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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4일 토요일

시디즈, 서부개척시대에 리바이스가 있었다면


현대인의 필수템, 의자


한국인이 일생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침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침대가 아니라 의자였습니다. 좀 오래된 자료기는 하지만 2014년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에 6.8시간을 수면으로 보내고, 7시간은 의자에 앉아서 보낸다고 합니다. 일생의 1/3 가까이를 의자에 앉아서 보내는 것입니다. 그만큼 의자는 현대인에게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한국인이 의자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은 2014년 후에도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15년에는 8.3시간, 2016년에는 8.6시간으로 증가했습니다. 2020년, 2021년에는 4차 산업혁명발 먹거리들이 급부상하고 코로나까지 덮치면서 의자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은 훨씬 더 증가하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두가 금광을 찾아 떠나는 때에


모두가 금광을 찾아서 떠나던 서부개척시대에 청바지를 팔아서 부를 쌓은 리바이스의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합니다. 

21세기에 금광을 자처하는 곳은 너무도 많습니다. 그런 금광 중 하나는 명실공히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분야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것은 하나의 거대한 패러다임이고 다양한 산업들이 융합되어 발전되어 나갑니다. 딱히 어떤 기술 하나, 어떤 산업 하나를 지목하는 것으로는 4차 산업혁명을 절대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며 관통하는 중요한 몇가지 키워드를 꼽자면 프로그래밍, 코드, 소프트웨어, 인터넷, 모바일, 컨텐츠와 같은 것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온갖 산업이 융합되어도 기본은 이런 것들을 베이스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비꼬는 유머자료 <출처미상>

우연히 인터넷에서 위와 같은 재미있는 밈을 보았습니다. 별 것 아닌 밈이라고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통찰력과 유머를 담아서 잘 만들어 낸 밈이라고 생각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베이스는 수 많은 코드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들과 인터넷 네트워크입니다. 그것을 풍자하려는 의도로 위와 같은 밈이 만들어진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과거에 컴퓨터는 일부 괴짜들의 장난감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모든 가정과 기업, 공장과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될 도구가 되었습니다. 위의 밈을 보시면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금광을 캐러 가는 사람들에게 리바이스 청바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어쩌면 컴퓨터와 책상 그리고 의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산업을 이끌어 가거나 혜택을 보고 있는 수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인터넷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이제는 야수의 심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섣불리 올라타기가 부담스러운 수준이 되었습니다. 관련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테크 기업들도 이제는 지켜보는 눈이 많을 뿐더러 가격 자체도 대부분이 부담스러운 수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범위를 확장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도구 중 하나가 의자라고 생각을 해보면 아직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금광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 합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최전방에서 아주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들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콩고물이 조금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료 출처 : Unsplash, 가공 : 송종식

이제는 컨텐츠 생산비용도 낮아지고 소프트웨어 개발 허들도 낮아졌습니다. 누구나 노트북 한대만 있으면 웹툰작가도 될 수 있고, 스타트업 창업가도 될 수 있습니다. 100% 완벽하게 분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컨텐츠 생산자들은 주로 PC나 랩탑을 사용하여 작업합니다. 음악이나 그래픽 작업, 소프트웨어 개발작업, 글쓰는 작업 같은 창조적인 작업은 물론이고 OA도구를 이용한 따분한 문서 작업과 같은 작업도 대부분 PC와 랩탑을 이용합니다.

반면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소비의 도구입니다. 우리 대부분이 컨텐츠와 소프트웨어 소비자에 해당합니다.

최근에는 컨텐츠와 소프트웨어를 소비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생산자로 살아가는 사람도 아주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튜버, 앱개발자, 스타트업 창업자, 쇼핑몰 운영자, 웹툰 작가, 소설가 등이 대부분 이런 범주에 포함됩니다. 경제적 자유와 디지털노마드의 삶을 살고 싶어하는 MZ세대가 경제활동의 주축이 되면서 이 숫자는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직장에 다닌다고 해도 퇴근 후에는 4차 산업혁명의 전사가 되어 사이드잡, 투잡, 쓰리잡을 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숫자가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컨텐츠 생산자로 활동할 때는 데스크탑이나 랩탑을 사용할 것이고 소비자로 활동할 때는 주로 스마트폰을 활용할 것입니다.

물론 스마트폰으로도 컨텐츠 제작자 대열에 참여할 수는 있습니다. 간단한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는 것,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과 같은 행위들이 그런 범주에 들어갑니다. 이런 층을 타겟으로 하여 키네마스터와 같은 서비스가 히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스마트폰은 컨텐츠 소비자의 영역, 데스크탑이나 랩탑은 제작자의 영역에서 주로 사용되는 도구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에는 많은 한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연결지어 보면 제대로 된 컨텐츠 제작자들은 데스크탑이나 랩탑을 이용해서 작업하는 사람들이고, 대부분의 시간을 의자에서 보내게 될 사람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숫자는 갈수록 더 늘어날 수 있겠구나 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원래는 게이밍 의자에 주목했다


'크리에이터들이 사용하는 의자'하면 퍼뜩 떠 오르는 것이 게이밍 의자였습니다. 그래서 게이밍 의자가 얼마나 잘 팔리나 싶어서 간단하게 찾아보았습니다. 예상대로(?) BJ와 유튜버의 증가에 발맞춰서 게이밍 의자의 판매량도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자료 : 업계추산, 다나와, 송종식

