이든 모두 주주에게 직접 관련된 미래의 현금흐름을 추정하여 할인하는 방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나 역시 한때는 워런버핏을 따라하겠답시고 이런류의 밸류에이션에 목을 매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살짝 쓴웃음이 난다. 인간의 미래란 한 치 앞을 내다보기도 힘들다. 특히 여러 사람들이 모여 세상과 유기적으로 엮여 돌아가는 기업의 미래를 예측하기란 더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고 보는게 맞겠다. 어쩌다 몇번 고장난 시계가 두번 정도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게다가,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 기업의 미래는 더욱 예측하기가 어렵다. 대외 변수 변동에 취약하고 중국이라는 강력한 경쟁자 겸 동반자도 나타났다. 비지니스의 생명주기는 더욱 짧아지고 있고, 기술 혁신으로 어떤 사업이 어떤 운명을 맞게 될지는 아무도 섣불리 예단하기 힘든 시대다.

아무리 대기업이라고 해도 그 기업의 2년 후, 5년 후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황이 이러한데 주식 투자를 하면서, 그것도 개인투자자가 기업의 밸류에이션 툴을 DCF나 RIM과 같은 류의 현금흐름할인 방식을 쓴다면 과연 성공률은 얼마나 될까. 적정가에 대한 종교적 가치 그 정도의 가치밖에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 기업들을 대상으로 미래 10년치의 현금흐름을 예측해서 할인하고, 심지어 영구적인 현금흐름의 가치를 추정하여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참, 말도 안되는 일을 하였구나.'하는 생각을 들게한다.

이런류의 툴이 통하려면 몇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1) 기업이 속한 국가의 군사력, 경제력이 압도적으로 강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는가?
2) 기업의 브랜드가치와 영업적 해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강력한가?
3)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의 업황은 변동성이 적고, 앞으로도 그럴 것인가?
4) 투자자는 그 어떤 중간중간의 작은 휩쏘에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있는가?

그나마 이 정도가 돼야 DCF, RIM 등의 툴을 적용해 볼만하다. 물론 이런 상황이 받쳐줘도 DCF는 미래의 추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주식 투자를 할 때는 반드시 '투자자의 추정'이 들어간다.

그리고 그 추정은 틀리게 마련이다.

추정이 현실과 더욱 크게 틀리게 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추정에 필요한 변수가 많아지고,
2) 추정을 하는 미래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DCF나 RIM은 추정 기간이 길 수밖에 없고, 중간에 어떤 변수에 의해서 적정주가는 심하게 왜곡된다. 중요 팩터의 변수값을 살짝만 조정해도 목표가가 크게 변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것이다. 이것을 내 입맛대로, 구색대로 하다가는 큰 낭패를 본다. 사실 DCF나 RIM은 사칙연산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툴이지만, 그 이면에 내재된 여러가지 변수에 대한 사용 기술, 철저한 기업의 질적 분석이 뒤따르지 않으면 사용이 매우 까다로운 툴이다


그리고 또 문제가, COE나 CAPM, WACC과  같은 도구들은 상아탑에서나 유용하지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유용한가에 대한 의문이다.

암튼, 추정에 필요한 변수는 최대한 줄이는 심플한 투자, 추정 기간은 본인이 내다보는 선에서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 되려 개인투자자가 성공하기 위한 핵심이 아닌가 생각한다.

만약에 굴리는 자금 규모가 크고, 내다보는 안목이 길다면 그 사람은 어느 정도 트레이더에서 인베스터로 진화중인 사람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고 그나마 워런버핏의 흉내 정도는 낼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런 시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현금흐름할인방식의 밸류에이션 도구를 아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에게 있어서 그 툴은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툴임에는 분명하고 유용한 것도 사실이다. 다만, 한국이 처한 경제 환경과 그런 환경에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과연 저런 툴을 이용해서 투자를 하는 것이 현실성이 있는 것인지에 의문을 다는 것이다.

공인회계사 시험에서 전국 수석을 했으며, 회계 법인에서 일했던 회계사 친구(4대 펌에 있다가 지금은 VC로 이직). 주식 투자로도 곧잘 수익을 내는 그 친구가 한말이 생각난다.

"밸류에이션이요? 1년치 예상 EPS에 주고 싶은 PER 퉁 때리는게 그나마 제일 정확해요." 농담삼아 던진 말이지만 깊이 생각하게 하는 말이었다.

2015년 9월 22일
송종식

2014년 3월 20일 목요일

적정 주가 구하기 - 비탈리 카스넬슨의 절대 PER 모형

세계적으로 저명한 가치투자자인 Vitaliy N. Katsenelson(이하: 카스넬슨)의 명저 Active Value Investing에서 소개된 밸류에이션 방법입니다. 카스넬슨은 교수와 펀드매니저로 일한바 있고 현재는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어소시에이츠에서 파트너로 활동하며 왕성하게 투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만든 밸류에이션 도구인 절대 PER 모형은 사용하기가 간편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적정 PER 수준을 구하는데 매우 요긴한 도구로써 저도 실제 투자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형입니다.

