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뭐하는 회사인가?
소개를 드리기가 무안할 정도로 너무나 유명하고 강력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식품 업체입니다. 함태호 명예회장님이 1969년 5월에 설립한 종합 식품 기업입니다. 면류와 케첩, 마요네즈 그리고 3분 카레와 참기름 등의 B2B, B2C 제품으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앞으로 20년간 매매를 금지 당한 상태에서 딱 3종목을 보유하라고 하면 저는 그 중 하나로 오뚜기를 선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금은 오뚜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습니다. 매수 기회를 보고 있는데, 너무나 강력한 회사고 많은 분들이 지켜보는 회사다보니 제가 생각하기에 싸다고 생각될 정도로 주가가 내려와 주지를 않네요.
제품 라인업과 매출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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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면류), 카레(레토르트), 케첩 등 오뚜기 주요 제품 <출처:오뚜기> |
동사는 즉석 식품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잘 구성된 기업입니다. 품목별로 포트폴리오 구성이 다변화 돼 있어서 안정적입니다만 최근에는 라면 매출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동사의 주요 상품 카테고리는 라면과 국수, 당면이 포함된 '면류'. 마요네즈와 케첩류, 그리고 카레와 짜장 등 3분 요리와 레토르트 시리즈. 참기름과 식용유, 밥과 참치 등으로 나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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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카테고리별 매출 추이(좌)와 2013년 예상 매출 비중(우) <출처:오뚜기, 전자공시> |
면류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제품 포트폴리오의 1/4을 넘는 매출이 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내년에나 내 후년에는 면류 매출이 5,000억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라면 매출이 선방하면서 라면 시장에서는 농심의 뒤를 추격하며 업계 2위 업체로 올라왔습니다. 다만 타 사업 부분의 성장세가 매끄럽지 못한 상황입니다. 카놀라유 시장은 CJ제일 제당을 비롯해서 동원 F&B 등 선발 업체가 4개나 오뚜기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간장 시장은 샘표가 압도적으로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카레 시장에서도 오뚜기 후발 업체로 시장 2위를 지키고 있는 대상 청정원이 오뚜기의 카레 매출을 조금씩 빼앗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뚜기의 카레 시장 점유율은 90%가 넘었지만 작년에는 70%대로 떨어졌습니다.
캔 사업 역시 좋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데,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밀린 가운데 수산물에 대한 전체적인 수요하락 게다가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겹쳐서 그렇습니다.
시장에 대한 부분은 '3. 시장 현황과 전망' 부분에서 조금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원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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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원재료 가격 동향, 원/KG 팜유의 경우는 원/TON <출처:오뚜기, 전자공시> |
동사의 원료 매입은 분산이 잘 돼 있기 때문에 리스크 완충이 잘되는 편입니다. 다만, 라면과 유지류를 만들때 들어가는 팜유, 유지류와 소스에 들어가는 대두정제유의 시세는 다소 비중있게 봐야합니다.
최근 몇년간 팜유와 대두정제유의 시세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서 동사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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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2013년 12월까지 팜유 시세 <단위:TON/RM, 출처:PalmOilHQ> |
2011년 한때 톤당 4,000RM이 넘던 팜유 시세는 현재 2,300RM 초반대까지 내려온 상태입니다.
강력한 경제적 해자를 보유
오뚜기는 깊은 넓고 깊은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를 보유한 기업입니다. 오뚜기의 해자는 크게 3가지 정도 됩니다. 첫째가 브랜드 인지도와 결정력, 두번째가 시장 과점력을 통한 가격 결정력, 세번째는 강력한 제조/유통망 입니다.
아래는 생각난김에 저희 동네 마트에 가서 찍어 온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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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오른 진라면 마케팅과 새로운 판매 방식 <사진:송종식> |
류현진을 내세운 TVCF가 히트를 치고 이 여세를 계속 몰아가고 있습니다. 보통 5개 묶음으로 파는 라면 시장에 10개를 박스로 묶어서 파는 새로운 판매 전략과 류현진 마케팅을 묶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대에서는 메인 상품으로 진열돼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구매해 가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오뚜기가 마케팅도 잘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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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품목수를 자랑하는 오뚜기의 상징 노란 제품군 <사진:송종식> |
집근처 동네 슈퍼마켓에 진열된 상품이 저 정도입니다. 시장쪽에 있는 큰 마트에서는 아예 가게 입구에 오뚜기 기획 상품전을 열고 판촉을 하기도 하고요. 최근에 오뚜기가 공격적으로 판매 전략을 수립하고 있음을 몸소 느낄 수 있습니다.