게이밍 의자의 판매량은 2016년에는 5만 개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유튜버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4년만에 판매량이 10배 증가합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2019년 대비 다시 45% 정도의 판매량 신장률을 보여주었습니다. 의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리바이스와 같은 역할을 하는 아이템 중 하나가 의자가 아닐까라는 장난스러운 생각으로 시작한 아이디어지만, 게이밍 의자만 놓고 보면 일단 이런 생각이 아주 허황된 생각은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게이밍 의자가 확산하게 된 계기는 E-스포츠의 확산, 게임방에 들어가는 게이밍 의자의 수요 증가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 영향인지 BJ들이나 유튜버들을 보면 게이밍 의자를 쓰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작은 E스포츠와 게임방이었지만 크리에이터들이 게이밍 의자를 선호하면서 판매량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나와 게이밍 의자 상위 5개 업체 판매 점유율
<자료 : 다나와, 송종식>

헤럴드경제의 2020년 8월 4일 기사에 따르면 국내 게이밍 의자 시장 규모는 세계 시장에서 25% 정도의 규모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입니다. 국내에서 단연 독보적인 업체는 제닉스와 에이픽스게이밍입니다.

두 회사에 투자를 하고 싶어도 두 회사는 아직 외감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상장할 규모가 안되거나 상장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국내 게이밍 의자의 시장 규모는 아직 1,000억원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작습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서 3위권 업체부터는 매해 순위가 뒤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기존의 가구업체들이 게이밍 의자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이들 회사는 패스하고, 상장사이면서 우리나라 의자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시디즈로 저의 관심이 옮겨 갔습니다. 시디즈는 제품군도 다양하고, 디자인도 잘 뽑으면서, 단일 제품군에 의존하지 않아서 조금 더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주주구성과 지배구조


자료 출처 : 네이버 증권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게이밍 의자 단일 품목 만큼의 성장속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의외로 가파른 매출액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2018년에 3% 수준에서 2020년에는 8.6% 수준으로 점차 개선되고 있습니다.

위의 손익계산서만 보면 2017년에서 2018년으로 넘어오는 동안 실적이 급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회사의 실적이 급격히 좋아진게 아닙니다. 저 당시에 지배구조 이슈가 있었습니다. 현재 분석하고 있는 시디즈는 원래 그 유명한 팀스였습니다. 2010년 쯤 퍼시스는 연매출이 2000억 원을 넘었습니다. 그래서 중소기업만이 입찰할 수 있었던 학교 등 공공기관에 가구 입찰을 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공공기관에 입찰을 하기 위한 작은 법인이 하나 필요햇는데, 이때 만든 법인이 팀스입니다(퍼시스의 교육용 가구부문 물적분할). 손 회장님이 팀스와 퍼시스그룹의 지분 관계를 정리하는 등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였으나 중소기업들의 반발로 인해서 법까지 바뀌면서 팀스는 공공시장에 진입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2018년 전 까지 팀스(Teems, 현 시디즈)의 실적을 보면 매출은 지속 감소하는 추세였고 이익도 거의 내지 못하는 빈사상태의 법인이었습니다. 그나마도 대부분 그룹 내부의 일감을 받아서 올리는 매출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8년 이후에는 완전 알짜배기 회사로 탈바꿈 했습니다.

그룹내에서 가장 쓸모없던(?) 법인이 승계를 위한 신데렐라로 변신하면서 부터입니다.

2017년 말을 기점으로 변화한 퍼시스그룹의 지배구조
<자료출처: taxwatch.co.kr>

팀스는 2012년까지 외부 주주들과 경영권 분쟁을 겪습니다. 이후에 퍼시스홀딩스에서 팀스의 지분을 약 60%까지 늘립니다. 이후 시간이 흘러 2017년 4월 12일에 퍼시스홀딩스는 팀스의 지분을 장내에서 시간외로 매도하여 지분율을 60.72%에서 20.15%까지 낮춥니다. 이때 반대쪽에서 물량을 받은 쪽이 일룸인데, 일룸은 단숨에 팀스의 지분 60.72%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섭니다. 그래서 위의 그림과 같은 지배구조가 완성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13일. 팀스는 퍼시스의 의자 사업부문과 영업권 일체를 양수하고 회사명도 현재의 시디즈로 바꾸게 됩니다. 껍데기 뿐이던 회사가 퍼시스그룹 내에서 가장 알짜배기 회사가 된 것입니다.

이 과정의 세세한 부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큰 그림만 봅시다. 그룹내에서 껍데기 뿐이던 팀스는 손동창 회장님의 아들 손태희 사장님이 갖고 있는 일룸의 자회사이고, 여기로 그룹의 알짜사업과 일룸의 지배력을 높여 준 것이 핵심입니다.

그 결과로 2018년 실적과 주가가 모두 폭등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손동창 명예회장님의 퍼시스홀딩스 쪽과 손태희 사장님의 일룸쪽은 완전히 별개의 법인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혈육관계이고 여전히 같은 사무실 건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손태희 사장님이 퍼시스 홀딩스의 지배력도 강화를 해야할 것입니다. 이때 지배구조가 다시 한 번 요동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를 감안하여 투자를 해야합니다.

