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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9일 토요일

B2C 제품의 인기하락 징후를 포착하는 법

온라인 쇼핑몰과 오픈마켓


온라인 대형 쇼핑몰과 오픈마켓에서 제품명이나 품목명을 검색해서 시장 분위기를 살필 수 있습니다.

에어프라이어 인기순 정렬 <출처 : 쿠팡>

먼저, 판매량과 인기순서대로 정렬을 해서 어떤 제품이 해당 카테고리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지 훑어볼 수 있습니다. 최근의 오픈마켓에서는 대부분 자체 알고리즘을 이용한 인기순 정렬 기능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인기 있는 상품 정보를 얻기가 쉽습니다.

리뷰의 개수가 많은지 적은지, 그리고 별점이 5점에 가까운지 그렇지 못한지를 통한 정보도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가늠하는데 유용합니다. 별점은 리뷰의 숫자가 많을수록 당연히 신뢰도가 높습니다.

오픈마켓에서 PEER 분석을 시계열로 정리하여 정리한 예 <출처 : 송종식>

엑셀과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경쟁사와의 지표 비교, 그리고 기간의 흐름에 따른 이용자들의 선호도 변화 조사를 겸한다면 나만의 훌륭한 제품 평가 도구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위에서 제가 정리한 항목 뿐 아니라 다양한 항목과 변수를 활용하여 나만의 데이터셋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백화점 내 입점 위치


샤넬이나 에스티로더처럼 자체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은 매장들은 입점 위치 같은 걸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이들 브랜드는 오히려 백화점에서 모셔야 하는 입장입니다. 백화점과의 관계에서 '을'에 있는 브랜드들의 경우에 몇가지 체크해 볼 사항들이 있습니다.

우선 에스컬레이터를 잘 보셔야 합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오르내릴때 정면에 보이는 매장이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매장입니다. 그리고 에스컬레이터 옆에 있는 작은 매대들도 은근히 매출을 잘 냅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면 정면으로 보이는 그 자리에서 장사를 잘 하고 있다면, 그 브랜드는 현재 잘 나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장이 에스컬레이터 정면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밀려난다면 주력 상품의 인기가 꺾이거나 매출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체크해보면 좋습니다.

백화점에 입점한 업체들은 통상 1년에 한번씩 백화점과 재계약을 합니다. 잘 나가는 브랜드이거나 매출이 잘 나오는 브랜드라면 무리없이 재계약을 합니다. 그런데, 브랜드 가치에 문제가 있거나 매출이 잘 안나온다면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백화점에서 빠지게 됩니다. 백화점에서 매장이 빠지거나 매장의 넓이가 줄어드는 경우에는 제품 판매에 이상이 있는것인지, 아니면 판매 전략이 바뀐 것인지 체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콧대 높던 제품의 할인판매


단순합니다. 할인을 해야하는 건 궁지에 몰렸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잘 팔리는 상품은 할인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가격 할인을 합니다. 1)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다. 2) 제품의 인기가 떨어져서 매출도 떨어지고 있다. 3) 재고를 털어내야 한다. 경영 전략상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이 3가지 정도가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가격 할인이라고는 전혀 감안하지 않았던 콧대 높은 제품이 가격 할인에 들어간다면 그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 제품이 투자중인 기업의 매출 상당액을 차지하는 주력 상품이라면 문제는 더더욱 심각해집니다.

월급을 밀리는 회사는 망하기 직전 단계까지 간 회사입니다. 이 정도는 아니어도 주력 제품의 가격을 할인판매해야 하는 기업 역시 어려움에 처하고 있는 단계의 기업일 확률이 높습니다.

콧대 높던 제품의 오픈마켓 등장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던 한 패션회사가 있었습니다. 하급 브랜드 이미지에서 중상급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 가방과 액세서리 회사로 탈바꿈 중이었고, 그 회사의 목걸이는 모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승승장구하는 듯 했습니다. 게다가 그 제품은 절대로 할인은 없다는 정책을 고수하며 팔리고 있었습니다. 물론 백화점에 입점해 있었구요.

그런데, 어느날 G마켓에 이 제품이 올라왔습니다.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그 제품이 맞았습니다. 짝퉁인가? 싶었지만 진품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제가 G마켓에서 이 제품을 목격한 이후 머지않아서 이 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쳤습니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회사의 브랜드 전략, 가격 전략 등이 실패한 것이고 이 회사의 실적은 감소해서 그로부터 2년 뒤 영업적자를 기록합니다. 현재 주가는 1/4 토막이 난 상태에서 회복이 안되고 있습니다.


제품 배열의 변화


마트나 편의점에 갔는데, 프라임존에 배치돼 있던 제품이 프라임존이 아닌 곳으로 밀려난 경우. 2줄, 4줄로 배열됐던 상품이 한줄로 재배열 된 경우를 보았다면 제품의 인기가 떨어진 것이 아닌지 체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던 가격 할인이 있는지 여부도 함께 체크하면 좋습니다.

편의점의 프라임존을 보면 어떤 제품이 신제품인지, 어떤 제품이 프로모션을 쎄게 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편의점 사장님 주관이 많이 개입되기는 합니다만.. <출처 : 유튜버 편알못가이드 사장o군>

물론, 편의점이나 마트는 부지런히 신제품을 프라임존에 진열하기 때문에 이것이 곧 제품의 인기가 떨어진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부분들도 감안을 해야겠죠. 그리고 되도록 여러 마트와 편의점을 둘러보면서 현장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좋습니다.