동네 가게 사장님 말씀에 따르면 오뚜기 제품의 브랜드는 500개가 넘고 품목수만도 2,0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저 노란색 먹거리 군단이 매대에서 빠진다고 상상을 해보니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영업이 불가능 할 정도라고 판단이 되었습니다. 이제 과자나 음료수 시장만 진출하면 그야말로 오뚜기는 우리나라 음식료 업계의 1인자가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뚜기의 경제적 해자는 충분해 보입니다.
생산시설과 공장 가동률
동사는 국내에 3개 공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양공장에서는 카레와 식초 등을, 대풍공장과 삼남공장 에서는 케첩, 마요네즈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공시에서는 라면을 생산하는 오뚜기 라면 공장과 해외에 나가 있는 해외 공장 등 피투자법인의 통계는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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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의 국내 생산시설 전체 CAPA와 공장 가동률 <출처:오뚜기> |
오뚜기가 소유한 국내 3개 생산시설의 CAPA는 2013년에는 8,000억을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3년 현재 공장 가동률이 80%이므로 긍정적으로 본다면 당장은 CAPEX부담이 없으니 현금 흐름 부담이 없을 것입니다. 또 제품 수요가 일시에 많아 지더라도 적시에 물량을 늘릴 수 있는 여유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2. 지배구조/경영자
주주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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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30일 현재 주주현황 <출처:오뚜기, 전자공시> |
위 그래프는 2013년 3분기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지분 현황입니다. 창업자 함태호 명예회장님과 그의 아들인 함영준 회장님의 지분율이 33%남짓 됩니다. 그리고 오뚜기 재단을 비롯해서 오뚜기 라면 등 관계사가 보유한 지분, 함영림, 함영혜씨등 친족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합하면 63.59%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됩니다.
최근 특수관계인의 지분 변동이 소량 있었습니다. 전체 기업 지배구조에는 크게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위의 2013년 3분기 기준 주주구성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함태호 창업자/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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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오뚜기> |
함태호 창업자겸 명예회장님은 1930년 6월 15일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났습니다. 조흥화학공업에서 독립한 함 명예회장님은 1969년 5월에 풍림상사라는 회사를 창업합니다. 이 회사가 오뚜기의 전신이 되는 회사입니다. 풍림상사는 다음달인 1969년 6월 15일에 풍림식품공업주식회사의 법인을 등록하면서 본격적으로 식품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으로 출시한 제품은 즉석으로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분말 카레 제품이었습니다. 카레는 지금도 오뚜기의 제품 포트폴리오에 들어가 있는 장수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1981년 들어서 '3분만에 조리해 먹을 수 있다'는 컨셉으로 '3분 요리'라는 슬로건을 걸고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하였습니다. 지금도 제 머리속에 TVCM송 가사가 남아 있습니다. '오뚜기 3분 요리~' 하던 그 노래 말이죠. 어쨌든 카레와 짜장이 레토르트 제품으로 변신하고 3분 요리 시리즈는 대박을 칩니다.
창업 2년 후인 1971년에는 케첩 시장에 진출하고, 1972년에는 마요네즈 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1980년대 들어서 글로벌 케첩 기업인 하인즈가 국내에 상륙하지만 한국인의 입맛 사로잡기 싸움에서 오뚜기에 져 국내 시장에서 후퇴합니다.
함태호 창업자 겸 명예회장님은 한눈 팔지 않고 40년 넘는 세월을 식품시장과 오뚜기에 집중하면서 한우물을 파온 우직한 경영자입니다.
90년대 초반부터 심장병 어린이를 후원하여 지금까지 3,000여명의 어린이들의 생명을 지켜 준 사회적 공로도 있습니다.
함영준 회장/현 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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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오뚜기> |
함영준 현 회장님은 함태호 창업자의 장남입니다. 1959년에 태어나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했습니다. 이후에 1977년에 오뚜기에 입사한 후 2000년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2010년에 대표이사 회장직으로 승진한 인물입니다.
함태호 명예회장님이 큰 무리 없이 회사를 잘 키워 온 만큼 함영준 회장도 정도 경영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최근 얼마간은 식품 업계 수난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회사는 을을 탄압하는 갑으로서 국민들에게 큰 지탄을 받았고, 일부 기업들은 대리점주 자살 또 어떤 기업들은 만성적으로 직원을 함부로 대하고 돈만 밝힌다는 이미지가 있어왔습니다. 물론 식품에서 이물질이 나오거나 중량을 속이는 등의 관행도 있고요.