2021년 2분기 말 현재 일룸과 시디즈의 주주구성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송종식>

현재 퍼시스그룹을 물려받을 손태희 사장님이 일룸을 지배하고 있고, 일룸이 다시 시디즈의 지분을 40% 남짓 보유하면서 시디즈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퍼시스그룹의 차기 후계자


시디즈의 보통주 희석요인은 없습니다. 총 발행된 주식은 200만 주인데, 이 중에서 32만 주 정도가 자기 주식이고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121만 주 정도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은 약 46~47만 주 정도됩니다. 품절주입니다.

관상 매매법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퍼시스 그룹의 차기 지도자 손태희 사장님의 관상은 어떤가요?

손태희 사장님은 1980년 생으로 매우 젊은 오너 경영자입니다. MIT 공대에서 물류를 공부했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재계에 입문 하신지 얼마 되지 않으셨고 젊으셔서 공식적인 루트로 얻을 수 있는 자료들은 많지가 않습니다.

앞에서 살펴 봤던 퍼시스 그룹 가업 승계 과정과 관련해서 국세청에서 반복적이고 꾸준하게 세무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MZ 세대가 경제활동의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MZ세대식 '공정요구'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금수저가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금수저를 대물림 했다는 이야기가 퍼지기라도 하면 브랜드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디즈가 만드는 제품 중 상당수가 MZ세대를 타깃으로 해야하는 제품들이라서 더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국세청에서 시디즈의 지분과 의자 사업을 모두 양수한 시점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매긴다면 이는 회사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입니다. 그리고 주주들 역시 이런 상황이 생길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합니다. 적지 않은 액수를 세금으로 납부하려면 지배구조에 약간의 변화가 생길수도 있습니다. 물론 회사에서도 이런 경우까지는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젊은 오너 경영자라서 나름대로 장점도 많이 보입니다. 학교에서 물류를 공부했던 만큼 물류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또 자사의 3자 물류를 기존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에 맡길 정도로 사고방식이 열려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아직 이분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아서 시간을 갖고 알아 갈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품군


시디즈는 글을 쓰는 현재 공식 온라인몰 기준으로 총 375여 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무용, 학생용, 유아용 등으로 카테고리를 분리해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제품별 카테고리와 카테고리별로 보유한 브랜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디즈몰에서 판매중인 제품 목록
<출처 : 시디즈 공식 쇼핑몰>

회사의 대표 모델은 T50시리즈입니다. 2008년 제품 출시 후 2019년까지 160만 개 넘게 팔렸습니다. T80은 T50을 이어서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로 출시되었는데, T50과 함께 T80도 회사의 효자 상품이 되었습니다.

주요 의자 브랜드의 검색어 트렌드 추이
<자료 : 네이버 데이터랩>

T-시리즈의 가성비와 품질이 좋아서 잘 팔리는 것이겠지만 시디즈의 브랜드 가치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옛날에는 '의자'하면 머릿속에 연상되는 브랜드가 '듀오백'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저도 모르게 의자하면 시디즈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만큼 의자 시장에서는 시디즈의 브랜드 가치가 많이 올라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검색엔진의 검색량 변동추이만 보더라도 확연히 나타납니다.

어떤 검색어 조합으로 결과물을 산출해 보더라도 시디즈에 대한 검색량이 가장 많습니다.

시디즈 검색결과 최상단 제품들 <자료 : 쿠팡>

시디즈를 검색했는데 타사의 게이밍 의자가 맨 앞에 뜨네요. 쿠팡은 독특한 제품 관리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어쨌든 쿠팡에서는 T20이 가장 잘 팔리고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지면 길이가 더 길어지는 것을 고려해서 리뷰까지 캡처를 해서 싣지는 않았습니다만, 위의 화면에서 보이는 별점만 보더라도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가셔서 리뷰를 한번 훑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 쇼핑의 시디즈 검색결과 <자료 : 네이버 쇼핑>

네이버 쇼핑 검색결과인데 역시 T20이 가장 인기가 많고 T50도 굉장히 잘 팔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뷰 숫자가 1만개가 넘어가네요. 역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도 리뷰를 확인하실 분들은 들어가셔서 확인을 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수출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수출 비중을 꾸준히 높여 나는 것 또한 회사가 할 미션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디즈' 키워드 구글 글로벌 검색트렌드
<자료 : 구글>

구글 글로벌의 검색트렌드를 보면 아직은 시디즈라는 브랜드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 수준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아주 미미하게, 정말 미미하게 검색량이 올라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디즈 의자에 대한 검색량이 많은 국가
<자료 : 구글>

회사에서는 북미와 동남아 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고 합니다. 해외 시장 개척이 잘 되길 바랍니다. 현재 구글 검색량 데이터대로면 시디즈 의자에 대한 검색량이 많은 국가들은 대만, 체코, 폴란드,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포르투갈입니다. 의외로 대만과 동유럽에서 검색량이 좀 있어서 놀랐습니다.

