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itude is everything!
자수성가한 사업가, 투자자이거나 혹은 그걸 꿈꾸는 남자들 치고 정주영 회장님이나 이병철 회장님을 워너비로 삼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이 드라마는 그 두 영웅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다. 방영 당시 실방으로 부지런히 봤다. 종영 이후에도 여운이 많이 남아 생각이 날 때 마다 찾아보고 용기와 힘을 얻었던 드라마다. 며칠 전 곤조투자가님이 어떤 채팅방에서 이야기를 꺼내서 놀라웠다. 나도 마침 몇달 전 부터 영웅시대를 정주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MBC에서 유튜브에 올려 놓은 조각 영상들 중에서 명언이 담긴 영상들을 공유해 보고 싶어서 이 포스팅을 작성한다. 비록 드라마지만 현실 고증이 비교적 잘 되었고, 사업이나 투자로 성공을 꿈꾸는 남자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한 에너지가 담긴 내용들이다.
이 빈대 에피소드는 아주 유명한 일화다. 정주영이 18살 때 인천 부두에서 막일을 하며 겪은 실화다. 이때는 이미 돈을 벌겠다고 네 번째로 가출을 하였던 시기다.
막일 현장은 숙식이 가능한 곳이었다. 그런데 이곳의 위생상태가 아주 나빴다. 특히 빈대 때문에 잠을 청하기가 매우 곤란했다. 사업을 하면서도 정주영 회장의 이런 면모는 잘 드러나지만 이때도 끼가 있었다. 바닥에서 자면 빈대에게 살을 뜯기므로 밥상에 올라가서 잠을 청했다. 그 방법은 한동안은 통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다시 빈대가 정주영의 살을 물어 뜯기 시작했다. 정주영이 가만히 보니 빈대들이 밥상다리를 타고 올라온 걸로 보였다. 정주영은 다시 꾀를 냈다. 이번에는 밥상다리마다 양동이 그릇을 놓고, 거기에 물을 채웠다. 훌륭한 아이디어였다! 그렇게 하면 빈대들은 밥상을 타고 오르지 못할 것이다. 역시 정주영이었다. 이번에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웬걸! 잠시 시간이 흐르니 빈대들이 다시 정주영의 몸을 물어 뜯기 시작했다. 정주영은 정말 의아했다.
'아니 도대체 빈대들이 어떻게 밥상에 올라오는거야??'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하다가 문득 천장을 바라 보았다. 빈대들이 숙소의 벽을 타고 기어올라 천정으로 향한 후, 천정에서 정주영의 몸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그 모습은 본 정주영은 충격을 받았다.
'빈대도 죽을 힘을 다해 머리를 써서 방법을 찾는구나. 그래 경성(서울)으로 가자!'
정주영은 이 일화를 마음 속 깊이 새겼다. 자신 스스로도 교훈으로 삼았지만, 훗날 직원들을 혼낼 때도 의례 "빈대보다 못한놈들! 빈대도 머리를 쓴다!" 하면서 꾸짖었다고 한다.
정주영은 경성에서 막일을 하다가 신당동에 있는 복흥상회라는 쌀가게에 취업한다. 그해 나이 19세였다. 정주영은 이 곳에서도 특유의 성실함과 뛰어난 일머리로 인해 주인의 눈에 든다. 주인 아들이 개차반
정주영이 복흥상회에서 자리를 잡아 갈 즈음 막일판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들이 놀러 온다. 미래에 세계적 부호가 될 정주영과 평범한 친구들의 대화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특히, 정주영이 강조하는 '주인의식'에 대해서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요즘 일부 MZ 친구들과 함께 일하기가 힘들다는 볼멘소리와 비명이 주변 여기저기서 들린다. '받은 만큼만 일하겠다'라는 아주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부자가 될리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 마저도 '받는 만큼도 못하는' 프리라이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조직에서 실제로 돈을 벌어 오는 직원은 극소수이며, 딱 받은 만큼 하는 직원이 그 다음이며, 대부분은 프리라이더이다. 이들은 구조조정 1순위다.
세상사람들은 다 눈이 달려있다. 특히 우리 인생을 바꾸어 줄 자본가와 인생 선배들도 MZ친구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그저그런 친구는 그저 그렇게 살다가 생을 마감하겠지만 선배들의 눈에 띄면 인생이 바뀐다. 세상 모든 일은 사람이 도모하는 것이다. 사람에게 신뢰와 신용을 얻는 것은 중요하다.
MZ친구들에게만 꼰대처럼 잔소리를 해서 미안하다. 사실 나이를 많이 먹은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나이를 먹고도 아직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고 남에게 빌어 먹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마인드에 '주인의식'이 없다.