오뚜기는 이 모든 논란에서 한걸음 물러나 있습니다. 그저 꿋꿋하게 가는 길을 가고 있습니다. 정도 경영을 하는 경영자의 무게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CEO스코어데일리에 따르면 함영준 회장님은 대리점과 협력업체의 설움을 없애기 위해서 수시로 대리점 체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영업사원들이 대리점과 협력업체를 상대로 올바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따로 비용을 지출하여 예절 교육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합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자신의 친구들이 회사 견학을 왔을때도 회사 비용이 아닌 개인 사비를 지출해 공과 사의 구분이 바른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고 합니다.
역시 CEO스코어데일리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오뚜기에는 비정규직원이 단 한명도 없습니다. 직원은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선대의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자공시 확인 결과 오뚜기의 직원은 전부 정규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전 직원이 정규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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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분기 오뚜기 직원 현황(왼쪽축은 인원수, 오른쪽축은 근무년수, 출처:오뚜기) |
심장병 어린이 후원과 관련해서도 밖에 알리면 진정성이 없다하여 홍보하는 것을 금지해왔다고 합니다. 직원들의 끈질긴 설득 끝에 최근에야 오뚜기의 선행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경영자가 경영하는 기업이라면 걱정할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되려 감사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내부거래 논란
오뚜기와 피투자법인간의 내부거래율이 99%라며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언론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이 왜 도덕성 논란이 있는건지 이해가 안됩니다.
일례로 라면을 생산하는 오뚜기라면, 냉동식품을 생산하는 오뚜기냉동식품과 같은 법인을 따로 법인화 하지 않고 오뚜기 내로 흡수해서 본부 단위로 운영하면 도덕성 논란이 없어지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회사 내에서 본부 단위로 운영하는거나 분사 시켜서 법인단위로 운영하는거나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건 경영 전략과 스타일의 문제이지 도덕성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당연히 오뚜기라면 법인에서 제조한 라면을 팔아야지 농심에서 제조한 라면을 팔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3. 시장 현황과 전망
라면 시장 추이
국내 라면 시장은 2013년에 2조원을 돌파했습니다. 2013년 라면 시장 전체 규모는 2조 100억원입니다. 2012년 대비 1.5%p 전체 시장 규모가 성장했습니다.
이 중 1위 업체인 농심의 점유율이 66%이상으로 거의 독점 쉐어 레벨입니다. 2, 3위권에서 오뚜기와 삼양식품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고 4위 업체인 팔도가 꾸준히 7~10% 정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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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추이 <출처:AC닐슨, 판매 개수 기준, 단위:%> |
특이 사항은 오뚜기가 2012년 가을에 삼양식품을 제치고 라면 시장 2위로 등극한 점 입니다. 2013년에는 삼양식품이 2위를 회복하려고 노력했으나 오뚜기와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면서 2위를 오뚜기에게서 빼앗아 오지 못했습니다.
하얀 국물 열풍과 나가사키 짬뽕의 인기로 삼양식품은 한때 좋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후속 제품을 내놓지 못한대다 최근에는 계열사 부당 지원으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았고 과징금 부과까지 받은 상태기 때문에 당분간 오뚜기의 라면 시장 2위 수성은 크게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문제는 농심인데 농심의 독점력이 강화될수록 2, 3, 4위 업체 모두에게 좋지 않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뚜기도 제조/유통 능력이 상당한 기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에서 농심의 시장 확대 국면도 주춤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요약하면 라면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2가지입니다. 농심 혼자 독점 쉐어로 가고 나머지 기업들이 죽던가, 오뚜기와 같은 기업이 시장을 어느 정도 차지하면서 농심의 점유율 확장세도 멈추던가 하는 것 입니다. 농심의 행보에 따라 국내 라면 시장 2, 3, 4위 업체의 운명이 완전히 달라질 것 입니다.
전체 인구의 지속적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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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구 추계 <출처:통계청, 단위:천명> |
식품은 사람이 소비하는 거고 또 자주 소비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인구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2030년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령 인구의 비중이 높긴 하겠지만 간편식품은 가난한 노령 인구 증가로 소비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1인 가구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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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추계 가구 수 <출처:통계청> |
핵가족화는 이미 정점을 달리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싱글턴족들과 이혼 부부, 그리고 혼자 사는 노인의 증가로 2040년 넘어서 까지도 1인 가구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통계청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1980년 796만 가구 중 38만 가구가 1인 가구였습니다. 지난 2010년에는 1,733만 가구 중 414만 가구가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35년에는 전체 가구 수 2,261만 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1,000만 가구 이상이 1인 가구일 것으로 예측됩니다.