절대 PER 모형 공식


절대 PER 모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지표를 준비해야 합니다.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

1) EPS 성장률 구하기


EPS 성장률은 미래의 연평균 EPS 성장률을 구해야 합니다. 저는 기업에 따라서 향후 2년에서 5년 사이의 연평균 EPS를 예측하여 사용합니다. EPS  성장률을 구할 때는 과거 5년 ~ 10년치 EPS를 먼저 참고하고, 회사의 체질 변화 등을 감안하기 위해서 미래의 EPS 성장률을 예측해야 합니다.

EPS 성장률은 기업에 따라 다를 것이고 또, 개인이 추측하기에 따라 다 다르게 나올 것입니다.

2) 배당 수익률 구하기


카스넬슨의 절대 PER 모형에서 사용하는 배당 수익률은 '시가 배당률'입니다. 배당을 하고 말고는 전적으로 최대주주와 회사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배당 수익률은 과거의 배당성향을 토대로 미래의 배당 성향을 예측하는 것이 가장 무난합니다.

기업의 배당 성향은 과거 5~10년치를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옵니다. 제 경우는 과거 5~10년치 종가 기준으로 시가 배당률을 구합니다. 배당락일 기준입니다. 여러가지 방법을 토대로 하여 미래의 시가 배당률을 구해서 가지고 있도록 합니다.

3) 사업 리스크 구하기


질적 분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계속 기업이 가능한지? 사업의 해자(moat)는 튼튼한지? 등 사업과 관련한 부분의 리스크를 개인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같은 회사라도 투자자의 성향이나 시각에 따라서 이 부분에서 밸류에이션이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부여할 수 있는 최저값은 0.7, 최대값은 1.3 입니다.

1.3과 0.7의 값 중 리스크가 크면 0.7에 가까운 값을, 리스크가 적으면 1.3에 가까운 값을 부여하면 됩니다.

4) 재무 리스크 구하기


이 부분 역시 질적 분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 재무지표 중 안정성 지표를 관찰, 추측하여 적정한 값을 부여합니다. 앞에서 구했던 사업 리스크 부분과 마찬가지로 리스크가 크면 0.7에 가까운 값을, 리스크가 적으면 1.3에 가까운 값을 부여하면 됩니다.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한 뒤 회사가 재무적으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를 판단해서 적절한 값을 부여하면 됩니다.

5) 이익 불확실 리스크 구하기


질적 분석 마지막 리스크 팩터입니다. 이익의 변동성이 얼마나 큰지? 미래에 거래가 끊기거나 판매가 중단될 제품 리스크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판단해야 합니다. 앞의 두가지 리스크 팩터를 산출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익 불확실 리스크가 크면 0.7에 가까운 값을, 리스크가 적으면 1.3에 가까운 값을 부여하면 됩니다.

6) EPS 성장률 기반의 절대 PER 산출


기업과 업종의 특성에 따라 기본 PER을 먼저 부여합니다. 기본 PER은 해당 기업의 EPS성장률이 0%일 경우 가장 기본적으로 줄 수 있는 PER입니다. 참고로 미국 국가 전체의 영구 성장률은 통상 2%로 봅니다.

카스넬슨은 EPS가 성장하지 못하는 제로 성장 기업의 기본 PER을 8로 주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시장 기준입니다. 저는 한국의 시장 상황을 감안하여 5 정도를 기본 PER로 부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최근 전체적인 경제 성장 동력이 둔화되고 있으므로 이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그리고 업종별로도 무성장 기업의 기본 PER은 각기 차등해서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산업 자체가 쇠락하고 있는 경우에는 2에서 3 정도의 기본 PER을, 주당순이익이 무성장 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률 이상의 제품 가격 전가력이 있는 회사는 5, 어느 정도 성장 여력이 있으면 8 또는 10 사이의 값을 주는 등의 방식을 활용하면 됩니다. 이런식으로 업종의 영구 성장률이나 여러가지를 감안해서 기본 PER을 설정합니다.

이렇게 설정한 기본 PER에 EPS 성장률 1%마다 0.65씩 더해 줍니다. EPS 성장률이 20%가 넘으면 EPS 성장률 1%마다 0.5%씩 더해줍니다. 그것을 표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EPS 성장률 PER 증가율
0% 5 -
1% 5 -
2% 5 -
3% 5 -
4% 5 -
5% 5 -
6% 5.65 +0.65
7% 6.3 +0.65
8% 6.95 +0.65
9% 7.6 +0.65
10% 8.25 +0.65
11% 8.9 +0.65
12% 9.55 +0.65
13% 10.2 +0.65
14% 10.85 +0.65
15% 11.5 +0.65
16% 12.15 +0.65
17% 12.8 +0.65
18% 13.45 +0.65
19% 14.1 +0.65
20% 14.6 +0.5
21% 15.1 +0.5
22% 15.6 +0.5
23% 16.1 +0.5
24% 16.6 +0.5
25% 17.1 +0.5
... ... △0.5
<표1 : EPS 성장률 기반 PER>

제 경우에는 금리, 물가 상승률과 여러가지 리스크 등을 감안해서 EPS 성장률 5%까지는 제로 성장 기업으로 보고 기본 PER만 부여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방식으로 산출된 값이 EPS 기반 절대 PER입니다.

