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MSCI 지수
MSCI 지수에 편입된 국가들의 증시를 보면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이 5~30% 수준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이 60~65%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증시가 MSCI 지수 편입을 앞두고 우선주들이 보통주와 키 맞추기를 하는 과정에 있다고 하는 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의견에 설득력이 떨어지는게 우리나라는 외환 입출입 통제가 엄격한 국가라는 이유로 MSCI 지수 편입이 계속 좌절돼 왔고, 이번 박근혜 정부는 더 엄격한 외환 입출입 통제 정책을 펼칠 것이란 우려에 올해도 MSCI 지수 편입이 좌절될 수 있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이 때문에 우선주가 급등한다고 하는 이야기는 다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저금리
저금리 시대인데 기준 금리가 또 인하됐습니다. 저금리 시대에 은행 이자로 돈 벌 생각은 안하는 것이 좋겠지요. 그래서 대안을 찾는 돈들이 우선주로 몰린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의견에도 의문이 드는 것이 최근 급등하는 대형 우선주들을 보면 내년 예상 시가배당률이 1%에도 못 미치는 종목들이 수두룩 합니다. 세금을 공제하면 되려 은행 이자보다 못한 투자가 됩니다. 그래서 이 의견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뱅가드
뱅가드 펀드의 대형주 매도 물량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기관들이 단기 자금을 운용할 요량으로 우선주로 일단 대피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최근 우선주의 급등 현상을 만들고 있는 수급 주체는 '외국인'이므로 이 의견도 설득력이 떨어지네요.
정부정책
마지막으로 가장 설득력 있는 의견입니다. 이번에 들어선 신정부에서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로 한 정책 때문에 우선주가 급등하고 있다는 의견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우선주는 의결권만 없지 이외에 보통주와 동일한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내 유보자금을 우선 할당 받을 권리가 있으며 보통주보다 높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업 청산시 청산 가치 중 우선주 기업 가치에 해당하는 만큼의 몫을 쪼개갈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보통주와 우선주 괴리율 60~65% 의 대부분은 '의결권의 유무'에서 나는 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선진 지수에 편입된 국가는 의결권의 가치를 5~30% 사이로 평가합니다. 그러니 보통주와 의결권의 가격 차이도 보통 이 정도가 납니다. 우리나라에서 의결권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 이유는 대주주가 주주총회를 장악하여 휘두르는 권력이 거의 무한대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이번에 이 부분에 칼날을 댄다는 기대감을 시장이 가지고 있는 것이고, 보통주 의결권을 약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에 우선주가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MSCI 선진 지수에 편입된 국가들 수준으로 본주와 우선주 괴리율을 줄여야 한다고 보고 있는 듯 합니다.
우선주의 가치와 냉정한 고민
하지만 무작정 추격 매수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주에 대해서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주의 가치평가는 크게 보통주와의 괴리율 평가, 그리고 시가배당률 기반의 가치 평가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보통 말하는 우선주의 경우고 전환우선주와 같은 특이한 속성이 붙은 우선주의 가치평가는 예외로 하겠습니다.
보통주와의 괴리율을 평가하는 경우의 문제는 '의결권의 프리미엄을 얼마나 줄 것이냐?' 하는 것 인데, 정부 정책 기대감으로 급등하는 것을 보시면 이 의결권 프리미엄이란 것이 얼마나 주관적인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적대적 정책이 나온다거나 큰 손들이 마음을 바꾼다거나 하면 의결권 프리미엄 변동으로 인한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은 우리가 예측한 것을 항상 빗나갈테고 장기간 커다란 손실을 안겨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보통주와의 괴리율 평가를 위해서 보통주의 밸류에이션도 해야하며 보통주 밸류에이션이 틀어지면 우선주의 내재가치도 틀어지게 돼 잘못된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수적인 저 같은 타입의 투자자 분들께는 '우선주에 투자하시려면 배당에만 집중하시라'고 조언해 드립니다. 대개 일반적인 우선주가 가진 매력은 '배당' 그 자체에 그칩니다. 청산가치나 잉여금 분배, 기타 기업의 소유권과 같은 것들은 너무 멀리나가는 것이고 높은 시가 배당 위주로 챙기고, 시세 변동은 플러스 알파 정도로 챙기는 투자가 좋지 않겠나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즉, '우리 기대에 우선주는 배당에만 충실하면 된다'라는게 결론입니다. 꾸준히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의 우선주를 시가 배당률 7% 수준에서 운좋게 잡았는데, 이 기업이 배당금을 꾸준히 늘리면 배당금이 늘어나는 속도도 복리가 되니, 좋은 가격대에 한번 잘 사서 누적으로 늘어나는 배당금을 챙겨가며 부의 획득 속도를 증가시킬 수도 있습니다.
보통주 가치투자를 할 때 대개 이렇게 말합니다. '투자를 할 때는 기업의 일부를 사서 소유한다고 생각하라'는 마인드로 투자하지만 우선주는 우리나라의 특성을 감안 했을 때 배당만 보고 밸류에이션 하여 진입하는 것이 수익이 좋고 안전한 것 같습니다.
우선주의 시가 배당률은 은행 이자의 2배 이상 수준이면 개인적으로 투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락장의 전조인가?
상승장의 끝무렵 항상 우선주들이 급등하는 속성이 있었습니다. '이번엔 다르다'라는 말은 투자 세계에서는 경계 1호의 명언으로 남아있지만, 이번엔 다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해외 지수들이 폭등하는 동안에도 코스피는 되려 내렸기 때문에 갈무리 할 상승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3년 5월 22일
송종식 드림