구글 글로벌 시디즈 의자 연관 검색어
<자료 : 구글>

해외에서는 시디즈 의자를 검색하면서 허먼 밀러를 함께 검색했습니다. 사실 가격이나 브랜드 가치로 따졌을 때 택도 없는 수준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이렇게 사람들이 비교 검색을 해본다는 것 자체가 회사로서는 고무적일 수 있겠습니다. 게이밍체어, 인간공학에 대한 검색량도 많았고 코스트코는 의자를 어디서 사는지 궁금해서 검색하는 듯 합니다.

해외에서는 T50과 T50 air 제품에 대한 검색을 많이 하는 듯 하구요.


시디즈는 아마존에 입점해 있습니다. 아마존에서 꽤 성공적인 셀러라고 아마존이 홍보를 해주는 것도 본 것 같습니다. 잘 하고 있습니다만, 회사 전체 매출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합니다.


아마존에서 시디즈나 시디즈 의자를 검색하면 의외로 아이들용 의자가 피처드 됩니다. 조금 의외였습니다.


확실히 T80보다 T50이 훨씬 더 인기가 있습니다. 가성비를 고려하면 당연히 그렇겠죠. 아마존에서도 T50의 평가는 꽤 괜찮습니다. 다만 문화나 체형탓인지 모르겠지만 한국 소비자들 보다는 아주 조금 더 박한 평가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아주 훌륭하게 해외 시장 개척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BTS가 시디즈 의자 쓴다고 한마디 해주면 해외 시장에서도 어느날 갑자기 소위 '떡상'할 수도 있을텐데. 꾸준히 할일을 잘 하다 보면 이런 저런 이벤트도 많이 생기겠죠.

<자료 : 시디즈, 송종식>

사실 회사의 매출이 증가하는 동안 수출액은 제자리이거나 소폭 감소추세에 있습니다. 10%는 가볍게 넘어가서 하단을 형성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7%대까지 낮아졌습니다. 제 생각에는 코로나와 물류비 증가 등으로 인해서 수출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긍적적인 부분을 보자면 코로나로 인해서 세계 각국이 셧다운에 들어간데다 심리적으로다 가장 위축되어 있던 시기에 매출이 분기 40억대였으니 코로나로 인해서 아무리 더 나빠진다고 해도 분기 40억대 이하로는 안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려가더라도 잠시 찍고 다시 올라올 것 같습니다.

지금은 주춤하고 있지만 회사의 성장동력 중 하나로 보고 수출에 대한 부분은 꾸준한 모니터링을 할 예정입니다.

시디즈의 공장은 평택에 있습니다. 퍼시스 그룹은 전국 4군데 도시에 공장이 있는데, 이중 평택에서 의자를 생산합니다.

평택 시디즈 본사와 공장 전경
<자료 : 평택시사신문>

평택 공장은 대지 15,000평에 건평 2만평 규모입니다. 주소는 경기 평택시 세교산단로 67-20입니다.

공장 가동시간 기준 가동률
<자료 : 퍼시스, 송종식>

분기별 공장 가동률은 60% 후반에서 7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직 판매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게 아니라면 급하게 대규모 증설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생산시설을 늘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매출 기준 업사이드 캐파는 지금보다 두어배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자료 : 시디즈, 송종식

팀스가 시디즈로 바뀐 이후에는 매출원가율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습니다. 퍼시스그룹과 시디즈는 가급적 제조의 외주화를 진행하지 않는 것을 철학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제조를 중국이나 동남아에 넘기지 않고 국내에 일자리를 만들고 수직계열화를 하겠다는 오너와 경영진의 의지가 확고합니다. 그래서 매출총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훨씬 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서 경영합리화를 해나가야 합니다.

주요 원재료 가격과 OPM 상관관계 분석
<자료 : 시디즈, 송종식>

매출원가율이 낮아지는데 주요 원재료 가격이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 싶어서 만든 그래프입니다. 둘 사이에 연관이 아주 꼭 맞게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관계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희미하게 뭔가 관계가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다만, 표본을 분석할 기간이 짧은데도, 의자 제조에 들어가는 부품이 워낙 다양해서 PA6와 PP만으로 OPM과 완전한 상관관계를 뽑기는 힘듭니다. 추후에 시디즈의 원재료와 관련된 정밀한 포스팅을 할일이 있다면 납품받는 모든 부품 가격을 추정해서 상관관계를 도축해보는 작업을 해보겠습니다.

2021년 반기 현재 제조에 들어간 원재료 수급 현황
<자료 : 시디즈, 전자공시>

어쨌든 현재까지는 제조원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판관비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의 영향, 그리고 광고비 증가로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그래도 제조원가의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주요 재료비 감소에 힘 입어 원가관리를 잘 하면서 영업이익률은 과거 4% 수준에서 현재는 8% 수준까지 올라 온 상태입니다.

브랜드 평판(온라인만 체크, 현장체크는 추후에)


맘카페 아띠아모에서 시디즈를 검색한 결과

아띠아모라고 하는 회원수 32만 명 정도 되는 초대형 맘카페에서 시디즈, 듀오백, 허먼밀러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게시물은 대부분 '이 의자 어때요?'와 같은 질문글이 주류였습니다. 댓글에는 조금 더 다양한 브랜드와 의견들이 분분했지만 워낙 다양한 브랜드가 등장하고 있어서 댓글 분석은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글을 쓰는 현재 이 맘카페에서 시디즈를 언급한 글은 405개, 듀오백은 78개, 허먼밀러는 워낙 고가의 제품인데다 아이들을 위한 제품은 아니다보니 1개, 데스커 45개가 검색되었습니다.