이 부분은 주관적인 요소들이 개입되므로 본인이 잘 판단하셔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지만 산업의 성장성 자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한 우량한 골판지 회사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 회사의 향후 5년간 연평균 EPS 성장률은 6% 정도가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EPS 성장률 기반 PER 0.65에 기본 PER 5를 더해서 EPS 기반 적정 절대 PER은 6.65를 산출할 수 있습니다. 골판지 업종은 쇠락 업종이므로 기본 PER을 제 임의로 5로 설정한 경우입니다.

7) 배당 수익률 기반 절대 PER 산출


배당수익률 1%마다 PER 1점을 추가합니다. 예를 들어서 시가 배당률이 2% 정도 예상된다면 추가되는 PER은 2점. 0.5%라면 0.5점이 추가되는 방식입니다.

8) 기본 절대 PER 산출


앞의 6)번 항목과 7)번 항목 즉, EPS 기반 절대 PER와 시가 배당률 기반 절대 PER을 합산합니다.

9) 적정 절대 PER와 적정 주가 산출

앞의 8)번에서 합산하여 산출한 기본 절대 PER값에 각 리스크 팩터들을 곱해줍니다.

  • 리스크 = 이익 불확실 리스크 X 재무 리스크 X 사업 리스크
  • 적정 절대 PER  = 기본 절대 PER X 리스크

이렇게 하면 해당 기업의 절대 PER 값이 산출됩니다.
예측한 미래의 주당순이익을 절대 PER와 곱하면 적정 주가가 산출됩니다.

예제


절대 PER를 산출하기 위해서 한 식품회사의 필요 지표들을 아래와 같이 산출하였습니다. 이 회사는 독점력이 있고 다양한 제품의 브랜드 가치도 높은 편입니다. 국내 업력은 50년이 넘었고 해외 진출 성과도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 EPS 무성장 할 경우 기본 PER : 5
  • 예상 EPS 성장률 : 12%
  • 예상 시가 배당률 : 2%
  • 재무 리스크 : 1.2 (우량한 편)
  • 사업 리스크 : 1.25 (해자가 탄탄하고 우량한 편)
  • 이익 불확실 리스크 : 1.2 (이익 변동성이 적고 안정적)
  • 내년 예상 주당 순이익 : 4,700원

절대 PER를 산출하기 위해 추출한 지표들은 위와 같습니다. EPS 성장이 없을 경우 기본 PER는 5를 주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였습니다. 이 기업의 절대 PER를 산출해 보겠습니다.

  1. EPS 기반 절대 PER = 5 + 4.55 = 9.55
  2. 배당 수익률 기반 절대 PER = 2 X 1 = 2
  3. 기본 절대 PER 도출 : 9.55 + 2 = 11.55
  4. 적정 절대 PER 도출 11.55 X (1.2 X 1.25 X 1.2) = 20.79
  5. 내년 적정 주가 산출 : 4700 X 20.79 = 97,713원

카스넬슨 절대 PER 모형의 장점


기업 체질 변화를 감지하기가 좋다


과거 몇년치 실적을 기반으로 한 P-멀티플을 이용해서 현재 주가가 싼지 비싼지 판단하는 방법은 자주 활용됩니다. 과거 밸류에이션을 토대로 현재 주가가 고평가 상태인지 저평가 상태인지 아주 간단하게 알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그 방법의 치명적인 단점은 기업의 체질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기업의 실적이 일시적으로 악화되면 일시적 고PER 상태가 됩니다. 이때 과거 P-멀티플을 사용하면 주가는 고평가 됐다 판단하기 쉽습니다.

또, 재미없던 회사가 신규 사업 흥행에 성공해서 이익의 질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멍청이가 우등생이 된 경우인데 이 경우 적당한 PER 수준이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PER만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놓칠수도 있습니다. 기업이 부실해지는 경우에는 그 반대로 침몰하는 배에 계속 탑승하고 있어야 되는 수도 있습니다.

카스넬슨의 절대 PER 모형은 기업의 절대적인 PER 수준을 알 수 있으므로 과거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줍니다.

상대 평가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


P-멀티플의 경우 과거의 PER 비교와 함께 많이 쓰이는 것이 동종 업계 경쟁사와의 비교법입니다. 이 방법은 시장의 상황에 따라서 적정 PER 수준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습니다. 또 세상 어디에도 PEER 비교를 할 수 있는 100% 똑같은 기업은 없습니다. 쇠락하는 업종에 PER 3을 줄 수 있지만 이 업종에서도 게임회사만큼 고성장 하는 회사는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절대 PER 모형은 시장 상황을 떠난 절대적인 PER 수준을 알 수 있게 해주고 그 기업만의 지표들을 활용하므로 해당 기업에 가장 적합한 PER을 가늠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비교적 사용 방법이 간편하다


앞서 살펴 본 것과 같이 DCF나 RIM등 다른 절대 밸류에이션 모형에 비해서 비교적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스넬슨 절대 PER 모형의 단점


자본총계가 당기순이익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경우


예를 들어서 부채비율 15%, BPS 150만원 짜리 주식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 회사는 이미 성장을 10여년전에 끝냈고 지금은 매출이나 순이익 변동성이 거의 없습니다. 시장을 다 잠식 했기 때문입니다. 신규 사업 개척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당순이익은 3000원 입니다. 배당은 없습니다. 이런 회사는 어떤가요?

