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16일 화요일

대한약품, 2년 2개월만에 10%대 주가 상승

투자하는 지인들 사이에서는 제가 대한약품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것 같습니다. 오전에 딸래미와 함께 산책을 하는데 여기저기서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산책중이라 급히 보지는 못했는데 나중에 컴퓨터 앞에 앉아서 보니 대한약품이 장대양봉 불기둥을 뿜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처럼 대한약품 팔로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대한약품 밸류에이션 관련해서 중간 조정을 한번 하려고 했습니다. 나이브하게 진행했던 밸류에이션에 대한 반성으로 2분기 실적을 분석하면서 새롭게 밸류에이션을 상향했었습니. 관련 내용은 별거 아닌데도 이래저래 정신이 없어서 포스팅을 미뤄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주가가 모처럼 10%가 넘는 상승을 보여 주길래 무슨 일인가 하고 시장 상황을 잠시 체크해보았습니다.

모처럼 급등


동사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하루 10%가 넘는 상승률을 보여준 것은 2012년 7월 19일 이후 2년 2개월 만입니다. 거래량도 19만 3,000여주로 최근 1년여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출처:네이버 증권>

잠잠하던 주가에 불을 붙인 건 이트레이드 증권 오두균 연구원님의 리포트 때문입니다.

<출처: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 오두균 애널리스트>

'편안한 기다림이 보답하는 기업'이라는 이번 리포트에서 올해 3분기 실적을 295/40/30억원으로 전망했습니다. 분기 매출 성장세가 완연히 회복되겠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전년도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올해 당기순이익의 기저 효과가 생겨 3분기 NP 30억을 달성할 경우 YoY 3,233%의 당기순이익 개선세를 나타내게 됩니다. 이는 눈속임일 뿐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오늘 주가 상승의 촉매를 한 것은 오두균 연구원님 리포트의 역할이 컸다고는 생각 합니다. 다만 오두균 연구원님 리포트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닙니다.

오두균 연구원은 제도권에서 가장 활발하게 대한약품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내용의 BUY 리포트를 제목만 바꿔가면서 대략 2개월마다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 제목을 어찌나 잘 뽑으시는지 감탄이 절로 나올 수준입니다. 목표가 35,900원 역시 올 초부터 계속 고수하고 있습니다.

작년 8월에 23,700원을 고점으로 현재까지 주가는 조금씩 우하향하고 있었습니다. 오두균 연구원님 리포트가 계속 나와도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 했기 때문에 이번 갑작스런 급등이 딱히 리포트 때문만이라고 하기도 애매합니다.

리포트가 나가고 마침 이데일리에서 '내수 키워드 고령화 수혜주 다시 주목'이라는 기사가 연달아 나갔습니다.

게다가 딱히 실적이 부진한 것도 아니었는데 대한약품 주가는 1년 가까이 하향세를 타면서 30%가 넘게 떨어졌고 최근에는 기술상으로도 이중바닥을 찍으면서 상승 욕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것들이 맞물려 돌아갔던 하루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승이든 하락이든 이유야 끼워맞추기 나름이기 때문에 어쨌든 팩트는 모처럼 시원한 시세 상승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반전으로 꾸준히 상승 추세를 이어갈지 하루만 반짝했다가 다시 내려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시세 변동을 예측하려고 해봐야 답이 없으니까요. 각자 짜둔 투자 시나리오에 따라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을 잘 해야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밸류에이션 팔로업


우선 그 동안 몇 가지 뉴스가 있었습니다.

우선 8월 26일에 메디소비자뉴스에서 DH-004 출시에 제동이 걸렸다는 기사를 썼습니다. 제목은 무척이나 자극적이지만 내용은 이미 주주들이 다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임상 관련자료가 부족해서 신약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별 내용도 아닙니다. 게다가 DH-004는 제 경우에는 잘 되면 보너스 정도로 생각하고 회사 가치를 평가할 때는 아예 밸류에이션에 포함시키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패스합니다.

