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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8일 목요일

진정한 자유


인간은 통제 당하고 억압당할 때 심적으로 큰 고통을 느낍니다. 인간의 역사는 자유를 쟁취해 온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인간에게 '자유'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포괄적 의미의 자유는 우리가 지켜야 할 지상최대의 가치입니다. 국가적으로도 그렇고, 개인에게도 그렇습니다. 개인적인 수준으로 시야를 낮춰봅시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의 종류는 아주 많습니다.

사유의 자유, 거주와 이동의 자유, 종교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 등 모두 다 꺼내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자유를 나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가장 화두가 되었던 것은 '경제적 자유', '시간적 자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두 가지의 자유는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두 가지만 좇으면 공허합니다. 그리고 두 가지를 얻게 되더라도 여전히 자유를 얻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경제적 자유와 시간적 자유는 일부 정신적인 부분의 자유도 보장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 보면 '물질', '시간', '공간', '육체'와 관련된 물리적 자유입니다.

더 나은 공간을 선택하고, 내 마음대로 시간을 쓰며, 내 육체(+정신)를 조금 더 편안하게 보살피고자 하는 욕구가 그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얻고도 여전히 자유를 갈구하고, 사랑을 갈구하며, 타인에게 눈치보는 삶을 살고, 더 높은 수준의 금전적 이익을 얻기 위해 혈투를 벌이는 사람들을 봅니다.

왜 그런가 오래도록 생각을 해왔습니다. '절제부족', '탐욕'같은 단어들로는 생각을 매듭짓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아침에 문득 어떤 희미한 해법 근처에 다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타인에게 욕먹을 자신과 비난을 감수할 자신이 없다."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래도 꽤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조차도 타인들에게 욕을 먹거나 비난을 당하는 것은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것조차 기꺼이 감당해 낼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이 있을 때, 그 사람은 비로소 진정한 자유, 그 어딘가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현실과 괴리가 큰 럭셔리한 삶을 쉼없이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보다 3천 만원 짜리 낡은 지방 아파트에서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사는 삶을 공유하는 독거노총각님이 진정한 '자유'라는 진리에 몇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간 사람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제 경우를 예로 들겠습니다. 저는 솔직히 경차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그러나 남들 보는 눈 때문에 포르쉐나 벤틀리 같은 브랜드로 다음 차량을 바꾼다면, 저는 아직 진정한 자유에 도달하지 못한 속박된 사람인 것이지요.

물론 그 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슈퍼카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페라리 296 GTB 정도는 우리가 군것질 하듯이 살 수 있는 재력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타인의 눈을 의식해서 군침만 다시며 제네시스를 타고 다닙니다. 그 역시 자유에 도달하지 못하고 속박 당하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내 기분, 내 생각, 내 의사결정, 내 인생에 타인의 속박이나 시선 그리고 굴레의 영향이 조금도 들어오지 않아야합니다. 그것이 자유로 가는 길입니다. 어쩌면 세상은 나에게 관심이 없는데도 스스로 만들어 놓은 무형의 정신적 감옥에 스스로 갇힌 것일 수 있습니다. 그것을 깨야 자유의 길에 한발 내딛는 것이겠죠.

1,000억 부자에게 고개 숙이고, 서울대 출신에게 주눅들고, SPA 옷을 입는 것이 부끄럽고, 브랜드아파트에 살지 못해 고개를 들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자유의 반대편에 서서 속박당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비난을 받을까, 사람들의 조롱을 당할까, 남들이 어떻게 볼까 싶어서 욕구를 감추고 살고 있나요? 하고 싶은 일을 주저하고 있나요? 자유의 반대편에 서서 감옥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의 또 다른 인터넷 필명이 '보헤미안'입니다. 어쩌면 저도, 제가 갈구하는 보헤미안들도 이미 답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022년 12월 8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