실제로 시장에는 롯데그룹 계열에서 이런류의 기업이 몇개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카스넬슨의 절대 PER 모형을 사용하지 못합니다. 카스넬슨의 모형은 EPS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막대한 자산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회사의 경우에는 BPS를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하거나 BPS에서 출발해 이익의 질까지 판단할 수 있는 잔여이익모델(RIM)과 같은 모형 또는 SOTP와 같은 모형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리스크 팩터 가정이 틀릴 경우


어떤 밸류에이션 모형이든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밸류에이션 과정에 들어가는 개인의 주관적 가정이 틀릴 경우 적정주가 오차가 굉장히 커질 수 있습니다.

카스넬슨의 절대 PER 모형도 마찬가지입니다. 리스크 팩터 하나의 가정을 0.1만 다르게 해도 적정 주가는 휙휙 틀어집니다. 성장하지 않을 경우에 부여할 기본 PER 을 3으로 주냐 8로 주냐에 따라서도 적정 주가 수준은 크게 차이가 납니다.

각 부분마다 평가 시트를 만들어서 개인의 주관을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PS에만 의존


실적을 기반으로 한 기업의 체질은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총포괄이익, 주당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카스넬슨의 모형은 EPS에만 의존합니다. 만일 현금흐름이나 총포괄이익의 질이 좋지 않은데 EPS만 좋게 나오는 기업이 있다면 카스넬슨의 모형으로는 실제보다 기업을 고평가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4년 3월 20일
송종식 드림

2013년 3월 14일 목요일

PER(주가수익비율)에 대해..

오늘은 두서없이 PER 이야기를 드릴까 합니다. PER 지표는 주식에 막 입문한 분들도 친숙하게 생각하시는 지표입니다. 가치지표 중에서는 가장 접하기 쉬운 기본적인 지표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재미있게도 해석이나 예측하기 가장 어려운 지표 중 하나가 PER이기도 합니다.

EPS(주당순이익) = 당기순이익/발행주식수
PER = 현재주가/EPS

연간 당기순이익을 발행한 주식수로 나누면 EPS 즉, 주당순이익이 나옵니다. 현재 주가에 EPS를 나눠주면 PER즉 주당 이익에 대한 이익 배수가 나옵니다. PER을 구하는 것은 이처럼 간단합니다.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서 PER은 주식 인기투표의 지표로 보면 됩니다. 인기가 좋은 주식은 PER이 높게 나타나고, 인기가 좋지 않은 주식은 PER이 낮게 나타납니다.

대개 PER이 5배면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데 5년이 걸리고, 50이면 5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의 경우 상장 당시 PER이 200에 육박했는데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데 200년이나 걸리는 회사에 투자금이 몰린 것은 페이스북이 고성장하는 회사라 원금 회수 기간을 줄이고도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로 신성장 산업 분야에서 빠른 성장 기대감에 의한 높은 PER 형성이 되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흔히 정밀한 밸류에이션 방법을 모르는 분들은 PER만으로 현재 주가가 '싸다', '비싸다'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예를들면 PER이 10 이하면 '싸다'라고 보거나 '20'을 넘어가면 '비싸다'라고 보거나 하는 등의 암묵적인 PER 평가법이 있습니다만 이렇게 단순하게만 생각하면 절대로 제대로 된 투자 기회를 잡을수가 없습니다.

PER를 이용한 평가 방법들은 대충 감을 잡기는 좋은 도구지만 기업 가치를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DCF나 잔여이익 모델, 배당할인 모형과 같은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어야 합니다.

저PER 주


저PER주와 고PER주 투자에 대한 논란은 항상 있어 왔습니다. 얼마전에도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논란으로 회원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습니다. 먼저 저PER주를 보면 저PER인 이유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PER 주식들은 회사의 성장성이 다했다던가, 산업의 성장성이 다했다던가 또는 기업의 존립에 영향을 줄 만큼 문제가 있다던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성장성도 탁월하고 거의 모든 부분에서 훌륭한 회사인데 아직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해서 저PER주식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로또잡은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이런 주식을 발견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많은 분석과 경험, 공부를 요합니다.

무조건 저PER주라고 '저평가'됐다고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앞뒤 안 가리고 투자 하는 행위 역시 위험합니다. 자칫 돈이 평생 묶여버리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저성장하는 저PER주를 매수하는 것 보다는 꾸준히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실적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서 저PER이 꾸준히 유지되면서도 주가와 실적이 걸음을 맞춰나가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고PER 주


반대로 고PER 주식은 어떤가요? 고PER 주식들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주식들입니다. 최근 1~2년 사이 모바일 게임이나 모바일 부품 회사들 처럼 산업 자체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어서 그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고PER 평가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개별적으로 회사의 성장성이 좋아서 고PER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대개 성장주가 고PER을 유지합니다.

