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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5일 목요일

대한약품, 혹시 유가 하락의 수혜는 안 받을까?

14년 연간 실적이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 4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급한 마음에 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몇 가지 사항을 점검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문득 생각해보니 동사는 유가 하락 수혜를 받는 회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가정이 틀릴수도 있으니 공부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최근 국제 유가의 흐름


최근 증시의 핫한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 '유가'입니다. 원유 생산 주체들간에 얽힌 경제적, 정치적 문제로 석유 가격이 그야말로 급락을 했습니다.

서부텍사스유 일간 시세 <출처:네이버 금융>

국제 유가는 서부텍사스유 기준으로 배럴당 50불을 깨고 내려 온 상태입니다. 글을 쓰는 현재 두바이유도 배럴당 4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유가 흐름에 대한 글은 따로 조금 더 자세하게 다뤄야 하는 부분입니다. 기회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른 글을 통해서 유가하락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회가 안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어쨌든 유가하락은 각 생산 주체별로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분위기입니다. 일단은 작년 여름부터 유가가 계속 하락세이고 당분간도 유가가 약세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것은 팩트입니다. 유가하락 수혜주로 주목받은 항공주와 페인트주가 급등을 했습니다.

대한약품도 유가하락에 대한 이익을 취할 수 있나 싶어서 스터디를 해보았습니다. 겸사겸사 4분기 실적이 나오기전에 회사에 연락을 해서 회사의 상황도 간략하게 체크를 해보았습니다.

동사의 기본 밸류체인


동사의 기본 밸류체인은 매우 심플합니다. 주원료인 포도당과 물을 수액백이나 앰플병에 담아서 이를 전국에 있는 지점을 통해서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동사가 보유한 각 지점 영업망에서는 종합병원, 일반병의원, 약국을 대상으로 수액제품을 판매합니다. 종합병원의 경우는 입찰을 통해서 판매하고 이외에는 고객의 주문을 받아 판매를 합니다.

운임


동사의 재무제표를 훑어보다가 재미있는 부분을 찾아냈습니다. 판매관리비 항목에서 '운임'비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동사의 밸류체인을 다시 생각해보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산에 있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수액은 트럭에 실려 전국 지점으로 실려갈테니 쉴새없이 트럭들이 움직이는 만큼 유류비가 많이 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액은 액체니 무게도 꽤 무거울테구요.

실제로 운임비가 동사의 이익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분석해보았습니다.

* 운임 : 2011년 29억, 2012년 35억, 2013년 41억
* 판관비 : 2011년 165억, 2012년 176억, 2013년 179억
* 2010년까지는 GAAP개별별, 2011년 부터는 IFRS별도
<데이터 출처 : 대한약품공업, 오피넷, 송종식>

오피넷에서 가져온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동사의 안산 공장이 위치한 경기도 기준입니다. 연평균 가격 기준인데, 자동차용 경유 가격과 동사의 운임비용 움직임이 궤를 같이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3년에 유류비는 감소하나 판관비 대비 운임비율이 올라가는 것은 동사가 판관비 통제를 잘해 2012년 대비 2013년에 판관비를 거의 증가시키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허나 이 자료만으로는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운임비는 공장의 capa가 늘고, 출하되는 수액의 양이 늘어나면 같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액 리터당 운임비를 산출할 수 있으면 더 정확하게 운임비가 경기 지역 경유 가격 변동에 얼마나 노출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장에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동사에서 연간 판매되는 수액의 전체 물리적 리터 단위를 알 수 없으므로 매출대비 운임값을 산출하여 아쉬우나마 비슷한 값을 체크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 매출액 : 2012년 966억, 2013년 1,068억
* 2010년까지는 GAAP개별, 2011년 부터는 IFRS별도
<데이터 출처 : 대한약품공업, 오피넷, 송종식>

매출액 대비 운임비를 비교해봐도 확실히 경기 지역 차량용 경유 가격과 움직임이 어느 정도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6개 사업연도로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6개 연도에서 추출한 값을 토대로 보면 리터당 경유가가 1,399.7원이었던 2009년에는 운임 1원당 매출액이 32.6원 발생하였고, 경유가가 1,810원이었던 2012년에는 운임 1원당 27.91원의 매출이 발생하였습니다. 이 자료만 가지고 보면 경유값이 29.38% 증가하는 동안 운임비 1원당 매출액은 15% 정도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4년 3분기 손익계산서의 flow를 stock화 하기 위해 위와 동일한 방법으로 3분기 운임비 1원당 매출액을 뽑아봤더니 25.83원이 나왔습니다. 2014년 3분기 안산 시내에서 파는 자동차용 경유는 리터당 1,694.6원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참고로 2014년 2분기에 안산시내에서 파는 자동차용 경유의 리터당 가격은 1,731.9원, 4분기에는 1,571.3원으로 떨어졌습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국내 유가도 떨어지고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물론 떨어지는 속도는 매우 느리지만 말입니다.