1인 가구와 다인 가구의 식품 소비 패턴
아무래도 혼자살면 먹는게 부실해집니다. 라면으로 때우거나 인스턴트, 레토르트 식품 등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게 됩니다. 주로 나가서 사먹는 빈도도 높아지구요. 반면에 부모님과 살거나 배우자와 함께 산다면 라면과 같은 식품보다는 밥을 지어 먹는 빈도가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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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형태 별 선호하는 식품 조리법 <출처:대한상공회의소 2013년 자료> |
다인 가구의 경우 식사는 하루 일과 중 중요한 이벤트 입니다. 식구가 있으면 식사자리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또 간편식이 아니라 신선식품을 사와서 조리를 해먹으며 식사 분위기를 돋웁니다. 식구(食口)라는 말 자체에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먹는 사람'이라는 뜻이 내포돼 있습니다.
식구가 없는 1인 가구의 가구주들은 하루 일과에서 식사가 차지하는 중요도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대부분 식사는 빨리 대충 때우고 다른 즐거운 일들을 하는데 시간을 쏟기를 원합니다. 이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3년에 조사한 자료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식구가 있는 가구에서는 76.6%가 신선식품을 선호한 반면, 1인 가구 세대에서는 60.3%가 간편식이나 가공식품을 선호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1인 가구의 증가 추세가 유지 되는한 전체 시장 자체는 동사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황과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
국가 전체적으로 좋은 일은 아닙니다만 불황이 장기화 되고 사람들의 지갑이 얇아지면 분명 수혜를 보는 산업이 있습니다. 잘 나가는 일본계 회사 다이소가 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다이소와 마찬가지로 식품 업계에서도 고급 식품 회사보다는 저렴하고 간편하게 식사를 때울 수 있는 오뚜기와 같은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은 어렵지 않게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PEER 그룹 비교
오뚜기는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PEER그룹 선정이 어렵습니다. 제대로 PEER 분석을 하려면 사업부 별로 쪼개서 하는게 맞지만 퉁쳐서 하더라도 큰 특이사항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래와 같이 PEER그룹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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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
영업이익 |
ROE |
PER |
PBR |
부채비율 |
오뚜기 |
17,168 |
1,092 |
13.8 |
14.6 |
1.9 |
65.9 |
농심 |
20,504 |
867 |
6 |
20.1 |
1.1 |
45.55 |
하인즈(미국) |
11,649 |
1,451 |
33.4 |
22.2 |
- |
182.2 |
CJ제일제당 |
109,104 |
3,574 |
5.9 |
21.6 |
1.2 |
93.9 |
* 단위 : 억원, %, 배 (하인즈의 경우 백만달러)
* 2013년 증권사 추정 실적 (하인즈의 경우는 2012년 기말 실적)
* 멀티플은 2014년 2월 14일 기준
<출처 : FN가이드, 각 증권사 컨센서스, 구글 파이낸스>
농심은 면류에서 국내 최강 업체입니다. CJ제일제당은 사업 분야가 물류와 생명공학쪽도 있어서 좀 애매하긴 하지만 일단 피어 그룹에 넣어봤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케첩 제조업체인 하인즈도 피어 그룹에 포함됐습니다.
농심과 CJ제일제당은 내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 ROE가 6수준인데 PER은 두 회사 모두 20배가 넘어갑니다. PBR은 1배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인즈는 영업이익률이 10%가 넘고 ROE도 30%를 낼 정도로 고수익을 내는 회사입니다. 물론 부채비율이 다소 높기 때문에 ROE왜곡이 있긴 하겠지만 그럼에도 PER이 농심이나 CJ제일제당에 비해서 고평가 돼 있지는 않습니다.
오뚜기가 국내 다른 업체들보다 멀티플 배수는 낮지만 오뚜기 현재 주가도 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매수 버튼에 선뜻 손이 안가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는 현재 국내 식음료 업체들의 전반적인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상황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개화도 안된 숨은 진주, 해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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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비중 추이 <출처:오뚜기, 단위:%> |
대부분의 국내 식품 기업이 그렇듯이 국내 시장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회사들의 경우에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또 어떤 회사들은 대수롭지 않은식으로 해외에 진출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에 진출한다고 무조건 매출이 잘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동사의 경우에는 내수 97% 이상이던 매출 구조가 2011년 부터 변하고 있습니다(IFRS연결 조정의 영향도 있습니다). 현재는 10% 남짓한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고 금액으로 환산하면 1,000억원이 넘는 수준입니다.