성장주가 고PER를 유지하는 조건은 시장(주로 애널리스트)이 예측한 예상 실적 컨센서스에 부합하냐 안하냐 하는 것 입니다. 고PER주는 급방 급등해서 계좌를 불려주기도 하지만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1%만 미달해도 때에 따라서는 주가가 수십% 폭락해 버립니다. 그래서 고성장주 투자는 매우 신중해야 하며 수준 높은 분석과 자금 운용 방법을 동원해야 합니다.

작년 11월 14일,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1.8% 상승,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69%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반 기업체의 성장률을 생각해 봤을때 굉장히 높은 성장률입니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하한가로 급락하기 시작해서 한달간 5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반토막난 에스엠 <차트: 네이버 증권>

주가가 폭락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실적 성장률은 일반 제조업체를 압도하는 수준이었지만 시장이 기대하던 수준에는 미달했기 때문입니다. 고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인 200억대에 83억원 가량 미달한 117억원 수준이라는 이유로 시장은 그동안의 고PER을 가차없이 붕괴시켜 버렸습니다. 언론사들도 '에스엠 어닝쇼크'라며 주가 폭락을 선전하기에 바빴습니다. 흑자를 낸 기업이 어닝쇼크라니 재미있습니다.

반대로 실적이 급강하 하는데도 불구하고 급등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최근 겪었던 턴어라운드 투자로 종근당을 소개드리고 싶습니다. 투자 당시 종근당은 적자 기업은 아니었지만 투자자들의 공포와 기대가 냉온탕을 오가며 주가 턴어라운드를 보여 준 사례입니다.

종근당의 경우는 정부의 대규모 약가인하 발표로 당기순이익이 YoY 45%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에 따라 주가가 대규모로 폭락했던적이 있습니다. 아직 순이익이 하락한 것도 아니고, 단지 예측만으로 공포감에 휩싸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마구 내다 팔았습니다.

시장은 한번 방향을 타면 과도하게 움직입니다. 아래로 방향을 타면 과도하게 떨어지고, 위로 방향을 타면 과도하게 올라갑니다. 3만원대를 찍었던 주가는 25,000원, 20,000원.. 그리고 급기야 15,000원 이하로 1년 가량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종근당의 회사가치를 생각해보면 약가인하를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저평가 될 정도로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YoY 대규모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종근당의 주가 폭등 <차트: 네이버 증권>

재미있는 것은 이듬해 2012년 2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괜찮을 거라는 발표로 주가가 턴 어라운드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년 동기대비 45%로 예측했던 당기순이익 하락이 20% 안쪽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공감대가 생겼습니다. 바닥인 13,000원대를 찍고 턴 어라운드하여 현재 종근당의 주가는 5만원을 넘었습니다.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4배 가량 급등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시장 예측치보다 실적 하락폭이 적었다는 것'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고, 공포가 크면 의외의 대박을 안겨주는 원리가 주식 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경기민감주가 저PER을 유지하는 이유


그리고 PER은 성장성 하나만으로 높거나 낮게 형성되지는 않습니다.

철강주, 조선주, 자동차주와 같이 경기 변동에 민감한 경기 순환주의 경우 시장에서 주가가 다소 할인되어 거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낮은 PER을 유지하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실적이 고르지 못하고 들쭉날쭉한 회사들도 PER이 낮은 경우를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소위 '잡주'라고 불리는 일부 실적이 나쁘고 시총이 작은 주식의 경우 실적과 상관없이 주포가 마음 먹은대로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등 요동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는 매해 고르게 실적을 내는 회사가 PER을 높게 평가 받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 이유는 실적이 과거 10년간 규칙성있게 꾸준히 우상향 했다면 앞으로의 실적도 예측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미래 이익을 미리 반영하여 PER을 다소 높게 평가해주기 때문입니다.


한 대기업이 벤처기업 수준의 PER을 꾸준히 유지하는 이유


또한, 덩치가 커서 더 이상 고성장 할 여지가 적은 기업임에도 고PER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의 P&G라고 불리는 LG생활건강이 그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꾸준히 PER 30~60사이를 유지하면서 가치투자자들로부터 '비싸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주식입니다만, 그 소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장기적으로 꾸준히 우상향 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바로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나 독점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LG생활건강의 제품군은 무척이나 다양하고 유통망도 막강합니다. 회사가 소유한 개별 제품들의 브랜드도 강력합니다. 한국 코카콜라 판권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샴푸나 화장품 등 생필품류의 제품이 많아서 우리나라에 살고 있다면 LG생활건강의 제품을 안 쓸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 경우처럼 높은 사업적 해자 덕분에 고PER을 유지하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PER이 8이면 저평가 된 회사고, PER이 20이면 고평가된 회사다.'라는 식의 단순한 분석 보다는, 회사의 재무 상황과 비지니스 환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PER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ER이 가장 접하기 쉬운 가치지표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장 가늠하기 어려운 지표라는 것이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는데 PER은 그대로..??!


