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5일 금요일

대한약품, 뜀박질 준비중일까? (2014년 2분기)

대한약품의 올 2분기 실적이 제 생각보다 잘 나왔습니다. 매우 보수적으로 잡았던 밸류에이션도 미미하게나마 상향을 하였습니다.

2분기, 반기 실적 요약


회사에서는 가이던스에 미달한 실적을 발표하여 주주들에게 미안했는지 3일간의 휴일을 앞두고 장마감 후 기습적으로 반기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실적 전망 공시가 없어서 어느 정도 실적 부진은 예상에 뒀던 상태였습니다. 회사 가이던스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장 컨센서스 대비 무지 보수적인 제 예측 보다는 실적이 잘 나와줬다는 생각입니다.

<출처:대한약품공업, 송종식>

외형 성장 우려감 씻어낸, 사상 최대 분기 매출 달성


동사의 2분기 실적은 279억, 35억, 25억을 달성했습니다. 사실 제가 가장 우려했던 부분(시장이 우려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은 '올 2분기 쯤 매출액이 완연하게 역성장 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었는데 QoQ로 무려 5.22%의 매출 신장을 보여줬습니다. 대한약품 역사상 최대의 분기 매출을 달성하면서 매출 역성장에 대한 우려감을 어느 정도 씻어냈습니다.

<출처:대한약품, 송종식>

당해 누적 기준으로 동사의 공장 가동률은 이미 꾸준히 95% 이상을 상회해 왔습니다. 따라서 CAPA 증설 압력이 꾸준히 있었고 마침 200억원의 CAPEX를 통해서 올 5월 말에 신공장이 준공되었습니다.

재고자산을 잠깐 짚어 보고 넘어가면 올 1분기에 93억이던 것이, 2분기에는 114억원으로 무려 22.3%나 증가합니다. 재고가 늘어나는게 통상적인 것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알아봐야겠지만 재고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신공장을 준공한 것이 마냥 호재일지는 조금 더 지켜 봐야겠네요.

재고가 가파르게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2분기 매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연간 누적 기준으로는 공장이 거의 풀가동 되고 있기 때문에 증설로 인한 CAPA 증가는 동사 외형 성장에 숨통을 틔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것도 앞의 부정적인 부분과 연관지어 시간을 갖고 지켜 봐야겠습니다.

외형 성장에 대한 우려는 한 타임 씻어냈다면 이제는 이익의 질에 조금 더 집중을 해봐야 할텐데요. 반기로는 아직 이익이 소폭이나마 성장하고 있지만 2분기에는 YoY, QoQ로 모두 뒷걸음질 쳤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약간의 걱정이 생겨서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매출원가율과 판관비 동반 상승


올 2분기에 매출원가율과 판관비가 동반 상승하여 opm, npm 모두 떨어졌습니다.

<출처:대한약품, 송종식>

2분기의 제품제조 원가가 QoQ +8.24%, 금액으로는 15억 6천만 원 정도 증가하였습니다. 감사보고서 내용에는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인 비용인지 나와있지 않지만 재고가 누적되는데도 당분기 제품 제조 원가가 늘어나니 뭔가 좀 찝찝하지만 제약사 중 최고의 재고 회전율을 자랑하는 회사이므로 재고 소진은 하반기에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판관비 항목에서는 대부분의 비용이 감소되거나 크게 늘지 않고 있어서 비용통제가 잘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판관비 항목에서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한 부분이 인건비 관련 항목입니다. QoQ로 +22.6%, 금액으로는 4억 2천여만원이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단지 신공장 증설 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수작업이 많은 수액 제조업체 특성상 동사는 꾸준히 임직원을 늘려왔습니다. 임직원이 꾸준히 늘어남에도 1인당 매출액 자체는 늘지도 줄지도 않고 정체돼 직원이 늘어나는 만큼만 총 매출액이 꾸준히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1인당 순이익도 다른 지식 산업에 비해서는 매우 박한 수준입니다만 타 제조업체에 비해서는 무난한 수준입니다. 1인당 이익의 질도 개선이 되고 있지는 않지만 매출액과 마찬가지로 직원수가 늘어나는 만큼 이익의 총액도 커지는 단순한 구조입니다. 아마 이번에 증설된 자동화 시설 덕분에 1인당 매출과 이익이 조금이나마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반기를 기대하며..


우려했던 것 보다 외형 성장률이 좋아 안도의 한숨이 나옵니다. 이익의 질은 6월부터 본격 가동되고 있는 신공장에 의한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참. 동사가 판관비로 처리하는 연구개발비 계정에서 다른해와 비교해 특이 사항은 없었습니다만 최근에 약학사 이상의 준고급 R&D 인력을 공격적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QoQ로 22명의 직원이 증가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신공장에 근무할 인력(+운송인력) 또는 R&D 관련 인력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늘도 확인 해보니 R&D 인력 4명에 대한 채용 공고가 떠 있습니다.

<출처:사람인HR>

광주지점에서 R&D 전문인력을 채용한다는데 조금 신기합니다. 광주지점은 지역 거점 판매 법인으로 알고 있었는데...(이번에도 저의 리서치 능력에 구멍이 뚫렸군요) 학술개발부가 광주지점에 있나요?

(8월 30일 내용추가 : 학술개발부 채용 인원은 광주지점이 아닌 영등포 본사에서 근무하게 될 인력이라고 합니다.)

뭐, 아무튼 골관절염 치료제 DH-004에 대한 이야기가 이번 분기 보고서에서 '추가 자료만 준비하고 있다'는 말 이외에 쏙 빠져서 큰 기대는 안 합니다만 학술개발부 직원이 대거 채용되는 것으로 보아서 DH-004 관련 식약청에서 요구한 추가 자료 제출이 임박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3챔버 수액제 관련 연구개발 인력이겠지요.

물론 DH-004나 3챔버 수액 관련해서는 당장 밸류에이션에 적용하기는 무리고 지금 단계에서는 '보너스' 정도로만 바라보는 보수적 스탠스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들 망할 것 처럼 이야기하는 동사는 꾸준히 새로운 걸 도전해 보려고 뭔가 하고 있고, 사람을 뽑고 있고, 증설도 하고, 공장도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우려하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한 부분들은 적어도 올해 하반기, 내년 초 까지는 조금 더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되지 싶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동사에 가장 어울리는 동물은 '거북이'가 맞는 것 같습니다. 토끼처럼 빠르거나 게으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뒷걸음질 치지도 않는 부지런한 거북이 같은 회사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직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3챔버 영양수액제 시장에 대한 리스크, 현 시점에서의 밸류에이션 부담, 일선 병원에서 도매상들의 기초수액제 덤핑 낙찰과 같은 리스크가 없어진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긍정', 단기적으로는 '보수적'인 시선을 견지할 생각입니다.

2분기 실적으로는 뭔가 특이사항이 없기 때문에 팔로업은 이 정도 수준에서 마무리 합니다.

동사에 대한 소개글(클릭)최근 분기 매출 정체에 따른 시장 우려감에 대한 글(클릭)도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2014년 8월 15일
송종식 드림


주의사항 :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번 알려드리며 개인적으로 학습한 내용을 다른 투자자분들과 교류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 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 출처를 표기해 주신다면 얼마든지 퍼가셔도 좋습니다. 단, 상업적 이용은 불가능 합니다.

위험성 안내 : 이 글은 매수와 매도를 추천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 학습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참고적 용도의 글입니다. 또한, 이 글은 법적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없음을 고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