아이들 책상이나 의자를 골라달라는 글에는 일룸, 시디즈가 언급된 댓글들이 자주 보였는데 대체로 평은 좋은 편이었습니다.

자료출처 : 썸트렌드
* 긍부정 키워드 집합은 저의 의견이 아닙니다.

빅데이터 전문 평가 사이트에서 키워드에 대해서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비교를 해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시디즈에 대해서 편안하고 마음에 든다, 그리고 추천한다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비싸고 불편하다는 일부 부정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디즈에 대한 소비자들의 감정은 대체로 긍정적인 쪽에 속했습니다.

듀오백에 대한 대중들의 감정은 예쁘지 않다는 부정감정이 가장 크게 나왔습니다. 키워드 긍정평가 맞대결에서는 시디즈가 듀오백을 크게 이겼습니다. 시장 1위 업체와 2위 업체는 매출 뿐 아니라 대중감성 요소에서도 이렇게 큰 차이가 났습니다.

자료 출처 : 썸트렌드
* 긍부정 키워드 집합은 저의 의견이 아닙니다.

사실 동사는 허먼밀러와 직접 경쟁상대는 될 수 없지만 궁금해서 긍부정 키워드 배틀을 시켜보았습니다. 허먼밀러는 부정 감정이 거의 없습니다. 역시 명품이라서 그런건지, 고가의 제품이라서 그런건지 압도적 긍정평가가 뜨네요. 그리고 시디즈와의 긍정 대결에서도 당연히 이겼습니다. 감사하다 키워드가 가장 앞에 있는 것은 허먼밀러 의자를 선물로 자주 줘서 저렇게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역시 부정키워드는 '고가'이네요.

어쨌든 시디즈는 마케팅, PR, 홍보와 브랜드 관리에서도 별다른 리스크는 없는 상황입니다.

투자포인트


  • 꾸준한 수요, 꾸준한 실적 성장
  • 독보적 국내 시장 지배력
  • 퍼시스그룹의 알짜회사로 떠오름
  • 브랜드 가치, 품질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
  • 사업 전반적인 환경이 우호적
  • 게이밍 의자 등 새로운 먹거리 카테고리
  • 코로나19와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한 의자의 재발견과 인식변화
  • 장기적으로 해외시장 확대 가능성
  • 새롭고 젊은 오너
    ⇒ 장기적이고 안정적 성장 가능성, 적극적 신사업 확대 가능성
  • 유아, 어린이, 학생, 직장인, 크리에이터, 게이머 등 전연령 전 분야의 고객을 망라하는 토털 의자 기업
  • 조립제조, 물류유통까지 사업일부가 수직계열화 되어 있어 안정적
    ⇒ 단, 부품은 외부 업체들로부터 수급. 유통은 관계사 파로스와 전국의 대리점망을 통해.

리스크


  • 지배구조 변동 이벤트가 남아 있음
    ⇒ 손태희 사장의 퍼시스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변동
    ⇒ 국세청에서 시디즈 증여 관련 증여세를 과세할 경우
  • 승계과정에서 보여 준 몇가지 문제들 (소액주주 이익침해 가능성)
  • 코로나(수출 측면)
  • 허먼밀러 등 해외 명품 의자들의 추격
    ⇒ 과거에도 이케아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결과는..
  • 건강 우려로 인한 스탠딩 체어 등의 인기
  • 이익 기준으로는 다소 저평가, 자산 기준으로는 다소 고평가 상태
    ⇒ 이익단이 일시적으로 무너질 경우 주가도 폭락할 가능성

밸류에이션


과거 실적 추이를 확인할 때 사실상 2017년까지의 실적은 보나마나 쓸모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017년부터 분기별로 요약 실적을 정리하여 그래프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자료: 시디즈, 송종식

어렵게 볼 필요도 없습니다. 정석으로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점점 개선되어 10% 수준으로 올라 온 영업이익률과 6~7% 수준의 순이익률이 확인됩니다. 요즘 같은 시절에 이 정도 이익률은 너무 박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동사는 자본총계가 작고 부채비율이 100%여서 아주 높은 ROE를 낼 수 있습니다.

주요 의자 전문 브랜드 점유율 <자료 : 시디즈>
※ 출처 : 각사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 점유율은 주요 의자 전문 브랜드 5개사 비율임

국내 시장 업사이드는 높지는 않습니다. 일단 동사의 점유율이 6~7할입니다. 물론 상위 5개사만 높고 보았을 경우입니다. 군소업체들을 포함하면 조금 떨어지긴 하겠습니다만, 동사의 점유율이 절대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업사이드의 한계가 보이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가는 1년간 상위 5개사의 매출은 15%가 넘는 성장성을 보였습니다. 섹터가 이 정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고무적입니다. 당분간 연 7%~15%의 마켓 성장은 지속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글로벌 시장은 사무용 책상만 놓고 봐도 2020년 연간 기준으로 18조 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입니다. 동사는 마켓 사이즈 따지지 말고 일단은 해외에 잘 침투해서 한대라도 더 파는 전략으로 꾸준히 덩치를 키워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2021년 2분기까지 분기별 약식 손익계산서 <자료 : 시디즈, 송종식>
* 클릭하면 커집니다

약식 밸류에이션 시트 <자료: 송종식>
* 클릭하면 커집니다

멀티플 밴드차트 <자료: 네이버 증권>

기술상 위치


끝으로 가격 상황 잠깐만 체크하겠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아니니 이 부분은 패스하셔도 됩니다.