주가가 상승추세로 밀려 올라가는 경우 PER 추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기업임에도 PER은 항상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입니다. 작년 주당순이익이 500원이었는데 PER은 10으로 주가는 5,000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이익이 늘어서 주당순이익이 700원이 됐습니다. PER은 여전히 10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가는 7,000원 입니다. 그리고 내년 주당 순이익을 1,000원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내년에도 PER 10 정도의 평가를 받는다면 주가는 10,000원으로 상승할 것 입니다. 항상 PER 10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적이 상승함에 따라 주가가 밀려 올라가는 케이스 입니다.

내재가치나 실적 상승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보다 빠른 기업을 사면 이처럼 PER이 올라가지 않아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아직 이익도 제대로 안 늘어나고 있는데 PER과 주가가 치솟는..??!


그 다음 내재가치나 실적보다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케이스입니다. 이 경우는 PER이 움직이면서 주가를 위로 밀어 올립니다.

예를 들어, 주당순이익 1,000원인 주식의 현재가가 5,000원 이라면 PER은 5 입니다. 시장에서 이 주식을 발견하여 재평가를 시작했습니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합니다. 추후 실적이 좋아질거란 기대감에 며칠새 주가가 20,000원을 넘었습니다. 최근 실적 기준으로 주당순이익은 여전히 1,000원 입니다. 주가가 20,000원으로 올랐기 때문에 PER은 20이 됐습니다. 이 경우는 PER이 높아지면서 주가를 밀어올린 케이스 입니다.

내재가치나 실적상승 속도보다 빠른 주가의 상승은 가치투자자들에게는 매도를 위한 경계신호입니다.

다만, 내년 이익이 급증하여 주당순이익이 5,000원이 된다면 현재 주가 20,000원 기준으로 PER은 다시 4로 떨어지니 내년 주당순이익 예측분 기준으로는 현재 주가가 저평가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 이익을 예측하는 것이 관건이겠습니다.

주의할 점은 미래 이익은 언제나 빗나가는데다 보통은 주가가 시장의 강한 관심을 받으면 앞으로 5년 이상 버는 돈 만큼 주가가 올라버리기 때문에 투자 리스크가 높아집니다.

물론 주식은 꿈을 먹고 자랍니다. 1년 후 실적이 좋아질거라는 기대감이 지금 주가가 오르고, 1년 후 회사가 나빠질거라는 공포감에 지금 당장 주가가 떨어집니다. 여러분이 좋게 보는 부분이 있다면 이미 시장 참여자 모두 그렇게 보고 투자를 했을 가능성이 크고 주가 역시 반영돼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부분을 잘 감안해서 투자를 하면 좋겠습니다.

상대 PER 밸류에이션 방법


PER을 이용해서 적정주가를 판단하는 방법들도 있습니다.

먼저 상대PER 방법입니다. 분석하고자 하는 종목이 속해있는 산업 안에서 비슷한 회사를 찾아서 비교하는 방법입니다. 시장내에서 비슷한 분야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매출이나 순이익도 비슷한 회사를 찾으면 좋습니다.

업종 평균 PER와 투자하려는 기업의 PER을 비교할 때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간혹 업종에 포함된 모든 회사의 PER를 투자하려는 회사와 비교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렇게 하면 업종 PER이 상당히 왜곡되기 때문에 적정한 업종 PER수준을 알기가 힘듭니다.

조금 귀찮더라도 투자하려는 회사와 매출이나 이익 규모가 비슷하고, 진행하고 있는 사업 방향도 비슷한 회사 위주로 묶어서 업종 PER을 구해 현재 투자하려는 기업의 PER과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투자하려는 회사의 PER이 업종 평균 PER보다 높다면 현재 주가가 고평가 되어있을 가능성이 높고, 낮다면 업종 평균보다는 저평가 돼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참고만 해야 합니다.

업종 평균 PER를 기준으로 한 상대 PER 밸류에이션 방법은 현재 주가가 싼지 비싼지, 그리고 대충 어느 정도 상승 여력이 있을지 빠르게 판단하기 위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기업의 절대적인 적정가치를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시장 전체가 강세장이거나 약세장일 경우 벤치마크 지표 자체가 왜곡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시계열(time series) PER 밸류에이션


이 방법을 사용할때는 PER밴드를 사용합니다. PER뿐 아니라 PBR이나 EV/Ebitda등 멀티플 지표들을 시계열 분석할때는 과거 배수 밴드를 사용하면 현재 주가 수준을 판단하기가 수월합니다.

코스피 PER 밴드 차트. 역사상 11배를 넘어가면 과열, 8배가 붕괴되면 저평가 국면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개별 종목들도 이처럼 PER 밴드를 만들어 과거 주가 대비 비싼지 싼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출처: MTN>

과거의 주가가 대체적으로 어느 정도 PER 수준이었는지를 확인하고 현재 PER이 합당한 수준인지, 아니면 비싸거나 싼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주가가 역대 가장 비쌌던 때의 PER이나 쌌던 때의 PER, 그리고 평균적인 수준의 PER을 알 수 있습니다.