국제 유가가 요즘과 같이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추락했던 2009년 경기도내 차량용 경유 가격은 리터당 1,399.7원. 동사의 경우 매출액에서 운임비가 차지했던 비중은 3.07%였습니다. 유가 움직임이 박스권 횡보를 보였든 2011~2013년에 운임비가 동사 매출에서 차지했던 비중은 대략 3.5%~3.6% 정도됩니다.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민감도를 분석하여 현 국제 유가 수준에 따라 운임비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시뮬레이션 해보았습니다.

예상 매출액 대비 운임비 추정 <출처:송종식>

자동차용 경유값이 2009년 수준으로 떨어져서 동사가 유류비 하락으로 기대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의 추가 이익은 기껏해야 연간 8억~9억원 수준인 것으로 산출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정했던 2014년 당기순이익 113억원이나 2015년 당기순이익 추정액 118억원에 8억원이 더해진다해도 동사에 큰 실익은 없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원재료


동사의 원재료 비중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수액백입니다.

2013년 자료지만 2014년 현재도 변함없는 원재료 비중 <출처:대한약품, 송종식>

위 자료는 2013년 반기 자료지만 2014년 3분기 현재도 동일한 비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재료 매입비의 1/4이 수액백입니다.

일전에도 유가가 하락하면 수액백 가격이 떨어져서 동사 매출총이익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적이 있습니다만, 유가 하락과 별 상관이 없다고 결론낸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유가가 워낙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다시 한번 점검하겠습니다.

수액백의 밸류체인

동사 원재료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액백의 밸류체인을 보면, '국제 유가 하락의 수혜를 받지 않을까?'라고 아이디어를 얻어볼 수 있습니다.

석유화학제품 가격 동향 <출처:e나라지표>

이상하게도 PP(폴리프로필렌)의 가격은 되려 오르고 있습니다. 수액백 제조사들의 사업보고서를 찾아봤지만 아쉽게도 수액백 가격 변동을 추적할 수는 없었습니다. 추측하건데 PP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이상 수액백 가격하락으로 인한 동사의 원재료비 하락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4분기 실적이 나와야 저유가에 대한 동사의 재료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 추정이 더 정확하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실익이 거의 없을 것 같긴합니다.)

4분기 실적 시즌에 대비한 회사와의 전화 통화


+ 2015년 가이던스는 나왔나?
= 2월에 나온다.

+ 2014년 결산 실적 어떻게 나올까?
= 전통적으로 홀수분기 실적이 좋고, 짝수 분기는 비용 때문에 실적이 나쁘게 나온다. 4분기는 충당금등의 비용이 더 나간다. 평년 수준으로 보면 될 것 같다.

+ 영업 환경상 중대한 변화는 없는지?
= JW영업 정상화 되었으나 큰 변화는 없다.

+ 영양수액제 시장 진출은 안하는지?
= 영양수액제 종류가 수백가지다. 일단 3챔버 진출 계획은 당분간 없다.

+ DH004 개발 진척도는?
= 짧게 잡아도 1년내 개발 전과정 완료하여 상용화 하는건 불가능하다.

+ 원재료와 운임에서 유가하락 수혜를 받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실제 수혜를 보는 부분이 있는지?
= 국제 유가는 하락하지만 국내 유가가 별로 하락을 안해서 큰 수혜는 없다. 국내 유가가 크게 하락하면 수혜를 보겠지.

+ 올해 배당은 얼마쯤 가능한가?
= 평년 수준으로 가능하고 그 이상 가능할수도 있다.

결론


유가 하락이 동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정말 발톱의 때 만큼의 미미한 영향밖에 못 미칩니다.

IR담당자분께서 유머러스하게 말씀해 주셨던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뭐합니까. 국내 유가가 떨어져야지요.'라는 이야기가 와닿습니다. 동사가 유가 하락 수혜를 입을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2015년 1월 15일
송종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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