시디즈 일봉 <자료 : 네이버 증권>

작년 3월 폭락 이후 꾸준히 상승 추세에 있습니다. 봄에 직전 고점을 찍고 8월까지 3개월 간 약 25%의 가격 조정을 마친 후 하락을 잠깐 멈춘 상태입니다.

시디즈 월봉 <자료 : 네이버 증권>

월봉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팀스가 퍼시스로 바뀐다는 소문이 퍼진건지 주가가 펀더멘털 확대를 미리 반영하여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입니다. 2018년 이후에는 실제 좋은 회사가 되었습니다.

2017년 전 팀스 시절에도 주가가 꾸준히 올라온 것이 인상적입니다. 내부자 큰 손이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면서 저렇게 된 것인지, 교육용 가구 시장에 대한 기대였는지 당시 팀스를 팔로업 하지 않아서 저는 자세히는 모릅니다.

앞으로는 펀더멘털도 성장하고, 그 성장에 발맞춰서 주가도 꾸준히 우상향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알림 : 저는 주가의 변동이나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동사의 주식을 매도하거나 매수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추정,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리며 경영 환경은 예측과 달리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본인에게 귀속됩니다. 본 게시글은 시장에 공개된 자료들을 수집하여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6년 12월 5일 월요일

시사잡생, 딥마인드의 머리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몸이 만나면?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특정한 분야의 변화만을 놓고 '혁명'이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을것입니다. 그럼에도 4차 산업 혁명을 이끄는 핵심적인 단어 하나를 꼽으라면 AI 즉, 인공지능을 꼽을 수 있습니다. 

대용량 데이터처리 기술의 발달과 WWW와 IoT등, 무한대로 연결 사회가 된 덕분에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우리의 희망과 공포심 양쪽 모두 자극할 수 있을 정도로 더욱 빠르게 진화중이라고 생각됩니다. 컴퓨터는 이제 무한대에 가까운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사운드 등의 데이터를 방대하게 취해서 딥러닝이라는 이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하드웨어 성능과 알고리즘도 이제는 충분히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에 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2016년 3월. 1,920개의 CPU와 280개의 GPU를 동원한 알파고는 한국 바둑계의 자존심인 이세돌 9단을 이겼습니다. 바둑계는 물론이고 전세계인이 경악했습니다. 공포심마저 느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드웨어의 성능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훌륭한 알고리즘이 바둑과 같이 무한대에 가까운 수를 생각해야 하는 게임에서 사람을 이긴것 입니다.


알파고는 기본적으로 기존에 고수들이 진행했던 약 16만 개의 대국을 학습했습니다. 약 4천만 수 입니다. 사람이 공부한다면 1,000년이 넘는 엄청난 분량입니다.

이 인공신경망은 같이 학습한 또 다른 인공신경망과 대결을 하면서 승률을 올리기 위한 수준을 더욱 높여갑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가장 강력한 인공신경망은 스스로 복기를 하면서 또 한번 스스로 단련됩니다. 이 과정은 수억~수십억 번의 시뮬레이션도 가능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알파고는 '어떤 수를 둬야 이길 수 있는지?'보다는 '어떤 수를 둬야 패착을 줄일 수 있는지'를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법(MCTS)을 활용해서 연산함으로써 연산에 들어가는 자원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의 각 단계별 예시 <출처:위키피디아>

이 방식은 인간이 지식을 얻는 과정과 꽤 유사합니다. 갓 태어난 아기는 백지장입니다. 그러나 아기는 보고, 듣고, 느끼면서 조금씩 지식을 축적해 나가니다. 딥러닝도 인간이 이런식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과 비슷하게 데이터와 지식을 축적해 나갑니다.

최적의 효율을 찾는 능력과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은 이미 인간을 압도적으로 넘어섰습니다. 산술적으로만 생각해도 AI의 학습량은 인간을 압도합니다. 우리가 책을 한권 읽고, 구글에서 이미지를 검색해서 입수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AI가 초당 수천, 수만 권에 달하는 책 내용을 학습하는 속도만 놓고봐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AI가 딥러닝을 통해서 스스로 학습 하는 능력은 아래의 동영상을 보고나서 개인적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아래의 영상은 딥마인드에서 만든 DQN이라는 AI입니다. 8비트 ATARI 게임들을 스스로 학습하는 AI입니다. 일단 핑퐁 영상 먼저 보시죠.


핑퐁 게임을 처음접한 DQN은 갓 태어난 아기와 같습니다. 내가 왜 여기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조차 인지 못하는 그야말로 백지상태의 AI입니다.