만약 내수 시장에서 지금과 같이 저성장을 하고 해외 매출 비중을 단기간에 50% 수준까지 끌어 올릴수만 있다면 성장주로 변신도 가능합니다. 해외 시장은 이제 시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해외에서는 뭐가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일
동사의 해외 매출 1,000억 여원 중 330억 가량은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마요네즈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단일국가 그리고 마요네즈 단일 품목으로만 연 330억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니 혹시 다른 제품이 다른 나라에서 히트를 치게 된다면 오뚜기의 매출 성장 드라이브에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뚜기가 보유한 수백개의 품목수를 생각해보면 과장된 상상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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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선전중인 국내 대표적 식품 브랜드의 매출 현황
<국기 이미지 출처:네이버, 제품 이미지 및 데이터 출처: 각 사> |
동사의 마요네즈 외에도 팔도의 도시락, 오리온의 초코파이, 빙그레의 바나나 우유와 꽃게랑 그리고 메로나, 롯데칠성의 밀키스 등의 제품들이 해외에서 히트를 치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는 어떤 제품이 어떤 국가에서 어떤 식으로 히트를 칠 수 있을지 감을 잡기가 힘들지만 분명 국내 식음료 기업들에게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기회를 가져다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4. 관계/계열 회사 현황
오뚜기는 피투자 기업들과 제조/판매 등을 분리해서 영업하고 있기 때문에 지주사에 가까운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2013년 3분기 현재 오뚜기의 피투자 법인 현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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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분기 현재 피투자회사 현황 <단위:백만원,%, 주, 출처:오뚜기, 전자공시> |
대부분의 피투자 법인이 흑자를 내는 흑자 법인 입니다. 2012년 연간 결산 기준으로 피투자법인으로부터 500억원 수준의 지분법 이익이 발생했습니다.
주목할만한 법인 몇개를 소개드리겠습니다.
조흥은 상장된 기업으로 치즈와 제빵 관련 제품 그리고 각종 식품 첨가물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오뚜기라면은 오뚜기의 라면을 생산하는 법인입니다. 매출 대부분이 동사를 통하고 있습니다. 오뚜기 라면의 제품을 받아서 동사의 브랜드가 부착되어 판매되는 식입니다. 오뚜기 제유는 유지류를 생산하는 법인이고 냉동식품을 생산하는 오뚜기 냉동식품, 그리고 오뚜기의 제품을 비롯해서 물류 서비스를 담당하는 오뚜기물류서비스 법인이 있습니다.
2012년 56.9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풍림푸드는 계란 가공 전문 업체이며 함 명예회장님의 따님들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입니다.
오뚜기삼화식품은 2010년에 삼화한양식품을 인수하여 만든 법인입니다. 유자차나 율무차와 같은 전통차 사업을 진행하는 법인입니다.
오뚜기는 해외 법인들도 여러군데 설치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해외 법인이 설치된 국가는 미국, 멕시코, 베트남, 뉴질랜드, 중국입니다.
해외 법인은 크게 생산법인과 판매법인으로 나뉩니다.
중국강소태동법인, 뉴질랜드법인, 중국강소부도옹식품, 베트남법인은 생산법인입니다. 중국강소태동법인에서는 당면을, 뉴질랜드 법인에서는 쇠고기 관련 원료를, 중국강소부도옹식품법인에서는 농수축산물과 냉동식품류 그리고 베트남 법인에서는 현지 과일과 첨가물을 이용한 원료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미국 법인과 베이징 법인, 멕시코 법인 그리고 베트남 법인은 판매를 위해 만들어진 법인 입니다. 베트남 법인은 생산과 판매를 모두 담당합니다. 미국 법인은 미국을, 베트남 법인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베이징 법인은 중국과 인근 지역 공략을 위해 만들어진 법인입니다. 이들 해외 법인이 탄력을 받으면 종합식품기업으로써 오뚜기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5. 재무/경영지표
외형은 2007년 이후 한번도 역성장을 한적이 없습니다. 박리다매형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일반 제조업에 비해서는 낮지만 꾸준하게 OP마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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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실적 추이, 2011년부터는 IFRS연결 기준 <출처:오뚜기, 송종식> |
실적 예측치는 저의 주관이 개입돼 있으므로 이를 투자 판단의 근거로 삼지 말아주세요. 2014년 말부터는 해외쪽 사업들이 어느 정도 모멘텀을 받지 않을까 싶어서 2015년 매출액 성장률 10%, OP마진은 5.77% 정도를 설정해 보았습니다. 2015년에 동사의 매출은 2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1,172억원 정도를 올리지 않을까 예측해 보았습니다. 내수 시장 경쟁에서 도태되면 이 목표는 핑크빛 전망이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예측은 항상 틀리니까요. 그래도 예측은 해야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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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활동성 지표, 2010년부터는 IFRS연결 기준 <단위:일, 출처:오뚜기, 송종식> |
매출채권, 재고자산은 대부분 한달이내 회전하므로 내용은 건전합니다. 창고에서 썩는 물건없이 판매도 잘 되고 있고 거래처로 부터의 수금도 잘 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매입채무 회전일수가 2010년 들어서 큰폭으로 떨어지는데 2010년부터는 IFRS연결 기준으로 재무제표가 작성돼서 그렇습니다. IFRS연결 처리 후 매입채무 회전일수가 떨어지는 것은 두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첫번째, 연결 후 '회사의 자금 융통 사정이 급격히 나아졌다.' 두번째, 회사의 모든 사업 역량을 더해보니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하긴 하구나.'
