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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8일 일요일

헬조선은 어디로 갔나?

자살률은 감소했었다, 2017년까지는..


우리나라는 자살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자살자가 많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2010년대에 자살률이 지속해서 감소해 온 것을 알지 못합니다.

<자료 : 네이버, 통계청>

2011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31.7명이 자살을 선택하는 악명높은 자살공화국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7년까지는 완만하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017년 저점을 찍었을 때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4.3명이었습니다. 이 숫자도 국제기준으로는 여전히 높은편에 속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와 사회의 노력으로 자살률이 꾸준히 낮아져 온 것을 핵심적으로 해석해야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낮아지던 자살률이 2017년을 저점으로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통계는 2019년까지 밖에 제공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만,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2020년과 2021년 통계가 나오면 이 수치는 심각할 정도로 치솟을 수 있습니다.

장례지도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원래도 자살을 택하는 청년들이 많았지만 작년과 올해는 말도 못할 정도라고 합니다. 항공, 여행업은 말할 것도 없지만 자영업은 아예 영업금지라는 사형선고를 받았으니 더 말할것도 없습니다.

출산율은 반등하던 시기가 있었다


올해 상반기 출산율 잠정치는 가임기 여성 1인당 0.7명 대입니다.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작년에 0.9명 대라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충격이라는 목소리를 냈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0.7명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출산율은 줄곧 하락만 해 온 것은 아닙니다.

가임기 여성 1명당 합계출산율
<자료 : 통계청>

2005년까지 출산율은 가파른 속도로 급락했습니다. 그러다가 바닥을 찍고 반등해서 2012년까지 출산율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7년부터 다시 추세가 꺾이면서 출산율은 0.9명대로, 이윽고 올해 상반기는 0.7명대로 추락하면서 심각한 인구문제를 유발시키며 국가의 근간과 미래를 걱정해야 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자료 : 연합뉴스>

작년부터 우리나라 인구는 자연감소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주택가격 변동추이


집값은 2010년대 중반까지 단기 조정을 끝냈습니다. 그러면서 턴어라운드하여 슬금슬금 오르던 것이 2019년부터는 급등하기 시작해서 현재까지 빠른 속도로 급등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늘어난 유동성에 더해 공급과 거래량을 통제하는 정부 정책이 맞물리면서 집값은 끝을 모르고 폭등하고 있습니다.

자료 : 네이버 블로그 유나바머님
https://m.blog.naver.com/calmwaves

2000년부터 급등하던 집값은 2007년이 되어서야 안정세에 접어듭니다. 2000년대에 과도한 부채를 사용하여 집을 산 사람들이 대거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면서 2008년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는 하우스푸어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2010년대 중반까지 안정되었던 집값은 201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다시금 꿈틀대기 시작합니다.

자료 : 중앙일보

위의 자료는 최근 집값이 초급등한 시기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최근 상황까지 반영하고 있는 자료도 가지고 왔습니다. 

집값이 무섭게 급등했던 2006년 고점의 두배가 넘어갑니다. 

갑자기 싹 사라진 단어 '헬조선'
혜성처럼 등장한 'K-시리즈'


한때 청년들은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 자조섞인 단어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여기저기서 쓰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사람들도 입에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쉼없이 꺼냈고, 신문과 TV등 언론은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끝없이 다루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살기 힘들고 희망이 없다는 의미를 담은 사회현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어느날부터 쏙 들어갔습니다. 언론은 더 이상 헬조선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사람도 없어졌습니다.

이제는 사람들 사이에서 급격히 잊혀지고 있는 단어 '헬조선'
키워드 언급량, 자료 : 네이버 데이터랩

주변 사람들에게 요즘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없어졌는데, 확실히 더 살기가 좋아진 것이냐라고 물으면 대부분 비슷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좋아지긴 무슨.. 다들 가슴속에 화가 폭발하기 직전이야. 무언가 알지 못할 압력에 의해서 눈치를 보느라 다들 쉬쉬하며 말을 안 할 뿐이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든, 부자든, 지식인이든 아니든, 장사를 하는 사람이든 직장인이든 이런 비슷한 대답이 많이 돌아옵니다.

체감하기로 헬조선은 사라진 것이 아니고 그 경향은 더욱 짙어졌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위의 지표를 통해서 보더라도 실제 더 헬조선으로 변해있습니다.

지표상으로는 되레 2007년부터 2015년 정도까지가 살기 괜찮은 헤븐조선이었습니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헬조선 불반도의 문이 열렸습니다.

그런데도 언론과 사람들의 입에서 헬조선이라는 단어는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반면, 'K-' 접두어가 붙은 단어들은 과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정부부처 몇군데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아예 온갖 것에 K를 붙이는 소위 '대국뽕의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들도 사실 관계를 왜곡까지 해가면서 국뽕을 주입해주는 컨텐츠들이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떼돈을 벌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의 최상부에는 힘을 가진 누군가의 기획과 지시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심을 가지고만 있었는데, 예전 어떤 정부부처에서 사용한 예산을 보고 의심을 조금 더 확신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어떤 문제 A를 해결하기 위한 예산안이었는데, 실제 문제 A를 해결하는데 사용하는 돈은 거의 없었습니다. 사용된 예산 대부분이 사람들이 문제 A가 해결되었다고 믿도록 홍보를 하고 광고를 만드는데 사용되었습니다. 현재 정부의 가장 큰 특징을 보여 준 상징적인 부분이 아닐까 생각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을 하지 않습니다. 언론이나 타인, 대중다수의 대세론을 덜컥 믿어버립니다. 그러니 이런 현상이 생기고 위정자들도 이게 먹히니 이런 방법을 쓰는데 열을 올리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가공을 거친 말과 글에 현혹되기 보다는 반드시 현장을 파악해야 하는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사회현상을 더 깊게 분석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조사를 통해서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사회학자는 아니니 여러가지 복잡한 사회현상의 결과물이라 볼 수 있는 청년자살률과 출산율만 놓고 이번 포스팅을 간략하게 작성해 보았습니다.

2021년 8월 8일
송종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