처음 200게임을 진행하면서는 계속 죽습니다. 죽으면서 어떻게 해야 안죽는지 스스로 학습합니다. 400게임 정도 진행하면 게임왕이 됩니다. 절대로 죽지 않습니다. 그리고 학습을 조금 더 시켜보면 놀랍게도 DQN은 가장 효율적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방법 즉, '꼼수'를 찾아냅니다. 왼쪽에 있는 돌만 계속 공략해서 깬 다음에 왼쪽 구멍으로 공을 집어넣습니다. 딥마인드의 수장인 하사비스 조차도 DQN이 스스로 학습을 통해서 단 하룻밤만에 이렇게 영리하게 발전한 줄은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스페이스 인베이더나 다른 ATARI 게임들을 DQN이 스스로 학습하고 진행하는 영상들을 유튜브에서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걸음마 배우는 아기를 지켜보는 것 마냥 재미있습니다. DQN의 학습 속도는 물론이고 최적의 효율을 결국은 찾아내고야 마는 능력에 놀라서 입만 떡 벌어집니다.

AI가 캡차를 깨는 장면 <출처:KBS1 기계와의 대결>

사실상 인간 고유 영역이라 생각했던 캡차 해제도 할 수 있습니다. 캡차는 불완전한 문자나 모양을 '유추'해야 하는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유추의 영역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 우리는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기초적인 캡차는 몇년전부터 무장해제 된 상태입니다. 이후에 다양한 형태의 캡차가 나오고 버전업 된 리캡차(reCAPTCHA)등이 나왔지만 이미 로봇에 의해 깨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G메일의 자동 스팸 처리 <출처:Gmail>

구글의 지메일은 광고메일, 소셜관련 메일, 스팸메일 그리고 보통 메일을 자동으로 분류해줍니다. 이 모든 것들을 로봇이 하고 있습니다. 지메일의 이 자동 스팸처리 로봇 역시 딥러닝과 패턴 처리 기술을 활용하여 만든 것입니다. 이미 AI는 우리 삶 곳곳에 녹아 들어와 있습니다.

AI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


활용 범위는 너무나 무궁무진해서 여기에 기술하는 것이 무의미 할 정도입니다.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간단히 몇가지만 적어보겠습니다. 아직은 AI 수준이 우리가 생각하는 범용적으로 뭔가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특정 분야에 국한돼 활약할 뿐입니다. 가령 알파고는 천재 바둑기사이지만 주식 매매는 전혀 못합니다. DQN은 ATARI게임을 스스로 학습하고 달인이 되는데 반나절도 걸리지 않는 ATARI 게임 마스터이지만 운전은 젬병입니다. 현재 이 정도의 제약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얼굴 인식이나 목소리 인식을 통해서 보안 장치를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목소리와 음성 패턴 인식에 대한 생각을 하다보니 전세계 모든 언어간 통역이 가능한 통역 로봇도 만들 수 있겠군요. 기후나 재난 예측도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기후나 재난이 예측 된다면 인간들은 그야말로 엄청난 능력을 손에 쥐게 되는 셈인데요 기후는 어느 정도 예측이 된다고 하더라도 재난까지 AI들이 예측해주는 날이 올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한 개인의 건강 관리나 다가 올 질병에 대한 예측도 가능할까요? 사회 구성원 전체의 건강 관리도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교통 혼잡도를 낮추는 AI가 나올수도 있고요. 공무원이나 신입 사원을 뽑을 때 서류 심사를 하는 로봇 정도는 지금도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미 작곡을 하는 로봇도 있습니다. 머지 않아 AI가 제 일정을 자동으로 관리해주는 비서 로봇도 널리 활용될 것 같구요. AI의 활용 방향은 무한대로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AI, 한국식 교육 시스템에는 치명적


단순 정보를 주입식으로 익히고 이걸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형태의 직업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사회 특성상 중상 직업군부터 중하 직업군까지 골고루 AI에게 일자리가 잠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테면, 판사는 화이트칼라 직군에서도 최고위직에 속하는 직업이지만 AI가 대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감정이 없으니 감정을 배제한 판결 결과는 인간 누구의 판결보다 공정할 수 있습니다.

회계사나 은행원 같은 화이트칼라 직군도 위험해지겠지요. AI가 탑재된 무인자동차는 모든 운전 관련 직종을 없애버릴 것입니다. 프로그래머들도 상당수 AI에 대체될 수 있습니다. 화가나 연예인, 작곡가들도 얼마든지 AI와 경쟁해야 하는 시절이 오리라 생각됩니다. 블루칼라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배달부, 택배기사, 주유원, 막일꾼 등 거의 모든 직군이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습니다. AI 쓰나미는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휩쓸게 되리라 예상합니다.

AI가 실제로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게 된다면 빈부격차는 더욱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상 인간이 부를 축적할 수단이 상당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미 부를 획득한 사람은 더욱더 자유롭고 편리한 생활을 누리는 가운데 자본이득으로 부를 더욱 많이 축적할 것입니다. 부를 축적하지 못하고 AI에 미처 대비도 못한채 대체되는 사람들의 미래는 너무나 어둡습니다.

올해 1월 18일 다보스포럼에서는 향후 5년간 AI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가 700만개,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210만개로 490만개의 일자리가 순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동물 육체의 약점을 보완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딥마인드가 인공지능의 핵심 중 핵심인 두뇌를 만든다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인공지능이 가지게 될 육체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구글이 이 회사를 인수해서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구글은 터미네이터의 두뇌와 몸을 모두 가진셈이 되는데요, 아쉽게도(?) 혹은 다행히도(?) 구글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다시 매물로 내놨고 올해 5월에 일본의 도요타에서 인수했습니다.