'어차피 주인이 있는 회사인데, 개처럼 굴러봤자 노예 아니냐?'라는 반문이 돌아 올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것과 결이 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다니면서 죽어라 열심히 한다고 삼성의 오너가 되지는 못한다. 그러나 혼신의 정성을 담아서 맡은 일을 내 것처럼 한다면 그 업무 중 쌓은 노하우와 철학 등 모든 것이 내 몸에 체득이 된다. 결국 길게 보면 나에게 득이 되는 것이다.
또한, 그런 모습을 누군가가 지켜 보고 있다가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경우도 아주 많다. 적어도 주인의식 없는 사람이 인생이 잘 풀리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매사 긍정적이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세상은 늘 기회를 주었다.
내가 지금 MZ라면 출세하기가 아주 쉬울 것 같다. 또래들이 엉망이니 나는 조금 정신차리고 100을 받으면 120만큼 꾸준히 해주면 그만이다. 얼마나 쉬운가? 아주 선배들과 임원들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기회를 봐서 내 회사를 만들어서 나갈 때도 다들 도와주려고 하지 않을까? 이건 비단 급여 생활자 뿐 아니라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도 모두 적용되는 원리다. 당장은 20의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그 20이 유무형의 자산이 되어 나에게로 돌아오는데, 이게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져서 돌아온다. 평판과 입소문은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전파된다.
세상 인심은 아주 고약하다. 100을 받고도 90이나 105 정도를 해주면 사람들은 발길을 끊는다. 늘 경쟁자와 비교 대상이 된다. 그러나 100을 받고 120이나 150정도, 내친김에 200이나 300을 주면 독보적인 존재가 된다. 시간이 흐르면 세상인심은 조용히 그를 향하게 된다. 골목에서 튀김 장사를 해도 마찬가지다. 여러분이 가게를 선택하는 기준을 생각해 보면 된다. '받은 만큼만 한다' 이건 전형적인 소탐대실이다. 사람이 약간은 손해를 보고 살 줄 알아야 된다. 손해보는 것도 기술이다.
정주영은 밤낮으로 성실하게 일했다. 가게를 정말 키워 볼 요량으로 기존의 불합리한 시스템도 개선해 나갔다. 정주영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만들어 해서 했고, 업무량도 늘어났다. 그리고 가게는 날로 번창했다. 가게 주인도 아니고 일개 일꾼임에도 불구하고 정주영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가게를 장악해 나갔다.
훗날 복흥상회의 업무량이 너무 늘어나자 주인 어른은 결국 가게를 정주영에게 넘기게 된다. 어차피 주인 어른은 아들이 개차반이라 골치 아파서 가게를 접을 생각도 있었다. 쌀가게의 진짜 주인이 된 것이다. 이때 복흥상회를 인수할 자금도 평소 정주영을 눈여겨 본 사채대부 오윤근 어른이 빌려준다.
다시, 돌아가서. 정주영은 사실 자전거를 탈 줄 모르면서도 '자전거를 탈 줄 안다'고 거짓말을 하고 복흥상회에 취업하였다. 일단 취업은 하고 봐야 했기에 일종의 취업 사기를 친 셈이다.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밤. 정주영은 배달 심부름 하나를 맡게 된다. 자전거를 탈 줄 모르니 곤욕이었다. 양동이로 퍼붓듯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 정주영은 수십 번 넘어졌다. 그러는 과정에서 실제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정주영은 이렇게 말했다.
"결국 자전거를 실제 탈 수 있게 되었으니 취업사기는 아니지 않소?"
복흥상회 취업 전 잠시 인천 부두에서 막일을 할 때. 정주영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당시 막일꾼들은 하루치 일당을 받으면 그날 술값으로 탕진하고, 남은 돈은 그 마저도 노름으로 날렸다.
하지만 정주영은 막일로 버는 돈을 꼬박꼬박 모았다. 그리고 늘 책을 읽었다. 왜냐하면 정주영은 자신의 인생을 막일꾼에서 끝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년 정주영의 가슴과 이상은 늘 미래를 향해 있었고, 더 높은 곳을 향해 있었다. 가진 것이 없고 어두웠던 시절 정주영의 미래를 보여주는 유일한 창은 책이었다. 책을 통해서 꾸준히 쌓아 둔 막대한 지식과 지혜들은 정주영의 삶을 개척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책을 읽는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삶을 사는 사람들 중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없다.