편의점, 마트 사장님, 시식대 아주머니


중소형 마트는 사장님들과, 편의점은 편의점 사장님과,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판매사원이나 시식대 아주머니들과 친해져 놓으면 좋습니다. 돌아다니면서 인사한마디씩 나눠서 안면을 트시고 자주 얼굴 마주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름 고급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어떤 제품이 잘 나간다", "요즘에는 어떤 제품이 인기가 없어졌다"와 같은 사소한 정보들도 리서치를 하는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는 정보들입니다. 그리고 매장을 여러군데 돌면서 얻으면 그 정보의 신뢰성도 높아지니 쇼핑을 갈 때마다 자투리 시간을 내서 이런 작업들을 해보면 좋습니다.

시식대 아주머니에게 잘 합시다. 시식대 아주머니와 친분을 쌓아둡시다.

검색어 트렌드, 키워드 검색량 조회


구글 트렌드, 네이버 검색 트렌드, 그리고 구글의 애드워즈와 네이버의 광고주 센터를 이용한 검색량의 추적. 이런 것들은 10~20년 전부터 마케팅 쪽에 종사하시는 분들 일부, 그리고 IT쪽을 잘 아시는 분들만 이용을 해왔었는데, 최근에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져서 활용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까 싶어서 기록을 남겨둡니다.

숫자로 정확한 검색량을 알고 싶다면 돈을 좀 써야합니다. 그러나 돈을 쓰지 않고도 검색량의 추이나, 검색어간의 비교 정도는 무료로 할 수 있습니다.

에어프라이어에 대한 관심이 최근 1년 들어서 급증하는 중 <출처 : 구글 검색 트렌드>

아직은 수도권과 대도시에서만 입소문이 나는 중, 향후 지방까지 인기가 전파될 여지가 있으므로 인기의 업사이드는 남아있다고 판단해도 될까? <출처 : 구글 검색 트렌드>

구글 검색 트렌드의 장점은 검색량에 대한 전세계의 통계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국가별, 지역별로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보기 좋게 지도로 시각화도 해줍니다.

트와이스는 항상 검색량에서 AOA를 압도했네요. 실제 인기도 그런가요?
<출처 :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

네이버의 검색어 트렌드에서는 성별과 연령별 검색어를 세분화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

검색량이 증가하는 추세인지, 감소하는 추세인지? 다른 키워드와 비교해서 얼마나 더 검색량이 많인지? 등의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서 브랜드의 인기를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몇 년 전, 모든 아웃도어 브랜드의 매출이 감소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디스커버리만 매출이 상승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검색어 트렌드에도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모든 아웃도어 브랜드의 검색량이 감소했지만 디스커버리만 상승추세였습니다. 검색어 트렌드를 잘 활용하면 투자와 사업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에어프라이어' 키워드 검색량을 조회중 <출처 : 엔키워드>

엔키워드라는 사이트를 이용하면 네이버의 광고주가 아니더라도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검색어의 검색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 역시 주기적으로 수집하면 시계열로 검색량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품이나 브랜드의 인기가 유지되는지 증가하는지, 혹은 감소하는지 참고자료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 : https://datalab.naver.com/keyword/trendSearch.naver
구글 검색어 트렌드 : https://trends.google.com/trends/
키워드 검색량 조회 : http://n-keyword.com

대형 맘카페


가계 소득의 60~70%를 주부들이 소비/관리합니다. 따라서, 주부들은 국내 소비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맘카페에 상주하면서 꾸준히 눈팅을 하는 것도 소비재 투자를 할때 소소하게 도움이 됩니다.

어떤 상품이 유행하기 시작할 때, 맘카페에서 그 상품을 언급하는 빈도가 늘어납니다. 반대로, 이미 유행하고 있는 어떤 상품에 대한 긍부정 평가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맘카페에서 얻을 수 있는 소비재 정보 중 특히 강력한 카테고리는 육아, 출산, 유아, 어린이, 교육 용품. 그리고, 음식, 옷과 같은 생활 소비재를 비롯하여, 가전제품, 음식점, 주택과 같은 제품들의 정보도 얻을 수 있고 꽤 유용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맘카페가 워낙 규모가 큰 곳들이 많다보니 PR업체가 침투하여 정보나 구전을 가장한 홍보를 하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은 인터넷을 오래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쉽게 거를 수 있습니다.

맘카페는 일부 회원들의 행태로 욕을 많이 먹기도 하고, 아기 엄마들이 하는 이야기는 평가 절하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소비력과 단결력, 그리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의 파급력을 생각하면 맘카페는 리서치 채널로써 무시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어제는 회원 10만 명이 넘는 한 맘카페에 들어가서 인기 전자 브랜드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분위기는 대체로 불평이 많았습니다. "예열시간이 느리다", "의외로 기름이 튄다" 와 같은 불평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런건 글과 댓글을 긁어모아서 쭉 읽어보면 금방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업체에서는 이런 불평과 불만을 빨리 포착해서 제품을 개선하는게 좋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로열티와 재구매 의사 등을 파악하기에 용이합니다.

글을 정리하며..


언급한 내용들이 절대적인 건 아닙니다. 위의 사항만으로 B2C 제품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당연히. 실제 투자를 할 때는 더 자세하고 많은 요소들을 구석구석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다만, 참고사항 정도로는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고 생각해서 글을 작성해서 공유해보았습니다.

2018년 12월 27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