구글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드는 로봇 개발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10년내 상용화가 힘든 것으로 판단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팀과 구글과의 불화설도 있구요. 그래서 구글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매각한 것으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구글이 정말로 지구를 지배하려나보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면 제 생각은 빗나가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구글은 세계를 어느 정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요. 혹시 또 아나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핵심 설계와 기술은 이미 구글이 가지고 있을지도요. 지적 재산권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이미 그렇게 했다면 구글 내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드는 프로토타입들을 쉽게 따라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보유한 프로토타입들의 영상을 몇개 먼저 보겠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왜 세상의 주목을 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스팟(Spot)이라고 불리는 사족 보행 로봇입니다. 기존 버전보다 무게가 가벼워지고 소음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2015년에 공개된 버전으로 현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사족 보행 로봇 중 가장 진보한 것입니다.

경사진 곳을 자유롭게 오르내리고, 장애물도 피하고 충격이 가해져도 잘 넘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달릴수도 있습니다. 이전 버전인 치타는 시속 45km까지 달렸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자랑인 이족 직립 보행로봇 아트라스(Atlas)입니다. 전투 시 인간 병사를 대체합니다. 앞의 사족 로봇들도 대단하지만 아트라스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보유한 기술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이족 직립 보행은 유인원 중에서도 소수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입니다. 특히, 인간이 가장 완벽하게 이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많은 공학도들이 사람처럼 완전하게 이족보행을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왔습니다. 현재 이족 보행 그 자체를 구현한 곳은 기업이나 대학이나 꽤 되는 것으로 알지만 아트라스는 기대 이상의 이족 직립 보행 능력을 구현해 냈습니다. 위의 영상을 보시면 스팟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걷기, 달리기, 어지간한 충격으로는 넘어지지 않기, 장애물 해쳐나가기, 경사면 오르고 내리기가 모두 가능합니다. 심지어 눈 덮인 산악지대까지도 안 넘어지고 잘 걸어다닙니다. 굉장히 어려운 기술들을 구현해 낸 것입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원래 군사 목적으로 로봇들을 만들어왔습니다. 위의 영상을 보시면 보행 로봇 이외에도 다양한 목적과 기능을 가진 군사 로봇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도요타는 올 5월에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유로 '바퀴 달린 운송 수단이 갈 수 없는 곳도 자유롭게 이동하는 운송 수단을 연구하고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도로나 철도 없이도 산간 오지에 물류를 편리하게 수송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긴다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리가 불편한 분들에게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들이 큰 역할을 해줌으로써 그분들의 행동 반경이 더 넓어지리라 예상됩니다.

딥마인드의 머리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몸이 합체하면?


구글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팔기 전에 관련 기술을 미리 습득했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좋은 회사를 너무 성급하게 팔아버린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미, 보행 측면에서는 구현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구현해낸 회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몸에 딥마인드의 인공신경망을 합체 시켜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보행을 하거나 움직일 때 인간의 컨트롤을 넘어서 스스로 보행을 할 수 있도록 머신러닝을 시켜보았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영화에서나 보던 터미네이터 로봇이 우리 삶에 실제로 등장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계에 의한 인류 멸망?


AI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보행 로봇 덕분에 우리가 얻을 이익이 많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의 우려도 있습니다. 그 우려는 사실 무시무시한건데요. 바로 인류 멸망과 관련된것 입니다.

스티븐 호킹을 비롯해서 몇몇 학자들은 '기계 반란'에 의해 인류가 수백년내 멸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외계인 침공과 같은 것들은 조금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핵전쟁, 꿀벌 멸종, 운석 충돌, 기계 반란과 같은 시나리오로 인류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딥마인드에서 만든 DQN AI가 핑퐁과 갤러그 게임을 스스로 학습하는 영상을 상기해봅시다. DQN이 쓰는 가장 효율적인 꼼수를 기억하시나요. 이처럼 AI가 효율만은 좇는다면, 머지않아 인간은 AI에게 있어서 비효율적인 존재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뜩이나 좁은 지구에서 생존의 효율을 높이자면 AI 본인들보다 비효율적인 인간들을 제거해버리자고 스스로 학습하고 실행할지도 모르죠. 이게 막연한 이야기도 아닌게, DQN 학습을 진행하면서 하사비스 본인 조차도 AI가 이렇게 꼼수를 찾아낼 줄은 전혀 몰랐다고 말을 하는 부분에서 느꼈습니다. AI를 만드는 사람들 조차도 AI가 딥러닝을 통해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측할 수 없다는 부분이 미래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그것도 간단한 핑퐁 게임에서 AI의 행동이 예측 불가하다면 훨씬 복잡한 복잡계 세상에서는...

우리는 효율을 위해서 컴퓨터를 만들어서 사용해 왔고, 이제는 AI를 만드는 조물주 역할까지 하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효율 너머의 다양한 위기 상황에 대한 준비는 제대로 돼 있는지 의문입니다. 어쨌든, 지금 우리는 인류 역사상 큰 변혁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2016년 12월 5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