시계열 분석의 가장 큰 단점은 기업의 체질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는 점 입니다. 과거 기업이 하던 사업과 신규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의 이익의 질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기업을 재평가해서 가격이 오르면 시계열 분석으로는 주가가 비싸다고 판단해서 주식을 팔아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기업의 체질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기업 탐방이나 비지니스 분석, 그리고 현금흐름 분석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단순 절대 PER 모형


유명한 가치투자자인 비탈리 카스넬슨의 단순 절대 PER 모형입니다. 먼저 EPS성장률과 배당 수익률을 합해서 기본 절대 PER을 구합니다. 이 기본 절대 PER에 사업 리스크, 재무 리스크, 이익 불확실성을 곱해서 적정 절대 PER을 구합니다. 이 PER에 EPS를 곱하면 적정 주가가 산출되는 모형입니다.

· 기본 절대 PER = EPS성장률 기반 PER점수 + 배당수익률 기반 PER 점수
· 적정 절대 PER = 기본 절대 PER * (사업리스크 할인율 * 재무리스크 할인율 * 이익 불확실성 할인율)
· 적정주가 = 적정 절대 PER * 예상 EPS

총 3단계에 걸쳐 계산을 해야 합니다. 우선 기본 절대 PER 구하는 방법을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기본 절대 PER을 구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EPS 성장률과 미래의 EPS 성장률을 예측해서 EPS 성장률을 설정해야 합니다. EPS 성장률을 예측했으면 아래의 표에 따라 PER 점수를 부여합니다.

EPS성장률0%1%2%3%4%5%...
PER 점수88.659.39.9510.611.25...

연간 EPS성장률이 0%인 무성장 기업이라면 기본 PER점수 8점을 부여합니다. EPS성장률이 1%증가할 때마다 PER점수 0.65점을 추가합니다.

가령 연간 EPS성장률을 5%정도로 추산한다면 PER점수는 11.25가됩니다.

배당 수익률0%0.1%0.2%0.3%0.4%0.5%...
PER 점수00.511.522.5...

이제 다음으로 배당 수익률을 토대로 PER점수를 부여합니다. 배당금 0원을 예측한다면 추가 PER 점수는 없습니다. 예상 배당 수익률이 0.1% 증가할때마다 0.5점의 PER점수를 더합니다.

가령 예상 배당 수익률이 5%라면 PER 점수는 25가 됩니다.

EPS성장률과 배당수익률을 토대로 한 PER을 합산합니다. 앞서 우리는 연간 EPS 성장률 5%, 배당 수익률 5%로 예를 들었습니다. 그러면 이 기업의 기본 PER 점수는 11.25 + 25 = 36.25가 됩니다.

이제 이 기본 PER을 정성적으로 할인하는 과정이 남았습니다.

사업리스크, 재무리스크, 이익 불확실성 3가지 할인율을 적용합니다. 3가지 모두 다음 공식으로 할인율을 만들어 냅니다.

  • 사업리스크 할인율 = 1+(1-할인값)
  • 재무리스크 할인율 = 1+(1-할인값)
  • 이익 불확실성 할인율 = 1+(1-할인값)

여기서 '할인값'의 범위는 0.7~1.3사이의 값을 입력합니다. 적정 상태일때 1을 주고 회사가 불안해서 많이 할인하고 싶으면 1보다 높은 값을, 반대로 좋아보여서 프리미엄을 주고 싶다면 1보다 낮은 값을 주면 됩니다.

이 예시에서는 세가지 할인값 모두 1을 대입해서 아까 산출한 기본 PER 36.25에 곱해보겠습니다.

  • 적정 절대 PER = 36.25 * ((1+(1-1))*(1+(1-1))*(1+(1-1))) = 36.25

만약 이 기업의 내년 예상 EPS가 1,000원 이라면,
1,000 * 36.25 = 36,250원 즉, 내년 실적 기준으로 적정가 36,250원을 산출할 수 있습니다. 할인율 팩터는 주관이 다소 개입되지만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툴이므로 저도 밸류에이션 과정시 참고삼아 꼭 포함시키는 도구입니다.



고든모형을 활용한 절대 PER 모형


이 섹션은 입문하시는 분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으니, 일단 건너뛰시고 나중에 읽으셔도 됩니다.

EV는 시가총액과 차입금을 합한 것 입니다. 즉, EV = 자기자본의 시장가치 + 타인자본의 시장가치와 동일합니다. EV는 영업과 관련된 모든 가치이고 미래 영구 현금 흐름을 할인하여 모두 합한 가치입니다.

EV에서 순부채를 빼면 자기자본의 시장가치(MV)와 동일 합니다. 이것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누면 그것이 기업의 주당가치가 됩니다.

부채를 뺀 기업의 순 현재 가치를 PV라고 한다면, PV = C * (1 + g) / (1 + r) 입니다. 여기서 C는 FCF(잉여현금흐름), g는 현금흐름 성장률 그리고 r은 할인율을 의미합니다. 여기서는 자본비용을 사용하는데 WACC과 CAPM에 대해서는 추후 블로그에서 한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PV = C * (1 + g) / (1 + r)의 식을 정리하면 PV = C / (r - g)가 됩니다.