통상 독점력이 있는 회사는 줄돈은 늦게 주고 받을돈은 빨리 받기 때문에 CCC가 높아지지 않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경영철학의 '신뢰'와도 연결된 부분이므로 이분법적인 생각으로는 판단에 한계가 있습니다. 경영철학이 '상생을 위해 줄돈도 빨리준다.'라고 하면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닙니다.
전반적인 영업 활동성은 좋은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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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흐름표, 단위:원 <출처:오뚜기, 전자공시> |
현금흐름표도 훌륭합니다.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을 적자 낸 적이 없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때도요. 되려 그 이듬해에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더 증가했는데 어려울때 소비가 느는 경기방어 섹터 우량주 답습니다. 영업활동으로인한현금흐름이 꾸준히 증가하면서도 다른 재무적 부담이 크게 늘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들어온 현금은 꾸준히 투자를 하면서 미래를 도모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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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흐름표상 기말현금및현금성자산 <단위:원, 출처:오뚜기> |
매해 현금및현금성자산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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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안정성, 2010년 부터는 IFRS적용 <출처:오뚜기> |
만약 스크리닝을 할 때 유동비율 200% 이상을 설정해 버리면 오뚜기가 검색될 일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훌륭한 기업이 스크리닝 지표 하나 때문에 투자자의 시야에서 벗어나면 애석한 일입니다. 유동비율이 200%에 못 미치기는 하지만 꾸준히 자본총계가 커지고 있고 부채비율도 6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재무 안정성이 매우 높고 우량한 회사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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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추이와 예측 <출처:오뚜기, 예측:송종식> |
회사의 이익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주당 배당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 알려진 만큼 고배당주는 아닙니다.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주가가 40만원 언저리에서 왔다갔다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주식을 사면 시가배당률이 1%도 안나옵니다. 30만원 수준에서 매수한 분들은 대략 시가 배당률이 1% 살짝 넘는 수준이 될 것입니다. 어쨌든 꾸준히 배당은 하는 회사고 통상 11% 수준의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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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 밴드 <주가 출처:KRX, PER밴드 추정:송종식> |
동사는 장기간 저평가를 받아오던 기업이었습니다. 2012년이 지나면서 기업 재평가가 되기 시작해서 한때는 PER이 20배를 넘어간적도 있습니다. 체질 변화일수도 있고 시장이 동사를 재평가 해줘서 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동사 주가가 PER 10 이하에 머무르는 일은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혹시 운이 좋아서 PER 10배 근처로 주가가 내려와주면 매력적인 주식 매수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지표를 살표보겠습니다. 유동비율과 PER밴드산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정도가 살짝 마음에 걸리지만 전반적으로 훌륭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BM도 훌륭해서 워런버핏이 좋아할만한 기업이기도 하고요.
다만 ROE 지표가 생각보다 크게 훌륭하지는 않습니다. 부채비율이 낮기 때문에 이 정도 ROE만 나와도 만족하실 분들이 많이 계실수도 있지만 ROE가 15를 못 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려스러운 것은 역시나 '경쟁'입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품목에서 경쟁이 심하다는 점입니다. 광고비도 매해 수백억씩 집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2008년 정점을 찍은 ROE는 2012년까지도 계속 하향추세를 타고 있습니다. ROE지표가 언제 반등할지를 지켜보고 그때가서 회사에 어떤 변화가 생기고 있는지를 점검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6. 신규 사업
전통차
동사는 2010년에 삼화한양식품을 인수하여 사명을 오뚜기삼화식품으로 바꾸고 전통차 시장에 진출하였습니다. 차라고 해서 녹차나 커피 같은 차가 아니라 꿀생강차, 꿀모과차, 율무차, 궁중한차와 같은 전통차를 가공해서 판매하는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불리는 차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꾸준히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되려 역성장해서 2012년 한해 우리나라 국민이 마신 차는 1인당 50그램 수준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커피의 위상을 생각하면 다소 놀라운 숫자입니다.