영상은 찾지 못했지만 몇가지 에피소드가 더 있다. 정주영은 쌀가게를 정리하고 손에 약 천 원의 돈을 손에 쥐게 된다. 자동차 수리점이 돈이 된다고 해서 시작하려는데 천 원으로는 자금이 너무 모자랐다. 정주영은 오윤근 어른에게 찾아가 거금 3천 원을 빌린다. 오윤근 어른은 돈이 더 필요하면 언제든 찾아오라고 했다. 오윤근 어른은 정주영에게 차용증도 받지 않았다. 그저 정주영의 몸뚱아리와 신용만 믿고 돈을 내주었다.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정주영의 자동차 정비회사인 아도서비스 사업은 꽤 잘 되었다. 그러나 화재로 전소되고 만다. 이때 정주영은 도저히 일어설 답을 찾지 못하다가 뻔뻔하게도 다시 오윤근 어른을 찾아간다.
"자네 전에 빌려간 3,000원도 갚지 못하지 않았나?" 오윤근 어른이 이렇게 묻자 정주영의 대답이 가관이었다.
"어르신이 일전에 빌려주신 3,000원에 이자까지 받으시려면 제가 다시 사업을 할 수 있게 돈을 빌려 주셔야 합니다. 아니면 저는 여기서 그냥 망하는데, 어르신께 돈을 갚을 방법이 요원해집니다."
오윤근 어른은 곧장 정주영에게 회생할 자금을 내 주었다.
다시 타임머신을 저기 미래로 이동해서. 꽤 큰 기업을 일군 정주영은 이제 정계와 줄도 있었고, 한국을 대표하는 건설사의 수장이 되어 있었다. 정주영은 텅텅 빈 황무지를 보면서 늘 뚝딱뚝딱 공장이 돌아가는 상상을 했다. 한강을 보면서는 '독일 라인강? 웃기고 있어. 우리 한강이 더 대단한 강이야' 하면서 한강에 건물이 빽빽하게 늘어선 모습을 상상했다. "라인강의 기적? 우리라고 못해? 우리도 해보자 한강의 기적!"이라고 외치며 직원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2022년 11월 3일
송종식
크... 진짜 근대의 1세대 대기업 창업자분들을 보면 경외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답글삭제그렇습니다. 대선배님들의 일대기 자체가 비현실 정도로 위대합니다.
삭제저도 머리를 써서 서울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ㅋㅋ 간만에 글 감사드립니다😊
답글삭제응원하겠습니다!
삭제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답글삭제고맙습니다~
삭제당장은 20의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그 20이 유무형의 자산이 되어 나에게로 돌아오는데, 이게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져서 돌아온다. 공감이요~!!
답글삭제역시 사회생활을 하신 누님을 잘 아시네요~
삭제레전드의 일화는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답글삭제선배님들의 뜨거운 일화가 후배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서 다시 새로운 신화를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듯 합니다!
삭제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ㅎㅎ
답글삭제반갑습니다~
삭제기브앤테이크 책에서도 성공한 사람은 기버라고 합니다. 받은만큼한 돌려주는것보다 그 이상을 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걸 명심해야겠습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답글삭제남겨 주신 말씀에 완전 공감합니다~
삭제맨날 정주영회장님 일화만 들어보면서 진짜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꼈는데 드라마가 있었다니!! 저걸 보며 저도 열정을 좀 불태워봐야겠네요ㅋㅋ 감사합니다!
답글삭제영웅시대라는 드라마인데요. 제가 어릴적부터 종종 정주행하는 드라마입니다. 동기부여하고 열정을 불태우는데 최고의 드라마입니다.
삭제교훈이 참 많고 유익한 드라마였지요.. 다른 유명한 말씀으로는 " 자네 해보기는 했어? " 도전정신과 실행력도 엄청나신 분이었죠.
답글삭제그렇습니다~ 저 한마디에 정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많이 알아도 실행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삭제저도 정주영 회장님을 정말 존경하고 있습니다. 정주영 자서전도 빼놓지 않고 모두 읽었구요. 이런분 보면.. 하늘이 내린 인재가 정말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기아차 디자인을 무척 좋아해서 기아차 대주주(?)이기도 하네요 ( 현대차 디자인은 좀저랑 안맞는것 같습니다 ㅎㅎ) . 송종식님 말대로 MZ세대가 쿨한척 하지만 받는만큼만 일한다는 식으로는 결코 성공할수 없다는걸 깨달아야 할것같습니다. 매사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는것 만큼 중요한게 없다고 생각되네요.그리고 기업의 주인의식을 가질려면 주식을 사서 주주가 되는것 만큼 좋은 것도 없죠 ㅎㅎ
답글삭제역시, 홍짱님이시니다! 구구절절 맞는 말씀이십니다! 자주 들러 주셔서 감사드리구요.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삭제감사합니다.
답글삭제고맙습니다~
삭제2022년에 이 글을 놓쳤었네요 크. 쿨타임 돌때마다 보러와야겠습니다.
답글삭제텔레 채널 잘 보고 있습니다.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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