PV = C / (r - g)이것이 고든의 성장 모형입니다. 원래는 C 대신 D(배당금)를 사용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그러나 배당을 하지 않는 주식들도 많기 때문에 이익이나 현금흐름으로 계산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 모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률 즉, g입니다. g가 가파르게 성장하면 PER역시 높아지고, 반대로 성장을 못하는 기업은 PER이 낮아지다가 급기야 마이너스 PER이 지속되고 결국엔 시장에서 퇴출됩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 식을 양변에 C로 나눠주면 PV/C = 1 / (r - g) 즉, PER은 1 / (r - g)와 동일합니다. 수익률에서 성장률을 뺀 역수가 PER과 같으므로 PER 20배인 회사가 자본 비용이 6%가 소요된다면 이 회사의 영구 성장율은 1%라고 추론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 모형역시 r과 g에 주관이 개입된다는 점에서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데이비드 드레먼의 무조건적 저PER주 투자, 그리고 우리나라..


알려진 투자 대가 중 PER 지표를 가장 중점적으로 활용한 투자가로 데이비드 드레먼이 있습니다. 데이비드 드레먼은 시장에서 가장 낮은 PER, PBR 종목만 골라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로 유명합니다.

데이비드 드레먼의 투자 전략과 종목 선정 방법


  • 시장에서 가장 소외된 주식에만 투자한다
  • PER, PBR, PCR, PSR, PDR 하위 20% 주식에만 투자한다
  • 12년 예상 수익률이 평균을 상회
  • 유동비율 200%이상, 부채비율은 시장 평균 이하
  • 1년 마다 종목 교체, 위 조건에서 탈락하는 종목은 빼고 신규 종목 매수

'시장에서 가장 낮은 PER을 유지하는 종목 즉, 인기가 가장 없는 종목에 투자하고 1년 후 점검하여 가장 인기가 없는 종목으로 갈아탄다.' 아주 간단한 투자 방법입니다. 퀀트까지는 아니지만 주식 통계가 약간 가미된 투자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 방법을 통해서 드레먼은 1977년 이후 연평균 17%라는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습니다.

가치투자연구소 '뭉크'님의 시뮬레이션 조건


  • 기본적인 방식은 데이비드 드레먼의 방식을 따름
  •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백데이터 테스트
  • 매해 3월 31일에 조건에 맞는 종목으로 교체

가치투자연구소 회원인 뭉크님이 데이비드 드레먼의 투자 아이디어를 한국 시장에 적용해 시뮬레이션 한 자료가 있어서 소개드립니다. 기본적으로 드레먼의 방식대로 투자를 하되, 매년 3월 31일 마다 종목 교체를 하고 2003년부터 10년간 시뮬레이션 한 결과는 놀랍습니다.

데이비드 드레먼 투자 방법을 한국 시장에 적용해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출처:가치투자연구소 뭉크님>

투자의 귀재 워런버핏은 40년간 연평균 20.2%의 수익률을 올려 세계 최고 부자 반열에 올랐습니다. 뭉크님이 시뮬레이션 한 결과는 워런버핏을 뛰어 넘는 수익률을 보여줍니다. 기업의 정성적 분석없이 저PER주만 계속 교체하는 단순한 정량적 모델이 무려 연평균 31.89%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연복리로 환산하면 10년 누적 수익률이 1,157%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300% 남짓 상승한 코스피 지수 누적 수익률을 일찌감치 따돌려 버렸습니다.

데이비드 드레먼 한 사람의 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투자 대가들 모두 종목을 선정할 때 저마다 다양한 PER 조건을 설정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제 블로그에서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마이너스 PER과 턴어라운드 기회


종종 마이너스 PER에 대해서 물어오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마이너스 PER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적자를 내고있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중에서 '안정성'을 가장 중시하기 대문에 마이너스 PER 종목은 거의 매수를 하지 않습니다.

시장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투자자들이 있듯 마이너스 PER의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투자자분들도 있습니다.

가치투자자 중에서도 마이너스 PER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이런 분들은 '턴 어라운드 투자'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턴어라운드란 적자 기업이 흑자 전환을 한다거나 어려움에 처해있던 기업의 경영환경이 급격히 개선돼 주가도 이를 반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마이너스 PER이었던 기업이 대규모 흑자 전환 조짐을 보이면 주가가 매우 큰폭으로 상승합니다. 20%~30% 수준이 아니라 대부분 두배~세배 혹은 그 이상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이너스 PER은 전년도 영업 실적을 기반으로 합니다. 흑자 전환할 턴 어라운드 주를 남들보다 미리 찾으려면 최근 분기 실적을 토대로 이 다음 분기 실적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턴 어라운드주를 제대로 찾아내는 사람들은 기업 탐방을 비롯해서 주식 담당자와의 통화, 그리고 산업과 기업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토대로 정말 뼈를 깎는 고통을 안고 공부를 합니다.

오늘은 PER과 관련된 이야기를 두서없이 써 보았습니다. 아주 기초적인 상식 수준의 글이지만 PER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글이 됐으면 합니다.

2013년 3월 14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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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