오가다, 오설록 등의 기존 플레이어들이 진입해 있지만 아직 시장이 뜨거워 지는데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거대 플레이어인 오뚜기가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촉을 시장하면 웰빙 욕구나 커피 부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쪽 시장도 규모를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속적 해외 공략
앞에서도 잠시 소개드렸습니다. 현재 중국, 동남아, 미국을 중점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법인을 운영중입니다. 그리고 해외 법인들은 오뚜기의 해외 진출 전략에 따라 더 추가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러시아에 법인도 없는 동사가 마요네즈 단일 품목으로만 러시아에서 연 330억원 매출을 올리며 러시아 마요네즈 시장을 견인하는 것을 보면 해외에서 좋은 성과는 얼마든지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국내 시장 포화와 과다 경쟁을 벗어난 해외 시장 개척 전략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네이처바이 - 건강기능식품
오뚜기 제품에 '몸에 해로운 인스턴트 식품'이라는 이미지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이와 정반대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2012년에 진출하였습니다.
네이처바이는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자연 그대로의 제품을 고객들에게 선사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전 연령에 걸친 제품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으며 멀티비타민, 미네랄, 홍삼 등의 제품을 제조/판매합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유망 산업 섹터입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5년 120억 달러, 국내 시장 규모는 1조 8천억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중에서 홍삼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48% 수준이며 홍삼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0% 수준이라고 합니다.
만약에..
동사의 사업다각화는 기본 업에 충실하기 때문에 피터린치가 우려하는 사업다악화의 케이스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라면사리'는 현재 시장 점유율이 80% 수준으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라면 만드는 공정에서 면만 빼내면 됩니다. 그리고 풍림푸드를 통해서는 페트병에 계란을 넣어서 액상 계란 형태로 팝니다. 계란 깨는게 얼마나 귀찮은지 아시는 분들은 이런 아이디어를 좋아하실 듯 합니다.
식품 기업 답지 않게 여러가지 시도도 많이하고 품목 다변화로 리스크를 최소화 하면서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 하는 모습이 좋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오뚜기를 보면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음료, 과자, 아이스크림 시장에는 왜 진출을 안하나?'하는 부분입니다. 어차피 제조 공정에 크게 변화를 안 가해도 곧바로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해당 시장의 기존 플레이어와 경쟁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자리만 잘 잡는다면 거의 모든 포트폴리오를 다 갖춘, 그야말로 우리나라 최강의 식음료 기업으로 떠오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게 되면 오뚜기의 기업가치도 분명히 레벨업 돼 있을 것 입니다.
7. 리스크
완벽해 보이는 오뚜기에게도 리스크는 있습니다.
과다 경쟁
여태 몇번 경쟁에 대한 부분을 언급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식품 시장이 워낙 쟁쟁한 강자들이 포진해 있는 레드오션 시장인데다 시장의 성장률도 인플레이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경쟁 수준이 높습니다. 최근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라면 부문의 성장을 제외하면 다른 부분의 성장성은 그다지 칭찬할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식용유 시장은 3위 수준에서 고전하고 있으며, 참기름 시장은 시장 점유율이 50%대에서 30%대로 쪼그라 들었습니다.
카레와 3분요리 시리즈는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로 잘해주고 있지만 대상의 점유율 성장세가 거슬립니다.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라면 시장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점유율 1위 업체인 농심은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동사는 삼양식품과 2위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 2위라고 해봐야 1위와의 점유율 규모는 6배 차이가 납니다. 그 2위 마저도 불안한 자리입니다.