다음 뉴스는 '중견 제약사들의 해외 영업이 신통찮다'는 논조의 기사입니다. 아주 길게보면 먼 미래에는 동사 제품의 해외 수출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를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 해외 매출 규모가 큰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본 기사에서 언급한 수출액이 YoY  30% 급락했다는 부분에 대한 것도 일단은 그냥 넘겨도 되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기대하고 있는 수액제 수출액의 경우에는 작년에 4억 4천만원에 불과했습니다.

마지막 팔로업 이후에 별 특이한 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밸류에이션 했던 부분에서 일부 오해를 했던 부분을 약간은 해소하는 수준으로 작업할까 합니다.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전 밸류에이션 작업에서 2014년 당기순이익이 100억을 넘기지 못했던 것은 이전 년도 기저 효과를 감안하지 못한 계산 착오였음. 분기별 이익을 다시 추정해보니 올해 예상 순이익은 103억원 수준이 될 듯.
  • 곰곰히 생각해보니 올 봄에 도매상이 이탈했다는 루머가 있었는데 2분기 매출은 왜 늘었지? 루머는 거짓말로 판명.
  • 폭발적 외형 성장은 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음. 대신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 할 수 있는 회사라고 보고 있음. 메가 트렌드도 우호적.
  • 위의 표에서 수액제 CAPA는 생산액 기준,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이라서 점유율 숫자 크기가 부풀려져 왜곡됨. 밸류에이션 틀을 위해서 만든 임의의 지표이니 감안해야 함.
  • 영양수액제 시장에 진입한 회사가 기존 37개 사에 유한양행, CJ헬스케어 등 무지막지한 강자들이 신규 출현. 동사도 기초수액제 보다는 고마진인 2챔버 영양수액제 시장에서 조금씩 규모를 키워가고 있었으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 뻔해 시장 CAGR을 뛰어 넘는 현재까지의 영양수액제 CAGR은 더 이상 힘들다고 판단하고 시장 성장 수준 만큼의 CAGR만 적용.
  • 기초수액제는 약가 인상이 추가적으로 몇 번 더 있다고 해도 신규 경쟁자가 진입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함. 다만 도매업체들의 덤핑 낙찰 사례가 발견되고 있고 JW중외제약이 기초수액제 시장에서 턴어라운드 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보수적으로 반영하여 현재 시장 점유율 수준을 지키거나 조금 빼앗기는 수준으로 이익을 추정.
  • 동사의 전체적 실적은 마켓 사이즈와 CAGR에 어느 정도 따라간다고 봄. 
  • 단기적으로는 영업 환경이 약간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판단을 적용. 
  • 장기적으로는 70년 업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 고령화 인구도 늘고 있고 시장도 우호적. 올해는 다소 어렵지만 수출이라는 돌파구도 있음.
  • 올해 5월 말부터 가동되는 자동화 창고의 효율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된다고 보고 있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어느 정도 반영될 것으로 생각함.
  •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는 보수적인 밸류에이션. EPS 기준으로 적정가(H)을, 훨씬 더 보수적인 BPS 기준으로 적정가(L)을 산출.

다시 밸류에이션 조정을 해보니 어느 정도 저평가 요인이 발견됩니다. 이번 가격 상승을 계기로 저평가가 어느 정도 해소되길 기대해 봅니다. 주가가 다시 하락하면 주식을 사모으는 기회로 삼으면 되겠습니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네요.

2014년 9월 15일
송종식 드림


주의사항 :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저는 동사의 주주임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에서 언급된 비지니스 전망과 현황, 수치, 지표 등은 모두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적으로 제 주관적 의견들임을 다시 한번 알려드리며 개인적으로 학습한 내용을 다른 투자자분들과 교류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본 포스팅을 토대로 투자 하시지 않으시길 부탁드리며,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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