노련미를 앞세운 오뚜기가 이런 과다 경쟁 속에서 잘 살아 남는지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의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건강과 웰빙.. 그리고 식품첨가물
오뚜기 주력 제품을 비롯해서 몇몇 제품은 식품 첨가물이 건강에 미치는 논란이 있을 때 마다 이를 비켜가기는 힘듭니다. 특히 면을 튀길 때 사용되는 팜유는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팜유로 면을 튀기면 평소에는 면이 바싹바싹하게 유지되고 물에 끓이면 국물 맛을 좋게 해준다고 합니다. 팜유에는 포화지방산이 많기 때문에 고혈압과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 질환을 유발하고 체내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는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라면은 나트륨 함량이 높아 우려 하는 목소리도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나트륨을 과다섭취하면 고혈압과 위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나트륨은 중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에 WHO에서는 성인 기준으로 하루 2,000mg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과다섭취는 위험한데, 라면을 하루에 한끼만 먹어도 WHO 권고 기준을 상회하게 됩니다. 국내 시판 중인 라면 중 가장 높은 나트륨 함유량을 기록한 P사의 M제품 1개에 들어있는 나트륨 함유량이 2,210mg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핵산계 조미료(IMP, GMP)도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핵산계 조미료는 라면의 감칠맛을 내기 위해 사용됩니다. 손톱만큼의 핵산이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에 따라서 라면의 감칠맛이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채널A에서 테스트 한바에 따르면 블라인드 테스트시 거의 모든 시민들이 핵산계 조미료가 빠진 라면은 맛이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핵산계 조미료가 기존 MSG보다 6배 이상의 감칠맛을 내기 때문에 현지 시판중인 라면스프에는 기존 MSG가 빠지고 핵산계 조미료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핵산계 조미료의 문제는 부작용에 대한 연구나 인체에 대한 안정성 입증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또 미량(라면 개당 0.2g 수준)만 사용해도 감칠맛이 높아지기 때문에 포장지에 표기를 안해도 됩니다.
여러 과일과 육류에서 추출되는 핵산은 실제로 몸에 좋기 때문에 필수 섭취 영양소 입니다. 그래서 핵산은 많이들 섭취하시는데 핵산(nucleotide acid)과 라면에 들어가는 핵산계 조미료(nucleotide flavor)는 전혀 관련없는 별개의 녀석들입니다.
작년에 '먹거리 X파일'에서 2회에 걸쳐 라면의 나쁜점에 대해 방송했지만 아직 라면 매출이 건재합니다. 이를 보면 소비자들은 라면이 몸에 해로운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고 그보다 라면이 너무 맛있기 때문에 개의치 않고 즐기는 것 같습니다. 실제 40년이상 우리 국민과 함께 해 온 라면이 한번에 쏙 사라지지는 않을 것 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면이나 오뚜기가 생산하는 인스턴트 식품들의 식품 첨가물에 대해 경각심은 가지고 있되 전국민적인 불안감이 엄습하지 않는 이상은 투자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리스크는 못 주리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되려 그런날이 와서 주가가 빠져주면 매수 기회가 될지도..
환율과 원자재 가격 변동
팜유, 대두정제유 등의 국제 시세 변동에 따라 동사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팜유 등 일부 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을 했던 2011년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냈던적이 있음을 감안하면 리스크를 인지는 하되 큰 신경은 안 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원재료 수급 포트폴리오가 잘 나눠져 있는데다 재료값이 오르면 제품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순이익 민감도도 회사 전체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만 참고 정도는 해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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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변동이 당기순이익에 미치는 영향 <출처:전자공시> |
민감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달러화가 하락하는 것이 동사 실적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LG생활건강 사례 참고
한국의 프록터앤갬블(P&G)라고 불리는 LG생활건강. 샴푸, 세제, 콜라, 화장품 등 온갖 생필품 분야에서 다양한 하위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동사와 마찬가지로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고 이익 추정이 쉬운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LG생활건강의 꽤 미래 이익까지 추정해서 시장에 다 반영해버렸습니다. LG생활건강 같은 기업이 PBR 6~8배 이상, PER 50~60배 이상을 유지하는게 어느덧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익숙해져버렸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보수적인 가치투자자들은 LG생활건강이 비싸다며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가치투자자들의 판단이 옳았습니다. 이런 기업은 이익 예측치가 조금만 빗나가도 시세가 폭락하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LG생활건강은 컨센서스에 못 미치는 실적 때문에 주가가 대규모로 폭락했습니다. 고PBR/PER 기업들은 한번만 못하면 언젠가는 그렇게 됩니다.
오뚜기도 그런 걱정이 있습니다. 조금씩 기업 가치 상승에 맞춰 한발씩 주가가 움직이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LG생활건강의 사례처럼 오뚜기도 투자자들이 미래 몇년치 이익을 주가에 다 반영해버려서 고PER/고PBR주가 되면 자칫 위험한 주식이 될 수 있습니다.
2014년 2월 14일
송종식 드림
위험성 고지 : 이 글을 작성한 현재 저는 이 종목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한 가격 이하로 하락하면 매수할 의향은 있습니다. 이글에 포함된 모든 자료는 내용이 불충분하거나 부정확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투자판단의 절대적 도구로 활용하지 않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글은 종목 추천을 위해 작성된 글이 아닙니다. 기업 자체를 분석하고 공부하고 이를 공유하기 위한 목적의 글입니다. 또한 이글은 법적 증빙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합니다. 투자로 인한 수익과 손실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